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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음공해 소송서 ‘아침마다 울 권리’ 쟁취한 佛 수탉, 8개월 만에 세상 떠나

    소음공해 소송서 ‘아침마다 울 권리’ 쟁취한 佛 수탉, 8개월 만에 세상 떠나

    아침마다 당당히 울 권리를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수탉 모리스가 세상을 떠났다. 모리스의 주인 코린 페소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휴양섬 올레롱에 있는 자택에서 한 라디오 방송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달 초 그(모리스)가 닭들 사이에서 흔한 호흡기병인 코린자 때문에 만 6세의 나이로 숨졌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페소는 당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상태였고 사람들이 충분히 걱정하고 있어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찾아오지 못하도록 부고 소식을 지금까지 미뤄왔다고 밝혔다. 이날 페소는 “우리는 모리스가 닭장에서 죽어있는 것을 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했다”면서도 “모리스는 집 마당에 잘 묻어줬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또 “코로나19가 수탉보다 중요하다”면서도 주민들이 모리스의 부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새로운 수탉을 사들이게 된 사연도 공개했다. 페소에 따르면, 새로 온 수탉 역시 아침마다 울긴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 수탉은 우리에게 모리스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모리스는 시골 사람들의 자랑이자 상징이며 영웅이었다고 말했다.모리스가 생전 소송에 휘말린 것은 몇 년 전 은퇴한 노부부가 근처 별장을 얻어 이사오면서부터였다. 이들 부부는 모리스가 아침 6시 30분만 되면 큰 소리로 울면서 소음 공해를 일으킨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당시 네 살이었던 모리스가 안 됐다며 세계 곳곳에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졌고, 온라인에서는 모리스를 구하자는 청원에 14만 명이 서명했다. 모리스의 변호인은 “공해가 인정되려면 소음의 정도가 지나치거나 영구적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모리스는 두 경우 모두 해당하지 않았다”며 “그는 시골 마을의 자연 속에서 그저 자신답게 행동한 것”이라고 변론했다. 결국 재판부는 모리스의 날개(?)를 들어줬다. 지난해 9월 로슈포르 지방법원은 모리스에게 “수탉으로서 시골에서 울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소송을 제기한 이웃집 노부부에게 정신적 피해 배상금으로 1000유로(약 130만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모리스는 승소 소식에도 우쭐거리지 않고 승리의 울음소리도 내지 않는 겸손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35년간 같은 마을에서 살아온 페소 역시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모든 이에게 승리다. 그들에게 선례가 되길 바란다”며 판결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40도 무더위 맨홀에 버려진 신생아, 3일 만에 ‘구사일생’

    [여기는 베트남] 40도 무더위 맨홀에 버려진 신생아, 3일 만에 ‘구사일생’

    갓 태어난 신생아가 4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 맨홀 안에 버려졌다가 3일 만에 극적으로 구출됐다. 탄니엔을 비롯한 베트남 현지 언론은 지난 8일 오후 3시경 하노이 선떠이의 한 주민이 맨홀 안에버려진 신생아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아기는 탯줄에 감겨 벌거벗겨진 상태로 섭씨 40도를 웃도는 혹서 속에서 3일간 맨홀 안에 갇혀 있다 발견됐다. 발견 당시 아기의 눈, 코, 귀에는 구더기가 가득한 참혹한 상태였다. 게다가 3일 동안 굶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아기를 발견한 주민은 즉각 인근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 측은 아이가 심각한 감염 및 혈액 응고병증이 나타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의사는 “아기가 살려는 의지가 강한 것 같다”면서 “기온이 40도를 웃도는 맨홀 안에 갇혀 3일간 아무것도 먹고, 마시지 못했는데도 아이가 숨을 쉬고 있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전했다. 다행히 집중 치료를 거치면서 지금은 안정을 찾아 위험한 고비를 넘긴 상태다. 하지만 구더기 감염으로 인해 눈과 귀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네 사람들은 며칠째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고양이 울음소리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전했다. 하지만 밤새 이어지는 애처로운 울음소리를 예사롭지 않게 듣던 여성은 휴대폰으로 울음소리를 녹음해 반복해서 듣던 중 “아기의 울음소리임이 확실하다”고 여겨 수색 끝에 아기를 발견했다. 맨홀에 비참하게 버려진 신생아의 소식에 수많은 사람은 안타까움을 내비쳤고, 끔찍한 상황 속에서 살아난 아기를 돕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또한 아기를 버린 비정한 친모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하는 가운데 경찰은 지난 10일 친모 P(31)를 붙잡혔다. P는 지난 6일 밤 버스를 타고 사원 근처 공터에서 홀로 아이를 낳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었고, 누구에게도 출산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아 아기를 사원 근처 맨홀에 버렸다고 털어놨다. 수많은 누리꾼들은 신생아를 버린 친모에게 엄벌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고양이 700여 마리, 中서 ‘고기’로 팔리기 직전 구출돼

    고양이 700여 마리, 中서 ‘고기’로 팔리기 직전 구출돼

    야생동물로 인한 코로나19 유행이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중국의 한 도시에서 식용으로 팔려나가기 직전의 고양이 700마리가 구출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산시성 린펀시에서 촬영된 해당 영상에는 좁은 철제 우리에 가득 갇혀있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몸을 비틀기도 어려울 정도의 우리 안에는 수십 마리의 고양이가 갇혀있었고, 고양이들은 저마다 고통스러운 울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고양이들의 충격적인 영상을 카메라에 담은 것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현지의 한 시민이었다. 자신을 동물애호가라고 밝힌 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한 호텔의 뒷마당에 있던 창고에서 고양이들을 발견했다. 이 시민은 “해당 호텔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호텔 뒤쪽 창고에 고양이들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몰래 귀띔해주어서 현장을 찾아갈 수 있었다”면서 “현장에는 정말 수많은 고양이들이 있었다. 모두 사람들에게 팔려 음식이 될 동물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시민은 곧바로 현지의 동물보호단체에 연락했고, 동물보호단체가 현장을 급습해 고양이들을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구조된 고양이는 어림잡아 700마리 이상이며, 끔찍할 정도로 좁은 우리에 갇혀있었던 탓에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 단체의 한 관계자는 “아마도 대부분이 주인이 있는데 훔쳤거나, 길에 돌아다니는 길고양이들이었을 것”이라면서 “고양이들을 몰래 훔치거나 주워서 데리고 있던 사람들은 이를 식당 주인에게 식용으로 팔 생각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우리를 옮겨야 했다. 고양이들을 밖으로 꺼내준 뒤 곧바로 물과 먹이를 줬다. 수의사가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치료가 필요한 동물을 적절한 조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경찰은 식용으로 팔려갈 뻔한 고양이 수백 마리가 발견된 호텔 측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야생동물로부터 시작된 전염병이 팬데믹으로 번지자,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개고리를 포함한 일부 동물 고기의 거래를 금지했다. 선전시는 중국 최초로 개와 고양이 식용 금지령을 내리는 등 금지조치가 이어졌지만, 일부 도시에서는 당국의 조치가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개와 고양이 고기 거래가 성행 중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병들고 잘 못 움직여” 반려견 생매장한 부부 입건

    “병들고 잘 못 움직여” 반려견 생매장한 부부 입건

    땅속서 울음소리생매장된 반려견 구조 뒤 끝내 숨져반려견 생매장한 부부 입건“병원비 없어서…” 진술 반려견을 땅속에 생매장한 비정한 견주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5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부부 A(64)씨와 B(61)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부부는 지난달 26일 오후 11시쯤 부산 북구 구포동 한 주택가 공터에 살아있는 반려견을 땅속에 묻은 혐의를 받는다. 부산 북구청에 따르면, 부산 북구 구포동의 한 주택가 공터에서 “개가 땅에 묻힌 상태로 짖고 있다” 주민 신고가 119로 접수됐고,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는 얼굴과 다리가 흙에 완전히 묻힌 채 수풀에 가려져 있는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구조 당시 이 개는 탈진한 채 미세하게 숨을 쉬고 있는 상태였다. 이후 유기동물보호센터인 부산동물보호센터로 옮겨진 이 개는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이틀 뒤 끝내 숨졌다. 이 반려견은 최소 15살 이상 된 페키니즈로, 백내장 등을 앓고 있는 상태였다고 북구청은 설명했다. 시민 신고로 부산 북구는 개를 생매장한 범인을 찾기 위해 2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탐문 수사를 벌여 A씨 부부가 개를 검은 봉지에 넣어 이동하는 장면을 봤다는 제보 등을 확보, 추적 끝에 검거했다. 이 부부는 자녀가 10년 정도 키우던 페키니즈 종 암컷을 물려받아 2년 정도 키워오다 지난달 생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견주들은 “늙고 병이 들어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지만 치료해 줄 돈도 없고 안락사시킬 비용도 없어 땅속에 묻었다”고 진술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안도현의 꽃차례] 새들의 안부를 묻는다

    [안도현의 꽃차례] 새들의 안부를 묻는다

    새소리가 아침저녁으로 귀에 들어온다. 수다스럽고 부지런한 참새들 덕분에 눈을 뜰 때도 있다. 시골에 살면서 누리는 특권이다. 새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카메라를 하나 새로 장만했으나 아직 새들을 모니터에 담아 보지 못했다. 귀에 새소리를 담는 일만 해도 설레고 벅찬 일이다. 요즘은 소쩍새 소리가 단연 압권이다. 소쩍소쩍, 하고 한 마리가 단아하게 우는 소리도 좋지만 소쩍소쩍 소쩍쩍쩍, 하고 두어 마리가 울림소리를 만들 때가 더 좋다. 그놈들 아마 서로 화답하며 연애 중일 거라고 혼자 생각한다.마당에 돌을 쌓아 놓았더니 꽁지깃이 날렵한 박새가 자주 놀러 온다. 박새는 머리 둘레가 까맣고 가슴이 하얀 새다. 굵은 돌 틈에 둥지를 지으려는지 자주 구멍 속을 들여다본다. 이 돌로 돌담을 쌓아야 하니 거기 집 지을 생각은 하지 말거라. 그러면 내 말을 알아듣고는 통통 튀어 살구나무 가지 위로 포르르 날아간다. 참나무 우거진 앞산에는 매일 어치 두어 마리가 방문한다. 어치는 머리가 붉고 날개깃이 푸르며 꽁지는 까만 멋쟁이다. 1970년대 대중가요 ‘산까치야’에 등장하는 산까치가 바로 어치다. 한번은 먹이를 찾고 있던 어치가 갑자기 날아오르기에 숲을 바라보았더니 고라니 한 마리가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다. 고라니의 산책을 빨리 알아채고 어치가 다른 새들에게 경계령을 발동한 것이었다. 뒷산에서 뻐꾸기가 청명한 소리를 낼 때면 대체로 날이 맑다. 뻐꾸기는 바람이 불거나 흐린 날에는 잘 울지 않는 것 같다. 뻐꾸기 소리를 들을 때면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알을 의탁해서 부화하는 그들의 뻔뻔한 습성도 눈감아 주고 싶어진다. 해가 질 무렵이면 검은등뻐꾸기 소리가 초여름의 초록 사이로 들려온다. 공중을 날아다니며 울음소리를 땅에 흩뿌리는 모습도 본 적 있다. 검은등뻐꾸기가 만들어 내는 4음절의 규칙적인 울음소리를 두고 짓궂은 이들이 ‘홀딱벗고’로 흉내를 낸 까닭이 궁금해진다. 그 흉내가 민망해서 어떤 이들은 ‘쪽빡깨고’로 다르게 흉내를 내었을 것이다. 마당을 가로질러 꿩이 날아가는 일이나 연못에서 목욕하던 참새들이 가시에 찔리지도 않고 찔레덩굴 속으로 스며드는 일, 그리고 까치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러 오는 일은 이제 늘 겪는 일상이 됐다. 연못에 풀어놓은 잉어를 수색하기 위해 강변에 살던 검은 오리 두 마리가 새벽에 찾아오는 일도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됐다. 창고를 짓고 대충 짐을 정리한 뒤에 한동안 문을 달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창고에 세워 둔 책꽂이 안쪽이 매우 안전한 곳인 줄 알고 딱새가 둥지를 짓고 거기에 알 네 개를 낳아 놓은 것이었다. 어설프게 창고 문을 달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나는 딱새 둥지를 발견했다. 알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알을 품으러 오던 딱새 어미들이 굳게 닫힌 문 주변에서 얼마나 가슴이 미어졌을까. 얘들아, 내가 큰 죄를 졌다. 나는 알이 든 둥지를 창고 바깥 울타리 위로 옮겼다. 늦었지만 이것들의 어미가 와서 멀리서 바라보기라도 하라고. 또 있다. 며칠 전 이른 아침에 베란다 유리에 무언가 강하게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새였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날아왔는지 유리창에 새털이 몇 붙어 있었고, 새는 눈을 감고 축 늘어져 있었다. 몸집이 손바닥보다 큰 새였는데 조류도감에서 본 개똥지빠귀가 아닌가 싶었다. 봄에는 굴뚝새가 유리창에 부딪쳐 까무러쳤다가 겨우 날아간 적도 있었다. 유리창이 허공인 줄 알고 날아가다가 그만 참변을 당한 새 앞에서 나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어려웠다. 새가 다니는 길목에 집이라는 공간을 세운 내 잘못 때문이었다. 나는 뒷산에 새를 묻으며 또 자책했다. 이름을 붙이고 살면서도 죽은 새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지 못하는 나는 몽매한 인간이었으므로. 내가 사는 골짜기의 제일 높은 허공에는 솔개로 추정되는 맹금류가 있다. 공중에 떠 있을 때는 얼마나 위엄이 당당한지 나는 한 마리 병아리가 돼 그를 올려다본다. 그의 이름이 솔개인지 말똥가리인지 매인지 조롱이인지도 모르면서. 이제부터라도 새소리를 듣는 행복을 누리는 만큼 새들의 이름과 거처와 안부를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 2003년생 매미 수십억 마리 17년만에 세상으로…美남동부 대공습

    2003년생 매미 수십억 마리 17년만에 세상으로…美남동부 대공습

    17년간 땅속에서 숨죽이고 있던 매미 수십억 마리가 올여름 세상 밖으로 나온다. 23일(현지시간) CNN은 버지니아공대 발표를 인용해 ‘IX종’(Brood IX)으로 불리는 매미떼 수십억 마리가 올여름 미국 남동부 일대를 휩쓸 것으로 예상했다. 피해 지역은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 주 등 미국 남동부 일대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4046㎡(약 1200평)당 무려 150만 마리의 매미가 집단 출현할 것으로 관측된다. 버지니아공대 곤충학과 에릭 데이 교수는 “여러 마리의 매미가 한꺼번에 올라오는 지역에서는 상당한 소음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미가 모기처럼 인간에게 특별히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최고 100㏈(dB)에 달하는 시끄러운 울음소리는 엄청난 소음공해다. 1990년 시카고에서는 매미떼가 만든 소음 때문에 유명 음악행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지구상에 서식하는 3000여 종의 매미는 알에서 깨어난 직후 땅속 보금자리에서 나무뿌리의 수액을 자양분 삼아 자란다. 성충이 된 매미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는 주기는 보통 5년, 7년, 13년, 17년이다. 지표면의 온도가 섭씨 17.8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5월 말부터 6월 초 사이 종족 번식을 위해 다시 지상으로 나온 유충은 허물을 벗으며 우화(羽化)한다. 이후 요란한 짝짓기 의식을 치른 뒤 열흘 남짓 만에 생을 마감한다. 미국 남부에는 7년, 13년 17년을 주기로 하는 매미들이 서식하는데, 올여름에는 17년 전인 2003년 알에서 태어난 직후 곧바로 땅속 보금자리로 들어간 IX종 매미가 등장할 차례다. 매미가 5년, 7년, 13년, 17년 등 소수(素數)를 주기로 나타나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포식자를 피해 종을 보존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예를 들어 매미가 17년을 주기로 세상에 나오면 3년을 주기로 하는 천적과는 51년이 지나야 한 번 마주치게 돼 위협의 확률이 훨씬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또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더라도 수십억 마리에 달하는 매미가 한꺼번에 몰살당할 일은 없을 거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주장이다. 현지언론은 내년과 후년에도 땅속에서 자라고 있는 다른 종의 매미가 출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여름 태어날 매미 새끼는 17년 후인 2037년에야 성충이 돼 다시 지상으로 나온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아무이슈]‘부부의 세계’ 다시, 깊게 보기… 이혼 부모는 정말 아이를 망칠까

    [아무이슈]‘부부의 세계’ 다시, 깊게 보기… 이혼 부모는 정말 아이를 망칠까

    [명희진·김희리 기자의 아무이슈]드라마로 읽는 심리… 준영이는 왜 고산의 ‘숨은 빌런’ 됐나 “아빠가 다른 여자 만난거? 그래서 뭐? 그게 뭐 어쨌는데? 엄마를 배신한거지 나까진 아니야… 이혼하지마. 엄마가 아빠 한번만 봐주면 되잖아. 용서해주면 되잖아.”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가 비지상파 채널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하며 지난 16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극 중 주인공 지선우(김희애 분)와 이태오(박해준 분)의 아들 준영(전진서 분)은 6회에서 이혼을 고백하는 엄마에게 이같은 모진 말을 내뱉으며 ‘빌런’(무언가에 집착하거나 돌출 행동을 해서 주인공을 괴롭히는 인물)으로 급부상했다. 이후에도 준영이는 반항을 하거나 비행을 저지르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동시에 부모의 전쟁 같은 이혼에 직격탄을 맞은 최대 피해자라는 연민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완벽한 가정’을 이뤘던 지선우와 이태오는 어디서부터 준영이와 엇갈린 걸까. 자녀를 둔 부모에게 ‘건강한 이혼’은 가능할까. 정신과, 심리학과, 사회복지학과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준영이와 같은 이혼가정의 자녀들에게 분노와 함께 죄책감이라는 상반된 감정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는 성인보다 가족에 대한 의존도와 충성심이 높기 때문에 ‘나는 이 가정을 지키는데 일조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을 느끼기 쉽다는 것이다. 다만 부모의 이혼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갈등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선을 그었다. 부모의 외도, 폭력, 정사 목격… 어떤 상흔 남길까 극 중 지선우와 이태오는 적나라한 서로의 민낯을 준영이의 눈에 가혹하리만치 여러번 들킨다. 준영이는 아빠가 상간녀와 키스하는 장면을 촬영한데 이어 아빠가 엄마를 피투성이가 되도록 때리는 현장을 맞닥뜨린다. 이혼한 엄마와 둘이 겨우 마음 잡고 사나 싶었더니 2년 만에 돌아온 아빠는 준영이가 보는 줄도 모르고 증오하던 엄마와 동침하는가 하면 끝내 아들의 눈앞에서 차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한다.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 사이의 불화를 보여주는 것도 정서적 학대”라면서 “준영이가 가정폭력을 목격하고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직후에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가 이뤄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에서도 가정폭력은 여성가족부, 아동학대는 보건복지부로 주무 부처가 나뉘어 있는데, 대부분의 가정에서 두 가지가 함께 발생하기 쉬우므로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6회에서 준영이의 문제의 발언이 외려 기특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이혼가정 자녀들이 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때 부모의 관계 파탄을 자신과의 관계 파탄으로 동일시하면서 괴로워한다”면서 “두 관계를 구분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준영이로서는 극복의 첫 단추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준영이의 방황, 지선우의 책임일까준영이의 날선 반항은 대부분 엄마 지선우를 향했다. 임명호 교수는 “지선우 자신도 어린 나이에 부모를 상실하고 느꼈던 아픔을 치료받지 못한 상태였다. 김윤기(이무생 분) 선생이 도와주려 하지만 외려 방어적으로 거부하고, 심지어 준영이가 몰래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막는다”면서 “자신도 트라우마를 치료 받고 또 아이의 치료를 지지해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가 아이를 의심하거나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이를 더 불안하게 한다”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애착을 형성했다는 점에서는 이태오가 외려 나았지만, 그 역시 이혼 과정에서 아이를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욕심낼 뿐 아이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영호 서울시 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은 계모인 여다경(한소희 분)도 준영이의 상처에 큰 축을 차지한다고 봤다. 이 센터장은 “제니의 울음소리를 들었을때 바로 준영이에게 ‘네가 때렸느냐’고 속단한 것도 문제지만, 그 직후 ‘내가 해줄만큼 다 해줬잖아. 얼마나 더 해줘야하니?’라는 발언이 결정적인 문제”라면서 “부모와 자녀는 부모가 무언가를 해주고 자녀가 받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관계다. 그런데 여다경의 이같은 말은 준영이를 자신의 자녀로 받아들인 게 아니라 경제적 윤택함을 무기로 수혜를 베풀어온 것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이혼가정 자녀인데… 준영이와 노을이는 왜 달랐나준영이의 친구인 윤노을(신수연 분)은 역시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지만 똑똑하고 착한 모범생이다. 준영의 도벽을 눈치채고 “네가 이러면 한부모가정 아이들 다 이상하다고 욕먹이는 것”이라고 일갈하기도 한다. 노충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의 이혼에 대한 아이의 반응은 성향의 차이라기보다 평소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얼마나 건강한 관계가 형성 돼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죄책감에 아이의 부당한 요구를 계속 들어주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부모의 역할을 흔들리지 않고 수행하는 것이 진정 아이를 위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영호 센터장 역시 “노을이가 마트에서 일하는 엄마를 웃으며 돕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평소에도 노을이에게 엄마가 일방적으로 응석을 받아주는 존재가 아니라 모녀가 동등한 인간으로서 서로의 어려움을 터놓고 나누는 사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부모와 자녀가 평소에도 함께 몸을 쓰고 시간을 보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것이 반드시 놀이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선우는 극 중 워킹맘이면서도 집안일까지 모두 직접 해내는데, 준영이와 함께 대청소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는 등 집안일을 나누며 일상의 과제를 함께 수행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더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경제적, 기능적 편의를 부족함 없이 제공하는 것만이 부모의 역할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건강한 이혼’ 가능하려면 전문가들은 부모의 이혼에 대해서 자녀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설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나래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에게 이혼은 부모 사이의 일일 뿐이지 너와는 상관이 없고,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너를 사랑하는 부모라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면서 “이혼은 우리 가족이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을 납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노충래 교수도 “부부가 협의 이혼을 할 때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 양육교육을 의무로 받게 돼있다”면서 “이와 별개로 아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면 부모가 전문적인 심리상담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아이가 내면의 감정을 다 표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영호 센터장은 “현장에서 상담을 진행하면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 자녀를 둔 한부모가정의 경우 대표적인 난관이 ‘가족 사진 가져오기’ 숙제”라면서 “선생님이 아무 생각 없이 ‘사진에 엄마(혹은 아빠)는 어디있어?’라고 물어 아이가 혼란을 느끼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고 털어놨다. 교육기관에서부터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고, 가족구성원이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또 “한부모가정은 성인 혼자서 경제활동과 양육을 도맡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육체적·정신적 체력 소모가 큰 경우가 많다”면서 “한부모가정을 위한 지원 정책과 함께 정서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자조모임 등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화가 나서 그만”...종량제 봉투에 새끼 고양이 3마리 버린 70대

    “화가 나서 그만”...종량제 봉투에 새끼 고양이 3마리 버린 70대

    새끼 고양이 3마리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린 7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20일 청주 흥덕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73)씨를 불구속 입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일 오전 8시쯤 흥덕구 옥산면 길가에 새끼 고양이 3마리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린 혐의를 받는다. 신고자는 “길을 가고 있는데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 확인해봤더니 고양이가 비닐에 담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지난 13일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고양이가 집에 들어와 쓰레기통을 뒤져서 화가 났다”며 “고양이를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살아있는 고양이를 종량제 봉투 속에 넣어 나오지 못하게 묶어서 버렸기 때문에 학대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구조된 고양이를 청주시 반려동물보호센터로 보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석상암/이영진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석상암/이영진

    석상암/이영진 이곳에는 스님은 없고 서출동행西出東行하는 약수가 있지 작약밭 밑을 지나 화강암 돌확에 철철 넘쳐나던 생수 속엔 도롱이가 투명한 알을 낳았어 노란 유채밭 속으로 꼬리를 감추던 뱀들은 밤이면 문풍지에 그림자를 남기며 암자 처마 밑으로 기어들고 산은 속이 텅 빈 큰 통처럼 뻐꾸기 울음소리를 법당 안으로 실어 날랐다 아무 데나 두드려도 울기 좋은 밤, 약藥 같은 꽃들이 경전처럼 피어나기 시작했다 선운사의 말사인 이 암자를 안다. 늦봄에 핀 작약 꽃들, 돌확에 터 잡은 도롱이 일가족도 안다. 밤새 울던 소쩍새 울음소리도 알고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탱화도 안다. 이무기처럼 도사리고 앉아 시를 쓰던 동무 하나도 안다. 아무 데나 두드려도 울기 좋은 날들. 선운사 입구에 자리한 흥덕 검문소에서 장발인 나를 버스에서 끌어 내린 경찰관은 내가 시를 쓰기 위해 선운사에 간다는 말을 듣고는 머리를 자르는 대신 다음 버스에 태워 주었다. 잠자리를 알아봐 주던 선원이란 먹물 옷 사내는 내게 절대 중 할 생각은 하지 말고 시 열심히 쓰라고 했다. 삶도 꿈도 사랑도 시로 귀결되던 그 시절, 사십 년 훌쩍 지난 그 시절이 그립다. 곽재구 시인
  • [와우! 과학] 목숨을 건 ‘짝짓기’…위험한 노래 부르는 여치의 사랑

    [와우! 과학] 목숨을 건 ‘짝짓기’…위험한 노래 부르는 여치의 사랑

    동물 세계에서 짝짓기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짝을 찾기 위해 소리를 내거나 화려한 깃털로 상대를 유혹할 경우 천적의 눈과 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우리에 귀에 평화롭게 들리는 벌레 울음소리는 사실 목숨을 걸고 하는 도박이나 다름 없다. 이 도박에 성공하면 후손을 남길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므로 오늘도 수많은 수컷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이 도박에 뛰어든다. 스미스소니언 열대 연구소(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STRI)의 잉가 게이펠이 이끄는 연구팀은 라틴 아메리카에 흔한 박쥐인 큰귀박쥐(학명·Micronycteris microtis)와 이 박쥐의 주된 먹잇감 중 하나인 여치 수컷의 관계를 연구했다. 큰귀박쥐는 곤충을 주식으로 하는 다른 박쥐와 마찬가지로 어두운 밤에 곤충을 사냥한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초음파가 반사되어 다시 돌아오는 현상을 이용한 반향정위(echolocation)를 통해 작은 곤충의 이동을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궁금한 부분은 박쥐가 곤충의 이동에 민감한지 아니면 소리에 민감한지이다. 만약 박쥐가 반향정위 신호에 민감하다면 암수 여치 모두가 위험하지만, 소리에 민감하다면 울음소리를 내는 수컷만 위험할 것이다. 연구팀은 밀폐된 공간에서 박쥐에게 두 가지 신호를 선택적으로 들려주고 반응을 살폈다. 그 결과 박쥐가 가장 선호하는 신호는 의외로 여치의 움직임이었다. 소리에 대한 반응은 그다음이었다. 따라서 여치는 암수를 가리지 않고 박쥐의 위험에 노출된다. 수컷의 울음소리를 듣고 암컷도 날아오기 때문이다. 수컷 역시 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암컷이 오지 않으면 장소를 옮겨가면서 구애한다. 따라서 흔히 생각하듯이 밤새 소리를 내는 수컷만 위험한 게 아니라 암수 모두가 위험을 감당하고 짝짓기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짝짓기는 이뤄진다. 여치를 비롯한 많은 곤충들이 멸종되지 않고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여치가 희생되지만, 누군가는 성공해 후손을 남긴다. 장애물이 있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들의 짝짓기 역시 인간 세상의 사랑만큼 위대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로큰롤 개척자 리틀 리처드 88세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로큰롤 개척자 리틀 리처드 88세에

     로큰롤의 개척자 리틀 리처드가 8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아들 대니가 잡지 롤링스톤에 털어놓았다고 영국 BBC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고인은 뼈암(골육종)으로 이날 미국 테네시주 툴라호마에서 세상을 등졌다고 잡지는 덧붙였다. 조지아주 마콘에서 리처드 웨인 펜니먼이란 이름으로 12형제 가운데 한 명으로 태어난 그는 어릴적 형제들 사이에서 도드라져 보이려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름 뜻과 달리 리처드는 1998년 BBC 라디오4 인터뷰를 통해 “그때도 내가 형제 가운데 가장 머리가 컸고, 지금도 그렇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1950년대 로큰롤 음악이 막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때부터 숱한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1958년 영국 차트에 먼저 올라온 ‘굿 골리 미스 몰리(Good Golly Miss Molly)’, 100만장 이상 판매된 ‘투티 프루티(Tutti Frutti)’, 나중에 비틀스가 녹음하기도 했던 ‘롱 톨 샐리(Long Tall Sally)’ 등이다. 1986년 로큰롤 명예의전당이 처음 설립됐을 때 입회한 몇 안되는 인물 가운데한 명이다.  무대에서는 늘 흥에 넘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시끄러운 울음소리, 삑삑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고, ‘튀는’ 의상들로 유명했다. 그는 “주목 받고 싶어서 하던 짓이었다. 피아노 건반을 쾅쾅 두들기고 소리 지르며 노래를 부르면 다 날 쳐다봤다”고 말했다.  남부 태생이라 어릴 적부터 가스펠 음악과 뉴올리언즈의 재즈 음악을 많이 들으며 자랐다. 부친은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면서 목회 활동을 했고 어머니는 독실한 침례교도였다. 그는 1970년 롤링 스톤 인터뷰를 통해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우리 아버지는 위스키, 싸구려 위스키를 팔았다”고 털어놓았다. 10대 시절 음악을 하겠다는 자신의 뜻을 용납하지 못하는 아버지와 불화 끝에 가출했다. “우리 아버지는 아들을 일곱만 원했다. 내가 망쳐버렸다. 게이였으니까.”  여러 해 동안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표방했지만 여성들과도 교제했다. 에르네스틴 하르빈이란 동료 복음주의파 신도와 결혼해 나중에 아들 한 명을 입양했다. 마약과 음주, 섹스 파티 등에 탐닉했는데 이런 편력이 스스로를 성경에로 이끌었다고 둘러댔다. 성 정체성이 모호해 게이 집단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입술에 립스틱을 칠하고 무대에 올랐다. 나중에 제7일안식일 예수재림교회(Seventh-day Adventist)로 개종한 뒤에는 동성애를 일시 방편일 뿐이었다고 격하했다.  1950년대 말 호주 시드니에서 공연할 때 하늘에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생각해 앨라배마주의 성서 대학에 입학했다. 사실은 옛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가 지구로 귀환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다른 학생에 알몸을 보여줬다가 퇴학 당했다.  5년 뒤 순회 공연에 다시 나섰고, 1961년 가스펠 앨범을 내고 솔 음악에로 전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코카인 때문에 형이 목숨을 잃자 다시 종교에 귀의해 1970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록그룹 롤링 스톤스는 콘서트 공연 무대에 고인을 초대하기도 했는데 대단한 관중 흡인력을 지녔다고 높이 평가했다. 믹 재거는 “온 집안을 완벽한 열광에로 이끌었다. 그가 관중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을 단 한 문장으로 묘사할 길이 없을 정도”라고 감탄했다.  이언 영스 BBC 음악 전문기자는 1960년대 중반 뉴올리언스에 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팝 음악 역사에 그와 같은 인물은 없었다며 그가 없었더라면 비틀스와 밥 딜런, 데이비드 보위, 지미 헨드릭스처럼 그를 우상으로 떠받든 뮤지션들에게 전수될 DNA의 중요 부분도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척 베리와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고인은 블루스와 리듬 앤 블루스, 가스펠을 제대로 뒤섞고 1960년대 로큰롤로 진화시키는 데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왕성하게 공연하던 시기는 미국에서도 흑백 분리 정책이 만연했다. 피부색에 따라 관객석이 나뉘어진 때다. 하지만 그는 피부색을 뛰어넘어 자신의 음악이 사랑받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 “난 로큰롤이 인종들을 묶어준다고 늘 생각한다. 내 피부는 검지만 팬들은 그딴 것 신경도 안 쓴다. 난 그 점이 늘 좋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어떡해요 어떡해”… 엄마가 확인할 시신조차 남지 않았다

    “어떡해요 어떡해”… 엄마가 확인할 시신조차 남지 않았다

    사망 9명 시신 훼손 심해 유전자 검사 혼인 신고 한 달 만에 남편 잃은 부인 “한 번이라도 좋으니 시신 봤으면” 오열 구순 노인 “새벽부터 일한 아들” 눈물 지문인식 못하는데 “부검 하자” 혼선도“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아이고 이놈의 손아(손주)!” “아직 너무 어리잖아. 아유, 불쌍해서 어떡하지 내 새끼….” 총 48명의 사상자가 나온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발생 이튿날인 30일 참사 현장 인근 체육관은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체육관 한쪽에 마련된 쉼터에서 유족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연신 통곡했다. 이번 화재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는 “아들이 스물네 살밖에 안 됐다. 제 아빠 친구를 도와 미장일을 한다고 왔는데 이렇게 됐다”면서 “어제 오전 열한 시 반까지도 밥 먹고 쉬러 왔다고 전화를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애가 아직 어리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못 해본 것도 너무 많은데 이렇게 가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내가 이런 일을 겪을 줄은 몰랐다. 우리 애가 너무 안됐다”며 오열했다. 이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38명이 사망하고 중상 8명, 경상 2명 등 10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29명의 신원이 확인됐고, 나머지 9명은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지문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들의 유전자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이들은 대부분 전기·도장·설비 등의 업체에서 고용한 일용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로 장남을 잃은 구순의 노인은 깊은 슬픔 속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붉은색 지팡이를 짚고 손자의 부축을 받아야 했다. 그는 “아들이 새벽 4시부터 경기 안산 집에서 나와 여기까지 일을 다녔다”면서 “밥 벌어 먹고살려고 한 건데 이렇게 됐다”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혼인 신고한 지 한 달 만에 남편을 떠나보낸 부인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김모(26)씨는 이번 참사로 남편 임모(29)씨를 잃었다. 현장을 찾은 임씨의 어머니는 큰 소리로 오열하다 결국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씨는 “어머님이 사고 때문에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느냐”면서 “한 번이라도 좋으니 남편 시신을 확인하고 싶다. 어머님이 남편을 혼자 힘들게 키웠는데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통곡했다.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에서 아들의 시신을 확인한 강모씨는 “오늘 아침에야 연락을 받고 급히 왔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아들이 여기서 일하는 줄도 몰랐다”면서 “어제 뉴스 볼 때만 해도 남 얘기인 줄 알았다”며 울먹였다. 이날 오후 물류창고 시공사 ‘건우’ 이상섭 대표가 체육관을 찾아 사과한 뒤에는 유족들의 울분이 더 커졌다. 단상에 올라간 이 대표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며 연신 죄송하다고 했지만, 유족들이 “대책을 얘기하라”고 고성을 지르자 업체 관계자의 부축을 받고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한 유족은 “시신이 다 타고 없는데 지문 인식을 하자고 해놓고, 경찰서에 갔더니 부검을 하자고 하는 등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천시는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시신 수습, 장례 일정 등을 유족과 협의하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불쌍한 내 새끼…” 엄마가 확인할 시신조차 남지 않았다

    “불쌍한 내 새끼…” 엄마가 확인할 시신조차 남지 않았다

    ‘이천 참사’ 유족들의 피눈물사망 9명 시신 훼손 심해 유전자 검사“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아이고 이놈의 손아(손주)!”“아직 너무 어리잖아. 아유, 불쌍해서 어떡하지 내 새끼….” 총 48명의 사상자가 나온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발생 이튿날인 30일 참사 현장 인근 체육관은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체육관 한쪽에 마련된 쉼터에서 유족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연신 통곡했다. 이번 화재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는 “아들이 스물네 살밖에 안 됐다. 제 아빠 친구를 도와 미장일을 한다고 왔는데 이렇게 됐다”면서 “어제 오전 열한 시 반까지도 밥 먹고 쉬러 왔다고 전화를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애가 아직 어리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못 해본 것도 너무 많은데 이렇게 가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내가 이런 일을 겪을 줄은 몰랐다. 우리 애가 너무 안됐다”며 오열했다. 이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38명이 사망하고 중상 8명, 경상 2명 등 10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29명의 신원이 확인됐고, 나머지 9명은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지문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들의 유전자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이들은 대부분 전기·도장·설비 등의 업체에서 고용한 일용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로 장남을 잃은 구순의 노인은 깊은 슬픔 속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붉은색 지팡이를 짚고 손자의 부축을 받아야 했다. 그는 “아들이 새벽 4시부터 경기 안산 집에서 나와 여기까지 일을 다녔다”면서 “밥 벌어 먹고살려고 한 건데 이렇게 됐다”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혼인 신고한 지 한 달 만에 남편을 떠나보낸 부인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김모(26)씨는 이번 참사로 남편 임모(29)씨를 잃었다. 현장을 찾은 임씨의 어머니는 큰 소리로 오열하다 결국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씨는 “어머님이 사고 때문에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느냐”면서 “한 번이라도 좋으니 남편 시신을 확인하고 싶다. 어머님이 남편을 혼자 힘들게 키웠는데 누가 책임질 것이냐”며 통곡했다.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에서 아들의 시신을 확인한 강모씨는 “오늘 아침에야 연락을 받고 급히 왔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아들이 여기서 일하는 줄도 몰랐다”면서 “어제 뉴스 볼 때만 해도 남 얘기인 줄 알았다”며 울먹였다.이날 오후 물류창고 시공사 ‘건우’ 이상섭 대표가 체육관을 찾아 사과한 뒤에는 유족들의 울분이 더 커졌다. 단상에 올라간 이 대표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며 연신 죄송하다고 했지만, 유족들이 “대책을 얘기하라”고 고성을 지르자 업체 관계자의 부축을 받고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조카를 잃은 김용윤(62)씨는 “어제 집으로 가던 길에 물류창고 쪽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걸 봤다. 거기서 조카가 일하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2008년 화재와 완전히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면서 “하청에 재하청까지 줘서 공기를 맞추느라 급급하다 보니 이런 사고가 되풀이되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유족은 “시신이 다 타고 없는데 지문 인식을 하자고 해놓고, 경찰서에 갔더니 부검을 하자고 하는 등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천시는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시신 수습, 장례 일정 등을 유족과 협의하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지리산·수도산에 반달가슴곰 69마리 서식…올해 3마리 출산

    지리산·수도산에 반달가슴곰 69마리 서식…올해 3마리 출산

    지리산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 2마리가 야생에서 새끼곰 3마리를 출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끼곰을 포함해 지리산과 경북 김천 수도산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반달가슴곰 개체는 최소 69마리로 추산되고 있다.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28일 지리산 일대 현장 조사에서 올해 태어난 새끼곰 3마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14살인 반달가슴곰(KF27)을 동면 포획해 암컷 2마리 출산을 확인했다. KF27은 2008년도 지리산에 방사된 이후 이번이 5번째 출산이며 현재 가장 많은 9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연구진은 올해 2월 초 7살인 KF47의 동면 바위굴 조사에서 새끼 울음소리로 수컷 새끼 출산을 확인했다. 직접 접근이 어려워 정확한 출산 개체수 파악을 위해 굴 앞에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해 조사 중에 있다. 2014년 자연 출생한 KF47은 2018년 첫 출산 이후 2번째 출산이다. 한편 국립공원공단은 올해 추가로 출산이 예상되는 어미곰이 5마리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 개체의 출산 확인을 위해 동면굴 주변에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해 관찰에 나섰다. 정확한 출산 여부는 반달가슴곰이 동면에서 깨어나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5월 초에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불법 임신중절 수술 중 태어난 아이 살해한 의사, 징역 3년 6개월

    불법 임신중절 수술 중 태어난 아이 살해한 의사, 징역 3년 6개월

    불법 임신중절 수술 중 태어난 임신 34주 신생아를 숨지게 한 산부인과 전문의가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1부(부장 김선희)는 10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A씨(65)에 대해 징역 3년 6개월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A씨의 보석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3월 임신 34주의 태아를 제왕절개 방식으로 낙태하려 했으나 아이가 살아있는 채로 태어나자 의도적으로 아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또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수술에 참여한 마취과 전문의에게 부탁해 ‘아기의 심장이 좋지 않다’ ‘아기가 산모의 뱃속에서 사산됐다’는 내용의 마취기록지를 거짓으로 작성하게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태아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살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시술에 참여했던 간호조무사 등은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면서 “피고인이 살아있는 상태로 나온 아이를 살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A씨 측은 또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관련 헌법불합치를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를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판결 선고 당시 헌재가 정한 입법시한이 도래하지 않았다”면서 “또 임신 22주 기간이 넘는 산모에 대한 낙태행위는 처벌할 수 있다는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에 따르면 임신 34주의 산모에 대한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양형 사유에 있어 “산모가 미성년자이고 모친이 산모가 강간 당해 임신당했다고 주장해 낙태를 요구한 점“은 A씨에게 있어 유리한 정상으로 봤다. 그러나 A씨가 수술 전 진단을 통해 태아가 건강하다는 사실을 알고있었음에도 산모의 모친으로부터 2800만원을 받고 수술을 한 점, 과거 임신 수주 22주를 넘어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태아를 낙태한 적이 여러 차례 있다고 자인한 점, 수사과정에서 직원들에게 허위진술을 종용하고 허위의 진료기록부 등을 작성한 점 등을 고려해 실형과 자격정지형을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태아가 산모의 배 속에 있던 기간은 34주에 달했고, 출산 시 생존할 확률은 99%였다”면서 “이런 상태의 태아를 죽이는 것은 낙태를 빙자한 살인행위”라며 A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어미 잃은 새끼 위해 ‘얼룩말 무늬’ 옷 입은 사육사들의 사연

    어미 잃은 새끼 위해 ‘얼룩말 무늬’ 옷 입은 사육사들의 사연

    야생동물의 세계는 냉혹하다.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스스로 일어서야 할 뿐만 아니라 어미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포식자의 위협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포식자는 이런 새끼와 어미를 노리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아프리카 케나에서는 갓 태어난 새끼 얼룩말 한 마리가 사자 떼의 습격으로 어미를 잃은 사연이 전해졌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새끼 얼룩말이 현재 한 야생동물 보호단체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케냐에 있는 셸드릭 야생동물 보호단체는 지난 12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이 현재 보호하고 있는 한 새끼 얼룩말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거기에는 보호단체의 사육사 직원들이 얼룩말과 같은 줄무늬의 옷을 입고 새끼 얼룩말을 돌보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디리아’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수컷 얼룩말은 불과 태어난지 며칠 만에 어미를 잃었고, 염소 떼를 데리고 지나가던 한 유목민에 의해 우연히 구조돼 보호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소로 오게 됐다. 현지 사육사에 따르면, 얼룩말 같은 야생동물의 새끼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태어나자마자 무리 중 어떤 개체가 어미인지를 인식해야 한다. 이에 대해 사육사는 “어미는 새끼와 함께 일단 무리에서 벗어나 새끼에게 자신의 가죽과 털, 냄새 그리고 울음소리를 외우게 한다”면서 “새끼는 각인을 할 수 있으므로 본질적으로 어미를 인식하면 이들은 다시 무리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보통 야생에서 새끼는 어미가 키운다. 얼룩말의 경우 특히 모성이 강해 어미와 새끼 사이 유대가 끈끈하다. 하지만 디리아의 경우 어미를 잃었기에 직원들에게 보살핌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한 명이 24시간 내내 돌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들 사육사는 줄무늬 옷 한 벌을 만들어 디리아를 돌볼 때 교대로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디리아는 여러 명의 사육사에 의해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옷을 입은 사육사를 어미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요인은 무엇보다 디리아의 생존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라고 사육사들은 말한다.40년 넘게 케냐 야생동물의 보호와 보전을 위해 노력해온 이 보호단체는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되고 선구적인 비영리단체로, 한때 국내 모 방송사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이로비 코끼리 고아원으로도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사진=셸드릭 야생동물 보호단체/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기후변화가 나이팅게일 날개 짧게 만들어 멸종시킨다

    [달콤한 사이언스] 기후변화가 나이팅게일 날개 짧게 만들어 멸종시킨다

    나이팅게일은 울음소리가 아름다워 검은지빠귀, 유럽물새와 함께 유럽의 3대 명조(鳴鳥)로 꼽히며 문학작품이나 신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참새목 딱샛과에 속하는 새이다. 15~16.5㎝ 크기의 나이팅게일은 조용한 밤중에 우는 소리가 특히 두드러져 밤꾀꼬리로 불리기도 한다.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번식하다가 겨울이 되면 사하라사막 남쪽 아프리카로 이동하는 철새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기후변화 때문에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는 나이팅게일이 멸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리텐세대 생물다양성·생태·진화학과, 마드리드 자치대 공동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아 나이팅게일의 날개길이가 짧아지고 있어서 겨울철 서식지로 이동하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아우크-올니톨로지컬 어드밴시즈’ 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스페인 중부지방에서 여름철을 나는 나이팅게일 군집의 날개모양과 이주시기, 이동거리 등에 대한 20년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20년간 몸의 크기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날개의 평균길이는 점점 감소해 먼거리를 이동하기는 부적합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날개가 짧아진 나이팅게일은 겨울철 아프리카로 이동한 뒤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으로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겨울철에 아프리카로 이동하지 못하고 원래 살던 지역에서 겨울철을 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철새의 이동과 관련해 제기되는 ‘철새 유전자 패키지’(migratory gene package) 가설은 날개길이, 이동 중 휴식시간에 따른 대사속도, 이동집단의 크기, 짧은 수명 등 이동과 관련한 것들이 일련의 유전자에 의해 제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설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동과 관련한 여러 요인 중 하나의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압력이 커지면 다른 특성들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게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수 십년 동안 스페인 중부지역에서는 봄의 시작시기와 길이, 평균 기온이 바뀌었고 여름은 점점 더워지면서 낳는 알의 숫자도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날개 길이까지 짧아지면서 겨울철 아프리카로 이동하는 집단의 크기도 작아지기 때문에 이동과정에서 천적의 공격을 막기도 어려워 점점 이동을 피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카롤리나 레마차 콤플리텐세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로 날개가 짧아지고 집단의 크기까지 줄어드는 부적응 진화로 전체 종의 생존율까지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이번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기후변화를 차단하지 못하면 생물종의 대량 멸종은 실제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한 코로나19 희생자 유골수습하는 유족들 “울지 못해 더 애통“

    우한 코로나19 희생자 유골수습하는 유족들 “울지 못해 더 애통“

    전세계 대유행 중인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희생자들의 유골을 수습하려는 유족들이 화장장 앞에 길게 줄지어 선 모습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중국이 다시 슬픔에 빠져들고 있다. 2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내달 8일 도시 봉쇄령 해제를 앞두고 정상화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우한 당국은 전날 한커우 화장장에서 유족들이 코로나19 사망자의 유골을 받아 갈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앞서 우한은 지난 1월 23일 봉쇄령이 내려졌으며, 코로나19로 사망한 우한 시민은 중국 도시에서 가장 많은 2500여 명에 이른다. 중국 당국은 우한 내에서 사망한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은 즉시 화장하도록 했으며, 유족이 장례식을 치르는 것은 물론 유골을 수습하는 것도 금지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희생자 유족들은 고인의 유골마저 수습하지 못한 채 며칠, 길게는 세 달가량을 보냈다. 전날 당국의 허락이 떨어지자 한커우 화장장 앞에는 유족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서 고인의 유골을 받기 위해 기다렸다. 줄을 선 행렬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었다고 전한다. 한 유족은 온라인에 올린 글에서 “오전 10시 무렵 도착해 보니 화장장 인근에 수많은 자가용이 주차돼 있고, 사람들로 넘쳐났다”며 “경비가 매우 삼엄해 스마트폰으로 사진 한 장 찍으려고 해도 바로 저지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사람은 영정 사진을 들고 말없이 앉아 있고, 어떤 사람은 유골함을 들고 지나갔다”며 “사람이 많았지만,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고 조용하기만 하니 더욱 애통하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유족들이 올린 사진과 글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슬픔을 함께 나누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한 누리꾼은 “이들은 바로 매일 신문에서 보던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를 이룬 사람들”이라며 “차디찬 숫자에 불과했을지 모르지만, 이들의 죽음은 바로 한 가정의 파탄을 의미한다”고 한탄했다. 하지만 중국 온라인에서 화장장 모습을 찍은 사진과 글이 계속 올라오자 중국 당국은 이를 모조리 삭제했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새끼 하마 짓밟으려다 어미에게 혼쭐난 코끼리의 사연

    새끼 하마 짓밟으려다 어미에게 혼쭐난 코끼리의 사연

    새끼 하마를 짓밟으려던 거대 코끼리가 몸을 내던지는 모성애를 발휘한 어미 하마에게 혼쭐이 났다. 1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한 보호구역에서 거대 코끼리와 어미 하마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고 밝혔다. 잠비아 출신 사진작가 퀸투스 슈트라우스는 얼마 전 나미비아 중부 도시 오마루루의 에린디 소재 사설동물보호구역을 찾았다. 여유롭게 사파리를 돌던 그는 우연히 숙소 아래 댐에서 놀고 있는 어미 하마와 새끼를 발견했다. 작가는 “아침 일찍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갔는데, 마침 근처 댐에서 다정한 어미 하마와 새끼를 봤다”라고 설명했다.하마 모자의 즐거운 한때를 곁눈질하며 사파리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을 때, 갑자기 어디선가 짐승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코끼리였다. 무슨 일인지 잔뜩 화가 난 코끼리는 물웅덩이에서 놀고 있는 새끼 하마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앞발을 들어 올리며 위협했다. 금방이라도 새끼를 짓밟을 기세였다. 그때 잠시 자리를 비웠던 어미 하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황급히 카메라를 집어 들고 밖으로 나간 작가는 재빨리 달려온 어미 하마가 자신보다 족히 10배는 더 커 보이는 코끼리에게 거침없이 달려들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코끼리의 몸길이는 수컷은 최대 7.5m, 암컷은 6.9m 수준이다. 덩치로만 보면 끝이 정해진 싸움 같았지만 거대 코끼리도 어미 하마의 모성애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몇 번의 공격이 오간 뒤 하마의 이빨에 물려 코를 다친 코끼리는 결국 줄행랑을 쳤고, 물웅덩이에서 벌벌 떨고 있던 새끼는 어미와 함께 자리를 떴다.언뜻 어미 하마의 모성애가 빛을 발한 싸움으로 넘길 수도 있지만, 문제는 새끼 하마를 공격한 코끼리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는 데 있다. 작가가 공개한 사진 속 코끼리는 다른 코끼리와 달리 상아가 한쪽밖에 남아있지 않은 모습이다. 그마저도 반은 부러져 제 기능이 어려워 보인다. 코끼리에게 상아는 ‘엄니’다. 상아로 땅을 파헤쳐 먹이나 물을 얻고, 포식자의 공격에 방어한다. 그러나 상아를 노린 무분별한 밀렵 속에 코끼리는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보츠와나, 케냐, 나미비아, 르완다, 우간다 등에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비교적 강력한 밀렵 단속이 이뤄지고 있지만, 콩고민주공화국이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경 일대에서는 아직도 상아를 노린 밀렵이 성행하고 있다.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2006년~2015년까지 아프리카코끼리 개체 수는 11만1000마리가 감소했다. 2016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40t의 불법 상아 유통이 적발됐다. 이대로 가면 20~30년 이내에 아프리카에서 코끼리를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으로 세계자연기금(WWF)은 내다보고 있다. 하마 역시 코끼리와 마찬가지로 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 ‘취약’(VU)종으로 지정된 상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네가 왜 거기서 나와?!”…캥거루, 깊이 11m 갱도서 구사일생

    “네가 왜 거기서 나와?!”…캥거루, 깊이 11m 갱도서 구사일생

    캥거루 한 마리가 깊이 11m 지하 갱도에서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다. 호주 야후뉴스 등 현지 언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지 동물구조대는 빅토리아주의 한 숲을 지나던 금광 채굴자로부터 버려진 광산 갱도에서 동물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 중 한 명인 맨프레드 자빈스카스는 입구가 매우 좁은 갱도 안에서 캥거루의 흔적을 확인했지만, 깊고 어두운 갱도 안에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다음 날인 1일 어둠이 걷힌 후에야 캥거루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했고, 곧바로 구조대 2명이 갱도 안으로 진입했다. 자빈스카스는 “횃불로 갱도를 밝히며 11m 아래로 내려갔을 때, 움직일 공간이 거의 없는 비좁은 곳에 누워있는 캥거루를 발견했다”면서 “척추손상 또는 다리 골절과 같은 심각한 부상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캥거루가 떨어져 있는 갱도의 바닥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었다. 그 경우 캥거루뿐만 아니라 구조대원도 목숨을 잃을 수 있었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구조대원은 밧줄에 매달린 채 11m 지하로 내려갔고, 캥거루를 조심스럽게 들어올린 뒤 미리 준비한 가방에 캥거루를 넣은 채 지상으로 올라왔다. 놀랍게도 구조된 암컷 캥거루는 예상과 달리 큰 부상을 입지 않은 상태였다. 먼저 물을 조금씩 마시며 목을 축인 캥거루는 이내 사고의 기억을 잊은 듯 활발하게 뛰기 시작했다. 구조대는 “캥거루의 상태를 확인한 뒤 야생으로 돌려보냈다. 11m 깊이의 갱도에 떨어지고도 부상을 입지 않은 것은 기적과도 같다”면서 “이 지역에는 버려진 수직 갱도가 많다. 같은 사고가 벌어지지 않으려면 정부가 나서서 버려진 갱도를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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