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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김영란 첫 여성 대법관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김영란 첫 여성 대법관

    그랬다. 분명 우리 사회의 한 획을 그었다. 여성계에서는 이 시대의 리더로 여긴다. 젊은 판사들에겐 개혁의 상징이다. 여고 시절에는 글쓰기를 매우 좋아했다. 학교지 ‘매순’에서 뉴스보도부 기자로 활약했다. 지금도 글(판결문)을 씀에, 스트레스를 푼다. 스스로 머리를 쥐어짠다고 표현한다. ●“서른살까지 외모 자신없어 독서 열중” 그는 서른살까지 외모에 자신이 없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을 싫어했다. 대신 독서에 푹 파묻혔다. 박경리 선생의 ‘토지’에 흠뻑 빠져 세번을 읽었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물론이고 ‘하드리아누스의 회상록’ 같은 어려운(?) 책과의 씨름이 그저 좋았다. 만화책도 가리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주위에서는 첫 여성검사가 되라고 했다. 하지만 판사의 길을 걸었다. 비록 몸은 왜소했지만 사회의 소수와 약자를 대변하겠다는 강한 의지 때문이었다. 올 8월이었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법관이 탄생했다. 파격이라는 단어와 함께 세상이 그를 더욱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의 뒤에는 항상 ‘첫’이라는 접두어가 따라다닌다.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청사 8층. 김영란(48) 대법관의 집무실. 그는 “신문에 와이드 인터뷰는 잘 안 하는데….”라며 입을 열었다. 단발머리에다 수수한 옷차림, 얼핏 대법관이라는 위엄은 보이지 않았다. 실제 나이보다 젊어보인다는 얘기를 자주 듣지 않으냐며 분위기를 바꿨다. 그는 수줍은 듯 웃기만 한다. 섬마을 선생님 같은 느낌도 들었다. 주위의 높은 기대와 언론의 여러 부추김 등으로 어깨가 무겁지 않으냐고 했다. 그는 “임명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달라는 많은 분들의 뜻을 항상 명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맡은)사건도 많고 생각대로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일주일에 몇 건 정도 사건을 처리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는 대외비라고 하면서 “그냥 수십건이라고 표현해달라.”고 주문했다. 판결문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기에 집에까지 일보따리를 들고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우선 (우리나라 대법원이)사건배당이 워낙 많습니다. 연간 본안 접수건수가 1만 8000건 정도되지요. 판결하고, 또 판결문을 정리하기에 바쁩니다. 아쉬운 것은 (대법원에서)전원합의제가 한달에 한번밖에 안 열린다는 것입니다.” 그는 최종심인 대법원 만큼은 전원합의제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다양한 소수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론 때문이다. 현재 사법부의 개혁방향으로 독일과 미국식 모델이 거론되고 있지만 미국식이 더 현실적이라고 했다. 독일식처럼 전문 재판부를 만들자는 일부 주장도 있지만 이는 전문성 속의 함정을 간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은 상식이며 국민들의 가치관이 반영돼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대법원’하면 우리 사회의 대표적 보수조직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개혁의 기치를 내세운 그의 보폭이 그리 넓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는 “법이란 우리 사회의 뒤에서, 어느 정도 보수적일 필요도 있지 않겠느냐.”고 하면서 “물론 지나치게 보수적이어서도 안 되지만, 합리적인 보수에 가깝도록 설득할 수 있는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른 사회 조직과는 달리 보수 조직으로 볼 수 있지만 논리를 가지고 접근하면 언제든 문은 열린다.”면서 “그 논리 또한 우리 사회가 계속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새롭게 생겨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득, 보수적일 수도 있는 동료 대법관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다. 그러자 점심 때면 구내식당에서 같이 자연스럽게 식사를 하고 저녁 때에도 가끔 어울린다고 했다. 지난 16일에는 대법원장 공관에서 송년모임도 가졌단다. 이런 날에는 술잔도 오고가면서 일반인들처럼 농도 하고 노래 부를 수 있는 분위기까지 이어진다며 웃었다.(자신은 술을 못한다.) ●강금실前장관과는 여고·대학 동기 그는 “여성만이 가진 독자적 몫이 있다.”면서 그 몫은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했다. 판결할 때에도 피고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자주 한다. 또 스스로도 ‘남자 판사들과 잘 지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사형제는 긍극적으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대신 흉악범들을 사회와 격리시키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겠지요.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100% 그 사람의 몫으로 몰아붙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범죄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범죄자들에게 보복적인 극형보다는 사회에서 격리된 채 지내며 고통을 느끼고 또 참회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과 관련, 그는 “기본적으로 형법으로 가든, 보안법을 개정하든 그 법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어떤 행위를 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느냐 없느냐, 즉 죄의 유무를 따질 수 있는 장치가 중요한데 정치권에서는 상징적·이념적 논쟁에 얽매여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이라도 기술적으로, 실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평소 호주제 폐지를 주장해온 그는 “사실 올해 안으로 폐지될 것으로 생각했다.(호주제 폐지는)국민 공감대가 많이 형성돼 있다.”면서 “헌재에서 위헌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폐지는 시기만 남아 있는 셈.”이라고 했다. 또한 호주제가 폐지되면 일부에서 가족이 와해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성매매 방지법을 둘러싸고 일부에서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저해가 되고 있다고 운운하지만 그건 어불성설이지요. 거꾸로 얘기하면 반인륜·반도덕적인 행위로 경제를 살린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마약이 국가경제를 살린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우리 이웃과 성매매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지요. 이중적 성의식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성매매방지법을)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 경기여고·서울법대 동기동창이다. 강 전 장관 퇴임 후인 최근에도 몇번 만날 만큼 친분이 두텁다. 그는 강 전 장관을 가리켜 “조용하면서도 변화를 가져오는 어떤 힘이 있다.”면서 나름대로 사회변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여고시절 김 대법관이 문예활동과 뉴스보도부 기자로 있을 때 강 전 장관은 음악에 심취했단다. 전교생들 앞에서 교가를 지휘하는 광경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회고했다. ●82년 국내 첫 판·검사 부부 탄생 부산에서 1남 4녀중 3녀로 태어난 그는 3살 때부터 글을 터득했다. 학창시절 백일장에서 여러차례 상을 받을 만큼 문학적 소질도 뛰어났다. 좋아했던 과목은 수학이었다. 서울법대 2학년 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고 4학년 초인 1978년 3월 최종 합격했다. 그는 1982년 강지원 변호사(당시 검사)와 결혼, 국내 최초의 판·검사가 부부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남편으로서 강 변호사에게 몇점을 줄 수 있느냐고 하자 “요즘에는 아주 훌륭하다.”며 웃는다. 비록 그는 대법관 신분이지만 집에서는 학부모이자 어머니로서 대한민국 여성이 겪는 일은 다 하고 있다고 했다. “저의 좌우명은 ‘사람들에 대한 이해’입니다. 살아가는 데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지만 소수의 목소리를 듣고 사람들을 더욱 이해하는 일에 앞장설 생각입니다.” ■ 그가 걸어온 길 ▲1956년 부산 출생 ▲75년 경기여고 졸업 ▲78년 제20회 사법시험 합격 ▲79년 서울대법대 졸업 ▲81년 서울민사지법 판사 ▲83년 서울가정법원 판사 ▲86∼92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부산지법, 수원지법, 서울지법 남부지원, 서울고법 판사 ▲93∼98년 대법 재판연구관 ▲99년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2000년 사법연수원 교수 ▲2003년∼2004년 대전고법 부장판사 ▲2004.8∼대법원 대법관 km@seoul.co.kr
  • [시론] ‘환경갈등’ 부추기는 정부/박진섭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시론] ‘환경갈등’ 부추기는 정부/박진섭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북한산 국립공원 관통도로 건설에 대한 논쟁이 한창일 때 정부는 “더 이상 국립공원을 훼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최근 계룡산 국립공원 관통도로 건설을 허용하였다. 정부청사 앞에서 항의하던 환경단체 회원들을 경찰이 연행까지 하면서 정부는 이해찬 총리 주재로 원자력위원회를 개최하여 중·저준위 핵폐기장 건설안을 의결하였다. 환경단체는 지금 한달이 넘도록 거리에서 단식·노숙농성 중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환경단체와의 대화’를 강조한다. 하지만 말뿐이다. 곽결호 환경부 장관은 환경단체에 대화제의를 해놓고 며칠 후 계룡산 관통도로 건설을 의결하였고, 핵폐기장 건설안이 통과된 것도 이해찬 총리가 환경단체 대표들과 면담을 가진 지 불과 이틀 후에 나왔다. 정부의 대화강조는 이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른 정부의 행보는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2001년 새만금 민관공동조사단이 조사결과를 놓고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자 당시 최종 조정기구인 ‘새만금 평가회의’에서 강행 또는 중단결정 여부를 ‘대통령’이 내리도록 의결하였다. 하지만 국무조정실 수질기획단은 ‘대통령’을 ‘정부’로 둔갑시키고 갯벌 매립 강행을 결정했다. 올여름, 천성산 관통도로 건설중지를 요구하며 58일간 단식 중이던 지율 스님도 정부의 약속을 받았다. 민관으로부터 전문가를 추천받아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동조사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환경부 단독의 일방적인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물론, 기존 노선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었다. 이뿐 아니다. 수년간 환경갈등을 불러온 경인운하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정부는 최근 발표하였다. 애초부터 터무니없는 사업계획이어서 모처럼 환경단체들의 문제제기를 수용하는가 싶더니 방수로 건설 사업으로 대체하면서 말만 바꾼 운하사업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한탄강 댐은 어떤가. 환경부는 물론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논의에서도 댐의 경제성과 홍수조절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런데도 최종 결정은 ‘한탄강 댐 건설’은 백지화하나,‘댐 건설’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기상천외한 것으로 귀결됐다. 핵폐기장에 대한 정부태도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부안사태로 빚어진 갈등을 사회적 공론화 논의 기구를 통해 해결하려던 정치권의 중재를 이번에는 총리가 나서 뒤집고 만 것이다. 이렇듯 환경문제에 대한 정부의 비이성적인 태도는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혹자는 환경단체들이 경제가 어려운데 정부정책에 지나치게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정부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이를 기피하거나 방기하지 않았다. 문제는 정부가 이중적 태도를 보이며 대화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는 점이다. 선진 외국에서는 우리처럼 개발계획 직전에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전 국토의 생태적 가치를 사전에 조사하여 개발과정에서 빚어지는 갈등을 예방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전문가, 환경단체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이를 반영함으로써 동반자적 관계를 맺고 있다. 환경단체와의 협의를 개발사업 일정상 끼워 넣는 요식행위나 관례적 절차 정도로 여기는 우리 정부와는 딴판이다. 지금 정부중앙청사 맞은 편 공원에서 환경단체 회원들이 바람막이 천막도 없는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 20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율스님은 다시금 50일이 넘도록 단식 중이다. 정부가 이를 방치한다면 환경갈등은 치유될 수 없는 길로 빠질 것이다. 정부의 신뢰있는 자세를 촉구한다. 박진섭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 [누드 브리핑] ‘시장님 실제 말씀’과 보도 자료

    지난 20일 서울시청 기자실에 ‘시장님 실제 말씀 원고’라는 이상한 보도자료가 뿌려져 기자들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했다. 사건은 이날 이명박 시장이 세종문화회관에서 주한미군 위문 오찬을 가진 뒤 벌어졌다. 이날 처음 배포된 보도자료에는 이 시장이 인사말을 통해 “한국내 반미 감정이 수그러지지 않기 때문에 한·미 양국간의 오래된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었다. 또 “반미를 외치는 사람은 극소수이며, 대다수는 미국을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여기고 있다.”는 말도 들어 있었다. 이 내용은 곧바로 통신으로 타전됐다. 그런데 이를 읽은 이 시장이 “하지도 않은 말이 어떻게 보도된 것이냐.”며 대노했다. 이 시장의 인사말 ‘원본’을 부랴부랴 찾아내 다시 배포한 게 바로 ‘시장님 실제 말씀 원고’다. 바로잡은 내용은 이렇다.“반세기 전 미국인들이 한국을 위해 피를 쏟은 것과 같은 희생 없이는 한국민들이 이제는 당연하게 여기는 민주주의 체계와 경제성장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돼 있다. 이어 “한국민 대부분은 도움받은 데 대해 고맙게 여기며, 이제 양국은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이득이 되는 상호적인 관계가 되도록 한국이 역할을 찾아 보답할 때”라고 이 시장이 말했다는 게 골자다. 그렇다면 왜 하지도 않은 인사말이 취재진의 손에 쥐어졌을까. 의례적으로 서울시장의 연설문 초안은 행사를 주관하는 실무부서에서 작성해 비서실에서 다듬도록 돼 있다. 이날 또한 주한미군 위안 행사를 주관한 국제교류과에서 기초문안을 만들어 시장에게 올렸다. 그러자 이 시장이 신경질적인 반응과 함께 ‘반미주의‘ 운운하는 부분을 지웠다고 한다. 그런데 이날 현장을 찾은 취재진들이 궁금하게 여길 것이라고 본 직원들이 행사장에서 배포한 원고가 하필 국제교류과에서 만든 초안이었다. 비서실과 손을 맞추지 못한 결과였다. 중요한 것은 이같은 ‘해프닝 아닌 해프닝’이 재발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주한미군 철수, 북핵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놓고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한·미 관계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는 발언이 보도자료로 버젓이 배포됐기 때문이다. K국장은 “통신보도가 나온 뒤 시장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盧대통령 ‘공직 물갈이’ 도박·수뢰·평일골프 ‘0순위’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공직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며 크게 질책했다는 소식이 22일 전해지자 공직사회는 바짝 긴장했다. 특히 연말 개각설과 맞물리면서 대폭 물갈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문제있는 공기업을 지목했다는 주장도 나돌고 있다. 중앙인사위 고위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의 입장은 부처 물갈이보다는 공단·공사 등 공기업 사장에 대한 교체 움직임으로 보여진다.”고 추측했다. 정권이 바뀌면 공기업 사장들은 전원 교체되기 마련인데 이번 정권에서는 교체없이 그대로 지금까지 왔다는 것이다.“자질 검증이 안 된 사람이 그대로 앉아 있는 경우도 있어 청와대 내부에서 교체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도 귀띔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임기가 6개월여 남아 있다. 특별히 잘못한 것은 없지만, 국민연금 관리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임기 만료 전에 참신한 인물로 교체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의 한 임원도 청와대에 투서가 들어가 사퇴를 종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서내용은 고스톱을 즐기는 등 사생활 문란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구속된 건교부 산하 고석구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거취도 관심사다. 고 사장은 지난 5월 재선임됐지만 뇌물수수혐의로 현재 구속돼 있다. 수공 관계자들은 점차 혐의가 벗겨지고 있어 현직 유지를 기대하고 있는 편이지만, 청와대가 밝힌 ‘주변문제 잡음’을 기준으로 한다면 교체될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건교부 산하의 나머지 공기업들은 비교적 느긋한 표정이다. 대부분 사장이 취임한 지 6개월 이내이기 때문이다. 한국토지공사의 경우 김재현 사장이 지난 11월16일 취임한 상태다. 물론 부사장에서 자체 승진하기는 했지만 선임과정에서 철저한 검증을 거친 만큼 별 탈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한주택공사도 민간기업 출신 한행수 사장이 지난달 1일 취임, 채 2개월이 안 된 상태여서 평가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손학래 사장은 지난 6월 취임했다. 임기가 많이 남은 데다가 평소 성품으로 볼 때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농림부 산하 농업기반공사의 한 임원도 “최근 국·실장 회의에서 인사 관련 언급은 없었다. 통보를 받았다면 사장이 일부 임원과 상의하는 게 관례인데, 아직 농림부로부터 통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또 “공기업 사장은 수십대 일의 공모를 통해 인선이 돼 이미 검증을 거쳤는데, 경찰 등 정보기관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교체를 운운하는 것은 청와대 입맛에 맞는 사람을 고르겠다는 발상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산업자원부 산하 공기업 3곳의 사장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돼 사장 경질과 관련해 이미 대통령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면서 “개인비리는 주로 관련 업체로부터 소액이지만 금품을 받았거나, 평일에 업무와 관련 없는 사람들과 골프를 친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처 , 정리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LG카드 증자 ‘해결 실마리’

    추가 증자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해온 채권단과 LG그룹이 막판 타협을 시도하고 나서 LG카드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LG카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나종규 이사는 22일 9개 채권은행 부행장회의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LG그룹의 참여 없는 채권단의 단독지원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LG카드가 청산될 경우 신용불량자 문제 재발 등의 파장을 감안,LG그룹측에 추가 증자에 동참할 것을 다시 촉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21일) 저녁때까지 채권단은 LG카드의 청산에 무게를 뒀으나 오늘 오전 LG그룹측에 최종 입장을 확인한 결과,LG그룹측이 출자전환 자체가 어렵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LG그룹측과 다시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LG그룹측은 “채권단이 요구하는 77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참여 규모나 캐시바이아웃(CBO)금액을 조정해줄 수 있느냐.”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당초 산업은행이 제시한 증자 참여와 CBO금액은 합리적인 수준이어서 물러날 수는 없지만 LG그룹측이 제시하는 조건이 적당한 수준이면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오는 28일 이전까지 LG그룹측에 최종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LG그룹측은 “LG 역시 채권자로서 전체 채권자와 주주 등의 이해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성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면서 “법률·회계전문가 등을 통해 채권단과의 객관적이고 공평한 분담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LG측은 또 “LG카드 출자전환은 LG 계열사의 외국인 투자자를 포함한 소액주주, 이사회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는 사안이며 시장경제 원칙 및 기업지배구조를 포함한 법률적 문제를 야기할 소지를 안고 있는데도 채권단에서 너무 쉽게 청산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철규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1일 밤 기자들과 만나 “LG그룹에 대한 채권단의 (출자전환)압력은 우량계열사가 부실계열사를 지원하게 되면 우량계열사마저 동반 부실화하게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 류길상기자 chaplin7@seoul.co.kr
  • 인천 굴포천 방수로 이달말 착공

    인천 북부지역을 동서로 관통하는 굴포천 방수로 공사가 본격 추진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일 인천 북부와 김포지역의 만성적인 홍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달 말 5539억원을 들여 인천시 서구 시천동∼계양구 귤현동 사이 길이 12.4㎞, 너비 80m 깊이 7m의 굴포천 방수로 본공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2008년 12월 완공될 방수로에는 기존 도로를 연결할 교량 5개를 비롯해 수로 양측에 폭 5m의 산책로, 수로 남쪽에 길이 13.4㎞, 왕복 4차선의 제방도로가 건설된다. 또 방수로 북측 4곳에 4개의 공원이 조성되고,▲물의 공원 ▲바람개비공원 ▲습지원 ▲기념공원 ▲생태관찰원 등 주제별 테마공원 5개도 만들어진다. 방수로는 평소 4.85㎞ 떨어진 한강에서 지름 1.2m의 송수관을 통해 초당 2t의 물을 공급받아 수심 50∼60㎝의 수심을 유지한다. 홍수 때는 물 공급이 중단되고 인천 북부지역 빗물을 배수문 4개를 통해 서해 앞바다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내년 8월까지 진행될 경인운하 타당성용역에서 운하사업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방수로 사업은 운하사업으로 전환된다. 수로 폭 확장 및 갑문 설치, 선박통행이 가능한 교량설치 등이 추가로 추진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울산에 ‘예산 위협’은 옳지 않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파업에 참여한 공무원들의 징계를 놓고 정부와 울산시, 울산시 동·북구청 사이에 벌어진 갈등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는 공언한 대로 특별교부세를 비롯한 예산 책정과 국책사업 배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작업에 이미 들어간 것으로 보이며, 이에 압박을 느낀 울산시장이 동구와 북구에 대해 일체의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두 구청장은 엊그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징계 요청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참으로 답답한 형국이다. 우리는 전공노의 파업 행위를 지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예산 및 국책사업을 볼모로 자치단체장에게 공무원 징계를 강요하는 작금의 사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현행 법규상 중앙정부의 지시를 자치단체장이 거부하더라도 징벌의 수단이 따로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예산과 국책사업 배정에서 불이익을 준다면 그 피해는 온전히 지역주민인 국민에게 돌아갈 뿐이다. 애꿎은 국민에게 손해를 입히는 행정에 찬성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는 동·북구청장에게 징계 요청을 강요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다. 선출직 지자체장으로서 그들은 평소에 밝혀온 정치적·행정적 소신을 지킬 권리를 가졌다고 할 것이다. 파업 참여 공무원에 대한 징계 요청을 거부한 결정이 옳고 그른지는 결국 지역주민들이 최종 판단할 몫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사태에 대한 해법을 따로 찾으라고 정부에 권고한다. 정부가 동·북구청장에 대해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을 하면 되는 것이다. 예산·국책사업을 더이상 운운하는 것이 도리어 지역주민의 반발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명심하기 바란다.
  • [이집이 맛있대]부산 재송동 ‘꼴통 감자탕’

    [이집이 맛있대]부산 재송동 ‘꼴통 감자탕’

    겨울은 뜨겁고 맵고 걸쭉한 맛이 절로 생각나는 계절이다. 이 삼박자를 갖춘 음식으로 감자탕을 빼놓을 수 없다. 서민 대표 음식인 감자탕은 싸고 푸짐해서 주머니까지 썰렁한 올 겨울엔 더욱 끌린다.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의 꼴통 감자탕(주인 김시천)은 매운 듯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칠맛이 깊다. 비결은 돼지 등뼈와 사골을 12시간 이상 고온과 저온을 오가며 푹 고아낸 육수에 있다. 뜨거워야 제맛이 나는 감자탕을 그렇다고 계속 불에 얹어 놓으면 음식이 눌거나 짜진다. 꼴통 감자탕은 돌냄비에 등뼈와 시래기·쑥갓·파·양파 등의 음식 재료를 탑처럼 쌓아낸다. 다 끓은 다음 불을 꺼도 쉽사리 식지 않는다. 통통한 알감자도 몇개 보인다. 굴요리로 한끼의 식사를 해결하기에도 알맞다. 감자탕의 걸쭉한 맛을 개운하면서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굴은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대표적인 웰빙식품이다. 잘게 썬 야채와 싱싱한 생굴을 찹쌀과 함께 반죽해 송편 모양으로 노릇하게 구운 굴전은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다. 주인 김씨는 “술 안주로 시켜 먹고 집으로 돌아갈 때 아이들 간식으로 포장해가는 아빠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산뜻한 굴국밥에 굴김치를 곁들이면 달아난 입맛까지 돌아온다. 굴김치는 당일 절인 싱싱한 배추에 갖은 양념과 배, 미나리, 대추, 밤, 실파, 잣, 검은깨 등을 넉넉히 넣고 버무려 생굴과 같이 먹는다. 김치 삼겹살로도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다. 단호박 등 같이 구워먹는 여러 야채가 함께 나오는 김치삼겹살은 1인분에 3000원. 불황에도 건너 뛸 수 없는 연말 모임에 적당하다. 부산 조두천기자 cdc@seoul.co.kr
  • [여의도in] 유기홍의원, 심재철 등 정면 비판

    “소위 ‘뉴라이트’ 운운하며 ‘저 사람 내가 잘 아는데, 주사파 맞다.’며 과거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 후배들은 한나라당과 수구 언론의 ‘주구 노릇’을 중단하길 바란다.”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이 13일 “자신의 민주화 운동 경력을 파는 짓은 그만둬야 한다.”면서 서울대 동기인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과 ‘뉴라이트운동’으로 넘어간 일부 운동권 출신 후배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유 의원은 지난 1980년 ‘서울의 봄’ 시절 한나라당 심 의원,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 등과 함께 학생운동을 이끌었고 민청련 의장,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의장을 지냈다. 그는 ‘25년 친구’인 심 의원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심 의원은 나서면 안 된다.”면서 “제발 그입을 다물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심재철 의원측은 “팩트(사실)를 이야기한 것”이라며 “유 의원이 그렇게 해석한다면 그것은 자유”라고 일축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친일서훈/신연숙 수석논설위원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를 이뤄 국회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네티즌 모금운동에 힘입어 친일인명사전 편찬사업이 국고지원도 받게 됐다. 아마도 이런 친일청산 분위기에 지하에서나마 가장 감격해 할 이는 고 임종국선생이 아닐까 한다. 임선생은 아무도 ‘친일파’란 말을 입에 올리지 않던 1960년대에 ‘친일문학론’을 펴내면서 친일연구의 서막을 연 재야사학자다. 원래 문학평론가였던 선생은 한·일국교회담에서 너무도 당당한 일본의 모습과 당시 장관이 “제2 이완용이 되더라도…”운운하는 것을 보고 분노해 친일파 연구로 인생의 행로를 바꾸었다고 한다. 선생의 업적은 ‘일제침략과 친일파’ ‘밤의 일제침략사’ ‘친일논설선집’ 등 5권에 집대성됐다. 오늘의 ‘친일인명사전’은 선생의 유업 ‘친일파총서’를 계승한 것이다. 선생의 서거후 민족문제연구소가 설립되는 등 친일 연구 명맥은 이어지고 있지만 항상 문제는 자료부족이다. 선생이 기술한 ‘일제 하 작위취득 상속자 135인 매국 전모’는 한일병합 공로로 작위와 은사금을 받은 친일파들의 전모를 세세히 밝힌다. 선생이 신문, 잡지, 조선총독부 관보는 물론 관계자 증언까지 취합해 쓴 글들은 그대로 친일연구 자료가 돼왔지만 아직도 진상규명에 필요한 원사료는 태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기록원이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들여온 일제하 일본정부 서훈명단은 기대를 모은다. 최고훈장인 ‘대훈위 국화 대수장’을 받은 이완용 등 친일 관료와 판·검사, 교사, 경찰 등 무려 1500명의 수훈사실이 자세한 공적과 함께 적혀있다고 한다. 작위취득자의 경우처럼 거절하거나 반납한 경우 등만 확실히 가린다면 친일 진상규명에 획기적 근거자료가 될 것이다. 지난 3월에는 조선총독부의 ‘조선공로자명감’도 개인에 의해 공개됐다. 진상규명 의지만큼 민·관의 자료 발굴도 활발해진 것으로 이해된다. 친일규명의 필요성은 이제 정치권도 이의가 없다. 친일진상규명법이 하루빨리 통과돼 우리의 과거청산 콤플렉스가 깨끗이 해소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연숙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우영희의 출동!요리구조대] 버섯전골

    [우영희의 출동!요리구조대] 버섯전골

    전요, 대학에서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요, 한식 조리사 자격증도 땄습니다. 요리에 무척 관심이 높아 친구들 사이엔 ‘요리짱’으로 통했습니다. 그런데 평소 쉬운 요리라고 생각했던 버섯전골 때문에 고민이 생겼습니다. 친구들 모임에서 버섯전골을 내놓았는데요, 다른 음식은 다 맛있는데 전골의 맛이 밋밋하다고 하더라고요. 육수가 잘못된 것인지, 다대기가 맛이 없는 것인지…. 다양하게 바꿔 봤지만 전골을 하면 할수록 맛이 안 나와 슬럼프에 빠지는 것처럼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어찌해야 될까요? -경기도 안산에 사는 정연희가. 버섯전골 고민으로 요리에 자신감을 잃은 정연희씨가 ‘만능 요리선생’ 우영희씨에게 한수 지도를 청했다. “선생님, 제가 만든 육순데요, 맛을 보세요.”집을 찾아가자마자 정씨는 자신이 만든 육수부터 내밀었다. “고기육수는 느끼하고, 야채육수는 밋밋해 ‘바로 이 맛이다!’는 느낌이 오지를 않아요.”우씨의 평이다. 풀죽은 모습의 정씨는 “그래요.”라며 푸념섞인 하소연이다. 육수의 비법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우씨는 육수의 맛을 살려주는 비법으로 모시조개를 몇개 꺼냈다.“모시조개가 육수의 맛을 시원하면서 개운하면 만든다.”고 귀띔했다.“조개를요?”라고 반문하던 정씨는 “조개는 상상도 못했습니다.”라며 놀란 모습이다. 우씨는 “모시조개보다는 동죽(꼬막)을 넣으면 국물의 뒷맛이 한결 개운해지지요, 가격은 싸면서.”라며 비방을 털어놨다. 부엌에서 이들은 함께 버섯전골을 만들었다.“버섯전골은요, 좋아하는 버섯을 넣으면 됩니다. 버섯은 흐르는 물에 재빨리 씻어야 하는 것 아시죠?버섯을 물에 오래 씻으면 영양은 씻겨나가고, 버섯에 물이 흡수돼 맛이 반감됩니다.”라며 우씨의 설명이 어어졌다. 버섯은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줘 건강음식이란다.“버섯전골은 한가지 요리로 순한 맛과 얼큰한 맛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지요.” “어떻게 하면 수제비를 쫀득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정씨의 계속된 질문이다.“물 한 컵에 밀가루 두컵반과 소금 반숟가락을 넣고 계속 치댑니다. 밀가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요. 반죽한 다음 랩에 씌워 30분가량 두면 밀가루의 글루테인이 숙성돼 차집니다.”그리고 소고기는 등심을 권했다. 전골은 전골 냄비에 재료를 골고루 넣은 다음 익혀 샤부샤부식으로 양념에 찍어먹으면 된다. 그런 다음 얼큰한 맛을 살려 식사를 하고 싶으면 얼큰한 양념장을 풀고 수제비를 넣으면 된다. 완성된 버섯전골을 맛보던 정연희씨.“버섯전골과 얼큰한 수제비로 다시 한번 친구들을 초대하겠습니다.”라며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버섯전골&얼큰수제비 재료 버섯 200g(느타리·표고·새송이 등 기호대로), 쇠고기(샤부샤부용) 200g, 소금 약간, 파·미나리·두부 적당량씩(취향대로)육수 5컵(물 6컵, 무 100g, 다시마 1장, 다시멸치 15마리, 모시조개 10마리:5분간 끓여 채에 밭쳐 쓴다.)소스(간장·설탕·식초·물·양파즙2큰술씩),얼큰한 양념장(고춧가루·다진 홍고추 2큰술씩, 된장·다진 마늘·다진 파 1큰술씩, 다진 생강 ⅓작은술, 혼다시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쫀득한 수제비 만들기(밀가루 2½컵, 소금 ½작은술, 물 1컵:모두 섞어 잘 반죽한다.) 만드는 법 (1)버섯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2)쇠고기는 샤부샤부용으로 썰어 키친타월 위에 올려 핏기를 빼둔다.(3)전골냄비에 육수를 넣고 준비한 재료들을 번갈아 가며 익혀내어 소스에 찍어 먹는다.(4)고기와 버섯 등을 거의 다 먹으면, 전골 냄비에 수제비를 떠넣고 얼큰한 양념장을 풀어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5)개인용 그릇에 수제비를 담아 낸다. ●요리연구가 우영희씨는 홍대 미대 공예과를 다니다가 1983년 미국으로 건너가 중국요리와 케이크 데커레이션 과정을 마쳤다. 그후 한식 조리사 자격증도 땄다. 각종 문화센터와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현재 푸드채널에서 ‘우영희의 아름부엌’을 진행하고 있다.
  • [사회플러스] 500억 국책사업 환경성 검토 의무화

    내년부터 도로·철도·공항·댐·운하 등 500억원 이상 사업비가 들어가는 모든 국책사업은 사업착수 전에 의무적으로 환경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 등 대형 국책사업을 둘러싼 환경훼손 시비나 사회적 갈등이 줄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환경부는 8일 현재 일부 국책사업에 국한된 ‘사전환경성 검토’ 대상을 사업비 500억원 이상 모든 국책사업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을 개정,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 곤혹스런 의사봉

    ‘의사봉은 애물단지’ 3일 열린우리당 의총에서는 전날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 등의 끈질긴 요청에도 불구하고 끝내 본회의 의사봉을 잡지 않은 김원기 국회의장에게 비판의 화살을 겨눴다. 문학진 의원은 “국회의장께서 본회의장에 안 들어온 것에 대해 상당수 의원들이 의아스럽게 생각한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김영춘 원내부대표가 “의장께서 ‘한번 더 타협해봐라. 중대한 문제가 있는데 파행되면 안 된다.’고 말씀했다.”고 해명했으나 강봉균 의원까지 나서서 “의장께 섭섭하다.”고 문 의원을 거들었다. 김 의장측은 끈질긴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스타일에 따라 붙여진 ‘지둘려’라는 자신의 별명답게 여야간에 대화와 양보를 통한 대타협을 이뤄내라며 시간을 더 준 것인데 진심을 몰라주는 것이 서운하다는 반응이다. 김기만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의장께서 ‘정족수가 되지 않아 의사봉을 잡지 않았다.’는 일부 시각과 타협 정신을 살리지 못하는 한나라당에 대해 대단히 분노했다.”면서 “앞으로는 의사봉을 잡지 않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말씀했다.”고 말했다. 또한 법사위 최연희 위원장은 의사일정변경동의안 표결을 처리하지 않고 속개 예정 시간도 없이 정회 선포 의사봉을 두드리다가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둘러싸이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틀전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하면서 불만을 산 데 이어 양당으로부터 협공을 받는 모양새가 됐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분당음식’의 자존심

    [뒷골목 맛세상] ‘분당음식’의 자존심

    1980년대 말 노태우정권이 수도권 4대 신도시계획을 발표하기 전까지만 해도, 성남에서 수원 가는 사이의 도로변에 있는 분당이라는 지명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서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가 치달리고 동쪽으로는 불곡산 산자락이 막아서서 남북으로만 협곡 비슷하게 길게 펼쳐진 보잘것없는 들판은, 그러나 신도시계획이 발표되면서 급기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1990년대 초에 이르러 거대한 아파트단지로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부터 분당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서의 맡은바 역할을 충실히 해내었다. 수도권 4대 신도시 중에서도 서울이라기보다는 강남의 위성도시 비슷한 중산층 주거공간의 이미지를 형성하면서, 주로 강남지역에 사는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이 너도나도 분당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를테면 강남에 살던 이가 20평,30평대의 아파트를 팔아서 분당에 오면 40평이나 50평대의 아파트를 마련하고도 돈이 남아, 여분으로 중형 자가용에다가 골프 같은 레저용품까지 장만할 수 있었다. ●인구 40만 넘지만 자족도시로는 미흡 흔히 도시의 현상을 공부하는 이들은 위성도시가 그 어미도시로부터 단순하게 인구나 기능을 나누어 갖는 데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충족되는 도시의 기능을 갖는 자족도시로 발전하려면 그 어미도시와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식이라면 고속도로나 고속화도로를 이용하여 불과 10여분 만에 오고갈 수 있는 강남과 분당은 서로 가까워도 너무 가까운 셈이다. 실제의 거리가 그럴진대 그 어미와 자식 사이의 문화적 거리는 어떠하랴. 비록 잠은 분당에서 자지만 그밖에 먹고 마시고 입고 노는 일체의 문화행위는 강남과 한 치의 오차도 없으리만큼 분당은 강남의 판박이였다. 분당은 지역의 특성에 있어서도 일산이나 평촌같은 다른 신도시들과도 달리, 강남 이외에는 주변에 서로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전통적인 자연부락 따위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고립된 공간 안에 갇힌 셈이다. 경부고속도로와 험준한 불곡산 자락에 동서로 옥죄인 채 남북으로 뻗은 일종의 호로병 형상에 갇힌 분당은 애오라지 강남 한 곳으로만 숨통이 트여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분당 특유의 공간적 폐쇄성이 문화적 폐쇄성에도 한 몫 단단히 거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실 분당은 행정적으로는 성남시의 일개 구에 불과하다. 그렇듯이 행정상으로는 분명히 성남이 분당의 어미도시이다. 분당은 서울방향 이외에도 용인이나 수원에서 분당을 관통하여 성남으로 빠지는 도로가 있지만, 분당사람들치고 행정상의 어미도시에 대한 문화적 취향 때문에 이 길을 찾는 이들은 거의 없을 터이다. 도대체 성남은 어떻게 태어난 도시인가. 일찍이 1960년대 말 ‘불도저시장’이라고 불리던 김현옥 서울시장이 무허가 판잣집 18만 채 중에서 우선 미관상 가장 볼썽사납던 청계천 일대의 판잣집들을 막무가내로 헐어낸 다음 바로 그들을 몰아붙여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면서 만들어낸 도시가 아닌가. 분당 사람들로서는 그런 성남을 어미도시로서 인정하기가 어쩐지 껄끄러운 기분인 것이다. ●강남의 판박이… 고유 음식문화 없어 신도시로서 입주가 거의 완료된 분당은 자체만으로도 이제 인구 40만을 넘나드는 그야말로 큰 도시가 되어 있다. 그런 큰 도시가 자족도시로서의 문화나 사회적 기능이 전무하다면, 어쩔 수 없이 괴물스러울 수밖에 없을 터이다. 그런 괴물스러운 모습은 음식문화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인구 40만의 도시에서 나름대로의 특성이 살아있는 음식문화는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인다. 새마을연수원 입구의 먹자골목, 야탑동 일대의 먹자골목, 서현동 삼성플라자 일대의 먹자골목, 정자동 일대의 먹자골목, 효자촌 일대의 먹자골목…. 어디를 둘러보아도 이것이다, 하고 내보일 만한 분당만의 특색 있는 음식은 보이지 않는다. 애오라지 보이는 것은 분당점이라는 분당만의 희한한 간판이다. 고마다래 분당점, 정성본샤브스끼 분당점, 하야미 분당점, 사누키보레 분당점, 미다래 분당점, 아이스배리 분당점, 무교서린낙지 분당점, 암사해물탕 분당점, 예닮골 분당점, 참치명가 분당점, 천하일품 분당점, 부뚜막왕뚜껑 분당점, 놀부보쌈 분당점, 명동칼국수 분당점, 동경샤브샤브 분당점, 만다린 분당점에서부터 이화주막 분당점, 사발에 술내리고 분당점, 밀밭 사이로 분당점을 거쳐 틈새라면이라는 분식집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이 어미도시에서 유명한 음식점들의 분당점이란 간판을 달고 있다. 이를테면 음식문화 또한 철저하게 강남이라는 어미도시를 향한 자식도시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셈인 것이다. 분당점 일색의 자식도시 분당에서 당당하게 분당 본점이라는 간판을 내건 음식점을 발견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감격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정자동에 있는 ‘육남매 전주영양돌솥밥전문점’(031-713-9777) 분당본점의 주인 되는 이는 신기종씨인데, 재미있는 것은 육남매라는 상호 그대로 신씨 일가의 6남매가 모두 돌솥밥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1994년 정자동 먹자골목 초창기에 전주영양돌솥밥전문점이라는 상호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내걸고 식당을 시작한 6남매 중의 둘째 신기종씨를 비롯해서, 첫째 신기원(031-703-9467)씨가 서현동 분당중앙교회 옆에 1995년 같은 상호의 식당을 내고, 셋째 신기현(031-262-0908)씨 역시 1995년에 분당 건너편에 있는 수지의 상현지구에 같은 상호의 식당을 내고, 넷째 신승희(031-707-7243)씨 역시 1995년에 야탑동 지하철 야탑역의 1번출구 관보빌딩 뒤에 있는 먹자골목에 같은 상호의 식당을 내고, 다섯째 신정희(031-718-9878)씨가 1997년에 수내동에 같은 상호로 식당을 내고, 여섯째 신기천(031-206-6090)씨가 약간 늦은 1998년에 그동안 다니던 LG산전을 그만 두면서 같은 상호의 식당을 낸 식이다. ●육남매 모두 같은 상호로 전문점 운영 이들 신씨 일가가 모두 ‘육남매 전주영양돌솥밥전문점’이라는 상호로 식당을 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맨 처음 정자동에 돌솥밥 전문점을 차린 둘째 신기종씨의 예상외의 성공이 디딤돌이 되었다. 신기종씨의 부인 최순애씨는 원래 전주출신으로 솜씨가 남달라서 일찍이 한식조리사 자격증까지 땄는데, 최순애씨의 솜씨에다가 전통 전주비빔밥의 특색을 살려낸 영양돌솥밥이 손님들의 입맛에 맞아 호황을 이루자, 이에 고무된 신기종씨가 형제들을 불러 분당 일대에 신씨 일가의 음식왕국을 이룩한 것이다. ‘육남매 전주영양돌솥밥전문점’의 주된 메뉴는 역시 7000원짜리 전주영양돌솥밥이다. 전북 장수에서 나는 곱돌 돌솥에 전북 부안에서 생산된 쌀과 완두콩, 검정콩, 은행, 고구마를 섞어 밥을 해낸 다음에 달걀노른자를 고명으로 얹어내는데, 여느 돌솥밥처럼 다른 비빔그릇에 밥을 퍼내 야채와 함께 비벼먹고 누룽지는 뜨거운 물을 부어놓았다가 식사를 끝낸 후에 입가심으로 개운하게 훌훌 먹는 식이다. 이 집에서 비빔용으로 나오는 야채로는 상추겉절이, 돈나물, 콩나물이 있는데, 이 중에서 상추겉절이가 양념장과 함께 결코 6남매 외의 다른 돌솥밥집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비법이 있는 모양이다. 적당한 크기로 손으로 일일이 찢은 상추에 영양부추와 참나물을 넣고 새콤한 소스로 버무리는데, 이 상추겉절이를 돈나물과 콩나물을 넣어서 고명으로 얹은 달걀노른자에 스윽스윽 비벼 한 입 가득히 넣으면 세 가지 야채의 향기가 오래 남는다. 만일 야채가 부족하다 싶으면 밑반찬으로 나오는 무시래기무침, 취나물무침, 유채나물, 도라지, 연근, 느타리나물 등을 더 넣고 비벼도 좋다. 곁들여서 된장국과 조기구이도 나오는데 조기는 비록 씨알은 적지만 맛은 빼어나서 돌솥밥을 비벼먹는 틈틈이 입맛을 바꾸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이밖에도 전주영양돌솥밥에 불고기버섯전골을 곁들인 ‘육남매정식’(1만 2000원)이 있는데, 정다운 이와 더불어 식사와 술을 겸하는 데는 이것으로 넉넉할 터이다. 성남에서 분당으로 들어오는 야탑동 초입 여수동에 몇몇 갈매기살집들이 있다. 원래 분당이 생기기 전 광주군 돌마면에 속했던 여수동은 여수동이라는 마을 이름보다는 갈매기마을로 더욱 유명하여 자연부락 형태의 30여집이 모두 갈매기살 전문집을 할 정도였다. 이렇듯 여수동이 갈매기마을이 된 것은 다름 아닌, 마을에 있는 도축장 시설 때문이었다. 이 도축장에서 부위별로 육가공 되는 돼지고기 부속물 중에 전혀 돼지고기 같지 않게 맛이 뛰어난 갈매기살만 한 부위만을 메뉴로 하여 식당을 차린 것이 전국에서도 유명한 여수 갈매기마을로 발전한 것이었다. 그 후 분당이 개발되면서 여수동은 대부분 분당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도축장은 물론 갈매기마을도 태반이 사라져버렸지만, 다행히 네댓 집이 남아 갈매기마을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30여곳 성업… 네댓집만 명맥 유지 ‘유명갈매기’(031-752-2393)는 여수동 갈매기마을의 원조답게 옛날부터 내려오는 터전에서 오로지 갈매기살 메뉴 하나만을 고집하며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유명갈매기는 주인이 셋인데, 서로 형제 사이로 맏형 김성웅씨를 위시해서 김선호, 김선이씨 세 형제가 오순도순 식당을 꾸려간다. 갈매기살은 손님 취향에 따라 생갈매기살과 양념갈매기살로 나누어져 값은 모두 1인분에 9000원으로 같은데, 맛은 맛대로 뛰어나지만 돼지고기 한 마리에서 나오는 갈매기가 통째로 나오는 양 또한 푸짐하다. 숯불에 굽는 갈매기살은 유명갈매기에서 만들어낸 깻잎전병에 싸먹는 맛이 일품이다. 깻잎 위에 얇게 저미듯 둥글게 썬 무를 얹어, 깻잎과 무를 한 켜씩 정성스럽게 쌓은 다음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뿌린 것이 깻잎전병이다. 이 깻잎전병에 참기름을 묻힌 갈매기살을 얹고, 마늘과 고추를 된장에 찍고, 파무침으로 마무리한 다음에 한 입 가득히 넣으면,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맛의 조화가 가히 절묘하다. 이밖에도 달리 상추며 깻잎, 고구마, 당근, 순무 같은 여러 야채들이 넉넉하게 나오는데, 야채들은 겨울 한 철을 뺀 나머지 세 철에는 집 뒤의 드넓은 텃밭에서 직접 기른 것으로 내고 있다. 여기에 얼음을 동동 띄워 나오는 시원한 동치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갈매기살과 술 몇 잔으로 배를 불리고 나오면 넓은 정원 가득히 매화나무, 살구나무, 배나무,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감나무, 밤나무 등 갖가지 유실수들이 제철마다 환하게 꽃을 매달고 있어 덤으로 꽃구경도 할 수 있다. ■“갈매기살은 가짜없다” 돼지고기의 횡격막에 붙은 갈매기살은 돼지고기 한 마리에서 불과 300g에서 500g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 희소부위다. 이를 아는 어떤 이들은 더러 갈매기살이 가짜가 아닌가 하고 의심도 하는 모양이다.‘유명갈매기’의 사장 김선웅은 어렸을 때부터 선친에게서 물려받은 전문적인 지식으로 그런 의심을 명쾌하게 풀어냈다. 그이의 말에 따르면 전국의 도축장 80여 곳에서 하루에 도축하는 돼지들의 마릿수가 적게 잡아 500마리에서 많게는 2000마리에 이르는데,1000마리를 평균으로 해도 8만마리라는 것이다. 이 8만마리에서 나오는 갈매기살은 합계가 모두 32t에 이르는데,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갈매기살을 다른 부위와 함께 팔뿐 갈매기살만을 전문으로 파는 집은 전국적으로 따져도 불과 몇 군데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물량이 얼마든지 남아돌아 갈매기살에 가짜를 쓸 이유가 없으니 안심하고 갈매기살의 쫀쫀하고 고소한 맛을 얼마든지 즐기라는 것이다.
  • 수제 가죽가방·은 액세서리 전문점 ‘씽’

    수제 가죽가방·은 액세서리 전문점 ‘씽’

    창업을 할 때 먼저 생각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점포의 위치다. 보통 유동인구가 많고 뚜렷한 소비계층이 있어 상권이 제대로 형성돼 있고, 문턱이 없어 출입에 불편이 없는 가게를 최고로 친다. 아무리 상권이 좋아도 구석지고 외진 곳은 성공에 대한 불안감이 큰 신규 창업자들은 외면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수제 가죽가방과 은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가게 ‘씽’을 운영하는 박윤영(32·여)씨는 불리한 가게 입지를 실력으로 극복한 좋은 사례로 꼽힌다. ●불리한 점포 입지 실력으로 극복 이대 정문에서 신촌 기차역 사이에는 의류·액세서리 가게들이 밀집해 있다. 이 길 뒤편 좁은 골목길에도 가게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한번 들른 가게를 되찾아 나가는 일도 어려울 정도다. 박씨의 가게는 골목길 막다른 모퉁이에 있다. 과연 이곳에서 장사가 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3년 전 이대 앞에 가게를 구하고 싶었지만 임대료와 보증금이 높아 여기에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외진 곳이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어 단골 고객을 확보한다면 불리한 입지조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믿었죠.” 가게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주로 소가죽으로 만든 지갑, 다이어리, 가방, 목걸이 등이다. 여동생 박지은(24)씨가 만든 귀걸이, 목걸이 등 액세서리류도 지난해부터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가죽제품은 2만∼30만원, 은제품은 1만 5000원∼3만 5000원선이다. 대부분의 제품이 손으로 직접 만들고 다듬기 때문에 동일한 디자인 제품은 고객이 특별히 요청하지 않는 한 만들지 않는다. 박씨를 통해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같은 디자인 없어… 하나뿐인 제품이 매력 “구매력이 있는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단골 손님들이 만들어졌고, 입소문이 돌면서 매출이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홍보나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일본 관광객들을 위한 여행 안내책자에 소개돼 뜻하지 않게 ‘수출의 역군’도 됐지요.” 대학에서 공예디자인을 전공한 박씨는 1996년 졸업후 3년간 한 의류업체에서 넥타이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하지만 해외 패션흐름을 거스르지 못하는 정형화된 디자인을 고집하는 척박한 풍토에 쉽사리 적응할 수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가죽의 질감이 좋아 가죽으로 물건을 만드는 피색장(皮色匠)이 되고 싶었던 꿈을 실현시키고도 싶었다.IMF 경제위기로 실업자가 거리에 쏟아지던 지난 98년 박씨는 잘 다니던 회사를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손수 만든 가죽 동전지갑을 들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 좌판을 펼쳤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것이 저에게는 큰 스트레스였죠. 돈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정성을 들일 수 있었나 봅니다.” ●찬바람 맞으며 3년 고생끝에 점포 마련 가게를 마련할 때까지 만 3년간을 대학로 거리에서 찬바람 맞아가며 보냈다. 때로는 노점 단속에 나선 공무원을 피해 좌판을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자릿세 운운하며 돈을 걷는 사람들과 맞서 싸우기도 했던 시련의 시간들이었다. “노점상을 하면서 돈도 벌었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원래 약골이었는데 어느새 신체적으로도 건강해 진 것이 제일 큰 소득이었습니다.” ●상표등록 마치고 월 350만원 챙겨 지금도 박씨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용돈을 모아 일본과 유럽 등으로 여행하면서 감각을 익히고 색다른 재료를 구입해 오기도 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박씨가 만든 제품은 가죽공예 전문가들로부터도 “기존의 틀을 깨는 색다른 시도”로 평가받았다. 가게 이름인 ‘씽’은 3년 전 상표등록까지 마쳤다. “내 이름을 걸고 만드는 제품이기에 상표등록을 마쳤습니다. 애프터서비스도 철저하게 해드립니다.” 현재 월소득이 300만∼400만원에 달하는 박씨는 내년쯤 대학로나 홍대쪽에 분점을 열 계획이다. 홈페이지도 내년쯤 구축해 먼 지역에서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직장 다닐 때는 주말이나 쉬는 날만 기다리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지금은 명절 외에는 제대로 쉬지 못하지만 하고싶은 일을 하는 재미에 힘든 줄 몰라요.” 글 사진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식품첨가물 많은 과자는 毒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식품첨가물 많은 과자는 毒

    겨울이 성큼 다가오면서 길거리에 붕어빵 장수가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한다. 붕어빵에는 물론 붕어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재미난 비유를 위해 거론한 말일 뿐 아무도 이를 시비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징어 맛’,‘군 옥수수 맛’,‘불고기 맛’,‘피자 맛’ 등 여러 맛의 이름을 붙인 과자에는 정말 오징어나 군 옥수수, 불고기나 피자의 재료가 들어가 있을까? 주변을 살펴보면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일부는 그런 재료가 조금이라도 들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먹을거리일수록 더욱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과자류의 주원료인 소맥분이나 옥수수의 원산지가 어딘가는 봐도 그 이상 자세히 보는 경우는 드물다. 주의력도 문제지만 대부분 모르는 용어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부모가 몇 가지 정도만 알아도 아이들의 건강은 지킬 수 있다. 먼저,‘시즈닝’(seasoning)이라는 용어가 우리를 당황케 한다. 조미료나 양념이라는 쉬운 말을 놔두고 왜 이렇게 소비자가 알아듣기 힘든 말을 쓰는지 모르겠다.‘불고기 맛’,‘매콤한 맛’ 등이라고 쓰여 있는 과자라면 뒷면 성분표에서 ‘시즈닝’이 들어간 것은 아닌지 찾아봐야 한다. 갖가지 맛을 내기 위해서 대부분 화학조미료와 색소를 넣은 것이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는 것이 ‘산화방지제’란 용어다. 산화란 기름을 공기 중에 오래 두었을 때 산소와 결합하는 현상인데, 산화방지제는 이를 막는 화학첨가물을 뜻한다. 산화가 일어나면 색깔이 변하고 비타민C가 파괴될 뿐 아니라, 산화된 식품을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 등이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산화방지제가 안전한 것은 아니다. 산화방지제가 사람의 성격을 난폭하게 만든다는 보고도 있어 일부 나라에서는 이를 금지시키고 있다. 산화방지제가 든 과자를 가능한 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황산나트륨, 또는 산성아황산나트륨 역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이것은 표백제다.“우엉, 연근, 토란 껍질을 벗겨놓았을 때 색이 변하지 말라고 이 표백제를 많이 쓴다고는 들었는데, 설마 아이들이 먹는 과자에 이런 표백제를 쓸까.”하는 사람이 적잖은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과자에도 많이 쓰고 있다. 이 표백제는 신경염과 천식·기관지염을 일으키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몇 가지 주의할 점만 얘기한 것인데, 슈퍼에 가보면 이것만으로도 고를 수 있는 과자가 크게 줄어든다. 그만큼 우리 주변의 과자들이 안전하지 않다는 증거이다. 그러니 항상 과자를 쌓아두고 먹는 집이라면 가족들과 의논해 집에서 과자를 치우는 것이 좋다. 설사 과자를 사더라도 묶음 과자나 대형 과자는 피해야 한다. 또 이것 저것 많이 사는 것도 절대 금물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과자 대신에 간식으로 떡, 고구마, 옥수수 등을 먹거나 보다 안전한 과자를 먹는 것이다. 유기농 매장에서는 훨씬 안전한 과자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밀을 쓰고 식품첨가물이 거의 없다는 것이지, 설탕이나 마가린 등을 아예 안쓰는 게 아니므로 자주, 많이 먹지는 않는 게 좋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느끼려면 식품첨가물을 많이 넣은 과자와 그렇지 않은 과자를 비교하며 먹어 보는 것도 좋다. 무엇이 다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식품첨가물이 많이 든 과자는 워낙 맛이 자극적이어서 계속 입맛이 당기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반면, 안전한 과자는 재료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고 씹을수록 고소하다. 아이들이 이 맛의 차이를 직접 확인해 보도록 하면 좋다. 우리 아이들은 너무 ‘오염된 맛’에 익숙해져 있어 진짜 맛을 모르고 자라는 경향이 있다. 아니, 어렸을 때부터 진짜 맛을 볼 기회조차 거의 갖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온갖 식품첨가물에 범벅이 돼 느끼지 못했던 식품 고유의 순수한 맛을 아이들에게 선사해 보자.
  • [녹색공간] 환경비상시국회의/김하돈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 정책위원장

    많은 이들이 또 밥을 먹지 않고 있다. 단식이란 무릇 목숨에게 있어 가장 절체절명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삶의 모든 근원이 먹고 사는 일에 있음으로, 그 먹고 사는 일을 포기하여 생명을 담보로 불의와 부당함에 맞서는 가장 삼엄한 항의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는 환경문제에 따른 참으로 많은 이들의 단식이 있었다. 지리산 댐건설을 반대하는 세 분 실상사 스님들의 단식,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에 대한 지율스님의 수차례 단식, 보길도 댐 증축에 맞선 강제윤 시인의 단식, 원흥이 두꺼비 서식지 보호를 위한 성직자들의 단식 등등…. 우리는 그때마다 20일,30일,40일, 날짜를 꼽아가며 시나브로 졸아드는 고귀한 생명의 외침을 안타깝게 지켜보곤 했었다. 일이 반드시 그리되어야만 한다고 동지적 애정을 건네는 이들마저도 제발 밥만은 먹으면서 싸우자고 그때마다 애간장을 졸이면서 말이다. 한데, 그래도 밥은 먹으면서 하나씩 실마리를 풀어가자던 바로 그 환경운동 일선의 중진 활동가들이 이번에는 스스로 단식을 선언하고 광화문 앞 차디찬 공원 바닥에 나앉아 바투 농성 중이다. 거기에 붙인 이름,‘환경비상시국회의’도 짐짓 심상찮다. 선언문에는,“최근 참여정부의 환경 규제 완화와 각종 개발 정책의 발표로 말미암아 한국의 환경은 비상 상황에 접어들었으며, 수십 년간 무분별한 개발정책에 대항하여 온몸으로 환경을 지켜온 사람들로서 엄숙한 마음으로 환경비상상황을 선포한다.”고 했다. 관리지역내의 공장설립 면적 제한 폐지, 수도권 안의 공장 신·증설 허용, 전국에 골프장 230개 추가건설 및 대폭적인 규제 완화, 토지수용권과 개발이익을 보장하는 기업도시 특별법 제정추진, 경유상용차 배출가스 기준 유예조치 등등 최근 정부가 발표한 각종 개발정책에는 환경적 측면을 고려한 흔적이라고는 아예 눈을 씻고 찾아도 전무하다. 게다가, 부안사태로 불거진 핵 폐기장 문제나 새만금 간척사업, 경부고속철도와 경인운하같은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한 이렇다 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갈등구조만 증폭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그쯤 되고 보면, 가히 환경비상시국이라는 말이 옳을 성싶다. 세계적으로 이제 환경문제는 모든 개발과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잣대 가운데 하나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는 추세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만 이렇듯 모든 정책에서 유독 환경문제가 후퇴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정부는 그 이유로 당장의 경기 침체를 내세우는 모양이다. 하지만 환경문제를 도외시한 몇몇 단기경제 부양책으로 경제가 회복되거나 튼실해질 것이라고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오히려 어려운 경제여건에 떠밀려 환경문제를 포기할 경우, 가까운 미래에 안팎으로 닥쳐올 엄청난 재앙이나 손실과 만나게 될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일찍이 소속과 분야를 초월한 모든 환경운동가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환경비상시국을 선포한 경우는 이전에 없었던 일이다. 본래 활동가란 일선 현장을 부리나케 쫓아다니며 업무에 전념하는 존재들이다. 나라 방방곡곡의 중심 환경활동가들이 모두 활동을 중단한 채 단식농성을 벌이는 상황이라면 이미 매우 촉급한 지경이 틀림없다. 첫눈이 내리고 얼음이 지는 겨울의 들목, 저 차디찬 공원바닥에 모여 밥을 굶으며 전하는 말씀들이 무언지 정부는 진지하게 귀를 곧추세울 때이다. 김하돈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 정책위원장
  • ‘與 대정부질문 개선’ 논란

    열린우리당이 국회 대정부 질문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나서자 한나라당에서 거세게 반발, 논란을 빚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국회 파행의 또다른 원인’을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입법부를 행정부 ‘도우미’로 전락시키려느냐.”며 발끈했다. 열린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28일 “천정배 원내대표가 대정부 질문제도 개선방안을 연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가지 복수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는 부분 개정론으로 일문일답 진행을 유지하되, 정기국회에서만 허용하는 게 골자다. 둘째는 완전 개정론으로, 의원들의 질문 중심으로 진행되는 현행 제도를 행정부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방안이다. 의원들의 질문을 서면으로 행정부에 보낸 뒤 본회의에서 행정부가 답변토록 하고, 미진한 부분은 일문일답식으로 보충질의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논평에서 “열린우리당이 정쟁 운운하며 입법부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은 국민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일”이라며 “국회의원 하지 말고 행정부의 충실한 하인으로서 입법부의 위상을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안”이라고 강력 성토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씨줄날줄] 자학사관/이기동 논설위원

    위태위태하게 대치하던 이 땅의 진보·보수진영이 엉뚱하게 ‘자학(自虐)사관’을 매개로 공개 일합을 겨루었다. 뉴라이트(New Right)운동을 내건 자유주의연대가 창립선언문에서 “노무현정권은 자학사관을 퍼뜨리며…과거와의 전쟁에 자신의 명운을 걸고…”운운하자, 한 친노(親盧)인터넷 매체가 곧바로 “자학사관 운운하는 자유주의연대는 일본 극우파와 쌍둥이…”라고 반격하고 나선 것이다. 자유주의연대가 자학사관을 언급한 취지에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과거사에 매달리지 말고 미래를 논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하나 ‘자학사관’이란 단어를 쓴 것은 분명 잘못이다. 일본 극우파들은 과거 일제가 자행한 난징학살, 위안부 등에 대해 사죄하자는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자학사관이라고 반박한다. 자유주의연대는 자신들의 진의를 왜곡한 사이버테러라고 항변하나, 한치의 허점도 용납되지 않는 전장에서 이런 용어를 쓴 것은 큰 실수다. 신지호 교수 등 운동권 출신 486지식인들이 모여 극우와 극좌를 모두 배격하고, 여야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다원주의 사회건설에 이바지하겠다며 나선 게 뉴라이트운동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지적풍토는 이들이 추구하는 중간을 용납하지 않는다.“내 눈에는 올드(old)라이트와 구분이 안 된다.”는 열린우리당 유시민의원의 반응은 일찍이 예견된 수순이었던 셈이다. 급기야 뉴라이트를 한국판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라고 부르는 목소리까지 등장하자, 자유주의연대는 인터넷 매체를 향해 이달말까지 공개토론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한바탕 이념전이 눈앞에서 벌어지게 된 것이다. 아무래도 좌우와 진보·보수, 여기에 민족주의와 반미친북, 친노·반노까지 가세해 피아구분도 안 되는 일대 혼전이 벌어질 것 같다. 자유주의연대는 일제와 6·25를 겪은 이 땅에서 순수한 이념논쟁이 가능하다고 진정 믿는 것일까. 자유주의연대는 출범 일주일이 채 못돼, 이렇게 진보세력의 최대 공격목표가 되고 말았다.‘보수는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치부하는 진보의 오만은 배격돼야 하지만, 이런 척박한 지적 풍토까지 포용하는 것은 뉴라이트운동의 과제다. 하지만 아직 이들의 내공이 여기에는 못 미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치권 친위대들의 천박하고 비열한 궤변을 보고 싶은 게 아니다. 진지한 지적 토론속에서, 유연한 대안 이념의 출현에 대한 기대가 이렇게 끝나서는 안 된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대우 해체 5년… 김우중사단 움직인다

    대우 해체 5년… 김우중사단 움직인다

    5년전 이맘때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이 한국을 떠났다. 그룹 계열사는 산산이 해체됐고, 대우맨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그로부터 5년후. 대우맨들의 움직임이 재졌다. 김 회장의 귀국설도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른바 ‘김우중 사단’들은 “귀국보다 명예회복이 먼저”라고 입을 모은다. ●귀국설 솔솔, 측근은 일축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월말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을 때, 이 곳 대통령이 김우중 회장의 거취를 물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귀국설이 급속도로 번지기 시작했다. 대우인터내셔날(옛 ㈜대우) 등 대우3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속속 졸업한 것도 귀국설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측근인 백기승 유진그룹 전무는 “5년전 대우 해체를 주도했던 이헌재 경제부총리·강봉균 국회의원 등이 현직에 있는 한 컴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귀국설을 일축했다. 백 전무는 “정치권에서 김 전 회장의 거취를 두고 여론을 탐색했으나 이 부총리 등이 부정적 의견을 전달하면서 흐지부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설사 정치적 사면이 이뤄지더라도 채권단 손해배상 소송 등 실정법이 있어 귀국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대우그룹의 주채권기관인 우리은행은 김 전 회장 등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지난 23일 60억 8000만원의 배상판결을 끌어냈다. 김 전 회장은 현재 독일에 머물고 있다. 지금도 장(腸) 협착으로 고생중이지만 수술은 받지 않았다.‘수구초심’인지라, 내심 귀국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계열사 CEO 모임 정례화 추진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 사장 등 대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달말 경기도 포천의 아도니스골프장에서 회동을 가졌다. 모임의 정례화를 추진중이다. 옛 대우맨들이 모여 만든 ‘대우인회’(회장 박태웅 전 대우차 부사장)도 활발하게 모임을 갖고 있다. 회원수가 1000명을 넘는다. 서울역앞 대우재단빌딩에 마련된 사무실은 오며가며 들르는 대우맨들로 늘 북적인다. 김 전 회장의 둘째아들 선협(35)씨도 지난해 11월 어머니 정희자씨가 운영하는 대우재단에 ‘소리없이’ 이사로 등재했다. 선협씨는 대우차에서 경영자 수업을 받다가 1999년 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를 떠났다. 이후 자동차 관련 소규모 벤처업체를 운영해왔다. ●대우맨들“해체과정 재조명해야” 백 전무는 “최근의 일련의 움직임을 두고 대우그룹의 화려한 부활이니 말들을 많이 하는데 부활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그룹 해체과정이 정당했는지 재조명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투자도 부채로 간주하며 획일적인 부채비율 잣대에 따라 기업을 쳐냈던 구조조정이 과연 정당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5년이 지난 지금에는 한번쯤 재평가 작업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재평가가 이뤄지면 결론이 달라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깔고 있다. 그러나 당시 대우 해체를 주도했던 정부 관료들은 “한국경제를 망친 장본인이 명예회복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불쾌해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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