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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드로 읽는책] 경제저격수의 고백/존 퍼킨스 지음

    20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제국(帝國) 건설자들은 무력을 최우선으로 앞세웠다. 그러나 오늘날 기막힌 방법으로 현대적 ‘제국’을 건설해 나가는 미국을 본다면 고대 로마제국의 황제들도, 멕시코와 페루를 정복한 에스파냐의 왕들도,18∼19세기 수많은 식민지를 갖고 있던 유럽의 강대국들도 모두 고개를 숙이고 말 것이다. 미국은 그 지배력의 범위와 강도에 있어서 역사상 어느 제국도 견줄 수 없을 만큼 제국적이다. 그리고 제국 건설의 첨병은 이른바 ‘경제 저격수’란 사람들이다.‘경제저격수의 고백’(존 퍼킨스 지음, 김현정 옮김, 황금가지 펴냄)은 미국이 이들 경제 저격수를 앞세워 탐욕을 채우는 과정을 폭로한 책이다. 책은 자유 보호와 평화 구축이란 미명 아래 개발도상국의 경제를 유린하면서 자신의 배를 채우는 미국의 위선적 가면을 벗겨낸다. 저자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1971년부터 1980년까지 10년에 걸쳐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파나마,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 등지에서 경제 저격수로 활동하며 미국 기업과 미국 정부의 이익을 위해 각국의 경제를 파탄으로 이끌었다고 고백한다. 경제 저격수란 겉으로는 다국적 컨설팅 회사의 직원 신분으로 위장하지만 실제로는 미 국가안보국(NSA)에서 훈련을 받고 미국의 이권이 걸린 곳에 들어가 해당 국가의 국고를 미국 기업이 손쉽게 털어내도록 회계부정, 선거조작, 뇌물, 협박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공작을 벌이는 경제 전문가다. 그는 인도네시아 전력 개발 사업, 석유 파동, 사우디 아라비아 돈세탁 프로젝트, 파나마 운하 소유권 재협상 등 20세기 경제사의 굵직한 사건들 이면에서 경제 저격수로 일하며 미국의 세계 경제 약탈에 한 몫을 담당했다. 경제 저격수들의 활약 이면엔 미국 특유의 ‘기업정치’가 있다. 거대 기업과 정부, 은행이 삼위일체가 되어 돈과 권력을 함께 주무르며 약소국을 대상으로 전횡을 일삼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처음엔 개도국에 호의를 베푸는 듯 행동한다. 개도국이 발전소, 고속도로, 항만 등을 지을 수 있도록 차관을 제공하는 것. 그러나 프로젝트 담당 업체는 반드시 미국 기업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기 때문에 빌려준 돈은 고스란히 미국으로 돌아온다. 더구나 과도한 차관을 감당하지 못한 개도국은 미국에 고삐를 잡히게 된다. 빚을 갚지 못하면 그 대가로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유엔에서의 투표권을 장악하거나, 그 나라 영토 안에 군기지를 세우고, 석유 같은 중요한 자원을 빼앗거나 파나마 운하의 통제권 등을 뺏기도 한다. 책에 따르면 경제 저격수들이 실패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자칼’이라고 부르는 미 중앙정보국의 암살자들이 개입하고, 이라크에서처럼 자칼마저 실패하면 전통적인 방법, 즉 군인들이 쳐들어가는 상황이 전개되기 때문이다.1981년 원인 불명의 사고로 숨진 하이메 롤도스 에콰도르 대통령과 오마르 토리호스 파나마 대통령은 실제로는 모두 자칼에 의해 희생당했다고 주장한다.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증시 외자유입 “毒이다” “藥이다”

    “외국자본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기업이 현금투입형 경영권 방어에 나서게 돼 투자가 축소되는 등 경영활동이 위축되고 있다.”(삼성경제연구소) “외국인 지분이 증가한 기업은 시장 가치가 상승하고 펀더멘털이 개선된 반면 기업에 부담을 줄 정도의 배당압력이나 투자위축은 발견되지 않았다.”(LG경제연구원)외국자본의 폐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가운데 국내 민간경제연구소들이 최근 외국자본의 ‘공과(功過)’에 대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아 주목된다. ●“외국자본 늘면 펀더멘털 개선” LG경제연구원은 7일 ‘외국자본 폐해론 사실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1년이후 지난해까지 외국인 지분율이 5% 이상이면서 외국인 비중이 상승한 상장업체와 하락업체 각 30개를 비교한 결과, 상승업체들의 배당이 늘어나긴 했지만 설비투자 위축 등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지분 상승기업들은 분석기간동안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승하고 부채비율은 크게 낮아진데다 매출액이 증가하는 등 펀더멘털이 개선돼 종합주가지수에 비해 주가가 크게 올랐다. 외국자본의 폐해로 지적되는 과도한 배당과 이로인한 투자위축은 ‘의문’으로 남았다. 연구·개발(R&D) 투자는 외국인 지분이 낮아진 기업들이 더 열심이었지만 설비투자 증가율은 상승기업(1.06%)이 하락기업(0.87%)보다 미세하나마 높았다. 배당 증가는 상승기업들의 배당성향이 27%에서 30%로 늘어나고 주당 배당금이 337원에서 609원으로 크게 늘어난 반면 하락기업들의 배당성향은 32%에서 21%로 줄고, 배당금은 350원에서 419원으로 소폭 늘어나는 등 사실로 확인됐다. 하지만 보고서는 배당증가가 기업의 배당여력 증대나 주주중시 경영의 확산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배지헌 선임연구원은 “일부 투기성 외국자본의 경영간섭이나 단기 이익 추구를 전체 외국 자본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자본 시장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환율·주가 변동성 증가등 폐해” 이에 비해 삼성경제연구소의 외국자본에 대한 입장은 강경하다. 연구소는 6일 ‘대외 자본개방의 허와 실’이라는 보고서에서 “시중은행 8개중 3개가 외국인 소유이며, 상장기업 10개 중 1개는 외국인 지분이 커서 잠재적인 경영권 위협에 노출돼 있다.”면서 “국내 산업자본의 은행 인수를 불가능하게 한 은행법, 출자총액제한제도,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등 역차별적 규제 탓”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특히 “해외자본이 절실했던 외환위기 당시와는 달리 국내 단기 부동자금이 400조원이나 존재하는 지금 상황에서는 과도한 외국자본 유입이 환율과 주가 변동성을 증가시키고 외환보유액을 많이 쌓아야 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일부 투기자본을 제외한 건전한 외국 자본은 적극 유치해야 한다.’는 통념을 뒤집은 논리다. 김용기 수석연구원은 “‘첨단기술을 가진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양질의 외국자본인데 외환위기 이후 유입된 외국 자본 가운데 ‘양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국인, 외국인 따져가면서 정부가 모든 자본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아시아 금융 허브’ 운운하는 것은 자가당착일 수밖에 없다.”는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의 지적처럼 ‘경제국수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5개국책사업 지연 경제손실 4조”

    사패산 터널과 경인운하 등 5개 국책사업의 공사 지연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4조 1793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새만금 간척사업과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 등 2개 국책사업이 완전 중단되면 이들 사업으로 창출할 수 있는 35조원 이상의 부가가치가 물거품이 될 것으로 추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내놓은 ‘주요 국책사업 중단사례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대규모 국책사업이 환경 만능주의에 치우친 일부 시민단체에 휘둘려 더 이상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천성산 터널의 경우 공사재개 준비 기간까지 합하면 사실상 1년 가까이 지연돼 손실액이 2조 5161억원에 달하며, 새만금 간척지 사업은 총 2년 6개월가량 공사가 중단돼 7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지난해 5월 공사가 재개된 사패산 터널은 2년가량의 공사지연으로 5547억원, 계룡산국립공원 관통도로는 7개월가량 공사가 지연되면서 685억원, 경인운하사업은 완전 중단됨으로써 2900억원의 사업비를 날린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천성산 터널과 새만금 간척지 사업은 환경단체의 반대로 현 시점에서 완전 철회되면 사업비 매몰 비용을 포함한 부가가치 미창출액은 각각 30조 876억원,5조 4218억원으로 총 35조 5094억원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고] ‘태백산맥’에 대한 검찰의 딜레마/송호창 변호사·민변 국보법TF 팀장

    지난 10여년간 학문·사상의 자유를 옥죄던 대표적 국가보안법 사건들에 대해 연이어 무죄 판결과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3월11일 대법원은 경상대 교재인 ‘한국사회의 이해’에 대해 무죄판결을 하였고,3월31일에는 검찰이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과 최장집의 저서 ‘한국 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에 대해 잇달아 이적성이 없다는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가뭄에 단비가 내리듯 반갑고도 반가운 소식이다. 검찰은 이번 무혐의 결정을 계기로, 수사기관이 ‘이적성 판단을 정확히 하고’ 있으며 따라서 국가보안법의 남용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식으로 그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이번 결정으로 수사기관의 수사라는 도마위에 발가벗겨진 채 올려져 이적성의 칼질을 당한 작가의 11년간의 고통이 씻겨질 수 있을까. 진정 학문사상의 자유에 대한 ‘이적성 논란’은 종결되었고, 국가보안법의 남용여지는 없어진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모두 “NO”이다.‘한국사회의 이해’와 ‘태백산맥’은 11년간이나,‘한국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은 7년 동안 재판과 수사를 받아야 했다. 그 긴 시간 동안, 저자들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조정래씨와 출판사는 1990년 ‘태백산맥’을 출간한 이후 수많은 협박전화와 위협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는 11년 동안 수사 그 자체보다는 처벌 대상이 된 이후 마음대로 집필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 더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경찰 수사를 받는 동안에는 ‘아리랑’을 집필했고, 검찰 수사과정에서는 ‘한강’을 쓰고 있었는데,‘이적성’ 논란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는 대목에서는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고 있더란다. 작가의 창조적 상상력에 재갈을 물린 당연한 결과이다. 그러니, 무죄와 무혐의 판단만으로는 그 긴 세월 동안의 고통스러운 상처가 치유될 리 만무하다. 검찰의 이번 결정이 ‘국가보안법의 남용문제’ 또는 ‘이적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법원과 검찰은 이번 결정에 대해 종래 40년 이상 적용해오던 ‘이적성의 판단기준’이 바뀐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솔직히 이번 검찰의 결정은 종래 ‘이적성’의 기준에 따르면 백번 처벌해야 하나 처벌의 후과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떠밀려 마지못해 내린 결정에 불과하다. ‘태백산맥’의 경우, 수사기관에 의해 ‘이적성’여부를 놓고 조사를 하던 같은 시기에, 역설적이게도 경찰대를 포함한 전국의 각 대학은 이 책을 권장도서로 지정했고 평론가들은 우리시대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무려 600만부가 팔려 나갔다. 검찰이 11년 동안 위법성 판단을 보류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태백산맥’에 ‘이적성’이라는 낙인을 찍는 순간, 최소한 600만명을 ‘이적표현물 소지죄’로 처벌해야 하고, 권장도서로 추천한 대학의 관계자들, 평론가들 역시 처벌해야 하는 사법사상 최고의 코미디를 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번 결정을 두고 ‘검찰의 전향적 결정’ 운운하며 확대 해석할 일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검찰이 11년 동안이나 최종 결정을 미뤄온 것과 종래의 ‘이적성에 대한 판단기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할 사안이다. 이번에 검찰은 무혐의 결정을 하였으나 제2의 태백산맥에 대해서도 다시 무혐의 결정을 할 수 있을까. 검찰의 ‘이적성 판단기준’이 달라지지 않는 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 법원과 검찰이 지금까지 ‘이적성’이라는 모호하고 낡은 잣대로 인권을 함부로 짓밟았던 모든 사건에 대해 그 판단의 잘못을 인정하고, 또한 종국적으로 이런 과오를 반복되게 한 국가보안법이 완전히 폐지되지 않는 한, 검찰은 태백산맥과 똑같은 딜레마에 다시 빠질 수밖에 없고, 수사과정에서 제2의 조정래에게 도마위에 서서 발가벗기를 다시 강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송호창 변호사·민변 국보법TF 팀장
  • 마우이 갈까…오아후 갈까

    마우이 갈까…오아후 갈까

    펼쳐진 블루의 향연에, 눈이 시원해진다. 머릿속까지 파란 물이 들 것 같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그 속에 오염되지 않은 자연, 깊은 푸른 빛을 가진 하늘, 눈부신 햇살, 바다냄새를 가진 바람, 알록달록 시원한 알로하 셔츠, 빨간색 플루메리아를 머리에 꽂은 신비로운 폴리네시아 여인, 다양한 레저시설과 해양스포츠…. 하와이가 아니라면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것들이다. 어디선가 앤디 윌리엄스의 ‘하와이언 웨딩송’이 흘러나와 준다면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다. ■ 오픈카 타고 마우이 갈까 우선 마우이(Maui)의 지도를 한번 보자. 두 개의 섬이 맞닿아 있는 모습이 전성기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급 얼굴선에 가는 목선, 요염하게 오른쪽으로 몸을 살짝 비튼 여인의 상체 같지 않은가. 지도로도 아름다운 곳,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파란 물빛이 사랑스러운 곳, 실제로 접하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곳이 바로 마우이다. 미국의 10대 아름다운 지역의 하나로 선정됐다는 게 헛말이 아니라는 게 느껴진다. ●종합 리조트, 카아나팔리 빼어난 계곡과 산세로 ‘계곡의 섬’이라는 별명이 붙은 마우이는 세계적인 리조트와 골프코스, 해변이 모여 있는 관광 천국이다. 어딜 가나 숨막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뚜껑’이 열리는 오픈톱 렌터카를 타고 30번 도로를 따라 관광객의 휴양지로 각광받는 카아나팔리(Kaanapali)로 향한다. 옛 아시아 이주노동자에 의해 제당업이 발전했다가 40여년 전부터 본격적인 관광지로 개발돼 고급호텔 체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리조트가 모여 있다. 로맨틱하고 신비로운 바다를 끼고 골프장, 쇼핑센터, 포경산업 전시관인 웨일러스 빌리지(Whalers Village) 등이 줄지어 있는 이곳은 가히 와이키키의 라이벌이다. ●달을 보는 듯, 미래를 보는 듯 세계 최대의 휴화산인 할레아칼라(Haleakala) 분화구에서 마우이의 첫 태양을 맞았다. 새벽 3시부터 서둘러 30번·37번 도로를 번갈아 타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가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구름보다 높은 3055m 지점이라 날씨가 확실히 서늘하다. 두꺼운 점퍼가 그립다. 조금씩 해가 떠오른다. 구름이 많아 명확히 동그란 모습은 아니지만 예의 그 웅장함으로 주변을 물들인다. 처음 하와이에서 접한 바다의 다양한 푸른 빛과 대조되는 강렬한 레드다. 더 잘 보이는 곳을 찾아 돌아다니니 숨이 찬다. 산소 부족이거나, 숨막히는 장엄한 일출 탓이거나. 태양빛을 받아 분화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태양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는 주민들의 불평에 섬의 신 마우이가 태양을 잡아 가두어 ‘태양의 집’이라 불린다는, 전설처럼 신비롭고 거대한 분화구(바닥까지 700여m에 이르기도 한다.) 주위에 크고 작은 분화구들이 주변에 모여 있다. 흡사 달의 표면과 같은, 지구가 아닌 듯하다. 스탠리 큐브릭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촬영지로 선택했을 만큼 환상적이다. ●역사가 어우러진 곳 할레아칼라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 곳이 마우이 서쪽,‘비를 내리는 곳’이라는 이아오밸리(Iao Valley)다. 하와이의 8개 섬을 통합한 카메하메하(Kamehameha)왕과 마우이 군사가 격전을 벌인 곳이다.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군사의 영혼들이 떠돌아 저녁 7시면 문을 닫는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울창한 열대 우림, 현란한 산세, 바늘을 닮아 ‘이아오 니들’이라 부르는 뾰족한 봉우리 등은 늘 구름으로 덮여 약간은 음산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에 더욱 강하게 취한다. 계곡 아래에는 한국 이민 100주년(2003년)을 기념한 한국공원이 있어 친근하다.30번 도로를 타로 달리면 마우이 관광의 중심지이자 하와이 왕조시대의 수도 라하이나(Lahaina)를 만난다. 약 40년 전부터 ‘국립역사보호지역’으로 지정돼 도시 전체의 역사적 건물을 복원하는 데 힘쓰고 있다. 도시 중심의 가장 큰 밴연나무(보리수의 일종)는 나뭇가지가 땅으로 떨어지며 뿌리를 내려 마치 수십개의 나무가 심어진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한몸이다. 무려 800평짜리 그늘을 만드는, 나무만으로도 자연 지붕을 가진 공원이 된다. ●마우이 노카 오이(마우이는 최고다) 31번 도로를 따라 ‘천국’이라는 뜻의 하나(Hana)를 향해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멋진 전망이 끝없이 펼쳐지는 최고의 해안도로다. 와일레아(Wailea) 앞바다의 초승달 모양의 섬 몰로키니(Molokini)에서 즐기는 스노클링은 해양스포츠의 천국 하와이에서도 손꼽히는 즐거움 중 하나다. ■ 렌터카 이렇게 빌리세요 렌터카로 돌아다녀도 헤매지 않을 수 있는 곳이 마우이다. 그만큼 도로망이 간결하다. 택시와 셔틀이 있긴 하지만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자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관광객이 렌터카를 이용한다. 공항을 벗어난 모든 관광객들이 향하는 곳이 있다. 졸졸 따라가면 알라모, 허츠, 달러 등 렌터카 회사 데스크가 나란히 나온다. 그곳에서 각 회사 셔틀버스로 사무실까지 이동한다. 하와이에서 차를 빌릴 때는 국내 운전면허증, 여권, 신용카드만 있으면 된다. 하와이에선 국제운전면허증이 필요없다. 현금으로 결제할 때 비싼 보증금을 내는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게 좋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하고 가면 더 저렴하다. 알라모(www.alamo.co.kr) 한국사무소에서 예약하면 15∼20%정도 가격이 떨어진다. 종합보험에도 가입돼 있어 더욱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크라이슬러 세브링급의 스포츠카를 하루 빌릴 경우 일반(자차보험)은 100달러선, 패키지(종합보험, 추가운전자 등)는 150달러선, 보험패키지(종합보험)는 110달러선 정도의 비용이 든다. 시내의 제한속도는 보통 25∼35마일(40∼60㎞), 프리웨이에서는 55마일(90㎞) 정도다. 관광객들에게도 과속 단속이 심하니 제한속도에서 5마일(8∼10㎞)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 바람타고 오아후 갈까 ‘하와이에 다녀왔다.’는 것이 정말 하와이에 간 것일까? 하와이는 하와이 제도의 가장 큰 섬인 빅 아일랜드의 본래 지명이고, 대부분의 관광객이 하와이를 처음 접하는 곳은 제도의 8개 섬 중 하나인 오아후(Oahu)다. 와이키키, 호놀룰루가 있고 전체인구의 80%가 모여 사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오랜 비행으로 여행 전부터 피로가 몰려온다면 먼저 늘 바람이 부는 ‘누아누팔리(Nuuanu Pali·바람산)’에 들러보자. 안경까지 날려보낸다는 이곳에 오르면 호놀룰루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바람만큼 시원한 전망이 몸과 마음을 개운하게 한다. ●오아후의 역사에 젖고 하와이 정치, 경제, 사회의 중심지 오아후에는 주정부청사와 이올라니 궁전((Iolani Palace) 등 하와이의 역사적인 건물이 몰려 있다. 특히 ‘신성한 새’의 의미를 가진 이올라니 궁전은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1882년 지어진 미국의 유일한 궁전이거니와, 뒤쪽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커다란 밴연나무나 야자수 사이사이 보이는 높다란 건물 등 주위의 조경도 뛰어나 기념촬영 장소로도 좋다. 유명한 진주만도 하와이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1941년 일본이 2시간 동안 90여척의 미군함을 공격해 태평양전쟁을 발발시킨 20세기 대사건의 현장이다. 이곳에 지어진 애리조나 기념관에는 당시의 사진, 기념물, 전사자의 명단 등이 전시돼 있다. 와이키키 주변의 칼라카우아(Kalakaua) 거리는 오아후의 오늘이다. 화려한 밤거리에 마냥 즐거운 젊은이, 흥겨운 힙합래퍼, 길거리 마사지사와 화가 등 하와이의 젊은 문화가 펼쳐진다. 면세점 DFS갤러리아, 세계 브랜드 상점들이 가득한 쇼핑천국이다. ●푸른 바다에 젖고 세계적인 해변 와이키키는 명성 그대로다. 시내를 바라보면 세계적인 호텔이 즐비하고, 푸른 바다는 한가롭게 일광욕을 하기에도, 좀더 먼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232m 높이의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는 오아후의 명소다. 길이 잘 닦여 새벽 산책삼아 올라가기 좋다. 새벽에 오른 정상에는 하루를 밝히는 벅찬 일출, 서서히 빛을 받으며 드러나는 와이키키, 깊은 파란색을 품은 하늘과 바다 등 자연의 선물이 준비돼 있다. 오아후 끝자락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에서는 꼭 스노클링을 즐기자. 땡볕 아래 줄을 서서 입장권을 끊고,9분짜리 영화를 본 뒤 해변까지 걸어가는 과정이 무려 30분. 살짝 짜증나는 이 과정을 견디면 아름다운 해변이 반긴다. 산은 두팔로 해변을 감싼 듯 펼쳐져 있고, 바닷물은 세상 모든 블루톤을 표현한다. 바다 속에는 산호초와 수십종의 열대어가 코 앞에 어우러져 수중카메라를 갖고 있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한다. 서핑 명소인 선셋 비치(Sunset Beach)가 있는 북쪽 해안에서는 집채만 한 파도에 대항하는 서핑광의 도전을 구경하자. ●폴리네시아 문화에 젖다 폴리네시아 민족의 생활상을 재현시켜 놓은 폴리네시안 민속촌은 관광객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다.5만여평의 넓은 부지에 사모아, 뉴질랜드(마오리), 피지, 하와이, 마르케사스, 타히티, 통가 등 남태평양 7개 제도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연한다. 민속촌을 가로지르는 수로를 따라 펼쳐지는 민속춤 공연과 사모아 쇼는 강력추천. 특히 사모아 쇼는 나무 마찰로 불을 만들고, 작은 돌멩이 하나로 딱딱한 야자수 열매를 반으로 쪼개는, 원시의 모습 그대로다. 한국말도 곧잘 하는 연기자는 3분마다 폭소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폴리네시아 민속촌이 낮에 보는 문화관광이라면 알리카이(Aliikai) 선셋 크루즈는 저녁 노을이 지는 선상에서 즐기는, 문화관광의 하이라이트다. 근사한 저녁 뷔페와 하와이안 밴드의 리듬감 있는 음악, 태평양 수평선을 따라 하와이 시내를 물들이는 일몰, 연이어 하나 둘 불이 켜지며 만들어내는 하와이의 야경은 이국의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 미리 알고 가세요 하얏트 리전시 와이키키는 대부분의 객실에서 멋진 해변을 볼 수 있다. 자체 운영하는 레스토랑 ‘차오메인(Ciao Mein)은 요리경연대회에서 수상한 맛있는 메뉴가 가득하다. 해변가 식당으로 유명한 셰라턴 와이키키를 비롯해 하와이 프린스 호텔, 퍼시픽비치 호텔 등이 추천 호텔. 마우이에서는 카아나팔리에 있는 하얏트 마우이, 웨스틴 마우이, 쉐라톤 마우이, 앰배서더 호텔, 마우이 메리어트 등을 추천할 만하다. 하와이의 한식당은 한국인 입맛에 맛는 요리를 제공한다. 호놀룰루 시내의 ‘신라원’(808-944-8700)은 갈비, 찌개, 냉면, 돌솥밥 등 한국의 거의 모든 음식이 준비돼 있다. 폴리네시아 민속촌 근처의 ‘레인보 캐슬’(808-293-9145)에서는 식당과 면세점을 함께 운영한다. 마우이의 유일한 한식당 ‘이사나’(808-874-5700)는 육류와 찌개류를 제공한다. 된장찌개와 김치찌개가 일품. 하와이 전문 여행사 블루하와이(www.bluehawaii.co.kr)는 마우이 3박, 오아후 1박 등 4박6일 일정의 ‘하얏트클럽 6일’ 상품을 내놓았다. 오아후·마우이의 하얏트 리전시 호텔 숙박, 루아우쇼와 몰로키니 스노클링이 포함돼 있다.220만∼242만원선이다.(02)319-0022. 하와이(오아후·마우이)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정홍식 데이콤 사장 “갈길 멀다”

    “아직도 갈 길은 멀고도 멀다….” 정홍식 데이콤 사장은 29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열린 창사 23주년 기념식에서 ‘제2 종합정보통신사업자’ ‘제2 기간통신사업자’ 등을 운운하며 2등 자리 고수를 위한 위기 의식을 강조했다. 그는 기념사에서 “데이콤은 2000년대 들어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아직도 갈 길은 멀고도 멀다.”며 현실을 직시하자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는 기념식장에 들어서자마자 홍보 관계자에게 대뜸 “데이콤과 하나로텔레콤이 (신문 제목에) 같이 나오면 어떡하느냐?”며 그의 특유 화법인 농반진반으로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이날 보도된 유선통신사업자 담합 기사를 두고 하는 말이지만 후발업체인 하나로텔레콤과 같은 선상에서 취급받는 것에 대한 불만이 섞인 것이다. 그러나 전날 하나로텔레콤을 앞지르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자체 조사가 나왔다. 정 사장이 위기감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데이콤은 최근 직원, 고객, 외부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기업 이미지에 대한 설문을 벌였다. 기존 사업인 전화시장은 한계가 있어 성장동력으로 TPS(전화·방송·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는 자회사인 파워콤과 함께 초고속시장을 공략하더라도 2년안에 2위인 하나로텔레콤을 이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이와 관련,“데이콤이 지속 성장을 하려면 확고한 비전, 새로운 서비스, 그리고 가입자 기반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워콤에 대한 정부의 조건부 소매 허가는 7월 중에나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전날 파워콤이 데이콤과 초고속인터넷사업을 함께 하겠다며 정보통신부에 사업권 승인을 신청하자 파워콤 망을 빌려 쓰는 케이블사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TPS서비스를 하려면 케이블사업자들과의 공조는 불가피하다.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최근 미국에서 시도한 채권 발행건도 무기 중단됐다. 갈 길이 멀고도 험하다. 그는 끝으로 “2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려면 사업의 수익성, 재무구조의 안전성, 임직원의 생산성 제고가 절실하다.”며 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불멸의 이순신(KBS1 오후 9시30분) 수색작전을 마친 전라좌수군은 당포에 결진해 경상우수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원균은 당포의 결진이 후퇴를 의미한다면서 경상우수군은 적진포로 진격하겠다고 일전의 약속을 파기하는 뜻을 전해온다. 이에 권준은 원균을 찾아가 당포가 아니면 연합함대는 없다고 통고한다. ●토지(SBS 오후 8시45분) 길상은 김두수가 진주로 갔다는 말에 결국 자신으로 인해 서희가 곤경에 빠지게 되지나 않을지 걱정한다. 서희는 서희 대로 길상이 걱정이지만 다행히 조선으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자 안심한다. 한복은 어머니 무덤을 찾을 거라고 예상하고 기다렸다가 두수를 만난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당나라 최고의 상업도시이자 문화 중심지로 수많은 학자와 문인들을 배출했던 역사의 도시 양주. 수려한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수서호, 부의 상징이었던 개인정원 등의 아름다운 자연과 2000년 전통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운하, 한·중교류의 흔적이 묻어 있는 최치원 사료관 등을 소개한다. ●문화사시리즈-지금도 마로니에는(EBS 오후 10시50분) 단식투쟁이 한창인 가운데, 학생들의 운동이 순수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김중태가 자수를 결심하고 문리대에 나타난다. 이에 단식투쟁을 하던 학생들의 기세는 더욱 의기양양해진다. 드디어 6월3일 김중태는 자수하고, 단식투쟁을 하던 학생들은 길거리로 뛰쳐나간다.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MBC 오후 7시) 드라마 ‘원더풀 라이프’의 네 남녀 주인공 김재원, 유진, 한은정, 이지훈이 출연한다. 팔등신 미녀 한은정이 알려주는 요가의 동작을 따라하던 MC 유재석이 갑자기 ‘메뚜기’로 돌변했다는 에피소드도 곁들인다. 또 김재원·이지훈이 ‘남자의 의리’에 대해 말한다. ●용서(KBS2 오전 9시) 노래방에서 혼자 노래를 부르던 수민은 이번엔 한밤중에 거실로 나와 소주병을 찾다가 희만과 재훈을 놀라게 한다. 희만은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날 것 같다며 걱정을 한다. 한편, 인영은 미국에서 온 식구들과 장례를 치른 뒤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호텔방에서 생각에 잠긴다.
  • 日, 盧대통령 담화 싸고 “특사-제소” 두기류

    |도쿄 이춘규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의 대일비판 담화에 대한 일본내 여론이 갈리고 있다. 정계에서는 한국에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는가 하면 독도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 강행 요구 등으로 갈린다. 일본 정부는 기본적으로 노 대통령 담화를 역사문제의 사과와 반성을 요구한 지난 17일의 신대일독트린의 연장으로 보고 “새로운 대응은 안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내 반일기류가 악화되고, 국제사회에 일본의 비도덕성을 알리는 움직임도 강화되자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집권 자민당내에서는 “한국내 여론이 가라앉을 때까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시간벌기론에서 “특사를 파견해 문제를 푸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언론들도 확연히 나뉜다. 아사히·마이니치신문은 노 대통령의 표현에 거친 부분이 있지만 담화가 나오게 된 배경을 주목해야 한다며 일정 부분 이해를 표했다. 반면 우익성향의 요미우리·산케이신문은 내정간섭, 선동 등의 어휘를 써가며 비판으로 일관했다. 아사히는 노 대통령의 격한 표현이 이례적이지만 이렇게 된 배경을 생각할 때 일본 정부가 사태를 경시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부과학성 정무관이 교과서검정과 관련, 근린제국 조항을 부정하려는 발언을 했을 때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조례제정을 놓고 양국관계가 뒤틀리고 있는데도 방관자 노릇만 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특히 켜켜이 쌓인 불신감이 과격한 표현으로 나타났다고 봐야 한다며 고이즈미 총리는 과거를 어떻게 생각하고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한국에 정중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또 정치대화 통로가 막힌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요미우리는 기사를 통해 노 대통령 담화를 ‘국내 지지 획득용’이라고 폄하하고, 사설에선 역사교과서 검정 문제를 ‘내정간섭’ 운운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산케이는 노 대통령의 담화는 미래지향적 한ㆍ일관계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taein@seoul.co.kr
  • [결혼이야기]박종인(27·사업) 이선영(28·배재대 대학원 교학과)

    [결혼이야기]박종인(27·사업) 이선영(28·배재대 대학원 교학과)

    우리는 8년 동안 서로만 바라봐온 아주 오래된 연인입니다. 대학 2학년이 되면서 서로의 짝꿍이 되었고, 이제는 서로의 반쪽이 되려고 합니다. 전 아직도 그를 보면 가슴이 설레고 어쩌다 내놓는 그의 감동스러운 한두 마디에 눈물을 주르륵 흘리곤 한답니다. 대학 4년을 지방에서 함께 다니면서 서로 떨어진 적이 없는 커플이었습니다. 졸업한 뒤 그가 일 때문에 서울로 올라가고 저는 대전에 남아서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우리는 서로 주말에만 만나면서도 4년째 변함없는 사랑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4년 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만나면서 서로 한 주의 힘들었던 점을 보듬어 주고 다가올 한 주에 대한 희망과 활력을 서로의 가슴에 담아 주었답니다. 얼마 전에는 그의 아버지께서 수술을 받으시는 바람에 그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결혼할 때까지 지키고 싶었던 ‘무결석’이 그만 깨지고 말았지요. 그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서운하고, 허무하고,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그와의 결혼 약속을 믿기에 조금씩 그 마음을 달랬습니다. 대학 4년 내내, 그리고 지금까지 몇년 동안, 그는 나의 성장과정이며 나의 버팀목이었습니다. 가만 있어도 멋이 배어 나왔고 자기관리까지 철저한 그였습니다. 어느 날 제가 그의 팔짱을 낀 순간 그 모든 것이 그의 것이 아닌 제 것이 되었고, 그는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저를 보며 빙긋이 미소지어 주었습니다. 표현하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며 늘 표현을 강요했던 제게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 준 그 사람. 앞으로 저에게 더 큰 사랑을 줄 것이라 믿기에, 결혼식 날을 행복하게 기다리고 있답니다. 다행히 양가 부모님들의 축복 속에 올 가을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입니다. 이제 조금 더, 아니 그와 제일 가까운 곳에서 그를 행복하고 편안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표현력도 부족하고 재미도 그다지 없는 그라 아직 저에게 프러포즈를 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얼마나 준비하고 수없이 외치고 있는지 저는 너무 잘 들린 답니다. 언젠가 큰 목소리로 제가 먼저 그에게 짧은 팔을 쭉 뻗어 외치고 싶습니다. 평생을 당신의 사랑스러운 아내가 되어드리겠다고. 우리 예비 신랑님께 꼭 전해 주세요.“당신의 천국에서 천사가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데리러 와달라.”고….
  • [옴부즈맨칼럼] 독도 문제와 미디어의 역할/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메시지의 반복효과는 하나의 표상으로 굳어진다. 좀체 흔들리지 않는다 하여 고정관념이라고 부른다. 정확하고 사실적인 것에 근거하면 신념이 되지만 과장되고 부정확한 메시지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낳고, 이러한 편견이 차별을 만든다. 차별은 다시 분열과 갈등을 낳는다. 미디어가 생산하는 메시지 효과는 그만큼 대단하다. 지난 16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을 가결한 뒤 우리 언론의 모습은 어떤 것이었을까. 흥분하는 국민 속에 묻혀 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선정적이었다. 일본의 독도망언이 나올 때마다 그려지는 그림이 있다. 일본 대사관 앞 시위, 화형식, 혈서, 할복, 궐기대회, 정부의 유감 표명, 한·일관계 냉각기, 일본의 유감 표명으로 일단락된다. 이러한 결과는 일본의 결자해지처럼 보이지만 애당초 조직적, 전략적으로 펴는 조직이론이나 PR이론을 통해 파괴적인 목표를 겨냥한 것처럼 보인다. 이슈를 만들고 쟁점 안에서 여론이 소용돌이치면 해결사처럼 문제를 만든 장본인이 나서서 해결하고 몫을 챙기는 것 말이다. 그렇게 일본은 ‘독도’를 통해 우리의 움직임을, 한국을 거점으로 한 우방의 움직임을 읽어내면서 자신들의 의중을 지구촌에 읽히고 싶은지도 모른다. 우리는 남북분단 후 처음으로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던 날에 ‘독도 도발’이라는 불청객을 맞았다. 우방들이 입을 다물고 있는 가운데 평양방송은 ‘변하지 않는 일본의 독도 강탈 야망’이라는 비난 방송을 했다. 반면에 지난해 12월 일본 정부가,1977년에 납치됐던 일본여성 요쿠타 메구미의 유골이 가짜라고 발표했을 때 우리 언론의 모습은 어떠했는가. “북한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12월8일 KBS 뉴스9),“DNA 조사결과 다른 사람의 것으로 판명됐다.”(MBC 뉴스데스크),“북한이 전해준 유골이 엉뚱한 다른 사람의 것으로 판명됐다.”(SBS 8시 뉴스) ,“北,日정부가 유골감정 날조,對北제재론 거세질 듯”(2005년 1월27일 C일보) 등 사실 확인과정 없이 일제히 일본 관방장관의 발언만 부각했다. 이후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지가 올 2월2일자에 “유골을 감정했던 데이쿄 대학의 요시이 도미오 교수가 유골 샘플이 이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인했다.”고 보도했고,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가짜 유골이 아닐 수도 있다.”고 했지만 국내 언론들은 이러한 사실의 보도에 별 비중을 두지 않았다. 차제에 남북, 북·일, 한·일 문제를 접근하는 보도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 언론은 독도 고증자료들이 1787년 5월 프랑스,1787년 5월 영국,1940년 독일,1854년 러시아 푸차친 해군 중장의 언급 등 세계 곳곳에 있음에도 해외 탐사보도를 시도하지 않았다. 굳이 ‘죽도(竹島)’를 고집하는 쪽에 포커스를 맞출 이유가 무엇인가. 시쳇말로 PR는 잠재적 소비자를 찾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중국 또한 언제 ‘제2의 동북공정’을 운운하며 역사 왜곡의 의중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지금 지구촌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미디어는 지뢰처럼 파묻혀 잠복중인 문제들을 발굴하는 문화적 기능과 동원 기능에 충실할 때이다.“독도, 이제는 차분하고 내실있게”(3월21일 서울신문 사설)다지자. 민족과 국가 문제 앞에서 언론과 정부, 기업이 따로 있을 수 없다. 해외 제휴 언론사와의 공동기획,IT강국의 첨병인 네티즌을 묶어내는 여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언론은 사회의 거울이다. 언론이 해외로 눈 돌리지 않으면 수용자도 우물 안에서 거울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러는 사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북한 대통령’으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당선자로, 동계올림픽 개최 후보지 평창을 평양으로, 태극기를 인공기로 보도하는 외국 언론들의 해프닝은 계속될 것이다. ‘독도 사랑’으로 뭉친 저력, 이제는 지구촌을 향한 ‘대한민국 사랑’으로 나갈 때이다. 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 파나마협정 공신 리노위츠 사망

    |워싱턴 연합|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시절 중동평화협상과 파나마운하협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외교관이자 법률가, 기업인인 솔 리노위츠가 18일(현지시간) 사망했다.91세. 리노위츠는 존슨 대통령 시절 미주국가기구 대사를 지냈고,1977년에는 파나마운하를 미국 정부가 파나마에 이양하기로 하는 역사적인 협정에 관여했다. 리노위츠는 또 카터 대통령을 대신해 1978년 캠프데이비드협정을 이끌어낸 중동평화협상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리노위츠는 정치적 용기, 외교문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외교술을 겸비한 헌신적인 관료였다.”면서 “파나마운하협정 체결 당시 파나마인의 권리와 미국의 장기적인 이해 사이에서 성공적으로 균형을 맞췄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코넬대 법대 출신인 리노위츠는 1969∼94년 국제적인 법률회사인 쿠데르 브러더스의 수석 변호사로 일했고,79년에 미국과 개도국의 교육·건강·경제적 기회를 증진하기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인 교육개발아카데미위원회에 합류했다. 한때 제록스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유족으로 부인과 딸 4명을 두고 있다.
  • [스포츠 라운지] 여자프로농구 ‘겨울여왕’ 우리은행 주장 이종애

    [스포츠 라운지] 여자프로농구 ‘겨울여왕’ 우리은행 주장 이종애

    ‘스무고개’를 해 보자. 첫째 한국농구의 간판 센터, 둘째 통산 경기당 2.0블록슛 7.3리바운드. 이쯤이면 농구팬들은 서장훈(삼성)이나 김주성(TG삼보)의 이름을 댈 테지만, 천만에 말씀이다.2005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우리은행의 우승을 엮어낸 ‘블록슛 여왕’ 이종애(30)의 기록이다. 여자 센터 중에서 블록슛에 관한한 이종애는 독보적인 존재다. 통산 492블록슛을 쌓아 평균치만 놓고 보면 김주성(2.2블록슛)에 약간 못 미치는 놀라운 기록이다. 또 다른 센터의 척도인 리바운드에서도 최초로 개인통산 1800리바운드를 넘어섰다. ●3회우승 주역… 상복은 없어 프로에서 단 2차례를 빼곤 블록슛왕의 자리를 넘겨준 적이 없는 ‘골밑의 여제’이지만 유독 MVP와는 인연이 없었다. 첫 통합우승을 일궈냈던 2003겨울리그 때는 ‘맏언니’인 조혜진(32)에게 정규리그 MVP를 양보해야 했다. 우리은행이 3번째 우승을 확정지은 16일 장충체육관. 축포가 터지고 오색 꽃가루가 날렸지만, 이번에도 MVP는 ‘총알낭자’ 김영옥(31) 몫이었다.2002년부터 4년째 주장을 맡아 기둥 역할을 하며 3번의 우승을 엮은 그였기에 섭섭할 법도 했다. 하지만 워낙에 낙천적인 그는 “모든 선수들의 꿈이 MVP인데 서운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죠.”라면서도 “운이 안되나 봅니다.”라면서 웃어넘겼다. 하지만 이종애에 대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믿음은 절대적이다. 혹독한 조련으로 악명(?)높은 박명수 감독조차 “아픈 몸으로 묵묵히 뛰면서 감독과 어린 선수들의 가교역할을 해줘 너무 고맙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움직이는 종합병원… 은퇴시기 고민중 그가 처음 농구공을 잡은 것은 인천 인성여고 1학년때. 중학교 3학년까지는 줄곧 높이뛰기 선수로 활약하면서 전국무대를 평정했지만 고교 입학 뒤 운명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큰 키(당시 176㎝)를 유심히 본 고 심욱규 감독이 부모님을 설득했기 때문이다.1년동안은 공식경기에 거의 뛰지 못 했지만 타고난 재능에다 ‘백지상태’였기에 흡수는 더욱 빨랐다. 체계적인 훈련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쑥쑥 자란 이종애는 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10년여 동안 줄곧 대표생활을 하면서 부동의 센터로 활약했지만 잦은 부상으로 순탄치만은 않았다.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부터 급성신우신장염에 빈혈까지…. 은퇴를 결심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움직이는 종합병원’ 이종애가 지금까지 계속 뛸 수 있었던 것은 남편 김태현씨의 외조 덕분.2003겨울리그 직후 디스크가 악화돼 고개조차 가눌 수가 없었던 이종애는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지만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 그만두면 후회하지 않겠느냐.”는 김씨의 다독거림에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들은 현재 딴 살림(?)을 차린 상태다. 남편이 태국 푸껫에서 프로젝트를 맡아 장기체류 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는 26일 한·일 여자농구 왕중왕전을 마친 뒤 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순간 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이종애는 요즘 머릿속이 복잡하다. 몸도 워낙 안 좋지만, 남편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예쁜 2세도 낳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에서는 이종애의 공백을 메워줄 후배들이 클 때까지 계속 뛰어줬으면 하는 눈치다. 이종애는 “쉬고 싶은 마음이 커요. 은퇴 뒤엔 작은 농구교실을 열어 꼬마들에게 ‘즐기는 농구’를 가르치고도 싶고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팬들은 여름리그에서 상대의 레이업슛을 찍어내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이종애는 ●1975년 3월18일 인천생 ●이원(61)·김광숙(54)씨의 1남3녀중 둘째 ●용현초-신흥여중-신명여고-인성여고-선경증권-상업은행(현 우리은행·98년~) ●186㎝ 60㎏ ●만화책·드라마보기(취미) ●뼈다귀 한새 쫑(별명) ●98아시안게임 동메달,2000시드니올림픽 4강,2002세계선수권 4강,2002아시안게임 은메달
  • [이집이 맛있대] 대전 만년동 ‘불이아’

    [이집이 맛있대] 대전 만년동 ‘불이아’

    중국음식 하면 으레 자장면과 짬뽕 등을 떠올린다. 대전 서구 만년동 중국음식점 ‘불이아’(弗二我)에는 이런 음식이 없다. 대신 훠궈(火鍋) 등이 있어 중국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 훠궈는 사천 요리로 샤부샤부를 일컫는다. 육수에는 백탕과 홍탕이 있다. 백탕은 사골에 닭을 고은 물을 섞어 만들었다. 홍탕은 사골에 계피 등 20여가지 한약재를 넣어 만든 뒤 유채기름과 청양고춧가루 등을 넣어 색깔이 붉다. 이들 육수를 끓인 뒤 야채와 소고기를 데쳐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다. 호주·뉴질랜드산 양고기도 함께 나와 익숙하지 않지만 새로운 맛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찾는 소스는 땅콩가루와 참깨가루 등을 섞어 만들어 고소하다. 간장이나 마늘 등 다른 소스들도 있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야채, 고기를 홍탕에 넣어 데치면 느끼할 수도 있다. 유채기름 때문이다. 무척 매콤해 우리 입맛에 맞지 않을 수가 있다. 하지만 백탕은 국물이 시원해 아이들도 거부감은 없을 듯하다. 야채와 고기를 다 먹으면 국물에 면이나 라면을 넣어 먹는데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다. 뒤끝도 개운하다. 훠궈는 1인분에 1만 5000원. 육고기가 싫으면 새우, 참소라, 가리비, 홍합 등이 섞여 나오는 해물 훠궈를 시키거나 한 접시에 8000원 하는 해물을 육고기에 추가해 먹을 수도 있다.‘정식’이라 불리는 이 요리를 시키면 배추, 쑥갓, 시금치 등 채소와 새송이, 팽이버섯 등 버섯류가 맘껏 제공된다. 샤부샤부를 먹는 중간에 두부·만두·햄 등을 넣어 먹으면 별미이고, 이것들은 또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주인은 문정현 신부의 여동생인 문옥면씨. 지난 2002년 말 오픈했다. 불이아는 ‘둘도 없는 우리’라는 뜻이다. 홍탕과 백탕이 부담스러우면 각종 채소를 삶아 우려내 만든 ‘징기스칸탕’을 육수로 쓰면 맛이 더욱 개운해진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與 경선 ‘기선잡기’ 치열

    열린우리당 지도부 경선은 ‘문희상 대세론’의 강세 속에,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의 급상승이 감지되면서 “역시 선거는 끝나봐야 안다.”는 정치권의 속설을 실감케 하고 있다. 예비선거가 후보자간의 노선 경쟁으로 밋밋했다면, 본선거를 앞두고는 후보자들끼리의 ‘맞장’ 움직임이 일면서 격렬해지고 있다. 또 서울시당 여성위원들은 ‘한명숙 배제투표’가 불공정 행위라며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등 경선은 각종 이슈로 뜨거워지고 있다. ●‘문희상 대세론’ 안심 못해 문희상 후보는 예비선거에서 2위인 염동연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리고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문 후보는 “선거에 ‘왕도’는 없다. 하루에 1000명 이상씩 악수를 하는 등 철저하게 바닥표를 훑어야 한다.”고 말한다. 캠프에서도 “이인제 의원 등 과거 대세론에서 추락한 사례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절대 안심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열린우리당 한 의원은 “실용이 반(反)개혁이 아닌데도, 선거구도가 계속 ‘실용’대 ‘개혁’으로 전개된다면 실용으로 분류된 문희상 후보의 대세론이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한명숙,‘배제투표’ 뛰어넘을까 한명숙 후보의 가장 큰 고민은 남성후보 캠프에서 “한 후보는 선거가 다 끝났다.”면서 대의원들의 표심에 접근하는 것이다. 오히려 각 후보 캠프에서는 전체 대의원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표를 잡기 위해 한 후보측에 적극적 구애를 하고 있다. 한 후보측은 여전히 “당의장으로서 여성, 한명숙을 고려해 달라.”며 버티고 있지만 녹록지 않다. 이 때문에 15일 이경숙 의원 등 서울시당 여성위 간부 30여명이 “여성우대 조항을 악용해 배제투표의 반사이익을 누리고자 한다면 당의 수치”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배제투표가 심화될 경우 한 후보가 본선사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사퇴가 5위 안에 진입하기 위한 전략이라면 실패할 것이고, 진짜라면 여성우대정책을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영길 ‘독선적 개혁론’ 정면 비판 지난 11일 유 후보는 문 후보를 “지난해 연말 국가보안법을 대체입법하려고 했던 중진”이라고 반개혁적 세력으로 직접 공격하고 나섰다. 이어 15일 초·재선 단일후보인 송영길 후보는 “정통개혁만이 우리당을 하나로 만들 수 있다.”며 “더 이상 ‘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탈당’ 운운하면서 당과 동지들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유 후보에게 각을 세우고 나왔다. 송 후보는 “개혁을 말하면서 편을 가르거나 당을 깨겠다는 독설이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이른바 ‘독선적 개혁론’을 비판했다. 이는 같은 ‘실용’으로 분류된 문 후보를 엄호하면서 유 후보를 공격하는 것으로, 앞으로 송 후보와 문 후보의 협력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당에서는 “선두주자와의 ‘맞장’은 인지도·지지도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고] 조화와 균형 이루는 환경정책/고재영 환경부 환경정책실장

    얼마전 고향 친구들과 오랜만에 술 한잔을 기울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한 친구가 새만금사업과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공사를 거론하면서 “환경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경제가 어려우니 개발이 불가피하지 않으냐.”고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어떻게 설명할까 잠깐 고민하는 사이, 다른 친구가 “지금은 개발보다 환경이 중요한 시대인데, 정부의 환경정책이 뒤로 밀리고 있는 것 같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논쟁의 한가운데서도 이제는 우리 국민들이 개발과 환경보전을 같은 비중으로 생각하고 있구나 싶어 한편으로는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한창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새만금사업,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공사중단 등은 환경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예전부터 누적돼온 사회 전체 문제의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의 환경정책은 사회적 이슈에 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참여정부는 지난 30여년 간의 개발위주 정책에서 파생된 힘겨운 환경여건을 물려 받았지만, 출범 이래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환경요인을 국가정책에 비중있게 다루어 왔다. 산적한 환경 현안들을 사회적 합의라는 테두리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 진력하기도 했다. 특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총공사비 500억원 이상의 고속도로·철도·댐·운하·항만 등의 대규모 사업에 대해 지금까지는 환경영향평가만을 실시하였으나 올해부터 사전환경성검토도 받도록 강화하였다. 또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계획 수립단계에서 환경에 대한 고려와 사회적 합의없이 추진되어 사업 시행과정에서 개발과 보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것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사전환경성검토제도를 전략환경평가체계로 개편할 계획이다. OECD 회원국가들의 대도시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 대기환경을 개선하는 일도 큰 비중을 두는 분야다. 국토의 10% 정도에 불과한 수도권 지역에 인구와 차량이 절반이나 차지함으로 인하여 공기가 오염되고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1월1일부터 시행하여 수도권지역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를 도입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저공해 자동차의 제작 보급과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등 경유자동차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도권대기환경청을 출범시키고 지난해 159억원이던 예산을 올해에는 1300억원으로 715%나 대폭 증액하였다. 이로써 10년 내에는 맑은 날, 남산에서 인천 앞바다를 볼 수 있는 선진국 수준의 대기환경이 될 것이다. 생태계를 유지하고 생물종의 이동을 위해 중요한 생태축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서남해에는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천혜의 도서와 연안이 있고 동쪽에는 국토의 생명줄인 백두대간이 위용있게 자리하고 있다. 허리 부근에는 50여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비무장지대가 동서로 걸쳐 있다. 이러한 한반도 3대 핵심생태축을 보전하기 위하여 백두대간 보호지역을 지정하고, 비무장지대 종합대책과 도서연안 자연환경보전대책 등을 수립하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는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에 ‘나홀로’ 들어서서 경관을 해치는 개발사업도 제재를 받는다.1960∼70년대 압축성장 과정에서 심화된 환경오염을 개선하기 위하여 80∼90년대에 시행한 대기·수질 등 매체 위주의 환경정책을 이제는 생태계와 인간 등 수용체 중심으로 전환하여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아무리 고급스러운 차라도 가속장치와 감속장치가 적절히 조절되어야만 빠르고 안전한 운행이 가능한 것처럼 개발과 환경보전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고 상생하는 관계이다. 참여정부의 환경정책은 궁극적으로 그런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운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고재영 환경부 환경정책실장
  • 할리우드 한국계 배우 맹활약

    지난달 28일 열린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방송을 본 국내 영화팬들은 감회가 남달랐을 듯싶다.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2명의 한국인이 카메라에 잡혔기 때문이다. 단편애니메이션 후보에 오른 호주 동포 박세종 감독과 영화 ‘사이드웨이’의 한국계 여배우 산드라 오. 비록 이날 시상식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세계 영화산업의 심장부에 당당히 진입했다는 것 만으로도 뿌듯함을 안겨줬다. 지난 6일에는 한국계 배우 소냐 손이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는 낭보가 이어졌다. 아프리카계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를 둔 소냐 손은 HBO채널 ‘와이어(Wire)’의 마약단속반 형사 사키마 그렉스역으로 오는 19일 열리는 제36회 이미지 어워즈 시상식의 TV드라마부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에미상 수상감독인 마크 레비 감독의 98년작 ‘슬램(Slam)’에서 여주인공 로렌으로 열연했다. 최근 몇년새 할리우드에서 한국계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를 두고 성급하게 ‘할리우드의 한류바람’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겠지만 그간 한국계 배우의 역할이 인종차별당하는 아시안이나 무장강도에게 속수무책 당하는 슈퍼마켓 주인역에 불과하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들 만큼 눈부신 발전이다. ‘사이드웨이’의 감독 알렉산더 페인의 아내이기도 한 산드라 오는 한국계 여배우중 가장 성공한 인물. 캐나다 오타와 근교에서 태어난 그는 열살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연극, 방송, 영화, 라디오드라마를 두루 섭렵하며 ‘캐나다 최고의 코미디 배우’로 떠올랐다. 94년 TV드라마 ‘이블린 로의 일기’로 국제방송프로그램페스티벌의 최우수여우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상을 휩쓸었고,‘프린세스 다이어리’‘투스카니의 태양’등 할리우드로 반경을 넓혀 맹활약 중이다. 10일 개봉하는 범죄 스릴러 영화 ‘쏘우’에선 또다른 한국계 여배우 알렉산드라 전을 만날 수 있다. 용의자 가운데 한명으로 출연하는 그는 미국 TV시리즈 ‘어나더 월드’로 데뷔,‘시카고 메디컬’‘텍사스 레인저’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95년 개봉한 한국영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이휘소 박사의 딸로 출연하기도 했다. 남자 배우들의 활약도 이에 못지않다. 지난 1월 국내 개봉한 ‘엘렉트라’에선 한국계 2세 배우 윌 윤 리가 닌자 집단의 우두머리 키리지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7월 개봉한 ‘해럴드와 쿠마 화이트 캐슬에 가다’에서 주연을 맡았던 존 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미국 잡지 피플지가 선정한 ‘미국의 매력 남성 50인’에도 뽑혔다. 이밖에 007시리즈 ‘다이 어나더 데이’에서 북한 인민군 장교역으로 낯익은 릭 윤과 ‘게이샤의 추억’에 공리의 애인으로 출연 중인 칼 윤 형제,‘메리디안’‘퍼펙트 스코어’등에서 열연을 펼친 레오나르도 남 등이 주목받는 한국계 배우들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들의 이름이 호명되는 날을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할 듯싶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1)대관령·진부령의 황태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1)대관령·진부령의 황태

    산에서 물고기를 구한다? 그럴 수도 있다. 일명 ‘더덕북어’로 불리는 황태는 백두대간의 심산유곡에 가야만 구할 수 있다. 백두대간을 사이에 두고 ‘영동’에 명태가 있다면,‘영서’인 산간에는 황태가 있다. 눈이 펄펄 내려서 ‘교통두절’ 운운하는 방송이 나올 무렵이면 황태의 황금빛 치장이 짙어 간다. 해마다 2월의 끝,3월이 시작될 무렵이면 봄을 시샘하는 폭설이 내리곤 해 대관령 인근 ‘하늘 아래 첫동네’인 평창군 횡계마을은 눈에 갇혀 봄을 맞는다. 황태의 본고장인 횡계 마을은 생각보다 덜 알려졌다.6·25가 끝난 1954년, 일단의 ‘함경도 아바이’들이 횡계마을로 찾아들었다. 그들은 소나무 말짱을 엮어서 덕장을 세웠고, 인근 송천 개울가에는 속초와 주문진에서 할복한 명태들이 터덜거리는 낡은 트럭에 실려와 부려졌다. 이 명태를 하루쯤 얼음물에 담가 수도승처럼 ‘정화의식’을 거친 후 3단 높이의 높다란 덕장에 내걸었다.2마리씩 코가 꿰인 동태들은 이렇게 변신을 준비했다. 황태란 말은 본디 없었으나 해방 이후 단단한 북어와 구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황태와 북어는 출신 배경이 똑같은 생태이나 훨씬 극심하게 고난의 통과의례를 거치는 황태라서 그 결과는 판이하다. 황태는 모진 풍설을 맞으며 얼었다 녹기를 반복해 전혀 다른 먹을거리로의 변신에 성공하는 것이다. ‘거래지’에서 흘러내린 물이 마을 앞을 가로지른다 해서 ‘엇개’로 불리던 횡계는 산간에 둘러싸인 너른 저지대다. 옛 장터인 ‘장선말’에 덕장이 들어서서 ‘덕장모퉁이’란 지명도 얻었다. 그러나 덕장 사정은 예전과 다르다.‘원주민’이던 아바이 1세대들이 거의 세상을 떠났고, 이제는 주문진의 ‘업자’들이 땅을 임대해 겨울 한철 덕장을 꾸려 나간다.12월부터 3월까지 약 4개월동안 덕장 구경을 할 수 있다.4월부터는 말목을 뜯어내 보관한 다음 그 땅에서 밭농사가 시작된다. 다시 겨울이 오면 경작지에 말목을 세웠다가 봄이면 뜯어내고. 이렇게 횡계의 4계는 덕장과 경작지 사이를 돌고 돈다. ●바닷바람에 그냥 말린 북어와는 다르다 횡계에서 제일 오래된 ‘삼신덕장’을 운영하는 평안도 출신의 유성준(83)옹과 유영선(40)씨 부자는 소문난 ‘황태지킴이’. 원주민으로는 유일하게 지금껏 횡계덕장의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원주민이라고는 하지만 월남하여 흘러 들어온지 40여년에 불과하다. 날품팔이로 전전하다 어찌어찌 함경도 아바이들이 진을 친 이곳 산골까지 발길이 닿았다. 그들은 손에 돈이 쥐어지면 모두 땅을 샀다. 평당 30원에 사들인 땅이 지금은 거금의 땅으로 변했다. 그러나 유옹 부자는 모텔과 콘도가 올라가는 금싸라기 땅에서 곁눈질 하지 않고 오로지 황태만 키워낼 뿐이다. 같은 황태라도 명칭도 제각각이다. 너무 추워서 하얗게 질려버린 백태. 이 백태는 겉이 허옇게 변해 상품 가치는 떨어지지만 창고에 넣어두면 스스로 발효하여 가까스로 상품 구실을 한다. 문제는 일명 먹태, 찐태로 불리는 흑태. 일기가 너무 따뜻해 얼지 않은 채로 마르면 딱딱한 북어가 되고 만다. 횡계 사람들은 황태와 북어를 엄정히 구분한다. 바닷가 세찬 해풍에 그대로 말린 놈을 바닥태, 즉 북어라 하며, 영서의 냇물에 씻어 차가운 서북풍에 말린 놈은 황태라고 부른다. 방망이로 두들겨 패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으니 “북어와 여자는 두드려야 맛이 난다.”는 이해 못할 속담이 예서 나왔음직 하다. 황태야 자신의 몸을 잔혹스러울 정도로 내돌려 이미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으니, 그저 손으로 쩍쩍 찢어 입에 넣기만하면 될 일이다. 바람을 못이겨 덕에서 떨어지면 낙태요, 몸통에 흠집이 있거나 일부가 잘려나가면 파태요, 애초부터 머리를 잘라내고 몸통만 말린 뒤 갈갈이 찢어 안주나 반찬거리로 내는 ‘황태채’는 무두태이다. 크기에 따라서도 이름이 다르다. 큰 놈부터 왕태, 대태, 중태, 소태로 서열화되며, 앵태는 그중 작은 놈(20㎝ 정도)으로 우리가 아는 노가리급이다. 당연히 몸집에 따라 가격도 다르다. ●요즘 황태덕장엔 베링해 ‘원양태’만 가득 유옹이 입촌할 당시만 해도 이 마을에는 20여 가구만 살았으며, 냇가를 따라 10여 채의 덕장이 있을 뿐이었다. 횡계는 본디 강릉도호부 소속으로 영서에 속하면서도 동해가 지척이다. 함경도 아바이들이 덕장의 최적지를 찾다가 ‘황태명당’으로 이곳을 점찍은 것이리라. 이제 더 이상 동해 명태를 황태덕장에 내거는 일은 없다.‘지방태’는 사라지고 베링해의 ‘원양태’가 시장을 지배한다. 유옹은 “원양태가 횡계에 등장한지도 벌써 38년이나 되었다.”고 귀띔한다. 그동안 우리가 모르는 사이 명태 자원이 격감했다는 말이다. 덕장 1칸에 평균 2500마리가 걸리니,20마리를 1급(한 축)으로 치면 1칸에서 120급 정도가 건조된다. 이런 황태지만 최근에는 중국산 때문에 몸살이다.‘개도 돈을 물고다녔다.’는 얘기는 전설이 된지 오래다.“그러나 이제 맛으로 승부해야죠.” 눈길을 무릅쓰고 기꺼이 현장까지 동행해 준 이영신(평창문화원 사무국장) 시인의 훈수다.‘구름도 쉬어간다.’는 대관령 700고지의 냉랭한 기온과 극심한 일교차, 여름에도 손이 아린 송천, 영동고속도로가 뚫리기 전부터 동해로 가는 통로였던 천혜의 입지 등이 황금빛 황태신화를 창조해 낸 주역들이다. 눈비 몰고 오는 동해의 ‘샛바람’을 피할 수 있는 영서에 자리잡아 춥고 마른 북서풍을 껴안으며 오늘도 황태는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다. 횡계는 더 이상 먼지 날리는 비포장길의 산간 오지가 아니다. 도암면사무소가 옮겨오면서 인구도 3800명에 이르고 있으며, 산간에 그럴듯 한 저자거리도 생겼다. 용평스키장이 번성하면서 겨울이면 스키족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덕분에 횡계의 황태음식점에서 내는 황태구이, 찜, 탕 등의 맛갈스러운 별미가 빈한한 재정자립도의 촌동네 살림살이를 또 얼마나 윤택하게 하는지. ●대관령엔 횡계덕장·진부령엔 용대리 덕장 대관령이 횡계마을에 덕장을 선사했다면, 진부령은 용대리마을에 또 다른 덕장을 선사했다. 말하자면 대관령과 진부령이라는,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대표적인 고갯길이 남한 덕장의 최적지로 부각된 것이다. 백두대간을 넘어가는 고개는 단순한 도로가 아니다. 사람과 물산이 오가고, 문화가 오가던 전통시대의 동맥이었다. 강릉에서 지척인 횡계가 영동고속도로 권역으로 주문진 등의 명태를 소화한 곳이라면, 인제군 용대리는 대체로 속초나 고성같은 강원 북부해안의 명태를 담당했다. 군인이었던 30여년쯤 전의 일이다. 휴가 때 거진에서 서울 마장동 터미널까지 오자면 반드시 용대리를 거쳤다. 반대로 인제에서는 원통을 거쳐 용대리를 통과해야만 진부령을 넘을 수 있었고, 이내 간성에 이르던 기억이 새롭다. 동해 주둔 군인들의 휴가 통로가 바로 명태들의 덕장행 루트이다. 이곳 토박이인 방효정(81) 인제문화원장의 기억으로는 일제시대에도 진부령 관통도로가 존재했다. 좁은 비포장도로가 인제와 간성, 즉 영동·영서를 이었다. 당시만 해도 목탄차가 힘들여 넘어가는 고갯목이었다. 속초와 인제를 연결하는 지금의 미시령은 1970년대에 군 작전도로로 뚫렸다. 도부꾼들이 내설악쪽의 소로를 이용하여 동해의 건어물과 소금을 지고 넘어와 곡식으로 바꿔갔다. 해산물과 농산물의 물물교환이 소박하게 이뤄졌다. 진부령과 미시령 코앞 길목에 자리잡은 용대리가 오늘날과 같이 황태덕장으로 명성을 날리게 된 것은 불과 20여년 전의 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인근 백담사로 귀양(?)오면서 갑자기 뜨기 시작했다는 주민들의 전언이다. 그러더니 땅투기가 빚어질 즈음에는 덩달아 황태덕장도 뜨기 시작했다. 함경도 아바이들이 주축이 된 대관령덕장과 달리 뒤늦게 1980년대에 5∼6가구가 시작한 진부령덕장은 간성과 인제 사람들이 주축이 되었고, 지금은 모두 인제 사람들이 운영한다. ●99년부터 황태축제 시작… 연간 7억 소득 지금은 옹벽타기 훈련장으로 더 잘 알려진 용머리가 있어 용대리로 불린 이곳은 바람이 워낙 드세어 ‘바람부리’로 악명높다. 밤과 낮을 번갈아 얼었다 녹기를 되풀이함은 대관령과 다를 바 없다. 폭설이 내린지 10여일이 지났건만 덕장에는 눈이 고스란히 쌓여있다. 엄청난 바람이 ‘영너머’에서 고개를 타고 내려온다. 현지인들은 ‘영너머’란 말을 자주 쓴다. 바람은 물론이고 물산과 사람과 문화교류를 모두 “영너머로 오간다.”고 표현한다. 무려 40여일간 영너머 바람을 견디다 보면 황태 속살이 부풀어 솜처럼 부드러워진다. 1990년 무렵부터 덕장이 불어나기 시작해 지금은 30여개 덕장에서 연간 100만 마리 이상이 생산된다. 아예 지난 99년부터는 황태축제가 시작돼 연간 7억5000만원 상당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축제 기간에만 10만∼15만 인파가 전국에서 몰려든다. 영동에 명태축제가 있다면 영서에는 황태축제가 있는 셈이다. 올해도 2월26일부터 3월1일까지 황태축제가 벌어졌다. 전국 황태의 7할이 용대리에서 생산되고 있으니, 양평쪽에서 홍천을 거쳐 진부령이나 미시령을 넘고자 하는 이들은 용대리 길가의 무수한 황태식당과 덕장을 거쳐야 한다. 황태의 본적지는 두말 할 것 없이 평창의 횡계리다. 반면에 황태를 새롭게 알린 곳은 인제의 용대리다. 하나는 대관령, 다른 하나는 진부령에 위치해 ‘영너머’로 오가는 바람을 이용하면서 바다동네와 산동네의 인정과 물산까지도 맞교환하는 중이다. 황태의 요긴한 쓰임새를 길게 설명해 무엇하리. 짝짝 찢어서 술안주로, 혹은 도시락반찬이나 찜과 탕, 구이로, 무엇보다 조상님 제상에 듬직하니 올려 ‘절받는 물고기’가 되기도 한다. 또 술꾼들에게는 아침 해장 감으로 황태에 비할 것이 없나니, 황태에 인체의 독을 빼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동의보감을 위시한 각종 처방문은 필경 얼고 녹는 환난의 아픔을 겪은 자만이 얻을 수 있는 ‘베풂의 징표’가 아닐런지.
  • [코드로 읽는책]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김석철 지음

    국토의 균형 발전, 수도권 과밀 해소, 친환경 도시 건설…. 국가 발전을 위한 거시적 방안이 거론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들이다. 그래서 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행정수도 건설이 추진되고, 각종 특구와 신도시도 끊임 없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보다 큰 틀에서 한반도에 대한 미래지향적 공간설계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도시설계 전문가인 김석철 명지대 건축대학장이 바로 그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우리 땅은 서울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대부분 도시가 세계경쟁력을 상실하고 삶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 한반도의 하드웨어가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그래서 30여년간 한반도 하드웨어를 연구해 왔다는 그는 지금까지 거론돼온 설계안보다 진전된, 어찌 보면 도발적으로 보일 만한 제안을 한다.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김석철 지음, 창비 펴냄)는 이같은 그의 혁신적 제안들을 정리한 것이다. 전면적 개혁 없이는 우리 사회에 미래가 없다는 현실진단에 기초하여, 한반도 공간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도시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총체적 기획서다. 기획서의 첫번째 키워드는 ‘황해도시 공동체’또는 ‘황해연합’이다. 이는 북미경제공동체나 유럽연합에 대응하는 경제공동체 결성의 주체가 되자는 것이다. 중국 동부해안 도시군, 동북3성, 한반도, 일본열도 서남해안 도시군을 아우르는 블록, 즉 국가와 도시를 초월한 연합체가 구성되면 엄청난 경제기적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두번째는 한반도 구조개혁의 핵심인 수도권 전략이다. 지은이는 우선 현재 진행중인 행정 중심도시 건설은 한반도만을 생각한 근시안적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황해연합과 남북통일, 한반도 공간전략은 하나의 범주 속에서 다루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한반도를 수도권과 세 지방권, 즉 전체적으로 4개의 경제권역으로 재구축하는 한반도 구조개혁을 구상한다. 수도권은 서해 해안링크, 개성, 춘천, 평택으로 확대 재편하고, 동북아의 허브공항이 된 인천공항과 수도권의 경제력을 집합한 해안도시구역을 송도 앞바다에 세워 황해연합의 교두보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방전략으로는 지방의 몇 개 도시와 농촌이 결합한 도시연합과, 산업공단을 재조직한 산업클러스터가 모여 대도시권과 겨룰 수 있는 규모를 이루는 ‘어반 클러스터’(urban cluster)를 제시한다. 그중 ‘금강·새만금 어반클러스터’는 행정수도 논란과 새만금 딜레마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방안임을 강조한다. 말하자면 금강에 선박 운항이 가능한 운하를 만들어 군산·부여·공주·대전을 금강유역 도시연합으로 만들고, 금강과 만경강을 신수로로 연결하여 금강유역과 새만금을 어반클러스터하는 방안이다. 총 16개의 프로젝트는 대부분 혁신적이고 도발적인 방안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미 36년 전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완성하고,‘서울대 마스터플랜’, 예술의 전당 및 중국 취푸신도시 설계를 거친 대가의 원숙함과 세밀함 때문인지 그리 허황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1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토종웰빙을 찾아서-구례 오이

    토종웰빙을 찾아서-구례 오이

    무더운 여름날, 노란꽃을 틔운 오이가 심어진 텃밭 울타리 밑을 잘 살펴보면 제법 큼직한 오이가 대롱거린다. 오이는 샛노란 참외와 사촌지간으로 ‘물외’라고도 불린다. 바지에 쓱쓱 문질러 베어 물면 상큼함과 함께 달착지근함이 묻어난다. 그 옛날, 선조들은 더위를 쫓고 밥맛을 되찾는 삶의 지혜로 오이를 꼽았다. 오이를 송송 썬 오이냉채 한 사발이면 그만이었다. 지금은 등산객들의 갈증 해소나 피부마사지 팩으로 여성에게 더 사랑을 받는다. 섬진강과 지리산을 낀 전남 구례는 ‘산자수명’한 곳이다. 비옥한 토질과 맑은 물·공기 등 3박자가 어우러진 청정지역이다. 그래선지 지난 1970년대 초부터 구례에서는 오이가 집단으로 재배됐고, 알토란 같은 수입원이었다. 지금도 서울 가락동 농산물시장에서 ‘구례오이’는 가장 먼저 경매되고, 오이값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고 있다. 구례 오이는 모두 ‘섬지들’이라는 상표를 달고 나간다.‘섬진강과 지리산의 들판’이란 단어에서 한자씩 땄다. 지난해 구례군에서는 오이로 2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인구와 경작 면적을 고려하면 단일 작목으로는 국내 어느 시·군보다 높은 소득작목이다. 구례읍, 산동·광의·마산·용방면 등 251농가가 17만여평의 시설하우스에서 오이를 수확했다. 군내 9개 작목반이 있고,3개 운송전담회사가 하루 평균 10㎏들이 7740상자를 출하한다.2002년 기준 국내 오이 재배면적은 6886㏊로 93년 이후 해마다 줄고 있다. ●오이는 어디에 좋을까 오이는 주로 오이소박이(김치) 등 반찬으로 소비된다. 술 안주나 김밥 재료로도 소비가 늘고 있다. 오이는 95%가 물이어서 칼로리는 낮지만, 생리 활성화 물질인 칼륨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오이꼭지의 쓴 부분에 든 쿠르쿠르비타신은 항 종양 및 간염에 좋다고 한다. 동의보감에는 ‘오이는 이뇨작용과 함께 장과 위를 이롭게 하고 소갈을 그치게 하며, 부종이 있을 때 오이덩굴을 달여먹으면 잘 낫는다.’고 적었다. 오이는 수분이 많고 무기질이 풍부해 등산한 뒤 먹으면 피로회복이 된다. 차가운 성질이 있어 둥그렇게 저며 낸 조각을 얼굴에 바르면 열기를 없애고 피부미백과 보습작용도 한다. 그래서 여드름, 주근깨, 땀띠 등에 특효가 있다. 예전에 할머니들은 손자들이 일사병에 걸리면 오이생즙을 마시게 해 효과를 봤다. 또 열이 많은 소양인의 가슴 답답한 증상을 덜어주고, 열이 많아 목이 아프거나 가래가 나올 때 또는 어린 아기의 열성 설사에도 좋다. 또한 오이에는 칼륨의 함량이 높아 체내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개운하고 맑게 해준다. 하지만 오이에는 비타민C를 파괴하는 효소(아스코르비나아제)가 있어 식초를 넣어 조리하면 더 좋다. 술을 많이 먹고 생긴 숙취를 없애는데 동·서양인 모두 오이를 먹었다고 한다. 애주가들이 술에 오이즙이나 오이채를 넣어 중화시킨 뒤 먹는 연유다. ●섬지들 오이는 단연 명품 구례 오이는 신선도가 타지역(2∼3일)에 비해 두세배는 더 오랫동안(7∼10일) 유지된다. 껍질이 얇고 육질이 부드러우며 담백하고 특히 향이 진하다. 가락동 시장에서 경매사들은 척 보면 안다. 단연 최고 경매가를 보인다. 요즘 10㎏ 상자당 2만 2000원에 거래된다. 구례군청 농업과 유중만씨는 “장수지역으로 손꼽히는 구례의 비결은 오이를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전해온다.”고 자랑했다. 구례군 시설오이협의회 박종현(37) 총무는 “30여년 전부터 재배된 구례 오이는 서울에서 인지도가 높고 맛과 향이 좋아 단연 최고품으로 친다.”고 했다. 구례는 밤낮의 온도차가 커 맛이 좋아 오이 재배에 최적지다. 지리산 산야초나 짚으로 만든 퇴비로 땅심을 북돋워 주기 때문에 신선도나 저장성이 높다. 협의회 박 총무는 “지금 현재 농법으로서는 별로 전망이 없다.”며 “무농약이나 양액재배 등 친환경쪽으로 가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오이에 봉지를 씌우는 인큐베이터 재배법 등을 시험중이다. 재배농가들은 “오이 시설하우스 농가당 연평균 매출이 5000만원이면 이중 경영비로 3000만원을 쓴다.”며 “아직도 공동 선별과 출하가 이뤄지지 않는 등 경영비 절감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이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오이값은 변동이 없으나 인건비나 기름값 등 경영비는 최소한 두 세배나 올랐다.”며 오이농사의 어려움을 덧붙였다. 구례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숨어도 튀는 ‘해신’ 채정안·김아중

    숨어도 튀는 ‘해신’ 채정안·김아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안방극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한 KBS 2TV ‘해신’의 인기 비결은 주·조연을 막론한 출연 배우들의 고른 호연이다. 최수종, 채시라, 송일국 등 주인공들의 카리스마 연기를 중심으로 수애·김흥수 등 배우들의 열연이 한데 어우러져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숨은 1인치’처럼, 비중은 크지 않지만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두 여자 배우가 있다. 채정안(28)과 김아중(23)이다. 각각 장보고와 김흥수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버리는 정열과 의리의 여인을 연기하는 두 배우는 개성있고 참신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모짱·연기짱, 채정안 지난 24일 전남 완도 ‘해신’ 촬영장에서 만난 채정안(28)은 한결 진지해져 있었다. 한때 댄스 가수로 브라운관을 누비며 보여줬던 섹시함과 발랄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부드러워진 외모에 참한 말투가 더해져 극중 역할인 채령만큼이나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지난 2003년말 드라마 ‘나는 달린다’ 이후 1년여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그녀에게는 요즘 “예쁘다.”는 시청자들의 찬사가 쏟아진다.“사극에 첫 출연하면서 예전 도회적인 이미지에서 탈피, 차분한 이미지로 색다른 느낌을 전해드려서 그런 것 같아요. 제 스스로도 많이 여성스러워진 느낌이랍니다.” 그녀는 ‘해신’이 자신의 연기인생에 있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드라마라고 말한다.“한 여성으로서 바라보기에 착하고, 여성스럽고, 진중한 면도 있고…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예요. 극 비중이 크지 않은 역인데도 출연을 결심한 것도 그 때문이지요.”그녀는 주위에서 사극에 잘 어울린다는 말과 함께 연기력도 많이 늘었다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쑥쑥 솟아난다며 미소 짓는다. 그녀는 이번달 개봉되는 영화 ‘엄마’에서 고두심의 막내딸로 나와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미련이 많이 남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보여줄 능력을 갖출 때가 올 때까지는 가수가 아닌 연기자의 길에만 전념하려고요. 영화는 무척 하고 싶은데, 심리 스릴러에 다중인격자 같은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연기 맛 들인 당찬 신인, 김아중 손에 쥔 긴 칼로 허공을 가르는 그녀의 눈빛에서 신인답지 않은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촬영장에서 만난 김아중(23)은 통일신라시대의 호위무사 백하진역을 멋드러지게 소화해내고 있었다. 지난 98년 잡지 모델로 시작해 지난해 말 MBC 오락프로그램 ‘심심풀이-러브 서바이벌 두근두근’을 통해 연예계에 혜성같이 나타난 그녀는 요즘 SK텔레콤 등 주요 CF에 잇따라 출연하며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수백대1의 경쟁을 뚫고 ‘백하진’역 오디션을 당당히 통과한 그녀의 매력은 귀여운 얼굴에서 흘러나오는 차가운 중성미. 그녀는 “마냥 예쁘게 나오는 역할은 아니지만, 강한 눈빛 등 호감가는 면이 많다.”며 활짝 웃는다. “사극은 물론 드라마에 첫 도전하는 거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부담도 크지만, 연기의 맛을 하나둘씩 느껴가는 것에 힘든 줄 모르고 촬영에 임하고 있답니다.” 특히 최수종, 채시라 등 실전 연기를 배울 수 있는 엄청난 내공의 ‘연기 선생님’을 통해 연기력을 늘릴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라며 웃는다. 나중에 꼭 자미부인(채시라)역 같은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는 그녀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먼 훗날에는 제가 신인들로부터 본보기 삼고 싶고, 닮고 싶은 연기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거예요.” 완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해신’ 완도촬영장도 인기 드라마 ‘해신’의 치솟는 인기만큼이나 완도 주민들의 입가에도 환한 미소가 번지고 있다. ‘해신’ 촬영지인 완도에 관광객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 최근 드라마 인기를 타고 하루 평균 1만여명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때문에 완도 주민들은 음식업과 숙박업 등으로 짭짤한 부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섬 전체가 외지인들로 북적대면서 완도가 삶의 활력이 넘치는 곳으로 변모했다는 데에 주민들은 큰 보람을 느낀다. 완도 서쪽 소세포에 1만 5000평 규모로 만든 세트장에는 현재 40채의 가옥과 촬영용 목선 6척이 마련돼 있다. 특히 언덕 위에서 세트장과 함께 바다를 굽어보는 풍경이 일품이어서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인근 숙승봉 아래에 자리잡은 중국 거리 세트장도 볼거리. 당나라 때 신라인들이 많이 거주하던 ‘신라방’을 재현한 이곳 세트장에는 수상 도시를 상징하는 운하와 중국 전통 건물, 저잣거리 등이 세워져 관광객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원래 해신의 촬영지로 예정돼 있었던 곳은 완도가 아닌 인천·부안·태안 등 서울과 가까운 곳이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완도 주민들은 KBS를 방문해 “헬기를 띄워서라도 배우들의 촬영 편의를 돕겠다.”고 나서며 유치노력을 기울였다. 전라남도와 완도군청 등도 50억원을 출연해 드라마 촬영에 지원하고 목선을 공짜로 빌려주는 등 각별한 노력으로 촬영장을 유치하게 됐다. 완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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