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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랜차이즈 창업 도사린 함정

    정부가 무분별한 창업을 막기 위해 프랜차이즈 창업 유도 방침을 내놓으면서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의 창업 설명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창업에 따른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어 프랜차이즈가 더이상 중소 자영업자를 위한 보호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물품 가격 인상으로 곤욕… ‘패가망신’ 신세도 S레미콘 현장 요원으로 명예퇴직했던 박성곤(52·가명)씨는 지난 2003년 7월 명퇴금 6000만원과 처남으로부터 빌린 돈 등 총 9800만원을 투자해 농협에서 운영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또래오래’ 지점을 냈지만 현재 남은 건 빚 3000만원이 전부다. 박씨는 “농협측에서 처음에 ‘고정가로 닭을 공급한다.’고 약속했지만 닭값을 지난해 2950원에서 올 들어 3700원으로 올려 남는 게 없어졌다.”면서 “아내와 둘이 일해 순이익으로 월 150만원 남겨 인건비도 못 건진다.”고 성토했다. 농협측은 이에 “계약서에 닭을 고정가로 준다는 조항이 없고 값이 오른 것은 본사도 어쩔 수 없다.”면서 “본사도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규정(38·가명)씨는 대한상사중재원에서 화장품 전문 프랜차이즈인 ‘더페이스샵’과의 분쟁 중재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서울 천호동에매장을 열었으나 10일후 현대백화점 천호점에 다른 매장이 생겼고, 한달 뒤에는 200m도 안 되는 거리에 또 다른 점포가 생기면서 매출이 40%나 줄었다. 계약서에는 500m안에 프랜차이즈를 또 낼 경우 사전 협의한다고 했지만 최씨는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 회사는 1년반 사이 가맹점을 300여개로 늘렸다. ●“가맹본부만 챙긴다” 분쟁 속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창업자간의 분쟁은 이처럼 가맹본부의 유명도를 막론하고 끊이지 않고 있다.10일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관련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지난해부터 5월 현재까지 총 622건이나 된다. 국내 매출 1위 외식 브랜드인 제너시스의 BBQ를 운영하는 한 가맹점측은 “제너시스는 BBQ가 포화상태라 신규 점포를 내주지 않는다고 홍보하면서 또 다른 자사 닭 튀김 브랜드인 BHC 등 프랜차이즈는 계속 늘려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제너시스측은 “BBQ(1750개)는 전국에 바둑판처럼 포진해 있어 신규점은 내주지 않고 있다.”면서도 “BBQ가 배달 안 되는 상권에 제너시스의 다른 닭 브랜드인 BHC(600여개)나 닭익는마을(250개) 등 가맹점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맹한 뒤 본사가 사라지거나 인테리어 부실공사로 피해를 입는 일도 많다.”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프랜차이즈들은 정부 정책에 편승해 창업전략 운운하며 ‘간판장사’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직영점의 성공을 바탕으로 가맹점을 늘리는 대신 단기간에 수백개 가맹점을 여는 본사의 가맹점 관리가 잘될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도쿄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도쿄 시내 시오도메의 덴쓰빌딩 47층 ‘지팡구’나 시내 한복판 도쿄돔호텔 4층의 ‘유교안’ 등 고급식당은 요즘 예약이 어려워졌다. 골프장의 부킹도 힘들어졌고, 할인요금은 사라졌다. 장기 불황시대와 대비되는 풍경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나 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 등은 여전히 어렵다.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 지표와 소비·생산·수출 등도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것이 장기불황의 터널 끝에 서 있는 일본이다. |특별취재팀|최근 1∼2년 사이 도쿄의 스카이라인이 확 바뀌고 있다. 도쿄 시내의 시오도메, 롯폰기, 시나가와 등에는 40층 안팎 초고층 빌딩들이 재개발이나 도시정비 사업으로 속속 들어섰다. 요즘은 도쿄역 부근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동안 10∼20년 후를 대비한 상징적 모습으로 꼽힌다. 국회 주변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개혁정책의 결정판이라는 우정사업 개혁문제로 시끄럽다. 고이즈미 총리가 중의원 해산까지 시사하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집권 자민당내 ‘우정족’ 의원을 중심으로 한 108명이 야당인 민주당과 연대 운운하며 결사적으로 반대한다.19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를 연장하자는 주장과 우정민영화 절충론이 9일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집권 5년차로 들어선 ‘고이즈미 개혁’은 곳곳의 철밥통을 깨고 있다. 사법개혁, 도로공사 민영화, 연금개혁, 국립대학 등의 특수행정법인화, 기초자치단체의 대대적 합병 등이 숨가쁘게 이뤄졌다. 공무원들도 실적주의가 도입되고, 국회 직원 수도 대폭 축소된다. 그런 탓에 인사, 돈, 정보의 3대 축으로 이뤄지던 낡아빠진 파벌정치도 크게 약화됐다. 민간부문도 낡은 것을 벗어던지는 변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흥 인터넷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32) 사장 등 30∼40대의 야심찬 기업가들이 인수·합병 등을 앞세워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와 기업·가계 등 전 부문이 “패전 60주년을 맞아 패러다임을 확 바꾸겠다.”는 의지가 넘쳐난다. ●거품과 비효율이 제거된 10년 유명한 온천휴양지인 이즈반도 해안지대에 가면 폐업했거나 휴업 중인 중규모 호텔들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거품경제 시절 과도한 접대비로 회사나 각종 단체의 연수, 회식 등의 ‘이벤트 손님’이 사라진 것이 이런 현상을 촉발한 것이다. 기업들도 대전환기를 맞았다. 현재 기업들은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체력을 강화한 뒤 고용을 다시 늘리는 ‘선순환적’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노무라증권연구소의 와코 주이치 수석연구원은 분석한다. 아시아경제연구소 히라쓰카 다이스케 지역통합연구그룹장도 “지난 10여년간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거품붕괴는 미국의 베트남전 패전과 같은 충격이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통신사 특파원 출신의 자유기고가 도쿠모토 에이치로는 “학연이나 지연, 파벌 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사라졌다.”며 “능력에 의해 경쟁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특히 IT업체의 창업이 활발해지며 기득권적인 기업구조에 커다란 충격을 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피드 경영의 싹이 보인다 일본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물건을 사고 배달을 요청하면 1주일 정도 기다려야 하던 것은 옛말이다. 급행료를 내면 다음날 혹은 당일도 배달된다. 관청이나 기업, 은행 등도 민원을 신청하면 종전엔 1∼2주일가량 기다려야 했으나 지금은 빠르게 해결되는 곳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스피드 경영도 요즘 기업들의 화두다. 도요타자동차의 오쿠다 히로시 회장은 95년 사장 취임 때 “해외사업을 위해 스피드를 향상시켜야 한다.”며 스피드 경영을 진두지휘, 오늘의 초일류 자동차 기업을 일궈냈다. 한 발 앞서 문제점을 개선하고,1초도 아낀 부품조달 등으로 속도를 높인 것이다. 일본인만에 의한 기업경영도 옛말이 됐다. 도요타·닛산·혼다·미쓰비시·마쓰다 등 5대 자동차 업체 중 닛산 등의 3개사 최고경영자가 한동안 외국인이었다.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소니도 22일 주주총회에서 미국인인 하워드 스트링거를 회장으로 정식 추대한다. 스피드 경영은 일본 최대 IT재벌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온라인 쇼핑몰 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등 신세대 벤처기업인들이 선도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거품붕괴 이후 위기경보 강화돼 요즘 마루젠이나 기노쿠니야 등 대형 서점에 가면 ‘허구의 경기회복’,‘국가재정파탄’,‘희망격차사회’‘이극화 일본’ 등 향후 일본경제의 위기를 경고하는 서적들이 넘쳐난다. 거품붕괴 뒤 일본에선 ‘위기에 대한 경보’가 발달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일반적이다. 거품경제 내내 언론이나 분석가들이 일본의 장밋빛 미래만을 찬양하다가 거품이 붕괴되자 그 반성으로, 사전 경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 아나운서인 오노 게이코는 “지난해 시중에 경제가 좋다는 책들이 넘쳤는데 실제 GDP는 2분기나 마이너스였다. 반면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책들이 주류다. 그것은 경기가 좋다는 방증”이라고 소개했다. ●후유증, 그늘도 많이 남겼다 5월말 도쿄도 시나가와구의 오이마치역 인근의 라면가게와 술집 밀집 골목은 오후 7시인데도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았다. 실직이나 비정규직 전환 등의 서민들에게는 장기불황 후유증이 큰 것이다. 장기불황의 그늘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들이 10여년 동안 고용을 기피,“생산직은 물론 사무직, 연구소도 91년 이후 신입사원 선발을 안한 곳이 많아 기술·기능 전수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10년 이상 된 사원이 오차 심부름을 하는 곳이 많다.”라고 환동해권 경제연구소 에리나의 미무라 미쓰히로 연구원은 우려했다. 글로벌화 부작용도 극복해야 한다. 도요타자동차·소니 등 굴지의 대기업에는 미국·중국 등 다국적 사원이 많다. 대부분 영어로 이뤄지는 회의에서 ‘사원간 의사소통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정사원, 계약사원, 촉탁사원, 파견사원 등 사원제도가 복잡해지면서 조직 화합이 어려워진 것도 큰 숙제로 부상했다. 양극화가 심화된 것도 사회적 과제다. taein@seoul.co.kr ■ ”日은 대수술 막 끝낸 환자” 후카가와 도쿄대교수 인터뷰 |특별취재팀|“일본경제는 커다란 수술을 받은 직후의 환자 같은 상황이다. 연간 0∼2%의 성장을 할 수는 있게 됐지만 그나마 이전 같은 고성장은 없을 것이고 미국·중국 등의 외부 충격에 약하다.” 후카가와 유키코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학교 연구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일본 경제의 상태를 이같이 요약했다.10여년의 장기불황 기간 중 중반까지는 재정의 과도한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으로 우왕좌왕했지만, 이후 실효적인 개혁이 시작되면서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후카가와 교수는 “7년 정도는 잃어버린 것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기간과 이후 기업·가계 부문의 의미있는 개혁들도 진행됐고, 제조업이나 은행 등의 부채 처리가 잘 되면서 전체적으로 개혁작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기간 일본을 부정적으로 짓눌렀던 학벌지배 현상이 약화되는 등 체질개선이 많이 이뤄진 것으로 진단했다. 오랫동안 도쿄대 법학부 출신들이 경제부처를 좌지우지했으나 세계적인 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갖춘 경제분야 인재들이 이들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부실기업과 구조조정이 늦어진 기업들이 망해도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할 법 정비도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주가가 저평가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쓰러질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주가는 지금 정도가 적당하다.”면서 주가 저평가론을 부인했다. 나아가 지금까지는 시장을 공업기술이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마케팅이나 소비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이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스피드로 제품을 만들어 성공했다.”며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만성병이 천천히 진행되는 것처럼 일본의 위기가 그렇다는 설명이다. 이런 까닭에 일본은 ‘조용히, 천천히 성장하는 사회’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이다. 그러면서 환경기술에서 프런티어 정신을 발휘할 경우 제1의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진·태풍 등 환경·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발달시킨 환경·기상기술 등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750조엔에 이르는 재정적자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taein@seoul.co.kr ■ 김상연기자의 “일본은 있었다” “일본의 사정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쇼군은 군병의 일을 힘쓰지 아니하여 사람들이 포성을 들으면 어쩔 줄 몰라하였습니다.” 지난달 16일 특별취재를 위해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머릿속은 1636년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임광과 인조(仁祖)의 대화로까지 달려 올라갔다. 일본 근대화의 배아를 잉태했던 그 도쿠가와 막부시대로부터, 근대화를 완성한 120년 전 김옥균(金玉均)의 황망한 도일과 40년 전 김종필(金鍾泌)의 다급한 방일, 그리고 21세기 대명천지에도 현재진행형인 독도, 야스쿠니 등등…. 번잡한 상념이 무색하게 비행기는 ‘쿵’ 하는 굉음과 함께 나리타공항에 착륙했다. ●개별과 집단 사이… 도쿄시내 남쪽 시나가와역에서 처음 맞닥뜨린 거대한 인파는 이방인을 익사시킬 것만 같다. 바쁜 걸음으로 각자의 방향으로 돌진하는 사람의 물결은 윌리엄텔 서곡 2부의 리듬을 연상시킬 만큼 일관성 있게 빠르고 역동적이다. 그러나 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풍경은 돌변한다. 식객의 주류는 혼자서 밥 먹는 사람들. 다른 사람한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후다닥 먹고 서둘러 나간다. 전철역 인파를 보고 ‘일본은 있다.’고 하고, 식당안을 보고는 ‘일본은 없다.’고 하는 건가? 식당안의 그저그런 ‘나카무라’들이 고니시 유키나가나 이토 히로부미 같은 ‘촉매’를 만나면 전철역의 위협적인 검은부대로 변신하는 건 아닐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 아무리 붐벼도 열차에서 승객이 내리기 전에 몸을 밀치며 올라타지 않는 사람들. 도로에선? 횡단보도를 밟고 선 자동차는 없다. 자로 잰 듯 정차해 있다가 일제히 평행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행렬. 각박함이 지배했을 법한 ‘잃어버린 10년’도 일본인의 소프트웨어 진보는 막지 못했다. 계층과 빈부를 막론하고 국민 전체가 한몸처럼 움직이는 질서의 소프트웨어는 오랜 시간에 걸친 축적의 발현일 것이다. 그것이 메이지(明治)유신에서 발원한 전체주의적 교육의 소산이든,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두려워하는 일본인 특유의 DNA 때문이든. ●전통과 외래 사이… 서울보다 사람이 많다는 도쿄지만 식당 간판이나 인테리어 디자인만큼은 전통 일본풍이다. 그러나 시부야 같은 번화가는 ‘자본주의의, 자본주의에 의한, 자본주의를 위한’ 일본의 다른 얼굴이다. 고층빌딩들의 앞면에 매달린 대형 광고전광판에서부터 바닥에 엎드린 소규모 상점들의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볼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소리가 소리를 누르기 위해 더 큰 소리를 동원하는 메커니즘은 초기 자본주의의 원초적 경쟁을 연상시킨다. 전통과 외래가 자본이라는 동질의 목표를 향해 각개약진하는 모습은 불안하면서도 절묘하다. 인상적인 점은 억압보다는 방임으로 균형을 맞춰 가고 있다는 것. 여고생들이 미니스커트에 가까운 교복을 거리낌없이 입고 다니는 광경에서 전통과 외래의 절묘한 ‘팽창 시너지’가 느껴졌다. “그래, 일본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일본은 있었습니다. 언제든 계기가 주어지면 무섭게 뭉칠 수 있는 잠재력이 엿보였습니다. 방비를 게을리 하다간 장래에 큰 화가 다시 닥칠까 심히 염려되옵니다.” carlos@seoul.co.kr ■ 도움 주신 분들 이번 한·일 수교 40주년 특별기획에 도움주신 분들을 2회에 걸쳐 싣습니다(무순입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자민당 중의원(부간사장) ▲구사노 다다요시(草野忠義)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국장 ▲다카하시 요시오(高橋由夫)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부국장 ▲구마가이 겐이치(熊谷謙一)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국제국장 ▲무쿠타 사토시(田哲史)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환경·기술본부장 ▲마스다 기요시(益田淸) 도요타자동차 이사 환경부장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도쿄대학교 대학원 교수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자민당 참의원 ▲기타하시 겐지(北橋健治) 민주당 중의원(역원실장) ▲미카즈키 다이조(三日月大造) 민주당 중의원 ▲기타지마 가즈토시(北嶋一甫) ㈜기타지마 시보리 제작소 사장 ▲오이케 가즈오(尾池和夫) 교토대 총장 ▲사사키 미사오(佐佐木節)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교수 ▲나카무라 가즈야(中村一也) 교토대 총장 비서실장 ▲사고 노리치카(佐合紀親) 오사카대 우주물리학 박사 ▲다카하시 도루(高橋徹)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박사후 과정(오사카대 핵물리학 박사) ▲이시무라 시게이치(石村繁一) 남코(NAMCO) 사장 ▲히라이 아쓰오(平井淳生) 경제산업성 상무정보정책국 정보통신기기과 과장보좌 ▲나카지마 구니오(中島邦雄) 정책대학원대학 교수 ▲오카타 야스오(緖方靖夫) 일본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국장, 참의원 의원 ▲오모카와 마코토(面川誠) 일본공산당기관지 新聞赤旗 외신부 기자 ▲노히라 신사쿠(野平晋作) 피스보트 공동대표 ▲다나카 쓰네유키(田中恒行) 일본경제단체연합회 노동정책본부 기획조사그룹장 ▲스즈키 아키히코(鈴木明彦) UFJ종합연구소 조사부 수석연구원 ▲이노우에 사토시(井上哲) 인사원 직원복지국제과 주임국제전문관
  • [시네 드라이브] 2005 충무로 작은 게 세다?

    올 들어 충무로 술자리들에서 안주 삼아 꾸준히 입길에 오르내린 얘깃거리가 하나 있다. 제목하여 ‘2005년 충무로 4대 재앙’이다. 괴담 속 주인공은 80~90억원의 큰 제작비를 쏟아부은 국산 블록버스터 4편. 이미 개봉한 ‘혈의 누’와 ‘남극일기’, 개봉을 기다리는 ‘천군’과 ‘청연’이 그들이다. ‘괴담’운운하는 것이 이래저래 힘겹게 영화를 찍고 있는 제작사 입장에선 가슴 쓰릴 얘기일 법하다. 하지만 충무로 사람들에게는 이들의 성적표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이들의 실패는 가뜩이나 위축된 영화시장을 더욱 경색시킬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설마설마했던 ‘혈의 누’와 ‘남극일기’의 성적은 역시나 영화의 덩치에 못 미쳤다. 지난달 4일 개봉한 ‘혈의 누’의 전국 관객 누계는 현재 약 227만명. 총제작비 75억원의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뉴질랜드 올로케 촬영, 톱스타 송강호·유지태 주연으로 화제를 뿌렸던 ‘남극일기’는 엄청난 기대에 비하면 ‘재앙’ 수준의 성적이다. 개봉 18일째인 지난 6일 현재 전국 관객수는 105만명에 그쳤다. 송강호라는 ‘빅 카드’를 내세웠음에도 ‘남극일기’에 대한 우려는 사실 일찍부터 충무로에 팽배했었다.6년여를 끌어온 제작기간, 도중에 제작사가 바뀌는 혼란, 해외 원정촬영 등 불안 요소가 한둘이 아니었다는 게 영화가의 설왕설래이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으되 ‘해외로케 영화는 흥행실패한다.’는 속설도 ‘남극일기’의 결과로 또 한번 입증된 셈. 청년 이순신의 모습을 코믹터치로 그린 팬터지 사극 ‘천군’(7월15일 개봉), 한국 최초의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그린 ‘청연’(12월 개봉예정)에 더욱 걱정스러운 시선이 쏠리는 것도 그래서이다. 중국 원정촬영까지 한 ‘천군’이 제작비 80억원을 들였고, 중국 일본 미국 등을 돌며 전체의 50%를 해외촬영한 ‘청연’은 순수제작비로만 90억원을 썼다. 한 제작자는 “개봉도 하기 전에 김을 빼는 듯해 안됐지만, 해외 로케로 덩치가 커지는 영화는 압축미가 떨어져 그만큼 실패 가능성도 큰 것 같다.”면서 “순제작비만 150억원을 쓴다는 곽경택 감독의 ‘태풍’ 등 연내에 개봉될 블록버스터들마저 실패하면 내년 충무로 돈줄은 씨가 마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줄잇는 ‘작은 영화’들의 선전에는 한층 더 묵직한 의미가 실린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연애술사’가 지난 6일 전국관객 100만명을 넘겨 이미 제작비(27억원)를 뽑았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안녕, 형아’도 마찬가지. 개봉 2주 만에 82만명을 불러모으며 탄력을 받고 있다. ‘사이즈가 미덕’이던 시대는 틀림없이 아닌 것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톱 셀러]식단불문 즉석식품 맛도 그만

    [톱 셀러]식단불문 즉석식품 맛도 그만

    ‘즉석식품이 똑똑해지고 있다.’ 맞벌이 부부와 주 5일제가 확산되면서 간편 음식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까닭이다. 업계는 즉석식품 시장이 올해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석밥이 선두 대표주자는 즉석밥이다. 지난 1997년 ‘햇반’이 처음 나온 이후 해마다 매출이 30∼40% 증가하고 있다. 웰빙 열풍 덕에 흑미밥·현미밥·오곡밥 등 후속작도 인기를 얻고 있다. 즉석밥에 낙지·송이버섯·류산슬·마파두부·돈부리(일본식 덮밥) 등을 얹은 덮밥류는 반찬이 따로 필요치 않아 나들이용으로 제격이다. 버섯·해물·김치·쇠고기 야채 등을 넣은 이탈리아 리조토도 나왔다. 밥 용기 비닐을 벗기고 소스를 부어 전자레인지에 2∼3분 데우거나 끓는 물에 살짝 익히면 먹을 수 있다. 술먹은 다음날 속 풀고 싶다면 즉석국을 찾아보라. 쇠고기국밥·미역국밥·추어탕국밥·육개장밥 등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고급스럽다. 끓는 물을 붓거나 전자레인지에 물을 데운 후 밥을 말아서 5분 만에 먹을 수 있다. 상온에서 6개월간 보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먹어보니 ‘맛있는 낙지덮밥’은 종이 겉포장지를 잘 사용해 뜨거워진 밥 용기에 손을 데지 않도록 배려했다. 겉포장지에 구멍을 뚫어 밥 용기를 집어넣어 전자레인지에 돌리도록 고안한 것. 밥 용기를 만질 필요가 없다. 낙지와 당근, 양파 등을 손톱만하게 잘랐다. 붉은 빛이 감돌지만 맵진 않다. 오히려 단맛이 강해 어린이들이 좋아할 듯.340g 2500원. ‘햇반 송이버섯밥’은 당근 등 야채를 잘게 썰어 건데기가 씹히지 않는다. 죽처럼 색깔은 투명하지만, 후추 맛이 뚜렷하다. 특히 밥 용기가 뜨거워 밑부분을 잡으면 손을 다칠 위험이 있다.350g 3000원.‘해물리조또’는 고추 맛이 강해 매콤하다. 가로·세로 1㎝짜리 오징어가 눈에 띈다.300g 2400원.‘얼큰한 육개장밥’은 밥과 육개장을 따로 데워 섞어야 한다. 펄프 용기에 육개장 건데기와 물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여기에 뜨거워진 햇반을 말아 먹는 것. 술 먹은 다음날 해장하기 좋을 만큼 얼큰하다. 그러나 조리시간이 짧아 깊은 맛은 덜하다.210g 3000원. ●죽과 수프는 아침식사 대용 즉석죽과 수프는 아침식사 대용이나 다이어트식, 별미식으로 그만이다. 전복, 연어·발아현미·녹차·참치·꿀호박·홍게살·인삼닭 등 다양한 죽이 출시되고 있다. 전복 등 주재료를 30% 가까이 넣어 맛이 진하다. 참기름·꿀 등 소스를 추가로 넣어 기호에 맞게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분말 수프를 물에 풀어 끓여 먹는 불편함을 없앤 액상수프도 나왔다.‘프레시안 브로콜리 치즈수프’는 적당히 익힌 브로콜리 야채에 고급 치즈와 감자 등을 넣어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다. 이밖에 감자를 주로 한 ‘베이크 포테이토수프’ ‘양송이 수프’가 있다. 유통기한이 짧고 냉장 보관하는 게 흠이다.40∼50대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누룽지. 전기밥솥으로 사라진 누룽지가 뜨거운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 바삭바삭거려 어린이용 과자로도 손색이 없다. 먹어보니 ‘인삼닭죽’은 인삼 향을 가득 머금고 있다. 실처럼 가늘게 찢어진 닭은 쫄깃하다. 찹쌀과 쌀 입자가 고와 유아식으로도 좋을 듯.230g 2100원. 햇반 녹차죽은 녹차와 김, 다시마 맛이 잘 어우러져 있다. 초록색 죽에 향긋한 다시마 향에 더해져 개운하다. 아침식사로 적당한 양.273g 1650원 ●카레·짜장도 재탄생 3분 짜장·카레도 옷을 갈아 입었다. 건강음식인 백색카레는 기존 제품보다 강황 함량을 50% 높이고 로즈마리, 월계수잎 등도 넣었다.‘그대로카레’와 ‘그대로짜장’은 데우지 않고 밥에 바로 부어 먹는 제품. 나들이용으로 적합하다. 여러가지 야채와 고기를 볶아 느끼하지 않은 ‘사천식 짜장’도 나왔다. 매운 고추, 파, 마늘, 생강 등 갖은 양념이 들어가 붉고 매콤하다. 먹어보니 그대로카레는 뜨거운 밥에 먹으면 데우지 않고도 3분카레, 짜장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당근·감자도 깍두기처럼 큼직하게 썰어져 씹히는 맛이 제법 난다. 차갑게, 혹은 뜨겁게 먹으면 강한 카레 맛을 느낄 수 있다.200g 1380원. 이밖에 밥에 뿌려먹는 후리가케 ‘밥이랑’, 화로에 구운 ‘맛밤’, 전자레인즈용 팝콘 ‘액트투’, 실온에서 3개월간 보관 가능한 ‘영양떡’ 등도 즉식식품이 주말 식탁을 점령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예나 이제나 박람회엔 복권

    예나 이제나 박람회엔 복권

    안내 : 김화진(金和鎭) 옹 특등, 천원짜리 자동차 한대 1915년 공진회(共進會) 120만 인파 제1차 한국무역박람회가 서울 영등포구 구로동에서 열리고 있다.「내일을 위한 번영의 광장」이라는「캐치·프레이즈」그대로 믿음직한 구경거리로 날이 날마다 사람의 물결이 밀려들고 있다. 한데 이번 무역박람회를 계기로 궁금증이 하나 더 늘었다. 우리 나라에는 언제부터 박람회가 있었으며, 그 옛날 박람회의 풍경은 어떠했나 하는 것이 그것이다. 옛날의 박람회는「가관(可觀)」투성이었고 일정 때였으므로 말 못할 울분도 많았다. 사실 우리에게는 우리 손으로 마련한 박람회가 없었다. 1906년의「기차박람회」, 이듬해의「경성박람회」, 1915년의「물산공진회」, 29년의「조선박람회」등이 다 일정이 그들의 식민지정책을 선전하기 위한 선전장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공진회」때,「공진회는 무엇인가, 시정 5년 기념일세. 천황폐하 덕택으로…」운운하는 노래를 주입시켜 가르친 것으로 보아도 당시의 사정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먼저 1906년「기차박람회」의 그 기차를 김화진옹(74)과 함께 타 보자. 이동시장 - 물건이 싸대요 박람회기차는 전국 35구(區) 돌고 돌아… 『물건이 싸대요. 광목을 좀 사야겠어』 마을에 기차가 들어오자 아낙네들의 입에서는『물건이 싸대요』가 사방에서 튀어나왔고, 순식간에 소문이 퍼졌다. 아낙네들, 남정네들은 앞을 다투어 기차로 덤벼들었고, 광목, 옥양목, 비단 등의 옷감을 사들였다. 아마 2할쯤 싸게 살 수 있었던 듯. 그러나 기차 안에 진열해 놓은 물품은 별로 볼 것이 없었다. 대한매일신보 광무(光武) 10년(1906년) 11월 8일자 기사에 의하면「기차박람회」는 상품을 진열한 기차가 각 지방을 순회한 이동식 박람회. 낡은 상품진열차 3대와 화차 1대를 3천 5백원에 구입, 내부를 개조해서 진열장을 만들었다. 전국 35구(區)에서 출품했는데 1구 진열청원금은 1백원, 열차에서 먹는 식비는 각 출품인이 스스로 부담했다. 이「박람기차」가 순회한 곳은 남대문, 영등포, 수원, 대구, 김천, 부산, 마산, 인천, 대전, 평양, 신의주, 정주, 선천, 황주 등. 이해 8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전국을 돌았다. 이 기차는 이동시장의 역할도 겸한 셈이어서 각 지방에서는 다른 지방의 특산물들을 앉아서 살 수 있었다. 「덕맥(德麥)」과 고치안주로 진탕 일녀(日女)의 교태 - 경성박람회 다음이 1907년의「경성(京城)박람회」. 지금의 내무부 자리에서 열렸던 듯하다. 당시 통감부의 일방적인 계획으로 열린 것인 만큼 일본 물건 전시장. 요정이 있었고. 기생들이 술을 따르는 등 애교와 수작으로 손님을 끌었다. 술은「덕맥(德麥)」(독일맥주)과 일본 약주(정종), 그리고 안주는 고치안주. 13세 소년 김화진은 국수와 떡을 얻어 먹었고, 초밥을 보고는 주먹밥이라고 불렀다. 일본 기생들은 삼미선(三味線:사미센)을 뜯으며 관객을 유인했고, 여자 관객을 위해「부인의 날」을 따로 두어 부녀자만 입장케 했다. 남녀유별, 여인들은 쓰개치마와 장옷을 쓰고 입장했는데 그런 식으로나마 구경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로서는 상당한 관용과 개화였을 터. 진열품은 여자 화장품, 그릇, 견직물, 완기 등 7만 6천여 점에 달했고 관람자 수는 20만 8천여 명. 한 집에 한 사람 강제징발(徵發) 「공진회 보따리」는 명월관행 1915년「물산공진회(物産共進會)」. 물론 일본의 시정(施政)선전장이었으므로, 시골 사람들을 강제로 징발, 한 집에 한 사람씩 서울로 와야 했다. 기차값도 할인해 주고, 서울에 여관을 정해 주고, 개인 집도 임시 여관으로 쓰게 했다. 군수나 면장의 인솔로 서울에 온 시골 사람들은 한결같이 보따리들을 들고 있었는데, 이것이 유명한「공진회 보따리」라는 것. 새까만 보따리에서 갖가지 역겨운 냄새가 났는데, 그 뒤 무슨 나쁜 냄새를 풍기는 물건이 있으면『공진회 보따리냐?』빈정거렸다. 「공진회」는 경복궁에서 열렸는데, 당시 총독부에서「공진회」장소로 사용한다고 경복궁을 몰수했다. 진열품도 질이 나쁜 것과 좋은 것을 나란히 놓고, 나쁜 것은 조선 것, 좋은 것은 일제의 시정(施政) 때문에 잘 된 것이라고 선전했다. 경복궁 안에는 야외극장, 요정, 대중식당 등이 갖춰져 있었고 야외극장에서는「서커스」, 노래, 춤 등으로 관객의 흥을 돋우었다. 요정이라는 것은 서울의 유명한 요정들의 임시 출장소. 명월관(明月館) 출장소, 장춘관 출장소, 혜천관(惠泉館) 출장소 등이 나와 있었다. 대중식당에서는 장국밥, 설렁탕, 추탕 등을 팔았고 식권도 나누어 주었다. 농산물, 견직물, 농기구, 원서, 고서 등이 진열되었고 농악대가 장내를 돌아다니며 꽹과리와 피리를 불어댔다. 관람자수 1백 16만 4천여, 출품인원 1만 8천 9백여 명. 변사(辯士)의 신명에 넋 잃고 경복궁의 호화판 조선박람회 1929년의「조선박람회」. 가장 크고 호화로운 박람회였다는 이 박람회는 장소가 좁다는 이유로 경복궁의 작은 건물들을 헐어버리고 진열했다. 그때도 지금처럼 복권을 팔아서 관객을 모았다. 특등이 자동차(「호로)형 자동차) 그리고 광목, 소, 유성기, 사진기, 과자,「아사히」(朝日)담배 등의 상품이 구미를 돋우었다. 이만규(李晩珪)라는 사람이 자동차를 탔는데, 그것을 1천원에 팔아서「실컷 두들겨 먹고」집도 한 채 장만했다. 박람회 사무실에서는 신문기자들에게 2천원씩 주었고, 어떤 기자는 그 돈을 기금으로『삼천리』라는 잡지를 내기도 했다고. 장내에는 야외 영화관이 있어서 서양영화(주로 서부활극)를 상영. 무성영화였으므로 서상호(徐相昊), 성동호(成東鎬) 등 일류 변사들이 열을 올리고 있었다.『앞에 가는 자동차는 악당의 자동차, 뒤에 가는 자동차는 순사의 자동차…』또는『그때였다, 바람처럼 나타난 사나이가 있었으니…』 그밖에『춘향전』,『심청전』,『배따라기』등,「구식연극」을 했고,「무도장」이라는 데서는 칼을 휘두르며 소리치는 일본 무사춤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농악과 함께 볼만했던 것은 봉산탈춤, 산대놀이 등의 가면무(假面舞). 당시『배따라기』와『항장무(項壯舞)』를 춘 조선 기생 백운선(白雲仙)은 지금도 7순의 나이로 살아있다. 8·15를 4년쯤 앞둔 1941년께에 동대문 밖 제기동 벌판에서 소규모의 박람회를 열기도 했으나, 그때는 소위 대동아전쟁 이후 일본이 피곤했을 때이므로 빈약했다. 그 후 우리 손으로 연 박람회가 1962년 4월부터 6월까지 열린 군사혁명 1주년기념「산업박람회」. 그리고 지금의「무역박람회」에 이른다. <宗> [ 선데이서울 68년 9/29 제1권 제2호 ]
  • [시론] 한미정상회담, 6월위기설 잠재워야/박태우 타이완국립정치대학 객좌교수·국제정치학박사

    어중간한 민족공조 논리를 버리지 못하고 중재자로의 역할을 언급하는 자리가 된다면 우리의 위상을 더 악화시키는 외교적 자충수를 초래할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개최될 한·미 정상회담의 무게와 중요성에 전세계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한반도 주변의 급박한 상황전개를 반영, 통상적인 의전을 초월하여 계획된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운명을 상당부분 결정하는 역사적 회담이 될 것이다. 한·미동맹의 포괄적 성격 및 주한미군의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유연성을 놓고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단호한 어법으로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외교안보정책의 큰 그림을 제시할 것이다. 특히, 북핵 해법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외교적 해결을 위한 북한의 회담복귀를 주문하면서 북한측에 복귀 명분을 제공하기 위한 평화적 해결의 기본원칙을 노무현 대통령의 목소리를 일정 부분 수용하는 선에서 재확인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외교적 수사(修辭)에 기반한 원론적 합의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핵 보유국을 향한 북한의 위장전술에 대한 인내심이 한계에 이른 미국 부시 행정부가 최종적으로 마련한 ‘북핵 독트린’을 우리 정부가 어떻게 조율하고 수용하느냐 여부일 것이다. 이미 북한도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지난 6일에 미국의 조지프 디트라니 북핵 대사 및 국무부의 한국과장이 북한 유엔대표부를 방문해 협의하는 과정에서 6자회담 복귀가능성에 대한 북측의 의도를 일정부분 보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외교적으로는 국무부의 라이스 장관 및 한반도 담당 참모들을 통해 북한의 회담 복귀 및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명시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최근 북한 제재를 위한 무언의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미국의 속내일 것이다. 아직도 우리의 외교부가 이론적 적실성이 현실적인 국내외 상황과는 동떨어진 ‘변형된 동북아 균형자론’을 이야기하면서, 미국 정부의 최근의 민감한 움직임에 대해 국내언론의 과민반응 운운하고 우리에게 많은 시간이 있는 것처럼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점이다. 군사제재에 앞서서 일단은 부시 대통령의 단계적 북핵 해법 제시에 대해 노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할 것이지 온 국민이 숨 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필자가 보기엔 이미 미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 및 해상 봉쇄와 유엔의 안보리에 상정하는 결심을 굳힌 것 같다. 이번 회담은 우리의 입장에선 한반도의 현실성을 담아낸 진일보한 북핵 해법을 설명하고 우리의 한·미동맹관(觀)을 전달하는 자리도 되겠지만, 이보다는 부시 대통령의 단호한 결심을 노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이의 수용여부를 물음으로써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미동맹에 대한 우리정부의 진정한 의도를 묻는 확인 장(場)으로서의 의미가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일 정권의 교체까지 생각하고 있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어중간한 민족공조 논리를 버리지 못하고 중재자로의 역할을 언급하는 자리가 된다면, 변변한 ‘고위급대북대화채널’도 확보하지 못한 정부로서는 미국의 장기적 동아시아전략의 운영 축에서 동맹국으로서 입지가 일정부분 흔들리고 있는 우리의 위상을 더 악화시키는 외교적 자충수를 초래할 것이다.21세기의 새로운 지구촌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한국의 위상을 한·미동맹의 틀에 반영하고 과거의 양국간 불평등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틀을 만들어서 담아내는 정부의 주장은 당연한 것이고 모든 국민들의 바람을 담는 당연한 노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민들의 생존과 안위가 걸린,50년 동안 지속되어온 동맹체제 및 한반도의 불안정한 안보상황의 주범인 북핵 문제 해법을 다루는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검증되고 확실한 노선을 미국과의 공조 틀 내에서 우선 선택하고, 인도적 차원의 민족의 문제와 연관된 우려와 견해 피력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끈 다음에 해도 늦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태우 타이완국립정치대학 객좌교수·국제정치학박사
  • “25년뒤엔 中시장 한국의 30배”

    오는 2030년 중국의 시장 규모가 우리나라의 30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는 6일 중국과학원 중국현대화연구센터가 최근 작성한 ‘중국현대화보고 2005-경제현대화연구’ 보고서를 분석,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목표는 선진국의 ‘지식경제’와 개발도상국의 ‘공업경제’를 연결하는 ‘운하’를 뚫어 선진 경제를 따라잡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위해 공업화에서 비공업화(지식·서비스산업화)로의 단계적 발전전략 대신 두가지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같은 전략이 성공하면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02년 989달러에서 2030년 6900달러로 7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2050년에는 1인당 GDP가 현재의 27배, 공업생산성은 10배 이상 늘어나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무역연구소 현오석 소장은 “중국이 2002∼2004년에 기록한 평균 8%대의 성장률을 지속한다면 중국측 전망과 달리 2030년 1인당 GDP는 1만달러에 근접할 것”이라면서 “이는 현재 한국과 같은 규모의 시장이 30개가 형성되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동부 연안지역의 주요 도시들은 2020년 한국과 비슷한 경제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 소장은 “이번 보고서는 외부의 ‘중국 위협론’을 의식해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전망했다.”면서 “중국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개별 지역과 산업으로 세분화해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현대화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재정적, 정책적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으로 중국의 발전전략 수립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KT사장 도전자 20명?

    오는 7일 KT 사장 공모 공고를 앞두고 이용경 KT 사장의 재출마 여부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들은 이 사장의 ‘연임 의지’를 운운하며 출마를 고심 중이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그가 나가면 나가지 않겠다.”는 반응도 많다. 그러나 공모가 시작되면 지원자가 20명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전·현직 KT맨들이 우선적으로 출마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생각들은 조금씩 다른 것으로 보이지만 이 사장의 행보가 꽤나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남중수 KTF 사장은 “챙겨야 할 현안으로 경영 활동에 집중하느라 KT 사장 공모를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마평에 오르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한 측근은 “이 사장이 고사하기 전에는 후배인 남 사장이 먼저 도전을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김홍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사무총장은 “언론에 내가 지원한다고 자꾸 나오는 데 공모가 나온 뒤 어떤 분들이 지원하는지 윤곽이 나오기 전까지 주저하고 있는 상태다.”면서 “이 사장이 사장추천위에 아는 분들도 많고 경쟁력이 있어 이 사장이 나온다면 많은 사람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안용 전 KT 전무는 “현직에 있는 사람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데 이 사장은 그간 CEO로 일해 KT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을 것으로 본다.”면서 “(나는) 공고가 나오면 행동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자회사 포털인 파란을 운영하는 송영한 KTH 사장은 “이 사장이 열심히 하셨으니 유리하다고 본다.”면서 “출마와 관련해 상황을 좀 보고 있는데….(나는)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용경 사장은 최근 임기가 오는 2007년 6월까지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제 5대 회장으로 선출된 데 대해 수락 의지를 표명했다. 재도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T의 한 관계자는 “이 사장이 그동안 KT 혁신을 이끈 공이 있고 새 사장이 오면 구조조정 등 칼을 들일 댈 것이란 우려가 겹쳐 이 사장의 재임을 바라는 의견도 많다.”고 전했다. KT 외부의 인사도 후보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임주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 남궁석 국회사무처장, 허운나 정보통신대학(ICU) 총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언론에서 쓰는 것이지 전혀 의사가 없다.”는 반응들을 일단 내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가기간통신망을 운영하는 KT가 ‘공기업적 민영기업’이란 점에서 외부 변수도 배제할 수 없어 이들의 행보도 주목 대상이다. KT는 7일 사장 공고와 함께 이력서, 자기 소개서, 경영 포부(A4용지 5장 이내) 등 응모를 19일까지 받는다. 또 19일까지 사외이사 8명 중 3명, 전·현직 KT 사장 1인, 사외이사가 뽑은 민간인 1명 등 총 5명으로 사장추천위를 구성해 후보들을 심사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시스템이 막은 ‘10조 금융사고’

    “청와대 직원인데,K프로젝트의 소요자금 54조원을 우선 입금된 것으로 처리만 해주신다면….” 청와대와 비공개 국책사업을 앞세워 거액을 허위로 입금 처리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기극이 잇따라 발생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10시쯤 국민은행 서울 S지점에서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은행원에게 접근,10조원을 전날 입금된 ‘선일(先日)거래’로 처리해 주면 사례금 50억원을 주겠다고 제의했다. ●54조 입금대가 500억 제의는 농협이 퇴짜놔 귀가 솔깃해진 은행원은 제3자 명의의 보통예금 통장을 만들어 10조원이 입금된 것으로 전산처리를 했다. 사기꾼은 사례금을 곧 보내겠다며 통장을 받아들고 유유히 사라졌다. 그러나 ‘유령금액’ 10조원은 몇분 만에 금융전산망에 걸려 입금이 취소됐고, 사기극에 가담한 꼴이 된 은행원은 구속됐다. 지난달 24일 농협 J지점에서도 비슷한 인상의 남자가 박모 지점장을 찾아와 “54조원이 입금된 통장을 만들어 주면 500억원을 주겠다.”고 제의했다가 거절당한 뒤 돌아갔다. 동일범으로 보이는 이 사기꾼은 고급 승용차를 타고 수행원과 함께 접근했다. 청와대 직원의 명함을 내밀며 “국책사업의 소요자금이 비실명이어서 입금된 것으로 우선 처리해 주면 2∼3일 후에 송금하겠다.”고 설득했다. 거액의 사례비는 물론 승진을 돕겠다는 말도 곁들였다. ●3억이상 입금땐 2인이상 간부가 확인 요즘 시중에 떠도는 국가 프로젝트 등을 운운하면서, 부자 고객의 자금유치 실적에 시달리는 은행원들의 심리를 파고 든 셈이다. 거래 기업의 급여이체 등을 흔히 선일자 거래로 처리하는 은행의 관행도 노렸다. 하지만 사기꾼이 놓친 부분이 있다. 우선 3억원 이상이 입금되면 전산입력과 동시에 2인 이상 간부가 입금확인 코드를 따로 입력시켜야 한다. 은행원들도 모르게 지점의 감사담당자에게는 입금 사실이 문자메시지로 자동 발송된다. 국민은행에서 금전적 피해가 없던 것은 이런 시스템 때문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대사와 함께하는 요리COOK 조리TALK

    대사와 함께하는 요리COOK 조리TALK

    반도의 기질일까? 우리나라와 이탈리아는 공통점이 많다. 노래부르기 좋아하고, 쉽게 흥분하며, 정이 많은 것이 그렇다. 함축한다면 ‘화끈하다.’는 것이리라. 음식에서도 뇨키는 수제비, 라비올리는 만두, 코테키노는 순대, 카르파초는 우리의 육회와 비슷하다. 이래서 입맛에 맞는 까닭일까. 서울과 근교에서 성업 중인 이탈리아 음식점이 6000∼7000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처음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에 이탈리아 음식에 관해 취재하고 싶다고 제안하자 대사관측은 5월26일로 날을 잡고 아예 프란체스코 라우지 대사의 만찬을 보여주겠다고 회신했다. ■ 이탈리아 와인의 숨겨진 진실-모든 포도주는 Vino로 통한다? 만찬에서 처음 선보인 포도주는 베네토의 소아베.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드라이한 맛의 백포도주다. 로미오가 줄리엣을 만나기로 약속한 다음 하인이 가져온 와인을 맛보고 ‘Soave(향기로운)’라고 말한데서 유래됐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이탈리아에서 음식을 말할 때 ‘아비나멘토(Abbinamonto)’라는 말이 있다.‘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가리킨다. 안토니오 파텔리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식탁에서 와인을 빼놓는 법이 없고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 고르는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금치 스파게티와 작은귀 모양의 파스타는 토스카나의 베르나치아 디 산 지미냐노와 궁합을 맞췄다. 이탈리아 최초의 DOC(원산지통제와인) 와인이며, 최고급인 DOCG(DOC 가운데 최고)로 승격됐다. 역대 교황들이 즐긴 것으로 알려져있다. 화이트 드라이지만 깊은 맛이 났다. 농어요리에는 캄파니아의 그레코 디 투포를 맞췄다. 역시 화이트. 기원전 1세기에 그려진 폼페이 프레스코의 벽화에서도 발견된 고고학적인 와인이다. 주요리 소고기 안심구인엔 역시 토스카나의 로소 디 몬테풀치아노가 나왔다. 레드, 드라이하지만 약간의 신맛이 돌았다. 이탈리아 와인의 자존심이다. 달콤한 디저트엔 백포도주 베르나치아 디 오리스타노가 달콤한 맛을 강조했다. 기포(스파클링)로 상큼하면서 개운하게 했다. 오랜 옛날, 사르데냐의 전염병을 퇴치한 건강에 좋은 와인으로 전해온다. 거듭되는 와인 건배 속에 흥겨운 만찬 분위기, 우리의 잔치와 닮은 듯 낯설지가 않았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이탈리아 대사가 콕찍은 맛집 ●푸치니 대사의 만찬 메뉴를 짜고 와인을 구성했던 안토니오 파텔리가 총지배인으로 있는 이탈리아 음식점. 서울 강남역 7번출구와 나와 시티극장과 아트박스 사이의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하얀색 건물에 통유리문이 예쁘게 달린 푸치니가 보인다. 안토니오는 우리말도 곧잘 한다. 대사와의 만찬에선 김원기 조리사가 작은 귀모양의 오레키에테 파스타를 냈다. 푸치니는 ‘정통을 알고 즐기자.’는 게 모토. 국적불명의 요리가 아닌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표방하고 있다. 대표 메뉴는 푸치니 스페셜(1만 8000원), 이탈리아 산간 고지대에서 먹는 토속 스파게티로 큰 북모양의 레지아노 치즈를 이용한다. 가운데를 파낸 치즈안에 럼주를 붓고 불을 붙여 주위 치즈를 녹인 다음 스파게티와 야채를 섞는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데 요리사가 직접 테이블에 와서 만든다. 식사중에 들려오는 피아노에 고개를 돌려보면 안토니오가 연주한다. 단순히 식사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철갑옷의 중세 병정, 청동조각품과 명화들, 지중해빛 통유리문…. 인테리어가 아주 좋다. 요즘은 감나무가 있는 파티오에서 식사해도 그만이다. 메뉴의 가격은 일품은 1만∼2만원선이고, 코스는 가격대가 다양하다.552-2877 ●토스카나 르네상스서울호텔의 이탈리아 음식점으로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 이유는 테이블 간격이 고 손님들의 방해를 적게 받으며 대화할 수 있기 때문. 만찬에서 디저트로 대미를 장식한 사르데냐출신 알렉산드로 파치는 홍콩, 일본 등을 거쳤다. 토스카나는 르네상스의 발상지이자 이탈리아의 맛을 대표하는 곳. 입구에 들어서면 매콤한 고추향과 친근한 듯한 마늘향이 식욕을 일으킨다. 점심으로 비즈니스 맨들을 위한 런치(2만 4500원)을 준비한 것이 특징. 주방장이 매일 12가지 이상의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2222-8647 ●일폰테 호텔업계 최초의 이탈리아 식당으로 최고의 맛을 자부한다. 오픈키친 시스템으로 요리 전과정이 공개된다. 콧수염으로 옆집 아저씨 같은 분위기의 클라우디오 쿠키아렐리씨가 주방장. 만찬에서 송로버섯향의 시금치 스파게티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로마 중심가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던 식당에서 자라 자연스럽게 조리장돼 전세계를 누볐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 일폰테는 수제 파스타, 장작에서 금방 구워내는 피자, 신선한 샐러드가 가장 큰 특징이다. 생선과 소고기의 이탈리아식 요리로 단골 고객도 확보하고 있다. 로마 출신의 조리장 클라우디오가 매일 새롭게 선보이는 조리장 추천 메뉴가 인기.10명까지 식사가 가능한 별실과 50명 규모의 행사까지 치를 수 있는 리알토가 마련돼 있다.317-3270 ●라스텔라 대사의 만찬에서 농어요리와 쇠고기 안심구이·레몬 셔벗을 책임진 마우리지오 세카토가 부조리장. 그는 이탈리아의 유명음식점을 거쳐 미슐랭스타 출신으로 해산물 요리에 특히 자신있다고 한다. 그의 부인은 한국인.1996년 부인의 나라 한국에 와서 신라호텔·워커힐호텔 등을 거쳤다. 라스텔라는 별이 빛나는 아름답고 은은한 밤과 같은 낭만적인 분위기다. 월∼금 점심은 뷔페(1만 8000원)로 운영된다. 저민 소고기 안심, 올리브 오일에 절인 문어, 모차렐라 치즈를 곁들인 토마토, 시푸드 샐러드, 훈제 연어 등 각종 샐러드와 과일 및 요구르트 등 요리 30여 가지가 마련된다. 또 채식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새송이 버섯구이, 가지, 파프리카 등의 야채구이 및 랍스터 다리찜 메뉴 등 담백한 메뉴도 나온다. 주말 뷔페(2만 5000원)에는 알래스카연어를 비롯해 요리가 더욱 풍부해진다.710-7276 ●보나세라 서울 도산공원 맞은편에 위치한 이탈리아 레스토랑. 미식가들의 수첩에 이미 전화번호가 상위에 적힌 음식점이다. 건물 가운데 아담한 정원이 있어 시골같은 운치를 더한다. 대사의 만찬에서 발사믹소스를 곁들인 쇠고기 카르파초와 토마토·모차렐라치즈 테린을 낸 마시밀리아노 산니노가 요리하고 있다. 요즘엔 시금치와 리꼬타치즈로 속을 채운 토르텔리와 당근 크림의 토마도가 요름 메뉴로 나온다. 정통 요리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이탈리아 요리까지 선보인다. 일품으로 보통 2만∼3만원선이다. 이탈리아 와인리스트도 방대하다.543-6668 ■ MENU ●발사믹소스를 곁들인 쇠고기 카르파초 재료 쇠고기 홍두깨살 3㎏, 꽃소금 360g, 설탕 150g, 각종 다진 허브(세이지·로즈마리·타임 등)50g,서빙(1인분·크레송 60g, 발사믹식초 1큰술, 엑스트라버진 올리브기름 1큰술) 만드는 법 (1)쇠고기를 얇게 저민 다음 허브와 소금·설탕으로 절이는 마리네이드로 7일간 냉장고에 보관한다.(2)냉장고에서 꺼낸 다음 흐르는 물에 고기를 살짝 씻어내고 통풍이 잘되는 곳(12∼15도)에서 3∼4일간 말린다.(3)접시에 담아 낼 때 크레송을 놓고 (1)의 슬라이스를 한장씩 얹는다.(4)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기름을 뿌려낸다. ●송로버섯을 곁들인 스파게티 재료 생파스타 100g, 베이컨 50g, 트뤼플 크림 50g, 후추 5g, 파르메산치즈 15g, 올리브 기름 적당량 만드는 법 (1)파스타를 끓는 물에 삶는다.(2)팬에 올리브 기름을 두르고 다진 베이컨을 트뤼플 크림과 섞고 볶다가 (1)의 삶은 파스타를 넣고 같이 요리한다.(3)접시에 담고 파르메산치즈를 뿌린다. ●오레키에테 파스타 재료 밀가루 400g, 소금 10g, 미지근한 물 1/2컵, 토마토소스 1kg 만드는 법 (1)밀가루에 소금을 뿌려 미지근한 물에서 반죽한 다음 공처럼 둥글게 뭉쳐 1시간 가량 숙성한다.(2)(1)의 반죽을 떼어내 손으로 비벼 길게 만든다.(3)과일칼로 (2)를 손가락 마디보다 조금 작게 잘라 엄지손으로 눌러 작은 귀 모양을 만든다. 모두 이렇게 한다.(4)끓는 물(4ℓ)에 소금 25g과 (3)의 오레키에테를 넣고 5분 정도 삶아 건져 물기를 뺀다.(5)삶은 오레키에테에 토마토소스를 끼얹고 섞어 먹는다. 염소젖으로 만든 페코리노치즈가 있으면 뿌려낸다. ●야채를 곁들인 농어요리 재료 농어 150g, 가지 100g, 체리토마토 50g, 양파·다진 마늘 10g씩, 호박·샐러리 30g씩, 올리브 7.5g, 케이퍼 베리 7.5g, 토마토소스 50g, 파프리카 5g, 조개 50g, 통마늘 2개, 올리브 기름 12.5g 만드는 법 (1)팬에 올리브 기름과 다진 마늘을 넣고 볶는다.(2)양파, 호박, 가지, 샐러리는 작게 썰어 넣고 볶는다.(3)녹색 올리브, 다진 바질, 체리 토마토, 토마토 소스, 케이퍼 베리를 넣고 볶아 접시에 둥글게 담는다.(4)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통마늘을 으깨 넣고 타임, 소금, 후추로 농어살 껍질쪽을 먼저 볶는다.(5)다시 뒤집어서 껍질이 위로가게 하여 굽는다. 껍질을 바삭하게 굽는 것이 중요. ●쇠고기 안심구이 재료 쇠고기 안심 150g, 데미글라스소스 38g, 발사믹 식초 10g, 메시 포테이토 100g, 파르메산치즈 5g, 루콜라 10g, 포치니버섯 20g, 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쇠고기 안심을 석쇠에서 굽는다.(2)메시 포테이토를 접시에 담고 구운 안심을 올린다.(3)발사믹 식초를 곁들인 데미글라스 소스를 뿌린다.(4)고기 위에 루쿨라 야채를 올리고 그 위에 파르메산치즈를 올린다. ●올리베라 사이다스 재료 반죽(밀가루 300g, 소금 2g, 올리브기름·미지근한 물 50㎖씩, 달걀 흰자 1개),소(리코타치즈 400g, 설탕 50g, 레몬껍질),소스(꿀 200g, 오렌지 1개, 샤프란 1g) 만드는 법 (1)모든 반죽 재료를 섞어 반죽해 냉장고에 30분 가량 둔다.(2)리코타치즈를 꽉 짜서 말린 다음 레몬 껍질·설탕과 함께 잘 섞는다.(3)사이다스 반죽을 위해 얇게 펴서 수제비처럼 방망이로 밀어 동그랗게 자른다.(4)(3)의 안에 리코타치즈 40g씩을 넣고 만두처럼 반죽 껍질을 붙인다.(5)(4)를 뜨거운 올리브 기름에 잠기도록 넣어서 튀긴다.(6)샤프란과 꿀, 잘게 다진 오렌지 껍질을 뜨겁게 데워 섞은 다음 (4)에 끼얹어 차려낸다. ■ 이탈리아 대사와 함께한 만찬 미켈레 사바티노 상무관은 “한국에선 이탈리아 음식 하면 피자와 스파게티가 전부인 줄 아는데, 사실은 오늘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음식의 기초”라고 자랑했다. 그는 “이탈리아 요리는 고대 로마제국까지 기원이 거슬러 올라간다.”며 “르네상스시대 피렌체의 공주 카트린 데 메디시스가 프랑스로 시집가면서 요리사와 조리법, 재료 등을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라우지 대사는 “이탈리아 음식은 올리브 기름, 곡류와 야채, 치즈와 과일, 허브를 많이 써 건강에 이상적인 식단”이라며 “이탈리아 요리는 지방마다, 집집마다 맛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탈리아가 통일된 지는 불과 130여년. 지방마다 특유의 향토요리가 발달했다. 겨울이 긴 밀라노·베네치아를 비롯한 북부지방은 진한 맛의 요리가 발달했고, 파스타와 크림도 풍부하다. 로마·피렌체의 중부지방은 파르메산치즈와 햄이 유명하다. 시칠리아와 나폴리를 비롯한 남부지방은 올리브와 토마토, 건면 파스타, 모차렐라치즈가 널리 알려졌고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도 발달했다. 대사의 만찬은 이탈리아 전역의 음식을 조금이라도 맛보게 하기 위해 식단을 짰다. 우리의 반찬에 해당하는 요리로는 식초에 절인 작은 양파, 절인 버섯, 햄 2종류, 칼라브리아(소금간으로 햇빛에 말린 토마토 슬라이스)를 큰 접시에 내놓았다. 필요한 만큼 덜어 먹도록 했다. 만찬 메뉴를 짠 안토니오 파텔리는 “이탈리아 음식은 기본적으로 전채·첫번째 코스(파스타·리조토), 두번째 코스(생선요리), 메인요리(육류), 디저트와 커피의 순으로 구성된다.”며 “소스나 재료가 겹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에선 첫번째와 두번째 코스를 함께 먹어야 ‘식사다운 식사’라고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전채는 북쪽 피에몬테지역의 카르파초와 토마토·모차렐라치즈 테린, 남쪽 풀리아의 해물요리를 냈다. 문어와 조개·멸치·새우 등을 데쳐낸 해물 모둠데침이다. 첫 코스는 중부 라치오의 송로버섯(트뤼플)으로, 향을 낸 시금치 스파게티. 이탈리아의 한적한 시골집에서 만들어 먹는 스타일이다. 세계 3대 진미인 송로버섯을 갈아 넣어 특유의 신비한 향이 오래도록 남았다. 여기에다 잘게 다진 베이컨을 넣어 같이 익혀냈다. 풀리아의 오레키에테(작은 귀 모양의 파스타)도 나왔다. 씹는 느낌은 쫀득쫀득했다.“수백가지의 파스타를 만들 수 있다.”는 상무관 부인 로자는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점은 우리집”이라며 은근히 요리 실력을 자랑했다. 두번째 코스는 시칠리아 농어요리. 살코기를 토마토를 넣고 삶은 것이 이색적이었다. 그린빈을 비롯해 여러 야채와 주꾸미도 들어 있었다. 시칠리아를 비롯한 남부에서는 거의 모든 요리에 토마토를 넣는단다. 다음은 레몬 셔벗. 부드럽게 얼려 그냥 마실 수 있게 했다. 레몬의 상큼한 향이 입 안에 남은 생선과 토마토의 냄새를 말끔하게 씻어줬다. 주요리는 북동지역 에밀리아 로마냐의 파르메산치즈와 신선한 루쿨라를 곁들인 쇠고기 안심구이가 나왔다. 보통 파르메산치즈를 파스타에 넣지만 쇠고기 요리에도 얹어냈다. 신선한 루쿨라 향이 고기요리와 잘 어울렸다. 디저트로는 서쪽바다 섬인 사르데냐의 올리베라 사이다스로 대미를 장식했다. 리코타치즈를 넣고 감싸 튀겨낸 다음 잘게 채썬 오렌지와 꿀을 넣고 섞어 만들었다. 황금보다 비싸다는 샤프란 향이 입안을 맴돌며 긴 여운을 남겼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당신은 ‘아내의 꿈’을 아십니까?

    당신은 ‘아내의 꿈’을 아십니까?

    “아내의 꿈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지난 29일 여성포털사이트 아줌마닷컴이 주최한 ‘아줌마의 꿈 콘서트’에 부인 정은미(28)씨와 참석한 최석원(33)씨는 사회자의 질문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잘 모른다고 멋적게 대답한 최씨의 머릿속에는 “맞아. 아내에게도 꿈이 있었지.”라는 생각이 행사 내내 맴돌았다. 결혼 4년차 주부로 ‘미래의 만화가’를 꿈꾸는 아내가 서운하지 않았을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최씨는 아내의 손을 꼭 쥐었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남편들 중 아줌마가 되어버린 아내의 꿈을 기억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이라는 비아냥까지 듣는 ‘아줌마’.5월31일은 여성 네티즌들이 만든 ‘아줌마의 날’이었다. 아줌마이지만 신데렐라처럼 아름답고 도전적인 여성, ‘줌마렐라(아줌마와 신데렐라의 합성어)’를 꿈꾸는 ‘대한민국 아줌마’. 그들의 꿈과 힘을 들여다본다. ●아내의 꿈은 ‘드러머’ “내 꿈은 뚜껑을 딴 와인 향기처럼 세월과 함께 증발한 것 같았다.”결혼 17년차 주부 석미주(46)씨가 쓴 ‘드러머를 꿈꾸며’라는 글의 도입부다. 석씨의 글은 ‘아줌마의 꿈’ 공모전에서 입선작으로 뽑혔다. 그녀는 지난해 2월부터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다. 음악을 배우고 싶다는 아들을 따라간 학원에서 드럼 연주를 보고 첫눈에 반한 석씨.“선생님의 드럼 연주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의 고동은 북이 되어 한없는 희열에 빠져들었다.” 정작 함께 레슨을 시작한 아들은 6개월만에 포기했다. 칭찬 한 마디가 석씨의 인생을 변화시켰다.“선생님으로부터 가장 잘한다는 칭찬을 받았다. 이 나이에…. 칭찬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지 그때 알았다. 아줌마인 나는 칭찬에 굶주려 있었나 보다. 열심히 배워서 드러머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다.” 석씨는 “꿈을 갖는다는 건, 가만히 앉아서 꿈을 그리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고 말한다.“하루하루 꿈을 향해 다가가야죠. 아주 작은 꿈이라도 세월 속으로 증발시키면 안된다는 걸 다른 아줌마들도 알면 좋겠어요.” 새 인생을 계획하는 그녀의 조언이다. ●“흥, 아줌마라고?”…꿈꾸는 그들이 아름답다 ‘늦지 않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글로 대상을 받은 3년차 주부 문은주(27·전남 함안)씨는 지난해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종자기사 자격증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농사일에다 가사노동,18개월된 아기까지 돌보는 그녀의 공부는 쉽지 않다. 잠자는 시간을 쪼개다 보니 수면은 채 4시간이 되지 않는다. 문씨는 “요즘은 너무 바빠서 힘들지만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결혼 11년차 주부 이혜영(42)씨는 이번 행사에서 18년만에 무대에 서는 꿈을 이뤘다. 전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연기를 선보였다. 처녀 시절 ‘빨간 피터의 고백’으로 유명한 고 추송웅씨의 극단에서 연습생을 지냈던 이씨는 결혼 후 연극의 꿈을 잊고 살아왔다. 한 때 우울증과 싸우기도 했다는 이씨는 잃어버린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무대에 섰다. 이씨는 “소극장을 만들어 직접 쓴 대본으로 살아있는 연극을 하겠다던 철딱서니없던 젊은날의 꿈을 불혹이 지나 다시 꾸고 있다.”면서 “희망을 놓지 않는다면 꿈이 현실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황인영 아줌마닷컴 대표는 “단 하루라도 아줌마들이 세상의 주인공이 돼 자신의 꿈을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아줌마의 힘 아줌마가 없으면 나라가 멈출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사회 전반에 기여하는 영역이 넓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4월 현재 30대 여성 취업자는 219만 5000명. 같은 연령대의 남성은 394만 2000명이다.40대 여성 취업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가 늘어난 255만 4000명에 이른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30대 전체 인구가 줄고,40대 이후 인구가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도 일하는 여성층은 남성 못지않게 두꺼운 것이다. 전국에 46개의 매장을 가진 비영리법인 ‘아름다운 가게’는 사실상 아줌마의 힘으로 유지된다. 매장과 물류센터에서 활동하는 2000여명의 자원봉사자 가운데 기혼여성의 비율은 70%. 아줌마는 기업에서 무시할 수 없는 파워 소비자다. 대림산업은 116명의 주부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다. 자사 아파트 브랜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역할이다. 모델하우스도 모니터링단에 먼저 공개된다. 여성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아줌마들이 선정하는 ‘아줌마 입소문 파워 브랜드’는 매년 기업에 상을 주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KBS 특집방송 ‘퀴즈 대한민국’에서 38세 전업주부가 명문대 졸업생, 고시출신 공무원 등 역대 ‘퀴즈 영웅’ 6명을 모두 물리치고 ‘왕중왕’에 올라 아줌마의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안동환 김준석기자 sunstory@seoul.co.kr
  • 21세기 노라가 던진 충격

    21세기 노라가 던진 충격

    1879년 초연된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은 일대 사건이었다. 헌신적인 아내이자 어머니였던 주인공 ‘노라’가 인형으로 살기를 거부하고 마침내 문을 박차고 나오는 순간, 세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불과 120여년 전의 일이다. 남녀평등 운운하는 자체가 촌스러운 언행으로 치부되는 요즘, 과연 더이상 노라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독일 연출가 토마스 오스터마이어(38)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반박한다. 새달 8∼10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인형의 집-노라’는 “19세기말과 지금 상황은 다르지 않으며, 남녀가 동등해졌다고 여기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그의 신념이 또렷이 담긴 작품이다. 독일 샤우뷔네극단을 이끄는 토마스 오스터마이어는 현재 유럽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출가. 명망높은 아비뇽페스티벌은 지난해 30대 후반에 불과한 그에게 객원 디렉터의 자리를 내주고, 그의 작품 4편을 상영하는 극진한 대접을 해줬다. 유럽 연극전통의 맥을 잃지 않으면서 현대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그의 연출 스타일은 ‘인형의 집-노라’에서도 여지없이 빛을 발한다. 현대의 보보스족으로 변신한 노라 부부의 집은 디자이너 브랜드 가구들로 꾸며진 세련된 아파트. 노라 역시 훨씬 강하고 섹시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감미로운 팝과 록음악의 뒤섞임, 강렬한 조명, 빠른 무대전환이 젊은 연출가 특유의 에너지를 물씬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결말 부분. 집을 뛰쳐나가는 대신 노라가 선택한 길은 역대 ‘인형의 집’공연중 가장 충격적이다. 그래서일까.‘인형의 집-노라’는 2003년 초연 이후 베를린 연극제, 아비뇽 페스티벌, 런던 바비칸 센터 등 세계 유명 축제에 앞다퉈 초청됐다. 노라역의 배우 안네 티스머도 주목하자. 얼마전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초청작 ‘리퀘스트 콘서트’에서 현대인의 고독한 일상과 내면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열연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다.3만∼7만원.(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정면돌파 ‘외통수’

    유전개발 의혹과 행담도 개발 의혹 파문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말문을 열었다. 검찰과 감사원 조사를 지켜 보자는 신중론에서 벗어나 법과 원칙에 따른 처리를 강조하며 정면 대응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정세균 원내대표는 26일 “진실을 규명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법대로 원칙대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문희상 의장,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이 가혹할 정도의 수사와 진실 규명을 촉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재로선 당 지도부의 태도 변화가 여권 핵심의 ‘정리된’ 복안이 반영된 것이라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도마뱀 꼬리 자르듯 어느 선까지, 혹은 누구까지 정리하고 가자는 식의 전략적 고려가 작용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무슨 정보를 갖고 지도부가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오히려 지도부의 정면 대응론은 총체적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4·30 재·보선 참패의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비상국면에서 ‘전략적 고려’를 시도하는 자체가 ‘사치스러운’ 사고방식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서울시당 서영교 여성위원장은 “지난 재·보선은 명확한 현실 분석과 철저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인식 변화에는 연일 새로운 의혹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문정인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 위원장,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정태인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 등이 행담도 개발 사업에 연루된 것으로 속속 확인되면서 위기감이 최고조로 증폭되고 있다. 게다가 유전개발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이광재 의원은 이날까지 두차례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 지도부급의 한 의원이 관급공사 수주를 둘러싼 건설업자 구속 사건에 연루됐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과 정체성은 도덕성”이라면서 “도덕성의 훼손은 엄청난 부담과 위기로 작용한다.”고 털어놨다. 오영식 원내대변인은 “진상규명 결과에 따라 의원이든, 관계자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 등 사활이 걸린 정치 일정도 정공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 배경으로 보인다. 야당이 현 정권의 ‘레임덕’까지 운운하는 마당에 일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검찰이나 감사원 조사 결과 여권 핵심이 읍참마속의 상황에 직면할 때 지도부의 정면 대응론이 여론의 뭇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면책카드’가 될 수 없다는 데 있다. 정반대의 상황이라도 일그러진 여론을 회복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당 지도부의 진정한 위기는 ‘의혹 조사’이후에 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정책진단] 자체평가 한계… 실효성 ‘미지수’

    김제·무안·울진 등 지방공항사업 재검토,SOC민자사업 재검토, 경인운하건설사업 재검토, 낙후지역 지원시책 재검토…. 수천억원씩 국고를 갉아먹고 사업 재검토 판정을 받은 정부 사업은 셀 수 없을 정도다. 국가 정책 또는 사업에 대한 평가가 없는 탓이다. 정부가 뒤늦게 국가평가인프라를 구축한다며 국정 전반에 대한 평가제도 마련에 나섰다. 물론 그 방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평가연구원 이르면 8월 개설 감사원은 이르면 오는 8월부터 ‘평가연구원’을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감사원법을 개정해 제도정비를 모두 마쳤다. 총리실 산하에 신설될 ‘국가평가위원회’와의 중복평가 문제는 교통정리가 된 상태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26일 “총리실과 이견이 있던 부분은 조율이 됐다.”면서 “총리실의 국가평가위가 내부평가기관으로서 국정평가를 총괄하고, 감사원 평가연구원은 독립된 외부평가기관으로 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평가연구원은 감사 관련 연구개발 기능에 중점을 두고 정부의 평가제도를 외부에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원기능과 함께 감시자로서 감사원 본연의 기능도 확보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총리실에서 각 부처의 자체평가기능을 총괄하고, 감사원은 외부에서 평가기능을 지원하면서 총리실의 총괄기능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도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연구원은 1급 연구원장을 비롯 2급 연구부장과 44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될 방침이다. 연구원장과 연구부장은 공모를 통해 외부인사를 기용한다는 방침이다. 감사원은 평가연구원을 가능한 한 빨리 신설하기 위해 부지 물색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삼청동 감사원 별관 뒤쪽의 부지가 최적의 입지로 꼽히고 있지만, 공원용지로 묶여 있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원용지를 해제하려면 같은 크기의 대체부지를 공원용지로 제공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면서 “우선은 서울 시내 건물에 입주해 평가연구원을 개설한 뒤 부지문제가 해결되면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평가기본법안 6월 국회 상정 총리실 역시 국가평가위 설치에 분주하다. 우선 현행법을 대체할 국정평가기본법안을 마련해 오는 6월 임시국회에 상정한다는 계획이다. 새 입법안은 현재 남설돼 있는 230여가지의 평가를 통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또 상위평가보다는 기관 내 자체평가를 위주로 평가제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현재 부처 내부평가는 20∼30여가지의 중점 과제 중 일부만을 택해 이뤄지고 있는데, 앞으로는 대통령 연두업무 보고사항에 대해서는 필수적으로 평가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에 회의적이다. 무엇보다 정책평가를 내부적으로 할 경우 평가의 실효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오히려 민간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또 공공기관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행정학회도 지난해 열린 토론회에서 자체평가의 내실화와 국가평가위의 역량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서울 연희동 ‘포도나무’

    [이집이 맛있대]서울 연희동 ‘포도나무’

    정갈한 개펄에서 사는 짱뚱어는 몸피는 작지만 ‘미니 물개’라 불릴 정도로 힘이 좋다. 그러니 짱뚱어탕이 스태미나식의 앞줄에 서는 것은 당연하다. 해물육수에 된장을 풀고 시래기와 마늘, 생강, 양파, 들깨 등 갖은 양념과 짱뚱어를 넣고 끓여낸 짱뚱어탕의 맛은 한마디로 고소하고 담백하다. 짱뚱어는 개펄에서 ‘일광욕’을 즐기며 살아가는 생물인 만큼 비린내가 없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할 뿐 아니라 타우린 성분도 많아 숙취해소에도 그만이다. 서울 연희동 토속음식점 ‘포도나무’에 가면 짱뚱어탕 특유의 개운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짱뚱어 몸에서 풍기는 독특한 향취가 추어탕과는 또 다른 차원의 미각을 돋운다. ‘포도나무’는 1990년 광주 동구 서석동에서 출발해 서울 동교동 시대를 거쳐 지난 3월 이곳에 문을 연 만만찮은 역사를 지닌 한국 음식의 명가다. 주방일까지 직접 챙기는 주인 이화숙(47)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전남 보성 벌교 호산리로 내려가 펄떡펄떡 뛰는 비단짱뚱어를 사온다.”며 “짱뚱어는 통통하게 살이 오르는 초여름부터 초겨울까지가 제맛”이라고 귀띔한다. 벌교의 기름진 개펄을 먹고 사는 비단짱뚱어는 머리가 큰 먹짱뚱어에 비해 그 맛이 한층 깊다. ‘포도나무’에서는 최근 짱뚱어와 낙지의 음식궁합을 살린 짱뚱어탕도 마련해 사랑을 받고 있다. 시원한 짱뚱어 국물과 함께 말랑말랑 씹히는 국산 낙지의 쫀득거리는 맛이 먹는다는 것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市 “가천학원에 법적책임 묻겠다”

    경원대학 재단인 가천학원(이사장 이길녀)이 성남시 구시가지의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학병원 유치공모에 뛰어들어 사업자로 선정되었다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손을 떼자 성남시가 “대학이 돈벌이 안된다고 이래도 되느냐.”며 발끈하고 나섰다. 시는 가천학원이 사업자로 선정된 뒤 6개여월여가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도 없이 협약을 미뤄 오다 최근 병원부지인 시유지(수정구 신흥동 산38의 4일대 7500평) 땅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병원설립 포기의사를 전달했다며 가천학원에 대해 업무방해와 손해배상 등 법적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지난 10월 가천학원이 사업자로 선정되었을 때 재단의 재정부담을 감안, 토지매각대금을 연리 4%에 10년 분할상환 할 수 있도록 공유재산 관리조례까지 만들어 편의를 제공했다. 그러나 가천학원은 지난 6일 협약 미체결 청문회에서 학원측이 시유지매각이 비싸다는 것과 재정적인 부담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병원건립을 포기했다. 시는 이에 대해 “대학병원 유치공모시 대금은 감정평가로 결정된다는 것을 사전 공시했다.”면서 “그러나 가천학원은 시가 감정평가를 실시한 것도 아닌데, 사전에 감정평가를 실시한 뒤 땅값을 운운하며 뒤늦게 병원건립 포기의사를 밝혔다.”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지역사회에서 2세교육을 맡고 있는 대학이 기반시설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구시가지주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며 “기대치 만큼의 법적 손해배상을 청구해 이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경원학원측의 불순한 의도도 지적하고 있다. 시는 경원학원 소유의 공원부지로 묶여있는 중원구 성남동 산 10의 18일대 7만 1187㎡(성일고등학교 뒤편 야산)을 병원설립을 빌미로 함께 개발하려다 여건이 어렵다고 판단되자 땅값을 핑계로 포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는 병원부지의 경우 공시가격이 ㎡당 43만∼45만원 수준으로, 사업자 공모당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주변토지가격보다는 월등히 낮은 상태로, 감정가에도 큰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대해 경원학원 관계자는 “재정부담을 판단하기 위해 사전 감정평가를 실시한 결과 당초 평당 150만원가량으로 예상했던 토지가격이 400만원을 호가해 도저히 병원설립을 강행할 수 없었다.”면서 “시가 지적하는 불순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정관계 로비여부 집중 수사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유재만)는 23일 관급공사 수주와 관련, 하도급 업체로부터 로비자금 명목 등으로 70억원대의 돈을 받아 지명수배된 W산업개발 회장 이모(50)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등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검찰에 스스로 나왔다. 이씨는 지난 3월 전 수자원공사사장 고석구(57·수감)씨나 유력 정치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공사 수주를 미끼로 S개발과 K토건 등으로부터 7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02년 11월 경인운하㈜의 대주주인 H사 고위간부를 통해 경인운하㈜ 측에 영향력을 행사해 굴포천 임시방수로 공사의 원석 처리업체로 선정된 뒤 무상으로 제공받은 37억원어치의 발파원석을 다른 골재업체에 되팔아 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잠적 두달 만에 출두함에 따라 하도급업체 등을 통해 마련한 100억원대의 자금을 실제로 정ㆍ관계 로비에 사용했는지 집중 조사했다. 이씨는 “로비 명목이 아니라 사업상 정당한 거래대금”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고씨 수뢰사건 수사 과정에서 횡령 혐의로 체포됐으나 각종 기부행위 등 선행사실이 확인돼 풀려났다. 검찰은 지난 3월 이씨의 추가 비리를 포착,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이씨는 영장이 기각된 뒤 잠적, 관련 수사가 정지됐었다. 검찰은 이씨가 여러개의 스포츠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점을 감안, 폭넓은 인맥을 통해 각종 관급공사 수주로비를 대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이씨가 잠적했을 당시 검찰 관계자는 “이씨와 같은 브로커들이 전 정권과 현 정권 들어 대형 관급공사 발주 및 수주 과정에 개입, 특정업체에 공사가 집중되도록 하는 등 농간을 부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특히 D사의 ‘평화의 댐’ 건설수주 과정에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전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웃찾사 사태 주범은 SBSi”

    “SBSi가 ‘웃찾사’ 사태를 일으킨 주범이다.” “착취나 상납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부당하다.” 연기자 노조와 SBSi의 공방이 오가며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 파문이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위원장 이경호)은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웃찾사’ 사태의 진원지는 SBSi가 개그 연기자들과 스마일매니아 사이에 맺은 3자 계약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화살을 돌린 것은 최근 방송사가 취하고 있는 드라마 외주 제작 등 ‘저비용 고효율’ 경영 합리화 부분이기도 해서 관심이 쏠린다. 이경호 위원장은 이날 “이번 파문이 악덕 매니지먼트사와 일부 개그맨 사이의 잘못된 이면 계약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하지만 이는 앞서 SBSi가 부당 이익을 챙긴 것 때문에 비롯된 일”이라고 말했다. 또 “SBSi가 개그맨들을 뽑아놓고 교육이나 관리 등을 스마일매니아에 맡겨 놓고, 전혀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서 “그럼에도 출연료를 제외하고 연기자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35%를 뽑아가는 것은 전형적인 착취이자 방송 출연을 미끼로 한 상납 구조”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코미디 원로 자격으로 함께 한 구봉서씨는 “솔직히 SBSi라는 회사에 대해서 잘 모른다.”면서 “하지만 아이(i)든지 어른이든지 연기자의 몫을 가져가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기자노조는 이와 함께 SBSi 사장은 사퇴하고, 박승대 스마일매니아 대표는 연예계를 떠나며,‘웃찾사’ 연기자들은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SBSi측은 “부당 이익을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개그 콘테스트를 개최할 당시 비용이나, 전속 계약을 맺을 때 계약금 등이 모두 SBSi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35%도 SBSi가 인력과 비용을 들여 진행하는 지방 공연이나 CF, 캐릭터, 컬러링 등 부가 사업에서 가져오는 것일 뿐”이라면서 “방송에 출연시킬 힘도 없는데 사실상 상납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임해리의 色色남녀]‘홀로 色氣’ 없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독신은 아직도 이 사회에서는 마이너리그에 속한다. 물론 요즘은 독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통기간 지난 빵이나 떨이로도 안 팔린 고등어 취급을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신에 대한 편견과 억압은 건재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 중 하나가 독신의 성은 개방적이고 자유로울 것이라는 인식이다. 내 주변의 많은 독신들은 끊임없이 사랑과 섹스를 갈구하지만 파트너를 만나 즐거운 성생활을 구가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30대의 커리어우먼들은 대개 자아의식이 발달하여 일로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다 보니 수컷(?)을 찾는데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사랑과 섹스를 분리하지 않고 사랑의 조건이 충분해야(결혼 가능성을 포함하여) ‘섹스’라는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발급대상자가 웬만해서 나타나지 않는다는 현실에 있다. 한편 30대 독신남성의 경우는 결혼보다는 사랑과 섹스가 우선이고 사랑이 안 되면 섹스라도 해결하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한 듯 보인다. 그런데 ‘필’이 꽂히는 상대를 만나 작업(?)을 하다가 저쪽에서 결혼운운하면 머리에 ‘쥐’가 난다는 것이다. 얼마 전 내가 아는 여자가 큐피드 화살을 맞은 듯 목소리와 얼굴에 윤기가 돌기 시작했다.‘방년’ 45세의 ‘첫솔’(결혼 경력이 없는 솔로)로 외모는 평범하고 여성적이다. 그런데 주위에서는 그녀의 숨막히게 하는 사랑 때문에 남자들이 도망을 간다는 것이다. 먹이를 들고 유인하는 ‘그레코로만형’ 타입이라고 보여진다. 실제로 그녀는 남자에 대한 관심도 많고 맘에 드는 상대에게는 은근히 사인을 보내놓고도 막상 상대가 ‘한번 하자!’고 하면 “어머머! 사람 어떻게 보시는 거예요? 무슨 매너가 그래요!”라고 펄펄 뛴다고 한다. 남자들 표현으로 ‘꼭지 돌게 만드는 여자’인 셈이다. 그녀가 입버릇처럼 하는 멘트가 “정신적 사랑이 없는 섹스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신적 사랑만 있으면 그것이 전부일까? 아니 우리가 무슨 귀신도 아닌데…. 물론 육체적 쾌락에 빠지는 것도 ‘푸줏간 사랑’(중세 서양에서는 홍등가를 고깃집으로 묘사하였다.)일 뿐이다. 나는 그녀가 늘 정서적 불안과 상실감을 껴안고 흔들리며 사는 것이 사랑보다도 섹스의 결핍 때문이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한편 나의 오랜 친구 중 40대 독신남자들은 ‘첫솔’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이들은 풍상의 세월 속에서 ‘독신’(獨神)의 경지에 올랐는지 중성적으로 변해 버린 듯하다. 정말로 늑대도 이빨 빠지면 애완동물 된다더니…. 우정의 차원에서 요즘 성생활 잘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씰데없는 소리말고 술이나 먹자!’고 해서 위로주 마셔주다 속 아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그 중에는 왕성한 성생활을 자랑하는 친구도 있지만 그의 얼굴을 보면 별로 신빙성이 없는 것 같다. 얼굴색은 거무튀튀하고 윤기와 물기가 없으며 피부가 우둘투둘한 것이 한 3년된 약용 귤껍질과 같기 때문이다. 여자와 남자가 눈을 맞추는 일도 시력이 좋은 시절에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독신의 성(性)은 그 삶만큼이나 외롭고 폐쇄적이며 자유롭지 않은 것이 다수의 현실이다.
  • 굴포천 방수로 19일 착공

    인천시 계양·부평구, 경기도 부천·김포시, 서울 강서구에 걸쳐 있는 굴포천 유역의 만성적인 수해 방지를 위한 굴포천 방수로 건설공사가 오는 19일 착공된다. 17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5539억원을 들여 인천시 계양구 귤현동에서 서구 경서동까지(14.2㎞) 인공수로를 폭 80m로 굴착, 굴포천 지역의 홍수량을 서해로 방류하는 치수사업을 추진한다. 방수로는 인공습지 등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돼 수로 양측에 폭 5m의 산책로와 공원 6곳이 들어서며, 수로 남측에 길이 13.4㎞의 왕복 4차선 둑 도로와 방수로를 횡단하는 교량 5개가 건설된다. 평상시에는 5㎞ 떨어진 한강에서 초당 2t의 물을 방수로 안으로 공급해 50㎝의 수심을 유지해 방수로 수질을 관리하고, 굴착 토석은 경제자유구역인 청라지구 등 공공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굴포천 방수로 사업은 1992년 사업계획이 확정됐으나 논란을 빚고 있는 경인운하 사업과 맞물려 환경단체 등과 마찰을 빚다 지난달 주민, 환경단체, 건교부, 환경부 등이 폭 80m의 사업계획을 인정하되 경인운하 재검토 논의기간(1년)에는 폭 40m로 건설키로 합의한 바 있다. 건교부는 2003년 폭 20m의 임시 방수로 사업은 마친 상태다. 그동안 굴포천 유역은 대부분이 해발 10m 이하의 저지대로 홍수시 하천수위가 한강보다 낮아 자연배수가 안되는 지형 특성으로 상습적으로 침수피해를 입었으나 이번 사업 추진으로 만성적인 홍수피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게 됐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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