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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윤창중 스캔들’ 正道 대응이 국격 추락 막는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사태가 더는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윤씨가 성추행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하면서 직속 상관인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으로부터 조기 귀국을 종용받았다고 주장하고, 이에 이 수석은 이를 지시하지도, 귀국을 위한 비행기표 예약도 해준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서 사태는 청와대와 윤씨 간 진실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북한마저 조롱 대열에 합류했을 만큼 세계적으로 망신살이 뻗친 현실에서 국민들의 심경은 그저 참담할 뿐이다. 그제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의 무고(無辜)함을 주장한 윤씨의 막가는 듯한 모습은 과연 그가 사흘 전까지 국정의 핵심 요직에 있었던 인사가 맞는지를 의심케 한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터에 시종일관 자신의 명예만을 움켜쥐려 안간힘을 쏟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다음 날 있을 미 상·하원 연설 준비에 몰두하던 밤에 홀로 문제의 인턴직원을 데리고 술집을 찾은 그다. 그러곤 스스로 말했듯 30분간 ‘화기애애하게 좋은 시간’을 보낸 그다. 긴박하기 짝이 없는 외교 현장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상상도 못할 방종이다. 그럼에도 그는 카메라를 향해 눈을 치켜뜨고는 오보 대응 운운하는 후안무치함까지 보였다. 심지어 워싱턴 현지에서 해명하려던 자신을 이 수석이 만류하고 비행기에 태워 보냈다는 주장도 폈다. 사실 여부를 떠나 ‘혼자 죽을 순 없다’는, 공인(公人)의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 체계가 기저에 깔려 있다. 어쩌다 박 대통령은 이런 인사를 중용했는지, 거듭 개탄스럽다. 방미 수행단의 대응 또한 비판받기에 충분하다. 이 수석이 사건을 처음 인지한 시간은 8일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씨를 불러 단 5분간 상황 설명을 듣고는 일정을 이유로 실무진에게 수습을 떠넘기곤 자리를 떴고,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9일 오전 9시에야 박 대통령에게 사건을 보고했다. 이미 윤씨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였다. 대통령에게 보고하기까지 만 하루 동안 수행단은 대체 뭘 어떻게 대응하고 조치했는지 알 길이 없다. 소통 부재와 정무적 판단이 결여된 청와대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다. 부적격자의 방종이 화를 불렀고, 청와대의 미숙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 그게 이번 ‘윤창중 참사’의 요체다. 정면돌파 외엔 방도가 없다. 진작 이 수석이 사의를 표명했다지만, 청와대는 사건의 실체를 철저히 가려 낱낱이 공개하고 관련자들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윤씨도 성추행 사실을 부인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당장 미국으로 가 경찰 조사를 받는 게 온당하다. 나아가 박 대통령도 부적격 인사를 요직에 앉힌 인사권자로서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 “암탉 울면 집안 망한다는 말 고리타분” 성추문 윤창중 어록

    “암탉 울면 집안 망한다는 말 고리타분” 성추문 윤창중 어록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성범죄 의혹에 연루돼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어록에 네티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대변인 임명 전 보수논객으로 활동할 당시 야권에 막말을 일삼아 수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한편으론 앞장서 여성 정치인의 신장과 도약을 수차례 강조했던 그의 칼럼에 비춰 이번 성추문이 황당하다는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대선 전 날인 지난해 12월 18일 ‘문재인의 나라? ‘정치적 창녀’가 활개치는 나라!’라는 제목의 글을 써 논란을 일으켰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정운찬 전 총리와 윤여준 전 장관,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에 대해 그는 ‘정치적 창녀’라는 단어를 써가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여자? 뇌물? 검증은 이제부터다!’라는 제목의 글로 맹공격했다. 윤 전 대변인은 “돈과 여자 문제와 관련한 의혹은 정치인이 아무리 시달려도 스스로 제 입에 올리지 않는 법. 특히 여자문제는. 과연 어디까지 깨끗한지 검증하는게 왜 네거티브인가? 아직 시작도 안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통령 후보 시절 박 대통령의 여성성에 대한 논쟁에 대해서는 “아직도 대한민국 일부 국민의 머릿속에 잔존해 있는 유교적 의식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고리타분한 생각에 정면으로 맞서 여성 대통령이 탄성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변화이자 정치 쇄신이라고 치고 나오자 여론이 크게 각성하는 쪽으로 굴러가니까 배가 아픈 것”이라며 박 대통령을 적극 옹호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칼럼에서는 “2011년까지만 해도 여성 정상은 10여명, 올해엔 가히 여풍!”이라면서 “웃기는 건 대한민국에서 여성 문제에 대해 살짝 시사만 해도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성희롱이니 여성차별이니 무차별 공격하는 여성 단체들이 야권에서 박근혜에 대해 ‘여성성’ 운운하며 공격하는데도 못들은 척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이 새누리당 원외 당협위원장 워크숍 연사로 참석한 데 대해 일본의 도이 다카코 사회당 당수를 거론하며 “심상정의 유쾌한 바람기”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국정원 정치 댓글 의혹에 대해서는 ‘문재인 측 여성 인권유린-막장 사기쇼! 치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아무리 국정원 직원이라지만 오피스텔 안에 갇혀 밖에서 고함지르고 소란 떠는 소리 들으며 혼자 지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정원 여성 직원의 인권까지 거론하며 야권을 비난했다. 그는 ‘윤창중 칼럼세상’이라는 블로그 대표로 보수논객을 자처할 당시 저서 표지 사진을 이용해 ‘국민이 정치를 망친다’라고 썼다. ‘국민’이 정치를 망친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지워지지 않는 정치·외교적 오점을 남기게 됐다. 네티즌들은 “뭐 묻은 개가 나무란다더니 이 상황이 바로 그 꼴”, “앞장서서 여성 인권 운운하던 사람이 성추문이라니 지나가던 개가 웃을 상황”이라며 그의 어록들을 희화화하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iseoul@seoul.co.kr
  • 올해 성장률 0.3%P 견인 기대… 직간접 일자리 4만개 늘듯

    올해 성장률 0.3%P 견인 기대… 직간접 일자리 4만개 늘듯

    추가경정예산안이 7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정부는 17조 3000억원 규모의 이번 추경안이 집행되면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을 0.3% 포인트(2.3→2.6%)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여일 진통 끝에 추경안이 통과됐지만 뒷맛이 개운하지만은 않다. 추경을 위해 15조 9000억원의 부채를 발행, 나랏빚 부담은 늘어났다. 여기에 각종 지역 민원 사업이 ‘쪽지 예산’으로 추경안에 포함되기도 했다. 새 정부의 첫 추경안은 정부가 편성한 세입보전용 12조원, 세출증액분 5조 3000억원 등 총액을 그대로 유지했다. 금액만 놓고 보면 2009년 ‘슈퍼 추경’(28조 4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하지만 펑크난 세입을 메우는 데 12조원이 들어가고 실제 경기 부양에 추가로 쓰는 돈은 5조 3000억원에 불과해 정부 구상대로 추경이 경기 ‘마중물’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국회 동의 없이 동원 가능한 기금 2조원도 추경에 보태 경기 부양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논의과정에서 늘어난 돈은 4·1 부동산대책 강화를 위한 생애최초 주택 취득세 감면 확대 예산(1650억원)이 가장 컸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는 1700억원이 추가됐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등 긴급경영안정자금 1000억원, 소상공인 지원자금 500억원, 기업은행 설비투자펀드와 매출채권 보험 각 100억원이다. 서민생활 지원을 위해선 생계급여 급식단가 인상 예산으로 110억원 등 120억원이 불었고 일자리 창출에도 101억원이 추가됐다. 지역경제활성화와 연구개발(R&D) 지원에는 768억원이 더해졌다. 대신 소하천 정비사업(-400억원), 환경기초시설사업(-1000억원), 방사광가속기 사업(-300억원), 대형병원 의료급여 미지급금 정산(-570억원) 등은 정부안에서 빠지거나 감액됐다. 정부는 이번 추경안 통과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3%에서 2.6%로 올렸다. 일자리는 직접 일자리 1만 5000개 등 4만개 정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다만, 추경 편성으로 지난해 445조 2000억원이었던 나랏빚은 올해 480조 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또 국회 심의과정에서 증액된 5237억원의 상당 부분이 지역 민원성 예산이라 추경의 본래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경 부대의견에 ‘광주~완도 간 고속도로 사업은 광주~해남 사업을 우선 추진하고 2014년 예산안에 관련 예산을 우선 반영한다’는 예산편성 방향이 이례적으로 반영되기도 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데스크 시각] 관광경찰제 도입 논의 서둘러야/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관광경찰제 도입 논의 서둘러야/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20세기 말인 1999년 2월, 당시 한국관광공사는 사장 명의의 기고를 한 일간지에 낸다. 주제는 관광경찰제 도입이었다. 기고는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바가지요금과 불법 영업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관광경찰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시 상황은 어땠을까. 기고는 “지난해(1998년)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관광불편 신고건수가 전년보다 17.3% 증가했고, 숙박·택시와 관련된 부당요금 징수 등 불편사항이 60%에 가깝다”고 적고 있다. 시계추를 현재로 돌리자. 지난 4월 13일 자 한 일간지에 한국관광공사 감사 명의의 기고가 실린다. 제목은 ‘관광경찰제를 도입하자’다. 부분적인 내용은 달랐지만, 제도 도입의 근거로 든 것은 1999년의 기고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언론 보도 또한 20세기 말의 데자뷔였다. 일본의 골든 위크와 중국의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상당수의 매체들이 택시와 콜밴, 쇼핑, 음식점, 노점 등 5대 분야의 바가지 요금을 단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1세기가 시작된 지 13년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우리 관광 시스템은 20세기 말의 현상들에 발목 잡혀 있는 셈이다. 관광경찰제가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목록에도 올랐다. 대체 관광경찰이 뭔가. 문체부 등의 자료에 따르면 ‘국가(지방)경찰 또는 자치경찰에 소속되어 국내외 관광객 보호에 관련된 치안서비스와 관광지에서의 안전 및 보호 활동을 중심으로 관광분야의 특정한 경찰작용을 행사하는 경찰관(기관)’이다. 쉽게 말해 관광 접점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한 일들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경찰이다. 앞서 2001년에도 관광경찰제 도입 문제가 심도 있게 진행됐었다. 당시 정부가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사법경찰이나 행정공무원 중에서 관광경찰을 선발하겠다는 세부 계획까지 세웠지만, 여건이 맞지 않아 중단된 바 있다. 문제는 제도 도입과 관련된 논의가 여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대통령 업무 보고 이후 관련 부처와 기관들을 상대로 은근히 ‘간만 본’ 상황이다. 한국관광공사도 열심히 명분을 축적 중이다. ‘관광경찰제도 도입 방안에 관한 연구’를 해달라며 경찰학회에 용역을 발주해 뒀다. 그 결과가 대략 이달 중순께 나온단다. 결과를 토대로 제도의 골격을 만들고, 문체부가 이를 들고 관련 기관들과 수차례 논의를 거쳐야 할 텐데, 그러다 보면 올해 안에 윤곽 잡기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내년 대통령 업무 보고 때도 같은 얘기를 되풀이할 수는 없잖은가.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이참에 주문 하나 하자. 기왕 할 거면 강력하게 하라. 처벌 없는 단속은 ‘단속을 안 하겠다는 의지의 또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 걸핏하면 ‘강력 단속’ ‘철퇴’ 운운하지만, 철퇴 맞아 바가지 요금 사라졌다는 소리를 들은 적 없다. 단속 현장에서 ‘먹고살기 힘들어서’라는 읍소를 들을 때도 있을 터다. 정에 약한 민족이다 보니, 유난히 먹고사는 일에 관대하다. 하지만 값싼 온정주의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저 먹고살겠다고 남에게 바가지 씌우는 사람 있겠나. 다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는 것일 터다. 21세기다. 관광 접점에서의 구시대적 행태는 이제 그만 보고 싶다. 뫼비우스의 띠도 아니고, 이제 그만 되풀이할 때도 됐잖은가. angler@seoul.co.kr
  • [朴대통령 방미] 48년 전 아버지가 묵었던 그 영빈관

    [朴대통령 방미] 48년 전 아버지가 묵었던 그 영빈관

    박근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을 방문해 2박3일간 묵게 될 ‘블레어하우스’는 48년 전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거쳐간 곳이다. 1965년 박 전 대통령이 미국 방문 당시 묵었던 장소를 딸인 박 대통령이 다시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곳은 미국 정부가 외국 정상들에게 제공하는 공식 영빈관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블레어하우스가 한·미동맹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를 상징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블레어하우스는 펜실베이니아 대로를 사이에 두고 백악관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타운하우스 형태의 건물 4채를 일컫는다. 본관은 1824년 미국의 첫 공중위생국 장관이었던 조지프 로벨의 개인주택으로 건립됐으나 미국 정부가 이 건물을 사들여 세 차례나 확장한 끝에 백악관 전체와 맞먹는 규모로 발전했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보수공사로 인해 대통령 집무실 겸 거처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이곳에서 ‘트루먼 선언’과 전후 유럽재건을 위한 ‘마셜플랜’이 탄생했다. 뉴욕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끝없이 준 어머니, 더 원하는 며느리… 여자의 적은 정말 여자인가?

    끝없이 준 어머니, 더 원하는 며느리… 여자의 적은 정말 여자인가?

    ‘구강건조증’, 안구건조증과 비슷한 것이었다. 인공눈물이 있듯이 인공침도 있었다. ‘사회파 작가’ 김숨(39)의 장편소설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현대문학 펴냄)이 표현한 ‘여인’ 정순자씨가 앓는 고통스러운 병이다. 정순자는 1949년생 소띠로 충남 부여가 고향이다.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17살에 서울에 올라와 동대문 직물가게를 하던 친척집 일을 돕다 남자를 만나 결혼해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낳았다. 36살에 과부가 돼 파출부, 요구르트 배달, 버스회사 청소부, 식당 주방일 등 안 해본 허드렛일이 없다. 맞벌이를 포기하지 않은 홈쇼핑 콜센터 상담원인 며느리의 요청으로 살림을 합쳐서 5년 동안 말없이 살림과 보육을 도맡았다.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두려워하기는커녕 대놓고 무시하고 핍박한다. 지방 3류 대학을 나와 중소건설사 직원으로 출장이 잦은 아들은 대한민국 귀한 아들답게 저밖에 모르고, 못났다. 정순자의 며느리 김미선은 누구인가. 구세대 어머니를 표상하는 ‘여인’들을 압박하는 ‘진화하는 적’이 아닐까 싶다. 그녀는 시어머니를 ‘여자’라고 부른다. 정규직 홈쇼핑 콜센터 상담원으로 15년 다녔던 회사에서 최근 해직됐다. 전문대 출판학과를 나온 그녀는 교사를 어머니로 둔 ‘노량진 고시촌의 번데기’ 같은 남자와 사귀다가 계층, 신분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껴 포기하고 32살에 36살의 중소건설사 직원과 결혼했다. 해직되자 구강건조증 환자 시어머니를 내쫓으려 한다. 김숨은 중세적 권력관계가 역전된 ‘며느리 시집살이’의 전형을 보여주는데, 자본주의적인 진화일지도 모르겠다. 시어머니 덕분에 신생아의 칭얼거림 없이 개운하게 잠을 자고, 시어머니가 6시 30분 남편의 아침밥을 대령하는 등으로 육아와 가사일에서 완전히 벗어났는데도 야박한 수고비를 책정한다. 그 쥐꼬리만 한 수고비마저도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자 절반으로 잘랐다. 필요가 사라지자 버리려고 한다. 그러나 김미선은 “부모가 뒷바라지를 얼마만큼 해 주느냐에 따라 자식 인생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고 당당하게 정순자를 비난한다. 순박하고 희생적인 정순자는 “얼마나…인생이 얼마나 달라진다는 거냐?”고 되묻지만 “브랜드 아파트에 살고, 외제 차 끌고, 휴가 때마다 온 가족이 해외로 여행 다니면서 사는 게 성공한 인생이 아니겠느냐”는 김미선 앞에서는 말복을 채워 주기 위해 어머니 세대가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을 박탈하고 침해하는 것이 마땅할까. 이것이 오늘날의 진화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울산 ‘반구대암각화 갈등’ 민간단체도 가세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전방법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양측 입장을 대변하는 민간단체까지 가세해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민간단체인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위원회’가 울산시의 생태제방 보존방안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자, 울산지역 시민단체인 ‘울산 역사모’도 문화재청 입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으로 맞설 예정이다. 정부가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민간단체까지 가세해 소모적인 대리전을 벌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위는 29일 서울 환경운동연합에서 문화연대·환경운동연합·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와 함께 ‘울산시의 근거 없는 물 부족 주장과 반문화적인 생태제방안 반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울산시와 일부 지역 언론은 아무런 근거 없이 반구대암각화 보존 활동을 음해와 곡해로 훼방하고 있다”면서 “반구대암각화를 이용해 근거 없는 물 부족을 운운하며 또 하나의 토건사업인 생태제방안과 같은 술책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울산 역사모는 30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이들은 “울산시민이 낙동강의 오염된 물을 52%나 먹고 있다는 것을 문화재청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엉터리 주장을 한다”면서 “울산의 물 부족은 2011년 3월 경북 운문댐에서 하루 7만t의 물을 공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사연댐 수위를 조절하도록 한 정부 중재안에서도 확인됐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울산시가 한국수자원학회에 의뢰해 지난 10개월(2012년 6~3월) 동안 시행한 수리모형 실험연구 결과 생태제방안을 최적의 안으로 도출했다는 점도 부각시킬 예정이다. 울산 역사모 관계자는 “문화재청은 암각화가 있는 대곡천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데만 급급해 암각화를 방치해 훼손하고 있다”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화재청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정치적 개입 의혹 등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물에 잠겨 훼손되고 있는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수위를 낮출 것을 울산시에 요구하고 있지만, 시는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면 식수원 부족으로 이어지는 만큼 암각화 보존과 식수 확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생태제방 축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울산시의 갈등은 10년 이상 계속되면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시론] 개성공단 몰락을 그냥 지켜볼 건가/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시론] 개성공단 몰락을 그냥 지켜볼 건가/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철수하고 공단의 완전 폐쇄 가능성도 커지면서 북한의 복잡한 속내가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최근 북한이 내보이는 입장들을 보면,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체류 인원 전원 철수 조치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도 공단 완전 폐쇄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최종적이며 결정적인 중대조치’를 운운하던 지난 27일과 달리 우리 측의 대화 제의와 철수 조치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무언가를 호소하는 듯한 입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앙특구지도개발총국의 발표뿐 아니라 26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담화에서 이명박 정부 때도 살아남은 개성공단을 박근혜 정부가 폐쇄 수순으로 몰고 간다고 아쉬움을 표시한 대목에서도 속내가 엿보인다. 북한은 개성공단 잠정 중단조치를 먼저 취했다. 그들은 우리 정부가 근로자들을 불과 한 달을 넘기지 않고 철수시키는 초강수 대응을 예상하지 못한 듯하다. 한마디로 허를 찔린 셈이다. 한·미연합 독수리 연습이 종료된 이후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공장 가동을 재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은 개성공단에 대한 우리 정부와 언론들의 잘못된 인식과 평가를 바로잡고, 공단 가동 재개 후에는 개성공단의 확대발전을 위한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잠정중단 카드를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고 전시상황에서도 자제력을 발휘하면서 지키려 했던 개성공단을 협상카드로 사용하려는 유혹을 뿌리쳤어야 했다. 아직 개성공단이 완전 폐쇄된 상태는 아니지만 우리 측 근로자의 철수로 개성공단은 점차 식물공단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내놓은 카드가 개성공단 ‘잠정 중단’이었다면 우리의 카드는 한 발 더 나아가 ‘사실상의 완전폐쇄’가 되어 버린 것이다. 마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9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강력한 억제에 기인한 것으로, 강해야 할 때는 강하고 유연해야 할 때는 유연한 정책”이라고 밝힌 점이 주목을 끈다. 당분간 ‘강대강 대응’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번 정부의 정공법 대응이 보여주듯, 북한이 어떤 도발 카드를 내놓으면 우리는 더 강한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에 끌려다니던 지금까지의 악습을 뜯어고치면서 우리 주도로 남북관계의 질서를 재편성해 나가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확고한 의도가 읽힌다. 한마디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도발과 고립의 길을 단념하며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남북경협, 나아가 국제사회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지원까지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핵보유국을 헌법에 명시해 놓고 있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3월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관철하기 위한 결의를 거의 매일 다지고 있다. 북한은 “청와대 안주인이 대결 광신자들의 장단에 춤을 추면서 민족공동의 협력사업으로 유일하게 남은 개성공업지구마저 대결정책의 제물로 만들 심산이 아닌지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선조치를 기대하면서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만 명분을 앞세우는 북한 정권의 속성상 그들이 먼저 유화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정부로서는 장기전에 대비할 개연성이 높다. 그렇다면 북한이 먼저 대화의 문으로 들어오지 않는 한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만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독수리 연습 종료와 5월 초 한·미 정상회담 결과도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위한 남북대화 분위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말 우리는 이대로 10년 넘게 공들여 쌓아 놓은 개성공단의 몰락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일까.
  • [주말 인사이드] 쫀디기·꿀맛나 “우리가 4대악이라고?”… ‘문방구 과자’ 눈물의 폐업

    [주말 인사이드] 쫀디기·꿀맛나 “우리가 4대악이라고?”… ‘문방구 과자’ 눈물의 폐업

    “씁쓸하죠. 요즘 같아서는 차라리 잘 그만뒀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은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26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주택가. 1970~80년대 학교 앞 ‘불량식품’으로 이름을 날렸던 A제과의 공장은 텅 비어 있었다. A제과는 ‘빨대과자’로 등하굣길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과자업체. 2010년 공장 가동을 멈춘 김모(58) 전 사장은 3년간 남겨둔 공장 기계를 지난주 고물상에 내다 팔았다. 김 전 사장은 “아버지가 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40년 넘게 해온 일인데 아쉬움때문에 쉽게 기계를 정리할 수 없었다”면서 “자식 같은 기계들을 용광로에 밀어 넣은 것 같아 며칠을 끙끙 앓았다”고 했다. 문방구를 제 집처럼 드나들었던 성인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과자업체가 문을 닫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 전 사장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먼저 학교 앞 문방구와 구멍가게가 꾸준히 줄어들면서 판로가 막혔다. 게다가 대기업 제품이 확산되면서 ‘영세 업체에서 만든 과자들은 깨끗하지 않고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정기적으로 품질 검사를 받으며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령을 충실히 지켰지만 한 번 덧씌워진 ‘불량’의 꼬리표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김 전 사장은 “불량식품을 단속할 때만 되면 구청 직원 등이 만만한 우리 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면서 “대기업에서 만드나 영세 업체에서 만드나 과자의 성분은 같다. 전기밥솥에서 만들든 가마솥에서 만들든 같은 밥 아니냐”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한 가지 악재가 더 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불량식품을 성폭력과 학교폭력, 가정폭력 등과 함께 이른바 ‘4대악’으로 규정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의 단속 강화에 애먼 영세 과자업체들도 불똥을 맞은 것이다. 김 전 사장은 “처벌받아 마땅한 비위생 업체도 있지만 양심적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장사하는 곳도 많다”면서 “평생 직장이라 생각하고 일했는데 요즘 현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뿐”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현재 소규모 과자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관계자들도 열변을 토했다. ‘맛기차콘’과 ‘호박 꿀맛나’ 등을 만드는 한진식품의 김영기(42) 대표는 “‘영세 업체는 더러울 것’이라는 편견 탓에 중소기업 매출은 줄고 대기업 매출은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적법한 신고 절차와 위생 검사 등을 마쳤는 데도 ‘불량식품’이라는 표현 때문에 우리 직원들까지 ‘불량직원’이 되는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를 쓰거나 원산지를 속여 파는 것도 아닌데 억울하다. 대기업보다 부족한 것은 포장과 마케팅뿐”이라면서 “영업 허가를 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불량식품이라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쫀디기’를 만드는 남일제과의 박성렬(42) 부장도 “몇 년 전부터 규제가 심해져 위생 검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대기업 제품과 공정에는 별 차이가 없지만 털어서 먼지 안 나온다는 사람 없다고 마음이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북 영천에서 옥수수 과자를 만드는 한모(45) 사장은 “위해식품과 영세업체 제품은 구분해야 하는 데 불량식품으로만 매도되고 있다. 상인들끼리 모여 호소문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얼마 전에 경찰들이 공장에 찾아왔다가 소득 없이 돌아가면서 자기들도 대체 뭘 해야 하는지 몰라 답답해서 미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처럼 영세 과자업체가 때 아닌 된서리를 맞게 된 것은 범정부 차원의 불량식품 단속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검찰청, 지방자치단체 등은 상설 합동단속체계를 구축해 올 6월까지 집중적인 단속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경찰 역시 100일동안 부정·불량식품 집중단속을 실시하겠다며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300여명을 식품 위해사범으로 적발했다. 문제는 ‘불량식품’의 애매한 정의와 실적 중심의 단속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불량식품을 ‘사전적으로는 비위생적이고 품질이 낮은 식품을 의미하나, 통상 국민에게 불안감을 조장하는 모든 식품을 의미한다’고 모호하게 정의해 빈축을 샀다. 서울 시내의 한 일선 경찰은 “솔직히 어디까지 단속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면서 “문책까지 운운하며 압박하는데 실적이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한 구청의 단속 담당자는 “실적 때문인지 불량식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달라는 경찰 등 관계 기관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세 업체의 제품을 불량식품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긋는다. 오세욱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느낌상의 불량식품과 실제 불량식품은 다르다.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거나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 함유된 제품이 불량식품”이라면서 “똑같이 지자체 등의 관리·감독을 받는 제품인데 단순히 값이 싸고 문방구에서 판매한다는 이유로 불량식품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창순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도 “천연색소와 합성착향료 등은 대기업이 만드는 과자에도 똑같이 들어가는 성분”이라면서 “특정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만 주의를 기울이면 섭취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품질 검사 기관으로 공식지정한 한 대학 산학협력단의 연구원 역시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자가품질검사를 통과한 제품들로 이른바 ‘불량식품’들도 절대 다수가 검사를 거친다”면서 “검사를 통과한 제품들은 식약처에서 ‘이 정도면 판매해도 된다’고 허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속 때문에만 추억의 과자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준비물 없는 학교’ 등의 시행으로 주요 판매처였던 문방구 수가 크게 줄어든 것도 타격이 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 2만 4881개였던 소매문구점은 2011년 1만 5750개로 약 37% 감소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45년째 문방구를 운영하고 있는 이원구(75)씨는 “안 그래도 장사가 안됐는데 식품 단속 때문에 더욱 힘들어져 가게를 급매로 내놨다. 젤리와 껌 등 5개를 팔던 과자류도 1개로 줄였다”면서 “슈퍼에서는 팔아도 되는 과자를 학교 주변 문방구에서는 팔면 안 된다는 건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에서 과자를 만드는 조모(34) 과장은 “문방구가 줄어들면 판로가 막힐 수밖에 없다. 동네 슈퍼에라도 납품을 해볼까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시민들의 의견은 갈린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김희연(41·여)씨는 “문방구 등에서 파는 과자들은 색깔도 자극적인 데다 성분 자체가 의심스러운 것들이 많다”면서 “대기업 제품은 문제가 생기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지만 영세 업체들은 그렇게 하기 어렵다. 어렸을 때 우리가 불량식품들을 먹었던 것도 먹을 게 그것밖에 없어서였던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최정은(32·여)씨는 “이런 과자들을 먹고도 잘만 컸는데 불량식품이라고 몰아붙이기는 어렵다”면서 “4대악이라면서 과자업체만 단속하기 보다는 다른 중요한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찬반을 막론하고 사라져가는 추억에 애틋함을 느끼는 것은 같다. 직장인 홍민규(26)씨는 “볼 때마다 학창시절이 떠올랐는데 추억의 먹거리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광(39)씨는 “어린 학생들은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기성세대는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달고나’도 ‘쫀드기’도 아쉬워하는 것은 언제나 나이든 사람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열린세상] ‘798예술구’의 반면교사/김정현 소설가

    중국 베이징에는 ‘798거리’라는 예술구가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가 되었을 정도이니 그 위상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을 터. 798거리는 1950년대 구소련의 원조로 만들어진 군수공장 지대였다. 이후 냉전 종식과 도심권 확장에 따라 공장이 떠나고 전자타운이 조성될 계획이었으나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렇게 폐허가 된 공장들에 2000년대 초반부터 반체제적 성향이 농후한 예술가가 하나둘 모여들며 자연스럽게 예술타운이 되었다. 억압에 대한 반항과 비틀기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된 중국 현대미술의 실질적 탄생지이기도 한 셈이다. 막 예술거리가 조성되던 시절의 798거리는 묘한 긴장 속의 생동감으로 관심 있는 이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도발적인 작품이 주는 긴장감과 실험을 넘어 허술해 보이기까지 하는 도전정신이 주는 생동감이었다. 소문이 퍼지고 사람의 발길이 늘어나자 돈도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초기에는 순수함이 있는 예술적(?) 자본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화랑이 늘어났어도 그 크고 작은 규모처럼 다양한 작품을 모두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획일화되지 않은 예술거리였고 자유가 느껴지는 해방구였다. 자유와 예술을 사랑하는 세계인의 관심이 모아진 것은 자연발생적인 현상이었다. 어쩌면 그런 해방구에 대한 중국 정부의 당초 시선은 곱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때마침 베이징올림픽이 다가오고 있었다. 2006년, 당국은 798거리를 문화창의산업 집중구로 지정해 대대적인 정비사업을 벌였다. 그에 발맞추듯 중국 내외의 자본도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예술구를 만들고 지켜오던 작은 화랑은 밀려나고 대형 화랑과 기름기 번들거리는 편의시설이 들어선 것이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함께 798거리는 세계적인 예술구로 화려한 명성의 정점을 찍었다. 한번 얻은 명성이니 798거리는 오늘도 성황이다. 그러나 이제 798예술구에 예술가는 없다. 당연히 예술도 없다. 남아 있는 것은 덩치 큰 화랑의 이름과 거품 가득한 가격의 조잡한 예술모방품, 옷가게, 카페, 식당뿐이다. 뭔가 눈에 그려지지 않는가? 그렇다, 바로 서울 인사동과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이다. 며칠 전 한 신문에 지금 청와대에선 ‘베이징 798거리 열공 중’이라는 기사가 있었다. ‘창조경제’가 화두인 세상이니 그렇겠지만 아무래도 우려가 앞섰다. 우선은 창조, 특히 문화의 창조에 관권(官權)의 개입이 타당한가 하는 점이다. 물론 문화의 형성과 발전에 환경적·경제적 지원은 절실한 요건이다. 그러나 문화의 바탕이 되는 창조 혹은 예술행위의 바탕은 무엇보다 자유이다. 생각이든 실험이든 실행이든 일단은 억눌리지 않는 자유의지의 상상력이 먼저이고, 다음은 그 자유의지를 견제하지 않는 조건 아래에서의 적극적 지원이다. 관권과 자본이 밀려들며 창조는 사라지고 조잡한 상거래만 남은 결과는 몰락의 시간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당장 열공 중이라는 798거리의 예술적 관심은 상하이로 넘어가고, 홍콩으로 돌아간 지 이미 오래이다. 제법 규모 크게 둥지를 틀었던 한국 화랑들도 모두 철수했다. 주축이 되었던 예술가들도 베이징 변두리의 다른 곳에 둥지를 틀어 작품 활동을 할 뿐 798거리에는 관심조차 없다. 그런데 무엇을 열공 중이신지? 혹시 모르겠다. 798거리를 반면교사로 삼자고 열공 중인지도. 그렇다면 안심이고 대환영이다. 꽤 관심 깊게 지켜본 관람객으로서 조언을 드리자면 이렇다. 첫째는 지원이다. 그것도 얼마간 지원한다고 생색 내지는 감독하겠다는 어떤 틀을 만들지 않는 조건에서. 예술적 창조, 과정에 대한 보고나 성과의 강요는 안 하느니만 못한 독약이다. 그럼에도 대개는 무슨 위원회 운운으로 명망 높은 이들의 권위에 기대는데, 과연 권위 아래에서 빚어져 나올 창조가 있을까? 두 번째는 규제다. 창조의 규제가 아니라 자본에 대한 규제. 798거리를 지켜보며 편의시설 운운하는 상업자본의 예술구 내 진입을 울타리 밖으로 유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대형 예술자본에 대한 무조건적 환영이나 방관도 마찬가지이다. 규모의 자본은 그만큼 강요가 되고, 그런 강요는 획일화되어 창조성을 억누르게 될 테니 말이다.
  • “동성애는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 문제… 이상한가요”

    “동성애는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 문제… 이상한가요”

    “야, 담탱이가 너 상담실로 오래.” 소년은 조용히 일어나 상담실로 걸어갔다. “야 이, 미친 자식아. 너 방금 뭐라고 했어. 누구를 좋아해? 왜 남자가 남자를 좋아해. 너 변태야? 아니, 정신병자야? 왜 멀쩡한 애한테 입에 키스를 하냐고. 아이고 내가 더러워서 차마 입에 담을 수가 없다.” 단편소설 ‘깊은 밤을 날아서’로 22일 제1회 육우당 문학상 당선자로 선정된 이은미(사진·31·여)씨는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작품의 주인공 소년과 ‘도련’은 뿌리 깊은 차별을 겪다 우여곡절 끝에 교제를 시작하는 동성애자다. 이씨는 “동성애는 어디까지나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문제”라면서 “동성애가 비정상적이고 부자연스러운 게 아니라 동성애를 그렇게 만들어 가는 사회가 비정상적이고 부자연스러운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육우당 문학상은 2003년 4월 윤모(당시 19세·필명 육우당)군이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좌절해 목숨을 끊은 지 10주기가 된 것을 기려 제정됐다. 육우당은 “내 한목숨 죽어서 소돔과 고모라 운운하는 가식적인 기독교인에게 무언가 깨달음을 준다면 죽은 게 아깝지 않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맸다. 시조 시인을 꿈꿔 “세상은 우리들은 흉물인 양 혐오하죠/ 그래서 우리들은 여기저기 숨어살죠/ 하지만 이런 우리들도 사람인걸 아나요”(‘하소연’) 등의 시를 썼다. 이씨에게는 2000년 배우 홍석천씨가 커밍아웃한 것이 소수자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는 “육우당의 자살 소식 등을 접하면서 폐쇄적인 교육 체계 안의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얼마나 괴로울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의 성적 지향 조항 삭제 등에 대해서는 “동성애를 다룬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를 본다고 모든 사람이 동성애자가 되지 않듯 청소년들도 하나의 인격체로 성숙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면서 “차별을 없애는 것은 동성애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평등한 사람들의 문제”라고 했다. “여성의 인권이 한 국가의 인권 척도가 된다고 하잖아요. 여성의 자리에 동성애자, 장애인, 일용직 노동자 같은 단어들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약자들이 불행한 사회는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도 불행한 사회 아닐까요.”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호주 운하서 식인상어 낚은 12살 소년

    호주의 한 운하에서 낚시하던 12살 소년이 식인상어로 알려진 황소상어를 낚아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일간 오스트레일리안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일 퀸즐랜드주(州) 골드코스트 인근 한 운하(Dunlops Canal)에서 이삭 캘러웨이(12)라는 소년이 릴 낚시로 40kg짜리 황소상어를 낚았다. 당시 이삭은 부친 딘 캘러웨이와 함께 운하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고 전해졌다. 딘은 “처음에 우리는 그 상어가 얕은 물로 끌려올 때까지 싸우려고 하지 않아 가오리인 줄 알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난 이삭이 상어를 (안전하게) 끌어올릴 수 있도록 그 상어에게 달려들었다.”면서 “옆에 있던 이웃 남성도 우리가 꼬리부터 상어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삭이 운하에서 상어를 낚은 것은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즉 상어가 해안을 지나 수로의 깊숙한 안쪽까지 들어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삭은 “지난해부터 상어를 총 3마리 잡았지만 이만큼 큰 적은 없었다.”면서 “단지 상어가 너무 커 놀랐을 뿐 무섭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호주의 한 해양과학 전문가는 이 같은 운하 내에서 수영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수도권 허파 광릉숲이 숨차다…그림같은 주택들 턱밑까지 ‘빽빽’

    수도권 허파 광릉숲이 숨차다…그림같은 주택들 턱밑까지 ‘빽빽’

    국립수목원(광릉숲) 완충지역에 전원주택들이 난립해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 22일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산림청은 광릉숲을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1997년 ‘광릉숲 보전 종합대책‘을 수립한 데 이어 2004년 12월 숲 외곽 경계선으로부터 반경 100~300m 이내 지역을 산림생태보호를 위한 완충지역으로 지정 고시했다. 광릉숲과 생태적 가치가 동등한 인접 지역, 광릉숲의 생태적 고립을 막기 위해 필요한 지역, 광릉숲의 천연림과 생물다양성 보호에 필요한 지역 572㏊(1845개 필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최근 수년 전부터 이들 완충지역에 전원주택들이 잇따라 들어서 광릉숲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국립수목원 집계 결과 완충지역에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남양주시와 포천시로부터 203건의 전원주택 신축허가 협의가 접수돼 149건(14만 2342㎡)이 승인됐다. 국립수목원이 반대해 허가되지 않은 경우는 35건, 완충지역이 아닌 곳이 16건이었다. 국립수목원은 3층 이하 건물 등 2010년 1월 제정한 완충지역 협의기준에 맞는 시설이거나, 나무가 없는 경우에만 신축 동의를 해주고 있다. 지역별로는 남양주시 부평리와 장현리에서 82건의 전원주택 신축이 승인됐고, 포천시 직동리와 이곡리에서 60건, 기타 7건 등이다. 남양주, 포천뿐 아니라 광릉숲과 인접한 의정부지역에도 전원주택단지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완충지역과 접한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 산림인력개발원 입구에는 수십 가구 규모의 타운하우스가 들어서고 있다. 완충지역에 주택이 들어서면 산불 위험이 높아지거나 입산이 통제되고 있는 보호지역에 민간인 출입이 빈번해 질 수 있는 등 숲 보호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히 ‘배산임수’형 전원주택부지가 인기를 끌다 보니 광릉숲을 관통하는 하천이 오염되거나 부지 조성에 따른 산지 절개로 우기철 붕괴 위험을 예상할 수 있다. 광릉숲은 550여년간 잘 보전 관리돼 왔으며 온대 북부지역 천연 활엽수 극상림(숲이 기후조건에 맞게 안정된 마지막 단계)의 형태를 띠고 있어 1913년 시험림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국내 최대 학술시험림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와 광릉물푸레 등 광릉 특산식물을 포함해 5990여종의 식물·동물·버섯·곤충 등이 서식하는 국내 최대 산림생물다양성의 보고로 꼽힌다. 국립수목원 행정관리과 이춘임 팀장은 “광릉숲을 보호하고, 사유재산권도 보호하려면 완충지역 안에 있는 사유지를 매수하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4400여억원(공시지가의 1.5배)에 이르는 소요 재원을 마련해 서둘러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화학물질 사고 기업이 전액 배상해야” 윤성규 환경부 장관 단독 인터뷰

    “화학물질 사고 기업이 전액 배상해야” 윤성규 환경부 장관 단독 인터뷰

    “최근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현장에서 경험 위주로 작업하고 안전 규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가해자에게 환경오염 피해에 대해 배상 책임을 묻는 법률을 만들 계획이다.” 정부는 환경피해 예방 및 구제에 관한 법률(환경책임법) 제정을 통해 환경오염 피해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구제기금도 마련하도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사고 원인자가 보상과 배상을 하도록 하고, 비용은 보험회사가 책임지는 형태다. 아울러 같은 회사에서 일정 기간 내에 잇따라 사고가 나면 불이익을 주는 ‘3진 아웃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안 해결과 향후 환경복지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까다로운 업무 스타일 때문에 붙은 ‘독일 병정’이란 별칭은 옛말이다. 바쁘다 보니 ‘연필 깎을 시간도 없다’면서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다음은 윤 장관과 일문일답. →취임 한 달 동안의 소회와 환경부 수장으로서 각오를 밝힌다면. -환경부 본부를 떠난 지 9년, 공직에서 물러난 지 4년 만에 다시 환경부에 돌아왔다. 환경부는 젊음을 바친 곳이기에, 돌아왔을 때에는 마음의 고향에 왔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한편으론 시대적 과업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환경에 대한 현 세대들의 요구뿐만 아니라, 말 못하는 동식물과 후세대가 전하는 무언의 메시지까지 귀 담아 듣고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잇따른 화학물질 유출 사고에 대해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안은. -그간의 화학사고는 유독가스 분출로 짧은 시간에 큰 피해가 발생하고, 대응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기관 간의 역할을 분담하고, 대응 기관의 전문성도 확보돼야 한다. 화학사고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사고 예방에서부터 대응, 피해 보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효과적인 대책을 조속히 만들겠다.  먼저 사고 예방을 위해 낡은 시설에 대한 점검과 안전교육, 지도·감독 등을 강화하겠다. 유해 화학물질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선진국형 ‘장외영향평가’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화학업체나 시설을 설치할 때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사전에 예측해 대응책을 만드는 것이다. 개발할 때 사전 환경영향평가를 받는 것과 같은 의미로 보면 된다. 환경오염 피해 원인자에게 배상 책임을 지우고, 원인자 없는 환경오염 피해 사고에 대비해 환경오염 피해 구제기금도 조성할 계획이다. →피해 배상제도와 기금 조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화학물질 사고 발생과 허술한 사고 수습의 가장 큰 원인이 경영진의 안전 불감증에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피해배상 책임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사고 발생 위험도가 높은 업종(69종)에 대하여는 의무적으로 ‘환경책임보험’에 가입하도록 해 원인자(가해자)가 피해를 책임 배상하게 하는 제도다.  원인자가 불명·부존재·무능력일 경우, 환경오염 피해 구제기금으로 피해를 구제토록 할 방침이다. 이른 시일 내에 특별법을 제정하겠다. 아마도 올해 중에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법률 명칭은 환경책임법인데 ‘환경피해 예방 및 구제에 관한 법률’로 구체적인 대안을 담을 것이다. 경북 구미시 불산 유출 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가 났을 경우 사고 기업이 그 피해를 배상하지 못해 세금으로 전액 지원했다.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환경오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피해액을 해당 회사가 배상하게 돼 경영진이 화학물질 관리에 신경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영세한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보험료의 일정 비율을 보조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 →새 정부는 ‘국민복지시대’를 강조한다. ‘환경복지’에 대한 열망도 높은데 실현 방안은. -환경복지는 환경 서비스 혜택을 누구나 동등하게 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를 위해 먼저 농어촌의 환경서비스 격차를 해소할 계획이다. 상수도를 대폭 확충하고, 폐비닐 등 농촌폐기물 수거를 강화하고, 발암성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 지붕을 안전하게 철거하는 사업 등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 아울러 도시민도 대문 밖에서 손쉽게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자연마당이나 생태놀이터와 같은 휴식 공간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실 논란이 계속 제기된다. 불신과 의혹을 없애기 위한 조치는. -불신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찬성이나 반대에 치우친 모범 답안이 아닌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답을 도출해야 한다. 중립성·객관성·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점검·평가 주체를 선정해서 검증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만 환경부나 국토교통부 등 4대강 살리기사업 추진 주체가 직접 검증을 수행하는 것은 신뢰성 측면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 집단인 제3자가 주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4대강 사업의 검증·평가 추진 체계 등에 대해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 방침이 확정되면 그에 맞춰 환경부에서는 국민이 공감하는 검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수도권매립지 매립 연한을 놓고 서울시와 인천시가 갈등을 빚고 있다. 해결 방안은. -쓰레기 매립과 관련된 업무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유권한이다. 정부가 나서서 해결책을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 서울시와 인천시 그리고 경기도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협상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대고 큰 틀에서 무엇이 올바른 방향인지 결론을 내야 한다. →지난 정부는 민간단체와 대화 단절 등 갈등을 빚었다. 향후 시민·환경단체들과 관계 개선 방안은. -지난 정부 때는 환경단체에서 촛불시위 참여와 4대강 사업반대에 편향된 비정부기구(NGO) 활동 등으로 정부와 공식 대화가 단절되고, 보조금 지원 중단 등 갈등구조가 지속되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민간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국정 현안 해결과 정책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환경단체와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 주요 환경단체 사무처장과 정책 토론 워크숍을 개최하고, 환경단체 대표자와의 면담 등을 활성화하겠다 →새 정부의 정책 핵심 키워드가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인데 환경부의 복안은. -창조경제는 기존 생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을 창출하고, 국민행복의 수준을 높여 나갈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하지만 환경 분야의 일자리는 이제까지 기업의 규모나 근무환경 측면에서 매력 있는 일자리로 여겨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환경 서비스를 선진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도 늘려가며 환경과 경제의 창조적 선순환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 생활소음 저감이나 실내 공기질 개선과 같은 창조적인 환경산업을 육성하고, 국민의 안전과 복지에 기여하도록 하겠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1956년 충북 충주 출생 ▲충주공업전문학교(5년제), 한양대 기계공학 ▲건설부 시행 국가공무원 공채 7급 ▲제13회 기술고등고시 합격 ▲환경청, 환경처 근무(5급) ▲수질보전국장, 환경정책국장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심의관 ▲국립환경과학원장, 기상청 차장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객원 연구위원 ▲환경부 지원 ‘폐자원에너지화 온실가스 사업단’ 단장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4대강, 전문가가 검증해야 중립·객관성 담보될 것”

    “4대강, 전문가가 검증해야 중립·객관성 담보될 것”

    “최근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현장에서 경험 위주로 작업하고 안전 규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가해자에게 환경오염 피해에 대해 배상 책임을 묻는 법률을 만들 계획이다.” 정부는 환경피해 예방 및 구제에 관한 법률(환경책임법) 제정을 통해 환경오염 피해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구제기금도 마련하도록 제도화하기로 했다. 사고 원인자가 보상과 배상을 하도록 하고, 비용은 보험회사가 책임지는 형태다. 아울러 같은 회사에서 일정 기간 내에 잇따라 사고가 나면 불이익을 주는 ‘3진 아웃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안 해결과 향후 환경복지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까다로운 업무 스타일 때문에 붙은 ‘독일 병정’이란 별칭은 옛말이다. 바쁘다 보니 ‘연필 깎을 시간도 없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다음은 윤 장관과의 일문일답. →취임 한 달 동안의 소회와 환경부 수장으로서 각오를 밝힌다면. -환경부 본부를 떠난 지 9년, 공직에서 물러난 지 4년 만에 다시 환경부에 돌아왔다. 환경부는 젊음을 바친 곳이기에, 돌아왔을 때에는 마음의 고향에 왔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한편으론 시대적 과업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환경에 대한 현 세대들의 요구뿐만 아니라, 말 못하는 동식물과 후세대가 전하는 무언의 메시지까지 귀 담아 듣고 대안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잇따른 화학물질 유출 사고에 대해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안은. -그간의 화학사고는 유독가스 분출로 짧은 시간에 큰 피해가 발생하고, 대응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기관 간의 역할을 분담하고, 대응 기관의 전문성도 확보해야 한다. 화학사고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사고 예방에서부터 대응, 피해 보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효과적인 대책을 조속히 만들겠다. 먼저 사고 예방을 위해 낡은 시설에 대한 점검과 안전교육, 지도·감독 등을 강화하겠다. 유해 화학물질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선진국형 ‘장외영향평가’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화학업체나 시설을 설치할 때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사전에 예측해 대응책을 만드는 것이다. 개발할 때 사전 환경영향평가를 받는 것과 같은 의미로 보면 된다. 환경오염 피해 원인자에게 배상 책임을 지우고, 원인자 없는 환경오염 피해 사고에 대비해 환경오염 피해 구제기금도 조성할 계획이다. →피해 배상제도와 기금 조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화학물질 사고 발생과 허술한 사고 수습의 가장 큰 원인이 경영진의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다.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피해배상 책임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사고 발생 위험도가 높은 업종(69종)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환경책임보험’에 가입하도록 해 원인자(가해자)가 피해를 책임 배상하게 하는 제도다. 원인자가 불명·부존재·무능력일 경우, 환경오염 피해 구제기금으로 피해를 구제토록 할 방침이다. 이른 시일 내에 특별법을 제정하겠다. 아마도 올해 중에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법률 명칭은 환경책임법인데 ‘환경피해 예방 및 구제에 관한 법률’로 구체적인 대안을 담을 것이다. 경북 구미시 불산 유출 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가 났을 경우 사고 기업이 그 피해를 배상하지 못해 세금으로 전액 지원했다.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면 환경오염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피해액을 해당 회사가 배상하게 돼 경영진이 화학물질 관리에 신경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영세한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보험료의 일정 비율을 보조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 →새 정부는 ‘국민복지시대’를 강조한다. ‘환경복지’에 대한 열망도 높은데 실현 방안은. -환경복지는 환경 서비스 혜택을 누구나 동등하게 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를 위해 먼저 농어촌의 환경서비스 격차를 해소할 계획이다. 상수도를 대폭 확충하고, 폐비닐 등 농촌폐기물 수거를 강화하고, 발암성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 지붕을 안전하게 철거하는 사업 등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 아울러 도시민도 대문 밖에서 손쉽게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자연마당이나 생태놀이터와 같은 휴식 공간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실 논란이 계속 제기된다. 불신과 의혹을 없애기 위한 조치는. -불신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찬성이나 반대에 치우친 모범 답안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답을 도출해야 한다. 중립성·객관성·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점검·평가 주체를 선정해서 검증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만 환경부나 국토교통부 등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 주체가 직접 검증을 수행하는 것은 신뢰성 측면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 집단인 제3자가 주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4대강 사업의 검증·평가 추진 체계 등에 대해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 방침이 확정되면 그에 맞춰 환경부에서는 국민이 공감하는 검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수도권매립지 매립 연한을 놓고 서울시와 인천시가 갈등을 빚고 있다. 해결 방안은. -쓰레기 매립과 관련된 업무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유권한이다. 정부가 나서서 해결책을 운운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 서울시와 인천시 그리고 경기도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협상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대고 큰 틀에서 무엇이 올바른 방향인지 결론을 내야 한다. →지난 정부는 민간단체와 대화 단절 등 갈등을 빚었다. 향후 시민·환경단체들과 관계 개선 방안은. -지난 정부 때는 환경단체에서 촛불시위 참여와 4대강 사업반대에 편향된 비정부기구(NGO) 활동 등으로 정부와 공식 대화가 단절되고, 보조금 지원 중단 등 갈등구조가 지속되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민간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국정 현안 해결과 정책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환경단체와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 주요 환경단체 사무처장과 정책 토론 워크숍을 개최하고, 환경단체 대표자와의 면담 등을 활성화하겠다 →새 정부의 정책 핵심 키워드가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인데 환경부의 복안은. -창조경제는 기존 생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을 창출하고, 국민행복의 수준을 높여 나갈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하지만 환경 분야의 일자리는 이제까지 기업의 규모나 근무환경 측면에서 매력 있는 일자리로 여겨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환경 서비스를 선진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도 늘려가며 환경과 경제의 창조적 선순환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 생활소음 저감이나 실내 공기질 개선과 같은 창조적인 환경산업을 육성하고, 국민의 안전과 복지에 기여하도록 하겠다.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1956년 충북 충주 출생 ▲충주공업전문학교(5년제), 한양대 기계공학 ▲건설부 시행 국가공무원 공채 7급 ▲ 제13회 기술고등고시 합격 ▲수질보전국장, 환경정책국장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심의관 ▲국립환경과학원장, 기상청 차장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객원 연구위원 ▲환경부 지원 ‘폐자원에너지화 온실가스 사업단’ 단장
  • 날것 그대로 야생 속으로

    날것 그대로 야생 속으로

    “전국 최초, 최대 규모의 청송 캠핑 축제로 오십시요.” 경북 청송군은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7개월여간에 걸쳐 캠핑 대축제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청정자연 속에서 캠핑을 주제로 한 축제가 열리기는 청송이 전국에서 처음이다. 축제는 매월 둘째주 금~일요일 3일간 주왕산국립공원 인근 청송사과공원 등 4곳에서 총 8차례 열린다. 군은 올해 축제를 통해 1200개팀 5000여명의 참가자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첫 회는 12~14일 청송읍 송생리 생태하천인 청운하천에서 마련된다. 군은 축제 참가자에게 전기·수도·화장실 등 최소한의 편의시설만 제공하고 참가자들은 하천 일원에서 2박 3일간 야영하면서 인근 재래시장과 관광지 등을 투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군은 참가자들이 도심의 찌든 공기를 벗어나 맑은 공기 속 자연의 정취를 맘껏 느끼며 편히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별다른 프로그램은 마련하지 않았다. 대신 참가자들의 소비 편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련 상점 등을 안내하는 소책자를 제작해 제공키로 했다. 특히 올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5월 10~12일 같은 장소에서 주왕산 수달래축제와 때 맞춰 ‘청(Cheong) 송(Song) 자연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두 번째 행사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하는 캠핑의 즐거움과 함께 주왕산에 흐드러지게 핀 주홍빛 수달래 등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동수 청송군수는 “캠핑축제는 청정자연을 자랑하는 청송의 대표 관광지인 국립공원 주왕산과 주산지, 대표 특산품인 사과 등을 한꺼번에 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축제를 통해 청송을 명실상부한 캠핑 메카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의는 청송군 문화관광과 (054)870-6227. 청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개성공단 남측 인원 신변안전에 만전 기하길

    대남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여 가던 북한이 개성공단의 폐쇄 가능성을 언급했다. 핵실험에 따른 유엔 대북제재 결의와 한·미 군사훈련을 트집 잡아 북한이 연일 위협의 강도를 높였지만 개성공단만은 정상적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엊그제 북한은 개성공단을 관장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에서 “괴뢰 역적들이 개성공업지구가 간신히 유지되는 것에 대해 나발질(헛소리)을 하며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가차없이 차단·폐쇄해 버릴 것”이라고 했다. 극도의 남북 경색 국면에서 우려했던 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이번 담화는 북한이 지난 27일 개성공단의 출·입경을 통보하는 군 통신선을 단절하고, 사흘 뒤 ‘1호 전투근무태세’를 선언한 날 나온 것이어서 단순한 위협 차원을 넘었다고 본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지만, 개성공단은 한쪽의 의지만으로 유지하기는 어렵다. 북한은 “개성공업지구 사업에 남반부(한국) 중소기업의 생계가 달렸고, 이들이 파산하고 실업자로 전락할 처지를 고려해 (폐쇄를)자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우리의 대응 태세를 언제든 문제 삼아 무슨 조치든 취하겠다는 협박과 다름없다. 따라서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인원의 신변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등 비상대응계획의 가동까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은 지난 10년 동안 남북 경제협력과 평화유지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 남북 간 대화와 긴장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양쪽의 노력으로 유지돼 왔다. 덕분에 현재 123개 우리 기업이 5만 3000여명의 북한 근로자를 고용해 연간 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노동 경쟁력을 바탕으로 연간 성장률도 20%가 넘는다. 우리 기업의 수익뿐만 아니라 북한의 외화벌이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전면 전쟁’ 운운하며 개성공단을 볼모로 삼는 것은 유감이다. 북한은 남북이 함께 개성공단을 만든 취지를 되새기고 남북합의를 엄히 지켜야 한다. 정부는 남북 위기 때마다 북한에 일방적으로 휘둘리는 개성공단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개선해야 한다. 외국 기업을 유치해 국제화하겠다는 방안은 결실이 빠를수록 좋다. 애초에 경제 외적인 변수에 흔들리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하는 바람에 걸핏하면 위기를 부르는 것 아닌가.
  • [사설] 민주당, 노원병 아닌 지자체 공천을 접어야

    4·24 재·보궐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건만 여야의 지방자치단체 선거 공천 배제 논의가 겉돌고 있다. 민주당이 재·보선이 실시되는 기초단체장 2곳과 기초의원 3곳 모두 공천을 강행할 태세인 데다, 이로 인해 당초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새누리당마저 엉거주춤하며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대고 있고, 새누리당은 민주당만 좋은 일 시킬 수 없다는 최고위원들의 반발로 공천 포기의 뜻을 접을 태세다. 딱한 노릇이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의 정당 공천 배제는 지난해 12월 대선 때 두 정당이 앞다퉈 약속한 사항이다. 지방선거의 공천 헌금 소지를 없애고, 지방자치를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며 공천 배제를 약속했고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제 아무리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지만 국민에게 굳게 한 약속을 불과 석 달 만에 손바닥 뒤집듯 내팽개치려 하고 있으니 이만저만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법 개정을 핑계대는 민주당이나, 그런 민주당을 탓하는 새누리당 모두 군색하다.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면 1~2월 임시국회에서 진작 손을 썼어야 할 일이고, 그것이 여의치 못했다면 법 개정과 관계없이 공천을 포기함으로써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온당한 일이다. 민주당은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나선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앞에서 이리저리 계산기를 두드리다 공천을 포기했다. 그러면서 기초선거 공천은 언제 국민에게 약속했었느냐는 듯 강행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심각한 자가당착이다. 안 전 교수는 무섭고, 국민은 우습다는 자기고백이나 다름없다. 이러니 불임(不姙)정당이란 말을 듣는 게 아닌가.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안 전 교수 지원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나, 민주당과의 연대에 선을 그었던 안 전 교수가 녹록지 않은 선거 판세에 눌려 다시 민주당과의 연대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습 또한 정치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선거엔 나를 밀고, 다음 선거엔 당신을 민다는 식이라면 대체 입찰 담합과 다를 게 무엇인가. 보궐선거가 무슨 전직 대선후보들이 품앗이하는 무대라도 되는가. 연대 운운하며 공천을 포기하고 자기 당 예비후보를 주저앉힌 채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정략일 뿐이다. 공천을 접을 곳은 노원병이 아니라 기초선거다. 민주당은 각성해야 한다.
  • 세계서 가장 큰 길이 93cm ‘괴물 송어’ 잡혔다

    세계서 가장 큰 길이 93cm ‘괴물 송어’ 잡혔다

    세계에서 가장 큰 ‘괴물 송어’가 잡혀 화제다. 21일(현지시간) 뉴질랜드 NTTV ‘3 뉴스’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남섬 티마루 하이드로 운하에서 역대 가장 큰 갈색송어가 잡혔다. 이 괴물 송어는 지역 낚시꾼 오트윈 켄돌프가 연어 어장 인근에서 낚시하다가 잡았다. 그는 “(이 송어를 보고) 믿기 어려웠다. (너무 커서) 잠수정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켄돌프에 따르면 이 괴물 송어는 몸길이가 93cm나 되며 무게는 20kg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 인정을 위해 ‘티마루 부처리’란 가공업체에 해당 송어를 운반했다. 작업장에 설치된 중량 측정기에 송어를 올려놓자 무게는 19.1kg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게를 잰 장치가 정확하지 않았고 시간도 지나 일부 수분이 증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계 기록을 깨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국제 낚시협회(IGFA)에 따르면 기존 기록은 로저 헬렌이란 남성이 미국 미시간 호수에서 잡은 18.8kg짜리 갈색송어기 때문에 근소한 차이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편 이번에 기록을 세운 갈색송어는 영구 보존될 계획이다. 사진=3 뉴스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김 자격심사 3번째 합의도 실행 회의적

    이·김 자격심사 3번째 합의도 실행 회의적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에 합의하면서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 처리를 약속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실행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 처리 합의는 지난해 6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합의도 전례에 비춰 볼 때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여야는 지난 17일 국회운영 관련 합의사항으로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을 양 교섭단체별로 15명씩 공동으로 3월 임시국회 내에 발의해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심사하기로 했다. 국회 윤리위 심사를 거친 뒤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2에 해당하는 200명의 의원이 찬성하면 두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두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는 검찰이 아직 기소도 안 한 사안이므로 실제로 실행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새누리당의 정치공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윤관석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검찰 기소 요건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윤리특위 심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두 의원을 종북 의원으로 몰아가는 것은 매카시즘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비례대표 부정경선 여부는 법적인 판단이 필요한 문제”라면서 두 의원의 자격심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두 의원이 속한 통합진보당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당사자인 김 의원은 “검찰에 기소조차 되지 않은 무고한 사람을 부정선거 운운하며 자격심사를 추진한다는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며 이날 양당 원내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자신들의 잘못부터 되돌아보라.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공식 언급을 자제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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