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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스로 꿈 찾기- ‘예술꽃 학교’ 가다] “예술교육이 미래 인재 양성의 열쇠”

    [스스로 꿈 찾기- ‘예술꽃 학교’ 가다] “예술교육이 미래 인재 양성의 열쇠”

    연극배우이자 교사로 활동하면서 전 세계 문화예술교육 강사들에게 교육 자료를 개방한 웹사이트 ‘아츠팝’(artspop) 운영자인 브래스 해스만 교수는 호주 퀸즐랜드 공과대학 창조산업대학의 부학장으로 재임 중이다. 대체 무대 설계자나 조명 기사도 아닌 연극 교사가 왜 공과대학에 재직하는 것일까. 해스만은 “공과대학에서는 기계, 공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르치지만 인간에 대한 지식 역시 아주 중요한 교육과정”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창조산업대학에는 의학, 법학, 인문학과가 함께 소속돼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을 기념해 지난 20일 방한, 이튿날 국내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강사들에게 강연한 해스만은 강연 직전 옛 서울역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문화예술교육 지원 측면에서 한국 정부가 이미 우수한 제도를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해스만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예술강사 활용 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기존 교육과정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모든 역량이 총망라된다면 문화예술교육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해스만은 문화예술교육이 미래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길러 내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창의성과 혁신을 가르치기 위해 문화예술교육이 좋은 도구가 될 것”이라며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예술활동을 한다면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하게 되는 다양한 공동 작업 역시 수월하게 해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한편으로 해스만은 예술강사들이 예술가로서의 독창성과 함께 교육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 한 유명한 예술가가 자신도 학생들을 가르쳐 보겠다고 섣불리 수업을 했다가 낭패를 당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면서 “예술강사들은 기술이 아니라 학생들을 가르치는 조력자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르치는 일은 사실 매우 독특하고 어려운 것이어서 다양한 역량이 필요한데, 단순히 예술을 가르친다는 태도는 예술강사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바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서 나오는 생각”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강연에 앞서 해스만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예술강사인 우리들은 단순히 죽음에 애도를 보내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에너지와 긍정성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묵념을 제안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제는 애플 아닌 노키아가 대세? ‘복고폰’의 역습

    이제는 애플 아닌 노키아가 대세? ‘복고폰’의 역습

    회상, 추억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레트로스펙트(Retrospect)’의 줄임말로 옛 복고주의적인 패션, 음악 등의 문화 현상을 의미하는 단어 ‘레트로(Retro)’가 이제는 휴대전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영국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요즘 영국 휴대전화 시장 일부분에서는 애플, 삼성 등으로 대표되는 최신식 스마트폰 대신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 에릭슨으로 대표되는 복고 휴대폰들이 심상치 않은 인기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제를 모으고 있는 휴대전화들은 모델명만 들어도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키아 8210’, ‘모토로라 스타텍’, ‘에릭슨 A2628’ 등이다. 이들은 한때 휴대전화 시장을 휩쓸었던 베스트셀러 상품들이었지만 아이폰, 갤럭시 등 최신식 스마트폰에 밀려 역사 속으로 사라졌었다. 하지만 옛 형님들은 시장 한 구석에 여전히 살아있었다. 최근 영국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옛 휴대전화 전용 판매 사이트 ‘vintagemobile.fr’에는 이들의 모습이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가격대다. 보통 구형 휴대전화의 판매 가격은 대당 100만원이 훌쩍 넘는데 노키아 8800 아르테 골드 버전은 가격이 1,000유로(약 139만원)에 달한다. 왜 이런 가격대가 형성됐을까? 먼저 해당 제품들은 생산중단이 된 경우가 많아 희소가치가 매우 높고 연관 부품을 구하는 것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점이 높은 가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복고 전화 구매층이 그다지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도 일부 영향이 있다. 사이트 운영자인 데자임 하다드는 “복고 휴대전화 구매층은 기기의 실용성이나 가격이 아닌 옛 향수와 단순한 조작법 때문에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현재 이 사이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기종은 노키아 8210 버전이다. 화면도 흑백이고 영상통화도 안되고 3D게임은 고사하고 텍스트 게임만 할 수 있는 이런 구형 폰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전문가인 데미안 다우니는 이 것이 일종의 ‘카운터 컬쳐(반 문화)’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애플과 삼성으로 대표되는 스마트 폰 선두주자들이 앞 다투어 신기술을 개발하면서 사람들이 이런 테크놀로지 홍수에 지쳤다고 설명한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첨단 기술은 역으로 제품에 대한 피로를 유발했고 이에 대한 역효과로 본래 예전의 향수를 지니고 있는 구형 휴대폰으로 사람들의 시선이 모여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는 인구노령화로 노년층이 신규 시장에 진입하면서 화려한 인터페이스보다는 사용하기 쉬운 간단한 예전의 인터페이스가 더 경쟁력을 지니게 됐다는 점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구형 휴대전화에 대한 수요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 구형 휴대폰의 촌스러운 인터페이스가 어린 학생들에게도 충분히 신비함과 재미를 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자료사진=포토리아/Nokia/Motorora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법원 “제왕절개 늦어 태아 뇌손상… 의료진 3억여원 배상해야”

    제왕절개 수술이 늦어 태아가 뇌손상을 입었다면 의료진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 양사연)는 A(4)군과 A군 부모가 산부인과 병원 운영자와 의료진 등 4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총 3억 2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군의 어머니 B씨는 2010년 6월 24일 오후 4시 28분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유도분만을 하려다 태아의 심장박동 수가 떨어져 제왕절개로 A군을 낳았다. A군은 출생 직전인 오후 4시 10분쯤 심장박동 수가 분당 60~70회로 약 8시간 전인 오전 8시 5분쯤(100~105회)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A군은 출생 직후 울음이 약했고 청색증을 보였다. 자궁 내에서 본 변()이 피부와 탯줄에 착색되는 태변 착색 현상도 나타났다. 현재 A군은 저산소성 뇌손상과 경련 및 뇌수두증 등으로 거동할 수 없는 중증장애 상태다. 재판부는 “의료진은 태아의 심장박동 수가 이상을 보인 오전 8시 4분에서 8시간가량 흐른 오후 4시 10분쯤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태아곤란증(자궁 내에서 저산소 등으로 태아의 심장박동에 이상이 생긴 증세)을 고려한 제왕절개술을 결정해 저산소성 뇌손상을 악화시켰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일반적으로 태아 심장박동 자료만으로는 태아곤란증을 진단하기 어렵고 자궁 내에서 태아가 비정상이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의료진의 책임을 40%만 인정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구원파’ 유병언 순천, 휴게소에 숨어 있었다? ‘유병언 현상금 5억 원’

    ‘구원파’ 유병언 순천, 휴게소에 숨어 있었다? ‘유병언 현상금 5억 원’

    ‘유병언 순천 국도변 구원파 운영 휴게소에 숨어…신도 4명 체포’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현상금이 5억원으로 인상됐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에게 걸린 현상금을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10배 올렸다. 장남 대균 씨에 대한 현상금도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인상됐다. 유 전 회장 부자에게 걸린 현상금은 국내에서 걸렸던 현상금 중에 최고 액수다. 경찰청 훈령 ‘범죄 신고자 등 보호 및 보상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범죄 신고 보상금 최고액이 5억원으로 돼있다. 25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현상금 액수가 적다는 지적이 나와 대검찰청이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경찰과 협의해 올렸다”고 밝혔다. 바뀐 현상금은 25일 오후6시부터 적용됐다. 검찰 관계자는 “금액이 뛴 것은 상황을 그만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유 전회장이 최근까지 순천의 국도변 모 휴게소 인근에서 머물다가 거처를 옮긴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유 전 회장을 도운 구원파 신도 4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유 전회장에게 도피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휴게소의 운영자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범인도피죄’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원파’ 유병언 순천 기거 소식과 유병언 현상금을 접한 네티즌은 “‘구원파’ 유병언 현상금..유병언 순천에 있었어?” “‘구원파’ 유병언 현상금, 순천에는 왜 간거지” “‘구원파’ 유병언 현상금, 5억까지 오르다니..빨리 알고 있으면 신고하자” “‘구원파’ 유병언 현상금..장난 아니다” “‘구원파’ 유병언 현상금..신도의 배신을 노리는 군”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구원파’ 유병언 현상금) 온라인뉴스부 seoulen@seoul.co.kr
  • 책으로 만나는 매카트니와 비틀스

    책으로 만나는 매카트니와 비틀스

    폴 매카트니-비틀즈 이후, 홀로 써내려간 신화/톰 도일 지음/안나푸르나 더 비틀스 솔로/맷 스노 지음 /시그마북스 전 세계적으로 10억장 이상의 음반이 팔린 ‘전설의 4인조’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72)의 첫 내한 공연이 취소된 데 따른 팬들의 아쉬움이 무척 크다. 공연에 맞춰 출간된 매카트니와 비틀스 관련 서적들은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 줄 법하다. ‘폴 매카트니-비틀즈 이후, 홀로 써내려간 신화’(톰 도일 지음, 안나푸르나 펴냄)는 존 레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저평가됐던 매카트니의 솔로 전성기 시절 이야기를 중심으로 쓴 책이다. 비틀스 해체 후 자신의 밴드 윙스(Wings)와 활동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영국 음악저널리스트 겸 작가인 톰 도일이 매카트니와 수차례 단독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시간순으로 꼼꼼하게 정리했다. 비틀스 해체 후의 소송전 뒷이야기, 심하게 틀어진 존 레넌과의 일화, 아내 린다를 향한 순애보 같은 사랑 등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전성기를 구가한 윙스와의 1979년 마지막 공연, 반목하면서도 깊은 우정을 간직했던 레넌의 피격 소식을 접한 뒤 받은 충격 등에 대한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영국에서 발간된 이 책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국내에서 출간됐다. 한국판에는 팝칼럼니스트 김경진씨가 쓴 해설과 연표를 덧붙였다. ‘더 비틀스 솔로’(맷 스노 지음, 시그마북스 펴냄)는 비틀스 해체 후 레넌과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의 솔로 활동과 개인적인 삶을 담았다. 멤버 한 사람에 한 권씩 할애해 그들이 발표한 작품, 실패와 성공, 비극과 오해 등이 수록돼 있다. 총 400페이지에 걸쳐 200장이 넘는 사진과 사건, 앨범 소개와 평가까지 담았다. 존 레넌 편에선 오노 요코와의 결혼을 시작으로 ‘플라스틱 오노 밴드’의 혁신적 음악과 1980년 12월 8일 총격사건까지 그의 행보와 파란만장한 삶을 회상한다. 조지 해리슨 편에서는 솔로 앨범의 성공 뒷이야기와 에릭 클랩튼, 라비 샹카르와의 우정 등이 다뤄지고 링고 스타 편에는 술과 마약 재활 치료 등 그의 변화무쌍한 삶이 담겼다. ‘한국 비틀즈 매니아’ 카페의 운영자 정유석씨가 지은 ‘더 비틀즈 디스코그래피’(형설라이프 펴냄)는 음악으로 세계를 평정한 비틀스의 모든 앨범들을 충실하게 소개하고 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해경 반성문 등장, 50가지 잘못 나열… “비아냥 거리나” 비판, 무슨 내용?

    해경 반성문 등장, 50가지 잘못 나열… “비아냥 거리나” 비판, 무슨 내용?

    해양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해경이 50가지의 잘못을 저질렀다는 내용을 담은 ‘내부 반성문’을 올렸다. 해경 해상안전과 예방총괄계장 손경호 경정이 사고, 구조 관련 각각 20가지와 한국해양구조협회 10가지 등 모두 50가지 잘못을 나열했다. 손 경정은 사고 관련 20가지로 ▲ 권한은 없고 책임만 지겠다고 한 죄(해운법) ▲ 형님이 있어 해운조합을 너무 믿은 죄(한국해운조합법) ▲ 1993년 서해훼리호 사고로 지도·감독에 대한 무늬만 바뀌었다고 아무 말 안 한 죄(해운조합에서 그대로 운항관리함, 해수부 걱정거리를 책임짐)를 들었다. 이어 ▲ 법적 근거도 미약한 특별점검을 한 죄 ▲ 해수부도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분야라 운항관리규정(ISM CODE)을 직접 심사하지 않는 것을 해경은 직접 심사한 죄 ▲ 항만청에서 운항면허를 주면서 면허조건에 적재중량을 표시해 달라고 말하지 않은 죄 ▲ 적재중량을 선사 임의대로 작성한 것을 믿은 죄라고 적었다. 또 ▲ 운항면허 발급(권한, 면허조건 명시)기관과 운항관리자 지도·감독은 권한을가진 기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이것은 비정상이라고 한번도 말하지 않은 죄 ▲ 여객터미널 운영자가 청사관리만 하고 여객관리는 하지 안 해도 말하지 않은 죄 ▲ 일부 국제여객선(항만청), 내항여객선(해경)이 관행적으로 과적과 미고박을 해 왔는데도 세월호만 그런 것처럼 보도해도 아무 말 안 한 죄도 지적했다. 손 경정은 또 ▲선박검사기관에서 합격 또는 승인된 사항에 대해서는 점검이 형식적일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지려고 점검한 죄 ▲ 항만청에서 우수사업체로 지정된 업체가 구명벌 검사를 하는 것이 안전을 업체의 양심에 맡겨도 되는가를 해수부에 건의를 안 한 죄 ▲ 선원교육기관(해기연수원)이 비상훈련 요령에 “가만히 있으라”는 교육을 하는지 어떤 교육을 하는 지 확인하지 않은 죄 등을 들었다. 손 경정은 구조관련 20가지 죄에 대해서는 ▲ “왜 언론에는 119신고만 나올까?” 고민하지 않은 죄, 122 홍보 좀 해달라고 언론에 적극적으로 요청 안한 죄 ▲ 소방과 해경이 위치정보는 자동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진작 구축했으면 경위도를 묻지 않았을 텐데 이를 방치한 죄 ▲ 육상의 승용차나 버스가 45도 기울어진 것와 같이 비유하며 진입못한 것에 대해 비난을 받으면서 145m 길이에 6∼7층 건물이 45도 기울어 언제 붕괴될 줄 모르는 상황과 비교되는 것을 설명하지 못한 죄를 들었다. 이어 ▲ 60년 역사상 구조활동과 관련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은 것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언론에 제대로 말 못한 죄 ▲ 천안함 사고당시 해군함정은 여러척 먼저도착해 있어도 구조하지 못하고 해경 경비함정 1척이 생존자 55명을 구조한 것에 대해 해경이 설명할 수 없는 죄를 들었다. 손 경정은 사고예방과 대응업무가 주 업무임에도 정보수사활동(5%) 때문에 해경이 구조를 못 한 것처럼 언론이 홍보하는데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죄도 추가했다. 그는 한국해양구조협회와 관련된 10가지 죄로 ▲ 세월호같은 사고시 민간지원체계를 마련하려고 수난구호법에 담았고 정부예산지원을 받지 못해 회원들의 회비를 받게 되었다는 말하지 않은 죄 ▲ 미국 해안경비대는 각 지역 담당자가 협회회원을 관리하고 일본에서도 수색구조의 특수성 때문에 해상보안청 퇴직자(7명)가 협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외국의 예를 설명하지 못한 죄 ▲ 협회설립 초기 해양관련 다양한 종사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18명의 부총재를 두게 되었다고 말하지 못한 죄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손 경정의 ‘반성문’을 놓고 “시기를 놓친 데다가 변명만 늘어놓은 비아냥이다”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플러스] ‘가야쇼핑 수뢰’ 前세무공무원 기소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문홍성)는 옛 가야쇼핑 재건축 시행사로부터 부정한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 수수 등)로 전 세무공무원 남모(51)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남씨는 금천세무서 법인세 업무를 하던 2009년 시행사인 남부중앙시장㈜ 대표 정모(52·구속 기소)씨로부터 세금 환급을 빨리 받게 해 주는 등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5차례에 걸쳐 사례금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씨는 또 세무서에서 퇴직한 후 세무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면서 M세무법인 운영자 이모(62)씨와 함께 2011년 세무조사 무마 로비자금 명목으로 1억 300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게 된 정씨에게 “세무조사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 담당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해야 하니 자금을 달라”며 돈을 요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 꿈꾸던 책장… 내 공간에 쏙

    꿈꾸던 책장… 내 공간에 쏙

    도시 곳곳을 책장으로 바꾸고 있는 성북구 드림서재 프로젝트가 화제다. 성북구는 병원, 식당, 카페, 센터 등 구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공간과 책을 결합하는 드림서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도서관뿐 아니라 지역 어디에서나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민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사업을 시작했다. 책 읽는 도시 문화 조성에 동참하기 위해 드림서재 회원이 되면 공간 명칭을 담은 ‘책 읽는 성북’ 현판과 책꽂이를 지원한다. 구립도서관에서 대규모 도서 대출도 한다. 각자 공간의 특성에 맞게 책을 골라 한번에 100권씩 3개월 동안 빌릴 수 있다. 1회 연장이 가능하다. 드림서재는 카페를 시작으로 협동조합, 치과, 다문화학교, 문화 공간, 공공 센터, 레스토랑 등 다양한 공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13개까지 늘었다. 13호 서재는 성북천을 따라 삼선동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개성 만점 카페 ‘커피몽땅’에 지난달 들어섰다. 화가 이해성씨가 주인장이다. 이씨가 직접 그린 그림과 예사롭지 않은 소품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최근에는 세월호 피해자들을 위한 프리마켓으로 마음도 나누고 있다. 이 공간에서 드림서재는 책을 통한 지혜, 경험을 나누는 역할을 한다. 성북동성당 오르막길에서도 드림서재를 만날 수 있다. 10호 서재가 올해 2월 ‘느낌가게 문득, 창고문을 열다’에 꾸려졌다. 행복을 돌아보게 하는 공간이다. 여러 가지 주제의 상자에 담긴 다른 사람들의 느낌을 읽고 자신의 느낌을 적어 놓을 수 있다. 운영자 이종환씨는 “마음을 열게 하는 열쇠와 같은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드림서재에 동참했는데 반응이 꽤 좋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개별 공간이 가진 경험이나 정보를 책을 매개로 합치고 공유해 주민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30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대부업체 통해서도 개인정보 유출

    국내 1위 대부중개업체가 고객의 개인정보를 팔아 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은 14일 대출에 관심 있는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재가공해 대부업체 콜센터에 팔아넘긴 대부중개업체 A사의 실제 운영자 이모(59)씨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윤모(32)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대부중개업체는 대출을 원하는 고객을 모집해 대부업체와 연결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곳이다. 이씨 등은 2010년부터 지난 3월까지 미리 확보하고 있던 기존 대출 고객의 전화번호 670만건을 ‘오토콜’(자동 전화 발송 프로그램)에 입력해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응답자 중 대출을 원하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든 뒤 콜센터에 팔아넘겨 37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일당은 전화를 받은 고객 중 “대출받고 싶다”고 답한 이들의 개인정보를 재가공해 제휴 대부업체 콜센터에는 1건당 1만 2000~1만 5000원, 직영 콜센터에는 실제 대출이 이뤄지는 금액의 0.5~1.1%에 넘겼다. 이들이 팔아넘긴 개인정보에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직업, 휴대전화 번호 등을 비롯해 대출 희망 여부, 과거 대출 이력 등이 포함됐다. 현행법상 대출 알선 과정에서 모은 개인정보는 즉각 파기하도록 돼 있고 제3자에게 판매하는 행위도 금지돼 있다. 이씨의 대부업체는 불법적으로 모은 개인정보 DB를 자신들의 영업에도 활용했다. 이 대부업체의 대출 주선 금액은 2010년 약 900억원에서 2011년 2300억원, 2012년 5900억원, 지난해 1조 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세월호로 경영난 겪는 소상공인 자금 지원 1000억원으로 확대

    정부는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경영난을 겪는 여행·운송·숙박업계 및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규모를 확대키로 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은 1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긴급 민생대책회의 후속 회의를 열고, 여행·운송·숙박업체 운영자금 지원액을 15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원금리도 기존에 제시한 연 2.25%에서 2.0%로 내렸다. 피해 우려 업종의 소상공인 지원액은 기존 3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린다. 금리는 3.0%다. 지원 금액 1000억원 중 10% 이상은 경기 안산과 전남 진도군에 우선 배정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인기가요’ 결방, 4주 연속 결방…‘너희들은 포위됐다’로 대체

    ‘인기가요’ 결방, 4주 연속 결방…‘너희들은 포위됐다’로 대체

    ‘인기가요’ 결방 SBS ‘인기가요’가 4주 연속 결방됐다. 지난 8일 ‘인기가요’ 운영자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5월 11일 ‘생방송 SBS 인기가요’는 결방됩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바랍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1일 오후 방송 예정이었던 ‘인기가요’는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 재방송으로 대체 편성됐다. 인기가요 측은 “최근 방송 정상화에 대한 논의를 거쳤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를 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결방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인기가요 결방 소식에 누리꾼들은 “다른 음악 프로는 시작했는데”, “인기가요 결방이 길어지는구나”, “인기가요 방송, 아직은 이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뉴스 플러스] 채석장 수용때 매장돌도 보상

    채석장이 포함된 토지를 수용할 경우 매장된 돌의 경제적 가치도 따져 보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채석장 운영자 정모(65)씨가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낸 토지보상금 증액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 재정 7조 8000억 긴급 추가 투입

    정부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경기위축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분기(4~6월) 재정집행 규모를 7조 8000억원 늘린다. 피해 우려 업종에는 모두 900억원을 융자해 주고 세금 납부를 유예해 준다. 정부는 9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긴급민생대책회의를 열고 ‘최근 경기동향에 대한 선제적 보완방안’을 확정했다. 계약 취소가 잇따르는 여행·운송·숙박업종의 중소기업을 위해 관광진흥개발기금 3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빌려 준다. 금리는 연 2.25%, 2년 거치 2년 상환이다. 오는 12일부터 업종별 협회에 신청하면 문화체육관광부의 심사·선정 후 6월 16일부터 은행에서 실제 융자를 받게 된다. 피해 입증은 요구하지 않으며, 콘도미니엄업은 대기업도 지원한다. 또 종합소득세·부가가치세 등의 납부를 최대 9개월까지 유예해 준다. 체납액도 1년까지 체납 처분을 미뤄 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세월호 참사 정치선동 도구화 안 된다

    세월호 참사에 온 나라가 비통해하는 상황을 빌미로 일부 단체와 세력들이 이념적·정파적 의도에 따른 정치선동적 행태를 보여 우려되고 있다.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온 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점에서 자칫 본질을 벗어난 정치 논쟁으로 생산적 논의가 왜곡되지 않을지 적이 염려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최근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을 민주화 운동을 하다 사망한 김주열군과 박종철 열사에 비유하며 계층 갈등을 부추기는 내용의 동영상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띄웠다. 5분 42초짜리 이 영상은 세월호 참사 관련 사진들을 엮고 전교조 강원지부장 출신의 강원 모 중학교 교사 권모씨가 쓴 추모시 ‘껍데기의 나라를 떠나는 너희들에게’를 낭송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권씨는 시에서 “어쩌면 너희들은 실종 27일, 머리와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수장되었다가 처참한 시신으로 마산 중앙부두에 떠오른 열일곱 김주열인지도 몰라. 이승만 정권이 저지른 일이었다”, “어쩌면 너희들은 치안본부 남영동 분실에서 머리채를 잡혀 어떤 저항도 할 수 없이 욕조 물고문으로 죽어간 박종철인지도 몰라. 전두환 정권이 저지른 일이었다”고 했다. “너희들이 강남에 사는 부모를 뒀어도 이렇게 구조가 더뎠을까”라고도 했다. 단원고 학생들을 덮친 참극에 온 국민이 비통해하고, 정부의 굼뜨고 서툰 대응에 분노하고 있는 게 현실이나, 대체 그것이 독재정권의 탄압에 희생된 김주열군이나 박종철 열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런 발상을 시라고 적은 권씨나 이를 홈페이지 전면에 내건 전교조는 어떤 사고체계를 지닌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강남 사는 부모’ 운운하는 대목은 계층 갈등을 부추길 요량이겠으나 그 거칠고 조악한 발상이 치기마저 느끼게 한다. 그런가 하면 지난 5일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정부 규탄집회를 벌인 인터넷 커뮤니티 ‘엄마의 노란 손수건’도 운영자 16명 중 희생자 가족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에서 순수성이 의심된다. 특히 공동대표 정모씨를 비롯해 운영자 다수는 종북·이적 논란으로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심판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당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정씨는 이날 집회에서 “이젠 슬픔과 분노를 행동으로 해야 한다. 대통령이 문제 있으면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앞서 3일 저녁 서울 도심에서 열린 세월호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 역시 행사를 주최한 ‘세월호참사 시민촛불 원탁회의’의 중심세력이 대부분 진보당과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추모를 앞세운 정파적 의도를 의심케 한다. 세월호 참사 앞에서 누적된 적폐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정부의 무능한 대응에 대한 비판은 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세월호 이후에 대해 사회 각계의 치열한 논의가 펼쳐져야 한다.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넘어서는 진상조사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반성과 비판은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출발해야 하며, 이를 왜곡시키는 논의는 마땅히 배격돼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바로 선다. 인터넷상에선 이미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진영 대결이 달궈지기 시작했다. 소모적인 이념 갈등, 정파 갈등이 불거지면서 건설적 논의는 점점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이래선 안 된다. 정치 선동으로 희생자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 노인의 품격이 흐른다

    노인의 품격이 흐른다

    노인종합복지관 강좌는 무료가 나은가, 유료가 나은가. 당연히 대부분은 돈을 내지 않는 무료가 낫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서울 강남구가 운영하고 있는 강남 시니어플라자의 사례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유료 강좌가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시니어플라자의 운영 방식을 견학하려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 게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까지 서울 종로·송파구, 대구 수성구, 경기 화성시·수원시 광교, 울산 중구 등에서 이곳을 찾아 벤치마킹했다. 지난해 6월 서울에서 국제노년노인학대회(IAGG)가 열렸을 때는 일본, 홍콩, 타이완 관계자들이 들러 한국에 복지관·센터 등 노인들의 공간이 따로 있는 것에 놀랐고, 더욱이 유료 운영 방식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강남 시니어플라자는 2011년 9월 문을 열었다. 지상 6층, 지하 3층 규모로 서울시내 복지관 중 가장 크고 시설도 좋다. 강남구는 새 복지관에 새로운 운영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노인복지관을 무료로 운영하다 보니 강좌에 등록한 뒤 조금 다니다 그만두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는 노인복지관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변화를 주고 싶었다. 명칭을 강남 시니어플라자로 바꾸고 강좌를 유료로 운영하도록 했다. 약간의 경제적 부담이 오히려 복지관 운영의 효율을 높여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발이 적지 않았다. ‘복지관이 왜 돈을 받느냐’, ‘노인 갖고 장사해서 되느냐’, ‘구청장을 만나게 해 달라’는 등의 항의와 비난, 협박 전화가 시니어플라자와 구청으로 빗발쳤다. 이에 “강좌료를 받지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질 높은 강좌를 제공하겠다”고 설득하자 유료화에 대한 반발은 차츰 누그러졌다. 2012년 하반기가 되자 항의 전화는 잠잠해지고 ‘우리들이 지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내줘 정말 좋다’거나 ‘복지관에 와서 그저 시간만 때우는 게 아니라 보고 배우고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좋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남구가 시니어플라자 위탁운영자를 공모한 결과 사회복지재단 자광법인이 선정됐다. 자광법인은 운영을 맡으면서 고품격의 차별화된 노후 생활 수준 유지, 노인 참여와 통합의 사회적 분위기 지원 체계 구축을 내걸고 시니어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우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강의와 동양철학·서양사·예술 등 인문학 강의, 인터넷·스마트폰 활용교육, 수필 창작·자서전 쓰기, 색소폰·바이올린 등 악기 연주, 민요·가곡·가요·합창 등 음악교실, 수채화·사군자·민화 등 그림교실, 탁구·댄스스포츠·요가 등의 스포츠 강좌를 분기별로 진행했다. 처음에는 41개였으나 2012년 1분기 63개로 늘어났고 1년이 지난 2013년 1분기엔 116개로 100개를 돌파했다. 올 2분기에는 166개로 증가해 2년 반 만에 프로그램이 4배 이상 늘어났다. 일례로 2개로 출발한 하모니카반이 지금은 초급·중급·고급·연주 등 10개로 불어났다. 지난해 5개의 강좌를 수강했던 이주현(69·여)씨는 올해부터 요가·라인댄스·사물놀이 등 7개를 듣고 있다. 이씨는 “강좌가 많아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는 데다 선생님들도 열심히 가르쳐 줘 하루하루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월 수강료는 박용대 원장이 맡고 있는 ‘영상으로 보는 셰익스피어’와 ‘오페라 감상’ 등 8개를 제외하면 모두 유료인데 1만원부터 4만 5000원까지 있다. 탁구 등은 정원이 50~60명이지만 나머지는 10~20명으로 적정 인원이 편성돼 있다. 강좌가 인기를 끌면서 수강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강좌는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강의다.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힌 어르신들이 친구, 손자 등 가족들과 카톡 또는 사진을 주고받으면서 즐거워한다. 건강댄스 등은 대기자가 300명이나 돼 장기 대기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 올해부터 선착순 모집으로 전환했으나 이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강좌료를 내는데도 수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강좌가 많아지면서 강의실을 마련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시니어플라자 내 강의실이 동났기 때문이다. 회화 프리토킹반 등 일부 과목은 인근 강남구 노인지회, 삼성2동 문화센터 등을 빌려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니어플라자 회원이 되려면 60세 이상의 강남구 거주자로서 5000원의 가입비를 내면 된다. 60세 이하는 준회원이 될 수 있다. 회원은 초기 2127명으로 출발했으나 해마다 늘어 올 2월 현재 8034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회원이 증가한 것은 신분당선이 개통되는 등 교통이 좋아진 요인도 있지만 서비스 개선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올가을 지하철 9호선이 연장 개통되면 회원 증가가 불을 보듯 뻔해 벌써부터 고민이다. 회원이 되면 보육교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손자·손녀들을 돌봐 주는 키즈룸 서비스, 소모임을 위한 장소 대여, 아트갤러리, 도서관, 토요시네마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2000원에 해결할 수 있고 카페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 물리치료실과 건강상담, 자녀결혼상담·재무상담·가족상담을 받을 수 있고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해피미디어단은 시니어플라자 내 각종 행사나 생활 속의 에티켓 등 유익한 프로그램을 유튜브, 블로그 등에 올려 회원들과 공유한다. 정우영(76) 미디어단장은 스마트폰 작동법을 배워 ‘징검다리’라는 단편영화를 만들어 상을 타기도 했다. 그는 “단편영화를 USB에 담아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면서 “회원들이 재능기부를 하는 등 작은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며 산다”고 말했다. 또 자선봉사단체인 해피체리티멤버스(HCM)는 회비를 모아 한 달에 2명에게 각각 50만원씩 지원하고 경로당을 찾아 여가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한다. 강좌 유료화로 시니어플라자 경비는 해마다 줄고 있다. 2012년부터 사업비를 강좌료로 충당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운영비도 경감되고 있다. 강남구청 김선아 주무관은 “사업 수익이 발생해 시니어플라자 지원금이 2013년 7억 8000만원에서 올해 7억 5000만원으로 줄어 액수는 크지 않지만 구 재정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남 시니어플라자가 성공을 거둔 데는 강남이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데다 대학을 나온 사람이 60%일 정도로 고학력자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료화를 하다 보면 노인복지관의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잘사는 곳에서는 여유 있고 좋은 프로그램이 운영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의 주민들은 부실한 프로그램을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노인복지관을 무료로 운영할 것인가’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시니어플라자 박정호 부장은 “가뜩이나 노인 인구의 증가로 복지 비용을 대기도 벅찬데 유료 운영이 가능한 곳은 유료화하고 거기에서 남는 재원으로 부족한 노인복지관을 지으면 좋지 않겠느냐”며 “장기요양제도도 일정 서비스 이상은 개인이 부담하는 등 유료화된 만큼 노인복지관 운영도 신축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초생활수급자와 80세 이상은 시니어플라자 강좌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면서 “2000여명의 수강생 중 20~25%가 무료 혜택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관가 포커스] 서울청사 이발소 친절해진 이유는?

    [관가 포커스] 서울청사 이발소 친절해진 이유는?

    정부서울청사에 미용실이 들어선다. 현재 서울청사에는 이발소만 5년째 영업하고 있다. 정부청사관리소 관계자는 8일 “지난 3월부터 미용실 위탁운영자 선정을 위해 경쟁입찰을 했다”면서 “앞서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됐으나 다음 주에 세 번째 입찰 공고를 내면 무난히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위탁운영 계약을 맺으려면 2명 이상의 유효한 입찰자가 사업제안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첫 번째는 한 군데서만 지원했고 두 번째는 공식 자격이 미비한 사업자만 참여했다. 미용실이 생긴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청사에서 근무하는 여성 공무원들은 물론 젊은 남성 공무원들도 반색했다. 한 여성 공무원은 “시상식 같은 공식행사 참여로 급하게 머리를 만져야 할 때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남성 공무원들은 기존 이발소가 ‘경호원 스타일’ 또는 ‘공무원스럽게’ 등으로 불릴 만큼 머리를 반듯하고 바짝 깎아 주는 것에 대해 조금 불만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 미용실행을 벼르고 있다. 이에 긴장한 이발소가 미용실에 손님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벌써부터 ‘친절 모드’로 돌아섰다는 평도 나온다. 정부서울청사에는 별관까지 포함해 12개 기관의 공무원 3300여명이 일하고 있다. 미용실은 공무원들의 추측처럼 청사 1층 후문 방향 로비 한쪽에 자리잡고 있던 커피 전문점 자리가 아니라 지하 1층 이발소 옆에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6년간 영업했던 커피 전문점 자리는 당분간 비워둔 채 로비로 활용된다. 청사관리소 관계자는 “정부청사 이발소는 요금이 싸서 영업수익이 거의 인건비 수준인 것으로 안다”며 “미용실도 유명 체인점 등이 입찰할 수도 있지만 낮은 예상수익 때문에 개인 사업자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주주들 손해보며 무상감자… 담보도 없이 258억 빌려줘… 사진 터무니없는 고가 매입

    지주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와 천해지를 포함해 50여개 관계사의 자산을 빼돌리며 부를 축적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황제경영’ 수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멀쩡한 기업에서는 있을 수 없는 주주 손실을 담보로 한 무상감자를 비롯해 부동산 증여, 주식과 채권의 고가 매입, 터무니없는 가격의 사진 거래 등 각종 편법과 불법 거래 등이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도난 ㈜세모의 자동차 부품사업을 양도받아 설립된 ㈜온지구는 대주주 지배구조 변경에서 편법 행위 등이 이뤄졌다. 2010년 150여명의 개인주주가 소유한 온지구의 대주주가 유 전 회장의 관계사들로 바뀌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기업에서는 발생할 수 없는 유상증자와 주식 소각·무상감자, 유상증자가 진행됐다. 특히 2010년 매출 504억원에 영업이익 13억원을 내는 회사에서 기존 주주들이 손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무상감자를 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를 통해 2011년 온지구의 최대주주는 트라이곤코리아로 바뀌었고 아이원아이홀딩스와 다판다 등 유 전 회장 측과 관련된 회사들이 주주가 됐다. 유 전 회장의 장남인 대균씨가 최대주주인 트라이곤코리아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간 거래도 수상한 대목이 적지 않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트라이곤코리아 측에 운영자금으로 지난해 기준 258억원을 빌려줬다. 트라이곤코리아의 장기차입금 265억원 가운데 97.4%를 차지한다. 문제는 트라이곤코리아에 마땅한 담보가 없어 사실상 신용으로 빌려줬다는 점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2억원이다. 자산총계는 234억원으로 이 중 보유 토지 가치는 73억원(장부가액) 정도다. 자산이 없다 보니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트라이곤코리아가 공동 보유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노른자쇼핑의 4억원짜리 부지(16.7㎡)에 채권최고액 270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또 유 전 회장이 2010년 보유한 비상장 기업인 국제영상 주식(4만 6000주)을 천해지와 청해진해운, 세모 등 6개 관계사에 주당 6만원에 매각했다. 당시 국제영상의 주당 순자산 가액은 3825원에 불과했다. 이 회사들의 경영권 확보 없이는 불가능한 거래로 볼 수 있다. 한 회계사는 “주주든, 회사든 간에 이득을 유 전 회장 일가로 몰아주기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첫 셰익스피어 전집 운문 번역 출간 박맹호 민음사 회장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첫 셰익스피어 전집 운문 번역 출간 박맹호 민음사 회장

    ‘흐린 하늘에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 유모가 아직 잠이 덜 깬 필립을 안고 병석에 누워 있는 어머니 곁으로 데리고 갔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키스를 했다. 앞으로 누가 이 애를 키울까 하는 걱정어린 눈으로 필립을 들여다보았다. 뺨을 만지고 손가락과 발가락을 만져 보고는 그만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필립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고, 어머니는 사내아이를 분만하다가 죽고 말았다.’ 영국의 작가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에서’에 나오는 대목이다. 학창 시절 한번쯤 읽어 봤음직한 작품이다. 그렇듯이 ‘인간의 굴레에서’를 읽고 좋은 책에 대해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잘’, 그리고 ‘제대로’ 독자들에게 좋은 책을 읽도록 할까. 출판사의 꿈은 그렇게 시작됐다. 민음사 박맹호(80) 회장 얘기다. 민음(民音)은 한자 풀이대로 ‘백성의 소리’를 뜻한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박 회장을 만났다. 자리에 앉으면서 벽에 걸려 있는 두 개의 액자를 봤다. 하나는 미당 서정주가 79세 때 직접 써 준 것이다. ‘하늘이 하도나 고요하시니. 란초는 궁금해 꽃피는 것이다.’ 박 회장에게 미당과 어떤 인연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미당의 전집도 내고 책을 많이 냈지. 작품 정리는 대부분 내가 했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또 다른 액자의 글귀는 ‘민음활성’(民音活聲)이다. 박 회장은 “민음이 활달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라는 뜻이며 20년 전에 경봉 스님이 직접 써준 것”이라고 했다. 민음사라는 출판사 이름 내력에 대해 박 회장은 “학생 때 약자 편에 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백성의 소리’를 떠올렸는데 일종의 치기라고 할 수 있지 뭐. 나중에 훈민정음할 때 민음이라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어”라고 대답한다. ●셰익스피어 번역 운문 전집 2019년 완간 목표 민음사는 1966년 서울 종로구 청진동 옥탑방에서 출발했으니 올해로 50년 가까이 되는 셈이다. 그동안 5000종이 넘는 책을 출간하면서 국내 최대의 단행본 출판사로 성장했다. 박 회장은 “그동안 발간한 책을 권수로 세어보면 아마 5000만권은 넘지 않을까”라고 회고한다. 하기야 민음사의 대표주자인 ‘삼국지’가 1800만부, ‘세계문학’이 1200만부 정도 팔렸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인구 대부분이 민음사에서 나온 책을 한번쯤 읽었다고 할 수 있다. 요즘도 이틀에 한 권씩 발간한다. 그에게 “책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인간의 완성은 책에서 비롯되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에 신경 쓰는 것은 ‘셰익스피어 전집’이라고 했다. 연세대 영문학과 최종철 교수가 20년동안 연구해 온 결과물로 국내 최초 ‘운문번역’ 셰익스피어 전집이라고 했다. 셰익스피어 희곡들은 대사의 절반 이상이 운문 형식이다. 따라서 운문 형식의 대사를 우리말로 어떻게 옮기느냐 하는 문제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깊이와 감동을 어떻게 전달하느냐와 곧바로 연결된다. 1993년 처음으로 ‘맥베스’를 운문 번역하면서 우리 시의 기본 운율인 삼사조(三四調)에 적용했다. 운문 형식을 그대로 살리면서 원문의 뜻을 최대한 정확하게 번역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26일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세례일 기준)을 맞아 우선 두 권을 출간했고 이달 말 다시 두 권을 출간해 독자들을 찾아간다. 계획대로라면 2019년 10권을 완간한다. 흔히 ‘민음사 책’을 떠올릴 때 ‘세계문학전집’을 떠올리고 이문열, 한수산 등 대형 신인들을 발굴한 업적을 얘기한다. 이문열씨는 이달 말 ‘변경’ 12권을 민음사에서 다시 낸다. ‘세계문학전집’은 그동안 320권을 냈다.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대단한 기록이다. 앞으로 500권까지 낼 예정이다. 박 회장은 지금도 “새로운 필자를 발굴하고 새로운 책을 만들어내면서 이 사회의 지성과 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철학을 지니고 있다. 책으로 쌓아 올린 박 회장의 평생에 대해 “아마 우리나라 출판의 격을 조금 높이지 않았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시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고, 세계문학을 한데 모았고, 비평서의 효시를 열었고… 출판이란 창조하는 것이며 책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했다. 어떻게 해서 출판사를 시작하게 됐을까. ●신춘문예 도전… 독재 비판 이유로 탈락 그는 서울대 불문학과 시절 교내 잡지 ‘문학’에서 활동했다. 그러면서 소설을 쓰고 책읽기를 좋아했다. 또 이어령, 유종호 등 쟁쟁한 문학 멤버들과 자주 만나 작품을 논의했다. 한국 최초 ‘불한사전’을 펴낸 불문학자 이휘영 교수는 박 회장에게 “너는 (불문학)공부를 안 해도 되니 대신 소설이나 써라”는 말에 한층 고무되기도 했다. 그렇게 학교를 졸업했다. 장가는 들었으나 취직이 안 돼 고민하던 중 한국일보 제1회 신춘문예에 도전한다. 거의 당선될 뻔했으나 독재정권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취소되면서 1966년 5월 19일 민음사라는 이름으로 출판사를 시작하게 된다. 이날을 창사 기념일로 정해 매년 휴무를 한다. 민음사를 시작한 후 처음에는 사무실을 얻지 않았다. 필자에게 원고를 받아 편집과 교정은 집에서 했다. 아버지는 “그 책들을 한 트럭 정도 내다 팔면 휴지로 끝나는 거 아니냐. 그거 뭐하러 해. (고향)보은에 내려와서 일이나 도와라”고 하면서 반대했다. 당시 아버지는 운수업과 정미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박 회장은 가업을 돕는 것이 영 맞지 않았다. 집안에서 퇴출당하다시피 한 박 회장은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시작했다. 당시 출판사 운영자금은 부인의 결혼 패물을 판 돈에다 여기저기에서 빌린 돈으로 마련해 시작했다. “어릴 적에는 이렇다 할 꿈이나 야망은 없었어. 학교 다닐 때 문예반에서 활동하고 영문학과에 진학해 볼까 정도 생각했지. 책에 대한 생각은 좀 했어.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좋은 책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보고…서울대 약대를 나온 아내가 나 때문에 무척 고생했지. 청진동에 출판사를 낸 것은 문인들을 고려한 것이었지. 지금 생각하면 작가의 꿈을 포기한 것은 잘 한 일이야. 안 그랬으면 글이나 쓴다고 끙끙대고 있겠지 뭐.” 민음사의 첫 책은 ‘요가’였다. 친구 신동문의 권유로 냈다. 198쪽 분량의 양장본으로 집에서 교정을 보고 처남의 전화상 전일사에 나가 이리저리 전화통화를 하면서 혼자 만들어냈다. 책값은 250원을 매겼고 1만 5000권이나 팔렸다. 요즘 같으며 몇십만부에 해당하는 베스트셀러였다. 서점들이 독촉을 하는 바람에 애를 먹을 정도였다. 두 번째 책은 유주현씨가 ‘조선일보’에 연재하던 소설 ‘장미부인’이었다. 겁없이 신문에 5단 광고까지 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뒤를 이은 ‘서유기’ ‘반자서전’ ‘인간은 슬프려고 태어났다’ 등도 마찬가지였다. ‘요가’로 번 돈을 몽땅 날렸다. 순식간에 빚이 3000만원까지 불어났다. 부인이 돈을 구하러 다녔다. 박 회장은 당시를 회고하면서 “아내의 묵묵한 후원이 없었다면 그 시절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아내를 위해 충성하고 있다”고 말한다. ●고은 만나며 김현 등 4K 문단인맥 형성 민음사 초창기 때 시인 고은과 만난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신동문이 나에게 소개를 했어. 신동문은 그때 ‘이 친구가 제주에서 몸만 가지고 덜렁 올라왔는데 사귀어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지. 술을 마시면 기행을 많이 했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이탈리아 말이나 프랑스 말을 한다고 무어라 막 목소리를 높이는데 단어가 맞는 것은 아니로되 그럴싸했지. 매일 옥탑방으로 출근을 했는데 점심 때면 같이 짜장면을 시켜 먹고 밤이면 함께 술집으로 향했어.” 고은씨와 만나면서 박 회장은 문단의 인맥을 형성한다. 이른바 4K(김현, 김주연, 김치수, 김병익) 그룹이다. 이들은 1970년대 중반 ‘문학과 지성사’를 차려서 따로 독립해 나가기 전까지 민음사에서 책도 내고 기획을 함께했다. 오늘의 민음사를 있게 한 ‘세계 시인선’ ‘오늘의 시인총서’ 등으로 시집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때였다. 또한 책 디자이너 정병규를 만나 책 장정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인다. 이후 박 회장은 ‘오늘의 작가총서’ 등을 통해 한국문학 출판의 전범을 마련하고 단행본 출판시대를 열어나간다. 또한 ‘이데아 총서’ ‘대우 학술총서’ ‘일본의 현대지성’ ‘현대사상의 모험’ 등을 통해서 인문학, 자연과학 등 기초 학문 출판을 다양한 형태로 장려하고 정착하는 데 앞장섰다. 민음사의 궤적은 한국 출판의 전부는 아니지만 적어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박 회장은 자부한다. ●지금도 신문 정독 후 출근… “영원한 현역” 박 회장은 영원한 현역으로 불린다. 평생 해 왔던 것처럼 집으로 배달되는 일간지를 정독하고 출판사에 나갈 시간을 기다린다. 민음사는 물론 한국 출판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설렌다. 이러한 박 회장을 가리켜 고은씨는 “발상에서 행동 사이에 거의 틈이 없다”고 했고 대학 동기인 이어령씨는 “씨앗을 싹 틔우고 이앙 전까지 길러내는 묘판(苗板) 같은 삶을 살아왔다”고 말한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지금보다 조금 젊었을 때는 등산도 하고 골프도 치고 그랬지만 요즘에는 점심시간 때 뚝섬에 있는 서울숲을 주로 걷는다.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물었더니 “인문학으로 이만큼 살아왔으니 이제는 그 덕을 인문학 발전에 돌려 기회가 닿는 대로 계속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맹호는 1934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났다. 경복중학교와 청주고등학교를 거쳐 1957년 서울대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1966년 민음사를 설립하고 ‘세계 시인선’ ‘오늘의 시인총서’ ‘이데아총서’ ‘현대사상의 모험’ ‘대우학술총서’ ‘세계문학전집’ 등 일련의 시리즈를 비롯해 5000여종의 단행본을 펴냈다. 1976년 계간지 ‘세계의 문학’을 창간했으며 ‘오늘의 작가상’ ‘김수영 문학상’ 등을 제정했다. 제45대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서울시 문화상, 인촌상,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 국무총리 표창, 화관문화훈장, 보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 투자 전문가 낀 조폭, 1200억대 불법 선물거래

    투자 전문가 낀 조폭, 1200억대 불법 선물거래

    1200억원대 불법 선물거래 시장을 개설해 운영한 조직폭력배와 이들이 개설한 사이트를 추천하고 리베이트를 받은 리딩전문가(선물투자 전문가)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6일 인터넷에서 불법 선물거래 시장을 개설한 혐의로 대전 반도파 출신 김모(37)씨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한일파 소속 이모(22)씨 등 2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달아난 유성온천파 소속 임모(38)씨 등 15명은 기소중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개인 투자자들에게 선물 거래 시 일종의 계약금인 ‘위탁증거금’이 예치된 증권계좌를 빌려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선물거래 사이트 3~4곳을 동시에 운영하는 등 실제 코스피200 지수와 연계하는 가상 선물시장을 개설해 거래수수료나 회원들의 손실금을 수익으로 챙기기도 했다. 수익률이 높은 투자자에게는 실제 거래가 가능하도록 위탁금 계좌를 빌려줬고 수익률이 낮은 투자자의 경우 자신들의 사이트에서 거래하도록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선물거래를 할 때 1계약당 1500만~2000만원 상당으로 높은 액수의 증거금을 예치해야 하는 점을 노렸으며, 모두 20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사이트 운영자들은 자체 개발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적용한 홈페이지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등 관리를 총괄했고, 조폭들은 동료 조직원을 유령법인 임원으로 내세우고 대포통장을 만들어 자금을 세탁했다. 리딩전문가들은 아프리카TV나 인터넷 카페 등에서 이들의 선물거래 사이트를 추천해 주는 등 투자자 모집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추천의 대가로 53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잠시만 한눈 팔면… 복지 부정수급 극성

    잠시만 한눈 팔면… 복지 부정수급 극성

    정부의 관리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각종 꼼수를 동원해 법망을 피하는 천태만상의 복지 부정수급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9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합동 복지부정 신고센터’는 최근 시각장애인이던 어머니가 2005년에 사망한 사실을 숨긴 채 각종 장애인 복지서비스를 받은 50대 장모씨를 적발했다. 장씨는 주소지를 수차례 바꾸며 어머니의 고령 등을 핑계로 행정기관의 현장확인 조사를 피했다. 그는 친인척들에게조차 어머니의 사망 사실을 숨겼다. 장씨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발급받은 장애인차량 표지판을 계속 활용했고, 자동차세도 매년 수백만원 감면받았다. 어머니 명의로 기초노령연금을 신청, 2011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백만원을 챙겼다. 연말 소득공제, TV 수신료와 전기·가스·교통요금 감면 등도 무려 9년여 동안 누렸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문제 예방을 위해 사망과 동시에 급여가 자동 중지되도록 시스템 기능을 개선하고, 사망 의심자 정보를 입수해 반영하는 ‘사망 의심자 허브 시스템’을 구축, 운영해 왔다. 그러나 수급자가 사망 여부를 허위로 등록하거나, 장씨처럼 조사를 회피해 숨기면 적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국민 혈세를 빼돌리는 ‘전문 브로커’들도 덩달아 활개를 치고 있다. 공익신고자 A씨는 최근 복지부정 신고센터에 운수·제조업을 운영하는 기업 대표들이 브로커인 컨설팅업체와 공모해 ‘고령자 정년연장 지원금’ 등을 가로챈 사례를 신고했다. 브로커들은 기업주들에게 고용지원금 관련 컨설팅 제안서를 배부하며 접근, 기업체의 동의를 받아 사업장의 정년규정 등을 위·변조했다. 이렇게 만든 가짜 서류를 고용노동부에 대행 제출하고 수십억원의 고용지원금을 받아냈다. 공무원들은 감쪽같이 속았다. 브로커들은 회사 측으로부터 지원금의 20~30%를 수고비 명목으로 받아 수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요양시설에서는 환자 유치를 위해 불법 ‘호객 행위’까지 성행한다. 유치하는 환자 수가 많을수록 정부 보조금이 많이 나오는 반면 현장 실태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지방의 B요양병원 운영자는 매일 아침 회의를 열어 직원들에게 노숙자나 홀몸 노인들을 데려오도록 강요하다가 제보에 의해 센터에 적발됐다. 병원 운영자는 직원들이 환자 한 명을 유치할 때마다 수십만원의 성과금을 지급했다. 복지부정 신고센터 관계자는 “각 부처마다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부정수급을 없애려 노력하고 있지만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국민 혈세로 조성되는 복지 예산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 쓰이려면 주위의 부정수급 행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용기 있는 신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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