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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트롯’ 결승 진출자는 누구? ‘대반전 예고’

    ‘미스터트롯’ 결승 진출자는 누구? ‘대반전 예고’

    ‘미스터트롯’ 상위권 우승 후보자들이 ‘레전드 미션’에서 의외의 혹평을 받고 주춤하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준결승 순위 쟁탈전이 본격 가동된다. 27일 밤 10시 방송되는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 9회에서는 결승전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준결승이 펼쳐진다. 더욱이 준결승의 한 축인 ‘레전드 미션’이 진행된 가운데, 상위권과 중위권 후보들이 순위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엇갈린 희비를 받아드는 대반전이 벌어지는 것. ‘레전드 미션’은 대한민국 트로트계를 대표하는 남진, 주현미, 설운도의 히트곡 중 한 곡을 참가자들이 직접 선택해 눈앞에서 불러내는 방식으로 더욱 쫄깃한 긴장감을 드리우고 있다. 무엇보다 준결승전 ‘레전드 미션’은 14인의 참가자 중 절반이 탈락하며 단 7인 만이 가려지는 운명의 무대인만큼, 현장에는 그 어느 때보다 삼엄한 긴장감이 드리워져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특히 이날 무대로 인해 상위권 참가자와 중위권 참가자들이 모두의 예상과 다른 엇갈린 평을 얻으며 반전이 속출하는 영화 같은 상황이 연출돼 놀라움을 자아냈다. 더욱이 경연 내내 늘 상위권을 유지하던 한 우승 후보 참가자는 무대 시작 전부터 마스터들로부터 “선곡이 걱정이다”는 우려 섞인 평을 듣더니, 무대가 끝나고 난 후 결국 “잘하는 참가자인데 아쉽다”는 기대 이하 혹평을 들으며, 낮은 점수를 받아 준결승 진출이 불투명해지는 역대급 반전 결과로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반면 늘 중위권에 머물던 한 참가자는 “이 참가자가 1위 할 것 같다”, “이렇게 자기 스타일로 불러야 한다”는 모두의 극찬을 받으며 소위 ‘대박’을 터트려 순위권 후보로 급부상하는 대이변의 주인공이 돼 현장을 술렁이게 했다. 결승으로 가는 마지막 문턱까지도 대 혼란의 순위 경쟁이 가동되면서, 이 중 절반이 떨어지는 준결승 미션 순위 경쟁에서 살아남는 자가 누구일지, 결승에 진출할 7인은 과연 누가 될 것인지 초미의 관심을 자아내고 있다. 제작진은 “실력자들 중 실력자들만 모여있는 만큼, 참가자 모두가 우승 후보이자 또 모두가 탈락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9회 방송분을 통해 또 한 번 대반전의 소용돌이가 몰아친다. 반드시 본방사수 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TV조선 ‘미스터트롯’은 27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30년 철권 통치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 92세 일기로 운명

    30년 철권 통치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 92세 일기로 운명

    30년 동안 철권 통치를 휘두르다 2011년 군부 쿠데타로 쫓겨났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카이로에서 92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지난달 늦게 수술대에 올랐고 회복 중 손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됐는데 25일 아침(이하 현지시간) 군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알와탄 웹사이트가 가장 먼저 보도했다. 나중에 국영 매체들도 그의 죽음을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앞서 아들 알라는 아버지가 지난 11일 응급실에서 투병 중이라고 밝혔다. 1928년에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 공군에 들어가 1973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10년도 안돼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이 암살되자 대통령에 올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의 재직 시 군부에 엄청난 돈이 지원됐지만 실업률, 빈곤, 부패는 늘어만 갔다. 2011년 1월 이웃 나라 튀니지 대통령이 민중 봉기에 실각하자 이집트 국민들도 봉기에 나섰고, 단 18일 만에 그는 물러났다. 그 뒤 1년여 만에 무슬림 정치인 모하메드 모르시가 이집트에서 처음 치러진 민주 선거로 대통령에 올랐다. 하지만 모르시 역시 1년도 안돼 또다시 군부에 의해 축출됐고, 지난해 감옥에서 사망했다. 고인은 아랍의 봄 때 900여명의 시위대원들을 살해하라고 보안군에 지시를 내렸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나중에 무죄로 번복돼 2017년 3월에 석방됐다. 한편 북한은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때 이집트에 전투기와 조종사를 지원했고 당시 공군참모총장이었던 무바라크는 이를 계기로 북한과 각별한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는 김일성 북한 주석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1980년부터 1990년까지 네 차례나 북한을 방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두 교황’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교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영화에서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시절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만나 종교·사회적 이슈를 두고 대립하지만, 끝내 두 교황은 신 앞에서 서로 이해하고 개인적 신뢰와 우정을 쌓는다는 이야기는 비가톨릭 신자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사색을 안겼다. 베네딕토 16세와 직전 교황인 요한 바오르 2세 재임 기간에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차례 알현해 한국에서 세 교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인 성염(78) 전 대사를 지난 18일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만나 세 교황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교한다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연극인이다. 연설이나 표정에 연극인다운 제스처가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적 학자였고, 교황청 내 검찰청 격인 신앙교리성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표정이 딱딱했다. 교회 문제에서도 진중한 스타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신부이자 교구장으로서 계속 사람을 상대하고 사귀어 온 분이다. 내가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면 그는 나의 눈을 쳐다보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공감능력자였다. 교회와 신도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같이 고민해 온 개방적인 분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하면 영화처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의 연기가 대단했다.” -영화에서 진보주의자로 표현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도 가톨릭 개혁에 주력하고 있는데. “가톨릭 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는 이혼이다. 가톨릭 신자 간 결혼에 대해선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혼한 신자가 교회를 찾아오면 다른 신자들은 그들을 낮춰 보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혼이 교리에 어긋나는지 아닌지의 논쟁을 넘어 이미 이혼한 신자를 파문자 취급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들도 교회의 자녀이고 상처 입은 사람이니 교회를 찾아오면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이미 재혼하고 자녀까지 낳은 그들에게 이혼은 교리에 어긋나니 헤어지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결국 교황은 즉위 후 5년간 노력해서 이 문제를 풀었다.” -보수파가 반발하지는 않았나. “가톨릭 교회 안에 여전히 율법주의 전통이 존재하기에 교황이 개혁적 행보를 하면 보수파는 책을 내서 공개적으로 교황을 비난하는 등의 일이 허다하다. 보수파는 이혼 문제와 관련 ‘자비가 계명을 면제해주지 않는다’며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동성애에 반대하고 깨끗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이혼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지금처럼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이유로 그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죄라는 입장이다. 교황은 즉위하자마자 ‘가엾어서 택하노니’라는 표어를 택했다. 하느님은 사람을 불쌍해서 부르지 선량해서 부르는 게 아니다. 가엾은 사람에게 가서 교회로 오게 하자는 것이다.” -세 교황은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2003년 주교황청 대사로 부임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때 30분 정도 요담을 나눴다. 교황은 각국에서 새로 부임한 대사가 신임장 제정사를 하면 답을 하는데, 이를 통해 그 국가의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시 북핵 위기였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북핵 문제는 철저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러면서도 공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핵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부활절이나 성탄절 계기에 한반도와 북핵 문제를 이야기했다. 국제사회에 북핵 문제를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호소하고 대북 지원에서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대북 지원을 북핵 협상의 조건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후 전임 교황이 계획한 해외 순방지 외에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남북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열 번 이상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사께서는 김희중 대주교와 함께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특사단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당시 북미 대립이 격화되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이었는데 교황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나. “특사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과 회담하기 하루 전이었다. 우리는 교황을 예방하기 앞서 총리 격인 국무원장과 대화를 했다. ‘문 대통령께서 교황님의 많은 지도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전달했더니 국무원장이 ‘우리가 내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없느냐는 뜻인 것 같았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가 직접 회담으로 풀어야 하고, 북미가 회담을 하려면 정기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 했다. 이튿날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후 바티칸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교황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분이 바라는 바를 다 전달했다’고 하더라.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1년 후 한미 연합훈련은 유예되고 북미 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방북 요청을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2019년 북미·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낮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교황’은 라틴어로 ‘폰티펙스’(pontifex)다. ‘폰티’는 ‘다리’, ‘펙스’는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교황은 즉위 직후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을 만나 ‘제가 하는 일은 다리를 놓는 일이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화해하게 하고 격려하게 하는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제가 한다’고 했다. 교황도 국가원수라 상대국의 공식 초청이 없으면 움직이기 어렵지만, 교황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볼 때 평화에 기여한다면 어디나 기꺼이 찾아갈 분이다. 교황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기독교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으로 재정의했다. 인간 존엄성이란 인권이다. 다만 바티칸은 민족자결주의, 즉 한 국가가 왕정이든 민주정이든,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중시한다. 그래서 교황은 쿠바든 북한이든 어디든 가서 인간 존엄성을 호소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박한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소박한 행보 또한 ‘기독교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임을 실천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 비서가 들려준 이야기인데, 교황이 즉위한 지 3일 후 이 비서가 교황에게 구두를 닦아 주겠다며 달라고 하자 교황은 ‘평생 내 손으로 구두를 닦았는데, 평생 해온 나의 직업을 뺏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위트 있게 거부했다고 한다. 교황의 소박한 행보는 ‘가난한 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신자유주의는 우상숭배’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상·하원 의장의 만찬 초대에 대해 선약이 있다고 불참한 뒤 현지 교회에서 마련한 노숙자와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교황과의 만찬을 기대했던 정·재계 인사들은 ‘있는 놈들도 천국 가자’라고 비아냥댔지만, 교황은 ‘가난한 사람을 만져 보면 그리스도의 살결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성 전 대사는 세 교황과 한국을 연결하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외교관이기도 하지만,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등을 라틴어 원전에서 번역하는 신학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서울에 알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모자로 수배된 투사를 숨겨주기도 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비판하고 사회에 정의 구현을 외치는 종교·사회 개혁가로 활동해 왔다. 80년 가까이 숨 가쁘게 달려온 그의 일생을 들어보았다. -가톨릭을 어떻게 접하게 됐는지. “할아버지 적부터 개신교를 믿었다. 다만 집안이 가난해 학비는 물론 숙식까지 해결되는 가톨릭 미션스쿨 광주 살레시오중학교에 들어갔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 돼 가톨릭 입교를 준비하시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종교적 유산도 있고, 가톨릭계 학교의 은덕도 있어 자연스럽게 가톨릭 신자가 됐다.” -가톨릭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사제를 준비하다가 포기했는데. “살레시오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살레시오 수도회 수사신부들이 가난하고 불우한 청소년들을 보살피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나도 그들처럼 되겠다는 생각에 가톨릭대 신학과에 입학하고 10년간 사제가 되는 길을 걸었다. 그런데 1972년 어느 날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천도교, 원불교, 유교 청년 대표들이 모이는 ‘종교제’에 나갔는데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첫눈에 반했다. 두 갈래 길에서 고민했지만 사제를 포기하고 결혼을 택했다. 지금까지도 후회는 없다. 이 길을 걸어온 게 아주 행복하다. 잘 걸어왔다.” -동양인 최초로 교황립 살레시안대학교 라틴어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자의 길을 택한 이유는. “그리스도교는 그리스·로마문화와 합류해 4세기쯤 중세와 근현대의 유럽 문화를 형성한다. 그 지점에 교부라고 불리는 학자들, 대표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가 있었다. 이들이 그리스도교와 그리스·로마문화를 어떻게 통합시키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는지 연구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들의 저작을 번역하고자 라틴어를 배우고자 했다. 처음에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자 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외대에서 중세철학과 라틴어를 공부해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를 강의할 사람을 찾았고, 나를 뽑았다. 이후 서강대에서 중세철학을 가르치시던 정의채 교수가 은퇴하자 나를 초빙했다.” -가톨릭 내 대표적 진보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에서도 활동했는데. “내가 태어난 곳이 전남 장성인데 1948년 제주민 토벌에 파병되기를 거부한 군인들이 주도한 소위 여순사건이 있었다. 당시 우리 마을 삼서 소룡리도 여수·순천 인근이라 초토화됐다. 그러니 나는 지독한 반공주의자가 됐어야 했다. 그런데 어릴 적 성당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리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우익 계열인 서북청년단에서 활동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았다. 여자 빨치산을 잡아 어떻게 난자해 죽이는지를 아이들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더라. 나는 ‘가톨릭 신자인데 사람을 저렇게 죽여서 되겠는가’라고 생각하며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후 1970년대 해방신학을 접하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를 갖고 사회문제에 투신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마지막 수배자’였던 윤한봉 씨를 자택에 숨겨주고 망명을 도왔다고 들었다. “당시 서울에 있었는데 아무도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몰랐다. 나를 비롯해 교회 내 동료들은 교회 조직을 통해 간간이 소식을 듣고 있었다. 크리스천으로서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교회에 나오는 신자들이 모두 읽는 주보에 광주 소식을 실었다. 그러던 중 동료들이 윤한봉 씨를 숨겨달라고 부탁해 집에 잠시 숨겨줬다가 여의치 않아 안전한 장소를 구해 옮겨줬다. 윤 씨는 군부 세력에 의해 광주민주화운동의 ‘원흉’으로 몰렸으니 잡혔으면 재판도 없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대사님을 교회에서 사회로 나오게 했던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란 무엇인가. “1960년대 가톨릭은 크리스천이 정의 구현을 복음선포의 사명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사회가 정의와 평화, 화해, 공평과 같은 가치 위에서 정화되도록 하는 게 신앙인으로서 크리스천의 사명이라는 가르침이다. 크리스천의 의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논변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팔이 안으로만 굽는 사사로운 사랑은 지상의 나라에 속해 구원의 범위에서 벗어나지만, 이해관계와 이념을 넘어 타인들을 품어주는 사회적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다고 설파했다. 인간은 사회적 사랑으로 구원받는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회적 사랑이란 다름 아닌 정치적 사랑을 가리킨다고 했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한 정의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적 사랑이다.” -가톨릭 내에서도 보수·진보 간 갈등이 존재하나. “일부 교회에선 신부가 정치 이야기를 하면 보수적인 신자들이 일어나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라’며 소리친다고 한다 신부가 ‘이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 복음 문제다’라고 하면 그들은 ‘누가 당신에게 월급 주냐. 우리가 헌금해서 주지 않느냐’는 반박까지 나온다고 한다. 신부들도 지역감정이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갈리곤 한다. 어떤 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냐’고 강변하고, 어떤 분은 세월호 참사 이후 팽목항에 가서 산다. 주교들도 마찬가지다. 가톨릭 교회 내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이 벌어졌을 때 주교들에게 서명을 요청하니 둘로 갈리더라. 마치 선거에서 영호남이 갈리듯이. 그런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감사하다는 뜻으로 한국 주교단이 바티칸에 갔는데, 교황이 주교들에게 ‘세월호는 어떻게 됐는가’라고 물었다. 주교들이 모두 충격을 받았는지 이후, 적어도 가톨릭 모든 교회에서는 4월 16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사가 있었다.” -최근 보수 개신교 일부가 보수 정치 세력과 결합하면서 점차 극단적, 배타적으로 흘러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진보적 종교 단체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 종교인의 정치 참여 어떻게 봐야하나. “결국 사회정의를 세우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성경 마태복음 25장에는 인류 전체가 운명을 판가름 받는 최후의 심판이 그려진다. 인간을 멸망과 구원 두 패로 나누는데, 내 옆에서 누군가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고 헐벗을 때 입을 것을 주고 감옥에 갔을 때 찾아가는 자들을 구원한다고 설명한다. 예수를 믿어서 천국에 가는 게 아니다. 인간과 인간이 관계를 맺는 것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결정되는 것이다.” -일반 신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밀투표를 한다. 이는 모세의 장막과 비슷하다. 모세는 자신의 백성을 거느리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장막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하느님과 만났다. 하느님과 독대하는 자리인 것이다. 투표소에서도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한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하느님만 안다. 하느님의 가르침대로만 투표하면 된다.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한 표를 던지는 것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이 외에는 이기심일 뿐이다. 다른 종교 신자도 마찬가지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대자비에 따라서 투표하면 된다.” -대사님께서는 지금도 아우구스티누스 라틴어 원전을 번역하시고 출간해오고 계신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지. “2007년 대사직에서 물러나고 조용히 산을 보며 번역 작업을 하고자 경남 함양의 지리산 자락에 집을 마련했다. 이후 서울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일이 있을 때만 오고 나머지는 함양에 머문다. 지리산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의 혜택을 받으니 건강한 것 같다. 그리고 위대한 사상가의 책을 읽고 천착하면 정신 건강은 유지되는 것 같다. 특히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을 읽으면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착오로 저질러지는 게 아니라 신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가 함께 만들어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실수를 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역사관에는 인간의 사회적 사랑이 자리한다. 정의구현이 곧 복음선포라는 가르침이 자리한다. 신앙을 가진 지성인으로서 올바른 정신을 갖고 똑바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지성인으로서의 건강이라고 할 수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방탄소년단 진 “군입대 시기는..” 아미들 울리는 한마디

    방탄소년단 진 “군입대 시기는..” 아미들 울리는 한마디

    방탄소년단 진이 군입대 시기를 언급했다. 24일 BANGTANTV 유튜브 채널에선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MAP OF THE SOUL : 7’ 간담회가 생중계됐다. 당초 코엑스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창궐로 인해 온라인 생중계로 간담회 방식을 바꿔 진행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많은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소한의 위험도 차단하기 위해 많은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은 방탄소년단 첫 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입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할 것이다. 아직 결정된 부분이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병역은 당연한 의무다. 나라의 부름에 언제든 응할 것이다. 입대가 결정돼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덧붙였다.지난 21일 발매된 ‘MAP OF THE SOUL : 7’의 타이틀곡 ‘ON’은 방탄소년단의 파워풀한 에너지와 진정성을 가득 담은 곡으로 주어진 길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전진하겠다는 방탄소년단의 다짐을 노래한다.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은 선주문만 총 410만장(21일 기준)으로 그룹 최다 기록을 경신했고, 아이튠즈 전 세계 91개 국가 및 지역 톱 앨범 1위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시련 있어도 나아간다는 다짐 담았죠” 7년의 진심 담은 BTS

    “시련 있어도 나아간다는 다짐 담았죠” 7년의 진심 담은 BTS

    “7년간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저희의 깊은 내면을 드러내고 고백하는 앨범입니다.” 방탄소년단(아래) 멤버 진은 지난 21일 베일을 벗은 방탄소년단의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위)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방탄소년단은 24일 코로나19 여파로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진행된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10개월 만의 컴백인 만큼 공을 많이 들였다”며 “어떤 앨범보다 우리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았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4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에 이어 영혼의 지도를 주제로, 진정한 자아 찾기의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세상에 보여 주고 싶은 나의 모습과 그동안 숨겨 왔던 내면의 그림자를 모두 받아들일 때 온전한 나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앨범은 발매 직후 91개국 아이튠스 앨범 1위와 판매량 300만장을 넘어 자체 신기록을 썼다. 앨범에는 ‘페르소나’에 실렸던 5곡과 15개 신곡 등 모두 20곡이 실렸다. 주제곡 ‘온’(ON)은 힘있는 힙합곡으로 강렬한 후크와 대규모 세션, UCLA 마칭밴드(행진하며 연주하는 악대) 사운드가 돋보인다. “나를 다 던져 이 두 쪽 세상에”, “제 발로 들어온 아름다운 감옥” 등 가사에서는 데뷔 후 7년간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하며 느낀 감정들과 주어진 길을 받아들이고 전진하겠다는 다짐이 느껴진다. 리더 RM은 “상처와 시련, 그림자(섀도)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에고, 즉 자기가 자신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라며 “많은 영혼과 힘과 노력을 털어 넣어 완성한 앨범”이라고 했다. 슈가는 “7년 동안 가끔은 중심을 못 잡고 방황하던 때도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내면의 그림자와 두려운 마음이 커졌는데, 이제는 무게중심을 어느 정도 잘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록에 대한 압박도 있지만, 이제는 목표보다는 목적, 성과보다는 성취가 중요한 시기”라고도 했다. 앨범에는 멤버 각각의 개성을 엿볼 수 있는 솔로 곡도 실렸다. 자신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지민의 ‘필터’, 연습생 생활을 거쳐 지금까지 느낀 바를 전하는 정국의 ‘시차’, 힘들었던 과거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담은 뷔의 ‘이너 차일드’, 팬덤 ‘아미’를 향한 사랑이 드러나는 진의 ‘문’, 유닛 곡 등이 포함됐다. LA타임스는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이 이룬 성과들이 압축된 앨범”이라며 “이들의 커리어 가운데 장르적으로 가장 색다른 음악을 보여 주는 앨범”이라고 평가했다. 전날까지 뉴욕에서 일정을 소화한 이들은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한국 문화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RM은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동시에 세계성을 가지는 것 같다”며 “우리가 가진 고민을 전 세계 동시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이고, 이런 부분들을 음악과 퍼포먼스로 풀어내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이라고 말했다. 슈가는 지난달 제62회 그래미어워즈 시상식 무대를 언급하며 “시상 이후 1년 만에 공연하게 돼 꿈만 같았다”며 “한 단계씩 그래미를 향해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해 놀라웠고, 내년에도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이재명 “‘정치적 사형’보다 신용불량자 삶이 두렵다”

    이재명 “‘정치적 사형’보다 신용불량자 삶이 두렵다”

    “고통, 조롱하지는 말아주면 좋겠다” 당부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4일 대법원 판결 지연으로 도지사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심히 모욕적”이라며 “분명히 말하지만 재판 지연으로 구차하게 공직을 연장할 마음은 추호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운명이라면 시간 끌고 싶지 않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강철 멘탈’로 불리지만 나 역시 부양할 가족을 둔 소심한 가장이고 이제는 늙어가는 나약한 존재”라며 “두려움조차 없는 비정상적 존재가 아니라 살 떨리는 두려움을 사력을 다해 견뎌내고 있는 한 인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릴 권세도 아닌 책임의 무게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아쉬울 뿐 지사직을 잃고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정치적 사형’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제 인생의 황혼녘에서 ‘경제적 사형’은 사실 두렵다”며 “전 재산을 다 내고도 한 생을 더 살며 벌어도 못다 갚을 엄청난 선거자금 반환채무와 그로 인해 필연적인 신용불량자의 삶이 날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9월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이 지사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5일이었던 선고 시한을 훌쩍 넘긴 현재까지 판결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어차피 벗어나야 한다면 오히려 빨리 벗어나고 싶다”며 “단두대에 목을 걸고 있다 해도 1360만 도정의 책임은 무겁고 힘든 짐”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려움에 기반한 불안을 한순간이라도 더 연장하고 싶지 않다”며 “힘겨움에 공감하지 못할지라도 고통을 조롱하지는 말아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사필귀정을, 그리고 사법부의 양식을 믿는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금감원장 전결’ 은행장만 파리목숨?… 징계 차별 논란

    ‘금감원장 전결’ 은행장만 파리목숨?… 징계 차별 논란

    자산운용·증권사는 금감원→금융위 거쳐 은행 문책경고 중징계는 사실상 ‘1심제’로 “300조 은행장 운명, 금감원장 한명 좌우” 금융위, 두 차례 법 개정 시도했지만 무산 “최소 두 단계로 제재 절차 공정성 높여야”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대한 중징계 이후 금융권에서는 ‘은행장만 파리목숨’이라는 차별 논란이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임원에 대한 중징계는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를 거쳐 결정되지만, 은행의 경우 문책경고 이하 징계에 대해선 금감원장 전결로 확정된다. 은행장을 날려버리는 중징계(문책경고)가 ‘1심제’로 결정된다는 얘기다. 이는 금융지주사, 은행, 보험, 증권 등 업권별로 임원에게 적용되는 징계 규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우리·하나은행장이었던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지난달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다. 손 회장은 이러한 결정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내고 연임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제재를 둘러싸고 유독 은행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차별적인 징계 결정구조가 한몫을 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23일 “중징계를 받으면 보통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금감원장의 문책경고 결정이 사실상 사퇴로 이어졌다”며 “자산 300조원대 시중은행장의 운명을 금감원장 한 명이 좌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금융사 임원의 징계 절차는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이뤄진다. 금융지주사 임원, 증권사를 포함해 금융투자업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법과 자본시장법에서 금감원장에게 위탁하는 업무의 징계 범위는 주의와 경고까지다. 시행령에는 ‘임원의 결격사유가 되는 조치는 금감원장에게 위탁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중징계는 금융위 의결이 있어야만 한다는 의미다. 반면 은행법과 보험업법에는 금융위가 금감원장에게 위탁하는 업무의 징계 범위를 ‘주의와 경고, 문책경고’로 명시하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 임원의 경우 금감원장 전결로 문책경고가 확정되는 것이다. 금융사 임원 징계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 해임권고로 나뉜다. 문책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문책경고를 받으면 퇴임 후 3년간 임원 자격이 제한되고 직무정지는 4년, 해임권고는 5년이다.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금융 관련 법률 간 징계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금감원에 위탁한 권한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금감원장 전결권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2010년과 2014년 모든 금융사 임원의 중징계는 금감원과 금융위를 거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제재가 정당성을 갖췄어도 당사자들이 승복하려면 제재 절차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영진의 해임이나 선임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금융위 의결을 거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절차적으로 두 단계 이상은 돼야 어느 한 기관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감원의 권력을 견제하려고 제재심의위원회가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위원장을 빼고 모두 외부위원으로 바꾸고 자문기구가 아닌 법적기구가 돼야 독립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행동주의 펀드 KCGI, 재벌기업 어디까지 흔들까

    행동주의 펀드 KCGI, 재벌기업 어디까지 흔들까

    반격에 재반격이 이어진다.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어 긴장감이 감돈다. 무협소설 얘기가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 대한항공에서 벌어지는 경영권 분쟁 이야기다. 바이러스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지만, 이들의 갈등은 연일 미디어를 장식한다. 경영권을 위협하는 KCGI, 반도건설 그리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3자 연합)과 지키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다. 운명을 가름할 한진칼 주주총회는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전·현직 임직원들의 지지를 얻은 조 회장 측이 일단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강성부 KCGI 대표는 오히려 “대세는 (우리 쪽으로) 기울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누구도 끝까지 안심할 수 없다. 이는 단순한 재벌가 집안싸움이 아니다. 국내 오너경영의 현주소와 이를 강력하게 위협하는 행동주의 펀드의 행태를 총체적으로 되짚는 상징적인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장면은 크게 5가지다. 먼저 지난해 12월 23일 조 전 부사장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 회장에게 선전포고한 것이다. 경영권 전쟁의 서막을 알린 장면이다. 두 번째는 같은 달 25일 성탄절을 맞아 조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을 찾았을 때다. 이 고문과 갈등이 생긴 조 회장이 집안 유리를 깨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에 대한 여론은 급격히 나빠졌다. 이어서 조 전 부사장은 이달 초 총수일가 외부세력인 KCGI, 반도건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면서 ‘굳히기’에 들어갔다. 조 회장은 완벽하게 궁지에 몰린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내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 회장을 지지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다. 1% 포인트 안팎의 접전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반(反)조원태 연합이 내놓을 전문 경영인 등 주주제안 카드에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정작 전문 경영인 명단이 나오자 이에 실망한 한진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이 공개적으로 3자 연합을 비난하고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 가장 최근 장면이다. #1 호텔서 밀려난 조현아 선전포고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사이에 갈등이 생긴 이유는 호텔·레저 사업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의 핵심 커리어는 호텔과 레저로 본인도 커다란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땅콩 회항’으로 물러난 조 전 부사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봤고, 그 무대가 한진그룹의 호텔·레저사업일 것으로 자연스럽게 예상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판단은 달랐다. 한진그룹의 주력은 항공운송사업이고 호텔과 레저는 정리해야 할 곁가지라고 봤다. 회장으로 취임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런 점을 명확히 했다. 이어서 지난해 11월 단행한 인사에서 조 전 부사장의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조현아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칼바람을 맞았다. 최근 열린 대한항공, 한진칼 이사회를 보면 이런 기조가 더욱 분명해진다. 호텔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했던 서울 송현동 부지와 조 전 부사장이 설립한 레저회사 왕산마리나 그리고 제주 파라다이스호텔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조 전 부사장의 한진그룹 복귀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버렸다. 남매 간 감정의 골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깊어졌다 #2 작년 성탄절 조원태·이명희 대립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6.5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가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보는 이유는 그를 든든하게 지지하는 세력들이 있어서다. 총수일가 밖에서는 대표적으로 델타항공(10%)과 카카오(1%)가 거론된다. 그러나 핵심은 역시 이 고문(5.31%)과 동생 조 전무(6.47%)의 마음이었다. 앞서 조 회장과 이 고문은 지난해 성탄절 극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경영권 분쟁 초기 이 고문은 남매가 서로 갈등을 잘 봉합하길 바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과 손을 잡으면서 마음이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을 외부인사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재계에서는 지분이 공시되지 않은 일부 기관투자자들도 조 회장이 포섭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어머니와 동생을 설득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3 KCGI·반도건설과 손잡은 조현아 전·현직 임직원까지 가세하자 전세는 기울었다. 대한항공노조, 한진노조, 한국공항노조 등 한진그룹 3개 노동조합은 공동선언문을 내고 “조 전 부사장은 한진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복수심과 탐욕을 버리고 자중하라”고 비판하면서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 줬다. 지난 21일에는 전직 임원들도 나섰다. 한진그룹에서 상무 이상의 임원을 지내고 퇴직한 임원 500여명으로 구성된 한진그룹 전직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3자 연합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명분도 던지면서 경영권을 흔들려는 전형적인 투기세력”이라면서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경영진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조 회장을 지지한 이유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을 강력하게 신뢰해서라기보다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불신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라면서 “선대 회장이 돌아가신 뒤로 조 회장도 나름 배우겠다는 자세로 무게감 있는 행보를 보이는 점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4 등돌린 母·조현민 “조원태 지지” KCGI가 제시한 ‘전문 경영인 제도’의 당위성은 충분해 보인다. 땅콩 회항 사건 이후 줄곧 오너리스크에 시달린 대한항공의 지배구조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데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파트너가 하필 그 사건의 장본인인 조 전 부사장이라는 점이 KCGI와 반도건설에는 부담이었다.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하지 않는다는 확약이 있느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았다. 이들이 내세운 전문 경영인 후보들의 ‘전문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내이사 후보 중 한 사람인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의 사퇴는 결정타였다. 수세에 몰린 3자 연합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이날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비율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862%에 달할 정도로 높은 데도 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가 우려하는 전문 경영인 도입 이후 구조조정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경영인들의 전문성에 대해서는 SK텔레콤에서 경력을 쌓은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 오히려 ‘미래형 항공사’라는 비전을 실현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조 전 부사장이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이미 돌아선 분위기는 반전하기 어려웠다. 기존 주주제안 내용에서 더 나아간 점이 없었고, 다소 급하게 준비된 기자회견이었던 것 같았다는 업계 전반의 평가가 줄을 이었다. #5 3자연합 전문경영인 카드 ‘뭇매’ 이들의 목표가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총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가 “임시 주주총회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에 무조건 이긴다”고 밝혔지만, 같은 날 3자 연합은 한진칼 지분을 종전 32.06%에서 37.08%까지 늘렸다고 공시했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갖지 않는 지분을 굳이 늘린 이유에 관심이 생기는 이유다. 임시주총 혹은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이기더라도 얼마나 큰 표 차로 이길 것인지가 중요하다”면서 “압승한다면 3자 연합은 구심점을 잃고 분열하겠지만, 표 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면 분쟁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경영권 분쟁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가 과연 재벌기업을 어디까지 흔들 수 있는지, 실제로 오너일가를 끌어내릴 만한 힘이 있는지 시험해 볼 수 있는 사례라서다. 이는 오너경영 체제가 만연한 국내 경제·산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만약 KCGI가 성공한다면, 지배력이 취약한 재벌기업은 얼마든지 압박하고 흔들 수 있음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오너들이 더욱 긴장감을 느끼고 경영에 임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항공운송사업에서는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되는 등 점점 경쟁력을 갖추는 쪽으로 구조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행동주의 펀드 KCGI, 재벌기업 어디까지 흔들까

    행동주의 펀드 KCGI, 재벌기업 어디까지 흔들까

    반격에 재반격이 이어진다.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어 긴장감이 감돈다. 무협소설 얘기가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 대한항공에서 벌어지는 경영권 분쟁 이야기다. 바이러스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지만, 이들의 갈등은 연일 미디어를 장식한다. 경영권을 위협하는 KCGI, 반도건설 그리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3자 연합)과 지키려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다. 운명을 가름할 한진칼 주주총회는 이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전·현직 임직원들의 지지를 얻은 조 회장 측이 일단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강성부 KCGI 대표는 오히려 “대세는 (우리 쪽으로) 기울었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누구도 끝까지 안심할 수 없다. 이는 단순한 재벌가 집안싸움이 아니다. 국내 오너경영의 현주소와 이를 강력하게 위협하는 행동주의 펀드의 행태를 총체적으로 되짚는 상징적인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장면은 크게 5가지다. 먼저 지난해 12월 23일 조 전 부사장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조 회장에게 선전포고한 것이다. 경영권 전쟁의 서막을 알린 장면이다. 두 번째는 같은 달 25일 성탄절을 맞아 조 회장이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을 찾았을 때다. 이 고문과 갈등이 생긴 조 회장이 집안 유리를 깨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에 대한 여론은 급격히 나빠졌다. 이어서 조 전 부사장은 이달 초 총수일가 외부세력인 KCGI, 반도건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면서 ‘굳히기’에 들어갔다. 조 회장은 완벽하게 궁지에 몰린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내 분위기는 반전됐다. 이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 회장을 지지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다. 1% 포인트 안팎의 접전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반(反)조원태 연합이 내놓을 전문 경영인 등 주주제안 카드에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정작 전문 경영인 명단이 나오자 이에 실망한 한진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이 공개적으로 3자 연합을 비난하고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 가장 최근 장면이다. #1 호텔서 밀려난 조현아 선전포고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사이에 갈등이 생긴 이유는 호텔·레저 사업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의 핵심 커리어는 호텔과 레저로 본인도 커다란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땅콩 회항’으로 물러난 조 전 부사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봤고, 그 무대가 한진그룹의 호텔·레저사업일 것으로 자연스럽게 예상했다. 그러나 조 회장의 판단은 달랐다. 한진그룹의 주력은 항공운송사업이고 호텔과 레저는 정리해야 할 곁가지라고 봤다. 회장으로 취임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런 점을 명확히 했다. 이어서 지난해 11월 단행한 인사에서 조 전 부사장의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조현아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칼바람을 맞았다. 최근 열린 대한항공, 한진칼 이사회를 보면 이런 기조가 더욱 분명해진다. 호텔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했던 서울 송현동 부지와 조 전 부사장이 설립한 레저회사 왕산마리나 그리고 제주 파라다이스호텔까지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조 전 부사장의 한진그룹 복귀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버렸다. 남매 간 감정의 골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깊어졌다#2 작년 성탄절 조원태·이명희 대립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6.5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가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보는 이유는 그를 든든하게 지지하는 세력들이 있어서다. 총수일가 밖에서는 대표적으로 델타항공(10%)과 카카오(1%)가 거론된다. 그러나 핵심은 역시 이 고문(5.31%)과 동생 조 전무(6.47%)의 마음이었다. 앞서 조 회장과 이 고문은 지난해 성탄절 극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경영권 분쟁 초기 이 고문은 남매가 서로 갈등을 잘 봉합하길 바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과 손을 잡으면서 마음이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을 외부인사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재계에서는 지분이 공시되지 않은 일부 기관투자자들도 조 회장이 포섭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어머니와 동생을 설득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3 KCGI·반도건설과 손잡은 조현아 전·현직 임직원까지 가세하자 전세는 기울었다. 대한항공노조, 한진노조, 한국공항노조 등 한진그룹 3개 노동조합은 공동선언문을 내고 “조 전 부사장은 한진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복수심과 탐욕을 버리고 자중하라”고 비판하면서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 줬다. 지난 21일에는 전직 임원들도 나섰다. 한진그룹에서 상무 이상의 임원을 지내고 퇴직한 임원 500여명으로 구성된 한진그룹 전직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3자 연합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명분도 던지면서 경영권을 흔들려는 전형적인 투기세력”이라면서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경영진을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조 회장을 지지한 이유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을 강력하게 신뢰해서라기보다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불신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라면서 “선대 회장이 돌아가신 뒤로 조 회장도 나름 배우겠다는 자세로 무게감 있는 행보를 보이는 점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4 등돌린 母·조현민 “조원태 지지” KCGI가 제시한 ‘전문 경영인 제도’의 당위성은 충분해 보인다. 땅콩 회항 사건 이후 줄곧 오너리스크에 시달린 대한항공의 지배구조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데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파트너가 하필 그 사건의 장본인인 조 전 부사장이라는 점이 KCGI와 반도건설에는 부담이었다.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하지 않는다는 확약이 있느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았다. 이들이 내세운 전문 경영인 후보들의 ‘전문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내이사 후보 중 한 사람인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의 사퇴는 결정타였다. 수세에 몰린 3자 연합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이날 대한항공의 높은 부채비율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862%에 달할 정도로 높은 데도 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가 우려하는 전문 경영인 도입 이후 구조조정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경영인들의 전문성에 대해서는 SK텔레콤에서 경력을 쌓은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 오히려 ‘미래형 항공사’라는 비전을 실현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조 전 부사장이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이미 돌아선 분위기는 반전하기 어려웠다. 기존 주주제안 내용에서 더 나아간 점이 없었고, 다소 급하게 준비된 기자회견이었던 것 같았다는 업계 전반의 평가가 줄을 이었다. #5 3자연합 전문경영인 카드 ‘뭇매’ 이들의 목표가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총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가 “임시 주주총회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에 무조건 이긴다”고 밝혔지만, 같은 날 3자 연합은 한진칼 지분을 종전 32.06%에서 37.08%까지 늘렸다고 공시했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갖지 않는 지분을 굳이 늘린 이유에 관심이 생기는 이유다. 임시주총 혹은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이기더라도 얼마나 큰 표 차로 이길 것인지가 중요하다”면서 “압승한다면 3자 연합은 구심점을 잃고 분열하겠지만, 표 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면 분쟁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경영권 분쟁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가 과연 재벌기업을 어디까지 흔들 수 있는지, 실제로 오너일가를 끌어내릴 만한 힘이 있는지 시험해 볼 수 있는 사례라서다. 이는 오너경영 체제가 만연한 국내 경제·산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만약 KCGI가 성공한다면, 지배력이 취약한 재벌기업은 얼마든지 압박하고 흔들 수 있음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오너들이 더욱 긴장감을 느끼고 경영에 임하게 될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이를 계기로 항공운송사업에서는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되는 등 점점 경쟁력을 갖추는 쪽으로 구조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정신질환·고혈압·만성신부전… 숨진 6명은 모두 지병 앓았다

    정신질환·고혈압·만성신부전… 숨진 6명은 모두 지병 앓았다

    경주 40대 남성 사망 원인 역학 조사 중 대남병원 확진자 89명 첫 코호트 격리 中 사망률 2.3%… 심혈관 질환 땐 11%국내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숨진 6명 중 4명은 경북 청도 대남병원 입원환자다. 병원 내 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사망자가 잇달아 나와 우려를 키우고 있다. 첫 번째 사망자(63·남)와 두 번째 사망자(54·여성), 네 번째 사망자(57·남성), 여섯 번째 사망자(59·남)는 정신질환으로 대남병원 정신병동에 오랜 기간 입원해 있었다. 경북 경주에서 숨진 세 번째 사망자(41·남)는 고혈압이, 대구에서 숨진 다섯 번째 사망자(57·여)는 만성신부전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확진환자이면서도 기존에 지병을 앓던 사람들이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첫 번째 사망자는 지난 19일 숨졌고 사후 검사에서 확진됐다. 이 환자는 오랜 기간 만성폐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폐렴이 악화해 숨졌다는 게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직접적인 사인은 코로나19 감염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사망자 역시 정신질환이 있어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에 오래 입원해 있었다. 이 환자는 대구·경북 지역에 음압병상이 부족해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이 과정에서 사망했다. 정 본부장은 “2월 11일부터 발열 증상이 발생한 뒤 폐렴이 악화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같은 병원의 네 번째 사망자 역시 정신병동 입원환자로, 중증 폐렴이 있어 동국대경주병원 국가지정격리병상에서 치료받았지만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폐질환이 악화해 23일 오전 7시 40분에 운명했다. 여섯 번째 사망자도 청도 대남병원 입원 환자로, 동국대경주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이날 숨졌다. 경주 40대 사망자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환자는 고혈압이 있었지만 사망(21일) 전날까지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섯 번째 사망자는 만성신부전이 있었고,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인공심폐기 에크모(ECMO) 치료를 받다가 23일 숨졌다.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사망 환자들의 기저질환이 폐렴 증상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는 아무 병이 없는 사람보다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사망률이 6배가량 높다”고 말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병례 7만 2314건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체 사망률은 2.3%다. 이 중 기저질환이 없는 사망자는 0.9%에 그쳤으나, 심혈관계 질환자 사망률은 10.5%나 됐고, 당뇨병이 있는 확진환자의 사망률도 7.3%로 높았다. 112명의 확진환자가 나온 청도 대남병원은 국내 첫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 사망자를 제외한 108명 가운데 경증 환자는 89명은 대남병원을 격리병원으로 전환해 치료 중이고, 그외 전문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외부 병원으로 이송했다. 코호트 격리는 의료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다. 정 본부장은 “폐쇄병동의 감염경로는 외출한 환자, 일반 외래를 다녀온 환자, 자원봉사자, 장례식과의 연관성 등 여러 가설을 세워 하나씩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중증 정신질환이 있으면 증상을 표현하고 의료적 도움을 요청하는 게 비질환자보다 늦다”며 “증상을 제대로 호소하지 못하고, 오랜 병동 생활을 하다 보니 감염에 취약한 구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자산 300조원대 은행장만 ‘파리 목숨’…역차별 논란

    자산 300조원대 은행장만 ‘파리 목숨’…역차별 논란

    은행, 보험, 증권 등 업권별로 다른 징계 규정은행장 징계는 사실상 1심제, 절차적 형평성 논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대한 중징계 이후 금융권에서는 ‘은행장만 파리 목숨’이라는 역차별 논란이 나오고 있다.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임원에 대한 중징계는 금융감독원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결정되지만, 은행의 경우 ‘문책경고’ 이하 징계에 대해선 금감원장 전결로 확정된다. 은행장을 날려버리는 중징계(문책경고)가 ‘1심제’로 결정된다는 얘기다. 이는 금융지주사, 은행, 보험, 증권 등 업권별로 임원에게 적용되는 징계 규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우리·하나은행장이었던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지난달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다. 손 회장은 이러한 결정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내고 연임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제재를 둘러싸고 유독 은행에서 불만이 발생하는 것은 이러한 징계 결정 구조가 한 몫 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23일 “문책경고를 받으면 보통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금감원장의 문책경고 결정이 곧 해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수였다”며 “자산 300조원대 금융사 수장의 운명을 금감원장 한 명이 좌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 임원의 징계 절차는 은행법, 금융지주회사법, 자본시장법, 보험업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진행된다. 은행법과 보험업법은 금융위가 금감원장에게 위탁하는 업무의 범위를 주의, 경고, 문책 경고라고 명시하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 임원은 금감원장 전결로 문책 경고가 확정되는 것이다. 반면 금융지주사 임원,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법, 자본시장법은 금감원장에게 위탁하는 업무의 범위가 주의, 경고까지다. 시행령에는 “임원의 결격사유가 되는 조치는 금감원장에게 위탁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금융사 임원의 징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로 나뉜다. 문책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한다. 문책경고를 받으면 퇴임 후 3년간 임원 자격이 제한되고 직무정지는 4년, 해임권고는 5년이다. 업권별로 다른 징계 절차로 그동안 금융 관련 법률간 일관성이 떨어지고, 금감원에 위탁한 권한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감원장 전결권에 대해 지난 19일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답변했다. 금융위는 2010년과 2014년 모든 금융회사 임원의 중징계는 금감원-금융위를 거치도록 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시도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제재가 정당성을 갖췄어도 당사자들이 승복하게 하려면 제재 절차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영진의 해임이나 선임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금융위에서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절차적으로 두 단계 이상은 되어야 어느 한 기관이 무소불위 권한을 휘두르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감원의 권력을 견제하려고 제재심의위원회가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위원장을 제외하고 모두 외부위원으로 바꾸고, 자문기구가 아닌 법적 기구가 되어야 독립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포토] 방탄소년단 “우리 음악은 ‘장르가 BTS’”

    [포토] 방탄소년단 “우리 음악은 ‘장르가 BTS’”

    “‘장르가 BTS’인 음악, 그것이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입니다. 새로운 장르죠.” 최근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을 내놓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그래미어워즈를 주최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와 인터뷰에서 내놓은 답변이다. 방탄소년단 정국과 뷔, 제이홉은 22일(현지시간) 레코딩 아카데미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인터뷰에서 ‘랩에서 팝까지 다양한 장르를 망라했는데 앞으로 탐색하고 싶은 장르가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슈가는 “이제는 음악에 장르를 나누는 것은 점점 의미가 없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디지털 트랙까지 20곡이 수록된 ‘맵 오브 더 솔 : 7’ 앨범에서 힙합과 록, 팝,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에다 가스펠 요소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RM은 이번 앨범과 전작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 차이에 대해 “페르소나는 우리가 스포트라이트나 좋은 것들을 대할 때 쓰는 사회적 가면이었다면 이번에는 내면의 진짜 그늘, 그림자에 관해 얘기했다”며 “그림자를 운명으로 인정하고 떠안고 가겠다는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잘라내기, 복사, 붙여넣기 만든 래리 테슬러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잘라내기, 복사, 붙여넣기 만든 래리 테슬러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오늘날 우리가 무심코 편리하게 쓰는 컴퓨터의 ‘잘라내기, 복사, 붙여넣기’를 고안한 래리 테슬러가 75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73년 미국 실리콘 밸리에 있는 제록스 팔로알토 연구센터에서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했는데 제록스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잘라내기, 복사, 붙여넣기’와 ‘찾기/바꾸기’ 등을 고안한 전직 연구원 래리 테슬러의 혁신적인 아이디어 덕분에 여러분의 작업이 훨씬 쉬워졌다”면서 안타깝게도 그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AFP 통신은 그가 지난 17일 세상을 떠났다고만 전했는데 어디에서 어떻게 운명했는지는 전하지 않았다. 1945년 뉴욕 브롱크스에서 태어난 고인은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한 뒤 이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연구했다. 다시 말하자면 컴퓨터 시스템을 조금 더 이용자 친화적으로 만드는 일을 했다. 1979년 제록스 파크를 방문한 스티브 잡스가 테슬러에게 “당신은 금광 위에 앉아 있군요. 그런데 왜 이 기술로 뭔가를 하지 않나요? 당신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데”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듬해 제록스를 떠나 애플에 합류해 17년을 근무하며 수석 과학자까지 승진했다. 수석 과학자란 직위는 잡스와 애플을 공동 창업한 스티브 위즈니악이 맡을 정도로 높은 직책이었다. 1997년 애플을 퇴사한 뒤에는 교육 스타트업 사업체를 꾸렸고, 아마존과 야후에서도 짧게 일한 적이 있다. 유전자 검사 서비스 ‘23andMe’를 개발하는 데 힘을 썼고 나중에는 독립 컨설턴트 일을 했다. 2012년 실리콘 밸리에서 BBC와 인터뷰를 갖고 “거의 일종의 경로 같은 게 있다. 돈 좀 벌고, 은퇴하지 말고, 다른 회사를 펀딩하는 데 시간을 쓰라 등등. 그런데 다음 세대와 함께 배우는 것을 공유하는 것이야 말로 굉장히 강력한 흥분을 일으킨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일으킨 혁신 가운데 가장 도드라진 것은 역시나 잘라내기/ 붙여넣기였는데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인쇄된 텍스트를 잘라내고 붙여넣는 행위를 대체하는 것이었다. 1983년 애플의 리사 컴퓨터에 처음 이 기능을 넣었고, 이듬해 매킨토시 오리지널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고인의 확고한 믿음 하나는 당시 소프트웨어 디자인에 공통적인 모즈(Modes) 기능을 쓰는 걸 그만 둬야 한다는 것이었다.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바꿀 때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오죽했으면 테슬러의 홈페이지 제목을 노모즈 닷컴(nomodes.com)이라고 붙일 정도였고, 트위터 계정 역시 ‘@nomodes’, 자동차 번호판에도 이 문구가 새겨졌다. 실리콘 밸리 컴퓨터역사박물관은 고인이 “컴퓨터가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대안문화에 대한 전망을 컴퓨터 과학 훈련과 결합시켰다”고 삶을 짧게 요약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센 캐’로 돌아온 전도연… “봉 감독님한테 사심(?) 있어요”

    ‘센 캐’로 돌아온 전도연… “봉 감독님한테 사심(?) 있어요”

    태연하게 살인까지 하는 ‘연희’ 맡아 “아카데미 보다가 놀라 ‘악’ 소리 질러 봉준호 감독과 새로운 작업 하고싶어”우리에게 배우 전도연(47)의 연기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밀양’(2007)과 최근작 ‘생일’(2018)에서는 아이를 잃은 엄마, ‘너는 내 운명’(2005)의 다방 종업원, ‘스캔들’(2003)의 ‘열녀’까지 다종다양한 연기를 그만의 방식으로 소화해 냈다. ‘밀양’으로는 한국 배우 최초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새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개봉에 부쳐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 영화 ‘기생충’의 승전보 여운이 가시지 않은 터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축하한다는 말도 안 나오더라고요. 너무 놀라워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며 ‘악’ 소리를 질렀다는 그는 이어 말했다. “모든 배우와 감독들한테 문이 하나 열린 거죠. 그것에 대한 기대와 꿈, 희망이 모두에게 있을 거예요.” 거액의 돈 가방을 놓고 쫓고 쫓기는 이들의 아귀다툼을 그린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전도연은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희 역을 맡았다. ‘전도연’ 이름을 보고 영화 관람을 선택한 이들은 한동안 갸웃할 듯도 하다. 영화 중반부까지 그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극중 태영(정우성 분)의 사라진 연인으로 이름만 오르내리다 강렬하게 등장한다. 다른 인물들에 비해 이전 삶의 궤적도 잘 보이지 않는다. “지금 보이는 연희가 곧 과거의 연희일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녀가 저지르는 모든 것들이 처음이 아닌, 과거에도 그렇게 살아왔던 거죠.” 전도연의 과거 필모그래피에 비춰 봐도 연희는 독특한 지점이 있다. 돈 가방을 손에 쥐기 위해 살인도 마다 않는 연희는 그의 전매 특허인 내면 연기에 기댄다기보다는 장르적인 쾌감이 큰 캐릭터다. 살인을 하면서도 표정은 태연한 연희다. “딱히 감정 이입도 안 하고, 상황을 즐겼던 거 같아요. 연희가 놓인 상황이 아닌, 그런 연희를 연기하는 제 자신을 즐겼어요.” 스포일러가 될까 더 상세히 말할 순 없지만, 사람을 더 잘 죽이기 위해(?) 몸을 트는 전도연의 모습을 보고 김용훈 감독은 “연희스러워서 재밌다”면서 매우 만족해했다. 그가 연희를 선택한 데는 그간 사연 많은 인물, 무거운 소재, 심각한 내면 연기를 해온 데 대한 반작용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그런 것들로 돌아갈 수 있고, 피할 수 있으면 피하기도 하겠지만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꺼낸 전도연은 데뷔 30년을 맞은 올해도 다양한 시도를 한다. 항공재난을 소재로 한 한재림 감독의 영화 ‘비상선언’에 송강호·이병헌과 함께 출연을 결심한 것도 같은 이유다. “블록버스터에 전도연이 나온다는 건 의외의 캐스팅이죠. 그런 영화엔 큰 캐릭터가 없잖아요. 사건이 중심이고요. 저한테도 이런 작품이 들어오는구나 싶어서 신기했어요.” 함께 작업해 보지 않은 감독들과 새로운 작업에 도전해 보고픈 욕망도 크다. 봉준호 감독도 1순위다. 봉 감독은 영화 ‘옥자’를 준비할 때 만난 일이 있다. 미팅 제안에 ‘옥자’에 출연하는 건가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영화 ‘하녀’에 같이 출연했던 아역 배우(안서현 분) 얘길 듣고 싶었던 거였다. “감독님이 사심 없이 ‘언젠가 작품하자’고 하더라. 난 사심이 있는데”라며 예의 기분 좋은 눈웃음을 지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남지현, 서강대 졸업 사진 공개 “행복한 하루” [EN스타]

    남지현, 서강대 졸업 사진 공개 “행복한 하루” [EN스타]

    배우 남지현의 졸업식 사진이 공개돼 화제다. 지난 18일 남지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많은 분들이 옆에 있어주신 덕분에 무사히 행복하게 졸업했습니다. 오늘 정말 행복한 하루였어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학사모를 쓴 남지현이 졸업장과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담겼다. 지난 2014년 서강대학교 심리학과에 수시 자기추천전형에 합격한 그는 학사모를 던지며 졸업을 자축했다.한편, 남지현은 오는 3월 23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월화드라마 ‘365:운명을 거스르는 1년’에 출연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타다’ 운명의 날… 혁신이 범죄 되나

    ‘타다’ 운명의 날… 혁신이 범죄 되나

    이재웅 대표 “꿈을 꾼 게 죄인지” 쓴소리 벤처단체 “타다 지켜 달라” 법원에 탄원 타다 금지법 낸 김경진 의원 “실형 촉구”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가 불법인지 혁신인지를 두고 법원의 판단이 처음 나온다. 1심 선고를 앞두고 정치권을 비롯해 택시, 스타트업 등 관련 업계가 총동원돼 치열한 장외 공방을 벌이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웅(52) 쏘카 대표 등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이 대표와 쏘카의 자회사인 브이씨엔씨(VCNC) 박재욱(35) 대표에게 각각 징역 1년을, 두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핵심 쟁점은 타다 서비스의 성격이 무엇인지다. 검찰은 “이용자와 운전기사의 지위, 영업 형태 등을 종합하면 불법 유사 콜택시”라고 지적했지만 타다 측은 재판 과정에서 “여객자동차법에서 예외적으로 운전자 알선을 허용한 ‘11~15인승 렌터카’를 대여하는 방식의 차량공유 서비스”라고 맞섰다. 타다 측은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렌터카의 한계를 극복한 차량공유 혁신 서비스”라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 대표는 선고를 사흘 앞둔 지난 16일 다음커뮤니케이션 창립일을 맞아 “25년간 많은 꿈을 이뤄 온 제가 또 꿈을 꾼 게 죄인지 모르겠다”며 “법 규정대로 새로운 사업을 해 온 기업을 검찰이 뒤늦게 기소한 것도 모자라 징역형을 구형하는 것을 보면서 누가 사업을 시작할 생각을 하겠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검찰이 이 대표 등에게 실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자 스타트업 업계도 즉각 반발했다. 벤처기업협회 등 혁신벤처 단체협의회 소속 16개 단체는 이날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타다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혁신에 대한 도전을 지속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스타트업 대표 280명도 지난 14일 “타다의 혁신이 범죄가 돼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반면 택시업계는 유죄판결을 호소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17일 “타다 측은 ‘택시와 다른 게 뭔가’라는 재판부의 질문에 이렇다 할 답변도 하지 못한 채 오로지 ‘혁신’만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무죄가 선고된다면 아무나 11인승 렌터카로 택시 영업에 나서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 결과가 국회에서 논의 중인 ‘타다 금지법’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안을 처음 발의한 김경진 무소속 의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산업도 합법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며 타다 실형 선고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대표 등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타다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며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유상 여객운송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공포와 공존 사이… 바이러스 ‘불편한 동거’

    공포와 공존 사이… 바이러스 ‘불편한 동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몸살을 앓는 와중에 최근 신생아들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에 집단감염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가뜩이나 걱정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경기 평택시에선 지난 6일 이후 한 산부인과를 거쳐 간 신생아 9명이 RSV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다. 울산 남구에서도 한 산후조리원에서 생활한 신생아 4명이 RSV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8일 확인돼 해당 산후조리원을 폐쇄했다. RSV는 잠복기가 2~8일 정도다. 코막힘이나 콧물,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2%가량은 입원 치료로 이어진다. 전체 영아 중 50~70%가 생후 1년 이내에 RSV를 앓는다. 코로나19에 가려져 관심을 덜 받고 있지만 우리는 독감 등 숱한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이다. 살면서 바이러스에 한 번 이상 감염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그 흔한 독감을 비롯해 B형간염, 홍역, 일본뇌염, 수두 등이 모두 바이러스 세계의 일원이다. 인간을 숙주로 하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인류와 공존의 길을 택한 대표적인 바이러스들을 살펴봤다.간염 바이러스 간염 바이러스(HBV)는 영양이 풍부한 간세포에 기생하며 증식한다. 감염된 간세포는 지속적으로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공장으로 활용되고, 바이러스는 혈액 속에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가장 유명한 게 A형간염, B형간염, C형간염이다. 이름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발견한 순서에 따라 이름을 붙였다. 먼저 A형간염은 오염된 음식이나 식수를 통해 전염된다. 1950년대만 해도 소아 시기에 대부분 감염돼 감기 몸살처럼 앓고 지나갔지만 1970년 이후 태어난 세대는 대부분 항체가 없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B형간염은 대개 출생 당시에 감염되기 때문에 바이러스와 함께 지낸 기간이 무려 40년 이상 되는 것으로, 이때부터 간경화나 간암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술·담배를 많이 하는 남성은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20세기 말엽만 해도 B형간염에 걸린 사람이 한국인 가운데 8%가 넘었다. 1995년부터 국가사업으로 B형간염 예방 백신을 전 국민에게 접종한 뒤 3% 미만으로 줄이는 데 성공한 것은 지금도 공중보건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최근에는 주로 혈액과 체액을 통해 감염되는 C형간염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 국민의 약 1%가 C형간염에 과거 노출됐거나 현재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B형은 예방접종이 가능하지만 C형은 아직까지 일반 백신이 없는 형편이다. HIV 바이러스 흔히 에이즈(AIDS)라고 하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을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는 인체에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를 찾아내 면역세포 안에서 증식하며 면역세포를 파괴한다. 감염인의 혈액, 정액, 질 분비물, 모유 등의 체액에 존재하며, 체액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최초로 감염된 후 짧은 급성증후군(초기 증상)을 거친 다음 오랜 기간(수년) 무증상기에 들어가게 된다. 이 기간 동안은 아무런 증상 없이 건강한 사람과 똑같은 생활을 하지만 면역 기능은 계속 감소하고 타인을 감염시킬 수 있다. 이후 면역 저하가 심해져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면 이로 인한 합병증 등이 생기고 비로소 에이즈라 부르게 된다. 전파 경로가 확실하기 때문에 콘돔 사용이나 항바이러스제 등을 통해 예방할 수 있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홍역 바이러스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다. 홍역 바이러스는 매우 전염력이 높지만 공기 중 노출되면 몇 시간밖에 살지 못하므로 특별한 환경에 있는 경우 홍역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 즉 학교, 환자들이 모여 있는 소아과 병원 외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 등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홍역에 걸리면 초기에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증상이 나타나고, 고열과 함께 시작해 온몸에 발진이 나타난다. 홍역은 대개 특별한 치료 없이 대증요법(안정, 수분과 영양 공급)만으로도 호전된다. 그러나 홍역으로 인한 합병증(중이염, 폐렴, 설사, 구토로 인한 탈수 등)이 있는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발생하는 암 중 가장 많은 빈도수를 나타내는 자궁경부암은 성 접촉으로 감염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가장 큰 역할을 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여성은 물론 남성에게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남녀 모두에게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일본뇌염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로 인한 인수공통 감염병이다. 주로 빨간집모기가 원인이지만 이 모기에 물렸다고 모두 일본뇌염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설령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리더라도 감염자 250명 중 1명 정도만 증상이 있다. 이마저도 대개는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이나 바이러스성 수막염으로 나타난다. 드물게 뇌염이 발생하면 고열(39~40도), 두통, 현기증,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며 의식장애, 경련, 혼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약 30%의 사망률을 보인다. 회복이 되더라도 3분의1가량이 신경계 합병증을 남긴다. 인플루엔자 겨울철 독감은 어지간해서는 뉴스거리도 안 될 정도로 흔한 환절기 질환이다. 독감은 사실 감기가 아니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호흡기질환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숙주인 사람이 죽어 버리면 바이러스도 죽는다. 결국 바이러스로서는 사람이 적당히 아프면서 널리 바이러스 후손들을 퍼뜨려 주는 게 최선이다. 따라서 바이러스 감염병의 전파력과 치명률은 대체로 반비례 관계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그 어려운 과제를 달성했다. 그 덕분에 전 세계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는 바이러스 세계의 제국을 건설했다. 독일에서 유학할 당시 감기에 걸려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가 준 처방전이 “국화차를 많이 마시고 집에서 쉬라”는 것이었다는 일화에서 보듯 감기는 대개 특별한 치료 없이 충분한 휴식만으로도 증세가 좋아진다. 독감 역시 감기와 유사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고열과 두통∙근육통 등 감기보다 좀더 심한 전신 증상을 보인다.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항원의 조합에 따라 여러 가지 변종이 생기는데 대표적인 것이 2009년 전국에 유행했던 신종플루인 A형 H1N1 바이러스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사람이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성을 미리 가질 수 없다. 결국 해마다 새로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예방이다. 올겨울 유달리 독감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사실 원인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제대로 씻으며 기침 예절을 지키는 사람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생활 습관은 독감 예방법이기도 하다. 코로나19를 잡기 위한 손 씻기가 독감 잡는 특효약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결혼식 일주일 전 파혼 통보” 이상아, 3번의 이혼 이유 [종합]

    “결혼식 일주일 전 파혼 통보” 이상아, 3번의 이혼 이유 [종합]

    배우 이상아가 세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을 했던 과정을 털어놨다. 17일 방송된 SBS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는 90년대 ‘책받침 여신’이었던 이상아가 출연했다. 그녀는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 배우 김혜수, 하희라와 함께 ‘88 트로이카’로 불리며 하이틴 스타로 활약했다. 그러나 연이은 결혼 실패로 톱스타의 삶에서 멀어져갔다. 이상아는 근황을 묻자 “생애 처음으로 반 고정으로 드라마를 찍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내가 언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길어서 많이 힘들다. 대본에 내 대사가 언제 나올지 기다린다”고 전했다. 다이어트로 인한 거식증 “눈으로 먹어” 김수미가 매생이국 한상차림을 내오자 이상아는 “맛있다”면서도 “잘 먹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하루에 한 끼 먹는다. 전 하루 걸어 다닐 수 있는 정도로, 최소한만 먹는다. 맛집 찾아가는 사람들을 제일 이해 못 한다. 그런 지 10년 정도 됐다”고 밝혔다. 김수미는 “한 번도 살이 찐 것을 보지 못했는데 다이어트 때문에 강박이 생겼느냐”고 물었다. 이상아는 “출산하고 체질이 바뀌면서 98kg까지 쪘다. 그때 너무 지옥 같았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거식증에 걸렸다”고 고백했다. 이상아는 “지금도 벌써 눈으로 먹었다. 보기만 해도 이미 먹은 듯하다. 뷔페 가면 아예 못 먹는다”고 덧붙였다. 세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 김수미는 세 번의 이혼을 한 이상아에게 “예쁜 여자들이 남자 보는 눈이 없다. 당시에 이만한 얼굴과 몸매가 어디 있었나. 연기도 괜찮게 했다. 할리우드 내놔도 괜찮은 애가, 최고의 배우가 될 수 있는데 왜 사생활 때문에 일을 못할까 안타까웠다”고 속상해했다. 이에 이상아는 세 번의 결혼과 이혼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결혼을 하면 할수록 빚이 늘어났다”며 “나는 계속 일하고 있는데 왜 계속 빚이 늘어날까 이상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세 번의 결혼 모두, 결혼 전에 브레이크가 있었다. 그럼 절대 결혼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아는 첫 결혼에 대해 “4개월 연애하다가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됐다. 묘하게 인연이 돼서 분위기가 사건을 만들고 그 때문에 결혼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을 소개받는 날 남자 쪽 부모님이 다치면서 병문안을 가게 됐다. 병원에 가서 뵈니 갑자기 결혼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면서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결혼을 이렇게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결혼은 첫 결혼 이혼 후 1년 만에 진행됐다. 이상아는 “그때는 계산적으로 결혼했다. 첫 번째 실패했기 때문에 여유 있는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생각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2세 계획을 가졌고 임신했다. 그런데 언론에 혼전 임신이 알려지면서 결혼을 해야 했다. 하지만 결혼 일주일 전 남편이 결혼하지 말자고 해서 결혼식장에서 많이 울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두 번째 결혼도 1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그 또한 아기 돌사진 때문에 1년을 버틴 것. 이상아는 “두번째 이혼은 돌잔치 치루고 헤어졌다. 아기 돌 사진은 찍어야 할 것 같아서. 빚이 너무 많아진 것이 이유다. 제가 보증을 다 서줬었다. 사람들이 그걸 답답하게 생각하는데 부부가 잘 살기 위해서 해보려고 하는 건데 배우자가 보증 서달라는 말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라고 토로했다. 당시 빚이 7~8억 정도였다는 이상아는 “조금씩 갚기도 하고 협박 전화도 받았다. 이사 가려고 짐을 먼저 뺐다가 컨테이너에 맡기면서 급하게 이혼을 결정했다”며 “난 한부모 가정 혜택이 잘 되어 있는지 몰랐다. 우리나라가 잘 되어 있다고 하더라. 그것도 모르고 혼자 아이를 키웠고, 우리 딸은 지금 스무살이 됐다. 잘 컸다”고 말했다. 세 번째 결혼은 두 번째 이혼 후 곧바로 진행됐다. 이상아는 “딸 아이 돌잔치 치르고 바로 세 번째 결혼을 했다. 결혼은 곧 가족이라는 그림을 갖고 있었다. 딸이 어릴 때 새 아빠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때 당시에 힘들었는데 저를 도와준 남자가 있었다. 이런 남자는 의지하면서 살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김수미가 “그럼 왜 헤어졌냐”고 묻자 이상아는 “나중에 힘들어서 헤어졌다. 결혼할수록 빚이 늘어났다. 세 번째는 13년 살았다. 또 바닥을 치니까 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수미는 “굳이 이혼을 해야했냐. 같이 바닥 치면서 이겨내면 안되냐”고 물었고, 이상아는 “자꾸 싸우고 힘들고 지치더라”고 한숨을 쉬었다. “엄마처럼 안 산다”는 딸“결혼이 또 있을까? 이상아는 딸에 대해선 ”내가 남자 만나는 것 절대 싫어한다. 딸도 상처 받은 게 있으니 크니까 어느 순간에 욱 하더라. 저에게 화를 내고 울면서 하는 이야기가 ‘엄마처럼은 안 산다’고 하더라. 전 그 때 다행이라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한테 결혼이 또 있을까? 불안하더라“라면서도 ”전 혼인신고를 좋아하는 것 같다. 가족이 내 것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수미는 일종의 애정결핍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법적으로라도 남편을 내 것으로 하고 싶은 것이다. 재산이 내 명의로 되어 있으면 좋잖아. 그런 것과 비슷한 것“이라면서 ”어머니가 74세신데 최선을 다해 드려라. 톱스타인 딸이 아픔을 여러 번 겪으면서 어머니 가슴이 수십 번 난도질 당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상아는 엄마 이야기에 ”첫 이혼 때 자살을 몇 번 생각했다. 너무 힘들었다“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김수미는 ”남자를 좋아하는 애인줄 알았는데 양심적이고 도덕적이고 마음이 여리다. 약질 못하다. 약은 애면 혼인신고 안 한다. 앞으로는 돈이 있어야 한다. 작품 섭외가 많은 것도 아니다. 지금부터 아무 생각 하지 말고 돈 벌 생각을 해라. 무슨 프로든 나가고 밥 세 끼 꼭 먹고“라고 당부하며 ”앞으로 당당해져라. 내 사생활 때문에 내 배우의 모든 이력까지 무시하지 마라라고 해라. 그것 때문에 주눅 들지 말아라. 너의 세 번의 이혼 경험은 앞으로 살아나가는데 최고의 명약이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마지막으로 김수미는 ”죽기 전에 최고 좋은 남자 만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상아는 김수미의 엄마 같은 질책과 조언, 그리고 응원에 눈물을 닦았다. 방송 이후 18일 이상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방송 잘 봤어요. 김수미 선생님과 윤정수 씨, 그리고 제작진들께 진심으로 애정 담긴 방송으로 만들어주심에 감사하단 말씀 전하고 싶네요“라며 ”오늘은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1984년 광고 모델로 첫 데뷔한 이상아는 KBS 드라마 ‘산사에 서다’로 배우로 입문했다. 영화 ‘비 오는 날의 수채화’, ‘너와 나의 비밀 일기’를 비롯해 MBC 드라마 ‘마지막 승부’ 등에 출연하며 당대 최고의 청춘 스타로 활약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살해 후 자살’이다

    [백종우의 마음의 의학] ‘동반자살‘이 아니라 ‘자녀살해 후 자살’이다

    가족을 살해하고 본인도 사망한 끔찍한 사고가 지난주 발생했다. 부부의 직업이 한의사였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이를 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무겁다. ‘어떻게 그럴 수가.’ ‘아이들이 무슨 죄인가.’ ‘제 정신인가.’ ‘오죽하면 그랬을까.’ 부모라도 자식의 생명을 결정할 권한은 없다. 자식이 동의한 적도 없다. 그러므로 ‘동반자살’이 아니다. 분명 살인이며 최악의 아동학대이다. 자녀살해는 해외에서는 자살사망의 0.1%로 보고되나 국내에서는 0.2~0.4%로 다소 높다. 왜곡된 가부장제 영향도 논의된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2006년부터 13년간 자녀살해는 모두 230건 발생했다. 피해자의 59%는 9세 이하, 가해자 부모는 46%가 자살로 사망했다. 가해자는 30~40대 아버지가 많았지만 어머니인 경우는 피해아동이 영아가 많아 산후우울증과의 연관성이 추정된다. 살해동기는 가정불화, 경제문제, 정신질환 순이었다. 가해자는 자식을 그냥 두고 갈 수 없다는 왜곡된 이타주의를 느낀다. 아이의 미래와 교육과 복지시스템에 대한 절망과 불신이 있었다. 부모 없이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는 믿음이다. 미국에서도 자녀살해는 연 500건 발생한다. 가족살해 후 자살한 사람 중 정신질환이 80%에 이르렀다. 57%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정신질환자 가운데 80%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질환이 악화된 상태에서 그런 행동을 저질렀다. 가해자 가운데 70%는 자식을 위해 선택했다고 믿었지만 정신질환으로 선택을 할 능력 자체가 제한된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가족살해 후 자살을 예방할 수 있을까. 제대로 된 실태조사부터 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고위험군에 접촉하는 지방자치단체나 복지기관 등에서 자살위험에 대한 평가와 함께 아이의 미래에 대한 질문 등을 통해 살해의도도 비중 있게 파악할 것을 권고한다. 미국은 위험을 발견하면 격리해 아동의 안전을 우선 확보하고 법원이 치료를 명령하고 지원도 연계한다. 우리나라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조사 결과도 자살사망자의 47.6%가 사망 한 달 이전에 지자체나 의료, 복지기관을 방문했던 것으로 나온다. 이때 조기에 발견해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 또한 친권을 넘어 아이의 생명을 보호할 실질적 서비스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서비스가 있다 해도 누군가 알아채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필자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이 겪는 고통을 들은 뒤 그래도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지 묻는다. 대부분 종교, 신념, 가치관 등을 꼽지만 그중에서도 ‘가족’을 떠올리는 경우가 제일 많다. 많은 사람들이 그 힘으로 오늘의 고난을 견디고 산다. 그런데 나와 가족 모두에게 희망이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설마 하기 전에 혼자 끙끙 앓고 있을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 한 명이 내민 손으로 한 가족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
  • 진태현♥박시은 입양에 대한 박시은 母 생각은?

    진태현♥박시은 입양에 대한 박시은 母 생각은?

    ‘동상이몽2’ 박시은 어머니가 입양에 대한 속마음을 솔직하게 밝혔다. 17일 방송되는 SBS ‘동상이몽 시즌 2 - 너는 내 운명’에서는 진태현♥박시은 부부가 2세 준비를 위해 산부인과를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2세를 준비 중인 진태현, 박시은 부부는 결혼 후 첫 산전 검사를 받기 위해 산부인과를 찾았다. 적지 않은 나이인 두 사람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각종 검사를 받기 시작했다. 정액 검사를 앞둔 진태현은 뜻밖의(?) 최신 시설 앞에서 민망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를 지켜보던 스튜디오 MC들도 처음 보는 최첨단 시설에 “신기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잠시 후 모두를 충격에 빠트린 압도적 수치의 검사 결과가 공개되며 진태현은 ‘신흥 정자왕’에 등극했다. 이후 ‘연예계 공식 정자왕’ 김구라가 진태현을 향해 예상치 못한 돌직구를 날려 한동안 두 사람의 자존심을 건 설전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한편, 딸 부부가 2세 준비를 위해 산전 검사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박시은의 어머니가 두 사람의 집에 찾아왔다. 어머니는 딸만 넷을 낳았던 본인의 이야기를 털어놓는가 하면 딸 부부의 입양에 대해서도 솔직한 속마음을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입양에 대한 박시은 어머니의 속마음은 17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SBS ‘동상이몽 시즌 2 - 너는 내 운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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