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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니 나 죽어” 신지현이 강이슬에게 매달린 사연

    “언니 나 죽어” 신지현이 강이슬에게 매달린 사연

    “이슬 언니 없으면 나 죽어요. 상상도 하기 싫네요.”(신지현) 정규시즌 막바지에 다다른 여자프로농구가 벌써 비시즌 계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리그 최고의 슈터 강이슬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만큼 강이슬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강이슬은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22일 열린 2020~21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원큐와 인천 신한은행의 경기에서 3점슛 4개를 엮어 26점 9리바운드로 활약하며 팀의 95-80 승리를 이끌었다. 어쩌면 하나원큐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입고 뛰는 경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강이슬은 3점슛 1위 타이틀을 사실상 확보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나원큐는 이 승리로 라운드 전승 및 전 구단 상대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강이슬의 복귀 이후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면서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전력으로 거듭난 하나원큐의 강점을 보여준 경기였다. 경기가 끝나고 인터뷰실을 찾은 이훈재 감독과 강이슬에게 FA 얘기가 빠질 수 없었다. 이 감독은 “어느 팀이나 강이슬에게 러브콜을 보낼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리그의 탑클래스 선수이니 거기에 맞는 대우를 해줘야 하고 FA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서도 “강이슬이 하나원큐의 대표 얼굴인데 이런 선수가 앞으로 하나원큐가 플레이오프를 가고 챔피언결정전을 가는 데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속마음도 드러냈다.청주 KB가 박지수의 팀이고 신한은행이 김단비의 팀이듯 이 감독의 말대로 하나원큐는 강이슬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팀 공격 옵션의 중심은 단연 강이슬이다. 강이슬이 다른 팀 에이스와 만나면 슈퍼팀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후반부 하나원큐의 상승세 역시 강이슬의 복귀를 빼놓을 수 없다. 신지현 혼자 팀을 먹여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던 상황에서 강이슬이 합류하자 공격 옵션이 다양해졌고 코트가 더욱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신지현의 성장과 맞물려 하나원큐는 리그 최고 수준의 1, 2 옵션을 갖게 됐다. 신지현 역시 “이슬 언니가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큰 힘이 됐다”면서 강이슬을 후반기 성적의 핵심 비결로 꼽았다. 실제로 하나원큐는 외곽에 강이슬, 인사이드에 신지현이 휘젓고 다닌 덕에 상대 수비를 종종 곤란하게 만들었다. 하나원큐는 6라운드에 79점(1위), 5.6리바운드(3위), 19.2어시스트(1위) 등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강이슬이 22점 9.2리바운드 신지현이 18.8점 6.4어시스트로 활약한 영향이 컸다. 강이슬도 “지현이가 잘하니까 수비 공간이 넓어지는 게 있다. 같이 뛰면 무리해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에서 신지현이 22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승리에 힘을 보탤 수 있었던 것 역시 강이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그러나 이 조합의 운명은 일단 여기까지다. 누구도 강이슬의 속마음과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기에 미래가 불확실하다. 신지현이 “언니 없으면 난 죽는다”고 하자 강이슬은 “얘가 날 이렇게 협박한다”고 웃으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신지현뿐만 아니라 양인영, 강유림 등 한층 성장한 선수들도 신지현과 같은 마음일 수 있다. 어느 팀에 갈지 모르지만 강이슬은 이미 최고 연봉을 예약해뒀다. 금액은 3억원으로 정해진만큼 치열한 영입 전쟁에서 누가 무엇으로 강이슬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가 관건이다. 하나원큐 역시 강이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예고했다. 일단 강이슬은 “봄에는 들어오고 싶지 않다”며 장기 휴가를 선언했다. 봄이 끝나갈 때쯤 강이슬이 어떤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신한울 3·4호기 허가 연장… 다음 정권에 ‘존폐 운명’ 떠넘기기

    신한울 3·4호기 허가 연장… 다음 정권에 ‘존폐 운명’ 떠넘기기

    신한울 3·4호기의 공사계획인가 기간이 연장됐다. 두 원전의 운명은 결국 다음 정권에서 정해지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신한울 3·4호기 공사계획인가 기간을 2023년 12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기간 연장에 대해 “사업 재개가 아닌 사업 허가 취소 때 발생할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의 불이익을 방지하고, 원만한 사업 종결을 위한 제도 마련까지 한시적으로 사업 허가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2017년 2월 정부로부터 신한울 3·4호기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건설이 중단됐다. 전기사업법상 발전사업 허가를 받지 못하면 기존 허가가 취소되는데, 이 기간이 오는 26일까지다. 한수원은 이에 지난달 8일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신한울 3·4호기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에서 발전사업 허가가 취소되면 앞으로 2년간 신규 발전사업 참여가 제한된다. 이렇게 되면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설비용량을 적기에 확보하기가 곤란하다”며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 한수원은 발전 허가와 관련해 별도 행정처분이나 법령 제정과 비용 보전을 위한 관계법령이 마련될 때까지 발전사업 허가를 유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한수원이 귀책사유 없이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신한울 3·4호기 공사계획인가를 기한 내 받지 못한 것이어서 전기사업법상 사업 허가 취소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산업부는 공사계획인가 연장 기간에 대해서는 정부가 에너지전환 로드맵에서 밝힌 적법·정당하게 지출한 비용에 대한 보전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사업 종결 등 에너지전환에 따른 비용 보전과 관련해선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해 9월 입법예고했고, 법제처 심사를 마치는 대로 개정 후 시행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공사계획인가 연장으로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릴 우려를 덜 수 있게 됐다. 신한울 3·4호기에는 부지 조성과 주 기기 사전 제작에 이미 7790억여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4927억원은 두산중공업이 원자로 설비와 터빈발전기 등에 투입한 금액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전진♥류이서, ‘펜트하우스’ 비하인드 스토리...공개 사과까지? [EN스타]

    전진♥류이서, ‘펜트하우스’ 비하인드 스토리...공개 사과까지? [EN스타]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출연한 전진, 류이서 부부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된다. 22일 방송되는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서는 화제를 모았던 전진♥류이서 부부의 ‘펜트하우스 시즌2’ 카메오 출연 뒷이야기가 공개된다. 전진♥류이서 부부가 드라마 ‘펜트하우스’를 통해 생애 첫 부부 카메오 연기에 도전했다. 이들은 ‘펜트하우스’의 엄청난 팬이었던 만큼 카메오 출연 제의에 시종일관 긴장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기 경험이 있는 전진에 비해 류이서는 “민폐 끼칠까 걱정된다”라며 무거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김순옥 작가의 대본을 받게 된 전진♥류이서 부부는 대사를 확인하자마자 당황했고, 류이서는 “눈 밑까지 떨린다”라며 멘붕에 빠졌다. 이들이 김순옥 작가의 대본을 보고 멘붕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증을 높인다. 촬영 당일, 떨리는 마음으로 현장에 도착한 전진♥류이서 부부는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촬영장 분위기에 더욱더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떨림 속에 ‘펜트하우스’ 희대의 악녀 천서진 역의 김소연과 만남이 이루어져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전진은 김소연과 반갑게 인사하며 반전 인연을 고백해 류이서 마저 화들짝 놀라게 했다. 그런가 하면 본 촬영을 앞둔 전진♥류이서 부부에게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생겨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촬영 직전에 생긴 아찔한 돌발 상황에 류이서의 멘탈은 붕괴됐고, 급기야 전진이 현장에서 공개사과까지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본 방송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은 이날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51년 전 헤어진 美 쌍둥이, 알고보니 고등학교 동창 사이

    51년 전 헤어진 美 쌍둥이, 알고보니 고등학교 동창 사이

    미국에서 51년 전 생이별한 쌍둥이 남매가 알고보니 고등학교 시절 동창이었다는 놀라운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미국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자신들이 쌍둥이인 사실도 모른 채 50여 년을 살아온 인디애나 주에 사는 캐런 워너와 마이크 잭맨의 사연을 전했다. 이들의 사연은 5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들은 몇분 간격으로 쌍둥이로 태어났으나 이후 각각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는 운명을 맞았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들 모두 어릴 때 입양됐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쌍둥이라는 것은 까맣게 몰랐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반백년을 살아온 워너가 쌍둥이의 존재를 알게된 것은 지난 2019년 5월이었다. 당시 주 정부가 입양 기록을 공개했을 때 워너가 친모의 기록을 확인한 것. 그런데 서류에는 놀랍게도 그가 쌍둥이라고 적혀있었다. 워너는 "기록을 보자마자 너무 놀랐으며 눈물이 쏟아졌다"면서 "반드시 내 형제를 찾아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회상했다.이에 워너는 잃어버린 형제를 찾기 위해 여러 입양 사이트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알 수 있는 것은 생년월일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수소문 끝에 자신이 살던 곳에서 세 남자가 생년월일이 같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관계자의 도움으로 세 남자의 이름과 주소가 적힌 기록을 입수할 수 있었다. 놀라운 사실은 여기에서 또 드러났다. 남성 중 한 명인 마이크 잭맨이 같은 고등학교에 다닌 동창이었던 것. 이에 워너는 잭맨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그가 자신의 쌍둥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렸고 결국 DNA 검사를 통해 진짜 남매인 것을 확인됐다. 잭맨은 "내가 쌍둥이인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지금까지 뭔지는 잘 몰랐지만 뭔가 결여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둘은 학창시절 서로의 존재를 알고있었으나 친한 관계는 아니었다"며 웃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기억해요, 지구를 위한 10가지 행동

    [장동석의 뉴스 품은 책] 기억해요, 지구를 위한 10가지 행동

    미국 전역이 기록적 한파에 시름하고 있다. 시카고주는 45㎝ 폭설이 내렸고, 캔자스주는 영하 25도, 콜로라도주는 무려 영하 42도를 기록했다. 혹한을 경험해 본 적 없던 텍사스마저 영하 10도로 떨어지며 속수무책이다. 정유시설이 가동을 멈췄고, 휴스턴의 항만은 폐쇄됐다. 대개 가정에 난방시설이 없는 터라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재난’과 맞닥뜨렸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전 사무총장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와 그의 선임고문 출신 톰 리빗카낵은 ‘한배를 탄 지구인을 위한 가이드’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세 가지 마음가짐과 열 가지 행동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앞으로 10년이 ‘운명을 좌우할’ 시간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인류가 최악의 사태를 벗어날 가능성을 50% 이상 높일 수 있다. 2050년까지, 이상적으로는 2040년까지 0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마음가짐으로 ‘단호한 낙관’, ‘무한한 풍요’, ‘철저한 재생’이 필요하다. 우리는 무력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단호한 낙관이다. 지구가 망가지고 있다는 나쁜 소식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다른 미래의 실현 가능함을 깨닫는 일이야말로 지구를 지키는 바탕이다. 자원을 두고 무한 경쟁하기보다 연대와 협력을 통해 무한한 풍요가 여전히 실현 가능하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철저한 재생은 우리가 이미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는, 바로 그 일이다. 이제 10가지 행동방향을 숙지하는 일만 남았다. 그 시작은 옛 세상과 작별하기에서 비롯된다. 소비자가 아니라 시민의 의식을 갖는 일도 중요하다. 자본주의는 우리를 끝없는 소비자로 만든다. 그 흐름에 맞서 깨어 있는 시민이 되는 일, 어렵지만 꼭 해야만 한다. 기술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일도 필요하다. 인공지능을 기후위기 해결에 적용하려는 노력은 아직 미비하다. 저자들은 마지막 행동방향으로 정치 참여에 나설 것을 강조한다. 오늘날 많은 나라의 민주주의가 기업의 이해관계에 좌지우지된다. 주권자로서 시민은 이에 휘둘리지 않을 정치인을 선택해 함께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 저자들의 주장이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런다고 해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50%, 궁극에는 0으로 줄지 않을 걸로 생각한다. 해 보지도 않고 비관하지 말자. 지금 바로 지구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 [그들의 시선] 실패를 가장 많이 경험하는 변남석 작가 “제 작업에 밑그림은 없어요”

    [그들의 시선] 실패를 가장 많이 경험하는 변남석 작가 “제 작업에 밑그림은 없어요”

    “초반에는 신기하다는 듯 쳐다보거나, 그거 하면 밥이 나오느냐는 분들이 있어요. 할머니들 표현은 단순해요. 뭐 먹고사세요? 라고 물어보시죠. 안쓰럽게 생각하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16여년 전. 분당 탄천에서 돌을 세우던 변남석(59) 설치 작가를 향한 주변의 시선은 그랬다. 이에 대해 변 작가는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할 뿐, 그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굳이 더 설명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의 편견 뒤에서 하루하루 꾸준히 쌓아올린 그의 취미는 어느 순간 예술 작품이 됐고, 직업이 됐다. 그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도 180도 달라졌다. 최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공방에서 그를 만났다. 변남석 작가는 무엇이든 균형을 잡아 세우는 재능이 있다. 외국에서는 그를 균형 잡기 예술가, 즉 밸런싱 아티스트(Balancing Artist)라고 부른다. 변 작가는 작은 돌에서부터 유리병, 자전거, 세탁기, 공중전화부스 등 크기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서리나 귀퉁이에 중심을 잡아 세운다. 그는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많은 실패를 하는 사람.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절대 중심을 잡는 ‘중심 잡기 예술가’로 보시면 될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내 삶의 중심을 잃었을 때, 운명처럼 예술 재료를 만났다.  운동 신경이 남달랐던 변 작가는 경희대학교 체육과를 졸업한 뒤 서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10년간 근무했다. 이후 분당에 실내 스키장을 열어 직접 운영했다. “세계에서 스키를 가장 잘 가르칠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그의 자신감만큼이나 사업도 잘됐다. 하지만 이혼의 아픔으로 길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변 작가는 그 시기를 “삶의 중심을 잃었을 때”라고 말했다. 곁에 남은 5살과 8살 난 두 아들과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부침을 느꼈다. “모든 일을 제가 다 해야 하잖아요. 아이들 돌봐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부모님도 챙겨야 하고. 집안일이 끝나야 비로소 저의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런 생활이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인생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들었습니다.” 2003년, 어느 여름날. 심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지쳐 있던 변 작가는 춘천에 있는 등선폭포에 갔다. 계곡에 몸을 담그고 있던 그의 눈에 돌 하나가 들어왔다. 장난삼아 그 돌을 세우고, 그 위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세웠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숙소에 돌아와 그 사진을 본 변 작가는 묘한 매력에 빠졌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 같았어요. 깜짝 놀랐죠. 누군가가 그 돌을 가져갈까 봐, 없어질까 봐, 밤새 잠을 못 잤습니다. 날이 새자마자 다시 그곳에 가서 그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날 이후, 돌 위에 돌을 쌓는 것이 좋은 취미가 될 것 같아 (중심 잡기를) 시작했어요. 그게, 이제는 직업이 됐죠.”# “‘돌’ 중심 잡지 말고 ‘돈’ 중심이나 잡아” 변 작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서 중심을 잃었던 자신의 삶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음을 느꼈다. 일하는 시간 외에는 늘 중심 잡기에 몰두했다. 아니 푹 빠졌다.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변 작가 어머니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당시 어머니는 그에게 “그거 하면 돈이 생기니, 쌀이 생기니…”하며 안타까워하셨고, “돌 중심 잡지 말고, 돈 중심 잡으라”고 조언하셨다. 당시 그렇게 변씨를 걱정하시던 어머니는 지금, 고인이 되셨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고 균형 잡기에 몰두했다. 돌 세우던 것으로 시작한 소박한 그의 예술은, 자전거, 오토바이, 사다리 중심 잡기 등 다양해졌다. 완성된 작품은 하나씩 직접 촬영해 자신의 블로그에 기록했다. 이 블로그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KBS ‘오천만의 일급비밀’, SBS ‘스타킹’, ‘생활의 달인’ 등 방송출연으로 이어졌다. 그런 인연으로 서울시 홍보영상에 출연하게 됐고, 그 영상을 본 두바이 왕세자가 자국으로 변씨를 초청하면서 두바이 몰에서 공연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공식적인 그의 첫 공연이었다. “제가 공연을 하던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논다고 생각하고 즐기며 보여줬어요. 금액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난 뒤, 봉투를 주는데, 1만 달러가 들어 있는 거예요. 그 당시 1000만원이 넘는 돈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외국에서 섭외 연락이 오면 ‘나는 1만 달러’, 라고 답했는데, 성사가 잘 안 되더라고요.(웃음) 잘 몰라서 그렇게 말했는데, 나중에는 (부르는 금액이) 점점 줄게 되더라고요.” 이후 변 작가는 국내 방송은 물론 CNN·BBC·NBC 등 다수 해외 방송에 출연했고, 미국·홍콩·싱가포르 등에서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공연, 행사, 광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다양한 방식으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수입도 늘었다. 이쯤 되면 “뭐 먹고사세요?”라고 질문했던 어느 할머니의 물음에 답이 된 것 같다.# “제 작업에 밑그림은 없어요” 변 작가에게 작업방식을 묻자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진행한다”고 답했다. 그는 먼저 그날 날씨를 확인한 후 장소를 정한다. 그곳에서 어울리는 작품 소재를 찾고, 즉석으로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는 “장소에 맞는 돌을 찾는 작업이 제일 어렵다”면서 “돌을 찾으면 작은 것은 그냥 들고 옮기면 되는데, 큰 것은 굴려서 옮긴다. 사람들이 보면 저 사람 뭐 하나, 할 정도로 미친 듯이 갯바위 위를 뛰어다닌다. 그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해진 틀에서 작업하지 않지만, 어느 곳에서든 주어진 환경을 기반으로 최선을 다해 창작에 임하는 것이다. “밑그림을 그리지 않아요. 특별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지금도 누군가 ‘무슨 작업 하세요?’ 물으면, 놀아요, 이렇게 답해요. 놀다 보면 실패를 만나고, 또 그 과정에서 ‘이렇게 하면 더 잘되겠다’와 같은 생각이 따라와요.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면서 생각이 따라오는 작업을 하다 보니 남들과 조금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균형 잡기는, 마음의 중심을 잡고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기 확신만 있으면, 누구든 할 수 있어요.”여러 일정 속에서도 변 작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그는 “‘너희는 모두 특별해’, ‘너희는 능력자야’, 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그런 변 작가의 목적만큼이나 그의 재능기부 시간에는 아이들과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낸다. “먼저 그곳에서 소외되는 아이를 추천받아요. 그 아이를 제 도우미로 초대해 옆에 앉혀요. 그러면 아이들이 부러워하죠. 그리고 각 반에서 한 명씩 불러서 시합을 시키는데, 그 아이를 결승에 포함시켜요. 항상 소외받고, 약한 아이이다 보니 다른 아이들도 뭐라고 안 해요. 그런데 소외되던 아이가 결승전에서 절대로 지지 않아요. 그때 아이들은 누구나 갖고 있는 특별함을 발견하는 경험을 합니다.” 여전히 그의 성공 뒤에는 수없이 많은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 더구나 변씨는 수전증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할 수 있다는 ‘긍정 에너지’와 ‘오랜 노력’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자신의 약점을 이겨내고 있다. “사실 저는 중심 잡기를 하기에 조건이 나쁜 사람이에요. 왜냐하면, 성격이 급하고 산만합니다. 더 나쁜 점은 손을 떤다는 거예요. 병을 세워야 하는데, 손을 떠니 ‘어떻게 하지? 망했다’ 이런 생각이 잠깐씩 들곤 해요. 그럴 때도 제가 결과를 만듭니다. 사람들은 좋은 조건에서만 결과를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더 나쁜 조건에서 뭔가를 이루면, 훨씬 더 강한 사람이잖아요. 그럼에도 결과를 내고 싶다, 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중심 잡기는 실패에 도전하는 작업이니까요.”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문성호, 김형우, 임승범 기자 hwkim@seoul.co.kr
  • 제주 제2공항 운명 가를 여론조사 오늘 결론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운명을 가를 제주도민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오후 8시 발표된다. 7년여 동안 찬반 논란으로 뜨거웠던 제2공항 건설 추진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지역 언론사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제2공항 건설 찬성과 반대를 묻는 도민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2곳에 의뢰해 제주도민 2000명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각각 2회에 걸쳐 여론조사를 벌였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하여 유선 20%, 무선 80% 비율로 제주 2공항 건설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론조사 결과는 18일 공개되며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여론조사 공정관리공동위원회의 검토를 거친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게 된다. 여론조사를 앞두고 국토부는 제주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제주 2공항 건설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앞서 제주지역 대학교수 111인 일동은 지난 3일 공동 성명에서 “국토부와 정부는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정책 결정에 반드시 반영해야 하며 모든 제주도민과 단체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500만㎡ 부지에 2025년까지 4조 8700억원을 들여 연간 25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제2공항 건설 반대측은 사전 입지타당성 조사 부실과 현 제주공항 시설 확충을 통한 활용방안 등을 주장해왔다. 반면 찬성측은 관광객 급증에 따른 기존 제주공항 포화로 인한 항공기 운항 안전성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당초 정부 계획대로 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며 맞섰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나경원 ‘교통’·오세훈 ‘경제’·안철수 ‘AI’…野 서울시장 후보들 ‘정책 경쟁’

    나경원 ‘교통’·오세훈 ‘경제’·안철수 ‘AI’…野 서울시장 후보들 ‘정책 경쟁’

    당내 1차 맞수토론을 마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은 17일 일제히 공약 발표에 나서며 미뤄 뒀던 ‘정책 경쟁’에 주력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을 내세웠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자신에게 강점이 있는 인공지능(AI) 띄우기에 나섰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을 방문해 현재 공사 중인 경전철 난곡선 노선을 금천구청역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기존 난곡선 노선만으로는 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없다”며 “난곡선이 금천구청역까지 연장되면 금천 지역 주민들이 1호선, 2호선, 5호선, 신안산선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또 쓰레기 무단 투기 방지 대책으로 고성능 감시카메라(CCTV) 확충, 자율 감시 활동비 제공 등을 제시했다. 오 전 서울시장은 구로구 한국산업단지공단 청사를 찾아 경제활성화 방안으로 2032년 서울올림픽 유치를 공약했다. 오 전 시장은 “국제적 스포츠 이벤트 행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서울과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며 “시장 당선 즉시 대한체육회, 재계와 합동으로 유치추진위를 구성·발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 3대 서울경제축’을 완성시키겠다는 구상도 내놓으며 “2025년 서울 경제 50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AI 양재허브에서 민간기업 종사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안 대표는 “보통 시장이 바뀌면 전임 시장이 했던 사업들을 전부 없애버리고 처음부터 자기 사업만 하는데, 저는 벤처기업 경영도 하고 이과적인 마인드를 가진 입장에서 그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AI 양재허브는 전임 시장 때 시작됐지만 잘한 일이라 생각하고 기존에 미처 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업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을 할 수 있는 데이터”라며 “서울시 데이터만이라도 우선 공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찬·반 논란 제주 제2공항 운명 가를 도민여론조사 18일 나온다

    찬·반 논란 제주 제2공항 운명 가를 도민여론조사 18일 나온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의 운명을 가를 제주도민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오후 8시 발표된다. 이번 도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라 제2공항 건설 추진여부가 사실상 결정될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지역 언론사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제2공항 찬반을 묻는 도민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2곳에 의뢰해 제주도민 2000명과 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각각 2회에 걸쳐 여론조사가 완료됐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하여 유선 20%, 무선 80% 비율로 제주 2공항 건설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론조사 결과는 18일 공개되며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여론조사 공정관리공동위원회의 검토를 거친 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게 된다. 국토부는 제주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제주 2공항 건설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앞서 제주지역 대학교수 111인 일동은 지난 3일 공동 성명을 내고 “국토교통부와 정부는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정책 결정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면서 “이는 대통령이 약속했던 절차적 투명성과 민주성을 보장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모든 제주도민과 단체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며 “그것만이 지난 5년 동안 찬반 갈등으로 분열된 도민사회를 통합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2015년 11월 성산읍 일대 500만㎡ 부지에 2025년까지 4조 8700억원을 들여 연간 25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제2공항 건설 반대측은 사전 입지타당성 조사 부실과 현 제주공항 시설 확충을 통한 활용방안 등을 주장해왔다.반면 찬성측은 관광객 급증에 따른 기존 제주공항 포화로 인한 항공기 운항 안전성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당초 정부 계획대로 2공항을 건설해줄것으로 요구해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李·金 정치 입지 확장 수싸움… 與 ‘대선 경선 연기론’ 野 ‘安 견제’

    李·金 정치 입지 확장 수싸움… 與 ‘대선 경선 연기론’ 野 ‘安 견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대선 전초전’이자 여야 수장들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분수령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들이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한 모습이다. 친문(친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권 지지율 1위 이재명 경기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대선 경선 연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국민의힘에서는 야권 단일화의 최대 경쟁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때리기가 격해지고 있다.이 대표의 대권 운명은 이번 보선 결과와 연동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는 귀책사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당헌까지 뒤집어 후보 공천을 결정했다. 당 일각에서는 다음달 9일 이 대표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역할을 맡아 보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선 일정과 맞물려 대선 경선 연기론도 피어오르고 있다. ‘대선 180일 전’ 후보를 선출하는 현행 당헌 규정을 ‘대선 120일 전’으로 늦추자는 것으로, 특히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여기에 공식 언급을 하진 않았다. 당 공보국도 15일 “당내에서 검토된 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이 지사 상승세를 꺾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경선 연기를 바라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180일 규정이 지나치게 길다는 건 오랫동안 지적됐던 문제로 당내에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을 것”이라며 “후보가 빨리 결정되면 다른 당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김 위원장도 보선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단일화 과정에서 철저하게 ‘국민의힘 퍼스트’ 리더십을 고수하며 안 대표 견제에 집중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안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간 ‘제3지대’ 단일화가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 “단일화는 한 사람의 개인기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모두의 팀플레이로 이뤄지는 필승 전략”이라며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 공존 (또는) 공멸의 상황”이라고 일침을 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야권 서울시장 후보를 안 대표에게 넘겨주는 것 자체가 보선에서 패한 것과 다름없을 것”이라며 “본인은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만약 보선 후 이어지는 대선에서 김 위원장이 킹메이커가 되려면 무조건 국민의힘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평행세계 여행, 신체·정신 훔치기… 소재만으로도 SF마니아들 신났지

    평행세계 여행, 신체·정신 훔치기… 소재만으로도 SF마니아들 신났지

    ‘인투 더 미러’ 거울 통해 다른 차원 이동성공에 집착해 탐욕 휩싸인 4명의 친구 ‘포제서’ 타인 정신 속으로 들어가 암살몸 주인과 침투한 암살요원의 정신 충돌한국형 공상과학(SF) 블록버스터 ‘승리호’가 개봉 열흘째에도 넷플릭스 인기 영화 10위권 내를 유지하는 가운데, 또다시 SF 영화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스릴러 두 편이 잇달아 영화관에서 개봉한다. 평행세계를 넘나들거나 다른 사람의 몸을 도용한다는 상상력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17일 개봉하는 캐나다 영화 ‘인투 더 미러’(2018)는 과거와 미래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평행세계라는 설정을 활용해 인간 내면을 들춰낸 ‘SF 타임 스릴러’다. ‘인시던트’(2014), ‘얼굴 없는 밤’(2015) 등에서 시간 개념을 활용해 공포감을 연출한 아이작 에즈반 감독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벤처 창업에 뛰어든 친구 4명이 우연히 다락방에 놓인 거울을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거울을 통과하면 똑같은 자신들이 존재하는 다른 차원의 평행세계로 이동한다. 현실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거울 속 세계를 이용해 청년들은 4주가 걸릴 작업을 3일 만에 끝내 업계에서 인정받는다. 거울을 넘나들며 미래에 유명해질 미술작품을 먼저 모방해 평소 꿈꿨던 미술 작가가 되는 등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점차 집착과 탐욕에 휩싸이고 상황은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한순간에 이뤄 낸 성공과 욕망을 통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의 민낯을 그려 냈다. 현실과 거울 속 세계의 차이는 카메라 렌즈와 색감으로 표현했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재미를 갖췄다.오는 24일 개봉하는 영국·캐나다 합작 영화 ‘포제서’는 타인의 몸과 정신에 침투하는 기술을 이용해 암살 의뢰를 수행하는 조직의 이야기를 다뤘다. ‘크래쉬’(1996), ‘엑시스텐즈’(1999)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아들 브랜던 크로넨버그 감독이 연출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셉션’(2010)이 타인의 꿈에 침투해 생각을 훔칠 수 있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현했다면 ‘포제서’는 타인의 몸과 정신을 완전히 뺏을 수 있다는 설정이다. 암살 요원은 특수 기술을 이용해 신체를 도용한 뒤 목표 대상 인물을 제거하고,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은 채 현장에서 사라진다. 암살 도구로 쓰는 호스트의 몸에 들어간 요원은 자살을 통해서만 그 몸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하지만 요원과 호스트의 인격이 충돌하고 호스트의 생존 본능이 요원의 탈출을 막으면서 극의 몰입도는 높아진다. ‘인셉션’과 비교하면 참혹한 장면이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끝없이 질주하는 광기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남다른 인상을 남긴다. 무료한 일상에 답답했으면 충분히 즐길 만하다. 영화는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불리는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방출 후 kt에서 다시 뭉친 안영명·유원상, 첫 우승 꿈꾸는 마법사 형제

    방출 후 kt에서 다시 뭉친 안영명·유원상, 첫 우승 꿈꾸는 마법사 형제

    한화로 데뷔한 천안북일고 선후배 투수이전 소속팀에서 방출 후 kt에서 재회막내구단이지만 작년 2위한 강팀 기대“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 기회일 듯”천안북일고, 한화 이글스, 투수, 7살 자녀 그리고 방출과 kt 위즈. 안영명(37)과 유원상(35)은 공통점이 많다. 두 선수는 고교 선후배 사이로 안영명이 2003년, 유원상이 2006년 한화에 데뷔했다. 같은 팀에서 함께한 세월은 5년. 유원상이 2011년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되면서 헤어졌다. 그리고 꼭 11년 만에 kt에서 다시 만났다. 팀에 오게 된 사연도 같다. 유원상은 2019시즌 후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되고 kt로 왔다. 안영명도 지난 시즌이 끝나고 한화에서 방출당해 kt로 왔다. kt의 스프링캠프지인 부산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에서 15일 만난 안영명은 “그전부터 아끼는 후배였는데 여기 와서 또 만나게 됐다. 운명적”이라고 웃었다. 유원상은 “작년에 내가 투수 최고참이었는데 형이 생겨 든든하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한화의 마지막 황금기였던 2006~2007년을 공유하는 몇 안 되는 현역 선수다. 한화는 2006년 준우승 2007년에는 3위를 차지했다. 한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안영명은 2006년 한국시리즈를, 유원상은 2007년 플레이오프를 꼽았다. 20대 초반 촉망받는 선수로 마운드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두 사람의 청춘이 빛났던 그 시절이다.세월이 지나 주연에서 조연이 된 두 선수는 방출이라는 같은 아픔을 겪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kt를 통해 기회를 잡으면서 야구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꿈꿀 수 있게 됐다. 가장에게 힘을 주는 가족도 든든하다. 안영명은 “아들이 한화 모자 쓰고 있어서 아빠 이제 그 팀 아니라고 해주는데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웃었다. 유원상도 “NC에 있다가 kt에 와서 딸한테 이제 공룡팀 아니고 마법사 팀이라고 알려줬다. 우리 딸은 팀 옮긴 걸 이해하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지난해 2위에 오르며 막내 구단의 반란을 일으킨 kt는 올해도 우승을 노릴 강팀으로 꼽힌다. 두 선수가 우승을 위해 공통적으로 꼽은 키플레이어는 고영표(30)다. 유원상은 “외국인 원투 펀치와 소형준, 배제성이 있어 5선발이 중요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아직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두 베테랑의 꿈도 우승으로 같았다. 불펜 투수로서 60경기 60이닝 이상 소화하고 싶은 목표도 같다. 안영명은 “매 경기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후회 없이 임하려 한다”면서 “올해가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승할 기회일 수 있다. 꼭 우승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62경기 64이닝 평균자책점 3.80의 성적을 남기며 필승조로 맹활약한 유원상도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면서 “올해는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글 사진 부산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상처받은 시인의 아름다움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상처받은 시인의 아름다움

    지금으로부터 34년 전인 1987년 봄 27세의 청년 시인이 장편 서사시 ‘한라산’을 한 잡지에 발표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반공주의와 역사적 무지를 강타한 이 충격적 시편은 당시까지 사회적 금기였던 제주 4·3의 참담한 비극을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한라산’은 비통한 현대사에 대한 뜨거운 분노와 격정을 담은 그야말로 불화살 같은 시편이었다. 그 시가 시인의 운명 그 자체였다. 청년 시인은 도피 끝에 결국 그해 11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다. 1988년 가을에 석방된 그는 기나긴 세월 동안 이념적 낙인과 세상의 편견에 노출된 고난의 운명을 감수했다. 진보적 문인조차 시인과 거리를 두는 막막하고 고립된 시기가 있었는가 하면 불과 몇 년 전에는 골목길 백색테러로 죽음의 문턱에 이르기도 했다. 이 기구한 운명의 시인은 올해로 갑년을 넘기며 어언 22년 만에 새로운 시집을 펴냈다. 최근 ‘악의 평범성’을 펴낸 이산하 시인 얘기다. 설 연휴 동안 그의 새로운 시집과 작년 가을에 출간된 산문집 ‘생은 아물지 않는다’를 읽으며 보냈다. 시편마다 문장마다 올올이 박혀 있는 시인의 선연한 상처, 깊고 쓸쓸한 환멸, 사회의 그늘을 응시하는 투철한 시선, 분노와 회한이 어우러진 시어를 통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마디로 가슴 저미는 시집이다. 시인은 “가을 단풍처럼 질 것을 알면서도/거품처럼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저항과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숙명을 묘사한다. 그 길은 시인 자신이 스스로 선택했던 도정(道程)이기도 했다. 하지만 슬픔과 모순을 응시하는 단단한 아름다움으로 채워진 시집을 읽다 보면 시인의 시선이 단지 좁은 정치와 이념의 세계에 유폐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시인의 말’에서 이산하 시인은 “내 시집에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하나도 없다”고 적었다. 대신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상처’다. ‘한라산’ 이후 전개된 그의 인생 여정은 상처와 함께한 시간이었을 테다. 감옥행, 세상의 편견, 고문의 악몽…. 시인은 “이 세상은 어느 곳이나 인디언의 구슬 같은 상처가 있다”며 “상처 있는 것이 상처 없는 것보다/오히려 더 아름답다는 믿음”을 피력한다. 시인은 노래한다. “꽃이 나무의 상처라면/열매는 그 상처가 아문 생의 유일한 빈틈이다”(‘빈틈’) 나는 시인 이산하만큼 한국 사회의 이념적·역사적 금기에 정면으로 도전해 스스로 사회적 상처가 된 존재를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이번 시집에는 시인 자신의 상처와 함께 한국 현대사의 상흔이 켜켜이 배어 있다. 시인은 운동권의 변절과 출세, 비정규직 차별, 촛불의 한계 등 이 시대의 중대한 사안을 응시하고 감옥에서 만난 사형수들,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희생자들을 보듬는다. 또한 시인은 “유대인 학살을 총지휘한 나치 친위대장 하인리히 히믈러”가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였으며 “가난하고 소박한 생을 최고의 삶으로 꿈”꿨다는 너무나 역설적인 사실을 일깨운다. 더불어 세월호 희생자 등 우리 사회 약자와 소수자를 극단적 언어로 조롱하는 이들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통렬한 각성을 통해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창안한 ‘악의 평범성’이라는 명제를 다시금 환기한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넘치는 시대다. 점점 ‘내 생각이 존중받지 못한다’거나 ‘내가 사회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상처가 보편적인 정념이 돼 가고 있다. 어떤 시집은 때로 어떤 소설이나 영화 이상으로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강력하게 움직인다. 그건 단지 일시적 위안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정념과 그 사회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게 만든다. 아무도 시집을 안 읽는 시대, 상처에 대한 내성이 많이 떨어진 이 시대에 세상의 모든 상처받은 사람들, 어떤 희망도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 뜨거운 시집을 권하고 싶다.
  • 게임스톱이 멈췄다, 개미들의 운명은

    게임스톱이 멈췄다, 개미들의 운명은

    급등했던 게임스톱 주가 50달러대로 복귀11% 연이율 대출로 2200만원 넣은 투자자“1000달러 갈줄 알았다” 후회, 버티기 선택여윳돈 투자로 “공매도 시위” 벌인 투자자도개미들의 시위에 당국·정계, 월가 탐욕 견제 개인과 기관 간의 ‘공매도 전쟁’으로 뜨거웠던 게임스톱의 주가가 식으면서 미 언론들은 연일 손익계산서를 보도하고 있다. 공매도로 인한 수익을 노렸던 헤지펀드들도 피해를 봤지만, 급락세를 피해가지 못한 개인투자자들도 다수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지니아주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살바도어 버가라(25)는 돈을 모은 뒤 고향인 필리핀으로 돌아가서 자선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는 연 11.19%의 이자율로 2만 달러(약 2200만원)을 대출 받았고, 게임스톱 주식을 주당 234달러에 매수했다. 하지만 1월말 350달러(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이달 9일 이후 5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산 가격과 비교할 때 21.3%에 불과하다. 버가라는 “주가가 1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확신했었다”고 후회했다. 다만 게임스톱이라는 기업의 가치를 믿기 때문에 월급으로 대출금을 갚으며 주식을 계속 보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끝나면 필리핀에 돌아가 자선단체를 설립할 계획이었는데 게임스톱의 손실로 “이 계획이 6개월 뒤로 미뤄졌다”고 했다. 하지만 공매도와의 전쟁을 위해 여윳돈을 넣은 이들의 생각은 좀 달랐다. 토니 모이는 게임스톱 주가가 379달러 일때 2주, 228달러 일때 2주를 매입해 총 1200달러(약 132만원)를 투자했다. 그는 주가 급락 때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며 자신의 투자를 헤지펀드에 대한 “가상 시위”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매도를 통해 큰 돈을 벌려던 헤지펀드들이 큰 손실을 내기도 했다. 일례로 멜빈 캐피털은 37억 달러(약 4조 60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자 지난달 27일 게임스톱에 대한 공매도 계약을 청산했다. 미 언론들은 적어도 개미들의 시위로 당국과 정가에서 월스트리트의 탐욕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금융당국은 게임스톱 주가 급등락에 대해 주가조작 여부를 조사 중이다. 누군가 고의적으로 주가를 올리거나 떨어뜨려 이득을 챙겼을 수 있다는 의미다. 오는 18일 의회 청문회에서도 게임스톱 사태를 다룬다. 지난달 28일 주식앱 로빈후드가 과열을 이유로 게임스톱의 매수를 제한하며 주가가 폭락한 배경에 대해 규명될지 관심이 쏠린다.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로빈후드가 헤지펀드의 편을 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상처받은 시인의 아름다움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상처받은 시인의 아름다움

    지금으로부터 34년 전인 1987년 봄 27세의 청년 시인이 장편 서사시 ‘한라산’을 한 잡지에 발표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반공주의와 역사적 무지를 강타한 이 충격적 시편은 당시까지 사회적 금기였던 제주 4·3의 참담한 비극을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한라산’은 비통한 현대사에 대한 뜨거운 분노와 격정을 담은 그야말로 불화살 같은 시편이었다. 그 시가 시인의 운명 그 자체였다. 청년 시인은 도피 끝에 결국 그해 11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다. 1988년 가을에 석방된 그는 기나긴 세월 동안 이념적 낙인과 세상의 편견에 노출된 고난의 운명을 감수했다. 진보적 문인조차 시인과 거리를 두는 막막하고 고립된 시기가 있었는가 하면 불과 몇 년 전에는 골목길 백색테러로 죽음의 문턱에 이르기도 했다. 이 기구한 운명의 시인은 올해로 갑년을 넘기며 어언 22년 만에 새로운 시집을 펴냈다. 최근 ‘악의 평범성’을 펴낸 이산하 시인 얘기다. 설 연휴 동안 그의 새로운 시집과 작년 가을에 출간된 산문집 ‘생은 아물지 않는다’를 읽으며 보냈다. 시편마다 문장마다 올올이 박혀 있는 시인의 선연한 상처, 깊고 쓸쓸한 환멸, 사회의 그늘을 응시하는 투철한 시선, 분노와 회한이 어우러진 시어를 통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마디로 가슴 저미는 시집이다. 시인은 “가을 단풍처럼 질 것을 알면서도/거품처럼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저항과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숙명을 묘사한다. 그 길은 시인 자신이 스스로 선택했던 도정(道程)이기도 했다. 하지만 슬픔과 모순을 응시하는 단단한 아름다움으로 채워진 시집을 읽다 보면 시인의 시선이 단지 좁은 정치와 이념의 세계에 유폐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시인의 말’에서 이산하 시인은 “내 시집에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하나도 없다”고 적었다. 대신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상처’다. ‘한라산’ 이후 전개된 그의 인생 여정은 상처와 함께한 시간이었을 테다. 감옥행, 세상의 편견, 고문의 악몽…. 시인은 “이 세상은 어느 곳이나 인디언의 구슬 같은 상처가 있다”며 “상처 있는 것이 상처 없는 것보다/오히려 더 아름답다는 믿음”을 피력한다. 시인은 노래한다. “꽃이 나무의 상처라면/열매는 그 상처가 아문 생의 유일한 빈틈이다”(‘빈틈’) 나는 시인 이산하만큼 한국 사회의 이념적·역사적 금기에 정면으로 도전해 스스로 사회적 상처가 된 존재를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이번 시집에는 시인 자신의 상처와 함께 한국 현대사의 상흔이 켜켜이 배어 있다. 시인은 운동권의 변절과 출세, 비정규직 차별, 촛불의 한계 등 이 시대의 중대한 사안을 응시하고 감옥에서 만난 사형수들,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희생자들을 보듬는다. 또한 시인은 “유대인 학살을 총지휘한 나치 친위대장 하인리히 히믈러”가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였으며 “가난하고 소박한 생을 최고의 삶으로 꿈”꿨다는 너무나 역설적인 사실을 일깨운다. 더불어 세월호 희생자 등 우리 사회 약자와 소수자를 극단적 언어로 조롱하는 이들이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통렬한 각성을 통해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창안한 ‘악의 평범성’이라는 명제를 다시금 환기한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넘치는 시대다. 점점 ‘내 생각이 존중받지 못한다’거나 ‘내가 사회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상처가 보편적인 정념이 돼 가고 있다. 어떤 시집은 때로 어떤 소설이나 영화 이상으로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강력하게 움직인다. 그건 단지 일시적 위안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정념과 그 사회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게 만든다. 아무도 시집을 안 읽는 시대, 상처에 대한 내성이 많이 떨어진 이 시대에 세상의 모든 상처받은 사람들, 어떤 희망도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 뜨거운 시집을 권하고 싶다.
  • 방출 후 kt에서 다시 뭉친 안영명·유원상, 첫 우승 꿈꾸는 마법사 형제

    방출 후 kt에서 다시 뭉친 안영명·유원상, 첫 우승 꿈꾸는 마법사 형제

    한화로 데뷔한 천안북일고 선후배 투수이전 소속팀에서 방출 후 kt에서 재회막내구단이지만 작년 2위한 강팀 기대“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 기회일 듯”천안북일고, 한화 이글스, 투수, 7살 자녀 그리고 방출과 kt 위즈. 안영명(37)과 유원상(35)은 공통점이 많다. 두 선수는 고교 선후배 사이로 안영명이 2003년, 유원상이 2006년 한화에 데뷔했다. 같은 팀에서 함께한 세월은 5년. 유원상이 2011년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되면서 헤어졌다. 그리고 꼭 11년 만에 kt에서 다시 만났다. 팀에 오게 된 사연도 같다. 유원상은 2019시즌 후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되고 kt로 왔다. 안영명도 지난 시즌이 끝나고 한화에서 방출당해 kt로 왔다. kt의 스프링캠프지인 부산 기장-현대차 드림 볼파크에서 15일 만난 안영명은 “그전부터 아끼는 후배였는데 여기 와서 또 만나게 됐다. 운명적”이라고 웃었다. 유원상은 “작년에 내가 투수 최고참이었는데 형이 생겨 든든하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한화의 마지막 황금기였던 2006~2007년을 공유하는 몇 안 되는 현역 선수다. 한화는 2006년 준우승 2007년에는 3위를 차지했다. 한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안영명은 2006년 한국시리즈를, 유원상은 2007년 플레이오프를 꼽았다. 20대 초반 촉망받는 선수로 마운드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두 사람의 청춘이 빛났던 그 시절이다.세월이 지나 주연에서 조연이 된 두 선수는 방출이라는 같은 아픔을 겪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kt를 통해 기회를 잡으면서 야구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꿈꿀 수 있게 됐다. 가장에게 힘을 주는 가족도 든든하다. 안영명은 “아들이 한화 모자 쓰고 있어서 아빠 이제 그 팀 아니라고 해주는데 아직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웃었다. 유원상도 “NC에 있다가 kt에 와서 딸한테 이제 공룡팀 아니고 마법사 팀이라고 알려줬다. 우리 딸은 팀 옮긴 걸 이해하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지난해 2위에 오르며 막내 구단의 반란을 일으킨 kt는 올해도 우승을 노릴 강팀으로 꼽힌다. 두 선수가 우승을 위해 공통적으로 꼽은 키플레이어는 고영표(30)다. 유원상은 “외국인 원투 펀치와 소형준, 배제성이 있어 5선발이 중요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아직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두 베테랑의 꿈도 우승으로 같았다. 불펜 투수로서 60경기 60이닝 이상 소화하고 싶은 목표도 같다. 안영명은 “매 경기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후회 없이 임하려 한다”면서 “올해가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승할 기회일 수 있다. 꼭 우승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62경기 64이닝 평균자책점 3.80의 성적을 남기며 필승조로 맹활약한 유원상도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면서 “올해는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글 사진 부산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평행세계 여행, 신체·정신 훔치기… 소재만으로도 SF마니아들 신났지

    평행세계 여행, 신체·정신 훔치기… 소재만으로도 SF마니아들 신났지

    ‘인투 더 미러’ 거울 통해 다른 차원 이동성공에 집착해 탐욕 휩싸인 4명의 친구 ‘포제서’ 타인 정신 속으로 들어가 암살몸 주인과 침투한 암살요원의 정신 충돌한국형 공상과학(SF) 블록버스터 ‘승리호’가 개봉 열흘째에도 넷플릭스 인기 영화 10위권 내를 유지하는 가운데, 또다시 SF 영화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스릴러 두 편이 잇달아 영화관에서 개봉한다. 평행세계를 넘나들거나 다른 사람의 몸을 도용한다는 상상력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17일 개봉하는 캐나다 영화 ‘인투 더 미러’(2018)는 과거와 미래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평행세계라는 설정을 활용해 인간 내면을 들춰낸 ‘SF 타임 스릴러’다. ‘인시던트’(2014), ‘얼굴 없는 밤’(2015) 등에서 시간 개념을 활용해 공포감을 연출한 아이작 에즈반 감독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애플리케이션 개발 벤처 창업에 뛰어든 친구 4명이 우연히 다락방에 놓인 거울을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거울을 통과하면 똑같은 자신들이 존재하는 다른 차원의 평행세계로 이동한다. 현실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거울 속 세계를 이용해 청년들은 4주가 걸릴 작업을 3일 만에 끝내 업계에서 인정받는다. 거울을 넘나들며 미래에 유명해질 미술작품을 먼저 모방해 평소 꿈꿨던 미술 작가가 되는 등 잇따라 성공을 거두면서 점차 집착과 탐욕에 휩싸이고 상황은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영화는 한순간에 이뤄 낸 성공과 욕망을 통해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사회의 민낯을 그려 냈다. 현실과 거울 속 세계의 차이는 카메라 렌즈와 색감으로 표현했고, 속도감 있는 전개로 재미를 갖췄다.오는 24일 개봉하는 영국·캐나다 합작 영화 ‘포제서’는 타인의 몸과 정신에 침투하는 기술을 이용해 암살 의뢰를 수행하는 조직의 이야기를 다뤘다. ‘크래쉬’(1996), ‘엑시스텐즈’(1999)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아들 브랜던 크로넨버그 감독이 연출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인셉션’(2010)이 타인의 꿈에 침투해 생각을 훔칠 수 있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현했다면 ‘포제서’는 타인의 몸과 정신을 완전히 뺏을 수 있다는 설정이다. 암살 요원은 특수 기술을 이용해 신체를 도용한 뒤 목표 대상 인물을 제거하고,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은 채 현장에서 사라진다. 암살 도구로 쓰는 호스트의 몸에 들어간 요원은 자살을 통해서만 그 몸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하지만 요원과 호스트의 인격이 충돌하고 호스트의 생존 본능이 요원의 탈출을 막으면서 극의 몰입도는 높아진다. ‘인셉션’과 비교하면 참혹한 장면이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끝없이 질주하는 광기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남다른 인상을 남긴다. 무료한 일상에 답답했으면 충분히 즐길 만하다. 영화는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로 불리는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李·金 정치 입지 확장 수싸움… 與 ‘대선 경선 연기론’ 野 ‘安 견제’

    李·金 정치 입지 확장 수싸움… 與 ‘대선 경선 연기론’ 野 ‘安 견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대선 전초전’이자 여야 수장들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분수령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들이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한 모습이다. 친문(친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권 지지율 1위 이재명 경기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대선 경선 연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국민의힘에서는 야권 단일화의 최대 경쟁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때리기가 격해지고 있다.이 대표의 대권 운명은 이번 보선 결과와 연동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는 귀책사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당헌까지 뒤집어 후보 공천을 결정했다. 당 일각에서는 다음달 9일 이 대표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역할을 맡아 보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선 일정과 맞물려 대선 경선 연기론도 피어오르고 있다. ‘대선 180일 전’ 후보를 선출하는 현행 당헌 규정을 ‘대선 120일 전’으로 늦추자는 것으로, 특히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여기에 공식 언급을 하진 않았다. 당 공보국도 15일 “당내에서 검토된 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이 지사 상승세를 꺾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경선 연기를 바라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180일 규정이 지나치게 길다는 건 오랫동안 지적됐던 문제로 당내에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을 것”이라며 “후보가 빨리 결정되면 다른 당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김 위원장도 보선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단일화 과정에서 철저하게 ‘국민의힘 퍼스트’ 리더십을 고수하며 안 대표 견제에 집중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안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간 ‘제3지대’ 단일화가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 “단일화는 한 사람의 개인기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모두의 팀플레이로 이뤄지는 필승 전략”이라며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 공존 (또는) 공멸의 상황”이라고 일침을 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야권 서울시장 후보를 안 대표에게 넘겨주는 것 자체가 보선에서 패한 것과 다름없을 것”이라며 “본인은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만약 보선 후 이어지는 대선에서 김 위원장이 킹메이커가 되려면 무조건 국민의힘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여야, ‘대선 경선 연기론’·‘安 때리기’ 띄우는 속내는

    여야, ‘대선 경선 연기론’·‘安 때리기’ 띄우는 속내는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대선 전초전’이자 여야 수장들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분수령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들이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한 모습이다. 친문(친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권 지지율 1위 이재명 경기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대선 경선 연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고, 국민의힘에서는 야권 단일화의 최대 경쟁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때리기가 격해지고 있다. 이 대표의 대권 운명은 이번 보선 결과와 연동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는 귀책사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당헌까지 뒤집어 후보 공천을 결정했다. 당 일각에서는 다음달 9일 이 대표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역할을 맡아 보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선 일정과 맞물려 대선 경선 연기론도 피어오르고 있다. ‘대선 180일 전’ 후보를 선출하는 현행 당헌 규정을 ‘대선 120일 전’으로 늦추자는 것으로, 특히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여기에 공식 언급을 하진 않았다. 당 공보국도 15일 “당내에서 검토된 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하지만 주변에서는 이 지사 상승세를 꺾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경선 연기를 바라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180일 규정이 지나치게 길다는 건 오랫동안 지적됐던 문제로 당내에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을 것”이라며 “후보가 빨리 결정되면 다른 당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김 위원장도 보선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단일화 과정에서 철저하게 ‘국민의힘 퍼스트’ 리더십을 고수하며 안 대표 견제에 집중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안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 간 ‘제3지대’ 단일화가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 “단일화는 한 사람의 개인기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모두의 팀플레이로 이뤄지는 필승 전략”이라며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 공존 (또는) 공멸의 상황”이라고 일침을 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야권 서울시장 후보를 안 대표에게 넘겨주는 것 자체가 보선에서 패한 것과 다름없을 것”이라며 “본인은 수차례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지만 만약 보선 후 이어지는 대선에서 김 위원장이 킹메이커가 되려면 무조건 국민의힘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 주인공…백기완 별세 눈물로 추모(종합)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 주인공…백기완 별세 눈물로 추모(종합)

    15일 영면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1932∼2021)에 정치인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독재 정권과 싸운 ‘투사’이자 한국 민주·민족·민중운동의 ‘큰 어른’이었던 백 소장은 황해도에서 태어났다. 그의 조부는 피신하던 백범 김구 선생을을 돌보았고, 이후 백 소장은 백범을 스승처럼 따랐다. 민중운동 진영은 그를 2차례에 걸쳐 대통령 선거 후보로 추대했다. 군사정권 종식이란 국민적 염원 속에 치러졌던 1987년 대선에는 김영삼·김대중 ‘양김’의 단일화를 호소하며 후보직을 내려놨으나, 1992년 대선에선 독자 민중후보로서 일명 ‘백선본’과 함께 완주했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는 자신이 설립한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면서 통일운동에 헌신했다. 하지만 2011년 부산 한진중공업, 2013년 울산 현대자동차와 경남 밀양 송전탑 반대 현장, 2014년 충북 옥천 유성기업 등으로 가는 ‘희망버스’에 빠지지 않고 올라 백발에 한복 차림 투사는 힘을 보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백 소장에 대해 “내 청춘 시절의 큰 별”이셨다며 “박종철 추모식때 내 손을 꼭 잡아주셨던 두툼한 손을 언제나 기억할 것”이라고 슬퍼했다. 강기정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백 소장과의 추억을 회고했다. 강 전 의원은 백 소장이 직접 노랫말을 쓴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내 청춘의 노래이자 험난한 시대를 넘어서야 했던 동지들의 노래. 그리고 끝내 국회 본회의장에서 불렀던 노래”라고 밝혔다.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은 백 소장의 시 ‘묏비나리- 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의원은 ‘재야’란 단어도 백 소장이 처음 썼으며 그 뜻에 대해 “인권이 침해당하고 자유가 박탈당하는 거친들에 곡식과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라 풀이했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돌이켜보면, 선생님께서는 항상 앞에 서 계셨던 것 같습니다”라며 “그 그림자를 좇아가기에도 벅찼던 분. 시대의 등불을 이렇게, 또 잃었습니다”라고 애도했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평생을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통일세상을 위해 투쟁해오신 백기완 선생님이 첫 새벽에 운명하셨습니다”라며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 소중한 가르침 잊지않겠습니다”라고 부고를 전했다. 그는 “파렴치한 권력에 맞서는 길은, 모든걸 걸고 제대로 싸우는것이 왕도다. 우리가 힘들면 기득권 간나새끼들도 힘드니 더 힘을 내라”라고 했던 백 소장의 생전 말씀을 눈물로 새겼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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