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운명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논술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모닝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성주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범인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289
  • [서울광장] 美 반도체 동맹 vs 中 반도체 굴기/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美 반도체 동맹 vs 中 반도체 굴기/오일만 논설위원

    12일 미국 백악관이 주최한 ‘글로벌 반도체 화상회의’는 미중 패권전쟁의 주요한 변곡점이다. 2018년 7월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4차산업 혁명의 핵심 분야로 전이되는 형국이다.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는 쿼드 정상회의를 통해 군사·안보 포위망을 형성한 미국이 반도체로 전장터를 확전한 것이다. 국가 경제의 사활이 걸린 반도체 산업 분야의 지각변동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미중 간 싸움에 그치지 않는다. 유럽연합과 일본, 대만은 물론 한국도 참전(?)해야 하는 세계 대전으로 확전될 운명이다. 이번 반도체 회의는 반도체 칩 부족을 타개한다는 명분이지만 실상은 미국의 안보전략과 닿아 있다. 최근 70명 이상의 미 상·하원 의원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국에 대응할 반도체 산업 지원을 촉구한 서한을 보냈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번 회의를 주재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회의에 깜짝 등장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우리는 21세기에 다시 한번 세계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동맹의 가치를 내세운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쇼크 시기 미국의 동맹을 통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면서 반도체 안보의 확보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향후 반중(反中) ‘반도체 동맹’으로 확대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겨 있다. 미국이 반도체 패권에 집착하는 것은 반도체 기술이 미국의 안보와 군사적 패권 유지를 위한 절대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에는 반도체가 1만개 이상이 들어가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첨단 무기의 핵심 부품이다. 미중 패권전쟁은 결국 반도체 기술에서 결판난다는 의미다. 2017년 미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자문회의가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을 심각한 국가안보 위기로 규정할 정도로 위기감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월 취임 직후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대규모 지원에 착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 반도체 생산 능력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37%였지만, 현재 12%로 급격히 감소한 상태다. 미국이 반도체 산업을 자체 육성하거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중국에 주도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다는 초조감이 묻어난다. 실제로 미 의회는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을 통과시키면서 반도체 생산 촉진을 위해 연방정부가 지원에 나설 수 있는 조항(Chips for America Act)도 담았다. 미국의 반도체 정책은 반도체 강국으로서의 부활과 함께 기존 공급망을 장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반도체 동맹은 미국·일본·대만 간에 진행 중이다. 중국과 아시아 맹주를 다투는 일본과 중국의 병합을 두려워하는 대만과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올해 1분기 추정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점유율은 대만의 TSMC가 56%, 한국의 삼성전자가 18%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 SMIC는 5%에 불과했다. 세계 반도체 생산이 아시아에 집중된 점에 착안한 것이다. 중국은 이미 2015년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다. 중국 국무원은 반도체가 정보기술 분야의 핵심이자 경제 사회발전과 국가안보를 지탱하는 전략적·기초적·선도적 산업임을 강조했다. 10년간 160조원을 투자해서 15%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5%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6년이 지난 상황에서 반도체 자급률이 15%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지지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대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패권을 선언한 미국이 메모리 분야의 강국인 한국을 동맹이라고 봐줄 이유가 없다. 타깃은 중국이지만 화살이 곧 한국을 향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역시 반도체 기술과 인력 확보를 위해 한국 기업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대만·일본은 뭉치고, 다른 한편에선 막대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반도체 굴기’에 나서고 있는 중국이 버티고 있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의 첨예한 대립이 우리에겐 양날의 칼이다. 리스크도 크지만 미국과 중국의 다급한 구애를 우리 반도체 산업의 발전으로 연결해 국익을 도모할 기회다. 돌이킬 수 없는 미중 패권전쟁은 앞으로 더욱 격화될 것이고 우리의 지정학적 가치와 함께 반도체 강국 대열에 오른 한국의 몸값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과천부터 기듯’ 우리의 가치를 스스로 낮춰 어느 한쪽에 붙으라고 다그치는 것은 굴욕적인 현대판 사대주의나 다름없다.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자만이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oilman@seoul.co.kr
  • 거미손 천종원·서채현… ‘비운의 종목’ 가라테… 새 물살 가를 서핑

    거미손 천종원·서채현… ‘비운의 종목’ 가라테… 새 물살 가를 서핑

    운동선수로서 올림픽 무대에 선다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다. 그것도 올림픽에 데뷔하는 종목이라면 개인의 영광을 넘어 스포츠 역사 자체가 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번 도쿄에서는 올림픽을 보다 젊고 활기찬 축제로 만들고자 스포츠 클라이밍과 서핑, 스케이트 보드가, 그리고 개최국 일본의 염원으로 가라테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은 스포츠 클라이밍에서 본선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콤바인 금메달리스트 천종원(25)과 2019년 여자 리드 세계 1위 서채현(18)이 출격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최종 예선인 아시아선수권이 연기되며 이전 세계선수권에서 성적이 가장 좋았던 둘에게 아시아 쿼터가 돌아갔다. 남녀 각각 20명이 볼더링·리드·스피드 성적을 종합한 콤바인으로 메달 경쟁을 펼친다. 볼더링은 줄 없이 3~5m 암벽의 여러 코스를 완등해야 하며 리드와 스피드는 줄을 달고 각각 정해진 시간 내에 가장 높이 15m 암벽을 가장 빨리 오르는 종목이다. 가라테는 도쿄에서 선보이고 2024년 파리에서는 제외되는 비운의 운명이다. 겨루기인 쿠미테(남녀 각 3체급)와 품세인 카타(남녀 각 1체급)가 있는데 다음달 올림픽 랭킹에 따른 쿼터 배분과 최종 예선, 그리고 대륙별 쿼터 할당을 거쳐 본선 진출자가 확정된다. 남자 카타 20위 박희준과 남자 쿠미테 67㎏급 64위 이지환이 본선에 가장 근접해 있다. 최종 예선 3위 이내이면 도쿄 무대를 밟는다. 스케이트 보딩과 서핑은 도쿄보다는 파리, 당장은 내년 아시안게임이 목표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 랭킹 포인트 대회가 열리지 못했던 스케이트 보딩은 최종 예선이 남아 있지만 실제 거리와 비슷한 경기장에서 겨루는 스트리트에서 90위권, U자형 경기장에서 기술을 뽐내는 파크에서 50~60위권이라 버거운 상황이다. 방역 문제로 출전 자체도 고민 중이다. 숏보드(1.8m)만 치러지는 서핑은 남자 16명, 여자 14명의 본선행이 결정됐다. 나머지 티켓 확정을 위해 5월 월드서핑게임이 열린다. 한국은 남녀 각 2명이 출전 예정이지만 아시아 3~4위권이 목표라 역시 티켓 확보가 쉽지 않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혁신금융 1호 ‘리브M’ 좌초 위기… 10만 가입자 어쩌나

    약 10만명의 고객이 가입한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M’이 출시 1년 4개월여 만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 실적 압박을 이유로 노조가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1호이기도 한 리브M은 은행이 벌여 온 대표적 융합 사업인데, 상징성이 큰 사업을 접게 된다면 혁신 동력이 꺾일 것이라고 회사 측은 우려한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4일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열고 리브M의 혁신금융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리브M은 2019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2년간 사업을 해 왔는데, 특례기간 만료를 앞두고 국민은행이 “2년 더 사업을 연장하고 싶다”고 신청했다. 하지만 노조 측이 이의신청을 하면서 재지정 여부가 불확실해졌다. 리브M은 알뜰폰 최초로 5세대(5G) 서비스를 내놓고, 단말기 제조사와 협업해 맞춤형 저가폰을 활성화하는 등 고객의 선택을 받으려고 애써 왔다. 또 리브M 가입 고객이 KB금융그룹 계열의 금융상품을 많이 쓰면 휴대전화 요금을 할인해 준다. 대신 고객의 통신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 개발에 나서는 등 통신·금융업의 융합 사례로 주목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리브M이 알뜰폰 시장에 기여한 점을 평가해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게 해 달라고 금융위에 요청하기도 했다. 노조 측은 은행이 알뜰폰 가입자 유치를 사실상 강요하는 등 영업 압박을 해 왔다는 입장이다. 금융위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할 때 ‘은행 고유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부가 조건을 달았는데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다만 직원들 사이에서도 재지정 반대를 두고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은행들도 리브M의 혁신금융 재지정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핀테크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존 금융 업무 영역을 벗어난 시도를 해야 하는데 이번 결정이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14세 꿈많은 소녀, 24세 늘 웃던 외아들, 아내 앞에서, 미얀마의 별들

    14세 꿈많은 소녀, 24세 늘 웃던 외아들, 아내 앞에서, 미얀마의 별들

    미얀마에서 지금까지 민주주의를 부르짖다 숨진 이는 700명을 넘는다. 가두 시위 도중은 물론 집에서 황망하게 숨을 거둔 이들도 적지 않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집계한 것인데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세 희생자 유족을 만나 그들이 평소 얼마나 민주주의를 갈망했는지와 목숨을 빼앗긴 경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심 경 등을 들어봤다. 먼저 두 번째 도시 만달레이의 판 에이 피유(14). 틱톡에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을 여러 차례 올린 열정적인 민주화 운동가였다. 어머니 티다 산은 가두시위에 나가지 못하게 딸을 단속했다. 하지만 쿠데타 발발 이후 최악이었던 지난달 27일 어린이 11명 등 114명이 희생됐을 때 시위대원들이 군경에 쫓겨 집에 뛰어들자 문을 열어주다 흉탄에 스러졌다. 어머니는 “갑자기 넘어지길래 발을 헛디뎠나 생각했다. 그런데 등에 피가 보였다. 그제야 난 총에 맞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버마어로 판은 꽃, 에이는 부드러운, 피유는 흰색을 가리킨다. 태어났을 때 너무 예뻐 보드라운 작은 꽃처럼 보였다고 해서 어머니는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했다. 집안일도 곧잘 도와주고 나중에 커서 고아원을 운영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 아이가 없으면 내 인생이 가치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 대신 죽고만 싶다.” 누나가 황망하게 떠나자 남동생 믕 사이 사이(10)는 잠을 이루지 못하며 누이의 틱톡 동영상만 쳐다보는 등 감정적으로 유약한 상태라고 했다. 가족은 현재 다른 더 안 좋은 일이 벌어질까 두려워 거처를 옮겼다. 두 번째 카친주의 진 민 흐텟(24)은 집안의 막내 외아들이었다. 친구들을 무척 좋아해 무슨 일이든 친구들을 돕고 싶어 했다. 친구 코 사이는 “어떤 재정적 어려움이 닥치든 그녀석은 친구들에게 돈이나 무엇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어했다. 그는 착한 영혼을 지녔다. 늘 웃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시위대의 맨앞쪽에서 방패도 없이 다른 대원들을 보호하려 애쓰다 총탄을 맞았다. 어머니 다우 온 마는 아들이 총격에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병원에 달려갔는데 “유언을 듣고 싶었고 아들이 엄마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피가 사방에 있었다. 난 그아이를 볼 수도 없었다. 이미 너무 많은 피를 흘려 파리하고 몸이 차가웠다. 뭐라 말하겠는가? 잔인무도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들은 3년 동안 금 세공 일을 배우면서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어머니와 함께 요리를 만들어 대접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돈을 많이 벌면 어머니에게 집을 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생전 화를 내게 하거나 슬퍼하게 만들지도 않았던 아들이었다. 운명의 날, 그는 어머니에게 일하러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나갔다. 전날 밤 어머니가 다시는 시위 현장에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기 때문이었다. 아들이 너무나 시위에 나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다.마지막으로 가장 큰 도시 양곤 남쪽 다곤 마을에서 조용히 지내다 아내 앞에서 목숨을 잃은 모터사이클을 개조한 택시 운전사 헤인 흐텟 아웅이다. 지난 2월 28일 평소와 다름 없이 아내 마 진 마르와 함께 일을 마친 뒤 버스를 타고 시위를 하러 가던 중이었다. 버스가 멈추더니 총격전이 벌어진다며 승객들에게 내리라고 했다. 마 진 마르는 “도로를 건네는데 그가 총에 맞았다. 고통스러워 비명을 질렀다. 가슴에 피가 흥건했다. 난 구멍을 누르며 압박했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너무 늦었다. 동네 사람들을 모두 알던 그에 대해 아내는 “아주 소탈한 사람이었다. 평온하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많이 걸지도 않는 사람이었다. 틈이 나면 휴대전화 게임을 하곤 했다. 정직하게 일해 가족을 부양하는 일에만 골몰하던 사람이었다”고 돌아봤다. 부부는 5년 전 온라인 소개로 만나 결혼했다며 “우리는 어디를 가든 함께 했다. 그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마 진 마르는 쿠데타를 저지할 때까지 계속 시위에 나설 것이라면서 “(대의명분에) 목숨을 바친 이들의 가족들을 존경한다. 난 그들이 더욱 강해졌으면 좋겠다. 내 남편을 잃었기에 그들과 똑같은 슬픔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는 멈출 수 없다. 지금 물러설 수도 없다. 그렇게 하면 죽음 뿐이다.” 한편 전날 한 청년은 반어적 표현으로 “70일 동안 단지 700명 죽었다. 천천히 해라, 유엔. 우리는 아직 (죽을 사람이) 수백만 명 남아 있다”는 피켓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미얀마 군부를 대상으로 한 제재 등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군부의 친구’로 꼽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버티고 있는 한 실현 가능성이 작은 것을 꼬집은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우주를 보다] 허블우주망원경 포착한 ‘죽어가는 은하’ NGC 1947

    [우주를 보다] 허블우주망원경 포착한 ‘죽어가는 은하’ NGC 1947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이 죽어가는 은하계의 놀라운 이미지를 포착했다. NGC 1947로 알려진 이 은하는 약 200년 전 스코틀랜드 출신 천문학자 제임스 던롭이 호주의 밤하늘을 연구하던 중 발견한 것이다. 남반구 하늘의 황새치자리 깊숙한 곳에 있는 NGC 1947은 약 40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은하 분류로 볼 때 NGC 1947은 렌즈형 은하에 속하는데, 이는 원래 이 은하의 형태가 나선은하와 타원은하 사이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허블 천문학자들은 성명에서, 지난 200년 동안 NGC 1947의 중심을 돌던 상징적인 나선팔이 자신의 구성 물질 대부분을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나선팔을 따라 회전하는 나선은하의 별, 가스, 먼지와 달리 NGC 1947의 먼지와 가스는 별의 움직임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는 이 은하에 보이는 먼지와 가스 선들이 지난 30억 년 동안 특이은하로 진화하면서 옆의 위성은하에서 끌어온 물질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은하의 배경을 밝게 비춰주는 수백만 개의 별들 덕분에 구조의 나머지 부분을 알아낼 수 있다. 허블의 새로운 이미지에서 별빛과 대비되는 불투명한 먼지선이 특이은하의 밝은 중심 지역을 가로지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천문학자들에 따르면, 은하계가 별을 형성하는 물질을 대부분 잃어버렸기 때문에 새로운 별을 생성할 가능성이 아주 낮다. 별은 빽빽한 가스와 먼지 구름으로 이루어진 성운이 중력의 압력에 의해 중심으로 붕괴될 때, 별 생성의 전 단계인 강착 원반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NGC 1947 은하에는 밀도가 높은 구름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가스와 먼지가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국 사라질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다. NASA는 3월 7일 망원경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인해 예기치 않게 과학 작업이 중단된 후 처음 허블에서 포착한 이 이미지를 게시했다. 망원경이 온라인으로 돌아와 3월 11일에 다시 관측을 다시 시작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세종로의 아침] 국민의 대통령, 진영의 대통령/최광숙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국민의 대통령, 진영의 대통령/최광숙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민심에 토를 달지 않겠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후 9일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도종환 위원장의 첫 일성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 50여명도 “강성 지지층만 의식해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반성문을 내놓았다. 하지만 강성 지지층은 “개혁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집권 이후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국민의 분노에 직면해 양분된 여권의 노선 갈등은 쉽게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 하나같이 청와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시간이다. ‘문재인 보유국’을 자랑하던 여당에서 이런 곡소리가 터져 나오니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국정 기조를 바꾸자니 친문 지지층이 떨어져 나갈 것이고, 기존 국정 기조를 고집하면 민심은 더 멀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나라를 뒤흔든 추미애·윤석열의 갈등에도 ‘침묵’으로 몸을 숨겼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부동산과 세금 등 정책 실패에 대한 성난 민심을 반영할지 말지, 양자택일의 두 갈래길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 현 정부는 그동안 ‘노무현 가치’를 강조했는데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해야 할 때라고 본다. 노 전 대통령은 진보정권을 표방했지만 취임 후 달라졌다. 대선 때는 “반미면 어때”라고 했지만 취임 후 지지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파병, 한미 FTA 타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등으로 국정 방향을 틀었다. 문 대통령도 저서 ‘운명’에서 “더 큰 국익을 위해 필요하면 이라크 파병을 할 수도 있다. 그것이 국가경영”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결단의 대가는 혹독했다. 친노 지지층들이 대거 이탈해 지지율이 떨어지고, 설상가상 여권의 분화까지 이어져 결국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친노 진영에서 스스로 ‘폐족’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노무현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도 “사람들은 지나가다 돌부리에 넘어져도 노 전 대통령을 탓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하는 데 있어 흠결도 있었지만 적어도 진영의 벽에 갇히지 않고 국익을 위한 ‘큰 장사꾼의 안목’(한미 FTA 담화문)으로 국정에 임한 데 대한 평가는 인정받고 있다. 당시 ‘노무현 좌파 이해찬’과 ‘노무현 우파 김병준’으로 대변되는 이들 간의 치열한 노선 갈등이 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이번 선거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 정책만 보더라도 진영 논리에서 출발한 정책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여실히 보여 줬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설계자인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집 가지면 보수, 집 없으면 진보”(저서 ‘부동산은 끝났다’)라고 했다. 부동산 정책을 주거 안정이라는 민생 문제로 접근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접근한 것인데, 결과는 집값 폭등이 세금 폭탄으로 이어지면서 집 가진 자와 없는 자 모두에게 분노를 유발했다. 국정 운영이 국가 전체의 이익, 전체 국민의 이익보다 자신의 진영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펼쳐진다면 그건 대통령이 아니라 한쪽 진영의 보스로 전락하는 길이다. 집권 후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은 문 대통령은 인물과 정책에 있어 대전환의 결단이 필요하다. 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의 대대적 교체가 즉각 이뤄져야 한다. 김빠진 ‘뒷북’ 개각으론 민심을 잡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부동산 정책 등 국정 전반의 정책기조 변화 없인 국민 신뢰를 되찾기 어렵다. 당내 일각에서는 ‘질서 있는 쇄신’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친문 지지층 눈치를 계속 보고 급격한 방향 전환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다시 이런 진영 논리에 힘이 실린다면 국정 쇄신은 물론 내년 대선도 힘들다. 전 국민의 대통령이 될 것인가, 아니면 진영의 대통령으로 남을 것인가. 문 대통령의 결단에 달렸다. bori@seoul.co.kr
  • 기강잡기 나선 北 김정은 “고난의 행군 결심”

    기강잡기 나선 北 김정은 “고난의 행군 결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고난의 행군’을 결심했다며 내부기강 잡기에 나섰다. 대북제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제재 완화를 기대하기보다 경제난을 타개하고 이를 위해 내부 조이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8일 당 최말단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세포비서대회 폐회사에서 “나는 당중앙위원회로부터 시작해 각급 당조직들, 전당의 세포비서들이 더욱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을 결심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은 9일 보도했다. 그는 “전진 도상에 많은 애로와 난관이 가로놓여있으며 그로 말미암아 당 제8차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투쟁은 순탄치 않다”며 “그 어떤 우연적인 기회가 생길 것을 절대로 믿지 않는다.그 어디에 기대를 걸거나 바라볼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날 ‘현시기 당세포 강화에서 나서는 중요 과업에 대하여’ 결론에서도 당세포의 과업 10가지를 짚으며 사상교육과 통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의 건전한 성장과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적지 않고 새 세대들의 사상 정신상태에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라며 “당세포들은 청년교양 문제를 조국과 인민의 사활이 걸린 문제,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운명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이 사업에 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위특수화와 본위주의,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행위와의 투쟁을 재차 강조하며 “당 생활에서는 높고 낮은 당원, 예외로 되는 당원이 있을 수 없으며 이중규율이 절대로 허용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박형준 “가덕 신공항엔 초당적 협치”

    박형준 “가덕 신공항엔 초당적 협치”

    8일 공식 업무를 시작한 박형준 부산시장에겐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가 산적해 있다. 최근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19 해결 방안 마련뿐 아니라 지난 1년간의 시장 공백에 따른 시정 정상화도 쉽지 않은 과제다. 또 임기가 불과 1년 3개월인 만큼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북항 재개발 사업 등도 만만치 않은 숙제다. 결국 박 시장이 정부와 여당의 견제를 뚫고 대형 사업들을 얼마나 조속히 이뤄 내느냐가 재선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이날 첫 공식 1호 결재 건으로 ‘코로나19 위기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선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침체한 부산의 지역경제를 살리고 소상공인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대책은 부산 소상공인 임차료 지원 자금을 기존 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4배 늘리고, 1년간 무이자 지원, 특별자금 상환 기간을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것 등이 골자다. 또 부산지역화폐 ‘동백전’ 발행 규모를 최대 2조원까지 확대해 지역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도 담겼다. 소폭의 인사도 단행했다. 1년여 시정의 빠르게 메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비서실장에 김봉철 재정혁신담당관을 임명했다. 시정 살림을 담당하는 행정자치국장에는 김광회 상수도사업본부장을 임명했다. 가덕도 신공항 등 각종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서 야당 시장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가덕도 신공항과 2030월드엑스포, 에코델타시티, 북항 재개발 사업 등 부산의 미래를 바꿀 대형 프로젝트들이 정부 주도의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인 박 시장의 입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특별법 통과로 무조건 진행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건설 속도’는 정부와 여당이 쥐고 있다. 박 시장은 1년 3개월 남짓의 재임 기간 정부에 ‘약속대로 빨리 해 주이소’라고 읍소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내년 6월 재선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박 시장에게 정부와 여당이 ‘착공’이라는 선물을 쉽게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 시장이 이날 취임 일성으로 “부산 미래 운명을 좌우할 가덕도 신공항이라는 과제에 초당적 협치를 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부산 정가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저지와 가덕도 신공항 등 대형 개발 프로젝트 등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박 시장의 재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영남당 극복’ 치고 나간 野초선… 6월 전대, 지역·세대교체 갈림길

    ‘영남당 극복’ 치고 나간 野초선… 6월 전대, 지역·세대교체 갈림길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대승이라는 ‘보약’을 들이켠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까지 체력을 유지해 정권 탈환을 이룰지 관심이 집중된다. 2016년 탄핵 사태를 전후로 더불어민주당에 빼앗겼다가 되찾은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얼마나 끌고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승리의 기운을 당의 체질 개선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초선 의원들이 먼저 나섰다. 국민의힘 초선 56명 중 42명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영남 꼰대당 탈피’를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보선 승리는 국민의힘에 주어진 무거운 숙제”라며 “승리의 기쁨은 묻어두고 국민의 뜻이 또다시 실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당을 바로 세우고 처절하게 혁신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특히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 나가겠다”며 “구시대의 유물이 된 계파 정치를 단호히 거부하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한팀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특정 지역’은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한 영남세력을 겨냥한 것이고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초선들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에 맞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김 위원장이 주도한 당 개혁 흐름을 이어받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다가오는 전당대회에서 당권 경쟁에 직접 나설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당을 떠나며 “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 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것에 더해 당을 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내는 사람이 아직 내부에 많다”고 경고했다. 오는 6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후보군으로는 정진석·조경태·주호영(이상 5선), 박진·홍문표(4선), 윤영석(3선)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원외 인사인 김무성·나경원 전 의원도 전대에 나설 수 있으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포함하는 통합 전대설도 흘러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경고와 초선들의 성명은 이들에게 “가급적 나오지 말라”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이들을 대체할 세대교체 주자로는 초선인 김웅·윤희숙 의원 등이 꼽힌다. 지역교체와 세대교체를 둘러싼 논란이 분열로 귀결되느냐, 당의 환골탈태로 귀결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의 운명도 달라진다. 만약 국민의힘이 개혁과 외연 확장을 앞세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중도층 인사들을 끌어들인다면 김 위원장도 다시 국민의힘에 들어와 대선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전대 과정에서 계파 갈등 등 자중지란에 빠진다면 보선 승리로 쟁취한 야권재편 구심력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선을 긋는 순간 야권은 ‘제3지대’ 소용돌이에 빠지며 또다시 분열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전대는 단순히 당 대표를 뽑는 게 아닌 야권 재편의 그릇을 정하는 것”이라며 “전대로 인한 갈등으로 야권의 단일대오가 깨진다면 내년 대선에서 필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국민의힘 운명 달린 전대…초선들 “영남당 극복하자”

    국민의힘 운명 달린 전대…초선들 “영남당 극복하자”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대승이라는 ‘보약’을 들이켠 국민의힘이 내년 대선까지 체력을 유지해 정권 탈환을 이룰지 관심이 집중된다. 2016년 탄핵 사태를 전후로 더불어민주당에 빼앗겼다가 되찾은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얼마나 끌고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승리의 기운을 당의 체질 개선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초선 의원들이 먼저 나섰다. 국민의힘 초선 56명 중 42명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영남 꼰대당 탈피’를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보선 승리는 국민의힘에 주어진 무거운 숙제”라며 “승리의 기쁨은 묻어두고 국민의 뜻이 또다시 실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당을 바로 세우고 처절하게 혁신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특히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 나가겠다”며 “구시대의 유물이 된 계파 정치를 단호히 거부하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한팀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특정 지역’은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한 영남세력을 겨냥한 것이고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초선들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퇴임에 맞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김 위원장이 주도한 당 개혁 흐름을 이어받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다가오는 전당대회에서 당권 경쟁에 직접 나설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당을 떠나며 “당을 스스로 강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외부 세력에 의존하려 한다든지, 그것에 더해 당을 흔들 생각만 한다든지,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내는 사람이 아직 내부에 많다”고 경고했다. 오는 6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후보군으로는 정진석·조경태·주호영(이상 5선), 박진·홍문표(4선), 윤영석(3선)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원외 인사인 김무성·나경원 전 의원도 전대에 나설 수 있으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포함하는 통합 전대설도 흘러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경고와 초선들의 성명은 이들에게 “가급적 나오지 말라”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이들을 대체할 세대교체 주자로는 초선인 김웅·윤희숙 의원 등이 꼽힌다. 지역교체와 세대교체를 둘러싼 논란이 분열로 귀결되느냐, 당의 환골탈태로 귀결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의 운명도 달라진다. 만약 국민의힘이 개혁과 외연 확장을 앞세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중도층 인사들을 끌어들인다면 김 위원장도 다시 국민의힘에 들어와 대선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전대 과정에서 계파 갈등 등 자중지란에 빠진다면 보선 승리로 쟁취한 야권재편 구심력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선을 긋는 순간 야권은 ‘제3지대’ 소용돌이에 빠지며 또다시 분열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전대는 단순히 당 대표를 뽑는 게 아닌 야권 재편의 그릇을 정하는 것”이라며 “전대로 인한 갈등으로 야권의 단일대오가 깨진다면 내년 대선에서 필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무협은 영원하리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무협은 영원하리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반에 학급문고라는 것이 생겼다. 선생님들은 학기 초마다 아이들에게 각자 집에서 보던 동화책을 한 권씩 가져오라고 했다. 요즘처럼 책이 흔하던 시대가 아니라 우리는 아이 책이든 어른 책이든 손에 잡히는 대로 학교에 가져갔고 선생님은 교실 뒤편의 서가에 그것들을 무질서하게 꽂았다. 아마 ‘질서 있게’ 꽂을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천금성이 쓴 전두환 전기 ‘황강에서 북악까지’ 같은 책까지 있었으니까. 참고로 나는 이 책에 무척 감동했다. 초등학교 몇 년 동안 전두환은 대하소설 ‘대망’의 일부였던 시바 료타로가 쓴 ‘료마가 간다’의 주인공 사카모토 료마와 함께 내 마음속의 영웅이었다. 중1 때 설날에 큰댁에서 만난 대학생 사촌형에게서 “그 새끼는 죽일 놈이야”라는 욕을 듣지 않았다면 또 몇 년을 그 독재자의 신화에 속고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내가 학급문고에서 가장 감명스레 읽은 책은 뭐니 뭐니 해도 ‘어린이 군협지’였다. 표지가 너덜너덜했던 그 다섯 권짜리 책은 10살 남자아이의 영혼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소림사에서 달마역근경의 무공을 배우고 강호의 혈투에 뛰어든 소년 서원평. 무림의 정의를 구현하려다 수십 차례 죽을 고비를 만났지만 그때마다 굳은 신념과 기연으로(함정에 빠지거나 절벽에서 떨어질 때마다 거기에 기다렸다는 듯이 무공을 높여 주는 무공 비급이나 영약이 놓여 있었다) 살아나고 신비로운 자의소녀와 애절한 사랑을 나눈다. 훗날 고교생이 돼서야 나는 그 책이 대만의 무협작가 와룡생의 1959년 작 ‘옥차맹’(玉釵盟)의 소년판이라는 것을 알았다. 중화권에서 삼국지 다음으로 널리 읽혔다는 ‘옥차맹’은 한국에서는 ‘군협지’ 또는 ‘군웅문’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차례 번역, 출간됐는데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으면 어린이용 개작본까지 나와서 초등학교 학급문고로 흘러들어 왔을까. 어쨌든 난 처음 접한 ‘강호’의 세계관에 완전히 매료됐고, 급기야 그 대학생 사촌형이 어느 날 우리 집에 들러 “요즘 무슨 책이 재미있니?”라고 물었을 때 아주 당당하게 “‘어린이 군협지’요”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순간 사촌형은 당황해서 좀 머뭇대다가 “애들은 그런 책 보면 안 돼”라고 말했다. 아니, 왜? 어린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 눈치를 보니 사촌형도 그 책을 본 게 분명했는데도 말이다. 나중에야 이해가 갔다. 나는 ‘군협지’를 시작으로 중고교 때는 김용의 무협소설에 빠져 살았다. 김용의 18권짜리 ‘영웅문’이 출판되고 있을 때는 매일 서점에 들러 다음 권이 나왔는지 기웃거리곤 했으며, 시험 때마다 무협소설을 읽느라 밤을 새우는 바람에 학교 석차가 곤두박질을 쳤다. 그뿐인가. 하필 가장 중요한 인격 형성기에 강호의 세계관을 흡수하는 바람에 매사에 대의명분이나 따지고 어려울 때 기연이 생기길 바라는 비현실적인 어른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형, 무협소설은 실제로 내 인생의 기연이기도 했어. 대학원생 신분으로 일찍 결혼해 애까지 낳고 생계가 막연할 때 우연히 무협소설 윤문 일을 시작해 20년 넘게 살림에 큰 보탬이 되고 있으니까. 내가 교양으로 밥 먹고 사는 출판 번역가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우리 시대가 교양으로 배불리 먹고 살 수 있는 시대는 아니잖아. 지난달에도 웹에 연재될 무협소설 한 권 분량을 급히 손봐야 해서 집을 나와 홍대 앞 게스트하우스에 사흘간 처박혀 있었어.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사람들은 왜 대본소도, 도서대여점도 거의 사라진 이 웹소설의 시대에 아직도 무협소설을 읽는 걸까? 심지어 무협 게임과 무협 드라마까지 즐기고 있잖아. 생각해 보면 무림 고수와 절세미녀들이 서식하는 그 강호라는 곳은 고대 중국을 모형으로 설계된, 우리 한국인과는 전혀 무관한 가상세계인데도 말이야. 아마 요즘 사람들도 기연이 필요해서겠지? 현실에는 기연이 존재하지 않으니 강호의 고수들을 통해 상상으로라도 기연을 누려 보고 싶어서겠지? 형은 이제 세상에 없으니 아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상은 갈수록 편리해지고 풍요로워지고 있어. 하지만 사람들은 그와 정비례해 갈수록 가상세계에서 기연을 찾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지. 아마 무협은 영원할 거야. 어쩌면 인류와 끝까지 운명을 함께할지도 몰라.”
  • “내 운명을 바꿔 놓은 피아졸라, 한 곡 한 곡 영혼 갈아 넣었죠”

    “내 운명을 바꿔 놓은 피아졸라, 한 곡 한 곡 영혼 갈아 넣었죠”

    소리만으로 시공간을 이동하는 느낌을 주는 악기들이 있다. 손풍금으로 불리는 ‘반도네온’도 그중 하나다. 19세기 독일에서 교회음악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르헨티나로 건너와 탱고를 대표하는 악기로 자리매김했고, 아스토르 피아졸라 등 거장들의 손을 거쳐 지구 반대편 대중의 마음도 파고들었다.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공연들이 속속 열리는 요즘 반도네오니스트 겸 작곡가 고상지가 그의 곡들을 재해석한 앨범을 지난달 30일 발매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피아졸라를 “운명을 바꿔 놓은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만약 피아졸라가 더 일찍 태어나 연주나 영상이 남아 있지 않았다면, 그의 신들린 몰입과 엄청난 카리스마를 접하지 않았다면 음악을 안 했을 수도 있어요.” 공학도의 길을 포기하고 16년째 손꼽히는 반도네오니스트로 활동하게 된 건 우연히 피아졸라를 알게 되면서다. 어릴 적 즐겨 하던 게임 ‘드래곤 퀘스트’ 속 배경음악의 코드 진행이 그의 곡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됐고, 반도네온을 배우기 위해 일본과 아르헨티나 유학길에 올랐다. 최근 TV에서 이 악기를 자주 보게 된 데는 그의 역할이 작지 않다. “음악의 사회적인 확산보다는 음악 자체에 집중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지만 정재형, 김동률, 윤상 등 뮤지션과의 꾸준한 작업과 자신의 앨범을 통해 대중화에 기여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3년 만에 나온 정규앨범인 4집 ‘엘 그란 아스토르 피아졸라’ (EL GRAN ASTOR PIAZZOLLA)는 반도네온의 색깔을 더 다채롭게 펼친다. 첼로 파트를 반도네온으로 바꾼 ‘르 그랑 탱고’(Le Grand Tango), 밝고 부드러운 ‘데카리시모’(Decarissimo), 록의 느낌을 가미한 ‘피어’(Fear), 피아졸라의 ‘악마 모음곡’ 중 하나인 ‘바자모스 알 디아블로’(Vayamos Al Diablo) 등 9곡 모두 다른 느낌이다. 편곡도 바이올린 등 각 악기의 개성을 살렸다. 자작곡을 포함한 이전 음반이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라이브처럼 숨 쉬듯, 공연하듯 그때의 기분을 충실하게 반영했다. 제작에만 2년이 걸렸을 만큼 한 곡 한 곡 영혼과 뼈를 갈아 넣었다는 그는 “같이 작업한 사람들을 너무 괴롭힌 것 같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반응을 보면 뿌듯하다. “여기는 아르헨티나 서구 둔산동”, “누나 나 죽어” 같은 짧지만 강한 댓글은 물론 탱고의 고향 아르헨티나에서도 ‘데카리시모’ 등 뮤직비디오가 공유되고 있다. 특히 본고장에서 이렇게까지 좋아해 준 건 처음이라 기쁨이 더 컸다. 다음 작업들 역시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넘나든다. 우선 피아졸라가 영향을 많이 받은 바흐를 주제로 ‘바흐, 피아졸라를 만나다’ 공연을 할 예정이다. 2011년 MBC 무한도전에서 선보였던 ‘순정마초’ 등 가요를 편곡한 앨범, 피아니스트 조영훈과의 협업 앨범도 준비 중이다. 고상지는 “소품집부터 ‘중품집’까지 공들인 앨범들이 나올 예정이니 기대해 달라”며 활짝 웃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여기는 중국] 시진핑 집권 8년만에 성과…중국에 더 이상 절대적 빈곤은 없다?

    [여기는 중국] 시진핑 집권 8년만에 성과…중국에 더 이상 절대적 빈곤은 없다?

    중국 농촌 빈곤층의 연평균 가처분 소득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기준 중국 빈곤 농촌 지역 주민의 1인당 평균 연평균 가처분소득은 1만 2588만 위안(약 215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3년 기준 6079위안(약 104만 원)에서 약 11.6% 증가한 수치다. 6일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발간한 ‘인류빈곤퇴치 중국실천백서’(이하 빈곤퇴치백서)에 따르면 이 시기 빈곤층 자녀의 의무교육율은 94.8%에 달했다. 빈곤층의 99.9% 이상이 중국 기초의료보험에 가입, 적절한 수준의 의료혜택을 지원받았다. 또 빈곤 지역 내 상수도 보급률은 83%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에 공개된 빈곤퇴치백서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공동으로 조사, 신문판공실이 발간했다. 총 3만 글자로 제작된 빈곤퇴치백서는 지난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했던 약 8년 간의 시기에 중국의 빈민 구제 정책이 성공적인 효과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백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 832곳의 현에 소재한 12만 8000곳의 농촌 거주민들이 극단적인 빈곤 상태에서 벗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 주석 취임 이후 불과 8년 만에 농촌 거주 빈곤층 9899만 명이 절대적 빈곤 상태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해당 백서는 ‘14억 중국인은 세계 인구의 약 5분의 1에 달하는 비중’이라면서 ‘이들 중상당수가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개발 상태에 도달했다. 중화 민족 발전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이며 나아가 인류 발전사의 진보를 위한 중대한 공헌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시기 절대적 빈곤 상태에 놓였던 여성의 탈빈곤화가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시됐던 ‘중국 여성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총 1021만 명의 빈곤층 여성들의 교육 수준 향상 및 기술 훈련 보급 활동이 지원됐다. 해당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중국 정부는 총 4500억 위안 상당의 대규모 투자를 지원했다고 집계했다. 이를 통해 870만 명의 여성이 정부 지원 담보 대출금을 지원, 여성 창업가 양성 프로그램에 투자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자궁경부암과 유방암 등 여성질환을 앓는 19만 2000명의 환자에게 무료 의료 지원서비스 및 긴급 수술비용을 지원했다.이와 함께, 영유아와 아동 및 청소년 개발 프로그램 운용을 통해 적절한 수준의 교육을 정부가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빈곤 지역 아동의 영양 개선 프로그램을 동시에 운영, 생후 6~24 개월의 영유아 및 아동에게 1일 1개 보조식품 및 보충 영양제를 무료 지급했던 사실도 공개됐다. 중국 정부는 해당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총 1120 만 명의 아동이 혜택을 받았다고 집계했다. 또한 선천성 기형아와 유전 대사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비 지원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총 4만 1000 명의 어린이들에게 4억 7천만 위안의 구호 기금이 전달됐다. 빈곤지역 거주 60세 이상 노령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 지원 서비스도 개선됐다고 해당 백서는 밝혔다. 특히 이 시기 총 3689만 명의 노령자에게 무료 의료 상담 및 노인 돌봄 서비스를 구축한 것으로 확인됐다.또한 근로 활동이 불가능한 중증 장애인을 위해 생활보조금과 돌봄 보조금 제도를 신설, 총 2400만 명의 장애인들에게 혜택이 지원됐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장애인 주거 안정화 대책으로 총178만 5000가구의 중증 장애인 가정에게 무상 임대 주택을 지원했다. 전국에 소재한 해당 장애인 주택 시설에는 장애아동을 위한 교육 전문가 8만 명이 국가 공무원으로 채용, 장애 아동에게 적절한 수준의 교육 및 기술 훈련이 실시됐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빈곤퇴치백서는 ‘가난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 아니다’면서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고 각 개인이 가진 빈곤 퇴치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결단력, 실천이 뒤따른다면 절대적인 빈곤 상태에서 벗어나 공동 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유부남 사랑했다가 부인에 납치당했다” 가수 문주란 후회

    “유부남 사랑했다가 부인에 납치당했다” 가수 문주란 후회

    가수 문주란이 불우한 가정사를 고백하며 어리석은 사랑을 했다고 고백했다. 문주란은 지난 5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엄마가 5세 때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성인이 되서 돌아가셨다. 내가 나이가 됐을 때 가시지, 너무 일찍 가셨다. 꿈에라도 나타났으면 하는데 안 나타난다. 아버지가 총 3번 결혼하셔서 계모를 2번 모셨다”고 가정사를 고백했다. 문주란은 음독사건에 대해 “남자의 ‘남’도 몰랐을 때다. 남진과의 스캔들이 대서특필 됐다.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 나오니까 어린 마음에 자존심이 있어서 음독을 했다. 그때 보름 만에 눈을 떴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20세가 넘어 만난 첫사랑은 유부남이었다고. 문주란은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못 받아 사람을 많이 사랑하게 되고 의지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며 “그쪽 부인이 방송가까지 와서 (납치 당했다) 내게 첫사랑이었지만 남의 남자니까. 내가 그런 사람을 안 만났다면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지 않았을까 한다”라고 후회했다. 문주란은 “(지금은) 혼자가 좋다. 사랑도 해봤는데 피곤하다. 사람은 운명이라는 게 있는데 나는 결혼해서 남편을 갖고 살 운명이 아닌가보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중 기싸움에 낀 한국… ‘한반도 평화’ 고리로 협력 공간 넓혀야

    미중 기싸움에 낀 한국… ‘한반도 평화’ 고리로 협력 공간 넓혀야

    미국과 중국의 정면충돌,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각각 미국과 중국 방문 길에 오른다.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겹치면서 한국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과 함께 미중 간 ‘협력의 공간’을 파고들면 한국이 한반도의 운명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청와대는 서 실장이 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고 31일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우리 측 고위급 인사가 미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대북 정책 확정, 한미일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로 3자 협의와 함께 한미·한일 양자 협의도 예정돼 있다. 청와대는 “대북 정책 관련 한미 양국 간 조율된 전략 마련, 한미동맹 강화, 글로벌 현안에 대한 한미·한미일 협조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한미일 공조 체제 강화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을 보다 두텁게 만드는 것으로 중국을 향한 강력한 압박 신호이기도 하다. 당장 정 장관은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 당일 중국 푸젠성 샤먼으로 전용기를 타고 이동한 뒤 이튿날인 3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한다. 정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두 회담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우연히 시기가 겹쳤다”고 말했지만, 중국 측의 치밀한 계산이 먹혀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중 갈등의 최전선인 대만과 인접한 샤먼에서 회담이 개최되는 것도 이번 회담의 성격이 단순히 한중 간 협력 증진에만 있지 않다는 걸 잘 보여 준다.이번 회담에선 한중 간 현안, 한반도를 비롯한 지역 문제, 글로벌 이슈 등이 의제로 올라오는데, 이 과정에서 미중 갈등에 대한 의견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 장관은 “한미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한국이 미국에 밀착되는 걸 경계하는 중국으로서는 한국으로부터 어떤 ‘약속’을 받아내려고 할 수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도 한국을 ‘약한 고리’로 보고 정 장관을 통해 한국은 반중 전선에 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들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방미와 방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양측에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중국은 회담 이후 내부 선전 목적으로 한국과의 회담 결과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을 사실상 겨냥한 쿼드(미·일·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와 관련해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정 장관이 한미 외교국방 장관(2+2) 회의에서 ‘국익과 일치하는 어떤 협의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했는데 중국에도 이처럼 쿼드 참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연이은 회담이 한국의 외교 공간을 넓혀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경쟁 구도에 있지만 협력의 공간도 굉장히 많다”며 한반도 평화 문제가 대표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정착에 대해 늘 우리의 입장을 지지했기 때문에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매우 솔직하게 건설적 방향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신 센터장도 “한중이 북한의 도발에 반대한다는 점은 의견이 일치한다”며 “중국에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킬 것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 장관은 한일 관계 개선도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에 대해 강하게 대처하면서도 이날 곧바로 일본 담당 아시아태평양 국장을 일본에 급파했다. 고위급 협의 채널을 가동해 관계 개선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향해 “언제 어디서든 만날 용의가 있다”며 재차 대화를 촉구했다. 이어 “미국이 한일 관계 개선에 협력을 해 주는 것은 환영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문제는 한일 양국이 풀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못 박았다. 북한의 최근 군사적 도발과 담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매우 유감”이라고 단호한 표현을 쓰면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입구’로 불리는 종전선언이 북미 관계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북한도 종전선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미중 기싸움에 낀 한국… ‘한반도 평화’ 고리로 협력 공간 넓혀야

    미중 기싸움에 낀 한국… ‘한반도 평화’ 고리로 협력 공간 넓혀야

    미국과 중국의 정면충돌,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각각 미국과 중국 방문 길에 오른다.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겹치면서 한국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과 함께 미중 간 ‘협력의 공간’을 파고들면 한국이 한반도의 운명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청와대는 서 실장이 2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고 31일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우리 측 고위급 인사가 미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한일 양자 협의도 예정돼 있다. 청와대는 “대북 정책 관련 한미 양국 간 조율된 전략 마련, 한미동맹 강화, 글로벌 현안에 대한 한미·한미일 협조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한미일 공조 체제 강화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을 보다 두텁게 만드는 것으로 중국을 향한 압박 신호이기도 하다. 한미일 안보사령탑 회의는 사실상 한국시간으로 3일 열리는 셈인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정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회담을 한다. 정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두 회담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우연히 시기가 겹쳤다”고 말했지만, 중국 측의 치밀한 계산이 먹혀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때 양안 갈등이 첨예했던 샤먼에서 회담이 개최되는 것도 이번 회담의 성격이 단순히 한중 간 협력 증진에만 있지 않다는 걸 잘 보여 준다. 이번 회담에선 한중 간 현안, 한반도를 비롯한 지역 문제, 글로벌 이슈 등이 의제로 올라오는데, 이 과정에서 미중 갈등에 대한 의견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 장관은 “한미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한국이 미국에 밀착되는 걸 경계하는 중국으로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카드를 내걸며 한국으로부터 어떤 ‘약속’을 받아내려고 할 수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시 주석 방한은 한한령이 최종적으로 철회되는 의미를 지닌다”면서 “중국은 한국을 ‘약한 고리’로 보고 정 장관을 통해 한국은 반중 전선에 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들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이유로 이번 방미와 방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양측에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중국을 사실상 겨냥한 쿼드(미·일·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정 장관이 한미 외교국방 장관(2+2) 회의에서 ‘국익과 일치하는 어떤 협의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했는데 중국에도 이처럼 쿼드 참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얘기해야 한다”면서 “그 얘기도 못한다면 한국은 ‘흔들면 흔들리는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연이은 회담이 한국의 외교 공간을 넓혀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경쟁 구도에 있지만 협력의 공간도 굉장히 많다”며 한반도 평화 문제가 대표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정착에 대해 늘 우리의 입장을 지지했기 때문에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매우 솔직하게 건설적 방향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신 센터장도 “한중이 북한의 도발에 반대한다는 점은 의견이 일치한다”며 “중국에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킬 것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 장관은 한일 관계 개선도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에 대해 강하게 대처하면서도 이날 곧바로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을 일본에 급파했다. 고위급 협의 채널을 가동해 관계 개선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향해 “언제 어디서든 만날 용의가 있다”며 재차 대화를 촉구했다. 이어 “미국이 한일 관계 개선에 협력을 해 주는 것은 환영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문제는) 한일 양국이 풀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못박았다. 북한의 최근 군사적 도발과 담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매우 유감”이라고 단호한 표현을 쓰면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입구’로 불리는 종전선언이 북미 관계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북한도 종전선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같은 날 한미일·한중 회동… G2 사이 ‘외교 시험대’

    같은 날 한미일·한중 회동… G2 사이 ‘외교 시험대’

    미국과 중국의 정면충돌,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각각 미국과 중국 방문 길에 오른다.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겹치면서 한국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과 함께 미중 간 ‘협력의 공간’을 파고들면 한국이 한반도의 운명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청와대는 서 실장이 2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고 31일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우리 측 고위급 인사가 미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한일 양자 협의도 예정돼 있다. 청와대는 “대북 정책 관련 한미 양국 간 조율된 전략 마련, 한미동맹 강화, 글로벌 현안에 대한 한미·한미일 협조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한미일 공조 체제 강화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을 보다 두텁게 만드는 것으로 중국을 향한 압박 신호이기도 하다. 한미일 안보사령탑 회의는 사실상 한국시간으로 3일 열리는 셈인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정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회담을 한다. 정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두 회담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우연히 시기가 겹쳤다”고 말했지만, 중국 측의 치밀한 계산이 먹혀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때 양안 갈등이 첨예했던 샤먼에서 회담이 개최되는 것도 이번 회담의 성격이 단순히 한중 간 협력 증진에만 있지 않다는 걸 잘 보여 준다. 이번 회담에선 한중 간 현안, 한반도를 비롯한 지역 문제, 글로벌 이슈 등이 의제로 올라오는데, 이 과정에서 미중 갈등에 대한 의견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 장관은 “한미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한국이 미국에 밀착되는 걸 경계하는 중국으로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카드를 내걸며 한국으로부터 어떤 ‘약속’을 받아내려고 할 수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시 주석 방한은 한한령이 최종적으로 철회되는 의미를 지닌다”면서 “중국은 한국을 ‘약한 고리’로 보고 정 장관을 통해 한국은 반중 전선에 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들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이유로 이번 방미와 방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양측에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중국을 사실상 겨냥한 쿼드(미·일·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정 장관이 한미 외교국방 장관(2+2) 회의에서 ‘국익과 일치하는 어떤 협의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했는데 중국에도 이처럼 쿼드 참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얘기해야 한다”면서 “그 얘기도 못한다면 한국은 ‘흔들면 흔들리는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연이은 회담이 한국의 외교 공간을 넓혀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경쟁 구도에 있지만 협력의 공간도 굉장히 많다”며 한반도 평화 문제가 대표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정착에 대해 늘 우리의 입장을 지지했기 때문에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매우 솔직하게 건설적 방향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신 센터장도 “한중이 북한의 도발에 반대한다는 점은 의견이 일치한다”며 “중국에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킬 것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 장관은 한일 관계 개선도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에 대해 강하게 대처하면서도 이날 곧바로 이상렬 외교부 아시아태평양 국장을 일본에 급파했다. 고위급 협의 채널을 가동해 관계 개선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향해 “언제 어디서든 만날 용의가 있다”며 재차 대화를 촉구했다. 이어 “미국이 한일 관계 개선에 협력을 해 주는 것은 환영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문제는) 한일 양국이 풀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못박았다. 북한의 최근 군사적 도발과 담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매우 유감”이라고 단호한 표현을 쓰면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입구’로 불리는 종전선언이 북미 관계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북한도 종전선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정의용·서훈 ‘투톱’의 G2 방문...한반도 운명 어디로

    정의용·서훈 ‘투톱’의 G2 방문...한반도 운명 어디로

    2일 워싱턴서 한미일 안보실장협의3일 중국 샤먼서 한중외교장관회담정의용 “의도적 아닌 우연히 겹쳐”中, 한국에 약속 받아내려 할 수도미, 중 양측에 일관된 메시지 중요미국과 중국의 정면충돌,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한반도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각각 미국과 중국 방문 길에 오른다.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겹치면서 한국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과 함께 미중 간 ‘협력의 공간’을 파고들면 한국이 한반도의 운명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청와대는 서 실장이 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리는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고 31일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우리 측 고위급 인사가 미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대북 정책 확정, 한미일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로 3자 협의와 함께 한미·한일 양자 협의도 예정돼 있다. 청와대는 “대북 정책 관련 한미 양국 간 조율된 전략 마련, 한미동맹 강화, 글로벌 현안에 대한 한미·한미일 협조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한미일 공조 체제 강화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을 보다 두텁게 만드는 것으로 중국을 향한 강력한 압박 신호이기도 하다. 당장 정 장관은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 당일 중국 푸젠성 샤먼으로 전용기를 타고 이동한 뒤 이튿날인 3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한다. 정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두 회담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고 우연히 시기가 겹쳤다”고 말했지만, 중국 측의 치밀한 계산이 먹혀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중 갈등의 최전선인 대만과 인접한 샤먼에서 회담이 개최되는 것도 이번 회담의 성격이 단순히 한중 간 협력 증진에만 있지 않다는 걸 잘 보여 준다. 이번 회담에선 한중 간 현안, 한반도를 비롯한 지역 문제, 글로벌 이슈 등이 의제로 올라오는데, 이 과정에서 미중 갈등에 대한 의견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 장관은 “한미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한국이 미국에 밀착되는 걸 경계하는 중국으로서는 한국으로부터 어떤 ‘약속’을 받아내려고 할 수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도 한국을 ‘약한 고리’로 보고 정 장관을 통해 한국은 반중 전선에 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들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이유로 이번 방미와 방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양측에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중국은 회담 이후 내부 선전 목적으로 한국과의 회담 결과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을 사실상 겨냥한 쿼드(미·일·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와 관련해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정 장관이 한미 외교국방 장관(2+2) 회의에서 ‘국익과 일치하는 어떤 협의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고 했는데 중국에도 이처럼 쿼드 참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연이은 회담이 한국의 외교 공간을 넓혀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경쟁 구도에 있지만 협력의 공간도 굉장히 많다”며 한반도 평화 문제가 대표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 정착에 대해 늘 우리의 입장을 지지했기 때문에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매우 솔직하게 건설적 방향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신 센터장도 “한중이 북한의 도발에 반대한다는 점은 의견이 일치한다”며 “중국에 북한의 도발을 자제시킬 것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정의용, 일본 외무상 향해 “언제 어디서든 만날 용의” 정 장관은 한일 관계 개선도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에 대해 강하게 대처하면서도 이날 곧바로 일본 담당 아시아태평양 국장을 일본에 급파했다. 고위급 협의 채널을 가동해 관계 개선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향해 “언제 어디서든 만날 용의가 있다”며 재차 대화를 촉구했다. 이어 “미국이 한일 관계 개선에 협력을 해 주는 것은 환영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문제는 한일 양국이 풀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못 박았다. 북한의 최근 군사적 도발과 담화에 대해서는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매우 유감”이라고 단호한 표현을 쓰면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입구’로 불리는 종전선언이 북미 관계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북한도 종전선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살얼음판 배구 순위 경쟁… 대한항공·우리카드가 결정

    살얼음판 배구 순위 경쟁… 대한항공·우리카드가 결정

    프로배구 남자부 ‘봄 배구’ 진출팀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되게 됐다.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는 31일 “프로배구 출범 이후 정기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준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결정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리그 승점 2위팀과 3위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하지만 3위팀과 4위팀의 승점이 3점 이하일 경우 단판 승부인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도록 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는 2015~16시즌 이후 열리지 않았지만 이번 시즌엔 개최가 확정됐다. 경기 날짜는 4월 4일이다. 준플레이오프 출전 팀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KB손해보험은 승점 58(19승 17패)을 쌓으면서 31일 현재 3위로 정규리그 경기를 모두 마쳤다. KB손보는 지난 3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방정식이 복잡해졌다. KB손보의 봄배구 운명은 각각 한 경기를 남긴 OK금융그룹(승점 55·19승 16패), 5위 한국전력(승점 55·18승 17패)의 경기 결과에 달려있다. OK금융은 4월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대한항공(승점 73·25승10패)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국전력은 다음날(4월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승점64·22승13패)와 맞붙는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 우리카드는 2위를 확정하고 봄배구를 준비하는 터라 주전 선수 보호차원에서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OK금융이나 한국전력이 기대를 거는 부분이다. OK금융과 한국전력이 모두 세트 스코어 3-0 또는 3-1로 승리해 승점 3점을 확보하면 KB손보를 포함한 세팀이 모두 승점 58점으로 같아진다. 이럴 경우 V리그는 승점-승리 경기 수-세트 득실률-점수득실률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20승을 챙기는 OK금융그룹이 3위로 차지한다. 세트 득실률에서 KB손보는 1.028이다. 한국전력이 우리카드에 세트 스코어 3-1로 이기면 세트 득실률은 1.054로 KB손보에 앞선다. KB손보가 봄배구 무대에 서지 못하는 시나리오다. 반면 강팀과 만나는 OK금융과 한국전력이 모두 패하면 KB손보가 3위를 확정한다. 4위팀은 OK금융과 한국전력의 패배 경기 내용에 따라 결정된다.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하면서 승점 1점을 추가하느냐에 따라 4위 팀이 결정될 수 있다. 3, 4위 팀을 결정하는것은 어쩌면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글로벌 In&Out] 과거·외부와 교류해야 케이팝이 더 발전한다/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과거·외부와 교류해야 케이팝이 더 발전한다/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K뮤직은 케이팝을 통해 세계로 퍼지고 있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르듯이 K드라마 덕분에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뜬 것인지, 케이팝 덕분에 K드라마가 뜬 것인진 모르지만 K콘텐츠가 국제무대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K콘텐츠의 핵심은 케이팝이다. 케이팝의 성공으로 한국의 위상도 상승했다. 관광업이나 공연업계도 경제적인 이득을 많이 보았다. 케이팝의 인기에 다들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조용히 걱정의 소리도 내고 있다. 그 걱정의 원인은 예전에 크게 사랑받았으나 이제 쇠퇴한 홍콩 영화와 J팝의 운명이다. 1970~80년대에 무술 고수 리샤오룽(이소룡), 그다음에 청룽(성룡)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들이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 두 배우의 인지도는 현재 그 어느 배우에게도 없다. 이 두 명의 성공은 오직 개인적인 성공에 그치지 않았다. 이 두 명 덕분에 홍콩 영화는 지구상에 들어가지 못한 지역이 없었다. 그러나 홍콩 영화의 수명은 그리 길지 못했다. 물론 청룽이나 리샤오룽 같은 스타들이 나오지 못했던 것도 하나의 원인이지만, 평론가들은 제일 핵심적인 원인을 홍콩 영화들이 뻔한 패턴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에서 찾고 있다. 1990년대 J팝은 홍콩 영화만큼 성공하진 못했지만 아시아 음악이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획득한 것은 드문 일이므로 J팝의 성공은 희귀 현상이었다. 민족과 지역을 넘어서 보편적인 장르인 팝을 아시아와 일본 스타일로 재해석한 J팝 그룹은 거의 10년 동안 많은 국제적인 무대에 섰고, 일본 문화를 알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그러나 J팝은 2000년대가 되면서 그 자리를 케이팝에 빼앗겼다. J팝의 하락에 대한 문화 평론가들의 분석을 들으면 홍콩 영화의 하락 원인이랑 거의 비슷하다.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식상해 보인다는 것이다. 홍콩 영화와 J팝의 몰락은 우려할 만하기도 하다. 용기를 가지고 질문을 던져 보자면 2008~09년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이랑 2018~19년에 데뷔한 아이돌 그룹은 무엇이 정확하게 다른가?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다. 이렇게 가면 홍콩 영화나 J팝이 당했던 운명이 K콘텐츠가 10년 후에 겪을 미래인가. 그렇다면 이 나쁜 예감을 어떻게 해야 하나? 개인적인 생각은 교류다. 하나는 과거와의 교류. 또 하나는 외부와의 교류다. 과거와의 교류를 제일 잘하는 그룹이 이날치다. 한국관광공사의 영상들에 음악을 제공한 이날치는 한국의 전통음악 장르 중 판소리에 현대적인 팝 스타일을 결합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개혁이거나 개척인 이날치의 음악은 ‘신의 한 수’로 K뮤직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외부와의 교류는 매우 단순하다. 해외 장르를 꼼꼼히 살피고 한국화할 요소들을 찾으면 된다. 미국 애니메이션이 아직도 세계 1위다. 그런데 미국 애니메이션을 이렇게 큰 무대에 올리게 한 작품들을 보면 토이스토리 같은 자국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백설공주나 뮬란, 알라딘 같은 외부의 스토리가 있다. 강자의 방법을 그대로 이용하자면, 우리도 미국처럼 외부 세계에서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어떻게 재구성하면 한국화시킬 수 있는 장르나 문화 콘텐츠를 잘 연구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상에 오르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이 정상의 위치를 지키는 것이다. 한국 K콘텐츠가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구도 용기를 내서 공개적으로 이 위치를 우리가 얼마나 유지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지 못한다. 모두 성공의 맛에 취해 있다. 다들 취한 상황에서 쓴소리를 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해야 한다. 성공하면 할수록 더 겸손해하고 더 발전할 길을 찾아야 한다. 겸손하지 못한 사람은, 과거와도 외부와도 잘 교류할 수 없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