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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제퍼즈의원 공화탈당 의미

    24일 미 공화당 제임스 제퍼즈 상원의원의 탈당 선언으로미 정계에 일대 회오리가 일 전망이다. 공화당 탈당여부로 관심을 모아온 제퍼즈 의원은 이날 자신의 고향인 버몬트주 벌링턴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결국 탈당을 선언했다.미 언론과 정치권인사들은 94년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게된 미 정치 향후 판도가 어떻게 전개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워싱턴 정가가 제퍼슨 충격에 휩싸였다. 제퍼즈 의원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환호하는 지자들에게 지난 수주일동안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 위해고심했다면서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확신한다”고 밝히고 “버몬트 주민이 이(탈당)를 이해하고,때가 되면 (상원내 공화당)동료의원들도 이해할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제퍼즈 의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세금감면계획와교육정책 등이 자신의 공화당 탈당을 결정케 한 동기라고밝히고 “나는 당적을 바꿨지만 나의 신념을 바꾸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선거 당시까지만 해도 당적변경은 전혀생각하지않았으나 “갈수록 나 자신이 당과 견해를 달리함을 발견했다”고 말해 백악관과의 관계가 탈당의 결정적 요인이 됐음을 분명히 했다. 제퍼즈 의원의 탈당으로 상원의 주요 위원장 자리가 모두민주당으로 교체되게 된다.미 의회법은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제퍼즈의원 탈당과 동시에 14개 상임위원회와 4개 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모두 가져간다.민주당은 이미 이에 대비해 각 상임위원장 후보를 내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왔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취임 5개월여만에 갑자기 레임덕과같은 상황을 맞을 위기에 처하게 됐으며,5월 들어 본격 발표해왔던 갖가지 정책은 시작도 되기 전 시련을 맞게 될 운명이다. 특히 미사일 방어망과 같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정책법안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추구하던 우주방위전략,미군의 전략및 편재 개편 등과 같이 예산 규모가 크고 민주당 개념과 뚜렷이 구별되는 정책안은 법안 상정단계에서어려움을 겪게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와 정책과 관련,의회쪽에서의상당한 정책기조 변화가 예고된다.대북 강경기조를 강력히 요구하던 상원 외교위원회 등 관련 위원장이 민주당 인물로 바뀜에 따라 상호주의,투명성을 요구하던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포용기조의 요구를 강하게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북한 투명성을 요구하기 위한 ‘북한위협 감축법안’등 수개의 법안은 처리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며,제시헬름스 위원장이 추진하던 전 북한 노동당 비서 황장엽씨의방미 의회 증언 등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외교위원장에 대북 포용정책 지지자인 조셉 바이든 의원을 내정하고 있어 한반도 화해무드에 상당한 호기로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美 상원의원 제퍼즈는 누구. 버몬트주 출신으로 지난 74년 연방 하원의원 당선시부터줄곧 공화당에 몸담아 온 정통 보수파. 1934년생으로 버몬트주 대법원장 아들로 태어나 예일대학과 하버드 등 명문대학을 졸업,해군장교로 복무하는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정치인이다.67년 주상원의원을 시작으로정치에 입문,74년연방 하원의원에서 88년까지 내리 당선돼결국 상원으로 진출해 3선을 기록하고 있다. 공직 생활 35년 동안 줄곧 공화당원이면서도 당론과는 달리 진보성향을보이며 반대표를 던져와 당내 반골로 이름이 나 있다. 하원의원이던 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의 감세안에반대표를 던진 것을 비롯, 낙태,보건,총기 규제,동성애 허용 법안 등에 반기를 들었고 99년 성추문의 클린턴 대통령탄핵표결에서도 반대,주목을 끌었었다. 최근에도 노동인적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면서 부시 행정부출범 이후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감세안이 교육,사회보장에 대한 자원을 고갈시킨다며 당론과 잦은 충돌을 빚어왔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 충무로는 데뷔감독 실험장?

    “충무로가 데뷔감독들의 실험장이 됐나?” 이즈음 국내 영화제작현장에서 돌고 있는 자조섞인 말이다.최근 선보인 데뷔작품들이 작품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하나같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터져나오는 소리다.수십억원씩 밀어넣어 제작과정에서부터 ‘블록버스터’라며 대단한 입소문을 탔던 ‘광시곡’(씨네아이 제작·장훈 감독)과 ‘천사몽’(주니파워픽처스 제작·박희준 감독).지난 10일과 17일 각각 일주일 차이로 개봉된 영화는 서울관객 3만명을 채 확보하지 못하고 간판을 내렸거나 내릴 운명이다. 먼저‘광시곡’.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뺨치는 ‘대테러 액션’을 표방한 영화에는 스타맥스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의 투자사가 마케팅비까지 30억원을 쏟아부었다.직배사인 콜럼비아의 든든한 배급망을 타고 서울 16개관(전국 41개관)에 필름이 풀렸으나,끝내 서울 관객 2만명을 확보하지 못했다.‘천사몽’도 엇비슷하다.38억원이 투자된 영화는 이번 주말 개봉관을 떠나야 한다.홍콩 스타배우 여명을 3억원에 모셔오는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울관객 3만명을 못넘길 판이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데뷔감독 바람’은 갈수록드세지는 분위기다.최근 국내 개봉작은 거짓말 보태지 않고열에 아홉이 데뷔감독들의 ‘입봉작’이다.올 들어서만도 줄줄이다.‘자카르타’(정초신),‘7인의 새벽’(김주만),‘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박흥식),‘불후의 명작’(심광진),‘번지점프를 하다’(김대승) 등이 개봉됐다. 당장 3월3일엔 스와핑을 소재로 한 김재수 감독의 ‘클럽 버터플라이’가 기다린다.오기환·노효정 감독의 ‘선물’,‘인디언 썸머’도 개봉대기중이다.제작중인 쪽으로 범주를 넓히면 더 많다.‘마고’(강현일) ‘베사메무초’(전윤수) ‘쿨’(김용균) ‘야다’(김준) ‘게이머’(이영국) 등등. 데뷔감독들은 크게 두 부류다.아이디어 하나로 승부를 거는‘도전파’와,충무로 이력을 쌓은 ‘도제파’.최근 데뷔작들이 잇따라 참패하자,“기본기가 있는 후자쪽이 그나마 안심”이라는 평가가 조심조심 흘러나오기도 한다.임권택·박광수 감독 밑에서 잔뼈를 굵힌 김대승·박흥식 감독의 작품이그런 사례에 든다. 데뷔작 전성시대의 배경은 간단하다.“‘쉬리’의 성공 이후 ‘책’(시나리오)만 괜찮으면 투잣돈은 넘쳐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물론 산술적 흥행성적으로 영화를 저울질할수는 없다.문제는 ‘연출력 부재’다.근래 실패작들은 시사현장에서부터 엉성한 연출이 심각하게 지적됐다.긍정적인 측면도 없진 않다.한국영화의 장르나 소재가 다양해지는 건 의욕탱천한 젊은 감독들 덕분이다.그러나 이제쯤 중건점검을해볼 필요가 있다는 반성이 곳곳에서 들린다.한맥영화사 조철하 영업이사는 “무조건 돈만 들이면 블록버스터가 된다는사고를 접어야 할 때”라면서 “중·장년 감독층이 두루 어우러져 영화시장의 균형을 잡을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최하림론(1)

    *역사와 개인이 만나는 시의 자리-최하림론. 1.거친 육성(肉聲)과 혼돈을 넘어서 고야의 한 그림에는 황폐하고 공포스러운 표정의 크로노스가 자식을잡아먹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그림 속의 주인공 크로노스는 ‘시간’을 상징하는 신으로서 자식을 낳는 족족 잡아 삼키는데,자식 중에하나인 제우스를 삼켰다가 제우스의 아내 메티스〔‘숙려(熟慮)’라는 뜻의 여신〕가 준 약을 마시게 되어 그를 토해놓는다.아버지의 뱃속에서 놓여난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무한지옥인 타르타로스에가두어 버리고 은(銀)의 시대를 펼친다. 인간 상상력의 한 중요한 테마가 실현되어 있는 크로노스의 신화에서, 우리는 시간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인류의 뿌리 깊은 욕망을확인할 수 있다. 크로노스의 자식들인 우리 인간은 그의 뱃속에서 삶을 영위하지만,그로부터 해방되는 순간을 열망한다.종교를 비롯한 인간의 모든 활동은 이 신화적 상상력을 실현하려는 욕망의 발현이다. 그러나 인간은 시간 밖에 존재할 수 없으며,인간의 삶이란 결국 시간과 벌이는 고투의 흔적이다.시간은 모든 고통의 원천이자 자기동일성의 근원적 조건인 것이다.우리는 시간이 지나간 자리에서 생의 좌표와 의미를 가늠하고 수정한다. 시간이 거쳐가고 남은 자리에 부려져있는 소모와 쇠약, 또 한켠에서 벌어지는 생성의 현장은 인간의 근원을 돌아보게 하는 냉엄한 지표이다. 인간의 경험과 욕망을 담아내는 문학은 궁극적으로 시간과 투쟁하는존재의 모습을 형상화한다.시의 경우,이 대결의 양상은 정서적 직접성과 대상의 중층성이라는 성격을 띠게 되는데,여기서 대상의 중층성이란,현실과의 역동적 상호 작용 속에서 구축되는 한 시인의 작품 세계에는 현실의 시간적 궤적과 생리적 연치가 더해가면서 변모하는 한자연인의 모습이 함께 담겨있음을 말한다. 시에는 시대와 개인을 통과한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시는 시대와 개인,역사와 인간이 삼투하며 길항하는 생생한 내면의 현장이다.한 시인의 시세계를 조감함으로써 우리 자신 속에도 깃들어 살고 있는 시간의 신이 한 인간의 몸을 빌어 건네는 전언을 들을 수 있으며,아울러 몸 속에 지핀 시간과의 길고도 험한 싸움을 수행하는 한 정신의 고언(苦言)도 듣게 되는것이다. 이미 다섯 권의 시집 ―『우리들을 위하여』(1976),『작은 마을에서』(1982),『겨울 깊은 물소리』(1987),『속이 깊은 심연으로』(1991),『굴참나무 숲에서 아이들이 온다』(1998) ― 을 상재한 바 있는 최하림은 역사와 현실에 대한 진지한 사색과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압축된 풍경과 서정적 형식을 통해 형상화해 왔다.그의 시에서 우리는 지나온 역사의 의미와 그 현실을 통과한 한 개인의 정신의 풍경을,더불어 몸을 받은 존재로서 시간을 경험하는 한 인간의 고단한 삶의역정을 보게 된다. 최하림의 시가 현실참여적 성격을 보이는 1970,80년대는 전사회적으로 정치적 열기가 강렬한 시기였다. 소위〈시의 시대〉로 불렸던 이 연대(年代)에 시가 발휘한 힘은 분화(噴火)를 꿈꾸던 당대인의 욕망과 상상력에서 발원한 것이었다.극렬한 용출을 욕망하게 만든 억압적 상황은 역설적으로 시에 힘을 실어주었던 배후(背後)였으며,현실의 후광 속에서 시는 단일하면서도강렬한 상징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역사와 현실의거대한 깃발 아래,개인의 실존에 대한 시적 사유의 깊이나 언어적 성취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기도 하였다. 시 장르의 폭발력이 외부에 있었던 만큼,현실적 열기가 지나간 현장에는 작부들의 사이비 신세타령만이 웅성댈 뿐,역사와 현실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들은 이제 실종되고 없다.80년대가 부려놓고 간 피폐하고 앙상한 언어의 잔해들 위로,묵시록적 상상력과 정신분열증적 언어들이 쇄말리즘의 안개 속에 밀려와 있고,‘시의 죽음’이 풍문처럼떠도는 상황에서 한 세기가 막을 내렸다. 그리고 불과 일 년 전만 해도 미만하던 세기말의 암울한 전망과 우려가 새로운 세기의 도래와함께 말끔하게 제거되면서,그 자리에는 기술자본주의의 지칠 줄 모르는 광란의 질주에 도취되어,그것에 저항하고 개입할 의지를 포기한상혼(商魂)들이 혼몽 속을 헤매고 있다. 최하림 시의 독자적 가능성은,‘역사적 연대’의 흔적들이 썰물처럼빠져나간 이 흉흉한 시점에서도 여전히 역사와 현실에 대한 진지한천착을 서정적긴장 속에서 일관되게 수행해 오고 있다는 점,아울러그러한 작업이 자기 존재,나아가 존재 일반에 대한 깊은 성찰에까지닿아있어 시적 사유의 폭과 깊이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놓여 있다. 우리는 그의 시에서 7,80년대의 날선 육성(肉聲)과 90년대의 세기말적 언어들을 넘어서는 치열한 시적 사유를 만나게 된다.깊은 고통과오랜 침잠의 시간들이 동행하는 그 세계에서,우리는 ‘역사의 시대’에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개인의 실존적 고뇌들이 진지한 역사적 상상력과 조우하는 장면을 목도할 수 있다.역사와 개인을 집요하게 응시하는 최하림의 시적 태도는 우리 시대 문학의 자리를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강인한 정신 속에 길이 있다.길을 만들고,그 길을 가는 것은 문학의 태생적인 운명이다.그것은 포기하지 않는 꿈이,문학의 배태(胚胎)된 자리이기 때문이다. 2.역사의 공범의식,그 도덕적 순결성〈아우슈비쯔〉는 시간의 진행을 진보의 역사로 인식했던 인류에게근본적인 반성의 계기였다.근대의 쌍생아인 자본주의와 역사주의 모두에 가능태로 잠복해 있던 폭력적 욕망이 그 포악성을 드러낸 자리에서 역사는 시간의 근본적인 의미와 방향을 인간으로 하여금 되묻도록 요구하였다.20세기의 인류에게 〈아우슈비쯔〉가 있었던 것처럼우리 현대사의 한 극점에는 〈광주〉가 놓여있다.역사적 상상력의 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광주〉는 결과적으로 역사적 현실로부터 선회하는 최초의 기점이 되었다.그것은 고통의 진원지를 응시하는 힘의부족에서 연유한 것이었는데,〈광주〉를 문제삼던 많은 사람들은,아예 〈광주〉가 서있던 ‘역사의 자리’를 떠나버리고 말았다.바로 이지점이, 최하림을 여타의 시인들과 갈라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한국사의 비극적 상징인 [광주]를 통과하면서, 그리고 ‘현실사회주의권의 해체’라는 세계사적 변혁을 지나면서 최하림은 역사와 존재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사유 속으로 침잠한다.역사의 진보에 대한 믿음의 붕괴를 그는 외부적 현실을 통해서 해소하지 않고, 역사를 내면속에 소환하는 방식으로 끌어안는다.역사의 내면화는 필연적으로 역사를 윤리학의 차원으로 환원한다.역사는 익명의 타자의 것이 아닌,주체의 윤리적 실천의 장으로 치환되는 것이다. 따라서 외부에 대한공격적인 정서보다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반성적 사유가 시의 주를 이루게 된다.낭만적 격정과 들끓는 고뇌로부터 한걸음 비켜선 자리에서 최하림은 지나온 역사와 시간을,그리고 시와 인간을 응시한다. 어둠과 함께 온 기억들에 싸여 나는/나를 밝혀주지 못하는 불빛을본다/빛이 멀면 편안하다 죄가 많은/우리는 죄들이 두렵고 어둠이 내려서/아름다우니 어둠에 몸 섞는다/이런 밤 새들은 얼마나 조심스레/그들의 하늘을 날았던지/내 영혼은 어디를 방황했던지/검은 유리 같은 공기 속에서 길들은/보이지 않게 밤으로 이동하고/새로운 추억이짐짝처럼 마른 나무 밑에 쌓인다/시간이 별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흘러 간다/시간을 따라서 광목도로 어디쯤 걸음을 멈추고 쉴 곳이 있을것이다/잠시 유숙할 집이 있을 것이다/우리에게 범한 죄를 우리가 사할 때가 있을 것이다/한 사람에게만은 사랑이었고 배반이었던 여자도어디쯤 있을 것이다/그러나 세상은 결국너를 버리고 달려간다/세상은 고통스럽고 일어서는 자는 숨을 수 없어서 불행하다/내 가슴은 사직처럼 허물어져간다/예감을 노래해선 안 된다/나는 밤으로 간다 잘있거라/한번도 힘껏 꽃잎 피지 못하고/한번도 힘껏 울어보지 못한/정다운 말들아 내 딸들아 ―「光木道路」 전문 한바탕의 회오리 같은 역사가 훑고 지나간 내면 세계에,짙은 허무와체념이 배음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쓸쓸한 어조 사이로 배어나오는고통과 절망 속에,내면으로 귀환한 역사의 흔적이 음각되어 있다. 이흔적이 구체화된 기억의 형상은 최하림의 역사 인식을 반영하는 중요한 단초로서,그의 시 곳곳에는 역사가 남기고 간 상처가 고통의 기억으로 잔존해 있다.그 기억의 공간은,‘절망의 부레 찢어지는 소리’가 ‘어둠 속에서 악마구리같이 아우성치며’(「말하기 전에,나는」) ‘피투성이 된 붉고붉은 입술들’(「우리들은 오늘도」) ‘갈가리찢긴 육신의 목소리’(「무등산」)들이 ‘합창을 이루는’, 아비규환의 절규가 가득한 곳이다.이러한 고통스러운 공포의 기억을 조성한과거는‘몇 대의 트럭이 난폭하게 거리를 질러가고’(「부식 동판화」) ‘탐욕스러운 개들이 안개 속으로 달려가’ (「고통의 문지방」)며 ‘사나이가 시간을 죄스레 칼질하고 생채기에서 뚝,뚝, 피가 흐르는’(「상처」),폭력과 살육으로 얼룩진 광란의 시간이다.주목할 점은 이러한 과거의 기억이 역사 자체의 이미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시적 화자를 끊임없이 고통스럽게 만드는 ‘죄와 벌’의 이미지로 출현한다는 사실이다.이는 “기억의 아이들이 붉은 얼굴로 지나가고/어디서인지 흰 이를 드러내며 킬킬킬킬/웃는 아이”(「섬진강」)와 같이 과거의 기억에 대응하는 심리적 이미지가 대체로 자조적이고 자학적인 형상으로 각인되어 시인의 내면에 환기된다는 점에서 보다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역사적 현장을 투과하면서 굴절,각인된 이러한이미지들은 시인이 과거의 역사를 자기반성의 방식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최하림에게서 과거는 부정적 실체라기보다,폭압적 상황을 결과적으로 방기했던 고통스런 부채의 시간인 것이다. 역사를 내면화하는 이러한 방식은 최하림의 많은 시편들을 의식의풍경으로 읽게 만든다.인용된 시의 배경인 ‘어둠’의 상황은 죄의식속에 고통스러워하는 화자의 내면을 상징한다.‘빛’과 대조되는 ‘어둠’은,공포와 방황의 시간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윤리적 자의식의내면 상태를 보여준다.이 어둠 속에는 한국 근대사의 비극적 경험과현실사회주의권의 몰락이 각인시켜놓은 고통스러운 상흔,시간을 역사의 진보로 인식한 20세기적 사유의 참담한 좌절이 가로놓여져 있다. ‘빛’으로 생각했던 역사와 시간의 배반을 절망적인 체념으로 추억하면서도,자신을 ‘어둠과 함께 온’ 역사의 주체로 사유하는 시인에게 과거의 기억은 ‘짐짝’ 같이 둔중한 고통의 추억이 될 수밖에 없다.광포한 역사의 기억이 형벌과 같은 공포의 대상이라면,그 기억의공간 속에서 시인은 자신을 유형수(流刑囚)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폭력적인 역사,패배의 역사를 주체가 되어 감내하려는 태도는 최하림시의 역사 의식과 도덕적 순결성의 원천이다. 역사의 폭력에 희생된영혼들이 ‘보이지 않는 내 맘속의맘까지도 감시한다’(「죽은 자들이여,너희는 어디 있는가」)는 토로나,‘말’에 대한 자학적인 공격,그리고 시의 언어를 형벌로 인식하는 태도 등은 최하림이 과거의 역사적 경험을 의식의 내면으로 소환하여 현재의 윤리적 검열의 내적장치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들이다. [베드로] 연작시들과 [소록도] 시편들은,자신을 불행한 역사의 공범자로 인식하는 시인의 이러한 의식을 반영한다.가롯유다뿐만 아니라베드로 역시,예수를 로마의 종교 지도자들에게 팔아넘긴 공범자라는죄의식이 죽음과 패배의 시대를 통과한 최하림의 내면 속에 자리잡고있는 것이다. 포악한 현실의 암묵적 공범이라는 이러한 윤리적 자의식은 “우리에게 범한 죄를 우리가 사할 때가 있을 것이”라는 대용서의 전제를 마련한다.이는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는 예수의 정신과 상통하는 것으로서,우리는 최하림의 시에서 개인의 윤리성의 문제로 화육(化肉)한 역사의 실체를 만나게 된다.그에게 있어서 역사는자신의 [시와 삶]을 향해 끊임없이 윤리적 질문을 투척하는 고통의실체인것이며,시는 역사에 바치는 고해성사인 셈이다.따라서 시 초반부의 ‘빛이 멀면 편안하다’는 진술은,회한과 고통이 배어있는 역설적 고백으로서,이러한 도덕적 순결성은 윤리적인 차원을 넘어 종교적인 성격에까지 닿아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최하림의 시는 시간을 보는 시각에서 지상으로 복귀한다. ‘사랑’이자 ‘배반’이었던 역사와, 역사의 연인들은 시간의 무심한흐름 속 ‘어디쯤 걸음을 멈추고 쉴’ 것이기 때문이다.시인은 영원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명멸하는 역사와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다. ‘세상은 결국 너를 버리고 달려갈’ 것이고 역사의 전망을 모색하는 자는 ‘숨을 수 없어서 불행할’ 것이지만, 그래도 시인은 다시그 역사의 암담한 ‘밤으로 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 ‘예감을 노래해선 안 된다’는 당위적 진술과 ‘나는 밤으로 간다’는 고백 사이에는, ‘역사의 진보’라는 믿음의 종말이 몰고온 뼈아픈 각성과 현재의 암담함을 감내하겠다는 고뇌의 의지가 가로놓여 있다.시간의 냉혹함을 응시하는 유한한 역사적 존재의 허무와 절망을 그대로 끌어안으면서도 결코, 역사적 삶을 포기하지 않는 태도에서 우리는 어둠 속을 걸어가는 한 정신의 비장한 모습을 보게 된다. 역사를 자신에 대한 윤리적 성찰의 계기로 수용하면서도,다시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최하림의 엄격한 현실주의에서 우리는 고결한 지상의 세계와 만난다.미래를 밝혀줄 어떠한 것도 남아있지 않은 현실을자기 성찰의 자리로 삼는 그 강인한 정신의 고도(孤島)는 우리에게시의 자리를 새삼 생각하게 한다. 3.인간의 실존,그 처연한 고요 현재는 과거의 기억 위에서 진행되며 모든 삶은 시간 속에 묻힌다는명제는,최하림 시의 기본 전제이다. 최근 시집『굴참나무 숲에서 아이들이 온다』에는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역사와 실존의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이 시집에 수록된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동일 제목의 두 편의 시는 최하림의 시적 작업이 그동안 집요하게 천착해온 두 테마를 압축해서 보여준다.두 편의 작품에서 추구하는 [집]이란,하나는 우리 모두가 다시 꿈꾸며 세워야 할 역사적 미래를 의미하고,나머지 하나는 실존적개인이 최종적으로 도달할 적막의 세계를 상징한다. 이 두 개의 테마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작품 속에 나타나는데, 인간실존의 주제가 보다 근원적이라는 점에서 후자의 것이 최하림 시의보다 깊은 심층을 이룬다고 하겠다.이는 역사의 문제를 개인의 윤리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태도에서도 잘 드러난다.개인적 실존의 문제를놓지 않고 역사적 현실을 응시하는 그의 자세는, 한 평론가의 지적대로 그를 ‘고전적 정신의 표상’으로 이해하게 하는 요인이다.개인의존재성에서 출발하여 현실의 문제에 육박해가는 이러한 특징은 최하림의 독자성을 보여주는 그의 시의 미덕이다.[집으로 가는 길] 두 번째 작품에서 우리는 그가 도달한 개인적 실존의 한 극점을 보게 된다. 많은 길을 걸어 고향집 마루에 오른다/귀에 익은 어머님 말씀은 들리지 않고/공기는 썰렁하고 뒤꼍에서는 치운 바람이 돈다/나는 마루에 벌렁 드러눕는다 이내 그런/내가 눈물겨워진다 종내는 이렇게 홀로/누울 수밖에 없다는 말 때문이/아니라 마룻바닥에 감도는 처연한고요/때문이다 마침내 나는 고요에 이르렀구나/한 달도 나무들도 오늘내 고요를/결코 풀어주지는 못하리라 ―「집으로 가는 길」(88쪽)전문 이 작품은 소리가 멎고 시간이 정지된 듯한 깊은 고적(孤寂)의 세계를 보여준다.원초적 고요에 휩싸인 흑백필름 같은 이 침묵의 세계에서 우리는 인간의 근원적인 실존의 풍경을 본다.모성의 자궁에서 나와 영원의 집으로 돌아가는 인간은,그가 출발한 고요의 세계와 도착할 침묵의 집 사이에 존재한다.그 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길을 가야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그 ‘많은 길을 걸어’ 귀환하는 ‘고향집’은 실존의 근원지로서,길의 출발이었던 ‘어머니’조차 존재하지않는 무(無)의 세계이다.‘공기는 썰렁하고’ ‘치운 바람이 도’는그 적막의 세계에서 ‘벌렁 드러눕는’,이 시의 가장 처연한 대목은존재의 고단한 무게와 허무함을,행위를 통해 서늘하게 표현하고 있다.존재의 무게를 부려놓는 행위는 주검이 되어 땅에 몸을 누이는 행위를 환기시킨다.여기에서 시인이 도달한 ‘처연한 고요’가 감도는 ‘마룻바닥’은 내가 떠나온 어머니,그 어머니의 어머니가 도달했을 인간 보편의 공간이자 삶 속에 내재한 근원적인 침묵의 세계이다.죽음이란,결국 존재를 끌고 다니던 침묵이 보편적인 고요의 세계로 돌아가 합류하는 영역인 것이다.그 거대한 절대 침묵의 세계 속으로의 편입,그것이 바로 [집으로 가는 길]이다. 그런데 이 ‘처연한 고요’의 세계에 도달했다는 진술은, 시인이 이미 이 상태를 경험했음을 의미한다.그것은 사물로부터의 소외를 처절하게 체험했던 투병기간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시인이 도달한 이‘처연한 고요’의 세계는 그의 시에 등장하는 ‘무색계’(「구천동시론」)의 심연을 이루는 정서이다.색신(色身)과 물질의 속박을 벗어나 순정신적 세계를 의미하는 무색계는,최근 시집(『굴참나무 숲에서아이들이 온다』)에 다수를 차지하는 만물과 교감을 누리는 시들의정신적 바탕이라 할 수 있다.사물로 스며들고 사물에 개방되어 만물과 동화(同和)를 경험하는 투명하고 정결한 세계는,이미 무색계에 들어와 있는 상태로서,사물과의 자유로운 정신적교감을 보여주는 이시들 속에 처연한 정서가 내재되어 있는 것은 이 ‘무색계’가 육체적 실존의 끝을 기저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하림의 시세계에 한 축을 이루는 개인적 실존의 문제는 그의 시에배어있는 허무와 쓸쓸함의 원천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존재의 막막함을 끈질기게 응시하는 그의 태도에서 우리는 실존의 처연함,그 서늘한 고요를 감지하게 된다.어떠한 과장이나 포오즈도 용납하지 않고 존재의 현실을 고스란히 감내하는 그의 준엄한 태도는,현학적 사변과 요설,감상적 자기 연민과 소영웅주의가 만연한 오늘의 문학적 현실을 반성케 하는 시정신의 본질을 보여 준다.언어의 사원에서 울려나오는 서늘한 사유는,삶이 부과한 시의 자리이자 시가 돌아가야 할 시원(始原)이다. 김문주
  • 특별시론/ 金大中정부 반환점의 공과

    사람에 따라 DJ정권 2년반은 짧게도, 길게도 느낄 것이다. 지지자들은 “아니 벌써”, 반대자들은 “아직도”할 것이다. 오늘 (25일)로김대중대통령이 취임한지 꼭 절반인 반환점에 이른다. DJ가 취임할 때 정치환경은 지극히 불량했다. 국회는 여소야대의 소수파인데다 대선과정에서 더욱 심화된 지역주의, DJ집권을 한사코 거부해온 거대언론의 발목잡기, YS정권이 어질러 놓은 IMF(국제통화기금)의 국난과 비틀린 4강관계, 악화될대로 악화된 남북관계 등 그야말로 침몰직전의 ‘한국호’였다. ◆성공한 外治, 內治에 문제점이런 상황에서 취임한 DJ를 두고 세계의 언론은 ‘동북아 최초의 정권교체’‘제2의 만델라’‘한국민주화의 기수’등 찬사를 보내면서도 과연 IMF를 극복할수 있을지 우려했다. 지금 돌이켜봐도 끔찍한 일이지만 당시 외환보유액이 39억달러에 불과하여 국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200만이 넘는 실업자와 수많은 노숙자, 파산한 가정에서는 이혼사태가 일고 철부지 아이들은 졸지에 ‘고아’신세로 전락했다. 자살자가 속출하고 생계용 범죄가 떼를 지었다. 직장을 잃은 젊은이들이 밤거리를 헤매고 가정주부들은 몸을 팔아 생계를 잇는 비극이 벌어졌다. 그로부터 2년반, 아직도 경제는 불안한 구석이 남아있고 실업자도 상당수에 이르고 경상수지가 밝은 것만이 아니지만 당시의 절망적인 상황에 비하면 짧은 기간에 난파선이나 다름없는 국가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철의 여성’으로 불린 대처 영국총리가 경기회복에 8년 이상이 걸린 것에 비하면 한국의 IMF국난 극복은 ‘기적’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일본NHK 서울지국장 기시 도시로씨가 방송사를 퇴직하고 한국에서 살겠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그는 일본에 비해 한국과 한국인은 아직 희망이 있다면서 “한국과 한국인은 우리들 외국인이 절대로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을 이 3년안에 하나하나 실현해왔다. 사실상 처음 이뤄진 정권교체, 경제위기로부터의 놀라울 만큼 빠른 회복, 일본문화개방, 일본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IT혁명 그리고 분단이래 처음인 남북정상회담과 남북화해로의 진전이다”라고 지적했다. 우리가 내부에서 겪을때는 무심코 넘기는 것도 외국인의 눈에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되고 있음을 알게된다. 사실 DJ정권 2년반만에 ‘뽕나무밭이 바다’로 변할만큼의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 다만 우리가약한 지진에는 놀라면서도 지구가 돌고 있다는 사실에는 둔감한 것처럼 변화의 체감에 둔감해진 탓이다. 과거정권에 의해 뒤틀어진 4강으로 하여금 햇볕정책을 지지하도록관계를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남북문제를 화해와 협력관계로 탈바꿈시킨 것은 성공한 외치(外治)의 대표적 사례이다. 가족법개정, 고용평등보장, 남녀차별 및 성희롱금지법제정,여성특위신설(여성부), 특검제도입, 인사청문회실시, 의문사와 제주4·3사건진상규명특별법제정, 교원노조와 민주노총의 합법화등 전반적인 민주화가 이루어졌다. 97년 13만여발의 최루탄 발사가 지난해와 올해는 한발도 사용되지 않을만큼 공권력이 자제된 것도 민주화, 인권신장의 큰 진척이다. 그렇지만 정치개혁, 지역화합, 공공부문 등 4대개혁의 저조, 국회날치기, 양극화된 빈부격차, 집단이기주의 발호등 우리 내부의 산적한문제들이 여전히 미해결의 과제로 남아있다. 수구언론의 딴지걸기와기득권층의 개혁거부로 50년이상 구조화된 행정관행등 여러가지 정부의 개혁정책에 발목을 잡고있는 것이 큰 요인이지만, 권력중심부에 개혁에 몸을 던지는 참모가 부족하다는 것도 큰 요인이다. ◆칭찬 인색해도 실패 용납안돼내각과 여당은 대통령의 눈치나 살피면서 피동적으로 움직이고 자리보존에나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여당의 무기력성과 야당의 무책임성이 정치를 식물국회 아니면 동물국회로 만든다. 거대야당은 대통령임기가 절반이나 남았는데도 지역성을 발판으로 삼아 대권을 향한 제로섬게임으로 정치를 표류시키고 있다. 최근의 ‘의료사태’에서 보듯이 개혁총론에는 지지하면서 개인의 이해에 따라 저항하는 집단이기주의의 발호와 갈등수습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정부의 관리부족이겹쳐 사회혼란을 증폭시킨다. 이에따라 ‘개혁피로감’이 만연해 지고 있다. DJ정부가 소수정권의 한계속에서 과거 정권들처럼 강압책을 펼수도없는 처지에서 ‘개혁과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도처에 깔려있는 덫과 함정은 DJ정부가 실족(失足)하기만을 기다린다. 성공한 업적에 칭찬은 인색하면서 실패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 DJ정부의 한계이고 운명이다. 대통령 자신은 물론 정부여당은 거듭 자성자책하면서 임기후반기를 맞아야 할것이다. [金 三 雄 주 필] kimsu@
  • 부천-수원 “개막전 골대결 양보없다”

    서정원(30)의 수원 삼성이냐,조진호(27)의 부천 SK냐-. 서정원과 조진호가 14일 오후 3시 수원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정규리그 삼성디지털 K-리그 개막전에서 자존심을 건 골대결을 펼친다. 무릎 부상 악몽을 떨치고 9개월여만에 국내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서정원은 대한화재컵 대회 부진으로 구겨진 팀의 자존심 회복에 선봉장 역할을맡는다.수원은 지난해 정규리그를 포함,프로축구 전관왕에 올랐으나 올들어잇따른 선수 부상으로 대한화재컵에서 조 4위에 그치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지난달 끝난 아시아클럽선수권과 정규리그에 훈련 스케줄을 맞춘 것도 부진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올시즌 정규리그에서는 샤샤 박건하와 함께 서정원을 본격 가동함으로써 우승 도전에 나선다. 92년 프로에 데뷔한 서정원은 지난 시즌 11골을 포함,국내 통산 33골을 기록중이다.독일에서 무릎 수술을 받고 겨우내 재활훈련을 한 뒤 최근 한달간팀훈련에 합류,현재 전성기 때 컨디션의 80∼90%를 회복한 상태.이번 개막전에서는 적절한 시점에 오른쪽 공격수로 교체 투입돼골사냥을 개시할 예정이다. 서정원과 맞대결할 부천의 조진호는 대한화재컵 대회에서 4골을 기록,이원식과 함께 팀 전체득점(18골)의 절반이 넘는 10골을 합작하는 활약을 펼치는등 뒤늦은 전성기를 맞고 있다. 94년 프로데뷔 이래 지난해까지 통산 7골에그친 것에 견주면 엄청나게 가파른 상승세다.특히 전남 드래곤즈와의 대한화재컵 결승에서 결승골을 넣어 기세등등하게 골사냥을 이어갈 태세다.조진호는 또 대한화재컵 득점왕 이원식이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 출장이 어려워진만큼 팀내 간판 골잡이 노릇을 도맡아야 할 운명이다. 이원식은 지난 5일 대한화재컵 결승전 때 넘어지면서 탈골된 오른쪽 팔꿈치가 최근 심하게 부어올라 깁스를 할 예정이어서 새달 초에나 출장이 가능할것으로 보인다. 박해옥기자 hop@
  • [대한광장] 교육부와 국회 그리고 국가

    지난 8월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법안심사소위는 초중등교육법·고등교육법·사립학교법에 대해 교육부가 제출한 개정안을 심의하면서 개혁적인 내용의 조항들을 삭제하거나 무력화하는 사실상의 ‘개악’을 저질렀다.소위는 ‘초중등교육법개정안’에서 ‘심의기구’로 설치돼 있던 사립학교의 운영위원회를 ‘자문기구’로 격하하고 재단이 요청한 경우에 한해 심의하게 하는 등 운영위원회의 기능을 무력하게 하면서 재단의 전횡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 고등교육법과 사립학교법 부분에서는 대학의 민주적 운영을 기하기 위해 교무위원회에 평교수가 절반 이상 참여하게 돼 있던 원안을 삭제하고 교무위원회의 의결권을 없애 총장에게 권한을 집중시켰고,사립대학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이사의 3분의1 이상을 시민단체 대표 등 공익이사로 구성하게 돼있던 조항도 역시 삭제하였다. 나아가 학원분규를 수습하기 위해 파견되는 임시이사의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함으로써 이른바 ‘관선이사체제’ 대학의 안정을 저해하고 해임된 비리재단의복귀를 용이하게 하였다. 국회는 그간의 관행에 비춰보면 놀라울 정도의 순발력을 발휘해 10일 교육위 전체회의를 열어 임시이사의 임기를 2년으로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소위의 안을 그대로 통과시키고 12일 법사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해 확정했고,초중등교육법도 같은 운명이다. 교육관계법의 개정과정을 자세하게 언급하는 이유는 독자들의 판단을 돕기위해서다.독자들은 교육부가 마련한 행정입법이 왜 그런 변신을 하게 됐는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바뀐 조항들의 유일한 수혜자가 사립학교재단임에 비추어 막강한 로비력을 갖춘 국내 유일의 전국적인 차원의 토호세력인 사학재단들의 힘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쉽게 추론할 수 있다. 소위의 위원 가운데 한 사람인 김허남 의원은 스스로가 사립재단의 실질적인 소유주이며,교육위원장인 함종한 의원은 지난 1990년 사립학교법을 개정할 당시 집권 민정당의 문공위 간사로 개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국회의 시간에 쫓기는 듯한 일 처리는 로비의 범위와 규모를 심중에서나마 또렷하게느끼게해준다. 의아스런 일은 개정안을 만든 교육부가 그러한 개악에 저항하기는커녕 심사소위에서 동의하고 현재까지 아무런 항의표시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최근 상지대학교의 김문기 전이사장에게 대학을 돌려주겠다는 발언을 하여 커다란 파문을 일으킨 교육부장관이고 보면,또 국장이 사립대학의 돈을 받아쫓겨난 교육부이고 보면 쉽게 이해가 가는 측면이 없지도 않다.이런 행태에너무도 익숙한 탓인지 이제는 분노감조차 일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이지 참으로 서글프고 무서운 것이 있다.국회와 교육부의 의심쩍은 몸짓을 보면서 그 두 기구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절망감이 그것이다.국가란 ‘공적인 것’이요,‘공동의 복리’를 구현하는 존재라고 우리는 배웠다.그러기에 우리는 공과 사의 구분을말하고 국가와 시민사회의 영역을 가르는 것이 아니겠는가.국가권력이 결코중립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는 국가가 존립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공공성은 추구할 것이라고 믿어왔다. 교육관료들의 부패와 국회의원들의 천연덕스러움에 가슴 조이면서도 우리는 정부가 진정한 교육개혁의 유일한 주체라고 조금도 의심치 않았다. 이제 국회와 교육부가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휘둘려 교육의 공공성과 민주성을 저버리는 서글픈 현실에 마주하면서 우리는 견딜 수 없는 공포심에 빠져든다. 국가가 힘있는 자들의 먹이사냥감으로 전락하고 대학이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황폐해진다면,과연 우리에게 미래는 있는 것인가? 출구 없는 골목길로 접어든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비단 필자만의 감상인지 묻고 싶다.
  • 여자배구 꿈나무들 亞정상 ‘노크’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짊어질 유스대표팀(17세 이하)이 아시아 첫 제패를목표로 싱가포르 원정에 나선다. 김명수감독(37·목포여상)의 지휘 아래 여자배구 꿈나무들이 노크할 무대는오는 4∼9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2회 아시아유스여자배구선수권대회. 97년 1회 대회(태국) 때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한국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90년대 초 누렸던 유스강국의 면모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한국 여자유스팀은 91년 세계유스선수권대회에서 브라질 등 강호를 제치고세계정상에 올랐으나 90년대 중반 이후 3위권 밖을 맴돌고 있다.반면 일본은 95년 세계유스선수권과 제1회 아시아유스선수권에서 정상을 차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이번 대회에서도 난적 일본과 쉽지 않은 승부를 벌여할 운명이다.또한 나이만 어릴 뿐 일찍이 AVC(아시아배구연맹)컵 클럽대회등 성인무대를 경험한 대만과 전통의 강호 중국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어서접전이 예상된다.유스대회가 알려지지 않은 신진들의 무대인데다 이번부터랠리포인트제와리베로제를 처음 도입하는 등 변수가 많은 점도 섣부른 낙관을 어렵게 하고 있다. 대표팀 사령탑인 김감독은 그러나 좌우 주포인 한유미(179㎝·한일전산여고)와 김연심(180㎝·목포여상)이 제몫만 소화해준다면 해볼만하다며 자신감을내보이고 있다. 박해옥기자 hop@
  • [굄돌] 백수로서의 예술가

    졸업과 입학이 교차하는 시간이다.수많은 미술학도들이 사회로 나올 것이다.매년 미술 관련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이 6,000∼7,000명이 된다고 한다.미술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강사 입장에서 이 사실은 적잖이 당혹스럽기도하다.왜냐하면 순수미술을 전공한 이들은 대개 전공과 관련된 직업을 갖지못하기 때문이다. 예술가로서 산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그러나 예술가들도 사회의 일반인들과 같은 삶의 욕망과 유혹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인간들이다.또한 먹고 살아야 창작도 하는 것이다.예술한다는 이들은 삶과 이상,그 둘 사이에 경계를 현기증나게 오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예술가들은 적당한 타협을 하거나 세속적인 욕망을 예술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과 삶의 욕망을 누르고 스스로 택한 예술가로서의 빈한한 길을 묵묵히 가는 부류로 나뉜다.원래 예술이란 백일몽이고 자유의 추구가 아닌가?예술가란 태생적으로 백수들이다. 예술을 추구하고 실현하고 여기서 삶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예술가는 일반인들이 바라는 세속적 삶과는 다르다.그 차별성 때문에 사람들은 예술과예술인들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한다. 예술인들은 한 사회의 자유와 꿈을 실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그러나 오늘날 그같은 예술가들을 보기란 어렵다.더욱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자본과 경제력이야말로 삶의 본질이 되어버린 이 시대에 예술 역시 한결같이 돈과상품이 되는 쪽으로만 몰려가고 있는 상황이다.그래서인지 영상과 문화관련사업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폭되는 것 같다. 최근 대학마다 캐릭터 에니메이션과,멀티미디어과,도시환경디자인과,영상만화과,컴퓨터그래픽과 등등이 우후죽순처럼 신설되고 있으며 많은 학생들이몰리고 있다.좋은 일이긴 하다.그러나 대학의 장사속,문화인프라에 대한 과장된 수사들,미술이나 문화를 오로지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편협하게 생각하려는 경향 등은 바람직 하지 못하다.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의 기능과 예술가들의 삶이 보다 진지하게 이해되는 문화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는 생각이다./박영택 미술평론가
  • 돋보기-민속씨름 ‘빈사 위기’

    “‘국기’ 민속씨름을 살려야 한다.” 씨름인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그러나 씨름판은 빈사상태다.씨름인들간의 불신과 분열 때문이다. 많은 씨름인들이 한국씨름연맹(총재 오경의)이 무능력하다며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공공연히 보인다.오총재는 97년10월 취임 당시 8개였던 씨름단을10개로 늘리겠다고 공약했지만 민속씨름의 인기 급락과 경제위기의 여파는씨름단 수를 3개(현대,LG,진로)로 줄였다.그나마 진로도 3월말까지 팀을 인수할 다른 기업을 찾지 못하면 해체될 시한부 운명이다.진로마저 해체되면남은 두 팀의 운명마저 장담하기 힘들다. 씨름인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당연하다.이런 불신과 불만이 결국 오총재의 퇴진운동으로 이어지고 김정필(전조흥금고)의 현대입단에 LG와 진로가 다음달 설날천하장사대회를 보이콧하겠다고 연맹에 으름장을 놓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에 대해 오총재는 씨름판을 살릴 새 인물이 나타난다면모를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물러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연맹과 모든 씨름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노력해도 힘들 일을 서로 비난만 하면서 모래판을 살려낼 수는 없다.총재가 누구든 씨름인들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면 씨름의 중흥은 아득할 수 밖에 없다.
  • 日軍 학병서 광복군까지(항일독립군 장정따라 6천리:下)

    ◎臨政 선열의 애국혼 생생/54년만에 다시 찾은 그 건물 앞에 태극기 게양/金九 주석·李靑天 장군의 격려 눈에 선한데…/광복군 제1지대 거점 공사장 흙더미로 변해 “동해물과 백두산이…”.충칭(重慶)시 중심 치싱깡(七星崗) 린엔화츠(蓮花池)38호.‘대한민국 중경임시정부’청사앞이 애국가로 가득했다. 베이징(北京)을 떠나 쉬저우(西州),푸양(阜陽),시안(西安)을 거쳐 충칭에 온 독립유공자협회 회원 9명이 청사앞 국기게양대에 태극기를 게양한뒤 눈물을 글썽이며 애국가를 부르고 있었다.베이징 출발 9일만인 10월15일이었다. 54년전 대륙을 가로질러 73일만에 도착했던 임시정부.이들을 포함한 25명의 광복군은 44년 11월21일 6,000리 길을 걸어 충칭에 도착했었다.출발지는 광복군 간부훈련(韓光班)을 마친 안후이성(安徽省) 린촨(臨泉).일본군 점령지역도 지나야 하는 목숨건 장정(長征)이었다. “청사앞에서 아무말없이 한사람씩 손 잡아주시며 눈시울을 붉히시던 金九 주석,장하다며 호기롭게 격려해 주시던 李靑天 장군 등이 지금이라도 불쑥 나오실것 같은데…” “정문에 들어서 바로 오른쪽 건물인 2호동 2층에 趙素昻 외무부장 집무실,그 위의 3호동에 申翼熙 선생 집무실,그리고 그 위는 내 방…”.44년말부터 해방전까지 임시정부 경위대장으로 이곳서 지냈던 尹慶彬 회장과 金九 주석 비서장출신의 鮮于鎭씨의 눈이 빛났다. 당시 충칭은 일본과 항전하던 중국의 임시수도.미국,영국 등 세계주요국 대사관,영사관이 집결돼 있었다.일본 명문대출신의 청년들이 일본군을 탈출, 대거 임시정부에 합류했다는 소식은 중국정부와 제3국 외교관들에게 한국인의 독립의지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서양인들은 물론 중국 지식층조차 한국인은 식민통치에 동화돼 일본사람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이 점에서 우리들의 탈출과 광복군 합류는 한반도내 국민들이 심정적으로나마 일본에 강력히 저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연합국에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임시정부와 합류한뒤 고 張俊河 선생과 金柔吉 부회장 등 일부는 시안(西安)으로 가 미군과 함께 한반도 상륙훈련을 준비한다. 시 남쪽에 위치한 파난취(巴南區) 투치아오(土橋).일행들이 신치춘(新柒村) 1­49호 허름한 가옥에 도착하자 집 주인 저우한장(周漢江·72)씨가 환한 얼굴로 노 독립군들을 맞았다.임시정부 요인들과 閔弼鎬 선생(임시정부 외무차장)부인 등 독립군 가족 20여가구가 집단 거주하던 곳이다.임시정부가 환국하면서 조우씨 등에게 집을 물려주고 갔었단다. 시 서북쪽의 라오허커우(老河口).일행들은 ‘광복군 제1지대’ 거점지를 찾았다.창장(長江)부근에 있는 옛터는 다리건설 공사로 파헤쳐인 흙더미만이 쌓여있었다.“1지대는 좌익계열인사들이 주도했지만 金九선생은 이들까지도 하나로 묶어 대일항전의 공동전선을 형성했다”는 설명도 있었다. 일행들은 10월16일 베이징출발 10일만에 상하이(上海)에 도착했다.45년 11월 金九 선생이 귀국길에 상하이를 드르셨을때 수천명의 청중을 모아놓고 연설하셨다는 훙커우공원(虹口공원·현 魯迅공원)의 옛 장소는 숲이 돼 있었다. 노 독립군들은 지난4월 공원안에 새로 세워진 尹奉吉 의사 의거 표석앞에서 묵념을 올리고 11일간의짧고도 긴 장정을 마쳤다.“1919년 상하이에 수립된 임시정부는 27년동안 항저우(杭州) 등 9곳을 옮겨다니며 선열들의 피와 땀위에서 비바람을 견뎌냈는데…”.서울로 향하는 비행기안에서도 선배 독립군들과 지난 50여년전의 기억은 마지막 광복군들의 눈시울과 가슴을 적시고 있었다. ◎충칭 광복군 총사령부 건물/李靑天 총사령관 등 20여 대원들 상근/발족 당시 周恩來·孫文 아들 참석 축하 충칭시 중심가에 남아있는 광복군 총사령부의 옛 건물과 터가 도심 재개발에 따라 역사속으로 사라질 운명이다. 충칭의 명동,민족로(民族路)부근의 쩌우룽로(鄒容路) 37·38번지.웨이원(味苑)이란 국영음식점과 광고회사 등이 들어있는 낡은 3층건물이 42년 9월부터 45년8월까지 광복군 총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대지 270여평.李靑天 총사령관 등 20여명의 대원들이 상근했고 중국의 고위 장성들과 미군 OSS(전략사무국)관계자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았다. 현재 건물자체가 낡아 철거는 불가피한 상태. 柳在沂 주중대사관 문화관은 “현 위치에 50평정도의 땅을 확보,광복군들의 활동을 기리는 표지석과 건물 모형 설치 방안을 충칭시와 협의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당시 광복군의 활동은 국제적인 주목거리.40년 9월 광복군 총사령부가 충칭서 발족될때 중국의 초대총리 저우은라이(周恩來),중국공산당 창시자중 한사람인 동삐우(董必武),쑨원(孫文)의 아들 순커(孫科) ,대군벌 바이쭝시(白崇禧)등 기라성같은 인물들이 참석,축하하기도 했다. ◎충칭 임시정부 청사/관리 소홀… 복원 3년만에 곳곳 퇴락/金九 주석 집무실 벽·창문·마루 등 파손/밀랍인물 전시사업 등으로 관람객 끌어야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 건물곳곳이 관리소홀로 퇴락해가고 있다. 복원 3년여만에 일부 마루 바닥이 내려앉거나 칠이 떨어지고 창문이 부서져 나가는 등 보수가 아쉽다.5동의 건물가운데 전시실인 1호동과 의정원 건물인 2호동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들은 전반적인 보수가 필요한 상태다. 金九 주석의 집무실 벽마저 습기로 칠이 떨어져 보기 흉한 상태.5호동의 외빈 접대실은 마루바닥이 부서져 있다.3·4호동 계단 곳곳과 창문도 부서진 채 있다. 청사관리를 맡고있는 펑카이원(彭開文) 부관장은 예산부족으로 보수·보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지난 한해동안 중국인 200명을 포함,관람객이 800명에 불과,입장료 수입이 적은 것도 예산부족 이유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올 관람객은 10월중순까지 180명.현장에 온 독립유공자협회 회원들은 “보수뿐아니라 독립기념관처럼 당시 인물들을 밀랍인형으로 만들어 전시하는 등 다채롭게 꾸며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고 생동감을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日軍 탈출 한국 청년 25명 臨政과 합류/中 언론들 “한국의 미래와 희망 보았다” 평가 50여년전 충칭의 주요 언론에게도 일본군에서 탈출한 韓光班 출신 한국청년 25명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합류사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충칭도착 4개월이 지나도록 관련 기사는 끊이지 않았다.45년 2월 4일자 충칭의 유력지 따궁바오(大公報).“한국은 망하지 않았다.한일합방이후 성장한,일본 동화(同化)교육을 받고 일본서 유학한 한국청년들의 항일사상과 민족관념은 지워지지 않고 살아있었다.한국의 미래와 희망을 보았다…”고 보도했다. 이틀뒤인 6일에도 따궁바오는 ‘탈출 한국청년을 환영한다’는 제목으로 중국의 한중문화협회에서 한국청년들의 환영회를 열어주었다고 보도했다.협회관계자뿐아니라 20여명의 내외기자들이 참석했다는 보도 내용은 당시 관심의 열기를 느끼게 한다. 중국의 三民主義靑年團,全國慰勞總會 등 사회단체들의 환영회와 중국군의 천청(陳誠)대장 등 주요인사들의 행사 참가소식도 중양르바오(中央日報) 등은 보도했다.언론의 대서특필은 당시 이들에 대한 관심과 환영을 보여주는 한 편린이었다.
  • 민주대연합론 일단 잠수/경제청문회 등 의견차이

    ◎여,민주계 개별 영입 치중/때되면 불씨 되살릴듯 ‘민주대연합론’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운명이다.21일 金大中 대통령이 “민주대연합에 대해 이야기해본 적도 없고 계획도 없다”며 그 가능성을 부인했기 때문이다.최고 통치자의 발언인 만큼 ‘조기 가시화’는 힘들 것이라는 기류가 우세하다. 여권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은 한마디로 ‘실익없이 오해만 살 가능성’에 대한 우려때문이다.내분 상태에 빠진 민주계와의 협상 자체가 표류된지 오래다.이런 와중에 굳이 자민련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다. 자민련은 민주대연합을 대통령제 고수로 가는 신호탄으로 의심하는 분위기다.자민련의 협조없이 개혁정국이라는 ‘지뢰밭’을 무사히 통과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인 것이다. 경제청문회라는 걸림돌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청문회를 통해 민주계는 자연스레 ‘경제파탄 장본인’으로 각인될 가능성이 크다.상황에 따라 정치생명도 위협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YS(金泳三 전 대통령)가 최근 현정권의 국정운영을 비판한 것도 이와무관치 않다. YS는 최근 입당한 徐錫宰 의원을 통해 경제청문회 반대와 차남 金賢哲씨의 연내 사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내심 민주대연합의 전제조건을 제시한 셈이다.경제청문회 실시의사를 굳힌 여권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아직도 민주대연합에 많은 미련이 남아있는 듯하다.‘개혁 완성’이 주요 이유다.일단은 민주계 인사들의 ‘개별영입’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형식을 버리고 ‘내용’을 택해 민주대연합과 동등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그러다가 분위기가 성숙되면 민주대연합이 살아날 소지는 남아있다.
  • 재단빚 학생이 갚아야하나(사설)

    대학 재단이 진 빚을 학생이 대신 갚아야 하는 이상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청주 서원대 학생 200여명은 최근 청주지방법원으로부터 서원학원이 진 빚을 등록금으로 대신 변제(辨濟)하라는 채권압류 통보를 받았다. 학생과 학부형들을 불안에 떨게 한 법원의 이같은 결정은 학생들을 민사소송법상의 제3채무자로 인정한 결과라 한다.즉,학생들이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대학에 등록금을 내야 하므로 대학재단의 채무자로 볼 수 있고,따라서 대학재단이 빚을 갚지 않으면 채권자가 학생들에게 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는 법리(法理)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법 운용의 토대가 되어야 할 사회적 통념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재단 비리(非理)와 경영부실로 인해 발생한 빚을 학생들이 떠맡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은 학생들을 위한 교육활동에 쓰여야지 재단 빚을 갚는데 쓰여서는 안된다.부모 빚의 자동상속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온 마당에 학생이 재단 빚을 책임지도록 한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서원학원은 지난 92년 전 이사장이 200억원대의 부도를 내고 외국으로 달아난후 채권자들의 빚독촉에 시달려 왔는데,채권자들이 계속 학생들을 제3채무자로 설정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학생 전원이 채권압류 통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대법원은 지난 5월 서원대 학생들이 이미 낸 등록금을 채권자가 압류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어 학생들이 채권자의 빚독촉을 피할 길이 막혀 있는 셈이다. 채권자의 학생 등록금 압류가 다른 대학에까지 파급될 경우 큰 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현재 전국 141개 사립대학이 진 빚은 총 2조4,000억원으로 한 학교당 평균 170억여원이다.한 대학에 평균 4,000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으므로 56만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앞으로 빚쟁이 신세가 될 운명이다. 교육부는 이같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사립학교법 개정을 지금 추진하고 있다.학교회계에 속하는 등록금 등은 압류·가압류등 강제처분 대상이 되지 않도록 관계규정을 고치겠다는 것이다.그러나 법인과 학교회계의 분리원칙을 기왕에 세웠다면 그것을확실하게 뒷받침하는 법적 장치를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보완했어야 할 일이다.근본적으로 부실학교는 문을 닫는 대학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겠지만 그 이전에도 당국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지겨운 정치(任英淑 칼럼)

    국제통화기금(IMF)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난 겨울 살던 집을 잃을뻔 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것이었다. 다행히 집은 건졌지만 그 타격은 끔찍했다. 그 끔찍함이 가까운 친지들에게도 줄줄이 밀어닥쳤다. 회사원인 한 후배는 보증을 선 출판인이 올 봄 부도를 내는 바람에 억대에 이르는 빚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그가 다니는 회사 형편도 좋지 않고 월급도 이미 깎인 상태여서 그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난감한 지경이다. 서울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지난해 경기도에 전원주택을 마련했던 한 친구에게는 더 지독한 일이 벌어졌다. 서울 탈출의 즐거움을 안겨 주었던 그 집이 오래전부터 다른 사람에게 저당 잡혀 있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된 것이다. 그 집을 친구에게 판 ‘사기꾼’이 그런식으로 손해를 입힌 사람들이 20명 가까이 돼 채권단이 구성됐으나 사기꾼은 잠적해 버렸다. 집도 절도 없게된 친구보다 더 비극적인 경우도 있다. 사업을 하던 한 친지는 엄청난 빚을 지고 파산을 선고했는데 얼마후 그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에게 돈을 빌려준 이들에겐 가해자이지만 그 역시 이 시대의 불행한 피해자이다. 구조조정·정리해고 바람속에서 직장을 떠난 친지들의 경우는 이루 헤아릴 수도 없다. 순전히 내 주변에서 일어난 일만 떠올려도 가슴이 답답한데 눈을 크게 뜨고 보면 숨이 막힐 것 같다. 길거리로 내몰린 실직 노숙자들이 서울에만 벌써 3천명을 넘어섰다고 보건복지부는 밝히고 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실업률이 7%로 20년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4,812명이 일자리를 잃어 현재 실업자가 152만명이고 여기에 일시휴직자 등 불완전 취업자를 합치면 실제 실업자는 21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4년제 대학의 내년 졸업 예정자 17만명은 모두 실업자가 될 운명이다. 취업재수생까지 포함하면 대졸 취업대기자들은 30여만명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본격적인 구조조정은 이제 겨우 시작됐을 뿐이다. 이 와중에서 우리는 네차례의 선거를 치렀다. 지난해 12월의 대선을 비롯, 올해 4월의 영남권 국회의원 재·보선,6월의 지자체 선거,지난 21일의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7개지역 국회의원 재·보선등. 없는 집에 제사 자주 돌아오듯 평균 두달에 한번 선거를 치른 셈이다. 물론 첫번째 선거는 50년만의 정권교체라는 희망을 일구어냈다. 그러나 나머지 세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그 희망도 퇴색해 가는 느낌이다. 엄청난 사회변동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의 낡은 행태는 전혀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시인 노영희씨는 개혁이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번 7·21 재·보선에서 한표를 행사했으나 “선거가 없으면 안되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개혁정당이었던 민중당의 여성위원장으로 제1기 지자체선거에 직접 출마했던 그의 이같은 발언은 우리 정치와 선거에 대한 국민의 혐오감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H G 웰스)이고 오랜 군사독재를 경험한 우리 국민에겐 소중한 제도임에도 ‘선거망국론’이 고개를 드는 위험스런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번 선거가 끝난후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간 힘겨루기는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한나라당은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22일 단독으로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냈다. 벼랑끝에 몰린 민생은 외면한 채 세(勢)싸움에만 몰두한 이 나라 정치가 지겹다.
  • 충남/沈 지사 “개혁하겠다”(2期 지자체 인사태풍:13)

    ◎컴퓨터·외국어 무장 소장파 약진 예고/39년생 퇴출 예상… 월내 인사 마무리/大局大課 지향… 국제통상과 신설/부시장·부군수 대대적 순환 근무 충남도의 인사는 조직개편이 이달 중 마무리되는 대로 단행된다. 沈大平 지사는 임명직 시절을 포함해 만 5년9개월간 재직해 간부들의 업무능력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의 배치에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는 상태다. 沈지사는 민선 2기의 도정기조(基調)를 IMF경제난 극복과 ‘변화와 개혁속의 경쟁력 확보’에 맞추고 있어 인사에서도 소용돌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沈지사는 먼저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든 뒤 사람의 배치는 능력위주로 하고 권한을 대폭 위임해 책임행정을 구현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이에 근거해 도청직원들은 실력있는 소장인사의 ‘일대 약진’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沈지사가 컴퓨터와 어학 등 기본 실력과 국제감각,균형감각을 강조한 점은 향후 인사의 방향을 시사한다. 충남도의 조직개편 방향은 11개 국실을 8개 국으로 줄이고 46개 과를 38개과로 정리하는 선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3,300명인 직원 가운데 300∼400명을 감축해야 하는 점도 조직개편 작업의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략 정책실을 기확관리실과 통합하고,생활복지국과 보건환경국을 ‘복지환경국’으로 묶는 한편 지원부서인 내무국을 폐지해 문화체육국과 함께 ‘자치문화관광국’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이 흘러나오고 있다. 민방위 재난관리국 업무는 소방본부에 맡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대국대과(大局大課)주의를 지향해 행정의 능률을 높이고 경제·문화 등 도민들의 실생활과 관련된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또 통상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과 단위의 ‘국제통상과’도 신설된다. 또 보좌관 또는 특보(特補)를 신설하는 방안도 거의 확정된 단계다. 이에 따라 金壽鎭 행정,柳喆熙 정무부지사 체제의 구축에 이은 국실장급 인사도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특히 39년생과 40년생으로 유동적인 ‘퇴출기준’이 어느 쪽으로 가느냐에 따라 인사의 폭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여겨진다. ‘도정의 설계사’인 기획관리실장에는 沈지사의 정책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는 李明洙 정책실장(행시 22회)과 朴商敦 도의회 사무처장,兪德濬 내무국장 등이 경합하고 있다. 여기서 발탁되지 않는 인사는 자치문화관광국 등 실세부서에 기용돼 민선2기 새 도정의 전위역을 맡게 될 전망이다. 신설될 ‘경제통상국’에는 沈지사의 의중이 아직 오리무중(五里霧中)이나 朴漢圭 지역경제국장(기술고시 16회)이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서기관이라는 점이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국장급과 부시장·부군수의 전보와 관련해서는 대폭적인 순환근무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경우 39년생인 金興泰 천안시 부시장 등 ‘고령자’들이 최대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金부시장과 동년배인 申瑞均 서산시 부시장과 38년생인 李鍾珪 공주시 부시장과 金在高 연기군 부군수 등 7∼8명의 이름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조직개편 등 다른 요인과 관련된 盧奎來 계룡출장소장과 趙春子 생활복지국장,徐明植 농정국장 등의 거취도 주목된다. 상당수는 퇴직하거나 정책보좌관 등 한직으로 밀려날 운명이다. 기술직에서는李建福 건설교통국장의 거취에 따라 金洸培 종합건설 사업소장의 영전이 예상된다. 과장급은 白南勳 자치행정과장의 승진이 0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전보의 폭도 결코 작지 않을 전망이다. 명칭의 변경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조직 개편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직의 안정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어 경우에 따라서는 소폭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가지 주목되는 점은 ‘체전준비팀’등 프로젝트팀장의 요직발탁 가능성이다. 이들은 사무관급이지만 ‘태스크 포스’를 비교적 잘 이끌어 주무계장 등으로 전진배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수출금융 현실·해결 방안 “지상토론”(수출 이렇게 풀자:2­3)

    ◎현장 찾는 당국자 아무도 없다/기업 입장­정부는 중기 애로점 파악해야.장래성 있는 기업 대출 확대를/은행 입장­회계내용의 투명성 전재돼야 은행도 기업… 담보요구 불가피 수출기업들은 자금이 없다고 아우성이다.각종 정책지원이 이어지고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IMF여파에 따른 부동산 가격폭락으로 금융권의 담보요구를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이들은 보다 현실성 있는 대책을 요구한다.반면 은행들은 대출 부실화를 우려해 대출에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난색이다.(주)삼부물산 金洛賢 사장과 외환은행 黃鶴中 심사부장을 통해 수출기업과 은행의 속사정을 들어봄으로써 수출지원금융의 막힌 곳을 뚫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본다. ▲金사장=10일 있었던 무역진흥대책회의에서 대기업이 여신한도,자금부족등으로 중소기업에 로컬L/C(신용장)를 개설하지 못할 경우 대기업이 발급한 구매승인서를 담보로 중소기업에 무역금융을 지원키로 한 것은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한다. 지금도 재무상태가 좋은 기업들에게는 대출이 많이 나가고 있다.그러나기술이 있고 사업성이 있는 기업들에게도 자금이 지원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일선 은행창구에서 규정 이외의 것은 융통성을 발휘해 소신껏 대출해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黃부장=우리 은행을 예로 들면 중소기업의 신용등급을 세 가지로 나눈다. A등급(우선지원기업)은 재무상태가 좋은 기업으로 신용평점이 60점 이상이다.60점 미만이라도 벤처기업이나 정부가 추천한 우수기업은 매달 선정해 관리하고 있다.그런 기업에 대출해 준 뒤 부실화돼도 면책해 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우량기업은 담보가 필요없다. 그러나 우량기업이 아닌 기업들은 회계내용의 투명성이 유지돼야 지원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신용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신용대출 위주로 할 수는 없지 않은가. ▲金사장=담보없는 회사일수록 자금난은 가중된다.때문에 정부의 수출기업 지원정책이 중소기업 위주로 바뀐다해도 중소기업 내에서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만 심화시킨다.담보가 없는 수출기업의 경우에는 기업신용이나 현금흐름,향후 성장성 등을 심도있게 파악해서 정부가 보증해 줘야 한다. 수출증대의 당위성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안이 없다. 대통령께서도 행정규제 등과 관련해 ‘혁파’라는 표현을 한 적이 있다. 혁파라는 것은 가야할 목표인데 실제 현장에선 움직이질 않고 있다. 중소기업 하는 사람들 외국에 나가서 고생 많이 한다. 입맛이 안맞는 지역에 수출하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무릎쓰고 뛰어 다닌다. 그러나 막상 수출주문을 받아 국내에 들어와봐야 자금이 없다. 무엇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黃부장=현금흐름을 분석하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실제 여신심사에 활용하고 있다.현금 흐름이 정상인 회사에는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외환은행의 경우 경영자의 경영철학이나 사업전망과 같은 비(非)재무 항목에 40%, 재무항목에 60%의 비중을 두고 있다.우수 기업에는 물론 담보를 요구하지 않는다.재무상태가 시원치 않은 업체에만 담보를 요구한다.은행의 상업성 차원에서다. ▲金사장=시·도·구에서도 우수 기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책이 많이 있다. 관악구의 경우 5억원 한도로 중소기업에 지원해 주는 제도가 있다.그러나 구에서 승인받아 주거래은행에 들고 가면 은행이 담보를 요구한다.그래서 기업들은 담보가 없으면 은행대출이 불가능하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 사업을 하는 한 친구가 통신제품을 국산화했다.그러나 자금이 모자라 흑자 도산할 운명이다.일본 미쓰비시 등과 같은 큰 회사로부터 부품을 사오려 할 경우 L/C 개설 대신 전신환(현찰)송금을 요구한다.그러나 현찰을 확보하려면 5∼6개월이 걸린다.정보통신부에서 인증을 받는다해도 실제 돈이 나가는 곳은 은행이다.거래은행이든,정통부에서 지정한 은행이든 담보를 요구하기 때문에 난감하다. 친척이나 처가집,선·후배 등으로부터 담보 도움을 받으려 하지만 어려움이 많다.요즘은 부자간에도 돈 빌리기가 어렵다.은행은 담보가 없더라도 그 회사가 과연 성장성이 있는 지 여부를 평가해서 대출해 줘야 한다.신용장으로 수출금융을 해 준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黃부장=은행도 투명성을 요구받고 있다.IMF 체제 이후 우리나라 은행권의 재무제표를 외국금융기관들이 잘 수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기업체가 대출받아 제때 갚지 못하면 그 대출은 ‘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은행으로서도 불이익이 크다. ▲金사장=기술이나 인력을 키우는 것은 중소기업인의 몫이다.그러나 자금 조달의 어려움은 중소기업이 풀 수 없는 부분이다.정책당국자나 언론 등에서는 총론적 얘기만 하지 말고 각론을 제시해달라. 지금까지 우리 회사 현장에 직접 나와서 애로사항을 듣는 정부 당국자는 아무도 없었다.세무서 직원이나 경찰 등이 업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능사는 아니다.회사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대신 리포트(보고서)를 작성해서 내도록 하면 된다.그래야 그 회사의 애로가 뭔 지를 알 수 있다. 제도적 뒷받침이 안된 상태에서 무조건 은행 문을 열라고만 할 수 없다는 점도 잘 안다.은행장이나 점포장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대목도 있다. 각종 규정이 발목을 잡고 있다.예컨대 당국에서는 세관에 VIP룸을 둬서 바이어들과상담할 수 있게 했다.그런데 중간 기착지로 바이어들이 서울에 잠깐 들러 국내업자와 만나려면 짐을 받드시 끌어내야 한다.바어어의 발길을 막는 제도다. ▲黃부장=통관 문제 등을 얘기해 주셨는데,외환은행장은 얼마전 중소기업 고객과 상담한 적이 있다.고객들은 그 자리에서 경제관련 각종 자료를 은행을 통해서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환율이나 금리전망,동종업종에 대한 현황 등이 그 예다.그래서 우리 은행에서는 환은경제연구소에서 매달 나오는 분기별 금리 환율 등 국내 경제동향 자료를 중소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金사장=신용장 개설이 잘 안되는 것은 한도 문제 때문이다.가령 신용장 개설 한도가 10만달러라면 기업은 이를 결제하고 다시 신용장을 개설해야 하는데 자금과 담보가 모자라서 못하는 경우가 많다.문제의 핵심은 담보로 귀결된다.신용장 개설과 관련한 담보 정책을 달리 세워줬으면 한다.정책만을 제시하는데 그치지 말고 후속 대책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 지난 주 제시된 무역진흥대책도 실행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먼저 정책을 결정해 놓고 나중에 시행해 보고 역기능이 생기면 흐지브지하는 식이 되면 곤란하다.구매승인서만으로도 대출해 주도록 바꾸겠다고 했는데 세부지침이 나와야 한다.구매승인서 자체는 신용장이 아니기 때문에 은행에서 실무적으로 움직일 때에는 수출업체의 신용부문을 검증하려 할 것이다. ▲黃부장=어쨌든 중소기업이 신용장을 제시하면 수출보험공사가 전액 보증해 주도록 조치했기 때문에 희망적이다.총액한도 대출을 늘려서라도 무역금융 지원을 확대해 주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조치다.우리 은행은 중소 거래업체 고객과 상담을 많이 하고 있다.최근에도 은행장이 서울지역 5개 영업본부에서 5명씩 25명과 간담회를 가졌다.지레 겁먹고 중소기업이라고 은행을 피하면 안된다.
  • 제2·3 금융권 구조조정/“누런 싹” 빨리 뽑는다

    ◎종금사 장기적으로 6개사만 생존할듯/리스 7월초·증권 8월말까지 교통정리 은행권 빅뱅과 함께 2·3금융권의 구조조정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1차정리시점이 당초 9월 말에서 한달 가량 앞당겨질 전망이다. ■종합금융=30개 가운데 14개가 폐쇄됐고 새한과 한길은 영업이 정지됐다. 이달 말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6%를 지키지 못하면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에 따라 7월에 추가로 폐쇄된다. 현재 6%를 넘긴 종금사는 한국 한불 등 9개사 뿐이다. 증자가 어려운 2∼4개사는 폐쇄될 운명이다. 내년 6월 말까지 BIS 비율 8%를 지켜야 한다. 장기적으로 6개 대형사만 남게 될것 같다. ■리스=25개 가운데 24개가 은행 자회사로 은행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다.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21개 부실리스사 중 경인 대구 중앙 중부 대동 동남광은 서울 동화 등 9개가 1차 폐쇄 대상이다. 나머지 12개는 7월 초에 정리방안이 확정된다. ■증권=36개 중 동서·고려증권은 이미 폐쇄됐다. 순자본을 영업과 관련한 총 위험액(시세변동위험 등)으로 나눈 영업용 순자본 비율이 100% 미만이면 주식소각 합병 제3자 인수 등의 경영 개선명령을 받게 된다. 부채가 자산보다 많으면 인가가 취소될 수도 있다. 영업용 순자본 비율이 낮거나 부채가 자산보다 높아 퇴출되는 증권사는 10개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8월 말까지 구조조정이 끝난다. ■보험=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지급여력)이 부족한 보험사에는 경영 개선명령 등이 내려진다. 보험계약은 5년 이상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즉각적인 폐쇄보다 계약이전 명령으로 정리된다. 생보사 5∼6개,손보사 2∼3개가 퇴출 대상으로 거론된다. 7월 말이나 8월 초쯤 정리방안이 마련된다. ■투신=구체적인 정리기준이 마련되지 않고 제도개선과 병행한다. 다만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투신사도 부실 금융기관의 일반적인 적용을 받게 돼 부채가 자산보다 많으면 퇴출된다. 기존 7개사와 투자신탁운용회사 23개를 합친 30개사 가운데 은행 자회사를 포함해 10여개가 정리될 운명이다.
  • 해외홍보 기구 독립화 움직임

    ◎인수위 “문화부관장 제동”… 조직개편위 설득/총리실에 직속설치… 국익 보호기능 강화 주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대외문화홍보창구를 독립기구화해야한다고 정부조직개편심의위원회를 설득하고 있다.정개위 계획대로라면 현재의 공보처 해외공보관과 문화체육부 해외문화관은 합쳐져 개편이후 문화부의 한국이 될 운명이다. 이것을 미국문화원(USIS)이나 독일의 ‘괴테 인스티투트’,영국의 ‘브리티시 카운슬’,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처럼 독립기구로 만들자는 것이다.총리실에 직속 기구로 둔다는 복안이다. 인수위는 정부조직개편작업이 기구를 줄이면서도 그 기능은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과거 공보처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이미지에 매달려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국가의 품격을 높여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경제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대외문화홍보기능을 움츠러들게 만드는 것은 국익을 위해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최근 외환위기에서 보듯 미국의 전통적인 친한인사나단체들까지 한국에 대해 완전히 돌아선듯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그동안 해외의 문화·언론·학계 등 여론형성층에 대한 문화홍보를 소홀히 한 결과라는 것이다.현정부가 과거의 해외공보관 기능을 그대로 이어받았음에도 쓸모를 제대로 인식못해 이처럼 큰 대가를 치르고 있는 만큼 새정부는 실패사례를 되풀이하지 말아야하지 않느냐는 설명이다.
  • 국민회의­자민련 정책 공조 강화

    ◎8인정책조정위서 인수위 등과 정책 조율/신여권의 정국 안정 담보 열쇠 역할 주목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8인협의회를 통한 ‘정책공조’가 강화될 전망이다.16일 2차회의는 그 출발선이다.공동여당격인 양측이 양당간 정책조정위를 신설키로 했기 때문이다. 양측 인사들은 정책조정의 필요성을 이렇게 설명한다.“인수위와 비상경제대책위 등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에게 직속된 조직들의 새 정책들이 양당의 대선공약과 정책과 유리돼 혼선을 빚는 측면이 있기 때문”(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당연히 당측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그런 차원에서 23일 제3차회의는 인수위와 비대위 대표자를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8인협의회의 발빠른 행보는 겉으로 드러난 것 이상의 의미를 함축한다.이를테면 신여권내의 권한배분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현재 각종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는 대통령직인수위나 비상경제대책위는 한시 기구다.정부조직개편심의위도 마찬가지다.노·사·정 위원회를 제외한 이들 기구들은 새정부가 출범과 함께활동이 정지될 운명이다. 때문에 어차피 정책의 법제화 등 설거지는 당측이 맡아야 한다.이것이야말로 당선자가 최근 “당체질 개선과 조대행 중심”을 강조한 진의라는 측근들의 전언이다. 물론 여기엔 어느 한쪽의 ‘독주’를 허용치 않는 당선자의 용인스타일도 반영된 듯하다.당쪽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국민회의내 ‘빅3’,즉 이종찬 인수위원장,한광옥 노·사·정위원장,조대행 등 중진간에 균형이 이뤄진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한시 기구들이 종착역으로 다가갈수록 8인협의회에 힘이 실리는 역설적 상황이다.따라서 8인협의회의 향후 행보는 국민회의­자민련 공동정권의 정국안정을 담보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때문에 8인 협의회가 확대개편될지 여부도 주목된다.양당이 이른바 DJP 후보단일화 합의에 따라 구성토록 돼 있는 ‘공동정권 운영협의회’의 모태가 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다.
  • 사장급이하 고위임원 유력/기아 법정관리인 누가 될까

    ◎직원들 반발 무마위해 내부발탁/인물난땐 외부인 선임 가능성도 김선홍 회장을 비롯한 기아경영진들의 퇴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채권단이 24일중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이르면 1주일안에 재산보전처분 결정이 내려지고 곧바로 관리인 선임에 들어가게 된다.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정부의 법정관리 방침이 발표된뒤 뚜렷한 대응책을 세우지 못한채 관리인 선임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이종대 기아정보시스템 사장은 “시간의 여유가 다소 있는 만큼 보다 확실한 대응책을 내놓기 위해 다각도로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법적인 대응책에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나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이 적어 보이고 법원 등에서 받아들여질지도 의문시되고 있다.기아가 법적인 대응을 하더라도 경영진들이 퇴진한 다음에 이뤄질 일이다.경영진들은 이날도 정부의 법정관리 방침의 부당성과 화의의 유리한 점에 대해서만 정부와 여론에 호소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결국 경영진들은 깨끗이 퇴진 선언을 하지도 못한채 조만간 내려와야할 운명이다.정부와 채권단이 퇴진시킬 대상은 경영의 책임을 지고 있는 김회장을 비롯한 기아의 핵심 사장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김선홍회장 박제혁 기아자동차 사장 정문창 아시아자동차 사장 등이다.법정관리에 이미 들어간 기아특수강은 관리인이 이날 선임됐으며 기아중공업 등 일부 주요 계열사의 사장들도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그룹 경영혁신기획단과 기아자동차의 고위 임원들도 사퇴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현 경영진들을 사퇴시킨뒤 내부에서 재산보전관리인을 선임하겠다고 했으므로 관리인 인선에도 적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정부가 내부인사를 관리인으로 내세우겠다고 한 것은 직원들의 반발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이며 따라서 누군가 관리인이 되더라도 직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게 분명하다.정부는 결국 김회장의 계열에 있지 않은 전무급 이상의 임원 가운데 한명을 선임하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람 고르기가 쉽지 않다.사장급에서는 송병남 경영혁신단 사장(전 기조실장)이나 이종대 기아정보시스템 사장,유영걸 기아자동차판매시스템 사장 등을 꼽을수 있으나 이들 역시 김회장과 운명을 같이 해온 인물들이다.결국 기아의 관리인은 중소 규모의 계열사 사장이나 사장급 이하의 고위 임원 가운데서 선임될 가능성이 크며 선임이 어려워질 경우 외부인 선임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김일성 3년상·김정일 승계 준비 한창

    ◎탈상­국내외서 대대적인 추모 행사/승계­치직 마련 총력… 10월 취임 유력 요즈음 북한은 김일성 3년상(7월8일)행사준비와 함께 곧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일의 공식적인 권력승계를 위해 내부적으로 취임행사 준비에 한창이다. 우선 북한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김일성의 3년상 행사를 위해 밖에서는 해외 각국의 친북단체를 동원,추모행사조직위원회를 조직하면서 회고모임,사진전시회 등 추모행사를 갖고 있다.그리고 안에서는 많은 자금과 인력을 총동원하여 김일성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에 대규모 수목원을 조성하는등 성역화사업을 다음달 8일 이전에 마치기 위해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와함께 언론매체를 통해 김일성에 대한 업적을 기리는 등 추모분위기를 돋워가고 있다. 김일성 3년상 행사가 어느 정도의 규모로 치러질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성대하게 거행될 것이라는게 북한문제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그동안 효자임을 과시해온 김정일이 김일성의 유훈통치를 사실상 마감하고 공식적인 권력승계를 하기 위해서는탈상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르지 않을수 없기 때문이란 지적이다.지난 4월15일에 있었던 김일성의 85회 생일행사도 지난해에 비해 큰 규모로 치러졌었다. 김정일의 공식적인 권력승계 준비는 김정일에 대한 대대적인 충성운동과 함께 내부적으로 식량조달 등 치적마련 등에 역점이 두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최근 노동신문은 김일성이 생전에 『김정일동무는 조선의 미래이고 조선혁명의 운명이다.김정일 동무의 영도를 잘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김일성의 유훈을 내세워 김정일에 대한 충성을 거듭 촉구했다.요즈음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 고취는 전주민을 대상으로,특히 군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실시되고 있다.이와관련,북한의 당정군 수뇌부는 군창건 65돌인 지난 4월25일 금수산기념궁전에서 김정일에 대한 충성맹세예식을 가진 바 있다. 현재 북한 지도부는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으로부터 더 많은 식량지원을 받기 위해 초청및 방문외교를 강화하는 등 식량조달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관계당국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유엔및 국제적십자사,중국등을 통해 유무상으로 38만t이 북한에 지원됐으며 6월중으로 16만t이 추가 반입된다.또 7월말까지는 세계식량계획으로부터 20만t 등 30여만t이 지원될 예정이다.따라서 북한 식량난은 최악의 고비는 일단 넘길 것으로 보인다.이 가운데는 우리 적십자사가 지원하는 5만t의 옥수수도 포함돼 있으며 1차분은 지난 12일 북한에 도착,현재 배분중이다. 북한 지도부는 또 김정일의 업적으로 내세우기 위해 현재 미국과 잇딴 협상을 추진하거나 진행하고 있는 등 관계개선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이같은 노력으로 북미간 연락사무소 개설이 하반기중에는 실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나 당중앙위원회 소집 등 김정일의 권력승계를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 않아 3년상이 끝나더라도 바로 주석이나 총비서에 취임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승계시기는 여러가지 여건이나 상황으로 보아 노동당창당 기념일인 10월10일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그때쯤이면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가시화되고 기상이변이 없는한 올 작황은 비교적 좋을 것으로 보여 식량난도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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