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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인질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메시지…“운명이다”

    IS 인질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메시지…“운명이다”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이하 IS)의 영국인 인질이 등장하는 새로운 동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인질은 영국과 프랑스 언론에 기사를 제공해 온 프리랜스 사진기자 출신의 존 캔틀리다. 그는 2012년 11월 시리아에서 피랍된 뒤 IS 선전 영상에 잇따라 등장, IS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선전용으로 활용돼 왔다.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IS가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전선의 공습으로 불리한 위치에 서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일축하며, 오히려 IS가 코바니 일부를 장악했다는 내용을 전달한 바 있다. 지난 달 공개된 영상에서는 리포트 형식으로 코바니에서의 IS 활동을 약 5분간 전달했는데, 이번 영상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전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오렌지색 점프수트를 입고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약 9분 분량의 영상에서 그는 “이미 오래전 나는 나의 운명을 받아들였다”면서 “나의 동기들(함께 지냈던 IS 인질들)처럼 나 역시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를 비난하는 내용의 발언도 덧붙였다. 캔들리는 “그들(IS)은 가능한 오래도록 나를 살려둘 것”이라면서 “대부분의 반란자들은 공습이 시행되기 전 다른 감옥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존 캔들리는 ‘중화민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쑨원’의 목숨을 구한 제임스 캔들리의 증손자인 것으로 알려져 또 한 번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IS 인질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메시지…“운명이다”

    IS 인질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메시지…“운명이다”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이하 IS)의 영국인 인질이 등장하는 새로운 동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인질은 영국과 프랑스 언론에 기사를 제공해 온 프리랜스 사진기자 출신의 존 캔틀리다. 그는 2012년 11월 시리아에서 피랍된 뒤 IS 선전 영상에 잇따라 등장, IS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선전용으로 활용돼 왔다.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IS가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전선의 공습으로 불리한 위치에 서 있다는 미국의 주장을 일축하며, 오히려 IS가 코바니 일부를 장악했다는 내용을 전달한 바 있다. 지난 달 공개된 영상에서는 리포트 형식으로 코바니에서의 IS 활동을 약 5분간 전달했는데, 이번 영상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전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오렌지색 점프수트를 입고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약 9분 분량의 영상에서 그는 “이미 오래전 나는 나의 운명을 받아들였다”면서 “나의 동기들(함께 지냈던 IS 인질들)처럼 나 역시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를 비난하는 내용의 발언도 덧붙였다. 캔들리는 “그들(IS)은 가능한 오래도록 나를 살려둘 것”이라면서 “대부분의 반란자들은 공습이 시행되기 전 다른 감옥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존 캔들리는 ‘중화민국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쑨원’의 목숨을 구한 제임스 캔들리의 증손자인 것으로 알려져 또 한 번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이슬람국가(IS)의 ‘문화 청소’/서동철 논설위원

    간다라는 인도 서북부 지역을 가리킨다. BC 4세기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점령한 이후 동서양 문화의 교류가 이루어지면서 헬레니즘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융합 문화가 번성했고, 실크로드를 거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불교 미술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이런 간다라 미술을 우리는 흔히 인도 문화의 일부분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간다라는 파키스탄의 페샤와르와 수도 카불을 포함하는 아프가니스탄의 동부 지역이 됐다. 바미안 석불은 2001년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이 폭파하면서 세계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바미안은 당나라 승려 현장(玄奬)이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에서 언급했을 만큼 불교 신앙의 중심지였다. 힌두쿠시 산맥의 절벽에 석굴을 파고 조성한 바미안 석불은 높이 53m와 38m의 거대 불상으로 유명했다. 유네스코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요청으로 복원 가능성을 가늠하는 대형 국제 학술대회를 내년 1월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불상 하나만 복원하는 데도 2000만 달러(약 216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더 큰 문제는 탈레반보다도 파괴적이라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다. 시리아의 고대 유적은 지금 위협에 직면해 있다. 구도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상업도시 알레포는 이미 내전으로 상당 부분 파괴됐다. BC 2000년 이후 히타이트, 아시리아, 아카드, 그리스, 로마, 우마이야, 아이유브, 맘루크, 오스만 제국에 잇따라 지배를 받은 흔적이 남아 있는 도시다. 메카, 메디나와 더불어 이슬람 대표 성지의 하나인 우마이야 모스크가 정부군과 반군의 공방으로 처참하게 변한 것이다. 그런데 IS에 함락될 위기에 놓이면서 시민과 유적 모두 공포에 떨고 있다. 시리아 문화의 자존심이라는 고대도시 팔미라도 같은 운명이다. 시리아 사막 한가운데의 오아시스 도시인 팔미라는 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실크로드의 거점 도시로 크게 번영을 누렸다. 하지만 11~13세기 십자군 전쟁 당시의 ‘기사의 성채와 살라딘 요새’를 비롯한 중요 유적이 폭격을 피하지 못했다. IS의 만행은 본거지인 이라크에서 더욱 극단적이다. 시리아와 더불어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인 이라크는 2003년 전쟁 당시에도 엄청난 문화 파괴를 겪었다. 그럼에도 IS는 모술에서 “알라 이외의 신은 없다”며 기독교 성서에 나오는 예언자 요나의 무덤을 폭파하는가 하면 티크리트에서는 유물을 도굴해 해외에 팔았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엊그제 IS의 행위를 ‘문화 청소’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인종 청소’와 다르지 않은 죄악이라는 뜻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열린세상] 루머가 뉴스를 압도하는 사회/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루머가 뉴스를 압도하는 사회/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올가을 어머니 생신 때 18년 동안 쓴 낡은 가스레인지를 교체해 주기로 했다. 어머니와 가까이 사는 둘째에게서 문자가 왔다. ‘카톡’으로 새로운 모델 사진을 보냈다고 한다. 카카오톡을 하지 않는다 했더니 검열 때문에 그러냐며 텔레그램으로 다시 보낸다 했다. 텔레그램 앱을 다운로드받아 보니 이미 많은 지인들이 대화상대 명단에 등록돼 있었다.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었다”고 말하고 이틀이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허위사실 유포 사범 실태 및 대응 방안’이라는 제목의 문건에서 포털사이트, 메신저, SNS상에서 근거 없는 의혹과 루머 유포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행위에 적극 대응할 것을 천명했다. 같은 날 첨단범죄2부장은 ‘사이버 유언비어·명예훼손 상시점검 방안’이라는 문건을 통해 포털사와 핫라인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모니터링하겠다는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밝혔다.(정의당 서기호 의원 보도자료 첨부 문건) 지난 9월 25일 서울중앙지검이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사이버 공간 모니터링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카카오톡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독일에 서버를 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이용자는 급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난주만 하더라도 식자층들이 검열에 저항하는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외국의 메신저 서비스에 가입한다고 나름 짐작했다. 그런데 10월 중순에 접어든 오늘에도 텔레그램 신규 가입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것을 보면 검열 공포증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니컬러스 디폰조는 그의 저서 ‘루머 심리학’에서 루머는 모호함과 위험 혹은 잠재적 위협의 맥락에서 발생하는데 위험을 인식하고 관리하도록 돕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정의했다.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없을 때 루머는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해하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정부나 언론이 모호하고 불안한 상황을 설명해 주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할 때 공동체 구성원들은 집합적 문제해결 과정에 참여해 정보를 공유하고 평가하게 된다. 즉 루머는 단순한 사적 의견이 아니며, 마치 복잡한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교환되는 상품과 같다고 한다. 종국적으로 루머는 사상의 자유 시장에서처럼 선택의 과정을 통해 살아남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러한 속성을 고려한다면 사이버 공간에 횡행하는 루머가 국론을 분열시킨다는 검찰의 명분은 일방적 주장에 가깝다. 뉴스나 정부 발표보다 루머가 현실 인식에 더 유용하다고 말하는 이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어째서 사람들은 입증 가능성이 낮은 루머를 제도적 기관이 생산한 정보보다 더 유용하다고 인식하는 것일까. 아마도 정부의 공식 발표와 이를 토대로 생산된 뉴스에 대한 시민의 불신이 높은 탓일 게다.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의 초기 대응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비체계적이어서 신뢰할 수 없었고 ‘기레기’라는 표현에 나타나듯 저널리즘은 질적 수준이 낮고 전문성이 부족해 시민들로부터 배척당했다. 언론은 시민들이 정치를 만나는 가장 중요한 경로다. 권력 집단의 활동을 감시해 시민을 보호하고, 공공정책을 평가할 수 있는 사실과 의견을 제공해 식견을 갖춘 시민을 양성해야 할 책무가 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 영향력이 큰 신문들, 그리고 그들이 대주주인 종합편성채널은 ‘감시견’의 역할을 포기한 채 특정 정치 세력을 편드는 ‘보호견’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온라인 공간에서 정치 정보를 탐색하고 특정 정치적 사건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행위마저 권력에 의해 감시받게 된다고 한다. 표현의 자유는 위축되고, 사회 커뮤니케이션 구조는 권력을 편드는 방향으로 더욱 심하게 왜곡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루머가 뉴스를 압도하는 사회는 정상이 아니다. 왜곡된 사회 커뮤니케이션 구조는 반드시 정상화돼야 한다. 그런데 정상화를 위한 방법론은 온라인 공간 검열이 아닌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신뢰할 만한 뉴스 생산이어야만 한다.
  • [세종로의 아침] 양궁팀이 정치권에 주는 교훈/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양궁팀이 정치권에 주는 교훈/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우리 양궁팀이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세계 최고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우리 선수들은 양궁 8개 종목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좋은 성적은 선수들의 땀과 지도자들의 헌신, 끊임없는 기업 후원으로 이뤄진 합작품이기에 칭찬받을 만하다. 또 개인이 아닌 단체를 앞세운 양보와 희생으로 이뤄진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빛이 난다. 누구나 양궁 종목을 메달밭으로 알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 선수들에게 강한 종목이었고, 선수층도 두껍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성적을 예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달랐다.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경기방식 변경, 중국의 추격 등은 무거운 짐이 되기에 충분했다. 양궁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비결은 무엇일까. 체육인들은 단체전에서 팀워크를 제대로 살렸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입을 모은다. 게임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의 실력은 사실 순위를 매기기 어려울 만큼 모두 정상급이다. 개인전은 우리 선수들 간 선의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고, 간발의 차이로 메달 색깔이 결정됐다. 반면 어느 종목이든 단체전은 다르다.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조합, 즉 팀워크가 앞서야 한다. 개인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도 단체전에서 뒤처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번 여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 우승의 비결은 ‘아름다운 양보’였다. 스포츠에서 메달 획득은 한솥밥을 먹은 같은 팀끼리도 양보할 수 없는 운명이다. 메달 색깔에 따른 대우는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가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자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다른 선수에게 출전권을 양보했고, ‘대타’로 출전한 선수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좋은 성적을 냈기에 우승이 가능했던 것이다. 선수들이 오직 실력으로만 무한경쟁을 펼칠 수 있게 하고, 선수 선발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한 코칭 시스템 역시 양궁 강국의 위치를 지키는 데 디딤돌이 됐다. 그렇다면 우리 정치권은 어떤가. 벌써 몇 달째 아귀다툼만 하고 있다. 타협과 양보는 눈곱만큼도 없다. 모두가 고집불통이다. 이들의 안중에는 오직 정권유지와 당리당략만 있을 뿐, 국민들의 질타에는 귀를 닫은 지 오래다. 여야 모두 국민 안위를 부르짖고 법체계를 앞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당리당략이 우선이다. 정치는 법질서 위에서 이뤄지는 타협과 양보의 산물이다. 법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법과 상식에 어긋나는 당리당략, 감성적인 호소만으로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지도자들의 리더십 부재도 정국을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 같은 당내에서도 계파 간 견제와 나눠 먹기가 성행하다 보니 난국을 타개하기는커녕 혼란만 부추겼다. 정치인 개인의 인기나 명분만 앞세웠지 국가 경제나 안정은 내동댕이친 지 오래다. 말로만 국가와 국민을 대표한다고 떠들게 아니라 양궁 국가대표팀으로부터 개인보다 팀, 국가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아름다운 양보를 한 수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chani@seoul.co.kr
  • 재물운 좋은 집을 만드는 풍수 비법은?

    재물운 좋은 집을 만드는 풍수 비법은?

    사는 곳이 운명이다/김승호 지음 최근 사업가 K씨는 신기한 일을 경험했다. 자녀의 학군 문제로 인해 이사를 한 후 체력이 떨어지고 회사의 재정상황이 악화되는 등 악재가 연달아 터진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K씨는 우연한 기회에 풍수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새집 현관이 ‘풍수환’의 패상으로 모든 것을 흩어지게 하고 있으며, 집안의 가구들 또한 지나치게 트랜디하여 집주인의 권위와 위엄이 날아가게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K씨는 당장 현관에 덧문을 달았고, 침대만이라도 고풍스럽고 웅장한 것으로 바꿨다. 그 이후, 악화됐던 회사의 재정상황이 회복됐고 건강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러한 사례 이외에도 ‘배산임수’, ‘물가에서 부자가 난다’ 등 장소나 공간에 따라 기운의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는 풍수 이야기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풍수 인테리어, 생활 풍수 등 풍수지리가 점차 대중화되고 있는 추세다. 베스트셀러 <돈보다 운을 벌어라>의 저자로 알려진 김승호 작가는 풍수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풍수 대가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특히 주역으로 땅의 이치를 풀어낸 주역풍수의 개념과 체계를 정립해 그를 따르는 학자와 제자들이 많다. 최근 신간 <사는 곳이 운명이다>를 펴낸 김승호 작가를 만나 새 책과 실내풍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책 제목 <사는 곳이 운명이다>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물고기가 물에 살 듯 사람은 기운의 바다에서 삽니다. 방에도 사주가 있고 건물에도 관상이 있어, 우리는 하루 24시간 공간의 기운을 흡수하지요. 그래서 사람은 ‘사는 곳’을 경건한 마음으로 살펴야 합니다. 그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지요. 사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땅의 건물은 물론 실내의 가구 한 점, 그림 하나가 모두 의미를 가지고 운명에 영향을 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에 무심해 괜한 화를 부르곤 하지요.” Q. 운명에 좋은 영향을 주는 풍수 사례들을 소개해주신다면요? A. “사업가들은 집이나 사무실에 위엄 있고 웅장한 느낌의 가구를 들여놔야 권위가 생기고 재물운과 명예가 안정됩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감각적이고 팬시한 가구를 선호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아파트 자체가 양의 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너무 밝고 가벼운 느낌의 인테리어는 좋지 않습니다. 수험생의 방의 풍경화를 걸어놓는 것 또한 지양해야 합니다. 집은 고풍스럽고 차분한 느낌이 들어야 기운을 보호하고 운명에 이익을 줍니다.” Q. 나와 잘 맞는 공간인지 아닌지를 비전문가들도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A. “공간에 대한 본능적인 판단력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 왠지 싫은 곳은 나와 맞지 않는 곳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한 가지 방법을 알려드리자면 자신의 집 주변을 한데 묶어 큰 집이라고 생각해본 후, 자신의 집을 하나의 방으로 간주해 보십시오. 그렇게 놓고 봤을 때 이 방이 마음에 드는지, 머물고 싶은지를 생각해봅니다. 그 대답에 따라 내 집이 얼마나 좋은 위치에 있는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당장 점검해보고 바꿔볼 수 있는 실내풍수의 방법들을 알려주세요. A. “가장 쉬운 방법은 침대와 식탁을 벽에서 약간 떼어놓는 것입니다. 침대와 식탁을 벽에 바짝 붙여놓으면 영혼이 억눌리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30cm라도 떼어놓아야 합니다. 침실은 안쪽을 남편이 사용하고 바깥쪽은 부인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상태는 지천태의 패상으로 부부가 더욱 친밀해지고 남편의 기운이 날로 쌓여 일이 잘 풀린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좋은 칼과 도마, 오래된 물건, 책, 좋은 술 등을 집에 들여놓는 것도 재물운을 부르는 좋은 방법입니다. 사장실의 경우에는 가급적 북쪽에 입구에 들어섰을 때 좌측에 보이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사는 곳이 운명이다> 출간을 맞이하여 출판사 쌤앤파커스는 오는 8월 29일까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교보문고 인터넷,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면 추첨을 통해 김승호 작가의 ‘무료 풍수 컨설팅’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벤트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안내 페이지(www.kyobobook.co.kr/prom/2014/pube/07/140728_sam.jsp)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백척간두에 선 한국의 운명/이주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열린세상] 백척간두에 선 한국의 운명/이주한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

    한국의 운명에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마침내 일본 아베 정부는 지난 1일 총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전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헌법 해석 변경을 의결했다. 공격은 하지 않고 방어만 하는 안보원칙을 폐기하고, 총리의 뜻에 따라 무력행사를 하겠다는 군국주의의 명백한 부활이다. 1945년 패전 이후 일본은 전쟁할 수 없는 나라였다. 지난 69년간 일본 지배계급은 절대주의 천황제국가를 염원하며 전쟁금지를 규정한 평화헌법 개정을 노려왔다. 사실상 일본은 팔굉일우(八紘一宇)를 추구하는 천황제국가다. 팔굉일우는 팔방의 넓은 세계를 일본이라는 하나의 집 아래 천황이 지배하겠다고 하는 침략이데올로기다. 밀접한 타국이 공격을 받아 일본의 존립에 위협이 된다고 총리가 판단하면 전쟁을 하겠다는데 그 1순위는 당연히 남북한이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굳이 들출 필요도 없다. 만약 남북한에서 유사사태(전시상황)가 발생하면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진 미국의 요구로 일본군은 한반도에 출격할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오바마 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고자 일본이 동북아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일본극우파들은 오랜 경기침체와 중산층 붕괴, 지진과 원전사고 등으로 야기된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을 쇼비니즘으로 결집해 왔다. 이런 극우적 사고가 일본 시민사회 저변에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갑자기 벌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위력적인 사건 전에는 반드시 전조가 있다. “당신네들은 우리 할머니들이 불쌍하다고 하지만 강간범, 범죄자로 몰린 우리 할아버지들이 불쌍하다.” 일본군 성노예에 대해 한 시민단체 대표가 한 말이다. 더 무서운 전조는 우리 내부에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인정에 대해 별다른 대책이 없다. 오히려 그 의미를 축소하려고만 한다. 19세기 말 한·중·일의 역사가 지금 우리 앞에 다시 서 있는 셈이다. 역사의 복수를 피하려면 누구를 위한 한국인가를 우리는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한국과 일본사 연구의 권위자인 최재석 고려대 명예교수는 역작 ‘역경의 행운’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개인으로서의 일본인은 친절하고 예의가 바르고 공중도덕을 잘 지킨다. 가정교육의 모토는 남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본인이 국가를 의식할 때는 이와 판이한 행동을 한다. 기습공격을 잘하는 것이 그 일례일 것이다.” 최재석 교수는 1894년 청일전쟁, 1904년 노일전쟁, 1910년 한국 강제 점령, 1937년 중국 침략, 1941년 태평양전쟁, 일본군의 소위 ‘위안부’, 731부대 등을 그 예로 들었다. 2012년 9월 일본의 양심세력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영토 갈등은 근대 일본이 아시아를 침략했던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역사를 기억하자는 호소다. 역사는 한 공동체가 경험한 집단기억이다. 기억에서 지워진 역사는 수레바퀴의 축처럼 다시 돌아온다. 주권재민의 민주주의 원칙을 넘어서서 지극한 충성의 대상인 천황을 정점으로 한 신분적 상하관계를 절대시하는 천황제 이데올로기는 일본을 얽어매는 치명적인 족쇄다. 히로시마 원폭투하를 겪은 일본인들은 두려움에 떨며 아직도 무거운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역사의 질곡은 민초들이 온전히 떠안게 마련이다. 한·중·일 모두 백척간두에 서 있다. 누구를 위한 일본인가, 누구를 위한 중국인가를 물어야 할 때다. 한국의 운명은 중국과 일본의 운명과 따로 있지 않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자는 그 바퀴 아래에서 신음하는 자, 결국 세계 각국 민초들의 몫이다. 특히 한국은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쟁취한 역사적 경험이 있다. 한국인 그 누구도 한국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세상 만물이 변하듯이 운명도 변한다. 주어진 명이 움직이기에 운명이다. 역사에 감춰진 운명의 비밀이 있다.
  • 홍명보 ‘오기 인사’…박주영, 벨기에戰 선발로 내보낸다

    다시 한 번 박주영(아스널)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벨기에와의 브라질월드컵 본선 H조 3차전을 하루 앞둔 26일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을 선발로 내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의 전체 밸런스를 볼 때 박주영의 경기력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면서 “공격적인 부분을 따지면 우리가 찬스를 못 만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조한 공격력의 책임이 박주영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또 ‘선발진에 변화를 주느냐’는 질문에 “오늘 훈련이 끝났으니 지금부터 생각해보겠다”면서 선수 구성이나 전술 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다소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1, 2차전 ‘베스트 11’에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 하겠다”는 말을 일곱 번이나 반복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벨기에가 한국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데. 선수들의 이름조차 모르는데. -벨기에는 벌써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우리 경기가 그 팀에 어떨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상관없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기적을 이룰 준비가 됐는지. -우리 선수들은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고,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임해왔다. 우리 선수들에게 간절함이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는 충분히 알고 있다. 일단 할 수 있는 것은 해놓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베스트 11에 변화를 줄 것인가. -오늘 훈련이 끝났으니까 지금부터 생각해 보겠다. →월드컵에는 놀라운 결과도 나왔다. 여러 이변에서 영감을 받았나. -축구에서 항상 강팀이 이기라는 법은 없다. 그런 것에 대비하고 있었고, 이 경기에서 마지막에 어떤 일이 있을지는 예상할 수 없다. 벨기에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경기는 지루한 경기였지만 비겼고, 알제리는 재미있었지만 졌는데.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우리는 이기는 경기가 더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러시아와의 경기가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경기를 하더라도 지는 경기는 선수들에게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브라질 사람들의 환대는 어떤가. -세 차례 이동을 했다. 브라질 국민들이 우리 선수들을 열렬히 환영해줬다. 이구아수에 있는 브라질 시민들은 우리가 정말로 경기를 잘하면 같이 기뻐해줬고, 좋지 않으면 같이 슬퍼해줄 정도로 훌륭한 마음을 보여줬다. →박주영의 선발 여부에 관심이 많은데. 기대에 만족하고 있나. -우리 팀의 전체적인 밸런스와 첫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알제리전은 실질적으로 기회를 못 만든 게 사실이다. 수비에서 실점을 너무 쉽게 허용하다보니 경기 자체가 기울어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체적으로는 박주영이 가운데서 균형을 잡아주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공격에 대해선 전체적으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신에게도 기원하나. -종교라고 할 게 없다. 우리 선수들만 보고, 우리 선수들만 믿고 간다. 종교가 있는 선수들에게는 그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선발 라인업의 변화와 유지에 대한 생각은. -우리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다. 어떤 날은 좋은 감독이었다가 어떤 날은 조기축구의 감독보다 못한 사람이 되는 게 감독의 운명이다. 내일은 중요한 경기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선수 구성을 할 것이다. →실점을 줄이면서 다득점을 해야 하는 경기인데. -득점을 하고, 실점을 안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경기가 될 것이다. 어차피 골을 넣고, 이겨야 하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전략적으로, 그런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시아 축구의 성적이 별로인데.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경기 중이기 때문에 아시아 축구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성적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아시아 축구가 과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막 올라가는 상황에서 전에 있던 흐름들을 따라가는 현상이 있어 보인다. 이번 월드컵을 보면 굉장히 터프하고 피지컬적으로도 좋은데 그런 부분이 없지 않나 생각한다.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벨기에와 1-1로 비겼는데. 이번 경기에서 뭘 강조하겠나. -우리가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조건이 있다. 그 조건 역시 우리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16강 진출 여부에 상관 없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권한이라는 것을 줬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될 것 같다. →경험이 많은데. 축구 인생에서 이번 경기의 의미는. -이번 경기가 우리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국 축구를 위해 나가야 하는 선수들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선수 때의 어떤 경기와 비교하기에 특별한 것은 없다. 선수 때, 익숙한 분위기가 지금도 이어지는 것 같다. 지금은 감독의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게 임무라고 생각한다. →벨기에는 16강에 진출했는데. 한국을 과소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잘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좀 더 편안하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있는 실력이 어디 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벨기에는 아주 좋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홍 감독과 빌모츠 감독이 선수에 이어 감독으로 맞대결을 하는데. -아주 팀을 잘 조련한 것 같다. 풍부한 경험에서 좋은 실력이 나오는 것 같다. 한국과 벨기에의 상황은 다르지만 나의 능력보다는 선수들을 믿는다. 우리 선수들이 내일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상파울루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태양을 피하고 싶은 ‘뱀파이어 병’ 母子 사연

    태양을 피하고 싶은 ‘뱀파이어 병’ 母子 사연

    영화 속 ‘뱀파이어’의 특징 중 하나는 ‘태양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만 활동하는 뱀파이어처럼, 현대에 사는 한 모자(母子)역시 태양을 피하며 살아야 하는 기구한 운명이다. 영국 옥스퍼드셔에 사는 클레어 터너(50)와 샘 터너(13) 모자는 매우 희귀한 피부 성질 때문에 절대 태양을 마주할 수 없다. 이들의 피부는 태양 뿐 아니라 다소 강렬한 인조 광선(형광등이나 전등)에 노출이 돼도 마치 타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 외출할 때에는 몸에 빛이 닿지 않도록 구석구석을 잘 동여매야 한다. 뜨거운 여름에도 긴팔과 긴 바지, 얼굴을 감싼 스카프를 빼놓고는 절대 외출할 수가 없다. 이들이 앓고 있는 일명 ‘뱀파이어 병’의 실제 병명은 적혈구조혈 프로토포르피리아(erythropoietic protoporphyria)로, EPP 또는 적혈구 조혈성 포르피린증이라고도 부른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데다 원인과 치료법이 밝혀지지 않은 이 질병 때문에 두 모자는 외출 때마다 두려움을 느껴야 한다. 특히 아들 샘의 경우 어머니보다 증상이 심각해서, 지나치게 밝은 전등 아래에서도 태양에 노출된 것과 비슷한 통증을 느껴 일상생활이 쉽지 않은 정도다. 클레어는 “아들이 낮은 밝기의 전구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집 곳곳이나 학교 내 아이의 자리 근처에 달린 형광등, 전구를 모두 제거해야 했다. 때문에 아들이 앉는 곳은 대체로 어두침침한 분위기 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샘이 8살이 됐을 때 처음 증상이 나타났다. 내 병이 아이들에게 유전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결국 피할 수 없었다”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온 집안을 UV차단 기능이 있는 커튼으로 감싸고 아이가 스스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 뿐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같은 질병을 앓고 있는 영국의 한 10대 소년의 부모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도움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이 부모는 NASA에 EPP에 걸린 아들을 위해 태양의 자외선을 막아 줄 우주복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고, NASA 측은 이를 받아들여 태양의 자외선을 99.9%까지 차단하는 우주복과 장갑, 마스크 등을 전달한 바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시론] 응답할까, 한국의 큐레이터/정준모 미술평론가·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시론] 응답할까, 한국의 큐레이터/정준모 미술평론가·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최근 영국 큐레이터들이 월급이 많고 전문분야를 존중해 주는 미국 미술관으로 이직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국큐레이터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이직은커녕 취직 자체가 어렵다. 설혹 취직한다 해도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이 고작이다. 국립박물관, 미술관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큐레이터란 고학력 저임금에 일용직 노동자에 불과하다. 연구보다는 미술관과 박물관의 허드렛일까지 모두 맡아서 한다. 민간미술관은 물론이고 공립미술관도 관장이나 지도감독관청의 나리들에게 밉보이면 해직 또는 계약만료와 함께 쫓겨나는 것이 예사다. 고작해야 근무기간이 1~2년에 불과하다. 물론 계약직 큐레이터들의 경우 5년까지 연장계약이 가능하다. 5년이 지나 자신이 일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계속 근무하려면 다시 입사지원서를 내고 신규채용 시험을 거쳐 합격해야 가능하다. 큐레이터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연구 분야에 종사하는 거의 모든 전문직들의 팔자이자 운명이다. 열악한 임금과 임시직, 계약직이라는 근로조건으로 4인 가족을 부양할 수 없기 때문에 중년의 연륜 있는 남성 큐레이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관리자급 큐레이터 인력이 부족한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사람을 키우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사람을 키울 수 없는 구조다. ‘규범적이고 대표적인 소장품을 수장하고 역사적 관점을 길러주는 미술관’은 큐레이터 외에도 관장, 재무담당관, 에듀케이터, 컨서베이터, 전시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종이 모이는 곳이다. 그런데 우리는 ‘일반적’으로 미술·박물관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을 ‘큐레이터’라고 부른다. 병원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을 의사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많은 다양한 직능과 직렬이 모여 협업을 통해 병원이 운영되는 것처럼 미술·박물관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모든 미술·박물관은 단일직종인 현행법상 ‘큐레이터’만으로 운영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전문 직종들은 자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사람도 길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큐레이터라는 ‘종합미술·박물관직’도 대개의 경우 1~2년짜리 계약직이다. 기껏해야 5년까지 일할 수 있는 구조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기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문직 큐레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15년 이상의 연륜과 관련 학문의 석사 학위, 박물관학 석사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인턴으로 출발해서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를 거쳐 어소시에이트 큐레이터, 시니어 큐레이터를 거쳐 흔히 학예실장이라고 부르는 치프 큐레이터로 올라간다. 큐레이터를 비롯한 미술·박물관의 전문 인력은 이런 지난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붕어빵처럼 틀에 넣어 찍어 낼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에는 여기저기 큐레이터가 널려 있다. 너도나도 미술·박물관 동네나 그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를 큐레이터라고 자칭 타칭한다. 게다가 계약직으로 1년을 근무했어도 큐레이터라고 부른다. 전직 미술·박물관의 큐레이터라는, 할 줄 아는 것은 없지만 못하는 것도 없을 것 같은 허울을 하나 갖게 될 뿐이다. 이런 불량 큐레이터는 또 다른 곳에서도 양산 중이다. 개점휴업 상태의 공·사립박물관들이 난립하면서 전문직으로서 학예 조사연구 업무보다는 매표, 전시장 청소, 관리 등의 일을 하면서 법으로 정한 시간만 채우면 연구논문이나 저서, 작품이나 유물 발굴 등 성과와 관계없이 1, 2급 큐레이터로 승급된다. 마치 장롱면허로 모범운전자가 되는 격이다. 이후 이런 자격증을 가지고 국공립 미술·박물관이나 더 중요한 미술·박물관의 주요직책을 맡는다. 빈곤과 불행의 악순환이다. 우리 미술·박물관은 현재 무면허 또는 돌팔이 의사에게 병원을 맡기고 원무과에서 20년 근무한 경력직에게 수술을 시키는 것과 같다. ‘진열’과 ‘전시’는 다르다. 이제라도 우리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래의 역사를 위해서도 ‘박물관 전문직’(Museum Professional)을 양성하는 제도로 전환하는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 오죽 외로우면…장난감과 사랑에 빠진 ‘복어’

    오죽 외로우면…장난감과 사랑에 빠진 ‘복어’

    흔히 사랑에 빠진 이들은 상대방을 그저 바라만 봐도 좋다고 하는데 이는 물고기들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자신을 꼭 닮은 모형 물고기와 사랑에 빠진 복어의 로맨틱한 모습을 23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재미있는 생김새가 인상적인 이 암컷 코거북복(boxfish)의 이름은 ‘베스’로 현재 잉글랜드 동부 노퍽 카운티 그레이트 야머스 해양생태센터 수족관에 살고 있다. 최근 홀로 외로움을 타는 ‘베스’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바로 베스와 흡사한 모습의 모형 장난감 캐릭터인 ‘블러프(Blurp)’가 어항 안에 등장한 것. 이후 흥미롭게도 베스는 잠시도 ‘블러프’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며 계속 애정공세를 보낸다. ‘블러프’가 진짜 물고기인지 아닌지는 상관없는 듯 계속 헤엄치며 관심을 보내는 베스의 모습은 사랑의 열병을 앓는 것처럼 느껴진다. 공교롭게 ‘블러프’가 수컷 물고기 캐릭터라는 점도 묘하게 다가온다. 수족관 관리자인 크리스틴 피처는 “아마 베스가 블러프의 동글동글한 생김새를 보고 같은 종이라고 착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사실 수족관 측이 블러프를 설치했던 가장 큰 이유는 베스가 아닌 일반 어린이 관람객들을 위한 이벤트 때문으로 최근 이것이 종료되면서 블러프도 곧 제거될 운명이다. 하지만 연인을 잃고 실의에 빠질 베스의 상태가 불 보듯 뻔히 보여 수족관 측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한편 베스와 같은 코거북복은 복어목 거북복과 물고기로 단단한 비늘로 덮여진 피부와 정면에서 보면 오각형인 생김새가 특징이다. 주식은 플랑크톤이며 서태평양, 인도양, 오스트레일리아 해역에 서식한다. 사진=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여왕’ 김연아 -‘만년 2인자’ 아사다 마지막 승부 스타트

    ‘여왕’ 김연아 -‘만년 2인자’ 아사다 마지막 승부 스타트

    23년 전 한국과 일본에서 나란히 태어난 두 피겨스케이팅 스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끝까지 경쟁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나란히 슬럼프에 빠졌던 둘은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되찾으며 화려하게 귀환, 사실상 은퇴 무대가 될 내년 2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마지막 결전을 치른다. 아사다는 지난 7일 자국 후쿠오카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총점 204.02점을 받아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6개 대회 상위 입상자 6명이 겨루는 파이널은 ISU가 주관하는 최고 이벤트 중 하나로,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못지않은 수준과 권위를 갖고 있다. 아사다는 2년 연속 이 대회 우승과 역대 타이인 통산 4회 우승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아사다에게 쏟아졌던 세계적 스포트라이트는 약 5시간 뒤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김연아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부상을 털고 204.49점으로 여왕의 귀환을 알렸기 때문이다. 아사다보다 0.47점 앞섰고 원정 부담과 열악한 빙질을 이겨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했다. 아사다는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시즌 최고점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하루 뒤 독일 도르트문트 NRW트로피 대회에서 20개월 만에 복귀한 김연아에게 관심을 빼앗겼다. 김연아와 아사다가 처음 맞대결을 펼친 것은 2004년 핀란드 헬싱키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당시 아사다가 우승을 차지해 김연아를 앞섰지만,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부터 둘의 관계는 역전됐다.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압도적이라 할 만큼 격차가 벌어졌다. 10년간 계속됐던 김연아와 아사다의 승부는 내년 소치에서 끝난다. 김연아는 여왕의 위치에서 화려했던 피겨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해, 아사다는 만년 2인자 꼬리표를 떼기 위해 각각 최고의 연기를 준비 중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 아무도 대한민국을 고려하지 않았다/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아무도 대한민국을 고려하지 않았다/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애초부터 우리에게 영향력은 없었나 보다. 미국도 중국도 우리를 고려하지 않았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미국은 우리에게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복원이라는 숙제를, 중국은 방공식별구역 침범이라는 도전을 주었다. 한·미동맹 60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히 치른 지난 10월 1일 국군의 날이 이틀 지난 10월 3일, 미국은 일본 도쿄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과 “방위예산증액”을 환영하고 중국에 대하여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국방투명성을 확보”하라고 촉구했을 뿐만 아니라 “센카쿠 섬은 미·일 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고 확정, 공약한다. 결국 미국의 전략적 이익 때문에 우리에게 고통을 준 과거사 반성은 고사하고,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부정하는 일본의 손을 번쩍 들어준 꼴이 된 것이다. 중국은 지난 11월 23일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강력히 압박하는 미·일 동맹에 대한 첫 반응으로 동중국해 상공에 댜오위다오를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다. 그런데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이어도와 우리의 방공식별구역과 일부 겹치는 바람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는 참으로 난감한 상황에 빠져 버렸다. 차관급 한·중 전략대화에서 한국이 이에 항의하였으나, 중국은 애초부터 우리의 항의를 수용할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미국과 중국은 우리의 이익과 정체성에 무감각했다. 동맹인 미국에 왜 한국의 역사적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았느냐고 속 시원히 항의도 못하는 형국에서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무감각에 뒤통수를 맞았다고나 할까. 화려한 레토릭으로 동북아 평화시대를 우리 주도로 열겠다는 동북아 평화구상은 강대국 중심의 정치 속에 그 흔적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다시금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열함과 약소국의 무력감이 차가운 초겨울 바람처럼 밀려드는 동북아의 거친 겨울의 한복판에서 강대국의 눈치만 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미국도 중국도 우리를 고려하지 않는 상황이니 말이다. 더욱이 그 사이 우리는 종북몰이와 NLL 사수냐 포기냐 논쟁에 매몰돼 이렇게 급박히 돌아가는 안보정세에 미국만 믿으면 된다는 아전인수식 해석만 해오고 있었던 터라 한심하기까지 하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황량한 겨울을 어떻게 견뎌야 할 것인가. 우리의 목표는 자명하다. 강대국 국제정치의 난국에 함부로 말려들면 안 될 것이다. 부화뇌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차분히 강대국 국제정치가 어떻게 진행될지 일단 관망해야 한다. 그것이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의 운명이다. 동맹의 이름으로 무작정 미국편에 선다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하는 모습을 연출하게 되고,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중국과 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일체화된 미·일 동맹이 등장한 상황 속에서 당장 이어도 상공을 우리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하는 정책으로 급선회하면 미·일의 대중국 포위전략에 가세하는 것으로 중국에 인식될 수 있는 만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중 간 샅바싸움을 관망하면서 차분히 대응하는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 즉 미국과 일본, 중국 사이에서 우리가 부화뇌동하지 말고 전략적으로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미국 쪽에 서면 중국과 단절하고, 중국과 협력하면 한·미 동맹이 끊길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지양해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지금이야말로 동북아 안정과 평화를 위해 한국의 전략적 상상력과 책임감이 요구되는 시기다. 여기에 중요한 교훈이 있다. 결국 우리가 종북 문제로 소모적 논쟁에 매몰돼 있는 동안 60년이 된 동맹국 미국도, 우리의 최대교역국인 중국도, 우리와 가까운 이웃 일본도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서는 한국의 역사적 정체성과 전략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제정치의 냉혈함 속에서 우리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주변국에 대한 아전인수식의 해석과 자기 위안적 예측은 오히려 해가 된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그러니 자주국방력이 없는 방공식별구역 확대, 전시작전권 환수 없는 대북 원점타격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된다. 제발 현실을 직시하자. 아무도 우리를 고려하지 않았다.
  • 해외여행 | Walker of New York City 엄청나게 매력적인* 믿을 수 없이 다양한

    해외여행 | Walker of New York City 엄청나게 매력적인* 믿을 수 없이 다양한

    뉴욕커New Yorker는 워커Walker다. 뉴욕은 사람들을 걷게 만드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남북으로 뻗어 있는 애비뉴를 따라 걸으면 1분마다 새로운 블록, 즉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경쾌하고 빠르다. 그 느낌을 아는 사람들에게 버스와 지하철은 재미를 놓치는 막대한 손실이고 한없는 지루함일 수밖에. 뉴욕은 정말이지 믿을 수 없이 다양하고,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엄청나게 시끄러운 믿을 수 없이 가까운> Extremely Loud & Incredibly Close 9·11테러로 아버지를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9살 소년 오스카의 시선으로 테러 이후 미국 사회의 상처와 치유 과정을 담아낸 장편소설. 기존 소설책의 형식을 파괴하는 실험적인 텍스트 배열과 독창적인 구성으로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천재라는 찬사까지 들었다. 2005년 출판된 소설은 2012년 톰 행크스, 산다라 블록이 주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9·11테러의 상흔이 남은 그라운드 제로에는 새로운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New York, Times 뉴욕에 도착하는 순간, 사람들은 드높은 마천루에 압도당하고 말지만, 다음 순간 그 긴장을 내려놓게 하는 것은 거리의 코너마다 자리잡은 핫도그 가게다(그래서 뉴욕핫도그가 그렇게 유명한가). 깐깐할 것만 같은 뉴요커를 구성하는 것은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보통의 지구인들이다. 뉴욕의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과 나눈 이야기들, 혹은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 앙키스 구장 앞에서 만난 꼬마 “양키스도 아이스크림도 좋아요” 저 혼자 여기서 뭐하냐고요? (턱으로 양키스 기념품점을 가리키며) 엄마랑 아빠 기다려요. 그만 나오실 때도 됐는데 말이죠. 누나 야구 잘 모르죠? 설마 베이브 루스가 누군지 모르는 건 아니겠죠? 야구가 처음 시작된 곳이 뉴욕(1842년에 최초의 현대야구 경기가 있었다)이라는 것도 모르시나? 뉴욕에 온 김에 메츠나 양키스 중에 한 팀 골라 봐요. 오늘 구장 안에 들어가는 가이드투어는 매진인 것 같던데, 저처럼 양키스 유니폼 한 벌 장만하시든가요. 혹시 안에서 저희 엄마아빠 보면 좀 전해 주세요. 저 아이스크림 다 먹었다고요. JJ 모자가게 점원 지미Jimmy Broadlick “꿈을 좇아서 왔어요” 모자 어디서 샀느냐고요? 사실 저 근처의 모자가게에서 일해요. 뉴욕에 온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됐어요. 우리 가게에서 50m 거리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도 아직 못 가봤어요. 여자 친구가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같이 뉴욕으로 이사했어요. 그녀도 오자마자 인턴자리를 구해서 어제부터 유명한 매거진의 화보촬영 어시스턴트를 하고 있죠. 대단한 여자예요! 저는 모자 디자인을 배워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작가가 되고 싶은 꿈도 있는데 이미 써 놓은 원고가 있어요. 여긴 뉴욕이잖아요. 두드려 볼 문이 많아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도어맨 “밤에는 엠파이어, 낮에는 록펠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어디냐고요? 바로 이 문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빌딩 첨탑이 너무 높아서 여기서는 안 보여요. 한번은 저 위에서 뛰어내린 여자가 있었는데 바람에 밀려 다시 올라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있답니다. 제가 중요한 팁을 하나 드리죠. 뉴욕에는 꼭 가봐야 할 전망대가 두 개 있어요. 낮에는 GE빌딩에 있는 전망대 ‘탑 오브 더 록’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고, 밤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381m의 야경이 죽여줍니다. 당신 손에 쥐고 있는 시티패스로 야간입장이 가능하니까 새벽 2시 전까지만 다시 오세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도어맨 “밤에는 엠파이어, 낮에는 록펠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어디냐고요? 바로 이 문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빌딩 첨탑이 너무 높아서 여기서는 안 보여요. 한번은 저 위에서 뛰어내린 여자가 있었는데 바람에 밀려 다시 올라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있답니다. 제가 중요한 팁을 하나 드리죠. 뉴욕에는 꼭 가봐야 할 전망대가 두 개 있어요. 낮에는 GE빌딩에 있는 전망대 ‘탑 오브 더 록’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고, 밤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381m의 야경이 죽여줍니다. 당신 손에 쥐고 있는 시티패스로 야간입장이 가능하니까 새벽 2시 전까지만 다시 오세요. 네이키드 카우보이걸 ‘‘굴 때문에 벗었어요” 타임스퀘어*의 명물, 네이키드 카우보이Naked Cowboy는 아시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팬티 한 장만 입은 채 기타를 메고 노래하는 그 근육질의 남자 로버트Robert John Burck말예요. 2009년 뉴욕시장 선거 때도, 2010년 미국대통령 선거 때도 입후보를 해서 화제를 모았으니 그를 모를 수가 없겠죠. 우리는 로버트에게 ‘네이키드 카우보이’ 상표 사용 허가를 취득한 네이키드 카우보이걸이고 오이스터를 홍보하는 중이예요. 우리 덕분에 블루 아일랜드 오이스터 컴퍼니의 매출이 급성장했죠. 같이 기념사진 한번 찍어요! 타임스퀘어의 반짝 플래시몹 “인종차별은 말도 안 됩니다!” 우리는 지금 플래시몹Flash mob을 하는 중이랍니다. 얼마 전에 히스패닉계 백인이 비무장 상태의 흑인 소년에게 총을 쏴 소년이 죽은 일이 있었는데 그 자경대원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죠. 후드티를 입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자라고 생각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SNS를 통해 뜻을 모았고 그 소년이 즐겨 입었던 후드티를 입고 나와서 분노, 좌절, 기쁨 등의 감정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어요. 첼시바버스Chelsea Barbers “뉴욕 최고의 이발사랍니다” 들어들 오십시오. 우리 이발소가 좀 특이하긴 하죠. 여기 주인인 베티Betty는 최고를 추구하거든요. 벽면에 걸린 아티스트 페페Pepe Villegas의 강렬한 작품들은 당신들처럼 멋을 아는 사람들을 사로잡죠. 마피아와 함께 사라져 간 뉴욕의 이발소들이 몇년 전부터 복고풍으로 돌아왔지만 우리 첼시바버스는 1997년부터 자리를 지켜 왔답니다. 멘솔 향기 솔솔 풍기는 스팀 타월의 느낌을 알아야 진짜 남자죠! 보시다시피 우리 고객들은 GQ 잡지의 모델처럼 말끔한 직장인들이고, 그들은 우리를 뉴욕 최고의 이발사라고 불러 줍니다. 이발 40달러, 옛날방식 면도도 40달러니까 헤어살롱에 비하면 엄청 싼 거랍니다. 주소 465 W 23rd St. New York 문의 212-741-2254 www.chelseabarbers.com 뮤지컬 <원스> 주인공 아서 다빌Arthur Darvill “참, 열정적이시네요!” 와우, 오늘 관객분들은 마치 토요일 밤의 관객분들 같네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실 줄 몰랐다는 뜻이에요. 네. 네. 한 분 한 분 모두 사인해 드릴게요. 우리 뮤지컬 <원스ONCE>가 <맘마미아>, <시카고>, <록 오브 에이지>처럼 화려한 공연은 아니지만 2012년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8개 부분의 상을 휩쓸었죠. 대사마다 빵빵 터져 주시고 영화를 통해 히트한 노래들을 따라 불러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참, 브로드웨이공연과 오프브로드웨이공연의 차이는 실력이 아니랍니다. 사실상 좌석규모만 다를 뿐이니 소극장 공연도 많이 봐 주세요. *타임스퀘어 Time Square 타임스퀘어는 뉴욕 면적의 0.1%도 안 되는 넓이지만 뉴욕시 수입 11%, 일자리의 10%가 이곳에서 창출되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광장이다. 매일 이곳을 지나가는 통행인구가 35만명에 이를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으며 새벽 2시에도 인파로 불야성을 이룬다. 타임스퀘어 주변의 건물들은 의무적으로 대형 광고판을 부착해야 하는데, 광고판만으로도 연간 수입이 200억이다. 삼성과 LG도 큰 몫을 하고 있다. Public Architecture Tour 건축은 도시의 입이다 째깍째깍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시계탑이 2시 정각을 가리켰다. 어디가 미팅 장소인지를 몰라 네거리를 두리번거리는 사이 대각선 모퉁이에서 피터Peter Laskowich 선생이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뉴욕에서 가장 인간적인 건축물 100년이나 된 기차역, 그랜드 센트럴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을 가이드답게 피터 선생은 현명한 눈빛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그는 오늘 이야기를 들려 줄 장본인은 자신이 아니라고 말했다. 누가 또 등장한다 말인가? 아르데코 스타일의 크라이슬러 빌딩을 포함해 위엄을 간직한 근대 건축물들을 가리키며 그가 외쳤다. “Buildings always tell us things!” 예를 들면 이런 이야기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로 들어가는 통로는 점점 좁아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거의 뛰다시피 걸음이 빨라지게 된다. 쏟아져 들어온 사람들을 맞이하는 것은 교회를 연상시키는 대형 홀이다. 노란 조명으로 채워진 홀은 일순간 사람들을 차분하게 만들지만 정중앙에 위치한 시계탑과 티켓부스는 다시 각자의 길을 재촉하게 만든다. 100년 전 설계된 이 건물은 조명의 밝기, 천장의 높낮이, 실내 온도의 변화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에 명령(걷는 속도, 장거리 여행자와 통근자의 동선)을 내리고 있었다. 그저 고풍스럽다 여겨졌던 터미널이 인공지능을 지닌 첨단 건물로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차가운 현대의 인텔리전트 빌딩과는 온도 차이가 있다. “그랜드 센트럴은 뉴욕에서 가장 인간적인 빌딩입니다. 뉴욕이 어떤 곳입니까? 평방인치로 땅을 쪼개서 파는 곳입니다. 여러분이 서 있는 중앙홀은 10층짜리 빌딩을 무려 10개나 세울 수 있는 면적이죠. 그러나 현재 이 땅에서 나오는 수익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공공장소로 유지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그것은 사람을 우선시했기 때문입니다. 뉴욕에 아직은 인본주의가 남아있다는 증거죠!” 박수갈채를 받았던 연설(?)에 덧붙은 이야기는 안타까움이었다. 그랜드 센트럴을 시작으로 100년 전 파크 에비뉴 일대에 추진됐던 터미널 시티 프로젝트는 1,000개의 빌딩을 잉태했지만 지금 살아남은 생존자는 5%도 안 된다. 조만간 또 하나의 빌딩이 허물어지고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가 거듭 당부한 이야기 하나를 더 전한다. “근사한 곳에 가서 식사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지불한 돈은 1달러짜리 달걀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색감, 선, 질감, 스타일을 위한 것이니까요. 오감을 만족시켜 주는 기회는 흔하지 않습니다.” 오감이 모두 민감한 여행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비밀스러운 장소 두 곳을 이 기사의 마지막 페이지에 소개해 두었다. 다음 번 뉴욕에서 기자를 마주치게 될지도 모를 장소들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리 재활용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는 걷기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다. 그러므로 뉴욕에 3층 높이의 고공 산책로가 조성됐다는 소식에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처럼 높은 곳 말고, 브룩클린이나 자유의 여신상에서처럼 먼 곳이 아닌, 딱 3층 높이에서 만나는 맨해튼은 어떤 모습일까? 맨해튼 웨스트사이트에 위치한 하이라인High Line은 원래 화물전용 철도가 다니던 지상 10m 높이의 고가였다. 1980년 운행 중단 이후 30년간 잡초만 무성한 상태로 방치되면서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뜻있는 시민과 예술가들의 열정이 더 높았다.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구조물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10년간의 기획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3년 이상의 공사 끝에 2009년, 하이라인은 뉴욕 시민들이 사랑하는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다. 2.3km의 버려진 철도를 통째로 재활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지금의 하이라인은 생태적이고 예술적인 공원으로 탈바꿈됐다. 낡은 철로를 그대로 남겨 둔 채 일광욕 데크와 벤치, 전망대 등을 설치하고 다양한 수종의 야생화를 심었다. 그리고 공원 곳곳에 조각상, 설치미술 작품들을 전시했다. 지상 약 10m 위의 산책이 제공하는 종합선물은 뉴저지의 전망과 허드슨강의 노을,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의 야경이다. 여름에는 각종 공연과 이벤트가 진행되고 별 관측 행사도 가능하다. 하이라인의 변화는 주변 환경의 변화도 몰고 왔다. 낡고 지저분했던 고가 주변의 건물들은 새단장에 들어갔고, 아예 고가 위를 가로지르는 부티크 호텔이 지어져 젊은 뉴요커 사이에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고가 주변에 카페와 펍, 레스토랑이 늘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맵(www.thehighline.org)을 통해 고가로 진입할 수 있는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랜드 투어Grand Tour | 무료로 진행되는 그랜드 투어는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100주년을 맞아 2013년 한 해 동안 진행되는 이벤트다. 어플리케이션($4.99)을 구입하면 셀프 오디오 투어도 가능하다. www.grandcentralterminal.com 해박한 피터 선생의 또 다른 가이드투어, 특히 야구와 접목한 뉴욕 역사를 듣고 싶다면 그의 사이트를 참고할 것. www.newyorkdynamic.com 뉴욕 시티패스New York City Pass | 구겐하임뮤지엄(또는 탑 오브 더 록), 미국자연사박물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현대미술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 자유여신상 유람선 등 6개의 뉴욕 관광명소 입장권으로 구성된 패키지 패스. 낱장 구입보다 $79 할인된 $104(17세 이하 청소년 $79)에 구입할 수 있다. 앞에 언급한 장소에서 티켓을 구입할 수 있으며 첫 개시 후 9일 동안 유효하다. www.citypass.com 그레이라인 이층버스Gray Line New York Sightseeing | 버스여행은 양날의 칼 같다. 편리하지만 수박 겉핥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뉴욕처럼 볼 것 많은 도시를 개괄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이층버스다. 브로드웨이 45번가의 정류소를 기점으로 북쪽을 도는 업타운 루프, 남쪽을 도는 다운타운 루프는 기본이고 브룩클린 루프, 브롱스 투어는 선택이다. 원하는 정거장에 내렸다가 재탑승이 가능하다. 각 루프의 티켓가격은 $49, 전 루프를 다 이용할 수 있는 48시간 패스는 $59다. www.newyorksightseeing.com 212-445-0848 Chelsea Gallery 욕망의 쇼룸 뉴욕에서 활동 중인 사진가 김아타는 뉴욕을 ‘가장 화려하지만, 가장 야만적인 도시’라고 했다. 그리고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그 도시를 야누스의 얼굴로 치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예술가들은 저마다 발견한 뉴욕의 얼굴을 하나씩 꺼내고 있을 뿐이다. 첼시의 갤러리에서 그 얼굴들을 대면할 수 있었다. 세계 미술 시장을 주도하는 70여 개 이상의 갤러리들이 그곳에 모여 있으므로.짐켐프너파인아트Jim Kempner Fine Art 정원에 들어서면 중용The Golden Mean이라는 제목의 조각상이 서 있는 짐켐프너갤러리. 실험적인 현대작품들과 복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주소 501 West 23rd St, New York 문의 212-206-6872 www.Jimkempnerfineart.com 두산 갤러리 Doosan Gallery 두산 연강 재단이 운영하는 곳이다. 한국의 젊은 현대미술 작가들을 발굴하여 6개월간 첼시에 머무는 레지던스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주소 533 West 25th St. New York 문의 212-242-6343 www.doosangallery.com 레일라 헬러 갤러리 Leila Heller Gallery 중견 현대미술 작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특히 중동작가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아 이란, 터키, 중동의 미술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소 568 West 25th, New York 문의 212-249-7695 www.leilahellergallery.com 더 페이스 갤러리 The Pace Gallery 베이징의 유명한 아트지구인 따산즈에도 분점이 있는 갤러리.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예술품, 판화 갤러리, 사진 갤러리가 나뉘어 있으며 한국의 이우환 작가도 후원하고 있다. 주소 534, 510, 508 West 25th, New York 문의 www.thepacegallery.com 브루스 실버스타인 Bruce Silverstein 앨프리드 스티글리츠 같은 근대 사진작가들을 주로 다루는 사진전문갤러리. 주소 535 West 24th, New York 문의 212-691-5509 www.brucesilverstein.com 요시밀로 갤러리 Yossi Milo Gallery 일본계 사진전문갤러리로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는 신진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나무’시리즈로 유명한 한국의 이명호 작가도 이곳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었다. 주소 245 Tenth Ave, New York 문의 www.yossimilo.com 글래드스톤 갤러리Gladstone Gallery 매튜 바니, 아니슈 카푸어, 알로라 & 칼자딜라 등 스타 작가를 키워낸 곳. 공장 건물을 개조한 2개의 갤러리가 있는데 규모가 큰 21번가에는 설치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개인전은 24번가의 갤러리에서 진행한다. 주소 515 West 24th St. New York 문의 212-206-9300 www.gladstonegallery.com Brooklyn & Williamsburg 브룩클린에서 찾은 비상구 내 머릿속에 브룩클린은 먼지 푹푹 날리는 공장지대에 땀에 찌든 노동자들이 술 한잔으로 일상을 위무하는 디스토피아였다. 영화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1989년, 올리 에델 감독)>에 비친 더럽고 음울한 뒷골목이 전혀 가상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말이다. 그러나 2013년의 브룩클린은 전혀 달랐다. 인구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신흥 주거타운. 그곳이 브룩클린이었다. 젊음의 비상구,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 모든 것은 맨해튼의 살인적인 집세 때문에 시작됐다. 비공식 집계에 의하면 20만명쯤 된다는 뉴욕의 아티스트들은 저렴한 곳을 찾아 방치된 공장이나 창고로 스며들곤 했었다. 큰 창문과 높은 천장은 대형 작품을 옮기기 좋았고, 월세가 저렴했기 때문이다. 빈 공장이 많았던 소호와 첼시가 그랬다. 예술가들의 안목은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그 분위기에 반한 사람들이 몰리면서, 그 사람들을 겨냥한 자본이 따라 들어오는 수순. 꿈과 열정이 가득하지만 정작 주머니가 비어 있는 예술가들은 이제 더 이상 맨해튼 내에서는 짐 풀 곳을 찾기 어려워졌다. 동네의 집값만 올려준 채 다시 짐을 싸야 했던 가난한 예술가들이 찾은 다음 번 비상구는 다리 건너,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였다. 베드포드 애비뉴Bedford Ave를 따라 도열한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개성적인 숍들에 활기가 더해지면서 현재 가장 ‘핫hot하고 펀fun한’ 장소로 떠올랐다. 새 책과 헌 책을 모두 취급하는 스푼빌 & 슈가타운 서점Spoonbill & Sugartown Booksellers은 디자인과 아트 관련 책으로 유명하지만 판매대 위에서 천연덕스럽게 잠을 자는 검은 고양이로도 유명하다. 윌리엄스버그를 찾아가기 가장 좋은 때는 주말이다. 많게는 150개 부스가 줄지어 선 난장이 펼쳐지는 벼룩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브룩클린에서 개최되는 주말 벼룩시장은 여러 곳이지만 윌리엄스버그 벼룩시장의 규모가 가장 크다(www.brooklynflea.com). 요즘 뉴욕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샌드위치와 음식들을 판매하는 부스도 있으니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브룩클린 하이츠 브라운스톤붉은 사암으로 주택의 전면(파사드)를 장식하고 계단 아래 반지하 공간을 두었던 19세기 주택건축양식은 뉴욕의 주거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었지만 지금은 그리니치와 할렘, 브룩클린 일대에만 집중적으로 남아있다. 오드리 헵번의 출세작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 트루먼 커포티Truman Capote가 살았던 집은 윌로우 스트리트 70번지에 남아 있고,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을 쓴 아서 밀러Arthur Miller가 살았던 집은 그레이스 코트Grace Court에 남아 있다. 뉴요커가 사는 곳, 브룩클린 하이츠 메트로폴리탄에는 베드타운이 필요한 법이다. 브룩클린 하이츠Brooklyn Heights는 뉴요커들이 사랑했던 미국 최초의 교외suburb였다. 다리만 건너면 맨해튼의 소음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고, 또 하루가 멀다하고 솟아오르는 마천루는 나름대로 봐줄 만한 전경이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반 범죄가 늘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한때 공동화되다시피 했던 브룩클린은 세월의 부침을 거쳐 다시 드라마틱하게 부활하고 있다. “맨해튼 자치구는 자기들이 세금에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맨해튼에는 이민자, 실업자들이 많이 살지만 브룩클린은 깨끗한 주거지죠. 우리 입장에서는 젊은 처녀가 희생하는 느낌이라고요. 하하. 어쨌든 맨해튼과 브룩클린은 쌍둥이 같은 운명인 거죠.” 쌍둥이는 운명공동체가 맞다. 브룩클린 다리를 건너오고 있는 것은 젊은 부부들만이 아니다. 대형 쇼핑몰이 건너오고, 증권사도 건너오고, 이제 호텔들도 다리를 건너오고 있다. 그들을 수용하기 위해 낡은 건물들을 철거하면서 중요한 근대 건축 유산을 잃어가는 것은 쌍둥이의 씁쓸한 운명이다. 다행인 것은 무분별한 개발을 견제하는 시민활동가들의 노력이 활발하다는 것. 브룩클린 하이츠 지역은 1965년 역사보존지구로 지정됐고 주택개조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 유명한 재즈가수 노라 존스가 코블 힐Cobble Hill에 타운하우스를 구입한 후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일부 창문을 막으려 했을 때 온 동네가 떠들썩했던 일화가 있다. 브룩클린에서 진행되는 빅어니언워킹투어의 파트너는 브룩클린역사협회(www.brooklynhistory.org)다. 그저 평범해 보였던 동네 풍경을 가치 높은 건축물로 다시 보게 해 준 사람은 티나Tina Rivers였다. 플로리다에서 자란 그녀는 할아버지의 고향인 브룩클린으로 혼자 돌아왔다. 콜롬비아대학에서 예술사 박사과정을 마친 후 현재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틈틈이 가이드로 봉사활동을 하는 중이다. 역사연구가답게 오래된 신문 등의 정확한 사료를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지금은 브룩클린역사협회가 위치한 건물에만 들어가도 뉴욕공공도서관에서 받았던 감동을 되살려 주는 황홀한 도서관이 숨어 있다. 한때 2,632개의 객실로 뉴욕 최대 규모의 호텔이었던 세인트 조지St. George Hotel는 지금은 저렴한 숙소를 찾는 학생들의 차지가 됐다. 밋밋하게 느껴지는 휘트먼 공원도 브룩클린 데일리 이글Brooklyn Daily Eagle 신문의 기자로 이곳에 살았던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을 기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달라 보인다. 티나가 ‘쿠키 같다’고 표현한 브라운스톤* 하우스들도 마찬가지다. 투어는 맨해튼의 경치가 바라보이는 언덕의 강변 산책로에서 끝이 났다. 아래쪽 부두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종합휴양시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어린이 공원, 수영장, 야간영화제를 위한 스크린, 바비큐 피크닉장, 와인바, 카약보트 등을 내려다보며 왜 이곳이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베드타운인지를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travie info 빅어니언워킹투어스Big Onion Walking Tours 빅어니언투어는 뉴욕시민들도 잘 모르는 뉴욕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는 다양한 워킹투어를 20년 이상 진행해 오고 있다. 투어를 진행하는 가이드들은 대부분 관련 분야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취득한 교사 혹은 연구원 출신. 지역과 주제별로 30여 개나 되는 워킹투어는 보통 2시간여가 소요되며 비용은 1인당 $20다. 미리 예약할 필요 없이 미팅장소로 가면 된다. www.bigonion.com 888-606-9255 Bronx & East Harlem 할렘을 넘어서 우리가 도전한 것은 할렘 너머 미지의 땅이었다.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가이드북 <타임아웃>에는 상세지도조차 없는 브롱크스Bronx를 향해 맨해튼 북단의 헨리 허드슨다리Henry Hudson Bridge를 건넜다. 보통의 뉴욕여행자에게는 북방한계선이 있다. 바로 할렘이다. 선입견은 무서운 것이라 할렘이라는 이름 앞자리를 오래 차지했던 ‘우범지역’의 잔상은 쉽게 사라지지가 않는다. 강남만, 혹은 강북만 보았다면 서울을 다 본 것이 아니듯 맨해튼만 보았다면 그건 뉴욕의 5개 자치구 중에서 하나만을 보았다는 뜻이다. 감히 말하건대 뉴욕을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할렘에서 꼭 해봐야 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재즈뮤직을 듣는 일이고 두 번째는 흑인들의 소울 푸드를 맛보는 일이다. 혹시 일요일에 방문하게 된다면 아무 교회나 들어나 성가대의 합창을 들어 보는 일 또한 부지런한 여행자에게 근사한 보상이 된다. 할렘이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밀집한 곳이라면 북쪽의 브롱크스는 더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아프리카계뿐 아니라 유태계, 푸에르토리칸Puerto Rican, 히스패닉Hispanic 인구가 많고 북유럽에 뿌리를 둔 후손들의 흔적도 강하다. 200여 개국에서 이주한 300만명 이상의 이민자들이 거주한다는 뉴욕의 인구통계학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브롱크스라는 지명도 스웨덴에서 이민 온 농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지금은 미국 힙합문화의 일부가 되어 버린 그래피티Graffiti가 1970년대에 처음 시작된 곳도 브롱크스였고, 그 주인공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소년들이었다. 브롱크스를 찾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은 대부분 사우스 브롱크스의 양키 스타디움Yankee Stadium으로만 몰린다. 경기가 없는 시즌이라고 해도 구장투어는 항상 만석이다. 투어마저 놓친 사람들은 경기장 코앞의 양키스 터번Yankees Tavern에 자리를 잡는다. 구단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수십년 동안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아 온 스포츠 바bar다. 낮부터 맥주를 기울이며 스포츠채널에 시선을 고정한 손님들도 오래된 풍경이다. 브롱크스 가장 큰 대로인 그랜드 콘코스Grand Concourse 양쪽으로는 아르데코풍의 아파트와 빌딩들이 도열해 있다. 이 거리를 두고 뉴욕의 ‘샹젤리제 거리’라는 과장된 미사여구를 시도하는 브롱크스 시의 마음은 알겠지만 쉽게 동의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브롱크스는 알려지지 않은 만큼 새로운 곳이다. 사회적 사실주의 미술가 벤 샨과 그의 부인 베르나르다가 1938~1939년에 그린 벽화는 브롱크스 중앙 우체국Bronx General Post office의 로비에서 만날 수 있다. 1930년대 미국 노동 계급을 묘사한 13점의 벽화 아래로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색다르다. 센트럴 파크보다 면적이 크다는 2개의 공원이나 동물원Bronx Zoo은 어떨까. 맨해튼의 박물관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는 뮤지엄과 미술관들은 어떨까. 이런 궁금증은 여행 개척자들의 원동력이 된다. 매달 첫 번째 수요일에 운행한다는 브롱크스 컬처 트롤리를 이용하면 브롱크스 지역의 주요 문화명소를 안내해 준다니 노려 볼 만하다. 노동자 계급의 친구들 ‘카마라다스Camaradas El Barrio’ 카마라다스Camaradas를 강추한 사람은 데스말이었다. 뮤지션이 추천하는 라틴뮤직 라이브 바라니, 우리는 황금 같은 토요일 밤을 그의 말대로 카마라다스에 올인하기로 했다. 역에서 내려 바를 찾아가는 10여 분의 보도 여행은 할렘에 대한 두려움과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 은근한 스릴을 만끽해 보시길. 바에 앉아 맥주 한잔을 시키자마자 초저녁의 한산함을 뚫고 멋들어진 양복에 건장한 체구를 감춘 사장 올란도Olrando Plaza가 시가를 물고 등장했다. 만나자마자 금방 친구가 되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름 그대로예요. 카마라다스. 친구들이란 뜻이죠. 여기는 라틴계, 아프리카계, 히스패닉 사람들의 네이버후드죠. 제 선조는 푸에르토리칸이고요. 그런 노동자계급들을 위한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에 벽돌과 강철을 주로 사용한 것도 아버지, 할아버지처럼 이 땅을 개척했던 이민자들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역 아티스트들을 후원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저기 그림들은 지역 예술가들의 것인데 매달 바꿔서 겁니다.” 결과부터 보고하자면 우리는 오래 기억할 만한 즐겁고도 특별한 토요일 밤을 보냈다. 우연히 바 옆자리에 앉게 된 인테리어 디자이너 애슐리Ashley Geissinger는 나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1년 전 직장 때문에 플로리다에서 건너온 그녀가 이곳을 단골집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는 TV가 없어서 좋아. 멍청하게 앉아서 TV를 보는 건 집에서도 할 수 있잖아. 여기는 좋은 사람들이 있고, 맛있는 푸에르토리코 음식이 있지. 사랑방 같은 곳이랄까. 게다가 수준 높은 라틴뮤직 라이브공연도 있고 가끔 유명한 DJ들도 오니까 좋지.” 그녀와 뉴욕의 그래피티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두 번째 밴드 이스마엘 리베라가 연주를 시작했다. 무대 앞 좁은 홀은 이미 타고 난 리듬감으로 몸을 흔드는 ‘친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주소 2241 First Avenue, at 115th St. 문의 212-348-2703 www.camaradaselbarrio.com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브랜드USA 한국사무소 02-777-2733 www.thebrandusa.com, 유나이티드항공 www.united.com ■interview프레고네스 극장 전속작곡가 겸 음악감독 데스말 게바라 Desmal Guevara 스물 한 살에 이곳에 정착했으니 브롱크스에 온 지도 벌써 20년이 다 되었네요. 원래 피아니스트라서 예전에는 일본, 태국 등지로 공연을 다녔었는데 지금은 극장 전속 작곡가 겸 음악 감독으로 바쁩니다. 우리 프레고네스 극장Teatro Pregones은 124석의 작은 극장이지만 수준 높은 라틴공연을 올리고 로비에는 지역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하죠. 브롱크스에는 히스패닉, 도미니칸, 페루인, 러시안, 유태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서 살고 있는데 우리 극장은 라틴 커뮤니티의 중심역할을 합니다. 이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들도 많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곳에서 아이들을 낳고 키우며 살고 있다는 것이에요. 더 좋은 곳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죠. 이미 밖에서 보는 것과는 많이 달라요. 여기서 가까운 링컨병원에만 가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갤러리, 극장이 있어요. 싱글맘이나 유방암 환자들을 지원하는 문화 프로그램 등도 활발하고요. www.pregones.org ▶travel info New York City [에이미 브레드] 뉴욕 치즈 샌드위치의 감동 에이미의 빵집Amy’s Bread을 찾아낸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 2층 버스 티켓을 사러 갔던 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할 만한 장소를 찾던 나의 레이더망에 걸린 것이 바로 에이미였다. 갓 구워낸 빵과 군침을 돌게 만드는 케이크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빵집은 아침부터 손님들로 북적거렸고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했지만 잘 구워낸 뉴욕 치즈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그런 수고로움은 모두 잊고 말았다. 헬스키친의 본점이 멀다면 첼시마켓과 블리커 거리Bleecker St.에 더 넓은 분점이 있으니 참고할 것. 본점┃주소 Hell’s Kitchen 672 9th Avenue BTWN 46th & 47th St. 문의 212-977-2670 www.amysbread.com [그랜드 센트럴 캠벨아파트먼트] 90년 전의 호사 유럽에서 실어온 최고급 가구와 집기들로 꾸며진 캠벨아파트먼트The Campbell Apartment에서 칵테일을 한잔을 마셔 보자. 한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가장 큰 면적의 사무실이 필요했던 SF소설가 캠벨John W. Campbell은 1923년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의 남서쪽 귀퉁이를 개조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은 뉴욕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이탈리아 피렌체궁 스타일의 사무실이다. 지금까지 그대로 보존한 호사스러움은 웨딩이나 파티, 이벤트 공간으로 대여해서 만끽할 수 있다. 주소 Grand Central Terminal, 15 Vanderbilt Entrance, New York 문의 212-953-0409 www.hospitalityholdings.com [맥넬리잭슨 서점 & 카페] 나도 저자가 될 수 있다! 뉴욕 놀리타에 위치한 이 서점은 독서애호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곳이다. ‘책을 얻는 가장 갸륵한 방법은 직접 책을 쓰는 것’이라는 발터 벤야민의 말을 실행에 옮기고 싶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던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셀프 출판 코너가 있다. 40페이지 분량의 소책자부터 800페이지 분량의 두툼한 책까지, 약 3만부의 책이 셀프 프린팅으로 탄생했다. 패키지 프로그램의 비용은 적게는 $19(권당 $7 추가)부터 많게는 $349(권당 $7 추가)로, 조건에 따라 다양하다. 주소 52 Prince Street, New York 문의 212-274-1160 www.mcnallyjackson.com [그랜드 센트럴 오이스터 바 & 레스토랑] 기차를 타고 온 해산물 중세 예배당을 연상시키는 낮은 돔 천장의 오이스터 바에 앉아 와인 한잔에 신선한 굴을 곁들이는 것은 어떤가. 그날그날 배달되는 72종의 해산물 재료에 따라서 메뉴마저 바꾼다는 오이스터 바 & 레스토랑Grand Central Oyster Bar & Restaurant을 그랜드 센트럴터미널에서 발견했을 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1913년에 오픈하자마자 뉴욕명사들의 단골집이 된 것. 오이스터 바는 지금도 퇴근 후에 신선한 굴과 와인으로 기분전환을 하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중독성 높은 아지트다. 주소 Grand Central Terminal, New York 문의 212-490-5210 www.oysterbarny.com [JJ 모자센터JJ Hat Center] 뉴욕 최고最古의 모자가게 페도라는 뉴욕 멋쟁이의 필수 아이템이다. 미트패킹이나 윌리엄스버그에서 꼭 마주치게 되는 ‘새앙쥐’ 같은 멋쟁이들의 공통점은 페도라에 선글라스, 문신이라고. 거리에서 $10~20에 살 수 있는 모자가 수십만원씩이라면 사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100년 전통의(1911년 오픈) JJ 모자센터의 진열대 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물욕이 절로 꿈틀거린다. 차원이 다른 2,000여 종의 모자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310번가에 위치한 본점 외에 이트빌리지와 윌리엄스버그에도 분점이 있다. 주소 310 Fifth Ave &t 32nd St. New York 문의 212-239-4368 www.jjhatcenter.com [Hotel] 쉐라톤 타임스퀘어Sheraton New York Times Square Hotel 단언컨대 완벽한 호텔 여행자에게 지구는 숙소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같은 이유로 맨해튼의 호텔 요금은 상식을 넘어선다. 센트럴 파크, 타임스퀘어, 브로드웨이, 현대미술관을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쉐라톤호텔이라면 그 가치는 얼마나 더 크겠는가. 그래서 쉐라톤은 언제나 사랑받는 호텔이다. 1억6,000만 달러 예산의 개보수 공사는 외관 정리를 남겨둔 상태. 스타우드 프리퍼드 게스트Starwood Preferred Guest일 경우 클럽라운지에서 맨해튼의 마천루를 감상하며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다. 쉐라톤의 자랑인 스위트 슬리퍼Sweet Sleeper 침구류에 안겨서 보내는 뉴욕의 밤은 달콤하기만 하다. 주소 811 7th Avenue 53rd Street, New York 문의 212-581-1000 www.starwoodhotels.com Z Hotel 맨해튼을 바라보는 자세 창고와 공장을 이웃으로 둔 부티크 호텔이라니,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삭막함을 상쇄하는 노력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모던한 외관과 인테리어, 힙한 소품들은 젊은이들이 취향에 완벽히 부합한다. 그리고 밤이 되면, Z호텔은 숨은 진가를 발휘한다. 주변의 황량함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퀸스버러 다리를 포함하는 건너편 맨해튼 미드타운의 야경이 객실 유리창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 호텔을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다리를 하나 건넜을 뿐인데 호텔 요금은 한결 저렴하고 호텔에서는 맨해튼 미드타운까지 매시간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주소 11-01 43rd Ave, Long Island City, New York 문의 212-319-7000 www.zhotelny.com [NYC Restaurant Week] 미식가의 달력을 훔쳐라 일년에 두 번, 미식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즌이 있다. ‘브런치’ 문화가 일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뉴요커에게 너무나 중요한 레스토랑 위크다. 20여 일에 이르는 여름과 겨울 기간 동안 뉴욕시를 대표하는 300여 개의 레스토랑이 제공하는 3코스 요리를 1인당 점심 $25, 저녁 $38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단 주말은 제외인 경우가 많으니 참고할 것. 워낙 인기 높은 행사이므로 예약은 필수인데 그 절차는 놀랍도록 간단하다. 노부 뉴욕Nobu New York, 블루 워터 그릴Blue Water Grill, 팜 트라이베카Palm Tribeca 등을 놓치지 말자. 참고로 식당 입구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푸른색 A는 위생등급을 표시한 것이다. B, C 순으로 낮아진다. www.nycgo.com/restaurantweek NYC Restaurant 1. The Mercer Kitchen 김치 맛을 아는 미슐랭 셰프 2001년 문을 연 메르세르 호텔 1층에 자리잡은 이 레스토랑은 트렌드세터들의 집합소다. 소호에 자리잡은 첫 번째 부티크 호텔이라는 명성에 어울릴 만한 시크함이 이 레스토랑의 압도적인 분위기. 프랑스 출신의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장 조지jean georges vongerichten는 2011년 아내와 한국을 방문해 한식조리법을 배우는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적도 있다. 한층 품격 높은 미국식 캐주얼 다이닝에서는 전형적인 미국 노동자 음식인 햄버거가 메인코스가 될 때는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주소 99 Prince st. New York 문의 212-966-5454 www.mercerhotel.com NYC Restaurant 2.The Dutch 낯선 만족과 포만감 로칸다 베르데Locanda Verde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히트시킨 적이 있는 3인방이 다시 의기투합한 프로젝트는 미국식 레스토랑이다. 경험의 폭이 넓은 카르멜리니Andrew Carmellini 셰프는 토끼 팟 파이, 건조 숙성시킨 스테이크, 벗겨 먹는 새우 등 조금은 낯설고 난해한 요리를 내놓지만 어느 것 하나 만족감을 놓치지는 않는다. 오크 바에 앉아서 간단하게 와인 한잔에 신선한 굴을 즐기는 기쁨도 가능하다. 흔하게 먹을 수 있는 튀김닭 요리도 이곳에서는 육즙이 살아 있는 요리가 된다. 전체 요리는 $15 내외, 메인은 $20 내외다. 주소 131 Sullivan St & Prince St. New York 문의 212-677-6200 www.thedutchnyc.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New York City 뉴욕시는 뉴욕주의 주도로 5개의 자치구로 이루어져 있다. 익숙한 이름인 맨해튼 외에도 브롱크스, 퀸즈, 브룩클린, 스태튼 아일랜드가 뉴욕시를 구성하고 있다. 뉴욕시는 세계에서 가장 북적거리는 도시지만 길을 찾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단순한 격자형 구조를 가진 도시에서 가로는 스트리트고 세로는 애비뉴다. 남에서 북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숫자가 늘어난다. [Rent-a-Car] 뉴욕 알라모 렌터카 대리점 뉴욕시를 벗어나 뉴욕주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북쪽으로 캐나다 국경과 만나는 나이아가라 폭포까지가 모두 뉴욕주다. 위치 JFK 국제공항지점JFK Intl Airport 주소 149-05 131st Street, Jamaica, NY 전화번호 718-553-8640 영업시간 오전 6시~밤 11시59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United Airlines] about 유나이티드항공 유나이티드항공과 유나이티드익스프레스는 한 해 1억4,000만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항공사다. 2012년에 국제선 9개 노선과 국내선 18개 노선을 신설하여 현재 6개 대륙에 걸친 370개 이상의 공항으로 매일 5,446편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보유 항공기는 약 700여 대이며 2013년에도 24대의 보잉항공기를 추가하고 있다. 2012년에는 <비즈니스트래블러Business Traveler> 매거진이 선정한 북미 최고 항공사상을 수상했으며 마일리지 플러스Mileage Plus는 9년 연속 <글로벌트래블러Global Traveler> 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상용고객프로그램으로 뽑혔다. www.kr.united.com [유나이티드항공과 함께하는 뉴욕 여행] 뉴왁 리버티 국제 공항 Newark Liberty Int’l Airport, EWR 유나이티드항공의 새로운 허브공항인 뉴왁Newark 공항EWR은 맨해튼 시내까지 25분밖에 걸리지 않아서 기존의 케네디John F Kennedy Inti’l Airport(JFK) 공항보다 접근이 쉽다. 유나이티드 이코노미플러스United Economy Plus 여유로운 공간의 이코노미플러스에서는 레그룸이 최대 약 12cm 넓어서 좀더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으며, 이코노미석 앞쪽에 위치하여 신속하게 내릴 수 있다. 유나이티드항공 홈페이지를 통해 109~149달러의 추가요금을 내면 예약할 수 있다. 프리미엄 서비스 미주 대륙 횡단 노선인 뉴욕 JFK-LA, 뉴욕 JFK-샌프란시스코 노선에서 새롭게 제공되는 유나이티드항공만의 프리미엄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비즈니스퍼스트Business First에는 여유로운 공간의 180도 침대형 평면좌석을, 새로운 이코노미좌석에는 레그룸을 넓혔다. 또 전 좌석에 주문형 엔터테인먼트 및 전원 공급장치가 구비되어 있다. 유나이티드 프리미엄 캐빈 서비스┃ 글로벌퍼스트Global First & 비즈니스퍼스트Business First 침대형 평면좌석과 공항에서의 우대 서비스, 주문형 개인 엔터테인먼트 및 프리미엄 기내식을 특징으로 하는 유나이티드 글로벌퍼스트와 비즈니스퍼스트와 함께라면 여행 내내 보다 업그레이드된 편안함과 편리함을 경험할 수 있다.
  • 우울하고 독한 캔디 “이게 현실적이야”

    우울하고 독한 캔디 “이게 현실적이야”

    드라마 속 가난한 여주인공에게 마냥 해맑고 당차기를 바라는 건 이제 비현실적인 일일까. 드라마의 ‘캔디’ 캐릭터가 변하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긍정하기보다 증오하고, 재벌과의 로맨스에 빠지지만 결코 끌려가지는 않는다. 일과 사랑을 주도적으로 쟁취하거나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랑을 이용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변종 캔디’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일 첫 전파를 탄 SBS 수목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에도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캔디 캐릭터가 나온다. ‘상속자들’은 재벌 2세들이 다니는 사립 고교에 서민 여주인공이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하이틴 로맨스라는 점에서 ‘제2의 꽃보다 남자’로 불렸다. 박신혜가 맡은 차은상은 ‘가난 상속자’이자 재벌 2세인 김탄(이민호)과 아찔한 로맨스를 펼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꽃보다 남자’의 금잔디(구혜선)와 비교돼 왔다. 하지만 1, 2회를 통해 드러난 은상의 모습에서 금잔디와 같이 긍정적이고 밝은 면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언어 장애가 있는 어머니는 재벌가의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고, 은상은 고교생 신분으로 아르바이트를 3개씩이나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은다. 은상에게 가난은 지긋지긋한 운명이다. 미국에서 멋진 남자와 결혼할 줄 알았던 언니가 사실은 초라하게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자 욕까지 섞어 가며 버럭 소리를 지른다. 은상을 괴롭히는 건 절대적 빈곤이라기보다 상대적 빈곤이다. 은상의 어머니가 일하는 재벌집에서 남은 반찬을 가져와 밥상 위에 펼치자 은상은 “내가 음식물 쓰레기통이야?”라며 화를 냈다. 또 어머니가 재벌집 사모님과 대화할 때 사용하는 수첩을 펼쳐들고는 서럽게 울었다. 수첩에는 ‘죄송합니다 사모님’, ‘영어는 제가 잘 몰라서…빨리 외울게요 사모님’ 등 재벌과 자신의 간극을 실감케 하는 문구가 빼곡했다. ‘외로워도 슬퍼도 안 우는’ 캔디는 온데간데없고 설움과 피해의식으로 눈물 마를 날 없는 소녀가 남았다. 최근 열린 ‘상속자들’의 제작 발표회에서 박신혜는 “캐릭터 자체는 가난하지만 그에 대처하는 방법이 다를 것”이라면서 “그동안의 캔디 캐릭터는 도움을 받으면 고마워하는 설정이 많았는데 이번엔 도움을 뿌리치고 스스로 정답을 찾아가는 캐릭터”라며 기존 캔디 캐릭터와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한동안 브라운관을 가득 채웠던 캔디들은 언제부턴가 특유의 당돌함과 엉뚱함이 지나치게 강조돼 ‘민폐’ 캐릭터로 변해 갔다. 그런 가운데 가난한 여주인공들은 보다 현실적인 면모를 갖춰 갔다. 억울하고 속상할 땐 주먹을 먼저 날리고(‘보스를 지켜라’), 스스로 속물이 되기로 다짐하면서 거짓으로 재벌에게 접근하기도(‘청담동 앨리스’) 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취업도 어렵고 취업을 한 후에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일하고 속상한 일에는 울분을 토하는 캐릭터가 여성들의 공감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총체적 위기에 빠진 재계] 무너진 대기업 신화

    [총체적 위기에 빠진 재계] 무너진 대기업 신화

    재계가 뒤숭숭하다. 웅진과 STX에 이어 동양까지 최근 1년 사이 대기업집단 3곳이 무너졌다. 3사 모두 한때 30대 그룹의 위치를 점하며 탄탄한 기업이라는 평을 들었던 회사였지만 한결같이 유동성 위기라는 직격탄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지난해 9월 웅진그룹이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하자 시장은 동요했다. 회사채 시장에서 A등급 평가를 놓치지 않았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부도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사실은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불과 6개월 후인 4월에는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 신청과 6월 STX팬오션 법정관리 신청으로 STX그룹 부실이 드러났다. 다시 5개월이 못 돼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소식이 이어졌다. 부실 기업으로 전락한 3곳 모두 시장에서는 비교적 단단하다는 평을 받아 온 곳이었다. 이른바 ‘대마불사’라는 판단에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벌여 온 곳이었다. 웅진그룹과 STX그룹은 불투명한 시장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 확장을 이어 간 것이 부실을 키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웅진그룹은 웅진에너지 설립(2006년), 극동건설 인수(2007년), 웅진폴리실리콘 설립(2008년)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 과정에서 유동성 문제가 대두됐다. STX그룹은 2007년 이후 중국 다롄 조선기지 건설과 아커야즈(현 STX유럽) 인수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건이 잘나가던 기업의 발목을 잡았다. 물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 해운과 건설 부문의 회사들은 예외 없이 불황을 겪게 된 것도 배경이다. 동양그룹은 취약한 지배구조 속 금융 부문의 무리한 사업이 수익과 재무구조를 약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한국신용평가는 “동양증권을 지배하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한 그룹이 무리하게 지배력을 확대하려다 보니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됐다”면서 “순환출자는 겉으로는 재무구조를 좋게 보이게 하지만 실제는 나아지는 것 없이 다른 계열사로 부실만 전이되는 특성이 있다”고 밝혔다. 자본주의 안에서 개별 기업의 흥망성쇠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대기업들의 몰락이 한국 경제 전반을 뒤흔들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련의 상황이 금융권이나 회사채 시장에 신용경색을 가져온다면 경기회복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은 물론 결과적으로 부실이 다른 기업에도 전이되는 상황까지 불러올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긴장하는 것은 전도유망하던 그룹 3개가 문을 닫는다는 현실보다 자칫 우량기업까지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미래”라면서 “벌써 기업의 돈줄인 회사채 시장이 심하게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감독 기관과 신용평가회사의 경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도 우려되는 바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동양그룹은 금융권의 부채비율 등 기존의 건전성 잣대로만 보면 재무제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말하기 어려웠던 기업 중 하나”라면서 “개별 기업의 신용을 측정하는 데 회사채를 포함해 더 다각적인 잣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가 일부에선 ‘이어지는 대기업의 몰락은 예고편일 뿐’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동부, 현대, 코오롱 등 최근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 리스트도 돈다. 올해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등장한다. 전 수석연구원은 “현재 일부 기업의 위기상황은 예견됐던 점도 있다”면서 “너무 비관적인 전망 역시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생명의 窓]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리고 ‘자고새’/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

    [생명의 窓]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리고 ‘자고새’/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

    노랫말이 비장한 줄은 애초에 알았지만, 그렇게까지 심오한 줄 몰랐다. 국민가수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말이다. ‘불후의 명곡’이란 TV프로그램에서 알리의 몸을 통해(그렇다, ‘몸’이라 했다. 노래는 입으로 부르는 게 아니라 온몸으로 부르는 거다) 부활한 그 노래는 그저 흔한 대중가요가 아니었다. 시작부터 장엄했다. ‘랩’이라고 하면 반복적인 리듬에 맞춰 미국 흑인가수 흉내를 내며 잘 들리지도 않는 가사를 읊조리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결연한 목소리와 절제된 손동작으로 표현된 독백은 그 자체가 한 편의 시이자 설교였다. 모두가 하이에나처럼 서로의 상처와 고통을 헤집으며, 남의 실패와 죽음을 통해 제 잇속을 차리는 데 혈안이 된 세상에서 화자는 외친다. 차라리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표범”이고 싶다고. 도시는 하이에나의 욕망이 들끓는 도가니다.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성경 역시 도시의 기원을 카인에게로 소급한다. 그가 제 아우를 살해한 뒤 에덴의 동쪽에 세운 ‘에녹’이 인류 최초의 도시다(창세기 4:16-17, 새번역성경). 그런 도시 안에서 고고한 표범을 꿈꾸는 이는 반동적이다. 성공한 하이에나에게 주어지는 풍요와 권력이 결코 그의 몫일 리 없다. 가난과 고독을 천형처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십자가만이 그의 운명이다. 그 대표적 인물로 화자는 네덜란드가 낳은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꼽는다. 고흐가 얼마 전에 서울을 다녀갔다. 먹고사는 일에 치여 전시회 같은 것은 사치로만 여기던 내게 그가 말을 걸어왔다. 꼭 만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이 책무감은 순전히 ‘킬리만자로의 표범’ 탓이다. 그 노래에 등장한 고흐, 그러니까 “야망에 찬 대도시 한복판에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대수이랴.” 호기롭게 위무하며, “한 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분연히 결기하는 고흐를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었다. 서울 예술의전당에 걸린 이번 그림들은 고흐의 파리 시절에 한정된 것으로, 그의 일생을 더듬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내 눈은 ‘자고새가 있는 밀밭’(1887) 하나를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호사를 누렸다. 비단 이 그림이 그가 파리 시절에 그린 유일한 시골 풍경이어서가 아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새가 그동안 익히 알려졌듯이 ‘종달새’가 아니고 ‘자고새’라는 새로운 발견 때문이다. 미술관 측에서는 친절하게도 네덜란드 현지에서 종달새와 자고새의 박제까지 들여와 전시해 놓고 있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노랗게 영근 밀이 바람결에 몸을 흔든다. 이에 놀랐는지 자고새 한 마리가 푸드득 하늘 위로 날아오른다. 꿩과에 속하는 자고새는 남이 제 둥지에 낳아놓고 간 알을 제 새끼인 양 품는 바보다. 고흐 역시 그걸 알았는지, 진작에 저 멀리 날아간 이름 모를 새를 점 하나로 표현했다. 어떻게든 남을 이용해 먹으려고 안달하는 세상에서 뻔히 속는 줄 알면서도 속아 주는 바보는 사랑의 다른 이름일 터. 고흐는 이런 식으로 도시 안에서 잃어버린 인간성의 회복을 주장한 게 아니었을까.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사랑”이라고 고흐의 자고새가 노래한다. 그런 사랑은 필연적으로 외롭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의 밝기는 외로움의 깊이와 비례하는 법이다.
  • [사설] 박근혜 정부, 청년실업 해결에 올인하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이 내놓은 고용동향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청년층의 고용률이 58.1%로 전체 고용률 60%에 못 미쳤다고 한다. 10명 중 4명 이상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첫 일자리를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시작하는 청년층의 수는 4년 만에 59% 이상 늘어났을 정도로 청년층 일자리의 질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등록금으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20대도 늘어났다.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한 사람들 중 29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8.5%에서 9.5%로 늘었다고 한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 활기차게 인생설계를 해야 할 시기에 노동시장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빚에 시달려야 하는 게 이 땅의 젊은이들이 처한 운명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4포세대’, 즉 취업·결혼·출산·인간관계를 포기한 세대라고 자조한다. 취업도 못하고, 장래도 불투명하니 젊은이들은 결혼을 미룬다. 일자리가 불안하고 육아 및 2세 교육에 자신이 없다 보니 결혼 뒤에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이처럼 청년실업은 그들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청년실업이 고착되면 노동생산성이 악화되고 성장잠재력이 약화된다.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해지며 그만큼 사회의 활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가 차원에서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좀 더 적극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이유다. 새 정부는 청년지원 대책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중 한 가지가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주도로 청년 일자리 창출 평가지수를 개발하는 계획이다. 국내 100대 기업,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일자리의 양과 질, 임금, 채용방식 등을 비교 평가해 자발적인 고용 창출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괜찮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젊은이들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이 되도록 기업 인센티브 등을 좀 더 구체화시켜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청년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청년 고용대책을 수립해 시행해 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는 청년실업 해소에 대한민국 미래의 명운이 달려 있다는 각오로 문제 해결에 나서기 바란다.
  • 오류 바로잡아 ‘토지’ 20권 정본 펴낸 이상만 마로니에북스 사장

    오류 바로잡아 ‘토지’ 20권 정본 펴낸 이상만 마로니에북스 사장

    “토지가 운명적으로 우리에게 온 것이지, 꼭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욕심을 내지는 못했다.” 지난 8월 ‘토지’ 전집 20권을 펴낸 마로니에북스 이상만(57) 사장은 토지 12권을 빼내 쓰다듬으며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천리안을 가진 박경리 선생님 같은 분이 문학의 ‘문’자도 모르는 저한테 어떻게 주겠다는 마음을 내셨을까 싶다. 오랫동안 친밀하게 지냈지만 2008년 돌아가시기 전까지 ‘토지 판권을 제게 주십시오’라는 말을 한 번도 입 밖에 낸 적이 없다. 다 운명이다.”라고 했다. 대학로에 있는 출판사에는 책만 가득한 것이 아니라 백남준, 김환기, 이우환, 이대원, 이이남, 김동유, 보테르, 앤디 워홀 등의 대형 작품들이 첩첩이 쌓여 있다. 미술 전문 출판사 답다. 마로니에북스가 지난 8월 펴낸 토지는 이전에 나온 토지들과는 차이가 있다. 토지 연구자들로 구성된 토지 편찬위원들이 각종 오류를 잡은 정본화 작업을 거쳐 나왔기 때문이다. 토지는 박경리가 1969년 9월 현대문학에 연재하기 시작해 문학사상, 한국문학, 주부생활, 마당, 정경문화, 문화일보 등에 옮겨 실으면서 1994년 8월에 완간한 대하소설이다. 25년간의 대장정을 끝냈을 때 토지는 5개 출판사의 서로 상이한 판본이 존재했다. 문학사상사, 지식산업사, 삼성출판사, 솔, 나남 등이다. ●오탈자 수두룩… 단락 통째 빠진 것도 “박 선생님은 토지를 완간한 기념잔치가 열린 1994년 10월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연재에 떠밀려 그동안 돌보지 못한 토지를 손보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사실은 눈도 어둡고 해서 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런데 ‘토지학회’에서 이 작업을 해서 같이 교정작업을 하다가 끝을 다 보지는 못하셨다.”고 했다. 토지를 연구하던 문학연구가들은 이들 판본에서 먼저 왜곡과 오류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2002년 한국학술진흥재단(한국연구재단의 전신)에서 3억원을 지원받아 정본화 작업에 들어갔다. 모든 판본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차이점을 가리기 시작했다. 솔 출판사의 판본을 읽으면서 나머지 4개 출판사의 판본과의 차이를 가려냈다. 오류들이 발견되면 그 다음에는 작품들이 발표된 시기별 매체의 연재본과 작가의 육필원고를 참고해 어느 것이 작가의 의도였는지를 밝혀내고자 했다. 작가의 적극적인 수정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거나, 문장이 아니라 단락이 통째로 탈락한 경우도 있고, 본문의 소제목이 작가의 것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 인물이나 지명의 오류, 오탈자 등도 수없이 잡았다. 여기에 마로니에북스 직원 4명이 달라붙어 같이 작업했다. 토지는 10년간의 이 같은 고생이 꼬박 묻어 있는 책이다. 오류의 대표적인 것이 어질고 잘 보살펴 주는 사람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공자다, 공자.”라고 한 대목이 “꽁짜다, 꽁짜.”로 나온 것이다. 이 사장은 “앞으로 거의 고치지 않아도 될 만큼 완벽한 ‘정본화’ 작업을 거쳐 내놓았다.”고 은근히 자랑한다. ●100년내 이런 천재작품 또 나오기 어려울 것 11년째 마로니에북스 사장이지만, 컴퓨터 관련 책을 내는 정보문화사로 시작해 21년째 사장을 하고 있다. “컴퓨터 책은 앞서가야 하는 출판이다. 첨단을 가야 한다. 1년 안에 대부분 소화되는 책이다. 반면 2001년에 마로니에북스에서 낸 미술·예술 관련 책은 5년에서 10년씩 꾸준히 팔린다. 2012년에 문학을 얹었다. 미술·예술·문학 책은 느림의 미학을 구현하고 있다. 서로 상반되는 출판을 하면서 세상에서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동안 컴퓨터 관련 책은 4500권을 냈고 문화·예술 책은 500권 정도 냈단다. 만화 토지도 여기서 나오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 7~8년 전부터 종합출판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만화 토지를 냈다.”고 했다. 만화 토지 판권을 받으려고 2002년 박경리 선생과 인연을 맺게 됐고, 그 인연이 쭉 이어져 정본화된 토지 전집까지 내게 됐다. 최근 1쇄 3000질을 다 팔았고 2쇄를 찍었다. 7년을 박경리 선생 옆에서 600여명의 토지 주인공들이 머릿속에서 들락날락하는 것을 봤다는 그는 “앞으로 100년 내에 이런 천재나 작품이 나오기 어렵다. 영광이다. 나에게 토지는, 출판으로 돈 벌어서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토지가 천천히 오래오래 강처럼 흐르며 독자들에게 스며들기를 기다린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일본통신] 日프로야구, 과연 WBC대회 출전할까?

    [일본통신] 日프로야구, 과연 WBC대회 출전할까?

    내년 3월에 열리는 제3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에서 일본의 대회 출전 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당초 일본은 8월이 지나기 전에 대표팀 감독을 선임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대회 수익 배분 문제 등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 한 선수회의 의지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 일본의 WBC 참가 여부는 선수회의 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궁극적으로는 선수회가 수익 배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회에 불참 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일본야구기구(NPB)는 WBC 참가를 표방하고 있다. 그리고 WBC 운영 회사인 WBCI 역시 “대회 참가 여부는 일본야구기구(NPB)의 권한 이라며 이미 대회에 참가하기로(NPB) 약속한 것과 선수회의 의견은 별개의 문제” 라며 언급한바 있다. 여기서 문제는 과연 선수회의 WBC 불참 의사가 꼭 수익 배분의 문제에만 국한 돼 있느냐다. 26일 와타나베 쓰네오(86) 요미우리 회장은 일본의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차기 WBC 일본 대표팀 감독에 오치아이 히로미츠(전 주니치 감독)를 지목했다. 단지 오치아이가 적임자라는 와타나베 회장의 언급 한마디에 국내 언론에서는 마치 오치아이가 WBC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것처럼 보도했지만 이것 역시 확실한게 아니다. 일본 야구계에서 와타나베 회장의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무게감이 있는 발언이었지만 그렇다고 오치아이로 확정된게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일본은 다가오는 WBC 대회에 현역 감독들을 제외한 외부에서 감독감을 찾고 있는건 사실이다. 그동안 거론됐던 하라 타츠노리(요미우리 감독)나, 아키야마 코지(소프트뱅크 감독)는 일찌감치 감독직을 고사한 바 있어서 오치아이 만한 적임자도 없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 선수회의 대회 불참 의지는 과거의 사례를 들춰보면 수익 배분 문제 외에 그와 연관성이 있는 불참의 이유가 있다. 2009년 2회 대회가 열리기 전 일본은 대표팀 차출 문제 때문에 엄청난 고민을 한적이 있다. 다름 아닌 주니치 드래곤스 구단이 소속팀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도 깊은 연관이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에 두번씩이나 패하는 등 체면을 구겼던 일본은 대회가 끝난 후 일부 선수들 사이에서는 “다시는 대표팀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선수들이 상당수였다. 가장 손사레를 친 선수들의 대부분은 주니치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결국 주니치 구단은 일본 야구팬들의 엄청난 비판 속에서도 이듬해 열린 WBC 대회에 선수들을 참가시키지 않았다. 이기적이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엄밀히 말하면 주니치 구단의 행동은 WBC 대회가 마치 전쟁에 참가한다는 인상을 받을 정도로 격렬했던 국가주의에 몰입하는 걸 반대했다는게 옳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했던 주니치 소속 선수들(이와세, 카와카미, 모리노 등)은 대회가 끝난 후 그해 후반기에서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인해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하물며 올림픽 보다 명분이 떨어지는, 즉 이벤트 대회 성격이 짙은 WBC와 같은 대회에서 팀 동계훈련에 불참하면서까지 국제대회에 참가 해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WBC가 끝난 후 우승팀 일본은 대회 수익금의 13%를 가져 가는데 그쳤다. 메이저리그가 66%의 수익금을 독점한 것과 비교하면 대회 성적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수익 배분이었다. 지금 선수회에서 3회 대회 보이콧을 선언한 것도 성적에 따른 수익 배분 때문인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WBC가 3월에 열리는 까닭에 다른 시즌보다 일찍 몸을 만들어야 하고 그렇기에 소속 팀의 합동 훈련 역시 불가능하다. 올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선수들 입장에선 그만한 보상(수익 배분)이 없으면 그만큼 대회에 참가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선수의 이기주의와는 별개의 문제다. 프로 선수는 소속팀이 있고 그 소속팀에서 연봉을 받으며 소속팀을 위해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게 야구 선수의 운명이다. 무엇 때문에 국가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지가 불분명 하다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에 대한 값어치에 따른 보상은 그만큼 뒤 따라야 한다. 일본은 29일 도쿄에서 12개 구단의 대표와 선수회, 그리고 일본야구기구(NPB)가 만나 WBC 참가 여부를 논의 한다. WBC 운영회사인 WBCI가 8월 중으로 일본의 WBC 참가 여부를 통보하라고 밝혔기에 이번 선수회와 일본야구기구의 만남에서 과연 어떠한 결정이 내려질지 궁금하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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