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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향 다른만큼 잘 팔리는 것도 다양/세계의 히트상품

    ◎미국­기 살린 「원더브라」·여성전용 면도기·비틀스 CD 앨범/일본­담배연기 흡수 천·다이어트 화장품·스프레이 발모제/러시아­이자율 100% 공채·일제 TV 파나소닉·가솔린 지포라이터/유럽­재충전용 배터리·공기놀이용 완구·먹는샘물 에비앙 세계는 넓고 사람은 많고… 그만큼 취향도 갖가지다.그러다 보니 히트상품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본 세계각국의 상품들을 소개한다. ▷미국◁ 소비자 천국답게 히트상품도 많다.무공은 여성용 브래지어 「원더 브라」등 32개를 선정했다. 「원더…」는 여러가지 패드와 플라스틱류 받침대를 부착,가슴이 빈약한 여성의 미적욕구를 충족시켜 베이비 부머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사라 리가 제조,개당 20∼25달러로 94년부터 시판중이다.미국뿐 아니라 이탈리아 등 전세계에서 호평을 받는 제품. 「여성전용 면도기」는 94년 5월 출시된 이후 3주만에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선뒤 줄곧 수위를 고수하고 있다.수동으로 안전성이 매우 뛰어난 게 특징. 「자바」는 선 마이크로시스템사가 95년 개발한 다목적 기능의 인터넷 소프트웨어로 지난해 한햇동안 가장 인기있는 인터넷 소프트웨어로 평가됐다. 「에브 워리어」는 산악용 자전거와 비슷하지만 뒷바퀴에 모터와 축전기가 장착된 게 돋보인다.1회 충전으로 시속 15마일의 속도로 20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말레이시아에서 주문자 상표제작(OEM)방식으로 생산,자동차 딜러망을 통해 판매한다. 이밖에 디지털 카메라,쌍방향 호출기,미니밴,컬러복사 겸용 프린터,게임기,가상체력 단련기,나이키 운동화,애완동물 배설물 청소기,비틀스 CD앨범 등이 히트상품으로 꼽혔다. ▷일본◁ 꼼꼼한 일본인들의 까다로운 소비취향에 맞는 고급브랜드가 많다.「스모크링」은 이온반응을 이용,담배연기를 흡수하는 섬유다.공기중 담배성분의 농도를 80∼90%까지 없앨 수 있는 21세기 제품이다.커튼,카펫용으로 일반제품보다 20∼50%비싸지만 연간 매출액이 70억엔에 이르고 취급점포만 5천개가 넘는다. 「디오르 스베르케」는 다이어트 화장품.95년 시판 6개월만에 1백만개나 팔려 「확실한」 히트상품이다.배,허벅다리,히프 등 원하는 부위에 바르기만 하면 피부를 압축시켜 다이어트 효과를 낸다. 스프레이 발모제「GLH」.미국에 2백70만개가 팔려 효능이 입증된 제품으로 탈모증으로 고민하는 일본 남성들로부터 반응이 좋다.식물성으로 9가지 색상이 있어 비즈니스맨들이 애용한다고 한다.개당 3백30엔. ▷러시아◁ 체제전환기를 맞은 러시아인들은 자동차,전자제품 및 문화용품에 관심이 많다.그리스 정교 성자의 물로 선전되는 「세인트 스프링스」는 심각한 수질오염때문에 판매기록 행진을 하고 있으며 이자율이 1백%인 「연방정부 공채」는 인플레가 높은 상황에서 러시아인들이 유일하게 돈을 모을 수 있는 방안이어서 인기가 높다. 「백스」시리즈의 물청소가 가능한 영국산 진공청소기도 부유층들 사이에선 필수품으로 통한다.이밖에 이탈리아산 캔디 세탁기,스웨덴산 고가 냉장고,가솔린 라이터 지포,일제 파나소닉 TV도 히트상품으로 분류된다. ▷유럽◁ 다양한 국가가 있는 만큼 취향도 다양하다.듀라셀사가 개발한 재충전용 배터리 「님아」는 네덜란드에서,핀란드 노키아사의 모빌폰 「노키아 2110」은 유럽전역에서 강세지만 특히 그리스에서 세몰이를 한다. 조기효과를 높이는 「캥고점프」는 독일,공기돌 놀이용 완구 「포그」는 영국의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용기를 압축할 수 있는 생수 「에비앙」은 프랑스의 히트상품으로 꼽혔다. ▷아시아◁ 홍콩의 환경보호 연필 「엔실」이 단연 돋보인다.재질이 나무가 아니고 재생종이를 이용한 환경제품이다.중국이 지난 84년 LA 올림픽에 참가한 자국선수의 지정음료로 사용한 건강음료 「건력보」는 코카·펩시콜라와 함께 중국의 3대 음료로 꼽힌다.〈박희준 기자〉
  • 서울 카세트값 뉴욕의 4배/세계 8개 도시 공산품값 비교

    ◎청바지·청조기·컴퓨터 「가장 비싼 도시」/50품목중 양말 등 21개는 오히려 싼편 서울의 카세트가격은 미국 뉴욕에 비해 4배 가까이 비싸다.또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에어컨이나 청바지를 서울의 반 값 이하로 살 수 있다. 재정경제원과 소비자보호원이 지난 2∼5월 서울과 도쿄,타이베이,싱가포르,파리,런던,뉴욕,로스앤젤레스 등 7개국 8개 도시의 공산품가격을 조사해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가격지수를 1백으로 할때 외국도시의 평균가격지수는 93.9였으며 서울은 도쿄 및 파리에 이어 세번째로 물가가 비쌌다.이번 조사는 국민생활과 밀접한 50개 품목의 최종 소비자가격을 백화점과 할인점을 직접 방문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품목별로는 카세트의 경우 서울에서 1백원짜리가 뉴욕에서는 25.5원,로스앤젤레스에서는 27.4원만 주면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에어컨도 서울의 소비자가격이 1백원일 경우 뉴욕은 47.8원,로스엔젤레스는 41.6원밖에 하지 않았다.청바지도 서울에서의 가격을 1백원으로 할때 도쿄는 59.9원,타이베이는 52.4원,싱가포르는 51.7원,로스앤젤레스는 49.1원에 그치는 등 서울이 가장 비쌌다. 진공청소기와 오디오 및 컴퓨터가격도 서울이 역시 최고치였다. 전체적으로는 서울이 조사대상의 58%에 해당하는 29개 품목이 다른 7개 도시보다 비쌌다.특별소비세나 부가가치세 등의 소비관련세를 제외한 세전가격기준으로는 서울이 25개 품목에서 다른 도시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이 외국보다 30%이상 비싼 품목은 청소기와 오디오,카세트,청바지,이불커버,카메라 등이다. 반면 양말의 경우 서울은 도쿄와 타이베이및 파리에 비해 절반이하 가격으로 팔리는 등 50개 품목중 21개는 서울이 오히려 쌌다.서울이 싼 품목은 무선전화,유선전화기,피아노,커피잔,샴푸,운동화,냉장고,소파,신사화,분유 등이다. 재경원은 세전가격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인하를 추진하는 한편 대형 할인업체의 확산 등을 통해 국내외 가격차를 줄여나갈 방침이다.최종 소비재를 중심으로 수입선다변화품목을 해제하는 방안도 강구한다.〈오승호 기자〉
  • 비경 감상하며 스릴·스피드 만끽/수상 레포츠 “래프팅”시즌 활짝

    ◎요동치는 보트타고 협곡 급류와 힘겨루기/구명조끼·헬멧 등 착용 필수… 협동심도 길러 수상 레포츠 시즌이 활짝 열렸다. 최근 한낮 수은주가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면서 물가를 찾아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여름철 수상 레포츠의 대명사는 대자연속에서 스릴과 스피드를 만끽하는 래프팅(급류타기). 국내에 본격 상륙한지 5∼6년에 불과한 래프팅은 수상스키·윈드서핑·제트스키·요트·카누·카약 등 기존의 수상 레포츠를 제치고 가장 인기있는 여름철 레저로 급부상 했다. 4∼6명 또는 6∼8명이 고무 보트를 타고 빨라지는 물살을 따라 협곡사이로 빠져든다.급류를 만나면 보트는 요동을 친다.돌출된 바위에 부딪쳐 중심을 잃고 그자리를 맴돌기도 하며 때로는 뒤집히기도 한다.사람들은 눈을 감거나 비명을 지른다. 한차례 격랑을 넘어 한숨 돌릴 때면 상큼한 공기가 빰에 와 닿고 맑은 햇살속에서 펼쳐진 계곡의 비경이 즐거움을 더해준다. 래프팅의 짜릿한 묘미를 즐기기 위해서는 강물이 불어나는 6월말에서 8월까지가 적기이다. 국내에서는 한탄강,영월의 동강(70㎞),영월 주천강에서 서강(10㎞),인제 내린천(70㎞),홍천강(10㎞)등 전국 10여곳이 급류타기에 알맞은 장소로 꼽히고 진부령 및 백담사 계곡 등 새로운 코스도 개발되고 있다. 특히 강원도 철원군 한탄강 상류 순담계곡에서 경기도 포천군 근홍교에 이르는 13㎞구간이 대표적인 래프팅 명소.한차례 래프팅을 즐기는데 2시간 남짓 소요된다.게다가 주변 계곡은 수직 절벽과 기암괴석이 즐비하게 늘어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래프팅은 목적지까지 급류를 타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팀워크를 이뤄야하기 때문에 협동심이 요구된다.또 힘껏 노를 저어야 해 운동량도 많다.기업체의 사원연수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레저업체인 코니언의 우정균씨는 『고무보트는 30인승까지 있으나 동호인들이 즐기기에는 4∼6인승이 적당하며 구명조끼와 헬멧 착용은 필수』라면서『비가 오거나 기온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갈아입을 긴소매옷과 장갑·운동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무보트는 비싼편(1백만원안팎)이다.따라서 레저 이벤트업체의 주말 행사를 이용하면 싸고 편리하다.코니언(723­7237) 송암(393­4101) 유니트(547­0017) 미래이벤트(753­5034) 한국종합레저개발(0353­52­0071) 동화엔담(722­8811) 새한레저(574­4581)〈김민수 기자〉
  • 「월드컵 특수」 바람 인다/축구관련 상품 “불티”

    ◎미 프로농구 「NBA 열기」 앞질러/축구공 판매량 두배이상 “껑충”/유니폼 등 단체주문도 잇달아 2002년 월드컵축구 개최열기로 축구공·축구화·유니폼 등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스포츠용품 상점이 밀집해 있는 서울 동대문운동장 주변 상가와 백화점 운동용품 매장 등에서는 일본과의 치열한 유치전이 본격화되면서 일기 시작한 「월드컵 특수」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특히 청소년층에서는 마이클 조던,샤킬 오닐 등으로 대표되는 미국 프로농구 NBA의 열기가 몰고 온 농구공·농구화 등이 대거 팔리는,이른바 「NBA 특수」를 앞지르고 있다. 많은 어린이들은 월드컵 유치 발표 이후 첫 휴일인 2일 부모의 손을 잡고 나와 축구공 등을 사며 즐거워했고 조기축구회 등에서의 단체주문도 잇따랐다. 서울 동대문운동장 주변 「성국스포츠」는 지난달 초 하루평균 10여개의 축구공을 팔았으나 매출량이 개최 발표 직전 하루 20여개로 늘더니 발표 다음날인 1일에는 30여개로 껑충 뛰었다. 축구 유니폼 판매점인 서울 을지로 「반도스포츠」는 한·일간의 월드컵 유치전이 절정에 오른 지난달 20일 이후 이제까지 하루평균 1건에 불과하던 유니폼 주문이 2∼3건으로 늘며 서서히 달아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운동화 전문점인 서울 을지로 「서경스포츠」의 주인 김동수씨(33)는 『최근 축구 열기가 농구 열기를 앞지르면서 전체 매출량이 2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10대 초반의 어린 학생들에게는 국가대표 유니폼과 비슷한 디자인의 운동복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또 자기가 좋아하는 국가대표 선수의 등번호를 고르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을지로 7가 축구용품 전문매장 「빅스포츠」의 주인 이용제씨(42)는 『어린 학생들이 예전엔 주로 축구공만 구입했으나 월드컵 유치운동이 펼쳐지면서 유니폼·축구화·보호대까지 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월드컵 붐을 타고 최근 「길거리 축구」가 인기를 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김태균·조현석 기자〉
  • 탈북 2인 서울 안착/입국 이모저모

    ◎장씨 탈북 4개월만에 자유품으로/홍콩정청 조사 엄정… 서울행 하루 늦춰/초췌한 모습… 긴장한듯 기내 점심 걸러 북한과학원 소속 연구사이자 메아리음향연구소 소장인 정갑렬씨(45)와 북한 중앙방송 산하 문예총국 방송작가 장해성씨(50)는 31일 하오 1시쯤 김포공항에 안착했다.정씨는 북경의 일본대사관에 처음 망명을 신청한 지 24일만에,장씨는 지난 1월 북한을 탈출,중국으로 넘어간 지 4개월보름만에 자유를 찾았다. ▷공항도착◁ 이날 하오 1시10분 대한항공 616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정씨와 장씨는 망명소감을 기자들이 묻자 『기분이 좋다.이렇게 환대를 해주셔서 정말 고맙다』『나도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짤막하게 답변. 이들은 사진기자들을 위해 잠깐 포즈를 취한 뒤 곧바로 관계기관 직원들과 국제선 2청사 귀빈실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정씨는 1백60㎝가량의 작은 키에 다소 마른 편으로 줄무늬가 있는 감색 양복에 미색 줄무늬 티셔츠차림이었고 밤색구두를 신고 있었다. 장씨는 검정색 바탕에 흰색 체크무늬가 섞인 점퍼를 입었고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고 흰색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북한에서의 신분과는 어울리지 않는 초췌한 모습이었다. ○…홍콩을 출발한 이들은 기내 앞자리에 앉아 시종 말이 없었다고 이들과 함께 탑승한 대한항공의 한 승무원이 전했다.점심도 거른 채 땅콩을 안주로 맥주 한 캔으로 끼니를 때웠다.김포공항이 가까워지자 창밖으로 주변을 살피는 등 긴장한 모습이었다. 김포공항에는 내외신기자들과 관계자 1백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으며 방송사는 중계차를 동원,이들이 도착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인 ▷정부표정◁ ○…정부 관계자들은 30일 밤에야 홍콩정청(행정부)으로부터 정씨와 장씨의 신병을 인도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홍콩당국은 정씨와 장씨의 망명의사확인과정에서 매우 면밀한 조사를 했는데,국제난민처리의 경험이 상당한 수준으로 축적된 것 같다는 것이 우리측의 분석.홍콩에는 현재 베트남을 탈출한 「보트피플」이 상당수 체류하고 있다. 홍콩정청으로부터 두 사람의 신병을 넘겨받은 한국총영사관측은 임시여행증명서를 발급했다. ○…이에 앞서 두 사람에 대한 홍콩당국의 조사가 진행중이던 29일 밤 일본 지지통신이 북경발 기사를 통해 정갑렬씨의 망명소식을 공개하는 바람에 양국은 망명절차협의를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우리측에서는 두 사람의 서울행을 앞당기기 위해 30일 낮 12시50분발 대한항공 618편에 「이민호」 「조길재」라는 가명으로 예약을 하기도 했으나,홍콩측의 조사가 예상보다 늦어져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콩당국은 한국 언론이 망명요청지를 홍콩으로 밝힌 데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망명사건과 관련된 홍콩 및 중국·일본등 관련국주재 대사관에 사후조치에 만전을 기하라고 훈령을 내리는 한편 향후 유사사건발생에 대비한 후속대책마련에 착수.정부는 통일원이 마련한 「탈출북한주민보호 및 정착지원법률안」을 국회가 개원되는대로 제출하는등 귀순자증가에 따르는 제반조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한 관계자는 밝혔다.〈이도운 기자〉
  • 통계청 95년 산업생산 연보 주요내용

    ◎차·PC 등 “활기” 섬유·신발 “침체”/자본·중간재비중 10년만에 72%로/자동차­7.6배 증가… 200만대 육박/컴퓨터­주변기기 포함 5조원 근접/운동화­6,980억으로 절반가량 줄어/장난감­90년 3,460억서 1,240억으로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승용차와 컴퓨터 등 중화학 부문의 생산은 급속도로 증가하는 반면 운동화와 섬유 및 인형 등 경공업 부문의 생산은 급감하는 등 두 부문간 명암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또 제품의 용도별로는 소비재의 생산 비중은 줄어드는 대신 자본재 및 중간재의 비중은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95년도 산업생산 연보에 따르면 중화학 공업의 경우 지난 해 승용차의 생산량은 1백99만9천대로 10년 전인 85년의 26만2천대보다 7.6배가 늘어났다.또 컴퓨터 및 주변기기 생산액은 4조9천7백90억원으로 85년의 4천1백50억원보다 12배가 늘어났다. 에어컨은 85년의 15만2천대에서 지난 해에는 2백만8천대로 13.2배 증가했다.휴대용 전화기 및 무선호출 수신기는 5년 전인 90년에 비해 각각 7.6배와 14.8배가 늘어났다.반면 경공업의 경우 운동화의 생산액은 85년 1조2천6백80억원에서 지난 해에는 6천9백8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또 인형 및 장난감은 90년 3천4백60억원에서 지난 해에는 1천2백40억원으로,합성섬유사는 90년 55만7천t에서 지난 해에는 38만t으로 각각 감소했다. 제품의 용도별 생산 비중은 85년의 경우 소비재는 41%,자본재 및 중간재는 59%였으나 지난 해에는 소비재 비중이 28%로 줄어든 반면 자본재 및 중간재는 72%로 높아졌다.산업시설의 확충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자본재 및 중간재의 국내생산이 확대된 반면 소비재는 수입이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오승호 기자〉
  • 본드환각 20대 물통속서 사망

    26일 하오 2시쯤 서울 중랑구 면목4동 385의 35 4층짜리 건물 주차장의 플라스틱 고무물통 안에 20대 남자가 숨져 있는 것을 건물 주인 조경자씨(46·여)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조씨는 『건물주차장의 물통을 사용하기 위해 뚜껑을 여는 순간 부패된 상태의 20대 남자가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숨진 남자는 곤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검정운동화를 신고 있었으며 쪼그린 상태로 앉아 있었다. 경찰은 숨진 남자가 외상 흔적이 전혀 없는데다 물통 옆에 본드가 놓여 있었다는 주위의 말에 따라 본드를 마시고 환각상태에 빠져 물통에 들어가 있다 질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주병철 기자〉
  • 녹색혁명의 산실 필리핀 국제미작연(G7으로 가는 길:24)

    ◎모든 농지서 “쌀 70이상 증산”에 도전/종묘장 252㏊…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벼농사 시험/해외서 연 3천만불 이상 지원… 절반이 연구비로/70년대 통일벼 계통의 「밀양54」 「수원290」 개발 공급도 모내기가 필요없이 매년 낟알을 맺는 「쌀나무」,질소비료 없이 홀로 자라는 「질소고정벼」,3∼4m 깊이의 물속에서 수면위로 고개만을 내민 채 알곡을 맺는 「침수답벼」… 말만 들어도 신기한 이같은 벼품종은 필리핀 소재 국제미작연구소(IRRI)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는 미래의 개량벼다.쌀에 관한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IRRI의 연구대상이다. 필리핀 수도인 메트로 마닐라 남단에서 야자나무가 양옆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사우스 하이웨이」를 따라 자동차로 한시간.시계밖 남쪽 60㎞ 지점에 있는 라구아나지방의 로스 바뇨스시에 이르러 필리핀대학교 교문을 들어선 뒤 캠퍼스를 관통하면 산 파블로산 아래로 탁 트인 벼논과 5개의 연구동을 포함,13개의 건물로 이뤄진 연구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단일작목에 대한 연구기관으로는세계최대·최고를 자랑하는 국제미작연구소다. ○단일작목연구 세계최대 지난 60년 녹색혁명을 기치로 미국 록펠러와 포드재단이 기금을 투자해 7㏊의 실험농지로 문은 연 IRRI는 현재 2백52㏊에 이르는 종묘배양장으로 규모를 키우기까지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숱한 벼품종을 개발해내면서 전세계 25억 쌀소비인류의 먹거리해결에 공헌해왔다. 현재 필리핀인 1백명을 포함,세계각지에서 모여든 2백여 두뇌가 경쟁적으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는 IRRI는 한국·미국·일본 등 20여개국과 세계은행(IBRD)·유엔개발계획(UNDP)·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로부터 연간 3천만달러(약 2백40억원)의 막대한 재정지원을 받으며 그중 절반을 연구비로 쓰고 있다. 이같은 지원과 연구원들의 창의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IRRI가 일궈낸 성과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두룩하다. 먹고 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던 70년대 한국의 식량난해결에 크게 기여한 다수확 통일벼계통의 「밀양 54」와 「수원 290」을 개발해내 종자를 공급한 것도 IRRI의 업적중 하나다.통일벼뿐만 아니다.IRRI는 지금까지 지구상에 존재했거나 존재하고 있는 12만여 벼품종 가운데 8만여종을 시험·보관하고 있다. 그 결과 내전으로 만신창이가 돼 볍씨보존에 실패한 캄보디아에 지난 88년부터 벼종자를 공급,올들어 10만t의 쌀을 수출까지 하게 하는 개가를 올렸다. 설립 초창기의 녹색혁명계획은 전세계 벼농지의 55%에 달하는 관개답의 단위면적당 생산성 증대에 집중됐다.따라서 지난 60년대 중반이후 전세계 쌀소비 및 생산량의 92%를 차지하는 아시아지역에서 인구가 85% 증가한 데 비해 쌀생산량은 2배로 늘어났다. 이밖에 IRRI가 자랑삼아 내세우는 업적은 현재 대부분의 아시아지역 국가에서 재배되고 있는 기적의 쌀 「IR36」이다.10년 가까운 연구끝에 지난 76년 미국·인도·중국 등 6개국의 13개 품종을 교접시켜 완성해낸 IR36은 필리핀 라구아나지방의 경우 1백7일만에 성숙될 만큼 조기수확이 가능하고 병충해에 강한 강점을 지니고 있어 경제성이 높다. 그러나 이들의 노력은 끝이 없다.지금부터의 과제는 한계도전에 가깝다.당분간 전세계적으로 매년 8천만∼1억명의 쌀소비인구가 증가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IRRI는 2025년까지 관개답과 천수답·침수답 등 모든 농지에서 지금보다 70%이상의 쌀을 증산한다는 장기계획을 차근차근 추진해나가고 있다.이름하여 「산출한계계획(Yield Ceiling Project).이 계획은 앞으로 15∼20년 안에 벼의 총생산량을 50% 늘리는 것을 1차목표로 삼고 있다. ○「슈퍼 라이스」 수확 성공 식물육종 유전·생화학과장인 인도 출신의 구르디브 쿠시 박사(60)는 『이대로 간다면 쌀재배면적감소,수자원고갈,토양오염 등으로 곧 식량위기가 닥칠것』이라며 『쌀증산은 지구평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실례로 IRRI는 지난 94년 이상적인 조건에서 25%의 증수가 가능한 새로운 「슈퍼 라이스」를 시험수확하는 데 성공했다.이 쌀은 기존품종이 14∼15개의 줄기에 각각 1백여 낟알을 맺는 것과 달리 6∼10개의 줄기마다 2백50개의 낟알을 맺을 수가 있다. 그러나 IRRI의 이 모든 성과가 저절로 얻어진 것은 아니다.막대한 재정지원과 연구를 위한 최적의 분위기,연구원의 창의적인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다. 연구원의 창의성 자극요인에 대해 호주 출신의 조지 H.L.로드실드소장은 「자유」라고 단언했다. 사실 IRRI 연구원의 근무시간은 아침 8시부터 하오 5시까지이지만 시간에 전혀 제한을 받지 않는다.심지어 논문발표건수조차도 이곳에서는 연구성과의 평가기준이 아니다.한가지를 하더라도 얼마나 깊이 있게 일궈내느냐가 중요할 따름이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연구실 어디를 돌아봐도 연구원처럼 보이는 이가 없다.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그것이 연구원에 대한 기자의 고정관념 탓임을 알 수 있었다.흰 가운에 넥타이차림,잘 빗어넘긴 헤어스타일 등 연구원의 상징처럼 인식되던 외형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다.운동화에 헐렁한 티셔츠,작업복바지가 연구원의 보편적인 차림새다. 조직구성에 있어서도 여러개의 과가 있지만 실제운영에서는 철저하게 프로젝트 위주로 움직인다.수시로 연구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내지만 계통에 따른 통제가 없고 단기적인 성과를 요구받지도 않는다. ○능력있는 인물에전권 농촌진흥청 파견 연구원인 양세준 박사(43)는 IRRI의 장점에 대해 『지위에 관계 없이 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 전권을 준다』고 말한 뒤 『농업자체가 연구업적이 나오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데다 우리는 당장 써먹을 수 없더라도 기초연구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고 말했다. IRRI의 연구활동은 얼핏 미련해 보일 만큼 원대하다.생태계변화를 염두에 둔 94∼98년 연구프로젝트인 「변화의 시기에 있어서의 연구(Research In a Time of Change)」가 92년 입안돼 준비기간만 2년을 거쳤다는 사실은 연구활동이 미래에 대한 투자임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전문가 인터뷰/국제미작연 소장 조지 H.L 로드실드/“제한된 농지서 환경오염없이 더 많은 쌀 생산이 연구 과제” 『획일성이 없이 자유로울 때 창의성은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군사훈련식의 엄격한 통제는 오히려 창의성을 저해한다고 봅니다』 노타이차림에 털털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은 국제미작연구소(IRRI)의 조지 H.L.로드실드 소장은 『우리 연구소는 한국쌀의 품종개량에 크게 기여했다』는 자랑으로 말문을 연 뒤 창의력계발의 선결조건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그러나 IRRI의 연구원이 마냥 자유로운 것만은 아니다.일례로 이들에겐 정년이 없지만 2∼5년 단위로 근무계약을 맺기 때문에 자발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수시로 외국의 유수한 싱크탱크와 교류를 가져야 하고 연구진행상황에 대해 그때그때 보고서도 내야 한다.이같은 보고서는 연구원의 월급을 차등화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결국 자유를 누리되 그 이상의 책임이 주어지는 셈이다. 연구소 차원에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지원국·피지원국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 뒤 이를 연구원에 전달함으로써 성취욕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쌀은 인류 최고의 식량입니다.그러면서도 무역량은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식량위기가 닥쳐올 때 이는 곧 정치·사회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로드실드 소장의 쌀의 중요성에 대한 신념은 종교적 신앙에 가깝다.『요즘 북한이 겪고 있는 국가적 위기도 쌀 부족에서 비롯됐다』고설명했다.식량불안이 곧 사회 및 정치불안으로 연결되고 이것이 국가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같은 신념탓에 IRRI의 모든 연구도 쌀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서 출발한다. 그는 『제한된 땅에서 보다 적은 노동력으로 쌀을 재배하면서 환경보존을 위해 비료마저 줄여야 하는 것이 미래농업의 핵심과제』라며 미작연구의 어려움을 강조한 뒤 연구원들의 분발을 거듭 촉구했다.〈로스 바뇨스(필리핀)=박해옥·송기석 기자〉
  • 4월 물가/0.7% 상승 안정세 유지/재경원·통계청

    ◎올 2.9% 올라… 89년이후 최저 물가가 그런대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2일 재정경제원과 통계청이 발표한 4월중 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 물가는 0.7% 상승,작년의 0.6%보다 약간 많이 올랐다.그러나 올들어 4개월간 물가상승률은 2.9%로 작년의 3.1%를 포함,89년 이후 가장 낮은 모습을 보였다. 부문별로는 농축수산물이 파·시금치 등은 하락했으나 풋고추·양파·일반미·호박 등이 상승해 전체적으로 1.2% 상승했고,공산품은 우유와 학생운동화의 상승에도 불구,잠바·컴퓨터의 하락으로 0.5% 상승에 그쳤다. 개인서비스요금은 0.4% 상승에 그쳤고,공공요금은 버스요금 인상 등으로 0.8% 올랐으나 석유류는 유가연동제로 인한 국제가격 인상분이 반영돼 1.7%올랐다.〈김주혁 기자〉
  • 중진작가 김원일씨 체험 깔린 장편소설 1,2권 펴내

    ◎아우라지로 가는 길/자폐아 통해 본 세상/짧고 어눌한 문체로 IQ70의 인생유전 묘사/조직폭력배·에이즈·환경문제 등 두루 제기 중진작가 김원일씨(54)가 자폐아를 화자로 내세운 신작장편 「아우라지로 가는 길」1,2(문학과 지성사)를 펴냈다.우리 소설사에 자폐아를 다룬 작품자체가 많지 않은터에 의사표현도 제대로 없으리라고 막연히 알려진 자폐아 내면의 소리로 원고지 2천장분량을 끌어간 점이 단순히 소재의 이채로움을 뛰어넘는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 소설에는 실제로 자폐아 아들을 둔 지은이의 체험이 깔려있다.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가 장애인 장남을 둔 절망을 삭여 인류애와 인간구원에 대한 승화된 소설세계를 열었듯이 이 작품에서도 개인사를 순결한 문명비판으로 끌어올리는 작가의 힘이 빛난다. 『사실 제 신변사가 알려지는 것을 꺼렸습니다.세상 모든 이들이 다 나름의 상처를 안고 사는데 혼자만 큰 짐을 진듯 소란을 떠는것 같아서요』 자폐아의 의식을 통해 세상을 비춰보기 때문에 이 작품의 문체는 극히 짧고 어눌하다.비현실적,환상적인 색채마저 풍기는 극단문으로 그려내는 「의식의 흐름」은 고집스레 사실주의를 붙들어온 그간의 작품에 비기면 단연 파격이다. 주인공 시우는 IQ 70에 지나지 않지만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 골짜기서 풍요로운 자연에 파묻혔던 청년.그러나 할리우드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과 정반대로 그에게는 우연이 거듭된 불행이 닥쳐온다.도회에서 온 한 고물장수의 꾐으로 지하공장에 팔려간뒤 온갖 비인간적 노동의 현장을 떠돌다 경기도 구리를 근거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 최상무파 일당에 포섭돼 패싸움끝에 죽을 고비까지 넘기는 것. 『시우는 비록 말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밑바닥을 흘러다니는 어리배기지만 누구보다 맑은 성정을 지녔어요.만약 농경시대에 태어났다면 자연을 닮은 순박한 그가 농사짓고 사는덴 아무 지장 없었을 겁니다.이 순수한 영혼을 자본주의의 가장 검은 찌꺼기인 깡패조직 한복판에 놓아 뚜렷이 대비시켜보고 싶었지요』 소설속엔 이 시우에게 자연의 뭇 생명가진 것들의 이름과 이치를 가르치는 아버지가 등장한다.전교조 해직교사인 그는 풍부한 인문적 교양과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으로 장애아에 대한 편견과 맞서는 이상주의자.이 인물에게서 독자는 지은이의 그림자를 읽어볼법도 하다. 『정도차는 있겠으나 소설의 일차적 소재는 어느 경우에도 작가의 체험이겠지요.책속에서 시우가 운동화끈 매는 장면,달걀껍질 까는 것 등이 사실적이라면 이 역시 체험에서 나온 산물이기 때문일 겁니다』 이 책은 또다른 이유로 독자를 놀라게 한다. 「노을」「불의 제전」「마당깊은 집」 등을 통해 분단과 이데올로기대립의 상처를 하염없이 물고 늘어졌던 김씨가 반세기를 뛰어넘어 95년의 사회에 돋보기를 갖다댄 것이다.모래시계,조직폭력배,삼풍백화점,지자제선거,에이즈,연변조선족 등이 신문기사처럼 오르내리고 장애인문제,노인문제,물질만능주의 세태,전교조문제,환경문제 등이 두루 제기된다. 또 평생 선굵은 「사나이」들의 세계만을 그려온 지은이가 모처럼 아기자기한 사랑얘기를 꾸리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미욱하지만지순한 시우는 인희엄마,미미,예리,경주 등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들의 공통적 애정의 대상이다. 지은이는 계간 「문학과 사회」에 연재됐던 「불의 제전」 전6권을 연말 펴낸뒤 『치매환자의 의식의 흐름을 통해 일제부터 현재까지의 민족사를 되짚는 소설을 써보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손정숙 기자〉
  • 「소프트웨어 제국」 미 마이크로소프트사(G7으로 가는 길:21)

    ◎“자율·개성 한껏 존중” 모든 직원 개인연구실/놀이방·화실같은 연구실서 반바지차림 작업/지위 상관없이 전자메일 서신 교환… 유대 다져 미국 워싱턴주 레드몬드 마이크로소프트사 단지에 들어서면 마치 어느 지방대학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울창한 숲을 병풍삼아 4만6천평의 구릉지대에 띄엄띄엄 들어선 28개의 2층,3층짜리 연구동들.그리고 이들 건물사이의 잔디밭에서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연못과 산책길,정원수등은 왠지 회사의 이미지로서는 생소한 느낌이 들게 한다. 직원들의 활기차고 자유분망한 모습에서는 캠퍼스의 푸릇함이 절로 배어 나오는듯 하다. 근무시간중에도 반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단지내를 활보하는 연구원들,넓은 운동장에서 웃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미식축구를 즐기는 사원들,햇볕이 내리 쪼이는 계단에 걸터앉은 채 하프처럼 생긴 악기를 가느다란 막대로 두들기며 연주하는 동양계 여사원…. 전세계 PC사용자 가운데 86%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운영체제(OS)를 쓰고 있을 정도로 MS사는 소프트웨어시장의 절대 강자로 등극했다. ○직원 80%가 20·30대 MS사는 지난 75년 하버드대 수학과를 중퇴한 약관의 빌 게이츠가 단돈 1천달러를 가지고 설립한 회사.초기에 PC 「알테어」에서 사용되는 베이직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틀을 다진 MS사는 「코볼 80」등 컴퓨터언어와 애플용 소프트웨어카드를 내놓으면서 두각을 나타냈다.이어 81년에는 불후의 명작 「MS­도스」를 발표해 1억2천만개의 판매고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긴 뒤 그 신화는 지금의 「윈도95」로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 10년간 매출액면에서 연평균 4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매년 50% 정도의 성장을 이뤄냈다.지난해 총 매출액은 59억5천만달러,순이익은 14억5천만달러에 달했다.전세계 46개국에 현지법인을 거느리고 있으며 직원도 1만5천명(레드몬드본사 8천여명)에 이른다. 「소프트웨어 제국」 MS사의 이같은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마이크 머레이 부사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철저한 기술개발만이 유일한 생존무기』라며 이는 일체의 형식주의를 배격하려는 빌 게이츠의 노력이일궈낸 결실이라고 설명한다. MS사에서 한나절만 지내보면 누구나 이 곳이 얼마나 젊음과 자유분방함이 자연스레 스며들어 있는지를 쉽게 느낄 수가 있다. MS사 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31.2세.전체 직원의 30%가 20대이고 51%가 30대다.직원 10명중 8명 이상이 20∼30대인 셈이다. 머레이 부사장은 이를 두고 MS사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영원한 젊음」이라는 표현을 쓴다. MS본사에 근무하는 8천여명의 직원들에게는 모두 조그만 개인 사무실이 주어진다.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연구에만 전념케 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연구실 내부를 들여다 보면 말그대로 개성의 극치를 이루고 있음을 보게 된다.인형과 장난감을 갖고 마치 어린이 놀이방 처럼 꾸며 놓은 곳이 있는가 하면 각종 미술품과 골동품을 들여 놓아 화실을 연상케 하는 연구실도 있다.어림잡아 1백개가 넘어 보이는 빈 캔을 쌓아 놓고 그 옆에서 작업에 몰두하는 프로그래머도 있다.또 컴퓨터 한대만 덜렁 들여 놓고 프로그램을 짜는 연구원이 있는가 하면 온통 꽃속에 파묻혀 일하는 사람도 눈에띈다. 이들의 복장도 자유롭다.맨발에 반바지만 입고 일해도 누가 뭐라는 사람이 없다.어떤 프로그래머들은 저녁 9시에 출근하여 이튿날 새벽 5시에 퇴근할 정도로 근무시간에 융통성도 있다. 이들은 맨발과 반바지가 말해주듯 남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완전한 자율적인 방식에 따라 각자의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한다.일단 방향이 결정된 과제는 이를 철저하게 세분화시켜 각 연구팀의 책임아래 모든 것이 일임되는 것이 MS사의 풍토다. 구성원 모두에게 이처럼 자유스런 연구분위기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대신 개인의 업무능력에 대한 평가는 무척 엄격한 편이다. 연구원 각자에게 부여된 프로젝트는 6개월 단위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여기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면 급료인상,주식매입 선택권,보너스지급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연 2차례 실적평가 MS사 직원들의 한 주 평균 근무시간은 72시간정도.그렇다고 경쟁사에 비해 많은 봉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그럼에도 이 회사 직원들의 이직률은 동종사의 평균치보다 훨씬 낮은 10%를 밑돈다.또한 빌 게이츠 사단의 일원이 되려는 연구원들의 입사 경쟁률은 1백대 1을 웃돌고 있다. MS사 컴퓨터프로그래머인 제프 놀랜더씨는 이에 대해 『연구원들 사이에는 창의력과 노력이 있는 한 승리가 보장되는 곳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S사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전자메일을 이용해 구성원 사이에 격의없고 솔직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직원들은 전자메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언제든지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전할 수가 있다.직원들은 하루 평균 1백여통의 전자메일을 교환하며 빌 게이츠도 하루 1백여건의 통신을 받아 이중 수십통은 종업원들에게 직접 보내기도 한다.컴퓨터를 이용한 서신교환이 자칫 권위적으로 흐르기 쉬운 대기업의 상하관계를 친근하게 묶어주는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MS사는 소단위·소그룹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생산성의 향상은 여러 소그룹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이러한 이유로 핵심적인 프로그램제작팀과 시장마케팅담당팀은 소그룹으로 만들어져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따라서 경영참모들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소그룹에 효과적으로 분담하고 소그룹의 패기에 찬 아이디어를 노련하게 조화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MS사가 오늘날 아이디어의 산실이 된 데에는 실패의 경험을 중시하는 빌 게이츠의 경영철학이 큰 몫을 했다고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트로이 제르 PR매니저는 『직원들이 실수가 보복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아이디어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진할 뿐 아니라 변화를 제시하는 분위기도 조성된다』며 직원들에게 실수를 감추려 하지 말고 건설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를 갖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인터뷰/인사·행정분야 총괄 마이크 머레이 부사장/“진취적 인재 확보에 가장 비중”/“직원 누구나 주식매입 가능… 애착 갖고 일 전념” 헐렁한 셔츠바람에 구겨진 작업용바지의 매무새.그리고 며칠 동안 머리조차 감지 않은듯 부스스한 용모….2평 남짓한 집무실에는 원탁테이블 한개와 컴퓨터 받침용 간이책상 한개가 전부다.그 흔한 여비서 한명 달려 있지 않다. 「MS제국」의 인사·행정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 머레이 부사장(37).부사장님이라는 「근엄한 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다. ­예절을 중시하는 동양인의 눈으로 볼 때 MS사의 분위기가 너무 파격적이란 생각이 드는데―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는 것은 매우 긴장되고 어려운 일이다.우리는 이 작업이 가능한 즐겁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약없는 작업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한다.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자유로움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확신하고 있다. ­MS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경영철학은.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를 거는 회사이니 만큼 사람을 가장 소중한 자원으로 여긴다.특히 경험보다 미래에 대한 진취적인 기상과 모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빌 게이츠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자신의 전용 비행기로 모셔와 설득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가라데가 취미인 사람에게는 개인교수까지 주선해 주며 끌어들인 적도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인센티브계획을 갖고 있는가.제안상자 같은 아이디어 모집방식에 대한 견해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원은 누구나 주식매입 선택권을 갖는다.회사의 일부분을 소유한 사원이 회사가 번영하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이들이 회사의 번영을 도울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새로운 제안을 내놓는 것이다.누구든지 휼륭한 제안을 내놓아 채택될 경우 1천여명이상의 사원이 모이는 공개장소에서 이를 공표하고 제안자에게 약간의 주식을 추가로 지급한다. ­모든 사원들에게 사무실 한칸씩을 주고 있는 것이 오히려 직원들간의 대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지 않는가. ▲직원들에게 사무실 한칸씩을 주는 것은 모든 직원들의 가치를 동등하게 인정해 줌으로써 각자가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 세계굴지 자동차·컴퓨터·스포츠용품사/“여성고객 잡아라”경재 치열

    ◎여성상품 시장규모 미서만 1조달러… 갈수록 급성장/자동차­GM이 선두주자… 「여성전용차」 연말 첫선/컴퓨터­컴패크·IBM 등 홈 0C로 주부층 공략/스포츠용품­나이키 등 여성경기용 신발 개발에 사운 「여성고객을 붙잡아야 호사가 산다」 현대사회가 복잡. 다기화되면서 여성취업률 증가와 함께 수입이 큰폭으로 늘어나며 미국에서만도 1조달러에 이르는등여성대상 상품의 시장규모가 급성장하고 있기 대문이다. 이에따라 세계굴지의 자동차·컴퓨터·화장품·스포츠용품 업체들은 여성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중 가장 빨리 변신을 모색하고 있는 회사들은 자동차 제조업체. 여성들의 구매력이 자동차 구입의 80%, 고급가 구입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딜락”을 생산하는 재너럴 모터스(GM) 가이 부문의 선두주자. 올 연말에 선보일 예정인 GM의 “카테라(Catera)”는 여성 취향의 대표적인 차종. 여성들이 선호하는 세련된 유럽풍 형태의 디자인으로 여성고객드을 붙잡을 계획이다. 특히 시판중인 자동차들이 운전석읨 누을 열면 4개의문이 한꺼번에 열리는 단점을 보완한 “카테라“는 문을 열어도 문전석의 문만 열리도록 고안돼 있기 때문에 안전성을 한층 높였다는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카테라”개발을 위해 디자이너는 물론 엔지니어.마케팅 담당자들까지 모두 여성인력을 활용,여성운전자들을 철저하게 연구한 “여성전용차”라는 것이다. 이밖에 독일 BMW사의 “BMW325시리즈”와 독일 벤츠사의 “메세데스 C 클래스”,일본 도요타사의 “렉서스 ES300”등도 여성고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컴퓨터 업체들도 여성고객을 잡기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80년의 경우 남성과 여성의PC 구매비율은 70%와 30%로 남성들이 절대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요즘은 50%와 50%로 여성의 구매력이 크게 높아졌을뿐 아니라 성장여력도남성보다 더 큰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략방법은 가정주부나 어린이들 보다 간편하게 조작할수 있는 홈PC가 주류다. PC의 정보처리 속도나용량등 하드웨어 측면보다 여성들이 가정에서 PC를 손쉽게 조작해 홈쇼핑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애플사의 “퍼포머”,캠패크사의 “피리사리오”,IBM의 “압티바”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퍼포머”는 철저한 가족중심형 PC. 가계부 소프트웨어는 물론 가족휴가계획,가족구성원들의 생일과 기념일을 잊지않게 하기위한 프로그램을 정착할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직업정보. 육아정보 등 여성고객들에게 유용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는 소프트웨어 장착 기능의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주고객이 여성들인 화장품 업체들이 불꽃튀는 각축전을 전개하는 것은 말할 필요가없다. 가장 앞서가는 기업은 미국의 “무명”에 가까운 레브론사다. 지난 94년 19억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레브론 브랜드를 내놓으며 “여성고객 잡기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레브론사가 가장 성공한 제품은 94년 여름에 선보인 “컬러 스테이 립스틱”. 이 립스틱은 입맞춤을 해도 지워지거나 없어지지 않고 8시간동안 지속되는 것이 성공비결이다. 레브론사는 또 35살이 넘은 5천만 미국 중년여성 고객들을 겨냥,젊은 피부를 유지할수 있도록하는 “에이지 디파잉 라인”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저가가 주무기인 이제품의 가격은 다른 상품의 5분의1에 불과한 1병당 8달러. 따라서 저가수요를 재빨리 잠식함으로써 40달러의 에스테 로더,42달러의 랑콤등 유명 브랜드 상품의 마케팅전략을 전면 수정하도록 하고 있다. 스포츠용품 업체들도 경쟁이 치열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의 겨우 최고 인기 스포츠중의 하나인 농구를 즐기는 17살이하의 소녀팬만 8백만명에 이를 정도로 여성상품 시장규모가 급신장하고 있다. 특히 운동화. 슬리퍼등 푸트웨어의 여성 구매수요 규모는 54억달러로 남성 수요(52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여기에는 최대 라이벌인 미국의 나이키사와 리복사가 “피말리는”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가장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여성 경기용 신발. 최근들어 수요가 급증하며 규시장규모가 62억달러에 이르느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성 경기용 신발은 남성용 신발에다 핑크색 줄이쳐진 게 고작이었다.따라서이들 업체는 96미국 애틀랸타올림픽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심발 앞부분의 폭을 넓리는 대신,발뒤꿈치 부분은 좁게 디자인된 여성 경기용 신발의 개발에 사운을 걸고 있다.
  • 공무원 복장 자율화/총무처 지침/점퍼·티셔츠·운동화 등 허용

    흰 와이셔츠에 짙은색 양복으로 상징되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복장이 자유화된다. 정부는 19일 개성존중에 따른 창의적인 사고와 발상을 기대하고 경직된 근무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도록 공무원들의 간소복 착용을 적극 권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총무처는 이날 「공무원 복장 자율화」지침을 확정했다. 지침은 「공무원들의 복장은 의전 등 꼭 필요한 때 말고는 품위가 떨어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업무수행에 편리한 간소복 착용을 일상화하며,특히 토요일은 가급적 간소복 착용을 권장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구체적인 복장 자율화 방안으로 웃옷은 정장 말고도 콤비와 더블 캐주얼·점퍼 등을 입어도 좋고,와이셔츠가 아닌 남방셔츠와 티셔츠에 멜빵을 매도 된다. 또 넥타이는 매거나 안매거나 자율에 맡기며,신발도 복장과 조화를 이루면 운동화를 신어도 무방하다.〈서동철 기자〉
  • 1월 물가 0.9% 상승/지난 5년 평균치 밑돌아

    ◎채소류값은 급등 지난 1월의 소비자 물가가 지난 해 12월에 비해 0.9%가 올랐다.이는 90년대 들어 물가가 가장 안정됐던 지난 해 1월의 상승률(0.6%)보다는 높지만 91∼95년 1월의 평균 상승률(1.1%)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한파로 인한 상추 및 시금치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의 폭등세 등으로 지난 해보다는 다소 뛰었다. 주요 품목의 상승률을 보면 상추 54.1% 시금치 31.9% 성인 운동화 16.1% 초등학교 참고서 11.8% 가정 학습지 11.2% 등이다.반면 사과와 밀감,기성 코트,세탁기,냉장고 등은 값이 내렸다. 지난 해 1월 대비 상승률은 5·1%로 역시 지난 해 1월의 4.9% 보다 약간 높았다.
  • 무용가 이정희씨(이세기의 인물탐구:90)

    ◎영적 표현이 자연스런 「거리의 춤꾼」/긴 연습·강훈련으로 무대마다 진한 메시지/「또 하나의 나」로 데뷔… “현대무용 불모지” 한때 좌절/“4월엔 한라·지리산 거슬러 오며 「거리의 춤」 출 것” 이사도라 던칸은 샌프란시스코 바닷가에서 태어났다.그리고 춤에 대한 그의 최초의 관념은 「파도와 리듬」이다.던칸은 언제나 주변풍경과의 하모니를 생각하며 춤추어 왔다.대상과의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한낱 거짓 움직임에 불과할 것이다. 이 시대의 춤꾼 이정희는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하늘을 배경으로 맨발로 춤춘다.도심을 흐르는 강물,머리위로 부는 바람,별이 빛나는 하늘아래서 그곳에 모인 군중의 숨결과 나뭇가지의 흔들림,바람과의 조화를 꾀하며 호핑(도약)과 스키핑(가볍게 점프),이단 도약 삼단도약을 활기차게 구사한다.그 때마다 그의 춤은 움직여서 넘치지 아니하며 멈추어서 모자라지 않는다.음악의 광선과 진동이 육체의 회로를 가로질러 샘물처럼 흘러넘치듯 가장 자연스러운 몸짓으로 영적 표현을 창출해낸다.이 때의 역동적인 동작선은 사방으로 확산되지만 결코 안으로 소멸되지 않는다.한을 품어도 흥을 버리지않고 흥겨운 가운데 칙칙한 한이 스며있는 것이 인상적이다.이를 가리켜 박용구씨는 「시간과 공간속에서 그의 육체의 언어는 끊임없이 살을 풀어나간다」고 말한다.「살을 푼다는 것은 액땜이지만 그의 춤은 액을 풀어헤쳐 탈이 난 것을 물리친다는 뜻」이 내장되어 있다.땅위에 엎드린채 온몸을 뒤집고 뒹굴고 요동치면서 「대지와의 교감」속에서 「한단계 고양된 삶」을 성취해내려는 것이다. ○흥겨움속 한 스며있어 그중에서도 그의 「살풀이」시리즈는 인간의 탄생을 원천적으로 파헤치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비극성과 모순성」 일상적인 고뇌와 권태감의 실상을 반영한 사회적인 춤이라고 할수 있다. 일그러진 현대인의 얼굴,오늘의 기계화되고 산업화된 인간의 삶의 풍경을 「극무용적」으로 연출하여 「달리고 뛰쳐오르고 가볍게 뛰는」 모든 동작은 「무용」이며 모든 움직임이 「언어」임을 일깨운다.그리고 「누구든지 어디서나 춤출 수 있다」는 신념으로 변화 가운데 질서를 유지하고 질서 가운데 변화를 유지한다.그러나 그는 하나의 주제에 천착하거나 무대라는 일정한 공간에 얽매이지도 않는다. 이른바 뉴욕의 현대무용가인 루신다 차일즈의 거리춤,데보라 헤이의 도시의 춤에서 연유한 그의 거리의 춤 「봄날 문밖에서」는 운동복과 운동화 트레이닝을 입고 한강변이나 바닷가나 산자락을 배경으로 힘차게 도약한다. 그는 언제 만나도 조용하고 차분하다.아무리 큰 사건도 나직한 목소리로 핵심만을 말한다.마치 2차대전시절의 샹송가수처럼 전쟁의 참상과 부조리,뼈저린 슬픔을 참고 견디는 감연한 의지와 인간을 감싸안는 부드러운 자세로 노래부른다.그래서 그의 육체의 언어(가사)는 그냥 춤추는 것이 아니라 춤을 「의식」하고 「자유롭기 위해」「대지를 느끼기 위해」 춤출 뿐 아니라 「왜 춤추는가」 무엇을 어떻게 출 것인가」를 확고히 정하고 춤을 실천시킨다. 그의 방배동 연습실에 가보면 평소의 온화한 이정희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이마에 머리띠를 질끈 동여맨 밴디드댄서가 되어 그는 단원들에게 「척추의 마디마디가 수직상태가 되도록 몸을 길게 늘리고 신선한 산소로 육체를 일으켜 세우라」고 열정적으로 채찍을 가한다.그래선지 강훈련과 긴연습끝에 올려진 그의 무대는 그 때마다 진한 메시지와 함께 관객으로 하여금 심오한 사색에 잠기게 한다.「짙은 먹구름짱에서 벗어나 화사한 마음의 의상을 입고 그는 원과 원을 돌면서 원이 좁으면 원밖에서도 음악과 주변과의 관계를 조화시켜 절묘한 작품을 보여준다」는 김영태의 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언제 만나도 차분한 사람 미국유학시절 광주민주항쟁에서 죽은 한 젊은이의 사진을 보고 구상했다는 「살풀이­80」은 「사람이 다른 상대방을 학살하고 사형한다는 것은 참으로 있을 수 없는 비극」이며 「다시는 이땅에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말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원」을 담아 젊은 넋을 위로하고 고통을 뿌리치는 제의식을 섬뜩하게 이어나간다. 귀국직전인 80년 뉴욕 소호의 포퍼밍 개리지에서 이 춤을 선보였을 때 그해 댄스 매거진(10월호)은 「삶과 죽음,빛과 어둠이 윤회하는 경이적 율동」으로 호평했고 지난 10년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줄기차게 춤추더니 3년전 아홉개의 시리즈로 이를 완결했다. 그는 편안한 가정의 1녀2남중 장녀로 태어났다.「가랑잎만 굴러가도」 잘웃고 잘우는 서정적인 성격에다 숭의여중에 다닐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발레를 추었다.고교 2학년이 되던해 마침 한국에 왔던 호세 리몬의 공연을 보고 그는 「미진했던 발레에 대한 감정」을 미련없이 버렸다.그 때까지는 튀튀와 토슈즈를 신고 필루트(회전)와 아라베스크를 취하는 것만이 춤인줄 알았으나 고도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인공적인 훈련과는 달리 모든 구속으로부터 벗어난 현대무용이야말로 정신의 비전을 반영할 수 있는 창조의 원심력임을 깨달았다. 대학 졸업작품인 「또하나의 나」로 무용계에 데뷔, 「별빛 같은 6인의 신인 무용가」로 선정되기도 했으나 현대무용이 정착된지 10년도 못되는 한국적 현실에서 그가 뛰어넘기엔 너무나 「벅찬 벽」과 「험산」을 느끼자 71년 도일,의상디자이너나 되자고 마음먹었으나 춤의 혼령이 끈질기게따라붙어 그를 끊임없이 부추겼고 길거리에 나붙은 춤공연 포스터만봐도 전율 같은 율동이 전신을 관통하는 아픔을 느꼈다. 「춤이 나를 버린 것이 아니라 내가 춤을 버린 것」을 자각하고 1년만에 다시 귀국,친구의 무용발표회에 가서 불꺼진 객석에 앉아 「솟구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채 하염없이 흐느껴 울면서」그는 꺼져가던 춤의 불씨를 서서히 되살렸다. ○광주항쟁 사진 보고 구상 30세 되던해 미국에 유학,뉴욕에서의 3년간은 그곳의 살아있는 춤의 열기로 인해 무용의 신은 당연히 그를 향해 미소지었고 언제부턴가 그는 「춤추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춤추지 않았던 시절은 사라져버리라」고 외칠 수 있게 되었다.비디오 아티스트인 이동현씨(44)와 84년 뒤늦게 결혼,「춤과 비디오의 만남」의 작업을 함께 하면서 나이 40살에 첫딸 루다(9),5년후 둘째딸을 낳았다. 지난해엔 북경·말레이시아를 돌며 공연,오는 4월에는 멀리 한라산 끝자락에서 지리산·설악산을 거쳐 북으로 거슬러 올라오면서 거리의 춤「봄날 문밖에서」를 춤출예정이다. 「댄서는 모름지기 자연과의 하모니속에서 공기나 빛이나 음악처럼 춤춘다」는 던칸의 말대로 그는 모든 자연속에 새처럼 자유롭게 춤추어왔고 이제부터는 「인생을 위해」 그리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 그의 「숨을 춤추게」하면서 춤추고 난 자리에 불꽃의 항적(항적운)을 남기고 싶은 것이다. ▷연보◁ ▲1947년 서울 출생 ▲1970년 이대 무용과 졸업,송범 육완순사사,한국컨템포러리 무용단 멤버 ▲1975년 이대 대학원졸업,창작무 「꼭두인간」 발표 ▲1977년 「누군가 내 영혼을 부르면」안무 출연,중앙대·연대 출강,도미,마사그레이엄·머스커닝햄무용학교 및 호세리몬 엘빈에일리테크닉사사 ▲1980년 뉴욕데뷔고야연 「살풀이­80」(퍼포먼스 개리지),귀국공연 「살풀이­하나」,중앙대교수,대한민국무용제 참가이후 매회 참가 ▲1982∼92년 「살풀이­셋」부터 「살풀이­9」 발표,현대무용제참가 ▲1984년부터 거리의 춤 「봄날 문밖에서」(서울 삼호아파트단지,덕수궁,마로니에공원,여의도광장,국립극장분수대 등),제1회청소년예술제참가▲1986년부터 부군 이동현과 「춤과 영상과의 만남」(6차례 공연) ▲1987년 한국현대춤작가 12인전 「낙원추방」 발표이후 해마다 참가,거리의 춤 미국공연(뉴욕센트럴파크,그랜드캐니온 하와이와이키키해변 등) ▲1988년부터 솔로 「검은 영혼의 노래」연작발표 시작 ▲1989년 비엔나 국제안무 경연대회베스트9 참가(비엔나 오데온극장),이정희·남정호 포스트모던댄스 공연 ▲1990년 「현대춤과 현대미술의 만남」(국립현대미술관) ▲1993년 지방순회공연(광주·대전·부산 및 서울 예술의 전당),JADE(재팬 아시아댄스 이벤트)93 독무 「미사키절벽」 발표(도쿄 아키다) ▲1994년 중국 북경무용원 초청 및 말레이시아공연.「우리시대의 춤꾼 이정희」(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현재…중앙대교수,한국현대춤연구회회장 ▲수상…대한민국무용제안무상 및 개인상(80·81년)비엔나국제안무경연대회 안무상(89)년 올해최고예술가상)92년
  • 23개 설 성수품 대량 방출/정부,설 물가안정대책 마련

    ◎개인서비스료 매일 점검… 인상 차단 다음 달 1일부터 설 연휴 직전인 17일까지 쌀 등 23개 설 성수품의 공급물량이 매일 평소보다 최저 20%에서 최고 2백50%까지 늘어난다.농협슈퍼 등에서 제수용품 및 생필품을 대상으로 품목에 따라 10∼30% 가격인하 판매가 실시되며,이·미용료와 목욕료 등 9개 종목의 개인서비스 요금의 부당·편법인상에 대한 지도·단속이 강화된다. 정부는 25일 이환균재정경제원차관 주재로 설날 물가대책 차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설날 물가안정대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2월 1∼17일을 설 물가대책 특별기간으로 정하고,이 기간 중 정부미 1백20만섬(2월2일 20만섬,2월6일 1백만섬)을 방출키로 했다.주류인 청주의 경우 하루 평균 공급물량은 평시의 1백25㎘에서 4백38㎘로 2백50.4%,조기는 90t에서 2백t으로 1백22.2%,수입 돼지고기는 30t에서 60t으로 1백%,수입 쇠고기는 4백40t에서 7백30t으로 65.9%가 각각 늘어난다. 농협슈퍼 및 연쇄점과 축협 판매점에서 대책기간 중 주요 농축산물 및 생필품을 10∼30% 가량 싸게 팔게했으며,아동복과 운동화 등은 신제품의 출하가격을 지난 해 수준에서 유지되도록 적극 유도키로 했다. 명절 분위기에 편승해 개인서비스 요금을 부당하게 올리지 않도록 지도·단속을 강화하고,지자체 별로 사업자단체와 물가안정을 위한 간담회를 열게 했다.농림수산부와 시·군·구 등 2백45개 행정기관에 농축산물 설날 물가대책반 및 물가대책 상황실을 각각 설치,설 성수품 및 개인서비스 요금의 가격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즉시 대책을 강구한다.
  • 서·남해 강풍피해… 15명 사망·실종/어선 2천3백척 대피

    ◎방조제 49곳 유실… 재산손실 56억/제주도 여객선 운항 이틀째 중단 한파를 동반한 강풍으로 올들어 첫 동사자가 생기는 등 15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56억2천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제주에서는 8일 연이틀째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고 각 항구에는 2천3백여척의 어선이 대피해 있다. 8일 상오 9시30분 쯤 충북 충주시 교현 2동 교현아파트 10동 후문 앞 잔디밭에서 30대 남자가 숨져 있는 것을 부근에 사는 유재운씨(35)가 발견했다.경찰은 숨진 남자가 곁에 운동화를 벗어 놓은 점으로 미뤄 술에 취해 자다 동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 7일 하오 3시 쯤 전남 완도군 당인리 앞 1㎞ 바다에서 15t급 해태 채취선이 강풍에 전복돼 4명이 실종됐다. 7일 하오 10시 쯤 전남 신안군 홍도 북서쪽 90마일 바다에서 조업하던 부산선적 저인망 어선 제103강진호(1백9t·선장 김용수·24·부산시 서구 충무동)가 높은 파도로 침몰,선장 김씨 등 선원 10명이 모두 실종됐다. 한편 중앙 재해대책본부는 전남 목포 앞바다에서 해일이 일어나 방조제 49곳이 유실되고 건물 72채와 농경지 15㏊가 물에 잠기는 등 전국적으로 56억2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고 밝혔다. 지역 별로는 전남이 43억9천여만원으로 가장 많고 전북 12억2천만원 이었다.
  • 치타의 보따리 장사(시베리아 대탐방:38)

    ◎중·몽골·조선족 잡화상 몰려/1백만루블 주고 비자받아 대부분 불법체류/옷가지·그릇 취급… 루블화 하락에 본전 못건져 중국인 암시장 시베리아인은 중국인시장을 「암시장」이라고 부른다.활기찬 자본주의시장분위기에 대한 거부감을 은연중에 나타낸 호칭이라고 생각된다.울란우데 중심가에 있는 중국암시장은 3천평정도의 넓이에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 북적대는 명물이다.물건을 파는 사람은 대부분 동양족으로 중국·몽골인,그리고 간간이 연변의 조선족이 바로 그들이다.어린이 장남감·빗·주방용기·옷·운동화 등 온갖 것을 다 갖다 판다. 몽골인은 1985년부터,중국상인은 이곳에 개방바람이 한창이던 89년부터 드나들기 시작했다고 한다.용케 장사에 필요한 러시아말을 몇마디씩 배워 손님을 부르는데 러시아인에게는 그게 바로 큰 구경거리다.그런데 2년전부터 부리야트정부에서 이들의 입국조건을 강화시켜 비자발급을 제한하고 큰돈을 요구하는 등 갖은 제약을 가한다고 한다. ○85년이후 대거 몰려 이곳 시간으로 밤 9시20분 치타행 열차를 탔다.침대칸을 못구해 칸막이도 없는 객차에 80여명이 꽉 들어찬 3등열차를 탔다.통로의자도 펴서 침대로 쓰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사람이 지나다닐 때마다 몸을 빼 비켜주어야 했다.밤새도록 가래소리를 쿨룩거리는 노인,끊임없이 먹고 마셔대는 사람,라디오소리,서민특유의 부산함등 때문에 좀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장사하러 왔다는 20대후반의 연변여인을 기찻간에서 만났다.결혼하고 10일만에 남편과 함께 중국돈 3만원을 빌려 『목돈을 벌려고』 왔는데 남편은 한달도 못돼 이혼하고 돌아가버렸다고 한다.조선족은 주로 치타·이르쿠츠크·울란우데에 많이 모여 사는데 이 여인이 들려준 이들의 사는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우선 국경에서 보름짜리 입국비자를 얻는 데 1백만루블이 든다.그러니 한번 들어왔다 하면 모두 불법체류로 눌러앉는다.이걸 아는 러시아당국에게 이들은 「밥」이나 다름없다.수시로 돈을 뜯어가고 물건을 팔면 거기서도 20%는 꼬박꼬박 자릿세를 뜯긴다.더 큰 문제는 루블시세가 계속 떨어지는 것.힘들게 벌어놓으면 루블값이 떨어져본전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숨겨갖고 가던 달러를 세관에서 몽땅 뺏기는 일도 허다하다고 한다. ○허름한 여인숙 생활 멀리 떨어져 살아도 동족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연변 보따리장수의 삶이 궁금해 치타에 도착한 뒤 그들이 산다는 변두리의 여인숙을 찾아가 보았다.가스타흐여관이라고 이름을 대니 택시운전사는 금방 그곳을 찾아냈다.워낙 중국상인이 많이 드나들고 험하기로 이름난 곳이기 때문이었다.5층짜리 공동주택인데 모두 일하러 나가고 몸이 아파 쉬는 중국인 부인네 몇명만 집을 지키고 있었다.녹물이 뚝뚝 떨어지는 공동취사장,방마다 발디딜 틈도 없이 꽉 들어찬 침대들… 하루 방값이 1만루블,우리 돈으로 2천원미만의 노무자숙소였다. 치타주에 들어서며 모스크바와의 시차는 6시간으로 늘어났다.치타역에 도착한 것은 상오8시15분.진눈깨비가 펄펄 내리고 있었고 모스크바와의 거리는 6천74㎞를 가리키고 있다.드디어 시베리아의 마지막 주에 도착한 것이다.동쪽의 아무르주부터는 극동에 속한다. 변경도시인 치타는흑해의 세바스토폴처럼 전형적인 군사도시다.「자바이칼군관구」사령부가 있고 국경수비사령부가 위치해 있다.마침 도착한 날이 국경수비군의 날이라 저녁 시내광장에서는 대중가수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요란한 위문행사가 벌어지고 있었다.치타는 군사도시로서의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1653년 정복자 비케토프장군이 바이칼을 출발해 아무르쪽으로 향하던 정복길에 잉고다강변에 작은 겨울요새를 건설한 것이 이 도시의 출발점이다.그뒤 코사크군인들이 정착해 만주·중국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군사도시로 키워 1851년에는 자바이칼 코사크군사령부가 들어섰다.이 코사크사령부 건물은 지금 자바이칼 철도청사로 쓰이는데 건물측면 출입구 벽에 「작은 치타의 역사는 바로 전러시아의 역사」라는 전설적인 코사크사령관 크라포트킨장군의 말이 새겨져 있다. 1900년 시베리아횡단철도가 이곳을 통과했다.당시 시베리아철도의 종착역은 치타 동쪽의 스레친스크였다.그리고 1903∼1905년 치타와 스레친스크 중간에 있는 카림스코예역에서 남으로 지선을 건설,만주의 하얼빈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연결됐다.그뒤 스탈린때인 1937년 치타주가 정식으로 만들어지며 치타시는 그 행정수도가 됐다. ○북서 모란식당 경영 16세기까지 이곳은 만주땅이었다.국경을 맞닿은 때문인지 지금도 몽골과는 매우 밀접한 유대를 맺고 있는 것같았다.취재단이 머무르는 중에도 몽골문화의 날 행사가 한창이었다. 중앙광장에는 몽골풍물행사가 열리고 몽골의 추발산시 출신 화가들이 몽골스텝을 주제로 그린 유화전시회를 열고 있고 시립문화관에서는 몽골의 전통의상·보석·장신구 등을 전시해놓고 있다. 러시아에서 군사도시는 대개 높은 문화수준을 유지하는 게 이채롭다.제정러시아시절부터 상류층에 속하던 군인부인들이 높은 문화의 향유자였기 때문이다.이곳으로 유형온 12월당원 부인중에도 당대에 이름날린 여류문인이 많았다.군사도시답지 않게 도시 곳곳에 발레극장·도서관이 들어서 있다.특히 시베리아 최대의 군사박물관이 이곳에 있다. 도착한 이튿날에는 실내체육관에서 학생댄스경연대회가 열렸다.이 지역에 있는 6개 댄스학교 학생의 졸업경연대회였다.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 졸업반까지 모두 2백∼3백명이 화려한 무도복을 갖춰 입고 등에 번호판을 달고 저마다 춤솜씨를 뽐냈다.왈츠·마주르카 등 제정시절 유행하던 춤에서부터 최신 서양댄스까지 다양한 춤솜씨를 보여주었다.관람석에는 학부모가 꽉 들어차 도시잔치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1년의 절반이상이 혹한인 이 척박한 땅에서 함께 웃으며 춤도 추고 발레도 하며 문화생활을 영위해나가는 인간의 생명력에 야릇한 경외감을 느꼈다.저녁에는 북한에서 진출한 모란식당에서 모처럼 불고기와 냉면으로 포식했다.평양에서 왔다는 여지배인은 김일성배지를 단정히 달고 있었다.『장사가 잘되느냐』는 물음에 『평일에는 하루손님이 10명도 채 안된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뷔페」라고 부르는 간이식당이 더러 있지만 주민 38만명의 도시에 레스토랑은 이곳을 포함해 2곳밖에 없다.형편이 어려워 레스토랑은 생일잔치 등 큰 일 때나 한번씩 이용하는 곳으로 인식돼 있다고 한다.
  • 한가위 황금연휴/가족 「트레킹」으로 초가을 “만끽”

    ◎설악산 십이선녀탕 계곡·강진 다산초당∼백련사 “명소”/특별한 장비·기술없이 산·들길따라 “터벅터벅”/하루 20∼30㎞ 걸으며 지리·역사·문화유적 답사 8일부터 사흘동안 이어지는 한가위 황금연휴.최근들어 교통체증이 극심한 추석연휴를 피해 성묘를 다녀온 뒤 가족과 함께 연휴를 즐기는 새로운 풍속도가 확산추세에 있다. ○등산화보다 운동화를 추석연휴를 이용,초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못다한 얘기를 나누고 건강도 다질 수 있는 가족 레저로 트레킹이 손꼽힌다. 트레킹은 사전적 의미로 「짧은 여정의 도보여행」이다.도시를 벗어나 맑은 공기와 수려한 산과 들을 끼고 그저 터벅터벅 걷는 여행이다.따라서 특별한 장비나 기술이 필요없다. 등산은 어느정도 전문성과 장비를 필요로 하며 산 정상에 올라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트레킹은 이런 부담감으로부터 해방된다.따라서 노인들도 함께 떠나는 것도 좋다. 트레킹은 마냥 걷는 것만은 아니다.걷는 지역의 지리와 역사·문화유적 등을 함께 배울 수 있어 여행을 통한 견문을 넓히는 계기가되는 것이다.유유히 걸으며 자연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사색여행」이기도 하다. 트레킹은 도시락외에는 별다른 준비물이 필요치 않다.장거리 여행이 아니므로 등산화보다는 운동화가 좋다. 일반적으로 하루 20∼30㎞정도의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20분마다 한번씩 쉬는 것이 바람직하며 산을 오를 때는 쉬는 시간을 자주 갖는다.사전답사를 통해 문화유산이 풍부하고 경관이 수려한 곳을 선택하고 주변경관을 화폭이나 사진에 담아오면 더욱 훌륭한 추억거리가 된다.기온변화를 예상,윈드 재킷 정도는 준비하도록 한다. ○20분마다 한번씩 휴식 대표적인 트레킹코스로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이 있다.장수대∼대승폭포∼복숭아탕를 연결하는 코스는 위용과 자태가 신비롭고 대승령에서 남교리의 북천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폭포와 작은 연못등이 장관이다. 조선후기 실학자 정약용이 유배생활을 한 전남 강진 다산초당에서 백련사에 이르는 길은 인근에 바다까지 끼고 있는 트레킹의 명소다.또 전남 화순의 소쇄원과 식영정주변,문경의 봉암사 길도 트레킹 코스로 적격이다. 레저이벤트사 코니언(723­7237)은 7∼8일 무박 2일 일정의 설악산,8일과 10일 당일로 양평군 유명산에서 각각 트레킹 행사를 갖는다.참가비 4만∼4만5천원.
  • 시민들 “학원 폭력과 전쟁” 선언

    ◎우리 아이를 더이상 멍들게 할수없다/금품뺏고 주먹질… 공포의 등교길/폭로땐 보복 협박… 투신자살도/30여명 첫 준비모임… 10월말까지 회원모집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주변 폭력배 근절을 위해 학부모들이 발벗고 나섰다.아버지와 어머니들이 이른바 「학원폭력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학교주변 폭력배들에 의해 자식을 잃었거나 피해를 입은 부모들이 「학원폭력 예방을 위한 시민들의 모임」을 결성했다.30일 서울 마포구 음식점 마포나루터에서 첫 준비모임을 갖는다. 범죄예방을 위해 국내 최초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이 모임의 준비위원은 현재 30여명.이들은 이번 준비모임에서 앞으로 추진해 나갈 상담·교육·홍보·조사연구등에 관한 최종계획안을 확정한 뒤 10월말까지 회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본격 활동은 회원모집이 끝난 오는 11월1일 학원폭력과의 「전쟁선언」 선포식 이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이 모임의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6월8일 상오 서울 서초구 반포2동 신반포 1차아파트 5층에서 고교 1년생인 한 소년(16)이투신자살한 사건에서부터 비롯됐다.이 소년의 아버지는 91년 가을 홍콩지점장 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신원그룹 전무 김종기(49)씨.간혹 아들이 차비를 빼앗기고 들어오는 것 같긴 했지만 김씨는 그 때까지만 해도 투신한 이유를 몰랐다고 했다.병원 영안실에서 아들 친구들이 『매일 가방 들어주기는 예사고,운동화·점퍼에 차비까지 빼앗기고도 폭행사실을 부모에게 알리면 집에 불을 지르고 누나까지 그냥 놔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날마다 받아왔다』고 털어놓아 죽음에 이르게 된 이유를 알게 됐다.그때서야 아들이 『아빠,나 홍콩으로 돌아가고 싶어』라고 한 말이 뇌리를 스쳤고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고 했다. 결국 아들의 죽음을 통해 학원폭력의 심각성을 느낀 김씨는 회사일을 제쳐두고 지난 4일 서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에서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시민들의 모임」 창설준비 모임을 갖기에 이르른 것이다.이 때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청소년범죄연구실장 김준호(덕성여대 사회학과)교수와 서울 YMCA 「청소년 쉼터」 한명섭(32)간사가 힘이되어줬다. 시민모임은 학원 폭력을 예방하고 청소년 교육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사무실과 상근직 4명,자원봉사자 20여명으로 본격적인 상담활동을 펴나갈 계획이다.부모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학교폭력에 관한 책자도 발간하고 관련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김씨는 『단순한 상담보다는 경찰 교사들과 협조,현장인 중·고교로 직접 달려가 폭력의 뿌리를 완전히 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설모임에는 법조계에서는 서울고검 신승남 검사,학계에서는 인하대 법대 장영민교수,사회단체에서는 한국청소년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영숙박사,정계에서는 이달원 서울시시의원,종교계에서는 지인식 목사등이 참여했다.경찰에서는 강동경찰서 강폭4반 반장 김계원 경위와 강폭4반 최오택 경사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모임은 회원들의 자발적인 경비로 꾸려가며,신고전화는 (02)747­7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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