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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개봉 ‘인디안 썸머’

    노효정 감독의 데뷔작 ‘인디안 썸머’(제작 싸이더스·5일 개봉)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 하나.거짓말처럼 운명적인 사랑이 있다는 데 관객이 먼저 동의해야 한다.충무로 최고 여배우 반열에 오른 이미연이 주연한 영화는 얼핏 설득력이 모자라 보일만큼 극단적인 이야기구도를 지녔기 때문이다. 준하(박신양)는 첫눈에도 소탈한 변호사다.양복바지 밑에어울리지도 않는 운동화를 신고다니고,돈 안되는 국선변호를 번번이 자청하는 혈기가 그래보인다.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신영(이미연)을 만난 것도 그런 과정에서다.일체의 변호를 거부한 채 죽기만을 기다리는 신영을 그는 뭔가에 이끌린듯 끈질기게 변호한다. 앞길 창창한 젊은 변호사와 여자 사형수의 이룰 수 없는사랑.삶을 체념한 신영을 바라보는 준하의 애틋한 눈빛이처음부터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냄새를 피운다. ‘인디안 썸머’는 늦가을에 문득 찾아오는 짧은 여름날을 뜻한다.낭만과 탄식이 반반씩 어울린,은유 가득한 제목이다.그러나 그를 받쳐줄만큼 드라마의 짜임새가 탄탄치 못한 게 아쉽다.카메라로 솜씨좋게 담아낸 실제 늦가을의 풍광과 광선은 복고풍인 듯하면서도 인상적이다.‘영원한 제국’‘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의 시나리오 작가였던감독이 각본을 직접 썼다.
  • 이봉주 시드니 불운 딛고 최고 우뚝

    “20일 귀국하면 아버님 산소로 달려가 금메달을 바치겠습니다.” 17일 보스턴마라톤 시상대에서 월계관을 쓴 이봉주(李鳳柱·31)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췌장암을 앓던 아버지 이해구(李海九·71)씨가 세상을 뜬것은 지난달 5일.힘든 운동을 하는 아들을 늘 안쓰러워한아버지의 작고는 이봉주에게 청천벽력이었다.그러나 보스턴마라톤에 대비해 충남 보령에서 훈련중이던 이봉주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봉주는 운동화 끈을 더 단단히 조였다.그리고 이를 악문 채 달리고 또 달렸다.5주일간의 미국 뉴멕시코 고지대 적응훈련을 포함해 3개월의 지옥훈련을 견뎠다.그로부터 약 2개월 뒤 이봉주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보스턴마라톤에서 월계관을 썼다.집념의 마라토너 이봉주가‘2인자’의 꼬리표를 떼고 정상에 우뚝 선 것이다. 이봉주는 한국기록(2시간7분20초) 보유자이면서도 그동안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黃永祚)의 명성에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다.세계 3대 마라톤대회라는 보스턴,런던,로테르담과 올림픽 등 주요 대회에서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곤 했다.96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아깝게 2위에 머물렀고 98로테르담마라톤에서도 당시 한국기록(2시간7분44초)을 세우며 역주했지만 또 2위에 만족해야 했다.지금까지 우승한 대회는 93호놀룰루마라톤,96후쿠오카마라톤,98방콕아시안게임 등 3차례뿐. ‘2인자’의 자리도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99년 당시 소속팀인 코오롱과의 불화로 팀을 이탈하면서 마라톤 인생을접을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다행히 삼성전자에 입단하면서 마음을 다잡았고,그해 2월 도쿄마라톤에서 자신의 한국기록을 경신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그러나 지난해 10월 시드니올림픽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지는 바람에 24위로 밀려났을 때는 “이제 이봉주는 끝났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이봉주는 이제 ‘노장’이라는 말을 들을 30대.하지만 자신이 도전한 25차례의 마라톤 풀코스를 단 한번도 포기한적 없이 완주한 ‘철각(鐵脚)’ 이봉주는 오히려 이제야 절정의 마라톤 인생을 꽃피우고 있다. “서윤복(徐潤福) 함기용(咸基鎔) 선배의 영광을 잇고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쁩니다.” 이봉주는 보스턴에서 태극무늬가 그려진 머리띠를 두르고달렸다.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엄습할 때마다이마의 태극무늬를 생각했다.그리고 마침내 보스턴 하늘에애국가를 울려퍼지게 했다. 문호영기자 alibaba@
  • 조깅 상품‘불티’

    “달리기로 살을 뺐다” 박철·이영자 등 유명 연예인들의 살빼기 성공담이 널리알려지면서 조깅화·조깅복 등 달리기 관련제품의 판매가호조를 보이고 있다. 뉴코아백화점 서울 강남점 스포츠 매장의 경우 지난 4∼10일 5만∼7만원짜리 조깅화 매출이 지난해보다 80% 신장,3,000만원대의 판매를 보였다.조깅복의 경우도 30% 이상 매출이 늘었다. 현대백화점 서울 본점의 나이키 매장도 런닝화 매출이 4월 들어 하루평균 200만원선을 기록해 3월보다 2배 이상매출이 늘었다.조깅복도 매일 20여벌씩 판매되는 등 이전보다 5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신촌점의 경우 10∼60대까지 다양한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고 있다.현대백화점 스포츠 매장의 한 판매사원은 “주부나 노인들은 발목보호 효과가 있는 운동화를,학생들은패션이 가미된 스니커즈를 주로 찾는다”고 밝혔다. 롯데 마그넷 스포츠용품 담당 구창모씨는 “다이어트 열풍과 함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아침·저녁으로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하고있다. ‘달리기 붐’에 편승해 할인점인 홈플러스는 30만∼50만원선의 수동식 러닝머신과 85만원선의 전동식 러닝머신을갖춰놓고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조깅화는 5만5,000∼15만원선까지 다양하다.스니커즈는 13만∼15만원선.조깅복은 12만∼20만원선까지 다양하다.다이어트가 목적일 때는 땀복이 좋다. 문소영기자
  • 내일 개봉 ‘천국의 아이들’

    구멍난 양말 뒤축처럼 남루하기만 한 일상. 그러나 이란의마지드 마지디 감독은 용케도 그 속에서 빛나는 유년의 향수를 길어올렸다.‘천국의 아이들’(Children of Heaven·17일개봉)은 관객에게 한점 흠결없는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재주 많은 영화다. 구두수선공의 무릎 옆에 쪼그려 앉은 사내아이쪽으로 영화는 클로즈업해 들어간다.화면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정서를 닮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다.어린 여동생의 하나밖에없는 구두를 고쳤지만 얼떨결에 잃어버리고,그때부터 영화는‘돌림노래’를 시작한다.동생 자라는 오전반, 오빠 알리는오후반,신발이라고는 오빠의 꼬질꼬질한 운동화 한켤레뿐. 카메라는 잔재주를 피우지 않는다.초등학교 교실과,운동화를 바꿔신느라 분초를 다퉈 달리는 가난한 남매의 사랑에 거듭 초점을 맞춘다.신기한 것은,그런 건조한 반복 속에서도감동이 덩치를 불려간다는 사실이다.날마다 신발을 바꿔신고등교하는 알리는 지각생으로 퇴학 위기까지 몰리지만, 동생을 한번도 원망하지 않는다.죽을 고비를 넘기며 아버지의 잔디깎기 부업을 돕는 것도 동생에게 새 구두를 사주겠다는 일념에서다. ‘순수’를 동경하는 영화의 열망에 가슴 싸해지는 건 마지막 대목쯤이다.마라톤대회에 출전한 알리의 목표는 처음부터3등이었다. 운동화를 상품으로 타기 위해 애써 늦춰달리는동심이 웃음 뒤로 눈물을 자아올린다. 우화를 연상케 하는 영화는 지난 99년 미국에서 예상외의관객몰이를 했다.덕분에 그해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후보에도 올랐다.잇속 밝기로 소문난 미라맥스가 미국배급을자처하고 케빈 코스트너가 제작에 나선 이유가 감잡힌다. 테헤란 출생으로 올해 42세인 마지드 감독은 ‘하얀 풍선’으로 국내에 알려진 자파르 파나히와 더불어 이란의 3세대 대표감독으로 꼽힌다. 황수정기자
  • [Drive & Shopping] 국도 3호선(2)광주 의류매장

    당초 할인매장이 뿌리내리기 시작할 무렵에는 의류매장들이선봉에 섰지만 이제는 숫자상으로 가구매장에 밀리고 있다. 그러나 매장이 대형화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싼맛에 많이 찾고 있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가구와는 달리 유명메이커를 그대로 상호이름으로 사용한가게들이 한곳에 몰려있는 경우가 많다.품목으로는 스포츠웨어(신발포함)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캐주얼,정장 순이다. 광주군 쌍동리 경충국도변에는 캐주얼과 스포츠 유명메이커인 헤드(HEAD)와 기어(GEAR),캐드,스프리스(SPRIS)등의 업소가 밀집돼 영업을 하고 있다.주로 이월제품을 절반 이하의가격에 팔고 있으나 신상품도 20%가량 할인한다. 바지는 1만5,000원에서 6만원,자켓은 3만∼10만원선이다. 운동복은 상·하의 한벌에 2만원부터 다양하다.양말은 주로4∼5켤레씩 묶어 팔지만 가격은 1만원대로 시중보다 절반이상 싸 관광길에 1∼2묶음씩 사둘 만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인터체인지 인근 국도변 나이키 할인매장이다. 3층 건물로 1층 매장면적이 2,000여평에 달하며 남성정장과모자 선글라스 운동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특히 나이키 운동화는 전품목이 시중가의 절반이다.이월제품이나 신상품을 가리지 않고 할인율을 적용해 주말에는 물건구하기가 힘들 정도다. 대부분 10만원대인 나이키 운동화와 등산화,골프화가 2만원∼7만원선에 팔린다.나이키 자켓과 바지 등도 3만∼10만원선으로 시중가 절반수준이다. 청바지업체인 리바이스와 마르샤노 매장이 별도로 있고 진도모피,마리끌레르,빌트모아 등 남녀정장과 코트 등도 최고60%까지 할인 판매한다.시중가 60만원대인 진도모피 가죽자켓은 29만원이며 스포츠양말은 8개들이 한묶음에 1만원. 매장 한가운데는 모자나 양말, 티셔츠 등을 포장없이 섞어놓은 90% 이상의 초할인 코너가 있다.나이키 모자는 잘 고르면 단돈 1,000원. 또 소머리국밥집들이 몰려있는 광주군 곤지암리에는 3,000여평 규모의 초대형 논노할인매장이 있다.할인폭이 70∼90%수준이다. 샤트렌과 니코보코, 마이다스, 마르졸라,밥 켓츠 등 다양한브랜드의 남녀 신사복과 정장,캐주얼 등을 싸게 판다.숙녀자켓과 스판바지가 1만원에 팔리고 있고 5,000∼8,000원대 균일가 의류매장도 있다. 오리지널 베네통 가방도 5,000원∼1만7,000원 수준이며,액티브와 니코보코 운동화는 8,000원 균일가이다.엘리아 운동화는 1켤레 4,000원,3개에는 1만원이다. 이밖에 아동복 한벌은 유명메이커 제품으로 대부분 1벌에 5,000∼1만원대,쥬라기 아동용가방은 3,000∼5,000원에 팔린다.논노,무자크 모자는 5,000원 균일가다. 주부 김모씨(44·분당구 서현동 현대아파트)는 “새학기가되면 한두번씩 이곳에 들러 옷가지 등을 구입한다”며 “20만원 정도 가지고 오면 남편과 두 아이의 옷과 신발 등을 모두 사고도 남아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KBO, 공정위 시정명령 이의신청 방침

    21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야구규약에 대해 시정명령을 받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핵심 지적사항인 선수에 대한 보류권과 트레이드 권리를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KBO는 22일 이 두가지는 프로야구를 존속시키기 위해 구단이 반드시 지녀야 할 권리로서 양보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내렸다.이에 따라 KBO는 법률자문을 거쳐 다음달 6일 열리는이사회에서 입장을 정리한 뒤 3월말쯤 이의신청을 제기하고,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로내부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KBO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 기간에 대해서는“선수협의회와 협상을 벌여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반응을 보였다. 한편 KBO는 공정위가 불공정 약관으로 지적한 ‘용구회사지정조항’에 대해선 “실정을 모르고 잘못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공정위는 ‘선수가 자비로 구입하는 유니폼 및점퍼류,운동화 등에 대해 구단이 제조회사를 지정해서는 안된다’고 명령했지만 야구 규약에는 유니폼 점퍼 운동화 등을 구단이 무상으로 지급하도록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김민수기자
  • “”해병의 딸로 당당히 서겠습니다””

    “쉬운 길을 가기보다 역경에 맞서 당당하게 이겨내겠습니다” 호주 시드니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강초현(姜肖賢·19·충남대합격)양이 30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해병 청룡부대의 극기훈련 겨울캠프에 입소했다. 36기 170여명과 함께 입소한 그녀는 4박5일 동안 각개전투,유격훈련,산악행군 등 남자들도 버거운 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한다.여성은 대전 유성여고 사격팀 후배 3명을 포함해 모두 29명이었다. 첫날 오전 10시 ‘개구리 군복’과 흰색 운동화에 번호 ‘180’이새겨진 철모를 쓴 강양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해병대에 바쳤던 숨결을 느낄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PT체조 1번 20회 실시’라는 조교의 지시가 떨어지자 ‘하나,둘,셋,넷…’ 힘찬 복창이 이어졌다.병영(兵營)의 매서운 추위에 긴장까지 겹쳐 숨이 턱까지 차오르자 여고생 티를 채 못벗은 앳된 얼굴은금방 땀으로 얼룩졌다. 오전 11시20분쯤 10m 높이의 외줄을 타고 폭 30m의 문수산 계곡을건널 때에는 공중에 매달려 조교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오후 4시헬기 레펠(수직 강하 줄타기)로 첫날 훈련이 무사히 끝나자 키 157㎝,몸무게 44㎏인 가냘픈 체격의 강양은 “오늘은 여러가지로 부족했지만 꼭 100점으로 퇴소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양의 아버지 강희균(姜熙均·해병대 183기)씨는 71년 월남전에 참전,오른쪽 발목을 잃는 중상을 입은 뒤 골수염으로 투병하다 99년 5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김포 송한수기자 onekor@
  • [여성 선언] 아버지와 눈

    남들 앞에서 아내나 남편 자랑을 하면 팔불출이란 소리를 듣는다.혹시 아버지 자랑을 해도 그런 말을 듣게 될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팔불출이란 소리를 듣게 되더라도 시치미 뚝 떼고 오늘은 내아버지 자랑을 좀 해야겠다. 우리나라에서 ‘눈(雪)’이라는 것은 희고 밝고 고운 어떤 것,그리고 풍년을 상징한다고 한다.그해 첫눈을 받아먹으면 눈이 밝아지고눈으로 살갗을 문지르면 희고 부드러워진다는 옛말도 있다.첫날밤에눈이 내리면 평생 금실이 좋다느니 첫눈을 세 번 받아 먹으면 그해겨울 감기를 앓지 않는다는 다소 긍정적인 미신까지도 얻어들은 적이 있다. 신년 벽두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눈이 20년만의 폭설을 기록하면서요즈음엔 눈이 일종의 불안과 공포로까지 다가오고 있다.전국의 교통이 불시에 마비되고 김포공항은 항공기 착륙이 전면 금지되고 영동고속도로 일부 구간은 운행이 중지되었다.수많은 교통사고가 일어나고농작물 피해가 급증했다.애써 키운 양계장이 붕괴돼 비관 자살한 사람까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하니,올겨울의눈은 이제 더 이상풍년을 기약하는 반가운 전언이라고만은 믿을 수 없게 돼 버렸다. 극심한 교통대란은 건설교통부 등 주무 부처의 늑장 제설도 한몫한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앞으로 더 큰 문제가 있다.서울시에서 보유한염화칼슘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이미 43%까지 써버린 상태이고 앞으로 몇번 더 폭설이 내릴 거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적중한다면 재고량은 더 빠르게 줄어들 것이다.소금이나 모래보다 눈 녹이는효과가 뛰어난 염화칼슘은 간장이나 세제의 원료인 소다회 생산 때나오는 부산물이라 생산량을 마음대로 늘리기가 어렵다고 한다.필요할 경우엔 중국산을 수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하니 간과해버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닌 듯 보인다. 폭설이 쏟아지던 날에 나는 유년 시절의 일부를 떠올리곤 했다.지금 돌이켜봐도 그땐 눈이 오기도 참 많이 왔었다.목도리를 친친 둘러감고 동네 아이들과 골목을 뛰어다니며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그리고 어린 우리의 곁에서는 이웃집 어른들이 나와 바닥이 두꺼운운동화를 신고 눈을 쓸곤 하였다.눈이 그치고나면 골목 한가운데로쓸어모은 눈더미들이 겨울 광의 연탄처럼 척척 쌓여 있곤 했다.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양쪽 길가엔 미끄러지지 않도록 집집에서 들고나온연탄을 깨트려 놓았었다.아주 오래 전의 풍경이다. 그러나 요즘 눈 내리는 날,집 앞 골목이나 이면도로를 치우는 사람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경사진 골목과 이면도로를 오가는 사람들은엉덩방아를 찧고 관절이 부러진 환자들도 부쩍 늘어나는 추세이다.눈을 쓸기 싫어 동사무소에서 준 염화칼슘만 뿌리는 주민도 있고 자기집 마당에 뿌리기 위해 염화칼슘을 갖고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이제는 행정기관의 부실이나 늑장 제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게 아니라 최소한 내 집 앞의 눈도 치우지 않는 시민의식의 부재에 관해서되짚어봐야 할 시간이다. 눈 내리는 날이면 아버지는 집안에 아니 계시다.두툼한 방한복과 운동화를 신은 아버지는 우리집 대문 앞을 지나 골목 초입까지,그 길너머까지 눈을 쓸고 있다.그러고보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빗자루 들고 눈 한번 치워본 기억이 없긴 하다.그러나 올 겨울은 길고도 길 터이니.이제 그만 들어오시라고,창문 열고 아버지를 불러야겠다. 연탄이 그립다.그 옛날 골목 골목을 함께 쓸던 인심이 그립다. 겨울 밤이 맑으면 곧 눈,비가 온다는 속담이 있다.오늘 밤 하늘도구슬 하나만 휙 쏘아올려도 쨍,하고 금이 갈 듯 차고 맑다. 조경란 소설가
  • 대한매일 신춘문예 동화부문 심사평

    예심을 거친 작품들 중 ‘뚝보 할아버지’,‘통나무집 아이들’,‘화분이 된 운동화’,‘외눈박이 기러기의 사랑’,‘다락방 친구’의 다섯 편이 관심을 끌었다. ‘뚝보 할아버지’의 경우,남북 분단의 현실을 소담하게 그려내고 있으나 동화적인 흡인력이 부족하여 끝까지 읽어내는 데 인내심이 필요하였다.‘통나무집 아이들’의 경우 죽음의 세계를 소재로 삼은 특이함이 있었으나,그 특이함이 현실의 세계로 이어지는 데 무리가 있었다.‘화분이 된 운동화’는 동화적인 발상과 마음의 따뜻함이 있었으나 구성이 평이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선자들은 ‘외눈박이 기러기의 사랑’과 ‘다락방 친구’ 두 작품을두고 꽤 긴 논의의 시간을 가졌다.전자의 경우 살아있는 기러기와 ‘솟대’와의 사랑을 통해 남북 분단의 현실을 밀도 있게 그려냈으나전체적으로 소설적인 문장이 큰 흠으로 지적되었다.‘다락방 친구’는 읽는 순간 마음이 훈훈해지는 동화다.어려운 시간들을 극복해내는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이 아들의 눈을 통해 잔잔하게 그려진다.문장과 구성에 있어서의 밀도가 조금 더 단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삶을 따뜻하게 인식하는 이 동화가 지닌 미덕은 그 가치가 결코 작지 않다. 선자들은 ‘다락방 친구’를 당선작으로 뽑았다.사람들의 마음 속에깃든 동심의 세계를 따뜻하게 적셔줄 수 있는 꿈과 패기에 찬 동화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조대현 곽재구
  • 정치 뉴스라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낮 소녀가장과 재래시장을 잇따라 방문하며 민생현장을 살폈다. 이총재는 소녀가장 도소원양(11)의 관악구 봉천2동 집을 찾아 도양과 동생 소중양(9) 자매에게 관악구 내 한 병원의 무료진료권,농협상품권,운동화를 선물하고 격려했다. 도양의 아버지 인제씨(49)는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때 계엄군에게 고문당한 뒤 정신병을 앓아 외딴 섬에서 요양중이며,어머니는 가출했다. 이총재는 이어 인근 쑥고개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20여분 동안 채소·과일가게 등을 둘러본 뒤,시장 내 음식점에서 주진우(朱鎭旴) 비서실장을 비롯한 당직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국회는 예결특위를 비롯한 17개 전체 상임위의 수석전문위원(1급)을 행정부에서 파견된 공무원이 아닌 국회 내부인사로 임명하기로 했다.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24일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국회 기능을 감안,앞으로는 행정부로부터 수석전문위원을 받지 않고 내부인사를 쓰겠다”고 밝혔다. 행정부 파견제는 81년부터 시행돼 왔으며,형식상 사표를 제출한 뒤국회직으로 재임용되지만 상당수가 2년쯤 지나 행정부로 복귀하고 있다. 현재 예결특위·법사위·국방위·문광위 등 8개 상임위에 행정부에서 파견된 공무원이 수석전문위원으로 있다.
  • 고창서 엽기적 연쇄살인

    전북 고창지역에서 지난 19일 10대 남매가 손발이 묶인 채 살해되는등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경찰은 20일 고창군 무장면 만화리에서 발생한 남매 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인근 송계리에 사는 김모씨(31·무직)를 붙잡아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발생 19일 오후 6시30분쯤 만화리 이동전화기지국 뒷편 야산에서이 마을에 사는 박모양(17·여고2년)이 소나무에 양손과 양발이 묶이고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마을주민 김모씨는 20일 오전 9시30분쯤 오른쪽 다리 부분이 예리한흉기에 의해 심하게 훼손된 채 버려진 박양의 사체를 발견, 경찰에신고했다. 박양의 남동생(13·중1년)도 이날 오전 8시20분쯤 박양이 발견된 지점에서 600m가량 떨어진 논바닥에서 양손이 뒤로 묶인 채 변사체로발견됐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이곳에서 20㎞가량 떨어진 고수면 예지리 논바닥에서 박모씨(70·여·고창군 고창읍)가 상체가 대각선으로 절단되고 오른쪽 팔과 목이 잘린 채 발견됐다. 또 지난 10월 26일 해리면 평지리 야산에서는 정모양(11·초등학교5년)이 옷이 모두 벗겨진 채 변사체로 발견됐다. 당시 범인은 정양의 윗 옷을 가위로 잘라 만든 끈으로 손과 발,목을묶었으며 정양의 책가방에 범행에 사용하다 남은 끈과 옷가지, 정양의 운동화 등을 넣어 두었다. ■수사 전북 고창경찰서는 20일 유력한 용의자 김씨의 집에서 10여m떨어진 하수구에서 숨진 박양의 것으로 추정되는 훼손된 사체 일부를찾아냈다. 경찰은 또 김씨의 집 안방에서 범행에 사용됐던 것으로 보이는 회칼과 피묻은 청바지,노끈 등을 추가로 확보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삶을 비관해 누구든지 죽이고 싶다는 심정으로 회칼을 갖고 다녔다”면서 “19일 오후 6시30분쯤 만화리 인근 야산을 배회하다 박양 남매를 마주쳐 남동생을 먼저 목졸라 죽이고 박양도 성폭행후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증거품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김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21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강간·폭력 등 전과 8범인 김씨가 지난 10월 정양 살해사건등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그의 범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고창 임송학 조승진기자 shlim@
  • 남성 겹쳐입기 패션전략

    요즘 남성들은 겹쳐 입기를 잘해야 멋쟁이 대열에 낄 수 있다.그러나 이질적인 소재와 색상들을 맞춰야 하는 레이어드 패션은 연출이쉽지 않다.자칫하면 뚱뚱하거나 후줄근해 보이기 십상이다. 남편과 애인을 멋쟁이로 만드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신사복 디자인에서 발군의 솜씨를 보이는 LG패션의 ‘마에스트로’ 고기예 디자인실장으로부터 ‘한수’ 배워본다. ■정장을 입을 때 정장은 광택이 나면서 따뜻한 캐시미어 혼방 소재가 무난하다.그 안에 정장 조끼 대신 캐시미어 혼방의 니트 조끼나,라운드네크 스웨터,카디건을 덧입어주면 멋스럽다. 이때 특히 신경을 써야할 부위는 드레스 셔츠와 넥타이가 드러나는‘V존’.하늘색 셔츠에 청색의 타이,회색 셔츠에 회색 타이와 같이모노톤으로 매치하면 세련된 느낌을 준다.체크무늬 남방을 입을 때니트는 가능한 솔리드한 것이 좋다. ■코트는 무엇이 좋을까 히프를 살짝 덮는 반코트나,테일러드 칼라의전형적인 긴 정장 코트를 입으면 모양이 낫다. 캐시미어 혼방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다. 이때 머플러와 실크스카프를 활용하면 한껏 멋을 뽐낼 수 있다.정장이나 코트와 같은 색상의 울 머플러는 점잖아 보인다.브라운과 마린블루 바탕의 체크무늬는 고급스럽고 캐주얼한 느낌을 준다.와인색과 같은 포인트 색 머플러도 멋지다.실크 스카프는 화려한 프린트가좋다. 약간 캐주얼한 느낌을 내려면 면소재의 트렌치 코트나 더플 코트가제격.정장차림에 오리털 사파리 코트는 피해야 한다.배가 조금만 나와도 중년처럼 뚱뚱해 보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캐주얼은 캐주얼은 아무렇게나 입어도 된다고 착각하는사람이 많다.넥타이를 매지 않은 하늘색 드레스 셔츠 차림은 대표적인 ‘빵점’ 캐주얼.넥타이 없이 세미 정장으로 입으려면,목을 감싸는 터틀 넥 위에 정장을 걸치면 된다.날씨가 추울 때 그위에 라운드네크 스웨터를 덧입으면 예쁘다. 콤비 재킷은 캐주얼의 필수 아이템이다.콤비는 정장과 달리 두툼한트위드나 헤링본 소재의 울이나,코듀로이(일명 골덴) 등이 좋다. 팔꿈치나 라펠 등에 스웨이드 장식이 있으면 캐주얼하고 멋쟁이 느낌이 살아난다.체크무늬 콤비재킷일 때는 이너웨어는 무늬없는 셔츠나 스웨터를 입는다. ■겹쳐입기의 주의점 재킷,바지,스웨터,남방 등 중 최소 2가지는 비슷한 소재나 색상으로 맞춰야 한다.회색계열의 바지와 같은 색 체크남방에 감색류 재킷,베이지색 면바지와 같은 색 코듀로이 재킷 안에파란색 남방과 스웨터를 코디하는 것 등이다. 문소영기자 symun@. *‘멋쟁이' 되기위한 5가지 원칙. ‘멋쟁이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만들어진다.’ 스타일리스트가 되려면 ‘멋쟁이 코드’ 5가지를 꼭 지켜야 한다. 첫째,흰 면양말은 절대 금물.흰 면양말은 스포츠 양말이다. 가급적바지 색깔과 비슷하거나 짙은 색깔의 양말을 신는다.다리를 꼬고 앉아도 맨살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긴,가능한 한 무릎까지 올라오는것이 가장 좋다. 둘째,멋있게 차려입어도 구두에서 ‘깨는’ 경우가 있다. 정장에는당연히 정장구두가 좋다.그러나 캐주얼 차림에는 스웨이드 소재나 장식이 있는 단화가 적당하다.운동화에 정장바지도 절대 금물이다. 셋째,사흘에 한번씩 다른 옷으로 바꿔 입는다.우리나라의 정장은 가격이 비싼 만큼 캐시미어와 같은 고급 소재를 쓴다.캐시미어는 쉽게망가지기 때문에 이틀 입고 하루는 쉬어야 섬유의 탄력을 유지할 수있다.이것이 정장을 오래 입는 지혜다. 넷째,한달에 한번씩 드라이를 주거나 최소한 다림질을 해준다.특히바지는 2주에 한번 다림질을 해줘야 히프와 무릎 부분이 덜 튀어나오고 말쑥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다섯째,벨트와 멜빵(서스펜더)은 함께 하지 않는다.둘다 매면 촌스러운 사람이다. 문소영기자
  • [부시시대 美國](1)’법원이 만든 대통령’의 과제

    오랜 산고 끝에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출범을 눈앞에 두게 됐다.공화당으로서는 8년 만에 백악관 주인 자리를 되찾는 쾌거이지만 지루한 법정 공방은 대통령 선출 방법 등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노출시켰다.심화된 국론 분열 해소 등 국내문제와 보수화로점쳐지는 대외정책 등 부시호의 앞날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12일 연방대법원의 플로리다주 수작업 검표불법 판결로 부시 후보는선거를 승리로 마감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부시 후보는 플로리다주에 할당된 선거인단 25석을 보태 총선거인단 271석을 차지,백악관 주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지난 11월7일 선거일 이후 무려 35일 만에 다가온 승리의 날이다.부시의 당선은 개인적으로 부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패배시킨 팀을아들이 설욕했다는 정치 드라마적인 요소를 안고 있다.또한 그의 당선으로 1825년 제6대 존 퀸시 아담스 대통령 이후 175년 만에 ‘부자(父子) 대통령’의 탄생이 재연됐다. 당선이 확정됨으로써 앞으로 부시팀은 한달 이상 미적거려 오던 정권 인수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딕 체니 부통령 당선자를 중심으로 콜린 파월 국무,콘돌리자 라이사 안보보좌관 등 차기 행정부의 진용이 곧 공식화될 것이다. 그러나 혼돈 끝에 그가 차지한 승자의 위치는 영광스럽고 화려해 보이기보다는 도처에 남겨진 상처로 인해 빛이 다소 바랜 모습이다.우선 승자 지위가 투표가 아닌 소송을 통한 법원에서 완성됐다는 점이그렇다.그만큼 그는 국민들의 전적인 지지와 축복 속에서 대통령에당선되지 못했다는 태생적 한계를 안게 됐다. 국민과의 이러한 거리감은 반분된 여론에서 잘 나타난다.엎치락뒤치락한 법정 싸움에서 나뉜 여론으로 그는 ‘반쪽 대통령’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여론 조사는 그의 대통령 취임을 원치 않는 미국인이 절반에 달함을 보여준다.원치 않는다는 말보다 반대한다는 말이 어울릴정도로 반쪽의 반감이 큰 실정이다. 이처럼 찢어진 여론은 실망과 좌절감으로 인해 당분간 정치 혐오 증세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부시가 대통령이 됐을 때 흑인 9명 중 1명은 그를 반대할 것이란 언론의 지적이 등장했다.인권운동가 제시잭슨 목사는 반대를 위한 거리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위정자들을 비웃는 젊은 층의 정치 냉소현상이 높아질 것이나 이에 대응할 이념 논리는 약해 보인다.부시로서는 당장 의회가 민주·공화로 양분된 것이 문제다.양분된 의회가 힘을 실어주지 못할경우 정치적 입지 축소는 뻔한 일이다.119년 만에 50 대 50으로 나뉜상원과 하원의 절대 우위 확보 실패는 부시에게 자칫 시작부터 ‘레임덕 대통령’이란 꼬리를 붙여줄지 모른다. 아울러 대외적으로 미국을 보는 외국의 시각도 집권 초기 대외정책추진에 큰 걸림돌이 될 여지가 많다.연약한 대통령직에서 오는 대외정책은 그만큼 걸림돌이 많을 것이고,결국은 최 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수장’이란 과거 면모가 퇴색될 수도 있다. 사법부에 대한 권위도 이번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으며 사법부의 특정 정당 편향성도 앞으로 내내 국민들로부터 혐오의 대상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갖가지 선거 후유증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부시 행정부가 풀어야할 첫번째 과제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부시 인생역정·집안. 조지 W 부시는 알코올 없는 맥주 ‘오둘스’를 마신다.40세 생일 이후부터는 ‘진짜 술’을 한 모금도 안 마셨다고 한다.청년 시절 술에찌들고 독설을 퍼붓던 ‘술 취한 싸움닭’의 이미지를 완전히 지웠다. 스스로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고 말한다. 자기 변신에 철저했지만 소탈한 성격은 그대로다.청바지에 면셔츠차림으로 대중 앞에 서기를 즐긴다.플로리다주에서 재검표 전쟁이 진행될 때도 태연히 옆구리에 운동화를 끼고 텍사스주지사 관저를 들락거렸다.그런 그가 43번째 백악관행 티켓을 거머쥐며 부자(父子) 대통령의 신화를 일궜다. 그는 부시가(家)의 후광을 업고 예일대와 하버드대에 진학했으나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그를 장래 대통령감으로 여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나 특유의 친화력으로 21세기 미국의 첫 대통령을 확정지었다. 부시는 78년 32세의 젊은 혈기로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했으나 ‘부시 주니어’라는 이미지 때문에 고배를 마셨다.이후석유사업에 손을댔지만 빚더미에 올랐다. 다시 술에 젖자 집안에서 내놓은 자식 취급을 했다.인생의 전환점은 40세.술을 딱 끊은 뒤 그는 정치 명문가 자손답게 정계에 눈을 돌렸다.아버지 부시의 선거운동원으로 뛰면서 정치 감각을 익혔다.주지사 출마도 이때 결심했다. 94년 텍사스주지사에 취임한 뒤 교육·사법·복지·청소년 범죄 개혁을 단행했다. 부시 집안은 3대에 걸친 명문가다.할아버지 프레스콧 셀던 부시는은행업으로 돈을 번 뒤 코네티컷주 공화당 상원의원을 지냈다.폭격기조종사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 영웅으로 귀환한 아버지 부시는 공화당 하원의원과 부통령을 거쳐 제40대 대통령이 됐다.동생인 젭 부시는 플로리다 주지사다.대통령과 상원의원을 배출한 케네디가를 능가한다고 한다. 부시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꼬인다.대학때부터 그랬다.세세한 결정은 부하에게 맡기고 자신은 최종 결정만 내리는 보스 기질 때문이다.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실무형 리더’인 것과는 다르다.플로리다법정 공방에서 고어는 변호팀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작전 지시를 직접 내렸다.그러나 부시는 모든 권한을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등에게 일임했다.대신 텍사스 목장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한가로운’생활을 즐겼다.부시의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한 이미지가 고어의 지적인 이미지를 이겼다. 백문일기자 mip@
  • 디자이너 홍미화씨 패션제안

    패션 디자이너 홍미화씨는 최근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 자선패션쇼 리허설 현장에서 쇼 시작 5분전까지 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뛰어다녔다. 그는 쇼가 열리자마자 멋진 차림으로 나타났다. 어떤 비결이 있었을까. 미리 가방에 넣어온 검정색 실크 롱스커트를 바지위에 덧입고,스톨을 어깨에 두른후 코사지를 달아준 것었다.홍미화씨는 “파티복이 별건가요? 너무 잘차려 입으면 촌스러워 보입니다.기본 의상에서 액센트를 주는 것이 좋지요”라고 조언한다. 그에게서 배워보는 멋진 파티복 연출 노하우. ◆소품을 활용하기 스톨,파시미나,스카프,헤어핀,브로치,코사지,인조털,장갑 모자 중 한두 가지를 이용한다. 심플한 정장 위에 스팽클이나 비즈가 달린 화려한 스톨이나 파시미나를 어깨에 두르거나 허리춤에 매준다. 번들거리는 폴리에스테르 반팔니트 위에 팔꿈치까지 오는 공단 장갑을 껴도 좋다.장갑에 털이 달려있으면 더욱 화려해보인다. 로맨틱룩이 유행인만큼 인조털을 니트 위에 덧붙여도 화려한 느낌이살아난다. 이런 차림에는 진주 헤어핀이나두줄짜리 긴 진주목거리를하면 더욱 우아해보인다. 브로치나 코사지는 화려하고 큼지막한 것을 달아줘야 효과적이다.깃털이 달려있으면 더 좋다. ◆여름옷 활용하기 장농에 잘 개어둔 여름철 반팔 원피스,탱크탑,블라우스 등을 응용한다. 겨울철에는 맨살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섹시해보인다.가방에 둘둘 말아가서 현장에서 갈아입는다. 원피스는 번쩍거리는 효과를 위해서 실크나 폴리에스테르 소재가 좋고,천이 하늘거려야 효과적.번들거리는 실크 브라우스는 체인벨트를한 청바지와 함께 입으면 언밸란스한 섹시함이 느껴진다. 검은색 끈 슬립에 검은색 모직 스커트를 입은후 겉에 파시미나나 숄을 걸쳐줘도 멋진 파티복이 된다.보관해놓은 웨딩드레스를 입어도 좋다. ◆화장은 모임에 가기전에 낮에 한 메이크업을 조금 고친다.피부표현은 자기피부보다 한단계 밝게 한다.또 평소 볼터치를 하지 않던 사람이라도 이때만은 펄이 도는 핑크빛으로 볼을 강조해주면 조명 아래에서 입체감과 생동감이 산다. 입술은 선명한 레드빛으로 아랫입술을 다소 도톰하게 바른다.눈매가또렷하게 보이려면 마스카라를 덧발라준다. 문소영기자 symun@
  • SBS 월화드라마 ‘루키’ 11일 첫방영

    5일 오후 경기도 일산 SBS 탄현제작센터 인근에 위치한 결혼식장.새월화드라마 ‘루키’ 촬영으로 분주하다.카메라맨과 스탭들이 부산히돌아다니는 틈새로 머리에 면사포만 두른 채 운동화 차림의 황신혜가 종종걸음을 치며 들어선다.신랑 유동근은 아직 보이지 않고,결혼식장에는 박원숙,임현식 등 낯익은 탤런트들의 얼굴이 눈에 띈다. 이어 결혼식이 끝나고 사진 촬영 시간.친지들이 도열한 가운데 신랑,신부가 싱글벙글하며 서 있다.“어이,신랑.가만히 있지말고 신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어주게” 임현식씨의 애드립에 식장은 온통 웃음바다.유동근은 얼씨구나 뽀뽀를 하지만…. 아쉽게도 이 모든 상황은 꿈이다.유동근이 대학생시절 좋아하던 황신혜를 아직도 잊지못해 꿈속에서나마 가상결혼식을 치른 것이다. MBC 미니시리즈 ‘애인’이후 4년여만에 다시 만난 유동근,황신혜 주연의 ‘루키’가 11일 밤 9시55분 첫 전파를 탄다. ‘루키’는 개성 넘치는 네명의 직장 남성들이 만들어가는 일과 사랑이야기를 그린다.98년 직장 여성들의 애환을 다룬 ‘퀸’에서 함께작업했던 주은희 작가와 고흥식 PD가 다시 손을 잡았다. 루키는 신입생,신입사원이란 뜻.고PD는 “첫 직장에 들어갔을 때의신선한 마음과 각오로 살아간다면 인생의 역경도 쉽게 넘을 수 있을것”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이 요즘처럼 어려운 때 위안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퀸’에 출연했던 탤런트 이미숙,윤혜영,김원희,이나영은 무역회사영업부에 근무하는 4명의 남자로 바뀐다. 세상의 모든 짐을 진 듯 책임감에 괴로워하는 34세 노총각 엄순대역에 유동근,딸부잣집 외아들로 남자다움을 으뜸으로 치는 허장석역에조재현이 출연한다.김승수는 외모로나 능력으로나 최고를 꿈꾸는 1등지상주의자 차현세역을,박정철은 시한폭탄처럼 좌충우돌하는 전형적인 신세대 사원 유시현역으로 나온다. 황신혜는 당차고 화끈한 영업부장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숨겨둔 애가 딸린 사연있는 여자로 총각인 유동근과 로맨스를 벌인다. 애틋하게 헤어졌던 ‘애인’과 달리 사랑의 결실을 맺을 전망.중견탤런트 임현식과 박원숙,이희도는 관록의 코믹연기를 보탠다. ‘루키’는 SBS가 오랜 월화드라마의 부진을 떨치기 위해 야심차게내민 카드.KBS2 ‘가을동화’에 밀려 고전한 ‘도둑의 딸’을 조기종영하고 후속드라마로 내건 ‘천사의 분노’도 지리멸렬하자 유동근,황신혜를 전격 투입했다는 후문이다. 허윤주기자 rara@. *유동근·황신혜 인터뷰.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기자들 앞에 나온 황신혜는 ‘새 신부’답게 말을 아꼈다.고개를 약간 숙인 채 나직하고 차분한 목소리의 황신혜는유동근과의 재회소감을 묻자 “출연 제의가 왔을 때 상대역이 유동근선배님이라기에 당장 응했어요.편안하고 기(氣)가 잘 통하는 느낌”이라며 앞으로의 연기호흡을 자신했다. 화답하듯 유동근 역시 ‘신혜씨는 나름대로 카리스마가 있는 연기자’라며 추켜세웠다.“‘애인’ 출연후 결혼,출산을 거친 신혜씨가 30∼40대의 인생을 다룬 드라마를 잘 소화해 내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는 그는 평소 그녀를 지영엄마라고 부른다.이제 두돌을 넘긴 딸 지영이는 엄마를 닮아 오목조목 예쁘다는 소문이 방송가에 자자하다. 유동근이 맡은 엄순대는 경상도 출신의 토속적 사나이.원체 느린 말투를 억세고 빠른 경상도 사투리로 바꾸느라 고생이다.“마음에 맞는이들과 얼마나 기분좋게 작업을 할 수 있는가”를 출연의 제1조건으로 친다는 그는 얼마전 MBC ‘남의 속도 모르고’에서 맡은 코믹한캐릭터는 약간 부담스러웠다고 실토하면서 이번 드라마는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담아 편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직장생활 경험이 한번도 없는 이들이 어떻게 실감나게 직장인을 그려낼 것인지가 드라마 성공의 관건이다.특히 남자부하들을 호령하는 ‘잘난 커리어우먼’을 소화해내야 하는 황신혜는 아무래도 걱정이 앞서는듯 “그래도 사랑하는 남자 유동근 앞에서는 아이같고 여린 여자로 변한다’며 몸을 사렸다. 허윤주기자
  • 초점인물/ 한나라 金文洙의원

    국정감사 때마다 운동화에 진흙을 묻혀 가며 묵묵히 그늘진 현장을확인,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의원들도 있다.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49·경기 부천소사)의원이 대표적이다. 재야 출신으로 70년대 도루코노조위원장을 지낸 이력에 걸맞게 처음 금배지를 단 지난 15대부터 줄곧 환경노동위를 맡았다.상수도 오염,생활 폐수 등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환경기능사 1급 자격증을 갖고 있다. 김 의원은 “이번 감사에서는 수도권 주민들의 먹는 물 오염 문제와 노사문제 관련 공안대책협의회의 실체 등을 현장 중심으로 파고들것”이라고 밝혔다.그동안 상수원 오염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경기도 팔당호 인근 호텔 신축현장을 3차례나 방문,사진 채증과 주민 인터뷰 등 실사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오는 26일 경기도 감사에서 상수원 근처 호텔 신축의 부당성을 집중적으로 따질 생각이다. 지난 20일 노동부 감사때는 롯데호텔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 파업 당시 현장을 발로 뛰어 직접 확인한 공안대책협의회의 실체를 폭로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문화스냅 2000/ 보통사람들 ‘마라톤 열풍’

    ‘참 별스런 취미군.그 많은 운동중에 왜 하필 그 지루하고 힘든 뜀박질이야’마라톤을 운동삼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 솔직한 첫느낌은 그랬습니다.건강을 위해 또는 뱃살 빼려고 100리길을 죽자사자 뛴다는 게 쉽게 납득이 안가더군요.좀더 번듯하고 재미있는 운동도 많잖아요.배드민턴,농구,등산,테니스,수영,헬스,에어로빅 등등. 무슨일인지 요즘 전국이 마라톤 붐이랍니다.직장 또는 지역동호회 등에서 무려 10만명이 달리고 있고 자고나면 마라톤대회가 생긴다나요. 한강 둔치나 일산호수공원,그밖에 뛰기 좋은 장소는 어김없이 꼭두새벽 단잠을 물리치고,이슥한 밤이슬을 맞으며 운동화끈 질끈 매고 달리는 ‘중독자’들로 북적댑니다. “왜 뛰십니까” 물으면 “그냥 좋아서 달립니다.인생이 달라진다니까요”하고 스님네 선문답 같은 소리만 합니다. 마라톤,물론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죠.일제시대 때 손기정옹이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해 민족의 정기를 일깨웠고,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월계관을 쓴 황영조,98년 방콕아시안게임서 우승한 이봉주 등등자랑할만한 건각(健脚)들도 많습니다.그렇지만 그건 소수 엘리트선수들의 ‘신화’였지 보통사람의 해당사항은 아니었잖습니까. 최근에 요쉬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의 달리기 체험기 ‘나는 달리고싶다’를 번역한 마라톤광 선주성씨는 마라톤인구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를 전후해 부쩍 늘기 시작했다는군요.평생직장이란 개념이깨지면서 한층 치열해진 경쟁세계에서,살아남기 위한 무기는 건강이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는 게 그의 분석입니다. 또 달리는 맛이 여간이 아니랍니다.유식한 말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게 있대요.달리기를 시작해 30∼40분쯤 가슴이 터져버리고 호흡이 딱 멈춰 버릴 것 같은 극한의 고통이 지나간 후에무아지경이 찾아온답니다.누구는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 하고 누구는 ‘꽃밭을 걷고 있는 기분’이래요.어찌나 짜릿한지 완전히 중독이 된다는군요. ‘나는 달린다’의 주인공 피셔도 중독자중 한 사람이죠.3년전 거대한 뚱보에다 이혼까지 당한 막다른 처지에서 생존하기 위해 달리기시작한 그는 1년만에 40㎏을빼고 나서도 달리는 게 좋아 오늘도 달린답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들도 얼마전 달리기가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약이라는 연구결과를 내 놓았습니다.운동 중 체내에 ‘베타 엔돌핀’(일종의 마약 성분)이란 물질이 분비돼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데 정확한 메카니즘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는군요. 알코올이나,히로뽕처럼 끊으면 금단 증세가 오긴 하지만 남에게 해가 되지 않고,사는 활력까지 넘치게 하니 ‘좋게 중독된’ 거지요. 마라톤만큼 원시적인 운동이 또 있을까요.첨단문명의 이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그저 맨몸과 두 다리로 달리니 말입니다.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좀 좋은 전용 운동화를 장만하는 것 빼고는 돈도 안듭니다.하긴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영웅 아베베는 그도 저도 없이 맨발로달렸지만요. 달리는 ‘사연’을 엿보려고 서울마라톤클럽이라는 마라톤동호회의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갔습니다.100㎏ 넘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시작해 1년만에 30㎏을 뺐다는 고형식(47·개인사업)씨,지난해 사랑하는 아내가 갓난아이를 두고 뇌출혈로 숨지자 고통을잊기 위해 뛴 구자춘(33·체육교사)씨,마흔살이 되던 생일날 아침 야릇한 기분에 달리기시작해 풀코스를 무려 17번 완주한 오혜영(53·영동세브란스 건강관리센터)씨,그밖에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사연이 있더군요. 달리기는 어쩌면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 같습니다.무리지어 뛰는듯하지만 결국은 혼자이고,‘힘든데 이제 그만 달릴까’ 하고 유혹하는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죠.빨리 간다고 좋은 것도,늦게 간다고 나쁜 것도 아니랍니다.42.195㎞란 긴 여정의 초반에 얼마나 빨리 잘 뛰었냐는 중요하지 않대요.괜히 분수 안지키고 옆사람과 경쟁이 붙어오버페이스하면 중도포기하기 십상입니다. 인생도 그렇잖아요.‘첫끝발이 ×끝발’이고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잖아요.살다보면 견뎌야 할 고비가 어디 한둘인가요.인생이라는 잔은 다 비워야 하듯 42.195㎞는 끝까지 달려야 한다는 얘기죠,뭐. 그래서인지 마라톤은 젊다고 잘 달리란 보장이 없습니다.인생의 여러구비를넘은 중장년층에 매니아가 급증하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요. 피셔는 책의 끝머리쯤에 조심스럽게 고백합니다.“아마도 나는 부처를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라고요. 내속의 ‘나’를 찾기 위해,마음속 부처를 만나기 위해 ‘달리는 참선’.그 소박한 몸놀림에 그런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습니다. 이제 길거리에서 스쳐지나는 ‘고독한 주자(走者)’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따스한 박수라도 쳐주어야 겠어요.하긴 인생은 모를 일이죠.어쩌면 내일 아침 문득,거리로 뛰쳐나가 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허윤주기자 rara@. *‘나는 달린다’번역 출간 선주성씨. “운동화만 신고 밖으로 나가면 언제 어디서든 뛸수 있으니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이만한 운동이 어디 있습니까”최근 ‘나는 달린다’는 책을 번역 출간한 선주성씨(35)는 취미로 즐기던 마라톤에 푹 빠져 올초 직장(조선일보 편집부 기자)까지 때려치고 전업한 ‘골수 중독자’. 현재 그는 마라톤기록 자동계측장치 ‘스피드칩’을 개발한 벤처업체의 마케팅본부장으로,또 인터넷 동호회 서울마라톤클럽 홍보이사로동분서주하고 있다. 서울대독문과 85학번인 그는 지난 95년 마라톤대회 풀코스에 출전하면서 달리기의 쾌감을 처음 맛보았다.그 뒤 99년 뉴욕마라톤대회에서 피셔 독일외무장관과 함께 뛰는 등 13차례나 풀코스를 완주했다. 처음엔 무조건 뛰면 되는 줄 알고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시작해 옷에 쓸린 젖꼭지에서 피가 날 정도로 고생도 했다고 웃지못할 실수담도들려줬다.지금은 꼭 반창고를 붙인단다. 헬스클럽에서 지루하게 트레드밀을 밟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그는 “5㎞정도 뛰면 아무 생각도 없어지면서 머리가 맑은 명상상태가되고 일이 안풀릴 때 뛰다보면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른다”고 자랑했다. 따로 종교가 없다는 그에게 혹시 ‘마라톤교도’가 아닌가 물었더니“만나는 사람마다 전도하고 싶은 걸 보니 그런 것도 같다”며 그런데 정작 집사람은 아직도 설득을 못했다고 사람좋게 웃었다. 마라톤을 하며 그동안 살아온 삶이 ‘욕망을 키워온 세월’이었음을깨닫는다는 그는 매주 일요일 아침 7시면 어김없이 클럽회원 100여명과 함께 한강둔치에 모여 ‘비가 오든 눈이 오든’달리기를 멈추지않는다. 허윤주기자
  • 청소년 교호시설 원생 5명 탈출

    비행청소년을 수용, 재활교육을 시키는 전남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 영산보아원(이사장 김세웅.43)에서 27일 오후 5시쯤 신모(16)·송모(16)군 등 원생 5명이 탈주했다. 영산보아원은 지난해 7월에도 원생 9명이 보아원 관계자의 가혹행위 등을 못이겨 집단탈주했던 곳이다. 영산보아원 총무 최태우씨(38)는 “이들이 탈주할 당시 정문에는 근무자가 여러명 있었으며 담을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며 “탈주한 신군 등은 지난 25일 경기도 지역의 한 보호시설에서 원생들이 탈주한 내용을 TV를 통해 본 뒤 탈주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특히 송군의 경우 입소 전에 발생한 폭력사건과 관련, 25일 경찰이 조사에 착수하자 부담을 느껴 탈주를 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군 등은 화장실 등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해 탈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상의는 짙은 청색의 운동복에 하의는 푸른색 작업복과 운동화를 신고 있다. 경찰은 백수읍과 영광읍을 비롯해 인근 전북 고창과 함평 등 주요 길목에 병력을 배치,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보아원 관계자와 원생 등을 상대로 정확한 탈주과정과 동기, 가혹행위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영광 최치봉기자 cbchoi@
  • 여기는 시드니

    ■ 호주 일간 데일리텔리그라프가 시드니올림픽 슈퍼스타들의 애장품들을 돈으로 환산해 화제.신문은 ‘호주의 수영 영웅’ 이안 소프가올림픽 구호운동을 위해 내놓은 수영복을 10만 호주달러(약 7,000만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소개했다.육상 남자 100m 우승자모리스 그린이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에 던진 운동화는 18만6,000달러를 호가하고 있다.‘개헤엄’으로 유명해진 에릭 무삼바니(기니)의고글(보안경)은 이미 3,800호주달러에 팔렸다. ■루마니아 여자체조팀이 감기약을 잘못 복용하는 부주의로 도핑양성판정을 받은 안드레아 라두칸(16)의 금메달을 박탈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결정에 반발,동료선수들이 딴 메달을 모두 반납하기로 했다.‘시드니 모닝헤럴드’지는 27일 여자개인종합 2위에 올랐던 시모나 아마나르를 비롯한 루마니아 여자 체조선수들이 메달을 반납하는동시에 이날 다시 열릴 예정이던 여자 개인종합 시상식에도 불참하기로 했다고 보도. ■이스라엘 선수단이 26일 선수촌 외부에서 연 축하파티에 수백명의경찰이 출동,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시드니 경찰은 이스라엘 선수단과 유태인들의 축하 파티가 열리는본다이비치에 150여명의 경찰과 특수부대를 배치시키고 출입 차량을샅샅이 뒤지는 등 만약의 테러가능성에 대비했다.72뮌헨올림픽에서테러에 의해 11명의 선수가 희생된 이스라엘 선수단은 이번 대회가열리기 전 선수촌에 방탄 조끼를 반입하려고 시도하는 등 테러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호주의 육상선수 타티아나 그리고리예바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빛나는 금발머리에 완벽한 몸매를 갖춰 특히 남성 팬들의 우상으로자리잡았다는 평.호주의 모델 업계에서는 러시아 출신인 그리고리예바가 전문 모델로 나설 경우 100만 호주달러(한화 약 7억원)의 수입이 보장될 것이라고 장담.
  • 이운영씨 영장심사 스케치

    대출 보증과 관련,1,400여만원 가량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23일 구속 수감된 이운영(李運永·52)씨는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이씨는 이날 오후 영장심사에서도 대출 보증 압력을 받은 사실은 강조했지만 부동산 투기나 뇌물수수 부분은 일관되게 부인했다. ◆검찰은 영장이 발부되자 이날 오후 5시쯤 이씨를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했다.수갑을 찬 채 서울지검에서 호송된 이씨는 소감을 묻는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진실이 밝혀지고 의혹이 규명되기바란다”며 “단 한 건의 대출사례비도 받은 적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낮 12시20분부터 1시간 20여분 간 서울지법 영장전담 한주한(韓周翰) 판사 심리로 진행된 영장심사에서 이씨측 변호인들은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박혜룡·현룡 형제의 대출 보증 압력,신용보증기금 손용문(孫鎔文) 이사 등의 내부 압력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중점적으로 신문했다.이에 대해 이씨는 “압력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뇌물을 받았다거나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의 내용은 모두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서울지법 418호 형사법정 앞에 서울지검 특수1부 주철현(朱哲鉉) 검사를 비롯한수사관 5∼6명과 함께 모습을 나타냈다.베이지색 점퍼에 운동화 차림을 한 이씨는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아픈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이씨측 변호인으로는 손범규(孫範奎) 변호사를 비롯,한나라당 의원인 정인봉(鄭寅鳳)·김용균(金容鈞) 변호사가 출석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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