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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태 원하는 여자는 없어”… 수술대 위 그녀들 ‘인권’은 없었다

    “낙태 원하는 여자는 없어”… 수술대 위 그녀들 ‘인권’은 없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이었던 것 같아요. 낙태(落胎)를 하고 싶은 여자는 아무도 없어요.” 25명의 여성이 지난달 20일 출간된 ‘있잖아…나, 낙태했어’(한국여성민우회 지음)에서 마음 한구석에 숨겨놨던 쓰라린 기억을 끄집어냈다. 어렵게 용기를 낸 이유는 낙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꾸밈없이 말하고 싶어서다. 한국에서 낙태는 객(客)들의 논란거리다. 사회가 강요한 ‘주홍글씨’ 탓에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윤리나 생명과 결부된 주제이기에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태아도 생명이냐, 그럼 몇 주째부터 인간이냐, 그렇다면 낙태는 살인이냐로 이어지는…. 하지만 여성들은 ‘낙태 찬반론’에만 매몰되지는 말아 달라고 외친다. 이들은 “낙태에 대한 논의는 본질적으로 한 인간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여성에게 있어 출산에 대한 결정은 곧 인생에 대한 결정과 동등한 무게라는 얘기다. 낙태를 하고 싶어서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육체적 고통에 정서적 악영향까지 있어 모두들 수술을 망설였다. 그리고 그 기억은 여전히 여자들을 옥죄고 있다. 미영(40대 초반·학원 강사)씨는 낙태의 기억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아기를 죽였다는 죄책감 있잖아요.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그게 떠올라요. ‘내가 죄를 지어서 벌을 받는구나’ 하는 느낌? 아마 죽을 때까지 안 잊히겠죠.” 대학교 1학년 때 아이를 지운 윤정(20대 후반·사무직)씨도 고통 속에 산다. “기억이 없어지지도, 지워지지도 않아요. 수치심, 분노, 죄책감 같은 오만 감정이 합쳐진 채 계속 가는 것 같아요. 몸이 기억을 하고요. 시간이 약이란 말이 여기엔 안 통해요.” 그러나 여자들은 수술대에 올랐고, 지금도 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가임기(15~44세)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11년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 1000명당 낙태 건수를 뜻하는 ‘임신중절률’은 2010년 15.8건이었다. 당시 가임기 여성 수(약 1071만명)를 고려하면 그해 약 17만명의 태아가 세상 빛을 못 보고 목숨을 잃은 셈이다. 낙태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모자보건법 제14조에 따라 ▲유전적 장애나 전염성 질환 ▲강간, 준강간에 의한 임신 ▲혈족, 인척 간 임신 ▲임신부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한해 임신 24주까지만 낙태가 허용된다. 낙태를 하면 여성과 의료진 모두 처벌받는다. 그러나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은 “낙태 수술을 안 한다는 병원은 한 곳도 없더라”고 말했다. 낙태를 범죄화한다고 해서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비싼 값에 은밀하고 위험하게 수술받는다고도 했다. 은미(30대 후반·회사원)씨에게 그날 산부인과에서의 기억은 끔찍할 만큼 또렷하다. 떠올리지 않으려 발버둥칠수록 악몽 같은 기억이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그녀에게 꽂히는 모든 시선이 불편했고 의사의 사소한 손짓에도 위축됐다. “전신 마취 주사를 맞고 다리를 벌린 채 누워 있는 상황이 끔찍했어요. 혹시 마취가 깰까 봐 그랬는지 팔다리를 묶었는데, 무슨 개구리 해부하듯이…. 되게 치욕스러웠어요.” 낙태하는 여자는 철저히 ‘을’(乙)이다. 수현(30대 후반·번역가)씨는 “병원은 돈벌이로 생각하는지 부르는 게 값이었어요. 그러면서도 귀찮은 일을 처리한다는 듯 티를 내는데 정말 그렇게 치욕적일 수가 없었어요”라고 회상했다. 혜진(40대 초반·운동선수)씨는 “의사가 ‘애가 잘 서는 몸이면 조심해야지’라는 거예요. 내가 무슨 섹스에 환장한 여자인 것처럼 야단을 쳤어요.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화가 나더라고요. 내가 공짜로 수술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라고 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왜 낙태를 결심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낙태를 ‘성적 방종’의 결과물로 치부하지만 전체 낙태의 57%는 기혼자 차지다. 많은 기혼자가 양육에 들어가는 돈을 감당하기 어려워 수술을 결심했다. 희영(40대 중반·사무직)씨는 연년생 두 자녀에 이어 생긴 셋째 아이를 지웠다. “보육료, 기저귀, 분유 등에 매월 250만원이 들었어요. 일 때문에 아이들을 다른 사람 손에 맡겼는데 그것도 마음 아팠고요. 경제적으로도 타격이 있어서 난감했죠.” 유진(30대 후반·주부)씨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한 달에 300만~400만원을 버는데 애들 두 명도 감당하기 버거웠다”면서 “세 명까지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킬 자신은 없었다”고 말했다. 미혼 여성들은 아기를 가진 ‘처녀’에게 쏟아질 수군거림이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민정(30대 초반·학원 강사)씨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저히 임신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결혼 전에도 섹스를 해요. 임신한 사람이 특별히 헤프거나 문란하게 산 건 아닌데 미혼이 임신을 하면 죄의식을 갖게 한단 말이죠. 성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이고 변태적이다 보니까 임신했다고 하면 ‘그동안 얼마나 섹스를 한 거야?’ 이렇게 보잖아요.” ‘아비 없는 자식’으로 손가락질받으며 자랄 아이 걱정도 있었다. 혜란(40대 중반·공무원)씨는 “아기는 누구라도 소중하다는 인식이 있으면 누가 수술을 하겠어요. 우리 사회는 아이 부모가 누군지, 어떻게 임신했는지, 혼인 여부, 성적 취향, 학력 등등에 따라 태어나면서부터 차별을 하잖아요”라고 꼬집었다. 정민(40대 중반·사무직)씨도 “인프라도 없고 미혼모에 대한 의식 변화도 없이 무조건 낳으라고만 하면 어떡해요”라면서 “그건 아기와 엄마 모두에게 무책임하고 잔인한 말”이라고 했다. 성에 대한 보수적인 사회 인식과 실체가 없는 성교육(피임법)이 낙태를 양산하기도 한다. 결혼 전 낙태를 했던 미영씨는 자연 피임을 했다가 임신했다. “콘돔을 끼라는 말을 하기가 민망했어요. 성관계를 염두에 두고 먼저 준비한 걸로 보일까 봐. 싸게 보인다거나 경험 많다고 생각할까 봐 남자한테 말을 못 했어요.” 현숙(40대 중반·공무원)씨도 비슷한 경우다. 학창 시절 1, 2차 성징과 남녀 생식기를 배우다 수정, 착상으로 건너뛰는 교과서적인 성교육만 받아 온 터라 성관계나 임신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단다. 그는 “남편이 알아서 하겠다고 했어요. 콘돔은 느낌이 싫다면서. 배란 주기를 따져서 몸 밖에 사정을 하는 거였는데 결국 임신했죠”라고 했다.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는 낙태 시술자(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 1항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다. 사익(私益)인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이라는 공익(公益)에 비해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고,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가볍게 제재한다면 낙태가 만연하고 생명 경시 풍조가 확산될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관련 활동가들은 “제대로 된 양육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 미혼이라거나 장애아·여아를 낳아도 차별받지 않는 사회적 토대가 마련되기에 앞서 낙태를 법으로 처벌하겠다는 정부 시책은 폭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낙태는 임신한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두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여자들이 아기를 낳아서 기르는 대신 울면서 수술대에 오르는 이유를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경제적 여유가 없다거나 미혼모에 대한 편견이 두렵다거나 직장에서 해고된다는 등 낙태의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고 꼬집었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소장도 “우리나라는 ‘낙태가 살인이냐’라는 지엽적인 담론에만 갇혀 있다”면서 “자기 몸과 인생에 대해 결정하는 여성 인권의 문제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아가 생명이냐, 언제부터 인간이냐 하는 논쟁보다는 깊고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점에서는 낙태를 반대하는 쪽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정윤 낙태반대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생명 경시 풍조, 양육의 금전적 어려움, 미혼모·부에 대한 시선 등이 겹쳐 낙태를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이를 낳아서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기사 속 이름은 모두 가명이며, 사연은 책을 재구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 [문화마당] 스타를 권하는 사회/임형주 팝페라 가수

    [문화마당] 스타를 권하는 사회/임형주 팝페라 가수

    간만에 서재를 대청소했다. 언제 어디서 구입했는지도 모르는 음악 CD와 영화 DVD들 속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필자와 같은 해(1998년)에 데뷔했고, 한 음반사에서 같은 장르로 활동했던 동갑내기 영국 팝페라 소프라노 샬럿 처치다. 샬럿은 재능 있는 아이들을 찾는 TV프로그램에 전화를 걸었고, 노래 하나로 스타가 됐다. 12살에 세계적인 음반사 소니뮤직에서 데뷔 음반 ‘천사의 음성’(Voice of an Angel)을 내면서 전 세계에서 수백만장에 달하는 판매고를 세웠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세계 각국 유명인사에게 초청돼 공연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아갔다. 그러나 그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타가 된 값을 톡톡히 치렀다. 10대 후반부터 타블로이드지를 장식했다. 하루 담배 2갑, 길거리 흡연 등 골초로 비쳐졌고, 어린 나이에 임신과 유산을 반복했다. 2005년 음반을 내고 섹시 콘셉트의 팝가수로 변신했지만 판매량과 평단의 평가, 흥행 모두 참패했다. 운동선수 출신인 연인과의 불화, 재결합, 결혼 등 숱한 기사를 쏟아내며 그의 애칭은 ‘천사의 음성’에서 ‘최연소 스캔들메이커’가 됐다. 2년 전 샬럿은 ‘백 투 스크래치’를 발표하면서 반짝 관심을 끌었지만 예전의 인기를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 그에게서 우리 대중문화계의 현실이 겹쳐 보였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이 정말 많다. 참가자격을 대폭 낮추거나, 아예 어린아이들이 대상이 된 오디션 프로그램도 있다.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이 탈락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참가자는 “초등학교 들어가서 공부해야죠. 제 유년기의 마지막 오디션이에요”라고 대답했다. 아이는 참 귀엽고 똘똘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며 씁쓸했다. 어린 나이에 재능을 발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특히 선천적 재능이 필요한 대중문화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일찍 재능을 꽃피울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 무엇보다도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무척 힘든 일이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필자도 어른들 틈바구니 속에서 실수하면 안 된다는 법부터 배웠던 것 같다. 어른의 눈치를 보고 어른들이 원하는 태도와 생각을 옮기면서 훈련받는 아바타가 된 느낌이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무대 위에서는 나 자신과 끝없이 싸웠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상실감·외로움·고독과 마주했다. 이 모든 것들을 혼자 감당해 내야 했다. 자유를 찾아 반항과 일탈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것을 알기에 앞만 보고 달렸다. 아이가 사람들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잘 춘다면, 그 재능을 키워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우리 아이가 방송이나 무대에서 재능을 펼치고 사랑을 받는 것이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단순히 판을 벌여 맛을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스타가 될 수 있다고 부추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아이들의 재능과 특성, 장점을 먼저 찾아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그 험난한 길을 걸어가기 위한 열정을 갖추었는지 판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를 스타로 만들기 전에 해야 할, 어른들의 몫이다.
  • 피곤하다고? 에너지 드링크보다 효과 좋은 ‘이것’

    피곤함을 잊고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마시는 시중의 에너지 드링크보다 훨씬 더 효과가 좋은 ‘천연’ 음료가 있다. 바로 토마토주스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12일자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 일반화학국립실험실 연구팀이 훈련을 마친 운동선수 15명 중 9명에게 토마토주스를, 나머지 6명에게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게 했다. 그 결과 토마토주스를 마신 선수들이 에너지 드링크를 마신 선수들보다 근육의 회복 속도 및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토에는 붉은 빛을 내는 리코펜이라는 항산화물질이 들어있는데, 리코펜은 노화방지 및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토마토주스가 에너지 드링크 보다 손상된 근육을 회복시키거나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유리한 이유 역시 리코펜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반해 고카페인 음료인 에너지 드링크는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4일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식품의약국(FDA)에 에너지드링크의 위험성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플로리다주 매내티카운티는 이번 학기부터 공립학교 내 에너지 드링크 판매를 법적으로 금지시켰고, 뉴욕주 서폭카운티 역시 19세 미만에게는 이를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드링크에 함유된 카페인을 과다 섭취할 경우 정서장애나 불면증, 불안감, 동맥경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그리스 일반화학국립실험실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학술지인 ‘식품과 화학독성학’(journal Food and Chemical Toxi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단돈 500원에 뇌 건강해지는 과학적 비법 공개

    500~1000원이면 살 수 있는 껌 하나로 신체 반응속도를 높이는 등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국립방사선과학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Radiological Sciences)와 영국 카디프대학교 연구팀이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껍을 씹는 동안과 씹지 않는 동안의 뇌의 활동을 스캐너를 이용해 촬영했다. 또 눈앞에 보이는 신호에 반응하는 속도 및 혈류의 이동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씹는 행위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반응속도가 1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움직임과 반응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이 가장 활발하게 자극됐으며, 혈류의 흐름 역시 향상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처럼 껌 등을 씹는 행위로 인해 뇌로 보내지는 혈액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원활해지면서 특정 부위에 자극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껌 한 조각을 20분 가량 씹을 경우 심장박동수가 빨라졌다. 더 많은 산소와 영양소가 뇌로 전달돼 뇌가 활성화 되는 것이다. 또 씹는 행위 자체가 기억과 민첩성을 관장하는 뇌를 자극하는 인슐린 생산을 촉진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면서 “여러 이론이 있지만 확실한 것은 껌을 씹는 간단한 행위로 뇌의 8개 부위가 자극을 받으며 활발해 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디프대학교의 앤디 스미스 박사 역시 “껌을 씹으면 반응시간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경기 도중 껌을 씹는 운동선수들이 있는데, 이는 사실상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전문지인 ‘두뇌와 인지’(Brain and Cognition)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올 예능 힐링 바람 더 세게, 더 따뜻하게

    올 예능 힐링 바람 더 세게, 더 따뜻하게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세 명의 40대 남자가 강원도 산골에 모여 삶의 어려움을 털어놓고(SBS ‘땡큐’), 아이들은 연예인·아나운서·운동선수 아빠와 함께 산골 오지에 들어가 1박2일을 보내며(MBC ‘아빠 어디가’), 유명 개그맨들은 ‘디지털 디톡스’를 체험한다(KBS ‘인간의 조건’). 새해 벽두부터 TV 예능프로그램에 ‘힐링’ 바람이 거세다. 떠들썩한 신변잡기식 수다 대신 스튜디오를 벗어난 한적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진솔한 대화와 체험은 빠듯한 삶에 지친 시청자들의 마음을 오롯이 치유하고 있다. 20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문명의 이기를 끊고 자연과 인간을 존중하며 자신에 대한 성찰로 이끄는 이 같은 힐링프로그램들은 올해 방송가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SBS의 ‘힐링캠프’가 주도한 힐링 분위기는 올해 초 SBS의 파일럿 프로그램인 ‘땡큐’의 방영으로 다시 불이 붙었다. 땡큐는 야구선수 박찬호, 배우 차인표, 종교인 혜민 스님 등 각자 다른 삶을 살아온 40대 남성 세 명의 삶을 통해 인생 이모작을 꿈꾸는 중장년층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원도 산골의 한 펜션에서 박찬호는 은퇴 이후의 ‘멘붕’을 솔직히 털어놨고, 혜민 스님은 출가 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연민을 소개했다. 이들 세 남자의 진정성이 묻어난 대화는 한강다리 중 자살률 1위라는 마포대교 난간에 글귀로 담겨 ‘생명 살리기’ 캠페인에 활용되고 있다. 예능 부진의 늪에 빠진 MBC도 가족 간 힐링을 들고 나왔다. MBC가 ‘나는 가수다2’의 후속으로 선보인 ‘아빠 어디가’에는 성동일, 김성주, 송종국 등 유명인 아빠와 자녀들이 1박2일간 산골 오지에서 보내는 체험이 다큐 형식으로 담겼다. 아이들은 푸세식 화장실과 코를 찌르는 메주냄새, 부뚜막 밥짓기에 당황하지만 이내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감싸안는다. 아빠들은 아이와 교감하는 법에 서툴렀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잔잔한 웃음을 안긴다. KBS 역시 ‘인간의 조건’이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대열에 동참했다. 모든 모바일·전자기기의 사용을 줄이고 삶의 여유를 되찾자는 ‘디지털 디톡스’ 운동과 연관된 프로그램에는 김준현, 김준호, 양상국, 허경환 등 유명 개그맨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인터넷, 텔레비전의 이용을 금지당한 채 일주일간 일상을 보냈다. 볼펜으로 전화번호를 직접 기록하고, 공중전화로 상대방의 안부를 물으며, TV 보기 대신 책읽기에 몰두한다. 출연자들은 결국 아날로그 감성을 되찾는 데 성공한다. 이런 가운데 연예인들의 고백과 폭로, 신변잡기식 수다로 채워지던 토크쇼는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MBC ‘무릎팍도사’는 강호동 복귀 1년 만에 방송이 재개됐지만 시청률 6%대로 동시간대 꼴찌라는 굴욕을 당했다. KBS ‘승승장구’와 MBC ‘놀러와’는 아예 문을 닫았고 SBS ‘강심장’은 진행자를 바꿔 다음달 시즌2로 재편될 예정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가요무대(KBS1 밤 10시) MC 김동건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열리는 가요무대는 이번 테마를 밤의 연가로 잡았다. ‘별이 빛나는 밤에’ 윤항기, ‘강남 달’ 이자연, ‘번지 없는 주막’ 남백송, ‘외로운 가로등’ 현철, ‘님 그리워’ 박일준, ‘영시의 이별’ 배일호, ‘무너진 사랑 탑’ 류기진을 비롯해 출연자 16명이 잔잔한 향수와 추억을 선사한다. ■이야기 속 이야기 사사현(MBC 밤 8시 50분) 전직 무당이었던 51세 여자와 진폐증에 걸린 50세 남자. 이 둘은 한 살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모자 사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어머니가 아들을 감금해 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머니와 아들의 감금 폭행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그들의 기막힌 관계와 숨겨진 사연을 파헤쳐 본다. ■일일연속극 오자룡이 간다(MBC 밤 7시 15분) 기절한 척한 공주(오연서)는 얼떨결에 자룡(이장우)의 고백을 받는다. 여전히 모른 척하는 공주에게 자룡은 정식으로 다시 이야기하자고 한다. 한편 아무도 모르게 한약을 버리고 있던 진주(서현진). 성실(김혜옥)은 이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고, 고민 끝에 백로(장미희)에게 전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최근 통계에 따르면 아이들의 장래희망 1위가 공무원, 2위가 연예인, 3위가 운동선수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어릴 적부터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북 칠곡에 있는 엘리트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장래희망은 외교관, 대통령 등 저마다 특별한 꿈을 키워 가고 있다는데…. ■다큐프라임(EBS 밤 9시 50분) 선진 복지사회에서는 아이가 잉태되는 순간 복지사회의 일원으로서 인정받으며 복지 혜택을 누리기 시작한다. 임신 중 출산과 산후조리 비용이 무료로 제공되며, 모든 아이에게 균등하게 양육수당이 지급되고, 부모의 수입에 따라 보육비는 차등 적용된다. 국가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복지국가의 보육정책을 취재한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현재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는 3200만명을 훌쩍 넘는다. 출고가가 100만원에 이르는 고가 제품이라 범죄 대상이 되기도 한다. 도난당한 많은 휴대전화들은 대체 어디로 사라지고 어떻게 이용되는 것일까. 추적을 해본 결과 청소년들 사이에서 휴대전화 절도가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日남녀, 터무니 없는 연인 조건 뭔가 보니…

    상당수의 일본 남녀가 연인을 사귀는 데 있어 터무니없는 조건을 꿈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본 포탈 인포시크에 실린 마이나비뉴스에 따르면 남녀 각각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남녀가 ‘헛된 꿈’이라고 할 만한 연인을 만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로그인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은 남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동성인 친구가 가진 연인의 조건에서 ‘헛된 꿈’이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느냐?’라고 질문했다. 그 결과, 여성은 30%, 남성은 21.3%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어떤 조건이 ‘헛된 꿈’이라고 생각했느냐?’라고 다시 묻자, 많은 여성이 “고학력”, “고수입”은 물론 “큰 키”라고 답했다. 예를 들면, 한 여성(24)은 “‘연봉은 자신보다 2배 이상 많아야 하지만 나이 차는 3세까지만 허용된다.’고 말한 동성 친구가 헛된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위와 같은 답을 한 응답자 중에서 일부는 소득이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의사, 변호사” 같은 고 연봉자(600만~1000만엔 이상), 그리고 연봉 1억엔(약 12억원) 이상의 운동선수를 고집할 때 ‘헛된 꿈’으로 생각했다. 더욱이 이들 여성 중 일부는 욕심이 더해져 고연봉 중에서도 “미남” 으로 한정했다. 그것도 단순한 꽃미남이 아닌 “아이돌이나 배우 수준의 외모”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질려버렸다는 사례도 있었다. 이 밖에도 자신은 “전업주부”로 살고 싶지만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다거나 자신의 외모는 생각하지 않고 “얼굴”이 조건일 때, 또 자신은 백수이면서 “갑부”를 만나겠다는 신데렐라를 꿈꾸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반면, 남성은 동성 친구가 연인 조건으로 우에토 아야, 아야세 하루카, 기타가와 케이코 등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연예인 수준의 외모를 희망”할 때 가장 ‘헛된 꿈’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일부 남성은 “D컵 이상 모델 체형의 여성” 등 스타일을 고집하기도 했다. 놀라운 점은 오늘날의 일본 남성 역시 여성의 높은 연봉을 조건으로 꼽는 때도 있었다. “600만엔 이상”이라는 남성부터 “성격은 물론 얼굴도 예뻐야 하고 연봉 역시 1000만엔 이상”을 희망하는 이도 있었다. 또 집안이나 부모의 직업에 집착하며 “역(逆) 신데렐라”를 꿈꾸는 남성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교감 - 부교감신경

    인체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라는 상반된 기능의 자율신경이 지배한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교감신경은 흥분제, 부교감신경은 진정제와 유사한 작용을 한다. 즉, 운동을 하거나 공부 또는 업무에 집중하는 등 몸이 흥분한 상태일 때는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고, 수면을 취하거나 휴식을 할 때는 부교감신경이 우세하다. 그래서 더러는 교감신경을 ‘낮의 신경’, 부교감신경을 ‘밤의 신경’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고 오해는 말기 바란다. 이해를 돕기 위해 흥분제와 진정제, 밤과 낮을 대비시켰지만 두 자율신경의 활동성이 항상 뚜렷하게 양분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자율신경의 기능은 확실히 대비된다. 예컨대,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장기의 운동성이 향상된다. 혈관이 적당히 수축하면서 혈압이 오르고, 심장 운동이 활발해지며, 호흡 횟수도 늘어난다. 간은 부지런히 움직여 활동에너지인 포도당을 대량으로 만들며, 이 에너지가 뇌와 근육으로 유입돼 근력이 강화되고, 집중력이 좋아진다. 시합을 앞둔 운동선수를 상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그러나 다른 장기와 달리 위장은 교감신경이 왕성하게 움직일 때 오히려 기능이 떨어진다. 위장은 부교감신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후에는 가능하면 활동량을 줄이는 게 좋다. 몸을 움직이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데, 이 때문에 위장은 오히려 움직임이 둔해져 소화흡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저명한 스포츠의학자인 고바야시 히로유키는 이런 두 자율신경을 자동차의 가속기와 브레이크에 비유했다. 가속기, 즉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으면 활동성이 강화되고, 브레이크, 즉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있으면 교감신경에 의해 활성화된 활동성이 억제된다는 뜻이다. 고바야시는 “두 자율신경이 조화를 이뤄야 가장 건강한 상태”라면서 “몸에 질병을 가진 사람은 예외 없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져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관건은 ‘균형’이다. 건강하다는 건 균형이 맞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의 몸이 왜 좌우 대칭인지를 한번쯤 음미해보게 하는 말이다. jeshim@seoul.co.kr
  • 공부하는 야구선수, 서울대 담장 넘다

    공부하는 야구선수, 서울대 담장 넘다

    ‘공부하는 야구선수’로 유명했던 서울 덕수고 이정호(18)가 지난 7일 발표된 서울대 체육교육과 수시전형 최종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고교 야구선수가 서울대에 입학한 것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 체육특기생 전형이 없어 일반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 이정호는 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부모님이 운동선수는 항상 부상의 위험이 있는 만큼 공부도 열심히 해 미래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며 “부모님 뜻을 따라 공부를 포기하지 않은 게 서울대 합격이란 영광으로 이어졌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호는 초등학교 때까지 반 석차 1등을 놓치지 않을 만큼 공부를 잘했다. 하지만 야구를 시작한 중학교 1학년 이후 성적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고교 진학 후에는 더 떨어져 1학년 때 최종 내신 등급이 5.8등급이었다. 하지만 2학년 때부터 고교야구 주말리그제가 시작되면서 낮에는 공부, 밤에는 훈련에 집중하며 서울대 입시에 매달렸다. 주말리그제는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주중 학교 수업을 모두 받게 하는 제도. 이정호는 오후 5시까지 학교 수업을 들은 뒤 밤 10시까지 야구부 훈련을 진행했다. 집에 돌아온 밤 11시부터는 자율학습을 하며 부족한 공부에 매달렸다. 하루 잠자는 건 단 3시간. 코피가 쏟아지면 휴지로 막고 공부했다. 일주일에 3~4일은 코피가 쏟아졌다. 문제집은 눈물과 코피로 얼룩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눈물겨운 노력 덕에 내신 성적이 평균 2등급까지 올랐다. 이정호는 “힘들긴 했지만 즐기는 마음으로 공부를 했다.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좋아해 열심히 했고, 외국어는 학교 시험 문제를 통째로 외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창배 덕수고 야구부장은 “중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하던 학생이어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라고 조언했다.”며 “열심히 노력한 제자가 자랑스럽다.”고 기특해했다. 포지션이 우익수인 이정호는 야구선수로서도 충실했다. 올해 고교야구 대회 23경기에 나가 타율 .310을 기록했다. 특히 청룡기 야구대회에선 12타수 6안타 4득점을 기록하며 타율 .500을 기록했다. 그는 이광환 전 LG 감독이 이끄는 서울대 야구부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회가 된다면 미국이나 일본으로 유학을 가 공부와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연구하고 싶다.”고 말한 그는 “프로 선수의 꿈도 아직 버리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프로가 되면 서울대 야구부 출신 1호가 될 수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위선 가득한 세상에 던지는 ‘인생 화두’

    위선 가득한 세상에 던지는 ‘인생 화두’

    새빨간 책 표지부터 심상찮다. 하긴 울다가 웃으면 ‘거기’에 털이 난다며 스스로 ‘항문발모형’ 문학을 지향한 작가가 쓴 책이기에 더욱 그렇다. 작가는 ‘갈 데까지 간다.’며 흡사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돈키호테를 자처한다. 아예 B급 취향의 독자를 추구한다고 공언까지 한다. 그는 어쩌면 문학계의 ‘싸이’인지도 모른다. 2012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최민석(35)의 장편소설 ‘능력자’(민음사 펴냄)가 출간됐다. 2010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해 보여준 능청스럽고 유머러스한 화법은 작가의 자전적 소설을 단박에 읽게 만드는 힘이다. 좋은 대학을 나와 높은 연봉을 챙기는 ‘엄친아’나 ‘엄친딸’이라면, 다소 불편할 만한 작가의 화법은 시종일관 책 속에서 싱싱한 활어회처럼 펄떡인다. 소설은 승자만 떠올리며 ‘능력자’를 강요하는 사회에서 땀흘리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파한다. 인생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종종 무시되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야설을 쓰며 연명하는 삼류작가 ‘남루한’과 왕년의 세계 챔피언인 미치광이 복서 ‘공평수’가 빚어내는 추락과 회복의 롤러코스터가 이야기의 중심 축이다. 주인공 남루한은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문예지로 등단했으나 작가로서 자의식이 없다. 신인 무명작가로서, 오로지 먹고살기 위해 선배로부터 중고생이 읽는 야설을 써보라는 권유를 받는다. 순수문학이란 표현으로도 부족해 청순문학을 추구하던 남루한은, 잠시 망설이다 수락한다. 그의 청순문학 소설집은 2년 뒤에나 나올 수 있는 데다, 당장 통장의 잔고는 달랑 3320원. 작가는 “문예지를 끼고 있는 출판사들이 문예지에 발표한 소설들만 인정하는 풍토를 조성하고…그 카르텔에 끼지 못한 출판사들이 내는 책을…‘상업 소설’로 격하시키기 위한 것 아닙니까.”(16쪽)라며 문학계에 일침을 가한다. 출판사가 판단하는 소설의 ‘작품성’이야말로 작가들을 통제하기 위한 정치적 술수라고 꼬집는다. 주인공은 결국 ‘소희’라는 가상의 여주인공을 앞세워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발기로 괴로워하는’, 중고생이나 읽는 야설을 쓴다. 남루한의 아버지는 전국구 주먹인 ‘남강호’. 아버지를 따르던 협잡꾼, 사기꾼, 건달, 약쟁이, 운동선수 가운데 공평수란 미치광이 복서가 찾아온다. 세계 챔피언이었으나 지금은 “매미가 바로 우주 에너지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며 정체불명의 파동에너지 스티커를 팔고 있다. 그런 공평수가 남루한에게 자서전 대필을 부탁한 뒤 나직이 중얼거린다. “피땀 흘려 챔피언이 된 나조차, 무능력하기 그지없잖아…끝없는 자기학대, 그래서 자신이 자기 삶의 주인인지 노예인지 알 수조차 없는 상태…”(188쪽) 남루한은 ‘몰락한 세계 챔피언의 처절한 말로’를 주제로 잡고, 자서전 대필로 목돈이나 챙기자며 공평수를 얕잡아본다. 하지만 일은 점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공평수의 재기를 향한 도전, 삶의 진정성에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동화되어 간다. 남루한은 공평수가 링에 다시 서고 싶었던 것처럼, 다시 글이 쓰고 싶어진다. “달렸다. 땀이 났다. 눈물이 났다. 물을, 마셨다. 다시 노트북을 열고 퇴고를 시작했다…영원한 나의 챔피언이 그랬던 것처럼.”(220쪽) 멸종한 티라노사우루스만 못한 처지의 왕년의 챔피언에게서 ‘삶의 근육에 다시 긴장을 주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발견한 것이다. 소설가 백가흠은 “허위와 위선적 사고로 가득한 이 세상의 그늘에 내려앉은 환한 햇빛 같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경제 블로그] 행원이 운동선수·개그맨?…지원자 “업무와 관계있나”

    ‘눈 감고 장애물 건너기’, ‘도미노 만들기’, ‘개인기로 웃기기’ 대회 경연장이나 야유회에서 벌어지는 종목이 아니다. 보수적 이미지가 강한 은행 면접장에서 지원자들이 해야 할 과제들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신입행원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100대1은 기본’이라는 은행권 채용에 합숙은 물론 연기와 게임, 유머 등 이색 면접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한때 은행권에서 유행했던 인내심 대결, 행군 등 이른바 ‘압박 면접’과 대조된다. 지원자의 다양한 면을 보겠다는 취지다. 하나은행은 지난 15~20일에 프레젠테이션과 집단토론 외에 눈 감고 장애물 건너기 등의 게임 면접을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통적 면접으로는 지원자의 의도되고 꾸며진 모습밖에 볼 수 없어 자연스럽게 지원자를 관찰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개인기로 면접관 웃기기 등의 유머 면접, 콩트 등 팀 퍼포먼스를 발표하는 ‘펀 페스티벌 면접’을 진행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응시자들에게 필요한 사회성과 순발력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29~30일 하반기 합숙면접을 한다. 여기서 지원자들은 여러 명이 함께 다양한 예술 행위를 하는 ‘폴리아트’를 수행해야 한다. 올 상반기 지원자들은 유명한 영화의 소리를 없앤 영상을 보고 이 영상에 음성을 입히라는 과제를 받았다. 지원자들은 효과음을 내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사용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폴리아트를 통해 창의력은 물론 의사소통 능력을 시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원자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취업 전선에서 ‘면접관을 웃길 준비까지 해야 하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취업준비생 송모(27)씨는 “음악 경연대회에 나가는 것도 아닌데 이런 방식이 은행 업무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대학생 박모(22·여)씨도 “의도는 이해하지만 취업준비생에게 너무 과도한 과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책꽂이]

    ●운명을 바꾼 남자, 만화 문재인 (문재인·백무현 지음, 마이디팟 펴냄) 박정희, 전두환,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을 만화로 그려왔던 시사만화가 백무현이 이번엔 문재인을 소재로 삼았다. 백무현이 쓰고 그렸음에도 문재인이 공동저자로 오른 것은 장시간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녹여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술 담배를 했던 일, 부인 김정숙씨와 7년 연애 끝에 결혼한 일, 시위전력으로 강제 징집당해 공수특전대에서 전두환에게 표창도 받았던 일 등을 흥미 진진하게 녹여냈다. 사법시험 합격 스토리와 합격 뒤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 노무현과 함께 변호사 업무를 하게 된 경위, 그리고 그렇게 피하려고 했음에도 결국 정치에 발을 담그게 된 얘기들도 함께 담았다. 1만 3900원. ●괴물제국 중국 (여영무 지음, 팔복원 펴냄) 흔히 한·중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 표현한다. 굉장히 격조 있어 보이는 이 표현을 저자는 말장난으로 간주한다. 괴물제국이라는 용어에서 드러나듯 저자는 중국의 실체를 똑똑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돈은 좀 벌었을지 몰라도 그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행태를 한국을 침략하거나 내정에 간섭했었던 역사에다 연결시켜놨다. 엄청난 부정축재와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무시하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동시에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 중국은 한국 주도의 자유통일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게 한·중관계가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거듭나기 위한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1만 8000원. ●자세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리처드 브레넌 지음, 최현묵 등 옮김, 물병자리 펴냄) 잘못된 습관이 나쁜 자세를 낳고, 이 나쁜 자세가 만병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를 바로 잡을까. 그 대책인 알렉산더 테크닉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기술은 100년 전 셰익스피어 낭독 예술가였던 프레드릭 알렉산더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조지 버나드 쇼, 존 듀이 등 유명인들이 앞다투어 활용했을 뿐 아니라 오늘날 수영, 육상 등 각 분야 운동선수들에게 적용되는 기술이다. 저자는 20여년간 알렉산더 테크닉을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해온 인물. 단순히 어깨를 쫙 펴고 등을 꼿꼿이 세우라는 수준을 넘어 온 몸에 자리잡은 긴장을 자각하고 내려놓는 방법, 뼈와 관절에 들어가는 스트레스를 피하는 방법, 이를 통해 자신을 더 잘 알아가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짚어 나간다. 1만 2000원.
  • [주말 하이라이트]

    ●내 딸 서영이(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법대 4학년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여름방학을 맞은 서영(이보영).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열중하던 중 제주도에서 일하고 있던 엄마가 심장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한편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우재는 친구를 만나러 강남에 왔다가 눈앞에서 자신의 오토바이를 훔쳐 타고 도망가는 여자를 발견하게 된다. ●휴먼다큐 그날(MBC 토요일 오전 8시 45분) 1년 8개월째 독일에서 생활하는 축구 선수 구자철은 재활차 독일에 머물고 있는 홍정호 매니저와 함께 남자 셋이 옹기종기 살고 있다. 운동선수라면 보양식을 챙겨 먹기 바빠야 정상이지만 이들은 며칠째 김치찌개와 라면을 주식으로 먹고 있다. ●잘 먹고 잘 사는 법(SBS 토요일 오전 9시 45분) 성악가 김동규가 수준급의 바이크 실력과 친환경적인 집을 공개해 화제다. 그는 자신의 건강 노하우가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달리는 바이크라고 털어놓았다. 게다가 보유하고 있는 바이크만 다섯 대로 일주일에 3~4번은 꼭 동호회 사람들과 바이크를 즐길 만큼 10년째 푹 빠져 있다는데…. ●나눔 0700(EBS 토요일 오후 3시 50분) 선천성 소아마비를 갖고 태어난 엄복섭씨. 주위의 도움 없이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복섭씨는 현재 동생 홍섭씨 부부와 함께 지내고 있다. 밥 먹는 것부터 씻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자신의 손으로 할 수 없는 형. 가장의 어깨가 점점 무거워져만 가는 상황에서 생계를 책임지는 동생 홍섭씨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OBS스페셜 ‘한국魚 1, 2부’(OBS 토·일요일 밤 9시 25분) 1부에서는 특정 지역에만 서식하는 멸종 위기종이자 세계적으로 희귀종인 우리 민물고기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신비로운 생태를 공개한다. 2부에서는 국제상어박람회 통해 사람에게 보다 가까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살펴본다. ●한국 현대사 증언 TV자서전(KBS1 일요일 오전 7시 10분) 시대의 창이었던 만화 ‘고바우 영감’은 50여년을 달려와 14139회 연재의 대장정을 그린 만화가 김성환 화백을 소개한다. 만화라는 창으로 역사를 기록하고 ‘삶’을 수집하고 있는 김 화백. ‘기록하기’에서 ‘수집하기’로 이어진 숨겨진 사연과 새로운 지평을 연 ‘고바우 현대사’를 함께한다. ●경계를 넘다 K아트(SBS 일요일 밤 11시) 우리 현대 미술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뜨겁다. 뜨거운 에너지로 결집된 역동성을 엔진 삼아 세계 미술의 중요한 현장마다 극찬을 받고 다니는 K아트의 저력과 가능성을 짚어본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해 첫선을 보이는 ‘올해의 작가상 2012’의 1차 선정 작가 4팀도 만나본다.
  • [열린세상] 도시를 위한 시나리오/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열린세상] 도시를 위한 시나리오/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영화의 각본을 일컫는 ‘시나리오’는 글로 배우의 연기와 대사를 상세히 묘사하는 것으로서 영화 제작의 핵심이다. 얼마나 탄탄한 시나리오를 갖추었는지가 영화의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고, 좋은 영화를 판단하는 기준이 시나리오에 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입되고 최고의 배우가 출연한 영화라도 관객에게 단순한 눈요기를 넘어 진한 감동을 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허술한 시나리오 때문일 것이다. 결국 시나리오는 영화와 관객이 얼마나 깊이 있게 소통하는가를 결정짓는 도구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시나리오는 영화를 넘어 여러 분야에서 통용된다. 사업가는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운동선수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경찰관은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학생은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각각 나름의 시나리오를 구상한다. 얼마나 깊고 구체적인 고민을 통해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했는지가 시나리오의 성공을 결정하는 열쇠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도시야말로 가장 정교하고, 창조적인 시나리오를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도시의 시나리오는 곧 시민의 즐거움, 안전, 행복, 번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도시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향하여’라는 표현이 끊임없이 등장하는데, 이는 도시의 발전을 위해 보다 나은 시나리오를 제안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도시의 시나리오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것이 영화의 시나리오처럼 도시의 본질을 다루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얼마 전까지 서울을 필두로 그야말로 광풍을 일으킨 공공디자인이 이제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조차 꺼릴 정도로 위상이 곤두박질쳤다.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사실은 문제의 핵심이 공공디자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공디자인을 이끌 탄탄한 시나리오를 준비하지 않은 채 어설프게 실행에 옮겼다는 점이다. 용산을 포함해 전국의 대도시에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 초고층 건물은 또 어떠한가? 초고층 건물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는 것은 오로지 규모와 높이 때문이 아니다. 도시 구조와 삶의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초고층 건물이 그에 상응하는 정교한 시나리오에 기반하지 않은 채 깜짝 이벤트처럼 마구 계획되고 건립되기 때문이다. 우연한 성공을 기대하는지 모르겠으나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고도 흥행에 실패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무엇을 의미할까? 빈약한 시나리오에 대중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위대한 거리’를 쓴 도시학자 알란 제이콥스는 ‘마술’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훌륭한 도시를 형성하는 데 공헌한 거리를 설명한다. 그가 언급하는 마술의 핵심은 무엇일까? 바로 시나리오다. 정치인·도시계획가·건축가를 포함해 도시에 관여하는 모든 전문가들의 노력이 스며든 도시는 풍요로운 시나리오를 갖고, 시민들은 그것을 한껏 누린다. 졸속으로 복원한 광화문 광장에 무슨 시나리오가 존재하겠나? 세계 최고의 건축가들을 불러모아 진행 중인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나? 관람객 800만을 내세워 성공이라 자화자찬하는 여수 엑스포는 과연 누구를 위한 시나리오인가? 21세기의 도시는 창조와 이를 토대로 한 무한경쟁을 필요로 한다. 부강한 도시, 아름다운 도시, 매력적인 도시, 안전한 도시, 편안한 도시 등 개별 도시가 추구하는 목표는 모두 다르다. 그렇지만 시나리오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도시는 시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없고 경쟁에서 살아남기도 어렵다. 개발만을 능사로 여기고, 전통을 멸시하고, 최고·최대를 좇고, 눈에 띄는 실적을 드러내고, 관심을 끌기 위한 대규모 행사에 혈안이 된 도시에 사는 것은 피곤함을 넘어 불행하기까지 하다.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고, 아름다운 도시에 살기를 원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도시의 시나리오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시나리오 작가가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를 만들기 위해 수없이 많은 밤을 지새워 쓰고 또 쓰기를 반복하듯 도시의 시나리오를 고민하자. 그러면 관객은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 지속적 한류를 위하여… 우리를 잘 알리려면

    지속적 한류를 위하여… 우리를 잘 알리려면

    ■ “한국·외국 소통 스포츠가 최고” 국내거주 여론주도층 설문 결과 K팝이나 드라마, 영화가 아닌 스포츠가 전 세계와 가장 통할 수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과 소통전략연구소(CSI)는 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3회 문화소통포럼을 열고 한국문화의 분야별 소통력을 지수화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교관·상사 주재원 등 외국인 오피니언 리더 152명과 한국인 여론주도층 303명에게 이메일 설문조사를 했다. 외국인에게 한류 가운데 어떤 분야가 가장 세계인의 호감을 살 수 있느냐를 물어본 ‘소통지수’(공감성·진성성·상호작용성·시의성·전문성 등 5개 항목에 각각 20점을 배당, 100점으로 합산)를 보면 스포츠가 76.16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한식(70.92), 영화·드라마(70.84), 문학(69.76), K팝(69.04) 순으로 나타났다. 스포츠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조사기간(8월 7~25일)이 런던올림픽 축구 4강 진출 등 한국대표팀의 올림픽 선전과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게 설문조사 기관의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유럽과 중남미 등에서 K팝 열기가 달아올랐음에도 영화·드라마, 문학 등과 엇비슷하게 나타난 것은 그동안 중장기적으로 형성된 한류에 대한 이미지와 평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물론 조사대상이 국내거주 외국인 여론 주도층이기 때문에 현지의 적극적인 대중문화 수용층(10~20대) 정서와는 괴리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K팝의 소통지수를 지역별로 나눠 보면 역시 아시아가 73.88로 가장 높았고 북미(72.84), 오세아니아·남아메리카·아프리카(72.28), 유럽(62.28)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한류의 분야별 소통지수를 살펴보면 북미는 스포츠, 한식, K팝, 영화·드라마, 문학 순이었고, 유럽은 스포츠, 문학, 영화·드라마, 한식, K팝 순서로 나타났다. 아시아에서는 한식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어 영화·드라마, 스포츠, K팝, 문학 순이었다. 북미와 유럽에서 스포츠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운동선수들의 활약이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보이며, 유럽에서는 최근 번역 출간된 한국 문학작품이 늘면서 문학의 소통력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풍물에 반해… 한국은 제 2고향” 한국사랑 동영상 1위 日 가미노 지에 외교부가 전 세계 외국인을 대상으로 공모한 ‘한국을 사랑해요. 왜냐하면’ 동영상 콘테스트에서 일본인 여성 가미노 지에(가운데·27)가 대상을 받았다. 가미노는 6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비행기 값만 생기면 제2의 고향인 한국에 온다.”며 한국에 대한 사랑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녀는 서울의 한 대학가를 지나다 한국 타악기 소리를 처음 접했다. 가미노는 “이화여대에서 교환 학생으로 공부하게 되면서 풍물동아리에 가입했다.”면서 “악기 연주나 공연뿐 아니라 사람들과 매일 밥을 먹고 가족같이 친해지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2005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던 그녀는 공모전 수상작인 3분 길이의 동영상 ‘나는 정말 한국을 사랑하는 걸까’에 한국의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이러한 풍물에 대한 애정을 담았다. 가미노는 동영상에서 “내가 한국을 정말 사랑하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면서도 “한국에는 내 어머니가 살고 있고, 내 스승이 있고, 내 형제가 있고 언제나 나를 반기는 그리운 풍경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전남대에서 1년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가미노는 ‘최근 한·일 간 대립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물음에 “역사 공부를 많이 못 해서 반성이 되는 것이 많다.”며 “공부가 부족해 구체적인 질문을 받으면 답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일 갈등을) 피부로 느끼거나 제게 뭐라고 한 한국인은 없었다.”면서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오랫동안 쌓아 온 문화 교류가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외교부가 지난 3~5월 가진 공모전에는 110여 개국에서 보내 온 1423건의 동영상이 접수됐고 필리핀에서 대학강사로 일하는 존 크리스토퍼 보니파시오와 터키 출신의 타한 사라, 우루과이 수의과 대학생인 요한나 올메도가 2~4등의 영예를 안았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최초 우체국’ 우정총국 128년만에 “우편이오~”

    ‘최초 우체국’ 우정총국 128년만에 “우편이오~”

    1884년 구한말 갑신정변으로 문을 닫은 우정총국이 128년 만에 다시 문을 열고 업무를 재개한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28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인근에 위치한 우정총국 건물에서 ‘우정총국우체국’을 개국했다. 우정총국은 1600년대 전의감(의료행정·의학교육 담당 관청) 건물로 건축돼 1884년 4월 우정총국으로 용도가 변경됐다가 그해 12월에 폐쇄됐다. 우정총국의 초대 책임자인 총판은 홍영식 병조참판이 맡았고 15명의 직원(사사)이 사무를 분담했다. 우정총국 건물은 폐쇄 후 한때 경성 중앙우체국장의 관사로 사용됐으며 1987년부터 전시관으로 운영됐다. 우정총국우체국은 건물이 사적(213호)임을 감안해 기본적인 우편서비스만 제공한다. 방문객들은 10통 이내의 국내외 일반통상 우편물과 경조전보를 부칠 수 있으며, 나만의 우표를 제작하고 우체국 쇼핑상품을 신청할 수 있다. 전시 공간에서는 승정원일기의 복제본 등 우정 사료 37종 114점이 전시된다. 다음 달 2일까지는 홍영식 선생의 증손자인 홍석호씨를 비롯해 진종오, 기보배, 송종국, 이정수 등 운동선수와 개그맨 유민상, 방송인 로버트 할리 등이 일일 명예우체국장으로 나선다. 올림픽 여자 양궁 금메달리스트 기보배가 첫 명예우체국장으로 임명됐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서울시 중구 명동의 포스트타워에서 개국행사를 열고 탤런트 손현주씨를 명예우정총판에 임명하며 교서(敎書)를 전수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길섶에서] 꺽다리/노주석 논설위원

    몰랐다. 키가 큰 게 그리 큰 장애일 줄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무료상영하는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출품작 중 한 편인 ‘Tall Girls-A story of Giants’에는 키가 185㎝가 넘는 꺽다리 소녀와 가족들이 등장해 키 때문에 겪는 고민과 고통을 보여준다. 소녀들은 성장을 막는 호르몬제를 주사하거나 무릎의 성장판을 닫는 수술을 받기도 한다. 오히려 키를 키우려고 무릎 성장판을 늘이는 수술이 유행하는 우리와 딴판이다. 영화는 소녀들이 큰 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몇몇은 운동선수가 되거나, 모델이 되어 큰 키를 활용한다. 남자친구가 자기보다 키 큰 애인에게서 얻는 여러 가지 장점을 설명한다. 키스도 포함돼 있다. 언젠가 내 키를 두고 땅딸막하다고 표현하는 것을 듣고 속상한 적이 있었다. 학창시절, 키 큰 친구를 꺽다리라고 놀리기는 하였으나 은근한 부러움이 팔할이었다. 영화를 보는 동안만이라도 아담한 내 키가 고마웠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김민종 “‘신사의 품격’으로 내 이름 찾았죠”

    김민종 “‘신사의 품격’으로 내 이름 찾았죠”

    최근 종영한 SBS 주말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부드럽고 속 깊은 변호사 최윤 역으로 열연한 김민종(40). 그는 40대 꽃중년 4인방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를 통해 폭넓은 인기를 얻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 16일 소속사인 서울 청담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신사의 품격’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는데 인기를 실감하나. -내게 언제 제1의 전성기가 있었나 싶은데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부담스럽다. 이전에는 나를 ‘김종민’이라고 부르는 10대들이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내 이름을 다시 찾은 것 같아 기쁘다(웃음). 얼마전 홍대에서 4인방이 모여 촬영을 했는데 10대들이 구름 떼같이 몰려다니면서 움직일 때마다 환호를 해줬다. 우리도 그 모습이 놀라워 차에서 동영상으로 찍었다. 오랜만에 예전에 가수 활동을 할 때 느껴봤던 기분이 들어 행복했다. →최윤의 어떤 면이 매력적으로 비쳤다고 생각하나. -처음에 캐릭터를 놓고 고뇌하는 인물로 그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최윤은 친구 동생의 절대적인 짝사랑을 받지만 사별한 아내와 장모님에 대한 생각 때문에 심경이 복잡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감독님이 밝고 재미있게 가기를 바라셨다. 과거의 아픔이 있지만 친구들과 다닐 때는 활동적이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그려진 점이 매력적으로 보인 것 같다. →장동건, 이종혁, 김수로 등 출연 배우 중에 유일하게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남이었다. 주인공들의 삶에 어느 정도 공감했나. -자기 일을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모여 사는 것은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인생관이 아닐까. 나 역시 평소 친구들에게 결혼한 뒤에도 외곽에 집을 짓고 함께 모여 살자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내가 좀 철이 없어서 그런 낭만적인 삶을 꿈꾸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직 정신 연령은 20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웃음). →극 중 최윤은 친구의 동생이자 17세 연하인 임메아리(윤진이)와 결혼에 골인하는데 실제 본인의 경우라면. -나라면 최윤과는 달리 친구를 선택할 것 같다. 친한 친구가 딸처럼 아끼고 어릴 적부터 봐 온 동생인데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나. 실제로도 그렇게 나이 차가 많은 경우는 내가 먼저 작업을 걸지 못할 것 같다. 드라마에서 결혼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40대들의 로망이 아닐까. 동생을 생각하는 임태산(김수로)과 결혼을 애원하는 최윤이 만나는 장면에서 태산의 눈에 눈물이 고일 때 친구의 아픔이 그대로 느껴지면서 눈물이 나 혼났다. →네명의 캐릭터 중에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김도진(장동건)만 빼고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도진이는 대사가 제일 많아서 지칠 것 같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윤을 선택하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태산이 역할도 매력적이다. 원래 김은숙 작가는 이정록(이종혁) 역을 제안했다. 그런데 전작인 드라마 ‘아테나’에서 바람둥이에 오렌지족인 코믹한 요소가 있는 캐릭터를 한번 맡았기 때문에 하지 않았다. 사실은 아직도 최윤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다른 캐릭터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 끝났는데도 마음이 공허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신 감독님은 대사의 톤이 낮거나 높아지면 수위 조절을 하거나 연기할 때의 눈빛이나 시선 처리 등 디테일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셨다. 사실 네명의 배우 모두 나름대로 연기 경력도 있고 자신감이 있어 중반까지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사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해야 했기 때문에 다들 대본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모른다. 나중에 장동건씨는 대사 울렁증까지 올 정도였다. 애드리브도 대사가 다 끝나고 호흡이 남아 있을 때 한두번 했다. 하지만 대사의 수위와 지문이 대본대로 해야 감정이 맞더라. →이번 작품에 드라마 ‘느낌’의 주제곡과 ‘아름다운 아픔’ 등 가수 활동을 할 때 불렀던 노래가 삽입됐는데 앨범을 발표할 계획은. -음악적인 갈증은 굉장히 큰데 주눅이 드는 부분이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중압갑도 있고. 뭔가 스스로 밑에서부터 자신감이 생겨야 하는데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사실 이번 드라마에 신곡 이야기도 나왔는데 대신 ‘아름다운 아픔’을 급히 새롭게 편곡해서 다시 불렀다. 오랜만에 녹음실에 들어가 적응도 잘 안 되는데 촬영 스케줄 때문에 1시간 만에 녹음을 마쳤다. 드라마 남성 스태프들이 다들 내 예전 노래를 기억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역시 음악이 주는 향수의 힘이 큰 것 같다. →결혼 계획은. 드라마에 나온 여자 네명 중 이상형을 꼽자면. -때때로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결혼이 혼자 아무리 애쓴다고 해서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딱히 정해 놓은 이상형은 없다. 드라마 속 이수처럼 자신의 주어진 삶에 충실하고 발랄한 여성도 좋고, 운동선수 세라의 도도함도 좋다. 민숙 같은 연상녀는 누구나 한번쯤 꿈꿔 볼 법하지 않을까. 메아리의 귀엽고 발랄한 면도 좋다. 그러니까 아직 장가를 못 갔나 보다(웃음). 올해 만나서 내년에는 결혼해야 하지 않을까. →최근 SM의 영상 콘텐츠 제작사인 SM C&C의 사외이사가 됐는데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2007년에 소속사가 없는 상황에서 지인의 소개도 있고 이수만 회장, 강타와 친분이 있어서 SM엔터테인먼트에 들어 오게 됐다. SM의 서열상으로는 막내지만 연기자로서는 한참 선배니까 SM이 드라마, 영화, 뮤지컬 제작을 할 때 외부의 연기자나 작가 등 저의 네트워크를 잘 활용해 좋은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현재 방영 중인 ‘아름다운 그대에게’가 첫 번째 작품이다. 아직 ‘신사의 품격’ 여운이 많이 남아 있지만 역할이 독특하고 좋다면 마음을 비우고 들어갈 생각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김민희 기자의 런던 eye] 軍 징병제 폐지한다고 올림픽 향한 열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복싱 국가대표 한순철(28·서울시청)에게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것은 군대였다. 링에서 사투를 벌이는 동안 그의 머릿속을 맴돈 것은 “군대에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면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어린 아내와 딸의 먹고살 길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올림픽축구 대표팀의 수문장 이범영(23·부산)에게 군대는 일생일대의 승부를 승리로 이끌어준 최고의 자극제였다. 영국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선방을 펼쳤던 그는 “경기 전 라커룸에서 ‘이등병의 편지’가 흘러나왔다. 아마 병역 혜택을 생각하면서 힘을 내자는 퍼포먼스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외신들은 “병역 혜택을 받으려는 한국선수들의 집중력이 영국을 꺾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런던올림픽에 참가한 한국선수단의 화두 하나는 군대다. 한국 남자라면 누구나 짊어지는 병역 의무이지만, 몸이 재산인 운동선수들에겐 더욱 높다란 장벽이다. 군대에 가기 싫어서 운동을 열심히 했다는 선수들의 솔직한 목소리들이 나오는 걸 보면 시대가 많이 바뀌긴 했다. 그동안 군 면제는 남자 선수들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되긴 했지만 대놓고 공론화하기에 버겁고 껄끄러운 주제였다. 황금 같은 선수생활의 나날을 군생활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선수들의 절절한 바람을 이해하는 국민도 적지않다. 이는 군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방증일 터다. “모든 남자는 군대를 가야 한다.”는 당위에서 “왜 꼭 군대를 가야 하나.”는 의문이 더해지고 있는 게 요즘 분위기다. 외국처럼 다양한 대체복무의 선택지도 없는 한국의 징병제는 어쩌면 이미 낡은 틀인지 모른다. 남과 북의 대치 상태는 이미 반세기를 지나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방위산업이 최첨단을 달리는 요즘에 20대 청년들을 일제히 모아 훈련시키는 것은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누구는 양심적 병역 거부로 ‘빨간줄’이 그어지기도 하고, 누구는 평생의 업으로 삼은 운동을 포기해야 하며, 또 누구는 사랑하는 이들과 생이별을 하고…. 징병제를 폐지한다고 해서 올림픽에 나서는 우리 선수들의 결의가 엷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병역혜택 말고도 선수들이 올림픽이란 축제를 제대로 즐길 이유는 차고 넘친다. 한순철과 이범영의 환한 미소를 보며 기자는 열심히 군 복무를 하고 있을 수많은 청년들을 떠올렸다. haru@seoul.co.kr
  • 마지막 한발에 역전 김종현 깜짝 은메달

    마지막 한발에 역전 김종현 깜짝 은메달

    “사격 하면 김종현이란 이름이 떠오르게 하고 싶었다.” 런던올림픽을 한 달가량 앞두고 열린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김종현(27·창원시청)이 밝힌 목표였다. 모든 운동선수의 꿈, 국민들에게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김종현이 이뤘다. 6일 런던 울위치의 왕립포병대기지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50m 소총 3자세에서 합계 1272.5점(본선 1171점+결선 101.5점)을 쏴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의 이번 대회 네 번째 메달. 2000년 시드니대회 공기소총에서 강초현(30·한화갤러리아)의 은메달 이후 12년 만에 소총에서 나온 귀중한 메달이다. 남자 소총 선수로는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이은철(공기소총 금메달) 이후 20년 만의 올림픽 메달이기도 하다. 앞서 오전에 열린 본선(1200점 만점)에서 1171점을 쏜 김종현은 5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라이벌’ 한진섭(31·충남체육회)은 슛오프(마지막 결선 진출자를 가리기 위한 추가 사격) 끝에 아쉽게 9위에 머물러 함께하지 못했다. 본선에서 올림픽 신기록(1180점)을 낸 니콜로 캄프리아니(이탈리아), 50m 소총 복사 세계기록 공동 보유자(600점 만점)인 매튜 에몬스(미국) 등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결선 무대에 선 김종현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3발과 9발째 각각 9.4점, 9.5점을 쏜 것을 제외하면 안정적으로 10점대를 쐈다. 마지막 한 발을 남겨 두고 김종현은 에몬스에게 1.6점 차로 뒤져 3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10발째, 김종현은 10.4점을 쏜 반면 에몬스는 7.6점을 쏘며 스스로 무너졌다. 김종현은 마지막 한 발에서 에몬스를 제치고 ‘깜짝’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김종현의 은메달로 기분 좋게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로 미국(금 3, 동 1), 중국(금 2, 은 2, 동 3)을 제치고 사격 부문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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