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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습 드러낸 이석기, 의원배지 달지 않은 채

    모습 드러낸 이석기, 의원배지 달지 않은 채

    지난달 17일부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잠행’ 19일 만인 5일 국회의원회관으로 첫 출근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신관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책임질 일이 있으면 사퇴하겠지만, 현재로선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19대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시작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정의감을 갖고 20대 운동권의 심정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보좌진 전날 이석기 등원 예고 검은색 세단(K7)을 타고 국회의원 회관 신관앞에 내린 이 의원은 당황한 기색 없이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응했다. 국회의원의 상징인 의원배지는 달지 않았다. 이어진 문답에서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미소까지 지으며 가슴 속에 담아뒀던 말을 꺼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과 김재연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작심한 듯 “유신의 부활을 보는 것 같다. 입법부의 사법살인”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 문제에 대해선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종북문제나 제명처리건이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에 영향을 줄 수 있지 않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최근 논란이 된 임수경 민주당 의원의 ‘탈북자 비하 발언’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분노에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 의원은 문답을 마치고 자신의 사무실인 의원회관 신관 520호로 올라갔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화려한’ 출근이었다. 이 의원의 출근은 전날 예고된 일이었다. 이석기 의원실 이준호 비서관은 전날(4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기자들에게 자신의 명함을 돌리며 “내일 이석기 의원이 등원한다.”고 출근 시간까지 상세하게 알렸다. 이 의원이 잠행에 들어간 뒤 보좌진도 언론과의 접촉을 끊었던 터라 기자실은 술렁거렸다. 참모진은 다음 날 아침 미리 의원회관에 나와 이 의원을 기다리는 취재진과 질문을 상의하고 포토라인을 정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였다. ‘그림자 보좌’에서 본격적인 의정활동 보좌로 의원실 체제를 전환한 것이다. 이 의원의 보좌진에는 이정희 전 공동대표의 보좌관을 지낸 김정엽씨,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전략가로 알려진 김영욱 전 진보정치연구소 부소장 등이 합류했다. 이 의원은 오전 9시 국회 본청에서 열린 통진당 의원단 총회에 참석한 뒤 낮 12시쯤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을 찾아 지난달 12일 중앙위 결정에 항의하며 분신한 박영재 당원을 처음으로 병문안했다. 이 의원은 “이분(박영재)의 진정성이 나로 인해 왜곡되는 것을 우려해 신중했다. 언론에 진정성이 다르게 전달되는 게 안타깝다.”며 그간 발걸음을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병문안을 마치고 나와서는 “이 상황이 너무 가슴 아프고 속이 메어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구당파 의원단 총회서 또 충돌 이 의원이 등원한 이날 신·구 당권파는 또다시 충돌했다. 개원준비단장인 구당권파 측 김선동 의원이 소집한 통진당 의원단 총회에는 13명의 의원 중 이석기·오병윤·김선동·김미희·이상규·김재연 의원만 참석했다. 시민사회 출신인 김제남 의원은 참석했다가 구당권파 측 의원만 있는 것을 보고 “이럴 거면 왜 총회를 소집했느냐.”고 화를 내며 회의장을 나갔다. 신당권파 측 관계자는 “김선동 의원이 일방적으로 총회를 소집한 것”이라며 “내일 제명안이 논의되는데 의원단 총회에서 상임위를 배분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현정·송수연기자 hjlee@seoul.co.kr
  • 잠행 19일만에 국회 등원한 이석기

    잠행 19일만에 국회 등원한 이석기

    지난달 17일부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잠행’ 19일 만인 5일 국회의원회관으로 첫 출근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신관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책임질 일이 있으면 사퇴하겠지만, 현재로선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19대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시작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정의감을 갖고 20대 운동권의 심정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보좌진 전날 이석기 등원 예고 검은색 세단(K7)을 타고 국회의원 회관 신관앞에 내린 이 의원은 당황한 기색 없이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응했다. 국회의원의 상징인 의원배지는 달지 않았다. 이어진 문답에서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미소까지 지으며 가슴 속에 담아뒀던 말을 꺼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과 김재연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작심한 듯 “유신의 부활을 보는 것 같다. 입법부의 사법살인”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 문제에 대해선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종북문제나 제명처리건이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에 영향을 줄 수 있지 않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최근 논란이 된 임수경 민주당 의원의 ‘탈북자 비하 발언’에 대해서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분노에는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 의원은 문답을 마치고 자신의 사무실인 의원회관 신관 520호로 올라갔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화려한’ 출근이었다. 이 의원의 출근은 전날 예고된 일이었다. 이석기 의원실 이준호 비서관은 전날(4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기자들에게 자신의 명함을 돌리며 “내일 이석기 의원이 등원한다.”고 출근 시간까지 상세하게 알렸다. 이 의원이 잠행에 들어간 뒤 보좌진도 언론과의 접촉을 끊었던 터라 기자실은 술렁거렸다. 참모진은 다음 날 아침 미리 의원회관에 나와 이 의원을 기다리는 취재진과 질문을 상의하고 포토라인을 정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였다. ‘그림자 보좌’에서 본격적인 의정활동 보좌로 의원실 체제를 전환한 것이다. 이 의원의 보좌진에는 이정희 전 공동대표의 보좌관을 지낸 김정엽씨,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전략가로 알려진 김영욱 전 진보정치연구소 부소장 등이 합류했다. 이 의원은 오전 9시 국회 본청에서 열린 통진당 의원단 총회에 참석한 뒤 낮 12시쯤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을 찾아 지난달 12일 중앙위 결정에 항의하며 분신한 박영재 당원을 처음으로 병문안했다. 이 의원은 “이분(박영재)의 진정성이 나로 인해 왜곡되는 것을 우려해 신중했다. 언론에 진정성이 다르게 전달되는 게 안타깝다.”며 그간 발걸음을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병문안을 마치고 나와서는 “이 상황이 너무 가슴 아프고 속이 메어진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구당파 의원단 총회서 또 충돌 이 의원이 등원한 이날 신·구 당권파는 또다시 충돌했다. 개원준비단장인 구당권파 측 김선동 의원이 소집한 통진당 의원단 총회에는 13명의 의원 중 이석기·오병윤·김선동·김미희·이상규·김재연 의원만 참석했다. 시민사회 출신인 김제남 의원은 참석했다가 구당권파 측 의원만 있는 것을 보고 “이럴 거면 왜 총회를 소집했느냐.”고 화를 내며 회의장을 나갔다. 신당권파 측 관계자는 “김선동 의원이 일방적으로 총회를 소집한 것”이라며 “내일 제명안이 논의되는데 의원단 총회에서 상임위를 배분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현정·송수연기자 hjlee@seoul.co.kr
  • 美 사회학계 원로 버거의 유머 넘치는 지적 모험담

    중부유럽, 그러니까 오스트리아 빈 태생이다. 루터파 목사가 되고 싶었으나 나치즘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뒤 사회학, 그것도 종교사회학의 길로 접어들었다. ‘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노상미 옮김, 책세상 펴냄)를 쓴 미국 사회학계의 원로 피터 버거(83)의 이력이다. 이력을 파악했으면 웃을 준비부터 하자. 페이지마다 유머가 넘친다. 학자 초년병 시절 죽이 맞던 동료학자와 ‘사회학 제국 건설’을 꿈꿨는데, 저자는 이를 두고 “우린 둘 다 중유럽 출신인데 거기서는 제국 망상이 집단 기억에 속한다.”고 눙친다. 자신의 연구방법론을 “적당한 사람들을 불러다 충분히 오랫동안 함께 앉혀놓으면 흥미로운 것들이 나오기 마련”이라 설명하면서 여기다 ‘커피하우스 법칙’이라 이름 붙였다. 그래도 사회학의 대가라는데 마냥 웃기기만 하면 좀 그렇지 않느냐 한다면 세 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하나는 책 전반에 녹아 있는, 급진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저자에게 명성을 안긴 것은 ‘구성주의적 방법론’인데 이 ‘구성’이란 표현이 묘하다. 혈기 넘치는 좌파들이 흔히 저지르는, 체제 따위야 레고블럭처럼 간단히 해체, 재구성할 수 있다는 오독 가능성이다. 저자는 “사회학은 분석해서 폭로한다는 차원에서는 급진적이지만, 현실 함축이라는 차원에서는 보수적”이라 답해뒀다. 사회학과가 운동권 소굴이었던 한국 상황에서 한번 음미해볼 주제다. 두 번째는 세속화다. 저자의 이력을 되새김질해보면 막스 베버를 빼놓을 수 없다. 저자는 베버를 약간 수정한다. 근대사회는 다원주의사회이기 때문에 사회가 세속화되고 종교의 권위가 떨어진다고 해왔지만, 저자가 보기에 종교는 여전히 중요한 선택지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베버까지 나온 마당에 유교윤리와 동아시아 경제성장 문제가 빠질 수 없다. 저자는 질문 하나 툭 던진다. ‘각국 고유의 정치문화’라는 말은 있는데 왜 ‘각국 고유의 경제문화’라는 말은 없느냐. 이거, 핵심을 쿡 찔렀다. 학술대회에 경제학자들까지 불렀는데 그들은 뭐라 답했을까. 하나만 짚자면, “양심”을 거론하니까 경제학자들은 그 말을 “내면적 가격통제”라는 표현으로 번역했단다. 그 외 얘기들은 상상에 맡긴다. 1만 78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광장] 김정은 제1비서는 호랑이 등에 탔는데/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정은 제1비서는 호랑이 등에 탔는데/구본영 논설위원

    인민복에 뒷짐을 진 북한 노동당 김정은 제1비서의 모습은 영락없이 생전의 김일성이었다. 북한 선전매체 속에 박제된 조부의 카리스마도 벌써 전이된 것일까. 20대 후반 새파란 지도자의 질책에 머리 희끗희끗한 놀이공원 간부들은 몸둘 바를 모른 채 수첩을 꺼내느라 바빴다. 며칠 전 북한 매체들은 놀이공원인 만경대 유희장을 찾은 김정은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퍽 뜻밖이었다. 적어도 김정일 사망 이후 그의 동선을 지켜본 이들에겐 그랬다. 공식 후계자 등극 이후 줄곧 군부대 위주로 ‘현지지도’를 해 오던 그였다. 젊은 후계자의 파격 행보가 국제사회에도 인상적으로 비쳤던 것인가. 외신들도 자세히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김정은이 유희장 관리가 허술하다며 간부들을 꾸짖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문호 개방의 전주곡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격이다. 기자에겐 탈북자들의 입을 빌려 놀이공원 노후화의 원인을 분석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가 외려 와 닿았다. 즉, “관리원들조차 놀이공원 안에 콩과 옥수수를 심어 연명하는 마당에 무슨 돈으로 외제 설비들을 보수하겠는가.”라는 지적이다. 1990년대 초반 남북 회담을 취재할 때다. 북측 인사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수사가 ‘우리 식대로’였다. 유희장 관리원들의 사상 무장을 독려하는 김정은을 보며 ‘우리 식대로 살자’는 북한의 구호가 새삼 떠올랐다. 그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주체 경제’라는 신기루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주체사상에 기초한 북한의 ‘우리 식 사회주의’ 실험은 참담한 실패로 판명된 지 오래다. 1990년대 후반 적게는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명의 주민이 아사했다는 ‘고난의 행군’을 되돌아보라. 그런데도 북한의 역대 세습정권은 보통주민을 살릴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아니, 찾지 않고 있다고 해야겠다. 덩샤오핑과 장쩌민 그리고 후진타오 등 중국 최고지도자들이 김일성·김정일에게 누차 개혁·개방을 권했건만, 오불관언이다. 이는 북한체제가 진퇴양난에 처해 있음을 가리킨다. 민생경제를 살리려면 개혁·개방을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는 순간 주체사상의 허구성이 드러나 정권이 무너지는 딜레마다. 결국 ‘김씨 조선’의 3대 후계자인 김정은 역시 호랑이 등에 타버린 꼴이다. 주체사상이란 채찍으로 호랑이(북한주민)를 다그치며 계속 내달릴 수밖에 없는 딱한 운명이란 얘기다. 하지만 정작 딱한 쪽은 주체사상의 본거지인 북쪽이 아니라 남쪽의 반미·자주파일는지도 모르겠다. 통합진보당 내 구당권파의 행태를 보라. 비례대표 경선에서 온갖 부정 사례가 드러났지만 끝내 금배지는 못 놓겠다며 폭력까지 쓰며 버티고 있다. 그러면서도 인민들의 1년치 식량을 로켓 발사 쇼로 날려 버린 북한정권에 대해선 한없이 관대하다. 빨치산을 소재로 ‘지리산’을 쓴 소설가 이병주가 그랬다.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되고, 햇볕에 바래면 역사가 된다.”고. 얼마 전 북한 민주화 운동을 하다 중국 공안에 구금된 ‘원조 주사파’ 김영환씨의 인생유전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그는 1991년 밀입북해 김일성을 만난 뒤 주체사상의 허구성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순간 전향했다. 반면 경기동부연합 중심의 통진당 구당권파는 어슴푸레한 달빛 아래서 아직 주체사상의 실체를 제대로 못 본 모양이다. “종북보다는 종미가 문제”라는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의 논점 회피성 궤변에서 속내가 읽혀진다. 뒤탈이 무서워 호랑이 등에서 내릴 수 없는 게 북한 세습정권의 업보라 치자. 하지만 남쪽의 운동권이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수령론 따위를 붙들고 있다면 진보가 아니라 퇴행일 뿐이다. 1980년대 중반 엄혹한 민주화 투쟁 시기에 길을 잘못 들었다면 이제라도 진보의 대의에 맞게 궤도를 바꿔야 한다. 진보의 ‘시즌 2’는 주사파와의 결별에서 시작해야 한다. kby7@seoul.co.kr
  • 경기동부연합 운영 청소용역업체 ‘나눔환경’ 3대 의혹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 인사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된 사회적기업 ‘나눔환경’의 성남시 민간 청소대행업체 선정 특혜 의혹이 성남시의 지난 18일 해명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않고 있다. 나눔환경과 관련된 세 가지 의혹을 짚어 본다. 나눔환경의 법인등기부등본에 기재된 법인 설립 일자는 2010년 12월 21일이다. 성남시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 허가를 위한 민간위탁 운영업체 공개 경쟁을 공고한 시점은 같은 달 30일이다. 사업자 선정 공고 9일 전에 법인 등기를 마친 것으로, 경기동부연합 측이 사전에 정보를 입수했을 가능성을 뜻한다. 성남의 한 청소업체 대표 B씨는 20일 “공모에 앞서 회사를 만드는 일은 없다. 나눔환경이 공모 이전에 법인 설립을 마친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청소용역 실적이 전무한 신생 기업이 설립 한 달 만에 사업자로 선정된 점도 의문이다. 총 12개 업체가 경쟁해 그중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사업자로는 나눔환경이 선정됐다. 성남시에서 10년 이상 청소 대행을 한 다른 사업자들은 줄탈락했다. 청소용역 업계는 시민주주 기업이라고 해도 실적이 전혀 없는 기업이 사업자가 된 건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성남시의 시민주주 기업의 자격 조건은 최소주주 20인 이상, 성남시민의 주주 70% 이상 상시 유지, 자본 총액 20% 이내의 1인 주주 지분 등으로 매우 까다롭다. 성남시는 서류 접수 마감 일주일 만에 초고속으로 사업자 선정을 발표했다. 민주노총 이미숙 민주일반노조연맹위원장은 통합진보당 ‘4·11 총선평가토론회’(4월 27일)에서 성남의 사회적 기업인 나눔환경을 경기동부연합 소속인 김미희 시장 후보가 받았고 이를 이재명 시장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이 시장 측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이 위원장에게 확인한 결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언급을 이 시장으로부터 전혀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앞서 4·11 총선평가토론회에서 이 위원장의 발언 녹음파일을 확보한 뒤 보도했다. 이 위원장은 이 시장 측 주장 이후 언론 접촉을 거부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김미희 후보는 자신과 나눔환경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사정에 밝은 현장 근로자 A씨는 “김 후보 선거에 나눔환경 관계자들이 선거운동을 했다. 김 후보가 나눔환경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경기동부연합의 나눔환경 설립은 운동권과 민노총 내에서도 뜨거운 감자였다. 민노총은 지난해 민노당 지도부에 “나눔환경 모델은 시민주주를 내세워 사회적 기업으로 포장한 신종 비정규직 민영화”로 규정하고 “진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도 나눔환경 문제를 알고 있었다는 게 통진당 내의 지적이다. 이미숙 위원장도 “이 전 대표한테 나눔환경 문제를 공문까지 보내고 면담을 요청했지만 3개월 동안 받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만나 주지 않아 (이 전 대표에게) 트위트도 네 차례 보냈다고 강조했다. 안동환·장충식기자 ipsofacto@seoul.co.kr
  • [Weekend inside] 이름만 사회적 기업 ‘나눔환경’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 멤버들이 운영하는 청소용역업체 나눔환경은 2010년 12월에 설립한 지 한 달 만인 지난해 1월 성남시의 민간 위탁 청소용역 사업자가 된 후 지난해 7월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됐다. 경영진 모두가 운동권 출신으로 노동 운동을 전개하며 중앙 무대에서도 진보적 목소리를 내던 인사들이었다. 그러나 나눔환경에 근무하는 환경미화원들의 처우는 다른 민간 청소용역업체보다 열악했다. 노동자와 서민을 대변하는 정당을 기치로 내건 통진당 인사들이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이라고 보기에도 무색할 지경이다. 서울신문이 18일 입수한 나눔환경의 한 환경미화원 2011년 5월 급여명세서를 보면 실수령액이 185만원이다. 성남시에 있는 다른 업체의 실수령액이 275만원인 것과 비교해 90만원 정도 차이가 있다. 기본급은 90만원으로 타 업체보다 1만원 정도 많았다. 그러나 성남시가 2010년 현대산업경제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책정한 환경미화원 임금 산출 기준상 기본급인 108만원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환경미화원 인건비 원가는 기본급에 각종 수당과 급식비, 가계보조비, 교통보조비 등이 포함돼 총 171만원이다. 나눔환경 환경미화원이 5월에 받은 임금에서 초과 근무에 따른 연장 및 야간 근로수당 등을 제외하면 지급 금액은 140만원 정도다. 성남시가 원가 상정한 총임금보다도 30만원이 적다. 성남시청 관계자는 “나눔환경의 임금은 타 업체의 임금과 비교하면 중간에서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신생 업체라 임금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근로자가 주주로 참여하는 시민주주 형태의 사회적 기업이다 보니 사측을 대상으로 한 임금 협상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 주주 신분이다 보니 피사용자 신분이 될 수 없다. 공공 부문 청소 서비스가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민간 위탁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신분은 오히려 불안해졌다. 이 때문에 나눔환경도 사회적 기업이라고 하지만 소속 미화원들은 근무복에 ‘직영화 쟁취’라는 문구를 새겨 그들의 ‘작은 목소리’를 낼 뿐이다. 성남시가 나눔환경 등 민간 청소용역업체에 지급하는 대행 비용은 매년 평균 15억원이다. 나눔환경은 성남시와 신규 사업자로 계약을 맺고 이윤 3분의1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공익 목적에 쓰도록 약속했다. 성남시의회의 지난해 11월 행정감사에 따르면 나눔환경이 8개월 동안 사회 환원으로 신고한 금액은 500만원이다. 그중 지역 사회단체 지원 명목으로 민주노총 체육대회에 5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성남시 마선식(민주통합당) 의원은 행정감사에서 “나눔환경이 민주노동당 성향의 단체도 아니고 민주노총 체육대회에 돈을 주는 게 사회 환원이냐.”고 지도 감독을 요청했다. 유근주(새누리당) 의원은 “이익금이 굉장히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아는데 사회 환원이 계약 내용보다도 한참 적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나눔환경의 청소용역에 대한 시민 만족도는 16개 업체 중 최하위로 평균 점수조차 산출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동환·이현정기자 ipsofacto@seoul.co.kr
  • [씨줄날줄] 강철 서신/구본영 논설위원

    5공 정권 때인 1980년대 중반.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원에 적을 걸고 늦깎이로 대학가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다. 매캐한 최루탄 냄새야 곧 익숙해졌지만, 대자보 속 ‘위수동’ ‘친지동’이란 용어는 참 낯설었다. 김일성과 김정일을 가리키는 ‘위대한 수령 동지’와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약어임을 알게 될 때까지는. 유신체제하에서 대학을 다녔던 기자는 운동권의 사뭇 달라진 분위기에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12·12사태와 광주민주화운동 등을 거치면서 반미 자주파가 운동권의 주류로 자리잡았음을 실감했다. 하지만 운동권 헤게모니 교체의 주역이 누구인지는 당시엔 몰랐다. 강철이란 필명으로 대학가에 주체사상을 퍼뜨린 김영환이 ‘강철 서신’의 주인공임을 스스로 고백하기 전까진 말이다. ‘원조 주사파’ 격인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49일째 억류 중이라는 소식이다. 그는 주체사상의 고향인 북한체제에 환멸을 느끼고 전향한 뒤 북한 인권운동에 전념해 왔다. 탈북자를 돕다가 체포됐다는 소문이지만, 중국이 그에게 국가안전 위해죄라는 죄목을 씌우고 있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평소 북한정권의 체제 전환을 주장해온 그인지라 북한 정보기관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탓이다. 그는 1999년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사상전향서를 쓰고 풀려났다. 그런 그가 중국에서 고초를 겪고 있다니 여간 안쓰럽지 않다. 하지만 더욱 딱한 쪽은 우리 사회 내에서 아직도 주체사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일 듯싶다. 1991년 밀입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난 청년 김영환은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정작 김일성은 주체사상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기야 주체사상 이론가인 황장엽 북한노동당 비서도 탈북했으니….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듯이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다양한 접근방법이 필요할 게다. 더욱이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우리 사회가 민주화를 이루는 데 젊음의 열정이 큰 구실을 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20대 때 마르크시스트가 아니면 가슴이 없는 사람이고, 40대까지 그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머리가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까닭에 대학가 운동권 일각에서 원조 주사파마저 오래전에 버린 주체사상을 아직도 붙들고 있다면 시대착오 그 자체가 아닐까. 최근 통합진보당 내 당권파 청년들의 폭력 사태를 보면서 새삼 느끼는 소회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친노 미운 오리새끼서 진보개혁 선봉… 유시민 다시 뜬다

    친노 미운 오리새끼서 진보개혁 선봉… 유시민 다시 뜬다

    통합진보당 당권파 내에서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공동대표와 손을 잡은 게 결정적 패착이었다는 자성이 흘러 나온다. 유 전 대표를 얕잡아 보다 정파의 정치적 몰락까지 초래하고 말았다는 뒤늦은 후회도 있다. 당권파는 당초 국민참여당계 경선 후보의 부정선거 의혹이 당권파 비례대표 후보로 불똥이 튄 데 대해서도 ‘유시민의 기획 쿠데타’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지난해 12월 통합진보당 창당으로 통합 주체들의 지분 배정에 따라 2대 주주였던 유시민 공동대표는 창당 5개월 만인 14일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유 전 대표는 통진당의 총선비례 대표 부정선거를 통해 주목받는 ‘정치인’으로 재부각되고 있다. 진보 진영의 아이콘이었던 이정희 전 공동대표가 비례대표 경선 부정과 당권파 폭력 사태로 인해 정치적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유 전 대표는 이날 당권파를 작심하고 공격했다. 그는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권력을 쥐고 있던 분들이 대선 후보든 당 대표든 하고 싶다면 같이 해 주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전해 왔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서로 변하기로 약속하고 통합을 해서 합법적이고 대중적인 정당으로 가기로 합의했지만 그분들을 지켜본 결과 이분들과 힘을 합쳐 파당을 짓게 되면 큰일 나겠다고 생각해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당권파의 실세이자 당권거래설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도 비판했다. 유 전 대표는 “단순히 정치적인 욕심이든 이권이든 뭐든 있는 것 같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당권은 못 놓겠다, 또 어떤 일이 있어도 이석기 당선자는 꼭 국회에 보내야 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의 의사결정기관의 결정을 다 막아야 된다,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될 때까지는. 이렇게 판단하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한때 미운 오리새끼였다. 2003년 열린우리당 분당 때 민주당 당권파로부터 분열주의자로 낙인찍혔고 친노 진영의 분열이라는 비판 속에 지난해 1월 국민참여당을 창당했다. 그가 정계 입문 후 갈아탄 당적도 개혁국민당-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무소속-국민참여당에 이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분열주의자 이미지가 강해 민주당 등 기성 야권의 비토가 적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에서 치러진 지난해 4·27 보궐선거에서 자신이 지원한 국민참여당 소속 야권 단일 후보가 패배했고, 앞서 2010년에는 야권 단일 후보가 되고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떨어졌다. 적어도 대선후보군에서는 멀어졌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런 그가 강성 운동권 세력이 득세해 온 ‘호랑이 굴’을 쇄신하는 모습으로 정치적 재기를 이뤘다는 평가이다. 머릿수만 앞세우며 패권주의라는 자가당착에 빠진 당권파가 유 전 대표를 얕본 게 자충수라는 지적도 있다. 유 전 대표 역시 경기동부연합의 자주파(NL) 운동권 못지않은 강성이다. 강준만 전북대 신방과 교수는 ‘인물과 사상’에서 정치인 유시민에 대해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스트”라고 규정한 바 있다. 자신의 ‘개혁 열망’을 잣대로 ‘속도’의 문제를 ‘본질’의 문제로 탈바꿈시켜 낙인 정치와 선동 정치를 구사한다고 평가했었다. 유 전 대표 스스로도 이정희 전 공동대표와의 대담집인 ‘미래의 진보’에서 “이정희보다 훨씬 마키아벨리적인 사람”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를 진보적 자유주의자이자 대중 정치를 지향하는 ‘정치인 유시민’이 정파 프레임에 갇힌 ‘무능’한 NL 운동권을 쳐낸 ‘정치적 사화’로 보는 분석은 그래서 나온다. 통진당은 민노당 자주파와 국민참여당(유시민), 민중민주(PD)계의 진보신당 탈당파(심상정·노회찬)가 55대30대15의 지분으로 한 살림을 꾸린 정치적 연합체다. 정치 철학과 문화가 다른 세 정파는 4·11 총선을 통한 세력 확장이라는 정치적 실리가 유일한 결합 명분이었다. 통진당 사태의 이면에 담긴 최대의 아이러니는 유 전 대표와 연합해 당권파 숙청에 나선 심상정 전 공동대표가 당초 유 전 대표와의 통합을 강력하게 반대했던 인물이라는 점, 그리고 참여당과의 통합을 강하게 그리고 간절하게 원했던 세력이 다름아닌 지금의 당권파였다는 점이다. 유·심 두 전 공동대표는 1959년생 동갑내기이자 서울대 78학번 동기다. 정통 PD로 NL에 대한 이해가 깊은 심 전 대표는 유 전 대표가 NL 당권파와 절대 공존할 수 없다는 점을 예견하고 있었다. ‘유시민과 당권파의 전쟁’은 어느 한쪽의 백기 투항이나 당이 쪼개지지 않는 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대련 50명 등 주도 ‘이석기 비례’ 지키기?

    “저는 공동대표에서 물러난다. 고마웠다. 행복했다.” 12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중앙위원회가 열리기 직전에 있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사퇴 선언은 이날 폭력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 이 공동대표가 회의장을 벗어난 뒤 당권파는 조직적이고 집요하게 회의를 방해했고 막판에 강령 개정안이 통과되자 200여명이 단상으로 돌진해 유시민·조준호 공동대표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이후 발생한 폭력 사태의 책임을 이 공동대표가 지지 않도록 당권파가 미리 이 공동대표를 사퇴시키고 회의장 밖으로 내보낸 게 아니냐는 말도 나돌았다.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이석기 비례대표 2번 당선자는 중앙위 시작 직전에 회의장을 들러 당원들을 만났다. 대화 내용은 상세히 전해지지 않았으나 비당권파 측 관계자들은 회의 진행 방해와 관련한 모종의 지시를 내린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이날 폭력 사태는 당권파 당원들과 일부 대학 총학생회 연합체인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의 경기동부연합 성향 학생 50여명, 그리고 통합진보당 학생위원회 소속 학생 등 200여명이 주도했다. 이 중에는 경희대 국제캠퍼스 출신의 정용필 한대련 의장과 한대련 집행위원장도 있었다. 한대련 집행위원장 출신인 김재연 비례대표 3번 당선자는 중앙위 회의장의 구석진 곳에 서서 필리버스터와 폭력 행위를 묵묵히 지켜보다 취재진을 피해 한대련 학생들 사이로 몸을 숨기기도 했다. 2007년 이전까지 기존의 운동권 학생조직인 ‘한국대학생총연합회’와 한대련을 오가며 활동하던 경기동부연합 학생들은 2007년 이후 대거 한대련에 들어오며 요직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부터 집행위원장, 사무처장에 이르기까지 핵심 직책은 모두 경기동부연합이 거머쥐었다. 한 통일운동 단체 관계자는 “경기동부연합이 6~7년 전부터 학생 조직을 장악하기 위해 학교에 이른바 ‘지도 사업’을 나갔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조직된 학생들이 폭력사태에 앞장서며 사실상 ‘이석기 키즈(kids)’ 역할을 해온 셈이다. 학생들은 기자들이 소속 대학을 묻자 “그런 것은 왜 물어보느냐.”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정용필 의장은 “한대련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이들을 비롯해 당권파들이 전국에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상황인데도 회의를 폭력으로 저지한 것은 어떻게든 이 당선자의 19대 국회 등원을 관철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위 차원의 비례대표 후보 일괄 사퇴 의결만 면한다면 19대 국회 입성이 기정사실화되기 때문이다. 현재 선거법상 본인의 자진 사퇴 말고는 이 당선자의 국회 등원을 저지할 수단은 마땅치 않다. 19대 국회 개원 이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이 당선자 제명을 상정해 처리하는 방법이 유일하지만 재적의원 3분의2(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데다 대선을 앞두고 야권 연대가 절실한 민주당이 이 같은 부담을 떠안을 공산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뒤엉키며 이어진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삶

    뒤엉키며 이어진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삶

    현재는 새로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현재는 과거와 동떨어진 것이 아닌, 어떤 부분에서든 연결고리를 공유한다. 그 연결고리가 어떻게 이어지고 겹쳐지면서 독특한 무늬가 되는지 작가 권여선(47)은 15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레가토’(창비 펴냄)에서 그 결을 찾았다. 음과 음 사이를 끊지 말고 이어서 연주하라는 음악용어를 제목으로 쓴 것은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시간이 겹쳐 뭔가를 만들어 내는 레가토 독법으로 소설이 읽히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소망이기도 하다. 소설은 푸른 빛깔의 화려한 연회장에서 시작한다. 이곳에서 만난 박인하 의원과 신진태 사장, 조준환 보좌관은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언제 사복 경찰을 맞닥뜨릴지 모르는 서슬 퍼런 대학 시절의 기억이다. ●과거·현재 오가며 기억 꿰맞춰 30년 전. 학기 초 첫 ‘피쎄일’(유인물 배포)을 시작으로 여름 농활과 합숙, 가을 첫 시위 등을 거치며 학내 서클 ‘전통연구회’의 신입생 준환과 진태, 재현은 운동권 대학생이 되고 있다. 2년 선배인 인하는 이 모임의 회장이다. 이들이 서로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 속에는 준환과 진태의 동기, 어느날 사라져 버린 오정연이 있다. 인하는 피쎄일 다음 날 정연에게 가한 폭력을 죄책감으로 품고 있다. 준환은 정연을 향한 흠모와 인하에 대한 열등감을 떨쳐 내지 못한다. 다른 인물들 역시 정연에 대한 각자의 기억과 방식으로 살아간다. 30년 후 인하는 정치인이 됐고, 신입생들은 의원 보좌관, 출판기획사 사장, 국문학과 교수가 돼 있다. 정연의 동생 하연이 재현을 찾아오면서 공백이 하나둘 메워진다. ●광주민주화운동 등 70~80년대 생생하게 그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오가며 인물의 기억을 꿰맞춘다. 인하가 하연을 처음 만난 날 하연은 흑백 줄무늬 셔츠에 하얀색 치마를 입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정연의 마지막 모습은 가로줄무늬 셔츠에 흰 바지 차림이다. 정연이 입에 물던 담배 ‘한산도‘는 ‘레종 블랙’으로 바뀌어 하연 입에 물려 있다. 인하는 야학 학생 순구의 군입대 소식을 전해 들으며 얼굴 화상 자국 때문에 그가 ‘딘둥이’라고 놀림당했다며 울먹거리던 것을 떠올린다. 화상 자국은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정연을 패던 군인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런 이음새가 퍼즐을 끼워 맞추는 쾌감으로 작용한다. 무엇보다도 1970년대 말부터 1980년까지 대학 운동권 서클과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의 모습이 생생하게, 또 처연하게 살아 있어 소설에 활력과 긴장감이 더욱 잘 묻어난다. 83학번인 작가가 어떻게 앞선 시대에 표현할 수 있었는지 묻자 “시대가 아주 다르지만은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불과 몇 년 차이이고, 광주에 대한 이야기는 80년대 초반 학번에게는 멀지 않은 얘기”라면서 “언젠가는 한 번 다루고 싶었지만 정면으로 조명할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사람 사는 이야기 속에 풀어 냈다.”고 했다. “모든 세대, 어느 학번에나 크고 작은 비극이 있을 겁니다. 그 기억은 청춘을 지나 나중까지 잠복해 있다가 터져 나올 때, 그에 대한 반응은 아마 다 다르겠죠. 그런 기억의 서사를 다뤄 보고 싶었습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진보의 허기(虛飢)/진경호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진보의 허기(虛飢)/진경호 정치부장

    통합진보당 경선 부정 사태의 중심에 선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의 이런저런 말 가운데 눈에 띈 단어는 미안하지만 ‘라면과 김밥’이다. 최근 한겨레와의 통절(?)한 인터뷰에서 그는 “라면, 김밥 먹으면서 지난 10년간 하루 18시간씩 일했다.”고 했다. 통합진보당 NL(민족해방) 그룹의 핵심이라는 그는 광고기획사 CNP전략그룹을 운영하면서 그렇게 불철주야 진보진영의 선거에 헌신했노라 말했다. “운동권과 거래해서 돈 번 데는 없다.”고 했다. 그가 지난달 19대 국회 총선에 출마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액은 7억 6128만원이다. 19대 총선 당선자 300명의 평균 재산신고액 20억 4863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자산 2억 9765만원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그런 그가 라면과 김밥을 먹었다면, 재산이 그의 절반도 안 되는 국민 대다수는 라면과 김밥 중 하나는 포기했어야 할 법하다. 많다면 많은 재산이건만, 그는 그렇게 배고파했다. 이석기의 정치적 허기(虛飢)는 사실 그만의 것이 아닐 듯하다. 단 한 번도 정권을 잡아보지 못한 좌파진영 모두의 것일지 모른다. 1970년대 유신독재와 1980년대 신군부 정권에 맞서 싸우며 감옥에서 청춘을 보냈다. 1990년대엔 자본권력에 맞서 싸우느라 아스팔트를 헤맸다. 그런 희생 위에서 ‘민주노동당’이라는 간판으로 제도권 정치의 한 귀퉁이에 조그만 좌판을 폈고, 10년이 지난 지금 4·11 총선에서 13석을 확보하며 마침내 차기 정권의 한쪽을 거머쥘 티켓을 손에 넣었다. 김영삼은 군사정권 세력과 손잡았고, 김대중은 5·16 쿠데타의 주역 김종필과 손잡았고, 노무현은 이 나라 대표재벌 정몽준과 손잡았다. ‘적과의 동침’으로 점철된 그런 정권 쟁투사와 비교하면 정책과 이념을 고리로 한 민주통합당과의 연대는 정치사적으로도 얼마나 멋진가. 우리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자랑스럽다. 풍찬노숙을 이겨내고 마침내 잘 차려진 밥상 앞에 앉은 지금, 민주당과의 공동정부 구성이 눈앞에 어른대는 지금, 그 허기는 그래서 칼에 베인 듯 더 아리다. 이 고비만 넘기면, 이 고비만 넘기면…. 대망의 정권 교체와 공동정부 구성이라는 ‘대의’ 앞에서 지금 불거진 경선 부정 논란은, 이렇게 커져서는 안 될 작은 에피소드다. 유시민 같은 진보 아류들이 만든 덫이고, 보수 세력의 마녀사냥이다. 지금까지 그랬듯, 이겨내야 한다. 이정희와 이석기, 그리고 통합진보당 당권파로 불리는 수만명은 그래서 지금의 경선 부정 논란이 억울한지 모른다. 그러나 이 ‘수만명’을 바라보는 이 시대, 이 땅의 나머지 수천만은 이런 억울한 그들이 안타깝다. 군사독재 타도를 외치면서 안으로는 ‘까라면 까’라는 군사문화를 답습했던 그들, 민주를 외치면서 정작 자신들은 목적 앞에서 수단을 정당화했던 그들, 그런 30년 전 학생 운동권의 악폐를 지금껏 떨치지 못한, 오늘의 안타까운 그들. 이들이 딱한 건 장삼이사만이 아니었을까. 진보진영의 어른들이 보다 못한 듯 나섰다. 서울대 백낙청 교수 등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 멤버들은 9일 성명을 내고 “진보당의 폐습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재창당 수준의 갱신을 촉구했다. 한데 다음 말, 귀가 번쩍 뜨인다. “진보개혁세력 연대를 재구성해야 한다. 아직 정당구조에 포섭되지 않은 안철수 지지세력까지 끌어안아야 한다.” 진보당에 든 회초리는 시늉이고, 하고픈 말은 ‘어서 안철수를 잡아라’인가. 정녕 그런가. 많은 국민들이 진보당에 의해 난도질당한 민주적 절차의 시신(屍身) 앞에서 가슴을 떨고 있는데, 진보의 어른들은 안철수, 대타(代打)를 말하는가. 그게 진보(progress)인가. 진보당의 민주주의 훼손을 연말 대선 공식에 끼워넣어 이리 재고, 저리 재는 게 시대를 앞서가는 것인가. 정치적 굶주림으로 따지면 이정희, 이석기, 당권파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어떤 부모도 아이의 잘못 앞에서 이렇게 꾸짖지는 않는다. jade@seoul.co.kr
  • [통합진보당 해부] (2) 경기동부 연합 누가 이끄나

    통합진보당의 당권파 ‘경기동부연합’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석기(비례대표 2번) 당선자는 4·11 총선을 통해 정치 무대에 데뷔하기 전까지 이름도, 얼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베일속 인물’이었다. ●이용대·정형주 등 숨은 실세 거론 운동권 시절 민족해방(NL) 계열 조직 ‘자주민주통일운동그룹’(자민통)에서 활동했고, 이적단체로 판정된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이며 경기동부연합에서 핵심 사업을 맡았다. 또 진보 매체인 ‘민중의 소리’ 이사와 당의 광고·홍보물을 독점한 광고기획사 ‘CNP전략그룹’의 대표라는 정도가 그와 관련해 알려진 전부다. 그러나 그는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서 1만 1235표를 얻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자 구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었던 윤금순 후보를 압도했다. 당 안팎에선 경기동부연합의 조직적 투표가 이뤄진 결과로 보고 있다. 이 당선자가 핵심 실세라는 점은 당 내에서도 이견이 없지만, 무대 밖에서 조직을 ‘관리’해 오던 그를 경기동부연합이 모두의 주목을 받는 비례대표 후보로 만든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경기동부연합의 실세는 따로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이용대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정형주 전 민노당 경기도당 위원장이 이른바 이 당선자 뒤의 ‘숨은 실세’로도 거론된다. 하지만 당권파 사정에 밝은 당의 한 관계자는 “이른바 ‘실세’를 정책위의장, 경기도당 위원장으로 내세웠겠느냐. 그 정도 카리스마를 갖춘 인물들이 아니다.”라고 신빙성을 낮게 봤다. 비당권파의 다른 당 관계자는 “이정희 대표, 장원석 사무총장, 이의엽 정책위의장, 우위영 대변인, 신석진 대표 비서실장 등이 당내에선 ‘5인회의’라고 불렸는데, 회의를 하다가도 중요한 일을 결정해야 할 때는 정회하고 따로 나가 회의를 했다. 이석기씨의 지시를 받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며 이 당선자가 사실상 핵심 실세라는 주장에 무게를 뒀다. ●“李의 등장은 고육책” 지적도 당내에선 대선을 앞두고 경기동부연합이 실세를 정치 무대에 세워도 될 만큼 진보 운동이 대중화됐다고 판단, 이 당선자를 원내에 입성시키기로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통합진보당 해부] ① 당권파 경기동부연합은

    통합진보당의 당권파인 민족해방(NL) 계열의 경기동부연합은 점조직화돼 있어 조직을 이끌고 있는 수장이 누구인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폐쇄적 조직이다. 더구나 학맥으로 촘촘히 얽혀 있어 표면화되지 않았는데도 결속력이 강한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통합진보당이 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로 2008년 분당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는데도 경기동부연합이 비례대표 후보 2번 이석기 당선자와 3번 김재연 당선자의 사퇴를 온몸으로 막고 있는 데는 ‘내 조직 지키기’ 식의 이런 폐쇄성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학생티를 벗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운동권 조직인 셈이다. 경기동부연합의 모체인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은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등 13개 단체와 재야 및 학생운동권을 두루 엮어 출범했다. 경기동부연합은 당시 전국연합을 구성하고 있던 지역연합 8곳 중 하나다. 경기동부연합과 함께 당권파로 거론되고 있는 인천연합, 울산연합, 광주·전남연합 모두 전국연합의 지역 지부였다. 처음부터 경기동부연합이 당 주류였던 것은 아니다. 이들은 2000년 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출범한 이후 대거 당에 입당, 지역위원회를 장악해 가며 세를 불려 갔다. 진보정당추진위원회(진정추)가 초반 진보정당 운동의 중심이었고 민주노총이 민노당 대의원 중 30%에 가까운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2004년 무렵에는 구도가 바뀌어 전국연합과 민주노총이 진정추의 세를 압도했다. 평등파로 분류되는 조승수 의원, 노회찬 대변인 등이 진정추 출신이다. 경기동부연합이 세를 불릴 수 있었던 데에는 학생운동도 한몫했다. 지금은 해체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강경파였던 경기동부총련 출신의 한 인사는 “정형주 전 민노당 경기도당위원장이 각급 학교로 이른바 ‘지도 사업’을 나왔었다.”고 말했다. 경기동부총련 출신 학생운동권 일부는 졸업 후 지역에 남아 경기동부연합과 관계를 유지하며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이자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집행위원장 출신인 비례대표 3번 김재연 당선자가 이와 유사한 케이스다. 경기동부연합 출신에는 서울대 운동권과 특히 한국외대 운동권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비례대표 2번인 이석기 당선자가 한국외대 82학번이고, 정 전 경기도당위원장도 같은 학교 84학번이다. 이 밖에 4·11 총선에서 경기 성남중원에 출마했다가 성희롱 파문으로 낙마한 윤원석(86학번) 전 민중의소리 대표, 우위영(84학번) 진보당 대변인, 편재승(87학번) 전 민노당 사무부총장, 김기창(85학번) 전 민노당 성남시협의회의장, 이양수(85학번) 전 민주노총 조직실장이 한국외대 출신이다.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는 이의엽 통합진보당 정책위의장, 이상규(서울 관악을) 당선자, 이용대 전 민노당 정책위의장이 경기동부연합으로 분류되는 진보당 인사다. 당 주류였던 이들은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태를 거치며 점차 고립되는 양상이다. 범당권파로 분류되던 인천연합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출신인 비례대표 1번 윤금순 당선자의 사퇴와 함께 등을 돌렸고 울산연합의 지지도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비당권파 관계자는 “다른 당권파들이 당을 지키려고 하는 가운데서도 경기동부연합만은 패권을 지키려 움직이고 있다.”며 “이들의 폐쇄성과 대중적 진보정당은 양립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통합진보 내분 격화] 기득권 앞에 민주주의도 헌신짝… 코너몰린 당권파 결국 버티기

    [통합진보 내분 격화] 기득권 앞에 민주주의도 헌신짝… 코너몰린 당권파 결국 버티기

    2000년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창당된 지 12년이 흘렀지만, 진보당은 여전히 과거의 폐쇄성을 벗지 못한 ‘늙은 운동권 조직’이었다.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으로 수세에 몰린 진보당 당권파는 지난 5일 전국운영위원회 속개를 막기 위해 물리력을 동원했고, 이성적 논리보다는 고성을 동원한 시위로 스스로 정당민주주의를 부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6일에는 운영위가 ‘전자회의’를 통해 결정한 당 지도부와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 사퇴 권고안을 전면 거부했다. 당권을 지키기 위한 사활을 건 전쟁에 나선 것이다. 진보정당이 표방한 민주주의 실현 가치는 사라졌고 패권만이 남았다. 4·11 총선에서 청년몫 비례대표(3번)로 당선된 경기동부연합 소속 김재연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청년비례대표 선거는 부정·부실 선거 논란과 관계가 없다.”며 사퇴 불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경기동부연합의 실세로 알려진 이석기 당선자(비례대표 2번)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사퇴 압박에 몰린 이정희 공동대표도 이날 측근들에게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는 30일까지만 버티면 이들의 국회의원직을 박탈할 당 차원의 수단이 사라진다. 1번 윤금순(구 민노당, 비주류) 당선자가 이미 사퇴의 뜻을 밝혔는데도 당권파의 버티기가 계속되는 이유다. 진상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지만, 경기동부연합의 실력자로 알려진 이 당선자와, ‘제2의 이정희’로 점찍은 김 당선자의 원내 입성 실현이 이들의 진짜 의도라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일부에서는 당권파가 이 공동대표를 사퇴시키더라도 이 당선자만은 남기려고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도 마찬가지다. 운영위는 차기 중앙위원회가 비대위를 구성하고, 비대위는 6월 말까지 새 지도부를 선출한 뒤 해산하도록 결정했지만, 당권파는 이 역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권파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비대위 구성을 저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당권파 관계자는 “비대위 구성이야말로 당에 해로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비당권파는 이에 대해 “당의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비대위 구성에 반대한 것도 당 주류의 자리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견해가 많다. 현재 진보당 지분은 구 민주노동당(55):참여당(30):진보신당 탈당파(15)로 나뉘어져 있지만, 구 민노당계 내에 경기동부연합 지지세는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비당권파 측 관계자는 “인천·울산연합 등이 이번 일을 거치며 당권파와 틀어졌다.”며 “인천·울산 연합이 비당권파와 뜻을 같이할 경우 당권파가 비대위를 장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파의 ‘패권주의’는 고질적 문제로 여겨져 왔다. 자주계열인 이들은 2001년 당에 대거 입당, 지역구를 장악해 가며 빠르게 당 주류로 부상했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대리투표 등 부정선거 논란은 당시에도 제기됐던 문제다. 구 민노당 출신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도 부정선거 정황은 있었지만 조직 논리로 덮고 지나간 적이 많았다.”며 “하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당도 변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출구 못 찾는 진보당] 조국 “대표·비례당선자 사퇴를”

    [출구 못 찾는 진보당] 조국 “대표·비례당선자 사퇴를”

    통합진보당의 19대 총선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 대해 진보 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대중과의 소통이 배제된 진보 진영의 선민 의식이 낳은 예고된 결과물이라는 지적부터 추가적인 진상 규명과 비례대표 당선자 전원 사퇴 요구도 제기됐다. 조국(오른쪽)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일 트위터에 “자기 정파의 승리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우습게 보는 의식과 행태가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정선거 책임자를 중징계해야 한다. 자기 사람 보호에 급급해 검찰 수사에 당의 운명을 맡기는 선택은 하지 말길 바란다.”며 “당 대표도 물러나고 외부 인사를 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 대회를 준비하라.”고 촉구했다. 조 교수는 당 쇄신 의지를 보여 주는 차원에서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과잉 우편향 한국 정치에서 진보 정치를 지키고 싸워 온 사람들의 당으로, ‘사즉생’이 ‘생즉사’”라고 강조했다.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원로로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를 이끌고 있는 백낙청(왼쪽) 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통합진보당이 어떻게 사태를 수습하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최근 오마이뉴스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기존의 운동권 조직문화의 문제점에 대해 “독재시절의 억압을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폐쇄적 조직문화가 그대로 유지된 게 문제”라고 말했다. 진보당에 대한 쇄신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권혜진 교육희망네트워크 교육위원장은 “특정 정파가 당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다는 사고가 집착이 되고 진보 정치가 대중에게 평가받는 과정에서 소통이 배제된 게 문제로 본다.”며 “진보당의 비례대표 경선 부정은 하나의 개별 사건이라기보다는 오랫동안 누적된 세력 간의 확장이 터져나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안지중 한국진보연대 사무처장은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사실이냐 아니냐의 갑론을박을 벌이면 국민이 용납할 수 없다.”며 “뼈를 깎는 쇄신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영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는 “진상조사위원회에서 부정 경선을 인정했지만 정작 누가 어떤 이유로 저질렀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반드시 추가적인 진상 규명과 그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학자들은 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 모두가 부정 경선이라는 정치적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진보당의 19대 비례대표 당선자 1~6번 가운데 당내 경선을 통해 상위 득표자에 오른 두 명은 1·2번에, 청년비례대표 한 명은 3번에 배치됐다. 외부 영입 인사는 비례대표 4·5·6번에 공천됐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진보당의 비례대표는 정당성을 상실한 만큼 19대 국회에서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총체적인 부정선거인 만큼 비례대표 리스트 모두가 문제가 된다.”며 “1~3번이 사퇴하고 선거법에 따라 후순위가 자동 승계한다고 해도 부정선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진보당이 비례 6석을 모두 포기하는 용기를 보여 줘야 한다.”며 “비례대표 문제를 편의적으로 처리해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동환·이범수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통합진보당은 경선 부정 무한책임 져라

    통합진보당의 4·11 국회의원 총선 비례대표 경선이 최악의 부정선거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진보당의 진상조사위원장이 “선거 관리 능력 부실에 의한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로서 투표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규정했으니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여러 차례 투표 결과를 알 수 있는 ‘소스 코드’를 열어 수정하는 등 온라인 투표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현장 투표소에서도 투표 마감시간 이후에 등록되지 않은 다수의 표가 집계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부정과 부실이 나타났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진보당 스스로 발표한 내용만 보더라도 이 당이 과연 국회의원을 배출할 자격이 있는 정당인가라는 회의감마저 든다.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심리가 깔려 있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 독재에 항거한다는 명분으로 모든 행동을 정당화했던 1980년대식 운동권의 논리가 21세기를 넘어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조사위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당의 근본적인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진보당 지도부는 경선 부정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또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들도 정치적, 법적 책임이 있다면 마땅히 져야 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와 관련된 당 관계자들의 반응은 가관이다. 지도부는 경선 부정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도 없이 도리어 내부 권력 투쟁만 가열시키고 있다. 특히 당권을 장악한 세력은 진상조사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며, 당권파를 고립시키기 위한 정치적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12월에 창당한 이 당이 분당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동안의 진행 과정으로 볼 때 진보당은 스스로 부정선거의 문제점을 반성하고 개선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 진보당 일부에서는 부정 경선 책임을 묻기 위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결국 국민을 우롱하고, 민주주의를 크게 후퇴시킨 진보당의 부정선거 행위에 대해 검찰이 칼을 뽑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대다수의 국민은 크게 놀라지 않을 것 같다. 정치 문제는 정치로 풀어야 한다지만 진보당의 저급한 부정선거는 정치로 풀어야 할 차원을 이미 넘어섰다.
  • 모순된 사회 ‘지존파’는 살아있다

    모순된 사회 ‘지존파’는 살아있다

    “90년대는 80년대와는 질적으로 다른 시대죠. 잘살아보세라든지, 독재 타도라든지, 이렇게 우리를 하나로 묶는 구호가 사라진 시대예요. 젊은 세대에겐 소비 자본주의나 빈부 격차가 보였죠. (중략) 오렌지족이니 야타족이니 졸부니 하는, 그런 작자들이 주범으로 보였죠. (중략) 그 무렵 하층계급의 20대들은 박탈감에 젖어있었어요.”(288쪽) 범죄소설이나 추리소설의 중간 정도의 위치에 있는 스릴러 장편소설 ‘1994년 어느 늦은 밤’(네오픽션 펴냄)을 최근 펴낸 작가 유현산은 1990년대를 소설 속의 심리학자 이남훈의 입을 통해 그렇게 규정했다.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92학번으로 1990년대를 살아낸 작가 유현산에게 1990년대는 이른바 386세대라는 운동권의 ‘후일담’적 시각이나 대중문화가 꽃피기 시작한 풍요로운 시대라는 노스탤지어적 관점으로 볼 수 없었다. 그에게 1990년대는 지존파, 막가파, 영웅파 등 조직들의 ‘묻지마 살인’ 사건들이 시대를 뒤흔드는 시기였다. 소설은 1993년 2월 김영삼 대통령이 ‘신한국’을 강조하며 취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랜 군사독재를 마감하고 문민정부가 시작되는 그 순간 국민의 마음에 ‘신한국’이란 오색영롱한 희망이 피어올랐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달동네로 쫓겨 가야만 했던 신정동 등 서울의 빈민촌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희망이란 애초부터 없다. 그리고 오색찬란한 희망을 비웃듯 1년 뒤인 1994년 잔혹한 살인극을 벌인 지존파 사건이 터진다. 이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며 1988년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지강헌의 유훈을 따르고 있었다. 작가 유현산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스릴러 소설을 쓰는 사람의 방식으로 역사적 맥락에서 1990년대를 이해하고자 했다.”면서 “분노, 불안, 공포가 임계점에 달했던 그 시대와, 지존파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로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소설에서 “나는 보았다. 인간이 어떻게 악마가 될 수 있는지를, 꿈에서조차 승리의 희망을 품지 못하는 패배자들이 어떻게 세상에 복수하는지를, 더 나은 세상은 불가능하다고 믿는 20대들이 어떻게 자신과 세상을 난장판 속에 던져버렸는지를, 나는 보았다.”고 서술하고 있다. 스릴러 소설이라고 규정했는데 공포감으로 등골이 서늘하기보다 민완기자의 르포를 읽는 듯 생생하다. 수해에 시달리고, 교사한테 사랑받지 못하고 생계에 찌든 부모 밑에서 1980년대를 살아가던 빈민가의 아이들 때문에 마음이 욱신욱신하다. 대학 학보사 기자를 거쳐 한겨레21 기자로 11년 동안 일했던 까닭인지 문장은 간결하고 사건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IMF 등을 거치면서 신자유주의가 휘몰아치고 양극화와 불평등이 기승을 부리는 2012년 현재에도 1990년대의 모순은 지속되고 있다고 작가는 진단한다. 그는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조직범죄자들의 출현에서 시대적 맥락을 찾아 읽어냈다. 1987년 민주화의 광풍이 몰아닥치고,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등으로 누구나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 희망은 어느 순간 가진 것 없는 젊은이들을 폭발시키는 촉매제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는 “1980년대 운동권이나 1990년대 범죄자들은 같은 문으로 들어가서 다른 문으로 나온 사람들”이라며 “불평등과 부조리로 가득 찬 모순된 사회에 대한 분노를 다른 방식으로 표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런 관점에서 모든 것을 사회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범죄는 부조리한 사회가 낳은 사생아일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이 출판되기까지 유현산은 4~5년에 걸쳐 4개의 버전을 썼다고 한다. 블로그에 올리기도 하고, 공모도 해 보고 했지만 다 퇴출당하고, 3인칭에서 1인칭으로 시점을 바꾼 이번 버전이 세상에 나왔다. “1인칭으로 써서 불편한데다, 메시지가 앞선 나머지 복선이 부족하고, 매끈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유현산은 “문학청년은 아니었는데, 내 안에서 뭔가 말하고 싶은 것들이 고여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조선족 범죄집단에 대해 쓰고 싶다.”고 했다. 그는 “조선족이 우리 주변에 가득한데 그들은 지금껏 투명인간처럼 취급됐다가 영화 ‘황해’를 통해 존재를 드러냈다. 조선족 소설에서는 역사의 반복 같은 것을 통해 조선족들의 상처를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씨줄날줄] 명예훼손/최용규 논설위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중략)’. 백기완의 시 ‘묏비나리’를 황석영이 노랫말로 바꾼 1980년대 대표적 운동권 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일부다. 빈부귀천을 떠나 명예는 사랑이나 이름 못지않게 중요한 가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목숨보다 명예를 소중히 한 이가 적지 않다. 이들은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목숨도 초개처럼 버렸다. 변법을 통해 대진제국의 초석을 놓았던 위앙(상앙)의 비극적 죽음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기원전 4세기 중엽 위앙을 영입해 망국의 위기를 극복하고 부국강병을 이룬 진효공 영거량은 죽기 직전 위앙에게 자신의 아들 영사(진혜왕)가 재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군주의 자리에 오르라고 유언을 한다. 위앙은 강력한 군대인 신군을 통해 권력을 장악할 수도 있었으나 권좌보다 명예를 택해 거열형이란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명예를 지킨다는 것이 과거에는 수동적 개념이었지만 오늘날엔 적극적 개념으로 치환됐다. 군사정권 시절인 1980년대 초만 해도 언론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법원이 국가 권력의 감시자인 언론의 역할과 사명을 십분 인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여정부 이후부터 이런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언론을 상대로 한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의 명예훼손 소송이 부쩍 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명예훼손 소송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자신의 명예를 지키겠다는데 딱히 뭐라 할 순 없지만, 정권 방패용이나 자신에게 쏠린 의혹을 잠재우기 위한 ‘꼼수 소송’도 적지 않다. 1964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뉴욕타임스와 설리번의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유명한 판결을 남겼다. 미국 남부의 경찰국장 설리번이 마틴 루서 킹 목사에게 폭력적인 위협을 가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설리번이 사실과 다르다며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자 원고가 승소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언론보도에 의한 공인의 명예훼손은 언론이 악의적으로 보도했다는 사실을 원고가 입증해야 한다. 현실적 악의가 없는 한 자유로운 논쟁에서 잘못된 언급은 불가피하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벌 총수와의 부적절한 술자리로 물의를 빚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언론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올라간 정보보고 문건으로 보면, 본인의 주장처럼 단순 술자리로 보기는 어렵다. 곽 위원장이 스스로 명예를 걸었으니,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가릴 수밖에….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총선 격전지를 가다] 서울 관악갑

    [총선 격전지를 가다] 서울 관악갑

    야권의 ‘텃밭’ 지역으로 간주됐던 서울 관악갑과 관악을에서 ‘예상 밖’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야 후보에 무소속 후보까지 얽히고설켜 예측 불허의 승부를 만들어 내고 있다. 관악갑에서는 서울대 77학번 동기이자 운동권 동지끼리 경합을 벌이고 있다. 주인공은 민주통합당 유기홍 후보와 지난해 말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한 김성식 후보다. 과거 전적은 1승1패다. 17대 총선에서 는 유 후보가, 18대 총선에서는 김 후보가 각각 웃었다. 6일 오전 두 후보를 각각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과 서울대입구역에서 만났다. 유 후보는 20여명의 선거운동원과 함께 ‘조직적 유세’를 펼쳤다. 유 후보는 “전국적으로 당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이라면서 “전통적 지지층 외에 야권 단일후보 지지층을 흡수하는 게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수행비서만 대동한 채 ‘조용한 유세’로 표심을 공략했다. 김 후보는 “비방하는 사람을 뽑으면 비방하는 국회가 되고 일하는 사람을 뽑으면 일하는 국회가 된다.”면서 ‘공약 이행 최우수 의원’이란 점을 내세웠다. 두 후보는 이른바 ‘통’의 대결로도 주목받고 있다. 유 후보는 ‘교육통’, 김 후보는 ‘경제통’으로 불린다. 그만큼 정책 공약 경쟁도 뜨겁다. 유 후보는 “사단법인 미래교육희망을 만들어 그동안 교육연구에 힘썼다.”면서 “표현 그대로 반값 등록금 실현에 힘쓸 것이며, 구체적인 계획도 있다. 19대 국회에 입성하면 가장 먼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경제 민주화가 최우선 공약”이라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합리한 경제구조를 바로잡고,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한편,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를 차단하기 위해 공정거래법을 바꾸겠다.”고 역설했다. 두 후보 모두 주민들로부터 서로 다른 기대를 얻고 있다. 정무준(42·신림동)씨는 “야권연대가 국회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더라도 상호 견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면서 “야권 단일 후보인 유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보리(45·여·성현동)씨는 “김 후보는 의정활동 평가 1위 후보다. 능력도 있고 소신도 있다.”면서 “주민들에게도 인정받는 후보”라고 말했다. 두 후보의 싸움에 정통민주당 한광옥 후보와 자유선진당 김용섭 후보의 득표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남은 변수로 꼽힌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중도 탈락한 관악을에서는 3파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우선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와 무소속 김희철 후보는 서로 ‘야권 후보’임을 자임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야권 연대에 불복한 사람은 전국에서 김 후보뿐”이라고 말하고 “민주당의 공식 후보는 바로 나”라면서 김 후보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는 임시방편으로 온 낙하산 후보”라면서 “자신의 선거구에서 투표도 못하는 후보가 말이 되느냐.”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의 유세 역시 ‘야권 후보 알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후보 측 운동원들은 이날 오전 신대방역 사거리에서 야권 연대의 상징색인 노란색·보라색 넥타이를 나눠 매고 유세를 펼쳤다. 김 후보 역시 여론조작사건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실질적 야권 후보는 김희철”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는 반사 이익을 노리는 선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오 후보는 “야권 연대가 주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행위”라면서 “싸움정치는 그만하고 생활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응을 봐도 판세는 ‘안갯속’이다. 이모(51·여·신림동)씨는 “처음에는 이정희 대표를 지지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누구를 지지할지 이쪽으로 저쪽으로 왔다 갔다 한다.”고 망설였다. 조모(57·신림동)씨도 “딱히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면서 “민주당 후보가 24년간 했지만, 체감된 변화도 없었다.”면서 판단을 유보했다. 이성원·이범수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친박·친노 결투의 최후 승자는 누굴까? /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친박·친노 결투의 최후 승자는 누굴까? /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여야의 4·11 총선 공천이 끝났다. 양측 대진표를 보면 마치 친박과 친노의 결투처럼 보인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가까운 사람들이 대체로 공천을 받았고, 민주통합당은 고 노무현 대통령과 이념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공천을 많이 받았다. 양당 모두 시스템 공천, 시스템 정치를 강조해 놓고 결과는 21세기 현대 정치에서 거론하기조차 부끄러운 ‘인치’(人治) 방식의 공천이었다. 참 실망스럽다. ‘인치’ 방식의 공천이지만 양당의 성격은 약간 다르다. 새누리당은 박의 사람들이 주류이고, 민주당은 ‘친노‘라는 이념 동조자들이 주류이다. 두 세력의 결투 지향점은 4·11 총선이 아니라 하반기의 대선이다. 그러면 어느 편이 유리할까. 한 사람을 중심으로 뭉친 세력은 수장이 힘을 잃으면 뿔뿔이 흩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념으로 뭉친 세력은 제2, 제3의 인물이 등장하여 맥을 잇는다. 그래서 친박이 유리하지 않다. 이번 총선은 대선의 서전(緖戰)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서전에 임하는 양당의 입장이 다르다. 새누리당은 유력 대선주자가 전면에 나섰기에 총선이라는 서전을 대선처럼 치러야 하는 절박함이 걸림돌이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이 탐색전의 성격을 가진다. 친노를 앞세워 총선을 치르지만 유력주자는 전세를 관망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절박함과 여유 중 어떤 마음을 가진 편의 승률이 높을지 쉽게 알 수 있다.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이기면 박 위원장의 대선 후보가 확정적이다. 지더라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것이 오히려 대선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 지면 총선 패배의 상처가 중상일 수밖에 없고, 총선에서 깔아놓은 친박이 박 위원장을 옹립하더라도 중상 입은 몸으로 대선전을 승리로 이끌기가 쉽지 않다. 안철수라면 모를까, 정운찬 등 여권 주변 인물을 집합시켜 박 위원장과 경선을 하더라도 국민적 관심이 되기는 어렵다. 반면 민주당은 유력 대선주자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아 총선에서 지더라도 입을 상처는 미미하다고 하겠다. 여당은 비대위원장이 그 정당의 오너처럼 공천을 했지만, 문재인·손학규·정동영·정세균 등 야당 대선 주자들의 행보는 다양했다. 총선에 출마한 주자도, 출마하지 않은 주자도 있다. 전국을 돌며 자기를 알리려는 주자, 지역기반을 다지려는 주자, 서울에서 승부수를 던지려는 주자로 각각 행보가 다르다. 그래서 야당 주자들은 이기면 좋고 지더라도 크게 입을 상처는 없다.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이기더라도 대선에서 결코 유리하지는 않다. 대선 후보는 당연히 박 위원장일 것이고, 야당 후보는 누가 될 것인지 예측불허이다. 국민의 관심이 야당에 쏠릴 수밖에 없고, 야당에 쏠린 국민이 여당에 표를 얼마나 던질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여당은 총선을 계기로 박 위원장이 대선 후보 굳히기에 들어가 대선가도로 향하는 유리함은 있겠지만 경선 과정에서 국민적 관심을 끌 수는 없다는 불리함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승리 요인은 정동영 후보의 약세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대선 후보 경선 자체가 볼거리였다. 이명박과 박근혜 중 누가 후보가 되느냐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었다. 이 빅매치가 표로 연결되었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였다. 과거 2002년 노무현과 이회창 후보 간의 대선을 돌이켜 보아도 절대 우세였던 이 후보가 졌다. 물론 노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 간의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정 후보의 돌출 행동도 한몫을 했지만 이 후보 측의 흥행 실패도 큰 요인 중 하나였다. 대선이란 결투는 추종자들의 됨됨이도 큰 변수가 된다. 대선 후보의 ‘그릇’이나 사람 보는 눈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공천자의 면면을 보면 양당은 크게 다르다. 여당에는 박의 브레인이, 야당에는 시대별 운동권이 눈에 띈다. 박의 사람들은 운동을 해본 경험이 없고, 민주당 후보들은 운동 전문가들이다. 대선이라는 격전지에서 경제전공자들이 기획한 복지 이슈가 대중을 격동시키는 데 이골이 난 운동권을 돌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종합해 보면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이기든 지든 대선에서는 불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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