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운동가
    2026-01-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124
  • “시진핑보다 바이든이 더 무서워?”…새우등 터지는 홍콩내 美기업들

    “시진핑보다 바이든이 더 무서워?”…새우등 터지는 홍콩내 美기업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홍콩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에 ‘중국 정부발(發) 리스크’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현지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이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19일 “홍콩 내 미국 기업인들은 자국 정부의 홍콩 관련 경고가 중국 정부의 안보 관련 규제 등과 실제로 맞닥뜨려야 하는 자신들의 상황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고에도 중국 정부나 홍콩 당국이 변화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상태에서 무의미한 정치 공세로 공연히 상황만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홍콩 내에서 활동하는 자국 기업을 상대로 한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 등 공동 경보를 발령했다. 국무부는 “홍콩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그 이유로 지난해 시행된 국가보안법을 들었다. 국무부는 “중국 정부와 홍콩 당국의 정책은 홍콩 내 개인과 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법적·제도적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중국 본토에서 직면하게 될 위협이 앞으로는 홍콩에서도 점점 더 커져 갈 것이란 사실을 기업들이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국민을 포함한 외국 국적자가 최근 국가보안법으로 체포된 사실을 전하며 누구든 홍콩 법률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T는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우려와 달리) 현지 미국 기업들은 이미 중국 정부발 리스크를 잘 인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권고가 홍콩 내 비즈니스의 지속을 위해 자신들이 미국 본사를 설득하는 일만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불평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홍콩 비즈니스 리스크 관련 정보를 얻는 데 있어 국무부 따위는 필요 없다는 게 일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홍콩 주재 미국상공회의소 타라 조지프 의장은 “국무부의 이번 권고는 홍콩에서 미국인 사업가로 존재하는 것을 한층 어렵게 만들 것”이라면서“사람들은 홍콩이 비즈니스 허브로서 여전히 막대한 이점을 갖고 있음에도 미중 긴장으로 그것이 퇴색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미국 재계 인사는 “경찰이 민주화 운동가를 연행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외국 사업가들이 겁에 질리기는 하지만, 그것이 자신들의 비즈니스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카슈끄지 약혼녀도, 멕시코 유명 앵커도… ‘페가수스’가 엿봤다

    카슈끄지 약혼녀도, 멕시코 유명 앵커도… ‘페가수스’가 엿봤다

    테러범·중범죄자 추적한다며 10년 전 개발 전 세계 언론인·인권운동가 휴대전화 해킹각국 정보기관·군 등 자국민 감시에 악용멕시코선 1만 5000개… 주변인도 도·감청NSO “중요한 자료 잘못 해석” 즉각 반박당신이 오늘 누구와 통화했는지, 사람들과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았는지, 당신의 캘린더엔 어떤 일정이 있는지. 현대인의 거의 모든 일상을 함께하는 휴대전화, 제2의 인격과도 같은 이 휴대전화를 누군가 속속 들여다보고 있다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두려운 이 일이 실제로 각국 정부나 정보기관 등에 의해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의 민간 보안기업 NSO그룹이 개발한 해킹 소프트웨어 ‘페가수스’를 통해서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영국 가디언, 프랑스 르몽드 등 전 세계 언론기관 16곳은 공동 탐사취재를 통해 이런 내용을 보도했다. 국제사면위원회와 프랑스 비영리 언론단체 포비든 스토리스가 페가수스와 관련된 5만개 이상의 전화번호 목록을 입수했는데, 이를 살펴본 결과 페가수스가 전 세계 언론인과 인권 운동가, 기업인, 변호사 등의 휴대전화 해킹에 사용됐다는 것이다. 페가수스는 스파이웨어(스파이+소프트웨어)의 일종으로, 휴대전화 이용자가 함정 링크를 클릭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방식이다. 휴대전화를 감염시킨 뒤 도구 운영자가 메시지와 사진, 이메일을 추출하고, 통화 내용을 녹음하며, 몰래 마이크를 작동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사이버스파이가 약 10년 전 개발해 40개국 60개 기관에서 사용하는 이 프로그램은 줄곧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비판받았다. 테러범과 중범죄자 추적이라는 원래 목적과 달리 각국 정보·법 집행기관, 군 등이 페가수스의 ‘주 고객’으로 자국민을 감시하는 데 쓰인다는 것이다. 이 자료를 누가, 왜 입력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번호가 감시 대상이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공동취재팀은 50개국 이상에서 1000명 이상의 신원을 확인했는데, 2016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 자료엔 최소 65명의 기업 임원, 85명의 인권운동가, 189명의 언론인, 600명이 넘는 정치인과 정부 공직자가 포함됐다. 취재팀이 휴대전화 67대를 정밀 조사한 결과 23대가 해킹에 감염됐고, 14대는 침투 시도 흔적이 있었다. NSO는 “고객에게 제공한 스파이웨어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중요한 자료를 잘못 해석했고, 가정에 결함이 있다”며 즉각 반박했다. 하지만 감청 대상 중에 언론인이 180명 넘게 있던 정황이 드러나며 ‘범죄, 테러 행위에 한해 페가수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돼 있다’는 NSO의 해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페가수스는 언론의 비판을 참지 못하는 권위주의 정권이 무차별 ‘애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목록에 오른 5만개 전화번호 중 1만 5000개가 멕시코의 반체제 인사의 것이었다. 특히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멕시코 대통령의 부패 혐의를 폭로한 이 나라 유명 앵커 카르멘 아리스테기의 번호와 함께 동료 4명, 비서, 여동생, 당시 16세였던 아들의 전화번호까지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또한 취재팀은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으로 활동하다 터키에서 무참히 살해된 자말 카슈끄지와 관련된 여성 2명이 해킹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그의 약혼녀인 하티제 젠기스의 휴대전화는 카슈끄지가 암살된 2018년 10월 2일 이후 감염됐고, 당시 조사에 관여한 터키 관리 2명의 전화번호도 목록에 포함됐다. 카슈끄지의 아내인 하난 엘라트르의 휴대전화도 암살 몇 달 전 해킹의 표적이 됐지만, 실제 감염됐는지는 결론 내지 못했다. 가디언은 2018년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첫 여성 편집장인 룰라 칼라프, 인도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비판하는 온라인 매체 와이어의 창립자 등의 스마트폰이 도·감청 대상이 되었다며 “정부가 비평가, 경쟁자, 반대자를 무차별 감시할 수 있었다”고 했다. FT 이외에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뉴욕타임스(NYT), 알자지라, 프랑스24, AP통신, 르몽드,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로이터 등 유력매체도 감시 대상이었다. 200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의 부패 혐의를 탐사보도한 뒤 2014년에 탈세 및 자살선동 등의 혐의로 기소돼 수감된 언론인 카디자 이스마일로바도 2019년 도·감청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마일로바는 이미 2012년에 자신의 집 침실에서 이뤄진 남자친구와의 성관계 장면을 도촬당해 영상 유포 협박을 받은 바 있다.
  • 추미애 “윤석열, 손익분기점 못 미치면 대선 포기할 것…길게 안 가”

    추미애 “윤석열, 손익분기점 못 미치면 대선 포기할 것…길게 안 가”

    추미애, 윤석열 ‘조기 중도포기’ 예언“윤석열, 자기 출세 발판 삼아 정치한 탓”“尹 계산서 손해나면 의욕 상실돼 꺾일 것”최재형 감사원에 “월성 감사 뚜렷한 것 없어”“최재형, 尹검찰과 짜고 산업부 조사 호들갑”“택지조성원가 연동제시 12억→5억에 분양”더불어민주당의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8일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정치를 개인 출세의 발판으로 삼았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지나가면서 ‘이게 손해네’라고 판단하면 그냥 포기할 것”이라며 중도낙마를 예상했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감사로 여당의 맹공격을 받았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체재’라고 언급한 뒤 “월성원전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뚜렷한 게 없었다”며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추미애 “윤석열 굉장히 부도덕” 추 전 장관은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윤 전 총장은 그렇게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뉴스1이 보도했다. 추 전 장관은 독립운동가를 예로 들며 “공익을 위해서 남을 위해 정치를 하면 그 정치는 오래, 길게 간다”면서 “윤 전 총장은 정치하는 이유가 굉장히 부도덕하다. 자기 출세를 위해 지켜야 할 본분을 망각하고, 직을 버리고 나와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의 정치에는 계산이 들어가 있다”면서 “그게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하면 그냥 의욕이 상실돼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최근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주춤하는 것에 대해서는 “야권은 이미 대체재를 찾지 않았느냐”며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언급했다.“최재형? 먹던 밥상과 새 밥상 차이 없어”“‘尹 대체재’이나 국민 지지 못 받을 것” 그러면서 최 전 원장도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언했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의) 대체재도 스타일이 비슷하다. 스타일이 달라야 무언가 희망이라도 있을 텐데”라면서 “먹어본 밥상과 새 밥상의 차이가 없다고 하면 국민은 ‘그만 먹을래’라고 하지 않겠나”라고 최 전 원장을 평가했다. 최 전 원장은 월성원전 조기 폐쇄와 관련한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월성 원전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발표했고 산업통상자원부 원전 담당 공무원들이 감사 직전 530건의 원전 파일을 삭제하는 등 은폐·조작하려 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추 전 장관은 최 전 원장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감사원장직을 수행했을 거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월성원전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가 사실은 뚜렷한 뭐가 없었다. 그런데 이걸 수사 의뢰를 했다”면서 “수사 의뢰를 받자마자 윤석열 검찰은 마치 들이닥치듯 속전속결로 청와대를 압수수색하고 산업부 장관을 조사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 정책은 국민 공론 과정을 거쳤고 대통령은 미래세대를 위해서 수명이 다한 대로 순차적으로 원전을 폐쇄하고 그 사이에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하자는 것을 국민 앞에 밝힌 것”이라면서 “엄청난 거악을 척결하는 것처럼 공무원을 구속하는 게 너무 어이가 없다. 마치 감사원과 검찰이 서로 주고받는 것처럼 보이는 게 있다”고 최 전 원장과 윤 전 총장을 싸잡아 비판했다.최재형 “文공약, 수단·방법 안 가리고 다 정당화되나”秋 “나도 법관 출신, 오래하면 안목 부족” 이에 대해 최 전 원장은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감사’와 관련해서도 “따로 설명드리지 않아도 그 감사가 정치적 의도 아래서 이뤄졌다고 의문을 갖는 분은 많지 않으실 것”이라면서 “감사 결과에도 정치 편향성 논란은 많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2월 국회 법사위 업무보고에서도 월성 원전 수사에 대해 지적하는 여당 의원을 향해 “공무원의 행정 행위에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이 공약을 이행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두 정당화된다는 것이냐”고 직격했다. 추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본인과 감사원장을 지낸 최 전 원장의 정치 참여가 비슷한 결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최재형과 저는 법관이었지만 아주 다른 삶을 살아왔다”고 일축했다. 추 전 장관은 “저는 10년 정도 법관을 하고 25년 정치를 하고 있다. 정치는 폭넓게, 그리고 넓고도 앞을 내다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라면서 “법률가를 오래 하게 되면 그런 안목이 부족해 관료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국민을 설득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강조했다.추미애 “택지조성원가 연동제 시행하면12억 아파트, 5억에 공급 가능” 한편 추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되면 곧바로 택지조성원가 연동제를 시행하겠다”면서 “12억원의 아파트를 5억원에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조성원가와 연동한 분양가 상한제는 분양가를 낮춰 시세의 절반 이하로 공급할 수 있고, 주변 시세의 거품도 걷어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는 부동산 안정을 위해 2005년 공공개발 택지의 조성원가 연동제를 실시했으나 2016년 박근혜 정부는 이 기준을 감정평가액으로 바꿔버렸다”면서 “그래서 주변 시세에 따라 분양가도 높아지고, 분양가가 다시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계속돼왔다”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두고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해 가격 안정 효과가 제한적”이라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조성원가 연동제로 환원해야 한다. 지금 사전청약이 실시되는 지역도 추후에 분양가를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6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집값 안정화를 위해 원인을 제대로 짚고 실수요자를 위해 대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동자금이 풍부해져서 집값이 올랐으니 이걸 잡아야겠다고 하면서 대출규제만 언뜻 생각한다”면서 “여러 정책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여러 정책을 취하면서 대응할 수 있는데 그때 그때 바람 부는 대로 따라가면 안 된다. 실수요자가 집을 사겠다면 (대출 규제를) 풀어줘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대북 문제 투자에 “평화투자, 가장 효율적인 투자” 추 전 장관은 북한과의 통일 문제에 대해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유일하게 투자할 만한 게 평화를 위한 투자”라면서 “평화를 위한 투자를 하면 복지나 일자리나, 사회 재생산을 위해 비용을 쓸 수 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투자”라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북한도 시장이 무엇인 줄 안다. 장마당 세대가 있다. 북한 사회가 세상을 보는 눈이 저절로 생긴 것”이라면서 “선대의 핵무장론을 포기하면 우리가 평화와 번영하는 세상으로 손을 잡아줄테니 나오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혼녀에 양육권을” 이집트법 바꾼 페미니스트 영부인 [김정화의 WWW]

    “이혼녀에 양육권을” 이집트법 바꾼 페미니스트 영부인 [김정화의 WWW]

    지난 10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선 여성이 처음으로 카이로 군 묘지인 무명용사 기념관에 묻혔다. 무덤의 주인공은 바로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의 부인인 지한 사다트(87). 최근 몇 달간 병원에서 입원했다가 결국 세상을 뜬 사다트는 흔히 남편의 후광을 업은 영부인, 또는 젊은 나이에 암살로 남편을 잃은 과부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그는 보수적인 이집트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 여성의 권리와 평화를 위해 싸워 온 헌신적인 운동가다. 국가 최고의 권력을 쥔 여성으로서 자신의 힘을 긍정적으로 행사했고, 이집트 여성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다.집안 반대 뚫고 결혼한 15살 차 남편, 대통령 됐다 1933년 태어난 사다트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컸다. 아버지가 이집트인, 어머니가 영국인인 집안에서 다양한 문화와 종교는 자주 융합했다. 그는 기독교 전통인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한편, 매년 이슬람의 라마단 기간에는 단식을 꼬박꼬박 지켰다. 갖가지 다양함으로 빛나는 이 세상이 여성에겐 불공평하다는 걸 깨달은 건 학창 시절부터다. “여자애들은 대학에 가서 수학이나 과학을 공부하는 대신 바느질, 요리를 열심히 배워야지. 결혼에 대비해서 말이야.” 부모님의 말이었다. 어릴 때부터 배우는 걸 좋아했던 사다트는 이에 대해 훗날 자서전 ‘이집트의 여성’에서 “나는 평생 그 결정을 후회했다”고 밝혔다. “나는 내 딸들이 그런 식으로 미래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남편인 안와르 사다트를 만난 건 15살 때다. 육군 장교 출신이었던 안와르는 당시 사다트보다 두배나 나이가 많았고, 이혼 전력이 있는 데다, 영국의 지배에 맞서 싸우던 ‘혁명가’였다. 둘의 만남에 당연히 주변의 만류가 이어졌지만, 결국 설득에 성공한 이들은 안와르의 사망 전까지 30년 이상 결혼 생활을 유지하며 4명의 자녀를 뒀다.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은 잘 알려져 있듯 1977년 이스라엘을 방문해 중동 평화의 길을 열고 이듬해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1979년 아랍권 최초로 이스라엘과의 평화 조약인 ‘캠프데이비드 협정’에 서명하며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의 평화를 위해 애썼다.지한 사다트의 삶은 남편을 만나며 급속도로 바뀌었다. 안와르는 1952년 이집트 왕정을 무너뜨린 봉기에 참여한 뒤 1970년 대통령으로 집권을 시작했고, 사다트도 영부인이 됐다. 남편이 중동 평화에 앞장설 동안 사다트가 힘을 쏟은 건 ‘2등 시민’으로 억압받는 여성들의 삶을 바꾸는 거였다. 그는 이전까지의 영부인들과는 달랐다. 권좌에만 머무르지 않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특히 시골 여성들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일강 삼각주 인근 탈라 지역의 협동조합을 만든 것은 큰 업적으로 손꼽힌다. 여성이 남편에게서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한 이 프로젝트는 처음 폐건물에서 25대의 재봉틀로 시작했는데, 빠르게 발전하며 나중에는 100명이 넘는 여성들이 참여하게 됐다. 하루에 이들이 공장 노동자들을 위해 만든 옷만 4000벌이 넘었다. 카이로의 아메리칸대 교수 노하 바크르는 “사다트는 여성들의 작업물을 전시하고 팔면서 사업을 더욱 키웠다”며 “그는 여성이 경제적 통제권을 가지면 정치적으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라고 했다. “여성도 남성처럼 자유를” 관련법 개정 앞장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사다트가 이룬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는 건 이집트의 법을 바꾼 것이다. 원래 이집트에선 이혼한 여성은 자녀에 대한 양육권을 가질 수 없었다. 하지만 사다트는 여성에게도 이 같은 권리를 부여하는 법을 개혁하기 위한 캠페인을 주도했고, 결국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는 국가의 법을 바꾸기 이전에 남편부터 설득해야 했다. 사다트는 자신의 책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밝힌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여자야, 안와르. 여성이 남성처럼 자유로워지기 전까지 이집트는 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없어. 우리나라의 지도자로서 그 변화를 만드는 게 당신의 임무야.” 결국 보수적인 이슬람교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다트 전 대통령은 1979년 여성의 이혼 관련 법을 개정했고, 의회에 여성을 위해 30석을 할당하는 법도 발표했다. 이 같은 조치는 사다트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 ‘지한의 법’으로도 불릴 정도다.이후에도 사다트는 유엔 국제여성회의에 이집트 대표단으로 참가하고, 아랍·아프리카 여성연맹을 설립하는 등 여성 인권을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다. 198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행사 겸 방문했을 때는 여성의 노동도 남성만큼 중요하며, 동일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여권 신장에만 힘쓴 건 아니다. 참전용사 등을 위한 재활 센터인 ‘와파 왈 아말’을 세웠고, 이집트 혈액 은행을 만드는 데 기여했으며, 고아들을 위한 가정 제공 프로그램인 SOS 어린이 마을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이집트 외교관 부인 모임에서 사다트와 친분을 유지한 머바트 코족은 “사다트는 아랍 여성에 대한 세계의 시각을 바꿨고, 그의 업적은 미래의 영부인들이 정치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자녀와 함께 대학생활…‘평화 전도사’로 세계 누벼사다트는 학문에도 엄청난 열정을 쏟았다. 학창 시절 제대로 끝마치지 못한 교육을 받기 위해 40이 넘은 나이에 카이로대에 진학했고, 세 자녀와 함께 대학을 다니며 아랍 문학을 공부했다. 말년엔 비교 문학으로 박사 학위까지 땄고 이집트와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 그의 삶이 또 한번 바뀐 건 1981년 남편이 암살당하면서다. 세계적으로 환영받은 캠프데이비드 협정은 역사에 기록될 중요한 한 걸음이었지만, 아랍권에선 곧장 큰 반발이 이어졌다.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고 결국 안와르는 군사 퍼레이드 관람 도중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총격으로 사망했다.남편과 사별한 후에도 사다트는 그늘에 숨어있지 않았다. 그는 남편을 이은 ‘평화 전도사’로서 국제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2009년 캠프데이비드 협정 30년을 맞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는 국제 정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평화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난다. 그는 “긴장이 역대 최고조에 달하고, 우리의 상황을 응시하는 새로운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사람들이 평화를 원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라. 우리는 지도자들이 평화를 만들고 지키도록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30여년 전 남편은 평화를 자신의 정치적, 개인적 우선 순위로 삼기 위해 어렵지만 간단한 선택을 했다”며 “이에 나는 그를 잃을 것을 알면서도 100% 지지했다. 사다트는 우리에게 견뎌온 평화를 줬다”고 돌아봤다. 이 글의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난다. “평화. 이 단어, 이 아이디어, 이 목표가 내 인생의 결정적인 주제다. 나는 항상 평화를 바라고 기도한다.” ◆지한 사다트는 누구·Jehan Sadat1933 이집트 출생1949 안와르 사다트와 결혼1970~1981 이집트 영부인1972 참전용사 등 재활 센터 ‘와파 왈 아말’ 창립1975 유엔 국제여성회의 이집트 대표단1977 카이로대 아랍문학 학사1986 카이로대 비교문학 박사1987 책 ‘이집트의 여인’(A Woman of Egypt) 출판1993 미국 메릴랜드대 국제학 교수2009 책 ‘평화를 위한 나의 희망’(My Hope for Peace) 출판2021 사망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7월 셋째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7월 셋째 주말 전시

    서울신문의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가 7월 셋째 주말 가볼만 한 미술전시 정보를 제공한다. ‘박하리 개인전 : 달빛으로 바다 표면이 반짝인다’전이 갤러리 아미디에서, ‘달례 개인전: 시간의 시간, 공간의 공간’전이 갤러리 더플럭스에서, ‘양정은 개인전: 이미 아직 POST COVID-19’전이 밀알미술관에서 오는 18일까지 개최된다. 송재석 작가 개인전 ‘Tri-I’를 갤러리밈에서, 이은영 작가의 6번째 개인전 ‘조용한 울림’을 서울갤러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노주환 작가의 ‘마음으로 서다’전은 아트파크에서 열린다. 김연태 개인전 ‘백화요란’은 영등포구 문래동 아트공간 세이와 대안예술공간 이포 두군데에서 20일까지 열린다. 백화요란은 온갖 꽃이 한꺼번에 만발하여 아름답게 핀다는 뜻으로 김연태 작가는 각기 다른 천들에 실크스크린, 자수, 아크릴 등으로 드로잉하여 실내외 옥상에 자유롭게 설치, 전시했다. 조선의 자주독립을 함께 외쳤지만 조명받지 못했던 여성 독립운동가와 위안부의 삶을 담은 ‘현대미술로 본 여성 인권 이야기 <행진 #오산>’이 오산시립미술관에서 오는 8월 8일까지 이어진다. 서울 종로 갤러리2에서는 ‘김수연 개인전:HOLD ME’전이, 인사미술공간에서는 단체전 ‘접힌 경계:안과 밖’전이, 페이지룸8에서는 ‘정직성 개인전: 공사장 추상’전이 열리고 있다. ‘정수영 개인전 : One ordinary day’가 서울 강남구 노블렉스 컬렉션에서 열린다. 화성시문화재단은 여름방학을 맞이해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아트 체험 전시 ‘Ready, Set, Go!’를 동탄아트스페이스에서 8월 14일까지 개최한다. 강건, 심윤, 인세인 박, 임현희, 채온, 최성규 작가가 참여한 ‘2021 Hello! Contemporary Art-Dark side of’도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마르첼로 바렌기의 극사실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마르첼로 바렌기 展 : IT‘S LIFE’가 8월 22일까지 용산 아이파크몰 대원뮤지엄에서 열린다. 또한,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예술작품 프로젝트인 ‘OPERA OMNIA 라파엘로 展’이 열리고 있는데 전문적인 복원기술을 통해 라파엘로의 명화를 원본에 가까운 고화질 작품으로 재현하여 실제 작품을 보는 듯하다고 관계자는 전한다. 대구 MBC특별전시장 엠가에서는 잔니 로다리 탄생 100주년 특별전이 열리며 세계 최정상급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터 21명의 원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하고 더 많은 전시 소식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운영하는 전시장이 다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꼭 한번 확인하기 바란다.
  • [책꽂이]

    [책꽂이]

    신의 전쟁(카렌 암스트롱 지음, 정영목 옮김, 교양인 펴냄) 영국 종교학자인 저자가 인간 폭력의 역사와 종교의 관계를 추적했다. ‘종교는 본래 호전적’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과도한 단순화라고 반박한다. 십자군 원정은 교황이 교회 권력을 확장하려고 벌인 전쟁이며, 이슬람 테러는 서구 제국주의 식민 지배의 산물이지 종교의 본질과 크게 관련 없다는 논리를 푼다. 746쪽. 3만 4000원.문화재 전쟁(이기철·이상근 지음, 지성사 펴냄) 서울신문 선임기자와 문화재 운동가인 저자들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문화재 약탈 이후 현재까지 이어져 온 세계 각국의 문화재 반환 과정을 조명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모나리자’를 사수한 사례를 비롯해 종전 후 약탈 예술품을 둘러싼 유럽 각국의 이해관계 등을 소개한다. 352쪽. 2만 8000원.엄마 마음 설명서(나오미 스태들런 지음, 김진주 옮김, 윌북 펴냄) 심리치료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저자가 30년 이상 다양한 엄마들과 나눈 깊은 대화를 종합했다. 초보 엄마들이 육아 과정에서 겪는 고충과 아이가 원하는 것을 망라한 이 책은 엄마와 아이의 신뢰와 사랑을 강조한다. 408쪽. 1만 7800원.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쓰지?(이규영 지음, 이지북 펴냄) 삼성리더십센터에서 미래 사업전략 컨설팅을 맡은 저자가 어렵게만 느껴지는 수학의 필요성과 발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담았다. 자연수, 허수, 무리수, 지수, 로그 등의 탄생 배경을 소개하며 수학의 근본은 어려운 문제 풀이가 아닌 일상의 다양한 문제 해결에 있다고 설명한다. 460쪽. 3만 5000원.네 편이 되어 줄게(한기호 지음, 창비 펴냄)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인 저자가 갓 태어난 손자를 위해 쓴 편지글을 모았다. “손자가 태어나자 세상이 달리 보인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는 그는 자신의 삶도 돌아본다. 40년간 일에 미쳐 살았던 출판인답게 책에 대한 깊은 사유와 인생을 살아 가는 지혜를 들려준다. 208쪽. 1만 3000원.변화하는 사람이 이긴다(곽근호 지음, 북코리아 펴냄) 곽근호 에이플러스에셋 회장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시대를 맞아 개인, 기업에 변화를 제안했다. 지난해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한 회사 성과를 바탕으로 저자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려면 4차 산업혁명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336쪽. 1만 6000원.
  • 워킹맘 총리·개미의 벗 ‘로빈후드’… 남다른 그들

    워킹맘 총리·개미의 벗 ‘로빈후드’… 남다른 그들

    관심사 공유하는 이미지·영상 세대추구하는 가치 실현에 적극적 행보앞으로 어떻게 세상 물들일지 주목 해외에서도 MZ세대는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는 과거 세대와 달리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 사회 전반을 바꾸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기술에 친숙하며 텍스트보다 이미지, 영상에 더 친숙한 세대로 상대방과 관심사를 공유하고 콘텐츠를 스스로 생산하는 데 익숙하다는 특징도 있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나누며,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각종 사회현상을 읽는 데 중요한 키워드로서 앞으로 어떻게 세상을 물들일지 주목되는 이유다.●평등·자유·연대 강조하는 36세 최연소 총리 “저는 36세 총리이자 세 살배기 딸의 엄마입니다. 제게 중요한 가치는 평등, 자유, 세계적 연대입니다. 이것들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이죠. 환경문제와 생태적 지속 가능성도 제겐 매우 중요합니다.” 언뜻 보면 여느 인권단체의 안내 문구 같은 이 글은 핀란드를 이끄는 산나 마린(36) 총리의 공식 홈페이지 소개다. 마린 총리는 2019년 임명 당시 세계 최연소라는 타이틀로도 잘 알려졌는데, 남성 일색의 세계 정치계에서 대표적인 젊은 여성 정치인으로서 사회의 소외된 계층을 보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 소속인 마린 총리는 당내에서도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2035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스스로 동성 부부 밑에서 자라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을 졸업한 사례로서 복지국가의 혜택을 더 넓히려 한다. 스무살 때부터 정당에서 일하며 인권과 평등 등 다양한 진보적 가치를 내세웠고, 총리 취임 이후엔 관련 정책에도 집중하고 있다. 총리는 최근 자신의 공식 트위터에 핀란드의 ‘프라이드 마치’(성소수자 행진)를 축하한다는 글을 올리며 성소수자의 권리를 적극 옹호했고, 각종 인터뷰에선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성차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낸다. 총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번도 내 나이나 성별을 장애물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며 “내가 정치에 입문한 이유를 떠올렸고, 그게 유권자의 신뢰를 얻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결혼식 역시 소박하게 치렀다. 마린 총리는 취임 이후인 지난해 동갑내기 배우자 마르쿠스 라이쾨넨과 결혼했다. 18살 무렵 처음 만난 둘은 오랫동안 동거했고, 어린 딸까지 낳아 키우고 있었다. 총리의 여름휴가 기간에 맞춰 식을 올렸는데 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해 하객은 극소수만 참여했다. 핀란드 국민이 마린 총리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도 일반적인 정치인과 다르게 권위를 벗어던지고, 특권 의식을 멀리하며, 여느 ‘워킹맘’처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힘쓰는 모습을 진솔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잡지 보그는 마린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이자 페미니스트 환경 운동가”라고 표현하며 “그는 아마도 인스타그램에 모유 수유하는 사진을 게시하거나, 페이스북에 파스타 소스 요리법을 올리는 유일한 총리일 것”이라며 소탈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젊은 창업자가 만든 앱에 날개 달아준 개미들 MZ세대는 글로벌 기업 생태계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미국의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끈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창업자 블래드 테네브(34)와 바이주 바트(36)가 한 예다. 미 스탠퍼드대 동문인 이들은 거대 증권업계에 대한 반발 시위인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street)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존 증권사는 주식 거래에 약 10달러 정도 의 수수료를 받는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팔 때마다 그 수수료로 거대 증권사와 업계 관계자들이 고액 연봉을 받는 구조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이들은 2013년 사용자에게 수수료 없는 주식 매매를 가능하게 한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를 만들었다. 로빈후드 고객은 계좌를 등록할 때 돈을 내지 않고, 미국에 상장된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할 때도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대신 회사는 증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부자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이들에게 되돌려 준 중세 영국의 의적 ‘로빈후드’의 21세기 버전이다. 서비스의 혁신에 젊은층은 열광했고, 로빈후드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현재 로빈후드의 고객 계좌 수는 3100만개가 넘고, 미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9억 5900만 달러(약 1조 900억원)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 무려 245% 급증한 수치로 기업공개(IPO) 절차까지 밟고 있다. 다만 잦은 시스템 중단과 허위 정보 제공 등으로 이용자의 원성을 사고,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으로부터 역대 최고액인 7000만 달러의 벌금(배상금 포함)을 부과받은 점 등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다. 이 앱을 ‘띄운’ 2030세대 주 고객 역시 주목할 만하다. 로빈후드는 손쉬운 인터페이스로 젊은 ‘개미 투자자’(개인투자자)에게 인기가 높은데, 이들의 활약은 지난 1월 게임스톱 사태에서 두드러졌다. 당시 기관 주도 대규모 공매도에 큰 불만을 가진 개인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 대항해 게임스톱 주식을 집단 매수하며 증시를 뒤흔들었는데, 이들 중 대다수가 젊은 세대였다. 이들은 간편한 주식 중개 앱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기존 체제에도 반기를 든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일하는 10대의 비율은 최근 10년 중 가장 높다”며 “여름 임시직에서 일하든, 투자하든, 용돈을 쓰든 10대는 경제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들의 경제관념이 과거에 비해 진화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반정부 시위에선 온라인 해시태그 강조 MZ세대는 시위 문화도 바꿨다. 홍콩 ‘우산혁명’의 대표적인 활동가 조슈아 웡(25)과 아그네스 차우(25)는 고등학생 때부터 홍콩의 민주화에 앞장선 인물이다. 2014년 홍콩에선 행정장관 선거의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가 열렸는데, 시민들이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탄을 막아섰다. 이 중심에 있었던 웡과 차우는 학생단체 ‘학민사조’ 주최자로 조직적 시위에 나섰고, 이후 네이선 로(28)와 함께 ‘데모시스토당’을 만들고 반중 노선을 주장해 왔다. 반중 집회를 조직한 혐의로 당국에 구금됐다 풀려나는 등 고초를 겪었지만, 이들의 리더십과 학생운동은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줬다. 웡은 2015년 포천지에서 선정한 ‘세계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뽑혔고, 2017년엔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됐다. 차우 역시 지난해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홍콩에서 시작한 MZ세대의 민주화 운동은 태국, 미얀마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반독재, 반권위주의에 대한 의식을 공유한다. 태국 반정부 시위 현장에는 노란색 고무보트 ‘러버덕’이 등장했다. 시민들은 경찰의 물대포를 막기 위해 러버덕을 동원했는데, 노란색이 태국 왕실을 상징하는 색이라는 것 때문에 저항의 상징이 됐다. 지난 2월 미얀마에서 일어난 군부 쿠데타 이후 적극적으로 반군부 항의 시위를 열고 현지 상황을 온라인으로 전하는 이들의 대다수도 MZ세대다. 이들은 과거 군부 독재에 대항해 열린 민주화 시위와 달리 온라인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독재에 저항하며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영화 ‘헝거게임’에 나온 세 손가락 경례다.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쓰인 후 미얀마에서도 저항의 상징이 됐다. 미얀마의 청년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맺고 정보를 공유한다. 이들은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게시하고, ‘#SupportCDM’, ‘#SaveMyanmar’ 같은 해시태그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
  •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 서훈등급 상향 서명운동 전개

    울산 출신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의 서훈등급 상향 조정을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된다. 울산시와 우리역사바로세우기운동본부는 ‘박상진 의사 서훈등급 상향을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을 다음 달까지 전개한다고 13일 밝혔다. 송철호 울산시장도 이날 시장실에서 온라인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이번 서명운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함께 진행된다. 온라인 서명은 홈페이지로 바로 접속하거나, 카카오톡 채널에서 ‘박상진 의사’를 검색하면 된다. 서명운동은 박상진 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사업 하나로 추진된다. 고헌 박상진 의사는 울산 출신 대표적 독립운동가다. 그는 항일 독립운동단체인 대한광복회를 조직해 총사령관을 지냈고, 독립운동자금 마련과 친일파 처단 등 항일투쟁을 전개했다. 정부는 고헌의 공훈을 기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3급)을 추서했으나 울산시는 공적과 비교해 훈격이 낮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했다.
  • “조선의 비통한 소리 들어라”… 독립운동가 변호한 ‘일본의 쉰들러’

    “조선의 비통한 소리 들어라”… 독립운동가 변호한 ‘일본의 쉰들러’

    독립운동을 도운 공로로 건국훈장을 받은 순수 외국인은 70명이다. 중국인(쑨원, 장제스 등 33명), 미국인(헐버트와 알렌 등 21명), 영국인(베델 등 6명), 캐나다인(스코필드 등 5명) 순으로 많다. 일본인도 2명이 있다. 한 사람은 일본 황태자를 암살하려 했던 박열 의사의 일본인 부인 가네코 후미코(애국장)로 2018년에 받았고 다른 한 사람은 박 의사를 변호했던 후세 다쓰지로 2004년에 받았다. 당시 정부 일각에서는 일본인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반대했지만, 후세의 삶을 알고 나면 그런 생각을 버리게 된다. 일본인으로서 한국인 변호에 앞장섰던 그를 독일 나치 치하에서 죽어가던 유대인들을 도왔던 독일인 쉰들러에 비유해 ‘일본의 쉰들러’라 불러도 과하지 않다.●두 번 투옥, 세 번 변호사 자격 박탈 ‘살아야 한다면 민중과 함께, 죽어야 한다면 민중을 위하여’. 후세의 현창비에는 이렇게 씌어 있다. 후세는 조선인 지원 활동으로 일본 정부와 조선총독부의 미움을 사 두 번 투옥당하고 변호사 자격을 세 번이나 박탈당한 인권변호사, 민중변호사였다. 후세는 재판에서 이렇게 소리쳤다. “조선 민중이 모두 이 재판을 주목합니다. 피고들의 향후 활동에 민족의 운명이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재판관은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조선 민중의 비통한 양심의 소리를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독립운동가들은 후세를 ‘우리의 변호사’라고 부르며 존경심을 나타냈다. 후세는 1880년 일본 미야기현 오시카군에서 한 농부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1899년 고향을 떠나 도쿄 메이지법률학교에 입학한 후세는 조선인 등 유학생과 교류하며 조선의 상황을 이해하게 됐다. 후세가 조선에 관심을 보인 것은 훨씬 전이었다. 청일전쟁에서 돌아온 일본군 출신 마을 주민에게서 조선인 민간인들에게 닥치는 대로 칼을 휘둘렀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들었다고 한다. 후세는 일본인에게는 잔인성을, 조선인에게는 연민을 느꼈다.1902년 학교를 졸업한 후세는 고시에 합격, 시보로 부임했다가 넉 달 만에 사직했다. 아이 3명과 동반자살을 기도한 엄마를 살인미수로 기소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후세는 검사의 직무를 ‘늑대와도 같은 일’이라고 비난했다. 후세는 이후 변호사로서 핍박받는 조선인과 노동자·농민 등 사회적 약자를 돕는 길로 들어섰다. 1911년 일본의 조선 강제병합을 비난하고 조선의 독립을 주장하는 ‘조선의 독립운동에 경의를 표함’이라는 글을 발표해 검사국으로 불려가 호된 조사를 받았다. 그가 처음 변호한 조선인은 1919년 도쿄 2·8 독립선언으로 현장에서 검거된 최팔용, 백관수 등 9명이었다. “일본은 체코 독립을 위해 시베리아에까지 군대를 보냈는데 조선민족 독립을 탄압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이런 논리로 재판부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조선인들은 무료로 변론한 후세를 크게 신뢰하게 됐다. 후세는 계속해서 조선인 사건 변호와 구원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다음해 5월 후세는 ‘민중의 변호사’로 변신하겠다는 장문의 ‘자기혁명의 고백’을 선언했다. 입신출세를 거부하고 약자와 더불어 살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그러면서 조선인의 이익을 위해 직접 나서겠다고 했다. 후세는 계급투쟁이라는 시대적 사조에도 관심을 가졌다. 1923년 7월 조선을 처음 방문해 강연을 다닌 것은 총독 정치 비판뿐만 아니라 그런 사상적 이유 때문이기도 했다.●“조선 농민의 생활고에 눈물이 난다” 후세가 일본으로 돌아온 직후 관동대지진이 발생하자 일본인들은 조선인 수천 명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후세는 죽창을 든 자경단에 쫓기는 조선인 유학생들을 집으로 데려가 숨겨 주고 차를 대접하고는 안심시켰다. 조선인 학살사건을 고발하기 위한 자유법조단의 선두에서 활약했다. ‘피살동포추모회’에서 후세는 이렇게 말했다. “천만 개의 추도의 말을 늘어놓더라도 무념에 가득 찬 그 사람들의 마지막을 추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뒤 조선을 방문했을 때는 만행을 사죄하는 글을 신문사에 보냈다. 1924년에는 의열단원으로 일본 왕궁 이중교에 폭탄을 던진 김지섭 의사를 변론했다. 후세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박열과의 만남이었다. 박열이 1923년 이른바 ‘대역사건’으로 기소된 후 3년여간 그의 무죄를 변론했다. 일본의 국체(國體)를 전면 부정한 후세의 변론은 목숨을 건 법정투쟁이었다. 박열이 법정에서 사모관대를 입을 수 있었던 데도 후세의 노력이 컸다. 옥사한 박열의 부인 가네코 후미코의 유해를 거두어 박열의 고향으로 운구한 것도 후세였다. 또 하나의 업적은 동양척식회사의 전남 나주 농민토지수탈 사건 규탄과 변호였다. 1926년 3월 두 번째로 조선을 방문한 후세는 나주 궁삼면 토지사건을 조사했다. 동양척식회사는 일본 헌병과 경찰의 힘을 빌려 유혈 참극을 벌이며 궁삼면 농민들의 땅을 빼앗았고 농민들은 물리적 저항과 법적 소송으로 맞붙고 있었다. 후세는 농민들의 열정에 감격하고 식민지 농촌 문제의 심각성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후세는 “조선 무산계급 농민의 생활고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소위 식민지정책의 피지배 계급에 대한 압박에 분개할 수밖에 없다”며 절절한 감회를 토로했다. 1927년 조선공산당 활동으로 체포된 권오설·강달영 등이 고문 만행을 폭로하고 고소를 제기할 때 조선으로 건너와 법률 업무를 도와주고 최후변론을 맡았다. 이 밖에도 조선 수해이재민 구원운동, 미에현 조선인 살해사건 변호, 재일 조선인 노동산업 희생자 구원회 결성, 김한경 등의 치안유지법 위반 사건 변호 등의 활동을 했다. 후세는 일본과 조선을 오가면서 조선인들의 인권과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했다.●종전 후 ‘운명의 승리자 박열’ 출간 일본은 그런 후세를 가만두지 않았다. 1932년 법정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듬해에는 신문지법, 우편법 위반으로 금고 3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출옥 직후 일본 노농변호사단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을 받았고 변호사 등록도 말소당했다. 와중에 후세의 셋째 아들 모리오는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검거돼 교토형무소에서 옥사했다. 후세는 종전 후에도 한국인들을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일본 정부의 횡포로부터 재일 한국인의 권리를 획득하려는 투쟁에 힘을 쏟았다. 또 박열이 1945년 출옥한 후에도 관계를 이어 가며 ‘운명의 승리자 박열’을 출간하고 1947년에는 ‘관동대진재 백색테러의 진상’을 기고하는 등 한국인들과 연대 투쟁을 벌였다. 이어 후카가와 사건, 조련(朝連)·민청(民靑) 해산 사건, 도쿄 조선고등학교 사건, 다이토우회관 사건 등 일련의 재판에서 변호인으로 활약했다. 한국전쟁 시기에는 한국인도 연루된 메이데이 사건과 수이타 사건을 변호하며 죽을 때까지 한국인 관련 사건을 도맡다시피 했다. 후세는 1953년 73세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에는 많은 한국인이 참석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정부는 2004년 후세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일본인으로는 최초였다. 일본에서도 기념사업회를 만들어 후세를 기리고 있고 그의 고향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에는 시민들이 기부금을 모아 기념비를 세웠다. 기념비에는 후세가 조선인 탄압과 학살에 항의하고 변호한 기록이 새겨져 있다. 후세는 일본인이었지만 한국인들과 함께 한국을 위해 일본에 저항했다. 후세가 한복을 입고 활동한 사진이 한 장 남아 있다. 조선인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생각하는 그의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진이다. 이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나는 한국 사람인 당신과 같습니다. 당신의 편입니다.”
  • “60년 전 美페미니즘 문학의 외침, 지금과 다르지 않죠”

    “60년 전 美페미니즘 문학의 외침, 지금과 다르지 않죠”

    섹스턴 ‘밤엔 더 용감하지’ 역자 정은귀영미문학 중심도 엘리엇 같은 男작가섹스턴, 작품에 본인 상처 그대로 담아삶에 밀착된 여성 목소리 소개 나설 것 리치 ‘우리 죽은 자들…’ 옮긴 이주혜2016년 문단 미투 통해 여성서사 갈구‘기획된 작가 ’리치도 생존 위해 애써타인 여성이 가족보다 더 이해할 수도지난해 출간된 두 권의 주목작. 미국의 여성 시인 앤 섹스턴(1928~1974)의 시집 ‘밤엔 더 용감하지’(민음사)와 에이드리언 리치(1929~2012) 산문집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바다출판사)다. ‘제2물결’이라 불리는 페미니즘 논쟁이 첨예했던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 열렬히 활동했던 두 시인의 행보는 그 자체가 ‘문제적’이었다. 아내이자 엄마, 가정의 천사로서 여성의 역할이 요구되던 시절 섹스와 낙태, 우울증, 불륜 등 금기의 소재를 가감 없이 건드린 섹스턴이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 이성애는 강제됐다고 주장하며 성애의 범위를 심화·확장한 ‘레즈비언 연속체’ 개념을 다룬 리치의 산문이 출간된 것도 처음이었다. 섹스턴의 시집은 정은귀(52)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가, 리치의 책은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주혜(50) 작가가 각각 우리말로 옮겼다. 이 작가는 산문집에 나오는 리치와 페미니스트 여성 시인 엘리자베스 비숍이 만난 일화에서부터 출발해 가부장제하에서의 돌봄 노동을 말하는 소설 ‘자두’(창비)를 써서 역자 후기를 대신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여성상과 불화하다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인(섹스턴)과 세 아들의 엄마로 남편이 권총 자살하고 나서 레즈비언으로 살다 간 페미니즘 사상가(리치). 이들의 삶을 옮긴 또 다른 두 여성을 만나 ‘번역하는 삶’에 대해 들었다.-왜 오늘에 와서 그 시절 미국 여성 시인들이 한국에서 새롭게 조명될까요. 이주혜 전적으로 2015년부터 시작된 ‘페미니즘 리부트’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여성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뭔가 나아진 줄 알았는데 아직 나아지지 않은 걸 그즈음 깨달은 거죠. 문학계에서는 2016년 말부터 문단 내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들불처럼 일어났잖아요. 문학 독자들은 2030 여성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데, 더이상 이런 식의 흐름을 용납할 수 없는 거죠.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에 대한 갈구가 당연한 흐름이어서 한국에서도 여성 작가들이 약진해 세계로 뻗어 나갔고요. 한켠에서는 1960~70년대 미국에서 페미니즘 문학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절 여성 시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건 당연하지 않았을까요. 정은귀 지금까지 그 부분이 제대로 들려지지 않았던 거죠. 저는 영미 시를 학교에서 가르치는데, 소위 정전화된 작가들은 다 남성 시인들이에요. 한국에서는 T S 엘리엇,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현대 시사에서 양대 산맥인 것처럼요. 미국에서도 로버트 프로스트가 퓰리처상을 네 번 받을 동안 리치는 한 번도 못 받았고, 앤 섹스턴은 한 번 받았어요. 그만큼 기울어진 지면이었고요. 사실 섹스턴은 제가 3년 이상 원고를 끌어안고 있느라 늦어진 면도 있는데요. 후기를 쓰면서 생각해 보니까 엄청나게 늦었지만 시기적으로는 가장 적절한, 적시의 도착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10년 전에 나왔으면 안 읽혔을 거 같아요. 이 ‘적절한 도착’이라는 말이 정말 적절한 거 같아요(웃음). 리치는 남편이 죽고 나서 생계를 책임지려고 나섰는데 교수 자리에 전부 남자 시인들만 있었던 게 불만이었대요. 그래서 자기가 교수가 됐을 때는 의도적으로 여성 문인, 차별받는 위치에 있는 작가들을 더 발굴하려고 했고요. 그때 연구한 작가가 산문집에도 나오는 에밀리 디킨슨, 뮤리얼 루카이저와 제임스 볼드윈(흑인 게이로 차별 타파에 앞장섰던 민권 운동가) 같은 인물이에요. 한국 출판계에도 영향을 미쳐 작년에 루카이저 시집(‘어둠의 속도’, 봄날의책)이 처음 나왔어요. 볼드윈도 다시 나왔고요. 한국의 출판 편집자들도 사실 독자니까 이렇게 연결이 되는 거예요.-두 분이 생각하는 앤 섹스턴과 에이드리언 리치는 어떤 사람인가요. 정 두 사람 다 살고 싶은, 생명에의 의지가 여성으로서 너무 컸던 사람들이죠. 리치가 시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많이 받은 쪽이라면, 섹스턴은 전혀 트레이닝돼 있지 않았던 인물이고요. 출산 후유증으로 양극성 장애를 앓으면서 치유를 위한 시를 썼어요.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해 물질적으로는 남부럽지 않았지만 항상 사랑이 고팠고, 엄마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어요. 그게 또 딸과의 관계로 전이가 됐구요(알코올 중독이었던 섹스턴의 어머니는 딸에게 질투와 비난을 일삼았고, 섹스턴은 자녀들에게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번역하면서 힘들기도 하고 보람됐던 게 섹스턴은 자신의 통증을 시에 고스란히 가져오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는 리얼리스트인데요. 아픈 목소리로 꺼끌꺼끌하게 표현해요. 그가 시를 써 나가는 과정 자체가 무너지고 일어나는 일상의 연속이에요. 저 또한 매일 여성으로서 부여받는 여러 역할에서 슬픔에 침잠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싸움을 벌이는데요. 섹스턴처럼 앓으면서 번역을 하는데, 이제서야 섹스턴을 소화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리치 산문집을 번역하면서 ‘정말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했어요(웃음). 리치는 중산층 지식인 가정에서 영재교육을 받은 ‘기획된 작가’거든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여성의 삶을 본격적으로 살기 전에는 아버지의 가부장적 인식을 고스란히 답습했던 인물이고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들 셋을 내리 낳으면서 삶이 흔들린 거죠. 내가 원한 건 시를 쓰는 것뿐이었는데 그것조차 보장이 안 되는 삶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좌절감, 여성들은 다들 한 번씩 느끼잖아요. 거기서 분열이 시작되는 거죠. 저는 리치를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삶의 위치를 찾으려 했던 사람이라고 봐요. 미국의 백인 지식인 여성으로서 미국이 저지른 수많은 세계적 범죄들에 자신의 책임이 있으며, 인종차별, 인권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한 거죠. 리치는 개인과 사회 사이에는 투과막이 존재하고, 그 사이에서 삼투압 작용이 일어나며 그걸 표현한 것이 시라고 얘길 해요. 생각해 보면 섹스턴도 정치적인 책을 쓰진 않았지만 사실 그 자체로 정치적이에요. 여성의 삶 자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그게 바로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잖아요. 그래서 리치도 섹스턴에 대해 “두뇌는 가부장적이지만 뼈와 피는 여성의 문제들을 익히 알고 있었던 시인”이라고 말해요. -이들의 글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을까요. 정 저는 학생들한테 번역은 시 비평의 처음이자 끝이라는 얘기를 항상 해요. 그러나 비평가로서 과도한 해석은 안 하려고 하고요. 그래서 저는 번역할 때 최대한 윤문을 자제해요. 원문에 모호하게 표현돼 있으면 그 모호함을 살리고, 풀어 쓰기를 안 해요. 이해를 돕기 위해서 (윤문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 긴장을 끝까지 줄타기하듯 가지고 가죠. 제가 느끼는 원래 시의 목소리 결을 한국어에 담으려는 노력을 최대한 많이 합니다. 이 산문은 문장도 중요하지만 그 글의 전체적인 아이디어를 잘 살리는 게 중요하죠. 이 책 번역하는 데만 5개월 정도 걸렸어요. 제가 했던 작업 중에는 가장 오래 걸렸던 거 같아요. 내용 자체가 어렵기도 했고, 참고해야 할 자료들도 많았고요. 아까 시 번역에서 중요한 게 비평이라고 하셨는데, 산문은 이해죠. 제 선에서 이해가 안 되면 엉뚱하게 독자에게 전달이 되고, 그게 바로 오역이거든요. 특히나 리치의 주요 개념인 레즈비언 연속체, 정치적 레즈비어니즘에 관한 논쟁이 트위터 등에 있어서 이 산문을 기다리는 독자들의 존재가 실체감 있게 다가왔어요. 리치에 관해 번역된 쪽글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참고하며 그 번역이 갖고 있는 아쉬움을 한 번 더 극복하려고 신경을 썼죠. -여성 번역가로서 여성 문인들의 삶을 옮기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정 역자로서 의식적으로 여성 시인만을 고르거나 하지는 않아요. 시를 너무 좋아하니까 번역을 하다 보면 그 시인의 시와 사랑에 빠지고 최대한 그 목소리로 갈아타는 거죠. 스스로의 경험이 언어화되는 게 시고, 가장 실험적이고 새로운 언어의 옷을 입는 게 시인데요. 남성 시인과 여성 시인의 시는 목소리가 달라요. 남성 시인들이 훨씬 더 초연한 입장에서 수사를 한다면, 여성 시인들의 시는 삶과 밀착된 정도가 다른 거 같아요. 같은 여성으로서 그 삶이 호흡하는 바를 훨씬 더 구체적으로 느끼게 되죠. 연구자·교육자로서 여성 시인들의 시를 많이 읽고 적극적으로 소개하려고도 해요. 이 저는 개인적으로 리치에게 많이 공감을 하는데요. 제가 처음으로 선택한 가족이자 가장 사랑하는 사람(남편)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결혼 생활이더라고요. 남편이 ‘나쁜 놈’이어서가 아니라 착한 사람인데도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게 결혼 제도이고 이성애 제도고요. 리치가 말하는 ‘제도로서의 모성’이 무엇인지를 제 생활에서 깨닫게 된 거죠. 그렇게 제 삶의 돌파구를 찾는 과정이 번역이었고 소설 쓰기였어요. 그래서 여성 작가들의 여성 서사를 읽었을 때 위안을 받고 이해받는다는 느낌이 있어요. ‘자두’에서도 하려고 했던 얘기지만, 정말 나를 이해하는 건 오히려 가족보다도 타인인 여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번역할 때도 그런 ‘보이지 않는 끈’을 느껴요. 제가 그랬듯이 누군가 이 글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읽고 자기 삶에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그런 면에서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를 여성 번역자가 그나마 근접하게 틀리지 않고 옮길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작가님은 소설을 쓰고, 정 교수님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와 산문을 쓰시죠. 두 분 인생에서 번역이라는 일은 나머지 다른 삶과 어떻게 연계돼 있나요. 이 저에게 번역은 읽기로 시작해서 쓰기로 완성되는 스펙트럼이 긴 작업이거든요. 읽고 해석하고 비평해서 다시 문장으로 쓰는 그 사이클이 익숙해질 때마다 희열을 느끼고요. 그러다 보면 리치와 비숍의 일화처럼 어떤 화소(모티프)들이 저에게 다가와요. 나중에 소설이나 에세이로 발전하는 것들이요. 번역은 제게 일종의 허브 같은 거예요. 읽기에서 쓰기로 가는 긴 과정들 속에 많은 것이 뻗어 나가는. 정 진은영 시인이 제게 “시와 시를 이어 주는 다리”라는 말을 했어요. 저는 시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저는 모든 시를 읽을 때 머릿속에서 매번 한국어와 영어를 가지고 더블플레이를 해요. 두 언어 사이의 한계를 항상 느끼고, 번역한 게 만족스럽지만은 않지만 그 생각에서도 놓여나려고 노력을 해요. 마지막 마침표를 찍고 나면 번역은 번역의 운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번역도 딱 제 나이, 이 시점에서의 읽기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무거운 느낌에서 약간 놓여난다고 할까요. 읽는 경험을 나눔으로 만드는 게 번역이고, 그걸 조금 더 행복하게 하고 싶어요. 어렵지만.
  • [서울포토] ‘지금 이대로, 아름답다’

    [서울포토] ‘지금 이대로, 아름답다’

    ‘바디 포지티브 액티비스트(Body Positive Activist: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몸을 사랑하자는 운동가)’인 프랑스 모델 캐롤라인 아이다 오어스(60)가 6월 30일 파리에서 열린 사진 촬영에서 란제리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지원사격’ 추미애에 이재명 “감성적으로 와닿았다” 손짓

    ‘지원사격’ 추미애에 이재명 “감성적으로 와닿았다” 손짓

    이재명 “추미애 정책 준비 많이 하신 듯”추미애, 윤석열과 李 비교한 박용진에 일침秋 “윤석열을 갖고 와서 우리 후보 비난?원팀으로 가는 데 대단히 안 바람직해”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 간 정책 발표와 관련 “추미애 후보(전 법무부 장관)께서 준비를 많이 하신 듯하다”면서 “감성적으로 와닿는 것이 있었다”고 호평했다. 앞서 또다른 대선후보인 추미애 전 장관은 지난 5일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TV 토론회에서 박용진 의원이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 말바꾸기’를 지적하자 “좀 과하다”며 박 의원을 비판한 뒤 “우리 후보를 비난하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 지사를 적극 지원사격했다. 이재명-추미애, 연신 대화 화기애애秋, 이재명 공격한 박용진에 “과하네” 박용진, ‘기본소득 말바꾸기’ 이재명 비판“이재명, 윤석열 정책 없다고 흉볼 것 없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 파주에서 열린 민주당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정책언팩쇼에서 이렇게 말하며 일명 ‘명추연대’(이재명·추미애 연대)에 불을 지폈다. 이 지사는 ‘추 전 장관 발표의 어떤 부분이 와닿았느냐’는 질문에는 “외우지는 못한다”고 답했다. 최근 이 지사와 추 전 장관 간 우호적 관계는 명추연대와 같은 신조어를 낳았다. 이날 두 사람은 다른 주자의 발표를 듣는 중 연신 대화를 나누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앞선 TV토론회에서 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빗대 이 지사의 기본소득을 비판한 박 의원을 향해 “윤 전 총장을 가지고 이재명 후보가 기본소득에 대해 말을 뒤집는다고 하는 건 좀 과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토론회에서 박 의원은 이 지사의 기본소득 관련 입장 변화를 지적하며 “윤 전 총장에 대해 정책이 없다고 뭐라고 했던 데 흉볼 것 없다”고 꼬집었다. 추 전 장관은 “최대의 거짓말을 한 사람이 윤석열 후보”라고 비난한 뒤 “정책을 비판하면서 뭐가 이렇다고 짚는 건 모르겠지만 윤 전 총장을 갖고 와서 우리 후보를 비난하는 건 원팀으로 가는 데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쏘아붙였다.李, 박용진 비판에 공격 자제“제 주장 100% 옳을 수 없어” 토론 당시 박용진에 “말꼬리 잡지 마” 이 지사는 이날 박 의원이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연일 비판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세상사라는 것이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면서 “제가 주장하는 정책이 100%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 지사는 앞서 토론회에서는 박 의원을 향해 “말꼬리를 잡지 마라”며 반박했었다. 전날 페이스북에서는 박 의원을 거론하며 “기본소득이 예산조정으로 가능하다고 답했더니, ‘문재인 정부가 연 25조씩 돈을 허투루 쓰고 있다는 얘기냐’라고 하셨다”면서 “이런 걸 흑백논리라고 한다. 극단적 대결논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약이행률 90%가 넘는 저를 말 바꾸기 정치인으로 억지스럽게 몰아가려는 것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2005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한 이후 탈당한 적도, 당적을 바꿔본 적도 없으며 지킬 생각이 없는 공약을 하거나 말로만 끝내본 적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박 의원이 과거 민주노동당에 몸담았다가 탈당하는 등 과정을 거쳐 민주당에 들어온 점을 우회 지적하면서 자신이야말로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켜왔다고 항변한 것으로 해석됐다.“계곡 모난 돌이 강까지 오니 호박돌 돼”“돌멩이의 본질은 변한 게 없을 것” ‘여배우 스캔들’, ‘바지 내릴까’ 발언 해명 이 지사는 이날 한 취재진이 ‘날카로운 창에서 방패로 바뀌신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계곡의 모난 돌덩이였다가 지금은 흘러흘러 강까지 왔더니 호박돌이 된 것 같다”면서 “그렇다고 돌멩이의 본질은 변한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논란에 최근 “바지 한번 더 내릴까요”라고 했던 발언 등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을 두고 페이스북에 스스로를 ‘동네북’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제가 살아온 삶이 개인적 삶이든 또는 시민사회운동가로서의 삶이든 정치인으로서의 삶이든 언제나 그런 어려운 상황에 있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아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역할 자체도 중요한 일이라는 측면에서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동네북 신세가 어딜 가지 않는다”면서 “비틀거릴지언정, 결코 쓰러지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정치하는 사람의 숙명과도 같은 역할일 것이다. 피하지 못할 테니 기쁘게 즐기겠다”면서도 “대신 너무 아프게만 두드리지 말고, 때로 좀 따뜻하게 보듬어도 달라”고 했다. 이 지사는 지난 5일 TV토론회에서 대선후보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덕목 중 도덕성은 매우 중요하다.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도덕성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면, 이 후보에 대한 검증도 철저해야 한다”면서 “소위 ‘스캔들’ 해명 요구에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대선후보로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와 배우 김부선씨의 스캔들 논란을 가리킨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가족 간 다툼이 녹음돼서 물의를 일으켰다”며 ‘형수 욕설’과 관련해 해명하자, 정 전 총리는 “다른 문제다, 소위 스캔들에 대해서 ‘그 얘기는 그만하자’고 하셨었다”라고 재차 압박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제가 혹시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되물었다. 이는 2008년 여배우와의 풍문으로 곤욕을 치른 배우 나훈아씨가 기자회견에서 테이블에 올라 “내가 직접 보여줘야겠느냐”라며 바지를 반쯤 내렸다가 올린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발언이다. 앞서 김부선씨는 2018년 이 후보의 신체 특정 부위에 있는 점을 실제로 봤다고 주장했고, 이에 이 후보는 아주대병원에서 신체 검증을 받은 후 의료진으로부터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았었다.
  • [여기는 호주] “치킨먹으면 학살자”…KFC서 시위하는 동물운동가

    [여기는 호주] “치킨먹으면 학살자”…KFC서 시위하는 동물운동가

    동물보호운동가들이 피를 연상시키는 붉은색 페인트가 뿌려진 옷을 입고 KFC(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매장 바닥에 붉은색 페인트를 뿌리고 손님들을 향해 시위를 벌여 논란이 되고 있다. 5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7뉴스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해당 시위는 지난 3일 호주 멜버른 큐 지역에 위치한 KFC 매장에서 발생했다. 매장에서 시위를 한 7명은 극단주의 채식주의자 모임인 ‘비건 부티’의 회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육류는 물론 생선, 우유, 계란을 먹는것 조차 동물 학대로 규정한다. 이들 중 이미 극단주의적 비건주의자로 잘 알려진 타쉬 피터슨(26)은 피를 연상시키는 붉은색 페인트가 뿌려진 흰색옷을 입고 확성기를 들고 매장 안으로 들어 왔다. 그가 들고 있던 확성기에서는 닭과 소들의 비명소리가 울렸다. 매장 안으로 들어온 피터슨은 용기 안에 담겨진 붉은색 페인트를 매장 바닥에 뿌렸다. 이어 그는 매장안 직원들과 손님들에게 “치킨을 입에 넣고 있는 당신들은 모두 동물 학살자”라고 소리 질렀다. 피터슨은 “이제 6주 밖에 안된 병아리들이 족쇄에 채워져 키워지며, 전기가 통하는 물에 생명을 잃는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길고 가장 큰 대학살이 바로 육류, 유제품, 계란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와 함께 참가한 다른 운동가들은 동물학살이 담긴 동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점심을 먹다가 난데없이 동물 학살자로 비난을 받은 손님 중 한 여성은 이들 운동가에 다가와 불만을 표출했다. 해당 여성은 “우리는 단지 식사를 위해 여기에 있을 뿐”이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들과 같은 동물운동가를 싫어하는 이유를 알겠다”고 대응했다. 15분 정도가 지난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매장 안에 도착하면서 이들의 시위는 막을 내렸다. 경찰은 이들 운동가들에게 “여기 직원들도 살기 위해 일하는 장소이다. 이정도면 당신들이 주장하는 바가 충분히 전달됐다”며 해당 운동가들을 해산시켰다. 한편 이번 시위의 주동자인 피터슨은 대형마트 육류코너 앞에서 젖소모양의 바디페인팅을 하거나 다수의 매장에서 붉은색 페인트를 이용한 유사 시위를 해 그의 고향인 서호주에서는 이미 식당이나 주점 입장이 금지된 상태다. 더군다나 지난해 2월에는 퍼스에서 열린 호주 여성 풋볼리그(AFLW) 경기장에 난입해 시위를 벌여 1800 호주달러(약 153만원)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
  • 온두라스 법원, 댐 건설 반대하는 환경운동가 살해 지휘한 기업인에 유죄

    온두라스 법원, 댐 건설 반대하는 환경운동가 살해 지휘한 기업인에 유죄

    지난 2016년 온두라스의 유명 환경운동가 베르타 카세레스가 괴한들에게 살해됐다. 그녀는 온두라스 괄카르케 강에 건설되던 아구아 사르카 프로젝트라 불린 수력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고 있었다. 렝카족 원주민으로 2015년 골드만 환경상을 받기도 한 환경운동가 겸 원주민 인권운동가 카세레스는 렝카족 주민의 동의를 얻지 않고 강행된 댐 건설이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며 반대 운동에 앞장섰다. 그녀는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는 것은 물론 진입 도로 곳곳을 차단해 공사 인부들이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 한동안 공사를 중단시켰다. 중국계 에너지 회사 시노하이드로가 5000만 달러 규모의 댐 건설 공사에 공동 투자했다가 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발을 이유로 두 손을 들고 나갔다. 이렇게 되자 댐 건설에 찬성하는 이들은 공공연히 카세레스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녀는 결국 2016년 3월 집에 침입한 괴한 2명의 총에 맞고 숨졌다. 함께 있던 멕시코 환경운동가 구스타보 카스트로도 총에 맞았으나 그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카세레스 피살에 전 세계 환경운동가 등이 공분했으며, 애도 물결도 이어졌다.온두라스 당국은 사건 이후 댐 건설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살해 용의자들을 체포해 지난 2019년 7명에 대해 살인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16∼34년형을 선고했다. 이들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댐 사업을 담당하던 에너지 기업 DESA의 대표 로베르토 다비드 카스티요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2018년 군 정보요원 출신인 그를 체포했다. 검찰은 그가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하고 살해 작전을 지휘한 배후 조종자라며 기소했다. 온두라스 법원이 5일(현지시간) 유죄 판결을 내리고 다음달 초 최종 선고를 내릴 예정인데, 징역 24년에서 최대 30년 형이 될 전망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카스티요의 유죄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카세레스의 유족은 “주민들의 승리”라고 환영했다고 EFE통신은 보도했다. 온두라스는 환경운동가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다. 지난 2019년에만 환경운동가 14명이 살해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국제 감시단체인 글로벌 위트니스에 따르면 카세레스 피살 이후에도 환경운동가와 그를 돕는 주민 등 4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 [성미경의 원형교차로] 그린스완, 오뉴월 우박의 경고/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

    [성미경의 원형교차로] 그린스완, 오뉴월 우박의 경고/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

    쌀쌀하다. 반쯤 열어 놓은 창문도 닫고, 스웨터를 걸쳐야 할 것 같다. 과연 이것이 6월 초여름의 날씨란 말인가. 4개월째 프랑스 파리살이에서 화창한 하늘을 본 날을 모두 모아도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듯하다. 이 글을 쓰는 오늘도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데 기온은 17°C이다. 얼마 전에는 우박이 쏟아지더니 저녁 시간에는 종종 동남아의 스콜(Squall)처럼 비바람이 쏟아지는 날이 많았다. 회색빛 키 작은 하늘과 20°C 전후의 선선한 날들이 계속되는 초여름. 분명 프랑스는 고온건조한 지중해성 기후라고 학창 시절 열심히 암기했었는데, 2021년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개를 대서양 건너로 돌려보면 캐나다 밴쿠버와 미국 시애틀 등 북아메리카 서부는 50°C에 육박하는 폭염으로 사람들이 사망하는 뉴스가 계속되고 있다. 동토의 땅이라던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비롯해 북극권도 30°C가 넘는 등 120년 만에 최고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에 있을 때도 막연하게 (지금 40대 이상 세대가 공통적으로 느끼듯이) 어린시절보다 무더운 여름이 길어지고 돌발 집중호우가 빈번해졌다는 느낌을 가졌다. 삼한사온도 사라져 가고, 크나큰 자연의 혜택이라 여겼던 뚜렷한 사계절도 건기와 우기 정도로 구분이 가능해져 가는 기후의 변화를 그저 막연하게만 감지하고 있었다. 8시간 시차가 나는 다른 대륙에서의 삶을 경험하기 전에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는 전염병과 함께 동시대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와 맞닿아 있는 현안이 확실하다. 국제사회가 가장 긴급하게 대응하고 협력해야 할 ‘명확한 위험’인 것이다. 현재 기후변화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팬데믹의 인과관계가 입증되고 있다. 자연 산림의 파괴와 경작지의 증가, 탄소 배출로 인한 대기오염 등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새로운(혹은 빙하 속에서 잠자고 있던 고대) 바이러스의 출현과 매개 동물과의 접촉 증가는 감염병 발생 확률을 높인다. 유례없는 감염병의 전 지구적 확산이 팬데믹 발생 가능성을 높여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패널(IPCC),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사회는 기후변화를 ‘그린스완’(Green Swan)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린스완은 블랙스완(Black Swan)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발생 가능성이 높거나 확실히 발생하지만, 그 시기와 영향은 불확실해서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발생할 경우 인간 생활에 막대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만 그 정도를 설명하기도, 예측하기도 어려운 사안인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의 개입과 조정, 행동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하는 난제(難題)라니 막막하고 우울하다. 나 같은 개인, 그리고 정부와 국제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나. 돌연 환경운동가가 된 듯 고민이 많아지기도 한다. 다시 현재 거주하는 프랑스의 생활을 떠올렸다. 식료품 가게와 카페에서 종이봉투, 종이빨대를 사용하고 대부분 사람이 장바구니로 쇼핑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시청, 루브르박물관이 있는 파리 중심의 큰 대로는 3분의1 이상이 자전거 도로로 변했다. 반경 300m 내에 벨리브(Velibㆍ파리의 공공 자전거 대여 제도) 대여소가 있어 자전거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자주 프랑스 정부와 민간 모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들을 솔선수범해 실천한다는 인상을 받곤 한다. 최근 G7 정상회의에 초청된 우리 정부도 기후변화·환경 확대회의에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하고 한국판 뉴딜을 설명하는 등 달라진 위상에 걸맞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줬다. 그렇지만 민간과 개개인의 관심과 실천 없이는 공허한 선언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이동이 감소해 탄소 배출과 대기오염은 줄었지만 일회용 마스크, 음식 포장 용기가 새로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상황에서 개인의 작은 실천이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그레타 툰베리의 연설처럼 미래를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에게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이며 생존의 문제임을 되새겨야 할 때다.
  • 김경근 경기도의원, 4·16민주시민교육원과 광복회 정담회 개최

    김경근 경기도의원, 4·16민주시민교육원과 광복회 정담회 개최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김경근 도의원은 지난달 29일 광복회 기획정책실장과 함께 4·16민주시민교육원에 방문해 정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고 2일 밝혔다. 4·16민주시민교육원은 참사의 아픔을 공감하고 기억하는 문화를 확산하고 참여와 연대를 실천하는 민주시민교육을 하는 경기도교육청 직속기관으로 학생교육은 물론 교직원 및 학부모·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광복회는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으로 구성된 단체로 애국정신 함양 및 독립운동 사적 발굴 및 보전 사업 등 다양한 역사의식 함양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정담회는 미래시대를 열어갈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서 공동체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조정하며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고 사회와 세계를 보는 관점을 넓히면서 인류 공존과 상생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데 학생과 교원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경근 도의원은 “역사 교육은 미래의 주역이 될 학생들에게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잊지 않고 올바른 역사의식 함양 하게 한다”면서 “일제에 의한 국권침탈과 4·16 세월호 참사와 같은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며 이를 실현하는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한국인으로 인종 전환 수술”…영국男 “수천건 살해협박”

    “한국인으로 인종 전환 수술”…영국男 “수천건 살해협박”

    “스스로 목숨 끊으라거나 살해협박”“성전환과 마찬가지로 인종전환 했다” 방탄소년단(BTS) 지민을 닮으려고 18번이나 성형한 영국 인플루언서가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규정한 후 살해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2일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 인플루언서 올리 런던은 마지막 성형수술 직후 연예매체 TMZ와 인터뷰에서 “수천 건의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거나 찾아와서 총으로 쏘겠다는 사람들이 있었다”라면서 “정말로 힘들고 무서운 일이었다”고 호소했다. 런던은 “내가 성전환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여긴다. 나는 다른 생의 지민이어야 했는데 잘못된 몸에 태어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인종 전환’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했다. 런던은 “한국이나 아시아에 가면 5명 중 1명이 서양인처럼 보이게 백인의 특성을 따라 눈을 수술했고 거기선 그게 평범한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나는 그것을 반대로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눈꼬리가 올라가도록 성형 수술한 것은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에 한국인들이 서양인처럼 눈매를 고치는 것을 반대로 했을 뿐이라고 반박한 것이다.“그간 잘못된 몸에 갇혀있었다” 18차례 성형수술 런던은 지난달 22일과 29일 유튜브 영상에서 자신을 ‘논바이너리 한국인’으로 규정한다고 선언했다. 논바이너리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성 구분서 벗어난 제3의 성 정체성을 지닌 사람을 말한다. 그는 “그간 잘못된 몸에 갇혀있었다”면서 눈과 얼굴·눈썹·관자놀이 리프팅 수술을 비롯해 총 18차례 성형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성형수술에는 20만달러(약 2억 2500만원) 이상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자신을 영국인으로 부르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자신을 지칭할 때 삼인칭 복수 대명사인 ‘그들(they/them)’ 또는 ‘한국인’ 또는 ‘지민’을 사용해달라고 부탁했다. 지민은 BTS 멤버 지민에게서 따온 ‘한국 이름’이다. 뉴욕포스트 등 일부 외신은 런던의 요청대로 기사에서 그를 지민이라고 표기하기도 했다.런던은 “생애 처음 스스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사랑하며 행복하다. 다른 사람도 내 결정을 존중해줬으면 한다”며 “정체성과 관련해 오래 고통을 겪었고 결국 용기를 냈다. 적당한 말일지 모르지만 ‘인종전환수술’을 받았고 한국인과 같은 모습이 돼 정말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생물학적으로 백인이지만 스스로 흑인이라고 규정한 레이철 돌레잘 또한 TMZ와 인터뷰에서 런던을 지지하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돌레잘은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워싱턴주 스포캔시 지부장을 할 정도로 유명한 흑인인권운동가였으나 2015년 백인임이 폭로됐다. 그는 이후 자신을 흑인으로 규정한다고 밝혀 인종전환이 가능한가를 두고 논란을 일으켰다.
  • ‘7월 독립운동가’ 손일봉 선생 등 4명, 6·25 영웅은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

    국가보훈처가 7월의 독립운동가로 조선의용대원 손일봉·최철호·박철동·이정순 선생을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6·25전쟁 영웅으로는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을 선정했다. 조선의용대는 1938년 10월 중국 후베이성에서 창설된 군사조직이다. 손일봉 선생은 1934년 일본군 사령관 폭살 계획에 참여했으나 실패한 이후 육군군관학교를 졸업하고 조선의용대 화북지대 무장선전대 제2분대장을 맡았다. 박철동 선생은 민족혁명당의 명령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체포돼 3년간 징역을 살았고, 이후 조선의용대 1지대에 입대했다. 최철호·이정순 선생은 육군군관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조선의용대 창설 일원으로 활동했다. 정부는 1993년 네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은 노르웨이 정부가 6·25전쟁 당시 파견한 의료기관이다. 1951년 7월부터 1954년 10월까지 연인원 623명이 파견돼 부상 장병을 치료하고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는 민간인을 치료했다.
  • 페로제도 물들인 고래들의 붉은 피…잔혹한 학살 언제까지

    페로제도 물들인 고래들의 붉은 피…잔혹한 학살 언제까지

    올해도 아름다운 페로제도가 고래들의 피로 물들었다. 북대서양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사이의 작은 섬 18개로 이뤄진 덴마크령 페로제도에서는 예로부터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해마다 고래를 대량으로 사냥해왔다. 사냥한 고래는 겨울을 위한 식량으로 축적했는데, 이러한 전통은 더이상 겨울 식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현대에까지 이어져 내려왔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페로제도의 한 섬 해변은 고래가 흘린 피로 붉게 물들었다. 해양 환경 보호단체인 ‘씨 셰퍼드’ 측이 카메라를 들이밀며 고래 살육을 멈추라고 소리쳤지만, 페로제도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사냥을 이어갔다.하루 동안 페로 제도에서 잔혹하게 사냥당한 파일럿 고래(긴꼬리 들쇠고래)는 최소 175마리에 이른다. 보트를 탄 사람들이 고래를 해안가로 몰면, 해안가에서 대기하던 사람들이 갈고리와 칼, 창 등을 이용해 고래를 찔러 죽였다. 씨 셰퍼드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벌어진 ‘고래 대량 학살’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이를 담은 드론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은 보트가 파일럿 고래 그룹을 해안까지 유인하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엔진소리를 내며 사납게 달려드는 보트에 놀란 고래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무기를 든 사람들로 가득한 해안으로 떠밀리고 있었다.매년 페로 제도에서는 고래 사냥을 하는 주민들과 이에 반대하는 해양 환경보호단체의 다툼이 이어져 왔다. 올해는 환경보호단체가 띄운 드론을 향해 일부 주민이 미리 준비한 산탄총을 쏘는 등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씨 셰퍼드 측은 이에 대해 현지 경찰에 조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단체 측은 “페로 제도는 2015년 당시 환경 및 동물보호 단체 소속의 운동가들이 보트를 타고 사냥을 방해하는 것을 법적으로 막기 시작했다”면서 “이에 어쩔 수 없이 해안에 사진작가를 배치하고, 드론을 이용해 현장을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100년 전에 끝났어야 했던 고래와 돌고래 사냥이다. 그러나 올해도 해안에서는 고래의 척수를 절단하고 칼로 목을 자르는 잔혹한 행위가 이어졌다”며 “지난 10년 동안 돌고래와 고래 6500마리 이상을 죽인 이러한 관행은 매우 야만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페로제도에서 이 전통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자신들이 국내 법을 지키며 가능한 한 고래들을 덜 고통스럽게 죽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페로제도 인근에만 10만 마리에 달하는 고래가 서식하는데, 자신들이 잡는 것은 수 백 마리 정도에 불과하다며 지속가능성을 존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15만 회원 안에 ‘의병 DNA’… 외교부엔 청년대사 왜 없나

    15만 회원 안에 ‘의병 DNA’… 외교부엔 청년대사 왜 없나

    “최근 일주일 사이 정치권 쪽에서 제안이 많이 왔는데 모두 거절했습니다.” 우리 역사·문화를 바로 알리는 데 매진해 온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박기태(47) 단장은 “정치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제가 잘할 수 있는 건 교육”이라면서 “예전에도 제안이 올 때마다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못다 한 일이 있다”면서 “인생 2막은 청소년, 청년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각자의 영역에서 한국을 빛낼 수 있게 ‘국민외교 아카데미’(가칭)와 같은 혁신적인 교육 기관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꿈을 내비쳤다. 1999년 야간 대학을 다니다가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한국 바로 알리기’ 운동에 나선 청년 박기태. 당시 25세였던 그는 2년 뒤 사무실을 차리고 아무도 가 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반크 회원 수는 외국인 3만 5000여명을 포함해 총 15만명이다. 이 중 한 달간 교육·활동에 참여한 사람은 5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외교관도, 역사가도 아니지만 한국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찾아내고 시정하는 데 앞장선다. 지난 23일 서울 성북구 보문동 반크 사무실에서 만난 박 단장은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반크 회원들을 향해 “기적 같은 일”이라면서 “의병·독립운동가 DNA가 우리 안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짜뉴스·관영매체 비판… 중일 견제 심해 -반크 하면 독도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독도가 주는 교훈은 이 땅을 다시는 뺏기지 말자는 것이다. 유관순 열사, 윤봉길 의사가 못다 한 꿈을 이 시대가 이뤄야 하는 상징과도 같다. 일본은 독도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하겠지만 독도를 바라보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에서 독도는 확대를 해야 겨우 보인다. 독도 사랑을 크기로 잰다면 그들에겐 1㎜에 불과할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 독도는 한반도 5000년 역사 전체다.” -20년 전에 비해 뭐가 가장 달라졌나. “감당할 수 없는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매일 먹는 김치를 뺏어 가려고 하지 않나. 그래도 다행인 점은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홍보하기에 좋은 시기라는 점이다. 20년 전에는 일본, 중국에 상대가 안 되는 무명배우에 불과했던 한국이 이제는 해외에서 더 알아주는 스타가 됐다.” -일본·중국의 견제도 만만찮을 것 같다. “일본의 일부 매체, 유튜버들은 반크 뒤에 한국 정부가 있다는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 심지어 반크 직원이 100명, 예산이 200억원에 달한다는 가짜뉴스도 올라왔다. 지난 2월 중국 관영매체도 반크를 직접 거론하고 비판했다. 우리 명성에 해를 끼치려는 것 같아서 최대한 반크의 실체를 보여 주려고 한다. 상주 직원 5명에 1년 예산으로 5억원을 쓴다고. 일본 언론에서 취재를 하러 사무실에 오면 ‘여기에 공무원이 있는 것 같냐’고 묻는다.” -화가 날 때도 있을 것 같다. “청소년들을 꼬셔서 선전용으로 이용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흥분을 안 할 수가 있겠나. 우리가 무슨 최면이라도 걸었다는 건가. 그들 사고방식으로는 오늘날 반크의 활동을 이해할 수 없는 거다. 국가가 무기를 주지 않아도 목숨 걸고 싸운 의병의 역사, 독립운동의 역사를 이해 못하면 반크가 걸어온 길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제보의 힘도 클 것 같다. “한 달 전에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학생이 넷플릭스로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프랑스어 자막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사실을 발견하고 제보를 한 적이 있다. 우리는 곧바로 넷플릭스 측에 문제제기를 했고, 4시간 만에 일본해 표기가 동해 단독 표기로 수정됐다. 어떤 건 하루 만에 시정되거나 1년이 걸릴 때도 있다.” -오류 시정을 넘어 등재 쪽으로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제가 그동안 잘못된 걸 고치는 역할을 했다면 지금 반크 청년들은 우리 역사·문화 유산을 일본, 중국이 빼앗아 가기 전에 올바로 등재시키는 일을 한다. 최근 영국의 유명 사전인 콜린스에 ‘한복’(Hanbok)을 등재시키고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제가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직지)을 콜린스에 등재시키려고 1년 내내 노력해도 안 됐는데 우리 직원이 한 달 만에 해냈다. 새로운 길이 뚫린 셈이다. 이제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민원 넣듯 ‘고쳐라’ 항의… 외교부 소속 아냐 -반크가 유명해지면서 힘든 점은. “100명 중 1명은 우리를 외교부 소속으로 안다. 민원 넣듯이 ‘이건 왜 안 고치냐’, ‘왜 이렇게 빨리 시정이 안 되느냐’고 항의를 해 온다. 한편으로는 ‘시정하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아나’라고 생각되면서도 ‘그만큼 우리를 믿고 의지하는구나’라고 새삼 깨닫게 될 때가 있다.” -반크에 대한 기대에 맞게 몸집도 키워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작은 조직을 꿈꾼다. 반크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와야만 활동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만든 홍보물이 100여개가 있는데 이걸 외국인들한테 보여 줄 수도 있는 거다. 최근에 반크에 대한 기사가 올라오면 댓글에 ‘반크 후원하자’는 반응이 많은데, 그것보다는 ‘나도 한 번 해 볼까’라고 도전을 받았으면 좋겠다. 후원보다는 참여가 필요한 때다.” -외국인들에게 우리 것만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이다. 외국인과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우리 역사·문화를 알리는 것이지, 일방적으로 한국을 홍보할 수는 없다. 잘못하면 국수주의가 된다. 반크에서는 제국주의 피해를 입은 아시아·남미·아프리카 국가들의 찬란한 역사·문화를 대신 홍보해 주기도 한다. 이들 국가의 역사·문화 수준이 서구에 비해 낮지 않다는 점을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이 대신 알리는 것이다.” ●국수주의 경계… 후원 보다 필요한 건 참여 -자녀들도 반크 회원인가. “가입은 했는데 교육 이수를 하지 않아 ‘반크 대사’가 되진 못했다. 아빠 강의가 재미없다고 한다. 그때 알게 됐다. 제가 강연을 다니면 늘 200~300명의 청소년들이 모여 있고 관심을 보여서 이런 친구들이 태반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자기 시간을 투자하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반크 청년들을 보면서 겸손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반크 청년들을 ‘겨자씨’에 빗대기도 한다. “하찮고 작은 씨앗이지만 좋은 땅에 심고 물과 거름을 주면 나무가 되고 새가 깃들이는 숲이 된다. 반크 청년을 통해 한반도가 희망의 숲이 되는 게 제 바람이다. 이 청년들은 마음만큼은 공무원 이상으로 한국을 대표해 활동한다. 다윗과 골리앗처럼 일본·중국을 상대로 맞짱을 뜨는 이들 덕분에 반크가 이만큼 왔다.” -반크 청년들은 외교관 못지않은 것 같다. “지금 사이버상에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 열리고 있는데 외교부에는 사이버를 관할하는 대사가 없다. 언제까지 20세기형 직제에 머물러 있어야 하나. 외교부에 청년대사·디지털대사를 정식 직책 중 하나로 만들어 청년을 앉히면 청년 눈높이에 맞는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 청와대가 20대 청년비서관을 임명한 것처럼 외교부도 못할 것 없다고 본다. 이 분야는 우리가 가장 앞서가야 하지 않겠나.” -얼마 전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반크를 찾았다. 정치권·정부와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보나. “반크의 정체성·독립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가 ‘키’를 쥐면 된다. 대권주자든 국회의원이든 배우러 온다고 하면 국민 세금인 예산을 똑바로 쓸 수 있게 알려 줘야 한다. 막상 들어보면 내용도 별 것 없는 국제 콘퍼런스에 수억원의 예산을 쓰는 것보다는 한국을 알리는 홍보물을 만들어 배포하는 게 낫지 않겠나.” -기업들이 후원하겠다고 하나. “반크 활동에 도움이 되는 후원은 받지만 많지 않다. 일부 기업은 반크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 자기네 기업을 노출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후원하는 건 다 거절했다.” -반크 이후의 삶도 그리고 있나. “‘미네르바 스쿨’처럼 캠퍼스는 없지만 가상의 국민외교대학을 세우고, ‘동북아 평화게스트하우스’도 짓는 꿈을 꾼다. 일본인, 중국인들에게는 반값만 받을 생각이다. 그동안 일본, 중국과 싸우는 데 에너지를 썼다면 앞으로는 한중일 청년이 모여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이룰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고 싶다. 지금 하는 일도 그날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