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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쓸쓸한 노후 보내는 독립운동가 돕자”

    “쓸쓸한 노후 보내는 독립운동가 돕자”

    독립운동가와 민주화운동 대상자를 돕기 위해 과거사단체의 활동가들이 앞치마를 둘렀다. 민족문제연구소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13일부터 3일 동안 충북 충주시 살미면 옛 공이분교에서 이들을 돕는 ‘나눔의 김장 품앗이’ 행사를 열기로 했다. ● 직접 가꾼 배추·무 다듬고 절여 이날 민족문제연구소 활동가와 공이리 주민 등 10여명은 지난 봄 공이분교 안에 직접 심었던 배추와 무 등을 수확해 다듬고 절이는 등 본격적인 김장 준비에 나섰다. 주민인 김모(76) 할머니는 “안 그래도 농번기가 끝나 일손이 남는데 좋은 일 한다고 해서 참여했다.”면서 “날씨가 흐려 걱정되지만 주말에 봉사자 40여명이 더 오면 금세 일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이번 김장을 통해 독립운동가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민주화운동 대상자 등 250여가구에 김치 3500포기를 전달하려고 한다. 일부 김장 김치는 판매한 뒤 수익금으로 이번 행사 준비비용을 충당하기로 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린 행사는 한국 사회의 민주화 등에 기여했지만 지금은 사회·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민족문제연구소 서우영 기획실장은 “최근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실린 인물들의 친족들은 광복 후 사회적 지위를 유지한 반면 독립운동가들은 무관심 속에 어렵게 지내고 있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생존해 있는 200여명의 독립유공자들은 대부분 팔순을 넘겨 쓸쓸한 노후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 실장은 “당연히 보살핌을 받으셔야 할 분들인데 봉사라는 이름으로 1년에 한번씩 찾아 뵙는 것이 오히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 20~22일 2차 ‘나눔의 김장 품앗이’ 이들은 15일까지 1차 행사를 벌인 뒤 20~22일 같은 장소에서 2차 김장 담그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후원금이 예년보다 못해 재료비를 마련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영선 연구원은 “경제 한파 때문인지 애초 기대했던 후원금의 30% 정도만 모금됐다.”면서 “행사 현장을 직접 찾아 돈 대신 일손을 후원해줘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문의:민족문제연구소 (02)969-0226.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시론] 전임 처우·복수노조 문제 순차적으로 풀자/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시론] 전임 처우·복수노조 문제 순차적으로 풀자/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최근 국내에서 가장 바삐 지낸 사람은 임태희 노동부장관이 아닐까 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감장에서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시행을 천명한 후 민주노총 방문, 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 순방에 이어 얼마전 노동청 기관장 회의에 이르기까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임 장관은 합리성과 친화성을 겸비한 실세 각료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대화 파트너인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이나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도 대화와 설득을 중시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경제위기 극복이 최대 현안인 지금은 파업투쟁으로 국력을 소모하지 말아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도 높다. 그럼에도 정부와 노동계는 마주 달리는 열차처럼 한 치 양보 없는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대치 사태는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제 및 대체근로제 도입을 위한 노동법 개정을 시도하던 10여년 전 상황과 흡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당시는 노동계와 재계가 대치하던 노사(使)갈등이었다면 지금은 그 주체가 정부와 노동계로 바뀐 노정(政)갈등이라는 점, 또 고용양식 대신 복수노조 및 전임근로자 처우 문제로 이슈가 이동했다는 점뿐이다. 되풀이되는 게 역사라지만, 불필요한 사건의 반복은 사회발전에 이로울 게 없다. 지난 10여년간 세상이 변했고, 노동세계 또한 크게 변모했다. 그러나 노동 현실에 대한 정부나 노동계의 인식이나 대응방식에 별 진전이 없다는 점이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파편화돼 가는 노동자 집단을 통제 대상이 아닌 혁신의 동반자로 간주하는 노동정책의 일대 변혁을 요구한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복수노조 허용 문제는 바로 이런 관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 굳이 노동세력의 ‘분할 통치(divide and rule)’가 목표가 아니라면, 노조 난립으로 인한 혼돈 시나리오에 대비한 보다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복수노조 문제에 대한 노동계와 재계의 우려를 정부는 경청할 필요가 있다. 반면 현행 노동법의 대표적 독소 조항으로 꼽혀온 노조전임자 처우 문제는 복수노조 문제에 비해 해법이 명료하다고 본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구호는 지난날 노동운동가들이 사용자 측을 향해 즐겨 외치던 구호였다. 그것이 이제 부메랑이 돼 노동귀족에 대한 족쇄로 환생할 참이다. 즉, 놀고먹는 자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증가일로에 있으며, 전관예우에 대한 비판 의식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따라서 복수노조 및 전임자 처우 문제는 동일 패키지로 묶어 일괄처리하기보다 후자부터 순차적으로 선결하는 것이 보다 슬기로운 자세가 아닐까 한다. 프리기아의 왕 고르디오스가 묶어놓은 복잡한 매듭을 단칼에 잘라 아시아 제패의 결기를 다진 알렉산더 대왕의 에피소드가 많은 지도자들에게 결단의 빌미를 제공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도양단으로 척결하기 힘든 현대사회의 난제는 크레타 섬의 미로를 빠져나오게 한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풀이와 같은 끈질긴 해결 방안이 정도(正道)라고 본다. 막무가내의 북한정권에 대해선 일괄타결식 그랜드 바겐이 유력한 대안일지 모른다. 그러나 노동문화의 선진화라는 추상적 명분이나 관련 법조항의 장기적 유예라는 형식 논리를 앞세운 노동문제에 대한 포괄적 접근은 정책과잉의 전형으로 전락할 소지가 높다. 국민 불안을 경감시킬 수 있는 노동계와 정부의 여유로운 자세를 촉구한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70년만에 빛본 판소리 ‘열사가’

    월북한 판소리 명창 박동실(왼쪽·1897~1968년)은 일제 강점기에 안중근, 유관순 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다룬 창작 판소리 ‘열사가(烈士歌)’를 만들었다. 중앙대 창작음악학과 노동은 교수는 박동실이 만든 안중근·유관순·윤봉길·이준 등 4명의 ‘열사가’ 판소리 필사본(오른쪽)을 1일 공개했다. 이 필사본은 소리꾼인 서동순(1910~1982년)이 광복 무렵에 박동실로부터 열사가를 배우면서 노트에 직접 가사를 적은 것으로 ‘박동실 작곡, 서동순 씀’이라고 적혀 있다. 군데군데 가사를 고친 흔적도 남아 있다. 필사본은 A4용지 절반 크기의 노트에 잉크로 적었으며 모두 40쪽 분량이다. 이 가운데 ‘안중근 열사가’는 의거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안 의사가 순국하기 전 감옥에서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만나는 모습을 비통하게 그려냈다. 노 교수는 “민족주의자였던 박동실은 1930년대 말 고향인 전남 담양에 초당을 짓고 박석기라는 거문고 명인과 함께 김소희, 박규희, 한승호 등 제자들을 가르쳤다.”며 “이때 판소리 다섯 마당을 가르치는 것 외에도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민족영웅을 소재로 한 판소리를 만들어 비밀리에 전수했다.”고 말했다. 당시는 판소리 공연도 일본어로 해야 했던 상황이라 ‘안중근 열사가’ 등은 실제로 공연되지는 않고 전승만 됐을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광복을 맞았지만 박동실이 한국전쟁 때 월북했기 때문에 ‘열사가’는 널리 퍼질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묻혀버렸다. 이후 월북 예술가들의 작품이 해금되자 1990년대에 음반으로 녹음되기도 했지만, 일반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 극과 극 아프리카 영부인

    17일 아프리카 쪽에서 영부인 관련 소식 2건이 전해졌다. 한 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착한 영부인’, 다른 한 명은 짐바브웨의 ‘나쁜 영부인’이었다.남아공 최대 부족 줄루족 출신인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일부다처제 부족 전통에 따라 3명의 퍼스트레이디를 두고 있다. 그 중 첫째 부인 시자켈레 쿠말로 주마(왼쪽·68) 여사의 소박한 면모가 이날 현지 일간 ‘더 스타’에 보도됐다.남편이 지난 5월 최고 권력자가 됐지만 쿠말로 여사는 대통령 관저 대신 줄루족의 터전인 콰줄루나탈주(州)의 시골 마을 은칸들라에서 갈대로 지붕을 인 전통가옥이 딸린 농장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농장에서 그녀는 채소 등을 손수 재배해 시장에 내다 팔고, 닭과 염소도 키운다. 달라진 것이라곤 집 주위에 전기 펜스가 설치되고 경호원이 배치된 것과 집 안에 TV, DVD 등 가전제품이 들어선 정도다.같은 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오른쪽·43)가 홍콩에 16일 도착,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뉴스가 되는 이유는 9개월 전 있었던 그녀의 ‘엽기적인 주먹질’ 때문이다. 그녀는 1월 홍콩의 대표적 쇼핑지역 카우룽 침사추이에서 나오다가 이를 촬영하는 영국인 사진기자의 얼굴을 수차례 구타, 화제를 모았다. 당시 중국 정부는 외교적 면책특권을 이유로 그녀를 처벌하지 않았고, 이에 홍콩 법조계와 인권운동가들은 격분했다. 많은 나라들이 부정부패로 악명높은 무가베 일가의 방문을 금하고 있지만, 중국은 짐바브웨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20여 년간 짐바브웨를 철권 통치하고 있는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인 그레이스는 세계 각지를 돌며 명품을 사들이는 쇼핑광으로 유명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현대차노조 실리파 당선] 현대차 지부장 자리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는 전체 조합원이 4만 5000여명에 이른다. 국내 단위사업장 노조 가운데 최대 규모다. 현대차 노조는 노사 임단협을 통해 노조 전임자 90명을 두고 있다. 2년마다 뽑히는 지부장이 90명의 전임자 인사를 한다. 지부장이 바뀔 때마다 전임자는 새 지부장 계파 조직원으로 바뀐다.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 한 사람마다 기본급의 1%씩 조합비를 낸다. 한해 전체 조합비는 107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46%는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에 납부한다. 나머지 60여억원은 현대차 지부에서 자체적으로 예산계획을 세워 집행한다. 거대 노조로 조합비 예산이 많다 보니 예산집행을 둘러싸고 집행부 내부에서 이런 저런 잡음이 생기는 사례도 없지 않다. 지부장은 회사와의 협상이나 회사와 관련된 각종 대내외 행사 때도 조합원을 대표해 회사 대표와 동등한 위치에서 권한을 행사하고 예우를 받는다. 과거 현대차 노사가 임금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이 노조위원장에게 거액을 건넸던 사례도 현대차 노조 지부장(과거 노조 위원장)의 막강한 위치와 권한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현대차 노조지부장 자리는 조합원수가 중·소 규모의 기초단체 인구수와 맞먹는 거대 조합을 이끈 경험을 무기로 상급 노동단체 및 정계로 진출하는 발판이나 지름길로도 인식되고 있다. 현장 노동 운동가들이 지부장 자리에 욕심을 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영역별 지상강의-수능의 맥] 언어 7회·수리 7회

    [영역별 지상강의-수능의 맥] 언어 7회·수리 7회

    ■ 언어 - 생소한 용어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2002 서울시 교육청 학력평가] 뉴턴의 물리학으로 상징되는 근대 과학은 인간의 정신과 물질은 분리되어 있다는 것과, 자연은 구성 요소들이 인과적 법칙에 따라 규칙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기계처럼 존재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인간은 이성이라는 탁월한 정신적 능력으로 자연을 구성하는 요소를 찾아내어 그 인과적 법칙을 밝혀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근대 과학은 객관적 관찰과 실험이라는 방법으로 자연 현상의 많은 규칙을 밝혀 내었으며 상당한 수준의 과학적 발전을 이루어 내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과학 기술 문명은 근대 과학의 성과가 현실에 응용되어 나타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 기술 문명은 인류에게 많은 혜택을 안겨다 줌과 동시에 심각한 사회 문제를 발생시켰다. 객관적 관찰과 실험을 중시하는 근대 과학의 특징 때문에 객관적 관찰이 어려운 인간의 추상적 사유와 감정은 과학적 대상에서 배제되고, 그 결과 삶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무시하는 경향을 낳게 되었다. 자연은 하나의 기계에 불과하다는 믿음은, 자연을 인간이 임의로 조작하고 통제할 수 있는 대상으로 간주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의 부조화는 물론이고 생태계의 오염 등 심각한 환경 문제를 발생시켰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과학자들은 근대 과학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과학적 이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새로운 과학적 이론을 모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몇몇 과학적 원천이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가 뉴턴의 물리학이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미시 물리적 현상이다. 거기에서는 관찰하는 대상의 특성이 관찰자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관찰자와 관찰 대상이 긴밀히 관련되어 있으며 따라서 객관적인 관찰과 실험이 어려워진다. 카프라 등 신과학 운동가들은 바로 여기에서 새로운 과학적 이론을 모색하였는데, 그 이론의 핵심은 정신과 물질, 인간과 자연이 서로 긴밀하게 결합되어 전체를 이룬다는 유기체적 세계관이다. 새로운 과학적 이론은 분명 과학 기술 문명으로 인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근대 과학적 방법의 한계가 밝혀지면서 근대 과학에서는 객관적 관찰이 어렵다는 이유로 배제되었던 인간의 사유와 감정이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으며 유기체적 세계관은 자연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함으로써 환경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근대 과학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근대 과학은 사물과 현상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여전히 특정 분야에서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근대 과학의 이러한 성과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과학적 이론의 가능성만 강조하는 것은 한때 근대 과학이 그러했던 것처럼 다양한 과학 활동들을 무시하면서 또 다른 획일성을 강조하는 결과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 더구나 과학 기술 문명이 발생시킨 문제들의 원인이 근대 과학의 이론에 내재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한편, 과학 기술을 오용하고 악용하는 인간의 비도덕적이며 무책임한 태도에도 상당 부분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 위 글을 읽고 이끌어 낼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한 것은? ①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면 기존 이론은 곧바로 사라지게 되는군. ② 새로운 이론은 기존의 다양한 이론을 포괄하는 것이어야 하는군. ③ 기존 이론이 한계에 부딪히면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기 마련이군. ④ 과학적 이론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군. ⑤ 과학적 이론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은 하나로군. [풀이] 이 글은 뉴턴이 근대 과학의 특징과 한계를 말하고, 이어 등장한 카프라 등의 신과학 운동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즉 근대 과학이 과학기술문명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 과학자들이 새로운 과학적 이론을 모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근대 과학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여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글의 내용을 통해서 ③을 이끌어 낼 수 있다. ①의 경우는 새로운 과학적 이론이 등장했지만 근대 과학이 여전히 특정 분야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과 맞지 않다. ④도 유일한 대안이라는 말이 없으므로 오답이다. ⑤는 근대 과학과 새로운 과학적 이론의 자연에 대한 관점이 서로 다르다는 글의 내용과 맞지 않는다. [함정에 빠진 이유] 수험생들은 지문 자체가 과학사적이고 원론적이어서 지레 겁을 먹는다. 뉴턴, 과학적 이론. 이런 단어만 나오면 무조건 생소해 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불어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답지의 용어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도 함정에 빠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시험에서 수험생 중 38.97%가 ②번을 정답으로 했다. 정답인 ③번을 고른 학생은 49.76%에 지나지 않았다. 학생들의 오답 반응률이 매우 높은 것은 ‘포괄(包括)’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학생들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이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서는 어려운 제재에 지레 겁을 먹고 지문을 파악하지 말아야 한다. 이만기 엑스터디 언어영역 강사 ■ 수리(나) - 로그함수와 통합 문제… 실례들어 실마리 <확률> [출제 유형 분석] 확률 단원은 매년 가형에서는 1문제, 나형에서는 3문제 정도 출제가 되어 왔으나 2009년의 경우 로그함수와 통합형으로 출제된 문항이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주로 가형은 곱셈정리, 조건부 확률 문제가 출제되었고, 나형은 확률 수식 문제를 비롯, 확률의 정의를 이용한 문제가 추가로 출제되고 있습니다. [풀이의 발상과 전략] 정보량이라는 생소한 용어와 수식이 주어지므로 당황스러울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구체적인 예를 들어 생각하면서 <보기>의 순서로 차근차근 따라가면서 풀면 실마리가 보입니다. 그리고 ㄷ은 확률문제 형식을 띠고 있지만 로그 함수를 이용한 부등식 문제로 해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참고로 이 문제는 A=B일 때 등호가 성립함은 쉽게 알 수 있지만 부등식의 경우 참 거짓 문제의 특성상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임을 보이면 참이 되기 때문에 굳이 등호 성립 여부를 보일 필요는 없겠습니다. 비슷한 형태의 문제들이 참거짓 문제에 자주 출제되고 있습니다.) 답. ⑤ ■ 수리(가) - 도형에서 식 세우고 극한 구하기 지속 출제 <심화미적 - 삼각함수와 극한편> [출제 유형 분석] 심화미적은 삼각함수, 도형 극한, 그래프 개형과 미분, 적분, 미적 응용 문제(변화율 등)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중에서 극한과 삼각함수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삼각함수는 덧셈정리로 접근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들이 주로 출제되어 왔으나 작년 2009년 수능에서 삼각방정식의 해의 합을 요하는 약간 계산적인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극한의 경우 주어진 도형에서 식을 세우고 극한을 구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출제되고 있습니다. 다음 문제를 봅니다. [풀이의 발상과 전략] 삼각형을 중심으로 내접원과 외접원이 나타납니다. 외접원은 사인법칙으로 활용할 수 있고, 내심은 삼각형의 각의 이등분선의 교점이라는 성질을 이용합니다. 이등변삼각형은 꼭지각의 이등분선이 내심을 지나면서 밑변을 수직이등분한다는 성질을 이용합니다. 원 밖의 한점에서 원에 그은 접선은 두 개가 있고 그 길이가 같다는 사실도 이용합니다. 이제 r(θ)를 θ의 식으로 나타내고 대입하여 정리하면 답을 구할 수 있습니다. [대비 전략] 도형이 등장하는 극한의 경우 주어진 도형으로부터 식을 세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특히 삼각형에 내접하거나 외접하는 원의 형식으로 도형이 주어져 왔는데, 간단한 삼각비를 활용하고 10나의 호의 길이와 원주각의 관계, 사인법칙 등을 기본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중학 도형의 지식은 이등변삼각형의 성질, 원 밖에서 그은 접선의 성질, 원주각과 중심각, 간단한 삼각비 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간단히 답이 나오는 문제 이외에도 긴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가 하나씩 출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권혁민 종로학원 수리강사
  • [오늘의 눈]씁쓸한 미소 짓게하는 미소금융/조태성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씁쓸한 미소 짓게하는 미소금융/조태성 경제부 기자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이 일부 시민운동가들이 아니라 일반 대중에까지 널리 알려진 것은 2006년쯤이었다. 가난한 주부들에게 소액을 빌려 줬더니 상환율 99%에 빈곤 탈출률 58%를 기록하더라는, 1970년대 말부터 시작된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실험이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고서다. 이듬해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방안이 나왔다. 정부는 고객이 찾아가지 않는 은행 휴면예금을 재단기금으로 만들어 쓰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각 은행들은 20억원을 갹출해 관련 사업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당시 주목받았던 것 중 하나가 하나은행과 희망제작소가 손잡고 추진한 사업이었다. 기본자금 300억원, 운영자금 20억원을 하나은행이 출연하고 희망제작소가 운영을 맡기로 했다. 다른 사업이 300만~500만원의 생활자금을 내놓는 데 그쳤다면, 이 사업은 5000만~5억원을 빌려줘서 창업을 돕겠다는 것이었다. 외국에 비해 기형적으로 비대한 자영업자들, ‘통닭집 사장님’으로 상징되는 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자는 취지였다. 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미소(美少)금융사업의 아이디어도 큰 차이가 없다. 생활자금이 아니라 창업·운영 자금으로 500만~1억원이라는, 상대적으로 큰 돈을 빌려주겠다는 게 골자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금융 소외자 800만명’이라는 현실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20만~25만가구에 불과하다고 사업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미소금융사업 추진 계획이 발표된 그날, 2007년 하나은행·희망제작소 연계사업의 한 파트너였던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은 미소금융 재단 이사장으로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었고, 다른 한 파트너였던 희망제작소 박원순 대표는 국가정보원 사찰 의혹 제기로 고소당한 데 대해 기자회견을 열며 눈물지었다. 사찰 의혹 중에는 하나은행·희망제작소 연계사업이 국정원 압력 때문에 좌초됐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미소금융사업이 씁쓸한 미소를 짓게 하는 이유다. 조태성 경제부 기자 cho1904@seoul.co.kr
  • [특파원 칼럼] 힐러리 전성시대/김균미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힐러리 전성시대/김균미 워싱턴특파원

    ‘힐러리의 전성시대’라는 칼럼 제목을 보고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어 의아해할 수도 있다. 더욱이 일부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외교관으로서의 자질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힐러리 장관은 얼마 전 아프리카 순방에서 콩고의 한 대학생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콩고 문제에 중국과 세계은행이 개입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의 국무장관은 빌이 아니라 바로 나”라고 정색을 하고 답했다가 국무장관 자질 논란에 휩싸였었다. 아프리카 순방 중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에 가 억류돼 있던 미국인 여기자 2명을 안전하게 미국으로 데려오면서 이목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집중됐다. 이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 콜롬비아 외무장관과의 회담 일정 때문에 비서실장을 대신 배석시킨 것을 놓고 힐러리가 ‘왕따’당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일부에서는 내놓았다.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북한 외교관들을 주지사 공관에서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국과의 강한 대화 의지를 전할 때는 대북외교에서 힐러리가 소외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만 놓고 본다면 힐러리의 전성시대가 아니라 수난시대라고 부르는 게 정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치분석가들과 워싱턴의 외교소식통 중에는 너무 단선적인 분석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힐러리 장관의 조직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은 정평이 나 있다. 조직과 예산을 늘려 국무부는 활기가 넘친다고 한다. 견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오바마 행정부에서 소외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이번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성과도 힐러리 장관에게 마이너스라기보다는 플러스 요인이 더 많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팔꿈치 골절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뒷방 마님’ 신세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지난달 외교협회 연설을 통해 화려하게 외교 전면에 복귀하면서 불식시켰다. 지지도도 66%로 건재하다. 힐러리 장관은 야심이 큰 정치인이다.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자신의 말처럼 대통령의 꿈을 완전히 포기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의 국무장관으로서 새로운 족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원칙을 강조하며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도 여성 등 소외 계층의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세계 여성 인권 향상을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한다. 힐러리의 해외 순방일정을 보면 역대 국무장관들과는 다른 점이 눈에 띈다. 미국 정치 유세를 연상시키는 방문국의 젊은세대나 여성들과의 타운홀 미팅이나 모임이 꼭 포함돼 있다. 관료의 테두리를 넘어 일반인들과의 직접 만남을 통해 미국을 알리고 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여자대학을 찾아 여대생들을 만났고, 이스라엘에서는 여성 기업인들을, 이라크에서는 전쟁 미망인들, 중국에서는 여성 시민운동가들을 만났다. 아프리카에서는 전쟁 피해 여성들과 마이크로크레디트와 주택단지를 운영하는 여성들을 만났다. 힐러리 장관은 지난 5개월 간 연설 등을 통해 ‘여성’이라는 단어를 450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전임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보다 2배 더 많은 수치다. 여성 국무장관으로서 방문국에 여성들의 인권유린 개선을 촉구하고 여성에 대한 지원을 늘리며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을 자산으로 활용할 줄 아는,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소외된 여성들에게 얼굴과 이름을 찾아주려는 자신감과 확신에 찬 힐러리 장관, 수난시대가 아닌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김균미 워싱턴특파원 kmkim@seoul.co.kr
  • [서울광장]8월의 대한민국이 아껴야 할 것들/박재범 논설실장

    [서울광장]8월의 대한민국이 아껴야 할 것들/박재범 논설실장

    러시아 동부의 하바롭스크는 한국과 역사적으로 밀접하다. 조선이 후기 지식층의 공허한 이념논쟁 끝에 망한 1910년대, 항일독립군들은 국경에서 이곳까지 일제에 의해 쫓겨났다. 시베리아의 차가운 북서계절풍을 거슬러 수백㎞를 걷던 사회주의 계열 독립군들은 길에 숱하게 뼈를 묻었다. 100년 전의 참상을 끄집어내는 것은 하바롭스크의 ‘김유천 거리’ 때문이다. 그는 1917년 러시아 공산혁명 때 적군에 들어가 활동하다 차르의 백군 총에 맞아 죽었다. 소련은 외국인임에도 그의 이름을 도로명으로 붙여 고마움을 나타냈다. 미국 플로리다 포코시티에는 밴플리트 스트리트가 있다. 2차대전 참전용사인 밴플리트는 한국전쟁 때 미 8군사령관으로 전쟁을 총괄 지휘했다. 한국에 4년제 육사를 설치하도록 했고, 한국군 장교의 미국유학 길을 텄다(백선엽 ‘군과 나’). 플로리다는 미국의 국가이익을 지킨 그에게 이런 방식으로 감사를 표했다. 물론 러시아와 미국 등에는 마르크스, 엘리자베스 여왕 등 수백년 전 인물의 이름이 붙은 거리가 훨씬 많다. 다만 나라를 세우고 지킨 같은 시대의 사람도 간과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도로명 역시 역사적 인물들이 많다. 퇴계로, 율곡로, 충무로, 을지로 등. 그러나 러시아나 미국 등이 김유천이나 밴플리트라는 동시대인을 상찬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수백년 전 사람만 존경할 뿐이다. 오는 29일은 경술국치일이다. 국파군망(國破君亡) 이후 99년 동안 한민족은 광복을 맞았고 대한민국을 건설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민족의 국가 틀을 만들고 지키는 데 목숨을 바쳤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훈장 등 포상한 독립운동가들이 1만여명이고, 사료에는 명단이 있지만 유가족이 없어 포상 못한 독립운동가가 2만여명에 이른다.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내던진 사람들도 수십만명이다. 이들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이라는 국체는 존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에선 이들을 곁에서 찾아볼 수 없다. 전시관에 기념품처럼 모시고 있다. 천안의 봉주로 등 문화예술체육인의 이름이 생활 속에 자리잡은 정도다. 대한민국을 건설하고 유지한 사람들도 완벽하지는 않다. 이승만, 백선엽, 박정희, 그제 타계한 김대중… 그리고 맥아더, 밴플리트. 인간이기에 흠이 있다. 세상에 완벽한 이가 누구인가. 대학(大學)은 사리분별력이 있는지를 경중, 완급, 선후를 따질 수 있는지로 가른다. 이런 측면에서 맥아더를 살펴보면 공은 대한민국을 김일성과 스탈린, 마오쩌둥으로부터 지킨 것이요, 과는 전쟁통에 많은 사람을 죽게 만든 일이다. 이제는 경중, 완급, 선후를 제대로 가려야 한다. 우리는 타인의 희생으로 지켜진 국가의 틀 안에서 때로는 행복하게, 때로는 갈등을 빚으며 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자신들이 평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애쓴 사람들에게 성인도 통과 못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까탈을 잡으려고만 한다. 이제는 변방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때도 됐건만. 최근 재조명되는 일제하 작가의 한 명인 백신애는 단편소설 ‘꺼래이’에서 1930년대의 삶을 눈물로 그렸다. “이리에게 잡혀가는 목자 잃은 양떼와도 같이 헤매어 넘어온 국경의 험악한 길을 다시금 쫓겨넘는 가엾은 흰옷의 꺼래이 떼….” 나라를 잃었고 나라를 되찾은 8월을 맞아 러시아·미국에 못지않게, 우리 스스로 대한민국을 건설하고 지킨 사람들을 아껴보자고 제안해본다. 박재범 논설실장 jaebum@seoul.co.kr
  • 만주독립군 군자금 모금 베일 벗다

    만주독립군 군자금 모금 베일 벗다

    #1 “동지를 모아 총을 발사해 협박하고…, 금 1000원을 올해 12월20일까지 조달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케 하고…, 협박장을 보내고 우리 경찰(일제)의 엄중한 경계를 돌파하다 체포됐고….”(일제 간도총영사관의 대한민국 의민단의 군자금 모금 기록 중에서) #2 “독립사상을 선전하며 군자금 모집이라 칭하고… 영수증을 교부하고 기부금이 적은 촌락에 대해 위협적 언사를 일삼으며….”(임시군정부 소속 장남섭 선생의 일제 재류금지 처분 기록 중에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단체들의 군자금 모금활동 실상을 알려주는 문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당시 독립운동단체들은 ‘독립의무금’으로 단체 기부를 독려했다. 협박장을 발송하고 영수증을 교부하기도 했다. 아편거래의 이익금을 군자금으로 송금한 사례도 있었다. 국가보훈처가 13일 발간한 ‘만주지역 본방인(本邦人) 재류금지(在留禁止) 관계잡건(關係雜件)’에는 만주지역에서 군자금 모금을 담당한 인물들의 사진과 활동 내역이 상세히 드러나 있다. 자칫 역사의 뒤편에 가려진 만주지역의 군자금 모금 활동을 재조명할 사료로 평가받는다. 이 자료는 일제가 1915~26년 만주 지역에서 활동한 ‘불령선인’(독립운동가 지칭)의 거주를 제한하고 추방 이유를 담은 보고서이다. 체포된 독립운동가 175명의 사진과 그들의 행적에 대한 보고 내용이 담겨 있다. ‘본방인’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을 지칭한다. ‘재류’(체류) 금지는 본적지로 추방하는 행정처분이다.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조선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하는 제도로 악용됐다. 일본 교토대 이승엽 교수가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에서 발굴, 보훈처 전문사료발굴분석단에 전달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당시 임시군정부, 독립의군, 북로군정서, 대한의군단, 대한통의부, 참의부, 정의부 등 만주지역의 군자금 모금 주체와 전달 경로 등이 상세히 기술됐다. 북간도 용정의 3·13 만세운동이 국내와 연관된 사실도 규명됐다. 국민회 소속인 조영(당시 29세), 유인학(33) 선생은 간도 일대에서 국제연맹에 독립 승인을 요청할 대표단 파견 비용을 모금하다 체포됐다. 이들은 1920년 2월 3년동안 재류금지 처분을 받고 함흥지방법원 청진지청에 이송돼 사법처리됐다. 오지화(27) 선생은 1920년 5월 방우룡을 중심으로 하는 독립의군에 가입, 무기구입 자금을 모금하다가 같은해 10월 간도총영사관 경찰에 체포돼 재류금지 3년 처분을 받았다. 장남섭(미상) 선생은 군자금 모금을 하다 임시군정부에 가입했고 1919년 11월 체포됐다. 장홍국(39), 장의묵(31), 현성도(32), 황현범(30), 석태화(22) 선생은 북로군정서의 군자금 조달을 전담했다. 박환 수원대 교수는 “이번 자료를 통해 만주지역 독립운동가들의 공백기와 새로운 활동 내용을 발굴하게 돼 만주 독립운동 영역의 역사적 확대를 가져온 귀중한 사료”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삶을 바꾸려 했던 에너지… 사랑… 여전히 우리사회에 유효한 것들”

    “삶을 바꾸려 했던 에너지… 사랑… 여전히 우리사회에 유효한 것들”

    이토록 뜨거웠던 삶이 있었을까. 서른의 나이로 러시아혁명의 한가운데에서 활약했던, 또 한국 최초로 사회주의 정당을 만들었던 여성혁명가 알렉산드라 페트로브나 김 스탄케비치(1885~1918). 이미 90여년 전 떠난 그녀가 소설가이자 시인, 기자인 정철훈(50)의 손에 되살아 났다. 혁명가로서 그녀의 활약을 담은 ‘소설 김알렉산드라’(실천문학사 펴냄)를 내고 지난 6일 서울 종로에서 기자와 만난 작가는 “한마디로 그녀는 여성 김산(1905~1938·중국에서 활동한 조선인 혁명가)”이라고 말을 꺼냈다. 누구보다 그 영역에서 활약했지만 많은 부분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얘기였다. 알렉산드라와 작가의 인연은 오래 됐다. 그는 1990년 한·소련 수교를 기회로 북방에서 활약한 운동가들의 자료를 찾기 위해 3년 정도 러시아에 머물렀다. 거기서 박사학위도 받았다. 김알렉산드라의 존재도 그때 알게 됐고, 그녀의 매력에 순식간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모스크바에 있는 중앙공산당문서보관소, 중앙아시아 쪽에 있는 고문서보관소 등을 모두 뒤졌죠. 중앙아시아를 7차례 왔다갔다 했습니다.” 같이 활동했던 지인들을 수소문해 만나서는 구술까지 받았다. 그렇게 나온 것이 ‘김알렉산드라 평전’(1996). 이번 소설도 그때 모은 것을 활용했다. 하지만 작가는 “소설에서는 현재성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여러 번 강조한다. 그는 “그녀가 보여줬던 자기 삶을 바꾸려는 진보적 에너지, 치열했던 사랑은 여전히 우리와 우리 사회에 유효한 것들”이라고 말한다. 현재성을 위한 장치로 작품은 3부로 나눈 액자소설 형식을 취했다. 1·3부는 그녀의 아들이 등장해 어머니의 흔적을 좇으며 그 삶의 의의를 짚어본다. 본문 격인 2부에는 김알렉산드라가 직접 화자로 나와 처음 우랄 지방의 한 목재소에서 조선인 노동자들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때부터의 생생한 활약상을 전한다. 1900년대, 1950년대가 작품배경이지만, 작가는 “이건 오늘날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그는 “그녀가 곁에서 함께 했던 노동자들의 삶은 너무나 억눌려 있었다.”면서 “그랬기에 격렬한 시위나 노동운동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쌍용차 노동자들도 그런 비참한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전한다. 혁명가를 주인공으로 했지만 의외로 문체는 서정적이다. 사건을 중심으로 한 2부는 짧게 끊어친 문장이 긴박감을 주지만, 픽션이 많은 1·3부에서 배경을 그리는 솜씨나 도입부의 이야기 전달 방식은 한편의 동화나 애틋한 편지를 읽는 것 같다. 일간지 문학전문기자 출신으로서의 자기 작품을 보면 어떨까. “2% 정도 모자란다고 할까요. 상업성의 눈치를 좀 안 본 것 같습니다.”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팔리는 글도 있어야겠지만, 누군가는 써서 남겨야 할 글도 있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낸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부고] 애국지사 박성관 선생 별세

    광복군에 입대해 항일독립운동을 벌인 애국지사 박성관 선생이 28일 별세했다. 86세. 평북 용천 출신인 박 선생은 광복군 제3지대 ‘부양판사처’에 입대, 국내 독립운동가들과 광복군을 연결하는 공작 활동을 벌였다. 부인인 고(故) 최이옥씨도 광복군 제3지대 간호대에서 활동한 애국지사다. 정부는 1963년 대통령표창을,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각각 수여했다. 유족은 1남1녀. 발인은 30일 오전 7시30분. 빈소는 원자력병원, 장지는 대전국립묘지. (02)931-3171.
  • [강지원 좋은세상] ‘中向 ~ 中 리더십’ 어디서 찾나

    [강지원 좋은세상] ‘中向 ~ 中 리더십’ 어디서 찾나

    우린 소싯적부터 우향~우(右向~右), 좌향~좌(左向~左) 소리를 귀 아프게 들어 왔다. 우렁찬 구령에 따라 오른쪽, 왼쪽으로 일제히 돌았다. 간혹 실수를 하여 반대편으로 돌았다가는 혼찌검이 났다. 획일성을 훈련받은 것이다. 그러나 다양성의 세상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일부는 우향우하고 일부는 좌향좌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대열의 절반을 갈라 한편은 우향우, 다른 한편은 좌향좌했다고 하자. 이때에는 두 가지 경우가 나타난다. 하나는 서로가 완전히 등을 돌리고 각자 반대편을 바라보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서로 마주보고 눈을 마주치는 경우다. 전자는 서로 쳐다보지도 아니하므로 대화도 없고 타협도 없다. 그러니 일방처리, 결사투쟁, 적개심 등등의 외침만이 난무한다. 후자는 중향~중(中向~中)이다. 모든 대인경기, 이를테면 테니스, 축구, 농구, 권투 등등은 모두 서로 마주보고 한다. 그리고 거기에는 반드시 규칙이 있다. 코트 밖으로 나가지 말라든가 급소를 치지 말라든가 욕지거리, 싸움질을 하지 말라는 등등이다. 지금 이 나라는 서로 등짝을 돌리는 사회다. 저 국회 정치판의 꼬라지는 실로 개탄을 금치 못한다. 여의도 의사당을 몽땅 한강에 빠뜨려 버리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더욱더 가관인 것은 이 나라 지식인, 언론인, 운동가들이다. 여론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이들이 완전히 극과 극으로 등을 돌린 채 막말을 내뿜고 있는 것이다. 선전선동, 나팔수, 앞잡이 노릇이 극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매일같이 표독한 막말을 쏟아부으면서도 자신의 몰골을 되돌아보지 못하는 것이다. 극단적인 감정 일변도의 싸움을 억제하고 조금 더 이성과 조화를 이루는 자세를 보일 수는 없을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우선 무조건 서로 마주 보아야 한다. 우선 무조건 눈을 마주쳐야 한다. 그러곤 입을 열어야 한다. 그 말도 가급적이면 따뜻해야 한다. 자기 말 하기보다 상대 말 듣기에 주력해야 한다. 추임새를 넣어 줄 줄도 알아야 한다. ‘포지티브 리스닝(positive listening) ’이다. 서로 공감하는 부분부터 찾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상대의 속마음도 알게 되고 최소화된 차이점도 발견하게 된다. 언젠가 ‘좌파와 우파는 서로 사랑하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그렇게 서로 마주하다 보면 상대에게서 배울 점도 발견하게 된다. 필요에 따라 상대의 이론을 차용해올 수도 있게 된다. 자신의 이론과 잘 융합해서 더 좋은 창조적인 것들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제3의 길이 따로 없다. 때에 따라 그 시대에 맞는 노벨상감 같은 이론들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게 서로 하다 보면 서로 사랑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파를 사랑하는 좌파’, ‘좌파를 사랑하는 우파’가 많이 나올 수 있다. 성별이 다른 남녀가 서로 사랑하듯이 좌우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음양이 조화되는 이치가 아닐까. 자연의 순리가 그런 것 아닐까. 현실정치도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대화정치는 물론이다. 탕평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우파정권인 경우 경제부처 장관에 성장주의 인물을 앉혔다면 복지부장관 같은 자리에는 진보적 전문가를 기용하는 것이다. 그들이 국무회의에서 갑론을박을 하여 조화로운 정책을 도출해 낸다면 그것이 바로 탕평책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절실한 것은 ‘중향중의 리더십’이 아닐까. 일제침략과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던 국민들을 구출해 낸 우리가 너무도 갈가리 찢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도자들부터 바뀌어야 한다.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다시는 꼴 보지 않을 것처럼 등 돌리는 지도자가 아니라 힘들수록 중앙을 향해 웃음을 보내는 지도자가 필요한 것 아닐까. 우리 국민에게 ‘중향~중’ 하고 구령 부르는 넉넉한 지도자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닐까. 강지원 변호사
  • 멸종된 줄 알았던 희귀 ‘구름 표범’ 발견

    멸종 위기에 놓인 희귀 표범이 방글라데시에서 발견됐다. 방글라데시의 야생동물보호단체는 최근 남동부의 작은 마을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 표범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미얀마와 인도의 접경인 치타공 산악지대에서 발견된 이 표범은 3개월 된 구름표범으로 밝혀졌다. 주민들은 얼마 전 산에서 원숭이를 잡아먹는 어미와 새끼 두 마리를 발견하고는 포획을 시도했지만 한 마리만 성공했다. 구름표범은 국제자연보호연합(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동물 리스트에 올라있으며, 주로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 서식한다. 1992년과 2005년에 목격된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멸종한 것으로 판단됐다. 동물보호단체의 안술라 이스람 교수는 “새끼 구름표범의 발견은 대단한 뉴스”라면서 “대부분의 동물보호운동가들은 이 동물이 멸종됐다고 판단했다. 방글라데시의 표범 서식지가 대부분 파괴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발견한 표범의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했다. 간단한 검사를 마친 뒤 숲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광장] 피 묻은 글러브, 낡은 드라이버/박재범 논설실장

    [서울광장] 피 묻은 글러브, 낡은 드라이버/박재범 논설실장

    과연 수명이 몇 년이나 남았을까. 요즘 맹위를 떨치는 극단적 정치행위 방식 말이다. 길거리 정치와 막장 국회. 수학공식처럼 정형화된 것 같다. 30여년 전 대학 앞길은 하루도 조용한 적이 없었다. 학생들은 스크럼을 짜고 길거리에 드러누웠다. 경찰도 로마병정 같은 갑옷을 입고 곤봉을 휘둘렀다. 국회도 못지않았다. 여당은 회의장을 몰래 옮겨 다니거나 문을 닫아건 채 날치기, 새치기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야당은 회의실 단상을 점거하고 서부활극에 몸을 던졌다. 이런 무질서 속에서 연꽃이 피었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 등 4명이 민주적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됐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된 지 20년이 흘렀다. 헌법재판소, 국민감사청구제 등 갈등 해소장치가 속속 마련됐다. 그럼에도 서울시청앞 광장과 여의도 국회는 한 치도 변하지 않았다. 작년에는 두 달 가까이 수도 한복판인 태평로를 시위대가 차지했다. 올해도 30년 전 구호인 ‘독재타도 민주쟁취’를 외쳤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 등 4명을 뽑은 국민의 뜻은 그럼 뭐란 말인가. 스포츠 가운데 가장 야성적인 종목이 권투다. 1974년 세계 챔피언에 오른 홍수환(59)은 1977년 4전5기로 다시한번 세계왕좌에 등극했다. 코뼈가 주저앉은 그가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고 했을 때 모든 국민은 울고 웃었다. 피묻은 글러브에 국민들은 매료됐다. 그러나 홍수환이 퇴장한 이후 그를 능가하는 선수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권투는 퇴조했다. 어느날 한국에서 누구도 상상못한 일이 벌어졌다. 골프인구가 3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1998년 US여자오픈 연장 두번째 홀인 11번째 홀 서든데스에서 박세리(32)가 맨발을 걷어붙이는 투혼 끝에 우승하고, 최경주(39)가 완도 앞바다에서 낡은 드라이버를 매일 수천번씩 휘두르다 한국인 최초의 PGA선수가 되면서부터다. 국민들은 주먹에 맞아 뚝뚝 떨어지는 코피가 아니라, 규칙을 지키며 펼친 멋진 플레이에 내편 네편 가리지 않고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30년 전에 비해 GNP는 1000달러 전후에서 15배 이상, 자동차 보급대수는 50만대에서 무려 1500만대 이상으로 30배, 전무하다시피했던 해외여행자수는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뽕밭이 바다로 변했다. 권투가 시들해지고 골프가 뜬 것은 삶의 양식 자체가 달라진 까닭이다. 강호의 야심가들에게 궁금해서 질문해 본다.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는 걸출한 두 인물이 없는 세상에서 그들이 만든 게임이 지속 가능할까. 지금의 문제제기 및 해결방식은 이들에 의해 30년 이전에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DJ의 ‘건강 백세’를 기원하면서도, 자연법칙에 따라 언젠가 닥칠 수밖에 없는 ‘포스트 DJ’시대의 게임양식에 관심을 가져본다. 해답은 JP가 알려 줬다. JP식 해법은 추종자들이 어떤 몸부림을 쳤든 JP와 동반 일몰됐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큰일을 하려는 정치인과 시민사회운동가들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5년,10년 뒤를 내다 보고 자신의 클릭을 맞춰야 한다. 길거리정치를 국회로 수렴하고, 막장국회를 정상화하는 장치를 만들고, 국민의 뜻을 진정으로 읽어 내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비정규전을 정규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생각 밖으로 일찍 ‘박정희 향수’와 ‘김대중 부채’ 의식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 박재범 논설실장 jaebum@seoul.co.kr
  • 인권·봉사활동… 왜 선진국 사람들만 하는 거지?

    인권·봉사활동… 왜 선진국 사람들만 하는 거지?

    1961년 독일 사회민주당이 ‘루르 지역에 푸른 하늘을’이라는 구호를 외치자 많은 사람들은 비웃었다. 당시 환경운동가들은 미치광이 취급을 받았다. 수십 년이 흐른 후 환경보호단체는 늘어났고,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등 세계의 정치가들은 ‘환경보호자’를 자처한다. 이런 격세지감의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인구 300만명 이상 국가 99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순위와 미국 인권기관 프리덤하우스가 분류한 자유국·부분자유국·비자유국의 상관관계를 따져 봤다. 그 결과 GDP 1만달러 이상인 25개국은 모두 자유국이고, 2500달러 이하인 39개국은 대부분 부분자유국·비자유국으로 나왔다. 우연의 일치일까. 독일 경제학자 페터 노일링은 이런 현상을 “부(富)가 모든 가치관을 바꾸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부가 인간의 의식과 태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자 가치를 변화시키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을 연상시킨다. 물론 부유한 나라의 가치가 더 옳고 선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부의 8법칙’(엄양선 옮김, 김호균 감수, 서돌 펴냄)에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풀어 놓는다. 우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고센의 법칙’과 ‘엥겔의 법칙’을 전제한다. 고센이 소비자 행동 법칙으로 제시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등을 들며 “의식주 문제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의식주 해결의 효용이 크기 때문에 정신적인 가치를 소홀히 하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면 사람들은 정신적 가치에 중점을 두는 행동양식을 보인다.”고 말한다. 또 소득과 식료품비의 관계를 설명한 ‘엥겔의 법칙’을 응용하며, 부유해질수록 식료품비의 지출은 크게 늘리지 않는 대신 생활을 아름답게 만드는 지출을 증가시킨다고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부가 증가할수록 자신의 삶을 즐기기 위한 지출이나 타인을 위한 지출을 늘리고(1·2법칙), 현재의 삶에 급급하기보다는 더 나은 삶을 영위하는 미래에 관심을 두게 된다(3법칙)고 설명한다. 돈보다 시간의 가치를 중요시하고(4법칙), 경제활동에서 파생되는 부작용에 민감해진다(5법칙). 이를테면 산업화 진행에 따라 수반된 악취, 대기오염, 쓰레기 등의 부작용들을 심각하게 느끼며 해결하려는 것도 부의 수준에 달렸다. 환경오염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괴로운 현실이지만, 이들에게는 이런 상황을 개선할 경제적 여력이 없어 받아들일 뿐이다. 부가 증가하면 위험보다는 안전에 중점을 준다(6법칙). 1950~60년대 건설시대의 젊은이들은 ‘남자답게’ 위험을 무릅쓰고 돈을 벌어야 했지만, 이미 풍요로운 삶을 사는 선진국 젊은이들은 굳이 위험에 대항하면서까지 부를 축적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전쟁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개인적인 포상, 몸값과 노획물 등 부를 수반하는 전쟁은 가난한 나라에서는 여전히 위험을 감수하고 시도해볼 만한 용감한 행동이다. 선진국 사이의 전쟁보다 가난한 제3세계 나라 사이에서 무력 분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다. 부가 늘어날수록 문제 해결 방식은 개인적이 되고(7법칙), 재산권 침해보다는 인격권 침해를 더 심각하게 여긴다(8법칙).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일 수 있다. 먹고살 만해지면 생각이 달라진다는 말로만 해석하면 그렇다.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이 선진적이거나 양심적이기 때문에 제3세계 국가의 자유와 인권, 환경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확인은, 제3세계 국가 사람들도 일정한 부를 쌓으면 ‘선진국적 가치’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부와 가난을 비교 대상으로만 여겼던 시각에서 벗어나게 하고,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부모 세대와 풍족한 자녀 세대의 사고와 행동 양식이 판이하게 다른 까닭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1만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다시 만난 그의 삶 그의 꿈] 사막에 10억 그루의 줄기세포를 심는다

    [다시 만난 그의 삶 그의 꿈] 사막에 10억 그루의 줄기세포를 심는다

    지구의 허파, 그리고 악성종양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에는 두 개의 허파가 있다고 한다. 그 하나는 남미의 아마존 밀림이고, 다른 하나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의 밀림이다. 지구에 발생하는 전체 산소량의 70% 이상이 이들 두 개의 밀림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에서 나온다. 그러니 지구의 허파인 이들 밀림의 나무들은 말하자면 허파꽈리인 셈이다. 우리는 이 푸르고 건강한 허파꽈리들로 숨 쉬고 살면서도 필요할 때마다 이들을 베어 집 짓고 신문 찍고 책을 만든다. 이처럼 인간은 모두가 이들에게 평생을 빚지고 사는 빚쟁이인 동시에 일방적인 가해자이기도 한 셈인데, 그러면서도 이들에 대한 고마움이나 미안함은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 기껏 몇 해 동안 수발해 기르던 애완동물의 아픔이나 죽음에는 기꺼이 눈물 흘리면서도, 몇 십 년을 우리에게 봉사만 하다 쓰러지는 한 그루 나무의 장엄한 최후 앞에서는 슬퍼하기는커녕 도리어 현실적인 용도나 경제성만 셈한다. 이에 반해 그 크기가 나날이 확대되어 가는 지상의 사막들은 이를테면 지구의 악성종양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는 사막이 없지만 그렇다고 사막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지도 못한 실정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시야를 부옇게 흐려 놓는 흙먼지 속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는 황사. 심한 날엔 학교가 임시 휴교를 하고, 어쩔 수 없이 길에 나서면 숨이 턱 막힌다. 중국의 사막에서 서해를 건너 황사를 몰고 오는 편서풍을 거대한 장벽으로 틀어막을 수도 없고, 자연 현상 앞에 불가항력으로 묵묵히 현실을 내맡기고 체념하고 있을 수는 더더욱 없는 노릇이다. 가속화 되어 가는 지구의 사막화에는 분명 인간의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10년째 보여주고 있는 분이 있다. 이분의 방법이 사막화를 막는 최선의 대안이냐 아니냐를 따져 묻는 것은 필요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 보다 소중한 건 사막화 방지를 위한 실제적이며 지속적인 이분의 노력이고, 이러한 노력이 맺어가고 있는 긍정적인 결과가 아닌가. 의욕과 의지, 권병현 전(前) 주중대사 비 내리는 날 찾아간 ‘미래숲’ 사무실에서 만난 이 어른을 재작년에 처음 뵈었으니,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1992년 한중 수교를 이루는 역사적인 일을 한국 측 수석대표로 진두지휘했고, 공직에서 은퇴한 지금은 2001년에 설립한 한중문화청소년협회인 ‘미래숲’을 이끌며 우리나라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 쿠부치 사막에 나무를 심는다. 사막에 나무 심기. 세계의 어떤 관련 학자들이나 환경운동가들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을 해내고 있다. 이른바 ‘한중우호 녹색장성’ 프로젝트로 이미 1천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고, 250만 그루에 이르는 나무들이 쿠부치 사막에서 자라고 있다. 황막한 죽음의 땅에다 열 그루의 나무를 심어 여덟 그루를 살려낸 의지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이식한 나무들의 생존율이 팔십 퍼센트 이상이다. 이는 정상적인 토양에서도 이루기 어려운 놀라운 수치. 일찍이 한중 수교의 초석이었듯이 이번에는 사막과의 전쟁을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며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사랑하는 후손들이 황사 없는 깨끗한 봄날을 호흡할 날이 오기를 고대하면서, 세계인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사막 식수 사업을 내일의 주인공인 우리 청년 대학생들과 함께 해오고 있다. 환경보호 사업은 국가도 국경도 없는 인류 공동의 과제라는 분. 한국에서, 그리고 중국에서 일흔 번이 넘는 황사의 봄을 경험한 이분의 의지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던 사막을 푸른 물결 일렁이는 생명의 바다로 바꾸어 가고 있다. 내 이름을 새긴 나무 ‘미래숲’의 지속적인 쿠부치 사막 식수 사업은 많은 중국인들의 반성과 각성을 일깨웠다. 작년 12월 중국의 《인민일보》는 한 면 전체를 할애해 이분에 대한 특집 기사를 냈다. “한 한국 노인의 녹색 열정”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쓴 장문의 기사는 이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조목조목 다룬, 말하자면 자신들 중국과 관계된 권병현의 일생을 ‘요약한 일대기’라 할 만하다. 전례가 없던 한 외국인에 대한 이 신문의 전면 기사에는 오래 전 한중 수교의 과정에서 이 분이 했던 역할과 중국의 사막 식수 사업을 하게 된 계기, 그간의 과정과 현재의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기사를 읽고 나면 자존심 강한 중국이 관심과 감동을 지나 이분에 대한 경이로운 존경의 마음마저 갖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고, 무엇이 진정으로 보도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알고 있는 중국은 역시 대단한(?) 나라다. 이분에 대한 《인민일보》의 기사를 꼼꼼히 읽어가다 보면, 유난히 눈길을 잡아끄는 대목이 나온다. 기사가 너무도 귀에 익은 익숙한 이름들을 줄줄이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오고, 기사에는 실려 있지 않지만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세계적인 명사들이 모두 ‘미래숲’의 사막 식수 사업에 기부금을 낸다. 자신들과 자신들 가족의 이름으로 사막에 나무를 심어달라고 한다. 분신일 수도 있을 ‘자신의 이름을 새긴 나무’가 불모의 사막에서 자란다는 건 얼마나 감동적이고 가슴 뿌듯한 일인가. 선생은 진정한 수목장(樹木葬)은 바로 이런 게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물론 유명인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원하면 이 보람된 일에 참여할 수가 있다. 당연하다. 이 일은 사회의 어느 한 부분이 아닌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쿠부치 사막’의 정체 한국 크기의 아흔아홉 배에 이르는 거대한 땅 중국에는 6대 사막이 있다. 선생의 눈길이 한시도 떠나지 않는 쿠부치 사막은 이중 중국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는 사막으로 최근에 생겼다. 끊임없이 동진을 계속하며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살아 움직이는 사막으로 지구 사막화의 한 표징이다. 수도인 베이징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처럼 죽음의 땅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인들도 미처 감지하지 못하고 있던 때, 선생은 지독한 황사를 경험했던 1998년 주중대사 재임시절 당시에 이미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이 쿠부치 사막이 매년 봄 편서풍이 불 때 베이징을 거쳐 우리나라에 황사 현상을 가져오는 황사의 발원지라는 사실을. 쿠부치 사막을 떠난 황사 군단이 24시간이 지나면 베이징에, 48시간이 지나면 한국에까지 진군해 온다는 것을. 이 쿠부치 사막의 막무가내 동진을 저지하고 황사를 없애기 위해 선생이 구상한 방법이 바로 사막의 동쪽 끝을 남에서 북으로 나무들의 숲으로 가로막는 ‘녹색장성건설’이었다. 하지만 선생과 함께 사막 현지를 답사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한결같이 부정적이었다. 이론에 의거해 모든 가능성을 판단하려는 지식인들의 한계에 선생은 의지와 실천으로 맞섰다. 그리고 지금 중국 대륙의 황야 쿠부치 사막은 한 한국 노인의 손에 의해 생명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푸른 지구별의 꿈 선생은 앞으로 10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의 힘으로 혼수상태에 이르고 있는 지구에 온전한 새 숨을 불어넣을 수는 물론 없겠지만, 이러한 노력에 있어 지상의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다. 선생의 말씀대로 우리가 숨 한 번 내쉴 때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일생 공기 속을 떠돌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모두가 지구의 세입자이며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채무자들이다. 그런데도 갚아나가려는 의지와 실천은 고사하고 채무감마저 잃어버린다면 어찌 될까. 현대인들은 너나없이 마음에 사막 하나씩 지니고 산다. 권병현 ‘미래숲’ 대표가 사막에 나무를 심는 일은 곧 우리의 마음 사막에 푸름을 덧입히는 일이다. 흙먼지 대신 나무와 풀을 자라게 하고 크고 작은 생명체들을 보금자리 틀게 하는 일이다. 이건 참말로 기쁘고 아름다운 희망이다. 희망은 이루라고 존재하는 것. 머지않아 10억 개의 줄기세포를 이식한 지구의 악성종양 쿠부치 사막은 건강한 예전의 모습으로 부활하리라. 황사 없는 봄의 ‘미래숲’이 ‘현실숲’으로 그 이름을 바꿀 날이 멀지 않았다. 글 최준 기획위원
  • 시위대 극형… 피해자엔 1억위안 보상

    │우루무치 박홍환특파원│중국 정부의 우루무치 유혈시위 사태 수습책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을 포기하고 귀국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귀국 직후인 8일 밤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긴급 소집, 시위사태 주동자들을 엄중처벌할 것을 지시했다. 후 주석은 회의에서 “이번 사건을 모의하거나 배후조종한 핵심분자와 폭력을 행사한 범죄분자는 반드시 법률에 의거해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선동에 넘어가 시위에 참여한 일반 군중에 대해서는 교육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언급, 민족단결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예고했다. 중국 정부 수습책의 핵심은 ‘채찍’과 ‘당근’이다. 곧 시위 주동자에 대한 대대적 탄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우루무치에 급파돼 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은 “해외 분열세력이 선동하고, 국내 분열세력이 실행에 옮긴 계획적·조직직 폭력사건”이라고 이번 사태의 성격을 규정한 뒤 “주동자들에 대해 절대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분리주의 운동이 극렬한 카스(喀什) 등 남부 신장지역 위구르 운동가들에 대한 예비검속도 이미 시작됐다. 리즈(栗智) 우루무치시 당서기는 기자회견에서 “많은 청년들을 살인 혐의로 구금하고 있다.”고 말해 위구르족 청년학생들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이 예상된다. 한편 당근책도 제시되고 있다. 후 주석은 “당 간부들은 사망자 유가족이나 부상자, 재산상의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가 위문을 하고 보상과 지원에 적극 나서라.”고 지시했다. 보상액은 1억위안(약 18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중앙 정부 차원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지원책이 곧 발표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여기에는 위구르인들에 대한 취업지원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루무치는 속속 정상화되고 있지만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어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이번 주말의 상황이 장기화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구르 분리운동이 워낙 극렬한 데다 카스 등의 상황이 여전히 심상치 않아 시위 사태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생각이다. stinger@seoul.co.kr
  • [李대통령 재산 기부] 해외 지도층의 자선문화

    │워싱턴 김균미·도쿄 박홍기특파원·서울 안석기자│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기부문화에 대해 쓴 자신의 책 ‘기빙(Giving)’에서 기부를 ‘일종의 의무’라고 표현했다. 굳이 클린턴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해외 선진국의 기부와 자선문화는 사회지도층의 덕목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인 셈이다. ●빌 클린턴 “기부는 일종의 의무” 미국에서는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를 통해 자선 행위가 사회적으로 큰 인정을 받았다. 카네기는 12개 종합대학과 12개 단과대학, 연구소를 지었고 교회도 5000여개를 지어 사회에 헌납했다.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미국의 기부문화를 상징하는 단골 인물들이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400억달러(약 50조원)가 넘는 돈을 재단에 투자해 미국은 물론 세계 빈국의 의료사업지원과 에이즈를 방지하기 위한 백신 개발 등에 앞장서고 있다. 빌 게이츠는 2007년 하버드대 졸업연설에서 기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버핏 회장은 아예 게이츠 재단에 자신의 재산을 헌납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의 ‘천사네트워크’ 재단과 영국의 헤지펀드 매니저인 아파드 버손의 ‘아이들을 위한 무조건적인 보답’ 재단 등도 대표적인 기부단체다. 오프라는 자선을 주제로 한 리얼리티쇼 프로그램인 ‘빅 기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마쓰시타정경숙 세워 日지도자 양성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아프리카 기생충 질병 퇴치 운동과 빈민층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인 ‘헤비타트 운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빌 클린턴은 2005년 9월 유엔총회를 앞두고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열어 전 세계 지도자들과 기업인, 비정부기구 운동가들과 함께 빈민층에 대한 공공서비스 개선 및 구호 문제를 논의했다. 일본의 전기·전자그룹 파나소닉을 창업한 마쓰시타 고노스케 전 회장은 지난 1979년 사재 70억엔(약 930억원)을 사회에 환원, 정치 및 재계의 지도자 양성을 위한 재단법인 마쓰시타정경숙(政經塾)을 설립했다. 연수기간은 원칙적으로 2년간이지만 1년 연장이 가능하다. 현재 마쓰시타정경숙 출신 가운데 정치에 입문한 사람은 중의원 28명, 참의원 2명을 비롯해 지사·도의원 등 69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인기 배우 청룽(成龍)은 지난해 말 중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죽기 전 4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재산을 모두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ccto@seoul.co.kr
  • [다시 만난 그의 삶 그의 꿈]사막에 10억 그루의 줄기세포를 심는다

    [다시 만난 그의 삶 그의 꿈]사막에 10억 그루의 줄기세포를 심는다

    지구의 허파, 그리고 악성종양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에는 두 개의 허파가 있다고 한다. 그 하나는 남미의 아마존 밀림이고, 다른 하나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의 밀림이다. 지구에 발생하는 전체 산소량의 70% 이상이 이들 두 개의 밀림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에서 나온다. 그러니 지구의 허파인 이들 밀림의 나무들은 말하자면 허파꽈리인 셈이다. 우리는 이 푸르고 건강한 허파꽈리들로 숨 쉬고 살면서도 필요할 때마다 이들을 베어 집 짓고 신문 찍고 책을 만든다. 이처럼 인간은 모두가 이들에게 평생을 빚지고 사는 빚쟁이인 동시에 일방적인 가해자이기도 한 셈인데, 그러면서도 이들에 대한 고마움이나 미안함은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다. 기껏 몇 해 동안 수발해 기르던 애완동물의 아픔이나 죽음에는 기꺼이 눈물 흘리면서도, 몇 십 년을 우리에게 봉사만 하다 쓰러지는 한 그루 나무의 장엄한 최후 앞에서는 슬퍼하기는커녕 도리어 현실적인 용도나 경제성만 셈한다. 이에 반해 그 크기가 나날이 확대되어 가는 지상의 사막들은 이를테면 지구의 악성종양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는 사막이 없지만 그렇다고 사막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지도 못한 실정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시야를 부옇게 흐려 놓는 흙먼지 속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는 황사. 심한 날엔 학교가 임시 휴교를 하고, 어쩔 수 없이 길에 나서면 숨이 턱 막힌다. 중국의 사막에서 서해를 건너 황사를 몰고 오는 편서풍을 거대한 장벽으로 틀어막을 수도 없고, 자연 현상 앞에 불가항력으로 묵묵히 현실을 내맡기고 체념하고 있을 수는 더더욱 없는 노릇이다. 가속화 되어 가는 지구의 사막화에는 분명 인간의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10년째 보여주고 있는 분이 있다. 이분의 방법이 사막화를 막는 최선의 대안이냐 아니냐를 따져 묻는 것은 필요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 보다 소중한 건 사막화 방지를 위한 실제적이며 지속적인 이분의 노력이고, 이러한 노력이 맺어가고 있는 긍정적인 결과가 아닌가. 의욕과 의지, 권병현 전(前) 주중대사 비 내리는 날 찾아간 ‘미래숲’ 사무실에서 만난 이 어른을 재작년에 처음 뵈었으니,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1992년 한중 수교를 이루는 역사적인 일을 한국 측 수석대표로 진두지휘했고, 공직에서 은퇴한 지금은 2001년에 설립한 한중문화청소년협회인 ‘미래숲’을 이끌며 우리나라 황사의 발원지인 중국 쿠부치 사막에 나무를 심는다. 사막에 나무 심기. 세계의 어떤 관련 학자들이나 환경운동가들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을 해내고 있다. 이른바 ‘한중우호 녹색장성’ 프로젝트로 이미 1천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었고, 250만 그루에 이르는 나무들이 쿠부치 사막에서 자라고 있다. 황막한 죽음의 땅에다 열 그루의 나무를 심어 여덟 그루를 살려낸 의지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이식한 나무들의 생존율이 팔십 퍼센트 이상이다. 이는 정상적인 토양에서도 이루기 어려운 놀라운 수치. 일찍이 한중 수교의 초석이었듯이 이번에는 사막과의 전쟁을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며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사랑하는 후손들이 황사 없는 깨끗한 봄날을 호흡할 날이 오기를 고대하면서, 세계인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사막 식수 사업을 내일의 주인공인 우리 청년 대학생들과 함께 해오고 있다. 환경보호 사업은 국가도 국경도 없는 인류 공동의 과제라는 분. 한국에서, 그리고 중국에서 일흔 번이 넘는 황사의 봄을 경험한 이분의 의지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던 사막을 푸른 물결 일렁이는 생명의 바다로 바꾸어 가고 있다. 내 이름을 새긴 나무 ‘미래숲’의 지속적인 쿠부치 사막 식수 사업은 많은 중국인들의 반성과 각성을 일깨웠다. 작년 12월 중국의 《인민일보》는 한 면 전체를 할애해 이분에 대한 특집 기사를 냈다. “한 한국 노인의 녹색 열정”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쓴 장문의 기사는 이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조목조목 다룬, 말하자면 자신들 중국과 관계된 권병현의 일생을 ‘요약한 일대기’라 할 만하다. 전례가 없던 한 외국인에 대한 이 신문의 전면 기사에는 오래 전 한중 수교의 과정에서 이 분이 했던 역할과 중국의 사막 식수 사업을 하게 된 계기, 그간의 과정과 현재의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기사를 읽고 나면 자존심 강한 중국이 관심과 감동을 지나 이분에 대한 경이로운 존경의 마음마저 갖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고, 무엇이 진정으로 보도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알고 있는 중국은 역시 대단한(?) 나라다. 이분에 대한 《인민일보》의 기사를 꼼꼼히 읽어가다 보면, 유난히 눈길을 잡아끄는 대목이 나온다. 기사가 너무도 귀에 익은 익숙한 이름들을 줄줄이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오고, 기사에는 실려 있지 않지만 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세계적인 명사들이 모두 ‘미래숲’의 사막 식수 사업에 기부금을 낸다. 자신들과 자신들 가족의 이름으로 사막에 나무를 심어달라고 한다. 분신일 수도 있을 ‘자신의 이름을 새긴 나무’가 불모의 사막에서 자란다는 건 얼마나 감동적이고 가슴 뿌듯한 일인가. 선생은 진정한 수목장(樹木葬)은 바로 이런 게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물론 유명인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원하면 이 보람된 일에 참여할 수가 있다. 당연하다. 이 일은 사회의 어느 한 부분이 아닌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쿠부치 사막’의 정체 한국 크기의 아흔아홉 배에 이르는 거대한 땅 중국에는 6대 사막이 있다. 선생의 눈길이 한시도 떠나지 않는 쿠부치 사막은 이중 중국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는 사막으로 최근에 생겼다. 끊임없이 동진을 계속하며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살아 움직이는 사막으로 지구 사막화의 한 표징이다. 수도인 베이징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처럼 죽음의 땅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인들도 미처 감지하지 못하고 있던 때, 선생은 지독한 황사를 경험했던 1998년 주중대사 재임시절 당시에 이미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이 쿠부치 사막이 매년 봄 편서풍이 불 때 베이징을 거쳐 우리나라에 황사 현상을 가져오는 황사의 발원지라는 사실을. 쿠부치 사막을 떠난 황사 군단이 24시간이 지나면 베이징에, 48시간이 지나면 한국에까지 진군해 온다는 것을. 이 쿠부치 사막의 막무가내 동진을 저지하고 황사를 없애기 위해 선생이 구상한 방법이 바로 사막의 동쪽 끝을 남에서 북으로 나무들의 숲으로 가로막는 ‘녹색장성건설’이었다. 하지만 선생과 함께 사막 현지를 답사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한결같이 부정적이었다. 이론에 의거해 모든 가능성을 판단하려는 지식인들의 한계에 선생은 의지와 실천으로 맞섰다. 그리고 지금 중국 대륙의 황야 쿠부치 사막은 한 한국 노인의 손에 의해 생명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푸른 지구별의 꿈 선생은 앞으로 10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의 힘으로 혼수상태에 이르고 있는 지구에 온전한 새 숨을 불어넣을 수는 물론 없겠지만, 이러한 노력에 있어 지상의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는 없다. 선생의 말씀대로 우리가 숨 한 번 내쉴 때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일생 공기 속을 떠돌 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모두가 지구의 세입자이며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채무자들이다. 그런데도 갚아나가려는 의지와 실천은 고사하고 채무감마저 잃어버린다면 어찌 될까. 현대인들은 너나없이 마음에 사막 하나씩 지니고 산다. 권병현 ‘미래숲’ 대표가 사막에 나무를 심는 일은 곧 우리의 마음 사막에 푸름을 덧입히는 일이다. 흙먼지 대신 나무와 풀을 자라게 하고 크고 작은 생명체들을 보금자리 틀게 하는 일이다. 이건 참말로 기쁘고 아름다운 희망이다. 희망은 이루라고 존재하는 것. 머지않아 10억 개의 줄기세포를 이식한 지구의 악성종양 쿠부치 사막은 건강한 예전의 모습으로 부활하리라. 황사 없는 봄의 ‘미래숲’이 ‘현실숲’으로 그 이름을 바꿀 날이 멀지 않았다. 글 최준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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