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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기의 월척 樂漁] 아산 송악저수지

    [김원기의 월척 樂漁] 아산 송악저수지

    충남 아산 시내를 벗어나 공주 쪽으로 39번 국도를 따라가다 616번 지방도로로 접어들어 대술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깨끗한 계곡형 저수지와 만난다. 확 트인 넓은 수면과 신록의 싱그러움, 연분홍 물감을 찍어 놓은 듯 만개한 산벚꽃이 어우러져 지나는 이의 눈길을 마냥 잡아둔다. 봉수산 줄기를 살포시 감싸안고 자리한 아산시 송악면의 송악저수지다. 수면적 126만㎡(38만여평).1961년 담수를 시작해 올해로 48년째다. 봉수산을 중심으로 좌우로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줄기가 송악저수지의 젖줄이다. 무엇보다 오염원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자랑이다. 우거진 숲과 높다란 나무들은 그늘을 만들어 주고, 맑고 푸른 물속에 나지막이 자란 버드나무는 포인트가 된다. 깊지 않은 수면 위로 거친 물살을 만들며 올라오는 당찬 붕어의 손맛은 계곡형 저수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렬함으로 꾼들의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준다.1988년 초가을 국내에서 가장 큰 64㎝짜리 토종붕어가 낚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직도 그 기억을 잊지 않고 있는 꾼들이 많다. 저수지 관리인 민석환(56)씨는 “때이른 초여름 기온으로 인해 예년에 비해 산란이 조금 빠르게 시작돼 지난주 1차 깜짝 산란이 있었다.” 며 “45∼50㎝급 떡붕어가 많이 낚이면서 꾼들의 손맛 갈증을 해소해 줬다.” 고 밝혔다. 산란기와 맞물린 봄철 낚시에서는 수온 상승이 빠른 낮은 수심층과 수초, 수몰나무 등 붕어들의 산란처가 최고의 포인트가 된다. 곳곳에 수몰 버드나무가 많아 좋은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는 송악지는 봄철 낚시여건이 좋은 편이다. 또 밤낚시보다 낮낚시가 조과면에서 우세하다. 산속에 자리해 인근 지역보다 기온이 다소 낮기 때문인데, 밤기온 하락이 저수온 현상으로 이어져 산란을 주춤하게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요즘과 같은 고온이 2∼3일 지속된다면 밤낮을 가리지 않는 본격적인 산란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돼 꾼들은 이번주 다시금 대형 떡붕어의 진한 손맛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봄철 산란기에는 주로 대형급 떡붕어가 토종붕어보다 6대4 정도로 우세한 편. 하지만 갈수기를 지나면 토종붕어 조황이 서서히 우세해지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좌우측으로 상류와 상류를 잇는 임도가 나있어 산속 포인트로 접근이 용이하다. 군데군데 주차공간도 있어 가족나들이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 수상좌대는 20여동 갖춰져 있다. 음식점도 운영중이다. 입어료 1만원. 수상좌대 이용료(4인 입어료포함) 5만∼7만원.041)543-5441. 낚시웹진 조우 운영자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서평택 나들목→아산만→아산시내→공주방향→대술방향 이정표 우회전→송악면 소재지→송악 저수지 관리소(푸른가든)
  • [문화마당] ‘문화 프렌들리’ 정책은 없는가/정준모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

    [문화마당] ‘문화 프렌들리’ 정책은 없는가/정준모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

    사이비 진보주의자들의 이상을 실험하기 위한 ‘실험용 쥐’가 되어야 했던 문화예술기관과 단체들의 지난 10년간의 시련과 몰락이 그렇게 쉽게 정리되고 복원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니 이미 복원력을 잃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설상가상이라고 행정안전부 쪽에서는 작은 정부를 위해 지난 10년간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해 운영해 온 극립극장과 국립현대미술관을 민영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그들은 펄쩍 뛸 것이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해 본 것에 불과하다고 말이다. 이렇게 관료들의 실적을 위한 개혁과 혁신의 희생물은 언제나 힘없는 문화예술 기관이었다. 물론 지난 정부에서 문화예술분야가 힘이 없었다거나 ‘빽’이 없었다는 말에 선뜻 동의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참여를 허용 받았던 실세들은 그 ‘빽’을 자신의 입신과 양명에 사용했을 뿐 관료들에 의한 비문화적인 문화예술개혁에는 철저히 구경꾼으로 일관했다. 이들이 철저하게 함구와 방관으로 일관할 때 실적주의와 새로운 정부의 코드에 입맛을 맞추려는 관료세력들은 오직 자신들의 실적과 개혁의 기수로서 거듭나기 위해 문화예술을 낭떠러지에서 밀기에 바빴다. 사실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나 철학도 없이 새로운 정책들을 남발한 것은 지난 10년간 좌파 문화권력들이 일 벌이고 자리차지하면서 문화예술계를 피폐화시킨 것보다 그 폐해가 더욱 크다. 그리고 일이 이렇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개혁이란 이름과 ‘배 째 드리겠다.’는 엄포에 무대응으로 일관한 문화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문화부의 높은 곳, 힘 있는 부처 눈치 보기는 여전하다. 인수위 시절부터 나오기 시작한 국립박물관과 미술관의 관람료 폐지 정책은 제대로 된 검토나 고민 없이 이미 실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여전히 인수위 시절 대통령님의 말씀을 그저 실천에 옮기겠다는 권위주의 시대에 영혼 없는 충성심(?)으로 무장된 관료들의 무소신이 낳은 결과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행정안전부는 작은 정부를 실천하기 위해 현재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는 국립기관들의 민영화를 서두르고 있어 더욱더 얼떨떨하다. 참여정부는 좌회전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더니 이명박 정부는 문화예술정책에 있어 민영화라는 우회전과 입장료 폐지라는 좌회전을 동시에 시도함으로써 그 정체성을 스스로 상실할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이는 서로 상반된 문화예술정책을 미술관과 박물관, 미술관과 화랑, 도서실과 독서실도 구분 못하는 관료들이 각 부처별로 각각 동시에 추구하면서 생긴 부작용이다. 입장료 폐지는 실용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민영화와 함께 검토되어야 할 사안이지 별개로 다루어질 일은 아니다. 입장료 폐지가 시행된다면 민영화 이후 어떤 방법으로든 국고지원은 지속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민영화된 기관들은 이름만 민영화일 뿐 달라질 것이 거의 없다. 이렇게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사안을 한 정부에서 각 부처가 서로 경쟁하듯 검토하고 시행을 준비하면서 한국의 문화정책, 이명박 정부의 정체성까지 의심받기에 이른 것이다. 참여정부의 가장 큰 실책 중 하나는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할 사람들에게 개혁의 칼을 쥐어 준 것과 문화권력자들을 양산한 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조직보호를 전제로 실적을 위한 개혁을 서둘렀다. 그리하여 문화예술 기관들은 책임운영기관으로 전락하고 대한민국 공연문화의 상징인 국립극장은 대관수입 증대에 내몰려야 했다. 이는 문화인들이 입을 옷을 스스로 만들지 못하고 문외한들에게 주문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이제라도 기업에만 프렌들리하게 할 것이 아니라 관료들의 조직보호와 실적을 위한 ‘총알받이용’이 아닌 문화인들이 ‘을’에서 ‘갑’이 되는 문화 프렌들리 정책을 기대해 본다. 정준모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24)경남 하동군 화개면 호동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24)경남 하동군 화개면 호동마을

    바람이 불 때마다 함박눈처럼 흩날릴 꽃잎에 흠뻑 젖어보는 것도 좋고, 사람에 치이고 도로 정체에 시달려도 평생 한번, 딱 한 번만큼은 천천히 걸어볼 만도 할 화개 십리벚꽃길…. 사랑을 고백하면 이루어진다 하여 ‘혼례길’로 불리고 아무리 걸어도 길멀미가 나지 않는 곳.4월, 범왕리 호동마을로 가려면 절정기를 지나 폭탄처럼 내려앉는 이 벚꽃 가로수를 지나야 한다. 예부터 농악을 할 땐 호랑이가 놀라지 않도록 징을 치지 않았다는 호동의 총 가구수는 다섯 집. 차가 다닐 수 없는 산속 두 집은 스님들 공부하는 곳이고, 한 집은 아직 공사 중이니 결국 이집 저집 제하고 나면 실제 두 집뿐인 셈이다. 김옥곤(69) 할아버지가 이곳으로 들어온 건 20년도 더 전의 일이다. 대대로 선유동에 살다가 무장공비 사건 등으로 산중마을 대부분이 일괄 철거되던 시절 정부에서 지어준 집, 그러니까 범왕리 입구 신흥마을에서 몇 년쯤 살다가 호동으로 올라온 것이라고. 민가가 사라진 선유동엔 아직도 그때 심어둔 배나무며 감나무가 있다. 모르는 사람들이 산중에 저절로 난 과실나무로 생각하고 따가버리는 터라 정작 주인인 김 할아버지는 마음먹고 갔다가 빈 손으로 돌아오기 일쑤다. 속상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깝거나 서운하지는 않은지 허허, 웃음을 보이신다. 장남이자 외아들 종복(43)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3년 전 고향으로 내려와 아버지 일을 돕고 있다. 산나물이나 매실은 먹을거리 정도로 조금 하고, 고로쇠와 녹차·송이 채취가 주 수입원이다. 직접 덖음차를 만들기도 하고 찻잎만 따로 판매하기도 한다. 진즉에 무농약 인증을 받아놓은 상태지만 일손이 모자라 수확도 못하고 그냥 버려두는 잎이 허다하단다. “이런 산중에 누가 시집오겠습니까? 집도 허름하고요.” 종복씨는 아직 미혼이다. 회사가 어려워 겸사겸사 낙향했지만 그동안 여섯 명이나 되는 여동생들을 살뜰히 살펴온 믿음직한 오빠다. 중국으로 유학 간 두 동생도 종복씨의 도움을 받았다.“산 밑에 사는 사람은 도시로 나가기 힘들어요. 계산적이고 바쁜 서울 생활에선 맛볼 수 없는 여유가 있으니까요.” 고된 걸로 따지자면 농사일 역시 만만치 않지만 그는 지금 20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삶의 여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김 할아버지댁 위쪽엔 황토집 공사가 한창이다. 경남 사천에서 이주해온 사내는(국수에 동동주까지 대접받았지만 끝내 이름은 알려주지 않는다) 10여년 전부터 지리산 일대를 다니며 살 곳을 알아보다 이 마을과 인연을 맺었다. 녹차작업장을 짓고, 흙과 볏짚을 섞어 벽을 바르고, 소나무와 대나무로 천장을 잇대어 모양새가 나는데도 입주 날짜는 기약없다. 설계한 사람도, 공사를 돕는 인부도 품앗이 개념이다.“집이 완성되면 맛있는 차를 언제든지 마실 수 있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한 게 전부라고. 결혼 승낙을 얻기 위해 지리산 계곡수를 퍼다 당시 아파트에 살았던 아내에게 6년간 바친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산기슭 구석구석 숨어 있는 야생차밭에서 여린 찻잎을 따다 선물도 했다. 차를 좋아했던 아내는 사내의 정성에 마음줄을 놓았고, 이제는 돌을 갓 지난 딸까지 세 식구가 되었다. 김옥곤 할아버지는 이들 부부에게 고마운 존재다. 수년 전 처음 드나들 때부터 쌀, 감자, 과일까지 많은 지원을 받았다.‘평화공간 설정’을 모티브로 내건 이 댁의 분홍빛 벚나무가 이른 저녁 불 밝힌 가로등처럼 황톳빛 창틀을 살포시 비추고 있다. 새 이웃을 맞는 할아버지에겐 기다림마저 행복한 봄날이다. #가는 길 경남 하동군 화개면까지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을 이용한다. 자가용의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장수IC,88고속도로 지리산IC, 남해고속도로 하동IC 등에서 구례로 간 다음 19번 국도를 따라 화개로 진입한다. 이후 쌍계사 방면으로 직진하여 10㎞쯤 달리다 칠불사 쪽으로 좌회전, 다시 곧바로 다리를 건너 우회전해서 길이 끝나는 곳까지 계속 올라간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 (www.emountain.co.kr)
  • 온통 노오란 빛 어찌 이리도 고울까

    온통 노오란 빛 어찌 이리도 고울까

    “음지로 넘어가는 젯만뎅이에는 벌써 산수유가 딴 데보다 쪼메 더 핏니더. 함 귀경가 보소. 이쁘니더.”-사곡산수유총각 “오늘 드디어 사진으로만 보던 산수유 피는 마을을 갈까 합니다. 우리 식구 다섯 모두 시간 내어 가기가 힘드네요. *”-깨알이 경북 의성의 산수유꽃 피는 마을 홈페이지(cafe.daum.net/ussansuyu)에 누리꾼들이 남겨 놓은 댓글이다. 의성 산수유 마을이라…. 마늘 냄새만 ‘등천´할 것 같은 그곳에 산수유가 남모르게 무리지어 피어나고 있었던가. # 산수유꽃 십리길 숲실마을이라 했다. 다래덩굴에 덮여 숲을 이루고 있는 골짜기라는 뜻에서다. 경북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골이 깊고 벼농사가 잘된다고 해서 화곡(禾谷), 가뭄이 심해도 물이 마르지 않고 계속 풍년이 든다고 해서 전풍(全豊)이라고도 불렸다. 요즘엔 산수유 꽃피는 마을로 자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화전2리에서 3리에 이르는 십리길이 온통 노란색 산수유꽃에 점령당한 듯하다. 수령 300년가량의 산수유 3만여 그루가 화석 같은 나뭇가지에서 노란색 꽃을 틔워 내는 모습은 어디서고 쉽게 보기 어려운 풍경. 남녘에서 시작된 화신(花信)이 다소 늦어지면서 이곳 산수유 또한 예년보다 늦게 개화해 이달 중순쯤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 연초록과 노랑의 어울림 산수유 노란 꽃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것이 연초록의 마늘밭이다. 금실 좋은 부부처럼 노란색이나 초록색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며 화사한 풍경을 연출한다. 마늘이야 예전부터 의성의 특산품으로 성가가 높았고, 산수유 열매 또한 중국산이 쏟아져 들어오기 전엔 고가의 한약재로 팔려 나갔다. 의성 사람들을 먹여살렸던 특산품 두 가지가 이젠 관광상품으로 효자 노릇을 할 모양이다. 숲실마을엔 아직도 옛 정취가 잘 살아 있다. 정월대보름이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뜻에서 마을 입구의 할배바위, 할매바위에 고추와 숯을 새끼줄로 엮어 금줄을 거는 습속이 여전하고,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실개천 돌제방에는 오래 산 거북의 등딱지처럼 세월의 흔적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 사철 꽃피는 마을 마을 이름만큼이나 풍경 또한 변화무쌍하다. 산수유가 질 무렵이면 의성개나리가 노란색 바통을 이어받는다.5월이면 작약꽃이 마을을 덮고, 모란꽃이 그 뒤를 잇는다.7월부터 9월에 이르는 동안은 목화꽃과 메밀꽃 천지.11월이면 마을은 다시 산수유 열매의 빨간 옷으로 갈아입는다. 의성 산수유마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데는 사진작가들의 역할이 컸다. 한 사진작가의 작품이 대통령 집무실에 걸리면서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점차 여행자들의 발길이 잦아지게 됐던 것. 노란 산수유꽃들이 포근하게 마을을 품고 있는 형상이 꼭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모양’(金鷄抱卵)을 닮았다. 풍수지리상 최상의 길지라던가. 지형상 명당은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풍경의 명당임은 분명해 보인다. # 산골마을에서 처음 열리는 산수유축제 숲실마을은 전남 구례나 경기 이천 등의 산수유마을과 달리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저 산수유 군락이 예쁘다는 입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사람들이 전부였다. 숫기 없는 산골마을 사람들이 처음으로 산수유 축제를 연다. 제 자랑하는 것이 여간 쑥스러운 일이 아닐 테지만, 외지 손님들을 위해 주차장도 마련하고, 마을 부녀회에서는 마을회관을 임시 식당으로 개조해 간단한 먹거리를 파는 등 부산한 모습이다. 순박한 시골 인심이 얹혀진 부침개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도 좋을 듯.13일까지 계속된다. 글 사진 의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남안동 나들목→의성 방면 5번 국도→의성읍→912번 지방도→신감 삼거리 우회전→오상 삼거리 좌회전→신리→화전3리→좌회전→화전2리. ▶맛집:의성 하면 역시 마늘 먹인 소가 대표 먹거리. 의성읍 도서리 의성마늘목장은 직접 사육한 마늘소를 식재료로 사용한다. 모둠(한 근 600g) 3만 8000원부터, 갈비살(한 근) 4만 8000원부터.834-9292. ▶잠잘 곳:군에서 운영하는 금봉산 자연휴양림이 깨끗하다. 콘도식이어서 취사도 가능하다.6만∼13만원.833-0123. ▶둘러볼 곳 ▲제오리 공룡발자국 화석지: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4종류의 공룡 발자국 316개가 남아 있다. 천연기념물 제373호. 평지가 아닌 도로 경사면에 남아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금성면 제오리. ▲등운산 고운사:단촌면 구계리에 있는 신라시대 사찰. 신문왕 원년(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치원이 지었다는 경내 가운루는 계곡에 발을 내린 듯한 3쌍의 긴 기둥이 눈길을 끄는 건물. 고운사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인 석조석가여래좌상도 놓쳐선 안 된다.833-2424. ▲금성산 고분군:삼한시대 소국으로 알려진 조문국(召文國)의 경덕왕릉 등 200여기의 고분이 남아 있다. 의성군청 새마을문화과 833-5053, 장성진 화전2리 이장 010-7709-5782.
  • [김원기의 월척 樂漁]보령 연지리지

    [김원기의 월척 樂漁]보령 연지리지

    가장 먼저 봄을 맞는 낚시 일번지 남도에서 대물급 붕어들의 산란소식이 전해진 이후, 중부권 낚시터에도 3월 중순으로 접어들며 봄기운이 완연해지고 있다. 충남권 일부 지역의 물가엔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물가로 뿌리를 뻗은 버드나무는 연한 녹색으로 변해가고 있어 곧 붕어들도 산란 준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따스한 햇살이 잘드는 충남 보령의 평지형 저수지 연지리지는 충남권 낚시터 가운데 비교적 산란 시기가 빠른 곳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한 해 낚시의 시작을 알리는 시조회가 자주 열린다. 마침 시조회를 이곳에서 연 한국낚시연합 인천지부 회원들이 물가 가장자리에 정연하게 앉아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연지리지는 바지 모양을 한 6만6000㎡ 규모의 평지형 저수지로 유입수가 두 곳에서 흘러든다.3월 말∼4월 초쯤이 본격적인 산란시기. 아직 이른 감이 있어 좋은 조황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간간이 산란자리를 찾는 월척급 붕어들이 며칠째 낚이며 겨우내 손맛에 굶주린 낚시인들에게 기대감을 안겨 주고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곳을 찾는다는 현지 낚시인 김용환(44)씨는 군데군데 쓰러져 있는 부들수초를 넘겨 수심 1.8m 정도에 낚싯대를 펼쳐 놓고 있었다. 직장 때문에 주로 퇴근 후 밤낚시를 즐기는데, 보령권에서 비교적 빠른 시기에 대물을 볼 수 있어 고집스레 이곳만 찾아 온다. 현장에서 채집한 참붕어 미끼가 유독 좋은 조과를 보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낮에는 새우와 지렁이, 밤에는 참붕어를 미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주 입질시간대는 초저녁∼밤 9시와 밤 11시∼새벽 3시. 제방을 제외하고 상·하류 구분 없이 어느 곳이나 고른 조황을 보일 만큼 특별한 포인트가 없는 것도 이곳만의 매력이다. 상류에 마을이 있어 주차에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 그러나 농사철로 접어들며 경운기를 비롯한 농기계의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어 도로에 주차한 차량으로 시비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 광천 대물야인 010)3767-1797.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광천나들목→광천사거리→보령방향 우회전→주교면소재지 못미처 연지리지 이정표→우회전→철길→연지리지. 낚시웹진 조우 운영자
  • 제주도 월령리 손바닥 선인장 자생지

    제주도 월령리 손바닥 선인장 자생지

    제주에서라면 천연기념물만 찾아도 한 편의 훌륭한 테마여행이 된다. 이맘때라면 한림읍 월령리의 ‘손바닥 선인장´ 자생지를 찾는 것도 좋겠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검은 벨벳처럼 새까만 화산석에 부딪쳐 시리도록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그리고 그 흑백의 어울림 속에 터를 잡아 진한 보랏빛 열매를 머금고 있는 야생 선인장들의 모습이 이국적이면서도 아름답다. 지난 2월엔 제주시에서 마을앞 콘크리트 해안도로를 걷어내고 목재로 트레킹 코스를 조성해 놓았다. 장애우도 휠체어를 타고 갈 수 있을 만큼 ‘친절한´ 산책로다. #국내 유일의 선인장 자생지 문주란, 파초일엽 등과 더불어 제주의 3대 외래식물로 꼽히는 것이 ‘손바닥 선인장´이다. 집에서 키우던 것이 퍼졌다고도 하고, 구로시오 난류를 타고 남방에서 흘러들어 월령리 해안가에 정착했다고도 한다. 천연기념물 제429호. 정식 명칭은 부채선인장이다. 생긴 모양새가 꼭 손바닥 같다고 해서 주민들은 손바닥 선인장이라 부른다. 하지만 뭍사람들에겐 거친 땅에서도 오래 산다는 뜻의 백년초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현무암의 습기를 먹고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령리는 국내 유일의 손바닥 선인장 자생지. 해안가 바위며 마을 울타리 등에 지천으로 퍼져 있다. ‘비치 트레킹 코스´로 불리는 목재 데크는 월령마을 돌담길과 바다를 가르며 이어진다. 검은 현무암에 뿌리내린 연초록 선인장과 자줏빛 열매, 그리고 에메랄드빛 바다와 산책로가 어우러지며 그림같은 풍경을 펼쳐 낸다. 이곳의 바다 빛깔이 유난히 고운 것엔 까닭이 있다. 바로 산호모래 해변이기 때문. 제주도에서도 우도의 서빈백사와 월령리 앞바다 단 두 곳에만 있다.4월이면 열매가 떨어져 나간 자리에 노란색 꽃이 핀다. 월령리 전체에 노란 꽃물이 드는 때다. # 참살이 식품으로도 각광 손바닥 선인장은 비료와 농약을 싫어하는 ‘자생 무독식물´이다. 인체에 해가 없어 그대로 먹을 수 있다. 영양 성분도 풍부해 비타민C는 알로에보다 5배가 넘고, 노화 억제와 항암 효과가 있는 페놀 성분도 함유돼 있다. 생즙으로 먹을 때는 열매를 씻어 물기를 뺀 다음 3∼5개를 사이다나 물 한컵 정도와 함께 믹서기에 갈아 마신다. 기호에 따라 꿀이나 포도 등을 첨가하면 좋다. 물 3ℓ에 선인장 열매 1㎏ 정도와 대추·생강·감초·꿀 등을 넣고 달여먹는 방법도 있다. 열매를 3등분한 후 올리고당 등과 1대1 비율로 섞어 2∼3일 재운 다음, 우러나온 원액에 생수를 적당히 섞으면 시원한 백년초차가 된다. # 인상적인 주변 풍경 제주 전체를 6개월 3일 동안 발로 걸었다는 뭉치이벤트투어 김영훈 사장에 따르면 월령마을은 제주에서 유일하게 용암 원석을 그대로 쌓아 만든 돌담길이 남아 있는 곳이다. 돌 사이로 구멍이 숭숭 나 바람불면 흔들리기도 하지만, 쓰러지는 법은 없다. 손바닥 선인장으로 꽃장식을 두른 마을 안 돌담길이 정겹고 예쁘다. 또하나 인상적인 것은 먼바다를 향해 쭉 뻗은 천연 방파제다. 찬 바닷물과 부딪친 용암이 굳어지며 생성됐다. 주민들은 이를 ‘월령코지´라 부른다. 이 계절 제주 여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비경이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정보(지역번호 064) ▶가는 길 제주공항→1132번 일주도로→한림방향→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앞→우회전→월령리 ▶맛집 한림읍사무소 앞 이가네흙도야지가든은 흑돼지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집. 자체 운영하는 금악리 농장에서 생산되는 고기와 야채를 사용한다. 오겹살, 목살, 앞다리살 등 모듬메뉴를 주문하면 어른 4명이 배불리 먹을 만큼 양도 푸짐하다. 꽃멸치젓에 매운 고추를 채썰어 화로에 끓인 다음 찍어 먹는데, 제법 감칠 맛이다.1만 9000~3만 5000원. 해초인 몸자반으로 만든 향토몸국도 별미.5000원.796-4705. ▶여행상품 뭉치이벤트투어에서는 생태체험 관광 ‘디카 제주 페스티벌´을 연다. 스토리텔러가 동행하는 이 상품은 금산공원과 월령선인장 비치 트레킹, 쇠소깍, 절물자연휴양림, 산굼부리, 환해장성, 철새도래지, 해녀촌 등을 탐방하는 2박3일 일정으로 이뤄졌다.22만원.www.moongchee.com,724-6887. 온라인 여행사 넥스투어도 ‘제주 신라호텔 2박 3일 에어텔´ 상품을 선보였다.31만 5000원부터.www.nextour.co.kr,02)2222-6685.
  • [Metro] 가평캠핑대회 앞두고 국도 확충

    경기도 제2청은 7월 가평에서 열리는 세계캠핑 카라바닝대회를 앞두고 교통 혼잡이 예상되는 국도 46·75호선 일대 7곳을 개선하는 등 도로망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국도 46호선 가평오거리에 좌회전 1개 차로를 2개로 늘리고 우회전 차량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차선이 별도로 설치된다. 또 국도 75호선의 대회장 진입도로에는 좌회전 차로를 신설하고 읍내지구대삼거리 일대는 교차로를 정비해 차량 회전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3월 중 도로 7곳에 대한 개선안을 확정하고 6월까지 8억원을 들여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가평세계캠핑카라바닝대회는 32개 회원국 7650명이 참가한 가운데 7월25일∼8월4일 가평군 자라섬과 연인산 일대에서 열린다.의정부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3색 테마’ 평창의 재발견

    ‘3색 테마’ 평창의 재발견

    ‘하늘아래 첫 눈꽃동네´로 불리는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는 겨울이면 어김없이 몇차례 대설주의보가 내려진다. 덕분에 횡계리 등 대관령 주변 지역은 한번 눈이 쌓이면, 겨우내 아름다운 설경을 펼쳐보인다. 소나 양을 기르는 목초지 등 부드러운 선을 그리는 구릉지가 유난히 많아 곱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겨울 풍경이다. 거기에 눈밭 사이사이 삐죽 솟아오른 낙엽송이 이국적인 정취를 더한다. 흰 눈을 이고 선 황태덕장은 또다른 볼거리. 들판을 메우다시피한 덕장에서 누릇누릇 익어가는 황태들이 자못 장관이다. # ‘바람의 마을´ 의야지 싱싱한 겨울풍경이 한창인 그 곳에 ‘바람 마을´ 의야지 농촌 체험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의야지(義野地)는 ‘의로운 사람들이 모여사는 땅´이란 뜻. 해발 750∼800m 고지에 위치해 바람마을이라고도 부른다. 사철 다양한 농촌 체험활동이 이어진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때는 역시 겨울철. 특히 마을 청년회에서 주관하고 있는 대관령 스노파크는 요즘 인기 상종가다. 스노래프팅, 튜브썰매, 봅슬레이 썰매 등 눈 위에서 할 수 있는 놀이는 거의 모두 즐길 수 있다.200m 높이의 산자락에서 내려오는 스노 봅슬레이 썰매는 그중 최고 인기 종목. 트럭 뒤에 매달린 바나나 보트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스릴만점의 놀이다. 치즈 만들기, 딸기잼 만들기 등 간단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치즈 만들기의 경우 우리나라 가정에서 해오던 전통방식으로 진행된다. 양떼 먹이주기 체험은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스노파크 입장료 어른 8000원, 어린이 6000원. 스노 튜브 봅슬레이 등 프로그램에 참가할 때마다 별도의 요금(2000∼4000원)을 내야한다. 치즈만들기 등 체험은 1팀(4∼8인) 4만원.windvil.com,033)336-9812∼3. # 발왕산으로의 게으른 겨울산행 사람마다 취향이야 다르겠지만, 대부분 화사한 눈꽃의 자태를 탐미할 수 있는 겨울 등산을 산행의 으뜸으로 꼽는다. 겨울산행지로 많이 알려진 발왕산(1458m)은 평창군 진부면과 도암면, 강릉시 왕산면 등의 경계를 이루는 평창의 진산. 산세가 완만해 겨울철 설원의 정취를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정규코스로 오르면 3시간은 족히 걸리지만, 곤돌라를 타면 20분 안쪽에 정상 바로 아래에 닿는다. 용평리조트에서 관광곤돌라를 타고 발왕산 정상으로 향했다. 힘찬 강원의 산들이 동서남북으로 거침없이 내달린다. 수월하게 오른 탓에 정복의 쾌감이야 덜하지만, 일망무제의 장쾌함만은 여전하다. 발왕산에서는 아기자기한 눈꽃보다 산들의 파노라마에 주목해야 한다. 내로라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들이 주름접힌 채 다가서는 장면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광이 아니다. 멀리 북서쪽으로 선자령과 대관령 풍력발전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대관령 능선 오른쪽으로 펼쳐진 강릉 앞바다는 맑은 날씨가 선사해 준 보너스. 발왕산 정상은 곤돌라에서 내려 산책로를 따라 10여분쯤 더 올라가야 한다. 정상 남동쪽 산자락에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며 주르륵 늘어서 있다. 의연하게 산정을 지키는 모습에서 발왕산의 자랑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주목 군락 뒤로는 ‘산너머 산´을 이룬 백두대간이 이어졌다. 시계가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 정선땅에 솟아 오른 산봉우리의 스키 슬로프가 보일 지경이다. 용평리조트 관광곤돌라 어른(왕복) 1만 2000원, 어린이 8000원.330-7421. # 누렇게 익어가는 황태 눈 이불을 뒤집어 쓴 황태덕장과 어우러진 산골 마을의 정취는 한 폭의 풍경화다. 용평스키장 입구 횡계마을 일대와 읍내에서 대관령 옛길로 향하는 길목의 덕장마다 명태들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북풍한설 속에서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황태 특유의 누런 빛깔로 익어가는 중이다. 대관령 지역은 남한에서 최초로 황태덕장이 형성된 곳이다. 고도가 높고 기온 차가 심한 데다 바람도 많아 황태 건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직후 함경도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이 자신들의 고향과 기후여건이 비슷한 대관령에 덕장을 세워 황태를 생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요즘 대관령이나 인제 용대리 등의 황태덕장에 거는 명태는 대부분 오호츠크해 등에서 잡아온 원양태들이다. 우리 근해에서 명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연안태는 ‘금태(金太)´라 불릴 만큼 보기 어려운 생선이 됐기 때문이다. 진부령 넘어 고성군 거진항 일대에서 21∼24일 제10회 고성 명태축제가 열린다.‘금태´와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www.myeongtae.com,682-8008. 글 사진 평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횡계나들목→우회전→횡계 읍내 로터리→좌회전→의야지마을(서울에서 약 3시간 소요). ▶주변 볼거리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삼양 대관령목장의 이국적인 풍경을 빼놓을 수 없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동해 바다 풍경도 일품. 오대산 월정사 입구의 눈쌓인 전나무 숲길도 겨울 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맛집 남경식당은 꿩만두와 메밀막국수 등으로 소문난 집. 깍두기와 김치 등 밑반찬도 맛깔스럽다. 꿩만두와 메밀막국수 모두 5000원을 받는다.335-5891. 오징어와 삼겹살이 조화를 이룬 오삼불고기도 대관령의 별미. 횡계로터리 주변 납작식당(335-5477)이 잘한다.1인분 8000원.
  • [씨줄날줄] 로컬 룰/황성기 논설위원

    빨강·노랑·파랑의 근대적 자동 교통신호등이 도입된 것은 100년도 채 안 된다.‘진행’을 의미하는 파랑과 ’정지’의 빨강 외에 ‘주의’를 뜻하는 노랑이 추가된 것은 1920년대 초 미국 디트로이트에서였다. 세가지 색깔이 갖는 뜻은 만국 공통인 ‘제너럴 룰’이다. 하지만 운용 체계는 우측통행을 하는 한국과 죄측통행을 하는 일본이 조금씩 다르다. 예컨대 빨강불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정지해야 하는 일본과 달리 우리 도로에선 우회전이 가능하다. 이런 ‘로컬룰’을 잘 모르면 딱지를 떼는 것은 물론이요, 큰 사고까지 낼 수 있다. 골프도 영국왕립골프협회와 미국골프협회의 규칙인 제너럴 룰이 있지만 골프 코스 등의 특성에 따라 로컬룰을 둔다.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열린 미 LPGA투어 하나은행 코오롱 챔피언십 대회 1라운드 16홀까지 2언더파로 선두권을 달리던 박세리도 로컬룰을 착각해 더블보기를 범했다. 페어웨이가 비정상일 경우 볼을 들어 올려 닦은 뒤 칠 수 있다는 로컬룰에 따라 박세리는 수리지에 떨어진 공을 닦기 위해 집어 올렸다. 그러나 그 지역은 페어웨이가 아니라 로컬룰이 적용되지 않는 러프여서 결국 1벌타를 받았다. 여자 프로배구에서 도입한 ‘백어택 2점제’도 세계에선 통용 안되는 한국만의 로컬룰이다. 남자배구 같은 박진감과 재미를 더하기 위해 여자에겐 어려운 백어택에 1점을 얹어줬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아 3차 예선의 남북대결을 놓고 북한이 로컬룰을 주장하고 있다. 다음달 26일 평양 경기에서 남측의 태극기 게양, 애국가 연주, 응원단을 모두 거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A매치(국가대표팀 대항)에서 국가 연주, 국기 게양을 규정하고 있다. 북측은 민족 특수성을 들어 한반도기, 아리랑을 고집하고 응원도 알아서 해준다고 한다. 로컬룰이 유용할 때도 있다. 남북 화합을 위해 로컬룰을 적용한 1990년의 평양 남북 통일축구가 그 예다. 그렇지만 이번 경기는 친선이 아니다. 월드컵행 티켓이 걸린 A매치이다. 정 FIFA의 제너럴 룰을 따르지 못한다면 제3국 개최도 불가피하다.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세계가 주목할 남북 A매치의 빅이벤트를 북한이 놓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Let’s Go] 겨울에 만난 창녕 ‘우포늪’

    [Let’s Go] 겨울에 만난 창녕 ‘우포늪’

    우포늪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 사람도 자연의 일부가 되는 우포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 사시절 모양 색깔 모두 다른 우포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 수초에 뒤덮인 퇴적늪의 단단함을 때론 살얼음 차가움을 자분자분 맨발로 느껴보세요 (하략) -송미령의 시 ‘우포늪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 중. # 늪마다 독특한 풍경 철저히 준비하고 떠난 여행에서는 많은 배움을 얻고, 준비 없이 떠난 여행에서는 많은 것을 느끼고 온다 했다. 전자를 여행자라 한다면, 후자는 방랑자쯤 될까. 경남 창녕의 우포를 찾아가는 길은 후자에 속했다. 우포늪은 창녕군 대합면과 대지면, 이방면, 유어면 등에 걸쳐 있는 국내 최대의 자연 습지다. 소의 머리를 닮은 우항산이 늪에서 물을 마시는 듯하다고 해서 우포(牛浦)늪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늪 전체의 넓이는 서울 여의도와 비슷하다. 가장 큰 우포를 비롯해 인근의 목포와 사지포, 쪽지벌 등 4개의 늪을 아울러 우포늪이라 부른다. 나이는 한반도와 동년배다. 대략 1억 4000만 살 정도 됐다. 면적에 비해 다양한 종류의 희귀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2.3㎢쯤 되는 담수면적에 1000여종의 생명체가 올망졸망 살아가고 있다. 창녕 사람들은 우포를 굳이 ‘소벌’이라 부른다. 소벌이란 순 우리말 표현을 두고 일제강점기에 우격다짐으로 바뀐 ‘우포’로 부르기가 썩 내키지 않아서인 듯하다. 다른 늪의 경우도 마찬가지. 공식 문건에 표기되지는 않지만, 각각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우리말 이름을 갖고 있다. 주민들이 ‘소벌’로 부르는 우포는 ‘소(牛)를 먹이거나, 소 모양의 넓은 벌판’이라는 뜻이다.‘나무벌’ 목포는 ‘왕버들 나무(木)가 많은 벌’이고,‘모래벌’ 사지포는 ‘모래(砂) 섞인 땅(地)으로 된 벌’이다.‘쪽지처럼 작은 벌’이라는 뜻의 쪽지벌은 다행히 예쁜 순 우리말 이름을 그대로 지켜오고 있다. 작다는 의미를 가진 ‘쪽’이란 표현을 일제가 자기네 식으로 바꾸기엔 한계가 있었던 모양이다. # 우포, 겨울을 말하다 소목 제방에 올라 바라본 소벌. 넉넉하고 포근한 모습이다. 그 너른 품안에서 싱싱한 아침을 맞은 겨울철새들이 저마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큰고니(백조) 무리는 차가운 얼음 위로 제 모습을 비춰보며 ‘나르시시즘 놀이’를 즐기는 듯하고, 물닭들은 물고기를 잡느라 자맥질에 바쁘다. 생기를 잃은 채 숨을 죽이고 있을 거란 예상에 쨍∼하고 금이 가는 순간이다. 오래 전 딱딱하게 얼어버린 늪에서 희망을 본 이가 송미령(51) 시인이다. “얼굴이 베일 만큼 차가운 겨울바람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요. 얼어붙은 나뭇가지에서 움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면 가슴이 설레죠. 겨울엔 모든 것이 정지해 있을 듯하지만, 새벽과 저녁 무렵이면 생기가 넘쳐 흘러요. 겨울철새들이 먹잇감을 구하느라 물속에 머리를 처박기도 하고, 때론 먹이를 두고 싸우기도 하죠.” 소목 제방 왼쪽으로 난 길은 반드시 걸어봐야 한다. 나뭇잎 무성한 계절엔 보이지 않고, 겨울과 초봄에만 잠깐 드러나는 길이다. 개구리덤 주변의 겨울 철새들과 원시적인 풍경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자박자박 걷다 보면 모래벌과 만난다. 소벌의 광활한 풍경에 비하면 아기자기한 호수의 느낌을 주는 곳이다. 얼지 않은 물가 가장자리에 수백 마리 철새들이 부리가 닿을 만큼 옹기종기 모여 있다.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나무들은 호젓함을 더한다. 예쁜 그림이 담긴 우편엽서를 보는 듯하다. 모래벌을 지나 나무벌로 향했다. 수심이 깊어 많은 수중식물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꽁꽁 언 얼음 위엔 왕버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왕버들 뿌리 위로 덩그러니 놓여 있는 쪽배에 오래도록 시선이 머물렀다. 낡고 초라한 모습이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뱃머리 너머로 예전 많은 창녕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자신의 생명력을 나눠주던 우포늪의 모습이 자연스레 오버랩됐다. # 시인, 늪에 빠지다 우포늪 끝자락의 쪽지벌은 크기가 가장 작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진입로가 잘 닦여 있어 탐방객들이 진면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기 십상이다. 쪽지벌 사초군락지는 송미령씨가 우포늪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다.‘우포늪에 오실 땐 맨발로 오세요’란 시도 이곳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단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자분자분 걷고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에요. 바람에 살랑대는 사초 위에 누워 보세요. 마치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 거예요.” 창녕에 둥지를 튼 지 벌써 27년. 거의 매일 이곳을 찾았으니, 사초 위에 얼마나 많은 추억을 맺어 놓았을까. 그 중 몇몇은 가슴 깊숙한 곳에 묻어 두었을 게다. 시나브로 해거름이 찾아왔다. 늪은 어제처럼, 억만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저녁 노을 속으로 천천히 가라앉고 있었다. 창포물로 감은 머릿결 같은 사초 위에 잠시 쉼을 청했다. 포근하고 부드럽다. 우포의 정취를 오롯이 느끼려면 맨발이 아닌 ‘맨살’로 찾을 일이다. 글 사진 창녕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창녕 나들목→우회전→우포늪생태학습원→우포늪전망대 ▶맛집 우포의 가장 큰 먹거리는 토종붕어. 겨울철에 특히 큰 씨알의 붕어가 많이 난다.‘우포붕어찜’은 붕어찜 요리로 근동에서 명성이 자자한 집.1인분에 공기밥 포함 1만 1000원을 받는다. 붕어 매운탕은 3만원.(055)532-2088. ▶가볼 만한 곳 ▲ 창녕고분군 ‘제2의 경주’라고 불리는 창녕은 신석기에서 근세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문화재가 분포하고 있다. 특히 비화가야의 수도였던 만큼 가야시대 무덤 형태를 한 고분이 1만기나 남아 있다. 그 중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이 볼 만하다. ▲ 석빙고 공기의 대류현상을 이용해 얼음을 천천히 녹게 한 시설물. 송현동에 있다. 겨울철 저장해 놓은 얼음이 7∼8월 한여름까지 녹지 않았다고 한다. 공기를 식히는 역할을 담당한 원통형의 ‘홍예’ 등 건축물 자체가 아름답다. 미리 군청에 연락하면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 관룡사와 용선대 화왕산군립공원에 자리한 관룡사는 신라시대 고찰. 관룡사에서 20분 남짓 떨어진 용선대도 잊지 말고 찾아볼 것. ▲ 산토끼 노래비 동요의 대명사 ‘산토끼’는 1930년 이방면 이방초등학교에 근무하던 이일래 선생이 작사·작곡했다. 이방초등학교 교정에 산토끼 노래비가 있다. 창녕군청 (055)530-2520, 창녕환경운동연합 532-7856.
  • [월척樂漁 웰빙樂漁 ] 경남 거창군 합천호

    [월척樂漁 웰빙樂漁 ] 경남 거창군 합천호

    결빙기를 맞은 중부권 낚시터마다 얼음낚시 마니아들의 날카로운 얼음 뚫는 소리가 여명을 깨우고, 해오름이 시작된다. 그 시간 물낚시만을 고집하는 낚시꾼들은 철부선 첫 배를 타고 결빙이 안 된 전남 신안의 섬으로 출조를 하기도 한다. 얼음낚시와 섬낚시가 낮낚시 위주라면 겨울철 밤낚시를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곳이 경남의 합천호다. 차창을 넘나드는 겨울 햇살이 따사롭게 느껴지는 오후, 사계절 밤낚시터 합천호를 향해 달려간다. 합천호는 경남 거창군과 합천군을 가로지르는 낙동강 지류인 황강을 황매산 협곡에서 막아 1988년 겨울부터 담수를 시작했다. 담수 첫 해부터 토종붕어를 비롯해 떡붕어와 메기, 잉어 등 많은 치어를 방류해 자원조성을 한 곳. 경남 제일의 민물낚시터다. 황매산을 비롯한 고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깊은 산속에 자리한 지리적 여건으로 맑은 물과 깨끗함이 자랑이다. 하지만 워낙 물색이 맑아 낮낚시보다는 어둠이 주변을 덮어주는 밤이 되어야 제대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겨울에도 결빙이 안 돼 물낚시가 가능한 천혜의 사계절 밤낚시터로 잘 알려져 있다. 해질녘이 되어도 짙게 낀 겨울안개는 맑고 깨끗한 합천호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중류권에 자리를 잡자마자 광활한 호수 합천호에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들었다. 곧이어 하나 둘씩 파란 케미컬라이트가 불을 밝히며 본격적인 밤낚시가 시작됐다. 어둠속에서도 희미하게 보이는 높다란 산등성이를 타고 살며시 바람 한자락이 불어왔다. 동시에 적막을 깨뜨리며 찌불도 솟아 오른다. 물가에서 밤을 지새우는 조사만이 느낄 수 있는 겨울밤의 정취다. 포인트는 거창군 남상면과 남하면 일대의 상류 지역과 합천군 봉산면 일대에 형성돼 있다. 대병면 중하류 지역에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산재해 있지만, 계절과 수위에 따라 포인트 변화가 심하다. 겨울철 대표적인 포인트는 결빙이 없는 봉산, 대병면의 중하류 일대. 많은 마릿수보다 기복이 없는 조황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바닥 경사가 완만하고 수몰나무나 수초 등 장애물이 있는 곳이 특급 포인트. 또 본류대보다는 골자리가 유리하다. 낚싯대는 3.0칸 이상 긴 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심은 비교적 깊은 4∼5m권을 공략해야 한다. 미끼는 지렁이와 곡물류 떡밥을 주로 사용한다. 바닥 여건 등 포인트에 대한 정보를 미리 현지 낚시점이나 낚시인의 도움을 받은 후 출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변에 볼거리도 많고, 가조온천 등 추위를 녹일 관광명소들이 많아 겨울철 낚시여행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거창 합천호낚시 011-488-5164,(055)943-5164. ▲ 가는 길 : 88올림픽고속도로→거창나들목→합천방향 우회전→남하면소재지→가천교→봉산교→봉산면소재지→합천호 붕어낚시전문가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5)전남 구례군 마산면 상사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5)전남 구례군 마산면 상사마을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 정확한 형성 연대를 알 순 없지만 대략 신라 흥덕왕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말기 승려 도선이 우연히 이인을 만나 세상사를 물었더니 대답은 하지 않고 모래 위에 삼국도(三國圖)를 그려 삼국통일의 징조를 암시해 주더란다. 도선이 이에 크게 깨달아 고려 창업에 큰 공을 세우게 되었다는 것. 그리하여 ‘모래 위에 그림을 그렸다’란 뜻의 ‘사도리’란 이름을 얻었고, 일제 때는 윗마을과 아랫마을을 각각 상사리와 하사리로 구분해 나누었다. 지리산 노고단(1507m) 남녘 기운을 고스란히 받고 선 윗마을 상사는 구례군내는 물론 전국에서도 내로라하는 장수마을로 꼽힌다.1986년 인구통계조사 결과 국내 제1의 장수마을에 선정된 적도 있을 정도다. 상사마을 사람들의 장수비결은 ‘지리산 약초 뿌리가 녹아 있다’는 조그만 샘물 ‘당몰샘’에 있다.1980년대 중반 모 대학 예방의학팀의 수질검사 결과 대장균이 한 마리도 검출되지 않아 최상의 물로 진즉에 판명 받았고,2004년엔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한 전국 10대 약수터 중 하나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이 마을 토박이 의성 김씨 선조가 조선 후기 명당을 찾아 전라도 땅을 헤매다가 당몰샘을 발견, 물을 저울에 달아보았더니 다른 곳보다 무겁고 수량도 풍부해 이곳에 정착해 살았다는데 실제 동량의 수돗물보다 이 샘물의 무게가 더 나간다. 지난해 SBS-TV의 의뢰를 받아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이 시행한 수질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미네랄 성분이 유독 많이 함유되었다고 한다. 몇 해 전만 해도 100세를 넘긴 분이 계셨고 90대 분들도 여럿 되었지만 지금은 모두 작고했고 현재는 88세의 황영복 할아버지와 동갑내기 황금숙 할머니가 마을 최고령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들 오환수(65)씨와 살고 있는 황금숙 할머니는 구한말 애국지사 매천 황현의 증손녀이다. 아들 오씨는 하루 종일 담장을 손보는 일로 분주하다. 길가에서도 툇마루에 누운 어머니의 모습이 보여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돌담을 이어 쌓고 옆으로 새 출입로를 내는 중이다. 상사마을에 뿌리내린 지 57년된 모자의 집은 인근 오미리 시절부터 치자면 무려 300년도 넘는 고택이다. “군에서는 이 마을을 한옥문화촌으로 지정할 모양이에요. 저희 집을 포함,10여호의 한옥이 잘 보존돼 있고요.3월부터는 군 지원 하에 열두 채의 한옥이 더 지어질 예정입니다. 당몰샘 옆의 ‘쌍산재’는 5대가 함께 살았던 집이었는데 지금은 종손만 거주 중이고 관광객들을 위한 숙박시설로 활용 중이지요.” 마산면 일대에서 가장 많은 농지를 갖고 있는 곳이 상사라지만 20여년 전부터는 논농사 외에도 녹차 재배가 한창이다. 아직까진 찻잎을 재배해 타 지역에 판매하는 게 전부인데 상사마을 이름을 건 제품이 출시될 날도 그리 머지않았다. 당연히 농약은 일절 살포하지 않은 무공해 찻잎이다. 상사마을엔 그 흔한 역병도 없었고,‘산손님’으로 통하던 빨치산과 토벌대 사이에서 시달린 일도 없었으며, 몹쓸 흉년도 없었다. 오환수씨는 그게 다 당몰샘 덕분이라고 믿는다. 돌아가신 백부로부터 그렇게 듣고 자라기도 하였다. 처음 60여호쯤 살았던 곳에 하나 둘 외지인이 들어와 최근엔 13호쯤 가구 수가 늘었으니 그것도 당몰샘의 신기한 기운 때문인지 모르겠다. 물을 가득 담아가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따라 당몰샘은 오늘도 전국 각지로 지리산 생명력을 고루고루 흩뿌리고 있다. 글·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www.emountain.co.kr) ▲ 가는 길 :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에 구례까지 가는 버스가 있고, 기차는 전라선 구례구역에서 하차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88고속도로 지리산IC 등에서 남원으로 간 다음 19번 국도를 타고 구례로 진입한다. 남해고속도로는 하동IC를 경유해 구례로 갈 수 있다. 구례에선 화엄사 방향을 따르다 청천초등학교 옆길로 우회전한다. 중간중간 쌍산재 이정표가 보인다.
  • 휴대전화요금 오른다

    요금을 내리는 게 아니라 사용을 억제해 부담을 덜어준다? 차기 정부가 추진해 온 이동통신 요금 경감대책이 당초 그림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요금 인하’가 아니라 사용자들의 ‘과소비 억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오히려 지금보다도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나온다. ●통화 길수록 요금 비싸지는 ‘누진제´도 추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용시간에 따라 통화료가 할증되는 ‘누진 요금제’와 전화를 건 사람뿐 아니라 받는 사람도 요금을 50% 분담하는 ‘쌍방향 요금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불필요한 통신이용을 막아 결과적으로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가입비와 기본료 등을 줄여 20%의 인하 효과를 내겠다던 당초 입장에서 크게 선회했다. 지난 13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불필요한 통신 과소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통신이용 실태를 파악하라고 인수위에 지시한 게 결정적이다. 누진 요금제는 전기요금처럼 통화를 길게 할 수록 더 높은 요금이 적용되는 방식이다. 통화를 길게, 많이 해야 하는 사람들의 부담은 지금보다 커질 수 밖에 없다. 불필요한 통화가 아니라 생계를 위해 이동전화를 써야 하는 영업사원, 자영업자 등 서민들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쌍방향 요금제는 전화를 받는 사람도 건 사람만큼 요금을 절반 부담하는 것으로 현재 미국·캐나다·중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발신전화의 상당수가 수신거부를 당하게 되고 업무상 필요 때문에 반드시 전화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이전에 없던 부담을 새로 떠안게 된다. 이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은 통신비 부담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고 일상적인 이용에도 적잖은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통신요금 인하방안 1월말 공식발표” 이동통신업계도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요금인하보다 훨씬 심한 압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통화량 급감과 이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가입자들의 통화량을 늘려서 매출을 높이려는 전략과도 상충된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북미와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소비자가 아닌 통신사업자의 필요에 따라 시행 중인 착신자 요금부담과 전세계 어느나라에도 없는 요금할증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은 사업자는 물론이고 소비자의 권익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위의 정책추진을 실현 가능성보다는 요금인하에 반발하는 통신업체들을 초강력 카드로 압박해 요금을 내리도록 유도하려는 우회전술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인수위 관계자는 “통신요금 인하방안은 정보통신부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1월말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현재 인수위 주변에서 나도는 얘기는 공식 입장도 아닐 뿐만 아니라 실무차원의 아이디어일 뿐”이라고 밝혔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송파대로 19일부터 버스전용차로

    송파대로 19일부터 버스전용차로

    상습정체 구간이던 송파대로의 교통흐름이 한층 나아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오는 19일부터 24시간 전일제로 송파대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운영구간은 잠실대교 남단에서 성남 시계(복정역 환승주차장·지도)까지 모두 5.6㎞이다. 이 구간에는 잠실역, 석촌호수역, 석촌역, 송파역, 가락시장역, 문정로데오거리입구, 문정역, 장지역에 양방향으로 중앙버스정류소가 들어선다. 또한 일반 차량의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잠실역과 문정역, 복정역 3곳에 버스전용 신호등이 설치될 뿐 아니라 잠실사거리 버스정류소에는 직진 버스와 우회전 버스가 각각 정차하도록 중앙 및 가로변 버스정류소가 구분 운영된다. 송파대로의 중앙버스전용차로 운영에 따라 송파지하차도 상부, 잠실대교 남단, 복정역 남단 네 곳을 제외한 전 구간에서는 19일부터 유(U)턴이 금지된다. 이용 차량은 우회로를 통해 피(P)턴이나 엘(L)턴을 해야 한다. 송파대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운영되면 시내 중앙버스전용차로는 강남대로, 수색·성산로, 도봉·미아로, 천호·하정로, 시흥·한강로, 경인·마포로, 망우·왕산로 등 모두 8개 축에 73.5㎞로 늘어난다. 김홍길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전용차로2팀장은 “현재 운영 중인 7개 주요 중앙버스전용차로에 대한 운행실태를 분석한 결과, 출근시간대를 기준으로 버스의 속도는 18∼81% 향상되었고 통행시간 편차도 2∼3분 이내로 크게 안정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버스전용차로 개통은 버스가 대중교통의 중심수단으로 제 몫을 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시는 송파대로에 이어 올해 안에 양화대교∼아현삼거리 5.2㎞, 양화교∼강서구청입구 4.3㎞, 한강대교∼대방역 3.8㎞, 이수교차로∼논현역 3.5㎞ 등 4개 노선 16.8㎞에 대해 중앙버스전용차로를 개통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통일·의주로(고양 시계에서 서대문 사거리), 공항로 잔여구간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11) 천안 광덕~성환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11) 천안 광덕~성환

    차령고개를 내려오자마자 만나는 천안시 광덕면 원덕리는 주막촌이었다. 고개를 힘겹게 넘다 보니 술로 목을 축이거나 국밥으로 허기를 끄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터이다. 저녁 때 고개를 내려온 행인들은 하룻밤 머물다 떠났다. 주민 김재옥(79)씨는 “옛날에는 도로변에 주막이 꽉 찼다.”고 말했다. 그것이 50여년 전 일이라고 전했다. 마을에서 만난 박상선(87·여)씨는 “문기네, 용하네…. 마을 전체가 주막촌이었다.”고 회고했다. 마을 입구에는 ‘원터’라고 쓴 바위가 있어 옛날 마을의 성격을 알 수 있다. ●김옥균이 양자 가기 전 3년간 살던 곳 주민들은 지금도 자기네 마을을 ‘주막’이라고 불렀다. 나그네들이 북적거리며 흥정망청대던 마을은 옛날의 영화가 사라지고 누추한 모습으로 있다. 좀더 걸어서 내려오면 이 마을 안쪽에 김옥균의 흔적이 있다. 논 옆에 ‘김옥균 선생 성장지’라는 비석이 서있다.1853년 이 마을로 이사와 형조참의이던 서울의 재당숙네 양자로 가기 전 3년간 살았다고 비는 전한다. 100평 정도의 땅에 울타리를 쳐놓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옥균 유허를 둘러보고 “작은 비라도 세워줘라.”고 해 1979년 비가 세워지고 울타리가 쳐졌다고 한다. 마을 이장 김용성(55)씨는 “제사는 지내는 게 없고 해마다 풀만 깎아준다.”고 말했다. 울타리 안에는 김옥균이 살 때부터 있었는지 늙은 감나무가 하나 있다. 금세라도 떨어질 듯한 수많은 감이 늦가을의 정취를 한껏 뽐냈다. ●400∼500년 전통의 왕버들·장승 마을 옛길은 곡교천을 따라 달린다. 조치원과 천안으로 갈라지는 구정마을 삼거리에서 국도 1호선으로 바꿔 천안방면으로 뻗는다. 그러다 잠시 국도를 벗어나 연기군 소정면으로 빠져 들어간다. 소정리역 못미처 곡교천 옆에 왕버들군락지가 있다. 키가 20∼30m쯤 되는 왕버들 수십그루가 자라고 있다. 조선 초기에 한 선비가 낙향을 해 집성촌을 조성하면서 “마을의 꼬리가 짧다.”는 풍수에 따라 냇가에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1만 5000평에 달했으나 일제가 토지조사를 실시해 지금은 3000평 정도만 남았다. 주민 이병두(51)씨는 “400∼500년 된 왕버들은 7∼8년 전 얼어 죽었다.”며 “봄이면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많이 몰린다.”고 전했다. 소정역 옆으로 난 옛길을 따라 2∼3㎞쯤 가면 대곡4리 자연마을인 ‘한자골’이 나온다. 일제 때 지어진 소정역은 2년 전 화재로 전소된 뒤 다시 지어져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한자골 마을 입구에는 장승 5∼6개가 서 있다. 윤년이 오면 주민들이 정월 대보름 전날 장승을 새로 깎아 박고 제를 지낸다. 주민들은 장승이 마을의 수호신이라고 믿고 있다. 주민 류재두(72)씨는 “500년 전 마을이 조성될 때부터 이어지는 전통”이라며 “묵은 장승과 새 장승을 동아줄로 묶어 놓고 제를 지낸다.”고 말했다. ●애틋한 사랑 전하는 천안삼거리 옛길은 곧바로 국도 1호선과 만나거나 결별하면서 천안시에 진입한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에 동조한 고려 윤사덕 장군이 왜구와 싸운 도라티(고개)를 거쳐 천안삼거리로 접어든다. 천안삼거리는 충청과 호남, 영남이 만나는 삼남의 요로다. 어사 박현수와 기생 능소의 애틋한 사랑이 전해지는 곳이다. 이 전설은 옛날 홀아비 한 사람이 ‘능소’라는 어린 딸과 어렵게 살다 변방의 수자리로 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변방으로 떠나던 그는 천안삼거리에서 버드나무 지팡이를 땅에 꽂고 “이 지팡이에 잎이 필 때 이곳에서 다시 만나자.”며 딸을 주막에 맡겼다. 능소는 이곳에서 기생이 돼 아비를 기다리다 과거 보러 가던 전라도 선비 박현수와 인연을 맺는다. 박현수는 장원급제 후 어사가 돼 내려오다 능소와 재회한다. 이때 ‘천안삼거리 흥∼ 능소야 버들은 흥∼’하는 흥타령을 불렀다고 한다. 이 지팡이가 자라고 퍼져 이곳에 버드나무가 많다고 전해진다. 천안삼거리에서 가지를 휘휘 늘어뜨리고 있는 수양버드나무는 이래서 능소버들이나 능수버들이라고 따로 부르고 있다. 이도령이 한양을 오간 길이고 스토리도 ‘춘향전’과 비슷하다. 옛길을 따라 이런 이야기가 유행했던 모양이다. 삼거리공원은 삼거리에서 시내로 빠지지 말고 우회전, 경부고속도로 목천IC 방면으로 400m쯤 가면 나온다. ●삼거리공원에 ‘하숙생´ 노래비 공원은 넓고 대형 연못도 있다. 최희준이 부른 하숙생 노래비가 연못 주변에 서있다.‘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천안 입장 출신인 고 김석야씨가 노랫말을 지었다고 해 2001년 7월 비석이 세워졌다.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조선 후기 실학자 홍대용(1731∼83)의 시비(詩碑)도 있다. 그는 천안 수신면 장산리가 고향이다.‘다툼이 없으니 온갖 비방 면하겠소/재주스럽지 못하니 헛명예 있을소냐’ 홍대용은 자명종을 만들고 ‘지구는 돈다.’고 생각한 북학파의 선구자였다. 이 시비는 1983년 4월 건립됐다. 연못 옆에는 ‘영남루’도 있다. 영호남의 관문인 화축관(華祝館)의 문이었다. 화축관은 왕들이 온양온천으로 행차할 때 묵어가던 숙소다.1601년 선조 때 세워졌고 규모가 20여칸에 달했다. 일제 때 경찰서 숙소, 헌병대 사무실에서 해방 후에 학교 관사로 사용되다 헐리고 이 문만 남아 1959년 이곳에 옮겨졌다. 문화재자료 12호. 공원을 산책하던 김청동(67·삼룡동)씨는 “지금은 흔적도 없지만 옛날에는 이 주변이 모두 주막촌이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도로변의 능수버들만 천안삼거리의 내력을 일러준다. 옛길은 다시 시내 쪽으로 나와 천안시청이 있던 구도심을 지난다. 시청이 신도시로 옮기면서 구도심은 최근 누리던 영화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었다. 고려 왕건의 군사훈련장이었던 천안공대 뒤편 부대동을 지나 시름새로 접어든다. 시름새는 왕건이 후백제를 치러 가다 성거산에 오색 구름이 뜬 것을 보고 “산에 신이 있다.”고 여겨 제사를 지내줬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지금은 읍내 규모의 시가지 모습이다. ●숭어와 배가 드나들던 안성천 5분쯤 더 가면 성환읍 대흥리 ‘봉선홍경사(奉先弘慶寺)’ 사적비가 나온다. 국보 7호다. 고려 현종이 1021년 아버지 안종의 뜻을 받들어 280칸짜리 사찰을 짓고 이 비석을 세웠다. 고려 10대 사찰의 하나였지만 ‘망이·망소이난’ 때 불타 없어졌다고 한다. 비만 남았다. 비문은 ‘해동공자’로 불리고 있는 고려 최충이 지었다. 고려 때 이곳은 갈대밭이 우거져 강도가 많았다고 한다. 현종이 사찰을 세운 것은 나그네를 보호하려는 뜻도 있다. 현재는 갈대밭은 거의 없고 국도변 좌우로 넓은 들이 펼쳐져 있다. 옛길은 이어 안성천에 이른다. 그 전에 길은 국도에서 약간 동쪽으로 갈라진다. 옛길이 있던 곳은 다리는커녕 징검다리도 없다. 안성천에 붙어 있는 성환읍 안궁5리 송동수(51)씨는 “아산만방조제가 생기기 전 안성천에서는 숭어와 망둥이 등 바닷고기도 많이 잡혔다.”며 “갯벌이 뒤덮여 있었고 배도 자주 들락거렸다.”고 회고했다. 안성천교를 건너면 경기 평택·안성 땅이다. 두 지역의 경계 부근이다. 글 사진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한·중·일 격전지 성환 충남 천안시 ‘성환’은 일본이나 일본인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간다. 일본이 한반도에서 벌인 전쟁의 승패에 이 일대 전투가 결정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멀게는 백제시대 때다. 백제가 660년 멸망한 뒤 유민들이 부흥운동을 벌일 때 일본이 돕는다. 일본은 663년 이곳에서 당나라 군대와 맞붙었다.3만명의 일본군은 아산만으로 전함들을 상륙시켰다가 갯벌에 묶였다. 화공을 퍼부은 당나라에 대패했다. 바다가 핏빛으로 물들었다. 아산만과 이어졌던 안성천교 주변을 지금도 지역 주민들이 ‘몰왜보(沒倭洑)’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성환읍 안궁리와 경기도 평택시 소사동 일대이다. 천안 직산위례문화연구소 백승명 소장은 “이 전투는 신라가 668년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삼국을 통일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일본은 임진왜란 때 이 부근 직산에서 조선을 지원하러온 명나라군과 싸운다.1597년의 일로 역시 일본이 대패한다. 왜장 구로다가 이끌던 이 전투에서 진 일본은 부산까지 밀렸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으면서 철군한다. 사가들은 ‘직산전투’를 행주대첩·평양전투와 함께 임진왜란 육전 3대첩으로 꼽는다. 일부에서는 직산전투 대신에 ‘진주대첩’을 넣기도 한다. 일본은 1894년 청일전쟁 때 이곳에서 다시 맞붙는다. 청나라군과 첫 전투다. 일본은 이 전투에서 대승해 청나라군을 평양 위로 밀어내고 기선을 제압했다.‘안성천’이란 이름도 이 전투에서 지어졌다고 백 소장은 말한다. 이처럼 성환은 한국, 중국, 일본이 한반도에서 벌인 전쟁에서 승패를 결정한 중요한 격전지로 평가되고 있다. 백 소장은 “일본은 3차례 전투 가운데 최후에 자존심을 되찾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이런 자긍심 때문에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됐을 때 성환역의 역장을 다른 역장보다 한 계급 높은 간부를 앉혀 성환에 특별 대우를 했다.”고 말했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바다를 품은 사찰’ 김제 망해사

    ‘바다를 품은 사찰’ 김제 망해사

    서해안고속도로 서김제나들목을 나서면 횡으로 드넓은 평야가 확 펼쳐진다. 국토의 3분의2가 산지인 이 땅에서 하늘과 땅이 맞닿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 김제·만경평야다. 내 나라 안 으뜸가는 곡창지대. 그 지평선의 끝자락, 그리고 막 수평선이 시작되는 곳에 망해사(望海寺)가 자리잡고 있다. 동해 양양의 낙산사, 남해 여수의 향일암 등 바다에 접한 명찰들과 규모에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해조음(海潮音) 가득한 망해사 또한 서해를 대표할 만큼 빼어난 주변 경관을 갖고 있다. 망연히 바다만 바라보고 서 있을 것 같은 절. 승속의 구분이 엄연한 절집 이름에서 여전히 끊어내지 못한 세속에의 그리움이 느껴지는 불경을 범하며 절집 마당으로 들어선다. # 지평선과 수평선이 만나는 절집 망해사로 가는 길의 초입은 드넓은 평야다. 조정래는 소설 ‘아리랑´에서 ‘그 끝이 하늘에 맞닿아 있는 넓디나 넓은 들녘은 어느 누구나 기를 쓰고 걸어도 언제나 제자리에서 헛걸음질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다.´고 표현했다. 얼마나 들판이 넓었으면 ‘징게맹갱 외애미뜰(김제 만경 너른 들)´이란 말이 나왔을까. 망해사는 지평선이 수평선과 만나는 진봉산자락 한 귀퉁이에 비좁게 서 있다. 징게맹갱 외애미뜰의 장대한 규모에 비교하면 손바닥보다도 작은 사찰이다.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전과 학승 몇 명이 기거한다는 낙서전, 그리고 요사채와 범종각 등이 절집의 전부다. 거기에 팽나무 몇 그루가 찰랑거리는 바닷물을 내려보며 서 있을 뿐이다. 하지만 절집 뜨락만은 세상의 어느 거찰보다 넓다. 바다-새만금간척사업이 바다를 갈라놓았기 때문에 정확히 표현하자면 육지 속 바다라고 불러야 옳을 듯하다-를 앞마당 삼고 있기 때문이다. 계곡물과 강물소리를 듣는 절집은 흔천이지만, 지척에서 바닷물이 들고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해우소의 창문은 차라리 해학적이다. 슬며시 미닫이문을 열면 바다가 한걸음에 달려오는 듯하다. 살아온 연륜도 짧지 않다. 처음 세워진 시기에 대해 백제 의자왕 2년(642년)에 부설거사가 세웠다고도 하고, 신라 문무왕 11년(671년)에 부설스님이 지었다고도 한다. 어쨌거나 개창 시기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세(寺勢)를 크게 확장시킨 인물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선승 가운데 한 사람인 진묵대사다. 전라북도 지정문화재 자료 128호로 지정된 낙서전도 1589년(선조22년)에 그가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 작지만 풍광만은 너른 곳 낙서전 앞 바닷가쪽에 7∼8m 거리를 두고 선 팽나무 두 그루가 눈길을 끈다. 나이는 400세 남짓. 전라북도 기념물 제114호로 지정된 이 나무들에는 각 각 할배나무와 할매나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안쪽의 할매나무는 바깥쪽 할배나무에 비해 다소 왜소한 편이다. 할배와 더불어 거친 세상과 마주하며 애면글면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던 할매의 신산한 삶을 보는 듯하다. 절집 위쪽의 전망대에 오르면 작은 진봉산에서 바라보는 풍경치고는 참으로 넓은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군산에서 김제, 부안까지 내쳐달리는 황톳빛 바다가 망망대해를 이루고, ‘징게맹갱 외애미뜰´의 누런 들판이 비슷한 크기로 뭍을 뒤덮고 있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로 눈을 돌리면, 오른쪽엔 내륙의 한가운데를 관통해온 만경강이 마지막 줄기를 토해내고, 왼쪽으로는 심포항이 바다 위에 고즈넉하게 걸려 있다. 대해(大海)와 단절된 탓일까. 광대하기는 하나 어딘가 쓸쓸함을 감출 수 없는 풍경이다. 범종각에 걸린 낙조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대해의 위세를 잃어버린 바다 아래로 몰락하는 해가 여느 곳보다 유난히 붉을 듯하다. 김제땅에서 바닷가와 만난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곳은 심포항이다. 백합 산지로 많이 알려진 곳. 물때에 따라 끝이 4㎞에 달한다는 심포 갯벌은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새만금 물막이공사로 인한 갯벌 생태계 변화가 걱정거리지만 어민들은 여전히 조개를 캐고, 물고기를 잡는다. 요즘은 관광단지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찾는 발길은 많지 않은 편. 아직까지는 때묻지 않은 소박한 어촌풍경을 느낄 수 있다. 닻을 내린 채 매서운 겨울바람을 견디며 서 있는 고깃배들의 모습이 평온하기만 하다. 비승비속의 호방한 행적으로 유명했던 진묵대사는 심포항에서 지척인 불거촌 태생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고기를 잡은 뒤에는 통발을 잊는 법(得魚忘筌)´이란 경구를 후세에 남겼다고 한다. 새만금 물막이공사의 당사자들은 거대한 둑으로 물길을 막아도 갯벌이 예전과 같은 생명력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기왕 고기는 잡았더라도, 통발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글 사진 김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서김제 나들목→삼거리 우회전→29번 국도 만경 방향→만경고 삼거리→좌회전→702번 지방도 심포항 방향→망해사. 심포항은 망해사를 지나쳐 직진하면 된다. 김제시청 063)540-3114, 망해사 543-3187. # 맛집 김제 시청 인근 매일회관(542-7345)은 청국장, 김치찌개 등에 20여가지 반찬이 딸려나오는 백반집.5000원.‘가격대비 성능’이 좋다. 시청 지나 지평선마트 사거리에서 우회전, 시장길을 따라가다 새마을금고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 낙원예식장 근처다. 시내 수협 옆의 변산온천산장바지락죽 김제점(546-3939)은 바지락죽으로 유명한 변산온천산장의 김제 분점.2만원짜리 바지락정식을 주문하면 바지락전, 바지락죽, 초밥, 백합구이, 조개구이 등이 나온다. # 주변 관광지 금산사(geumsansa.org)는 후백제의 왕 견훤이 아들에게 감금된 역사를 간직한 대찰이다.3층탑 형식의 미륵전(보물 62호)은 내부가 하나로 이어져 있는 독특한 건물. 금산면 금산리 모악산 자락에 있다.17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최고의 치수시설인 벽골제가 지척이다. 김제시에서 29번 국도를 타고 부량면 방향으로 달리면 된다.
  • 휴대성 강조 1인 월동용품 출시 ‘봇물’

    휴대성 강조 1인 월동용품 출시 ‘봇물’

    한파를 겨냥한 겨울 마케팅이 뜨겁다. 난방·가습은 물론 출퇴근길이나 사무실에서 쓸 수 있는 아기자기한 1인용 난방 제품도 많이 나온다. 뜨끈한 차 한잔을 빨리 만들어 줄 수 있는 전기 주전자나 겨울철 최고의 별미인 호빵도 업그레이드되어 신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난방·가습 신제품 봇물 난방기구는 기름, 가스,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나뉜다. 일반 가정에서는 편의성, 안전성, 가격 적정성 등을 고려할 때 전기 제품이 많이 쓰인다. 가장 대중적인 제품이 선풍기 모양의 원형 전기 히터나 라디에이터 모양의 히터다. 신일의 SEH-800HCH는 좌우회전이 가능한데 키높이 기능이 있어 침대나 소파 높이까지 열을 보내줄 수 있는 게 장점. 가격은 6만원대다. 코퍼스트의 전기 라디에이터 뉴보마네는 크기에 따라 8가지 종류가 나온다. 조작이 간단하고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게 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손잡이와 바퀴도 있어 이동성이 좋다. 가격은 10만∼20만원대다. 전기매트도 괜찮다. 옥, 은사, 황토, 참숯, 녹차, 무전자파 등 웰빙트렌드를 겨냥한 고기능성 제품이 많다. 참숯 탄소판을 내장한 동천의 DC-330은 20만원대, 보국의 녹차메모리폼 온열매트 BK-200GM은 19만원대다. 건조한 겨울 날씨에 필요한 생활 가전으로 가습기도 빠뜨릴 수 없다. 요즘 신제품은 살균 기능이 강조된다. 웅진쿠첸의 신제품 가습기(MHS-E5010)는 이온수지와 요오드필터로 이뤄진 이중 강화 항균 정수 필터가 들어 있다. 특히 물통을 뒤집어 물을 보충해야 하는 기존 가습기 제품과 달리 제품 윗부분에서 물을 보충해 쓸 수 있어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15만원대. 쿠쿠홈시스의 LH67시리즈도 은살균 필터가 들어 있다. 가격은 16만원대. 부방테크론의 리홈 가습기(LUH-800M)는 아토피성 피부를 가진 어린이를 겨냥한 유아 아토피 모드 기능이 있다. 가격은 12만원대. ●스피드 무선주전자,1인용 난방 제품도 인기 겨울철엔 재빨리 물을 끓여줄 수 있는 무선주전자가 인기다. 일렉트로룩스가 최근 선보인 무선주전자(EEK4000,EEK4080)는 1.7ℓ 대용량과 0.8ℓ 미니 모델 두 가지가 있다. 분리형 필터 방식이어서 관리가 쉽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대형이 7만 8000원, 소형은 6만 1000원. 브라운의 임프레션 무선주전자(WK 600)는 물이 끓거나 주전자가 비어있을 때 전원이 차단되는 안전 모드가 있어 꾸준히 인기를 누리는 스테디셀러 상품이란 설명이다.1.7ℓ 13만원.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1인 발열 제품이 많이 나온다. 인터넷 라이브 홈쇼핑 바이라이브에서는 발열이 되는 헤스티아 발열조끼(4만 9800원)를 판다.CJ몰에서는 핫팩 인형 강아지 퍼피(1만 5000원)를 내놓았다. 약 1분간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하면 최대 4시간가량 따뜻함을 잃지 않아 아이들은 물론 성인이 사용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디앤샵에서는 극세사 원단의 포근함을 자랑하는 전기방석(1만 2800원)을 판다.Q마크를 획득한 3단계 안전 온도조절기가 있다. ●뜨끈한 호빵도 업그레이드 출시 겨울철 대표 간식인 호빵도 업그레이드된 신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내 호빵 시장은 600억원 수준으로 매년 20%씩 커지고 있다. 기린은 쌀가루 반죽과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호빵이 생각날 때’ 시리즈 6종을 출시했다. 쌀가루를 넣어 반죽을 더욱 쫄깃하게 했다는 설명. 통팥, 단호박, 고구마, 야채 등 웰빙 재료들을 듬뿍 채워 넣었다고 강조한다. 피자호빵도 있다. 샤니는 올해 호빵 신제품 주제를 중화(中華)음식과 웰빙에 맞춰 20여개의 신개념 호빵을 내놓았다. 짬뽕 팡찌니와 짜장 팡찌니 등 중화 찐빵과 종전 제품보다 칼로리를 10%가량 낮춘 밀기울 팡찌니, 호밀 등 곡물이 들어간 12곡 팡찌니 등을 밀고 있다. 삼립식품은 기존 호빵 크기의 절반 정도인 미니 호빵을 내놓았다. 그러나 팥소의 양은 기존 호빵에 비해 1.5배가량 많다고 설명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월척 樂漁 웰빙 樂漁] 충남 부여군 은산수로

    [월척 樂漁 웰빙 樂漁] 충남 부여군 은산수로

    곱기만 하던 가을빛이 길 위로 뒹구는 낙엽따라 저만치 가버려 못내 아쉽기만한 오후, 텅빈 만추의 들판을 가로질러 흐르는 수로에 앉아 본다. 아내와 동행해 찾아 간 곳은 충남 부여군 은산면의 은산수로. 어릴 적 고향에서 보았던 언덕 너머 실개천 같은 아늑함이 있고, 포근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편안함이 있어 저물어 가는 가을 낚싯대를 드리우기에 나무랄데 없이 좋은 곳이다. 가을이 끝자락으로 밀려가는 동안 낮과 밤 큰 폭의 일교차로 찬서리가 내리고 새벽녘에는 살얼음까지 얼어 밤낚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이맘때의 밤낚시는 졸음 뿐 아니라 추위와도 싸우며 밤을 지새워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그런데도 기대에 못미치는 변변치 못한 조과는 아쉬움만 더해 준다. 초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의 붕어낚시는 대물붕어를 낚으려는 욕심으로 밤을 꼬박 지새우는 것보다 따스한 햇살이 비치며 기온이 오르는 낮낚시 위주로 출조 계획을 잡는 것이 좋다. 그리고 수온이 하락하는 밤 10시 정도까지만 즐기는 것이 적당하다. 출조지도 수온 급락이 심한 계곡형 저수지나 그늘진 곳은 피하고, 비교적 햇볕이 잘들고 적당한 수심을 유지해 수온상승이 빠른 평지형 저수지나 수초가 잘 발달한 수로가 유리하다. 은산수로 주변의 포인트 이곳저곳을 탐색하다 높지 않은 산과 마주하는 지역에 마음이 끌린다. 특별한 포인트라 할 것은 없지만, 돌무더기가 은신처 역할을 하고 그늘진 곳이 없는 데다, 물색이 탁한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햇볕이 잘드는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정하고 2.5칸과 2.9칸 2대를 펼쳤다. 약간의 물흐름이 있어 찌가 살며시 흐른다. 좁쌀봉돌을 달고 낚싯대를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틀어주니 찌 흐름이 없어진다. 외바늘 채비로 지렁이와 곡물류 떡밥을 번갈아 가며 달아 본다.1m 정도의 수심은 돌바닥이라 수심에 편차가 있어 채비를 던질 때마다 찌의 높이가 들쭉날쭉이다. 그래도 미끼만 물속으로 들어가면 얼마 후 찌를 쏘∼옥 올려 주는 입질이 꾼을 즐겁게 한다. 지렁이 미끼에는 잡어가 많이 달라붙고, 붕어 씨알도 떡밥보다 한 치 정도 작게 낚인다. 대부분 5∼6치급이지만, 돌붕어의 당찬 손맛은 꾼을 수로가에 마냥 붙잡아 놓는다. # 가는 길 천안-논산간고속도로→탄천 나들목→부여방향 좌회전→부여→규암사거리→은산방향 우회전→모리 버스정류장 우회전→은산수로. 김원기·붕어낚시 전문가
  • [Let’s Go] 전북 고창 돋음볕 마을

    [Let’s Go] 전북 고창 돋음볕 마을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누구나가 다 아는 미당 서정주(1915∼2000)의 시구절. 전라북도 고창군 안현리 ‘돋음볕(처음으로 솟아오르는 햇볕) 마을´은 미당의 시 ‘국화 옆에서´를 소재로 동네를 아름답게 꾸미고 있는 곳이다. 콘크리트 벽돌담과 슬레이트 지붕 등에 샛노랗고 하얀 국화가 사계절 환하게 피어 있다. 한겨울에도 벌과 나비가 날아 다닌다. 동네 주민을 모델로 ‘누님´을 그리고, 손거울도 크게 넣어 시 ‘국화 옆에서´를 절로 연상케 만들었다. 국화와 누이가 있어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마을. 친일행각과 군정에 대한 노골적인 칭송 등으로 눈총받는 미당의 생애와는 별개로 그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미당의 스산한 과거의 기억을 지운다면 시와 국화향을 좇아 나들이 하기에 좋은 곳이다. # 담장에도 지붕에도 국화가 피었네 까치는 어딜 가고 물까치들만 떼를 지어 이방인을 반겼다. 마을 입구부터 담장을 따라 조성된 벽화에 노랗고 하얀 국화들이 만발해 있다. 담장을 타고 가던 벽화가 지붕으로까지 이어지는 집도 있다. 지붕을 덮은 지름 5m의 커다란 들국화에서 엄지손가락만한 황국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국화 옆에서’에 나오는 ‘누님’의 얼굴도 등장한다. 이 마을에 살면서 동네 애경사를 앞장서 챙겨온 김연순(69), 양옥순(64)씨가 모델이다. 처음엔 두 ‘누이’의 얼굴밖에 없었지만, 금년 여름 서울의 한 대학생들이 내려와 오균열씨 부부와 박향순 부녀회장, 한봉자 할머니 등의 얼굴도 그려 놓았다. 벽화에 그려진 마을 사람들이 모두 6명으로 늘면서 동네 분위기도 덩달아 한결 밝아졌다. 국화 벽화는 농림부가 지원하는 우리동네 문화공간 만들기(문화 해비탯) 사업의 하나로 만들어졌다. 미당의 생애와 시를 기리기 위해 마을사람들은 3년전부터 동네 뒷산에서 ‘100억송이 국화축제’를 열었고, 관광객들이 연간 10만명 정도 다녀가는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그 결과 작년 12월 농림부로부터 녹색체험마을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인 마을 개량사업을 벌이게 된 것. 녹색체험마을 컨설팅을 맡은 송주철 공공디자인연구소와 마을 주민들은 미당의 시 ‘국화옆에서’를 소재로 마을 전체를 국화와 시, 그리고 마을 주민들의 얼굴을 그린 벽화로 단장하기로 결정했다. 담장 보수에서 디자인, 그림까지 꼬박 7개월 걸려 금년 3월 완성했다.‘돋음볕’이라는 예쁜 마을 이름까지 새로 붙였다. # 마을 뒤편엔 100억송이 국화밭 벽화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여느 시골마을 사람들의 그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큰누이’ 김연순씨는 남편이 중한 병에 걸려 서울의 대학병원을 오가야 하는 처지고,‘작은 누이’ 양옥순씨도 막내 아들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식혜를 만든다며 엿기름을 손질하던 양씨는 “호의호식은 아녀도 밥 빌어먹지 않을 만큼은 사는디, 막내가 장가를 안가서 걱정이랑께. 벌써 40이 다 되었는데 말여. 기자 양반, 참한 아가씨 좀 없으까잉?”이라며 장탄식이다. 누런 가을옷으로 갈아입은 팽나무 당산목을 지나 마을 뒤편으로 올라가면 미당의 묘소가 있는 야트막한 야산이 나온다. 해마다 국화축제가 열리는 곳. 사람들이 많이 찾는 터라 길도 내고, 주차장도 만들어 두었다. 예년보다 적은 양이긴 하지만, 고샅마다 심어 놓은 국화는 늦가을 정취에 젖게 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돋음볕 마을과 길 건너 미당 시문학관이 자리한 선운리, 그리고 질마재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는 심원, 하전 등의 갯벌. 미당을 키운 ‘8할의 바람’의 근원이 되었던 서해바다다. 물막이 공사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선운리와 안현리 코앞까지 바닷물이 들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돋음볕 마을에서 150m 떨어진 질마재 마을에는 미당의 생가와 시 문학관이 마련돼 있다. 국지호 이장 019-319-1417, 부안면사무소 (063)560-2614. # 손님 반기는 고창국화축제 고창읍 석정온천지구에서는 제17회 국무총리배 전국국화경진대회를 겸한 고창국화축제(gcfestival.com)가 열리고 있다.100만㎡에 심어진 300억 송이 국화로 눈이 부시다. 예년과 달리 불순한 날씨 때문에 현재 30% 정도 개화한 상태. 이번 주말쯤이면 만개할 듯하다. 국화꽃밭 한가운데에는 미당의 시 ‘국화 옆에서’가 새겨진 시비(詩碑)도 세워졌다. 동춘서커스 등 공연도 마련됐다.(063)564-9779.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선운산나들목→선운사 방면 좌회전→22번 국도→삼인교차로→용선삼거리→상포방면 우회전→734번 지방도→선운리 미당시문학관 # 주변 명소 선운사와 고창읍성, 학원농장, 무장읍성 등은 필수 코스. 시간이 허락한다면 30여분 떨어진 ‘굴비´의 고장 영광의 백수해안도로도 둘러볼 만하다. # 맛집 복분자술 한 잔에 장어 한 점, 최강의 맛궁합이다. 고창은 장어의 명산지. 여행고수들이 즐겨 찾는 곳은 ‘등나무 집´으로 불렸던 연기식당(www.yeonki.co.kr)이다. 올해로 아산면 삼인리 한자리에서만 40년 넘게 장어굽는 냄새를 피우고 있는 집.1인분 한 접시(375g)에 1만 5000원. 함께 나오는 부추겉절이가 별미. 오전9시∼오후10시. 연중무휴.562-1537. 글·사진 고창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Let’s Go] 충북 괴산 노거수 (老巨樹)

    [Let’s Go] 충북 괴산 노거수 (老巨樹)

    예전에 살았던 시골마을 기억하십니까. 마을어귀나 뒤편 어딘가 커다란 나무 한 그루쯤은 있게 마련이었지요. 때론 마을을 지켜주는 당산목으로, 또 때로는 들일에 지친 심신을 편히 누일 수 있는 쉼터로 한 몫 톡톡히 했습니다. 주변 나무들은 진작부터 붉은 물감을 칠한 듯 한데, 노거수들은 이제야 서서히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있지요. 차마 어린 나무들에 비해 일찍 얼굴을 붉힐 수는 없는 노릇이었을 겝니다. 충북 괴산군은 내 나라 안에서 유난히 노거수들이 많은 지역입니다. 특히 느티나무가 많습니다. 그래서 느티나무를 뜻하는 ‘괴´(槐, 회화나무 괴자지만 느티나무란 의미로도 쓰임)자를 써 괴산(槐山)이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추의 서정 가득한 괴산 시골마을들을 둘러보았습니다. 겨우살이 준비에 한창인 마을을 넉넉한 자세로 품고 있는 노거수들이 함께하며 운치를 더해주었습니다. # 어머니 나무 ‘하괴목´ 아버지 나무 ‘상괴목´ 괴산군 관내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는 모두 일곱 그루. 그 중 노거수는 오가리 느티나무와 읍내리 은행나무 등 네 그루다. 가장 먼저 노거수와 이야기를 나눈 곳은 박달산 자락의 장연면 오가리. 우령, 오가, 신촌, 거문 등 네 개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산 좋고 물 맑고 땅이 좋으니, 곡식이 잘 되고, 그만큼 인정마저 좋아 마을 이름도 오가(五佳)라고 지었단다. 고즈넉한 마을 풍경이 인상적이다. 지붕 낮은 ‘마을이발관’에서는 남정네들이,‘고향식당’ 앞 마루에서는 아낙네들이 모여 저마다 신변잡기를 풀어내고 있다. 마을 뒷골목, 어린아이 무릎에도 못미치는 높이의 담장 너머로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사과는 언제, 누가 따먹으려는 것일까. 오가리의 자랑거리는 단연 우령마을 느티나무다.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세 그루의 느티나무가 정자의 형태를 하고 있다 해서 삼괴정(三槐亭)이라 불린다. 이 중 상괴목과 하괴목 두 그루가 천연기념물 제382호로 지정돼 있다. 수령은 800년 정도. 인물로만 보자면 상괴목이 앞선다. 높이 25m, 가지 길이 26m, 가슴 높이의 둘레는 8m쯤 된다. 몸체 일부에 시멘트를 덧대긴 했어도, 전체적으로 생육상태가 좋은 편. 하괴목은 키가 19m, 가지 길이 22m, 가슴 높이 둘레가 9.4m로 다소 작고 펑퍼짐하다. 동쪽으로 난 가지가 화재로 소실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우령마을 주민들은 하괴목을 더 신령스럽게 여긴다. “하괴목을 어머니 나무, 상괴목을 아버지 나무라고 불러요. 어머니 나무인 하괴목에서 음력 정월 대보름날 자정에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제사를 지내지요.” 고령숙(68) 이장의 설명이다. 삼괴정이 세간에 회자되면서 요즘엔 찾는 사람들도 제법 늘었단다. # 1000년 전 성주(城主)의 선물, 은행나무 오가리 뒷자락의 솔치재를 넘어 청안면 읍내리 청안초등학교로 향했다.1000년을 살아 온 은행나무는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노는 운동장 한가운데 덩그렇게 서 있었다. 천연기념물 제165호. 높이 17m에 가슴높이 둘레 7m가 넘는 이 살아 있는 화석을 아이들은 다소 어려워하는 듯 했다. 나무 주위를 돌며 노는 아이들도,76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학교 졸업생 누구도 그 흔한 애칭 하나 붙여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천년 노거수가 까탈스럽거나 붙임성이 없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이들 대부분이 은행나무에 얽힌 전설만은 제대로 알고 있었다. 이은영(6학년)양은 “고려 성종 때 이 고을 성주가 백성들을 위해 동헌 뒤편에 ‘청당’이란 연못을 파, 그 주변에 많은 나무를 심었대요. 그 중 남은 하나가 이 은행나무고, 선정을 베푼 성주를 기리기 위해 고을 백성들이 자자손손 정성껏 가꿔 왔다고 해요.”라며 또박또박 설명했다. 아이들이 떠난 빈 운동장 위로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는다. 아마 아이들이 졸업하고 나면, 은행나무가 해질녘 만들어 놓은 땅거미의 크기만큼 이 나무를 그리워하게 될 게다. 청안초등학교와 담장 하나 사이로 수령 960년쯤 되는 느티나무와 회화나무가 나란히 서 있다. 그 동안 얼마나 신산한 삶을 살아온 겐가. 느티나무 둘레의 절반 넘어 시멘트가 덧대어져 있고, 속은 텅비었다. 몸통 둘레 6.5m에 가지 길이 12m. 쭉 뻗어 있어야 할 나뭇가지가 몸뚱이에 비해 형편없이 가냘픈 몰골이다. 청안면사무소 관계자는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가지가 잘리고, 몸통 내부는 파헤쳐져 불태워지는 등 온갖 고초를 겪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채 5분의1도 남지 않은 몸에서 나온 가지는 빈약하나마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노거수들이 흩뿌려 놓기 시작한 낙엽을 밟다보면 이들이 인간보다 훨씬 처세에 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여름 무더위와 싸워가며 치열하게 키운 잎들을 아낌없이 버리니 말이다. 노거수와 달리 자신을 비우는 시기를 놓쳐 애써 쌓아올린 존경을 잃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글 사진 괴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괴산 나들목→19번 국도 문경방향→방곡삼거리→517번 지방도 쌍곡방향→추점삼거리 우회전→오가리→청안면, 또는 중부고속도로→증평 나들목→510번 지방도 괴산·증평방향→연탄사거리→청주·증평방향 우회전→초중사거리→36번 국도 충주·괴산방향→540번 지방도→592번 지방도→청안초등학교→오가리. # 가볼 만한 곳 연풍면 적석리 입석마을과 청천면 삼송리에는 각각 천연기념물 제383호, 제290호로 지정된 ‘왕소나무’가 있다. 청천면 송면시외버스터미널 쪽으로 가다 보면 길가 한편에서 연리지(連理枝) 소나무와 만난다. 연리지는 두 그루의 나무가 마주 보며 자라다 중간 가지를 통해 연결된 특이한 형태의 나무. 예전엔 부모와 자식과의 사랑을 뜻했지만, 요즘엔 남녀간 애정을 상징하는 사랑나무로 불린다. 괴산군청 산림관광과 043)830-3228, 고령숙 우령마을 이장 832-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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