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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수꾼/불의 가면/정치극 두편 여름 무대 달군다

    ◎대중조작 거부한 70년대 사회상 풍자/불의 가면/군사독재 부도덕성 성적본능과 연결 70년대의 억압된 정치·사회적 상황을 다룬 「정치극」두편이 한여름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연우무대가 한국현대연극의 재발견시리즈 네번째무대로 마련한 「파수꾼」(이강백작·기국서연출)과 극단 세실의 「불의 가면­권력의 형식」(이윤택작·채윤일연출)이 그 작품들. 중견연출가들이 연출한 두작품은 「권력」이라는 동일대상을 다루면서도 접근법이 너무 달라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과 함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기국서가 연출한 「파수꾼」(연우소극장 8월1일까지,744­70 90)은 극작가 이강백씨의 초기대표작인 「파수꾼」과 「셋」을 재구성한 일종의 정치적 우화이다. 한편 채윤일 연출의 「불의 가면」(산울림소극장 31일까지 334­59 15)은 군사독재의 황폐한 정신세계와 권력의 무상함및 부도덕성을 성적 본능과 연결시킨 충격적인 무대로 화제가 되고 있다.권력과 지식,광기와 이성의 대립을 집요하게 그려내고있다. 「불의 가면」이 연기자들의나체출연등 터부의 타파로 일시적인 강한 충격을 던진다면 「파수꾼」은 강약이 적절히 조화된 가운데 빗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뚫듯 강한 여운과 이미지를 남긴다. 이솝우화 「늑대와 소년」을 원용한 「파수꾼」은 소년파수꾼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하는 이리떼가 없음을 확인하고 이를 알리려하나 마을의 질서를 위해 피해를 주지않는 이리떼놀이는 절대 필요하다는 촌장의 주장에 맞서는 이야기.진실이 헛소리로 치부되고 시름시름 앓던 소년은 결국 있지도 않은 이리떼의 출현을 알리는 북소리를 치며 마을의 질서속으로 편입된다.사이사이에 삽입된 「셋」은 두 맹인이 구경꾼을 모아놓고 돈으로 사들인 아들의 죽음을 담보로 살인게임을 벌이는 내용으로 인간존재의 비극성을 웃지못할 희비극으로 그려낸다. 「획일적인 질서를 위한 제도적 장치속에서 아프다고 고함치고 이를 거부한 70년대 삶의 풍경」인 「파수꾼」.93년 7월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 분단과 안보를 체제유지수단으로 삼았던 당시 자리를 무엇이 대신 차지하며 인간을 옥죄이는지 반추케한다. 한편 「불의 가면」은 권력과 지식의 문제를 정공법으로 거칠게 다루고 있다.불의 신화와 정신분석학적·사회과학적 접근을 시도한,상당히 이성적인 동시에 상징성이 강한 무대다.권력의 본질을 광기와 성등으로 해부한 이 작품은 그러나 일부 노출이 심한 연기로 인해 「벗는 연극」으로 비춰져 연출의도나 작품성 자체가 호도될 위험성이 무척 큰 작품이다.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고 주제가 피상적으로 다뤄져 아쉬움이 남는다.
  • 「평론가협」,26·27일 원광대서 관련 세미나

    ◎권력과 문학의 갈등 분석 문학평론가들이 보는 정치권력과 문학의 함수관계는 어떤 것일까. 60·70년대와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대표되는 80년대등 시대별 문학현실을 정치권력과의 관계에 빗대 살펴보는 「정치권력과 문학」세미나가 오는 26·27일 이틀간 한국문학평론가협회(회장 김우종)주최로 전북 이리시 원광대 숭산기념관에서 열린다. 1960년대의 문단현상을 「문학은 현실의 감시자인가,정치권력의 시녀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하는 이명재교수(중앙대 국문과)는 60년대는 4·19학생의거와 5·16군부집권으로 이어진 특수한 여건속에서의 그 역학관계를 살펴봐야 한다는 문제제기와 함께 군부통치하의 검열등에 의한 탄압현상을 꼽았다.우선 65년 김정욱의 「송아지」,솔로호프의 「고요한 돈강」,구상의 「수치」등이 방송·출판·공연금지됐고 남정현의 「분지」는 작가구속에까지 이르렀음을 사례로 들었다. 이교수는 이같은 문단탄압에 대한 대응으로 평단의 경우 문학가들도 사회의 한 구성원된 도리로 사회를 감시하고 현실에 참여해야한다는 앙가주망이론이 정립됐다고 주장했다.시단의 경우 김수영,신동엽등이 등장해 정치권력에 항거하는등 민중의식이 표출됐으며 작단에서도 최인훈의 「광장」,하근찬의 「왕릉과 주둔군」,정을병의 「개새끼들」등이 우리 사회의 병폐를 고발했다는 것이다. 삼국유사의 우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이야기를 정치권력과 문학과의 갈등을 나타내는 문학적 원형으로 삼아 70년대 상황을 비유한 최정숙씨(덕성여대 강사)는 김지하의 「오적」과 이른바 「문인간첩단사건」을 대표적 예로 들었다.즉 김지하가 「오적」을 통해 「당나귀 귀」를 발설한 도전자였다면 이호철,임헌영,김우종,정을병등 5명이 관련된 문인간첩단사건은 「당나귀 귀」발설자들의 출현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사전예방용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주제와 그 표현의 문제」를 발표하는 이보영교수(전북대 영문과)는 광주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80년대의 대표적 소설로 임철우의 「봄날」과 이순원의 「얼굴」을 꼽았다.「봄날」의 경우 광주사건의 피해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정치적 문제의 비정치적 접근법을 사용한데 반해 「얼굴」은 가해자인 공수부대원을 내세워 정치적 주제에 대한 표현방법을 달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 지면서 이기고 이기면서 진다(박갑천칼럼)

    바둑두는 사람이라면 느껴본 일이겠지만 이번만은 반드시 이기겠다고 벼른 판치고 이긴 경우는 드물다.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허점이 생긴다는 것일까.아마추어만 그러는게 아니라 프로도 그러는 모양이다.얼마만큼 마음을 비운채 최선을 다할수 있었느냐에 따라 승패는 갈리는 듯하다. 그건 바둑에 국한되는 얘기만은 아니다.세상사일반에 적용된다.고층아파트에서 떨어진 아기가 살수 있었던 가닭이 무엇인가.생사에 대한 무념이었다.「필사칙생,필생칙사」라는 구절이 이충무공의「난중일기」에 보인다.죽으려들면 살고 살려들면 죽는다는 뜻이다.저 유명한 명량해전을 하루 앞둔 정유년9월15일 예하장수들을 모아놓고 한말로서 읽는 마음에까지 비장감을 일으키는 대목이다.죽고살고를 넘어서서 최선을 다함이 곧 사는 길이라는 뜻이다.사실 총알은 숨거나 도망가는 병사를 쫓아간다는 말도 있긴하다. 「장자」(달생편)가 비유했던 나무닭(목계)의 우화도 그것이다.강자일수록 승부를 잊은듯이 무심해 뵈는 법이라는 얘기로서 기성자라는 싸움닭 기르는 사람을 등장시키고 있다.그가 왕의 명을 받고 싸움닭을 기른다.열흘이 되자 왕이 물었다. 『닭은 쓸만하게 되었느냐』 『아직 안됐습니다.공연히 뽐내기만 하고 제기운을 믿고 있습니다』 다시 열흘이 지났다.왕이 물었다. 『아직 멀었습니다.상대를 보면 산울림이 소리에 응하고 형태에 그림자가 따르듯이 덤벼들려고 합니다』 열흘은 또 지났다.왕이 물었다. 『아직 덜됐습니다.아직도 상대를 보기만 하면 노려보고 혈기에 끌리는 점이 있습니다』 한번더 열흘이 지난다음 왕이 와서 묻자 기성자는 대답한다. 『이젠 됐습니다.다른닭이 울어도 움직이는 빛이 안보이고 먼데서 바라보면 마치 나무로 조각한 닭과도 같습니다.자연의 덕을 완전히 갖춘 것이 확실합니다.어떤닭도 감히 덤비지 못할 것이며 아마 바라보기만 해도 도망치고 말 것입니다』 당연히 영맹해야 하는 것이 싸움닭이다.하건만 그 영맹함이 밖으로 나타나보이는 동안은 아직 멀었다고 했던 기성자의 말이 함축한바는 크다.마음을 비운 강자란 사실인즉 안이 충실하다.안이 충실할수록 밖으로는 고요해 뵈는 법이다.나무닭과도 같이.영맹함이 나타난자의 범접할바가 못된다. 지면서도 이기고 이기면서도 지는 경우가 세상사에는 얼마든지 있다.죽으면서 살고 살면서도 죽는 경우는 또 어찌없다 하겠는가.다만 그걸 깨단못하는게 탈이다.
  • “안보의식 해이가 최대의 적”/김 대통령

    ◎“정권유지에 안보악용… 6·25교훈 퇴색”/목숨바쳐 지킬 가치있는 나라 건설/군 위상 확립 전폭 지원/“군기강·국방태세 확립 총력”/전군지휘관 회의 김영삼대통령은 16일 『국민안보의식의 해이는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내부의 적』이라고 규정하고 『북한이 언제 어떤 도발을 해오더라도 이를 격퇴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권령해 국방장관·이양호합참의장등 전군 주요지휘관들을 접견하고 만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우리 국민,특히 젊은 세대들이 6·25를 잊어가고 있다』면서 『이는 과거의 역대정권이 안보를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쓴적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청와대 만찬은 군의 노고를 치하하고 국가안보에 대한 김대통령의 높은 관심을 전달하기위해 마련됐다. 김대통령은 『늑대가 나온다고 너무 자주 외쳤기때문에 실제로 늑대가 나타나도 국민들이 믿지않게 되어버렸다』고 이솝우화를 인용하면서 『그러나 북한의 통일노선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으며 핵무기와 미사일로 무력을 증강하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열강에 둘러싸여 있을뿐아니라 동족상잔의 아픔을 겪고 아직도 분단과 대치의 상태에 있다』면서 『자주국방의 중요함은 재삼 말할 필요도 없으며 평화는 오직 힘에 의해서만 지켜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진정한 자주국방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이나라를 목숨바쳐 지킬 가치가 있는 나라로 만들어야한다』고 말하고 『이런 나라를 위해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며 군내부의 비리 척결도 이런 뜻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군의 개혁을 추진해 새로운 군의 위상을 세워나가는 일에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지휘관의 권위와 명예를 존중하고 군의 사기를 북돋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조리 척결 등 당부 국방부는 16일 하오 국방제1회의실에서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각군의 분위기쇄신및 올하반기 군사태세확립방안을 논의했다. 권령해국방장관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이양호합참의장,김동진육군·김홍렬해군·조근해공군등 3군참모총장과 각군 중장급이상 주요 지휘관이 참석했다. 최근 잇단 군수뇌부개편으로 군지휘부가 새로 출범한 이후 처음 열린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군이 그동안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군 본연의 임무수행에 다소 소홀한 점이 없지않았다』고 전제,『올 하반기에는 확고한 국방태세를 구축함과동시에 북한의 위협에 대비,군사태세를 완비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권장관은 훈시를 통해 『군기강해이·각종 부조리 및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불공정과 불신등은 군사대비태세의 역량을 무너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철저한 지휘관보장과 위계질서 확립·병영내의 각종 부조리척결,공정하고 투명한 부하관리·합리적인 부대관리와 엄정한 기강확립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권장관은 특히 최근 발생한 연천 포사격훈련장 폭발사고와 관련,유감의 뜻을 표하고 『모든 교육훈련은 엄정한 군기와 정예화된 교관에 의해 실시돼야 한다』면서 현역·예비군훈련시간 및 훈련방법등이 작전태세완비면에서 체계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장관은 이날 군사대비태세완비를 실천하기 위해 ▲실질적인 작전태세완비 ▲진솔한 교육훈련실시 ▲군사대비태세저해요인 척결 ▲능동적이고 책임감있는 업무추진등을 지시했다.
  • 대통령의 외식(외언내인)

    조선조의 숙종임금은 곧잘 미복잠행을 했던것으로 유명하다.어느날인가,수표교께의 어떤 목로에를 들렀던 듯하다.돌아다닌 끝이라 시장했던지 안주로 나온 콩나물이 여간만 맛이 있는게 아니다.그런 콩나물은 수랏상에서는 대할수 없었던 것인지 주인을 불러 묻는다. 『여보쇼,이 나물 이름이 뭐요?』 흘끗 째려보던 주인은,제놈이 양반이면 양반이었지 상사람이라고 업신여겨 같잖은걸로 사람을 놀린다 생각했다. 『사람 바쁜데 별걸 다 물으시오.아,불문가지아뇨?』 묻지않아도 알걸 가지고 왜 이러느냐는 항의였던 셈이다.그러나 임금은 물론 진심이었다.궁으로 들어서자마자 상궁에게 소리쳤다. 『어서 불문가지나물좀 가져오너라』 이 수수께끼같은 말을 알아들을수가 있나.궁안이 한동안 시끄러웠음을 짐작할 만하다. 궁안에서 정성스레 만져만든 음식만 맛이 있는것은 아니다.여항의 음식은 또 그것대로의 맛이 있는 법이다.아니,도리어 짭짤하고도 알싸한 감칠맛은 주모의 텁텁한 손끝에서 나온다고 할수도 있다.숙종은 그「백성의 맛」에 취했던 셈이다.지어낸 애기일듯도 하지만 위정자의 자세를 암시하는 우화라고도 하겠다. 김대통령은 가끔씩 「옛날의 맛」을 찾아 설렁탕집·한식집등을 불쑥 찾아든다고 한다.왕조시대와 같이 생각할일은 아니지만「현대식 미행」이라고는 불러볼만하다.대통령으로서는 음식맛도 맛이려니와 그곳에 들러 어려웠던 야당시절을 회고해본다는 뜻도 없는것은 아니리라.청와대에서 칼국수를 들면서 문득 인정의 국물이 뜨끈한 야당시절의 설렁탕맛을 떠올릴수도 있다.그뿐이 아니다.청와대라는「갇힌공간」에서 풀려나본다는 해방감도 없진 않을것이다. 소박한 인정의 맛에 젖어보고자 하는 대통령의 외식야행.요란한 경호가 배제되는 뜻도 거기 있다.그럴수록 눈에 안띄는 경호에는 만전을 기해야겠다.
  • 연극계의 무서운아이들 극단 「작은신화」·「한강」

    ◎의욕에 찬 실험무대 호평/창작극 「Mr.매킨도·씨!」「잠적/토템」 공연/Mr.…/첨단과학시대 인간소외 풍자/잠적…/강요된 절망·희망 정면대비 극단 작은신화와 한강의 연극 「Mr.매킨도·씨!」와 「잠적/토템」. 6월 한달동안 서울의 대학로에서 열리는 「사랑의 연극잔치」에서 젊은 극단 작은신화와 한강은 실험성 번뜩이는 이들 작품을 통해 기성연극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있다. 한국연극협회에 가입하지않은 「비제도권」극단인 이들 작은신화나 민족극단체인 한강은 바로 「공동작업」「집단창조」라는 연극 본래의 목적을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는 「연극계의 무서운 아이들」이다. 극단 작은신화가 오는 28일까지 바탕골소극장(745­07 45)에서 공연하는 「Mr.매킨도·씨!」는 컴퓨터로 대변되는 최첨단 기계·정보사회에서 더욱 심각해질 인간소외를 풍자한 연극이다.관료주의와 도덕의 타락을 희화화한 이탈리아 극작가 다리오 포의 「대천사는 핀볼게임을 하지 않는다」에서 「현실­꿈­현실」이라는 틀거리와 일인다역의 연기표현방식,현실에대한 포의 작가정신과 사회인식을 수용했다.그러면서 내용은 93년 서울 땅에서 부딪치는 우리의 문제로 완벽하게 재창조했다. 사무자동화에 따라 컴퓨터로 업무처리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평범한 직장인 Mr.매킨도.그는 자신도 모르는새 고용주에 의해 컴퓨터시스템 확률개념의 인간반응을 예측하는 모의실험대상으로 선정된다.개인의 의지나 선택과는 상관없이 첨단문명에 의해 조종되길 거부하고 반란하는 그를 현대판 돈키호테로 비유한 이 작품은 미래사회에 대한 매우 시니컬한 시각을 담고있다.1시간40분동안 25회나 정신없이 장면이 전환되는 이 작품은 특히 찰리 채프린의 영화「모던 타임스」를 연상케하는 등장인물들의 무언극이 상당히 인상적이다.소외된 인간의 모습과 도시인의 일상을 최대한 대사를 배제하고 움직임과 소리로 대치시킨 부분은 대사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한편의 연극에 너무 많은 생각을 집어넣으려한 것이 다소 관객을 부담스럽게 만들지만 오랜만에 보는 재미있고 힘찬 연극이다.최첨단 그래픽언어인 매킨도시의 경음에서 제목을 따온 이 작품은 최용훈씨가 연출했다. 오는 13일까지 예술극장 한마당(743­12 66)에서 공연되는 극단 한강의 「잠적/토템」은 「희망과 절망」을 다룬 두편의 창작극이다.「잠적」은 강요된 절망적 상황속에서도 소중한 꿈을 지켜나가는 해고된 여성근로자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리고있다.반면 「토템」은 원시인들이 동굴안에서 부대끼며 사는 모습을 우화적으로 그려 꿈을 버린 사람들의 모습이 얼마나 비참한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두 작품 모두 「꿈을 잃어버린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는 인생의 당연한 명제에 서로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 좌우화합 노선… 열강도 지지/시아누크 「캄」 총리추대 배경

    ◎아들주도 민족전선 승리도 한몫/내전불씨 크메르 루주 포용 미지수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캄보디아 총선결과 최고민족회의(SNC)의장인 노로돔 시아누크공이 새로운 연립정부의 총리직을 맡게됐다.시아누크는 또한 국가수반으로서의 권한을 계속 보유하는 한편,군과 경찰 최고사령관직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시아누크공의 위상 강화는 지난달 23일부터 6일간 유엔의 주도로 실시된 선거개표 결과 그의 아들인 라나리드가 이끄는 민족연합전선(푼신펙)의 승리로 드러나면서 이미 예견됐었다. 개표가 거의 완료된 2일 현재 야당인 민족연합전선은 전국 득표율에서 45.3%를 기록,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을 6.7% 포인트나 앞서기는 했으나 예상대로 과반수 득표에 실패,국민화합의 상징인 시아누크공 말고는 총리직에 적당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개표과정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권력상실에 위기의식을 느낀 현 훈센정권은 끊임없이 부정선거 시비를 제기했음은 물론이다. 시아누크는 또한 캄보디아 13년 내전의 배후세력인 주변열강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얻고 있을 뿐만아니라 이번 총선의 바탕이 된 91년의 파리평화협정을 이끌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는 범국민화합 차원에서 이 나라 내전의 꺼지지않은 불씨인 크메르루주의 「존재」도 인정,어떤 형태로든 포용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출범하는 연립정부에 내전 4개 정파를 모두 참여시킨 시아누크공은 파란만장한 캄보디아 역사의 산 증인이다. 41년 18살의 소년군주에서 출발해 정치가와 죄수 그리고 말년에는 망명게릴라 수반까지 격동의 시기에 경험할수 있는 모든 것을 겪었다. 그는 과거 국왕재임 17년간에는 「균형의 정치」를 폈었다.좌파와 우파를 모두 수용함으로써 정치적 분란을 막았던 것이다. 올해 70세인 시아누크는 이제 캄보디아 비극의 현대사와 자신의 굴절된 삶을 영광스럽게 끝낼 기회를 맞게된 것이다.「프놈펜의 봄」을 선도해온 그가 동족간의 살상으로 처참하게 분열된 국민감정을 어떻게 치유해갈 것인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가까워진 대통령” YS유머집 봇물

    ◎취임 1백일까지 10여권… 갈수록 인기/“아직 반도 못쓸었소” 개혁 기대감 가득/“YS도 구팽될라” 일부 비판시각 표출 김영삼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어느 정부의 출범때도 볼 수 없었던 대통령에 대한 희화화가 활발해졌다는 사실이다.전에 보지 못했던 대통령 관련 우화집이나 가십,캐리커처는 국민들에게 대통령과의 거리를 좁히는 한 매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새정부출범 1백일의 대통령 희화화를 총점검해본다. 사정한파가 매섭게 몰아치고 있는 상황에서 전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했다. 『이럴 수 있습니까.내 사람들을 싹쓸이 하다니』 그러자 YS가 말했다.『아니 싹쓸이라니 무슨 말이오.아직 반도 안쓸어냈는데』 최근 발간된 「YS는 못말려」2편에 실려있는 「싹쓸이」라는 유머이다. 현직 대통령을 소재로 한 유머집「YS는 못말려」가 발간돼 시중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 불과 한달 남짓이다.이 책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그동안 「YS는 못말려」2집을 비롯,비슷한 유머집이 10여권이나 나왔다.또 최근 한 시사주간지에는 김영삼대통령을 카레이서의 모습으로 모자이크한 사진이 실렸다.그런가하면 지난달 30일 방영된 한 TV의 코미디 프로에 김대통령은 만능 해결사인 만화 주인공 「로보 캅」으로 등장했다.한마디로 현직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총체적 웃음」을 선사하는 대상이 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김대통령의 취임을 전후해 권력의 핵심에 「끈」을 대려는 사람이 많았던 상황에서 엮어진 「YS는 못말려」1집에는 『니가 내 오른팔이라고 떠들고 다닌다지.근데 내가 왼손잡이인거 아나』라는 유머가 실렸었다. 이에비해 대통령의 사정의지가 일부 사정당국에 의해 희석될 조짐이 보였던 시점에서 「싹쓸이」가 나타난 것이다.2집은 개그작가가 쓴 1집과는 달리 원고를 공모,각계각층의 시민이 보내온 글을 묶은 것.이렇게 볼때 「싹쓸이」는 바로 의지없는 일부 사정기관에 대한 국민의 야유이자 김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표현인 셈이다. 유머집 안에서 「오른팔」이 「싹쓸이」로 진전될 수 있었다는 것은 취임 이후 김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얼마나 큰 국민들의 관심이 되어왔느냐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김대통령은 사실 취임전에 이미 시중에 떠돌아 다니는 많은 우스개의 대상이 됐었다.당시는 김대통령의 사투리 발음과 이른바 「자질론」이 대종을 이뤘었다.그러나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 단점들을 오히려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당시 선거캠프는 TV유세 원고에 의도적으로 김후보의 사투리 발음인 「학실히」를 몇번씩 넣곤 했다.유행어에 가깝게 된 이 말을 이용해 유권자들에게 애교와 친근감을 주고 말은 유창하지 못해도 판단력과 추진력을 갖춘 인물이라는 것을 부각시키자는 의도였다고 한다.취임이후 김대통령의 희화화를 보는 청와대측의 입장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는듯 하다. 사실 지금까지 10여권에 이르는 유머집은 「03아저씨는 위대해」,「YS는 시원해」,「나도 야한 문민정부가 좋다」라는 제목이 상징하는 것처럼 칭찬 일변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혹 비판적인 내용이 있다고 해도 「선거전략」정도에서 그다지 진전되지 못 한 것들이다.또 「신속한 개혁의선도자」를 연상시키는 카레이서,사정칼날을 휘두르는 초능력의 「로보캅」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기능을 가진 희화화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시민은 『이제 「YS는 못말려」2집에 실려있는 「YS도 구팽될라」같은 비판적 유머가 더많이 나와야한다』고 주장했다.비리척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경고에 가까운 이 표현은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점을 희화를 통해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대통령에 대한 희화화는 국민과 대통령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 못지않게 지도자의 국민에 대한 바른 인식 심기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 (속)·외심은 데선 외가 나나니(박갑천칼럼)

    고려의 명외교관 서희가 우연히 태어난 것은 아니다.거란의 장수 소손녕과의 담판으로 잘 알려진 그는 그의 조부 신일이 선근을 심었기에 나올수 있었던 인물이다. 신일이 들밖에 살고있을때 몸에 화살꽂힌 사슴이 집안으로 들어왔다.사냥꾼을 따돌리고 치료해서 보냈더니 꿈에 신인이 나타나 사슴은 제아들인데 살려줘 고맙다면서 자손으로하여금 대대로 재상이 되게 하리라 했다.그의나이 여든에 아들을 낳으니 필이요,필은 희를 낳고 희는 눌을 낳았다.신인의 말그대로 다 묘정에 배향될만큼 현달했다.익재 이제현의 「역옹패설」에 적혀 내려온다. 이런종류 얘기는 수없이 많다.권선징악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비단 우리나라뿐이 아니다.동서고금이 다 그렇다.고대그리스의 이소프,17세기 프랑스의 라퐁텐과 비견된다는 19세기 러시아의 우화시인 크루일로프의 「늑대와 고양이」도 그것이다.­늑대가 사냥꾼과 사냥개들한테 쫓기면서 동네로 들어온다.집집마다 문이 닫혀있다.그런데 한 대문위에 낯익은 고양이가 보인다. 『바시카,나좀 도와줘.이마을 사람중에서 누가 문열어 날 살려주겠나』 『스테판한테 가봐.좋은 사람이니까』 『그건 알지만 그사람네 염소를 잡아먹은 일이 있어』 『그럼 데미얀한테 가보지 그래』 『그사람도 안돼.그집 새끼양을 훔쳐온 일이 있거든』 『트로핌한테 가보면 어떨까』 『만날까봐 겁나는 사람이야.새끼양 먹어치웠다고 협박이 대단해』 『당신은 이동네에 못된짓만 해왔군그래.당신은 자신을 책망하는게 옳아.당신이 씨뿌렸으니 당신이 거둬야지』 그렇다고는 해도 섭리의 눈이 아닌 사람의 눈으로 볼때는 콩심은데서 팥이 나기도 하고 외심은데서 수박이 나기도 하니 웬일인가.못된짓한 옰으로 벼락맞은 사람도 있지만 못된짓하고도 호의호식하다가 선종하는 사람 또한 적지않다.그에 대해서는 사마천도「사기」(사기:백이열전)에서 개탄한바 있다.­『공자는 70명제자 가운데서도 안연을 사랑했다.그 안연은 자주 끼니를 굶었다.그러다가 젊어서 죽는다.한데 사람의 생간을 먹은 악당 도척은 장수하여 제명에 죽었다.…아,과연 천도란 있는것이냐 없는것이냐…』라면서.이래서전생·금생론도 나오는것 아니었던가.천도는 인지가 헤아릴수 없다함을 믿고 살아가야 하는것이 사람의 길 아닌가 한다.『외심은데선 외가 나나니』
  • 통일·안보·외교분야 국회 대정부 질의·답변

    ◎“군사기저하 해소할 대책 있는가”/율곡사업 의혹없게 검증제 도입하자/병무행정·군수품관리도 특별 감찰중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4일 여야의원들은 통일 외교 안보분야에 대해 강도높은 질의를 벌였다.질의에는 김중위 하순봉 김동근(이상 민자)이우정 나병선(이상 민주)조순환의원(국민)등 모두 6명의 의원이 각각 나섰다. ▷군비리◁ ○…여야의원들은 군인사비리,차세대전투기 사업을 포함한 율곡사업 등 일련의 군비리·의혹사건을 놓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정부의 대책을 추궁. 그러나 질의에 나선 6명의 의원 가운데 민자당 김중위·김동근의원과 민주당의 나병선의원등 3명만이 이 문제를 언급,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에 비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 의원들은 군 인사비리를 질타하면서도 원색적인 공격을 자제하고 군의 명예와 사기진작방안을 함께 주문하는 등 가급적 군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인상. 김중위의원은 『군뇌물인사사건과 무기현대화사업의혹을 보면 안보전선이 우려된다』면서 『6공 과도기에 개혁을 서둘렀으면 오늘과같은 치욕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 김의원은 이어 『군은 사기와 명예를 먹고 사는 집단』이라고 전제,『건국이래 최대로 실추된 군의 사기와 명예를 반드시 회복시켜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군개혁방안에 대해 추궁. 김동근의원은 『군의 누적된 부정부패척결을 위해서는 충격요법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우려되는 군의 지휘체계불안·사기저하·전력노출 등을 해소할 대책을 주문. 3성장군 출신의 나병선의원은 『군은 30여년동안 정치군인들에 의해 능력보다 지연·학연·사조직 등이 우선되면서 구조적 비리를 낳게 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그러나 극소수 비리자 때문에 군전체가 매도되어서는 안된다』고 군의 입장을 옹호. 나의원은 『차세대전투기사업 등 군현대화사업은 그 단위가 수천억원에 달해 기업의 흥망이 달려있는 탓에 뒷거래의 소지가 많다』면서 부정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검증제도의 도입방안을 제시. 권령해국방장관은 답변에서 군인사비리와 관련,『진급인사가 돈으로 거래되고 있는 등 엄청난 비리가 사실로 나타나고있어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유감을 표시. 권장관은 『차제에 군은 인사비리뿐 아니라 병무행정·군수품관리·군사시설 보호구역관리 등에 대해 특별감찰활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비리관련자에 대해서는 단호한 의법조치를 천명. 권장관은 군인사비리의 원인에 대해 『군인의 직업성보장 미흡,운영권자의 도덕성 결여등과 함께 지연·학연·사조직에 의한 인맥 등이 혼합돼 일어난 것』이라고 해석하고 인사관리개선을 통한 부조리의 발본을 다짐. 권장관은 율곡사업과 관련,『무기획득과정은 고도의 군사보안 때문에 공개를 통한 투명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이해를 구하고 전력증강사업의 5∼10년 소요,책임소재의 불분명,무기의 심한 가격변동을 공정성 확보의 난점으로 설명. ◎북핵문제 지나친 미국의존 탈피를 ▷북한핵◁ ○…의원들은 북한핵문제해결이 민족의 사활이 걸린 최우선문제라는데 인식아래 질문의 상당부문을 할애하면서 정부의 능동적인 대책마련을 촉구. 김중위의원은 북의 NPT(핵확산금지조약)탈퇴선언을 「다목적 다탄두의 외교적전술무기」라고 규정하고 『앞으로 일본·대만도 핵보유국이 되고자할 것이 분명하다』며 이에대한 정부의 대응정책을 추궁.김의원은 핵재처리시설을 비롯한 핵에너지문제에 언급,『핵에 대한 군사적·정치적 정책과 상업적·평화적 정책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냐』는등 깊이있는 질문을 던져 사전준비가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동근의원은 『북한핵문제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북한을 채찍과 당근으로 설득하는 국제공조체제유지가 중요하다』며 한미간 또는 국제기구와의 이견은 없는지 질문.하순봉의원은 NPT탈퇴선언의 해결방안의 하나인 미·북한고위접촉과 관련,자세한 추진경위와 최종적인 목적등을 질문.이우정의원은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것은 매서운 강풍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라는 이솝우화를 인용,핵문제의 근본적해결을 위해서는 오히려 대북경제기술지원과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의견을 제시.나병선의원은 『정부가 핵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대응카드를 마련치못한 근본원인은 국가생존이 달려있는 핵문제를 미국에만 의존한 결과』라고 주장하면서 독자적인 핵정책개발을 촉구. 황총리는 답변에서 『특히 북측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게 중요한만큼 지금처럼 우방국들과의 긴밀한 공조체제유지를 통해 해결하는 총력외교를 펼쳐 나가겠다』고 기존입장을 재확인. 황총리는 『정부는 핵개발저지및 핵에너지이용확대등을 위한 정책판단을 주도적으로 시행하고있다』고 밝히고 『한반도비핵화선언은 비록 북측이 이행치않고있지만 재고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북측의 합의사항이행및 준수를 다시한번 촉구할 계획』이라고 강조. 한완상부총리는 『최근 북한이 조약복귀의 전제조건을 대외적으로 제시하는등 협상가능성을 시사하고있어 앞으로의 태도가 주목된다』고 설명.한승주외무장관도 『국제기구의 제재조치가 실현되기전 북한핵문제가 타결되기를 희망하고있으며 무력사용을 비롯한 강경조치는 검토한 바 없다』고 답변. ◎불평등 한미행정협정 개정 용의는 ▷기타현안◁ ○…이밖에도 의원들은 새정부의 통일정책에서부터 일본 안보이상임이사국진출문제,주한미군 방위비분담,군구조개편,그리고 환경외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질의를 펼쳤다. 하의원은 일본상임이사국진출과 관련,외무장관과 주일대사간의 이견을 지적하면서 정부의 기본입장은 무엇이냐고 추궁.하의원은 『지구를 살리자는 환경보전운동은 이제 새로운 무역장벽이나 정치문제로 등장하고있다』며 정부측의 환경외교대책의 골자를 밝힐 것을 요구.김동근의원은 『주한미군 방위비분담액은 우리능력범위내에서 합리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세계최고수준의 분담률에 이의를 제기했고 조순환의원은 4대국정지표의 하나인 「튼튼한 경제」를 위한 경제외교의 실체를 밝힐 것을 요구.이우정의원은 아직도 불평등독소조항이 남아있는 한미행정협정을 NATO(북대서양조약기구)협정이나 미일협정수준으로 개정할 용의가 있는지를 질문. 황총리는 국가안보회의와 관련,『안보통일정책결정은 통일관계장관회의등을 통해 신중히 해나가되 필요할 경우 국가안보회의를 활성화시키는 문제를 검토하고있다』고 답변. 한외무장관은 일본의 상임이사국진출과 관련,『국제질서개편차원에서논의되고 있는 문제』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한일간의 특수관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해석.
  • 추상화가 유경채씨(이세기의 인물탐구:25)

    ◎현상의 내면 꿰뚫는 “심미안 화가”/사물의 정감·생명의 리듬을 독특하게 표출/기하학적 선·색채속 단아한 온기·향내 가득/1회 국전특선작 「폐림지근방」은 “미술입문 교과서” 평가 그의 작품에는 향기와 온기가 얼핏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화면에 반영된 서정적 시상은 극도의 세련미가 일관되어 마치 그의 초기작품인 새로운 「독백」시리즈 앞에 선 느낌이다. 유경채씨의 자연에 대한 애착심과 감흥은 하나의 대상에서 받은 자극과 충동을 작가의 내부에 깊숙이 간직하고 있다가 이를 다시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언젠가 그가 말했듯이 『미란 불가사의한 것이며 짧은 인생속에서 미에 대한 정의를 쉽게 내릴수는 없지만 최소한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바라봐야만 미가 발견되고 성립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맛으로도 귀로도 냄새로 모든 오감으로 미를 바라본다는 투철한 작가 정신속에서 피상의 세계아닌 모든 감각을 동원한 현상의 실상을 꿰뚫어 그 본질에 파고드는 화가이기도 하다. 그의 방을 보면 알 수 있다. 대신동 자택2층에 위치한 화실은 언제나 1백호이상 3백호 4백호의 대작과 대결하기 때문에 남보다 배나 크고 채광이 눈부신 편에 속한다.그러나 드넓은 화실에 들어서면 우선 실내가 너무 잘 정돈된 것에 놀란다.그리고 붓이나 팔레트,이젤과 캔버스들이 여기저기 함부로 흐트러져 있지 않은데서 벌써 이 작가의 단아한 단심(단심)을 알게 된다. ○거울과 향 화실 비치 또 화실에는 거울과 향이 비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거울은 그가 들여다보면서 왜 사는지를 자주 자문하고 거울을 통해서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작가자신의 마음을 비쳐보는 것이며 향을 피워놓는것은 그가 타놓은 색깔에서 향내같은 것이 났으면 하는 바람과 바로 그런 마음을 모아 온통 붓에다 실을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너는 세상과 타협하여 자신도 모르는새 세파에 시달리고 오염되지 않았는가.또는 이정도 이뤘다는 자만으로 자칫 오만에 빠져 나태하지 않은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그 작품속에서 향기를 느끼고 싶은 화가.그래서 그의 화면은 극단적으로 추구해온 창조적 의지가 기하학적인 선과 색채로 엄연하게 도사려있으면서도 긴 명상과 사삭,끝내 온기와 화기,향기를 뿜게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누가보아도 어딘지 화가의 인상을 풍기는 화가는 아니다.베레모를 눌러쓰고 파이프를 물고 머풀러를 휘날리는 40년대식 50년대식의 낭만은 찾아볼 수 없다.오히려 자신의 어느 한구석 머리카락 한올에서 넥타이 하나에 이르기까지 예술가의 티를 풍기게 될것을 철저하게 봉쇄하고 폐쇄하려 든다. 물론 상대방을 들뜨게하는 웅변이나 제스처도 없다.전형적인 대학교수나 고급관리 같은 차림에 다리를 학처럼 꼬고앉아 나직나직 논리정연하게 말하는 그를 바라 보노라면 이대나 서울대등 그가 몸담았던 대학의 학생들이 「참으로 드라이한,냉철한 화가」라고 한 말이 단박 실감난다.그러나 예술을 추구하는 정신과 집념,번뜩이는 이성과 실천의지는 그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스승이며 이 시대에 얼마나 소중한 화가인가도 일순간에 깨우쳐 준다.그의 주변에 수많은 제자·동료화가들이 범람해 있는 것만 봐도 알수 있다. 류경채씨 처럼 화려한 이력을 지닌 화가도 드물 것이다. 일찍이 1940년 약관 20세의 나이에 선전에 「선」이 입선,49년 창설된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영예의 대통령상 수상,관전제1호 최고상 작가라는 것도 특기할만 하지만 81년 제30회로 국전이 폐지되기까지 국전추천·초대작가·운영위원장으로 단 한번도 출품을 거르지않아 그의 그림으로 우리현대미술의 발자취를 기록하고 있다. ○20세에 「선전」 입선 특히 대통령수상작인 「폐림지 근방」은 현대미술을 말할 때마다 거론되어지는 미술입문 교과서같은 작품의 하나다. 명륜동에서 성북동·인의동에서 필동등을 전전하던 셋방살이 시절,한양대 부근의 한 폐림지를 그린 이 작품은 자연의 구체적이고 외양적인 사실에 앞서 이미 주어진 상황을 「신비의 실존」으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방후 나라전체가 혹독하게 가난하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닥치는대로 나무를 베어다가 땔감으로 쓰고 있었고 폐허가 된 산(산)들은 마치 일제식민지하에서 박해받던 민족처럼 황폐하고 피폐했으나 그는 폐허가 된 폐림지에도 영롱한 봄빛이 감돌아 부러진 나뭇가지에 새싹이 트는 듯한 희망을 그려냈고 이 특이한 소재와 발상이 「신선미」와 「최고미」로 받아들여져 화단의 찬사를 한몸에 모았다. 『자연과 인간과의 교감을 간결하고 제약된 색채,형상의 선적 요소를 교차된 리듬으로 고양시키면서 자연의 피상성을 박탈하여 항구적인 요소만을 표상하고 있다』는게 당시의 평이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시작된 그의 화풍은 60년대를 앞둔 시점에서 또 한번 커다란 변환을 맞게된다. 서울의 어느 한구석을 정확하게 묘사하기 보다는 서울전체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도심지」를 그릴 무렵 캔버스라는 한정된 공간속에서 그는 수없는 좌절감을 체험했고 그날도 캔버스앞에 속수무책으로 앉아있다가 갑자기 그림을 뭉개고 지우기 시작했다.발작적인 행동이었다.한데 그때 화면속에서 명멸하는 여백과 제3의 공간감을 발견,문득 몸속에서부터 소용돌이치는 환희를 느끼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미 주어지고 결정지어진 사물의 현상에 얽매였던 구속과 틀에서 벗어나자 눈앞에서 무한한 세계와 가능성이 순식간에 펼쳐진 것이다. 이것이 그가 구상에서 비구상으로 그러니까 추상세계로 변환하게된 동기이며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할 것인가를 알게된 순간이기도 했다. 형상에 눈뜨고 색채에 눈뜬 그를 향해 평자들은 서슴지않고 「심미안의 화가」란 호칭을 부여했고 그도 혹한의 겨울밤, 앙상한 마른나무 가지에 벌써 봄이 움트고 봄의 화음이 교향락처럼 여울지고 있음을 감동적으로 예견할수 있게 되었다. 『샘이 깊을수록 더욱 청명한 청수를 길러낼 수 있듯이 진짜 가치있는 것은 좀더 깊은 곳에,마음속에 있었다.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를 모르고 남이 한것을 모방하려들 뿐,그러나 자신의 것이 아닌이상 그것은 영원히 생명이 있을수 없다』고 그때의 심정을 그는 후에 이렇게 밝히고 있다. ○끊임없는 변모 추구 다시 형과 색채를 소멸시키고 또다시 기하작적인 면과 선을 구성하는가하면 질서의 무한한 지속성을 뛰어 넘어 추상 서정적인 양상을 추구하는등 부단한 시도로 눈부신 변모를 추적해나갔다. 따라서 국전의 아카데미즘 일변도에 안주하지 않고 57년 모던아트의 기치를 내걸고 창작미협을 발족,아세아국제미술전 예술원회원전등 국내외 미술전에 다양한 신작들을 출품,한번 시작한 것은 중간에서 포기하지 않는다는 집념으로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작품활동을 전개해 왔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다하는 개인전을 지난 90년 고희에나 처음 갖게 된것은 화단의 유명한 에피소드로 남게 되었다. 물론 전람회를 열지 않은 것은 그의 고집때문이다.작가는 일생동안 한번정도 자신의 그림을 보여주면 그것으로 그만이다.『작품은 제품이나 공산품은 아니며 작품은 작가의 일생에서 늘 한작품이 이뤄질때마다 단한번 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람회는 한번 여는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얘기다. 바로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고희기념전이자 첫개인전에서 이를 기획한 현대화랑대표 박명자씨에게 그는 「이작품에서 저 작품까지는 절대로 내놓지 않는다」 「아무에게나 그림을 팔아선 안된다」 「절대로 비싸게 팔아서도 안된다」는 까다로운 주문을수없이 다짐하여 그때 박명자씨는 『그럼 저보고 어쩌시라는 겁니까』하고 어이없이 웃어버린 예도 있다.그처럼 자신의 작품을 철두철미하게 아끼고 부등켜 안는 작가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그가 훌륭한 화실을 가질수 있었던 것은 그의 그림때문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그러나 이는 50년초부터 그가 펴낸 초·중등 각학년 미술교과서 (교학사간)의 인세로 이루어 졌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화단에서 월전 장우성·오승우화백과 더불어 수준급의 애주가.그러나 그림을 그릴때는 우유한잔도 외면할만큼 식음전폐로 파고든다. 류경채씨는 모름지기 생명의 리듬과 사물의 정감을 서정적 추상회화로 끈질기게 추적해온 우리 화단의 선두주자의 한사람이다.그리고 그의 만년의 작품은 한층 밝고 환한 색면구성으로 「완성」을 향해 무르익어가고 있다.『미술은 자연 모방이 아니라 자연 정화를 의미하는 것이며,스스로를 위한 독자적 세계의 창출』이라는 현대 독일 예술사학자 하인리히 루츨러의 말은 바로 이 노화가의 오늘의 그림세계를 두고 한 말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연보 ▲1920년 9월5일(음)황해도 해주 출생 ▲1933년 관리였던 부친 유찬영씨의 전임지를 따라 전주이주 ▲1939년 전주사범 졸업 ▲1943년 일본 동경 녹음사 화학교 졸업 ▲1946∼49년 경기사범(현 서울교대)교사 ▲1951년 초중등 각학년용 미술교과서 출간 ▲1951∼52년 대구사범­진해여고교사 ▲1952∼61년 이대 미대 교수 ▲1961∼86년 서울대미대 교수(86년 정년퇴임) ▲1938년 선만학생미전 입선(전주사범2년) ▲1939년 〃 특선 ▲1940년 제19회 선전 입선 ▲1947년 조선종합미술전 입선 ▲1949년 제1회 국전「폐림지근방」특선(대통령수상)(현재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소장) ▲1949∼81년 제30회 국전(최종전까지)출품(국전추천·초대작가·국전운영위원장) ▲1953년 창작미술협회창립(창단멤버 이봉상 최영재 황유엽 박창돈)현재까지 해마다 회원전개최 ▲1957년 미 뉴욕 월드하우스화랑 초대전·미 샌프란시스코 미술박물관 현대미술전 ▲1962년 문공부주최 34인 초대전 ▲1972∼84년 한·일미술교류전 ▲1973년 한국현대작가100인전 ▲1975년 역대국전대통령상 수상작가 작품전 ▲1978년 정부수립 30주년기념 초대연합전 ▲1979년 현대회화100호전 출품(신세계 미술관 주최) ▲1983년 춘추화랑초대전(원로작가 회고전) ▲1985년∼현재 서울시 미술초대전 ▲1985년∼현재 아세아 국제미술전 ▲1990년 현대화랑초대(첫 개인전)2회 도쿄비엔날레국제전,극동현대미술전,예술원회원전등 전시다수 ▲예술원부회장 회장 88서울올림픽 문화예술행사행진협의회위원역임 예술원회원 창작미협회장 아세아국제미술전람회 한국위원회회장 한국 미협고문 서울시 문화상,국민훈장동백장서훈,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한민국예술원상,3·1문화상 출간
  • 신경숙 「풍금이 있는 풍경」(이 작가 이 작품)

    ◎풍금소리에 실린 삶과 사랑의 노래/시문체로 다듬은 9편의 단편소설 모음/자신의 비사회성·결함,글쓰기 통해 해소 지난 90년 첫창작집「겨울우화」로 90년대 문체미학의 극치를 보였다는 문단의 평을 받으며 세상에 나온 젊은 여자소설가 신경숙(30)이 그 평가를 확인시켜 주는 두번째 작품모음집 「풍금이 있는 풍경」(문학과 지성사간)을 내놓으면서 다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9편의 글에는 풋풋한 풀냄새가 배어있다.15살때 「경제적」이유로 엄마손을 잡고 고향 전북 정읍에서 올라온 「반서울내기」임에도 서울이 주는 각종 공해에 전혀 해를 입지 않은 것같다.고집스러울 만큼 「정읍적」인 소박함과 덤으로 얻은 서울살이에서 터득한 절실함이 그녀의 문학하는 힘을 이루고 있다. 얼마전 서울 구기동에 마련한 「분에 넘치는」 그녀의 집필실겸 살림집은 서울생활 15년동안 연례행사로 치른 16번에 걸친 이사끝에 어렵사리 구한 그녀만의 공간이다.그속에 오도카니 앉아 북한산자락에서 쏟아지는 빛을 온몸으로 맞고 있는 그녀는자신의 소설에 나오는 어느 인물,어떤 행동보다 평범한 여자다. 그녀의 글쓰기는 자신의 비사회성과 여러가지 결함들을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미화시켜온 과정이거나 자기식으로 짜여진 삶의 생김새인지도 모른다.자전소설 「모여있는 불빛」에서 털어 놓았듯이 그녀는 「소설이란 자신을 견디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또 마음속에 기른 헛것들을 더 이상 가두어 놓을 수가 없어 문장의 해원풀이를 통해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지워가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유난히 가족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부에 매달리고 있는 이 작가는 이번 「풍금이 …」에서 첫작품집 「겨울우화」에서 느껴졌던 어두움과 「모든 비참한 관계」를 많이 청산하고 있다. 「풍금이…」는 작가가 문체적 애착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작품이다.또한 작가의 개인사적인 성격이 강하다.그러나 「풍금이…」엔 풍금이 나오지 않는다.다만 풍금소리가 소설전체에 잔잔하게 흐를 뿐이다. 『처음부터 소설이라 생각지 말자고 생각하며 썼습니다.삶과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그려 보고싶었는데,시쓰시는 분들이 웃을지도 모르지만 한편의 시로 읽혀졌으면 해요.제 개인적으로는 과학적인 논리와 합리 바깥에 있는 것,정서적인 울림이나 운명적인 흐름,살며서 쌓이는 이미지들,얼토당토 않은 연민들,그런 것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적 문장으로 다듬어진 긴글을 쓰고자 했던 거죠』 신경숙의 작품은 올해 두번이나 문학상후보로 올랐다.「풍금이…」가 이상문학상에,「배드민턴 치는 여자」가 김유정문학상과 동인문학상에 각각 후보가 됐다.한작가의 각기 다른 작품이 여러 문학상후보로 꼽히는 보기드문 일이다.이 작가에 거는 문단의 기대가 큼을 보여주는 증거다.
  • 「조선 호랑이 이야기」(화제의 책)

    ◎호랑이 관련 설화 모은 우화집 예부터 민간에 전해지는 호랑이에 관한 구전 설화를 모은 우화집. 원로 국문학자인 엮은이가 연암 박지원의 걸작 소설「호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호랑이 이야기.당초에는 단순한 자료로 모아 연구가 끝난뒤 폐기될 운명이었으나 수집 과정에서 워낙 어려움을 겪어 한 권의 책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모두 80편의 호랑이 이야기를 호랑이의 성격,신령으로 모셔지는 호랑이,호랑이의 효도,은혜 갚은 호랑이,호랑이의 혼인중매,호랑이 우화,호랑이 똥 이야기,호랑이 잡이 등 열 가지 주제로 나누어 엮었다.앞 부분에는 연암 박지원의 한문소설「호질」을 국역해 실었다. 이가원 엮음 학민사 5천5백원.
  • 고려원 「…소설」(책의 해/우리가 만든책:7)

    ◎출판사 자천도서 시리즈/촉망받는 작가의 창작집/신경숙·최수철·고원정·유순하 등 14명 선정 신경숙,최수철,김형경,임철우,김남일,고원정….90년대 우리 소설계를 새로운 저항과 창조의 물결로 만개시킬 주목받는 작가들이다.고려원(대표 김낙천)이 기획출판하고 있는 「새로운 작가 새로운 소설」은 이미 80년대에 그 역량을 충분하게 증명받은 14명의 신예세력들에게 90년대의 빛나는 자리를 예약해 주는 시리즈이다. 김윤식,조남현,전영태,이동하가 선정한 14명의 「새로운 작가」는 신인은 물론 아니다.소설계에 새로운 물결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작가들의 새로운 글쓰기 작업가운데 높은 가치를 가진 부분을 「새로운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집대성한데 의미가 있다. 신경숙의 「겨울우화」,김남일 「천하무적」,정건영 「멍에와 구두뒤축」,고원정 「비둘기는 집으로 돌아온다」,김형경 「단종은 키가 작다」,임철우 「물그림자」,이상문 「은밀한 배반」등이 그것이다.그리고 현길언 「우리들의 조부님」,이원규 「깊고 긴 골짜기」,이승우 「세살밖으로」,유순하 「사슴굼」,최수철「말처럼 뛰는 말」등을 포함하면 14개 작품집중 12편이 출간된 셈이다.최인석,이창동의 책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올들어 각 문예지를 장식하면서 최고의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른 신경숙은 이 시리즈에 첫창작집을 냈다.6번째 작품집인 「겨울우화」가 바로 그 창작집이다.90년대 문체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가로 평가를 얻고 있는 신경숙은 이 작품집에서 「밤길」「어떤 실종」「외딴방」등 11개의 단편을 통해 침착한 문체,현미경적인 관찰을 시도했다.현실과 과거가 교차하는 구도등 천부적인 이야기꾼 기질을 유감없이 드러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빙벽」「대권」등 권력의 냉혹한 논리를 한 축으로 삼아 그 타락성및 권력자의 내면을 투시한 일련의 정치소설을 발표한 고원정의 「비둘기는 …」도 자유와 순수를 향해 나아가는 작가적 열망을 집약한 첫자선집이다. 안홍균출판연구실장은 『「새로운 작가…」시리즈는 우리 문학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최상의 안내도를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기획됐다』고 말한다.그러면서 독자들은 이들의 작품을 만남으로써 우리 소설의 현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밝혔다.
  • 유명 지성인 모델 외국소설 번역 활발

    ◎파란만장한일생 작품화… 문학성·재미 추구/「겁없이 울어댄 개구리」… 루카치 삶/「소설 카프카」… 카프카 작품세계 20세기초 서양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꼽히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독보적인 이론가 지외르지 루카치와 체코출신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를 모델로 한 외국소설들이 잇따라 번역·출간됐다.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소설가인 리처드 세네트가 쓴 「겁없이 울어댄 개구리」(김석희 옮김·공동체간)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프랑수와 리비에르의 「소설 카프카」(송기형·홍혜리나 옮김·풀빛간)가 그것이다.이 두 소설이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91년이후 국내에 번역·소개된 10여개의 외국 인물전기와는 확연히 구분된다는 점이다.루카치와 카프카등의 파란만장했던 삶과 독특한 문학세계를 모티브로 해 문학성과 재미를 지닌 우화소설,영상소설로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겁없이 울어댄 개구리」에는 루카치라는 이름이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반면 그를 모델로 한 것이 분명한 티보르 글라우라는 주인공의 수기와 일기,경찰조서,편지,신문기사등을 조합한 논픽션 형태를 갖추고 있다.작가는 복잡한 행적을 남긴 루카치의 인생을 빌려,인간생존논리의 하나인 타협과 위장의 의미를 이른바 사회주의의 입장에서 검토하고 있다.그는 소설의 모티브를 살리기 위해 자연계에서 중립적 상태로 사는 것처럼 보이는 순박하고 비공격적인 개구리가 실제로는 연못속의 생존경쟁에서 다른 동물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는 개구리우화를 등장시켜 한 지식인의 굴절된 정신궤적과 성체험을 묘사하고 있다.이는 「루카치를 모델로 한 우화소설」이라는 부제를 뒷받침한다. 이야기는 19 73년 3월5일 티보르 글라우의 유언에 따라 한 출판사 편집자 앞으로 소포가 배달되면서 시작한다.메모와 편지 문서등을 근거로 글라우가 직접 정리한 자신의 수기를 따라 전개되는 이 소설은 사이사이 끼어있는 편집자의 설명으로 현실과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한다.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총명한 소년이 사회주의 운동에 참여하게 된 동기에서 시작해 25세의 나이에 혁명정권의 요직에 앉은 주인공이 음모와 모략으로 실각하고 음악의 이념을 바탕으로 유토피아를 건설하려다 좌절당한뒤 각고의 세월이 지난후 56년 소련의 헝가리침공직전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진심을 털어놓는 장면으로 끝난다. 소설을 번역한 김석희씨는 『이 소설은 최근 우리 출판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설 ○○○」식의 작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굴곡이 심했던 루카치의 삶을 모티브로 응용한 일종의 패러디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소설 카프카」는 「섹스,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로 널리 알려진 미국 영화감독 스티브 소더버그의 영화「카프카」를 소설적으로 재구성한 「영상소설」.올해로 탄생 1백10주년을 맞는 카프카의 전기가 아닌 허구지만 출생및 작가생활등 몇가지 사실들에 기초하고 있다.이 소설은 현대적 삶의 부조리를 기괴하고 신비롭게 묘사한 카프카의 작품들처럼 공포와 기괴함으로 가득 차 그의 문학적 특성을 소설로 옮겨놓은 듯하다. 소설에는 두명의 젊은 영국인 영화광이 등장한다.이들은 프라하에서 표현주의 영화 감독인 헨릭 갈린의 아들을 자처하는사람을 만나 그의 제의로 헨릭 갈린의 미공개작인 「카프카 또는 미궁」을 보게된다.그러나 엘자는 흠모해왔던 감독의 영화에 대한 인상을 갈린의 아들이 망쳐놓자 복수심에서 그를 살해한다.영화의 내용은 카프카가 프라하의 어느 성에 들어가 인류의 정신을 개조하기 생체실험을 하는 박사의 음모를 분쇄한다는 이야기. 카프카의 생애를 알려는 의도보다는 작가의 말처럼 카프카와 독일 표현주의 영화를 재발견함으로써 그의 작품들을 재조명하는데 목적이 있는 이 소설은 아류 역사인물소설들이 판치는 우리 실정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 「어린왕자」,63개 출판사서 발행/출협,중복출판 현황 조사

    ◎「논어」「데미안」도 40종이상 유통/자율적 규제 방안 마련 시급 출판계의 가장 심각한 폐해인 중복출판물의 현황이 처음으로 밝혀졌다.출판문화협회가 교보,종로서적등 대형서점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2월말 현재 시중에서 유통중인 책가운데 20권이상 중복출판된 책만해도 「어린왕자」등 17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어린왕자」의 경우 무려 63종이 다른 출판사에서 같은 제목으로 출판된 사실이 확인됐다.다음으로 「논어」가 50종에 달했으며 「데미안」은 41종,「명심보감」37종,「좁은문」28종,「삼국지」27종,「독일인의 사랑」과 「님의 침묵」이 각26종이었다. 또 「노인과 바다」「이방인」이 각24종,「사랑의 기술」「삼국유사」는 각 23종,「여자의 일생」22종,「채근담」「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각21종,「나의 라임오렌지나무」20종등 순으로 나타났다.10종이상 중복출판물로는 「소공녀」「세종대왕」「링컨」이 각19종으로 집계됐으며 「파브르곤충기」「이솝우화」「예언자」는 각18종,「백설공주」「대지」「피노키오」「팡세」「키다리아저씨」는 각 17종에 달했다.이밖에 동·서양의 고전에 속하거나 비교적 잘알려진 책은 대부분 5종이상의 중복출판물이 나와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현재 유통중인 중복출판물만을 대상으로 했기때문에 출판사가 없어지는등의 이유로 절판된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발행된 중복출판물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출판계는 예상하고 있다. 출협은 이번 조사결과 중복출판물의 범람현상이 중복출판을 규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제재장치가 미흡하기 때문인 것으로 결론짓고 자율적인 중복출판규제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했다.
  • 「20초 웃음=5분 노젓기」란다(박갑천칼럼)

    『웃는 낯에 침 뱉으랴』고 하는 속담은 지니고 내려온다.그러면서도 우리 선인들은 웃음이 잦은 것에 대해 탐탁찮게 여기는 편이었다.『허파에 바람 들었나?』하면서 천하게 여기기까지도 한다(소다인필천:웃음이 많은 사람은 천하다). 가령 고려 예종때의 정승 정경공 최홍사같은 이에게서 그 전형을 본다.그가 웃는 것을 그의 처자가 집안에서 본 일이 없다고 말하여져 오지 않은가.그렇게 드레진 표정이 곧 선비의 모습이라 생각한 것은 최정승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그랬으니 여인네 웃음소리가 담장넘는 것을 시식잖게 여겼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할 것이다.그런 집안에서 웃을 일이 생겼을 경우 남자는 「뱅긋이」,여자는 「배시시」웃음을 흘렸던 것이겠지. 웃는 모습이라면 「뱅긋이·배시시」만 있는 것은 아니다.우스워서 견디지 못하겠다는 박장대소도 있겠고 뜻을 헤아리기 어려운 염화미소도 있겠으며 비웃는 조소·냉소에 너털웃음의 홍소,억지로 참는 인소,씁쓸한 맛을 흘리는 고소 등등 여러가지가 있겠다. 그 여러 웃는 모습을 소리로만 몇가지들어보자.­까르르(여럿이 한꺼번에 자지러지게 웃는 소리),깔깔(큰소리로 웃는 소리),깰깰(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려다 입속으로 약간 새되게 웃는 소리),껄껄(우렁찬 목소리로 웃는 소리),낄낄(나오는 웃음을 참아가면서 내는 웃음소리),아하하(일부러 지어서 큰소리로 웃는 소리),어허허(점잖게 너털웃음을 웃는 소리),오호호(자지러지게 웃는 여자의 웃음소리),우후후(참을 수 없게 웃음이 터져 나올 때 웃는 소리),킥킥(나오려는 웃음을 못참고 입속으로 웃는 소리),킬킬(어리석게 나오는 웃음을 참으면서 내는 소리).그밖에도 하하·해해·허허·헤헤·호호·히히…소리 등이 있다. 세상에는 못난 임금도 많았다.서주의 마지막 임금 유왕도 걸주와 견주어지는 터이다.그는 요희인 포사한테 퐁당 빠진 끝에 국권을 잃고 만다.그 포사는 웃어본 일 없는 여인이었다.유왕은 그래서 이 여자를 웃길양으로 몹쓸 짓을 한다.그는 거짓 봉화를 올려 제후들로 하여금 밤을 새워 군사를 몰고 달려오게 한다.그것이 거짓봉화인 줄 안 제후들이 이튿날 맥이 빠진 채 회군하는 모습을 본 포사는 생전 처음으로 웃는다.그건 「깔깔깔」이었을까.이 웃는 모습을 보려고 유왕은 번번이 거짓봉화를 들어 제후들을 불렀다.그는 이솝 우화의 늑대소년 꼴로 되어 망하는 것이다. 현대의학은 웃음이 건강에 좋다고 강조해 온다.미국 여성월간지 글래머 최근호에 소개된 윌리엄 프라이 박사의 연구결과도 그중의 하나이다.크게 20초 웃는 것은 5분동안 노를 젓는 효과와 맞먹는다고 비유하고 있다.하도 괴상한 일 많은 세상이어서의 말인데 기막혀 웃는 웃음에도 그런 효과는 있는 것인지 어쩐지.
  • 원작의 향기 그대로…/고전문학 번역출간 잇따라

    ◎베스트셀러작가 최신작 위주서 탈피/출판사들 앞다퉈 참여… 전집으로 완역/셰익스피어·괴테·장자 등 동서양 망라 「책의 해」를 맞아 외국의 고전들이 잇따라 전집으로 완역돼 독서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90년부터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번역문학출판은 미국등 구미 베스트셀러작가들의 최신 작품들과 단행본 위주에서 벗어나는 경향을 보인다.「아라비안 나이트」「펠로폰네소스 전쟁사」「헤르만 헤세전집」에 이르기까지 대상이 광범위하게 확대됐다. 최근 번역문학의 특징은 외국문학의 원전 또는 고전격이랄 수 있는 작품들의 번역과 세익스피어 도스토예프스키 괴테 헤세등 작고한 외국작가들의 전집발간으로 간추릴 수 있다.우선 「이솝우화」「걸리버 여행기」에 이어 「천일야화」로 알려져있는 리처드 버튼원작의 「아라비안 나이트」(범우사간)가 뽑힌다.김병철 중앙대 명예교수의 7년간의 번역작업끝에 오는 3월 10권을 완역을 목표로 한 이 작품은 1차분 5권이 이미 출간됐다.「아라비안 나이트」는 문학도를 위한 기본도서일뿐 아니라다이제스트판만 접했던 독자에게는 원전의 문학적 향기를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밖에 기원전 사람이 동물로 변한 신화들만을 모아놓은 「메타 몰포시스」(오비디우스 편역)와 그리스·로마 신화집,「펠로폰네소스 전쟁사」(2권)등이 올해안에 번역·출간될 예정이다.현암사에서도 「장자」를 자세한 주석을 달아 새로 번역해 내놓은데 이어 「노자」「한시」「벽암록」등도 차례로 펴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괴테전집(총28권)출간으로 전집출판에 뛰어든 현대소설사는 올해부터 오는 94년까지 모두 21권으로 「헤르만 헤세전집」출간도 병행한다.헤세전집에는 소설 시뿐 아니라 동화 산문 평론 논문등이 총망라돼 명실상부한 전집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민음사도 이달안에 출간되는 「맥베드」를 시작으로 셰익스피어전집을 내놓는다.연세대 최종철교수가 번역한 「맥베드」는 운문으로 되어있는 원작의 묘를 그대로 살려 「우리나라 번역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것이 출판사측의 주장이다.대표희곡 13∼15작품을 선정,1차적으로 출간한다.또내년초에 첫 작품을 낸다는 목표로 체호프전집 번역작업에도 착수했다. 러시아문학을 주로 번역·출판하고 있는 열린책들은 오는 6월 마야코프스키전집(모두 4권)발간에 이어 수년동안 준비해온 도스토예프스키전집을 오는 10월부터 2년 예정으로 모두 20권으로 펴낼 계획이다.개인전집번역출간은 지난 91년 나온 「장 그루니에전집」(청하·23권)을 기점으로 활발해져 그후 니체전집(청하)「제임스 조이스전집」(6권)「카뮈 전집」(책세상)등으로 이어졌다. 한편 범우사는 10∼15,6세기 고전문학번역으로 다른 출판사들과의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번역작업에 들어간 「리베룽겐의 노래」샘족의 신화등 아랍문화권의 고전번역이 바로 그것이다.유수 출판사들의 활발한 원전번역에 대해 이영준 민음사주간은 『수익사업의 차원을 떠나 고전들은 제대로 된 번역문으로 읽혀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한다.그러면서 『이런 추세라면 10년내에 일본의 번역문학수준과 어깨를 같이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전문번역가의 수준도 높아지고 수적으로도 늘었지만 우리말과 외국어를 모두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인력부족은 우리번역문학의 숙제로 남아있다.
  • 번역서 「중국우화」 출간 이용환경장(인터뷰)

    ◎“중국인 사고방식 알리려 노력”/우화통해 현대인에 교훈 전 아마츄어레슬링국가대표,유도대학졸업,단국대 교육대학원 석사학위취득,대만 국립사범대학 자비연수,서예가,현직 경찰관…. 최근 「중국우화」(을지서적간)라는 번역서를 낸 서울중부경찰서 보안과 이용환경장(41)의 신상명세서이다. 『이 우화집을 통해 『느린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중도에 그만두는 것을 두려워하라』는 중국인의 실제주의적 사고방식의 규범을 한국인들에게 보여주려고 했어요.우리가 잘알고 있는 「만만디」와 뿌리를 같이 하는 이러한 중국정신이 우화와 고사에 가장 잘 나타나 있기 때문입니다』 키 1백87cm,몸무게 1백kg의 거구로 중부경찰서 형사계근무때 「고릴라형사」라고 불렸던 이형사의 외모를 보고서는 이같은 학구열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고등학교(리라공고)에 다닐때 덩치가 커다는 이유만으로 레슬링선수가 됐지만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습니다.유도대학재학시 국가대표로 뽑혀 선수생활을 하면서도 마찬가지였지요』 그래서 그는 형사로근무하는 틈틈이 대학원을 다녔고 자신이 직접 체험한 범죄자들의 세계를 연구한 「청소년범죄실태분석과 윤리의식에 관한 조사연구」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또 평소 알고 지내던 대만출신 화교를 통해 생각지도 않았던 대만유학길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초에 펴낸 「일본을 알자」에 이어 그의 두번째 저서가 되는 「중국우화」는 우리가 흔히 아는 편작,장량의 기우,새옹이 말을 잃다,창과 방패같은 57개의 짧은 우화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교훈을 주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 고 오지호화백 추모사업 활발/10주기 맞아 생가에 기념관건립 추진

    ◎국어학자로서의 업적 기린 책도 출간/광주시 「오지호미술상」 운영… 각계서 적극 참여 남농 허건과 함께우리나라 남도화단에서 한국화와 서양화의 양대산맥을 이룬 고 오지호화백(1905∼1982)의 10주기를 맞아 기념미술관건립등 그를 추모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고 있다. 그가 타계한 24일을 일주일 앞둔 지난16일 광주 무등온천장호텔에서 「10주기 추모및 출판기념회」가열렸다.유족과 화단의 동료·후배,제자및 국문학관계자,지역유지등 4백여명이참석,한국 서양화단에 우뚝선 고인의 업적과 국어학자로서의 한글사랑에 대한그의 정열을 기린 모임. 10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이번에 출간된 책은 「미와 회화의 과학」「지산동초가와 화실」등 2편이다. 「미와 회화의…」는 단지 화가로 머물지 않고 미의궁극적인 본질을 구명한고인의 미학이론을 한데 모은 저술.고인의 손자이자 원광대교수인 병욱씨(35·미학과)가 정리했다.「지산동초가…」는 유정기 김기창 유경채 천경자 이구열 고건 남광우 홍남순 문순태등 고인과 생전에 인연을 맺었던 각계각층의인사 85명이 쓴 회고문집이다.순수의빛을 찾아서,우리시대의 사표,국한자혼용교육의 부활,우리것 보존에 앞장서니,지산동의 춘풍화기등 전5부로 구성됐다. 오지호선생은 전남 화순군 동복면 탁상리에서 태어나 전주고보와 휘문고보를거쳐 일본의 동경미술학교에 유학한뒤 조선대학교 미술학과 교수와 국전초대작가,국전심사위원,예술원회원,국전운영위원등을 지낸 한국서양화단의 개척자.그는 또 한자폐지운동에 앞장서 한국어문교육연구회를 창립했으며 국한자혼용 국교1,2학년 교과서를 자비로 출간하는등 국어학자로도 이름높았다. 이에따라 선생의 뜻을 기릴 미술관등을 세우자는 계획이 4∼5년전부터 발의돼 지난7월 개관된 광주시립미술관내에 50평규모의 「오지호기념관」을 설치,유작등 10점이 전시되고 있다.또광주시주관으로 「오지호미술상」을 제정,운영중이다.이와함께 지난해부터는 고인의 생가가 있는 동복면에 기념관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이 사업은 고인의 뜻을 이어 형제화가로 활약하고 있는 고인의 두아들 승우화백(63)과 승윤화백(52)주도로 이뤄졌다. 유족측에서는 기념관부지와 경비 1억원을 내놓았으며 전라남도에서 2억원,문예진흥원이 1억,전남 화순군이 5천만원등 모두 4억5천만원을 들여 건평60평규모의 기념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이 그것.기념관에는 평소 선생이 사용하던 화구등 고인의 손때가 묻은 유물과 장롱,문갑,서적등 유품,그림등이 전시될 예정이다.그러나 당초 내년봄에착공해 연말안에 개관한다는 목표가 전남도측의 예산지원이 늦어짐에 따라 벽에 부딪쳐 지역주민들과 이 지역 예술인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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