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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보전대상」 수상작품 발표/환경관리공단 주최

    환경관리공단이 주최한 제1회 환경보전대상의 인쇄매체광고부문 및 사진부문 대상 수상작으로 강명운씨(49)의 「재생준비」(사진)와 가인수씨(30) 등 3명이 공동제작한 「자연도 AIDS 걸렸다」가 각각 뽑혔다. TV스토리부문 대상은 박휘선씨(24)의 「환경오염」이,생활비디오부문은 우한별·우환희 남매의 「2002년 한강우화」가 선정됐다.대상수상자에게는 상금 3백만원씩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1일 하오 7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서예관에서 열리며 수상작은 예술의 전당 음악당 입구에 전시된다.〈노주석 기자〉
  • 부담없는 분량·동화같은 내용/우화소설 잇달아 출간

    ◎원재길 「별똥별」·곽재구 「해바라기꽃 피는 언덕」·안도현 「연어」/독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 인기에 영향/짧은 문장에 인생에 대한 가벼운 통찰 담아 최근 국내작가들 사이에 우화소설 바람이 불고있다.서점가에서 우화소설이 은근한 인기를 누리면서 국내 작가들이 잇따라 우화소설을 선보이고 나선 것. 작가 원재길씨의 「별똥별」이 도서출판 예문에서 다음주초 나오는데 이어 시인 곽재구씨의 「해바라기꽃 피는 언덕」(가제)이 문학동네에서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이미 나온 안도현씨의 「연어」(문학동네)는 지난주 교보문고 국내소설부문 3위를 기록하며 선전중이다. 「별똥별」은 7할의 국민이 관절염을 타고나는 가상공간 추스코공화국을 배경으로 관절염 퇴치법을 개발,유명해진 무라비라는 사내의 얘기를 엮고있다.뭔가 남과 다른 「특별한 삶」을 꿈꾸던 그는 젊을 때부터 물구나무 서서 햄버거를 먹는가 하면 스키로 출퇴근하는 등 기행을 일삼는다.두살때부터 자신만을 기다려온 옆집처녀 볼라리아도 뿌리치고 관절염 도장을 차려 국민적 영웅이 되지만 말년엔 자신이 너무 사랑을 모르고 이기적이었던 것 아닌가 하는 한줄기 회의도 느낀다.작가가 직접 그림까지 그린 이 작품은 딱 부러지는 결론대신 독자가 읽으면서 어떤 의미라도 길러낼 넓은 해석공간을 열어놓은게 특징. 한편 곽씨의 「해바라기꽃…」은 하늘에서 장난치다 쫓겨난 한 천사의 얘기.천일 유배형에 처해져 지상에 내려온 이 천사가 방랑길에 올라 보고 들은 지상의 삶을 들려주는 형식이다.어찌보면 진부한 스토리지만 개개의 에피소드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서정시인 특유의 감성이 작품을 살린다. 올해 창작 우화소설 바람의 효시격인 안씨의 「연어」는 은빛연어와 눈맑은 연어의 사랑을 통해 삶이란 존재 그 자체로 숭고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지난달 2월 나온 이 책은 발매 석달만에 3만부를 돌파하는 뜻밖의 인기로 작가와 출판사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이같은 국내 우화소설 바람의 모태는 서점가에 부동의 1위인 「좀머씨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것이 출판계의 관측.원래 2차대전 패전으로 피폐해진 독일인의의식을 담은 이 작품은 국내에 소개되면서 엉뚱하게도 정신적으로 방랑하는 한 도인의 이야기인 것처럼 받아들여졌다.어쨌든 「작품보다 더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이 짧은 이야기는 우화를 선호하는 국내독자의 숨은 취향을 드러냈다는 것. 우화가 인기있는 것은 무엇보다 부담없는 분량과 동화같은 내용으로 잘 읽히기 때문이다.짧은 문장에 지식이나 정보가 아닌 인생에 대한 가벼운 통찰을 담고있기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노년까지 누구나 나름대로 해석할 여지를 준다는 것.얼굴을 찌푸리며 진지한 책읽을 시간과 필요가 점차 줄어드는 정보화시대에 우화는 적합한 문학형태의 하나가 아닌가하는 의견이 많다.문학동네의 강태형 사장은 『쓰기 쉬운 것 같지만 쉬운 언어로 인생의 지혜를 보여줘야 하는 우화는 결코 만만치 않은 글』이라면서 『간결하면서도 밀도있게 평범한 삶의 지혜를 보여주는 것이 우화의 본령』이라고 말했다.〈손정숙 기자〉
  • 첫 창작집 「쥐와 그의 부하들」간 안광씨(인터뷰)

    ◎“각박한 현싱을 동화나 설화 빌어 풍자” 『현대사회는 날로 고도화되는데 샐러리맨들의 어깨는 처져만 갑니다.비루하고 의기소침한 일상에 도끼를 찍어내리는 글을 써보고 싶었어요』 소설가 안광씨(36)가 등단 10년만에 첫 창작집 「쥐와 그의 부하들」(세계사)을 펴냈다.특이한 제목의 표제작을 포함,흔히 볼 수 없는 우화적 상상력과 힘있는 문장이 돋보이는 10편의 단편이 실렸다. 안씨의 작품은 대번 쉽게 씌어진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과작이나 공들여 다듬은듯 탄탄한 문장 때문만은 아니다.부패한 구조에 치이고 첨단문명의 물결에 받히면서도 살아남으려 몸부림치는 「평균」 생활인의 모습이 너무도 가깝게 그려지기 때문이다.이는 현대사회의 타락에 대한 지은이의 숙고가 얼마나 진정하고 깊은지를 반증한다. 안씨의 주인공 중 사악한 인물은 드물다.아니 오히려 그들은 너무 여리기 때문에 경쟁사회의 생리를 견뎌내지 못한다.「구지가에 대한 명상」의 나는 거래선 접대때문에 불가항력의 오입을 했다가 성병에 걸리고 아내마저 떠나보낸다.미루나무가 하늘에 닿도록 뻗어나는 환상을 꿈꿨던 「자크와 콩나무」의 주인공은 회사에서 잘리고 도박판에 퇴직금을 날린다.「난생설화」의 길수도라는 인물도 세상 모든 불화를 없애기 위해 마술사가 되려는 무구하고 식물적인 영혼의 소유자.그러나 그는 80년 광주의 충격과 무자비한 공권력에 정신이 미쳐 자살한다. 이같은 이야기를 작가는 여러가지 설화를 끌어들여 풀어나간다.구지가,박혁거세 신화,자크와 콩나무 동화 등이 작품의 모티브로 등장,비소한 일상인의 이야기에 무궁한 상징을 부여한다. 『각박한 현실을 풍요한 설화의 공간과 한데 놓아 비교,더욱 신랄하게 풍자하고 싶었다』는 안씨는 『앞으로도 이런 설화의 현대적 패러디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손정숙 기자〉
  • 자동차 손익계산서… 세상사를 말한다(박갑천 칼럼)

    낮에 딸 여읜(시집보낸) 사람이 바로 그날밤에는 어머니 여의었(잃었)다는 얘기를 듣는다.기쁨속에 슬픔이 잉태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세상일이란 게 그렇다.외곬으로 좋기만 한 건 아니다.물론 외곬으로 나쁘기만 한 것 또한 아니다.농약이 병충해를 없애면서 농작물수확을 높였다 치자,하지만 그것 뿌리다 사람이 죽는다.그것 때문에 여름날 반딧불을 못보게 되고 가을날 메뚜기도 못본다.땅은 산성화하면서 골비단지로,사랑하는 사람끼리 혼인한다 해서 마냥 기쁘기만 하던가.기쁨에 맞먹는 아픔과 괴로움도 따르는 법이다. 「다모클레스의 칼」이라는 말이 있다.위험속의 행복을 뜻한다.시라쿠사의 참주 디오니시우스1세 아래 있는 다모클레스가 어느날 디오니시우스의 행복을 부러워한다.『그럼,네가 나 한번 돼볼래』 다모클레스에게 제옷을 입혀 제자리에 앉힌다.기분좋아진 다모클레스가 문득 머리위를 봤더니 날카로운 칼이 말총 한가닥에 매달려 대롱대롱.남의 눈에 행복해 뵈는 사람도 스스로는 불행하다 여기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행불행·길흉·화복…등 두동진 사상들은 늘 함께 있다.호사다마라지 않던가.불경(아비달마구사논)에 씌어 있는 우화도 그를 말해준다.­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독신남자가 있었다.그는 단 한번만이라도 행복을 맛보게 해줍소서 신에게 기도드렸다.어느 날밤 길상이란 이름의 아름다운 행복의 여신이 찾아온다.그는 기뻤다.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그러자 여신은 뒤돌아보면서 말한다.『나에겐 노상 함께다니는 동생이 있답니다』 다가온 동생을 본 사내는 놀랐다.천하의 추녀였기 때문이다.『얘는 불행의 여신 흑이라고 합니다』『당신만 들어오고 동생은 안들어왔으면 하는데요』『그건 안됩니다.우린 함께 있어야 하니까요.얘가 싫으시다면 둘 다 물러나지요』 자동차란 것이 생겨서 인류에게 얼마나 큰 편익을 주어오고 있는가.그러나 그 편익 못잖게 선거운 재액을 주어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죽고 다치는 사람이 얼만가.대기오염에 큰 몫을 하고도 있고.무엇보다도 자동차는 기동성이 장점이다.하건만 사람마다의 기동성추구가 교통혼잡을 일으키면서 오히려 그 기동성을 죽여간다.그 손실이 서울의 경우만 93년기준 3조1천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왔다.이익과 함께 손해도 안긴 자동차.장점이 단점으로 되는 두 얼굴을 보여준다. 무엇을 좋다 하고 무엇을 나쁘다 할 것인가.자동차손익계산서가 덧없은 세상사를 한번 더 생각해보게 하누나.〈칼럼니스트〉
  • 소설가 이청준(작가를 찾아:6)

    ◎“문학은 「불쟁의 멋」을 먹고 자라는 괴물”/70∼80년내 검열 피하려다 내 글도 복잡해져/현실이 험악할수록 문학이 꽃피는 덴 유리/신작 「축제」는 치매로 세상 떠난 팔순모모 초상치른 애기/창작의 고통은 천형 같아… 판소리 동화로 풀어쓰며 소일 그가 곁에 있다.그러나 어느 순간 저만큼 가 있다.분명히 함께 얘기하고 있었는 데….그러나 갑자기 야릇한 미소로 입꼬리를 치켜올리는 그.그와의 대화는 역광으로 거멓게 죽은 사진속 얼굴을 알아보는 일처럼 애를 닳게 만들었다.건너야 할 못이 왜그리 깊은지.「병신과 머저리」에서의 형,「이어도」의 천기자,「눈길」의 노인….자기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작가 이청준은 아무리 작은 일에도 허투루속을 내주지 않았다.그의 소설을 읽을 때처럼 그와의 대화도 꼬인 미로를 찾듯 양파껍질 벗기듯 진행됐다. 아파트1층에 자리잡은 이청준씨의 거실에선 베란다 창을 통해 만개한 4월의 백목련이 내다보였다.나른한 봄의 적막.이게 거추장스러운 듯 그는 슬며시 먼저 말을 꺼냈다.첫화제는 역시 신작 「축제」.소설을 쓰는동안 임권택감독이 영화화를 병행했다 해서 말그대로 화제가 됐던 작품.영화개봉일에 못미칠세라 그는 4월중순까지 꼼짝없이 원고에 매달렸었다. ○「서편제」멤버 재집결 『재작년 연말 우연히 임감독을 봤어요.인젠 유행을 좇아다니기보다 인생을 정리해보는 영화를 해야 겠다더군요.지나가는 말로 그해 11월 팔순노모 초상치른 얘기를 했는 데 이사람이 흥미를 보이더라구요.어머니를 두번 장사지내게 될 것 같아 껄끄러웠지요.한데 임감독이 「죄짓는 일 않겠다」해서…』 제법 알려진 얘기지만 작가의 노모는 말년에 치매를 앓았다.마침 임감독의 노모도 치매로 고생중이었다.작년 나온 작가의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는 치매노인의 죽음을 손녀딸의 눈으로 아름답게 그려본 동화.이를 테마로 육상효가 시나리오를 쓴 오정해 주연의 영화가 크랭크인했다.이래저래 「서편제」의 멤버들이 다시 모인 셈. 『영화와 조절을 해야 했기에 작품도 시간순으로 죽 써내려갈 수 없었지요.그래서 편지형식을 택했어요.임감독에게 매번 편지로 자료를주는 거지요.영화진도에 맞춰 보충도 할 수 있고 먼젓번 글에 해석도 달 수 있게끔 말이에요』 아버지를 일찍 여읜 작가에게 어머니는 곱건 밉건 유일한 근원이었다.지독한 가난의 부끄러움,게자루를 짊어진채 찾아든 친척집,젖은 속옷을 몰래 말리는 열적음….작품에 나타나는 이같은 사연들이 모두 어머니 체험의 변형이다.그는 늦게 어머니에게 빚이 많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축제」엔 노모의 중요한 패물로 비녀가 나와요.시집올 때부터 간수해온 이 비녀를 잃어버리곤 어머니는 걷잡을 수 없이 치매에 빠져들지요.한평생 부끄러움을 걸어잠근 이게 없어지면서 삶의 빗장이 풀려 그만 정신이 흩어져버리는 겁니다』 어머니의 물림인 부끄러움은 그에게서 섬세한 자의식으로 개발됐다.이 희귀한 자의식은 그 우울하던 70˘∼˘80년대 그를 당대의 대표작가로 만들었다.당시 그는 고도의 우회를 통해 시대를 꼬집은 지적인 작품들을 썼다.「소문의 벽」「비화밀교」「당신들의 천국」같은. ○실존과 사회 화해 모색 『억압이 심한 사회일수록 우화가 성하는법입니다.검열을 피하려니 내 소설들도 알게 모르게 복잡해졌어요.안된 말이지만 그런 점에서 현실이 험악할수록 문학이 꽃피는 데 유리하다는 말도 수긍이 갑니다.문학이란 불행의 멋을 먹고 자라는 괴물이지요』 의사소통의 기초인 말이 사람들사이에 혼선을 일으키는 현실을 비꼰 「언어사회학 서설」연작도 당시의 작품이다.그런가하면 이때 그는 응어리진 한을 소리를 통해 해원하려는 「남도사람」연작도 썼다.이청준의 가장 아름다운 단편에 속하는 「선학동 나그네」「서편제」가 여기 들어있다.두 연작은 마지막 단편에서 하나로 합쳐져 실존과 사회와의 화해를 꾀한다.그렇지만 이는 모두 지난 연대의 작품 아닌가. 인터뷰도중 초인종이 울리고 20대 여성 가스검침원이 찾아들었다.그는 작가집의 계량기를 체크하곤 집주인의 이름을 확인한다. 『이…창준이요? 그게 아니라 이청준이라구요』 영화 「서편제」쯤은 봤겠지만 그는 원작자인 작가를 알지 못하는 듯 했다. 작가 스스로 『이젠 많이 행복해진 것 아니냐』고 하는 시절,사람들이 점점 문학을읽지않는 요즘,작가는 아직도 화해를 모색하는 소설을 쓸까.그렇지 않으면 다른 관심사가 있는지.그는 넌지시 웃었다. 『20∼30대 때는 고전을 읽을 때「이것밖에 못했어? 난 이보다 나은 글 쓸 수 있을거야」했지요.그런데 나이들수록 소설쓰기가 고통스러워지더군요.창작에 따르는 노동이 어떨 때는 천형 같아요.그래서 긴 글을 탈고한 요즘은 한박자 쉴겸 아이들 글을 쓰고 있어요.수궁가·흥보가 같은 판소리 다섯마당을 동화로 풀어보는 거지요.판소리는 들을 수록 예술형태로 보태고 뺄 것이 없는 데 이를 모르는 이들이 너무 많아요.이 좋은 것을 누리게 하려면 어릴 때부터 접촉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완벽주의자답게 성기지만 멈추지 않고 그는 작업계획을 세워간다.그런걸 보니 「고통」을 말하지만 이 대작가가 쉽게 붓을 놓을 성 십지는 않다. ○“판소리는 완벽한 예술” 작가의 집을 나서자 기우는 햇살이 따가웠다.어두운 실내에서 나온 탓인지 흐린 빛에도 금새 눈이 시렸다.이 시린 햇빛을 말한 작가의 작품 「눈길」이 있었다.집안이 망해 다섯칸집을 팔아야 했던 어머니.도시에 유학중이던 중학생 아들은 눈치를 채고 귀향한다.하지만 어머니는 아무일도 없는 듯 돌아온 아들을 그집에서 밥먹이고 재운다.새주인에게 사정해 하루 집을 빌린 것.이튿날 새벽 눈길을 걸어 아들을 차부에까지 바래다 주고 돌아오다 마을어귀에서 주춤하는 어머니.더이상 돌아갈 집이 없어서가 아니다.햇살이 너무 눈에 시려서,시린 눈에 맑간햇살이 너무 부끄러웠기 때문이라는 것.『이청준이 아니라 그의 고향과 어머니가 썼다』는 어떤 이의 이 작품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적절한지 몰랐다.〈손정숙 기자〉 □연보 ▲1939년 전남 장흥군 대덕면 진목리에서 출생 ▲6세때(44년)막내동생과 맏형,8세때(46년)아버지 등 유년시절 잇단 가족의 죽음을 체험,심층정서에 큰 흔적이 남음 ▲광주서중(54년)광주일고(57년)졸업.서울대 독문과(60년)입학 ▲대학 1학년때 겪은 4·19는 그의 문학에 원형적 틀을 제공.평론가 김현과는 4·19세대의식으로 평생 긴밀한 문학적 연계. ▲4학년때 「사상계」신인문학상에 「퇴원」이 당선돼 등단(65년)졸업과 동시에 사상계 입사(66년)10여년간 근무 ▲대표작 「병신과 머저리」「별을 보여드립니다」「매잡이」「이어도」「당신들의 천국」「서편제」「눈길」「황홀한 실종」「잔인한 도시」「선학동 나그네」「새와 나무」「시간의 문」「비화밀교」「키작은 자유인」「인간인」 등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등 수상.
  • 나는 소라오,사람님네 말좀 합시다(박갑천 칼럼)

    만물의 영장이라 야비다리치는 지구촌 사람님네.나는 한국농촌의 한마리 황소요.유럽쪽 나라들 광우병얘기 들은지는 오래라오.그쪽 소라 해도 뿌리는 하나 아니겠소.그래서 『소 닭보듯』 할수없어 음매소리 한번 내보는거요. 사람과 관계를 가진 이래 우리는 노상 베풀어만 왔소.우리는 등걸잠 자면서도 노력을 주었소.쟁기 끌고 달구지 끌면서.우리는 새끼 키울 젖도 주었고 고기까지 주었소.사람들 곰보 안되게하는 면역물질도 내주었소.그뿐인가요.마지막으로는 가죽까지도 주지 않았소. 하건만 사람님네는 어리석은 자를 가리켜 『소같은 놈』이라며 우리를 빗대는가 하면 『소가 크다고 왕노릇 하나』고 이죽거리기도 했소.물론 마음에 든 사람이 없는건 아니었소.어느 소가 일을 더 잘하느냐는 황희의 바보물음에 소가 들으니 그리 묻는 법 아니라고 가리사니잡아준 농부가 있지 않았소.서거정의「태평한화골계전」에 보이는 현달하기 전의 한 고관도 마음에 든 사람이었소.그는 노상 소를 타고 다녔소.그러면서 말을 타지않는 까닭을 이렇게 말했소.『말은오요.그「오」가 머리내민 글자는 우요.나도 머리 좀 내밀어(출세해)보려고 소를 타고 다니오』 뭐라고요.앞으로 5∼6년 동안에 4백만∼4백50만 우리 겨레를 태워죽이겠다고요? 아우슈비츠를 개탄한 사람님네들.개화기 동물우화소설인 송완식의 「만국대회록」이 문득 떠오르는군요.짐승회의에 참석한 우리조상 한분이 이렇게 말했죠.『…우리는 인류사회에 이바지한 바 컸건만 도살만 일삼는 인류사회의 박애란건 뭡니까』 광우병이란 게 어디 우리들 잘못에 말미암은 것이오? 당신네들의 반자연행위가 만들어낸 질병 아니오.우리는 풀만 먹고 살아내려온 초식동물이오.한데 당신네들 필요에 따라 양고기사료를 우리에게 먹여 육식동물로 키우지 않았소.육식으로 당신들에게 생긴 문명병이 우리에게도 광우병이란 이름으로 생겨난거요. 로마의 산피에트로 인 빈콜리성당에는 미켈란젤로의 뿔돋은 모세상이 있죠.모세가 시나이산에 가있는 동안 이스라엘 사람들은 금송아지 우상을 믿었는데 돌아온 모세는 그걸 불에 던졌다데요.그래서 뿔이 난건 아니고 여호와를만나고온 모세의 얼굴은 오히려 빛나고 있었다죠.히브리어로 「빛나다」와 「뿔」은 비슷해서 라틴어로 잘못 번역된 것을 미켈란젤로가 잘못 받아들인 그림이었답디다. 왜 이런말 끄집어내느냐고요? 이뻔한 사람님네 이마에 모세상같은 뿔이 나게 합소서 신에게 기도드리겠다 이말이외다.〈칼럼니스트〉
  • 선거철「안보둔감증」을 경계한다/송복 연세대교수·정치사회학(시론)

    북쪽에서 전쟁불가피론을 선언하고,비무장지대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포하고,심지어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에 중무장한 병력을 계속 진입시키는데도 이상하리만큼 남쪽 사람들은 긴장하는 바가 없다.경계는 차치하고 마음하나 움직이지 않는다는 식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공갈을 많이 당하고 큰 일을 많이 치러서 웬만한 일이면 그저 그래 넘기는 정신적 훈련이 돼서일까,아니면 심리적으로 완전히 둔감해져서일까. 선거가 코앞에 다가와서 후보들이 멀티비전이다,가두 배망대를 설치해서 갖은 방법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끌려하고,당지도부 또한 이제 바로 「주적」을 만났다는 식으로 상대당을 공격하는데도 정작 표를 던질 유권자들은 덤덤히 보고만 있다.하도 선거를 많이 치르고,하도 그런 꼴을 많이 봐서일까.아니면 누가 돼도 그사람이 그사람이라는 오랜 경험에서일까.그래서 국회의원이고 민주주의고 다 오불관언이라는 심리상태가 돼서일까.혹은 그도 저도 다 싫다는 정신적 거부감에서일까. 북의 끊임없는 위협과 도전을 받아온지도 어언 반세기에달한다.독재정권이니 권위주의체제니 하면서도 다른 개발도상국과는 격이 다르게 전쟁중에도 선거를 치를 만큼 민주주의에 열정을 쏟아온지도 역시 반세기에 긍한다.이 모든 것을 세대를 거치면서 해온 것이 아니라 자기 세대내에 다 해왔다.그러면서도 일면 국방,일면 건설하면서 안보도 튼튼히 하고 경제발전도 남들이 부러워 할 정도로 해냈다. 그런데 지금 북의 위협은 「늑대와 목동」의 이솝우화 꼴이 됐고,선거는 원색적으로 지역감정이나 이용하는 완전 후진정치가 됐다.더구나 냉전체제가 무너지고 북의 붕괴가 목첩에 다달았다는 설이 나돌면서 남쪽의 북쪽 경계심은 이슬 사라지듯 사라졌고,지역표가 곧 고정표라는 등식이 만들어지면서 「선거과정」에는 의미가 없고 「선거결과」만 예의 촉각하는 상태가 됐다. 안보도 옛 안보가 아니고,선거도 옛 선거가 아니다.이도 무너지고 저도 후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지금 우리 안은 완전히 분열돼 있고 우리의 긴장상태는 완전히 해이해져 있다.민주화만 되면 「국민적 합의」에 바탕한 안보태세가 기필코 강화된다고 떠들던 사람들조차도 지금은 간곳이 없다.권위주의만 없어지만 「국민적 합의」에 의거한 사회통합이 저절로 이뤄진다고 외쳐대던 사람들의 목소리도 지금은 어디서도 들을 길이 없다.모두가 권력싸움에 혈안이 됐다가 자리차지하면서 국가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 됐다. 사회는 긴장감으로 통합되고 위기의식으로 발전해 간다.그것이 설혹 정권안보에 기여한다 해도 그것 때문에 긴장도 높은 관리체제를 무너뜨릴 수 없고,위기의식 없는 나사풀린 정부를 만들 수는 없다.지금 우리 안은 위기대응체제도 못되고 더구나 위기관리체제는 더더욱 못된다.국가관리 국가통합 국가발전과는 거리가 아주 먼 체계가 돼 있다.정부도 그러하고 국민 개개인도 지금 그러하다.정부는 개혁을 내세우면서 일을 피하고,국민은 물가를 규탄하면서 휴일놀이에 광분해 있다.정부도 비전이 없고 국민도 미래지향성을 상실했다. 다산 정약용전집의 백제론·고구려론에 이런 따짐이 있다.왜 백제가 망하고 고구려가 망했는가.백제는 삼국중 최강인데도 제일 먼저 망했다(백제어삼국최강이기망최선).고구려는 삼국중 가장 웅걸차고 용맹했는데도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기인개웅경용한부능지장구야).그 이유는 무엇인가.고구려는 평양으로 남하해 청천 대동 두 강물 남쪽에 위치하여 국가보위의 두려움을 잊었다.마치 진나라 송나라가 남쪽으로 양자강을 건넜다가 천하를 잃듯이 「두려움」을 잊으면서 나라도 잃었다.백제 또한 남쪽으로 내려와 경계할줄 모르고 방종하다 적의 침공을 받아도 사람들이 관망만 하고 구원하려 안했고,각 고을의 군사들 또한 머뭇거리만 하고 진군하지 않았다(사방관망이부구열군두유이부진).그러다 마침내 나라를 빼앗겼다. 고구려 백제에 비해 신라는 3국중 가장 후진이고 약소국이다.서쪽으로는 부국 백제가 있고,북쪽으로는 강국 고구려가 있다.두나라의 위협은 지속적으로 상존했다.신라 또한 하루도 긴장을 푸는 날이 없고 경계를 늦추는 날이 없었다.그 긴장과 경계가 결국 삼국을 통일했다. 예나 이제나 국가는 그냥 유지되지 않고 절로 발전하지 않는다.경계하는 마음을 늦추고 위기의식을 버리는 날 안보도무너지고 발전도 정체한다.그리고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다.
  • “노씨 대선후보자 모두에게 돈줬다”/DJ 서울대정치학과 토론안팎

    ◎“「6·27선거」때도 인사”… 대북정책 「햇볕론」 주장 김대중국민회의 총재가 9일 서울대를 방문했다.정계복귀 이후 대학 나들이는 처음이다.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 박사과정 모임인 초사회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방문에서 김총재는 「남북화해 협력과 3단계 통일의 추진」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발표후 대학원생들의 남북문제와 향후 정국에 관해 질문공세를 받았지만 막힘없이 답변했다. 김총재는 주제발표에서 ▲남북연합(1단계)과 ▲연방제(2단계)를 거쳐 ▲완전통일(3단계)을 이룬다는 특유의 3단계 통일론을 제기했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선 「햇볕론」을 거듭 주장,눈길을 끌었다.『공산주의 국가와의 관계에서는 이솝우화처럼 북풍의 강경책보다 햇볕의 유연한 정책을 펴야 이길 수 있다.북한을 개방으로 끌어내 교류와 협력을 통한 민주주의 시장경제가 서서히 스며들게 해야 통일이 가능하다』는 요지였다. 김총재는 현재의 교착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 민간주도의 활성화,후 당국간 회담」을 제안했다.『핵·경협 연계정책이나쌀·남북대화를 묶는 정책때문에 대북한 관계가 경색되고 있다』고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북한의 체면과 자존심을 배려,개방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을 앞둔 만큼 주제발표 후 자연스럽게 총선과 현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20억+a설」,「여권의 내각제 개헌 추진설」,「대통령선거 출마 계획」등 비켜가기 힘든 것들이었다. 김총재는 『노태우씨로부터 받은 20억원을 부정한 돈이 아니라고 생각했고,색깔논쟁에 말려 어려울 때라 노정권과 불편한 관계를 피하기 위해서 받았다』고 밝혔다.『당시 노씨는 모든 후보자에게 돈을 줬으며 지난해 6·27 지방선거에서도 인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여권의 개헌추진에 대해서는 국민회의가 개헌저지선인 3분의 1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국이 내각제를 둘러싼 공방으로 혼미를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대통령 출마에 관해,『총선이 끝나고 연말쯤 대통령 출마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지성들을 상대로 자신의 통일 및 대북정책을 밝힌 김총재는 토론 후 참석자들과 막걸리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했다.젊은 지성들과 격의없이 어울린 김총재는 이번 방문을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토론이 있던 문화관 앞에선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지역감정 이용하는 권력다툼 끝장내자』는 구호를 외쳤다.학생들은 서울대 방문을 통한 김총재의 의도를 내심으로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 한 코미디언의 정계진퇴를 보며(박갑천 칼럼)

    하늘이 내린 능력을 올바로 깨달아서 그에 충실해야 하는게 사람의 길이라고 옛사람들은 말했다.그래야 나라가 공골차게 발전한다는 데서였다.사실,말재주 있다해서 글재주 있는건 아니고 손재주 있다해서 돈버는 재주 있는건 아니잖던가.그러므로 그 제각기의 재주들이 옆길로 빠져들지않고 서로 기우며 뒷받쳐 나가는것이 바람직스러운 사회의 모습이라는 뜻이었으리라. 「한비자」(양각편)의 다음 구절도 그것이다.『…무릇 사물에는 적성이 있고 재능에는 쓸모있는 길이 있으니 각기 그 알맞은 곳에다 배치하면 임금은 무위의 경지가 된다.닭한테는 때를 알리도록하고 고양이한테는 쥐를 잡게 하듯이 그능력에 따라 일을 맡겨쓰면…』.임금은 할일이 없을정도로 세상이 잘 굴러가리라는 뜻이다. 토정 이지함도 포천군수로 갔을때 『사람을 씀에 있어서는 마땅히 그 재능에 따라야한다』면서 다음과같은 비유법을 쓰고있다.『해동청은 천하에 이름높은 매(응)지만 만약 새벽을 알리게 한다면 저 늙은 수탉만도 못할 것이요,한혈구는 천하에 으뜸가는 말이지만 만약 쥐를 잡게 한다면 저 늙은 고양이만 못할 것이다』.일에 따라서는 거듭되는 훈련으로써 달인의 경지에 이를수 있는 것이 있다고도 하겠으나 하늘이 내린 재능은 또 따로 있다는 뜻이다. 사람 웃기는 재주도 아무나 갖는건 아니다.정치9단으로 이름높은 사람에게 그일 맡긴다해서 될 일이겠는가.한데,한 코미디언이 그 명성을 업고서 정치에 뛰어들었다.그판에서도 이런저런 희극성을 보여주더니 얼마전 귀거래사를 읊는다.고향(연예계)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해동청과 늙은 수탉의 구실을 어렴풋이나마 깨달았다는 뜻일까.이번에는 에멜무지로 하는말 같아뵈지 않는다.이소프우화 가운데 무대배우집에 들어가 이것저것 훔쳐보던 여우가 탈바가지를 보고서 하는 말이 있다.『이건 어떻게된 머리빡이기에 낯짝만 있고 골은 없어?』.그런 의아로움과 에푸수수함을 느껴서의 물러남인지. 그의 귀거래사는 『우리정치는 코미디수준』으로 요약된다.『냉수에 이 부러질 일들』 겪고나서의 자성의 뜻인지.아니면 정치판을 게접스럽게 본다는 뜻인지.어쨌거나 나름대로의 거취를 두고 『누가 흥이야 항이야 하랴』.하지만 문득 찰리 채플린의 「비극적 희극(트래지코미디)」이 느껴지게도 하는 귀거래사다.어차피 인생이란 비극적 희극과 희극적 비극의 무대라 보면 고만이긴 하겠지만.
  • 쥐의 해(외언내언)

    영악하고 민첩하기로 쥐를 따를 동물이 없을 것이다.「쥐새끼 같은 놈」하면 간특한 사람을 칭하고 「얼굴에 쥐가 기어다닌다」는 약삭빠른 사람의 대명사다.그런가 하면 왜소함과 은밀함이 쥐의 특성으로 입에 오르내린다.「쥐꼬리」는 가난한 샐러리맨들의 월급봉투로,「쥐의 간」은 작은 것의 상징으로 통한다.적막속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쥐 죽은듯 조용하다」란 말도 생긴 것이다. 지구상에 쥐가 탄생한 것은 3천6백만년 전이라니 기껏해야 3백만년밖에 안된 인간에 비해 족보가 훨씬 유장하다.남극과 뉴질랜드를 제외한 세계전역에 분포돼 있으며 종류도 1천8백종이나 된다.쥐의 번식성은 포유류중 으뜸.집쥐나 들쥐의 경우 한번에 6∼9마리씩 1년에 6∼7회나 새끼를 낳는다.그래서 옛날부터 쥐는 다산의 상징으로 돼있다. 쥐는 음식을 훔쳐먹고 곡식을 축내며 전염병을 옮기기도 한다.그런가 하면 실험용 흰쥐는 인간을 위해 대신 죽어간다.생태학적으로 쥐가 인간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 쥐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생쥐를 친근하게 여겼다.용모의 앙증스러움과 귀여움때문일 것이다.전세계 어린이를 즐겁게 해주는 미키마우스 만화의 주인공은 생쥐.월트 디즈니가 젊은시절 오갈데 없어 창고에서 잠을 잤는데 이때 생쥐와 함께 생활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셰익스피어도 햄릿에서 『뺨 꼬집혀라.귀여운 생쥐라고 부르게 하라』라고 여인을 표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쥐를 점잖게 서생원이라고 불렀다.쥐에 대한 최고의 예우인 셈이다.이솝 우화에선 생쥐가 목숨을 구해준 사자의 묶인 밧줄을 끊어 보은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쥐에게는 놀라운 신통력이 있다.지진을 미리 알아차리고 달아나며,파선하는 배에서 도망쳐 나온다.현대과학이 풀지 못하는 신비다.새해는 병자년,쥐 해다.생쥐의 기민함과 부지런함,그리고 재앙을 예측해 미리 대피하는 지혜를 배울만하다.풍요와 다산의 상징인 쥐의 해,독자 여러분 복많이 받으소서.
  • 한해가 저문다… 「숨어울다 올거나」(박갑천 칼럼)

    『해 넘어가기전 한참은/처량하기도 짝없다/마을앞 개천가의 체지 큰느티나무 아래를/그늘진데라 찾아나가서 숨어울다 올거나…』.김소월의 「해 넘어가기전 한참은」에 나오는 한구절이다. 「해 넘어가기전」의 「해」는 하루해일 수도 있고 한해를 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또 어쩌면 죽기 전까지의 한뉘를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가령 한해를 두고 생각하더라도 소월이 읊은 그대로 촛농까지 닳아 가물거리는 촛불을 보는 처량함이 가슴 후비는 경우들도 적지않은 것이리라.「숨어울다 오고싶어지는」일들 때문이다.괴나리봇짐 둘러멘 이승의 나그네가 연시빛으로 차가워진 저녁노을을 바라보는 허전함.눈물 글썽여야 할 일이 어디 한둘이었던가.그래서 뉘엿거리는 햇빛 부여안으며 사춘기소녀처럼 서러워진다.해마다 거의 같아지는 세밑의 이 감회.그게 「해 넘어가기전 한참」의 대체적인 사람마음 아닐는지. 올해는 삼풍백화점사고에 수갑차게 된 전직대통령등 유독 큰일들이 많았다.그런 우셋거리들로 해서 거기 얼을 뺏긴 나머지 한눈 팔면서 참길 아닌 옆길에서 헤매지 않았던가 성찰해야겠다.숲을 봐야지 나무 하나에 매달려서는 안된다.이런 잘못에 대한 「장자」(산목편)의 경고가 우화로 쓰여 전한다. ­장주가 어느날 조릉 언저리를 산책하다가 이상한 까치가 날아오는 것을 본다.그 새는 장주의 이마를 스치고 지나가 울안 밤나무가지에 앉는다.장주는 그새를 활로 쏘려한다.그런데 자세히 보니 매미 한마리가 닥친 위험을 모른채 기분좋게 울고있다.매미 뒤에서는 사마귀가 매미를 노리고 있지 않은가.아까의 이상한 까치는 이 사마귀를 노리고 있고.까치 또한 제먹이에 정신이 팔려 장주가 활쏘려는 것을 모른다. 세상일이 괴상하게 얽혀있는데 놀란 장주는 그 자리서 뛰쳐나오다 도둑으로 몰린다.그는 생각한다.「나는 거죽(형)에 정신을 뺏겨 진실(신)을 못보았던게 아닌가.이는 흐린 물에 길든 눈이 맑은 연못을 보면서도 그 맑음이 물의 참모습임을 의심하는 것과 다를게 없다.…그사이 이상한 까치 한마리에 나는 내정신을 잃고 있었구나.…」 곪은 환부 도려내는 숙정과 비뚤어진 역사 바로잡는 일이 계속된 한해였다.하지만 가짓일에 너무 정신을 팔다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는 근본정신­제국이 뭔가를 잊어서는 안되겠다.이상한 까치에서 눈돌릴 줄 알아야한다.길섶을 한길로 옥생각하진 말자는 뜻이다.올바른 민주의 길을 곱새기면서 새해를 맞자.
  • 열자/유평수 해제(화제의 책)

    ◎“지혜·힘 버리고 무위자연으로 회귀” 역설 도가사상 발전과정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 중국 고전.흔히 도가의 시조인 노자와 이를 집대성한 장자를 잇는 중간에 이 책을 자리매김한다. 「인간은 자연이 베푸는 혜택을 도둑질해 살아갈 뿐이며,자연과 조화된 인간만이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람들에게 「무위자연으로 돌아가 지혜와 힘을 버리라」고 강조한다.얼핏 노자사상과 큰 차이가 없는 듯하지만 이 책은 이같은 주장을 우화라는 형식에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훗날 장자의 책 「장자」에 담긴 내용중 많은 부분이 「열자」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조삼모사」를 비롯한 숱한 고사성어들이 이 책에 처음 등장한다. 이 책의 저자인 열자는 이름이 어구(어구 또는 어구)란 사실말고는 그 생애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전국시대인 서기전 4세기,또는 6세기 때 정나라 사람이라는 두가지 설이 있다. 「무위자연」을 역설하고 인간에게 겸손할 것을 강조하는 이 책은 현대인에게도 환경보호 사상과 아울러 삶의 도리를 일깨워 준다. 자유문고 7천원.
  • 그래서 본시비아물 이라 했거늘(박갑천 칼럼)

    조선조에서 뇌물 잘먹은 사람 들라할때 이른바 소윤의 우두머리 윤원형을 젖혀둘수 없을 것이다.갖은 놈의 겹철릭이라 했던가,문정왕후라는 벗바리를 업고 전천한 권좌 20년동안 집앞에는 뇌물바리가 줄을 이었다고 한다. 그중의 우스개 아닌 우스개 하나가 「기문총화」·「어우야담」 등에 실려있다.그가 이조판서일때 어떤 사람이 누에고치 몇백근을 바치면서 벼슬자리를 구했다.얼마 지나 낭관이 낙점하려면서 그사람 이름을 윤원형에게 묻는다.그때 그는 졸고 있던 참이라 고치 바친 사람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그래서 잠결에 그냥 「고치·고치」라고만 뇌까렸다.이말을 들은 낭관은 온나라를 뒤져 고치라는 사람을 찾아낸 끝에 벼슬을 안겼다.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윤원형도 문정왕후가 죽자 이괄의 꽹과리신세로 관작은 삭탈당하고 재산은 적몰된다.엄청난 재산 걸태질한 전직대통령이 빈털터리가 될 듯하다는 보도는 윤원형의 재산적몰을 생각케한다.대통령되기 전부터의 재산인 연희동집까지 날아갈것 같다지 않은가.이솝우화속의 욕심많은 개는 고기를 물고 냇가에 이르러 냇물에 비친 고기문 개를 본다.그걸 뺏겠다고 컹컹 짖는 사이 입에 문 고기가 떨어져 냇물에 떠내려간다.그 개와 같이 이미 가진 것까지 잃는 꼴이 아닌가. 「왕장군곳간의 귀신」이란 말이 있다.목군이란 자가 재물을 모으면서 몹쓸짓만 골라하다가 왕장군한테 살해당하고 재산은 깡그리 뺏겼다는데서 긁어모아 쓰진 않다가 뺏기는 가린주머니를 가리킨다.「동패낙송」·「동야휘집」등에 실린 순흥땅 만석꾼얘기 가운데도 나오는 말이다.『…모은 재산 시원스레 못 써보고 죽으면 왕장군 곳간귀신을 못 면하리니 어찌 슬프지 않으리요』 이 만석꾼 황부자는 이런 말도 한다.『많이 쌓아놓고 베풀지 않는다면 그걸 나중에 무엇하겠소.재산이란 하늘이 낼때부터 모였다가는 흩어지는 것이니 주인 바뀌지 않는 재물이 세상 어디에 있으리요』.이같은 인생의 기미를 두고 백낙천은 이렇게 자경시를 읊고있다.『누에는 늙어가며 고치를 만들건만 제몸은 가리지 못하고/벌은 굶어가며 꿀을 익혀도 마침내 남의 손에 들어가네/모름지기 깨달을지니라 늙어가며 집안일 걱정하는 사람들/저 두벌레처럼 헛되이 애면글면하는 것이려니』 엉세판에 들어서서야 본시비아물이란 말뜻을 바로 알게 될 것인지.
  • “6분안 서울 공습” 전투기 전진배치/심상찮은 북 군사동향

    ◎장거리포 25% 증강… 군사훈련 급증/도발 주도 강경파 군요직 기용 “주목” 합동참모본부가 1일 통합방위 중앙회의에서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고한 최근의 북한 군사동향은 한마디로 「심상치 않음」이다. 보고에 따르면 김정일 체제의 북한은 심각한 경제난에도 군사우선정책을 고수,군사비상통치 아래 체제 유지를 위한 생존 및 대남적화의 이중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이같은 북한에서 공격용 무기의 전진배치,군사훈련의 급증,강성 보수 군인사의 군요직 대거 기용,대남비방방송의 급증 등 이상의 징후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군 당국을 가장 긴장시키고 있는 징후는 다량의 전투·폭격기와 장거리포의 휴전선 일대 전진배치.지난 10월 21,22일 대규모 훈련을 휴전선 일대에서 실시한 북한군은 전투기등 85대를 휴전선에서 30∼40㎞ 떨어진 예비기지 3곳에 배치했다.이들 공군기는 구형인 미그 17 및 19기,IL28 폭격기이나 훈련 뒤 한달 이상 전선에 머문 적은 없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대부분의 주력기가 8분 거리에 있는 것과는 달리 이들 비행기는 6분 안에 서울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군의 조기경보태세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1백70㎜ 곡사포는 3백60여문에서 4백50여문으로,2백40㎜ 방사포는 1백90여문에서 2백40여문으로 증강,휴전선 근처에 배치했다.서울을 사정권으로 하는 장거리포를 25% 이상 늘린 것이다. 군사훈련도 크게 늘었다.동구 공산권이 붕괴된 90년 이후 감소추세를 보여온 훈련은 지난해 평년 수준으로 실시된 데 이어 올들어 급격히 늘었다.특히 수해가 있었던 7,8월 뜸했던 군사훈련은 9,10월 급증세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최근 김일성 사망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군 인사를 단행,강성 보수 성향의 빨치산 세대 및 순수 야전군 출신을 군 핵심에 기용했다. 합참은 군 참모장 시절 68년 김신조 청와대 침투 및 푸에블로호 납치사건같은 도발을 주도했던 최광이 인민무력부장으로 기용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얼마전 임진강 무장공비 침투나 부여 간첩사건도 모두 최의 대남 강경노선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또 6군단장을 지낸 김영춘을 총참모장,공군사령관 출신의 조명록을 총정치국장에 임명한 것도 전쟁준비를 위한 군출신의 대거 기용이라는 관점에서 이해되고 있다. 이같은 「이상징후」에 따라 군은 대북정찰 경계강도를 1단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고위당국자는 『휴전선 철조망제거,외교관 철수조치같은 전쟁도발의 직접적인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체제붕괴의 위기에 봉착한 북한이 비자금 사건과 5·18 특별법 제정으로 어수선한 우리 정세를 오판,모험적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에 군사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남 방송/비방차원 넘어 “정권 타도” 선동/비자금·특별법 정국 회오리 편승/전대통령보다 현정부 집중포화/의도적 긴장 고취… 대화재개 회피 속셈 『북한당국자들에게는 아직도 남북대화가 먹기 곤란한 「신 포도」에 불과한 것 같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30일 남북대화를 최대한 기피하려는 북한당국의 자세를 이렇게 「여우와 신 포도」라는 이솝우화에 빗대었다.노태우전대통령 비자금 및 5·18특별법 문제를 빌미로 해 연일 계속되는 대남 비방공세에서,남북관계 개선을 바라지 않는 북한의 속셈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본 것이다. 사실 노씨 비자금 파문과 5·18문제로 우리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대남 비방공세는 최근 그 정점에 이른 느낌이다.단순한 비방 차원을 넘어 한동안 자제했던 「정권타도」선동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평양방송·노동신문등 선전매체들이 연일 『비자금 사건으로 남조선이 세계에서 가장 낙후된 후진국임을 실증했다』,『여야 모두가 도적』이라는 등 비난공세를 퍼붓고 있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특별검사제 도입과 대선자금 공개라는 우리 야당측의 주장에 동조하는 체하면서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비자금 정국 초반까지만 해도 소극적 비난으로 일관해 우리측을 오히려 의아하게 만든 바 있다. 여기에는 북한의 입장에선 「수령」격인 전직 대통령의 처벌을 크게 부각시키는 게 김정일체제의 「안위」에 그다지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이 개재되었다는 분석이다.특히 북한 기준으로는그 규모가 얼마든 김일성부자가 비자금을 관리하는 게 당연하므로 이를 비난하는 데 적잖게 고심한 흔적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비자금정국」이 「5·18특별법정국」으로 바뀌자 북측은 기다렸다는 듯 노태우·전두환 전대통령보다는 현 김영삼대통령에게 초점을 맞춰 대남비방의 수위를 한껏 높이고 있다.외부 사상의 침습으로 체제동요가 우려되는 남북간 대좌를 피할 수 있는 좋은 핑계거리를 찾았다는 태도였다.그동안 국가보안법·한미 합동군사훈련 폐지등 「선행조건론」으로 대화를 피하다 이제는 『대화상대가 없다』며 「대화상대 부재론」으로 제네바 미·북 합의에 따른 남북대화 재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의 의도적 대남 긴장고취는 역설적으로 체제결속이 그들의 최우선 과제임을 반증한다는 지적이다.식량난과 김정일의 군부 장악력 부족등으로 총체적 국가 위기수준을 가리키는 「브레진스키 위기지표」가 북한은 심각한 수준인 57%(멸망직전=66%)에 육박하고 있다는게 우리측 관계당국의 분석이다.
  • 꿈과 도전의 21세기… 50인을 주목하라(서울신문 50돌 특집)

    꿈과 도전의 시대인 21세기가 다가오고 있다. 21세기의 주역으로 기대되고 있는 각계의 유망주 50인을 서울신문이 뽑아 소개한다. ▷정계◁ ◎강삼재 민자당 사무총장 43세.부인과 1남1녀.경희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신문기자를 거쳐 12대부터 내리 당선한 3선의원.문민개혁 완성을 위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97년 대선에서 민자당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포부. ◎손학규 민자당 대변인 49세.부인과 2녀.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서강대교수를 지낸 초선의원.선진정치 문화를 이룩하고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첨병이 되는 것이 포부. ◎이인제 경기도지사 46세.부인과 2녀.서울대 법대를 나와 대전지법 판사를 지냈다.13·14대 재선의원을 거쳐 6·27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충실한 지방살림꾼으로 지방자치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 포부. ◎강재섭 민자당 국회의원 48세.부인과 1남1녀.서울법대를 나와 서울고검 검사,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재선의원.만성적인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법치가우선하는 정치문화 정착이 포부. ◎박종웅 민자당 국회의원 42세.부인과 1남1녀.서울대 법대를 나와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초선의원.건전한 청소년문화 정착과 환경보존에 힘써 통일조국 기반조성에 기여하는 것이 포부. ◎이철 민주당 원내총무 47세.부인과 2녀.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3선개헌반대투쟁 전국학생대표를 지냈으며 민청학련사건으로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던 3선의원.변화와 개혁으로 신뢰받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포부. ◎이석현 국민회의 국회의원 46세.미혼.서울법대를 나와 전국 카톨릭학생총연합회장과 평민당부대변인을 지낸 초선의원.계층,지역간 차별을 해소하는 조세제도로 경제정의를의 실현하고 정치권의 자정을 이루겟다는 것이 포부. ◎신계륜 국민회의 국회의원 41세.부인과 2남.고려대 법대 재학시 총학생회장을 맡았으며 전민련 민중1위원장을 지낸 초선의원.세대간,지역간,계층간 대립을 극복하는 「열린 정치」와 「통합정치」를 이루겠다는게 포부. ◎허대만 포항시의원 26세로 지방의회에 진출한 경북도 최연소의원.포항지방자치연구소의 정책실장을 맡아 지방의회발전방향 연구.포항 대동고와 서울대 정치학과 졸.경실련의 서울대 대표및 포항시 집행위원으로도 활동. ▷관계◁ ◎유재웅 공보처 방송행정과장 38세.고려대 신문방송학과졸.정부안에서 방송실무에 관한한 최고 전문가.지난해 지역민방 선정과 통합방송법 제정의 산파역을 했다.방송선진화에 미력이나마 다하겠다는 것이 포부. ◎김영목 경수로기획단국제협력부장 43세.서울대 불문과 졸.73년 외무부에 들어왔다.외시 10회.경수로 건설 사업과정에서 미국·북한과의 협상 업무를 맡고 있다.신포에 한국형 경수로를 완공하는 것이 가장 큰 희망사항. ◎조현 외무부 통상기구과장 38세.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57년부터 외무부에 몸을 담았다.외시 13회.WTO출범 과정에서부터 우리 통상외교를 맡고 있는 실무 주역.WTO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나가는 것이 포부. ◎송영무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 47세.부인과 2녀.대령·해사 27기로 해군작전사령부 작전기획과장과 해군본부 작전상황실장·호위함 함장등을지낸 작전통.통일 이후 영국이나 일본에 못지않은 해양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이바지 하는 것이 포부. ◎추경호 재정경제원 사무관 35세.고려대 경영학과 졸업.행시 25회.재정경제원 종합정책과에 근무.신경제5개년계획의 추진 및 각종 경제운용 계획 수립에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경제정의를 바탕으로 한 활력 넘치는 경제사회 실현이 꿈. ◎정승일 통상산업부 행정사무관 31세.서울대 경영대를 나와 미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행시 33회.통산부 미주통상과에서 근무하고 있다.자율화 시대에 부합되는 새로운 정책개발이 포부. ◎맹병렬 서울송파경찰서 수사과 27세.충남 천안출신으로 경찰대학 7기.법학은 물론 사격·운동 등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전교 5등으로 졸업.경찰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과 가까운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차세대경찰의 기대주. ▷사회◁ ◎김진학 사회복지전문요원 37세.중앙대 사회개발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보건복지부 공채 1기.사회복지전문요원 동우회회장.현인원은 3천명.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에 걸맞는 사회복지수준을 일구겠다는 포부. ◎최예용 환경운동연합정책실장 30세.서울공대 산업공학과 졸.91년 페놀사건,지난해 낙동강 식수오염사태 조사활동.그린피스와 시베리아 산림과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핵발전소 답사.지방자치와 통일시대에 걸맞는 환경정책 개발과 시민운동이 꿈. ◎박찬운 변호사 35세.인권변호사.서울변협의 당직변호사제도 운영규칙 입안주도.대한변협 기획실장 및 성폭력상담소·소비자보호원 법률자문위원.「알기 쉬운 인권지침」 「국제인권원칙과 한국의 행형」등 저서 다수. ◎정유성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사무국장 39세.교육운동가·공동육아연구회운영위원·연세대강사·독일 뮌헨대학 교육학박사.학부모와 학생이 주도하는 민간교육운동을 이끌어갈 인물.학부모 프로그램인 「학부모 아카데미」 개설. ◎이정식 한국노총조사부장 35세.서울대 경제학과 졸.86년부터 노총 정책연구위원으로 활동.노동문제나 임금문제에 정통한 노동계의 이론통이자 행동가.학계·법조계·언론계를 망라한 21세기 노사관계연구회 주도. ◎최헌규JC대전지구회장 36세.한남대 지역개발대학원졸.7년째 청년운동을 이끌고 있다.변화와 개혁을 제시하며 지역감정을 없애고 국민대화합을 실천하는 데 앞장.지방의 청년활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포부. ◎김경호 경실련 부정부패추진위간사 29세.91년 연세대 법학과 졸.시민의 민원과 고발,진정사항을 검토하고 정부기관에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경실련의 포괄적인 시민운동을 보다 전문화·구체화시키겠다는 포부. ▷학계◁ ◎성영철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부교수 39세.분자생물학자.연세대 생화학과를 거쳐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이학박사,하버드 의과대등에서 연구.만성 간질환의 주요원인인 C형 간염 유전자 백신 개발에 이어 에이즈 바이러스를 연구중. ◎최무영 서울대 물리학과 조교수 38세.한국 과학계의 자존심인 이론물리학 연구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소장 학자.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박사학위,오하이오주립대에서 연구.인간 뇌의 물리학에 도전중. ◎이성환 고려대 전산학과 조교수 33세.인공지능 연구자.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공학박사.종이 위에 휘갈겨 쓴 글씨를 읽을수 있는 필기체 인식 컴퓨터 개발이 전공.사람 닮은 똑똑한 로봇을 만들겠다는게 꿈.▷경제계◁ ◎김병기 삼성전자 소프트웨어팀 과장 32세.서강대 전자계산학과 졸.85년 입사, 이후 소프트웨어 개발과 신규 프로젝트 기획 등을 맡아왔다.유망 분야중 하나로 꼽히는 멀티미디어 CD롬 타이틀을 기획,제작하고 있다. ◎차인규 현대자동차 연구개발팀 과장 36세.성균관대 기계공학과 졸.베스트셀러카인 쏘나타Ⅱ의 외장 부품을 설계했고 엘란트라 프로젝트를 관리.벤츠와 도요타 등 유명한 자동차 업체의 엔지니어를 능가하는 것이 꿈. 나인용 기아자동차 디자이너 33세.홍익대 대학원 제품디자인과 졸업.크레도스와 프레지오 디자인을 맡았다.앞으로는 강한 개성을 추구하는 스포츠 쿠페의 디자인을 맡고싶어 한다.교통난을 해결할 차세대 교통기기 개발의 꿈. ◎김석규 한국투자신탁 펀드매니저 35세.서울대 국제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졸.미국 오리건주립대 경영학석사.13개 펀드 운용.연간 운용 총자산규모 3천8백억원으로 국내 펀드매니저중 최상급.국제적 펀드매니저로 이 분야의 명저서를 남기는 것이 꿈. ◎김두별 대우 기계부품부 사원 26세.고려대 경제학과 졸.21세기 무역거래의 새로운 패턴으로 자리잡을 3국간 거래 전문가로 활약 중.3국간 거래가 활발한 중동지역을 집중 연구,중동 전문가로 활약이 기대됨. ◎전진한 포항제철 기획조정실 26세.한양대 정외과 졸.포철의 심장부 투자기획파트에서 활약.사내 어학연수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어학에 발군의 실력.포철의 해외영업파트에서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 희망. ◎조윤제 한국과학기술원선임연구원 31세. 암 정복에 도전하고 있는 구조생물학자. 서울대 식품공학과 졸. 코넬대에서 박사학위. 30세때 코넬대 의대 부속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쓴 논문이 세계적인 과학잡지인 「사이언스」지에 표지에 소개. ◎최흥섭 대한항공 선임연구원 33세.연세대 대학원 기계공학과 졸·공학박사.항공기의 중요부품을 가볍고 강한 복합재료로 바꾸는 세계적인 추세에맞춰 이 분야의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국산 항공기가 세계 하늘을 누비는 것이 희망. ◎이지희 오리콤크리에이티브 디렉터 34세.84년 한양대 신방과를 졸.(주)오리콤 입사.중앙일보 광고상 공모부분 대상,한국일보 신인부 대상 수상(84년).오리콤의 유일한 여성 CD.기억에 남을 좋은 광고를 만드는 게 꿈. ◎오충렬 외환은 외화자금부대리 33세.연세대 경영학과 졸.88년 외환은행에 입행,2년8개월동안 일선 은행업무를 익힌후 4년2개월동안 외환딜러로 근무.3개월간 미국 시카고 금융선물중개회사에서 연수.한국 제1의 데리버티브(파생금융상품)딜러가 꿈. ▷문화예술◁ ◎이병헌 연기자 25세.한양대 불문과졸.91년 KBS 탤런트 14기로 데뷔.드라마 「사랑의 향기」 「아스팔트의 사나이」 「해뜰 날」등에 출연.신선한 감각에 연기력도 우수하다는 평.차세대스타로 가장 유망. ◎신경숙 소설가 32세.85년 「문예중앙」신인문학상 당선으로 작품활동 시작.소설집 「겨울우화」 「풍금이 있던 자리」,장편소설 「깊은 슬픔」 「외딴방」 출간.삶의 속내를 들추는 우수젖은 문체의 미학 보여줌. ◎이미경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45세.이화여대 영문과와 대학원 정외과를 나왔다.87년 여성단체연합 태동때부터 살림을 도맡아왔다.가정·일터에서의 불평등을 제도적으로 해결,여성도 당당히 주체가 되는 사회를 일구겠다고. ◎최용훈 극단 「작은 신화」대표 32세.서강대 철학과를 나온 연극연출가.「황구도」 「매직 아이스크림」 「쿠데타」등 연출.창작극 활성화와 신인작가 발굴을 위한 「우리연극만들기」운동주도.우리연극의 모델을 정립하는 게 꿈. ◎조덕현 서양화가 38세.서울대 회화과와 대학원 서양화과졸.이화대 미대 교수.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89년)·동아미술전 대상(90)을 수상.90년대 이후 미국화단에서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국제무대에 알려진 젊은 작가. ◎백혜선 피아니스트 30세.예원중 재학중 도미,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아티스트 디플롬과정 졸업.94년 차이코프스키국제콩쿠르 피아노부문에서 1위 없는 3위로 입상,올해 서울대 교수로 발탁.국내 음악계의 기대주. ◎박호빈 무용가 29세.서울예술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 봉산탈춤을 전수받았다.94년 젊은 무용가을 대상으로 하는 「신세대 신작무대」대회에서 현대무용부분에서 대상을 받았다. ◎박은주 김영사대표 38세.미혼.이화여대 수학과를 나와 83년 김영사에 입사.편집장 때 뛰어난 기획능력을 보여 베스트셀러를 많이 냄.89년 출판사 대표취임.전문지식의 대중화,대중의 고급화를 이루는 게 꿈. ◎이광모 영화사 「백두대간」대표 34세.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 UCLA에서 영화연출 전공.한국 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객원교수로 재직.예술영화 보기운동을 통해 상업영화에 물든 우리 영상문화를 바로잡는 것이 포부. ▷체육계◁ ◎현주엽 고려대 농구선수 20살.키 195㎝와 체중 103㎏.고무공같은 탄력을 바탕으로 한 몸싸움,호쾌한 덩크슛에 경기의 흐름을 읽는 감각까지 탁월.지난 5월 「청소년 월드올스타」로 뽑혔다.세계적인 농구지도자가 되는게 꿈. ◎박세리 공주금성여고 골프선수 18살.여자 프로골프계 「천하통일」을 노리는 신예.올시즌 아마추어 3개대회와 프로대회 4개대회 우승.1라운드 평균타수 71·1타.내년 2월 여고 졸업과 함께 프로 진출을 결심,삼성물산과 후원계약을 맺었다. ◎전미라 군산 영광여고 테니스선수 17살.94년 윔블던 주니어테니스대회에서 「황색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한 「무서운 샛별」.내년 여고를 졸업하고 현대해상 테니스팀에 입단 예정.세계 50위권내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에 차있다. ◎주형광 프로야구 롯데 투수 19살.프로 최연소 완봉 및 완투 신기록을 보유한 고졸 2년생.배짱과 마운드 운용이 뛰어난 10대 투수 가운데 선두주자.한·일 슈퍼게임에 최연소 대표로 선발됐다.최고 왼손투수가 되는 게 꿈. ◎이경출 상무 양궁선수 25살.경남 복산국교 4학년 때 처음으로 양궁과 인연을 맺은 뒤 15년째인 올해 세계선수권 2관왕에 오른 늦깎이 남자 양궁 희망주.승부욕이 뛰어나다.세계적인 지도자가 되는 게 꿈.
  • 동물 내세운 우화소설 눈길

    ◎「대머리 원숭이」­동물만 못한 인간 우매함 질타/「당나귀 그림자에 대한 재판」­정치적 명분의 허망함 꼬집어 시끄러운 세상을 비틀어 보여주는 우화소설 두권이 관심을 끈다.「인터넷에 들어간 대머리 원숭이」(실천문학)와 「당나귀 그림자에 대한 재판」(문학동네)이 그것.유럽 계몽주의의 산물인 이 책들은 인간세상의 위선과 분탕질을 은근한 거리를 두고 비춰봄으로써 더욱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19세기 프랑스 정치풍자만화가인 그랑빌의 「인터넷∼」은 동물과 곤충의 생태를 의인화해 인간사회를 풍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솝우화를 연상시킨다.인간의 박해에 분노,국제회의를 소집한 동물들은 캥거루의 모성애,나이팅게일의 노래,구걸을 하느니 굶어죽는 곤충의 자존심 등 동물왕국의 덕목을 조목조목 내세워 하등동물보다 열등한 인간의 오만함을 공격한다. 18세기 독일 인문주의자 뷔일란트 원작을 레온하르트가 고쳐쓴 「당나귀∼」는 고대 그리스의 한 도시를 배경으로 당나귀 그림자를 둘러싼 재판이 어처구니 없는 국가적 싸움으로 번져가는과정을 그리고 있다.당나귀를 빌릴때 그림자도 포함되느냐를 두고 온 국민이 두파로 갈려 전쟁일보직전까지 치닫는 상황을 통해 지은이는 정치적 명분의 허황됨을 드러낸다. 두권 모두 작가가 직접 그린 삽화로 풍자의 생생함을 더한다.
  • 세계화의 핵/양수길 교통개발 연구원장(서울광장)

    어느 우화속의 일이다.하느님의 가르침을 전파하는 신부 한사람이 산속의 높은 곳을 산책하던중 낭떠러지 언저리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다.아래의 허공으로 떨어지려는 찰나에 낭떠러지 끝에 자라나고 있는 풀포기를 잡고 간신히 매달리게 되었다.이처럼 당장의 추락은 모면하였으나 풀포기가 한가닥씩 뜯어짐에 따라 목숨이 아슬아슬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그래서 신부는 다급하게 하느님께 살려달라는 기도를 드렸고 이에 응하는 하느님의 말씀이 들렸다. 『너는 나를 믿느냐?』 『예,물론입니다』『나를 믿는다면 그 풀포기를 놓아 보아라』『예?! 주여,저를 죽이려 하시나이까?』『네가 나를 믿지 아니하느냐? 믿는다면 그 증거로 풀포기를 놓아라』『…?!』 우화는 여기에서 중단되기 때문에 우리는 그 결말을 알 수 없다.신부는 결국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풀포기를 놓았고 그래서 구함을 얻었을까,혹은 하느님의 말씀을 끝내 거역하다가 구함을 놓치고 말았을까,신부의 주에 대한 믿음은 얼마나 굳은 것이었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70년대말 정부지시와 보호지원에 의존해오던 산업발전추진이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한 이래 우리는 그 대책으로 산업발전추진전략 자체를 바꾸어 경제성장주도권을 시장에게 넘겨주고자 노력해 왔다.자유경쟁과 민간창의에 의해 산업발전이 자생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끔 하기 위한 제반정책개혁을 추진해 온 것이다.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방향을 나타내는 일련의 정책지표가 구상되고 제시되어 왔다.자율화,개방화,국제화 그리고 세계화가 그 주요 예들이다. 그 결과 지난 10수년간 괄목할만한 폭의 자율화와 개방화가 이루어져온 것이 사실이다.또 상당한 국제화가 이루어지기도 했고 그리고 지금 세계화란 기치아래 여러가지의 제도개혁들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80년대초 이후 산업고도화가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져오고 고속의 경제성장이 지속되어온 것은 이와 같은 끊임없는 제도개혁을 통해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의 새로운 원동력이 계속 창출되어 왔던 때문이라고 하겠다. 그 한 결과로 지금도 우리경제는 그 어느때 못지 않는 호황을 겪고 있으며 동시에 물가동향도 상당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그치지 않고 심지어는 해외기관들도 우리의 국제경쟁력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경제의 앞날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음은 웬일일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의 경제개혁 추진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말과 행동이 다르고 이러한 괴리를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관점에서 되돌이켜 볼때 우리는 개혁의 추진이 어려워지는 단계에 도달하면 새로운 개혁 방향을 제시하곤 했다.자율화·개방화·국제화 및 세계화가 바로 그 사례들이다.그러나 이들은 서로 같기 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개념들이며,어느 하나가 다른 것들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화를 추진하는 지금 많은 사람들 특히 국내외의 기업인들이 한결같이 자율화와 개방화와 국제화는 각기 초기의 쉬운 단계 이상으로의 진전을 못보고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지금의 세계화도 그 이전의 지표들을 비켜가고 있다는 느낌들인 것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향후 경제개혁의 방향과 내용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우리의 처지는 낭떠러지 언저리에 매달려 있는 신부와 비교하여 크게 다르지 않다.자유경쟁과 민간참여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얼마나 굳은 것인가? 우리경제의 선진화 여부는 이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세계화정책의 핵심은 이러한 믿음을 확인하고 과감하게 실천하는데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 5·18/송복 연대 교수·정치사회학(서울광장)

    「5·18」은 우리 현대사의 아킬레스건이다.누가 집권을 하고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위기의 소지는 결코 가시지 않을 것이고,그로 하여 정치는 내내 진통을 겪을 것이다. 「5·18유혈참극」이 있은 8년후 이 비극적 역사를 캐내는 「5공 청문회」가 열렸고 그리고 4년후 대통령선거 때엔 김대중 후보의 「국민대화합」선언도 있었고,그후 김영삼 대통령의 「역사에 묻자」는 스테이트먼트도 있었다.그러나 잊을만 하면 다시 상기되고 잊을만 하면 다시 들고 일어나는 것이 「5·18비극」이다. 우리는 그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도 했고 「민족중흥」이라고 할만큼 새로운 역사도 일으켰다.공산주의 콤플렉스,적화통일의 위협에서도 상당한 정도 벗어났고,드디어는 자유민주주의의 빛나는 승리,흡수통일의 위업을 이룩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졌다.그러나 이 「5·18」의 비극은 그대로 남아 있다.그 참극을 당한 사람들의 그때 그 상처의 치유는 커녕 그 아픔조차도 달래주지 못하고 있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대로 특별법을 제정하고 특별검사제를 도입하면 그때 그진실이 밝혀지고 그 아픔이 줄어들 수 있을까.「5공 청문회」에서처럼 제대로 규명되는 것은 없이 세상만 더없이 소란해지고,정치만 더욱 혼란해지고,이 세계화시대 나라의 위신만 천인단애로 추락하는 것이 아닐까.그리고 다시 역사의 장으로 넘어가게 되지 않을까. 미상불 그렇게 될 것이다.그것이 우리가 겪어온 역사다.우리 역사 뿐아니라 총체적으로 인간의 역사 자체가 개인의 아픔과 관계없이 흘러가고 또 흘러왔다.마키아벨리는 그의 「군주론」에서 개인의 선과 역사의 선을 구분하고 있다.개인에게 있어 선이 역사에서는 얼마든지 악이 될 수 있고,개인에게 있어 악이 역사에서는 얼마든지 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늘상 쓰는 「역사적 행위」라는 말은 그의 이같은 개인 선과 역사 선의 분리에서 나왔다. 우리가 역사를 돌아보며 늘 개탄하는 것은 역사의 현실과 인간의 가치가 이렇게 서로 분리돼 있다는 것이다.역사의 현실은 선한 자의 편에 서 있는 것도 아니고,사람들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현하며 나아가는 것도 아니다.어느 역사든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은 그 시대,그 사회의 가치지향적 인간들이다.그러나 그 인간들이 만드는 그 역사는 그 인간들이 바라는 가치대로 진행돼 가지 않는다.사람들은 누구나 「역사의 정신」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절규한다.그리고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그 정신을 위해 피를 흘리며 싸운다.그러나 그 역사는 그 역사의 논리대로 움직여갈 뿐이다.역사는 오직 역사의 현실이 있을 뿐이다. 조선조 5백년만이 아니라 우리 역사 전반에서 가장 정통성 없는 왕은 수양대군 세조라 할 수 있다.세조만큼 가장 명분없이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무고한 생명을 희생해가며 왕의 자리에 앉은 군주는 없다.그의 치적도 부왕 세종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그렇게 왕위에 앉고도 재위기간은 13년에 지나지 않는다.그런데도 그의 시호는 아버지 「세종」보다 더 위업을 드러내는 「세조」가 돼 있다.시호는 왕이 죽은 뒤 그의 공덕을 높이 받들어 바치는 이름이다.그 이름이 부왕보다 더 위대했다.그리고 그의 사후 조선조 20대 왕들은 모두 그의 자손들이다. 조선조의 의기로운 남아들이 그냥 넘어갈리가 없다.세조가 죽은 30년 뒤 그의 부당한 왕위찬탈을 고발하는 글을 사초에 올렸다 하여 또 한 차례 값진 생명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비극이 있었다.그것이 역사에서 말하는 무오사화다.그럼에도 오늘날 국민학교 학생들의 역사교과서에까지 세조는 좋은 임금으로 칭송돼 있고,「성공한 쿠데타」는 「성공한 사례」로 그려져 있다. 사마천은 그의 명저 사기열전 제1권 백이편에 이렇게 「역사」를 혹평하고 있다.『사람들은 하늘은 선한 자의 편에 선다고 말한다.그런데 행동이 궤도에 맞는 것이 하나도 없고(조행불궤),세상에서 해서는 안되는 일만 골라서 하는 데도(전범기위),일생이 편안하고 부는 자손대대로 그치지 않고 이어져 가더라(이종신일락 부후루세불절).반대로 땅도 골라서 밟고(택지이도),꼭 때맞춰 발언을 하고,공정한 일이 아니면 절대로 분노하지 않는데도(시연후출언 비공정불발분),재앙을 만나 죽는 자 그 수는 헤일 수가 없더라(이우화재자 불가승수).도대체 이놈의 세상,천도가 있느냐 없느냐(당소위천도시야 비야)』 역사란그런 것인가. 2천년전이나 이제나 하나도 다름이 없다. 역사적 허무주의가 우리의 가슴을 친다.
  • 북한의 신용도(박화진 칼럼)

    북한당국의 발표나 주장은 의도적인 정치공작 차원의 과장과 왜곡 내지 거짓인 경우가 많다.때문에 북한을 상대로 협상 또는 거래같은 것을 할땐 이 점을 언제나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안기부의 최근 국회정보위보고도 그점을 새삼 상기시키는 내용이 아닐수 없다. 북한은 1백년만의 대홍수로 5백20만명의 수재민에 1백50억 달러의 재산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하면서 유엔을 비롯한 온세계에 긴급구호를 호소한바 있다.그것이 사실은 홍수를 미끼로 외화벌이를 하기위해 10배나 불린 거짓말이라니 어이가 없다.현지조사의 유엔대표들까지 사실인 것같다고 말하게끔 만들었다.현재 진행중인 제3차 북경당국자회담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에도 우리가 북한당국을 신뢰한 것은 아니다.목적을 위해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거짓말도 밥먹듯하는 그들을 한두번 경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멀리는 남북분단과 6·25남침에서부터 남북화해회담을 하면서 남침땅굴을 판것하며 북한당국의 언행은 언제나 거짓과 기만으로 우리를 실망시킨 경우가많았다.미얀마폭탄테러와 대한항공(KAL)여객기 폭파등의 경우 명백한 증거와 증인이 있는 사건인데도 날조라며 적반하장의 억지 역공세를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해대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 그업보를 최근 당하고 있으면서도 북한은 아직도 거짓말버릇을 고치지않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오늘의 세계에서 북한을 신용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지난 1월 미의회검사국(GAO)이 민간신용조사 전문기관 평가와 각국 채권시세및 시장지표등을 통해 실시한 세계각국 신용도조사에 따르면 북한은 1백70개 대상국중 끝에서 4위인 1백67위였으며 5년만기의 북한채권을 사면 떼일 확률은 87.7%라는 판정을 받았다.한마디로 북한에게는 돈을 떼이거나 물건값을 받지 못할 각오를 않고는 돈을 빌려주거나 신용거래를 해서는 안된다는 신용파산선고의 평가인 것이다.결과적으로 나진·선봉특구를 열어도 조총련계와 우리를 제하고는 관심을 보이는 나라나 기업이 거의 없고 숨가쁜 수재구호 호소에도 불구하고 반응을 보인 국가수가 겨우 9개국에 불과해 실망하는 자업자득의 당연한 업보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북한의 경제난·식량난인들 과연 그대로 믿어도 되는 것인가.북한은 홍수는 물론 경제난·식량난도 미끼로 삼아 장사를 하고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든다.북한은 6개월분의 전쟁비축미를 저장하고 있다는 것이 한미양국의 정보평가다.그리고 식량난을 핑계로 일반주민들을 제대로 먹이지 않으면서 우리와 일본등으로부터는 식량원조를 받아가고 있다.북한동포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겠다며 보낸 우리쌀이 과연 어디로 가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우리는 전혀 모르고 있다.그실상을 북한 스스로 정확히 공개·증명하지 않는데도 무작정 북한을 도와야하는 것인지 회의가 앞서지 않을수 없다. 오늘날 세계의 보편적 가치가 되고있는 자본주의시장경제의 핵심은 신용이다.이솝의 양치기소년우화를 새삼 들먹일 필요도 없을 것이다.신용도 제로의 북한에 대해 아직도 관심을 갖고 투자등 거래를 하거나 하려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북한을 믿어서기보다 북한이 잘못돼도 결국 한국이 책임질 것이란 대한신용감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도 있다.국가적 신용도회복없이는 「우리식 사회주의」는 물론,개방개혁도 불가능이며 모든 것이 끝장이란 사실을 북한도 하루속히 깨닫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오페라의 유령」 홍콩 공연 대성황

    ◎영 웨버 작곡 뮤지컬… 6월부터 4개월째 무대에/마술쇼 능가하는 화려한 무대 인상적/그랜드 시어터서 공연… 1년전 예약 끝나 금세기 최고의 뮤지컬로 꼽히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이 홍콩에서도 폭발적 호응을 얻고 있다. 홍콩 구룡반도 시내에 위치한 「문화중심대극원」(컬처럴 센터 그랜드 시어터).지난 6월부터 4개월째 「오페라…」가 공연되고 있는 이 극장은 2천석 가까운 객석이 1년전 예약을 끝낸 관객들로 채워질 정도로 연일 성황을 이루고 있다.「캐츠」「레미제라블」「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뮤지컬 「빅 포」로 일컬어지며 그 가운데서도 가장 예매가 잘되고 있다는 「오페라의 유령」.그 보편적인 감동의 뿌리는 어디에 맞닿아 있는 것일까. 이는 무엇보다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장치와 치밀한 성격분석에 의한 적확한 캐스팅으로 요약될 수 있다.공연장인 「그랜드 시어터」는 우리나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과 비슷한 구조와 규모를 가졌지만 무대예술의 장으로서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우선 무대가 매우 깊고 좁아 배우들의 운신이 자유롭지 못하며 음향효과를 조절해야 하는 등 공연상의 어려움이 적지않다. 하지만 86년 영국 로열 시어터 초연때부터 연출을 맡았던 해롤드 프린스 감독은 이 「옹색한」듯한 공간을 폭넓게 활용,마술쇼를 능가하는 환상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특히 3층 높이의 천장에서 휘황찬란한 샹들리에가 무대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파리 지하의 칠흙같은 하수도에서 조그만 보트 하나가 미끄러져 나오는 등 고난도 무대기술을 이용한 장면은 관객의 상상력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단순한 볼거리 외에 드라마틱한 성향을 강조하는 영국 뮤지컬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프랑스 추리작가 가스통 르루의 원작을 토대로 한 만큼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미스터리,애정,공포 등이 주조를 이룬다.화상으로 흉칙한 얼굴을 한채 파리 오페라극장 지하에 칩거하게된 발명가겸 천재작곡가 팬텀이 무명의 한 오페라여가수 크리스틴을 사랑,스타로 만들어 준다는 것이 기둥 줄거리.극중 팬텀역을 맡은 피터 캐리는 손끝의 떨림까지 놓치지 않는 온몸연기로 「연극이 배우의 예술」임을 극명하게 보여줘 홍콩공연의 장내외 주인공이 됐다.흰 라텍스 가면을 쓴채 저주하듯 토해내는 팬텀의 운명적인 사랑이야기는 피터 캐리의 흐느끼는 테너음색과 어우러져 때로는 애절하게,때로는 격정적으로 가슴을 파고 들었다. 『내 목소리의 탄력은 수년에 걸쳐 이뤄졌다.「아픈 목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어야 너의 목소리는 강화될 것」이라고 언젠가 영리한 올빼미 한마리가 말했다』 「레미제라블」의 장 발장,「에비타」의 체 게바라,「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유다 역 등으로 갈채를 받았던 그는 지속적으로 고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이같은 몇마디 우화적인 말로 압축했다. 한편 「오페라의 유령」은 올초 예술의 전당측의 대관보류로 국내공연이 무산됐지만 내년중 다시 수입이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국내 뮤지컬 산업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세계적 수준의 예술공연을 서울에서 볼 수 있는 묘안을 짜내는데 홍콩공연이 하나의 참고가 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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