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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스 대응 허술 2주전 중국꼴”中 사스환자 진료중 귀국 의사들 경고

    “지금 한국의 ‘사스’ 대비 상황은 2주전 중국과 똑같습니다.사스 방역체계의 고삐를 늦췄다가는 손을 써볼 수조차 없게 됩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현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들을 진료하다 지난 25일 일시 귀국한 이모(37·베이징 중의대 부속 동직문병원)·김모(33·중일 우호병원)씨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사스 환자를 직접 접촉한 한국인 의사가 입국한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현지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있는 이들은 귀국 직후 경기 양평 모처에서 숨어 지내고 있다.사스에 감염됐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잠복기를 감안,열흘 뒤에나 가족과 만나볼 생각이다. ●“한국 사스 대책은 원시수준” 이들은 우리나라의 사스 대책을 한마디로 “원시적인 수준”이라고 경고했다.의심환자가 속속 발생할 정도로 위험에 직접 노출된 국가라고 보기에는 사전 예방도,사후 관리방안도 너무나 허술하다는 것이다.실제 전 세계에서 사스의 최대 피해지역에 머물렀던 이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지 사흘이 되도록 국립보건원등 보건당국에서는 전화 한통 걸려오지 않고 있다. 이씨는 “공항에서 달랑 설문지 한장 작성하고 체온을 측정한 것 말고는 관련 조사를 받지 않았다.”면서 “잠복기 환자까지 정확히 판별하려면 최소한 엑스레이 폐 검사는 필수”라고 지적했다.김씨도 “사스 의심환자와 같은 병원에 있던 사람들을 이처럼 허술하게 관리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들은 사스 관련 정보를 지나치게 중국측에 의존하면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중국내 사스환자의 혈액 샘플과 임상자료 등 기본적인 정보를 제대로 수집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급속하게 확산되는 사스에 신속히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씨는 “국내 의료진이 중국으로 가서 정보를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중국측이 내주고 있는 미흡한 정보에 일방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이씨는 “중국내 의대 유학생들에게라도 연락을 취해 미리 사스 정보를 수집하는 등 적극 대처해야 한다.”며 당국의 무성의를 아쉬워했다. ●“중국은 전쟁중” 이들은 중국에서 체험한 사스가 “정말 두려운 질병”이라고 몸서리를 쳤다.하루 100여명씩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있다.이들을 진료하는 의사·간호사들은 고글을 끼고 3,4겹씩 마스크를 쓰는데도 이미 10여명이 감염돼 현지 군대 야전병원인 ‘해방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베이징 시내는 인적이 끊겼으며 상점은 시민들의 ‘사재기’로 텅텅 비었다고 한다.거리엔 사스 예방과 치료에 특효가 있다고 소문난 쑥 태우는 냄새만 진동하고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이씨는 “지난 23일부터 이틀 동안 중국 당국은 베이징에만 서너개의 병원을 ‘사스 전담병원’으로 지정,환자들을 격리 치료하고 있다.”면서 “벌써 800명이 넘는 사람을 격리시켰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한국도 전담병원 지정 시급 이들은 서울에서 논란 끝에 전담병원 지정이 취소된 것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씨는 “중국에서는 신속하게 격리 병원을 지정하고 적극 대응을 했는데도 사스 확산에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씨는 “국내 의료진은 사스를 단순한 감기처럼 취급하는 등 ‘안전 불감증’에 빠져 있다.”면서 “일반병원에 사스 의심환자를 분산·치료하는 것은 사스 확산을 부추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걱정했다. 양평 이영표기자 tomcat@
  • 25개국 대사부부 제주도 초청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25∼26일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25개국의 대사 부부 50명을 제주 제동목장에 초청,‘국제 우호의 행사’를 개최한다.대한항공은 이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어 민간기업 차원에서 주한 외교 사절단과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 민주의원까지 ‘반기’ 가세 청와대-국회 대치

    23일 고영구 국정원장 후보자의 임명에 대해 국회 정보위가 반대의사를 공식 채택함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인사청문회법상 대통령이 반드시 국회의 의사를 따를 필요는 없다.그러나 3권분립을 강조해온 노무현 대통령으로서는 국회의 의견을 묵살하는 데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특히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고 후보자를 국정원장으로 임명할 경우 강경대응을 경고하고 있어 대통령과 야당의 대치구도가 불가피하게 됐다.더욱이 정보위 결정에는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까지 동조하고 나섬에 따라 이번 파문이 여당내 분란으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의원들의 진짜 ‘과녁’은 고 후보자가 아니라 서동만 기조실장 내정자라는 얘기도 있어 향후 적절한 선에서 ‘정치적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왜 부적절한가 정보위는 경과보고서에서 고 후보자의 개인적 신상 등 도덕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정보위가 문제를 삼은 부분은 고 후보자의 ‘이념적 편향성’이다. 보고서는 “고 후보자가 간첩 김낙중에 대해 평화주의자라며 석방운동을 전개하고,한총련 수배자 해제요구를 해왔으며,한총련 관련자 구명운동을 하는 등 사상적으로 편향성이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청문회가 끝난 이후 시민들을 만나보니 국정원장만은 이념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고 주장했다.실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고 후보자가 걱정스럽지만 임명에 동의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교적 우호적 입장을 밝혔으나,이날 보고서 채택 후엔 “고 후보자를 임명하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짜 타깃은 따로 있다? 의원들의 진짜 ‘목표물’은 고 후보자가 아니라 기조실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서동만 교수라는 분석도 나온다.인사청문회에서도 의원들은 고 후보자보다는 서 교수를 더 세게 몰아세웠다.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고 후보자는 ‘부적절’,서 교수는 ‘불가’하다.”면서 “부적절하다는 것은 대통령의 재량권에 달려 있다는 뜻이고,불가하다는 말은 절대 안 된다는 의미”라고 정의했다. 민주당 천용택 의원도 “친북 편향적 활동을 해온 서 교수를 기조실장에 앉힐 바에는 차라리 국정원을 해체하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연 홍원상기자 carlos@
  • [씨줄날줄] 뇌물 공여 지수

    세상에 ‘뇌물 공여 지수’라는 게 있는 모양이다.권한을 이용해 특별한 편의를 보아 달라는 뜻으로 주는 부정한 금품을 잘 주는 정도라는 것이다.독일의 한 여론 조사 기관이 국가별로 기업인의 뇌물 공여 지수(Bribery Payers Index)를 조사했다고 한다.수입이 많은 15개국의 경제인들을 대상으로,수출액이 많은 21개 나라별 기업인들의 뇌물 공여 지수를 물었더니 한국이 네 번째로 높은 것으로 지목됐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의 신뢰성 여부를 떠나 우리 기업인들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뇌물 나라’에는 우리 말고도 러시아,중국,타이완이 차례로 꼽혔다.호주,스웨덴,스위스,오스트리아,캐나다 등은 뇌물을 주지 않을 것 같은 나라로 분류됐다.뇌물 나라는 하나같이 어려운 여건을 딛고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 가는 나라들이다.누구는 뇌물을 주고 싶어서 주겠는가.호주를 보자.한반도의 37배나 넓은 국토에 천연 자원이 넘쳐난다.인구라고 고작 2000만 명 남짓한 판에 기업인들이 물건 좀 팔겠다고 뇌물까지 주어 가며 목을 맬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우리 기업도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편법으로 특혜를 받아 난관을 뚫으려는 발상 자체를 버려야 한다.이름을 대면 세계가 다 아는 굴지의 기업이 사업과 관련이 깊은 상임위에 소속된 국회 의원들의 성향을 분석했다는 얘기가 들린다.의원들을 ‘우호’,‘신뢰 불가’ 뭐 이런 식으로 분류해 놓은 것을 보면 뇌물 공여 지수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실제로 문제 기업은 요즘 뇌물 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지 않은가. 뇌물 처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수뢰자 위주로 엄벌해 왔지만 뇌물 악습은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요즘 검찰청을 들락거리는 사람들은 갖가지 게이트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수사를 받고 있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흥정을 시도했던 까닭이 아닌가.뇌물을 건넨 측도 수뢰자와 똑같은 강도로 비판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뇌물 구조가 변했기 때문이다.권력이 기업체에 돈을 강요하는 게 아니다.돈 있는 사람들이 특혜를 요구하고는 뇌물로 보답하는 식이다.한국 기업인의 뇌물 공여 지수가 높은 까닭일 것이다.뇌물 수수에 대한 예외없는 엄벌을 촉구한다. 정인학 논설위원chung@
  • “美軍, 이라크 장기주둔 안한다”럼즈펠드, NYT보도 반박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미군의 이라크 장기주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럼즈펠드장관은 뉴욕타임스가 최근 ‘미군이 이라크내에 4개의 기지를 만들어 장기주둔하려 한다.’는 기사를 실은데 대해 22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군은 이라크에 장기주둔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이라크에 우호적인 정부가 들어설 경우 현지에 주둔하는 병력 감축 사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매우 화가 난 어조로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전세계에 미국이 장기간 이라크를 점령 통치하고 현지에 군사기지를 상당기간 운용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완전히 오보”라고 비난했다.이에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20일자 기사에서 “미국은 이라크내에 4개의 군사기지를 만들어 이라크 정부와 장기간의 군사협력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이로 인해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마르완 무아쉬르 요르단 외무장관은 “미군의 이라크 영구주둔을 받아들일 수 없다.즉각 철수하라.”는 등의 성명을 발표하는 등 아랍권을 중심으로 전세계에 적지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mip@
  • 서동만 청문회 방불/ 국정원 기획실장 내정설 여파 여야의원, 北核시각등 추궁

    22일 열린 고영구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서동만(사진) 상지대 교수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서 교수가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 내정됐다는 얘기가 나돈 때문인지 그에 대한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기조실장으로 부적절 서 교수는 “(기조실장 내정은)사실무근”이라며 극구 부인했고,고 후보자도 “누구를 임명 제청할지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그러나 “안 간다는 소리는 안 하네.”라고 꼬집은 민주당 박상천 의원을 비롯한 정보위원 대다수는 내정을 기정사실화했다.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서 교수가 대북관계를 전담하는 3차장을 원했다던데.”라며 한술 더 떴다. 정형근 의원은 “기조실장에 맞지 않다.”면서 “국정원 예산을 그대로 통과시켜 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정 의원은 비공개 심문에서도 “고 후보자,서 교수,이종석 NSC차장 모두 미국을 모른다.”면서 “후보자 1인만 개혁성향이면 되지 실무자 전부 개혁적 외부인사로 충원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북한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서 교수의 도쿄대 박사논문,서해교전에 대한 시각,북핵 인식 등도 논란이 됐다.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북한의 강석주가 우라늄농축 핵개발에 대해 ‘NCND’ 하는 것은 정세가 불리하니까 발뺌한 것이고 전에 북한을 방문한 켈리에게는 시인했었다.”면서 “왜 북한이 협상용으로 허풍을 떨었다고만 보느냐.”고 따졌다. 전직 국정원장인 천용택 의원도 “서 교수가 서해교전을 정권 차원이 아닌 작전지휘부 수준의 우발적 사건으로 단정한 것은 북한에 우호적인 해석”이라고 비판했다.서 교수는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인식을 위해 노력했다.”며 “친북좌파가 아니다.”고 말했다. ●도쿄사건도 질타 서 교수가 인수위원 시절 대일특사단의 일행으로 파견됐을 때 일화도 도마에 올랐다.홍준표 의원이 “외교관들이 많은 모호텔에서 술에 취해 경찰의 뺨을 때리는 등 행패를 부렸다.”고 질책하자 서 교수는 “택시기사와 요금 문제로 승강이를 벌인 적은 있으나 때리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고 후보자는 국정원 업무보고시 서 교수가 동석한 데 대해 “청문회 준비를 위해 조언을 받았고 비밀취급 인가도 받았다.”고 말했다.고 후보자는 지난 78년 서울 영등포지원 판사 시절 학생인 서 교수에게 긴급조치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한 ‘인연’도 있다. 박정경기자 olive@
  • 럼즈펠드 문건 계기로 본 ‘매파’들의 실체 / 美제국 움직이는 ‘장막뒤의 新保守’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베이징 3자회담을 앞두고 미 국방부가 북한 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문건을 만들어 회람했다는 사실은 충격이다.북한의 정권교체가 미국의 목표가 아니라는 백악관과 국무부의 숱한 해명에도 이같은 문건이 나돈 것은 부시 행정부 내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숨은 세력’들이 있음을 반영한다.이들은 단순히 매파로 불렸던 기존 공화당 보수주의자들과는 성격을 달리한다.이들은 ‘신보수주의자(neocon)’로 불리며 이라크 전쟁에서 보여줬듯이 국제사회의 여론과 관계없는 독자적인 선제공격론을 맹신한다.딕 체니 부통령과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필두로 백악관과 행정부 요직을 차지,부시 행정부를 지배하고 있다.9·11테러 이후 전면에 부상했으나 사상적 토대는 2세대에 걸쳐 5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영화 속의 주인공이라면 이들은 감독에 비유된다.때문에 미국을 꿰뚫고 있는 인사들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보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독설가들은 부시 대통령을 이들의‘꼭두각시’로 보기도 한다.친(親) 이스라엘계인 이들의 면면을 알고 나면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 눈에 들어올 정도다.잇따라 터지는 대북 강경론도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한때 사의를 표명한 것 역시 네오콘들의 위세에 밀려서다. ●21세기 새로운 미 제국주의의 서막 1991년 3월 당시 체니 국방장관은 펜타곤에서 극비 보고를 받았다.냉전 이후 미국의 안보에 관한 새로운 전략이다.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됐으나 이를 주도한 인물은 당시 국방정책 담당 차관이었던 월포위츠다. 그는 브리핑에서 “가까운 장래에 미국의 군사적·경제적 ‘우월성’에 위협이 되는 국가나 세력들에 대해 예방적인(preventive)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정책이 채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체니는 이듬해 이같은 개념을 수용한 ‘국방계획지침(DPG)’을 발표했다. 월포위츠는 1981년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를 기습했던 것을 모델로 삼았으며 미국도 이라크와 시리아 등 미래의 ‘적’들을 겨냥,강력한 군사력 행사를 주장했다.그러나 당시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 등은 이같은 선제공격 개념에 제동을 걸었다.특히 1992년 말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함으로써 이 독트린은 수면밑에 가라앉았다. ●다시 기회 포착에 나선 네오콘들 1995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의 암살을 계기로 네오콘들의 활동이 재개됐다.이번에는 헨리 잭슨 전 상원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유대계인 리처드 펄 전 국방자문위원장이 중심이다.그는 1969년 의회 무기통제에 관한 연구에서 월포위츠와 함께 일한 인연으로 신보수주의의 선봉에 섰다. 미국계 유대인 연구기관의 도움으로 그는 1996년 중동평화를 위한 오슬로 협정의 무용론을 피력하며 테러리스트에 강력히 맞서야 한다는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다.오슬로 협정의 ‘확실한 중단(clean break)’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스라엘의 안전을 위해 터키 및 요르단과 협력,시리아를 봉쇄하고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그룹에는 찰스 페어뱅크스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교수,더글러스 페이스 현 국방정책 차관,로버트 로웬버그 선진전략·정치연구소(IASPS) 회장,미 기업연구소(AEI) 회장을 지낸 존 볼턴 국무부 군축협상 차관 등이 포함됐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내건 신보수주의의 기치 1997년 초 워싱턴 시내에 위치한 AEI의 5층 사무실에서는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라는 싱크탱크가 출범했다.세금 감면을 위한 새로운 전선이라는 경제적 마인드를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클린턴 행정부를 압박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미국의 일방적 정책을 위한 군사력 증강을 목표로 삼았다. ‘위크리 스탠더드’의 편집장인 윌리엄 크리스톨과 로버트 캐건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이 주동이 됐다.창립멤버로는 체니 부통령,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월포위츠 부장관,페이스 국방차관,피터 로드맨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엘리엇 에이브럼스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담당,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포함됐다. 크리스톨의 하버드대 룸 메이트인 프란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 교수,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댄 퀘일 전 부통령 등도 가세했다.크리스톨과 캐건의 아버지인 어빙 AEI 연구원과 도널드 예일대 교수도 이들의 사상적 지주로 참여했다. 크리스톨과 캐건은 PNAC의 창립선언에서 미 외교정책의 지향점을 군사력에 우위를 둔 ‘우호적 글로벌 패권’으로 정의했다.크리스톨은 특히 200년간 유지돼 온 미국의 ‘반(反) 식민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19세기와 달리 미국은 유럽보다 강대하며 국제사회의 안보와 질서를 위해 미국이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의 일환으로 PNAC는 1998년 1월 클린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이라크와의 전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부활한 체니·월포위츠 독트린 2000년 9월 부시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 직전 PNAC는 새로운 보고서 ‘미 국방의 재건:새로운 세기를 위한 전략과 군,그리고 자원’을 발표했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이 주도했으며 1991∼93년 체니와 월포위츠가 내놓은 선제공격 개념을 재도입했다.이는 지난해 부시 대통령의 국가안보전략으로 공식 채택됐다. PNAC는 당초 공화당 후보 지명전에서 부시가 아닌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지지했다.그러나 지명전에서 승리한 부시가 체니를 러닝 메이트로 지명,전화위복이 됐다. 체니는 부시 대통령의 취임에 앞서 정권이양을 책임졌고 이를 통해 월포위츠 등 네오콘들을 대거 중용했다.반면 대선에서 부시를 도운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나 스코크로프트 전 안보보좌관 등의 중도 온건파들은 철저히 배제됐다.부시 대통령의 외교적 경험이 일천해 실질적인 대통령으로 불리던 파월 국무장관과 실용주의적 현실주의자인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입지도 당연히 크게 좁아졌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1998년 미사일 확산을 경고하는 이른바 럼즈펠드 보고서를 냈으나 월포위츠와 울시 전 CIA 국장이 주도,네오콘의 골수로 분류되지는 않는다.다만 1969년부터 럼즈펠드의 참모를 지낸 체니의 추천으로 국방부의 좌장으로 나섰다.럼즈펠드는 처음 네오콘들의 독주에 사의까지 고려했으나 지금은 신보수주의편에 완전히 돌아섰다. ●대북 강경 대응 주문부시 대통령은 네오콘들에 둘러싸였으나 이들의 정책을 처음부터 적극 반영하지는 않았다.파월 장관보다 월포위츠의 ‘군단’들에 기울어진 게 사실이지만 이라크와의 전쟁을 계획할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9·11테러는 네오콘들이 염원하던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외교정책을 현실로 옮기는 발판이 됐다. 때문에 한때 9·11테러의 음모설까지 나돌았다.오사마 빈 라덴의 능력만으로는 비행기 자살공격이 성공할 수 없으며 알 카에다가 아닌 미국내 보이지 않는 손의 방조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최소한 이스라엘의 정보당국인 모사드의 관여설은 신빙성있게 나돌았다.실제 1998년 이스라엘 스파이의 네트워크인 ‘X 위원회’ 멤버를 추적한 결과 월포위츠와 리처드 펄,페이스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들은 ‘악의 축’이라는 표현이 나오도록 부시 대통령을 압박하고 설득했다.월포위츠 등은 9·11 직후 이라크 전쟁을 주장,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결국은 1년6개월 만에 이를 관철시켰다.북한에 대해서도 미래의 위협으로 간주,강경책을 서슴지 않고 있다.사실상 대북 군사행동을 의미하는 ‘테이블 위에 놓여진 모든 옵션’도 이들의 아이디어다. mip@ ■사상적 배경·인맥 신보수주의자들은 1899년 독일에서 태어난 레오 스트라우스의 영향을 받았다.그는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나치 당원인 마틴 하이데거의 제자였으나 히틀러의 유대인 박해로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 대학에서 그의 사상을 전파했다.프랑크푸르트의 유대계 좌파 학자들도 미국에 정착하면서 우파로 변신했다.그들은 이른바 ‘로마제국의 현대화’를 주창,세계 경찰국가로서 미국과 영국 등의 역할을 강조했다.월포위츠는 시카고대에서 스트라우스의 제자인 앨런 블룸 교수로부터 수학했다.후쿠야마 교수는 블룸 교수가 코넬 대학에 있을 때 제자가 됐으며 하버드 대학원에서는 크리스톨 편집장과 함께 역시 스트라우스의 제자인 하비 맨스필드 교수로부터 배웠다. 중국과 북한 등 동북아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콕스 위원회’에서 강경론을 펼친 루이스 리비는 월포위츠가 예일대에 있을 때의 수제자다.스트라우스가 배출한 박사들은 100명이 넘고 이들의 제자들도 수십명을 헤아려 학계와 언론계,연구기관,행정부 등의 요직에 이들의 인맥이 뿌리내리고 있다.
  • 브리핑제 2개월 이해성 홍보수석 인터뷰 / “사무실 방문해야 특종 얻는건 아니죠”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청와대 비서진들조차 집무실에서 만나는 게 봉쇄돼 있다.브리핑제 도입 등으로 기존의 취재관행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측의 입장이다.두달 가까이 ‘언론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해성 청와대 홍보수석을 20일 만났다.그는 “참여정부의 성공여부를 결정할 공무원의 역할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라도 과거의 취재 관행은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사무실 개방으로 특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언론정책을 옹호했다. 브리핑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전에 정보공개법을 정비하는 등 과도기가 필요했던 것 아니냐. -언론취재의 문화와 관행을 바꾸자는 것이다.과도기를 둔다고 개선되지는 않는다.어렵더라도 당장 바꿔나가야 한다.김대중 대통령 시절의 국민의 정부에서도 브리핑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했으나 65일만에 그만두고,하루 2차례 접근취재를 허용하는 타협안을 내놓았다.5년의 임기 중 65일만 해보고 과거로 돌아가버린 것이다. 브리핑제 도입이 노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오마이뉴스’ 등을 출입시키려고 한다는 말도 있는데. -대통령 업무는 그렇게 쫀쫀하지 않다.참여정부를 너무 우습게 보는 태도다.브리핑제는 인터넷 매체가 급성장하는 언론환경의 변화에 맞춰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려는 것이다.내가 2월 중순 (홍보수석에)내정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가보니 대체적으로 이같은 언론정책에 공감하는 방향을 정해놓았더라. 정부 부처까지 브리핑제로 가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사무실을 개방하라고 언론들이 난리지만,내 경험상 기자들의 특종은 사무실 개방에서 나오지 않는다.과거에 영향력 있는 매체의 기자들은 사무실을 방문하지 않고,자리에 앉아만 있어도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취재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또한 앞으로는 기자들이 잘 아는 공무원을 찾아가 “뭐 없어요.나한테만 귀띔해주세요.”하는 식은 곤란하다. 젊은 대통령이라 기대가 컸는데,취임하자마자 ‘언론과 싸움만 하느냐.’는 비판도 없지 않다. -언론이 계속 문제삼기 때문에 독자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그동안 언론은 매일 공무원의 직무를 평가해왔다.공무원에 대한 감사원이나 국회의 감사는 너무 늦고,부처의 중요 정책만 논할 뿐 작은 정책에 대해 관심을 쏟지 않았다.그러니 공무원은 감사원보다는 언론과 관계를 잘해야 했다.오보(誤報)에 대해 공무원이 당당하게 정정요청을 하지 못한 이유다. 대신 나중에 일이 잘못됐을 때 ‘봐주겠지.’하는 요행심이 생기고,큰 잘못을 저질렀는데 언론이 그냥 넘어가면 대가로 정보를 흘려주는 잘못된 관행이 생겼다.이제 그런 관행을 벗고 각각의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참여정부가 성공하려면 공무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근 각 부처에 오보를 분석해 보고하도록 한 이유가 뭔가. -언론들은 오보를 분류한다고 하니,‘□□일보,악의적 보도 몇 건’이라고 주·월간 통계를 내는 줄 안다.그같은 일은 국내언론1 비서관실(신문담당) 업무의 아주 작은 부분이다.주 이유는 논란이 되는 정책의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오보를 공무원이 잘못한 경우와 기자가 오해한 경우를 분리하고자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지역언론을 육성하겠다는 공약을냈는데. -청와대가 나서서 지역언론을 육성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대통령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방법을 찾으라고 했다.방법을 찾는다면 육성해야 할 언론의 조건도 찾아볼 것이다.지역의 좁은 광고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지방단체나 지역기업에 무리수를 두는 언론들은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다.지역언론과 지방단체와의 건전한 긴장관계도 필요하다. 새 정부 국정홍보의 ‘마스터 플랜’을 집행하고 있는 이 홍보수석은 MBC 베이징 특파원을 지낸 기자출신이다.청와대 5명의 수석 중 비서관을 가장 많이 거느리고 있다.무려 11명이나 된다.그는 “정책의 ‘오류’를 찾아내는 역할도 한다.”면서 “처음엔 전체를 보는 시각을 키우는데 힘이 들었는데 이젠 적응이 됐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뉴스플러스 / 野 “공동배달제 정부지원 반대”

    정부가 문화산업진흥기금을 통해 이른바 마이너 신문들의 공동배달제를 지원키로 한 데 대해 한나라당이 “신문시장 개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박종희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비판언론의 시장영향력을 축소시키고 정부우호 신문을 육성하려는 것은 언론을 독과점 규제 대상으로 보고 언론자유를 말살하는 초헌법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 [시론] SK사태가 남긴 것

    크레스트증권이 SK㈜)의 대주주가 되면서 SK텔레콤을 비롯한 SK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게 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크레스트는 SK㈜ 지분 14.99%를 확보해 SK㈜의 SK텔레콤에 대한 지배권을 무위로 돌려놓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매우 특이한 작전이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단일 외국인 지분이 15%를 넘는 경우 국내 기업도 외국인으로 간주된다.모든 외국인들의 지분이 49%를 넘는 경우 그 이상 보유한 외국인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따라서 크레스트가 SK㈜의 지분 0.11%를 더 매입해 15%의 지분을 확보하면 SK㈜는 SK텔레콤에 대한 경영권 행사가 어려워진다. 크레스트측은 앞으로 많은 선택권을 갖고 있다.외국인으로 분류된 SK㈜)에 대한 완전 지배권을 확보하거나 0.11%의 지분을 더 사들여 SK텔레콤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적대적인 M&A(인수·합병)를 할 수 있다.SK그룹측은 이러한 요구를 전폭 수용하거나 대규모 우호세력을 결집해야 한다.우호세력을 확보한다고 해도 이들과 중요안건을 협의해야하므로 과거처럼 대주주 가족 중심의 선단식 경영은 어려워진다. SK㈜는 오랫동안 수십조원의 주식가치를 가진 SK 텔레콤의 모회사면서도 기업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대표적 저평가 주식이다.과거에는 재벌에 대한 공격시 계열사 뿐만 아니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중심의 재계가 나서 이를 막았다.국민정서도 외국인이 국내 기업을 헐값에 사는 것을 매우 배척하는 분위기였다.그런데 SK글로벌 회계부정 사건으로 인해 총수가 구속되고 경영권이 흔들리는 틈을 타 적대적 M&A를 감행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의 크레스트의 SK㈜ 대주주 출현 사건은 외국인에 의한 재벌기업 지주회사 M&A라고 볼 수도 있으나,국내 경영사의 관점에서 보면 향후 이들의 역할에 따라 가족중심 대주주 경영이 주주중심 경영으로 전환되는 큰 사건으로 기록될 수 있다. 오랫동안 저평가 주식을 들고 있었던 일반 주주들은 크레스트증권 덕분에 2주만에 40%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이 때문에 이사회를 통해 주가하락을 초래할 향후 기업결정에 반대의사를 표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또 적정 규모의 배당을 요구하며 경영 각 분야에 글로벌 스탠더드의 도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SK글로벌에 대한 지원,현재 거론되는 주유소 체인을 높은 가격에 재매입한다는 등의 일을 하기가 어렵게 됐다.이를 은근히 기대했던 금융기관들의 입장에서 볼 때 실망스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1900억원만 동원되면 이 같은 것을 할 수 있었던 국내 기업집단은 왜 잠잠했는가.재벌이 다른 재벌을 샀을 때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과거 삼성이 기아 매수에 관심을 기울일 때 온 국민이 얼마나 반대했었는지 기억이 생생하다. 기업이 적절한 방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출자총액제한제는 기업에 많은 비용을 지불토록 한다.이는 주식을 헐값에 매각토록 유도함으로써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기도 한다. SK사태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빨리 세계 기준에 적응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정직하고 투명한 경영과 탄력적인 금융감독정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웅변해 준 사례인 것이다. 선우석호 홍익대 교수 경영학
  • [이라크전이 남긴 것](5) 불안한 ‘불량국’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것은 아프가니스탄 전쟁과는 성격을 달리한다.아프가니스탄 전쟁이 9·11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과 그를 도운 탈레반 정권을 겨냥했다면,이라크 전쟁은 대량살상무기를 추구하는 이른바 ‘불량국가’에 대한 미국의 군사·외교정책을 반영한다. 특히 과거와 달리 미국이 특정 국가의 정권교체를 목표로 삼는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미국이 대량살상무기를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61년 쿠바 위기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핵무기를 가리키며 “전쟁 무기가 미국을 파괴하기 전에 미국이 먼저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1998년 클린턴 행정부는 “냉전 이후 미국 안보에 가장 심각한 위협은 핵과 생화학 무기의 확산”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 50년간 대량살상무기에 대처하는 미국의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부시 대통령은 1월 말 국정연설에서 “미국과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위험은 핵과 생화학 무기를 추구하고 보유한 ‘불법국가들(outlaw regimes)’”이라고 강조했다. 동맹국이나 미국에 우호적인 국가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상관하지 않는다.미국의 기준에서 볼 때 테러세력과 연관됐거나 미국의 외교정책에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되는 정권에는 무장해제뿐 아니라 정권교체를 목표로 삼는다.지난해 발표된 선제공격론이나 최근 독자공격론과도 일치한다.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불량국가라는 오명을 쓴 나라들은 결코 안심할 수가 없다.언제,어떤 명분으로 미국의 타깃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특히 부시 행정부 내 군사·안보 정책을 쥐고 흔드는 신보수주의자들은 이라크뿐 아니라 시리아와 이란 등을 공공연하게 지목했다.테러지원국에다 미사일 개발국으로 지목된 북한이나 리비아도 예외는 아니다. 친이스라엘 성향인 신보수주의자들은 미국의 힘이 기존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계를 바꾸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중동질서의 개편이라고 말하지만 근간에는 친미·친이스라엘 정권의 출범을 노린다.이들은 기존 국제관행이나 조약 등은 미국의 행동을 가로막는장애물이며 유엔 등 기존의 질서도 개혁대상으로 본다. 미국이 유엔의 뜻과는 별개로 움직일 수 있으며 유엔 체제가 더이상 불량국가들의 보호막이 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1992년 내놓은 국방정책 초안에서 “미래의 동맹은 특별한 위기에 맞서는 특별 조직이어야 하며 공동의 보조가 불가능할 때에는 미국이 독자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이라크 전쟁은 단순한 대테러전의 연장선만으로 볼 수 없다.전세계를 미국의 영향력에 묶어두기 위해 국제질서 재편을 염두에 둔,더 큰 전쟁의 시작에 불과할지 모른다. mip@
  • 후진타오 위기관리능력 시험대에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요즘 중국 TV에 비치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모습은 상당히 초췌하다.중국 신정부 출범 직후부터 몰아닥친 사스(SARS) 파문 때문에 심신(心身)을 소비한 탓일 것이다.이라크 전후 처리와 북핵 문제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4세대 지도부는 처음으로 위기관리 능력을 검증받고 있다. ●사스 초기대응 실패… 지도력 흠집 사스 파문의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국제적 위상 추락과 경제적 타격을 가장 염려하고 있다.후 주석은 14일 사스 최초 발생지역인 광둥성(廣東省)의 병원들을 시찰했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사스 대책반을 직접 챙기며 진두지휘에 나서고 있으나 점점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다. WHO(세계보건기구)와 국제 여론은 “중국 정부가 초기부터 의도적으로 사스 파문을 왜곡,축소시켜 화를 자초했다.”고 중국정부를 몰아치고 있다.지난 3일부터 장바이린(張栢林) 위생부장을 앞세워 “광둥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이 통제되고 있다.”고 진정시켰으나 현실은 정반대다.사스 확산 추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베이징 주재 다국적 기업들의 ‘철수 고려’ 등의 보도도 나오는 상황이다. 짧은 시일내에 사스 파문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후진국형의 국가운영에 따른 중국 지도부의 명예는 상당히 추락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北核·아라크 재건등 역할여부 관심 유일한 북한의 지원국인 중국의 북핵문제 해결 여부는 향후 중국의 국제적 위상과 직결된다.북한을 설득,다자간 협상테이블로 인도해 조기 해결로 가닥을 잡으면 동북아 역학구도에서 미·일을 견제하는 중국의 발언권은 더욱 높아지고 강대국의 이미지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재 역할이 무위로 돌아가고 북·미 대립구도가 형성될 경우 미국 주도의 한반도,동북아 전략에 끌려갈 가능성이 크다.한 외교소식통은 “한반도 비핵화 자체가 위기에 처하면 타이완과 일본의 핵개발을 자극,중국의 외교·안보 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라크전 전후로 중국은 ‘중립적 반대’의 원칙을 고수,미국과의 대립을 피했다.반전(反戰) 시위를 가급적 자제시키면서 전후 미국 주도의 국제정세를 면밀히 파악하며 실용주의(實用主義) 노선을 택한 것이다.반전의 기수에 섰던 프랑스와 러시아,독일이 전후(戰後) 미국과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정부는 유엔 중심의 전후 복구를 주장하고 있지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라크 복구사업을 지원,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ilman@
  • 노무현대통령 “대화의 마당 北 꼭 나올것”/ 부시 前美대통령과 회동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2시간여의 만찬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북한이 핵을 가져선 안 되며 북핵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일관된 생각”이라며 “북한도 이번에는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이어 “한·미간 우호 관계에 대해 걱정이 많은데 부시 전 대통령과 이렇게 대화하고 식사하는 것은 양국민들에게 굉장히 좋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전쟁 원하지 않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부친인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전 개전초) 우방의 지원이 없어 여론의 비판을 받는 등 어려웠는데 한국의 파병 결정으로 큰 힘을 얻었다.”며 사의를 표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동시에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도 원하지 않으며,이 지역의 다른 나라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부시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 미국에 오면 부시 대통령이랑 성격이 같아서 잘 통할 것 같다.”며 “내 아들도 소박하고 진솔한 농담을 좋아하니까 방미 때 평소대로 노 대통령이 솔직하게 대화한다면 모든 게 잘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언론 비교 대화 앞서 부시 전 대통령은 취재진을 쳐다보면서 “언론이 대통령을 어떻게 다루느냐.”고 묻자 노 대통령은 “항상 잘 도와주는데 카메라만 앞에 있으면 나오던 말이 들어가고 엉뚱하게 말이 나오기도 해 고생한다.”고 대답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어떻든 저 분들은 소명을 다 하는 것이고 그것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미국 언론들과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사가 안 나오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기사가 되곤 한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맞는 말이며,미국에선 더 맞는 말”이라며 “제 경험으로 보면 기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얘기를 쓰지,자신들이 생각한 것과 다르면 대통령 말이라도 다 쓰지 않으며 대부분의 경우 공정하게 쓰지만 대통령의 말을 쓰기도 하고 안 쓰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외국계대주주 연합작전설 / 소버린 7~8일 매집때 다른자본도 동참

    ‘외국계 대주주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라.’ SK㈜의 경영권 사태가 불거지면서 다른 대기업들에도 외국계 자본 ‘비상등’이 켜졌다. 언제든지 외국계 자본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유지만 이번 사태가 외국계 대주주들의 ‘연합작전’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특히 삼성전자 등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회사들은 IR(기업설명회)팀 등을 총동원,기존에 우호적이던 외국계 대주주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여차하면 우호지분일지라도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이 SK사태로 입증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SK㈜ 주식 14.99%(보통주 기준)를 확보,1대 주주로 부상한 크레스트증권이 SK㈜ 주식매집에 나선 시점은 지난달 19일 열린 주주총회 이후였다.이날 주총에서 외국계 대주주들은 기존의 우호적인 입장에서 180도 태도를 바꿔 현 경영진을 집중 성토했다.당시 3%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템플턴자산운용측 대리인은 사외이사 선임 등 회사측이 제시한 안건마다 반대한다는 입장을 개진했고,결국 표결로까지 이어졌다.SK측이 우호지분으로 분류했던 재너스(4.87%)도 이때 템플턴측에 동조해 반대표를 던졌다.이 때문에 크레스트증권을 내세운 소버린자산운용이 이들 SK㈜의 외국계 대주주와 의견 교환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소버린측은 지난달 주총에서 ‘투명경영’을 강조하고 나선 템플턴 등과 마찬가지로 SK㈜의 지배구조개선과 이사회중심 경영 등 투명경영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소버린측이 주식매집을 할 당시 다른 외국계 자본의 참여 움직임도 엿보인다.지난 7,8일 외국인은 각각 118만여주와 220여만주의 SK㈜ 주식을 매집했지만 이 중 소버린측이 매집한 것은 78만여주(7일)와 18만여주(8일)에 불과했다.소버린측이 우호적인 외국계 자본을 끌여들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이처럼 외국계 자본이 공동으로 주식매집에 나섰을 경우에 대비,우호적인 외국계 대주주들을 방문하거나 수시로 텔레콘퍼런스 등을 통해 회사 현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박홍환기자
  • SK 경영권 방어전략 알쏭달쏭

    SK는 15일 일단 SK㈜의 1대주주로 부상한 소버린자산운용측이 적대적 M&A(인수합병) 의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지만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SK측은 “구체적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비를 해왔기 때문에 (M&A가 시도된다면)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SK의 해법은 뭘까. ●한달전부터 M&A 대비 SK㈜ 유정준 전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적대적 M&A 위기와 관련,“글로벌사태 직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주당 1만 5000원하던 주가가 지난달 11일 SK글로벌의 1조 5000억원대 분식회계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뒤 5800원까지 떨어진 만큼 단기차익 등을 노린 불순 세력의 매집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는 것이다. 결국 ‘목적’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소버린측의 집중매집으로 이같은 우려는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SK측이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문 로펌 등의 법률조언을 받고 있다고 밝혀 SK㈜는 현재 미리 짜놓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대응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소버린측과의 접촉도 그중 하나다.일단 매집 목적을 파악하기 위한 것. 이후 예상되는 대응책은 크게 두가지다.소버린측이 현재의 1대주주 지위를 내세워 사외이사 선임 요구 등 구체적으로 경영참여 의사를 밝힐 경우와 추가 매집을 통해 M&A 시도를 할 경우 등이다.첫번째 경우엔 이사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요구 조건을 알아본 뒤 대처해 나간다는 계산이다. 두번째 경우엔 문제가 심각해진다.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돼 의결권 제한이 풀렸지만 아직 안정적인 우호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백기사’ 및 우호지분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자사주를 백기사에 넘기는 방안도 그중 하나다.백기사를 이미 확보해 놓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소버린측 행보가 관건 유 전무는 이날 소버린을 장기투자자로 파악하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지난 10일 소버린과의 첫 접촉에서 소버린으로부터 투자 목적 및 정체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는 것.유 전무에 따르면 소버린은 최소 3∼4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자산운용사다. 가족 몇명이 소유한 펀드사로 단기 배당에 대한 의무가 적기 때문이다.러시아국영 가스회사 자즈프롬에는 최근 10년간 투자했다. 유 전무는 “소버린측은 자신들이 한국,체코,러시아 등에서 기업 가치가 큰 회사를 지켜보다 경영 외적인 요소로 위기에 빠진 회사를 싼값에 산 뒤,지배구조 선진화를 이루고 경영 투명성을 높여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회사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버린을 섣불리 장기투자자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소버린측이 현재까지 SK㈜에 요구한 내용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과감한 개혁과 관계사의 부당 지원이 없기를 바란다는 추상적인 것뿐이다. 더구나 SK㈜가 전화통화와 한 번의 만남으로 소버린측의 의도를 파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박홍환 김경두기자 stinger@
  • SKT는 어디로?

    SK가 최근 며칠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고 있다. SK㈜가 적대적 M&A(인수·합병) 위기에서 벗어나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SK텔레콤의 경영권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SK㈜ 지분을 집중매집한 영국계 투자기업 크레스트증권의 고도의 ‘노림수’(?)와 국내 법 체계의 혼선이 빚은 결과다. ●목적과 다른 법 운용 현재 SK의 경영권 향배는 크게 3가지 법률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외국인투자촉진법과 공정거래법,그리고 전기통신사업법 등이다. 그러나 이들 법률 사이의 규정이 서로 다른데다 당초 법의 취지와 달리 해석돼 엄청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우선 외국인투자촉진법에는 외국인들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동일 외국인의 지분이 전체의 10% 이상되면 ‘외국인투자기업’ 으로 분류된다. 또 공정거래법에는 외국인투자기업의 경우,출자총액제한의 예외를 인정해주고 있다. 출자한도에 상관없이 계열사들의 의결권이 모두 인정되는 것.이렇게 되면 SK㈜는 현재 14.99%를 확보한 크레스트증권의 M&A ‘사정권’을벗어나게 된다. 크레스트증권이 단일 투자주체로서는 1대주주이지만 SK C&C(8.63%),SK건설(2.37%),SK케미칼(2.26%) 등의 의결권 제한이 풀려 SK가 30% 이상의 우호지분으로 충분히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기통신사업법은 이처럼 경영권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기업이라도 단일 외국인 지분이 15%를 넘어 1대주주가 되면 외국인으로 분류하게 돼 있다. 당초 전기통신사업법은 국내 기간산업인 통신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너무 엄격한 법 해석으로 오히려 ‘발목’을 잡는 올가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법이 목적과 다르게 운용되는데다 해석도 제각각이니 국내 기업들이 외국 자본의 M&A 위협에 직면한 것”이라며 “하루빨리 관련 규정들을 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국계 자본의 치밀한 ‘시나리오’? 이같은 법의 맹점 때문에 SK는 최근 며칠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크레스트증권이 매우 치밀하게 움직였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크레스트가 SK㈜ 지분 14.99%를 확보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SK측과의 ‘딜’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경영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15%에서 0.01%(1만 270여주·14일 종가로 1억 6000만원)만 제외한 상태에서 SK의 의중을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든 0.01%를 추가매집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크레스트가 이런 법규의 맹점 등을 처음부터 알고 주식매집을 시작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국내 일부 로펌 등이 법률적 조언을 했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단체의 ‘연루’ 얘기까지 흘러나온다.크레스트는 당초 SK㈜ 지분 12.39%를 확보했다고 공시했으나 지난 12일 정정공시를 통해 매입자금을 축소,14.9%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을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편집자문위원 칼럼] 함께 있어야 제구실 하는 바늘과 실

    새 정부 들어서 직업공무원을 주눅들게 하는 일들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각 부처 1급 공무원들의 전원사표와 대폭 물갈이가 있었고 연봉제,개방형공채제도,다면평가제가 도입되었으며 공무원채용제도가 전면적으로 재검토되고 있다.기업에서 먼저 시행하고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공직사회에 도입하려는 것이다.경직화된 공무원조직에 유연성을 불어넣으려는 이런 조치들이 당사자들에게는 그다지 마음 편한 일들이 아닐 것이다. 지난주에는 다시 공무원의 판공비가 도마에 올랐다.판공비 사용을 공개한다는 방침과 함께 청와대 한 수석의 “1000만원의 판공비를 쓰는 국장이 있다.”는 발언이 화제가 되었다.대한매일은 해설기사를 통해 그것이 사실과는 다르다는 해명성 기사를 실었지만,사설은 입장을 달리하여 이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가 빠르게 변하는데 공직사회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그러나 공직자들의 자긍심에 상처를 주지 않고도 공직개혁을 해내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1급 공무원들에게 “집에 가서 건강관리하고 놀러 다니라.”는 발언이나 정부 국장들의 판공비를 언론과 시민단체가 감시해야 한다는 발언은 공직자들의 자긍심에 상처를 주는 일이다. 노무현 정부 실세들의 공무원 때리기에는 새 정부의 그다지 호의적이 아닌 직업공무원관이 반영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청와대 보좌진 인선에서 직업공무원들이 소외된 것만 보아도 그렇다.공무원은 언론과 시민단체에도 그리 우호적으로 평가 받는 집단은 아니다.조직이 크다 보니 바람 잘 날이 없고,그러다 보니 공무원 집단은 늘 비리와 부조리의 온상인 것처럼 그려져 왔다.그것이 누적되다 보니 국민들의 공무원에 대한 이미지 악화와 위상의 실추는 심각한 수준이다. 과잉주권의식을 가진 시민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분명히 문제가 있는 민원인 데도 인허가를 미루었다가는 드센 항의에 멱살잡이를 당하는 일도 드물지 않고 툭하면 행정소송까지 당한다고 한 지방공무원은 하소연하고 있다. 유흥업소와 건축현장,그리고 각종 시위현장과 쟁의현장에서 수많은 불법이 자행되지만 모두 고발로 끝날 뿐 공무원들이 이를 단속할 수단도 없고 말발도 안 통한다는 것이다.교통단속을 하려 해도 혼자서는 드센 운전자들을 당할 수 없기 때문에 두 세명씩 팀을 만들어 단속에 나서는 실정이다. 이처럼 공무원 위신실추는 바로 법집행력의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공권력이 약해진다는 것은 국가가 국가 구실을 제대로 못한다는 말이 된다.나라가 제대로 서려면 공권력이 반듯이 서야 하고,공권력이 서려면 공무원의 권위가 서고 그들의 사기가 높아야 한다. 공무원들은 국정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집단이다.그들은 그들을 비판하고 질책하는 어느 집단보다도 직접적인 책임을 많이 지고 있다.일부 예외가 있지만 그들은 국가관이 뚜렷하고 맡은 일을 충직하게 해낸다.새 대통령과 함께 정부에 들어 온 엘리트들이 국정의 주역이겠지만,이들이 계획하고 추진하는 일들을 일선에서 실행하고 그 축적을 관리하고 전승하는 일은 직업공무원들의 몫이다.전자가 바늘이라면 후자는 실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둘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바늘 없는 실과 실 없는 바늘 모두 옷을 만들지 못한다.이 역할 분담을 지혜롭게 활용하는 것이 국정운영의 관건일 것이다. 공무원 독자를 많이 가진 대한매일은 이러한 공무원 사회의 심층단면을 좀 더 깊이 있게 살피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믿는다. 신우재 전 한국언론연구원장
  • 당국 “M&A 금지기준 강화”

    관계당국은 외국계 기업이 국내 기업을 적대적 인수합병(M&A)하더라도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막을 재간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11일 금융감독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외국계 펀드인 크레스트의 ㈜SK 주식매집은 아직까지 위법사항이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관계당국은 그러나 우리나라의 M&A 관련규제가 외국에 비해 너무 헐겁다는 지적에 따라 ‘금지규정’을 강화하는 등 외국 수준으로 보완하기로 했다. ●금감위,“지분취득과정 문제없다” 금감위 관계자는 “현행법상 지분을 기업 총발행주식수의 5% 이상 취득하거나,5% 취득후 1%씩 추가취득할 때마다 5일안에 금융당국에 신고하게 돼 있는데 크레스트는 이 규정을 모두 지켰다.”고 밝혔다. 금감위측은 “외환위기 이후 M&A 관련 규제가 대거 풀려 현재로서는 외국계 펀드의 국내기업 지분 취득에 대해 규제할 방법이 없다.”면서 “적대적이든 우호적이든 M&A는 기업 당사자가 방어할 문제이지,감독당국이 간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그러나 금감위와 공정위가 M&A에 대해 예외적으로 금융회사의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고 있는 현행 규정을 금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공정위,“M&A관련법규 강화” 공정위는 크레스트의 SK 주식매집이 독과점이나 담합 유발 등 ‘경쟁제한행위’에 해당되는지 조사에 착수했지만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곤혹스런 표정이다. 주식매집 규모(12%)가 공정거래법상 신고대상(15%)이 아니어서 자료제출을 요구할 권한도 없다.공정위는 그러나 이번 SK건과 무관하게 기업결합을 금지할 수 있는 ‘경쟁제한’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은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쟁제한성 판단기준이 너무 느슨한데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탄력적으로 심사한 측면도 있다.”면서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정규모 이상의 주식취득행위(상장기업 15%,비상장기업 20%)에 대해서도 외국처럼 사전신고제로 바꾸기로 했다.현행 사후신고제는 문제점이 발견되더라도 이미 주식을 취득한 후에 시정조치를 내리게돼 있어 주식매각 등 원상회복이 쉽지 않아서다.외국기업간의 결합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경우에는 국내기업과 똑같은 심사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안미현 손정숙기자 hyun@
  • SK “우호지분 대폭 확대”

    SK㈜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SK측이 마련하고 있는 ‘카드’는 뭘까. SK 관계자는 11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적절한 대응책은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위기상황의 진전에 따른 단계별 비상대책(컨틴전시 플랜)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SK㈜는 이날도 재경팀을 중심으로 긴급회의를 갖는 등 대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었다.크레스트증권 운용사인 소버린 자산운용 책임자 제임스 피터와의 접촉 결과,적대적 M&A(인수·합병)의 징후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상벨’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SK㈜는 적대적 M&A의 마지노선을 15% 정도로 잡고 있다.따라서 크레스트증권이 현재까지 확보한 지분(12.39%) 이상을 취득할 움직임이 보이면 곧바로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할 계획이다. 1단계는 2조 6000억원에 이르는 현금유동성을 바탕으로 자사주를 추가 취득하는 것.시중의 유통주식 물량을 줄여 크레스트가 더이상 매집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자사주 취득은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도 주가부양 효과가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지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크레스트측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임시주총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오게 되면 ‘백기사(우호적인 제3자)’를 활용,의결권 있는 우호지분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사실 SK㈜가 이처럼 적대적 M&A에 노출된 것도 현재 SK측 우호지분의 의결권이 미미하기 때문이다.SK㈜에 대한 계열사와 오너 일가의 지분은 13.26%.자사주(10.41%)와 SK글로벌의 해외파킹분(8%)까지 합치면 32%에 이르지만 이중 의결권이 있는 주식은 우리사주를 포함하더라도 겨우 10.83%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이후 잔뜩 움츠러든 SK측이 이같은 ‘조직적’인 대응을 하기에 역부족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최태원 회장이 수감돼 있어 오너 일가의 적극성이 떨어지는데다 이번 사태 이후 그룹의 결속력은 현저히 약화됐다. SK㈜는 SK텔레콤 20.85%,SK글로벌 38.68%,SKC 47.66%,SK해운 47.81%,SK엔론 50%,SK제약 20%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사실상의 지주회사여서 최대주주인 크레스트측이 주주이익을 위해 SK텔레콤 등의 지분 매각을 요구할 경우,자칫 그룹이 쪼개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SK로서는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재계 경영권방어 초비상

    SK와 진로가 외국계 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에 노출되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경영권 방어에 초비상이 걸렸다.특히 유럽계 투자회사인 크레스트증권이 불과 12.39%의 지분만 확보했는데도 SK㈜가 M&A 위협에 직면하게 되자 재계가 온통 지배구조 다지기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SK㈜에 대한 크레스트의 지분매집이 M&A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M&A에 문제가 있는지 짚어보겠지만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막을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크레스트측은 11일 SK㈜와의 접촉에서 이번 지분 확보가 ‘장기투자 목적’이라고 밝혀 금명간 등기이사 선임요구 등 경영에 참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관련기사 15면 재계는 금융회사 보유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 제한,출자총액제한 등의 대기업 정책이 이같은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보고 정부측에 관련 정책의 재검토를 제안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자본이익만을 좇는 외국의 핫머니는 자유롭게 뛰게 하고,국내 대기업들의 발은 묶어놓으려 한다.”면서 “이같은 역차별이 결국 국내 대기업들을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영권 방어 움직임도 본격화됐다.삼성전자는 지난해 1조 5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집한 데 이어 올해도 1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집한다.이미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훌쩍 넘어선 데다 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이 시행되면 경영권 방어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그룹도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가 지난달 14일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 지분 1.71%를 전량 인수,경영권을 한층 안정화했다.이로써 현대자동차 그룹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율은 우호지분까지 합쳐 22.16%로 늘었다. LG는 지난달 초 지주회사인 ㈜LG를 출범시켜 지배력을 크게 강화했다.강유식 ㈜LG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주회사 요건 중 상장회사에 대한 30% 지분율로는 지배권 확보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주회사를 비상장화하거나 계열사 지분을 100% 사들여 비상장화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은 음미해 볼 만한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는 이날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유정준 전무가 크레스트증권 운용사인 소버린자산운용측 관계자를 만나 주식매집 의도 등을 청취했다고 밝혔다.SK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양측 모두 회사가 잘 되도록 하는 데 동의했으며 건설적이고 우호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두 기업의 결합이 경쟁제한적 행위에 해당되는지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경쟁제한적 행위로 판명나면 공정위는 주식 원상복구 등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공정위 이동규(李東揆) 독점국장은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적 요소가 있는 기업간 인수합병은 금지하고 있다.”면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크레스트의 SK 주식매집이 이에 해당되는지 들여다 보겠다.”고 말했다. 안미현 박홍환기자 st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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