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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펀드 내년 M&A ‘다크호스’

    사모펀드 내년 M&A ‘다크호스’

    사모펀드(PEF)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코스닥기업에 대한 PEF의 투자소식이 자주 나오면서 PEF가 내년 인수·합병(M&A)시장을 주도할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2004년말 PEF가 도입된 지 2년 만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등록된 PEF는 20개이다. 이들이 투자한 회사는 27개로 총 9970억원이 집행됐다. 지난해말 기준 투자집행금액(2677억원)에 비교해 3.7배 늘어난 금액이다. 출자약정액이 4조 6603억원에 이르고 내년에 현대건설, 하이닉스, 하나로텔레콤 등의 매각이 예정돼 있어 PEF로 들어오는 자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도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이 주도하는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1호가 등록을 마쳤다. ●성장 가능성 있는 코스닥 종목에 투자 방송 및 통신기기 제조업체인 성일텔레콤은 지난 11일 기업은행 계열 PEF인 아이비케이제삼호펀드를 대상으로 80만주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아이비케이측은 자사주 69만 6000주도 인수하기로 해 지분이 12.89%에 이른다. 조주환 대표이사(26.2%)에 이은 2대 주주이다. 성일텔레콤은 삼성SDI에 특정 부품을 독자 공급하는 업체로 지정됐고 PDP 제4라인 추가투자로 인한 신규협력업체로 지정됐다. 대우증권 이필상 연구원은 “2007년 이후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씨카드 인수를 추진해온 보고펀드는 코리아글로벌펀드와 함께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인 레인콤에 6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보고펀드는 지분 33%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아이리버’ 신화를 일궈냈던 레인콤은 애플·삼성의 약진에 MP3 기능이 탑재된 휴대전화가 출시되면서 고전을 겪어왔다. 국민연금이 참여한 H&Q-국민연금1호펀드는 지난 7일 대한유화 대주주와 함께 자산관리공사가 매각하는 대한유화지분 21.3%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 석유화학업체인 대한유화 대주주가 상속세로 물납한 지분을 되찾는 것으로 H&Q는 대주주의 우호적 지분이 되는 것이다. 이에 앞서 H&Q는 지난달 조선엔진부품업체인 현진소재의 유상증자에 참여,11.6%의 주식을 확보했다. ●작지만 의미있는 성과들 나오기 시작 PEF란 소수 투자자로부터 모은 돈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운용해 고수익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펀드이다. 비공개로 투자자들을 모은 뒤 자산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 기업가치를 높인 다음 기업주식을 되파는 전략을 취한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공모펀드에 비해 주식운용절차나 투자한도 등이 훨씬 자유롭다. 헤지펀드에 비해서는 경영권이나 장기투자에 관심이 높다. PEF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저변에는 기존 펀드의 투자성공이 큰 몫을 했다. 대한화섬, 화성산업, 크라운제과 등에 투자한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장하성펀드)의 지난달말 현재 투자수익률은 43.3%다. 현재 청산을 진행중인 FG10펀드는 54%의 투자수익률을 거뒀다.FG10은 지난해 12월 MK전자 340만주를 340억원에 인수한 뒤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주식을 543만주로 늘렸다가 지난 10월 이를 모두 팔아 196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금감위 관계자는 “기업을 물색해서 최종 투자가 이뤄질 때 통상 1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PEF 활성화 시기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감위는 PEF가 세운 특수목적회사에 PEF 이외의 금융기관이나 투자대상 회사 주주 등의 출자도 가능하게 해달라는 건의를 반영하는 등 PEF를 둘러싼 규제를 지속적으로 줄여 나갈 방침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北인권 조사대상 제외”

    국가인권위원회는 11일 북한 지역에서의 인권침해 행위는 인권위의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국군포로·납북피해자·이산가족·새터민 등의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이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이므로 이들의 개별적인 인권 사항은 다루기로 했다. 인권위는 전원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북한 인권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인권위 발표에 대해 진보·보수 단체들 간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안경환 인권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가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북한 인권의 범주에 북한내 인권이 포함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의해 북한 지역에서의 인권침해 행위는 인권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헌법상 북한 지역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가 대한민국 영토로 규정되어 있지만, 북한이 유엔 회원국으로 등록된 주권 국가인 데다 6·15남북공동선언 등에서도 북한을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있어 직접적인 조사구제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북한 인권의 범주를 ▲북한지역내 북한 주민의 인권 ▲재외탈북자·새터민 등 북한 이탈 주민의 인권 ▲이산가족·납북자·국군포로 등의 인권으로 보고 한국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할 의무와 근거를 갖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인권위의 역할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4조 및 제30조의 해석상 ‘대한민국 정부가 실효적 관할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북한 지역에서의 인권 침해행위는 위원회의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제한했다. 인권위는 또 정부에 대해 북한인권 개선 활동은 ▲인권의 보편성을 존중하고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북한인권 상황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정부와 시민사회의 활동이 상호보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4대 접근 원칙을 제시했다. 아울러 정책방향으로 ▲인도적 지원사업은 정치적 사안과 분리 ▲국제사회와 연대·협력관계 구축 ▲탈북자 인권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조건 없이 협의 ▲객관적이고 철저한 정보수집을 제시했다. 최영애 인권위 북한인권특별위원장은 “호주 등 북한과 우호적인 국가의 국가인권기구와 연계해 북한인권 개선사업에 나서는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 전문 시민단체인 새사회연대 이창수 대표는 “정치적 논란 일변도였던 북한 인권 논의의 방향을 적절히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은 ‘당연한 결과’라면서 “북한에 인권 문제가 있다면 국제기구 등 다른 방식을 통해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옳다.”고 동의했다. 반면 보수 시민단체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주의연대 최홍재 조직위원장은 “여지 없는 인권위의 사망 선고라고 생각한다. 북한 인권은 납북자나 국군포로 문제와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과도 직결된다.”고 비난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한나라 안방’ 공략나선 고건

    범여권의 통합신당을 추진 중인 고건 전 국무총리가 8일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북 구미 생가를 찾아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통합을 역설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생가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영정에 헌화한 뒤 “박 전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으로 국민에너지를 집중시켰다.”면서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민통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6주년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이날 버스편으로 한나라당의 ‘안방’을 공략한 고 전 총리는 “지난번 광주 5·18묘역에서는 민주화정신을, 오늘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는 새마을 정신을 가슴에 담고 간다.”며 ‘통합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당·청 갈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이 자리에서는 정치 얘기를 삼가고 싶다.”면서도 “화합과 국민통합이 필요한 때”라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고 전 총리는 “젊어서 새마을운동에 열정을 쏟아부었다.”며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언급하는 등 70년대 ‘박정희식 경제성장’의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 그는 내무부 새마을 담당관을 맡았던 70년대 초 박 전 대통령에게 행정능력을 인정받아 5년간 새마을운동의 실무를 맡은 뒤 38세에 전남도지사로 발탁되는 등 박 전 대통령과 우호적인 인연을 갖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고 전 총리는 79년 청와대 행정수석 재직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가난한 교사 시절 즐겨 마셨다.”며 막걸리 한말에 맥주 두병을 섞은 ‘비탁(비루+탁주)’이라는 술을 돌렸다는 일화를 소개하고 “우리가 잘 살게 돼 입맛이 변한 것인지, 배합비율을 몰라서인지, 나중에 혼자 만들어봐도 그 맛이 나지 않더라.”고 돌아봤다.구미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강빈/박정애 지음

    “성품이 흉험하고 행실이 좋지 않았다. 이재를 추구해 많은 재물을 모았고 그 재물로 사람을 잘 유인했다. 세자가 없을 때는 시강원의 장계를 가져다가 임의로 써넣기도 하고 삭제하기도 했으니 부인의 도리와 분수를 지키지 않았다.…세자가 병이 있는 데도 잠자리를 같이 할 정도로 음란했고, 임금의 처소 가까이에서 큰 소리로 발악할 정도로 불순하고 거셌다.” 조선시대 인조와 효종대의 실록이 전하는 소현세자빈 강씨, 즉 강빈의 모습이다. 그러나 소설가 박정애(36·강원대 스토리텔링학과 교수)는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느냐에 따라 진실의 얼굴은 네모졌다가도 둥그레지는 법”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강빈을 여필종부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개척한 선구자적인 여인으로 끌어올린다. 최근 펴낸 역사소설 ‘강빈’(도서출판 예담)에는 작가의 이런 ‘여성주의적’ 역사관이 그대로 녹아 있다. 강빈(1611∼1646)은 열다섯 살에 ‘한번 들면 영결’이라는 구중궁궐의 왕실 여인이 된다. 하지만 병자호란의 패배로 남편 소현세자, 시동생 봉림대군과 함께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가 심양에서 9년 동안 인질생활을 한다. 그러나 강빈은 힘든 볼모생활에 굴하지 않고 소현세자를 도와 서양 문물을 도입하고, 청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며, 대규모 영농과 국제무역에서 큰 성과를 거둔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간 대가는 가혹했다. 고국으로 돌아온 소현세자는 청과 짜고 자신을 몰아내려 한다는 인조의 의심으로 귀국 두달만에 독살 당하고,1년뒤 강빈도 조씨 저주사건 주모자이자 임금의 음식에 독을 넣었다는 죄목으로 서른여섯의 나이에 사사당하고 만다. 왕실 여인들은 흔히 지아비의 사랑을 얻기 위해 질투와 음모를 일삼거나, 당쟁에 휘둘리는 희생자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실록이 전하는 강빈의 모습 또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작가는 이런 중세적이고 남성적인 시각을 단호히 거부한다. 작가가 그리는 강빈은 꿈과 사랑을 위해 자신의 열정을 아낌없이 불사른 더없이 매력적인 인물이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Metro] “세운상가 개발 신중해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자문기관인 이코머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회가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세운상가 개발 계획’과 관련, 시에 재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코머스는 지난 9월 “세운상가 개발시 인근 종묘의 경관을 저해하지는 않는지 신중히 검토해달라.”는 내용의 권고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이 단체는 권고문에서 “세운상가 일대를 너무 높이 개발할 경우 종묘 주변의 문화적 경관을 해칠 수 있다.”며 사전에 경관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머스는 문화재와 기념물의 보호·보존을 위해 조사·연구를 수행하는 비정부기구로, 문화재 보존의 타당성 등을 조사해 유네스코에 자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국내법상 세운상가 일대는 문화재 보호구역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단 국제적인 단체의 권고인 점을 감안해 권고안을 우호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한국군 참전 삭제할 만큼 ‘우호적’ 금융시장 개방… ‘기회의 땅’ 부상

    |호찌민 이창구특파원|호찌민시 전쟁기념관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만행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나 한국군 참전에 대해서는 간단한 주둔 위치만 표시돼 있을 뿐, 다른 행적은 찾아볼 수 없다.KOTRA 호찌민무역관 이성훈 관장은 “전쟁기념관에서 한국군의 기록까지 삭제할 정도로 베트남은 한국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미 베트남의 가전제품 시장을 석권했고,GS건설 등이 대규모 부동산 개발에 착수했다. 거리의 자동차 가운데 70%가량이 현대자동차의 중고차들이다. 베트남 관료들은 한국의 ‘공업혁명’을 배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성훈 관장은 “선진국이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아 한국 업체가 베트남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베트남의 WTO 가입에 맞춰 미국과 일본이 베트남 투자를 대폭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GS건설의 베트남SPC 이상기 이사도 “WTO 가입으로 외국업체의 진입이 쉬워지고, 시장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도 높아질 것”이라면서 “베트남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에 관한 제도와 법규가 완비되지 않아 사업 인·허가가 나오기까지 3년 이상 걸린다는 점은 한국기업이 넘어야 할 과제다.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 추세에 있는 중국보다 베트남이 훨씬 개방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더욱이 금융시장의 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어 베트남은 국내 금융회사에 ‘기회의 땅’이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은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금융거래 가운데 한국의 은행이 담당하는 부분은 40%에 불과하다.”면서 “베트남이 동남아의 금융허브(중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내 은행이 미리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window2@seoul.co.kr
  • 직거래가 떴다

    직거래가 떴다

    고구마 매출액이 일년 만에 2억 9600만원에서 26억원으로 9배가 늘어 대박을 터트렸다. 전남 해남산 ‘밤·호박 고구마’가 TV 홈쇼핑에 방영된 뒤 날개 돋친 듯 팔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는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중간상의 농간을 막는 효과가 있다. 나아가 주먹구구식이던 농수산물 유통체계에 일대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전남도는 4일 “올해 11월까지 도와 시·군이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도내 농수특산물 3106억원어치를 팔았다.”고 밝혔다. 도는 대도시 직거래장터, 전남쌀 평생고객 확보, 대형 유통업체 납품,TV홈쇼핑, 남도장터 운영, 수도권 전남쌀 판촉단 활동, 각종 체험행사 등 전방위 판촉활동으로 2974억원의 농수 특산물을 팔았다. 서울특별시와 함께 설과 추석 두번에 걸쳐 개최한 직거래 장터에서 24억 7000만원을 비롯, 신세계이마트, 롯데백화점, 신원골프장, 서울 포이동 등 4개 직판행사에서 18억 5200만원 등 모두 43억 32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유통업체와의 우호협정 체결을 통해 신세계이마트, 미사랑인들, 인터넷쇼핑몰 G마켓, 한국급식관리협회,(주)토지 등 7개 업체에 673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공무원이 앞장 선 전남 쌀 평생고객으로 20만명이 고정고객으로 등록했다. 더불어 전남산 쌀의 이미지가 높아지면서 597억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올해 1월부터 전남쌀 판촉단에서는 육군복지단, 한화국토개발, 오뚜기 식품 등 10개 업체에 105억원어치를 납품하고 있다. 더욱이 새로운 유통시장으로 뜨고 있는 TV홈쇼핑에서는 해남고구마와 전복 등 농산물 78억원어치를 팔았다. 전남도의 사이버쇼핑몰인 남도장터(회원 7273명)에서도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증가한 7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이밖에 전남상품 설명회와 유통업체 바이어와 수도권 교장단 초청 체험행사 등 발로 뛰는 판촉활동으로 1471억원을 팔았다. 한편 강진군은 최근 광주 신세계백화점에서 열린 향토 농수특산물 판매전에서 5일 동안 3억 7100만원이라는 놀랄 만한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렇게 도내 22개 시·군이 독자적으로 307차례에 걸친 대도시 농수산물 특판전을 통해 15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박래복 전남도 농산물유통과장은 “직거래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을 안겨줘 유통체계 개선에 신호탄이 됐다.”며 “앞으로 수도권 직거래시스템 도입, 유통업체 고정납품 확대 등으로 농산물 제값받기와 판로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中·日 급속 해빙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양국은 지금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의 지난 3일 언급은 일본 아베 정권의 출범 이후 가까워지는 중·일 관계를 직접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두 나라는 도쿄 하네다-상하이 홍차오(虹橋) 공항간 전세항공편 취항, 가족 단위 중국인 여행객에 대한 일본측의 비자발급 등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4일 양국 언론이 보도했다. 최근 중국과 일본은 2년 만에 방위 교류도 재개했다. 또 역사 공동연구도 진행하기로 합의하는 등 고이즈미 일본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냉각됐던 양국 관계를 빠르게 회복해가고 있다. 내년 봄 9년 만에 중국 국가원수의 일본 방문까지 추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의 관계개선 의지는 당면한 현안이라기보다는 각자의 정치·경제·외교적 수요에 따른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일 관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아베 정권으로서는 ‘아시아 외교’의 회복을 통해 고이즈미 정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해야 하고,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중국 시장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필요도 있다.”고 분석했다. 고이즈미 총리 시절 중·일 관계는 ‘정치적으로는 냉각돼도 경제 교류는 뜨겁다.’는 ‘정냉경열(政冷經熱)’로 알려져 왔지만,“경제 교류가 정치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게 많은 외교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해 있는 많은 일본 기업가들을 만나보면 극심한 반일 감정 때문에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정치적 우호 관계를 회복하면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중국 내륙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한 일본의 전 고위관료가 1000여명의 기업인과 관료를 이끌고 나와 현지인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한 중국인 관계자는 “베이징∼상하이간 고속철도 사업에서 ‘죽은 카드’로 알려진 일본의 신칸센이 전폭적인 기술이전을 전제로 다시 하나의 카드로 되살아날 수도 있다.”고까지 말했다. 중국으로서도 주변국과의 ‘조화’로운 외교 측면에서뿐 아니라 에너지, 환경 등을 비롯한 일본의 선진 기술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이 같은 중·일 관계 개선과 관련, 한 외교 관계자는 “한·중·일이 여러 측면에서 ‘제로섬’ 관계에 있지는 않지만, 세부적으로 어떤 결과가 파생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j@seoul.co.kr
  • [책꽂이]

    ●조선통신사 일본과 통하다(손승철 지음, 동아시아 펴냄) 조선통신사를 통해 조선과 일본은 외교문제를 해결하고 물자와 문화를 교류했으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통신사의 규모는 400명선. 평균 30년에 한번씩 일본을 방문한 통신사 행렬은 일본인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통신사를 조공사로 취급했다. 이 책은 왜구의 약탈이 시작되는 1350년부터 부산왜관이 무력으로 점령되는 1872년까지 조선시대 520년간의 한·일 관계사를 통시적으로 다룬다.1만 2000원.●신의 아들 홍수전과 태평천국(조너선 스펜스 지음, 양휘웅 옮김, 이산 펴냄) 아편전쟁과 함께 근대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중국은 무기력하게 영국에 패하면서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이 외부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내부 갈등이 폭발한다. 태평천국의 난 혹은 태평천국운동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전란이었다. 학자들은 이 사건으로 무려 2000만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한다. 이 책은 이 엄청난 사건의 전말과 그 핵심인물의 삶을 다룬다. 저자는 미국의 중국사 학계를 대표하는 역사학자.2만 9000원.●국가의 품격(후지와라 마사히코 지음, 오상현 옮김, 북스타 펴냄) 무사도는 원래 가마쿠라 막부시대 ‘전투의 규칙’으로, 전쟁터에서 페어플레이 정신을 강조한 것이었다. 그러나 260년간의 평화로운 에도시대에 무사도는 모노가타리(이야기), 조루리(낭송 대사곡), 가부키(전통 무대극), 고당(講談, 야담) 등의 예술양식을 통해 상인계층인 초닌(町人)과 농민들에게까지 전해졌다. 무사계급의 행동규범인 무사도가 일본인 전체의 행동규범으로 변모해간 것이다. 저자(오차노미즈여대 교수)는 ‘명품국가’를 만들기 위해선 이같은 무사도정신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1만 1000원.●심심한 두뇌를 위한 불량지식의 창고(멘탈 플로스 편집부 엮음, 강미경 옮김, 세종서적 펴냄) 단 것을 즐긴 인물로는 단연 히틀러가 꼽힌다. 그는 채식주의자인데다 과음을 삼갔지만 사탕과 과자라면 사족을 못 썼다. 차를 마실 때마다 설탕을 일곱 티스푼씩 집어넣었고, 포도주를 마실 때도 너무 쓰다는 이유로 설탕을 탔으며, 손님들에게도 아이스크림과 사탕을 대접했다고 한다. 이 책은 성서의 일곱가지 죄악에 속하는 자만·탐욕·욕망·질투·식탐·분노·나태 등의 항목으로 나눠 ‘음지의 지식’을 다룬다.1만 3500원.●이것이 영지주의다(스티븐 횔러 지음, 이재길 옮김, 샨티 펴냄) 정통 기독교에 의해 이단으로 박해받아 3,4세기 이후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간주된 영지주의. 그러나 그 가르침과 의식은 서양 문화 곳곳에 배어 있다. 영지주의자들은 구원이란 예수와 같은 ‘빛의 사자’에 의해 영적인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창세기’를 교훈이 담긴 역사로 읽지 않고 의미를 지닌 신화로 읽는다. 이 책은 초기 기독교 시대 영지주의자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탄생하고 지지를 받았으며 ‘이단’으로 내몰렸는가를 초기 기독교의 정전화(正典化) 과정을 통해 살핀다.1만 3000원.
  • [세계의 싱크탱크] (15) EU연구 최첨단 ‘유럽정책센터’

    [세계의 싱크탱크] (15) EU연구 최첨단 ‘유럽정책센터’

    |브뤼쉘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 현안에 대한 최첨단 싱크탱크’유럽정책센터(EPC,www.epc.eu)가 유럽통합 연구에 대해 갖는 자부심이 농축된 말이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중심 루아가 155번지의 레지당스 플라스 건물 4층에 자리잡은 EPC는 EU집행위·의원·각료는 물론 EU에 관심이 있는 단체라면 누구나 반길 만한 ‘따끈한 자료’를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유럽연합 확대에 우호적이고 남다른 관심을 가진 영국 언론인 존 팔머 등 3인이 중심이 돼서 세운 EPC가 9년만에 괄목상대할 만한 도약을 한 배경은 무얼까? 먼저 유럽의 유력 인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와 자문위원회의 ‘휴먼 네트워크’가 강점이다.EU집행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하이웰 세리 존스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 피터 프라제 국립벨기에은행 이사, 마리아 조앙오 로드리게스 리스본대 교수 등 정치·기업·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해 EPC의 주제를 풍부하게 하고 힘을 더해준다. 여기에 연구팀의 적절한 주제 선정, 발빠르고 심도 있는 연구와 발표, 지구촌의 주요 기관·단체·기업 등을 멤버십으로 확보한 점 등도 오늘의 EPC를 만든 요인이다. 안토니오 미시롤리 수석정책분석가는 EPC의 특징과 관련, “EU 정책당국과 관련 단체 사이에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현안에 대한 논쟁 마당을 제공한다.”며 “우리의 입장이나 사상을 출판해 적극 알리는 것도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속하고 심도있는 연구활동 EPC는 2년 단위로 몇개의 프로그램을 정하고 관련 태스크포스를 운용하는 기동력있는 방식으로 활동한다.EU 및 지구촌 이슈에 대한 폭넓고 날카로운 연구를 내걸고 ▲유럽 확대와 이웃 국가 ▲유럽 안보 ▲유럽과 아시아 ▲고용과 일자리 ▲유럽 정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설 연구팀인 EPC의 정책분석팀은 자문위원회 아래 구성된 태스크포스와 전문가 그룹과 긴밀하게 연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분석·정리한다. 또 EU집행위원회등 다양한 전문가 그룹과의 조찬 회동 및 토론회도 정기적으로 연다. 이를 통해 연구 분석 결과를 EU집행위 등에 전달해 현실 정치나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EPC는 매년 4페이지 안팎의 ‘이슈 보고’‘정책 브리핑’과 30여쪽이 넘는 심도 깊은 ‘정책 보고서’를 수십편 발표한다. 지난해 ‘이슈 보고’ 23편의 주제에는 ‘EU헌법 비준’‘키프로스 문제’‘유럽 재정’ 등이 포함돼 있다.‘EU와 아시아 통합과정’‘EU-일본 싱크탱크 원탁회의’‘EU와 홍콩’ 등도 등장한다. 동시에 자체 온라인 신문인 ‘도전 유럽’에 게재하고 400여 정부기관·공익재단·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회원들에도 직접 전달한다. 또 지난해부터는 젊은 연구자들과의 협력체제도 강화,‘유럽의 아이디어 공장’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주문자 생산방식의 정보제공도 EPC의 다른 특징은 독특한 멤버십 제도. 현재 한국의 EU대표부와 무역진흥공사 벨기에 지사를 비롯한 400개 정부기관, 시민단체, 기업, 비정부기구 등이 회원이다.EPC 재정후원그룹이자 지구촌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데 기지 역할을 한다. 기업은 플래티넘·골드·실버·브론즈급으로 나눠 연 2500∼1만유로(약 300만∼1200만원)로 회비를 차별화한다. 비정부기구나 외교대표부 회비는 낮다. 회원들에게 EU행사와 정책 브리핑 등의 행사에 참석할 권한을 준다.‘주문자 방식’에 따른 정보도 제공한다. 개인은 회원이 될 수 없다. 자문위원회 회장인 피터 서덜랜드 BP회장은 “EPC가 현재 EU연구를 주도할 수 있는 근본적 배경에는 이 다국적 후원자가 결정적”이라고 설명할 정도다. 또 지난 2002년부터 ‘킹 보두앵 재단’(벨기에 로토 수익금의 일부로 운영하는 공익재단)과 이탈리아 ‘상 파올로 회사’와 맺은 전략적 파트너 제도도 인상적이다. 멤버십과 ‘전략적 파트너’에서 받는 지원금이 EPC 예산의 63%를 차지한다.EPC는 이 시스템을 이용, 재정적 안정성과 현안 관련 자료 교환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이루고 있다. vielee@seoul.co.kr ■ “타협과 결합 정신 되살린다면 문화격차 극복 유럽통합될 것” |브뤼쉘 이종수특파원|“현재도 그렇지만 유럽통합으로 가는 길은 민감한 과제가 수두룩하다. 그러나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타협과 결합’의 정신을 살린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유럽정책센터(EPC)의 수석 정책분석가 안토니오 미시롤리는 ‘유럽의 앞날’을 낙관한다.‘수렁’에 빠졌다는 터키 가입 문제도 그렇다. 수석 정책분석가는 EPC의 야전사령관이다. 주제 선정에서부터 분석·발표 등을 총괄 지휘한다. ▶지난해 프랑스·네덜란드가 유럽헌법 비준을 반대했는데. -현재 가장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다. 두 나라 국내 사정이 맞물려 있어 내년에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회원국이 압력과 설득 등 강온 전략을 구사하면서 노력해야 한다. ▶현재 EU가입을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회원국과 터키의 갈등을 푸는 방법은? -회원국 내 입장도 엇갈린다. 다른 문화에 대해 배타적 입장의 회원국도 문제지만 EU가 요구하는 정치·경제적 기준을 거부하는 터키도 문제가 있다. 인내심을 갖고 풀어야 한다. ▶내년에 EU에 가입할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노동자에 대해 영국이 제한적 입국을 허용하는 등 노동시장 문제도 통합의 장애물 아닌가? -외국인 노동자의 적응 문제와 민족주의가 섞여서 나타난 문제다. 개별 국가의 노동시장 현황도 무시해선 안 되지만 EU 법규를 존중해야 한다. ▶유럽에 불고 있는 극우파 혹은 우파 바람에 대해서는? -이데올로기 문제가 아니라 대중주의(포퓰리즘)성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벨기에, 오스트리아, 프랑스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잠재돼 있다. 세계화로 소외되거나 몰락한 계층의 불만이 외국인에 대한 반발로 이어졌다. ▶불법이민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마피아 등 범죄 조직망이 조직적으로 불법이민을 조장한다. 모든 해안선을 감시할 수도 없고 육로 접경지역이 많아 공권력으론 통제가 어렵다. 그는 이탈리아 피사의 스쿠올라 노르말 대학에서 ‘현대사’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디킨슨대학에서 강의했다.EU·국제문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 사이의 중부 유럽’(2005년) 등을 출간했다. vielee@seoul.co.kr ■ ‘우리의 유럽’등 140여곳… 특정지역연구 한계 내년에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을 앞둔 유럽연합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필요성에 견줘 유용한 자료는 많지 않다. 주 벨기에 대사관 겸 구주연합대표부가 발행한 ‘EU정책 브리핑’(2004년)과 ‘EU를 알면 우리가 보인다’(2005년)가 그나마 EU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시켜준다.‘EU를 알면’은 딱딱한 제도나 정책 뒤에 숨은 역사적 배경·문제점 등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 좋은 길라잡이가 된다. EU 관련 싱크탱크는 주로 통합 논의가 본격화된 1980년대 후반에 세워졌다.EU통합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인 자크 들로르가 1996년에 세운 싱크탱크 ‘우리의 유럽´(Notre Europe) 홈페이지(www.notre-europe.eu)에서 소개하는 싱크탱크는 유럽에만 140여곳. 대부분 개별 국가나 특정 지역 연구나 정치·경제 등 부분적인 연구에 머무는 게 한계다.EU 싱크탱크에 걸맞은 활동을 하는 곳은 EPC를 비롯,‘유럽정책연구센터(CEPS,www.ceps.be)´,‘우리의 유럽´ 등이다. vielee@seoul.co.kr
  • 한진해운 경영권 향방 ‘BW’가 변수?

    한진해운 경영권 향방 ‘BW’가 변수?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이 26일 별세함에 따라 한진해운 경영권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해운은 표면적으로는 한진그룹 계열사다. 한진그룹 회장은 고(故) 조 회장의 맏형인 조양호씨다. 그러나 한진해운은 일찌감치 고 조 회장 몫으로 분류돼 독립경영을 펴왔다. ●외국계주주 적대적 M&A 시도 가능성 한진해운의 지분구조를 보면 고 조 회장이 6.87%로 개인 최대주주다. 외국계가 34%로 상당히 높다. 특히 이스라엘 해운갑부인 새미 오퍼가 본인 소유 투자회사로 알려진 필릿매러타임을 통해 최근 지분율을 12.76%까지 올려 적대적 인수 및 합병(M&A)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한진해운측은 “자사주(8.78%)와 대한항공(6.25%) 등 우호지분을 모두 합하면 26.78%나 돼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조양호 회장 ‘백기사´ 역할 언제까지 조양호 회장의 대응이 변수다. 그동안 누누이 공언해온 대로 ‘백기사’ 역할을 한다면 회사측 설명대로 M&A 위험은 없어보인다. 하지만 백기사를 넘어 더 ‘욕심’을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회장이 당분간 후견인 역할을 하면서 지분을 늘리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한진해운을 ‘접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고 조 회장은 슬하에 두 딸을 두었지만 아직 경영을 맡기에는 어리다. 큰딸은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둘째딸은 고등학생이다. 2001년 발행한 신주인수권부 사채(BW)도 변수다. 한진해운 주식발행물량의 18%나 된다. 주식 전환은 지금도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행사된 적은 없다. 행사기간은 2009년까지. 문제는 이 BW의 실제 소유주가 확실치 않다는 점이다. 발행 당시 소유주는 말레이시아계 투자회사(PVP)였다. 한진해운측은 “설사 주식전환이 이뤄지더라도 고 조 회장이 공동 의결권을 갖고 있고 이 권한을 유족이 상속받게 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 조 회장이 일찌감치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착시켜 당장 경영 공백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당분간 박정원 사장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화교재벌 리카싱·차카이 父子 홍콩 최대 통신업체 경영권 다툼

    세계 최고의 화교 재벌 집안이 기업 경영권을 둘러싼 부자지간의 불화로 시끄럽다. 리카싱(사진 왼쪽) 홍콩 허치슨 왐포아·청쿵그룹 회장에 대한 둘째아들 리차카이(리처드 리·오른쪽)의 반발이 불거져 나오면서 무성했던 불화설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홍콩 최대 통신기업 PCCW의 경영권을 둘러싼 부자지간의 힘겨루기 양상이다. 아들은 아버지가 자신을 밀어내고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며 반발한다. 리처드 리는 PCCW 주식 23%를 가진 최대 주주이자 회장. 다음주 주주총회를 앞두고 그는 22일 “소액 주주들이 (아버지측의)인수 시도를 부결시켰으면 좋겠다. 나는 PCCW를 계속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우호적인 중소 주주를 끌어모아 끝까지 일전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집안 싸움이 만천하에 드러난 발단은 리처드 리가 경영난에 빠진 PCCW 지분을 매각하려고 내놓으면서다. 미국 뉴브리지 캐피털과 호주 매쿼리은행이 거의 인수할 뻔했으나 베이징 당국이 제동을 걸어 실패했다.“공공성이 강한 통신산업이 외국 자본에 넘어가선 곤란하다.”는 메시지였다. 이 틈에 PCCW는 금융전문가 프랜시스 렁이 이끄는 컨소시엄에 매각될 상황에 놓였다. 렁은 리카싱이 가장 신뢰하는 투자자문가. 홍콩 금융계에선 “아들의 회사를 아버지가 되사는 것”이라고 표현한다.개성 강한 아들이 PCCW와 관련, 아버지의 청쿵그룹이나 허치슨 왐포아와 선을 긋고 독립체제를 유지하면서 괘씸죄를 산 것이 보복을 불러왔다는 시각도 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외환銀 재매각 계약 론스타, 수일내 파기”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론스타와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재매각 계약이 며칠 내에 파기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론스타가 실제로 계약을 깰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T는 “매각이 철회될 경우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아시아의 시티은행’을 꿈꿨던 국민은행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평판도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은 인터뷰에서 “계약 파기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지난 8월부터 파기 가능성을 언급해 왔지만 외환은행 헐값 매각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이전과는 무게가 사뭇 다르다. 금융권은 여전히 검찰과 국민은행을 향한 ‘압박용 발언’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국민은행도 “계약 종료에 대해 협의하지 않았고, 파기를 통보받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론스타에 대해 우호적이고, 한국 금융감독당국과 검찰을 비판해온 FT가 ‘파기 임박’을 보도했다는 점에서 ‘언론 플레이’일 수도 있다. 또 국민은행은 여전히 매각 대금을 가장 빨리 입금시켜 줄 매력적인 협상 대상이다. 그러나 단순한 엄포성 발언만은 아닐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매각 협상에 깊숙이 관여한 한 인사는 “국민은행 외에 대안이 없다고 판단하면 큰 오산”이라면서 “론스타가 이미 해외의 제3후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검찰의 수사 발표에서 2003년 론스타와 정부 관료간의 ‘커넥션’이 언급되기만 하더라도 계약은 깨질 수 있다. 론스타가 실제로 계약 파기를 공식 선언하면 외환은행은 해외 제3자에게 매각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러나 론스타가 해외의 제3후보를 물색했다면 이미 자본시장에 시그널이 왔을 텐데, 아직 조짐이 없다는 게 M&A(인수·합병)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론스타로서는 제3자 매각이 힘들 경우 최근 새롭게 들고 나온 카드인 외환은행 배당과 우량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도 있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려면 론스타는 2∼3년 더 외환은행을 보유해야 한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관악구·런던 킹스턴구 협력증진

    서울 관악구 김효겸 구청장이 지난 14일 영국 런던 킹스턴 메리 레이드 구청장과 우호협력 증진을 위한 의향서를 교환했다. 김 구청장은 킹스턴구의 공식 초청을 받아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내딛어 발전적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는데 합의했다. 의향서에 따르면 두 도시는 앞으로 현안을 논의하고 정보를 교환해 주민 서비스를 향상하는데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또 실무자의 교환 방문을 장려하며 교육·문화·경제 등 다양한 분야까지 우호관계를 넓혀가자고 뜻을 모았다. 특히 관악구가 추진중인 영어마을 유치와 원어민 강사 초빙에 대해 킹스턴구가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뉴몰던 지역에 킹스턴구가 있다는 점을 고려, 김 구청장은 영국 교포들과 만남의 자리도 마련했다. 석일수 한인회장과 김동환 목사를 예방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국유학생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가졌다. 교포들은 “킹스턴구와 우호협력을 다지면 한인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관악구·런던 킹스턴구 협력증진

    관악구 김효겸 구청장이 지난 14일 영국 런던 킹스턴 메리 레이드 구청장과 우호협력 증진을 위한 의향서를 교환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 13일 킹스턴구의 공식 초청을 받아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내딛어 발전적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는데 합의했다. 의향서에 따르면 두 도시는 앞으로 현안을 논의하고 정보를 교환해 주민 서비스를 향상하는데 보조를 맞추기로 합의했다. 또 실무자의 교환 방문을 장려하며 교육·문화·경제 등 다양한 분야까지 우호관계를 넓혀가자고 뜻을 모았다. 특히 관악구가 추진중인 영어마을 유치와 원어민 강사 초빙에 대해 킹스턴구가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뉴몰던 지역에 킹스턴이 있다는 점을 고려, 김 구청장은 영국 교포들과 만나의 자리도 마련했다. 석일수 한인회장과 김동환 목사를 예방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국유학생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가졌다. 교포들은 “킹스턴구와 우호협력을 다지면 한인사회에도 긍정적은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中·日 2008년까지 역사 공동연구

    |베이징 이지운·도쿄 이춘규 특파원|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회담을 갖고 두나라가 역사 공동 연구에 합의했다고 양국 언론들이 17일 전했다. 그동안 정부 차원의 역사 공동연구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온 중국이 이번에 일본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한 외교 전문가는 분석했다. 두나라는 각각 10명의 학자로 위원회를 꾸린 뒤 ‘고대사’와 ‘근현대사’ 2개조로 나누어 매년 교대로 회의를 주관하기로 했다.당장 연내로 1차 회의를 마치고 ‘중·일 평화우호조약’체결 30주년을 맞는 2008년내로 최종 연구결과를 내기로 했다. 책임기관으로는 중국사회과학원의 근대사연구소와 일본 국제문제연구소가 각각 선정됐다. 그러나 한·일간 역사 공동연구의 전례에서 보듯, 정부 차원의 연구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도출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jj@seoul.co.kr
  • 한·중 정상회담 “9·19성명 조기이행” 촉구

    |하노이 박홍기특파원|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17일 6자회담을 조기 재개하고, 지난해 6자회담서 합의한 북핵 9·19 공동성명 방안 중 가능한 부분을 조속히 이행하는 조치가 긴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베트남을 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시내 대우호텔에서 후 주석과 50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달 13일 중국 베이징 회담에서 논의된 공동의 관심사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트남과의 양자 회담에 이어 18일 미국·일본·캐나다와의 양자 회담, 한·미·일 3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중 두 정상은 특히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미 양측이 서로 많은 접촉을 갖고 신축성을 보이면서 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에서 중국이 갖고 있는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더 많이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후 주석은 한국이 가진 독특한 지위를 활용, 북한과 미국 양측이 서로 신뢰를 갖고 대화를 하도록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지역 안보 전체에서 양국의 인식과 전략을 같이 나누면서 외교당국간의 더욱 긴밀한 협의를 통해 실천적 조치를 취해 나가기로 했다. 또 북핵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외교적 해결 방안이 6자회담 참가국 어느 나라보다도 한·중 양측 당사자의 이익에 부합된다는 데도 입장을 같이했다. 노 대통령은 18일 오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6자회담 조기 재개와 함께 9·19 공동성명의 실질적 이행 방안을 중점 논의할 방침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한·미·일 3자 정상회담의 의제도 한·미 양자회담의 의제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3자 회담은 지난 2002년 10월 멕시코 APEC 정상회의 때 열렸었다. 송 안보실장은 “3자 회담에서는 6자회담에 복귀해 9·19 공동성명을 조기에 이행하는 방안을 놓고 어떻게 합의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hkpark@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팔레스타인 총리 내정자 샤비르

    ‘총장님이 잘해낼 수 있을까?’ 극단적인 반목을 거듭해온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파타당이 차기 총리로 모하메드 샤비르(60) 전 이슬람 대학 총장을 추대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13일. 그는 가자시티에서 작은 차를 손수 운전하고 있었다. 1993년부터 이슬람 대학 총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은퇴한 그는 팔레스타인에서 ‘총장님’으로 통한다. 이스마일 하니야 현 총리 등 숱한 제자들이 현재 하마스의 간부로 일하고 있다. 그렇다고 좀더 온건하고, 중도적인 파타당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도 아니다. 생전의 야세르 아라파트를 그는 자주 찾았고 후계자인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과도 대화를 나누는 등 어느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평을 들었다. 관리들은 아바스가 그를 천거했다고 전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샤비르는 이스라엘에 대한 태도와 관련, 한번도 공언한 적이 없지만 주위에선 매우 실용적인 인물이라고 평한다.AP통신은 그가 테크노크라트 위주의 내각을 통솔해 내정에 힘쓰는 한편, 아바스는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비르는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와 인터뷰에서 “공식 임명된 다음에야 이스라엘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실주의자답게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에서 태어나 이집트에서 약학을 공부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한 샤비르는 미국에 상당히 우호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그의 등장은 지난 4월 하마스 집권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재정 지원을 차단한 서구와의 관계 개선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독실한 이슬람 교도인 샤비르는 이전에도 내각장관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뿌리친 바 있으며, 대학 총장 시절 경호원과 운전사를 사양한 일은 널리 알려져 있다. 부인은 현재 여성부 차관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15일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이 이스라엘의 시데롯에 떨어져 중상을 입은 민간인 2명 가운데 한 여인이 사망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 대변인이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어떤 세력과도 공동정부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도 그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증시·IT ‘好’ FTA ‘惡’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한국의 주식·채권 시장과 IT업종 등에는 긍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 부문을 중심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승리로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 관계 개선에 따라 ‘북핵 리스크’가 줄고 미국 경제 둔화에 따른 한국 경제 둔화 가능성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 등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점쳐진다.”고 전망했다. 증시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수혜업종 차원에서 기술주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IT업종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재정흑자 기조를 선호하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국채 발행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미국 채권시장에 긍정적 요인이 되고 이는 또 국내 채권시장에도 우호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미국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 건전한 재정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재정적자가 급증,2006회계연도(2005년 10월∼2006년 9월) 2477억달러(232조원)에 달했다. 공 연구원은 “기업 친화적 정서를 가진 공화당이 패해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어 대체 투자처인 채권시장이 주목을 받는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노동조합을 지지기반으로 강한 보호주의 색채를 띠고 있어 한국의 대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한·미 FTA협상에서 자동차·섬유 등 제조업 분야의 미국측 노조의 입김이 강화되면서 우리측의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 배상근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소득·분배’에 관심이 많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향후 한·미FTA협상은 불확실성이 높아지게 됐다.”면서 “향후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경하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괴테, 순수한 동방을 노래했다

    “북쪽, 서쪽, 남쪽이 산산조각 나고/왕좌들은 부서져 왕국마다 떨고 있으니/달아나라 그대여, 순수한 동방에서/옛 족장들의 숨결을 맛보아라/사랑과 술과 노래 더불어/키저의 샘물이 그대를 젊게 하리니.” 독일의 문호 괴테가 쓴 ‘헤지르’라는 시의 한 대목이다. 헤지르는 마호메트가 기원 622년 고향 메카로부터 메디나로 이주해 이슬람의 기원을 세운 사건을 가리키는 아랍어 ‘헤지라’를 프랑스어로 옮긴 것. 괴테는 아랍 문화가 프랑스를 통해 유입됐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프랑스어 번역을 택했다. 괴테는 일찍이 ‘세계문학’을 주창했다. 문학이란 모름지기 각 민족이 지닌 개별성을 존중하는 한편 인류의 보편적이고 우주적인 세계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데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괴테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글을 썼다.‘서동(西東) 시집’(안문영 등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은 괴테의 그런 문학관이 그대로 녹아 있는 세계문학의 모델이 될 만한 작품이다. 괴테는 근대 유럽이 마지막으로 낳은 ‘보편적 천재’, 근대 최고의 교양인으로 불린다. 시·소설·희곡 등 문학 장르에서 뿐만 아니라 해부학·광학·식물학·광물학 등 자연과학 부문에서도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 게르만적이고 현학적인 자만에서 벗어나 세계시민으로서의 시각을 얻기 위해 괴테는 이슬람 세계와 중국은 물론, 한국에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을 기울였다. ‘서동 시집’은 괴테가 중세 페르시아의 시인 하피스의 시들을 읽고 감흥받아 지은 연작시 형태의 시집이다.239편의 시가 12개의 시편으로 나뉘어 묶였다.‘서동’은 유럽과 동양의 세계를 아우른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말. 괴테는 나폴레옹 전쟁 이후 국수적인 민족주의로 인해 유럽이 극심한 분열에 빠진 데 대해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그 때 읽은 하피스의 순결한 시들은 괴테로 하여금 내면의 원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할 만큼 충분히 감동적인 것이었다. 노시인의 눈에 비친 동방 세계는 신과 족장의 권위를 경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자유분방한 시인의 노래를 사랑할 줄 아는 순수의 땅 그 자체였다.‘서동 시집’은 그처럼 젊고 순수한 동방에 대한 찬가다. “존경하는 마음으로/그대의 질문에 답하노라/내가 복 받은 기억력 덕분에/‘코란’이 명한 유언을/고스란히 간직하고/경건한 자세를 지녀/평범한 일상의 해악이/나뿐만 아니라/선지자들의 말씀과 그 씨앗을/소중히 여기는 자들을 건드리지 못하므로/내게 그런 이름을 주었노라.”(‘하피스’중에서) 아랍어로 하피스는 ‘코란’을 완전히 외우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새롭고 낯선 문화를 받아들여 내적인 조화를 이룩하고 민족간의 이해를 도모하려는 드넓은 포용의 정신이 전편에 넘쳐 흐른다. 괴테는 동방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마르코 폴로를 비롯해 하피스의 시를 번역한 폰 하머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왜곡된’ 동방수용사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괴테의 이 같은 깨어 있는 의식은 오늘날까지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1998년 유대 출신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가 유대·아랍 민족간의 화합을 위해 만든 오케스트라의 이름을 ‘서동 시집 오케스트라’라고 지은 것도 그 한 예로 들 수 있다. 책에는 괴테가 ‘서동 시집’에 실린 시들의 내용과 문체가 당시 독자들에게 낯설게 비칠 것을 염려해 지은 ‘서동 시집의 더 나은 이해를 위한 메모와 논고’도 함께 실려 있어 관심을 모은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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