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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수엑스포 결선투표서 성과 있을 듯”

    한덕수 국무총리가 유럽 4개국 순방과 뉴욕 유엔기후변화 고위급회담 일정을 마치고 26일 오후 귀국했다. 한 총리의 이번 외국 순방은 표면상으로는 방문국들과의 경제협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에 방점이 찍혀 있으며, 방문 일정도 철저히 그에 따라 짜여졌다. 개최 여부가 판가름나는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를 두 달 앞두고 ‘부동표’ 공략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한 총리는 이번에 프랑스와 헝가리, 노르웨이, 스웨덴 등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국가들을 돌면서 유치 외교전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유럽에 속해 있거나 인접해 있는 경쟁국 폴란드와 모로코에 비해 지정학적·문화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경제협력’ 카드를 내세웠으며,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우선 한 총리는 헝가리에서 주르차니 페렌츠 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간 통상·투자 협력강화와 헝가리 진출 한국기업에 대한 투자환경 개선 등에 대해 중점 논의했다. 특히 여수엑스포가 헝가리 기업의 아시아 진출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한 총리는 이어 옌스 스톨텐베르크 노르웨이 총리와의 회담에선 노르웨이가 크게 관심을 두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를 부각시키며 ‘환경엑스포’를 지향하는 여수엑스포 지원을 요청했다. 그리고 스톨텐베르크 총리로부터 “아직 누구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여수 엑스포의 주제가 기후변화와 지속성장 문제와 연관이 있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번 순방에서 우리나라보다는 모로코나 폴란드에 우호적인 나라들로부터 여수엑스포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을 조금이라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개최지가 1차 투표를 거쳐 결선투표까지 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 방문 성과가 그때 빛을 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38)정묘호란 일어나다 Ⅲ

    [병자호란 다시 읽기] (38)정묘호란 일어나다 Ⅲ

    조선 사신이 ‘재조지은을 배신할 수 없다.’며 침략을 힐문했을 때 아민은 즉각 반박했다. 반박의 핵심은 ‘조선이 명의 은혜만 기억할 뿐 자신들이 베푼 은혜에는 눈을 감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민은 과거 울라(烏拉)의 부잔타이(布占泰)가 조선을 침략했을 때 자신들이 부잔타이를 설득해 침략을 중지시켰던 것, 심하 전역 때 포로로 잡은 조선 병사들을 송환해 준 것 등 ‘은혜’를 열거했다. 그러면서 조선이 모문룡을 편들고 군량을 제공했던 것, 누르하치가 죽었을 때 조문(弔問)하지 않은 것 등을 침략의 원인으로 제시했다. ●형제관계를 받아들이다 아민은 자신들이 군사를 일으킨 것이 정당하다고 강변하면서, 조선 사신들에게 계속 싸울 것인지 화약(和約)을 맺을 것인지 택일하라고 요구했다. 자신들은 조선의 토지와 백성에 아무런 욕심이 없으며 조선이 화의를 바란다면 국왕이 신임하는 사람을 속히 보내라고 닦달했다. 아민은 사신인 강숙 일행이 돌아가는 편에 자신의 사자 아본(阿本)과 동나미(董納密) 등을 동행시켰다. 그들이 떠난 뒤 전진을 멈추고 중화에서 1주일을 더 머물렀다. 휴식을 취하면서 조선의 답변을 기다리자는 심산이었다. 당시 후금군이 화의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월28일 아민이 보낸 사신 일행이 강화도 건너편의 풍덕(豊德) 부근에 당도했다. 조선 조정은 ‘오랑캐 사신(胡差)’을 어느 길로 들이느냐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인조는, 조선인들이 평소 이용하지 않는 샛길로 호차를 데려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호차가 전하는 국서를 직접 받지 않겠다고 했다. 화약을 맺어 후금군을 돌아가게 하는 것은 급하기는 했지만 ‘오랑캐’와 직접 대면하는 것은 도무지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2월2일, 호차가 갑곶(甲串)을 통해 강화도로 들어왔다. 그가 소지한 국서에는 ‘명과의 관계를 끊되, 후금이 형이 되고 조선이 아우가 되는 형식으로 화약을 맺자.’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인조는 신료들을 불러모았다.‘명과의 관계를 끊는 것은 대의에 어긋나는 것이니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원칙이 다시 확인되었다. 인조는 형제의 명칭은 다툴 필요가 없다고 했다. 조선은 후금 측이 조선과 명 사이의 기존 관계를 용인해 준다면 화의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척화파들이 들고 일어났다.2월3일, 태학생 윤명은(尹命殷) 등이 상소를 올렸다.‘오랑캐 사신의 목을 베어 명나라로 보내고 의병을 일으켜 성을 등지고 결전을 벌이겠다.’는 내용이었다. 예빈직장(禮賓直長) 강유(姜瑜)도 비슷한 내용의 상소를 올렸다. 인조와 반정공신들이 주축인 비변사는 뜨끔했다. 비변사는 ‘오랑캐와 화친하려는 것은 전쟁을 완화시켜 종사(宗社)를 보전하려는 부득이한 계책’임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외방에서는 ‘조정이 대의를 망각하고 더러운 오랑캐와 우호를 맺으려 한다.’는 유언비어가 떠돌고 있다고 우려했다. 인조는 여론을 의식하여 다시 교서를 반포했다.‘종사의 위기를 늦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오랑캐와 화친하지만 명과 관계를 끊으라는 요구만은 절대로 따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오랑캐와 화친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광해군 정권을 타도하고 들어선 인조정권은 광해군대의 ‘화친’을 반복하는 데에 여론의 따가운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강홍립과 유해의 화의 주선 2월5일 조정은 회답사 강인(姜絪)을 임시로 형조판서에 임명하여 적진으로 보냈다. 그가 가져간 국서에서 ‘명나라를 배신할 수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또 의연히 천계(天啓) 연호를 사용했다. 후금 측은 반발했다. 그들은 ‘천계’의 ‘계(啓)’ 자 대신 ‘총(聰)’ 자를 쓰라고 종용했다. 자신들의 연호를 사용하라는 요구였다.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까지 진격하여 1년 동안 머물며 철수하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당시 후금군 지휘부는 계속 전진할지의 여부를 놓고 의견이 서로 달랐다. 총사령관 아민은 다른 장수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서울로 전진할 것을 고집했다. 귀순한 한인(漢人) 출신 장수 이영방(李永芳)이 반대하자 아민은 이영방에게 “내 어찌 너 같은 오랑캐 놈을 죽이지 못할까?”라고 면박을 주었다. 졸지에 ‘오랑캐’로 전락한 이영방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아민의 동생 지르갈랑(濟爾哈朗)과 다른 장수들이 모두 나서서 설득한 뒤에야 아민은 전진하겠다는 고집을 꺾었다. 2월9일, 후금 측이 보낸 강홍립과 박난영(朴蘭英), 호차 유해(劉海)가 강화도로 들어왔다. 후금군 지휘부는, 천계 연호를 포기하지 않는 조선 측의 태도가 불만스러웠지만 화친을 깨려는 마음은 없었던 것이다. 2월10일, 인조는 강홍립과 박난영을 접견했다. 두 사람 모두 심하 전역에서 투항했던 이후 9년 만의 귀환이었다. 상당수 신료들은 강홍립의 목을 쳐야 한다고 아우성을 쳤다. 하지만 인조는 그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강홍립은 인조에게 “모진 목숨 죽지 못하고 9년 만에 전하를 뵈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러면서 인조에게 후금 측의 내부 사정을 상세하게 보고하고 강화를 맺는 것이 절실하다고 했다. 유해는 본래 한인(漢人)으로 후금으로 귀순한 인물이었다. 후금 측이 그를 사신으로 보낸 것은, 조선이 한인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상황을 염두에 둔 조처였다. 실제로 유해는 조선 조정으로부터 과거 명의 칙사들처럼 대접받고 싶어했다. 그는 ‘조선이 오로지 명분에만 집착하여 종사가 망하고 백성들이 죽어 가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화친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촉구했다. 조정은 원창부령(原昌副令) 구(玖)를 원창군(原昌君)으로 삼아 그를 왕제(王弟)라고 칭하여 후금군 진영으로 보내기로 했다. 일종의 볼모였다.2월15일에는 목면 1만 5000 필, 면주(綿紬) 200 필, 백저포(白苧布) 250 필 등을 후금군 진영에 보냈다. 일종의 세폐(歲幣)였다. 원창군을 파견하고 세폐를 보냄으로써 화친을 위한 기본 토대는 마련되었다. ●인조, 맹세 의식에 태연 조선과 후금의 화의 과정에서 마지막 걸림돌은 화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하늘에 고하고 맹세(盟誓)하는 문제였다. 후금 측은 국왕과 후금 사신이 동참한 가운데 흰말(白馬)과 검은 소(黑牛)를 잡아 하늘에 제사지내는 의식을 거행하자고 요구했다. 조선 조정은 그것을 비루하게 여겨 거부하려 했다. 언관(言官)을 비롯한 상당수 신료들은 ‘존엄한 천승지국(千乘之國)의 임금이 개돼지와 더불어 맹세하는 것은 죽어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격렬히 반대했다. 후금 측은 완강했다. 아민은, 맹세를 기피하는 것은 겉으로만 화친하려는 것으로 끝내 거부한다면 다시 싸워 승부를 가리자고 협박했다.‘청실록’이나 ‘만문노당(滿文老)’을 보면 누르하치가 주변 부족들을 복속시킬 때마다 희생을 잡아 회맹(會盟)하는 장면이 나오거니와 만주족의 입장에서 맹세는 서로의 신의(信義)를 담보하는 의식이었다. 신료들과는 달리 인조는 맹세 의식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맹세는 대의와는 무관하다. 두 마리 가축을 아끼려다가 위망(危亡)을 초래할 수는 없다.”며 맹세와 관련된 책임은 자신이 모두 지겠다고 나섰다. 3월8일, 인조는 대청에 나아가 향을 피우고 하늘에 고하는 예를 몸소 거행했다. 조선 신료들과 호차들이 각각 동쪽과 서쪽 계단에 도열하여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 인조가 예를 마치고 행궁으로 돌아가자 만주인들이 흰말과 검은 소를 잡아 피와 골을 그릇에 담았다. 조선 신료들과 호차들은 새로 만든 서단(誓壇)에 서서 맹세문을 낭독했다.‘조선이 향후 후금을 적대시하여 나쁜 마음을 품으면 이와 같이 피와 골이 나오게 되고, 후금이 나쁜 마음을 품으면 역시 피와 골이 나와 하늘 아래서 죽게 될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정묘호란이 화친으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이괄의 난이 남긴 후유증을 비롯한 내정을 추스르기에도 여유가 없었던 조선과 잠시 서진(西進)을 멈추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 절실했던 후금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특파원 칼럼] 미국이 보는 한국 대선

    며칠 전에 워싱턴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가 한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장문의 보고서를 발표했다.‘한국의 변덕스러운 정치 조망’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보고서에는 미국이 오는 12월에 실시되는 한국의 대선을 어떻게 바라보는가가 잘 나타나 있다. 우선 미국은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보고서에는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는 문구가 몇 군데 들어있다. 물론 이 후보가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많이 앞서 있지만 진보 진영의 후보가 결정되면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하면서 1∼10%포인트 차이의 승부가 될 것으로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반면 미국이 ‘꺼리는’ 후보는 김근태·정동영 의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미국 투자가 입장에서 보면 후보 가운데 김근태와 정동영이 탈락하거나 큰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적었다. 이 보고서는 두 후보를 가장 진보적이고 ‘반(反) 기업적’이라고 지칭했다. 보고서는 진보진영의 후보 가운데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다. 대체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손 전 지사를, 노무현 대통령은 이해찬 전 총리를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는 노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도 담겨 있다.“진보 진영의 후보 가운데 누구도 노 대통령처럼 한·미관계를 분열적으로 만들거나 미국으로부터 독립적인 외교정책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보고서 말미에 한국 대선과 관련, 미국 정부가 취해야 할 ‘조치’들도 제안했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이 한국의 ‘386이후 세대’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1980년대 학생운동을 이끌면서 반미 성향에 빠졌던 386세대보다는 그 다음 세대가 미국에 우호적이라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만일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한국 정부가 대북정책 등과 관련해서 무조건 미국 정부의 입장을 따를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차기 대통령은 보수 또는 진보라는 이념적 성향을 갖겠지만 그가 추진하는 정책은 다분히 중도적일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예상했다. 이 보고서는 여러모로 참고할 만한 점이 많지만 한국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에 어떤 ‘한계’가 있다는 점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보고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호남지역에서 지지를 받을 수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면서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80년에 광주를 무자비하게 진압했기 때문”이라고 기술했다. 보고서를 쓴 전문가에게 “박 전 대통령은 79년에 사망했으며,80년에 광주를 진압한 중심인물은 전두환 장군”이라고 지적해줬다. 그 전문가는 “나의 실수”라고 인정하며 “보고서를 내기 전에 다른 한반도 전문가 3명에게 회람을 시켰지만 아무도 그같은 잘못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1년전에 서울의 주한대사관으로 부임하는 미국 외교관과 골프를 함께 친 적이 있다. 당연히 한국의 대선이 화제에 올랐다. 이 외교관에게 “한나라당 경선은 이명박과 박근혜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자 “이회창은 어떠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무심코 이회창 전 총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지만,‘미국이 이 전 총재를 지지하는가’라는 의문도 생겼다. 며칠 뒤 주미대사관의 고위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그 얘기를 꺼냈다.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이 전 총재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아직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한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얘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한국을 모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dawn@seoul.co.kr
  • 北-UAE 대사급 관계 수립

    북한과 걸프지역 산유 부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18일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다.UAE 관영 WAM 통신은 이날 양국이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한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 서명식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서명식에서 “상호 협력과 우호관계를 증진하고 이해를 돈독하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걸프지역에서 쿠웨이트를 비롯해 오만, 예멘, 카타르 등과 수교했으며 쿠웨이트에 주재 대사를 파견해 걸프지역의 외교 업무를 담당해 왔다. 서 UAE 국영 부동산개발업체 ‘에마르 프로퍼티스’의 회장이자 두바이 경제개발장관인 알리 라시드 알라바르가 지난 5일 평양을 방문하면서 양국의 관계 개선이 점쳐졌다.두바이 연합뉴스
  •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上) 베이징은 화장실 혁명 중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上) 베이징은 화장실 혁명 중

    |베이징(중국)글 조덕현특파원| 중국이 2008 베이징올림픽에 대비해 ‘화장실 혁명’을 꿈꾸고 있다. 외국인들에게 중국의 화장실은 지저분한 ‘공포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올림픽을 계기로 화장실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워낙 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아 화장실 전체가 개선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행사를 개최한 경험이 많지 않은 중국이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어 우리나라 화장실 관련 기업들의 중국진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올림픽 앞두고 화장실 개보수 바람 중국 정부가 올림픽에 대비해 내놓은 화장실 대책은 단순·명확하다. 관광객들이 ‘8분 이내’에 화장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베이징 전역에 2만개의 공동화장실을 짓고 있다. 이 때문에 베이징 거리에는 공공화장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또다른 방안으로 건물의 화장실을 모두 개방하기로 했다. 이런 대책 탓인지 중국의 주요 상가의 화장실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8분 안에 화장실에 접근하도록 한 것은 중국인들이 8(八)이란 숫자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八’자가 발전(發展)이나 경제적 번영(發財)을 의미하는 ‘發’자와 발음이 비슷해 8이라는 숫자를 좋아한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이 ‘2008년 8월8일 오후 8시 8분’에 열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중국 화장실 시장´두고 세계가 각축 한국과 중국간에 화장실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박명재 행자부 장관은 지난 3∼5일 베이징을 방문해 민정부 장관 및 중국대외우호협력협회 관계자와 협의를 하면서 1988년 서울 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 준비 때의 노하우를 충분히 전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중국측 화장실 관련 공무원들이 우리나라 화장실을 견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로 했다. 아울러 베이징에서 한국의 화장실 관련 기업들의 제품설명회를 개최해 한국제품의 중국 진출 기회도 늘릴 예정이다. 지능형, 테마형 등 다양한 형태의 화장실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은 세계 화장실 용품의 20%를 생산하는 수출국이다. 그러나 중국에는 외국의 유명브랜드들이 모두 진출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낙후된 중국 화장실 산업을 선점하려는 의도에서다. 베이징의 새로운 번화가인 왕후징거리의 동안시장 화장실은 중국 공무원들이 가장 잘된 화장실로 내세우는 곳이다. 양변기와 화변기를 골고루 갖추었고 어린이를 위한 소형 변기도 여러개 설치돼 있다. 출입문은 사람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꾸몄다. 아동용 화장실에는 아이들을 위해 로봇 그림이 그려져 있고, 변기도 장난감처럼 앙증맞다. 화장실 입구에는 TV가 설치돼 있는데 하루 종일 음악이 흘러 나온다. ●재래시장 등은 여전히 불편 많은 관광객이 찾는 자금성의 화장실은 마치 잡화점 같다. 화장실 입구에서 1회용 카메라와 선글라스, 담배, 빵, 음료수 등을 팔고 있다. 내부에는 중국 군인들의 열병광경이 방영돼 이용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물이 없어도 되는 우리나라 소변기도 설치돼 있다. 하지만 서민들이 즐겨 찾는 재래시장인 왕징 중화시장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전형적인 중국화장실이다.5개의 대변기가 있는데 앞이나 옆으로 칸막이가 전혀 없다.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총회 조직위 변경수 베이징협력관은 “관공서의 손길이 미치는 곳은 많이 개선됐지만 그렇지 못한 재래시장 등은 여전히 예전처럼 화장실이 지저분한 편”이라고 말했다. hyoun@seoul.co.kr
  • [씨줄날줄] 확장외교/이목희 논설위원

    “이제 휴대폰이 없으면 외교도 못하겠어요.” 외교부 관리가 국제협상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속도를 얘기했다. 대사관을 통해 논의를 진척시키기엔 모든 분야의 속도가 너무 빨라졌다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차분히 전화해도 늦은 감이 있다고 했다. 언제 어디서든 상대국 주요 인사와 통화하면서 현안을 논의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했다. ‘휴대폰과 이메일 외교’ 시대를 맞아 상주공관의 효용성은 떨어졌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최병구 노르웨이 대사는 ‘외교 이야기’란 저서에서 영국의 베테랑 외교관 크리스토퍼 메이어의 예를 들고 있다.200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블레어 당시 영국 총리는 내심 민주당 고어 후보의 당선을 바랐다. 공화당 부시가 승리하자 블레어는 걱정이 컸다. 그때 미국 주재 영국대사 크리스토퍼가 나섰다.“염려 마시라, 부시는 내 손 안에 있소이다.” 크리스토퍼는 영국 정부가 민주당과 가까운 게 불안했다. 공화당의 ‘인물’로 부시를 지목하고, 출마선언 훨씬 전부터 공을 들였다. 텍사스로 부시를 찾아가기도 했고 측근인 라이스·울포위츠와 가까워지려 노력했다. 부시가 집권한 뒤 부시·블레어 관계를 단번에 ‘최우호’로 끌어올린 것은 물론 그 스스로 워싱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사가 됐다. 본부에서 오는 전문 지시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재외공관은 시대를 따라잡지 못한다. 휴대폰 통화나 일년에 몇 번 만나서는 만들지 못하는 인간관계를 현지에서 구축하는 일이 공관의 주요 임무가 되어야 한다. 내년에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고, 일본 역시 아베 총리 사임으로 최고지도자가 바뀐다. 한국의 국익을 최대화하는 인맥을 찾는 데 공관이 앞장서야 한다. 전통 외교는 상대국 외교부를 담당하는 것이었다. 속도의 시대에 재외공관의 확장외교가 필요하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에서 아래위로 활동 폭을 넓혀야 한다. 크리스토퍼 대사의 사례가 위로의 확장을 대표한다. 아래로의 확장은 ‘공공외교’의 전개다. 현지 일반인들과 대화·접촉 기회를 늘려 한국 호감도를 높이는 것이다. 웹채팅, 강연, 워크숍, 바자회 등 수단은 다양하다. 우리 외교관들의 분발을 바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디워’ 美개봉 첫날 수익 14억원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Dragon Wars)는 괴수영화가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영화 비평란을 통해 “만약 당신이 일본의 괴수영화를 그리워한다면 용기를 내라.”며 이렇게 평했다. 이어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 영화를 즐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워는 지난 13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이집션 극장에서 시사회를 가진 뒤 14일부터 미국 내 2275개 극장에서 개봉됐다. 개봉 첫날 현지 반응은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반면, 관객들은 우호적인 평가를 내렸다. 보스턴 헤럴드는 “디 워는 킹콩과 고질라, 나이트메어를 적당히 섞은 것보다 못하다.”고 혹평했다.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언론들과 반대편에 서있다. 뉴욕타임스의 관객 점수는 별 3개 반으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줬다. 한편 디워는 개봉 첫날 155만달러(약 14억 4300만원)를 벌어들여 박스 오피스 5위에 올랐다. 이는 ‘더 브레이브 원’(2755개 455만달러),‘미스터 우드코크’(2231개 275만달러),‘3:10 투 유마’(2667개 274만 5000달러),‘슈퍼배드’(2910개 167만 5000달러)에 이은 좋은 성적이다. 또한 역대 미국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첫날 가장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역대 북미지역에서 개봉 첫주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한국영화는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로 2004년 29개관에서 개봉 첫주 36만 3439달러의 수입을 기록했었다. 앞서 미국의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는 “디워는 괴물들이 로스앤젤레스 시내를 파괴하는 심형래 감독의 영화”라고 소개하면서 공상과학 영화팬들에게 괜찮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후쿠다 대세론 ‘후끈’

    |도쿄 박홍기특파원|오는 23일 ‘포스트 아베’를 뽑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후쿠다 야스오(71) 전 관방장관의 선출이 유력시되고 있다. 아소 다로(66) 간사장이 주도하는 ‘아소파’를 뺀 자민당 8개 계파 모두가 후쿠다 전 장관을 지지하고 나섰다. 자민당은 14일 총재 선거를 고시했다. 이로써 선거전은 아베 신조 총리의 노선 탈피를 기대하는 파벌로부터 고른 지지를 이끌어내며 급부상한 후쿠다 전 장관과 초반의 대세론에 불을 붙여 반전을 노리는 아소 간사장의 한판 승부로 치닫고 있다. 후쿠다 전 장관은 이날 저녁 기자들을 만나 “개혁은 계속해 나가야 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추진한 구조개혁의 방향은 옳다.”고 밝힌 뒤 15일 출마 회견을 갖기로 했다.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 소속인 후쿠다 전 장관은 고가, 야마사키, 다니가키, 쓰시마 등 각 파벌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심지어 계파에 속하지 않은 의원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고이즈미 전 총리도 후쿠다 전 장관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후쿠다 전 장관은 아소 간사장이 아베 신조 총리의 실정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적 시각 속에서 뜨고 있다. 후쿠다 전 장관은 1976∼78년 총리를 지낸 후쿠다 다케오의 장남이다. 와세다대 출신으로 마루젠 석유회사에 다니다 40세 때 부친의 비서를 시작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후쿠다 전 장관이 총리에 선출되면 일본 최초의 ‘부자(父子) 총리’로 기록된다. 고이즈미 총리 시절 3년반 동안 관방장관을 역임하다 2004년 5월 연금 미납 문제가 드러나 사임했다. 특히 대북 관계에서는 ‘비둘기파’ 쪽에 속했다. 중국과는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로 맺고 있다. 한순간에 수세로 몰린 아소 간사장은 이날 “여기서 그만두면 또 파벌간의 담합으로 총리가 결정된다.”면서 “최후까지 당원, 국민에게 정책을 제시해 당당하게 싸우겠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아소 간사장은 16명의 자기 계파 의원들을 기반으로 지난해 아베 총리를 지지했던 의원들, 중견 소장파 의원, 당원 등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면서 기반을 넓혀나갈 방침이다.hkpark@seoul.co.kr
  • [특파원 칼럼] 귀공자 아베의 몰락, 그 여진은/ 박홍기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퇴장은 초라했다. 출범 때 ‘전후세대의 첫 총리’로서 갈채를 한몸에 받으며 ‘아름다운 나라로’를 외치던 패기는 전혀 찾을 볼 수 없었다. 사임을 밝힐 때는 눈물이 비칠 만큼 궁상스러웠다. 또 “무책임하다.”,“왜 이제서야”라며 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아야 했다. 아베 총리의 사의는 확실히 느닷없다.“정권을 운영하는 게 더이상 곤란하다. 국면 전환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11월1일 만료되는 테러특별법을 연장할 수 없는 벽을 사임의 이유로 내세웠다. 일본 국민들은 사임의 시기와 명분에 어리둥절했다. 참의원 선거에 패배하면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하고도 국민들이 명확하게 ‘노’라고 했을 땐 총리직을 위해 안감힘을 썼다. 지난 10일 임시국회의 연설에서도 선거의 참패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국정 방향을 제시했던 터였다. 따져보면 국민의 지지가 없는 정국의 현실을 뒤늦게 깨달은 꼴이다. 자신의 몰락에 대한 자인이다. 아베 총리의 등장은 좀처럼 변화가 없는 일본 사회에 신선한 바람으로 다가왔다. 정치적 경륜은 일천한 ‘풋내기’였지만 개혁에 대한 확실한 소신이 내세웠던 까닭에서다. 취임하자 곧바로 미국에 앞서 중국과 한국을 방문, 관계 개선을 모색했던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지지율은 60%대를 웃돌았다. 지난해 10월9일 한·일 정상회담 뒤 청와대의 만찬장에서 한국어로 ‘한·일 우호협력관계의 발전을 기원하며’라는 등 만찬사를 읽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적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전후체제의 탈피’라는 기치 아래 내세운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는 추상적인 탓에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끼리끼리의 ‘친근 정치’에다 ‘관저 정치’는 당과 내각을 무력화시켰다. 더욱이 각료들의 비리 의혹을 무턱대고 “문제없다.”는 식으로 감싸고 나섰다. 관리능력과 내각통솔력의 부재다. 결국 ‘자신들을 위한 정치’에 국민들은 질렸다. 정치에서 멀어졌다. 반면 아베 총리의 허점을 꿰뚫은 민주당은 ‘생활이 제일’이라는 모토로 반사이익을 얻었다. 아베 총리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도련님이라는 뜻의 일본어인 ‘봇짱’이라는 별칭을 가졌듯 타협보다는 힘의 논리에 앞섰다. 과반수가 넘는 여당을 활용,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정대로 법안을 밀어붙였다.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법과 교육기본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민들의 눈에는 개혁 강박증이자 독선과 오기정치로 비쳐졌다. 아베 총리는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치의 말로를 보여줬다. 일본 국민들도 깨달은 듯싶다. 국민들의 30%가 최근 총리로서의 자질로 정책실행력을,28%는 판단력을,18%는 예측력을 꼽았다. 국민적 인기, 윤리관, 인품, 국제적 감각 등은 6∼1%에 그쳤다. 일본의 외교 전문가는 “아베 총리는 ‘샌드위치’ 신세였다.”면서 “기득권의 힘에 눌려 개혁은 물론 국제관계에서도 어설플 수밖에 없었던 측면도 강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자민당은 23일 총재 선거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주변국과의 관계에 개선에도 적극적인 데다 협애한 역사인식에 사로잡히지 않은 총리를 뽑기를 기대한다. 엄정한 시선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도 100일이 채 남지 않았다. 일본과의 정치제도는 분명 다르다. 그렇지만 지도자의 리더십에 따라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다시 한번 증명해 줬다. 한국의 대선 후보들도 다소 욕심이겠지만 좀더 똑바로 민심을 들여다 봤으면 한다. 국민을 위한 각오도 새롭게 다지길 바란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문화마당] 단일민족의 신화 넘어서기/허동현 경희대 사학 교양학부장

    얼마 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단일민족을 강조하는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사회·문화적 인식이 다양한 인종들 간의 이해와 우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한국 사회의 다(多)인종적 성격을 인정하고 이에 걸맞은 적절한 조치를 사회·문화·교육 분야에서 취하라는 권고를 한국정부에 전해왔다.“단일민족 국가인 한국에서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은 존재하지 않지만 단일민족이란 생각이 빚은 ‘순혈’에 대한 자부심이 ‘혼혈인’ 차별을 유발하고 있다.”는 한국정부의 보고서에 대해 “순혈과 혼혈이라는 단어가 인종적 우열주의를 퍼뜨린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우리 역사는 몇 년이지요?”라는 질문에 “반만년”이란 답이 스스럼없이 입에서 튀어나오듯이, 한국인 모두는 단군의 자손으로 단일민족이란 오랜 관념이 우리 뇌리 깊숙이 똬리를 틀고 있다. 허나 오늘 한국사회는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접어든지 이미 오래이다. 요즘 농촌지역 신혼부부 열 쌍 중 두 쌍 이상이 국제결혼으로 맺어지고, 코리안 드림을 품고 이 땅에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도 50만명을 상회한다. 더 이상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른 이들은 낯선 타자가 아니라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일원이다. 신화화된 단일민족 관념과 아직 충분히 자각되지 못한 다인종 사회의 현실이 서로 부딪치고 있는 오늘 한국인의 내면 깊숙한 곳을 지배하는 것은 복제 오리엔탈리즘일 수도 있다.R와 L을 본토인처럼 발음하게 하려고 어린 아이들의 혓바닥을 절제하는 수술을 서슴지 않으며, 서구인의 생김새를 흉내내 콧날을 세우고 쌍꺼풀을 성형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우리들은 하얀 가면 너머로 세상을 보는 데 너무도 익숙하다. 이주노동자라도 피부색과 생김새에 따라 하늘과 땅 정도로 차이 나게 대우하며, 양첩과 천첩의 소생을 서자(庶子)와 얼자(孼子)로 차등을 둔 조선시대 사람들처럼 오늘의 우리도 부모의 피부색을 기준으로 혼혈인을 갈라 세운다. 그러나 우리 의식 속 깊이 깔려 있는 타자에 대한 깔봄이 인종주의에서 유발된 것만이 아님은 같은 혈통의 고려인, 조선족, 재일동포, 재미동포에 대한 서열화된 차별대우에서 알 수 있다. 그것은 분명 단일민족의 신화가 빚은 인종적 차별이 아니라 돈의 유무에 기반을 둔 물신주의의 산물임에 진배없다. 사람됨을 재는 척도를 재물의 많고 적음에 둘 수 없듯이, 인종과 문화가 다른 이들을 그들이 속한 사회나 국가의 물질적 풍요와 빈곤의 정도에 따라 내려 보고 올려 보는 것은 너무나 천박하다. 우리도 다른 선진 산업사회와 마찬가지로 3D업종 기피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이주노동자들로 채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종과 문화가 섞일 수밖에 없는 세계화의 시대를 맞아 우리 시민사회의 건강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타자들에 대한 개방성과 포용성을 키워야만 한다. 하인스 워드나 타이거 우즈의 사례가 웅변하듯이 ‘잡종 강세’는 인간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빈곤과 차별에 노출된 혼혈인, 그리고 이주노동자와 그 자녀들이 교육받고 생활하고 시민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가슴을 펴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 모두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데 머리를 맞대고 손을 마주 잡아야 한다. 국가·민족·인종·계급·성차(젠더) 등 모든 사회·문화적 울타리를 넘어 우리와 지향·이해·처지가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새로운 열린 민족의식과 건강한 시민의식을 창출해내는 것이 오늘 우리 시민사회에 주어진 시대적 책무가 아닐까? 베트남에서 온 산업연수생들의 한국어 교재에서 “우리도 사람이에요. 함부로 때리면 안돼요.”라는 낯 뜨거운 표현이 사라질 날이 어서 오길 소망하며 글을 맺는다. 허동현 경희대 사학 교양학부장
  • NYT “디워, 삼성과 같은 전략으로 美 진출”

    NYT “디워, 삼성과 같은 전략으로 美 진출”

    뉴욕타임스(NYT)는 10일 심형래 감독의 ‘디워’(미국명 Dragon Wars)가 14일 미국서 개봉되는 것을 소개하면서 현대, 삼성이 초기의 품질과 유통 문제를 극복하고 업계의 거물이 된 것처럼 심 감독도 영화사업에서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고자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문화면이 아닌 경제면에 디워 관련 기사를 싣고, 심 감독이 적절한 방법이 구사되면 한국의 대중문화가 최근 몇년간 동남아와 중국에서 이뤘던 것과 같은 인기를 미국에서도 끌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국 영화의 주를 이루는 멜로드라마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미국에서 외국 영화가 수백개의 극장에서만 개봉되도 다행인데 디워는 2천개 극장에서 개봉된다면서 한국의 전설을 기초로 만들어진 디워는 다른 한국 영화와 달리 영어로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심 감독이 애국심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기업들의 투자를 설득하기도 했다면서 섬성 고위 인사들에게 소매 유통망에 전시된 TV에서 디워의 예고편을 틀어줄 것을 요청했고 결국 미국내 18만개 TV 세트에서 디워 예고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문은 가수 비의 지난해 미국 공연이 실망적이었고 올해 미주 공연도 시작 직전에 취소된 것 등을 예로 들면서 주류 연예분야에서 미국에 진출하려던 최근 한국의 시도들은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할리우드도 두려워하거나 하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미국에서 디워에 대한 평가가 그렇게 우호적이지만은 않고 마케팅업체나 배급사에서도 인터뷰 등에 소극적이라고 전하면서도 한국에서 상영 1개월여만에 6천만달러 이상의 표가 팔리는 흥행을 거둔 디워가 한인들이 많은 로스앤젤레스 같은 곳에서는 많은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영화제작사는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버넌 스미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세계경제 전망’ 대담

    버넌 스미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세계경제 전망’ 대담

    서울신문사는 10일 연세대학교 상경대학에서 노벨상 수상자 버넌 스미스교수, 연세대학교 정창영 총장, 경제학과 한순구 교수와 ‘세계경제 전망’이라는 주제로 좌담을 가졌다. 좌담은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미스 교수가 ‘제2회 노벨연세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면서 마련됐다. 좌담은 편집국 임태순 부국장의 사회로 1시간 남짓 진행됐다. 스미스 교수는 가격 형성과 시장의 관계에 관한 실험적 연구를 통해 대안적 시장의 중요성을 밝히고 대안적 시장 모형을 엄밀한 조건하의 실험실에서 먼저 실험하면서 최적 모형을 찾아내는 이른바 ‘풍동 실험(wind-tunnel tests)’을 제창했다. 그는 제임스 멀리스 교수와 11일 오전 10시부터 11시40분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하향전망하는 등 여파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버넌 스미스 교수(이하 스미스 교수) 솔직히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아마 그래서 많은 기관의 예측이 엇갈릴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주택시장의 거품이 가장 큰 문제였을 것이다. 물론 1950년대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그 당시보다 거품이 더 크고 심각하다는 점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저소득 미국민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로 집을 샀지만 이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이 문제가 부동산 분야에만 해당된다면 공정한 해결책을 만들자는 예측을 할 수 있겠지만 다른 자산들과 연동돼 있으므로 예측은 더욱 힘들어진다. 사람들이 집을 사는 이유는 한 가지다. 어떤 바보에겐가 자신의 집을 팔고 자신은 발을 빼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반복된다. 현재의 시점에서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자신이 산 부동산을 다시 팔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세계 은행들은 투자가들의 유동성을 구축하는 쪽으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고 이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부동산과 금융 등은 서로 연결돼 있고 서로 의지하고 있으므로 결국은 한 곳의 유동성을 구축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일이다. 지금 투자가들이 유동성을 원하는 것 역시 부동산, 금융 등의 충돌을 좀더 완화시키기 위해서다. -정창영 연세대 총장(이하 정 총장)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는 처음에 예측했던 것보다 점점 커지고 있으며 정확한 피해를 규명하는 데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이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므로 결국은 진정국면으로 갈 것이다. -한순구 교수(이하 한 교수) 정 총장의 예측과 마찬가지로 서브프라임모기지가 장기적으로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제에는 호경기와 불경기의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고, 상당한 기간 호경기였던 미국 경제가 이제는 어느 정도 조정을 받는 사이클로 들어갈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스미스 교수에게 묻겠다. 당신은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 미국 증시의 낙관론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즉 현재는(지난 5월) 1990년대 말과는 달리 절대 거품상태는 아니라면서 주식매수에 나설 정도로 강세장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견해는 아직도 유효한가. -스미스 교수 여전히 사람들이 주식을 살 때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저널에 기고했던 내용을 지적하는 것 같은데 1990년대 당시에는 성장과 생산성 향상이 거품으로 일어나고 있었고, 지금은 주식시장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점에서 분명 다르다. 또한 미국의 주식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낮아지기를 바라고 있고, 주식의 총량은 많아지고 있으므로 향후 당분간 주식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래서 지금이 매수자들이 주식을 살 기회라고 생각한다. 주식시장은 한번의 충격이 있으면 분명 떨어진다. 하지만 시장은 다시 그 충격을 회복한다. 실제 올해에 들어서 시장은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매수자들이 낙관적인 자세를 갖느냐에 달려 있다. ▶인터넷의 발달, 반도체 성능의 향상 등으로 모든 것이 고도화·집적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전 지구적인 빈부격차, 분배의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나. -정 총장 우선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반대한다. 지난 20여년 동안 개도국의 경제성장률은 선진국의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는 5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났다. 물론 아프리카와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가난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중국과 같은 개도국의 소득 불균형 역시 매우 악화돼 왔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는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을 다른 세계들과 소통시키는 것이다.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 소득불균형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더 많은 선진국들의 사회 정책들이 소개되고 활용되는 것이다. -스미스 교수 총장님 말씀에 동의한다. 대표적 문제는 아프리카다. 아프리카는 분명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자원을 정부가 소지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정부는 그 자원을 쥐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데만 사용하고 있다. 알래스카의 경우 천연자원을 판매해 만들어진 자금의 25%를 국민들에게 동등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투자계좌로 적립하고 있다. 곧 천연자원은 정부가 아닌 사람들에게 가야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정부는 국민들의 구호 자금조차 자신들의 힘을 넓히는 데만 쓴다. 이러한 악순환이 지속되는 원인은 종족간 싸움이 많아 통치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만 해결된다면 아프리카가 선진국이 되는 데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한국의 사회비용은 잘 쓰이고 있다. 특히 교육 등으로 잘 사용돼 왔고, 그 결과 많은 부를 획득하는 밑거름이 되었고, 빠른 경제성장을 해낼 수 있었다. -한 교수 전자통신 산업의 발달은 빈부의 격차를 늘릴 수 있는 요소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 하지만 반드시 후진국이 불리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제는 미국의 기업도 반드시 미국에서 공장을 차릴 필요가 없고 교통 통신의 발달에 따라 우수한 인력이 있고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 등지로 옮겨가고 있다. 따라서 오히려 후진국으로서는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해 외국으로부터의 투자를 늘리고 경제를 발전시킬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같은 이유로 1차,2차 산업이 퇴조하고 서비스업이 비대해지고 있다. 서비스업의 성장은 또한 고용없는 성장, 집중화라는 문제를 드리우고 있다. 고용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수는 없나. -스미스 교수 서비스업은 노동집약적이지 않다. 오히려 노동에 대해 안정적이다. 서비스업은 앞으로 얼마든지 더 늘어날 수 있으므로 고용을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서비스업에 일자리는 많은데 거의 모두가 전문직이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젊은이들이 아버지 일을 물려받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두세 개의 직업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이직을 쉽게 할 수 있는 능력 역시 교육받아야 한다. 그럼 서비스업의 높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고, 서비스업은 반대로 고용을 늘리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용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수 없는지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미국이 아웃소싱을 멈춘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미국으로 인해 다른 나라가 전부 타격을 입고 타국의 아웃소싱 회사들이 다 무너질 것이다. 이는 당연히 좋은 전략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정책은 세계적인 경제 기계를 멈추지 않고 계속 돌리는 것이다. 즉 멈출 수 없는 기계를 돌리면서 고용과 성장을 동시에 이루어가는 것이다. 단 정부가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시장에 안정성을 부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정 총장 서비스업이 고용 없는 성장을 부른다는 의견 자체에 대해 반대한다. 오히려 고용 문제는 서비스업이 아니라 제조업에 있다. 또한 고용 없는 성장 역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실직률이 높아질수록 그것을 긍정적으로 보면 생산력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거쳐가야 하는 길이다. 하지만 고용창출을 위해 서비스업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국경제는 앞서 가고 있는 일본과 격차가 벌어지고 뒤따라 오고 있는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샌드위치 신세에 처해 있다. 한국경제가 현재의 정체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경제에 대해 조언을 들려달라. -정 총장 중국과 일본에 끼인 경제상황에 대해 대부분 한국인들은 비관적인데 반해 긍적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많은 발전을 했고, 인력자원을 축적해 왔으며,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우리는 중국보다 훨씬 많은 인적 자원을 집적해 왔으므로 그들의 급성장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오히려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일부는 지금의 상황을 두 마리 고래 사이에 끼인 새우 형상이라고 말한다. 물론 일본과 중국이 거대 경제국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더 빠르고 유연해지기만 한다면 새우가 아닌 돌고래가 될수 있다. 둘 사이에 끼이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탄력을 받아 튀어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스미스 교수 총장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오히려 한국과 중국에 쫓기고 있는 일본 경제에 해야 하는 질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다음의 세 가지 이유로 중국의 성장은 사람들이 예측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동안 지속될 것이다. 첫째로 시골 사람들이 전부 도시로 모이고 있다. 농업혁명은 사람보다 농업 기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력의 효율성 차원에서 경제 발전을 위한 인력이동이라고 보아야 한다. 중국 역시 농촌은 사람이 필요 없고 도시는 작아도 많은 사람이 필요하게 된다. 도시화가 경제 생산성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다. 둘째, 노동력이 풍부하므로 최첨단 기술만 사들이면 되는데 이미 중국은 한국에서 그 기술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곧, 경제성장을 위한 기술요소가 갖추어진 셈이다. 셋째, 중국은 사람들이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 시키고 있다. 현재도 교육 붐이 일어나고 있고 한국과 같은 우수한 인재들을 계속 배출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세 가지 준비를 통해 미국, 한국의 적이 아니라 오히려 어울리는 우호적인 경제국이 될 것이다. ▶중국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불안한 측면도 많다. 중국경제의 역할이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아울러 한·중·일이 지역경제협력체로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스미스 교수 그 문제는 정 총장께서 더 잘 아실 것 같다. -정 총장 중국 경제가 좀더 투명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일본·중국과 지역경제협력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농업 분야의 자유화에 대해 먼저 합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3국을 아우르는 정치적 리더십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한 교수 분명 중국 경제에 불안한 요소가 있고 앞으로 중국 경제가 등락을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일정기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본다. 한중일의 협력은 경제적으로는 바람직하지만,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갈 길이 멀다고 본다. 특히 북한 문제가 있고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인 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본다. 아직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일본과의 협력이 더 중요한 상황에서 중국과는 교역의 증대 정도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한다. 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기초과학은 자체 중요성보다 응용과학으로 발전될때 의미” “기초과학은 그 자체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실과 직결될 수 있는 응용과학의 영역으로 발전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교수들의 산업활동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일본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한국도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합니다.” 10일 연세대에서 개막된 ‘제2회 연세노벨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노요리 료지(野依良治·69) 나고야대 석좌교수 겸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 이사장은 과학의 연구와 교육 방식에 새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20년간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의 상당수는 기존 화학의 영역이 아닌 분자생물학이나 나노과학의 영역에서 배출되고 있다.”면서 “이는 전통적인 과학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만큼 전세계 연구자들과 교육자들은 변화를 인식하고 차세대 과학자를 육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요리 교수는 과학이 나갈 방향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환경적으로 무해한 녹색화학은 과학이 나아갈 분명한 방향”이라면서 “그러나 녹색화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유발했을 때의 인식과 동일한 수준의 인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사고의 전환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요리 교수는 9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일본 기초과학의 원동력으로 RIKEN을 꼽았다. 노요리 교수가 2003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RIKEN은 1917년 설립된 기초과학 종합연구기관으로 연구진만 3300여명에 이르며 세계 최대의 방사광가속기 ‘Spring8’과 세계 2위의 생물자원연구 시설 ‘BRC’ 등 최첨단 시설을 일본 전역에 걸쳐 보유하고 있다. 노요리 교수는 “RIKEN은 교육이 아닌 연구기관이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면서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공학 등 광범위한 분야를 포함하는 기초과학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결과를 곧바로 학계 및 산업부문과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요리 교수는 이날 오전 연세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창의성과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노벨상 수상 당시를 회고하며 “여기 있는 한국 학생들도 언젠가 스톡홀름으로 초청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대담자 프로필 ●정창영(63) 연세대학교 총장 ▲학력 청주고등학교-연세대학교 경제학과-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 대학원(경제학 석·박사) ▲경력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제학과 교수(1971년 9월∼ ), 연세대학교 총장(2004년 4월∼ ), 한국경제학회 회장(2002년 2월∼2003년 2월),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2002년 6월∼2003년 6월), 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 이사장(2004년 5월∼ ) ●버넌(79) 스미스 교수 ▲학력 하버드 대학교-하버드 대학원(경제학 석·박사) ▲경력 미국 공공선택학회·경제과학회 서부경제학회 회장, 국제실험경제학연구재단 총장 역임, 미국예술과학 아카데미 특별회원, 미국과학 아카데미 회원, 조지메이슨대학교 교수(2001년∼ ) ▲수상 애덤스미스상(1995), 노벨 경제학상(2002·대니얼 카너먼과 공동수상) ●한순구(38) 교수 ▲학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하버드 대학원(경제학 석·박사) ▲경력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2002년 9월∼ ), 한국계량경제학회 사무차장(2003년 3월∼2004년 2월)
  • 李 vs ?…전선없는 대선정국

    李 vs ?…전선없는 대선정국

    제17대 대선(12월19일)까지 앞으로 100일. 야당은 이명박 후보를 대선 후보로 일찌감치 정했으나 범여권은 후보 선정은커녕 경선 룰조차 정하지 못한 채 혼선을 빚는 이례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범여권의 지리멸렬에 더해 ‘이명박 대세론’을 위협할 만한 제 3후보도 쉽게 떠오르지 않고 있다.9일 이념이 아닌 실용을 들고 나온 이 후보의 일성은 2007년 대선 의제를 설정할 힘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남은 100일이 이대로 갈 것인가. 적지 않은 변수가 숨어 있다는 것이 정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범여 단일화·평화이슈 ‘주목’ 상황이 복잡하니, 모든 상황마다 변수가 숨어 있는 모양새다. 정치컨설턴트인 이경헌 폴컴 이사가 “일단 국민들이 알기 쉬운 구도가 돼야 한다.”고 분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본경선과 이후 범여권 주자들의 단일화 여부는 특히 주목할 만한 변수다. 이 이사는 이 후보의 대항마가 ‘친노’인지 ‘비노’인지 결정되는 시점에 가서야 대선 구도가 설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02년 경선과 같은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해도, 통합민주당의 후보가 결정되면 대선의 의제가 확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의 ‘경제대통령’에 맞설 여권의 메시지가 결정될 때, 여론의 의미 있는 판단이 시작돼 수도권·호남·30∼40대로 대변되는 부동층이 줄기 시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평화대통령’ 등이 여권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제대통령 vs 평화대통령 구도 갈 수도 통합민주당 후보가 10월15일 확정되더라도 그 다음날 확정되는 민주당 후보, 독자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등과의 단일화 문제가 남는다. 통합 주체들 모두가 시간과 지지율 등 각자 처한 환경이 비우호적임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단일화 전망을 밝게 한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행보나 호남 표심의 예측 불가능성 등은 단일화가 호락호락한 작업이 아님을 시사한다. 통합민주당 경선에서 ‘비노’ 주자가 확정됐을 때 ‘노심’의 향배도 관전 포인트다. 일찌감치 이 후보 중심 체제를 갖춘 한나라당도 돌발 변수가 생길 가능성 때문에 속을 끓이고 있다. 안으로는 박근혜 전 대표 끌어안기가, 밖으로는 이 후보 검증 대응 전략이 과제다. 정치컨설턴트인 김윤재 변호사는 “이 후보와 여권 후보의 1대1 구도가 만들어지면 박 전 대표의 역할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나라당이 참여정부의 과오를 부각시키며 ‘과거’에 초점을 맞춰 지지표를 결집시키고, 여권이 ‘미래’에 대한 공약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는 구도가 조성돼 한나라당 지지층 결집이 필요해질 때 박 전 대표의 역할이 생긴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충청권 등으로 이 후보가 어느 정도 외연을 확대할지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김 변호사는 지적했다. 정기국회 일정이나 검찰 수사 등도 잠재 변수라는 데 정치권은 동의했다.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BBK 투자사기 의혹 등 명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문제가 쌓여 있어 어떤 사건이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이 될지 의견이 분분하다. 신정아 동국대 전 교수나 부산 건설업자 김상진씨를 여권이 비호했다는 의혹도 ‘게이트’로 확대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남북 정상회담 등도 대선판을 흔들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잠복해 있다. 한반도의 평화 화해 분위기 조성이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으로, 실익 없는 종전선언 등의 결과가 나오면 오히려 여권이 ‘역풍’을 맞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신당 대선주자 정책토론] 토론회로 본 5者3角 전선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정동영·이해찬·유시민·한명숙 대선 경선 후보 5명은 7일 광주에서 열린 첫 정책토론회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외교·안보·통일 분야 토론회였지만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손학규와 정동영 후보간 치열한 설전이 오갔다. 친노(親盧)와 비노(非盧) 후보간 대치전도 전개됐다. 친노 후보들은 후보단일화를 의식해 비교적 공격적인 질문을 자제하는 등 ‘연대 전선’을 이뤘다. ●정, 거세게 손 몰아붙여 본경선 룰과 관련해 여론조사 반영 여부를 놓고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손 후보와 정 후보는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도 충돌했다. 예비경선에서 0.29%포인트 차로 분루를 삼킨 정 후보는 작심한 듯 손 후보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정 후보는 손 후보의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참여와 ‘금강산관광 중단’ 발언을 집중 거론했다. 정 후보는 “손 후보가 햇볕정책을 한나라당에서 찬성한 것은 대단한 용기이지만 결국 위기 때 진면목이 드러난다.”며 “지난해 핵실험 때 손 후보는 ‘국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금강산 관광 등 어떤 경제협력도 계속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철학이 없어서 냉탕·온탕을 반복하는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손 후보는 북한 핵실험 직후 ‘금강산 관광 중단’ 사실과 관련,“핵실험 당시 분명히 매를 들고, 안 되면 매 드는 시늉이라도 했어야 한다.”며 “북한에 되면 되고, 안 되면 안 된다는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PSI에 대해서도 “미국과 긴밀한 협조하에 대북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였다.”며 피해갔다. ●친노주자들 손·정 협공 토론회에서는 손학규 정동영 두 후보를 겨냥한 친노 주자들의 협공이 전개되는 등 ‘친노 대 비노’ 전선이 뚜렷이 형성됐다. 특히 ‘이-유-한’ 친노후보들은 사전에 입이라도 맞춘 듯 선두주자인 손 후보의 대북관을 집중 공격했다. 이 후보는 손 후보의 대북관을 겨냥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발언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며 “그래서 정체성에 자꾸 의심이 간다.”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손 후보의 ‘대선용 정상회담 노 생큐(No,Thank you)’ 발언을 문제 삼아 “대통령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처럼 말한 것을 해명하고 취소할 생각이 있느냐.”고 추궁했다. 한 후보도 “정상회담을 대선용 기획인 것처럼 말한 적이 있는데, 이는 일관되게 햇볕정책을 지지해온 손 후보 입장에서 보면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손 후보는 “대통령이 더 이상 대선에 관여하지 말아달라는 절실한 심정을 최강으로 강조한 것”이라고 말하고 “대통령이 너무 정치적인 발언을 많이 하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노 대통령을 향해 거듭 각을 세웠다. ●친노 연대 시너지효과 클듯 이해찬·유시민·한명숙 후보 등 친노주자 3인방은 외교·안보 정책에 관한 한 ‘이견 없는 일치’를 보였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정책은 친노 후보들의 동질성을 과시하는 현안으로 꼽힌다. 때문에 이날 토론회에서 세 후보가 밝힌 정책적 소견으로만 평가한다면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유 후보와 한 후보는 상호토론에서 손학규 후보의 “남북정상회담이 대선을 위해 치러진다면 사양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거듭 해명을 요구하는 등 협공을 펼쳤다. 반면 이 후보는 한 후보에게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정책을 잘 계승할 수 있는 후보”라고 추켜세우며 평화번영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는 등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남북경제공동체에 대한 로드맵을 밝히는 대목에서도 세 후보는 “한반도 평화체제가 남북 경제공동체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친노후보 단일화를 위한 기준으로 ‘정책적 통합’도 중요한 고려요인이라면, 이날 토론회는 세 후보간 연대의 시너지 효과를 예측케 했다. 한편, 정 후보가 유 후보에게 대북송금 특검에 대한 입장을 물어 눈길을 끌었다. 참여정부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을 가하기 위한 의도로 읽혀진다. 이종락 구혜영기자 jrlee@seoul.co.kr
  • 행자부·中 공무원 교류 활성화 양해각서 체결

    행자부·中 공무원 교류 활성화 양해각서 체결

    |글 베이징 조덕현특파원|행정자치부는 중국 정부와 관리자급 공무원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양측 공동으로 워크숍과 세미나도 개최하고 공동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박명재(사진 가운데) 행정자치부장관은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아 4일 중국 민정부 리쉐쥐(李學擧) 장관을 방문,‘한국 행자부와 중국 민정부간 행정자치분야 교류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두 나라의 우호협력을 강화해 지방행정과 전자정부, 화장실 문화 개선 등에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리 장관도 “공무원들의 교류를 활성화시켜 지방행정과 국민생활을 증진시키자.”고 제안했다. 양측은 이날 MOU에서 교류를 위해 파견하는 공무원의 여비와 숙박비 등은 해당 기관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정보화마을 조성 등과 같은 우수정책을 교환하고,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 등 기후 여건이 유사한 양국의 재난관리 노하우를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방안도 논의했다. 또 한·중·일 지방행정 관련 장관회의의 정례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hyoun@seoul.co.kr
  • 서울·베이징 우호도시 MOU 체결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중국 베이징 시청에서 왕치산(王岐山) 베이징시장과 ‘우호도시 교류협력 강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 도시는 2008년과 2010년을 ‘서울-베이징 관광 교류의 해’로 정하고 문화·체육·박람회·축제와 연계해 관광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관광상품을 공동 개발하고 올림픽 개막에 앞서 4월 서울에서 열리는 성화봉송 행사에 협력하기로 했다.이밖에 ▲도시 이미지, 관광, 투자 유치 등에서 마케팅 추진 ▲경제·무역 교류행사 추진과 상호 교역·투자 도모 ▲교육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올림픽을 1년여 앞두고 관광, 도시 마케팅 등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교류협력을 할 수 있게 돼 뜻이 깊다.”고 평가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대선주자 25시] 문국현 前유한킴벌리 사장

    [대선주자 25시] 문국현 前유한킴벌리 사장

    조용히 내리는 빗소리가 자동차 안을 맴돈다. 새벽 6시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탄 승용차는 경부 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린다. 서울에서 대구로 가는 길. 잠시 곤한 잠에 빠졌던 문 전 사장이 눈을 뜬다.“공부해야 할 게 많아서요. 시간 날 때마다 준비를 해야….” 부스럭 부스럭 서류 뭉치부터 펼쳐든다. 문 전 사장의 대선 행보는 조용하다. 선거가 넉 달도 안 남은 시점. 토론과 면담으로 선거운동을 대신한다. 짬날 때마다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달 29일 대구 일정도 대구염색공단 방문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 정치인들이 즐기는 언론홍보용 이벤트도 없었다. 대개 정치인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그림 만들기´에 열중하게 마련이다. “언론에 노출이 덜 되더라도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조하는 곳부터 들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디자인·패션 산업은 한 해 6조∼10조원의 가치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문 전 사장은 당연한 일이란다. ●항상 공부하는 자세 참모들이 답답해할 법도 했다. 그런데 아무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땀 흘리고 악수하는 이미지 메이킹보다는 철저히 내용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감동하고 운명을 걸 수 있는 거고요.” 한 자원봉사자가 활짝 웃음을 보인다. 문 전 사장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불과 일주일만이다. 그는 지난달 23일 ‘희망 제안´행사로 대선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지난 1일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3.3% 지지를 얻어 범여권 대통령 후보 적합도 6위를 차지했다. 여야를 불문한 전체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1.9% 지지도를 기록했다.‘일주일짜리’정치인이 10년 이상 정치권에 몸 담은 대선주자들을 제쳤다. 문 전 사장은 기존의 정치공학 구도를 버렸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가 민주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독자레이스에 나섰다. 정책과 비전으로만 승부하겠다고 했다. 무모해 보인다. 그러나 측근들 반응은 다르다.“문 전 사장이 추구한 뉴패러다임 경영도 남들은 무모하다고 했습니다. 유한킴벌리가 IMF 외환위기시절 4조 2교대제와 평생학습체제를 구축했을 때 미친 짓이라고 했죠.” 고원 공보 실장의 말이다. 현재 ‘문국현식’ 경영혁신 사례는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 전 사장측이 내세운 장점은 ‘경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같다. 하지만 내용은 많이 다르다. “이 후보와 문 전 사장은 말단 직원에서 시작해 사장에 오른 신화적 존재라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다만 한사람은 대기업적 마인드로 토목경제밖에 모르지만 다른 한 사람은 중소기업적 마인드로 환경과 사람을 위한 경영을 해왔죠.” 고 실장이 목소리를 높인다. ●“가짜경제 vs 진짜경제의 대결” 문 전 사장은 희망포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소기업 문제·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다.“미국 상장 가치만 30조원 이상 가는 대기업 대표로서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말로만 중소기업과 서민을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중소기업 입장에 서서 행동하는 사람은 적죠.”라고 말하는 고 실장 목소리에 자신감이 배어 있다. 민주신당 원혜영·이계안 의원도 문 전 사장의 이런 장점에 주목했다. 둘은 지난달 24일 “이번 대선은 건설중심·재벌중심 가짜경제와 사람중심·중소기업중심 진짜경제의 대결”이라며 지지를 선언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도 그에게 우호적이다. 천정배 의원은 “큰 틀에서 정치적·정책적으로 연대해 나가자.”고 했고 신기남 의원도 “문풍과 신풍이 함께 통풍을 만들자.”고 요청했다.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도 ‘문국현 영입론’을 제기했다. 연일 주가 상승이다. 그러나 아직 그가 누군지 모르는 유권자가 많다. 범여권 경선 국면 속에 자칫 존재감이 사라질 수도 있다. 세는 약하고 장애물은 널려 있다. 그래도 문 전 사장은 태연하다. 그렇다고 특별한 비책이나 깜짝 전략은 없다고 했다. “정치공학을 털어내겠습니다.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알리다 보면 국민들이 알아줄 날이 올 겁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래도 구체적인 홍보전략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묻자 “명사들과의 대담과 토론, 생산현장 방문, 인터넷 사이버 활동 이 3가지에 주력하려 한다.”는 원론적인 대답만 돌아왔다. ●“치장보다 실천적 삶이 중요” 수행을 맡은 김재현 건국대 교수가 부연했다. “실천적 삶이 중요하지 치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24년을 중소기업과 사회개혁을 위해 운동하고 비정규직을 지키기 위해 일한 이력을 국민들이 알고 나면 바람이 불 겁니다.” 문 전 사장은 끝까지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고 했다. 권력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항간의 지적은 단호히 부정했다.“세계를 무대로 하는 대기업을 운영하던 사람이 회사를 버리고 나올 때는 큰 결단이 필요하다. 과연 한국에 누가 이런 결단을 한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2일 지지조직인 ‘창조한국’을 출범시켰다. 본격적인 대선행보 시작이다. 그가 제시한 정치적 ‘데드라인’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시점. 그때까지 의미있는 지지율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 민주신당·민주당 후보와 협상이 가능해진다. 범여권 단일후보로서의 길이 열린다. 남은 시간은 한 달이 채 안 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美-中 아시아 패권다툼 가열”

    “美-中 아시아 패권다툼 가열”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각각 동맹체제를 구축하면서 치열한 패권경쟁을 전개하고 있다. 2일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9월10일자 최신호에서 양국이 각각 최근의 군사훈련을 통해 아시아에서 벌이고 있는 패권경쟁을 분석했다. 미국을 위시한 인도, 일본, 호주, 싱가포르가 벵갈만에서 오는 9일 실시하는 ‘말라바 07훈련’은 그간 있었던 평시 연합군사훈련 중 최대규모다. 한편 중국은 이미 지난달 시베리아에서 ‘평화임무 07훈련’을 끝냈다. 러시아, 중앙아시아 4개국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들이 동참했다. 뉴스위크는 두 군사훈련이 아시아 지역에서 미·중 양대 강국과 그 동맹국들의 안보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증거라고 소개했다.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은 이 지역에서 아직까지 우세하다. 그러나 최근 빠른 경제성장과 군비 증강으로 힘을 얻은 중국이 아시아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진영에는 일본, 호주 등 전통 우방국이 버티고 있고 몽골 등 신흥 우방국, 인도같은 잠재적 우호국도 가세했다. 중국 진영은 러시아, 파키스탄,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미얀마, 캄보디아와의 연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 각국은 양국 중 어디에 ‘줄을 서야 할지’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은 양진영 사이의 ‘울타리’에 교묘히 올라서 있는 중립국가로 분류됐다. 부시 1기 행정부의 마이클 그린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은 이런 상황을 ‘해양국가(미국) 대 대륙국가(중국)’의 대결로 규정했다. 다른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의 무게 중심을 차지하기 위해 겨루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석유 확보를 위한 에너지 안보 ▲민족주의의 부상 ▲타이완문제, 중국 인권문제 등 역사적인 분쟁이 대결양상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양국 간 대결구도가 신냉전시대를 열 것인지에 대해선 회의적 견해가 적지 않다. 과거와 달리 경제적 상호연관성이 깊어진 것이 한 요인이다. 중국은 냉전시대 옛 소련과는 달리 서구 및 세계경제에 편입돼 있다. 또 미국을 제치고 일본의 최대무역국으로 부상했다. 미국의 전통우방국인 호주는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커지면서 중국의 인권문제, 타이완문제를 비난하기를 꺼리고 있다. 뉴스위크는 이런 경제적 요소 때문에 한국 등 많은 나라들이 미·중 패권경쟁구도에서 중립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中 언론 “한국에 종족 우월주의 만연”

    中 언론 “한국에 종족 우월주의 만연”

    지난 18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가 “한국은 다민족적 성격을 인정하고 단일민족국가라는 이미지를 극복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과 관련, 중국인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외신전문 사이트 ‘중궈차오왕’(中国侨网)은 “한국의 단일민족 강조가 한국에 사는 다양한 인종들 간의 이해와 관용, 우호 증진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의 권고내용을 인용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국을 비롯한 뉴질랜드, 모잠비크, 인도네시아 등이 인종차별 권고를 받았다고 전하면서 논란이 된 ‘순혈(pure blood)’과 ‘혼혈(mixed blood)’ 등의 단어 사용은 한국사회에 종족우월주의가 강하게 깔려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중국의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을 비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네티즌 ‘唐伯恩’은 “작은 나라 국민들의 공통적 특성인 자민족 우월주의”라고 비판했고, 尻里国汉城人’은 “중국 정부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의 정상적인 대우를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 내 한국인들을 모두 쫓아내거나 활동을 제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进士及第’는 “한국민족이 세계 강대국이 되면 세계 평화는 무너질 것이다. 왜냐하면 이 민족은 집단 이기주의 정신이 무척 강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zhxmwzmy’는 “한국은 자국 국민이 납치를 당해도 손쓸 힘조차 없는 땅콩만한 나라 일 뿐”이라고 비꼬았고, ‘黑背鱼’는 “찬란한 문화도, 넓은 땅덩어리도 없는 한국에는 도처에 성형미인과 김치 뿐”이라면서 “한국인들 조차도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한국과 한국인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弓马娴熟’는 “한국인 20여명이 탈레반에 납치당했을 때 각처에 도움을 청했지만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며 “하지만 한국은 아프간을 공격하자는 미국의 의견에 반대한 것으로 보아 충분히 대국이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hysx’는 “한국 사람들 몇몇을 아는데 확고한 자기주장을 갖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어느 민족이든 그 민족만의 고유한 습성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은 한족을 포함한 56개의 소수민족이 공존하는 다민족 사회다. 지난 2005년에는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인종차별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인종보고서가 미국에서 발표돼 중·미 간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돈 요구했을것”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기자는 29일 열 세번째 편지를 보내 “현지에서는 한국인 피랍자 석방에 대해 아프간 정부와 모든 언론이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단순히 한국의 민관이 아프간을 떠나는 것을 조건으로 탈레반이 인질을 놓아 주었다는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탈레반이 자의에 의해 석방했다기보다는 돈이나 외부 국가의 압력이 결정적 요인이 되었으리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덧붙였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9일 현지의 언론들도 일제히 한국인 피랍자 19명의 석방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에게 전화를 했더니 “한국 정부가 아프간 정부에 탈레반 죄수들을 풀어 주라고 설득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더 이상 한국인 인질들을 잡아둘 필요가 없다.”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한국 정부에 따르면 탈레반에 올해 내에 군부대를 철수시키겠다는 조건을 제시하자 탈레반이 결국 수용하고 19명의 인질을 풀어 주겠다고 했답니다. 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탈레반의 이런 이야기를 믿지 않습니다. 돈이 오고 간 이면 협상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으며 주위 나라의 압력에 의해 탈레반이 억지로 협상에 동의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물론 오늘 연락해 본 한국 대사관과 탈레반은 양측 모두 부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의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지금껏 해왔던 인질 협상의 전례들을 살펴볼 때 분명 돈을 요구했을 것이랍니다. 탈레반의 입장에서는 재정 상황이나 월급을 줄 돈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니까요. 이에 대해 아프간 정부의 관계자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답하더군요. 그러나 그는 “인질 석방의 대가로 돈을 주었다면 탈레반의 무기를 더 강하게 만들어준 것이므로 아프간 정부에는 큰 짐이 된다.”면서 “한국은 아프간 정부에 있어 우호국이므로 그런 일은 없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치분석가들은 돈보다는 외부 국가의 압력을 이번 협상의 이유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아프간 언론들도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기는 한데 특정 국가의 압력 행사를 전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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