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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中 27일 정상회담

    이명박 대통령이 27일부터 3박4일간 중국을 국빈 방문,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27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두 나라의 관계를 종전의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등 양국간 우호·협력을 확대, 증진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외교,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영역에서 공조체제가 강화되고 동북아를 비롯한 세계적 현안에 있어서 긴밀히 협조하는 관계를 뜻한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이를 위해 두 나라는 정상간 셔틀외교와 양국 고위급 인사간 연속 회담, 차관급 전략대화 등을 추진하게 된다. 두 정상은 북핵 해결을 위한 공조 방안과 교역·투자 확대 방안, 환경·에너지·기후변화 대책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쓰촨(四川)성 대지진 참사에 대한 위로의 뜻과 함께 전폭적인 지원 의사도 밝힐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28일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회담 및 만찬을 가진 뒤 29일 칭다오(靑島)로 이동, 현지 한국 기업들을 시찰하고 교민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귀국 박근혜 국내정치 ‘기지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호주와 뉴진랜드 방문 소감을 공개하면서 국내 정치활동에 기지개를 켰다. 박 전 대표는 “두 나라의 지도자들을 만나 양국간 우호를 더욱 돈독히 하고 서로에 대해 더욱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며 “호주와 뉴질랜드 모두 자연 환경이 사람 살기에 너무 좋아서 부러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도 좀 더 국민들이 편안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는 시간들이었다.”면서 “우리도 부강하고 좋은 환경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여러분들과 함께 노력해 나가면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표는 미니홈피에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와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뉴질랜드는 총리를 비롯해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3부 요인이 모두 여성이고, 여성의 장점을 국가 발전의 성장 동력으로 잘 활용하는 나라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여성 정치인의 역할을 강조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박 전 대표는 이르면 27일 홍준표 한나라당 차기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이 자리에서는 친박복당 문제와 관련한 당내외의 현안이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최근 홍 원내대표가 밝힌 ‘복당·입당’ 구분론과 관련해 핵심 대상으로 떠오른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와 홍사덕 당선자의 거취를 둘러싸고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MB 방중’ 지진에 묻히나

    ‘MB 방중’ 지진에 묻히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27∼30일 이명박(얼굴)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이 쓰촨 대지진 등으로 그 의의와 성과가 퇴색될 듯한 분위기다.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 관영 언론에 의해 먼저 조성되곤 했던 ‘분위기 띄우기’조차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취임후 첫 순방지로 중국을 선택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지난 24일 1박2일의 일정을 마치고 베이징을 떠나야 했지만, 이 대통령의 상황은 이보다 더욱 좋지 않다. ●초유의 ‘변칙 대사’ 이달 초 부임한 신임 신정승 대사는 아직 중국으로부터 신임장 제정도 받지 못했다. 엄밀히 따지자면 대통령 수행에 필요한 대사직을 100% 수행할 수 없는 형편이다. 관례대로라면 얼마전 권철현 주일대사처럼 정상회담을 앞두고 며칠 만에라도 이뤄졌어야 할 일. 하지만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재해 현장을 다니느라 도저히 짬을 낼 수 없다 보니, 중국이 도리어 “미안하다. 모든 대사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변칙’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분산되는 언론 관심 26∼31일은 우보슝(吳伯雄) 타이완 국민당 주석의 역사적인 방중 행사가 마련돼 있다. 지진을 계기로 동포애가 증폭되면서 양안 교류·협력에 상당한 성과가 예상된다. 중국 정부와 언론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보인다. 정상간 첫 회담일인 27일에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 간의 회동까지 예정돼 외신들의 관심도 분산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도 이번주에 예정돼 있다. 특히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언론의 관심이 지대하다. ●줄어드는 보따리? 이러면서 한국이 챙겨올 보따리가 자연스럽게 줄어느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진다. 예컨대 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인 ‘비핵·개방 3000’에 대해 중국측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어내려 했으나, 중국측은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인사는 25일 “협상이라는 게 서로의 입장을 전반적으로 나열해 놓다 막판에 패키지 딜의 형태로 논의를 마무리하게 마련인데, 이번에는 정상회담 보름 전 지진이 발생해 이같은 숙성기간을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서의 불상사 등으로 빚어진 양국 국민 간의 오해와 갈등이 해소될 수 있었는데, 중국측 사정으로 그 여지가 좁아졌다.”며 아쉬움을 표했다.“실용적인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양국 국민간의 우호적인 감정을 높이는 것이 정상회담이 갖는 보이지 않는 의의”라는 얘기다.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이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인 관계로 격상되는 것이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충분한 홍보가 적어도 중국 국민에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jj@seoul.co.kr
  • [Metro] 강남구, 상하이서 5180만불 수출상담

    [Metro] 강남구, 상하이서 5180만불 수출상담

    서울 강남구 소재 15개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강남구 중국 통상촉진단은 19일부터 22일까지 중국 상하이시와 베이징시를 방문해 총 5180만 달러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렸다고 23일 밝혔다. 통상촉진단에 참가한 중소기업 ‘라카사’가 상하이에서 중국 6개 기업과 1830만달러의 수출 상담을 체결하는 등 상하이시에서만 총 2730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베이징시에서는 ‘쏘타인터내셔날’ 등 4개 중소기업이 471만달러의 성과를 올리는 등 총 2447만달러의 상담 성과를 보였다. 강남구 중국 통상촉진단은 우수 기술력과 유망 상품이 있으면서도 해외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해외통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강남구와 한국무역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한편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19일 상하이시 푸둥신(浦東新)구 리이핑(李逸平)구장과 양도시 우호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우호교류 의향서’를 교환하고 앞으로 행정·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 걸쳐 정부간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기고] 한국·아랍 소사이어티 창설에 즈음하여/이희수 한양대 교수·한국중동학회 회장

    [기고] 한국·아랍 소사이어티 창설에 즈음하여/이희수 한양대 교수·한국중동학회 회장

    대한민국이 건국한 지 60년만에 한국·아랍 소사이어티가 창설된다. 두 사회의 왕족이나 기업인, 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명실상부한 우호협력재단으로 출범한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반가운 소식이다. 아랍세계는 3억명의 인구에 22개국을 거느린 자원과 에너지 강국 집단이고,14억명의 인구에 57개국을 묶는 지구촌 최대 단일문화권인 이슬람 세계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아랍이 주는 의미와 비중에 비해, 그동안 우리는 너무 아랍에 무관심했고 그 문화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아랍은 1970,80년대 오일 쇼크와 건설 붐을 계기로 우리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왔다. 중동 특수 덕분에 대한민국은 1978년을 기점으로 100억달러 수출과 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 시대를 열면서 중진국으로 고속성장하는 물꼬를 틀 수 있었다. 지금도 중동과 아랍은 우리가 사용하는 원유의 70% 이상을 도입하고, 해외 건설, 플랜트 공사의 80% 이상을 매년 수주하는 운명적인 경제 파트너이다. 최근에는 가전, 자동차,IT 분야를 중심으로 거의 대부분의 중동국가에서 한국제품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문화적으로는 카이로에서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의 열풍이 채 가시기도 전에 중동 여러 국가에서 ‘대장금’ ‘해신’ 같은 한국 드라마가 9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한국과 아랍은 1200여년 전인 통일신라시대부터 긴밀한 문화교류를 했다. 이처럼 아랍은 오랜 교류 역사를 가진 문화적 파트너이며 서구와는 달리 한국문화의 긍정적 인프라가 깊숙이 각인되어 있는 지역이다. 아랍·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우리의 전문가 풀과 지적인 축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하위권이다. 미국과 일본은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중동·아랍권을 연구하고 있으며, 대학의 중동·이슬람학 관련 학과수, 연구비, 연구인력 등은 한국과 아예 비교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우리는 정부와 지역 전문가 사이의 유기적인 정보공유와 정보의 유용성 제고를 위한 체계적인 네트워크나 기구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9·11테러, 김선일씨 납치 사건, 레바논 파병, 탈레반 인질 사건 등이 터질 때마다, 우리는 아랍과 이슬람 문화에 대한 전문가 부족을 한탄하고, 아랍세계에 두터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민관 합동으로 창설되는 한국·아랍 소사이어티가 이제는 아랍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와 데이터를 축적하고, 두터운 아랍 인맥 형성을 통해 국가와 기업, 학계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최고의 기구로 발돋움하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몇 특정 인물과 집단에 갇힌 조직이 아니라 중동·아랍 분야의 모든 전문가가 총망라되어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한·아랍 교류의 중심체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전략적으로 문화라는 키워드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표면에 내세워야 한다. 진정한 쌍방향 문화이해와 교류를 통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만 자원외교도, 경제협력도 항구적인 순기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재단 산하에 아랍문화연구소(가칭) 등을 설립하여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중동·아랍 관련 전문가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자료를 총괄하여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종합 정책연구소 기능까지를 고대한다. 한국·아랍 소사이어티 창설로 아랍에 대한 왜곡과 편견의 창을 닫고 우정과 이해의 새 창이 열리리라 기대한다.‘아랍에 관한 모든 의문점과 정책적 대안은 이제 한국·아랍 소사이어티가 만들어낸다’는 모토 아래 우리 사회에서 순기능이 이뤄지리라고 믿는다. 이희수 한양대 교수·한국중동학회 회장
  • [병자호란 다시 읽기] (72) 절체절명의 시간들

    [병자호란 다시 읽기] (72) 절체절명의 시간들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직전, 인조는 나름대로 분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 자책하는 내용을 담은 교서를 반포하여 실책을 사과하고, 내외 신료들에게 구국의 방책 마련을 위해 협조를 당부했다. 신료들도 인조의 호소에 답하여 이런저런 개혁안과 방책들을 내놓았다. 그 가운데는 노비의 수를 줄여 군역에 충당해야 한다는 등의 근본적인 개혁안도 있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는 것이 문제였다. ●청과의 관계에 못을 박다 1636년 5월26일, 인조는 다시 교서를 내렸다. 나름대로 자신감이 넘치고 무엇인가 해보겠다는 결의가 엿보였다.‘우리는 수천 리의 국토를 가지고 있는 나라인데 어찌 움츠리고만 있을 것인가? 지난 번 용골대를 보니 겁 많고 꾀가 없는 것이 우리보다 더하더라.’ 인조는 이어 수령들에게 안민(安民)의 정치를 펼 것과 변방의 장수들에게 군졸들을 무휼(撫恤)하라고 촉구했다. 청렴하고 능력 있는 수령과 장수들은 상을 주겠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은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어 내탕(內帑, 왕의 개인 금고)에서 목면 1000필을 풀어 평안도에서 장졸들을 선발하는 비용으로 쓰라고 지시했다. 평소 내수사(內需司)와 관련된 비판만 나와도 고개를 돌리던 그가 스스로 내탕을 푼 것은 이례적이었다. 6월17일 홍타이지의 국서에 답하는 글을 의주로 보냈다. 격문(檄文) 형식이었다. 정묘년에 맺은 맹약이 깨지게 된 것은 조선 탓이 아니라 청나라 탓임을 선언하는 내용이었다. ‘귀국은 군사강국이지만 우리는 궁벽진 곳에 위치한 농업국가일 뿐이다. 우리가 무슨 힘이 있어 귀국을 능멸하고 스스로 맹약을 깨겠는가?’라는 반문으로 시작되는 국서의 핵심은 세 가지였다. 먼저 조선이 명을 섬겨 배신하지 않기로 한 것은 정묘 당시 합의된 약속임을 상기시켰다. 그러므로 조선이 한인들과 접촉하는 것을 문제삼는 청의 태도는 수긍할 수 없다고 했다. 조선은 이어 변방 주민들이 국경을 넘어 청 영내로 몰래 들어가 산삼을 캔 것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차하르(察哈爾) 버일러들은 이미 망한 나라의 포로들이니 청과 똑같이 예우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조선은 ‘명나라의 동번(東藩)’으로서 강약(强弱)과 성패(成敗) 때문에 신하의 절개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마지막 내용이 흥미롭다.‘군사도, 재물도 없는 우리는 오로지 대의와 하늘만을 믿는다. 과거 조선을 침략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말로를 보라. 자중지란이 일어나 시체가 산처럼 쌓이고, 조선을 침략했던 그의 부하들은 다 죽었다. 반면 우리와 우호를 유지한 도쿠가와씨는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다.’ 청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을 박으면서도 청의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이었다. ●황손무의 충고 방어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던 7월, 가도에서 명군 부총병(副摠兵) 백등용(白登庸)이 서울로 들어왔다.7월27일 인조는 남별궁(南別宮)으로 직접 거둥하여 그를 만났다. 평소 같으면 아무리 명나라 관원이라도 부총병 급의 인물을 국왕이 숙소까지 직접 찾아가 만나는 경우는 드물다. 아마 답답한 마음에서 그랬을 것이다. 침략은 예고되어 있는데 신료들의 의견은 분분하고, 대책 마련은 여의치 않았다. 백등용은 인조에게 조선이 비록 오랑캐와 절교하기로 결정했지만, 그들을 기미(羈)하는 차원에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면 노력하라고 충고했다. 조선의 사정이 딱하게 보였던 것일까? 사실 조선은 청에 대해 공식적으로 절화(絶和)를 선언했지만 일각에서는 다시 화친을 도모하는 것에 미련이 없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실마리를 과연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 것인가? 8월27일 주강(晝講)이 끝난 직후, 지경연(知經筵) 최명길이 입을 열었다.“병법에는 권모술수가 없을 수 없습니다. 추신사(秋信使)는 보내지 않더라도 우선 역관을 들여보내 청 내부의 동태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단 역관이라도 보내 대화 재개의 실마리를 풀어보자는 제안이었다. 시독관(侍讀官) 조빈이 당장 제동을 걸었다. 그는 ‘정묘호란을 겪은 뒤 자강(自强)하지 못한 것은 화의(和議)가 병이 되었기 때문이며, 강화를 하더라도 어차피 화를 면하지 못할 것이니 차라리 대의를 밝히고 절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명길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9월1일, 명의 감군(監軍) 황손무(黃孫茂)가 황제의 칙서를 받들고 입경했다. 인조는 인정전(仁政殿)에서 황제의 칙서에 절을 올렸다. 칙서는 조선이 청의 협박에 굴하지 않은 것을 찬양한 뒤, 속히 명과 협력하여 오랑캐를 토벌하라고 격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틀 뒤 황손무는 인조에게 글을 보내 이런저런 훈수와 요구를 늘어놓았다. 그는 조선이 청과 가까운 몽골 세력을 회유할 것과 간첩을 보내 청의 내부 사정을 정탐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또 조선은 수천 리나 되는 큰 나라라고 강조한 뒤, 의주의 옛 성을 다시 쌓고 가도의 동강진과 협조하는 태세를 유지하면 오랑캐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슬쩍 청에서 귀순해 오는 한인들을 조선이 받아줄 것과 명에 말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인조는 황손무에게 조선이 군사력이 약해 오랑캐를 막기 어려우니 ‘부모의 나라’에서 구원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황손무는 조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선이 지독한 숭문주의(崇文主義)에 빠져 무비(武備)를 갖추는 데 소홀했고, 병농(兵農)이 구별되지 않아 군사력이 약해졌다고 진단한 뒤, 병사들을 훈련시키는 데 힘쓰라고 촉구했다. ●최명길, 평안도에 지휘본부 설치를 촉구 9월5일, 최명길이 차자를 올렸다. 그는 사간원 관원들이 ‘청과 척화하되 직접 나가서 싸워 이길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인조에게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여 전쟁을 피할 계책을 마련하든지, 아니면 사간원 신료들의 주장대로 직접 나가서 싸울 계책을 마련하든지 속히 택일(擇一)하라고 촉구했다. 그렇지 않고 우물쭈물하면서 적의 침략을 맞게 되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고 경고했다. ‘하루아침에 적의 기마병이 휘몰아오면 체찰사는 강화도로 들어갈 것이고, 원수는 황주(黃州)의 정방산성(正方山城)으로 물러날 것이니 청천강 이북의 모든 고을은 적의 수중에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면 안주성도 온전할 수 없으니 생령(生靈)은 어육이 되고, 종사는 파천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최명길의 예측이었다. 당시 의주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적의 진격 루트 가운데 방어 준비를 그나마 갖추고 있는 곳이 안주성이었다. 하지만 전쟁 지휘부가 강화도로 들어가고, 도원수가 산성으로 들어갈 경우 안주성은 고립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최명길의 생각이었다. 실제 병자호란이 일어났을 때 최명길의 예언은 거의 그대로 들어맞았다. 최명길은 이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마지막 계책을 진언했다. 먼저 도체찰사와 도원수를 평안도로 보내 지휘 본부를 설치하고, 평안병사를 의주로 들여보내 장졸들에게 오로지 진격만 있을 뿐 후퇴는 없다는 결의를 보여주라고 촉구했다. 그런 다음 심양에 국서를 보내 군신의 대의를 밝히고, 추신사를 파견하지 않은 이유를 알려주고, 청 내부의 정황을 탐지하라고 건의했다. 만일 그들이 혹시라도 답장을 보내오면 그 내용을 살핀 다음 우리의 행동 방향을 결정하자고 했다. 청이 우리의 충심을 받아주면 관계를 계속 유지하되, 그렇지 않을 경우 국경에서 결전을 벌여 승부를 내자는 주장이었다. 인조는 답하지 않았다. 전진하여 승부를 내는 것이 겁났던 것일까? 인조는 입을 다물었고, 삼사 관원들이 들고일어났다. 절체절명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박근혜 ‘복당’ 입 열까

    뉴질랜드를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0일 오후(현지시간)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를 면담, 한국과 뉴질랜드 양국의 우호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는 “한국과 뉴질랜드는 여러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에 양국이 서로 협력해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클라크 총리는 면담에서 “한·뉴 자유무역협정(FTA)이 잘 체결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박 전 대표는 “양국 정부간 논의를 준비하고 있으니, 양국에 서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상호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총선에서 친박연대 및 친박 무소속 연대 후보들의 선전으로 낙선한 영남지역 한나라당 출마자 10여명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친박복당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표로 나선 권용범 대구 달서선거구 당원협의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공당의 공천에 불복해 탈당한 인사들이 복당하고자 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말살이자 민주정치의 퇴보”라며 “그들의 무원칙한 일괄복당 요구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전당대회에서 친박인사들의 무원칙한 일괄 복당에 동조하는 무책임한 인사가 당 대표로 선출되는 것을 극력 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박형준(부산 수영)·김희정(부산 연제)·김동호(경북 군위·의성·청송)·석호익(경북 고령·성주·칠곡) 낙선자 등 영남지역 당원협의회장 14명이 참여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S&P “한국 은행들 부실 잠재 위험 고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한국 내 은행들의 신용도가 경기 둔화와 급증한 자산의 부실화 등 잠재적인 위협 요인으로 인해 앞으로 수 분기 동안 시험기간을 거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S&P는 20일 내놓은 ‘한국은행권,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나 비우호적 환경에 따른 우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 내 은행들의 잠재적인 위협 가능성이 대내외 환경 변화와 함께 3∼4개 분기 전보다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S&P는 “은행의 신용도는 주거용 부동산개발관련 자산의 부실화, 경기 둔화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 불리한 외화 조달환경 및 순이자마진 저하 등의 위협 요인으로 인해 앞으로 수 분기 동안 시험기간을 거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S&P는 다만 “한국의 은행들은 최근까지 재무건전성 개선으로 양호한 수준의 자본적정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신용등급 수준에서 앞으로 수 분기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요인에 따른 손실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유연해진 근혜씨

    유연해진 근혜씨

    뉴질랜드를 방문 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당 밖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의 복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재섭 대표의 노력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친박 복당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친박 복당에 우호적인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18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한 홍준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 복당 문제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저희를 뽑아주시면 얘기하겠다.”고 말해 일부 교감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강 대표의 정례회동이 19일 예정돼 있는 등 당·청 간에 심도있는 논의를 할 장도 마련돼 있다. 박 전 대표가 앞서 자신이 밝힌 ‘5월 내 일괄복당 주장’을 접은 것은 아니다. 그는 17일 오클랜드 한인회관에서 열린 교민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왕 복당을 받으려면 일괄적으로 다 받고, 수사가 진행 중인 문제는 결론이 안 난 단계이고 당헌·당규가 있으니 수사 결과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복당을 받는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해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7월 전 복당 불허 방침을 바꿔 복당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강 대표도 종전 입장을 바꾼 것은 어려운 결정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 지도부의 공식 논의에 의미를 둔 발언으로 강경 일변도의 태도를 보였던 박 전 대표가 유연한 입장을 취한 셈이다. 출국 직전 5월 말까지 복당 문제 결론을 내야 한다고 요구한 것과 관련, 박 전 대표는 “그때까지 가부간 결정을 해달라는 것이었고, 그게 결정되면 (최고위에서)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으로 박 전 대표는 지난 10일 이 대통령과 회담이 끝난 뒤 이 대통령이 당 대표 제안을 했다고 청와대가 공개한 것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복당 이야기를 하다가 당 대표가 직접 돼서 그 문제를 해결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방법론적 차원에서 지나가며 있었던 것이지, 정식 제안이 아니었다.”면서 “당 대표는 당원이 뽑는 것으로 제안은 (대통령이)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 내부 기류가 요동치고, 박 전 대표가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히고 있어서인지 당 바깥의 친박 그룹은 이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친박연대 홍사덕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친박 복당 방법과 관련,“좁은 나라 안에서 속좁게 하면 안 된다.”면서 “다 받아야 한다.”고 일괄복당 원칙을 고수했다. 홍희경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 美상무 불신만 키웠다

    ‘광우병 파동’으로 확산된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상 결과에 대한 두 나라의 대응이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방한 중인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미국 상무부 장관에게 광우병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는 것으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구티에레스 장관은 한국민들의 걱정과 의혹을 해결해줄 만한 답변이나 협상카드를 준비해 오지 않았다. 그러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품질과 안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민들의 불안감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투로 말하면서 재협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청와대나 정부 또한 강력한 주문을 하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때문에 일단 연기된 쇠고기 수입 고시 내용을 고치기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구티에레스 장관을 접견하고 “한국민들이 광우병 우려를 불식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협조해 철저한 노력을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 구티에레스 장관은 “한국 국민이 쇠고기 문제로 불안해하는 상황을 충분히 전달받고 있다.”면서 “(한국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구티에레스 장관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면담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한 한국 내 상황에 대한 이해를 표명하고 “미국 측의 가능한 협조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우호적인 태도는 몇시간도 되지 않아 바뀌었다. 구티에레스 장관은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들이 안전한 식품을 소비할 권리가 있지만 한·미간 쇠고기 협정의 재협상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고 미국인들이 자녀들에게 먹이는 것과 똑같은 쇠고기가 한국에도 수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같은 미국산 쇠고기라도 한국인이 즐겨 먹는 부위가 광우병에 더 취약하다는 지적에 그는 “한국인들이 쇠고기의 기술적 측면을 놓고 토론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최근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 쇠고기 안전성 논란이 과학적 근거에 입각하지 않은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다수의 국민들이 한·미간 협상 자체의 잘못뿐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를 근본적으로 믿지 못하겠다는 사실을 미 정부가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규정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보다 더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 SRM 수입을 허용, 논란이 증폭되는 시점에서 구티에레스 장관의 이런 발언은 불신만 증폭시키고 있다. 구티에레스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은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는 매우 긍정적인 조치를 단행했다.”면서 “이 결정으로 국제 기준과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한국)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게 됐다.”고 한국의 사회 분위기와는 다른 엉뚱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진경호 주현진 이두걸기자 jhj@seoul.co.kr
  • ‘쇠고기 안전’ 홍보를 수입업체가…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을 홍보하는 데 수입업체들을 동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이들에게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게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수입업자 명의로 1억원 규모의 광고도 집행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16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 등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중부지원은 지난 14일 서울·경기 지역 40여명의 쇠고기 수입업체 실무자들을 불러 수입업자 명의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을 홍보하는 광고를 게재할 것을 권유했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지원장이 민간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알리는 성명서를 내달라고 요청, 업체 관계자들은 십시일반으로 광고료로 1억원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사장은 “광고는 다음주 2∼3일 동안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우호적인 3∼4개 신문사에 게재될 것”이라면서 “일부 업자들은 ‘이런다고 해서 국민 반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검역권을 가진 검역원의 ‘권유’는 업체들에는 사실상 ‘명령’”이라고 털어놓았다. 비슷한 시도는 지난 4일에 이미 벌어졌다. 검역원은 이날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을 빼고 안전한 쇠고기를 수입하겠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도록 했다. 특히 검역원은 문구도 미리 작성한 뒤 업체들의 서명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역원 김태룡 중부지원장은 이에 대해 “국민들은 미국인들이 먹지 않는 30개월 이상의 쓰레기 쇠고기를 수입하는 줄 알고 동요하고 있는데 2003년 광우병 발생 전 어떤 고기를 수입했고, 앞으로 어떤 고기를 들여올 것인지 국민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면서 “단지 국민에게 이를 알리는 방법은 인터뷰 등이 낫겠다고 언급했다.”고 해명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데스크시각] 잘나가는 룰라의 ‘좌파 실용주의’/최종찬 국제부 차장

    [데스크시각] 잘나가는 룰라의 ‘좌파 실용주의’/최종찬 국제부 차장

    브릭스의 대표주자인 브라질이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수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어온 브라질은 올 성장률이 4.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전망도 파란 불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경제가 최소 3∼4년간은 4∼5%의 실질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 브라질이 경제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최대 요인은 룰라 다 실바대통령의 실용주의적인 좌파실험 때문이다. 그의 개혁정책이 성장과 분배 두 토끼를 모두 잡았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그는 지난 2003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브라질 경제에 훈풍을 불어넣어주기 시작했다. 먼저 방만한 정부재정을 긴축 모드로 전환했고 세금제도도 고쳤다. 무엇보다 취임 첫 해부터 공무원 연금제도에 칼을 댄 것이 주효했다. 당시 공무원들은 일반 노동자 평균 임금의 50배가 넘는 연금을 받았다. 그는 공무원연금을 타기 시작하는 나이를 높였고 액수도 일반 직장인 연금에 맞게 대폭 줄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방적인 밀어붙이기가 아닌 사회적 합의를 얻는 데 주력했다.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설득했다. 연금기득권자들도 손가락보다 반지를 잃는 게 낫다면서 공감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 때문에 연금 개혁은 성공했고 나라의 곳간이 건강해졌다. 또 하나는 서방의 우려와는 달리 시장친화주의 정책을 펼쳤다. 경제 규제를 대폭 풀면서 외국자본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이로 인해 1980년대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왔다. 주식과 채권시장에 외국인 자본이 몰려들면서 인기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지난 5년간 브라질 국채 수익률은 191%에 이른다. 수출도 3배나 늘었고 무역수지 흑자도 2배로 늘었다. 특히 무역흑자가 쌓이면서 브라질이 역사상 처음으로 순채권국이 됐다.80년대 외환위기에 빠져 두 차례 외채상환유예를 선언하는 등 빚을 달고 살다가 돈을 빌려주는 나라가 된 셈이다. 김원호 외대교수는 “재정 적자와 외채를 줄이기 위한 재정책임법을 완수한 룰라의 실용주의 좌파노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에는 물론 국제 원자재값의 상승도 한몫하고 있다. 원유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브라질은 2006년부터 석유를 자급자족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상파울루주 대서양 연안의 산토스만에서 매장량이 50억∼80억배럴로 추정되는 심해유전을 발견했다. 이 유전의 발견으로 브라질 석유 매장량은 200억배럴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룰라는 브라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연내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문남권 외대 중남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브라질의 경제 호황은 룰라의 지속적인 개혁정책, 국제 농산물과 지하자원 가격의 급등, 주변국과의 안정적인 교역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룰라는 또한 경제적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군사대국화의 길도 걷고 있다. 핵 잠수함을 2016년까지 만들 계획이다. 지금 브라질에서 룰라의 인기는 하늘로 치솟고 있다. 지지율이 70%를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선인 룰라대통령이 3선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러시아를 미국에 맞서는 강대국으로 재 부상시킨 블라디미르 푸틴처럼 자국에서 가장 인기 좋은 지도자로 대접받고 있다. 룰라의 거침없는 행보는 계속될 것 같다.“그는 중남미 맏형으로 남미 입장을 대변하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릴 것”이라는 박원복 외대 교수의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다. 국민의 절대적인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한국 지도자들도 룰라 대통령의 이런 실험 정신을 배울 필요가 있다. 최종찬 국제부 차장 siinjc@seoul.co.kr
  • 한·중 전략적 협력관계로 격상

    한·중 전략적 협력관계로 격상

    27일 열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의 회담은 한국의 정권 교체 이후 새로운 한·중 관계를 모색하고 동북아 역학구도를 재정립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10년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힌 두 나라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의 한·미·일 3국간 전통 우호관계 복원이라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 어떤 형태의 관계를 형성해 나가느냐를 가름하게 되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이번 정상회담은 두 나라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기준에서 종래의 한·중 관계가 ‘전면적 협력 동반자’였다면, 이번 회담을 통해 ‘전략적 협력관계’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목되는 점은 지난해 노무현 정부가 제의했던 ‘전략적 협력관계’를 중국측이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역제의해 왔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의 기류 변화를 내보이는 대목이다. 당시만 해도 북한을 의식해 우리측 제의에 소극적으로 임했던 중국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달라진 친미·친일 행보 앞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태도를 바꾼 셈이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정세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중국 정부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종래의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는 비전략적 개념인 반면 전략적 협력관계는 협력의 범위가 경제뿐 아니라 환경·기후변화·자원 등 거의 모든 영역의 글로벌 이슈로 넓어지고 대화 채널도 다양화·정례화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두 나라 정상간 셔틀외교가 시작되는 것이 협력관계 강화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이번 정상회담 이후 이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올 한해에만 일본 도야코 G8(서방선진8개국) 정상회의, 베이징 아시아·유럽(ASEM) 정상회의,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등을 통해 7∼8차례 회담을 갖게 된다. 양국 정상은 셔틀외교 활성화와 대화채널 다각화 외에 경제·통상 분야의 실질적 협력 확대방안, 북핵 및 대북정책 공조 방안 등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정보기술(IT) 및 환경·자원·에너지 협력, 과학기술·항공분야 협력, 교역규모 확대, 청소년 및 교육분야 교류 증진, 유엔,APEC·ASEM 등 다자무대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진도 언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방중 일정도 이같은 의제와 연결돼 있다. 12명으로 짜여진 공식수행단에는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국무위원 자격으로 참여, 중국측과 한·중 생명기술(BT) 확대 약정서와 한·중 고등교육 학위 상호인정 양해각서, 에너지 협력 양해각서, 소프트웨어 협력 양해각서 등을 맺는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민심’ 경청하는 MB

    “언론은 너무 가까이 해도, 너무 멀리해도 곤란하다.”“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과 관련해서 여론을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민심의 ‘쓴소리’를 경청하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지난해 대선 당시 자신을 도운 언론인 출신모임인 ‘세종로 포럼’ 회원 등 40여명의 외부인사를 청와대 인근 삼청동 ‘안가(安家)’로 초청해 만찬과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이 대통령의 대 언론 정책이나 청와대 인적쇄신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의 ‘프레스 프렌드리(press friendly·언론에 우호적인)언급과 관련,“프레스 프랭크리(press frankly·언론에 정직한)가 돼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또 “더 고개를 숙여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이 좀더 잘해야 한다. 대운하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뒤에 추진하는 게 좋겠다.”라고 직언도 나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요즘 어렵지만,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비큐에 ‘소주 폭탄주’를 곁들여 가든파티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만찬에는 박희태 의원을 비롯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류우익 대통령실장, 박재완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도 배석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맨유 둥팡줘 “팀우승에 보탬안돼 우울”

    맨유 둥팡줘 “팀우승에 보탬안돼 우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둥팡줘(董方卓)가 지난 11일 밤(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이 끝난 뒤 최초로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심경을 토로했다.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박지성은 각종 언론에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반면 둥팡줘는 단 1분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중국 언론과 팬들의 실망은 컸다. 둥팡줘는 13일 163.com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팀이 우승해 매우 기쁘다. 같은 팀원으로서 자랑스럽다.” 면서 “그렇지만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 사람의 축구 선수로서 팀의 우승을 위해 어떤 힘도 보태지 못해 우울하다.”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둥팡줘는 “부상을 입었지만 많이 회복돼 이번 주부터 훈련에 복귀할 것”이라며 “맨유의 치료 시스템과 시설은 전세계에서 최고다. 이곳 팀 관계자들이 잘 보살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퍼거슨 감독과의 관계에 대해서 “훈련이 있을 때는 매일 본다. 얼굴을 마주치면 인사를 하는 정도의 사이”라면서 “퍼거슨 감독은 팀이 우승한 후 매우 바빠 보였다. 하지만 언제나 내게 웃으며 밝게 인사한다.”고 밝혔다. 둥팡줘는 또 “나는 분명 우승컵을 거머쥔 팀의 정식 일원”이라며 “부상으로 경기에 참가하진 못했지만 앞으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반드시 함께 뛸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중국 매체들은 둥팡줘가 잉글랜드 리그에서의 부진한 성적을 베이징 올림픽에서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둥팡줘는 “요즘에는 사람들이 모두 올림픽 준비 상황에 대해 물어온다.”면서 “맨유는 중국에 매우 우호적이며 내게 ‘베이징 올림픽에서 뛰는 모습을 보길 바란다’며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163.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후진타오 “인민이 주석 선택한다”

    |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10일 귀국에 앞서 4박 5일간의 일본 국빈방문과 관련,“성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국민이 따뜻하게 맞아주었다.”고 만족해했다. 도쿄신문은 11일 후 주석의 방일과 관련,“일본과의 호혜관계 강화와 우호 증진을 목표로 한 중·일간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지적, 미래지향·경제협력·청년 교류 등을 성과로 꼽았다. 후 주석은 이날 귀국에 앞서 8세기 중엽 일본으로 건너온 중국의 고승 간진(鑑眞)이 나라현에 창건한 사찰 도쇼다이지와 호류지 등 문화유적들을 둘러봤다. 후 주석은 지난 9일 오후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요코하마의 화교학교를 방문,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중국어 수업을 참관한 뒤 잠시 ‘1일 교사’로 변신하기도 했다.후 주석은 수업을 지켜보다 시인 이백(李白)이 고향을 그리며 읊은 시 ‘정야사’(靜夜思)를 암송한 뒤 학생들에게 시인의 이름과 시의 의미, 시대적 상황 등을 질문했다. 또 한 남학생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국가주석이 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자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와 관계없이 어려서는 열심히 공부하고, 착한 성품을 키우고 심신을 단련해야 뭘 하든지 성공할 수 있단다.”라며 웃는 얼굴로 답했다.또 자신에 대해 “나 본인이 국가주석이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전국 인민이 나를 선택해 내게 주석이 되도록 했다. 그래서 나는 전국 인민의 기대를 저버릴 수가 없다.”고도 말했다.hkpark@seoul.co.kr
  • 전략적 윈·윈외교 ‘공감’ 성과

    |도쿄 박홍기특파원|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10일 4박5일간의 이른바 ‘난춘지려(暖春之旅·따뜻한 봄날의 여행)를 마친다.중국 국가주석으로서 10년 만의 방일은 양국의 ‘전략적 호혜관계’를 한층 강화했다. 양국이 서로 필요한 부분을 분명히 조율, 실리를 택했다. 후 주석이 지난 6일 공항에 도착, 밝힌 “장기적인 안정적 우호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일 양국과 국민의 근본적인 이익에 합치한다.”는 담화를 실행해 나갔다. 후 주석의 방일은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를 겨냥했다. 적잖게 성과를 거뒀다.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카드’로 활용했다. 실제 티베트 사태를 둘러싼 국제 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애썼다. 후 주석은 7일 정상회담에서 “국제 사회의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한다.”고 밝혔다.또 2000년 1월 중단된 실무급 ‘중·일 인권대화’도 8년 만에 재개하기로 약속했다. 후 주석은 9일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국제 사회와의 약속을 확실히 이행하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본과의 우호 관계를 위해 노력한 흔적도 만만찮다. 정상회담 뒤 발표한 ‘전략적 호혜관계의 포괄적 추진에 관한 중·일 공동성명’은 양국의 ‘제4의 공동문서’로 자리매김했다. 후 주석은 일본 측이 요청한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을 일본에 대여해 주겠다고 약속, 일본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최대 현안인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 문제와 관련, 후쿠다 총리가 지난 7일 공동기자회견에서 “해결 전망이 밝다.”고 밝힐 정도로 상당한 진전을 봤다. 공동개발 구역은 사실상 시라카바(중국명 춘샤오) 가스전을 포함한 해역으로 좁혀졌다.중국산 농약만두 파문 역시 양국의 협조 아래 조속한 진상규명을 합의했다. 후 주석은 와세다대의 강연 등에서 과거가 아닌 미래 지향적인 우호·협력 관계를 역설했다. 더욱이 중국의 개방적인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핑퐁 외교’도 연출했다. 한편 지지율이 낮은 후쿠다 야스오 총리 역시 후 주석의 방일은 호재로 작용했다. 가시적인 ‘외교적 성과’ 때문이다. 물론 후쿠다 총리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동아시아 삼국지와 우리의 과제/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동아시아 삼국지와 우리의 과제/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지난 7일 후진타오 중국주석이 일본을 국빈 방문했다. 후진타오의 이번 후쿠다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은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후 주석의 방일은 1978년 ‘중·일 평화우호 조약’ 3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됐다. 이 회담에서 양 정상은 중·일의 ‘전략적 호혜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을 선언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한다.’는 압축적인 표현으로 역사문제를 정리했다. 또한 이 회담에서는 정상 간의 매년 교차방문을 약속했다. 아울러 미묘한 외교 현안인 북·일 정상화 교섭, 일본의 유엔 안보리 진출, 동중국해 자원개발 문제 등에 관해서 우호 협력의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중·일은 정냉경열(政冷經熱:정치는 차갑고 경제는 뜨겁다)의 국제정치의 관계를 뛰어 넘어 전 방위 협력을 추구할 수 있는 새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10년 전인 1998년 방일했던 장쩌민 전 주석은 역사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일본을 코너로 몰아 세웠다. 당시 일본인들은 장 주석의 고압적인 태도에 대해 굴욕감과 불쾌감을 나타냈고, 이를 계기로 중·일 관계는 긴장과 마찰을 거듭했다. 격세지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같은 해 방일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오부치 전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가졌던 것과는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 당시는 ‘한·일 파트너십 선언’과 ‘액션플랜’을 채택함으로써 전면적 협력시대를 선언했다. 이후 고이즈미 전 총리는 다섯 차례에 걸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함으로써 중·일 관계는 더욱 파행을 거듭하게 되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일 우호협력 관계는 한층 탄력을 받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향후 양국이 전면적인 밀월 시대로 돌입할 것으로 속단하기는 어렵다. 양 정상의 따뜻한 포옹에도 불구하고 역사·영토·통상·군사·자원 분야 등의 영역에서 만만치 않은 갈등요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 구도에서 중·일 양국이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일 양국의 사회 일각에서 동시 진행형으로 달아오르고 있는 민족주의 열기는 자칫 잘못하면 양국 관계를 파행시킬 수 있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초강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10% 경제성장을 유지할 경우 2∼3년 내에 GDP 규모에서 일본을 앞질러 갈 것으로 예측된다. 티베트 지구의 민족문제와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를 계기로 분출되고 있는 중국의 민족주의 광풍의 일단을 우리는 서울에서 똑똑히 목격하였다. 물론 야스쿠니, 역사교과서·독도 문제를 통해서 나타나고 있는 일본 내의 우익 세력의 파상적인 국가주의 공세 또한 우리에겐 위협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만약 중·일의 민족주의가 충돌을 일으킨다면 반세기 만에 각고의 노력으로 쌓아온 우리의 민주주의와 번영의 토대는 근본적으로 흔들릴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창의력 넘치는 대외전략 구상과 유연한 외교정책이다. 한국의 대외전략에서 핵심적으로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 관계를 더욱 굳건하게 하고 더불어 소프트 파워를 활용하여 동북아 지역의 협력과 번영을 보장하는 지역질서를 창출해 가는 노력이다. 이 점에서 올 해부터 본격 가동될 한·중·일 정상회담의 장은 한국의 외교 역량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한국은 동북아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배타적 민족주의 열풍을 슬기롭게 아우르는 한편, 중국과 일본이 동아시아 지역공동체 구축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데 역량과 지혜를 집중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 高유가→달러 부족 초래 ‘환율 랠리’ 고삐가 없다

    高유가→달러 부족 초래 ‘환율 랠리’ 고삐가 없다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하고 있다.7거래일째 거침없이 급등하면서 달러당 1050원에 육박했다. 원·엔 환율도 100엔당 1000원대로 급등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고유가와 주가 약세 여파로 환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대형 정유사의 결제 수요가 몰렸고, 역외세력도 달러화 매수에 가담했다. 환율이 상승하자 조선·자동차·전자 등 수출업체들의 결제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시장에서 환율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8일 환율은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한 한국은행 자료가 공개되면서 1030원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중경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발언을 내놓자 다시 매수세가 폭주했다. 이날 오전 10시40분쯤 최 차관은 “환율상승은 경상적자가 해소되지 않았고, 시장 수급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는 듯 말했다. 홍승모 신한은행 차장은 “어제부터 대형 정유사가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입업체들의 추격 매수에 불을 붙였다.”면서 “당국이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우려를 표명하지 않은 점도 일조했다.”고 말했다. 강지영 외환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3∼4월에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가 환율의 주요 변수가 됐지만, 이제는 국제유가에 따라 환율이 움직인다.”면서 “유가가 상승할 경우 경상수지 적자 폭이 늘어나고 물가가 상승하는 등 각종 경제지표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유가로 세계경제가 둔화될 경우 국내 경기의 버팀목인 수출경기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시각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유로화, 엔화 모두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원화도 대외적으로 약세 흐름에 동조했다는 것이다. 정부도 환율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역외에서 달러를 많이 매입하고 있는데 환율 하락의 위험이 현재 정부에서 거의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부가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한은에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금리인하가 또다시 환율 급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환율이 급변동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이렇게 급변동하면 수입업체는 물론 수출업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외환당국이 변동성을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후진타오 “日에 판다 한쌍 대여”

    후진타오 “日에 판다 한쌍 대여”

    |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 특파원|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6일 오후 일본 하네다공항에 도착,4박5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이른바 ‘난춘지려(暖春之旅·따뜻한 봄날의 여행)’이다. 중국 국가주석으로서는 지난 1998년 장쩌민 주석이래 10년 만이다. 후 주석은 이날 저녁 중국의 국부인 쑨원(孫文)이 유학시절 다닌 도쿄 히비야공원내 레스토랑에서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주최한 비공식 만찬에 참석했다. 후 주석은 만찬에서 지난달 30일 죽은 우에노공원의 판다 ‘링링’을 대신할 판다 한쌍을 연구 목적으로 빌려줄 뜻을 밝혔다. 또 “중국에는 물을 마시려면 우물을 파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여러분이 중·일 우호에 위해 공헌한 것을 중국 국민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7일 정상회담·일왕 면담,8일 와세다대 강연,9일 관서지역 경제계 대표와의 만남,10일 나라현 사찰인 호류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두 정상은 7일 정상회담에서 정치·경제·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 전략적 호혜관계를 21세기에 맞도록 격상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문서’와 지구온난화 대책·에너지 절약을 위한 기술협력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공동문서’는 중·일 양국의 국교를 정상화한 1972년 공동성명,1978년 평화우호조약,1998년 공동선언에 이은 제4의 ‘정치문서’로 평가되고 있다. 두 정상은 또 회담에서 동중국해 가스전개발과 중국산 농약만두 파문 등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나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티베트 사태와 관련, 공동문서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대신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한다.’는 정도로 표현할 계획이다. 문화교류와 관련, 양국에 문화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은 방위교류의 일환이자 국제사회에 ‘열린 중국’을 보여주기 위해 8월 베이징 올림픽 전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함선이 중국에 기항토록 요청했다.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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