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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정치 갈등 넘어 협력 제도화… 미래 지탱할 틀 재정립하자”[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 정치 갈등 넘어 협력 제도화… 미래 지탱할 틀 재정립하자”[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올해 서울신문은 일본 내 전문가 5명과 함께 한일 관계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위한 제언을 들었다. 1965년 외교 관계 복원 이후 양국은 수많은 고비를 넘었지만, 여전히 ‘화해’와 ‘갈등’의 파고를 넘나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공’과 ‘실패’라는 낡은 프레임 넘어 60년 양국 관계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앞으로의 60년을 지탱할 보다 단단하고 유연한 관계의 틀을 재정립하자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치에 좌우되지 않는 협력의 제도화, 시민사회의 성숙과 역사 인식의 정제, 미중 갈등과 동북아 질서 변화 속에 한일 외교구조의 재편, 청년·문화 교류를 넘어 보편 가치 협력으로의 확장을 ‘지속 가능한 한일 관계’의 핵심 조건으로 꼽았다. 고하리 스스무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15일 “정치·외교가 흔들리면 그 외의 모든 분야도 안정되기 어렵다”며 정치와 상관없이 작동할 수 있는 양국 협력의 제도화야말로 불신과 변동성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제3국에서 국민 보호 협력’ 좋은 사례 그는 2023년 가자지구 무력 충돌 당시, 한국 정부가 자국민 대피를 위해 파견한 군용기에 일본인을 태우고, 이후 일본 자위대기가 한국인을 함께 태운 사례를 소개하며 “지난해 9월 체결된 ‘제3국에서의 자국민 보호에 관한 한일 협력 각서’는 이런 긴급 협력을 제도화한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런 제도화는 정치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일관된 협력을 가능하게 한다”며 한일 관계 60주년을 맞아 정치적 분위기나 지도자 성향에 흔들리지 않는 협력의 틀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또 고하리 교수는 과거 식민지 지배라는 역사적 배경을 가진 두 나라가 긴밀한 안보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라고 평가하고 ‘실패와 갈등’이라는 프레임만으로 60년의 역사를 재단하지 말고 ‘교류·협력·번영’의 실태를 공정하게 조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케하타 슈헤이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는 세계 질서 변화 속에서 한일 관계의 전략적 재정립을 제안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으로 미국 중심 질서가 흔들리고 중국의 고압적인 태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일은 아시아의 중추로서 아세안, 대만 등과 연대할 역사적 사명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와 독일처럼 한일도 민주주의 국가로서 ‘미들파워’ 외교의 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를 가로막는 벽으로 일본 내 집권 자민당 중심의 보수 정치와 온라인상 혐한 정서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나 중국을 자극해 보수층 표를 얻거나 클릭 수를 늘리는 정치와 미디어의 관행이 건설적인 외교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정서를 뛰어넘기 위해 “특히 한일 양국의 40대 이상이 역사에 대한 다각적 이해를 통해 미래세대가 다채로운 시각으로 관계를 이어 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케하타 교수는 한국이 사용하는 ‘투트랙 외교’ 개념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외교 문제를 정부가 역사 논쟁과 혼합해 대응하면 감정적 충돌로 귀결되기 쉽다는 설명이다. 이케하타 교수는 “일본은 정부가 외교를, 학계가 역사 논의를 맡는 이원화 구조인 반면 한국은 이를 모두 정부가 담당하는 인상이 있다”며 “이런 접근은 오히려 외교 공간을 좁힐 수 있다”고 말했다. 기시 도시미쓰 아시아조사회 상무이사는 일본이 한일 관계 심화를 주요 과제에서 아예 제외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한국 내 정권 교체나 내정 혼란이 반복될 경우 양국 관계에 일정한 긴장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동맹국인 미국의 세력 약화 속에서 한일이 자율적이고 성숙한 안보 협력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이럴수록 외교를 둘러싼 안정적 토대와 시민 사회 협력을 통한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시 상무이사는 성숙한 시민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제된 역사 인식과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식민지 지배에 대해 영원히 사죄할 필요는 없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근현대사 교육의 지속은 한일 상호 신뢰 형성의 전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한일 사회의 정치·문화적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그 다름을 직시하고 품으려는 노력이야말로 외교의 지속성을 지탱한다”며 ‘감정’과 ‘외교’를 분리해 사고하자고 강조했다. ●日 정치권, 한국 대통령 따라 일희일비 후쿠하라 유우지 시마네현립대 교수는 일본이 한반도에 대해 자주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갖추지 못한 점이 한일 관계의 구조적 취약점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역시 일본이 ‘과거’를 정면 대면하려는 성실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후쿠하라 교수는 “한국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일본 정치권의 태도는 결국 자주성과 전략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라며 “일본이 과거를 직시하고 제대로 마주할 자세를 갖지 않는 한 시민 간의 대등한 관계 형성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일 관계는 국가 간 관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나 개인 간까지 다층적으로 관계를 심화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일’이라는 개념도 오해되고 있다며 바로잡자고 했다. 그는 “반일이 일본 정부나 국민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반대 개념, 즉 역사성을 동반한 개념”이라면서 “이를 오해하지 않고, 선입견을 갖지 않고, 편파적이지 않고 한일이 대등하게 사귀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쓰카모토 소이치 오비린대 교수는 “일본 내부에서 한일 관계의 우선순위가 다소 뒤로 밀려 있다고 느낀다”고 짚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와 윤석열 전 대통령 간 셔틀 외교 재개 이후 일본 정치 사회에서는 ‘역사 문제는 정리됐다’는 인식이 확산했다는 진단이다. 쓰카모토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시야에서 양국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할 정도의 ‘포용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청년 세대와 대중문화에서 시작된 감성의 교류가 외교의 새로운 접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K팝이나 ‘슬램덩크’(일본 농구 만화) 같은 콘텐츠는 양국 감정의 벽을 허무는 좋은 출발점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상대국의 역사, 사회, 정치에 관한 관심이 동반돼야 실질적인 관계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이 고령화, 젠더, 기후위기 같은 보다 확장된 보편적 이슈에서 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한일 관계를 다루는 언론의 시야가 과거보다 좁아졌다고 우려했다. 쓰카모토 교수는 “1980년대 일본 언론은 한일 우호를 적극 보도했지만 지금은 ‘한일은 피곤한 이슈’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양국 언론들의 용기 있는 보도와 다층적인 관점이 필요한 때”라고 당부했다.
  • “김대중·오부치 선언처럼…새로운 60년 발판 마련할 골든타임”[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처럼…새로운 60년 발판 마련할 골든타임”[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60주년을 맞은 한일 관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계엄과 탄핵 정국 속에 한때 주춤했지만 새 정부가 관계 개선의 흐름을 이어 가고 이를 더욱 확대한다면 한일 관계의 새로운 60년을 여는 발판을 마련할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이재명 정부에서도 양국이 원활한 관계를 이어 갈 것으로 낙관하면서도 언제든 과거사 문제로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실질적인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원칙을 견지하는 동시에 보다 세밀한 전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여러 전문가는 우호적 양국 관계의 모범적 모델로 뽑히는 1998년 ‘김대중(DJ)·오부치 선언’ 당시처럼 지금도 관계 도약을 위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평가했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일본연구센터장)는 “당시 경제 위기 등 국제적 환경의 불투명성이 높아졌고 특히 북한에 대한 공동의 인식이 있던 때에 지도자의 리더십으로 DJ·오부치 선언이 나올 수 있었다”며 “지금도 워낙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동맹, 주한(주일)미군 등에 대한 압박, 북핵 위협이라는 한일 공통의 위협 인식이 있어 양국이 협력할 전략적 공간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이재명 정부의 출범으로 양국 관계가 전 정부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정부였던 문재인 정부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대결 구도가 형성됐던 경험 때문이다. 그러나 갈등이 극에 달했던 2018~ 2022년 상황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조 교수는 “한국의 리더십이 교체됐지만 이재명 정부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강조하고 일본과의 정책 연속성과 협력을 이야기하고 있는 데다 일본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훨씬 좋아져 문재인 정부만큼의 갈등은 빚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베 총영사를 지낸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여러 난관에도 한일은 수평적이고 대등한 관계를 이루고 활발한 인적·물적 교류로 매우 성숙하고 높은 수준의 양자 관계에 이르렀다”며 “다만 DJ·오부치 선언처럼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선 과거사 문제를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완전하게 해소되지 못한 독도 영유권 주장,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 사도광산 등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일관계사를 연구해 온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애초에 1965년 한일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도 식민 지배에 대한 인식부터 좁힐 수 없는 문제라고 여기고 현실적으로 타협을 한 것”이라며 “이후 조약의 근간을 지키되 부족한 부분들은 DJ·오부치 선언, 고노 담화 등 문서와 선언을 통해 여러 차례 반성과 사죄,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등으로 보완을 해 왔다고 볼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60년의 보완과 성취의 과정을 인정해야 일본의 호응을 더 얻어내고 타협할 수 있는데 우리가 한일 관계를 보는 시각은 여전히 청구권협정 당시 원점에서 ‘올 오어 낫싱’, 흑백논리에 치우쳤던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3자 변제 해법, 국민 설득 노력 필요” 조 교수는 “제3자 변제 해법이 한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더라도 정작 국민에겐 설득이 부족했다”며 “한일 관계를 원활하게 이끌되 국민의 자존심을 세우고 불만을 메워 주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정책들에 대한 설득을 보완하거나 명예 회복과 배상 등을 위한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특별법을 만드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독도, 역사 교과서 문제는 매년 나오는 과제니까 여기에 대해 관리 모드로 갈 것인지, 문제를 풀어 보겠다는 자세를 보일 것인지가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하반기에는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나 한일대륙붕협정 문제도 한일 관계 주요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이기에 이걸 어떻게 풀지가 이재명 정부의 도전 요인”이라고 전망했다. 한일 양자 관계의 시각을 보다 넓혀야 한다는 당부도 이어졌다. 양자 관계를 넘어 글로벌 전략의 틀에서 두 나라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동북아 안정과 번영을 위한 목표는 한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것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하는 것”이라며 “한일 관계를 양자 관계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사우스, 중앙아시아, 북한·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모두 포괄한 글로벌 전략의 틀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日처럼 주변국과의 관계 잘 다져야” 양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에 동참해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과거사 해결 의지도 약화했다며 “한일 관계만 좋고 중국과 러시아를 적으로 만들면 한반도 불안정은 더 커지는 만큼 공공외교에 강한 일본처럼 우리도 주변국과의 관계를 잘 다져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선규 일본 후쿠시마학원대 교수는 “이 대통령이 국가 간 관계에서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지금 같은 허니문과 해빙 무드에서는 과거사 관련 정책적 입장보다는 보다 다양한 사안에 대한 메시지를 통해 좀더 신뢰를 쌓은 뒤 대화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과거사와 관련해 우리의 원칙을 지키되 한일 양국이 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신뢰를 갖는 것을 목표로 긴 호흡을 갖고 양국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해 기준 양국 여행객 수가 역대 최고인 총 1200만명에 달하는 등 국민들의 교류가 활발하다는 점도 양국 간 이해의 폭을 넓히는 핵심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고 교수는 “청소년과 젊은 세대, 특히 소셜미디어(SNS)와 K팝, K코스메틱 등 생활 문화에 관심이 깊은 여성들 간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환경, 젠더, 인권 문제 등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의 가치를 공유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한국이 열세였을지라도 이제 60년 전과 완전히 다른 우리가 일본을 마주하며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관계 맺기에 나설 준비를 해야 하고 지금이 바로 그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최 연구위원도 “인적, 문화 교류는 워낙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이번 달 실시된 양국 간 출입국 절차 간소화처럼 기존 것을 유지만 해도 좋을 것”이라며 “신뢰를 먼저 구축하고 유지를 위해 노력한다면 몇 년 이내에는 발전된 모습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일본을 잘 아는 인사들이 배치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정 교수는 다만 “한일 간 불신은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고 일본에도 반한 감정을 가진 극단적인 우익 세력이 있다. 이재명 정부가 일부 반일 여론에 휘둘려 ‘역사전쟁’을 벌이게 되면 한일 관계는 다시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될 것”이라며 “미중 갈등, 북러 밀착의 불확실한 정세 속에서 일본과의 관계를 돌이킬 수 없게 되면 한국의 국익과 실용주의의 근간도 무너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 ‘친러’ 세르비아 대통령, 집권 12년만 첫 우크라행…무슨 의미?

    ‘친러’ 세르비아 대통령, 집권 12년만 첫 우크라행…무슨 의미?

    발칸반도에서 친(親)러시아 성향이 가장 강한 국가로 꼽히는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동남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했는데, 그가 우크라이나를 찾은 것은 집권 12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후 복구 사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부치치 대통령은 “세르비아의 국익을 지키는 것이 곧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이익도 어느 정도 보호하는 것”이라며 “이는 국제법이라는 공동 기준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공동 선언문에는 서명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와 우호관계를 유지하려는 세르비아의 외교적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르비아는 러시아와 같은 슬라브 민족이며, 정교회를 믿고 언어도 유사해 유럽 내 대표적인 친러시아 국가로 꼽힌다. 러시아는 발칸반도에서 나토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세르비아에 공을 들였고,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면서도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세르비아는 가스 등 에너지를 상당 부분 러시아에 의존한다. 특히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세르비아는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으며, EU의 러시아 비난 성명에도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근에는 러시아와 관계에 균열 조짐도 보인다. 지난달 말 러시아 대외정보국(SVR)은 세르비아가 무기를 우크라이나로 수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세르비아 군수업체들은 누가 친구이고 적인지도 잊은 것 같다”라고 비난했다. 최근 갈등 양상과 맞물린 부치치 대통령의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은 세르비아가 외교적 좌표를 러시아에서 EU로 옮기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EU뉴스는 속단은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는 수십 년간 유지된 동맹을 포기하는 일이 될 수 있고, EU 가입이라는 확실한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외교적 방향 전환을 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EU는 부치치 대통령의 방문이 ‘중대 시그널’이라며 환영했다. 마르쿠스 람메르트 EU 집행위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EU는 가입절차를 밟고 있는 모든 국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대한 우리의 정책에 맞춰 연대할 것을 독려한다”라고 말했다. 세르비아는 2012년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았다.
  • [열린세상] ‘나만의 AI 상담사’ 딜레마

    [열린세상] ‘나만의 AI 상담사’ 딜레마

    올해 3월 오픈AI가 운영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이미지 생성 기능을 선보이자 갑작스럽게 ‘지브리 대란’이 일어났다. 그동안 챗GPT를 비롯한 LLM(대형언어모델)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지 않던 이들도, 이미지 생성 기능을 ‘미끼’로 챗GPT에 유입된 사례가 꽤 있었다. 그런데 지브리 열풍이 금세 꺼지고, 지인들에게 “챗GPT를 요즘도 쓰냐”고 물어보니 의외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미지 생성이나 업무 목적만큼이나 어쩌면 그 이상으로 일상의 친구처럼 챗GPT를 사용한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확실히 챗GPT를 자주 써 보게 되면서 그런 용도의 사용이 ‘어떤 느낌’인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여전히 틀린 정보를 많이 생성해 주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바로 획득하기에 챗GPT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원래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대화는 일상을 다루는 사소한 대화다. 숙취로 고생할 때 콩나물국을 어떻게 끓여야 하는지, 병원이 문을 닫았는데 갑자기 열이 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챗GPT는 언제나 그럴싸한 대답을 해 주면서 사용자에게 만족을 준다. 게다가 어느새 챗GPT가 출력해 주는 문체도 딱딱한 사무용 문체가 아니라, 내 말을 언제나 경청해 주고 맞장구쳐 주는 친구의 말투를 기본값으로 삼으며 인공지능에게 일상을 토로할 유인은 더 늘어났다. 당장 오늘 친구와 있었던 떨떠름한 대화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부터, 과거에 풀리지 않는 감정의 앙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지치지 않고 수십 번 수백 번 우호적인 답을 주는 상담사를 이제 한 달 3만원 구독료로 만인이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에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털어놓고,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도 상담받으며 심리적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인공지능에게는 잔소리나 타박을 들을 일도 없고, 똑같은 소리만 한다고 싫증을 살 일도 없다. 아마 친구, 가족,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인공지능의 조언을 듣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 갈 것 같다. 하지만 인공지능, 특히 챗GPT와 대화하다 보면 위화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감언이설이다. 아마 사용자에게 ‘사탕발림’을 했을 때 더 지속적인 이용 효과가 관찰됐을 것이다.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평범한 말도 ‘대단한 통찰’이라 추켜세워 주고, 명백히 사용자가 잘못한 일도 ‘네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며 무한히 공감해 준다. 객관적인 이야기를 들으려면 ‘사탕발림은 하지 마’라고 따로 명령어를 적어야 하는데 그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고자 하는 사용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내 말에 무조건 맞장구를 쳐 주는 이 ‘감언이설 인공지능’과의 대화에 중독된다면, 실제 인간을 대하는 태도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타인의 기분과 입장을 숙고해야만 하고, 때로는 자신에 대한 쓴소리도 들어야만 하는 다종다양한 인간과의 대화를 감내하기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서로 상처와 위로를 모두 주고받으며 성장해 나가는 실제 인간관계를 회피하고, 갈등 상황에서도 인공지능의 조언으로만 결정을 내린다면 진실된 인간 대 인간의 교류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기술 발전을 거부할 수 없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 두뇌의 확장판으로, 마치 안경과도 같은 도구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법도 결국에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더 잘 활용하는 데서 등장할 것이다. 자신에 대해 더 객관적으로 이야기해 주고, 잔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며, 타인의 입장과 정서를 반추하라고 독려하는 ‘인격도야 모델’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따지고 보면 문자가 발명되기 전 성인들의 교육 방식이 이러했다. 스승과 제자가 문답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것 말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격 교육이 지식 교육만큼이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할 것을 기대해 본다. 임명묵 작가
  • ‘확성기 전쟁’ 멈춘 남북…트럼프는 ‘친서 러브콜’

    ‘확성기 전쟁’ 멈춘 남북…트럼프는 ‘친서 러브콜’

    대북확성기 끊자 北 대남소음 중단李 “대화 재개” 연락채널 복구 주목美, 김정은 친서 거부에도 “수용적” 북한을 향한 한국과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지난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를 전격 지시한 이재명 대통령은 12일에는 ‘조속한 남북 대화 채널 복구’를 강조하며 대북 유화 메시지를 연일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의 친서 교환에 ‘열려 있다’며 북미 대화 의사를 공식화했다. 러시아와 밀착해 있는 북한의 입장 변화가 한반도 정세 변화의 남은 변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5주년 행사에서 우상호 정무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서도 “소모적인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겠다”며 “평화, 공존, 번영하는 한반도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하고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위기관리 체계를 하루빨리 복원하겠다”며 “이를 위해 남북 대화 채널부터 빠르게 복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군은 전날 오후 2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은 없다”며 사실상 북한이 한국의 중지 조치에 호응했음을 알렸다. 합참 관계자는 “어젯밤 11시 넘어까지 소음 방송이 청취됐고, 원래는 지역에 따라 새벽에도 소음 방송이 들렸으나 오늘 0시 이후에는 전 지역에서 들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미 대화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 온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를 시도했음을 시사하는 보도와 백악관 메시지도 나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 수령을 북한이 거부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서신 교환에 여전히 수용적(receptive)”이라며 “그는 첫 임기 때(2018년)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진전을 (재차) 보길 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정한 서신 교환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답하도록 남겨 두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고위급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려 했으나 뉴욕에 있는 북한 외교관들이 친서 수령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는데 백악관이 이를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잇달아 대북 유화 제스처를 취하면서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만약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소통 요구에 우호적으로 응한다면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일각에선 남북 간 연락 채널 복구에 이어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남북·북미 대화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북한전문매체 38노스 설립자이자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 출신인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폴리티코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희토류 공급망 확보에 힘쓰고 있고, 한국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진 점을 들어 “트럼프는 첫 임기 김정은과의 브로맨스를 재점화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후 남북 관계를 단절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러브콜’에도 침묵하고 있어 당분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국경일인 ‘러시아의 날’(6월 12일)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언제나 당신과 러시아 연방과 함께 있을 것”이라며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강조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은 당장 미국과의 섣부른 대화보다는 러시아와의 동맹 강화와 내부 체제 결속을 우선시하며 중장기적으로 유리한 협상 조건이 성립될 경우를 대비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서 남북 관계 복원에 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보다 북러 밀착의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할 테니 서두르지 않고 통신 채널 복원, 9·19 합의 복원 등으로 이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 핸드볼 남녀 국가대표 한일전 3년 만에 재개…21일 청주서 맞대결

    핸드볼 남녀 국가대표 한일전 3년 만에 재개…21일 청주서 맞대결

    한국과 일본의 남녀 핸드볼 국가대표 슈퍼매치가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충북 청주에서 3년 만에 열린다. 대한핸드볼협회는 12일 “두 나라 국교 관계 수립 60주년을 맞아 한국과 일본의 남녀 핸드볼 국가대표 경기가 21일 충북 청주 SK호크스 아레나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2022년 인천에서 열린 이후 3년 만에 재개되는 핸드볼 한일전은 2008년부터 교류전을 통해 경쟁력을 올리고 두 나라 우호 관계를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역대 전적은 남자 대표팀이 10승 1무 2패, 여자는 10승 2패로 모두 한국이 절대 우위를 보인다. 하지만 최근 일본 남녀대표팀의 전력이 급상승하면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일본 남자 대표팀은 2023년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을 꺾었고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준우승한 반면 한국은 5위에 머물렀다. 여자도 2022년 한일전과 2023년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승리했으나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는 모두 일본이 이겼다. 조영신(상무)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5월부터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며 이계청(삼척시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여자 대표팀은 최근 헝가리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남자부 경기가 오후 1시에 먼저 열리고 여자부는 오후 4시에 시작한다. 남자 경기를 KBSN스포츠, 여자부는 KBS-1TV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곽노정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은 “이번 친선 경기를 통해 두 나라가 함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 간 우애도 한층 더 돈독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日극우단체 ‘뉴라이트 역사관’… 한일 관계 회복의 최대 걸림돌”[오밀만의 천태만상]

    “日극우단체 ‘뉴라이트 역사관’… 한일 관계 회복의 최대 걸림돌”[오밀만의 천태만상]

    올 한일 수교 60주년 ‘축하와 반성’한일 경제 협력은 눈에 띄게 진전독도·위안부 등 역사 문제는 퇴행과거 해석하는 방식이 갈등 불러진실 왜곡하는 뉴라이트 역사관일제 식민지배 ‘근대화 계기’ 시선불법 점령 아닌 합법적 조약 간주피해자의 기억을 무시하는 태도사사카와 재단·나카소네賞의 민낯극우 외교를 뒷받침하는 자금줄일본 중심의 가치·전략 확산 목적한국인으론 김태효·박철희 수상과학적·체계적인 국가 대응 마련을‘역사적 앙숙’ 독일과 프랑스처럼한일도 역사진실검증委 만들어야진실 알리는 국가적 시스템도 필요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일본의 역사 왜곡에 맞서 독도 문제, 식민지 청산, 한일 간 인식의 간극을 학술적·사회적으로 조명하며 끈질기게 추적해 온 실천적 학자로 평가받는다. 2003년 대한민국 국적을 공식 취득한 그는 한일 양국의 역사적 진실을 기반으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원칙주의자다. 일본 우익의 교과서 왜곡, 야스쿠니 신사 참배, 위안부 부정 등의 문제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사회 내 친일 사관 비판에도 적극적이다. 역사적 사실과 정의 위에 한일 관계를 만들겠다는 신념이 그의 학문과 삶을 관통하고 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는 올해 왜곡된 과거사 청산을 토대로 바람직한 양국 관계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는 한일 수교 60주년입니다. 양국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올해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 60주년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축하와 반성이라는 두 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60년 동안 한일 간 경제 협력은 눈에 띄게 진전됐지만 역사 문제만큼은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특히 독도 문제,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외교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습니다. 일본은 형식적인 사과로만 일관하고 있고 한국은 내적으로 역사인식의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한일 간 역사 문제 해결이 어려운 근본 원인은 무엇입니까. “한일 역사 갈등은 단순히 외교적 이견 때문이 아닙니다. 본질은 양국이 과거를 해석하는 방식의 충돌에 있습니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전범 재판과 전후 처리에서 도덕적 책임을 충분히 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그 공백을 비판적 역사 교육과 시민사회 운동으로 채워 왔지만 최근 한국 내부에서도 일제 식민지배를 일정 부분 정당화하려는 시도가 노골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뉴라이트 역사관이 바로 그것입니다.” -뉴라이트 역사관이 왜 문제가 된다고 보십니까. “뉴라이트는 일제 식민지배를 ‘근대화의 계기’로 긍정하는 시각을 가집니다. 그들은 조선이 일본의 지배 덕분에 산업화, 교육, 인프라 등에서 발전했다고 주장하며 3·1운동이나 독립운동조차도 ‘비현실적인 낭만주의’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특히 일제강점기를 불법적인 점령이 아닌 ‘합법적 조약’의 결과로 간주하는데 이는 국제법적 해석에도 맞지 않고 무엇보다 피해자의 기억을 무시하는 태도입니다.” -이러한 시각이 왜 한국 사회 내부에서 확산됐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탈냉전 이후 이념적 공백과 함께 등장한 신자유주의적 사고가 전통적인 민족주의 역사관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둘째, 일본 극우 세력이 국내 학자나 단체에 재정적 지원을 하면서 간접적으로 뉴라이트 역사관을 조장해 왔습니다. 사사카와 재단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한국 사회의 정권 교체 과정에서 역사 문제가 정파적 도구로 활용되면서 뉴라이트가 정치 세력화된 것도 주요 원인입니다.” -사사카와 재단은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입니까. “사사카와 재단은 일본의 대표적인 민간 재단으로, 공식 명칭은 ‘일본재단’(The Nippon Foundation)입니다. 이 재단은 1962년 사사카와 료이치에 의해 설립됐으며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A급 전범으로 지목됐던 인물입니다. ‘나는 파시스트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극우적 신념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사사카와는 전후 일본에서 도박사업인 경정(보트 경주) 수익을 기반으로 일본선박진흥회를 설립했고 이후 이 조직이 일본재단으로 발전했습니다. 그의 재단은 단순한 민간 기구가 아니라 일본 극우의 외교 전략을 뒷받침하는 자금줄이자 소프트파워의 전진기지 역할을 해 왔습니다.” -사사카와 재단 외에도 일본 우익 단체에서 국제적 영향력을 넓히려는 시도가 있는지요. “나카소네상이 대표적입니다. 1980년대 일본 총리를 지낸 나카소네 야스히로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일본의 외교·안보 전략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됩니다. 겉으로는 아시아 평화와 국제 협력 증진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일본 중심의 가치와 전략을 확산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이 강합니다. 한국인으론 김태효 전 국가안보위원회(NSC) 1차장, 박철희 주일대사 등이 수상한 바 있습니다. 이는 일본 우익에게 ‘한국 내부에도 자국 입장에 우호적인 세력이 있다’는 신호가 되며 한일 역사 갈등 국면에서 일본의 공세 논리를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일본 우익 세력과 한국 내 뉴라이트의 연결 고리가 있습니까. “연결 고리의 핵심에는 자금과 이념이라는 두 축이 있습니다. 사사카와 재단 같은 일본 우익 성향 재단은 단순한 교류를 넘어 한국 내 특정 학자나 단체에 연구비와 교류 기회를 제공하며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실제로 사사카와 재단의 자금이 일본의 과거사를 미화하거나 왜곡하는 연구나 단체로 흘러갔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 학문 영역에서도 일본 극우의 간접적 영향이 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됩니다. 2006년 무렵 뉴라이트가 급속히 성장하던 시기, 일본 내 우익 인사들이 ‘한국 보수 진영의 재편’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부 문건을 돌렸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결은 단순한 민간 교류를 넘어 일본의 외교 전략과 맞물린 소프트파워의 일환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뉴라이트의 등장이 한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십니까. “가장 큰 문제는 한국 내부의 역사 인식 균열이 일본의 역사 책임 회피를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점입니다. 일본 정부는 한국 내 뉴라이트 담론을 인용하며 ‘한국 내부에도 다른 해석이 있다’며 책임 회피에 이용해 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판결 같은 사안에서 일본은 오히려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된 것이죠.” -뉴라이트 세력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이지요. “뉴라이트의 본질은 단순한 역사 해석의 차이를 넘어서 있습니다. 이들은 식민지배를 ‘근대화’로 포장하고 일제강점기의 불법성과 피해의 구조를 애써 무시하려 합니다. 그 근저에는 ‘대한민국은 1948년에 건국됐고 일제강점기에는 국가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깔려 있죠.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일본 극우가 말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한국 내에 확산시켜 침략의 정당성을 세탁하려는 것이고 둘째, 보수 정치 세력의 이념을 친일과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입니다. 이는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체성을 약화시키고 역사 정의를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현재 일본은 과거사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습니까. “일본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을 통해 일정 부분 사과와 반성을 표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전 총리 이후 이런 기조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교과서 왜곡, 위안부 합의의 일방적 해석 등이 그 예입니다. 현재 이시바 정권은 아베 계보의 연장선에 있으며 보수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우익적 역사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부 간 협력 차원에서 어떤 역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역사적 앙숙인 독일과 프랑스의 사례처럼 정부 간 역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양국 역사 교과서와 기억의 차이를 공론화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한일 양국도 ‘역사진실검증위원회’ 같은 기구를가 만들어 학계, 법조계, 시민사회의 대표들이 참여해 위안부, 징용, 독도, 교과서 왜곡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수행하고 국내외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할 수 있는 대응 논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유엔이나 국제사회에 정례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채널도 함께 구축돼야 합니다. 진실을 알리고 지키는 일에 국가가 체계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최근 젊은 세대의 역사 무관심 속에 역사 교육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한국 시민사회는 일찍부터 역사 바로세우기 운동을 통해 일본의 과거사 부정을 비판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교육 현장에서조차 일제강점기나 독립운동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사들이 정치적 편향을 우려해 민감한 주제를 피하고 있는 점도 문제입니다. 학계와 교육계, 시민사회가 연대해 역사를 지키는 공공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끝으로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정부와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진정한 화해는 가식 없는 반성과 정직한 기억에서 시작됩니다. 일본은 과거의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해 더이상 모호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됩니다. 한국도 역사를 정치적 도구로 삼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피해자 중심의 정의를 잊지 않아야 합니다. 양국 시민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진짜 우정의 시대가 열릴 수 있습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1956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한 뒤 한국의 역사와 한일 관계에 대한 깊은 관심을 계기로 한국 유학 후 학자의 길을 걷게 됐다. 2003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후 일본의 식민지 지배 미화에 맞서 국제사회에 한국의 정당한 입장을 알리는 데 힘써 왔다. 2009년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으로 영유권 문제의 학술적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한일 양국이 공정한 역사 인식 위에서 미래지향적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한일 간 역사 진실의 틈’을 메우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사설] 미일중 정상 통화 마무리… 실용외교 고단위 세부 해법을

    [사설] 미일중 정상 통화 마무리… 실용외교 고단위 세부 해법을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통화를 하고 한중 관계의 실질적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시 주석과의 통화는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 이어 세 번째 정상 간 통화였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이시바 총리와는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에 의견을 모았다. 미일중 정상과의 통화에서 새 정부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외교 방향을 노정할지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는 불식된 모양새다. 그러나 상견례를 탈 없이 치렀을 뿐 이 대통령은 ‘본경기’의 링 위에 아직 올라서지 않았다. 미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지하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의 기존 외교 틀거리를 바꾸라고 정색을 하고 주문한 마당이다. 가열되는 미중 패권 경쟁 속에 미일중 3국을 상대로 이 대통령이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풀어 갈지는 발등에 떨어진 현안이다. 특단의 묘수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통화에서 양국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인적·문화적 교류를 강화해 양국 국민의 우호적 감정을 높이고 경제협력 분야에서 체감할 성과를 만들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을 10월 말~11월 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초청했다. 시 주석이 참석한다면 11년 만의 방한이 된다. 대통령실은 다음 APEC 의장국이 중국인 점을 들어 두 정상의 상호 방문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셔틀외교 등으로 개선된다면 ‘한한령’(限韓令) 해제 등 교류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시 주석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한중 양국의 공동 이익인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만큼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중국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고 핵기술 고도화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한중의 경제 및 안보 협력은 필수적이다.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에는 고단위 해법이 요구된다. 미국은 관세를 앞세워 중국과 거리를 두라며 ‘안미경미’(安美經美)를 압박하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지 않으려면 외교적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묘수가 절실하다. 여권 일각의 “이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더 친미파여서 걱정할 필요 없다”는 식의 막연한 낙관만으로는 안 된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다지되 한미일·한중일 협력 확대의 다층 외교력을 구사할 때다.
  • 李대통령, 시진핑 주석과 30분 통화… 10월 말 경주 APEC 초청

    李대통령, 시진핑 주석과 30분 통화… 10월 말 경주 APEC 초청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통화를 하며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교류를 강화하고 경제협력 성과를 도출하는 데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오는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약 30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시 주석은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며 “새 정부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의를 표한 뒤 “한중 양국이 호혜·평등의 정신 아래 경제·안보·문화·인적 교류 등 여러 방면에서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양국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또 인적·문화적 교류를 강화해 양국 국민들의 우호적 감정을 높이는 동시에 경제협력 분야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특히 두 정상이 경주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올해 의장국(한국)과 내년도 의장국(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 정상이 APEC 정상회의든 어떤 식이든 계기가 된다면 만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교감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 시 주석으로서는 11년 만의 한국 방문이 될 텐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도 당부했다. 강 대변인은 “두 정상은 지방에서부터 정치 경력을 쌓아 왔던 공통점을 바탕으로 친근하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통화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과의 통화는 지난 6일 미국, 전날 일본에 이어진 세 번째 이뤄진 정상 간 소통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노골적으로 대중 견제에 대한 동맹국의 역할을 압박하는 데다 특히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기조마저 문제삼고 있어 앞으로 한중 관계의 향방은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통화에서 “쌍방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하고 양자 관계의 큰 방향을 확고히 해 중한 관계가 항상 올바른 궤도를 따라 발전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사주 소각’ 바람 탄 지주사 주가 급등… 거꾸로 가는 한진‧LS는 비상

    ‘자사주 소각’ 바람 탄 지주사 주가 급등… 거꾸로 가는 한진‧LS는 비상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자사주 비중이 높은 지주사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반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해 온 한진그룹과 LS그룹 등은 정책 변화에 비상이 걸렸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거나 새로 사들인 자기 주식을 완전히 없애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이다.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드는 만큼 주당 가치가 오르는 효과가 있어 주주환원 정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자사주 비중이 높은 지주사 주가가 최근 급등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2주 사이 HS효성(60.4%), 한화(53.9%), HD현대(40.3%), SK(34.0%), 롯데지주(15.5%) 등이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기업들은 잇따라 자사주 소각에 동참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고 고려아연도 지난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취득했던 자사주 204만주(1조 8000억원 규모)를 연내에 전량 소각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규모(약 15조 1500억원)는 이미 지난해 전체 소각 규모(13조 2981억원)를 넘어섰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되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해 온 기업들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예컨대 LS그룹은 지난달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교환사채는 LS가 보유한 자사주 38만 7365주(지분율 1.2%)로, 대한항공이 교환권을 행사하면 LS 주식으로 전환된다. 경영권 분쟁 시 대한항공을 ‘백기사’(우호 주주)로 만들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한진칼이 최근 663억원 상당의 자사주 약 44만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 넘겨 경영권을 방어하는 전략은 여당발(發) 상법 개정안(자사주 소각 의무화)이 통과되면 더는 활용하기 어려워진다.
  • [사설] 美 ‘안미경미’ 요구 속 한중 관계, 고단위 해법 찾아야

    [사설] 美 ‘안미경미’ 요구 속 한중 관계, 고단위 해법 찾아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통화를 하고 한중 관계의 실질적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시 주석과의 통화는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 이어 세 번째 정상 간 통화였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이시바 총리와는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에 의견을 모았다. 미일중 정상과의 통화에서 새 정부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외교 방향을 노정할지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는 불식된 모양새다. 그러나 상견례를 탈 없이 치렀을 뿐 이 대통령은 ‘본경기’의 링 위에 아직 올라서지 않았다. 미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지하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의 기존 외교 틀거리를 바꾸라고 정색을 하고 주문한 마당이다. 가열되는 미중 패권 경쟁 속에 미일중 3국을 상대로 이 대통령이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풀어 갈지는 발등에 떨어진 현안이다. 특단의 묘수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통화에서 양국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인적·문화적 교류를 강화해 양국 국민의 우호적 감정을 높이고 경제협력 분야에서 체감할 성과를 만들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을 10월 말~11월 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초청했다. 시 주석이 참석한다면 11년 만의 방한이 된다. 대통령실은 다음 APEC 의장국이 중국인 점을 들어 두 정상의 상호 방문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셔틀외교 등으로 개선된다면 ‘한한령’(限韓令) 해제 등 교류는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시 주석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한중 양국의 공동이익인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만큼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중국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고 핵기술 고도화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한중의 경제 및 안보 협력은 필수적이다.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에는 고단위 해법이 요구된다. 미국은 관세를 앞세워 중국과 거리를 두라며 ‘안미경미’(安美經美)를 압박하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지 않으려면 외교적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묘수가 절실하다. 여권 일각의 “이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더 친미파여서 걱정할 필요 없다”는 식의 막연한 낙관만으로는 안 된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다지되 한미일·한중일 협력 확대의 다층 외교력을 구사할 때다.
  • 李대통령, 시진핑과 첫 통화… 트럼프·이시바 이어 3번째

    李대통령, 시진핑과 첫 통화… 트럼프·이시바 이어 3번째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첫 전화 통화를 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외국 정상과 통화한 것은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전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 이어 세 번째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이 대통령과 통화에서 “당선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며 “한중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교 33년간 두 나라는 이념과 사회 제도의 차이를 넘어 각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상호 성취와 공동 발전을 이뤘다”며 “건강하고 안정적이고 지속해서 심화하는 중한 관계는 시대 발전의 흐름에 부합하며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도 부합하고 지역 및 세계의 평화 안정과 발전 번영에도 이롭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각급과 각 분야의 교류를 강화해 전략적 상호 신뢰를 증진해야 한다”면서 “양자 협력과 다자간 조정을 긴밀히 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공동으로 유지하며 글로벌 및 지역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정성과 원활함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한중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교류의 역사가 오래됐으며 경제, 무역, 문화적 연결이 긴밀하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의 지도 아래 중국은 위대한 발전 성과를 거뒀고 이는 감탄할 만하다”며 “저는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하며 중국 측과 함께 양자 선린 우호 관계의 심화 발전을 추진하고 양국 국민 간 감정을 개선 및 증진해 한중 협력이 더 많은 성과를 거두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李 “‘이재명 잘 뽑았다’ 자부심 가지실 수 있도록 모든 역량 집중”…연일 SNS로 메시지

    李 “‘이재명 잘 뽑았다’ 자부심 가지실 수 있도록 모든 역량 집중”…연일 SNS로 메시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일을 맞은 10일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 ‘이재명 잘 뽑았다’는 효능감과 자부심을 가지실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이재명의오늘”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올린 글에서 “국내외 산적한 현안을 하나하나 책임있게 처리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길은 결코 쉽지 않지만, 이재명 정부는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과제를 해결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회의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 실질적으로 체감하실 수 있는 민생 안정과 물가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함께 양국 간 신뢰와 우호의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지며,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지난 5일부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엑스(X) 등 SNS를 통해 연일 메시지를 내며 소통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과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6관왕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SNS를 통해 냈다. 전날에는 대통령실 브리핑룸에 카메라를 추가 설치하는 구상에 대해 “우연히 댓글을 통해 접한 제안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 역시 SNS를 통해 밝혔다.
  • 혹등고래가 만드는 거품고리, 인간 향한 애정 표현?

    혹등고래가 만드는 거품고리, 인간 향한 애정 표현?

    거대한 덩치의 혹등고래가 인간과의 친밀감 표시로 이른바 ‘버블링’을 만든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와 SETI 연구소는 혹등고래가 인간과 교감의 표시로 버블링을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해양 포유동물 과학’(Marine Mammal Science) 최신 호에 발표했다. 지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혹등고래는 가까이서 보면 위협적이지만 사실 인간에게 공격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해상에서 인간과 마주쳤을 때 수직으로 머리를 물 위로 들어 올리며 호기심과 장난기 어린 행동을 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특히 혹등고래는 입속 공기를 수중으로 쏘아 올려 공기 방울을 만들어 거품 고리를 만드는데 이를 버블링이라 부른다. 전문가들은 혹등고래가 버블링을 그물처럼 이용해 연어나 크릴새우 등을 잡아 가둬 먹이로 삼거나 때로는 수컷이 암컷을 위한 과시용인 것으로 파악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들이 나타나면 혹등고래가 종종 버블링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전 세계 11마리의 혹등고래가 만들어낸 버블링의 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 12회의 버블링 중 10회는 근처에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펼쳐졌으며 이 과정에서 혹등고래의 공격적인 행동은 없었고 오히려 상황을 여유롭게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프레드 샤프 박사는 “혹등고래는 종종 선박과 수영하는 사람들에게 호기심 많고 우호적인 행동을 보인다”면서 “인간을 향해 버블링을 만드는 것은 장난스러운 상호작용으로 어떤 형태로든 의사소통하려는 시도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 SETI 연구소가 참여한 것은 외계 문명과의 소통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미국의 민간 연구단체인 SETI 연구소는 우주 생명의 기원과 본질을 연구해오고 있다. 곧 우주에 존재하는 지적인 생명체가 호기심을 표현하는 방식을 이해하면 이를 탐지하고 소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편 혹등고래는 긴수염고래과의 포유류로, 몸길이는 11~16m, 몸무게는 최대 40t에 이른다. 주로 크릴새우(남극새우)와 작은 물고기를 먹고 살며, 수명은 45~100년으로 알려졌다. 한때는 무분별한 포획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지만, 현재 개체 수는 8만 마리가량으로 불어났다. 멸종 위기를 면한 뒤 관심 등급으로 분류됐으나 여전히 보호종에 속하기 때문에 포획이 적발될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 “친하게 지내자”…혹등고래, 인간 앞에서 ‘거품 고리’ 만드는 이유 [핵잼 사이언스]

    “친하게 지내자”…혹등고래, 인간 앞에서 ‘거품 고리’ 만드는 이유 [핵잼 사이언스]

    거대한 덩치의 혹등고래가 인간과의 친밀감 표시로 이른바 ‘버블링’을 만든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와 SETI 연구소는 혹등고래가 인간과 교감의 표시로 버블링을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해양 포유동물 과학’(Marine Mammal Science) 최신 호에 발표했다. 지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혹등고래는 가까이서 보면 위협적이지만 사실 인간에게 공격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해상에서 인간과 마주쳤을 때 수직으로 머리를 물 위로 들어 올리며 호기심과 장난기 어린 행동을 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특히 혹등고래는 입속 공기를 수중으로 쏘아 올려 공기 방울을 만들어 거품 고리를 만드는데 이를 버블링이라 부른다. 전문가들은 혹등고래가 버블링을 그물처럼 이용해 연어나 크릴새우 등을 잡아 가둬 먹이로 삼거나 때로는 수컷이 암컷을 위한 과시용인 것으로 파악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들이 나타나면 혹등고래가 종종 버블링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전 세계 11마리의 혹등고래가 만들어낸 버블링의 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 12회의 버블링 중 10회는 근처에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 펼쳐졌으며 이 과정에서 혹등고래의 공격적인 행동은 없었고 오히려 상황을 여유롭게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프레드 샤프 박사는 “혹등고래는 종종 선박과 수영하는 사람들에게 호기심 많고 우호적인 행동을 보인다”면서 “인간을 향해 버블링을 만드는 것은 장난스러운 상호작용으로 어떤 형태로든 의사소통하려는 시도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 SETI 연구소가 참여한 것은 외계 문명과의 소통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미국의 민간 연구단체인 SETI 연구소는 우주 생명의 기원과 본질을 연구해오고 있다. 곧 우주에 존재하는 지적인 생명체가 호기심을 표현하는 방식을 이해하면 이를 탐지하고 소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편 혹등고래는 긴수염고래과의 포유류로, 몸길이는 11~16m, 몸무게는 최대 40t에 이른다. 주로 크릴새우(남극새우)와 작은 물고기를 먹고 살며, 수명은 45~100년으로 알려졌다. 한때는 무분별한 포획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지만, 현재 개체 수는 8만 마리가량으로 불어났다. 멸종 위기를 면한 뒤 관심 등급으로 분류됐으나 여전히 보호종에 속하기 때문에 포획이 적발될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 시진핑 “한중 관계 고도로 중시”… 이시바 “한일 협력 불변”

    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확대”나토 “24일 정상회의에 李 초청할 것”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서 “나는 중한 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한다”며 한중 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윤석열 정부 시절 한미일 삼각 공조 속에서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 주석은 당선 축전 전문에서 “중국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인접국이자 협력 파트너”라며 “수교 33년간 이념과 사회제도의 차이를 넘어 양국 관계가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발전해 왔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특히 “100년에 한 번 올 격변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면서 “중국은 세계와 지역의 주요 국가로서 한국과 함께 수교 초심을 지키고, 선린우호의 방향을 굳게 하며, 호혜적 목표를 견지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당시 축전과 견줄 때 양국 관계 개선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2016년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으로 경색된 한중 관계는 문재인 정부 때 일부 봉합되는 듯했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다시 냉각 국면으로 돌아섰다. 일본을 비롯해 유럽연합(EU)과 우크라이나, 인도·베트남·캐나다·브라질 등 주요국도 발 빠르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정권이 바뀌어도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은 변함없다”고 강조하며 셔틀 외교 재개와 조기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지지통신은 “이시바 총리가 이달 중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조율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X(엑스)에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또럼 서기장과 르엉끄엉 주석은 “이 대통령의 전략적 비전을 바탕으로 한 한국의 번영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X에 “유럽과 대한민국 간 굳건한 유대를 더욱 심화하길 기대한다”고 썼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X에 한글로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 한국 국민과의 우호 관계와 대한민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소중히 여긴다”는 글을 남겼다. 한편 마르크 뤼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오는 24~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 이 대통령을 초청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나토 정상회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대통령의 초청이 확정되면 한미 정상 간 대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시진핑 “李대통령 당선 축하, 한중수교 초심 지키며 협력 파트너 관계 발전”

    시진핑 “李대통령 당선 축하, 한중수교 초심 지키며 협력 파트너 관계 발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했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중국과 한국의 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서로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라면서 “한중수교 33년 동안 양국은 이념과 사회 제도의 차이를 넘어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가며 성취를 이뤄 양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실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국민의 복지를 증진시켰을 뿐 아니라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에도 적극적으로 공헌했다”고 돌이켰다. 시 주석은 “세계는 변혁의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국제 및 지역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전세계 및 지역의 중요한 국가로서 중국은 한국과 함께 수교를 맺을 당시의 초심을 지키고 선린우호의 방향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호 이익과 ‘윈윈’이라는 목표를 견지하고 중국과 한국의 전략적 협력 파트너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양국 국민들에게 더 큰 혜택을 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머스크, 트럼프 감세안에 “역겹고 터무니없다” 맹비난…왜?

    머스크, 트럼프 감세안에 “역겹고 터무니없다” 맹비난…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감세 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머스크는 3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에 “미안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다. 이 엄청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의회 예산안은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공격했다. 이어 “이에 찬성한 사람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당신들도 스스로 잘못했다는 점을 안다”며 이 법안을 통과시킨 하원 의원들을 비난했다. 머스크는 이어 4분 만에 “그것은 이미 거대한 규모인 ‘재정 적자’(정부 지출과 수입의 차이)를 2조5000억달러(약 3435조원)로 급증시키고 미국 국민에게 감당할 수 없는 빚 부담을 지울 것”이라고 썼다. 또 몇 분 뒤에는 미국의 재정적자 증가 추이를 기록한 다른 게시물을 공유하며 “의회가 미국을 파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산 증액에 강경한 태도로, 하원에서 이 감세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토마스 매시(공화·켄터키) 의원은 머스크의 게시물에 “그가 맞다”고 답글을 올렸고, 머스크는 이를 다시 공유하며 “간단한 수학”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머스크의 이런 비판에 별일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가 이 법안에 어떤 입장인지 이미 안다”며 “그것은 대통령의 의견을 바꾸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하나의 크고 훌륭한 법안이며, 그(트럼프 대통령)는 이를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도 “내 친구 머스크는 완전히 틀렸다”고 비판을 일축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어제 머스크와 전화 통화했는데 매우 우호적인 대화였고 나는 이 법안의 장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머스크는 잘못 보고 있다. 물론 전기차(EV) 보조금 문제가 그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법안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에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지금까지 주어지던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금 공제 혜택이 사라지게 된다고 CNN 방송은 짚었다. 이는 테슬라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판매량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30억원)를 쓰며 일등 공신이 된 머스크는 이후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돼 연방 정부 구조조정과 예산·지출 삭감을 진두지휘했으나 지난달 31일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One Big Beautiful Bill Act)이라고 이름 붙인 이 법안은 내달 4일까지 의회(상원)를 통과시키는 게 목표다. 이 법안은 세금 감면을 확대하는 대신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SNAP(저소득층 식품 지원 프로그램), 청정에너지 및 전기차 세금 공제, 교육 보조금 등 다양한 연방 보조금과 복지 프로그램을 삭감해 재정 균형을 맞추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런 삭감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정치적 논란이 예상된다.
  • 이택수 경기도의원, 학교 배정에 학생·학부모 선택권 확대해야

    이택수 경기도의원, 학교 배정에 학생·학부모 선택권 확대해야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이택수 의원(국민의힘, 고양8)은 최근 경기도고양교육지원청에서 개최된 2026학년도 관내 초등학교 통학구역 및 중학교 학교군(구) 개정안 심의협의회에 참석,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최대한 확대하는 방향으로 학교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택수 도의원은 특히 내년 2월 혁신학교 지원사업이 중단될 예정인 덕양중학교를 서정초등학교의 공동학구에서 제외하고 서정중학교로의 단일학구로 조정하는 안에 대해 교육 형평성과 확장성 차원에서 공동학구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정초에서 덕양중으로의 진학률은 22%에 달하는데, 물리적으로 내년부터 공동학구에서 제외될 경우 올해 서정초교 6학년 학생들은 강제로 서정중학교로 배치되어야 한다. 고양교육지원청은 이번 심의 결과를 수용해 서정초의 2025학년도 졸업예정자까지 서정중학구와 덕양중학구의 공동학구를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예고를 고시했으며 6월말까지 의견 조회 후 초등학교 통학구역은 교육장 결재로 확정, 중학교 학교군(구)는 경기도의회 심의 후 10월경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심의에서는 일산양일중학구와 풍동중학군 공동학구, 고양장항초 통학구역의 신일산가중학군과 나중학군 공동학군의 설정 기한을 1년 한시 연장하는 안건도 확정했다. 고양교육지원청의 우호삼 행정국장은 “고양시내 각 지역과 학교의 요청으로 초등학교 통학구역 조정 7건과 중학교 학교군(구) 조정 10건이 상정되었으나 학급편제, 통학편의 등 종합적인 검토 결과 현행유지가 적절할 것으로 판단됐다”며 “앞으로 원거리 통학과 중학교 배정 지침 변경, 근거리 중학교 순위 변경, 학교 신설 요청 등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의견을 수렴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세계시민이 지켜보고 있다… 세계환경의 날 행사장에 등장한 초대형 ‘눈’

    세계시민이 지켜보고 있다… 세계환경의 날 행사장에 등장한 초대형 ‘눈’

    세계 최대 규모 환경행사인 ‘2025 세계환경의 날’이 열리는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 초대형 ‘눈’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플뿌리 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는 ‘2025 세계 환경의 날’ 기념 행사가 시작된 4일 오전 국제컨벤션센터 앞에서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을 요구하기 위해 눈이 그려진 #WeAreWatching(전 세계 시민이 지켜보고 있다) 깃발을 펼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플뿌리연대는 국내외 16개 단체로 구성된 연대체다. 가로 30m 세로 20m의 #WeAreWatching은 스위스 예술가 댄 아처와 그린피스가 협업한 깃발로 전 세계 시민 6472명이 자신의 초상을 제공해 만들어졌다. 그린피스는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 당시에도 강력한 협약을 촉구하며 이 깃발을 부산 상공에 띄운 바 있다. 이에 플뿌리연대는 대통령 당선인과 행사 개최국인 한국 정부에 생산 감축을 포함하는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요구하며 ‘전 세계 시민이 한국을 포함한 세계 정부를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플뿌리연대는 “새로운 정부는 세계 환경의 날 개최국이자 직전 협상회의(INC5) 개최국, 또 우호국 연합(HAC) 소속 국가로서 다음 회의(INC5.2)에서 협약이 본래 의미를 잃지 않고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성안되도록 생산감축에 대한 의지와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 세계 환경의 날 행사는 28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이며, UNEP과 환경부가 주최·주관한다.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ollution)’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의 슬로건은 ‘공동의 도전, 모두의 행동(Shared challenge, collective action)’으로 정부(환경부), 각국 장·차관급 인사와 주한대사, 국제기구 대표, 기업, 국내외 환경단체 및 시민 등 약 7000여 명이 참여한다. 1972년부터 매년 6월 5일 유엔환경계획(UNEP)과 개최국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세계 환경의 날은 환경보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이고 실질적인 행동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세계 환경의 날을 기념하는 ‘2025 환경 한마당 축제’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야외광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도와 제주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환경 관련 기관·단체 및 기업 관계자와 도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플라스틱 오염이 없는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의지를 다지고자 마련됐다. 자원순환 생활실천 캠페인, 삼베 수세미 제작, 업사이클 화분 반려식물 심기, 플라스틱 병뚜껑 키링 만들기, 재활용품을 활용한 민속놀이 체험, 기후변화과학 놀이터 등 31개 환경교육·체험 및 전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구를 위한 녹색소비! 2025 녹색소비 한마당’에서는 생활 속 녹색제품 전시와 천연 설거지바 만들기, 신재생 에너지 키트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 밖에도 ▲폐플라스틱 병뚜껑 활용 업사이클 벽화 작업 프로젝트 ▲환경 인형극 ▲친환경 생태교통 자전거 바이클린 챌린지 ▲실천 인증 챌린지 활동공유 워크숍 등 다채로운 행사가 운영되고 있다. 이날 오영훈 지사는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선서와 미세플라스틱 특별법 제정 촉구 캠페인에 동참하고, 체험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며 행사 참여자들에게 탈플라스틱의 중요성을 알렸다. 오 지사는 “탈플라스틱은 제주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플라스틱 재활용을 확대하는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사회를 조성해 제주를 플라스틱 오염 없는 깨끗한 지역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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