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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대생 청부살해’ 피해 가족 도운 의사

    ‘여대생 청부 살해 사건’의 피해자 가족이 허위 진단서로 형집행정지를 받은 주범 윤길자(68·여)씨와 이를 도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주치의를 고발하는 과정에서 같은 병원 의사가 진정서를 작성해 피해자 가족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 김하늘) 심리로 지난 6일 열린 윤씨의 당시 주치의 박모(54) 교수에 대한 7차 공판에서 같은 병원 장기 재원 환자관리위원장인 한모(53) 교수는 “피해자 하모씨의 아버지에게 연락해 윤씨의 상태에 관한 진정서를 써서 줬다”고 진술했다. 윤씨는 2008년부터 4년간 세브란스병원에서만 38차례에 걸쳐 입·퇴원을 반복했다. 환자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특별한 치료 없이 4주 이상 입원한 윤씨를 강제 퇴원시켰다. 한 교수는 “진료기록을 살펴본 결과 윤씨 상태와 진단서 내용이 맞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환자에게 우호적으로 써준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청부 살해된 피해자의 아버지를 수소문해 윤씨가 부적절하게 입원하고 있음을 알렸다. 그는 “하씨가 찾아와 진정서를 쓰기 위한 의무 기록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대신 진정서를 써줄 테니 이를 토대로 고발장을 제출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씨의 변호인은 한 교수가 진정서를 작성한 배경과 목적을 추궁하고 고발 경위를 문제 삼았다. 변호인은 “하씨의 고발장과 검찰의 공소사실, 지난 4월 MBC(시사매거진 2580)의 보도 내용이 거의 같은 내용”이라면서 “정의감이 많아서 진정서를 써준 것이냐”며 불순한 의도를 부각시켰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中 “마땅히 국제법·국제관례 부합해야” 모호

    중국 정부는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와 관련,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에 대한 방안은 마땅히 국제법과 국제관례에 부합해야 한다”며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한국 정부가 방공식별구역 확대를 검토하는데 중국은 이를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을 받고 “방공식별구역은 주권이 미치는 영공과는 다른 공공 공역”이라며 “중국은 평등과 상호 존중의 원칙 아래 한국과 소통을 유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중국이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완곡하게 드러내면서도 방공식별구역으로 인한 전선을 한국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방공식별구역이 ‘국제법과 국제관례에 부합한다´는 것을 근거로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방공식별구역 확대가 영공을 침범하는 게 아니라면 반대할 명분이 없다. 그렇다고 자국 방공식별구역과 중첩되도록 확대된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중국 입장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는 사실상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화력을 일본으로 집중해야 하는 만큼 한국과는 ‘소통’을 강조함으로써 대립면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중국은 자국 방공식별구역 설정으로 인한 주변국과의 마찰 상황에서 한국과는 시종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신문망 등 중국 언론들은 한국이 8일부터 미국, 영국과 한국 남해에서 기동훈련을 벌이는 것은 중국 방공식별구역 설정과 관련이 없다는 한국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美·中·日 동아시아 전문가 ‘北 사태’ 긴급 진단

    美·中·日 동아시아 전문가 ‘北 사태’ 긴급 진단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핵심 후견 세력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과 관련해 서울신문은 4일 미국, 중국, 일본 동아시아 전문가들과의 긴급 인터뷰를 통해 배경 분석과 향후 전망 등을 들었다. 특히 장성택의 실각이 북·중 관계에 미칠 영향을 놓고 미국과 중국 전문가의 시각이 엇갈렸다. ■ 미국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이사장 “친중파 실각… 中, 北 컨트롤 어려움 겪을 수도” 고든 플레이크 미국 맨스필드재단 이사장은 3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성택의 숙청이 사실이라면 중국이 곤혹스러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입장에서 친중(親中)파인 장성택이 사라지면 북한을 ‘컨트롤’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 캠프에서 동아시아 정책 수립에 관여하는 등 미국 내 대표적인 동아시아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플레이크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중국은 (김정일이 죽더라도) 장성택만 있으면 북·중 관계가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중국 입장에서는 김정일이 죽는 것보다 장성택이 죽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장성택은 연장자로서 연륜이 있고 대화가 되는 상대이기 때문에 젊은 지도자의 등장으로 예측 불가능해질지 모르는 북·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인물로 중국은 일찌감치 장성택에게 기대했다는 것이다. 플레이크 이사장은 “중국은 김정일 사후를 내다보고 오래전부터 장성택에게 투자했다”면서 “중국 입장에서는 일종의 보험을 든 셈”이라고 했다. 그는 “장성택이 실제로 실각했다면 앞으로 중국의 입장과 북·중 관계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김정은 정권에 계속 지지를 보낼지도 관심”이라고 했다. 그는 “반면 장성택의 실각은 북한을 통제하려는 중국에 대한 김정은의 경고 메시지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플레이크 이사장은 ‘장성택의 실각으로 김정은의 권력이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정확한 정보가 없어 예단하기는 이르다”면서 “김정은이 권력 강화 차원에서 치밀한 시나리오 아래 단행한 숙청이라면 권력이 더 공고해질 수도 있지만 믿을 만한 측근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행한 숙청이라면 권력 기반이 더 불안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중국 런샤오 푸단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北 정치 지형 변해도 北·中관계엔 영향 못 미쳐” “장성택의 실각이 설령 사실이라 하더라도 중국과 북한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 국제관계학원 런샤오(任曉) 부원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은 예측 불가한 ‘왕조’(王朝) 성격의 국가여서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크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라면서 “이번 사건은 김정은 권력 강화 조치임과 동시에 그의 권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런 부원장은 장성택의 숙청으로 당장 북한의 정치 지형이 다소 변한다 하더라도 크게 우려할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장성택 사건은 물론 과거 리영호 총참모장이 숙청된 것을 보면 (권력이 강해졌다고 보도되는)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데 이는 김정은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한 뒤 “이번 사건으로 군부가 강해지더라도 지난 5월 이후 지속돼 온 동북아 긴장 완화 모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무엇보다 국가 관계는 국가 이익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한 개인의 문제로 인해 좌우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장성택의 실각 여부와 중·북 관계는 별개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과의 우호 관계 발전에서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정은 방중 문제와 관련, “북한 지도자가 중국을 방문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는 환영한다. 우리가 거절할 이유가 없으며 그의 방문은 오히려 관계 유지를 통해 그들이 개혁·개방으로 나가도록 설득 작업을 전개하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북한은 독립국가로 중국이 좌지우지할 수 없고 체제 특성상 외부의 영향에 민감하지도 않다. 우리의 목표는 북한의 개혁·개방이며 이를 위해 전처럼 대북 설득 작업을 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일본 이즈미 하지메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실각 단정 못 해… 사실이어도 체제 동요 없을 것” 일본 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로 꼽히는 이즈미 하지메 시즈오카현립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어 “장성택이 실각하더라도 지금 체제에는 아무런 동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즈미 교수는 “측근의 공개 처형 이유가 축재라고 하지만 진상은 알 수 없다”면서 “만약 측근이 처형됐다면 장성택은 면죄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측근의 처형이 장성택의 실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어 이즈미 교수는 “관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인) 12월 17일에 그가 나타날지 여부”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의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이즈미 교수는 말했다. 이즈미 교수는 “9월 10일부터 김경희의 동정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신경 쓰인다. 김경희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장성택의 동향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인자 실각’ 사태로 인한 북한 체제의 동요에 대해서도 이즈미 교수는 부정적으로 봤다. “북한은 김 제1위원장 체제가 돼도 김정일 노선을 계승해 오고 있다. 만약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중요 인물로 떠오르지만 그 역시 지금의 노선을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국 국가정보원이 ‘장성택 실각’ 소식을 공개한 시점에 대해 이즈미 교수는 “순서로 따지면 김경희 소식에 이어 장성택을 얘기하는 것이 맞는다”며 “장성택의 얘기만 전한 것을 보면 한·일 관계 악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의 한·중·일 3개국 방문 시점에 (한국이) 세간의 눈을 북한 체제로 돌리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고려역·학교·찌개… 일본에 뿌리내린 ‘1300년 고구려’

    고려역·학교·찌개… 일본에 뿌리내린 ‘1300년 고구려’

    일본에서 한반도의 역사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약간의 발품을 팔면 도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마을을 만나게 된다. 도쿄역을 기점으로 자동차로는 73㎞, 전철로는 2시간 정도 걸리는 사이타마 현 히다카 시에 있는 고려신사(高麗神社·일본명 고마진자)와 그 일대의 고려마을이다. 신사가 자리 잡은 지역은 ‘고려’가 붙은 것투성이다. 기차 역만 고려역(高麗驛), 고려천역(高麗川驛) 두 곳이다. 지역으로는 고려천(高麗川), 고려향(高麗鄕), 고려치(高麗峙·고개)가 있고 학교는 고려소학교, 남(南)고려소학교, 고려중학교, 남(南)고려중학교가 있다. 심지어 일본식 김치찌개인 고려찌개(高麗鍋·고마나베)도 맛볼 수 있다. 이 지역과 고려가 밀접한 관계를 지녔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신사와 마을이 3년 뒤면 1300년을 맞는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일본서기’나 ‘속일본기’에 따르면 동아시아를 주름잡던 고구려는 668년 나당(羅唐)연합군의 공격으로 멸망한다. 멸망 2년 전 사절단으로 일본에 건너온 고구려 왕족 약광(若光)은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신세가 된다. 일본의 야마토 조정과 약광은 716년 간토(關東) 지역에 흩어져 살던 고구려인, 백제인, 신라인들을 모아 지금의 고려신사 일대 무사시노 벌판에 고려군(郡)을 만들게 된다. 고려군을 지배해 온 약광이 죽자 군민들은 그를 고려명신(명신)으로 받드는 신사를 만드는데 그게 바로 고려신사다. 이들은 한반도의 말타기, 농업기술, 건축과 미술 등의 선진 기술, 문물을 바탕으로 메이지유신 이전까지 고려라는 이름을 유지하면서 일본 속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왔다. 도쿄에서 자동차를 타고 들어가면 계속 이어지는 평야지대의 한 자락에서 고려천을 만나게 되고 개천을 건너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나지막한 산자락 아래 자리 잡은 게 고려신사다. 신사 입구에는 2005년 한·일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해 중앙민단의 김재숙 단장이 기증한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장승 2개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본래 1992년 기증했던 장승이 사고로 못 쓰게 되는 바람에 새롭게 제작한 것이다. 경내로 들어서면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가 기념식수를 한 나무가 있으며 곳곳에서 ‘고구려문화전’, ‘한국전통음악 사물놀이’ 등 1300주년 기념행사를 알리는 깃발들이 손님을 맞는다. 신사 본전 뒤쪽으로는 17세기에 지어진 고려가(高麗家)라고 하는, 고려신사의 주인 격인 구지(宮司)들이 대대로 살아온 고택이 있는데 일본 국가지정중요문화재가 돼 있다. 고려신사는 2016년 고려군 건군(建郡) 1300주년의 중심이 돼 갖가지 행사를 치르고 있고 앞으로도 치를 계획이다. 신사 혼자만의 힘으로는 거대한 행사를 치를 수 없어 히다카 시를 비롯한 신사 주변 9개 지자체의 단체장을 고문으로 한 ‘고려군 건군 1300년 기념사업위원회’도 함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행사는 세 가지 목표를 내걸고 있다. 먼저 고려군 탄생의 씨앗이 된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국제 교류를 촉진해 평화·우호의 끈을 만들고 둘째, 사이타마 현 서부 지역의 지역 활성화를 꾀하며 셋째, 고려군을 있게 한 선인들의 유산을 재발견하고 계승·발전시키자는 것이다. 신사와 기념사업회는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와 있는, 말을 타며 활을 쏘는 ‘마사희(馬射戱) 대회’, ‘고려미무(美舞)체조’, 고려군과 관련 지역의 역사를 재발견하는 ‘역사탐방강좌’ 등 수십 가지에 이르는 행사를 2016년까지 치를 예정이다. 1300년간 고구려 후손임을 당당하게 밝히며 살아온 역사를 알리는 동시에 전통을 이어 갈 고려신사의 노력이 주목된다. 글 사진 히다카(사이타마 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내년 김정은 외교무대 데뷔할 듯… 中이 1순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권력을 승계한 2년 동안 정상 외교무대에는 데뷔하지 않았다. 후계자 준비 기간이 짧았던 만큼 대외관계보다는 권력 체제 공고화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김 제1위원장이 집권 기간 중 만난 중량급 인사는 북한의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 기념 행사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친서를 전달한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부주석이 유일하다.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이 지난달 해외 국가원수로는 처음 방북했지만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대신 만났다. 비정치인으로는 김 제1위원장이 팬으로 자처한 미국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유일하다. 체제 안정을 위한 김 제1위원장의 ‘내부 지향적’ 행보에도 북한의 대외 정책은 전반적으로 ‘현상 유지’는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월 3차 핵실험 후 불협화음이 커졌던 북·중관계도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특사로 방중했고, 고위급 상호 방문도 이뤄졌다. 전통적 우호 관계를 이어온 대아세안 관계도 올 들어 라오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각국과 13차례 대표단을 교류했다. 김정일 사후 2년간 정권 안정에 총력을 기울인 북한은 내년부터 대외관계 안정화에 역점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 집권 3년에 진입하는 ‘김정은 정상외교’의 첫 무대는 중국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북·중관계가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당 대 당 특수관계에서 정상적인 국가 관계로 전환되는 기류를 보이지만 여전히 동맹관계라는 점에서 최우선 순위에 있다. 중국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한 동중국해 일대에 방공식별구역(ADIZ)을 설정한 것과 관련, 지난달 28일 “일본은 이러쿵 저러쿵할 권리가 없다”며 중국 편들기에 나서는 등 전통적인 유대관계를 과시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내년 1월 초 발표하는 북한 신년사를 통해 대외관계를 강조하고 1순위로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북한 외교의 핵심 라인에는 김영일 당 비서 겸 국제부장, 김성남 부부장을 주축으로 박의춘 외무상, 대표적인 북미 채널인 김계관 제1부상과 북중 채널인 김형준 부상, 6자회담 대표를 맡고 있는 리용호 부상 등 김정일 시대의 인물들이 포진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文, 대선 끝난 지 1년 안됐는데 왜… 일각 “성급한 행보”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29일 “2017년에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면서 “대권 도전에 집착하지 않겠지만 기회가 오면 회피하지도 않겠다”고 말해 사실상 차기 대권 재도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문 의원은 29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2017년 대선에서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의원이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차기 대선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대선이 끝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4년 뒤의 대권에 관한 언급을 한 배경 등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문 의원은 다음 달 초 지난 대선을 평가, 반성하고 새로운 도전 의사를 밝히는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를 출간할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선 패배의 당사자로서 너무 성급한 행보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문 의원은 최근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호적 경쟁관계’라고 규정한 뒤 “안 의원은 민주당 밖에서 별도의 정치세력화를 통해서, 나는 민주당을 통해서 경쟁하게 됐는데 종래에는 같이해야 한다”며 “안 의원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포괄하지 못하는 세력까지 (안 의원이) 포괄하고 새로운 사람을 발굴해서 나중에 힘을 합치면 야권 전체를 크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데 대해서는 “국가정보원에 완성본을 남겼지만 국가기록원에 이를 넘기지 않은 것은 참여정부의 불찰이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처음으로 사과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사초폐기’가 아니다. 이관되지 않았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새누리당도 의도적으로 사초를 폐기한 사건으로 몰고 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경색 국면과 관련해서는 “사실 지금 민주당 지도부가 비교적 온건한 편인데 이런 지도부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공간을 안 주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지난해 대선 때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등의) 상황에 대해 미안해하는 마음을 갖고 진정성 있게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야당도 당연히 협조할 것이고, 나도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지금처럼 정당한 업무였다는 식으로 마구 나가면 야당이나 저 같은 사람이 도울 길이 없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막힌 정국에서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이 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문 의원과 출입기자단의 간담회는 지난해 대선 공식선거운동 개시 1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한·중 ‘방공구역’ 정면충돌 양상… 이어도 상공 긴장국면 고조

    한·중 ‘방공구역’ 정면충돌 양상… 이어도 상공 긴장국면 고조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을 둘러싼 한·중 두 나라의 마찰이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28일 한·중 국방전략대화에서 양측은 평행선을 달린 채 접점을 찾지 못한 터라 당분간 이어도 상공의 긴장 국면은 고조될 전망이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과 왕관중(王冠中)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 등 20여명의 한·중 양국 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3차 한·중 국방전략대화는 부드러운 분위기로 시작했지만 긴급 의제로 상정된 양국 방공식별구역(ADIZ) 조정 문제를 다루면서 긴장감이 번졌다. 예정 시간을 1시간이나 넘겼지만 서로 시각차만 드러냈다. 국방부 관계자는 “두 나라의 ADIZ가 제주 서쪽 상공에서 일부 중첩된 것과 이어도 상공이 CADIZ에 포함된 것을 철회해줄 것을 강도 높게 요청했지만 중국 측은 CADIZ 선포는 주권 문제이기 때문에 철회는 물론 조정할 계획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사전 협의가 없었던 점에 대해서도 중국 측에선 한·중 신뢰 관계를 감안해 30분 먼저 통보한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측은 향후 CADIZ에 우리 군 초계기가 들어오면 원칙에 따른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지만 방공식별구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어차피 경고가 전부”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23일 일방적으로 CADIZ를 선포한 이후 미국, 일본과는 날을 세우면서도 한국에는 여지를 남겨 왔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한 양국은 우호적인 근린 국가”라며 “우리는 (한국 측의) 충분한 이해와 협조를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동중국해 ADIZ 선포 문제로 미국, 일본, 타이완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우리 정부의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애초부터 크지 않았다. 지난 26일 미국이 B52 전략폭격기를 동중국해로 출격시키는 등 한·미·일의 CADIZ 무력화 시도가 거세지는 상황인 만큼 더욱 단호한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날 전략대화에서 ADIZ 조정을 위해 양자 협의를 계속하자고 제안했지만 중국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우리 정부가 이어도 상공을 포함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재조정하는 방안이 탄력을 받게 된 만큼 ADIZ를 둘러싼 한·중 갈등은 고조될 전망이다. 군 당국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중국 측에 통보 없이 이어도 상공에 해군초계기(P3C)를 보내 순찰 및 정보 수집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 군의 초계 활동에 대해 중국 측이 ‘실력 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열린 당정청 정책협의회에서는 중국 대응 차원에서 우리 측도 KADIZ를 남쪽으로 더 확대키로 가닥을 잡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성난 印尼대통령… “韓, 도청 지원 의혹 해명하라”

    성난 印尼대통령… “韓, 도청 지원 의혹 해명하라”

    한국이 미국과 호주 정보기관의 도청을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현지 한국 대사를 불러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이번 사태가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자카르타포스트 등 인도네시아 언론에 따르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지난 26일 자카르타 주재 한국·싱가포르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도청 지원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호주 정부의 도청 의혹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싱가포르의 도청 지원 의혹을 언급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문건을 인용해 한국과 싱가포르가 ‘다섯 개의 눈’(Five Eyes)으로 불리는 영·미권 첩보 동맹국의 핵심 도청 파트너 역할을 하며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의 국제전화와 인터넷 도청·감청을 도와줬다고 보도<서울신문 11월 26일자 2면>했다. 이에 따라 이번 도청 파문이 양국의 우호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칠지 우려된다. 한편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드니모닝헤럴드 보도에 대해 “분명히 말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대치 정국 해법 논의”… 여야 중진들 회동

    “대치 정국 해법 논의”… 여야 중진들 회동

    여야 중진 의원들이 26일 오전 대치 정국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귀빈식당에서 머리를 맞댔다. 참석한 중진은 10명. 새누리당에서는 남경필·이병석·김태환·송광호·정병국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우윤근·박병석·유인태·원혜영·김성곤 의원이 참석했다. 비교적 각당 지도부에 우호적인 성향을 가진 의원들이다. 실제 새누리당 의원들은 황우여 대표가 추진했던 국회선진화법에 대체로 찬성했던 의원들이고, 민주당 의원들은 비노·온건파로 분류된다. 전날 여야 대표가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특별검사 도입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담을 가졌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는 가운데 중진들이 모였다는 점에서 뭔가 ‘특별한 해법’이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팽배했다. 무엇보다 여야 지도부가 각각 당내 강경파에 밀려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속에서 중도 성향의 중진 의원들이 절충점 찾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특검은 절대 안 된다는 새누리당 강경파 의원들과 특검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 중진 의원들이 소통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여야 중진들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4인협의체’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여야 간의 소통을 강화해 정치력을 복원하고 여야 협상에 힘을 보태자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특검 수용에 있어서는 의미 있는 합의점을 이루지 못했다. 한 참석 의원은 “현실적으로 특검 등을 놓고는 입장 차를 좁히는 데 상당히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인식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더 소통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슈&논쟁] 日 ‘집단적 자위권’ 추진

    [이슈&논쟁] 日 ‘집단적 자위권’ 추진

    동맹국이 제3국으로부터 침공받았을 때 이를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대응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을 일본이 행사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세계적 기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을 지지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는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신경을 곤두세운 채 일본의 구체적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내 여론은 북핵 위협과 한·미 동맹 등 지역 안보를 고려해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반대론으로 나뉘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강민 한양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와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에게서 한국의 ‘선택’ 방향을 들어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 이강민 한양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美, 한반도 유사시에 日지원 원해… 우리 반대로 저지될 문제가 아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은 미국의 세계 전략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반대한다고 저지될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평화헌법에 위배되는 명백한 위헌인데도 아베 신조 정권이 개헌도 하지 않고 집단적 자위권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미국의 강력한 희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사실상 일본의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이다. 북한 문제에 있어 일본과 같이 가겠다는 것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이다. 만약 북한의 도발에 의해 한반도에 급변 사태가 발생한다면 한국 단독으로 이를 막을 수 없다. 결국은 미국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미국은 중국군이 북한으로 들어오는 등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의 힘을 빌리기를 원하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이 우려스럽다고 한·미 동맹에 금이 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 고리가 너무 강하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한국은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이럴 때를 대비해 전방위 외교, 등거리 외교라는 것이 필요하다. 벌써부터 어느 한쪽의 편을 든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물론 우리의 입장에서 집단적 자위권은 유사시 일본이 한반도에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련의 흐름은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던 것이다. 1969년 닉슨·사토 공동성명(한국과 타이완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전 유지가 일본의 안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합의)이 발표됐을 때도 중국은 일본군국주의의 부활이라고 비난했었다. 이런 맥락에서 아베 정권은 미국의 집단적 자위권만을 인정한 1997년 미·일방위협력을 위한 지침을 개정해 지금부터 이를 쌍무적 관계로 가져가려 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일 외교가 실종됐다는 점이다. 미·일 관계는 앞서 나가고 있는데 한국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변국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는 전략적인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 외교의 기본이다. 싫어도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상대국에 접근해야 하는 것이 외교다. 한국 경제는 재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삼성이 미국과 일본의 타깃이 돼 버리면 위험해진다. 중국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일본을 등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집단적 자위권을 어느 선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놓고 우선 일본 정부와의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시 일본 국민의 관심은 대단했다. 초기에는 박 대통령이 화면에 등장하면 시청률이 오를 정도로 관심을 가졌었다. 여성 국가 지도자란 것이 어떤 의미에서 일본보다 앞서 가는 부분이 있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일본인들의 향수도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열기가 크게 식어 버렸다. 한·일 간 역사 문제는 하루아침에 결말을 지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도 우리 스스로 이 문제로 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역사를 현실 외교에 결부시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 문제는 긴 호흡으로 대처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베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그다음 정권이 더 나으리란 보장은 없다. 최근 타이완대학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일본, 중국, 타이완 학자들로부터 동아시아 공동체가 만들어진다면 그 중심은 타이완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서도 타이완은 중국, 일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국익을 도모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이 어쩌다 타이완으로 넘어가게 됐는지 우리는 냉정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反]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日 진정성 있는 반성이 우선돼야… 한반도 관련 땐 韓 사전 승인 필요”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장기 불황에 시달려 온 일본 국민들이 강력한 리더십을 염원하는 것에 편승해 아베 정권은 국수주의적 극우정책을 펼치면서 정상국가화와 동맹국 지원을 명분 삼아 재무장과 자위대 역할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재정 위기로 국방비를 줄여야 하는 미국은 국제 정치의 패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중국을 사전에 전략적으로 포위, 압박하기 위해 우군을 찾던 차에 일본이 자천하고 나서자 이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일본에 중국 견제의 역할을 분담시키면서 가능하면 한국도 이에 참여시켜 미국 우위의 질서를 저렴한 비용으로 관리하려는 것이다. 일본의 침략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유럽연합(EU)은 물론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거나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우려하는 아세안과 호주도 중국 견제를 위해 이를 지지하고 있다. 급기야 중국의 전략적 동반자인 러시아마저 집단적 자위권은 유엔헌장이 인정한 모든 나라의 고유 권한이라는 차원에서 이를 인정했다. 따라서 현재 일본 제국에 침략당하고 잔혹 행위에 최대로 시달렸던 한국과 중국만 이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다. 우리가 압도적으로 열세이므로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자 사실상의 군사 강국인 일본에 각국의 고유 권한인 집단적 자위권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데 한국의 국력과 외교력을 소모하는 것은 현명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 대신 우리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환영할 수 없는 이유를 일본에 당당하게 밝히고 미국 등 우방국들에도 분명하게 설명하면서 일본이 이로 인해 한국의 국익을 훼손하지는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우호적인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과의 협력도 유지해야 한다. 먼저 우리는 과거의 비행과 잔혹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성하고 지역 평화를 위해 적극 기여해 온 독일과 달리 민족말살정책,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강제 징용, 식민지인 생체 실험, 대량 학살에 이르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도 이를 반성하지 않는 데다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토욕까지 드러내고 있는 일본이 ‘정상국가’가 될 자격이 없음을 명백히 선언해야 한다. 독일처럼 진정성 있는 반성이 이뤄져야 우리도 이를 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공표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미국과 EU, 아세안이 우리가 일본의 군사력과 자위대 역할 강화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잘 납득하지 못하는 점에 주목해 대응책을 취해야 한다. 그동안 일본 지도부는 중국을 필연적으로 지역 패권을 다툴 수밖에 없는 경쟁국으로 간주해 왔고 일본보다 국력이 약한 한국은 대미 의존성이 큰 데다 분단돼 북한과 경쟁하고 있으므로 경시해도 좋은 국가로 생각하면서 사대주의적 기회주의 대외전략을 펼쳐 왔다. 한국을 무시하고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미국에는 사대주의 저자세 외교를 펼치고 EU나 아세안 국가들에는 원폭 피해국이고 평화국가이자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모범국이며 예절 바른 국가로 처신해 왔다. 유대인들이 나치의 만행을 고발해 독일이 사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듯이 국제사회가 일본의 이중인격, 파렴치성과 위험성을 깨닫게 하려면 민관이 협력해 국제인권대회 개최나 영화 제작 등을 통해 일본 제국의 반인륜적 잔혹 행위와 범죄를 고발하는 적극적인 홍보를 펼쳐야 할 것이다. 특히 대미 외교가 가장 중요하다. 일본과 남한을 점령 통치했던 미국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시 일본의 반환 영토에서 독도를 제외해 줌으로써 한·일 간 영토 분쟁의 씨앗을 뿌렸다는 책임을 각성해야 한다. 우리는 미 행정부가 일본에 과거 비행을 진정으로 사죄하고 독도에 대한 야욕을 포기하도록 압박해 줄 것을 설득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최소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주한 미군 지원과 대북 공격 등 한반도와 관련될 경우는 한·미 동맹의 ‘부속적인 지원’에 한정돼야 하고 반드시 한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독도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을 미·일 양국으로부터 확약받아야 할 것이다.
  • 한국, 방공식별구역설정 유감 표명에…중국 “韓·中은 이웃… 평화수호 원해 ”

    한국, 방공식별구역설정 유감 표명에…중국 “韓·中은 이웃… 평화수호 원해 ”

    중국 외교부는 한국 정부가 이어도 영공에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 데 유감을 표명한 것과 관련, “중국과 한국은 우호적인 이웃으로 소통과 대화를 강화해 지역 안전과 평화를 공동으로 수호하기를 바라며 한국 정부의 충분한 이해와 협조를 얻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이 이어도를 중심으로 하는 한국의 방공식별구역 ‘카디즈’(KADIZ)와 일부 중첩된다며 조정이 필요하다’고 유감을 표명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과 중국 사이에 확정한 이어도 협상 원칙을 설명한 뒤 이같이 말했다. 친 대변인은 “쑤옌자오(蘇巖礁·이어도의 중국명)는 바다 밑에 있는 암초여서 중국과 한국 두 나라 사이에는 영토 분쟁이 없다는 의견일치(컨센서스)를 공유했다”며 “중국은 쑤옌자오가 중국과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중첩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양국 간 우호 정신으로 협상을 통해 해역 구획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설치한 목적은 국가주권을 수호하고 영토·영공의 안전을 위한 것으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중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반면 친 대변인은 중·일 간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돼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일본의 이의 제기에 대해서는 “중국은 일본의 무리한 항의에 강한 불만과 엄중한 항의를 전했다”며 “일본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치에 왈가왈부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우려 표명에 대해서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은 국제법과 국제관례에 부합한다”고 반박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센카쿠 둘러싼 中·日 전쟁위기 ‘흉흉’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정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무력 사용도 불사한다”고 천명한 양측의 무력 시위가 전쟁위기로까지 전개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군 정보수집기 2대가 23일 오후 센카쿠 열도 북방 동중국해의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발진했다고 밝혔다. 일본 영공 침범은 없었으나 중국의 TU154 1대는 센카쿠 영공 약 40㎞까지 접근한 후 북상했다. 또다른 정보수집기(Y8)는 센카쿠 북방 약 600㎞ 부근의 동중국해를 비행했다. 중국 국방부는 23일 동중국해 상공에 대한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선포하면서 첫 순시비행을 당일 실시한다고 밝혔는데 일본 방위성이 확인한 중국 정보수집기 2대의 비행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쿄신문은 24일 일본 외무성이 주중 일본 대사관의 다루미 히데오(垂秀夫) 정무공사에게 지난 18일자로 귀국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다루미 공사는 지난 9월초 일본에 일시 귀국한 후 귀국명령이 내려져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일 양국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중 외교의 사령탑 격인 정무공사가 2개월 넘게 대사관을 비우는 이례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에서는 중일평화우호조약체결 35주년 기념행사가 10월 말 개최됐으며 11월 9∼20일에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가 베이징에서 열리는 등 중요 행사가 잇따랐으나 다루미 공사는 중국에 귀임하지 않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라오스, 경협·우호증진 논의

    한·라오스, 경협·우호증진 논의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춤말리 사야손 라오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 분야를 비롯한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를 상대로 한 ‘세일즈 외교’의 연장선이다. 박 대통령과 춤말리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했다. 두 정상은 라오스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한국의 첨단기술을 결합하는 호혜적 협력 방안, 라오스 정부가 추진 중인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 방안, 한국의 개발경험 공유 방안 등을 협의했다. 우리 정부는 수력발전 분야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오스는 풍부한 수력자원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태국과 베트남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향후 수력발전시설 69개를 추가로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금과 철, 아연 등 라오스의 풍부한 광물자원 개발에도 우리 기업들이 활발하게 참여할 전망이다. 라오스는 광산 개발에 따른 자연 훼손 등을 막기 위해 오는 2015년까지 광산 개발 및 신규 허가를 중단하고 있으나, 한국 기업들에 예외적으로 탐사를 허용하고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라오스의 복잡한 외국인 고용 절차, 최저임금 및 법인세율 급상승 문제 등 한국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라오스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라오스는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매년 7~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올해도 8%대의 경제성장률이 전망된다고 알고 있다”면서 “라오스가 내륙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벗어나서 역내의 교통, 물류 요충지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열린 공식 오찬에서 ‘같은 배에 탄 관계’라는 뜻의 라오스어인 “유나이 싸따깜 안디어오깐”을 언급하며 “앞으로 양국이 풍랑을 이겨내고 공동번영과 국민행복의 큰 바다로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춤말리 대통령은 “오늘 이뤄진 양국 간 여러 조약이 양국의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라오스 대통령의 방한은 양국 수교 이후 처음이다. 양국은 1974년 수교했으나 1년 뒤 라오스의 공산화 조치로 단교했고, 1995년 10월 재수교한 바 있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를 제외한 8개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마무리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제원종합건설 오치복 회장, 독도 수호 위한 규탄서 발표

    제원종합건설 오치복 회장, 독도 수호 위한 규탄서 발표

    최근 독도지킴경영으로 눈길을 끌었던 제원종합건설의 오치복 회장이 독도 수호를 위한 규탄서를 발표해 화제다. ㈜제원종합건설의 오치복 회장은 지난 18일 연이어 쏟아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군국주의 망언과 관련하여 ‘아베 총리 망언규탄 및 종식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아베 총리의 잇따른 역사왜곡 발언과 독도망언을 규탄하고 일본 정부에 양국 간 역사를 직시하고 나아갈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뤄졌다. 그는 이번 발표에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아베 총리가 계속해서 쏟아내는 독도 영유권 망언과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는 발언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가까운 이웃국가로서 선린우호의 관계를 만들지 못하고 자국의 이익만 챙기는 태도와 계속해서 독도 영유권 주장을 선전하며 한일관계의 미래를 절망으로 이끌어가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아베 총리는 시대착오적인 망언을 중단하고 잘못된 역사관에서 벗어나 과거의 잘못을 속죄해야 한다”며 “세계평화발전과 상호번영을 위해, 또 가장 가까운 이웃인 대한민국과 정상적인 관계복원을 위해 속죄의 지도력, 평화의 지도력, 이웃사촌의 지도력을 발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제원종합건설은 최근 독도지킴국민행동본부가 기획한 파주 ‘글로벌 CEO 평화마을’에 입주를 확정하고 독도 주권운동과 남북 평화 운동 등 애국 운동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한·중 산업계 전략적 제휴 필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한·중 우호협회장)이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 협력교류회’에서 양국 간 산업계 전반의 전략적 제휴를 강조했다. 박 회장은 회의에서 “양국 간 무역 규모는 향후 점점 확대돼 수년 내 30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며 “이제 양국은 단순한 무역·통상 관계를 넘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전략적 제휴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어 “미래를 위한 자원 및 에너지 산업의 공동 개발과 협력 그리고 전 세계 시장을 향한 운송·물류 분야 및 관광과 금융 시장에서의 협력이 본격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성장세에 있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글로벌 경제] 美 “엔저 업고 달리는 일본산 자동차 멈추시오”

    [글로벌 경제] 美 “엔저 업고 달리는 일본산 자동차 멈추시오”

    일본산 자동차가 미국과 일본 간 자유무역협상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안 그래도 엔저로 값이 많이 떨어진 일본차에 관세 혜택까지 주게 되면 미국 자동차 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동안 잠잠하던 두 나라 간 ‘자동차 전쟁’이 재연될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의 경기 부양책인 ‘아베노믹스’로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미국에 수입되는 일본차 가격이 기록적으로 하락해 두 나라가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 노동부 집계를 인용해 지난달 말까지 1년 동안 미국의 일본 수입 물가가 3.2% 낮아져 지난 10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차 수입 가격도 1.4% 하락해 수입차 가격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고 덧붙였다. 미 자동차업계는 올 초부터 일본 측에 환율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경고해 왔다. 미 자동차 ‘빅 3’(제네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가 오랜 침체를 거치고 이제야 약간의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 할 수 있는 2.5%의 승용차 관세와 25%의 트럭 관세까지 없애면 미 자동차 산업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미자동차정책위원회(AAPC)의 맷 블런트 회장은 “우리가 우려해 온 것이 명백하게 입증됐다”면서 “엔저는 일본 자동차 업계에 대한 공짜 보조금”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과 중국, 타이완 등에 밀려 제조업 경쟁력을 급속히 잃어 가는 일본에 자동차는 반도체, 철강 등과 함께 일본 경제 부활을 이끌 몇 안 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일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3~9월) 순이익이 1조엔(약 10조 600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2.5%나 증가했다. 두말할 것 없이 엔저 덕분이다. 일본으로서는 자신들의 명운이 걸린 자동차 산업을 결코 양보할 수 없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JAMA) 측은 일본이 미국 여러 곳에 자동차 공장을 갖고 있어 엔저로 인한 수출 증대가 미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내 여론을 최대한 우호적으로 돌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미 민주당 상·하원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TPP에 환율 조항을 포함해 줄 것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행정부에 요청하고 있어 일본에 우호적인 결론이 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아이 키우는데 우호적 환경 조성… 무상보육 등 외국사례 참고”

    “아이 키우는데 우호적 환경 조성… 무상보육 등 외국사례 참고”

    지난달 25일 홍콩 타마르 중앙정부청사 사무실에서 만난 도리스 호 정무부총리실 정책총괄처장은 홍콩 정부가 전날 캐리 람 부총리 주재 기자회견에서 저출산·고령화 등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인구정책 관련 발표를 마친 뒤 한숨 돌린 모습이었다. 그는 “홍콩과 한국이 저출산 문제에 있어 크게 다르지 않다”며 1시간여에 걸쳐 홍콩의 고민과 나아갈 방향 등을 자세히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홍콩 출산율이 꼴찌 수준이고 여성의 취업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왜 그런가. -저출산 원인은 다른 아시아 나라들과 비슷하다고 본다. 그런데 여성 취업률은 10년 전 48%에서 지난해 49%로 겨우 1%포인트 올랐다. 집에서 ‘가사 도우미’를 쓰고 있지만 아이를 출산하면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회사를 관두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출산율 제고와 함께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도 더욱 독려할 계획이다. →홍콩 정부가 뒤늦게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무엇인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데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 사회 안정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가족은 가장 중요한 커뮤니티 구성 요소다. 가정이 안정적이어야 경제, 사회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의 균형을 추구하고, 노동인력 감소에 따른 해외 노동력 유입 등도 함께 다뤄져야 할 문제다. →홍콩 출산율이 2003년 최저였다가 최근 몇년 새 조금씩 회복한 배경은. -2003년에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으로 인한 경제 침체가 출산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별한 정책이 없었는데도 출산율이 그 뒤로 조금씩 올라간 것은 경제가 나아져 수입이 늘자 출산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년 전에 비하면 출산율은 여전히 낮다. 이 때문에 더 늦기 전에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가 여론 수렴에 나섰는 데 앞으로 정책 추진 방향은. -그동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타깃 정책은 없었다. 다른 나라들의 저출산 정책을 살펴보니 현금 지원이나 무상보육 등 관대한 정책이 많은 데 어떤 정책이 홍콩에서 가장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검토하게 될 것이다. 홍콩은 세금이 낮아 북유럽처럼 복지만 앞세울 수 없다. 따라서 가족과 정부, 기업 등이 어떻게 책임을 나눠 협력해 나갈 것인지 전체 커뮤니티 차원에서 협의할 것이다. 이후 구체적으로 실행 가능한 정책을 내놓을 것이다. →기업 및 커뮤니티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출산으로 노동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기업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 기업이 유연·재택근무제 등을 적극 도입해 비용은 덜 들이면서도 일과 가족의 균형을 지키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저출산 해소를 위한 젊은 층 지원과 함께 고령화에 따른 노년층 지원도 재정 상황에 맞게 커뮤니티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글 사진 홍콩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글로벌 시대] 중·일 갈등과 한국/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중·일 갈등과 한국/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현재 한·중·일 세 나라는 심각하게 갈등하고 있다. 중·일 양국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고, 독도 문제로 한국과 일본이 반목하고 있는가 하면, 한·중 간에는 이어도 문제가 언제 수면 위로 불거질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이들 두 나라 사이에서 역사적 사실을 놓고 힘겨운 논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비록 이들 세 나라는 이렇듯 갈등하고 있지만, 역사상 우호적인 관계를 누린 때도 있었다. 특히 당대(唐代)의 중국과 통일 시대의 신라, 그리고 헤이안 시대의 일본 등 3국이 그러했다. 이 같은 관계 속에서 이들 나라는 각기 한자와 유교를 공유한 가운데 독자적인 민족문화를 형성해 오늘에 전하고 있다. 한·중·일 세 나라의 민족문화는 각기 다른 특유의 전통문화로 발전했고, 서구 문물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것은 시대의 흐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직간접적으로 결정지어 주기도 했다. 그 결과 근대화의 과정에서 일본은 성공한 반면 한국과 중국은 실패해 일본으로부터 식민지와 반(半)식민지를 강요당함으로써 잊을 수 없는 역사적 통한과 질곡을 겪어야 했다. 한·중 두 나라는 지금 일본이 저지른 역사적 과오와 반문명적 범죄를 인정하고 새로운 관계를 열려고 한다. 이는 가해자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을 전제로 한 피해자의 대승적 요구라 하겠다. 그러나 일본은 오히려 그 같은 과오와 범죄를 부정하고 정당화하면서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군사력 강화를 노골화함으로써 한·중 두 나라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주권과 국익이 걸려 있는 해상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날로 확대되고 있는 경제적 상호 의존과는 달리 외교·군사적으로는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중·일 두 나라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창설하려는 데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중·일 간의 갈등과 대립은 과거 수천년 동안 문화를 수출하면서 천하의 중심으로 자처해 온 중국이 20세기 중엽 일본의 침략으로 구겨질 대로 구겨진 그들의 자존심과 무관치 않다. 최근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중국의 등장은 한때 중국을 반식민지화했던 일본을 불안하고 초조하게 할 뿐 아니라, 민족적인 자존심을 멍들게 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최근 격화일로에 있는 중·일 간의 갈등과 대립은 민족적인 자존심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 있어 한국은 중·일 두 나라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시대를 주문할 수 있는 중간자적 위치에 있다. 그러므로 지금과 같은 중·일 간 갈등을 해소하고 한·중·일 세 나라가 동아시아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수립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균형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한국이다. 한국은 올바른 역사인식 위에 미래지향적인 한·중·일 3국 관계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논거를 발굴, 정리하고 그것을 정당화해 구현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근거하여 한·중·일 세 나라가 서로 역사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와 기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이해와 공조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이들 3국이 공존과 공영을 구가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 “한·중 국민행복 협력 강화 기대”

    “한·중 국민행복 협력 강화 기대”

    “중국과 한국은 ‘인민행복’과 ‘국민행복’이라는 같은 꿈을 나누는 이웃 국가로 양국 사이에 진정성 있는 협력이 강화되기를 기대합니다.” ‘중국의 입’으로 불리는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塋·43) 대변인은 17일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정 핵심 과제로 ‘국민행복시대’와 ‘중국의 꿈’(中國夢·국가부강, 국민행복)을 내세운 점을 가리키며 한·중 관계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정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을 ‘중국 인민의 라오펑여우’(朋友·오랜 친구)라는 타이틀로 소개하며 한국에 대한 중국의 호감을 공식화한 바 있다. 화 대변인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외국인들은 돌돌핍인(??逼人·기세가 등등하다)이라는 표현도 불사할 만큼 너무 강경하다고 말하지만 내국인들은 너무 약하다는 비판을 많이 한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 같은 온도 차가 발생하는 것은 침략당한 역사를 가진 중국인들은 발전에 상응하는 지위와 존엄을 요구하는 반면 외부에서는 중국이 강해진 파워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어떤 의무를 이행할지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차원에서 그는 중국의 입장을 잘 설명하면서도 외국인들로부터 중국 외교 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9일로 대변인을 맡은 지 딱 1년이 되는데.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 제도가 생긴 지 30년이 됐는데 그 세월에 비하면 1년의 성과를 이야기하기는 쑥스럽다. 다만 외교부 대변인은 외부 세계에 중국의 입장을 알리고 중국의 대외 이미지를 구축하는 중요한 창이어서 막중한 책임과 무한한 영광을 느낀다. →어떤 분야의 질문이 가장 많은가. -해외 언론의 중국 관련 보도는 정치 외교 경제 과학 문화 등 모든 방면을 망라한다. 외교부 기자회견이지만 중국 외교와 관련 없는 질문도 많다. 중국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질문이 많은데 . -편청즉암, 겸청즉명(偏聽則暗, 兼聽則明·일부의 이야기만 들으면 우매해지고, 여러 쪽 이야기를 들으면 밝아진다)이란 말이 있다. 중국이 완벽하지 않은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더 발전하기 위해 개방적인 자세로 외부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중국의 부정적인 면만 돋보기로 들여다보며 특정 문제에만 초점을 맞춘다. 심한 경우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을 질타하는 데 이데올로기적인 오만과 편견이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건설적인 비판은 환영하되 정치적 편견으로 가득 찬 악의적인 비난은 정중히 사양한다. →국제사회가 중국을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중국 경제는 총량에서는 세계 2위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4분의 1 수준으로 전 세계 80~90위 정도이며, 지역 불균형도 심각하다. 우리의 목표는 발전이며 이를 위해 평화로운 환경이 필요한 만큼 오로지 ‘평화 발전’ 한길만을 견지한다.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는 중국 변혁은 인류 역사상 유일무이하며, 그 변화는 서방 지도자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어려운 것이어서 서방은 중국을 파트너로서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국가 간에는 서로 존중하면서 윈-윈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2010년 9월 중국정부청년방문단 단장 자격으로 서울과 경주, 제주도 등을 방문한 적이 있다.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통하며 경제적으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등 협력 공간이 무한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또 한국은 아름답고, 과학 기술이 뛰어나며, 문화가 발전하고, 국민들의 열정이 뜨거운 나라라는 인상도 받았다. 한국에 다녀온 뒤로 유자차를 마시게 됐다. →최근에 접한 한국 문화가 있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박근혜 일기’(상하이 이원출판사)를 감명 깊게 읽었다.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어떤 부문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보는가. -지난 6월 중·한 정상회담 이후 두 나라는 관계를 긴밀하게 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 중이다. 개인적으로 언론의 역할을 주목한다. 기자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말이 있듯 언론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한 나라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는 그 나라에 대한 자국 국민의 감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한 양국 국민이 상대국에 우호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양국 매체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인터뷰가 한국 국민들이 중국에 갖는 호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글 사진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19일 취임 1년 화대변인은 中 5번째 여성 대변인… 은유적 화법으로 호평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 격인 신문사(司)의 부사장(직급은 우리 외교부 공무원 3급 해당)으로 중국의 제 27번째 대변인이자 5번째 여성 대변인이다. 19일로 대변인을 맡은 지 1년이 된다. 1993년 입사 이후 유럽연합(EU) 등 유럽 지역에서만 7년을 일했다. 화이안(淮安) 고등학교와 난징(南京)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외교부 공무원인 남편과 사이에 중학생 딸을 한 명 두고 있다. 테니스를 즐기며 언론인들과도 종종 친선 게임을 벌이는 등 내외신 기자 사이에 인기가 높다. 특정 국가의 행위를 비난할 때도 직선적인 화법의 논평을 내기보다 은유적으로 부드럽게 이야기해 한결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대변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 박대통령 “한·일 신뢰 바탕 미래지향적 관계돼야”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한국과 일본이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협력위원회 창립 50주년 총회에 보낸 축하 메시지를 통해 “양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으로서 협력위원회가 창의적인 기여를 해 주기를 기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협력위원회가 1969년 창립된 이래 상호 이해 증진과 우호협력 관계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은 단지 어리석은 국가”라고 발언했다는 일본 보수 언론 ‘슈칸분슌’(週刊文春)의 14일자 기사와 관련, 한목소리로 아베 총리 등을 비난했다. 슈칸분슌은 전날 측근의 말을 인용해 아베 총리의 발언을 전했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아베 총리와 측근이 우리 정부에 대해 폄하 발언을 계속하고 유력 잡지가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면 한·일 관계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도 “경제 제재를 통한 ‘정한’(征韓·한국 침략) 계획까지 수립했다는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망발을 넘어선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가 슈칸분슌 보도에 나온)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면서 “다양한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그런 발언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공식 견해”라고 밝혔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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