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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고령화 시대 ‘걷기 욕구’를 충족시키려면/이승재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시론] 고령화 시대 ‘걷기 욕구’를 충족시키려면/이승재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보행 교통’은 가장 기초적인 교통수단이자 이동하려는 시민들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킨다. 현대 도시교통 체계에서 보행이라는 수단은 환경오염, 소음, 혼잡과 같은 부작용을 발생시키지 않는 훌륭한 교통수단인데도 간과됐다. 서울시는 1998년 ‘제1차 서울시 보행환경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대중교통과 관련된 보행 환경을 개선하려고 ‘보행’이라는 수단의 위상을 정립했다. 이명박 시장 시절인 2004년에는 ‘제2차 서울시 보행환경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박원순 시장이던 2012년 ‘서울시 교통비전 2030’에서 보행 활성화 정책과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특히 민선 5기에 ‘보행친화도시 서울’ 종합계획을 수립해 ‘차 없는 거리’ 등 보행 전용 거리 조성에 힘써 왔다. 이후 민선 6기에 이르러 보도블록 10계명 선언, 대중교통 전용지구 조성, 인도 10계명 선언 같은 ‘걷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이 추진됐다. 이런 정책들 덕분에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보행 환경을 개선하는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예를 들어 도심 보행길 조성 사업을 통해 사대문 안 명소와 기존 보행 길을 연결하는 보행 네트워크가 개발됐다. 또 도로 다이어트 시행, 보행자 우선도로 확대, 보행 도로의 재구조화, 보행 중심 문화를 위한 보행자 우선 신호 운영, 보행 단절 구간 개선 등 시설개선 사업도 서울시는 병행해 오고 있다. 이런 다양한 서울시의 보행 친화 정책에도 보행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일반 차도와 달리 보행로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광범위하다. 서울시에는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가 70% 이상이다. 유효 보도폭이 많은 지역에서 확보되지 않았다. 특히 횡단보도 사고율도 높다. 더구나 서울시 연구 결과 보행 환경에 대한 시민 만족도는 2014년 이후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시민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려면 보행 환경의 질을 개선해 ‘미래의 지속 가능한 보행 활성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미래 서울시민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보행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우선 교통 약자를 위한 보행 환경의 개선이 시급하다. 2017년 현재 서울시의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12%이다. 고령사회로 거의 진입했다. 가까운 미래에 노인 인구 20%대의 초고령화 사회가 닥쳐올 것이다. 고령자를 비롯해 장애인·어린이 등 교통 약자의 이동권 증진을 위해서는 ‘서울시 교통 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에서 제시하고 있는 저상버스 2017년까지 55%까지 확대 등의 정책은 물론 교통복지 차원의 보행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둘째, 보행 환경 개선을 위한 일관성 있는 기본 원칙이 마련돼야 한다. 예를 들어 보행 환경을 바꾸기 위해 유효 보도폭, 연석 높이 등을 산정하는 설계 기준은 현재 도로법, 교통 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등에서 규정하는 바가 모두 다르다. 이처럼 들쭉날쭉한 관련 규정 및 가이드 라인에 대한 일관된 원칙 수립이 시급하다. 셋째, 보행 환경 정책 집행을 위한 표준화된 평가 연구가 필요하다. 보행 환경이 중요시되면서 차로를 축소하고 보행 환경을 개선하려는 정책이나 사업들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우후죽순 격이다. 이런 사업들을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없어 예산 집행이나 정책 실현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보행자들이 보행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었을 때 얻게 될 경제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이 공감하는 보행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행 관련 시설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걷기가 문화로 확보돼야 한다. 보행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하나의 문화다. 이런 이유로 시민들과 함께 보행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이 지속 가능한 보행 활성화 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걷는 도시, 서울’ 종합계획에서는 시민들이 보행문화 조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행 활성화 민관 거버넌스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협치 모델을 바탕으로 미래의 사회구조 변화, 보행 환경 개선의 기본 원칙 마련 및 평가방법론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보행 친화적인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트럼프 파도’를 어떻게 넘을까/김태균 경제정책부장

    [데스크 시각] ‘트럼프 파도’를 어떻게 넘을까/김태균 경제정책부장

    후보 때와 달라진 모습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 20일 거칠고 극단적인 표현으로 가득 찬 그의 취임사와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도널드 트럼프는 ‘약탈’, ‘대학살’ 같은 말까지 동원한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빠르고 분명하게 실천에 옮길 것임을 선언했다. 타국에 대한 통상 제재를 포함한 전방위 압박의 첫머리에 한국이 위치할 것임은 이미 트럼프 자신이 여러 차례 해 온 발언 등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질문을 던져 보자. 이전 오바마 대통령의 민주당 시절에는 어땠을까. 워싱턴의 정책 당국자들은 지금의 트럼프와는 다른 각도에서 한국을 평가하고 있었을까. 하지만 그때도 결코 그렇지는 않았다. 미국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에 있으면서 각국의 경제 정책에 개입하는 국제통화기금(IMF)까지 한국을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았다. 한국이 지나치게 자국 이익 중심주의를 추구하면서 경제 위상에 걸맞은 국제사회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그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 왔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예고하는 경제 압박의 바탕은 트럼프 이전부터 구조적으로 내재해 왔던 것이다. 재무부 등 미 행정부 인사들은 우리 정부 측 사람들을 만나면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한국 정부가 하지 않는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을 한국 정부가 방조하고 있다”는 등의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국제 업무에 정통한 전직 경제 관료는 “미국이나 IMF에 한국은 욕심쟁이로 통한다. 많은 나라들이 경상적자와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데 한국은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고, 건전한 재정구조 속에서도 경제가 어렵다며 엄살을 떤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료 출신 인사는 “미국 재무부 사람들에게 우리 경제상황을 설명할 때에는 자주 을(乙)의 입장에 놓이곤 했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한국이 환율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의 대외 정책을 좀 더 유연성 있게 가져갈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교역에는 상대가 있다. 이쪽과 저쪽이 서로 맞들지 않으면 안 된다. 강한 나라가 칼을 들고 덤비니 고개를 숙이자는 차원이 아니다. 트럼프 시대의 통상 압력을 앞두고 우리의 무엇과 그쪽의 무엇을 바꿀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어차피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민주당 힐러리 후보가 당선됐더라도 자국 내 사정 등을 감안했을 때 불가피했을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일차적으로 우려되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무효화와 환율조작국 지정이다. 두 가지 모두 현실이 되면 크게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쪽이다. 한·중·일 3국 비교에서도 우리는 유리할 게 없다. 한 국제기구 출신 인사는 “미국 정부에는 한국보다는 중국, 일본에 대해 더 우호적인 기류가 존재한다. 중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고 환율을 떨어뜨리는 노력을 일부나마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일본은 20년 이상 침체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이해의 폭이 좀 더 크다”고 전했다. 환율조작국 지정만 해도 당장은 트럼프가 중국에 목청을 높이지만, 결과는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미국이 규정하고 있는 환율조작국 지정 세 가지 요건 중 중국은 한 가지만 충족하지만, 우리는 두 가지가 해당된다. 최소한의 대가를 지불하고 최대한 많은 것을 지켜낼 방안에 대한 고민을 서둘러야 한다. windsea@seoul.co.kr
  • [희망을 주는 기업 특집] 금호타이어, 베트남 다문화 가정 모국 방문 ‘아낌없는 지원’

    [희망을 주는 기업 특집] 금호타이어, 베트남 다문화 가정 모국 방문 ‘아낌없는 지원’

    금호타이어는 사회복지, 교육기부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4일 ‘한국-베트남 다문화가정 모국방문’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국내 거주하는 베트남 국적인 중 사정이 어려워 모국을 방문하지 못하는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왕복 항공권 등 경비 일체를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이다. 올해는 베트남이 모국인 다문화가정 10가족(39명)이 14일부터 20일까지 총 6박7일간 고향을 방문했다. 금호타이어는 또 호찌민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생산공장(KTV)을 견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한국 기업 현장도 소개했다. 금호타이어는 2012년 ‘베트남 교민회 지원에 대한 협의’(MOU)를 체결한 후 베트남 문화축제 지원 등을 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빈곤가정 및 시각장애인 시설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금호타이어의 ‘한-베트남 다문화가정 모국 방문’ 프로그램으로 총 52가족이 혜택을 받았다. 조남화 금호타이어 경영지원담당 상무는 “앞으로도 베트남 현지와 국내의 교민들을 위한 지원활동을 다양하게 전개해 이들의 정착을 돕고 양국 우호 증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2017 공직열전] “민관 유착 근절”… 110만 공직 채용·배치 인사 총괄

    [2017 공직열전] “민관 유착 근절”… 110만 공직 채용·배치 인사 총괄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요즘 같은 때엔 더 와 닿는다. 고위층의 입김에 의한 인사를 막기 위한 장치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조선시대 때는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같은 관서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했다. 주요 하위직 인사는 4~6품인 이조전랑에게 맡겼다. 낙하산 인사를 막자는 취지였다. 과거부터 갖고 있는 재능에 따라 인재를 등용하는 것은 인사의 기본 원칙이었다. 2010년 이런 원칙을 어기고 딸을 특별채용했던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인사혁신처는 110만명이나 되는 우리나라 공무원의 채용부터 인력 배치, 윤리·복무, 처우 개선·인재 개발 등 공무원 인사와 관련된 모든 정책을 운영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인사처의 전신은 총무처다. 1999년 중앙인사위원회로 떨어져 나온 적도 있지만 대부분 기간은 총무처·내무부가 통합된 행정자치부에 속해 있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민관 유착의 적폐를 뿌리 뽑으려면 독립된 기관이 공직사회 체질을 변화시킬 인사 혁신을 해야 한다는 여론 속에서 새롭게 출범했다. 박제국(55) 차장은 행정안전부(현 행정자치부) 인사기획관, 인력개발관을 지낸 경력을 인정받아 차장으로 발탁됐다. 인사처 본부에서 유일한 1급 자리다. 지난해 충북부지사를 역임하고 돌아와 중앙과 지방행정을 두루 경험한 간부로 꼽힌다. 진중한 스타일로 차분하게 일하며 직원들을 살뜰히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 시절 전자정부 업무를 이끈 경험을 토대로 직원들에게 미래 사회에 발맞춘 인사행정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라고 주문한다. 김정일(52) 인재정보기획관은 민간 전문가를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국민 추천’, ‘헤드헌팅’(민간스카우트) 등 개방형 직위 공무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난 2년여 동안 제도 안착에 힘쓰며, 공직사회의 개방성·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 역시 2014년 18대1의 경쟁률을 뚫고 국장급 개방형 직위에 선발된 컨설팅(인사·조직 분야) 전문가다. 행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했지만 2000년부터 컨설턴트로 제2의 길을 걸었다. 민간 경력을 살려 인사처의 성과면담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업무에 자문도 하고 있다. 신영숙(49) 공무원노사협력관은 뛰어난 리더십과 소통 능력을 인정받아 15만명이 넘는 공무원노조 업무를 맡게 됐다. 인사처 출범 전 공무원 연금·보수 등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강단 있게 업무를 추진하는 동시에 조직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꼼꼼히 살피고 격의 없이 소통해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닮고 싶은 상사’로 꼽히며, 직장과 가정에서 늘 열심히 한다는 뜻으로 ‘신데렐라 국장’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김혜순(56) 기획조정관은 4년째 인사처 전체 정책을 조율하고 예산을 총괄하며 국회와 소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른바 ‘맏언니 리더십’으로 조직 안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적극 조정하고 지원한다. 8명의 본부 실·국장 중 유일하게 고시가 아닌 경채 출신이다. 열린 자세로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다. 민간경력채용, 9급 고졸채용 확대 등을 추진하며 인재 채용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김우호(54) 인재채용국장은 국가공무원 선발 시험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각종 필기·면접시험을 관장하는 인재채용국은 업무량이 많고 중압감이 심해 ‘험지’로 꼽힌다. 온화하고 친근한 이미지인 김 국장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전현직 채용 업무 담당자들과의 비공식 모임인 이른바 ‘인기포럼’(인력기획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이 모임을 통해 사장되기 쉬운 채용 관련 노하우를 주고받는다. 김 국장은 하루 1만 5000보 이상 걷기, 꾸준한 독서 등 철저한 자기 관리로도 정평이 나 있으며, 업무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서 후배들과 터놓고 토론을 벌인다는 후문이다. 최재용(50) 인사혁신국장은 올해부터 시범 도입되는 ‘전문직공무원제’를 비롯해 ‘시간선택제’, ‘민간근무휴직제’ 등을 이끌고 있다. 최 국장은 앞서 인사 관련 주요 법령과 제도를 총괄하는 부서인 인사정책과 과장을 최장 기간인 4년간 역임한 데다 행정안전부 시절에는 인사와 함께 인사관리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조직 업무를 담당했다. 전문성을 기반으로 어려운 현안을 원만하게 추진한다는 평가다. 주말에는 세종에서 100㎞ 이상 떨어진 지방 도시로 자전거 여행을 하며 체력 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렬(49) 인사관리국장은 총무처 시절 인사과, 고시과 팀장부터 연금복지과장, 심사임용과장 등 인사 관련 보직을 두루 거친 ‘인사통’이다. 현재 보수·성과관리, 인재 개발, 연금 등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1960년부터 공무원연금법에 속해 있던 공무원 재해보상제도를 전면 개편해 재해보상법 제정을 추진했다. ‘정열’이라는 이름처럼 추진력 있는 업무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밖에 충북 정책기획관, 주일본대사관 자치협력관, 행정안전부 정보화총괄과장 등을 역임했다. 정만석(54) 윤리복무국장은 공무원 윤리·복무를 담당하고 있다.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 뇌물 비리가 밝혀진 계기가 된 공직자 재산공개도 윤리복무국 소관이다. 최근 외무 공무원의 성추행 등 비위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공직자의 윤리·복무 규정을 정비하고 운영하는 윤리복무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국장은 산재해 있는 업무를 꼼꼼하고 차분하게 처리한다는 평가다. 따뜻한 품성을 지녔으며 배려심이 깊어 직원들이 잘 따른다. 공무원 연금개혁 당시 대통령 행정자치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삼성 합병시너지 2조 1000억’ 끼워맞추기 논란

    ‘삼성 합병시너지 2조 1000억’ 끼워맞추기 논란

    국민연금공단이 자체 투자 분석팀인 리서치팀을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향후 합병 시너지가 2조 1000억원으로 보일 수 있도록 매년 매출이 10%씩 증가하도록 계산하라’고 지시하는 등 삼성 합병에 유리한 방향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정황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 드러났다. 22일 문형표(61·구속 기소)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특검팀 공소장에 따르면 국민연금 리서치팀은 2015년 7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로부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적정 합병 비율은 1대0.95라는 분석과 함께 합병 반대 권고를 받았다. 당초 삼성 측이 제시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1대0.35였다. 이에 국민연금 리서치팀은 이 수치로 합병이 되면 국민연금의 자체 손실액은 1388억원에 달하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두 회사의 합병 이후 2조원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필요하다고 계산했다. 그리고 두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10%’씩 증가하게 되면 시너지가 2조 1000억원이 발생한다는 전망을 덧붙였다. 특검팀은 리서치팀의 분석보고서 가운데 ‘매출 및 영업이익 10% 증가’라는 전제조건이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에 찬성하기 위해 끼워 맞춰진 수치로 판단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보고서에서 성장률 10%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수치는 삼성 합병 찬성을 결정한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를 설득하는 중요 근거로 쓰였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문 전 장관이 국민연금 리서치팀장에게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면서 이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보고 있다. 김상조(경제개혁연대 소장)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합병 근거로 제시했던 증권사들의 합병 우호 보고서는 모두 삼성 측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면서 “결국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 근거로 내세운 논리가 삼성 측의 논리와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회사가 보유한 상장주식 가치를 산정하는 데 있어서도 리서치팀은 할인율로 41%를 적용했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일반적인 할인율인 25%보다 높은 수치다. 그 결과 삼성물산이 갖고 있던 삼성전자 등 12조 5000억원의 상장주식은 7조 4000억원, 제일모직이 보유하던 4조원의 상장주식은 2조 4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의 상장주식 가치 차이는 할인율을 적용하기 전 8조 5000억원에서 할인율을 적용한 뒤 5조원으로 줄어들면서 삼성물산의 가치는 3조원 넘게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트럼프 美대통령 취임] 反의 정치… ‘Mr. 불확실’의 내일은

    ‘1호 행정’ 오바마케어 뒤집기 유력 “기자실 나가라”… 기자단과도 대립 다수 내각 지명자들과 의견 부조화 140자 트위터 정치도 찬반 엇갈려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제45대 대통령 취임식을 갖고 백악관에 입성,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가 ‘미스터 불확실’로 불리는 만큼 갓 출범한 ‘트럼프호’에 많은 궁금증이 제기된다. ●행정명령 1호는 ‘오바마케어’ 폐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 뒤 처음으로 내릴 대통령 행정명령이 무엇일지 주목된다. 그동안 트럼프 측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업적 중 하나인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을 폐지하는 방안을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트럼프 정부의 ‘1호 행정’으로 오바마케어 폐지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20일 오후 백악관에 입성한 뒤 1호 행정명령으로 오바마케어 폐지를 꺼내 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시기는 유동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업무 첫날은 “금·토요일이 아니라 월요일(23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위터 정치’ 계속할까 지난해 11월 당선 이후 몰두해 온 트위터 활동을 계속할지도 관심사다. 140자 이내의 짧은 문장으로 내각 인선 및 외교·안보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쏟아 내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만큼 취임 후에는 트위터를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트위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부정직한 언론 때문에 트위터는 내가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혀 취임 후에도 트위터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여과된’ 글을 올린다면 트위터 사용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엇박자’ 내각과의 협업은 지난 10일 시작된 트럼프 내각 지명자들에 대한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국무·국방·법무·상무·국토안보·보건복지 등 다수의 장관 지명자들이 트럼프의 반(反)중국·친(親)러시아 정책, 동맹 폄하, 보호무역주의, 이민·복지 정책 등과 다른 의견을 피력하며 엇박자를 냈다. 업무 협업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일자 트럼프는 트위터에 “모든 지명자가 (청문회에서) 좋아 보이며 잘하고 있다. 나는 지명자들이 ‘내 생각’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표현하길 원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엇박자 우려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보였다는 해석과, 그래도 ‘자기 생각’으로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한다. ●백악관 기자단과의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활동에서도 나타났듯 언론과의 관계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자회견을 회피하는 등 ‘언론 기피증’ 수준의 그가 출입기자 기자실을 백악관 밖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악관 출입기자들과의 ‘불편한 동거’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우호적 언론만 챙기는 등 편파적 태도를 보이면 언론도 비판을 더욱 강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행보는 ‘(미국) 저널리즘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 美대통령 취임] “사랑해요” “물러가라”… 궂은 날씨·찬반 시위 속 백악관 입성

    [트럼프 美대통령 취임] “사랑해요” “물러가라”… 궂은 날씨·찬반 시위 속 백악관 입성

    “트럼프, 사랑해요!” “분열주의자 트럼프는 물러가라!”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대통령 취임식은 그의 열렬한 지지자들과,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시위자들이 뒤섞여 미국의 ‘민낯’을 드러냈다. 4년마다 열리는 미 대통령 취임식에 시위대의 등장이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새 대통령을 맞이하는 축제 분위기보다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취임식 입장객을 받은 의회 입구에서 만난 30대 히스패닉 여성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해 인종·성·종교 등에 따른 분열이 심화할 것 같다”며 “자라는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대통령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21일 2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워싱턴 여성들의 행진’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스티커를 붙인 50대 여성은 “트럼프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발벗고 나서 안심이 된다. 경제가 어렵지만 내 자식들이 새 대통령 덕분에 일자리를 얻는다면 다행스러울 것”이라고 환호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쯤 취임식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행사 전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으며 이어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담소를 나눈 뒤 함께 의회로 이동했다. 취임식 개회사와 종교지도자들의 기도에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취임선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선서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오쯤 취임연설을 시작, 20여분간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계획과 비전을 밝혔다. 이어 축도와 함께 미국 국가가 울려퍼지며 취임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막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전통에 따라 의사당 본관에서 취임오찬을 한 뒤 오후 3시쯤 가족과 함께 90분간 백악관으로 향하는 퍼레이드에 동참했다. 취임식에는 궂은 날씨와 곳곳의 시위 예고에 따른 삼엄한 경비 속에 100만명 정도가 집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 때 180만명 정도가 운집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지지자들은 새벽부터 줄을 지었다. 미 정부는 이날 모두 2만 8000명의 경호 및 관리 인력을 투입, 폭력 사태와 테러 등에 대비했으며 곳곳에 차단벽 등을 설치했다.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취임행사 기간을 과거 대통령 취임 때보다 축소해 19~21일 사흘 동안으로 정했지만 첫날인 19일부터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5시간에 걸친 축하공연을 여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워싱턴 입성을 기념했다. 이 자리에 가족과 함께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컨트리뮤직 가수 등의 공연이 끝난 뒤 단상에 올라 “우리나라를 통합하고 국민 모두를 위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18개월 전 이 여정을 시작했다. 우리는 그동안 (워싱턴에서) 일어난 일에 질려버렸고 진짜 변화를 원하고 있다”며 자신이 변화의 ‘메신저’임을 자처했다. 그는 이어 “수십 년간 우리나라에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낼 것이며 변화를 약속한다”며 “대선 기간 나를 지지한 이들은 ‘잊혀진 남성’과 ‘잊혀진 여성’으로 불렸지만 여러분은 더이상 소외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공연을 보러 온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사랑한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등을 외치며 환호했다. 그러나 워싱턴 행사장 인근뿐 아니라 뉴욕 트럼프타워 등 대도시에서 연예인들까지 참석한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려 곳곳에서 대혼잡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워싱턴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에서 열린 공화당 지도자 초청 오찬에서 자신이 선택한 내각 지명자들을 높이 평가하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역대 그 어떤 내각보다 훨씬 더 높은 지능지수(IQ)를 가진 장관들이 있다”고 자랑한 뒤 특히 톰 프라이스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에 대해 “의원들이 톰에게 아주 친절하다. 톰 이 사람은 이미 스타가 됐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청문회에서 그를 쏘아붙인 것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프라이스의 경력을 매우 빨리 끝내려고 하지만 그들은 아마 깨달았을 것이다, 그가 똑똑하다는 것을. 우리는 똑똑한 인물이 아주 많다. 알아야 할 한 가지는 역대 어떤 내각보다 훨씬 IQ가 높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긴장 속에 주시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20일 ‘트럼프 대통령께 전하는 글’이라는 사설을 통해 “당선자 시절과는 달리 안정적인 지도력과 책임감을 보여 주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며 “중·미 관계가 우호적일 때 인류 문명이 진보를 이뤘다는 역사적 사실을 잊지 말고 양국의 협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중대한 위협을 받지 않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연설에서 “세계 협력은 특정 국가의 독재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중국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친구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영국 BBC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스스로를 가두지 말라’고 훈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 트럼프가 중재를?/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럼프가 중재를?/황성기 논설위원

    현대 국제정치사에서 극적인 분쟁 해결의 사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피의 악순환’을 끊은 1998년 10월의 ‘와이리버 협정’을 꼽을 수 있다. 라빈 이스라엘 총리의 암살을 정점으로 양측이 강 대 강의 대치로 치닫자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평화협상 끝에 역사적인 협정 체결에 이른다. 와이리버는 협정에 조인한 미국 버지니아주의 소도시다. ‘땅과 평화의 교환’이라고도 불리는 협정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헌법에서 이스라엘 적대 조항을 없애고,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의 13% 지역에서 철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평화는 오래가지 않고 2000년 아리엘 샤론 리쿠르당 당수가 동예루살렘 내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는 사건으로 파국을 맞는다. 미국을 비롯해 유엔, 러시아, 유럽연합 등이 중재에 나서 유혈 상태를 종식하기 위한 ‘중동평화 로드맵’을 만들었으나, 지금껏 실천되지 않고 중동의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분쟁에 슈퍼파워 미국의 개입 혹은 중재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시곗바늘을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으로 되돌려 보자. 이승만 대통령이 그어 놓은 우리 영해에 일본 어선들이 침범하는 일이 잦았는데, 일본 어선의 나포로 한·일 간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신경전이 고조되자 주일 미국대사인 로버트 머피가 중재에 나선다. 14년을 끌다 1965년에 타결된 한·일 국교정상화 협상의 숨은 주역도 미국이었다. 1974년 광복절 경축 행사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가 재일교포 문세광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으로 격렬한 외교 분쟁이 발생한다. 북한의 지시를 받은 조선총련의 범행으로 단정한 한국 측은 수사가 지지부진한 일본 측에 단교까지 거론하는 사태에 빠졌다. 결국 미국의 막후 조정으로 일본이 우리 쪽에 진사(陳謝)하고 조선총련을 규제하기로 하고서야 한 달 만에 수습된다. 가까운 예를 들자면 2015년 12월 28일의 한·일 위안부 합의도 미국의 집요하고도 압력에 가까운 중재로 도출됐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3각 연대에 대항하는 것은 물론 거대 중국의 포위를 위해 한국과 일본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필요했던 버락 오바마 정권은 끈질기게 양국의 화해를 주선했다. 얼마 전 발효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도 마찬가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11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5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위안부 합의와 소녀상’ 갈등에 대해 통화를 했다. 짐 싼 그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까칠한 새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라면 그 익살스런 표정으로 “너희끼리 알아서 하세요”라고 손사래를 칠 것 같은데, 원칙으로 한다면 당사자 해결이 맞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열리는 트럼프시대<하>] 유럽이 보는 트럼프 시대

    [열리는 트럼프시대<하>] 유럽이 보는 트럼프 시대

    獨·佛, 나토 집단안보 흔들려 전전긍긍 英, 브렉시트 이후 새 무역관계 큰 기대 러, 핵문제 충돌 불씨… 기대半 - 우려半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무용지물이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는 잘한 일”이라고 밝히자 유럽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년간 러시아 위협에 공동 대처해 온 미국·유럽 간 대서양 동맹의 근간을 뒤흔드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EU의 핵심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는 불확실한 미래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美 나토서 발 빼면 유럽 방위비 부담↑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 등 잇단 유럽의 위기 속에서도 군사안보협의체인 나토를 기반으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EU 28개 회원국(영국 포함) 중 22개국이 나토 회원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고립주의를 강화하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EU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지난해 7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 예산으로 투입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은 외부의 공격을 받더라도 지켜주지 않겠다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강조했다. 영국,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을 제외하고 대다수 유럽국가가 트럼프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의 압박이 계속되면 유럽의 방위비 부담 증가는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독일과 프랑스는 트럼프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개방적 난민 정책을 ‘재앙’에 비교하고 EU의 존재 가치를 노골적으로 폄훼한 데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 이후 서구 사회를 뒤흔들던 극우 포퓰리즘 열풍이 트럼프의 등장으로 재현되고 포퓰리즘이 유행하면서 EU의 결속력이 와해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르 피가로는 오는 4월 대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여론 조사 지지율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하지만 EU는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에 대해 미국 의회가 견제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갖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나토 협력 강화를 천명하는 등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국과 EU가 결국 접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란 핵 합의 관련 美 - 英 이견 드러내 미국과 ‘특수관계’를 자처하는 전통적 우방 영국도 트럼프에 대해서 마냥 우호적일 수는 없다. 트럼프는 2015년 7월 타결된 이란과의 핵합의안이 최악이라며 대이란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16일 “이란이 핵무기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막은 합의였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정적이자 브렉시트 강경파인 마이클 고브 의원이 15일 트럼프의 더타임스 인터뷰를 주관한 사실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가 자신의 노선에 동조하는 영국 정치인에게 힘을 실어 주고 브렉시트 신중파인 메이를 견제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존슨 장관은 트럼프가 영국의 브렉시트에 대해 현명한 결정이라고 논평하며 새로운 무역 관계를 맺어 나가겠다고 밝힌 데 대해 “아주 좋은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EU의 단일 시장 접근권과 관세동맹의 혜택을 누리기 어렵게 된 상황에서 새로운 미·영 관계에 기대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 준다. 나토가 적국으로 간주했던 러시아는 트럼프에 대해 크게 기대하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완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우선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며 치켜세우며 2014년 크림 반도 병합을 비롯한 러시아의 영향권을 인정하는 태도에 만족하고 있다. ●예측 불가능 트럼프 성향에 러도 불안 하지만 러시아도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의 성향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지난달 22일 트위터를 통해 명시적으로 핵 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러시아와의 핵무기 군비 경쟁이 재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지난 15일에는 대 러시아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푸틴과 핵무기 군축 협상에 나설 수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7일 “제재 해제와 엮어 무장해제하도록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다소 이견을 보였다고 CBS가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미·러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만 핵을 비롯한 군비 통제 문제를 놓고 충돌의 불씨가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심상정 “반기문, 너무 열심히 해 조기 방전될까 걱정”

    심상정 “반기문, 너무 열심히 해 조기 방전될까 걱정”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여야 유력 대권 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총장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심 대표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해 “너무 열심히 하셔서 조기 방전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정치 루키라 본격적 검증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온갖 논란과 구설에 휩싸여 완주하실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반기문 총장이 출마 안 하시기를 권한다. 왜냐하면 UN 사무총장의 이력은 우리 국민이 준 국민들이 만든 외교적 자산이다”며 “지금 우리나라 외교 난맥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공공재가 가장 필요한 시기다”라고 밝혔다. 또 “그걸 개인의 대권 욕심에 소비하지 마시고 지금 국가, 외교를 위해서 써주시기를 바란다”며 “지금 대통령에 출마해 대권 욕심에 소비하는 것이야말로 외교적으로 망신이고 국가적 손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심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제가 만나 뵈어도 훌륭한 분이고 국민들도 대체로 우호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저는 국민들을 믿고 좀 더 과감하게 개혁을 밀고 나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칼럼 써주고 1억원 수수’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불구속 기소

    ‘칼럼 써주고 1억원 수수’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 불구속 기소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측의 입장에 맞춘 칼럼과 사설을 작성한 뒤 약 1억원을 챙긴 혐의로 송희영(63) 전 조선일보 주필을 불구속 기소했다. 송 전 주필은 남상태(67·구속기소)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송 전 주필은 “언론인으로서 수십년 간 쌓아온 명예와 자존심이 더렵혀졌다”면서 검찰의 기소 처분에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배임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송 전 주필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송 전 주필은 2007∼2015년 박수환(59·구속기소)씨가 운영하는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즈 영업을 돕고, 기사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현금, 수표, 골프 접대 등 총 495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주필은 또 2011년 9월쯤 남상태 전 사장, 박 전 대표와 함께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뒤 대우조선 측에 우호적인 사설과 칼럼을 쓰는 등 통상 범위를 넘는 수준으로 관련 글을 처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2008년 4월부터 2011년 8월까지 수차례 칼럼이나 사설에서 대우조선의 대기업 매각 대안으로 ‘국민주 공모 방식 매각’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이에 고마움을 느낀 남 전 사장은 송 전 주필에 고가의 시계를 건넨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송 전 주필은 2015년 2월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거 경제수석)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고 전 사장의 연임을 청탁했고, 자신의 처조카는 심사 기준 미달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에 취업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 넘겨진 송 전 주필은 “검찰의 이런 무리한 수사는 박근혜 대통령과 그 측근인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국정농단 세력의 치밀한 기획과 지시”라고 주장하면서 “어떤 이유로 제가 박근혜 대통령 일파에게 미운털이 박혔는지 궁금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송 주필은 다만 “기소 내용에 대해서는 겸허한 자세로 정해진 법 절차에 따라 무고함을 밝혀 나갈 각오”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日대사 이르면 내일 돌아올 듯… 한·일 갈등 분수령

    한·일 두 나라가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설치를 둘러싼 격한 갈등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일본 정부가 소환된 주한 일본대사를 이번 주 한국으로 귀환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지난 13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화답하면서 출구 전략을 향한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기시다 외무상은 지난 14일 히로시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윤 장관의 발언에 대해 묻는 기자 질문에 “한국 정부도 한·일 합의 이행이 중요하다고 발언하고 있으며 외교 장관도 그런 생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의 공개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격한 대치와 갈등에서는 한발 물러서겠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소녀상 설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장소에 대해 지혜를 모아 볼 필요가 있다”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외교공관이나 영사공관 앞에 어떤 시설물이나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번 갈등에 대한 한국 정부의 해결 방향과 기본 입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지지통신은 “(일본) 정부와 여당 내에선 주한 대사의 일시귀국 장기화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견해가 많다”고 보도했다. 이어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대사의 귀임은 17일 이후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호주와 동남아 3개국 방문을 마치고 오는 17일 귀국하는 아베 신조 총리가 기시다 외무상 등과 논의해 귀환 시기를 판단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한국 비판에 앞장섰던 집권여당 자민당 간사장인 니카이 도시히로도 “우호적인 한·일관계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단기간 해결이 첫째 목표”라며 입장을 선회했다. 기시다 외무상이 지난 13일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 “소녀상 문제와 관련지을 계획은 없다”며 추진 의사를 밝힌 것도 갈등 조기 해소를 향한 일본 정부의 입장으로 해석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라진 고영태·류상영… 헌재 “경찰이 찾아달라”

    사라진 고영태·류상영… 헌재 “경찰이 찾아달라”

    경찰에서 ‘문고리 2인방’ 이재만(51)·안봉근(51)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소재를 파악하지 못함에 따라 이들이 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더블루K 고영태(41) 전 이사와 류상영 부장에게도 출석요구서가 전달되지 않았고 이승철(58)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까지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함에 따라 심리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헌재 관계자는 “경찰에서 어제(12일) ‘10여 차례 소재지를 찾아갔지만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의 행선지를 알 수 없었다’고 연락이 왔다”며 “다음 기일에 재판부가 양쪽 당사자에게 해당 증인을 계속 유지할지 물어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헌재는 지난 6일 종로·강남 경찰서에 잠적 중인 두 증인을 찾아 달라고 요청했었다. 경찰 관계자는 “증인은 피의자 신분이 아니어서 체포영장이 발부되지 않는다”며 “휴대전화 위치추적이나 신용카드 거래 정보 등을 이용하지 못한 채 탐문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헌재는 이날 경찰에 고 전 이사와 류 부장에 대한 소재 탐지를 새로 요청했다. 이들은 오는 17일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지만 이사했다는 이유로 출석요구서가 송달되지 않았다. 고 전 이사의 휴대전화는 꺼진 상태이며, 류 부장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고 전 이사가 헌재에 출석하길 꺼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청문회에서는 자신에게 우호적인 국조특위 위원들 사이에서 거침없이 발언했지만 헌재에서는 박 대통령 측의 맹공으로 수세에 몰릴 것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특히, 출석요구서가 송달되지 않은 증인은 강제로 구인할 수도 없다. 끝까지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면 이들을 배제하고 심리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 경우 재판부는 검찰 조사 때 진술을 바탕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에서 검찰 수사기록을 증거로 채택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재판부의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호주는 한국의 진정한 친구… 협력해 난국 극복을”

    “호주는 한국의 진정한 친구… 협력해 난국 극복을”

    4살 때 이민… “조국 잊은적 없어” 양국 투자·교역 활성화가 목표 北대사 겸직… “도발 우려 표명” “한국이 호주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면 최근과 같은 어려운 상황을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달 부임한 제임스 최(47·한국명 최웅) 주한 호주대사는 12일 “최근 뉴스를 보면 한국의 상황을 사면초가, 내우외환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강대국에 치중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대사는 이날 ‘호주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전 세계적 불확실성이 증대되기 때문에 한국과 호주처럼 비슷한 시각을 공유한 국가가 함께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한국에는 진정한 친구가 없다고들 하지만 아니다, 호주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최 대사는 조종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광주, 대구 등에서 생활하다 4살 때 이민을 갔다. 시드니대에서 경제학과 법학을 전공한 뒤 호주 외교통상부에 입부했고 1995~1997년 주한 호주대사관에서 서기관으로 근무했다. 최근까지는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의 수석보좌관으로 활약했다. 한국계가 주한 호주대사에 임명된 것은 1961년 수교 이후 처음이다. 그는 “한국이 발전한 모습을 보고 기뻤고 양국 관계가 크게 발전한 것도 감동스럽다”면서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 대사는 임기 동안 우호적인 양국 관계를 적극 활용해 한·호 간 투자, 교역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2년 전 발효된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관계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략적 측면에서 역내 협력뿐 아니라 국제무대의 협력 가능성도 커졌다”고 평가했다. 호주는 대북 제재 결의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최 대사는 북핵 위협에 대해서는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장착해 미국 본토뿐 아니라 호주 본토를 충분히 사정권 안에 둘 수 있다”면서 “호주는 북핵이 역내 안정을 저해한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북한이 6자 회담에 나오기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사는 북한 대사직도 겸한다. 그는 “가능하면 정기적으로 북한을 방문하고자 한다”면서 “우리가 보유한 소통 채널을 통해 도발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호주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호주 정부와 페퍼저축은행의 장학금 수여식, 호주상공회의소 비즈니스 어워드 시상식, 호주 음식 시식회 등이 진행됐다. 호주의 날은 1788년 1월 26일 영국 이주민들이 호주에 상륙해 지금의 시드니를 개척한 것을 기념하는 호주의 국경일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아베, 22개국 대사 초청 오찬…‘소녀상 갈등’ 주일한국대사 참석

    아베, 22개국 대사 초청 오찬…‘소녀상 갈등’ 주일한국대사 참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0일 각국 주일대사 22명을 총리공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고 일본 외무성이 11일 밝혔다. 외무성에 따르면 이번 오찬은 일본어를 할 수 있는 대사를 대상으로 우호 관계를 심화하는 한편 일본과 일본문화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아베 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각국 대사가 솔선해서 일본어를 배우고 사용하며, 일본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서 든든하다”며 감사를 표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소녀상으로 외교 갈등을 빚는 가운데 이준규 주일 한국대사도 오찬에 참석했다. 교도통신 등은 “위안부를 상징하는 소녀상 설치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의 이준규 대사도 참가했다”며 이 대사가 아베 총리와의 식사 자리에 참석한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이날 아베 총리의 대사 초청 오천은 한일 갈등 국면에서 국제사회의 일본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일종의 외교전으로 해석된다. 앞서 아베 총리는 6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의 통화에서 위안부 소녀상 설치와 관련 “한일 정부간 합의를 역행하는 것은 건설적이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리퍼트 美 대사 명예해군 위촉

    리퍼트 美 대사 명예해군 위촉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대한민국 명예해군으로 위촉됐다. 해군은 9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서 리퍼트 대사를 제19호 명예해군으로 위촉하는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을 대신해 정진섭(중장) 해군작전사령관이 리퍼트 대사에게 명예해군 위촉장을 전달했다. 해군 관계자는 “리퍼트 대사는 미국 해군장교 복무 경험을 바탕으로 양국 해군의 우호관계 증진을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다”고 위촉 배경을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위촉장을 받은 후 한·미 해군장병들에게 ‘한·미 동맹’을 주제로 강연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뉴스 분석] 美 지렛대로…‘소녀상 허물기’ 다각도 포석

    [뉴스 분석] 美 지렛대로…‘소녀상 허물기’ 다각도 포석

    위안부 협상 공들인 美도 공동책임 미·일관계 日 노력 상응 대가 요구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소녀상’ 문제를 왜 미국과 논의했을까.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오전 9시 40분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28분간 통화했으며 바이든 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한국의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는 게 일본 교도통신의 보도내용이다. 아베-바이든 통화는 일차적으로 ‘소녀상’ 문제가 한·일 간의 문제만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7일자 사설에서 “위안부 합의를 무너지게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미국은 ‘위안부 합의’를 태평양 건너 남의 일로 보고 있지 않다. 미국은 지난해 ‘한·일 위안부 협상’ 성사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중국에 대한 집중 견제를 준비해온 미국으로서는 한·미·일 3각 동맹을 공고화하는 일이 중요했고, 당시 한·일 간 최대 걸림돌이었던 위안부 문제를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집권 이후 철저한 ‘아베 무시 전략’을 구사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의 얼굴을 처음 맞댄 것은 2014년 3월로,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직후 미국의 ‘강한 권고’에 의해 마련된 한·미·일 회동에서였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일본은 먼저 미국에 ‘소녀상 철거’의 책임을 암시적으로 물은 것이다. ‘우리는 원치 않았는데, 미국의 요구로 위안부 협상을 마무리했다가 이런 일을 당했다’는 불만을 전달한 셈이다. 또한 일본으로서는 한국을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로 인식시키며, 이런 한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상당한 정치·외교적 비용이 소요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이후 미·일 관계에서 일본의 노력에 상응하는 가격을 쳐달라’는 청구서를 보낸 것이다. 나아가 혹 한국이 대사 초치 등 조치에 강경 대응한다면, 미국이 나서 조정해줄 것을 요구한 것이기도 하다. 한 통화의 전화에는 많은 목적과 노림수가 담겼지만, 컨트롤타워 없는 한국은 속절없이 당한 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아베가 한국이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할 것을 예상했다면, 한국의 기를 꺾으려는 의도도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소녀상일랑 꿈도 꾸지 말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이 일을 통해 확인한 것이 있다면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갈등은 계속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 간 합의는 합의문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합의를 이행시킬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위안부 문제는 한국과 일본, 양국 간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 나아가 전 지구적인 문제임도 새삼 확인됐다. 이번 일로 아베는 일본 내 보수층을 결집하고 이를 발판으로 임기 연장과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일본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아베는 하나의 돌로 이렇게 많은 새를 잡을 수 있음을 진작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아마도 ‘소녀상’이 설치되기를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었을지 모른다. 외교부와 정부가 위안부 합의 이전부터 이 점을 염두에 두었으면 좋을 뻔했다. 서울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도쿄 이석우특파원 jun88@seoul.co.kr
  • 박원순 “특정인 대통령 만들려고 촛불 든 것 아냐”

    박원순 “특정인 대통령 만들려고 촛불 든 것 아냐”

    박원순 서울시장은 7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이 대선 주자들을 향해 벌인 ‘문자 공격’에 대해 “이런 패권적 사당화로는 결코 우리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러니까 패권주의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이러니까 외연이 확장되지 않는 것이다. 이러니까 비우호가 높아지고 반감이 늘고 고립되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참 두려운 일, 참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이것이 민주주의냐, 이것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공당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박 시장은 “특정인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촛불을 든 것이 아니다”며 “저를 포함(해) 어떤 성역도 인정하지 않아야 제왕적 권력이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양성이야 말로 우리가 바꾸고자 하는 국민권력시대의 핵심 가치”라며 “특정인에 불리한 발언을 했다고 문자 폭탄을 받고 후원금 18원을 보내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촛불을 든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몇몇 사람의 댓글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이 그런 댓글을 달 수 있는 권리를 지키고 그런 댓글을 존중하는 대통령이 될 때까지 싸우겠다”며 “정당이 바로서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지지자 非文 겨냥 수천 건 ‘문자 폭탄’… 이재명 “민주주의 파괴하는 행위” 비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대선 후보로 기정사실화한 듯한 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보고서를 문제 삼은 비문(비문재인) 의원에게 수천 건의 항의 문자가 쇄도하자 당내에서 우려와 자성의 목소리가 고조됐다. 급기야 문 전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문 전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 “우리의 지상목표는 정권교체이며 하나의 팀(One team)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면서 “생각이 달라도, 판단이 달라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 우리끼리 과도한 비난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서 “(일부 문 전 대표 지지자의 ‘문자폭탄’은) 당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정 개인들이 한 일이겠지만, 입장이 다르다고 어떻게 그런 공격을 하느냐.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3일 민주연구원의 해명을 요구했던 김부겸 의원은 전날 3000여통의 문자를 받았다. 김 의원 측 허영일 전 부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스마트폰 캡처 사진을 공개하며 “이럴수록 문재인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사람들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을까? 정치인의 주장을 봉쇄하고 우리 생각만 강요하면 박사모와 뭐가 다른가?”라고 밝혔다. 초선의원 20명과 함께 개헌보고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던 박용진 의원도 1000통 이상의 문자를 받았다. 당 관계자는 “몇몇 후보의 열혈 지지자들의 ‘일탈’은 해당 후보에게 폐쇄적 이미지를 투영할 뿐 아니라,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경선 이후 탈락한 대선 주자들에 대한 지지를 흡수하지 못하는 등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해 논란을 빚은 개혁보수신당 지도부도 ‘문자폭탄’을 맞았다.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은 내 편이 아니면 적으로 여기는 이런 식의 테러를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올 기업 경제키워드는 ‘살아남기’

    올해도 여러 가지 악재 속에 ‘범피로드’(bumpy road·울퉁불퉁한 길)가 이어질 것이므로 우리 기업들은 ‘살아남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일 50여명의 경제·사회 전문가를 대상으로 ‘2017년 경제키워드·기업환경 전망’을 조사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올해의 주요 대외 리스크로 미국 금리인상 후폭풍(69.2%·복수응답), 중국 경기둔화(57.7%), 보호무역주의 확산(46.2%), 북한·IS 위협(15.4%)을 꼽았다. 응답자의 76%는 “내년도 미국 연준 금리는 0.5% 포인트 이상 인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에서 6%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88.5%)였다. 해외 경제 전망은 미국·동남아만 ‘긍정적’이고 중국·중남미 등은 ‘부정적’으로 봤다. 지난해와 비교한 나라별 경제 전망 수치는 미국(180), 동남아(124), 러시아(100), 일본(96), 중동(80), EU(72), 중남미(68), 중국(52) 순으로 집계됐다.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긍정적, 0에 가까울수록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기업 매출액과 관련, 응답자의 92.3%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후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84.6%)이며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도 지난해보다 높을 것”(73.1%)으로 예상했다. 박창균 중앙대 교수는 “대외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내부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살아남는 것이 최대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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