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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홍수로 수재민 5천만명…싼샤댐 최고수위 육박 ‘긴장’

    중국 홍수로 수재민 5천만명…싼샤댐 최고수위 육박 ‘긴장’

    중국 남부지방 홍수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며 수재민이 5000만명을 넘어섰다. 29일 펑파이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중국 응급관리부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장시·안후이·후베이성 등 27개 지역에서 5481만1000명이 수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58명이 사망·실종했고 376만명이 긴급대피했다. 또 가옥 4만1000여채가 붕괴하고 농경지 5만2000여㎢가 물에 잠기는 등 직접적인 재산피해액만 1444억여 위안(약 24조6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올여름 중국 수재민은 이미 한국 인구(약 5178만여명)수를 넘어섰고, 농경지 피해도 한국 전체 면적(약 10만㎢)의 절반보다 많다는 것. 응급관리부는 “최근 5년 동기 평균과 비교했을 때 수재민은 23.4%, 긴급대피 인원은 36.7% 늘었다”면서 “사망·실종자는 53.9%, 붕괴 가옥 수는 68.4% 줄었고 직접적 경제손실액은 13.8%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편 남부지방에 계속된 비로 창장(長江·양쯔강) 유역 홍수 통제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싼샤(三峽)댐 수위도 상승, 최고수위(175m)에 12m 정도 못 미치는 163.31m를 기록 중이다. 중국은 이번 양쯔강 유역 홍수를 세분화하고 있는데, 이달 2일 1호, 17일 2호 홍수가 발생한 데 이어 26일 3호 홍수가 발생했다. 싼샤댐 수위는 2호 홍수가 지나가던 지난 19일 오후 8시(현지시간)에 164.18m까지 올라간 바 있다. 이후 방류량을 늘리면서 23일 오후 8시 수위는 160.15m로 내려갔는데 다시 3호 홍수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28일 오전 8시 162.45m였던 수위는 29일 오전 8시에 163.36m로 상승했으며, 오후 2시 기준 163.31m로 소폭 낮아졌다. 싼샤댐의 29일 오후 2시 기준 1초당 방류량은 4만100㎥, 유입량은 3만4000㎥로 방류량이 약 6000㎥ 더 많은 상황이다. 지난 28일 오전 8시 후베이성 우한(武漢) 부근 창장 물은 경계수위를 1.18m 넘은 28.48m까지 불어났고, 유량은 1초당 6만1200㎥로 싼샤댐 건설 후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싼샤댐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는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영상이 등장했다. 싼샤댐이 무너질 경우 댐에서 50㎞ 떨어진 이창시가 30분 만에 10m 물 속에 잠기고, 우한시도 상당 부분 물에 잠기게 된다는 내용이다. 중국 당국은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향후 500년 간은 싼샤댐이 붕괴될 일은 없다”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조국 검찰개혁 선봉’ 김용민, 검찰총장 ‘장관급→차관급’ 격하법 발의

    ‘조국 검찰개혁 선봉’ 김용민, 검찰총장 ‘장관급→차관급’ 격하법 발의

    “경찰청 등 타청과 형평성 맞게 차관급으로”“검경수사권 조정, 대등한 지위 유지 필요”법안 통과시 윤석열 총장 입지 더욱 위축될 듯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제동으로 법무부와 검찰 내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장관급으로 대우받고 있는 검찰총장을 차관급으로 격하하는 것을 명문화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법안에는 검사의 임명·보직을 결정하는 부분에서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를 삭제하는 부분도 포함됐다. 법안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지위와 권한이 대폭 축소되는 윤 총장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검찰총장, 법률적 근거 없이 장관급 대우”“檢총장 인사개입권 제한 검찰청법 발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변호사 출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총장을 차관급으로 대우하고, 총장의 인사개입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 검찰총장은 법률적 근거 없이 장관급으로 대우받고 있다”면서 “중앙행정기관의 조직·직무범위 등을 규정한 정부조직법과 검찰청의 조직·직무범위 등을 규정한 검찰청법에는 총장을 장관급으로 대우한다는 규정은 없다. 다만 검찰청은 법무부 장관에 소속된 기관이라는 점만 명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 각부의 경찰청, 국세청, 관세청, 산림청 등 기관장들이 모두 차관급인데 검찰총장만 장관급으로 대우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올해 초부터 검경수사권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검찰청과 경찰청은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견제와 보완을 할 수 있도록 대등한 지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검사 임명·보직시 檢총장 의견 듣는 부분 삭제” 김 의원은 또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하고,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하도록 하는 현행 규정에도 ‘검찰총장 의견 청취’ 부분을 삭제했다. 김 의원은 “법률로 명시할 필요가 없는 내용을 법률로 만들면서 소모적인 논란과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하는 부분을 삭제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의견 표출 및 지휘 권한이 크게 축소되는 윤석열 총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추 장관의 검찰개혁 움직임에는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또 검찰의 법무부와 행정기관에 겸직과 파견을 보내는 문제에 대해서도 “검사는 객관적인 정보에 의해 기소와 수사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하는 입장이므로 타 기관에 파견을 나갈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개정안은 법무부와 검사 간 겸직 규정을 삭제하고 특별검사 등을 제외한 파견을 금지하도록 했다.김용민, 조국 법무부 검찰개혁 위원 출신‘정봉주 성추행 의혹’ 변호인단 참여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7년 12월 출범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조사위원을 지냈다. 당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주심 위원을 맡았다. 이어 지난해 9월 발족한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조 전 장관과 함께 법무·검찰 개혁 권고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정봉주 전 의원 성추행 의혹 사건 변호인단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검찰, 신천지 이만희 구속영장 청구 “수감생활 가능”(종합)

    검찰, 신천지 이만희 구속영장 청구 “수감생활 가능”(종합)

    검찰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이만희(89)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박승대 부장검사)는 28일 감염병예방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이 총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총회장은 지난 2월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할 당시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 당국에 신도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해 보고하는 등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신천지 연수원이자 개인 별장인 가평 평화의 궁전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50억여원의 교회 자금을 가져다 쓰고, 5∼6억원 상당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하는 등 총 56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이 총회장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원, 안산 등에 있는 경기장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승인 없어 종교행사를 연 혐의도 있다. 검찰은 당시 이 총회장 측이 신천지 신도 수천여 명을 동원해 공공시설에 무단으로 진입하는 수법으로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 17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이 총회장을 소환조사 한 끝에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회장은 첫 소환조사 당시 지병을 호소하며 4시간 만에 귀가했으나, 2차 소환조사 때에는 10시간 가까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 총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31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법에서 이명철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신천지 과천 총회본부 소속 총무 A씨 등 3명을 구속기소 하고,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방역 당국에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일부를 고의로 누락하고,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확진자와 함께 예배를 본 신도 명단, 중국 우한 교회 신도의 국내 행적 등을 은폐한 혐의도 있다. 이 총회장과 A씨 등이 방역 당국에 밝힌 신도 규모 등은 실제 수치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회장이 추후 재판에 넘겨지면 이날 기소된 A씨 등과 한 법정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이 총 회장의 나이와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수감생활이 어려울 정도라고 보이지는 않아 영장청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총성없는 전쟁터’ 영사관… 양자외교 한 축이자 패권경쟁 축소판

    ‘총성없는 전쟁터’ 영사관… 양자외교 한 축이자 패권경쟁 축소판

    ‘G2’(주요 2개국) 미중의 갈등이 ‘영사관 전쟁’으로 한층 격화하고 있다. 양국이 코로나19 책임론, 무역·정보기술(IT) 전쟁에 이어 휴스턴·청두 주재 상대국 영사관 폐쇄 조치로까지 치달으며 1979년 수교 이래 최악의 고비를 맞았다. 대개 영사관 폐쇄는 단교 직전이나 그 과정에서 취해지는 외교 조치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이 짐작된다. 중국은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을 개관 35년 만에 완전히 폐쇄했다. 앞서 미 총영사관은 72시간의 시한인 지난 사흘간 화물 트럭 5대를 투입해 짐을 내보냈고, 이날 오전 6시 18분 성조기를 내리며 폐쇄 절차를 사실상 마쳤다. 중국 공안은 아침 일찍부터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외부 접근을 막았다. 중국 외교부 군공사는 이날 정오 “우리는 정문을 통해 들어가 정당하게 접수 절차를 집행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미국에 항의하는 현지 주민 수백명은 건물 앞에 몰려 있다가 공안이 바로 진입하지 않자 “당장 끌어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이날 장면은 양자외교의 한 축이자 패권 다툼의 공간이었던 영사관이 ‘겉은 우아하되 본질은 냉혹한’ 국제외교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 순간이었다. 영사관은 대사관과 더불어 외교 및 재외국민 보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해외 주재국에 설치된 접수국 외교부처 소속 재외공관이다. 1961년 체결된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각국은 자국의 강제력·위협의 공포 없이 주재 외교관들이 고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외교 공관에 권한을 부여한다. 주로 주재국 수도에 설치되는 대사관이 주재국과 상대국 정부 간 공식 대화·외교 창구 역할을 한다면, 영사관은 기타 주요 도시에서 해당국 교민을 위한 여권·비자 발급, 자국민 보호, 경제투자 등 민원 업무를 처리한다. 대사관은 국가승인을 해야 설치할 수 있지만, 영사관은 국가승인 없이도 설치할 수 있다. ●中, 61개국 중 1위… 韓 13위로 선진국 대열에 영사관을 포함한 재외공관은 그 나라의 국력과 외교 파워, 상대국과의 관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65년 상주대사관 24개, (총)영사관 9개 등 재외공관이 35개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달 기준 전 세계 191개 수교국 중 상주대사관 115곳, (총)영사관 46곳, 대표부 5곳 등 총 166개 공관으로 55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어났다. 미국에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카고, 애틀랜타, 호놀룰루, 휴스턴 등 9곳에 총영사관을 두고 있다. 중국에는 광저우, 상하이, 선양, 시안, 우한, 청두, 칭다오, 홍콩 등 8곳에 총영사관이 있어 미국(6곳)보다도 많다. 아프리카는 수교 48개국 중 18곳에 대사관을 두고 있으며 영사관은 없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글로벌 외교 인덱스’에 따르면 중국이 전 세계에서 운영하는 재외공관 수는 총 276개로, 미국(273개)을 앞지르며 61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13위에 올랐다. 재외공관으로만 따지면 한국의 외교력도 선진국 대열에 든 셈이다. 영사 및 영사관의 신분과 임무, 특권·면제조항은 1963년 채택된 ‘영사관계에 따른 빈 협약’에 따라 대사·대사관에 준해 보장된다. 영사 역시 외교사절로서 불체포, 형사소추 면제의 신체 불가침 특권을 누린다. 접수국 관리는 영사 등의 동의를 얻은 경우, 전염병 방지·화재 등 긴급 조치를 요할 경우를 제외하고 치외법권 지역인 영사관 영내에 들어갈 수 없다. 물론 이를 악용하는 문제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해외 주재 북한 재외공관이 마약밀매와 카지노, 레지던스 등 불법 외화벌이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북러 합작회사가 주소를 버젓이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관으로 등록해 놓는 등 대놓고 불법 영업을 자행하고 있지만, 제재가 쉽지 않다. 이번 미중 갈등처럼 드러났듯 영사관이 면책특권을 이용해 상대국 안보·산업 정보수집에 나서는 은밀한 기지라는 점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다이슈는 2017년 4월 일본 내 중국 간첩 실태를 전하면서 “도교 중국대사관을 거점으로, 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 등지 총영사관을 중계지로 해 (중국이) 스파이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외교 불가침 구역’이라는 점에서 영사관 침입이나 폐쇄는 국제사회 이목을 끌기에도 충분하다. 갈등 관계에 있는 나라나 자치령·소수민족 출신들이 상대국 영사관 월담을 곧잘 시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영사관 폐쇄는 즉각 단교를 의미하는 대사관 폐쇄보다는 충격이 덜하지만 상징적 측면에서 충분하다는 점에서 헤게모니 경쟁 때마다 흔히 시도돼 왔다. ●습격·추방·폐쇄… 반복되는 ‘오욕의 역사’ 2017년 1월 호주 멜버른의 인도네시아 총영사관에 서파푸아 독립 깃발이 게양된 사건으로 인도네시아 정부가 호주에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파푸아는 20세기까지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지배를 연달아 받다가 1971년 분리독립선언 이후 오늘날까지 인도네시아에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미승인 국가다. 서파푸아 출신 용의자는 2.5m 벽을 넘어 들어가 독립을 상징하는 샛별기를 매달고 도주했는데, 당시 인도네시아 정부는 범인 체포와 처벌, 영사건물의 안전 보장을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이라크의 시아파 이슬람 성지인 카르발라시에서는 반정부 시위대 수십명이 이란 영사관을 습격, 콘크리트담을 기어 넘어 이란 국기를 끌어내리고 자국 국기를 게양하기도 했다. 반정부 시위이지만 적대국 이란에 대한 분노도 겹치면서 영사관을 침범하는 행위를 통해 정부와 이란에 대한 불만을 중첩 표출한 셈이다. 영사관 폐쇄의 가장 극적인 사례는 2018년 러시아와 영미 등 서방세계 사이에서 벌어졌다. 그해 3월 영국에서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당시 66세)과 딸 율리아(33)가 독극물 암살 미수를 당했는데, 약물이 옛 소련서 개발된 노비촉으로 밝혀지며 배후로 러시아가 지목됐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 유럽국가들이 줄줄이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고, 이에 동조한 미국도 시애틀 소재 러시아 총영사관을 폐쇄하는 동시에 자국 내 러시아 외교관을 무려 60명 추방하는 강수를 뒀다. 이에 맞서 러시아 역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미국·영국 총영사관을 퇴출하고 동수의 미국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한동안 파장이 지속됐다. 영사관은 국제정치적 역학관계 변화에 따라 운을 달리하기도 했다. 1905년 일본과의 을사조약 체결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이 박탈되자, 조선땅에 가장 먼저 진출한 서구 열강 프랑스가 공사관을 영사관으로 격하시켰던 비운의 역사도 있다. 1992년 한중 수교 직후 국교가 단절된 타이완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타이완은 1948년 수교 이후 공산주의에 맞섰던 공통적인 경험으로 인해 우방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북방외교 일환으로 한중이 외교관계를 맺자 타이완은 단교를 선언했다. 그해 8월 24일 마지막 주한 대사였던 진수지가 눈물의 퇴임사와 함께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를 내리는 것으로 서울 명동 대사관은 영원히 문을 닫았다. 이듬해 7월 양국은 각국 수도에 영사관을 대신하는 대표부를 설치하며 교류를 겨우 재개했지만, 명동 건물에는 주한 중국대사관이 들어섰다. 외교 상황이 반전됐지만 영사관을 다시 열 수 없는 웃지 못할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좌파정권을 이어받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그를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 행보로 관계가 악화된 콜롬비아에 지난해 2월 일방적 단교를 선언하며 영사관을 폐쇄했다. 그러나 경제 실패로 ‘남미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베네수엘라는 폭증한 자국 이주민들이 콜롬비아에서 출생신고도 못 하고 범죄인 인도에도 애를 먹자, 올 1월 “영사급 관계를 복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시 손을 내밀었지만 콜롬비아로부터 단칼에 거절당했다. 외교관계가 개설이나 단절은 쉬울지 몰라도 복원은 쉽지 않다는 것을 세계 각국 영사관이 오욕의 역사로 증명하는 셈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나만의 ‘전통한복’ 뽐내요

    서울 종로구는 우리옷 한복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전통문화도시 종로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하기 위해 ‘2020 종로 한복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2018년 시작돼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공모전은 전통한복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인스타그램에서 응모할 수 있다. 사연을 담은 한복사진을 다음달 30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먼저 인스타그램에서 ‘종로한복알리미’(@jongno_hanbok) 계정을 팔로우한 뒤 크기가 8MB 이하인 사진에 30자 이상에서 100자 이내로 사진과 관련된 얘기를 작성해 올리면 된다. 촬영장소도 써야 하는데 종로구이면 가점을 준다. 작품의 우수성과 독창성, 활용성 등을 심사해 9월 18일 구청 홈페이지와 종로한복알리미 인스타그램 계정에 발표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18륜 대형트럭 동원’ 휴스턴 방 뺀 中… 휘장 떼고 청두서 짐 싼 美

    ‘18륜 대형트럭 동원’ 휴스턴 방 뺀 中… 휘장 떼고 청두서 짐 싼 美

    美, 中 직원 철수 40분 만에 뒷문 열고 진입청두 영사관 앞은 인산인해… 폭죽·축가도 美 “보복 말아야”… 中 “잘못 바로잡기를”“양국, 조율된 행보로 파장 최소화” 분석도미국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의 퇴거 시한에 맞춰 철수를 마친 가운데 중국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도 중국의 폐쇄 통보 하루 만에 떠날 채비에 들어갔다. 맞불식 보복조치에 군사충돌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미중 모두 ‘정치적으로 조율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 앞에는 24일 이른 아침부터 18륜 대형트럭이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건물 입구에 걸려 있던 오성홍기는 물론 중국 정부의 공식 인장과 간판 철거가 진행됐고, 영사관 직원들이 대형트럭에 여러 가지 짐을 옮겨 싣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오후 퇴거시한인 오후 4시 중국 직원이 모두 떠나고 40분 뒤 도착한 미 국무부 소속 관리들이 뒷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영사관을 접수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국가재산 침해”라며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근거지로 지목하고 지난 21일 72시간 이내 폐쇄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중국도 청두의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상응 조치 격으로 요구했고, 이튿날인 25일 미국 측은 건물 외벽에서 휘장을 제거하는 등 짐싸기에 들어갔다. 이삿짐 트럭 3대가 분주히 움직이며 철수작업이 이뤄지는 가운데 수천명의 중국인들이 폐쇄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사관 앞에 몰려든 시민들이 폭죽을 터뜨리거나 사진을 찍고, ‘사랑해 중국’이라는 노래를 불러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중국중앙(CC)TV가 청두 총영사관 철수를 생중계했고 여기에 400만건의 ‘좋아요’가 달리는 등 애국주의적 분위기도 연출됐다.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청두 영사관 폐쇄 기한은 통보 72시간 뒤인 27일 오전 10시라고 밝혔다. 양측은 상대 조치의 부당함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중국공산당이 ‘눈에는 눈’식의 보복보다는 해로운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의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는 미국을 보호하고 미국의 지식재산권, 미국민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취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와 관련해 미 법무부는 지난 23일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영사관에 은신했던 군사 연구원 탕주안을 체포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소재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중 미국 비자를 신청하면서 자신의 중국 인민해방군 복무 경력과 중국공산당과의 연루 사실을 거짓으로 부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워싱턴DC 주미 중국대사관은 “주미 중국대사관이 휴스턴 총영사관의 업무를 잠시 대행한다”며 “미국이 조속히 잘못된 행위를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영사관계에 관한 빈 협약과 중미 영사협약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미중 갈등 심화 양상에 워싱턴 싱크탱크인 세계안보연구소의 갈 루프트 공동소장은 SCMP에 “미중 관계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복구되지 못할 정도로 악화했다”며 미중 군사 충돌 우려까지 거론했다. 다만 청두의 미국 총영사관은 중국 내 5개 영사관 중 규모가 작은 편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맞대응을 하면서도 파장은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역사도 미국이 이미 코로나19로 폐쇄한 우한 총영사관 다음으로 짧다. 앞서 CNN는 트럼프 행정부가 폐점 중인 우한 총영사관의 자매 격인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목표물로 정한 것은 ‘강경해 보이면서도 큰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원주민 모욕” 오보에 당한 18세, CNN 이어 WP에도 사실상 승소

    “원주민 모욕” 오보에 당한 18세, CNN 이어 WP에도 사실상 승소

    미국 고교생이 18세 생일 날에 손꼽히는 유력 언론 워싱턴 포스트(WP)에 제기한 명예훼손 손해 배상 소송에서 사실상 백기 투항을 의미하는 법정 밖 화해를 이끌어냈다. 돈을 받고 소송을 끝내는 데 합의한 것이다. 지난 1월 CNN과 법정 밖 화해에 이어 연타석 안타를 날린 셈이다. 주인공은 지난해 1월 워싱턴 DC에서 미국 원주민 인권활동가를 모욕하는 듯한 동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고 언론에 보도돼 곤욕을 치른 켄터키주 코빙턴 가톨릭고교 재학생인 니콜라스 샌드만(18). 그는 WP에 2억 5000만 달러(약 301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가 합의했다. WP도 자사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과 관련해 24일(현지시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측 모두 합의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반년 전 샌드만이 CNN과 합의했을 때도 역시 구체적인 합의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샌드만은 이날 트위터로 WP와의 합의 사실을 알리고 “날 계속 지지해준 수백 만명과 가족에게 감사하다”며 변호사인 토드 맥머트리와 린 우드에게 감사를 표했다.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말한 그는 “둘은 끝났고, 여섯은 이제 시작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가 남은 할 일이란 NBC, ABC 뉴스, CBS 뉴스, 뉴욕 타임스(NYT), 롤링 스톤, USA 투데이를 소유한 가넷 등 언론사 여섯 군데를 상대로 한 소송을 가리킨다. WP를 상대로 한 소송액 2억 5000만 달러(약 3010억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2013년 신문을 인수했을 때 지불한 비용과 맞먹는다. 여덟 언론사에 제기한 소송 가액의 총액은 무려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5050억원)라고 신시내티 인콰이어러가 전했다. 18세 고교생이 이만한 손해배상 액수를 요구한 전례가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변호사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유력 언론사들이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잘못 때문에 어린 고교생에게 호되게 당하는 것이다. 논란이 된 동영상은 샌드먼과 학우들이 지난해 1월 워싱턴DC에서 열린 낙태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가 같은 곳에서 시위하던 원주민들과 조우한 순간이 담겼다. 영상을 보면 샌드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 슬로건이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웃음을 띤 채 원주민 인권활동가이자 베트남 전쟁 참전용사인 네이선 필립스와 30㎝ 정도 거리를 두고 2분 넘게 서로 마주본다. 샌드먼의 학우들이 둘러서서 웃고 떠들며 “(국경)장벽을 건설하라”고 외쳐댄다. 해당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여러 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샌드먼과 학생들이 원주민을 모욕했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그 뒤 다른 동영상이 공개되며 생각보다 복잡한 전말이 드러났다. 새 영상에는 자신들이 흑인 히브리인 후손이라고 주장하는 무리가 원주민들을 향해 ‘잘못된 신을 섬겨서 자신들의 땅을 빼앗겼다’고 조롱하고, 샌드먼 등 학생들에게도 ‘크래커’(cracker·가난하고 배운 것 없는 백인)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학생들이 웃옷을 벗고 연호하며 이들과 대치하자 인권 운동가인 필립스가 북을 두드리며 끼어들었다. 학생들은 처음엔 북소리에 흥겹게 반응하는 듯하다가 결국 “(원주민) 보호구역으로 돌아가라” 등을 외쳤다. 그러나 샌드만은 시종 느물대지만 인종차별적이거나 필립스를 자극할 어떤 언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가만히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코빙턴 가톨릭 교구가 사립 조사기관을 고용해 진행한 자체 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론이었다. 샌드만은 WP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보도를 확대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양 삼았으며 언론 보도로 “목표물이 돼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그들을 무찔러라, 닉. 가짜뉴스!”라며 샌드만을 응원해 논란을 부채질했다. 샌드만의 트위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주니어와 함께 찍힌 사진이 프로필 사진으로 게재돼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문 대통령 “일본 관계 굉장히 중시…日 전세기 협력 고맙다”

    문 대통령 “일본 관계 굉장히 중시…日 전세기 협력 고맙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 속에 해외 체류 국민들을 귀국시키는 과정에서 일본이 전세기를 내어주는 등 협력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관계를 굉장히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文 “日과 관계 발전 위해 큰 노력 중”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6개국 세계 각국 동포들과 첫 화상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관표 주일대사를 향해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도움 받은 점에 대해 대사께서 고마움을 잘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간담회에는 일본 현지에서 한국을 위한 성금 운동을 주도한 김운천 ‘사랑의 나눔’ 회장도 참석해 “한국과 일본 모두 이 위기를 잘 극복하고 서로 협력해 왕래가 빨리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관계를 굉장히 중시한다”면서 “관계 발전을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인도에 있던 한국 백혈병 어린이를 일본 정부와의 공조를 통해 귀국 시켜 ‘어린이날의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일과 양국 국민들이 귀국 과정에서 서로의 전세기를 이용하는 등의 협력 사례를 언급했다.이날 인도 뉴델리 주재원인 손혁준씨는 지난 4월 인도 현지에서 손씨의 5살배기 딸이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손씨는 인도의 의료 시설이 열악해 한국으로 이송해 딸을 치료하고 싶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인도 현지 국경이 봉쇄되고 하늘길도 끊겨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신봉길 주인도한국대사와 한인회 등 한국 교민들이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리는 등 발벗고 나섰고 신 대사의 공관 협조 요청 속에 주인도일본대사가 일본행 전세기 탑승을 주선했다. 무사히 일본행 전세기에 몸을 실은 손양은 인도 뉴델리에서 일본 하네다 공항, 일본 나리타 공항, 인천행 대한항공을 통해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무사히 한국땅을 밟았다. 1차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친 손양은 2차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인도의 국경이 다 봉쇄되고 항공편도 없어 한국으로 돌아올 길도 막막했었는데 다행히 인도 정부와 일본, 한국의 삼각 협력으로 무사히 따님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라면서 “우리 아빠(손씨)도 다음 주 한국으로 들어오면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고 따님이 빨리 쾌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文, 교민 위해 우한에 남은 이상기씨에“대단히 숭고한 결단, 교민 생명 지켰다” 이날 간담회에는 올해 초 중국 우한시가 봉쇄됐을 당시 현지에 남아 교민들을 돌봤던 이상기씨가 참석했다. 이씨는 “전세기 탑승을 준비하던 차에 교민 100여분 정도가 남아 있다는 소식에 도움이 되려고 귀국을 포기했다. 코로나가 빨리 끝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대단히 숭고한 결단이었다”면서 “덕분에 우한에 남은 교민의 생명과 안전을 잘 지킬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귀국한 근로자들을 향해서도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증상이 있는 분들과 귀국이 급한 분들 먼저 모셔왔는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돌아가신 분도 한 분 있는 것으로 아는데 동료와 가족들께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미중 휴스턴·청두 총영사관 폐쇄 강대강…수교 이래 최악 위기

    미중 휴스턴·청두 총영사관 폐쇄 강대강…수교 이래 최악 위기

    미국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맞선 중국이 24일(현지시간) 자국 내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청하며 반격에 나섰다. 미중 양국이 상대국 영사관 폐쇄라는 외교상 가장 수위높은 조치를 맞받아 취하면서 양국 갈등은 1979년 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AP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날 주중 미국대사관에 “중국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한다”며 “청두 총영사관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직원들이 신분에 맞지 않은 활동을 하면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쳤다”고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비이성적인 행위에 대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라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준칙, 외교 관례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1일 미국이 돌연 중국의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를 통지한 점을 언급하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 양국 영사조약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관계를 심각히 훼손한 것”이라고도 비난했다.영사관 폐쇄 기한은 미국이 휴스턴 총영사관에 취한 것과 마찬가지로 72시간 내이다. 오는 27일 오전 10시가 된다. 중국 외교부는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며 “미국이 즉시 잘못된 관련 조치를 철회하고,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상해와 광저우, 선양, 우한 및 홍콩에 영사관을 두고 있는데, 중국은 그 중 상징성이 있으면서도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청두를 폐쇄 대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1985년 문 연 청두 총영사관은 소수민족 인권문제로 미국이 관심을 두고 있는 티베트 지역을 관할한다. 앞서 전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중국 정부가 맞대응으로 청두 주재 총영사관을 폐쇄할 움직임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미중 양국이 정치,경제적으로 실효적 충격은 덜한 곳들을 영사관 폐쇄 대상으로 골랐지만, 치외 법권 영역인 영사관을 서로 폐쇄하는 강공을 맞받아 취했다는 점에서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양국 모두 상대국이 개인·산업 정보 침탈, 내정간섭 등 상대국 안보 이익에 위해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휴스턴 총영사관이 현지 의약사, 정보기술 회사들로부터 개인정보 등을 훔쳤다고 보고 있고, 중국 역시 청두 총영사관이 인권 문제 등 내정 간섭을 했다고 주장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휴스턴 총영사관은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라며 “중국은 우리의 소중한 지식재산과 사업 기밀을 훔쳤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정면 겨냥했다. 그러나 이날 카이웨이 휴스턴 총영사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영사관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 요구를 불수용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中 우한 식당 돼지국밥서 ‘박쥐 사체’ 둥둥…현지 발칵

    中 우한 식당 돼지국밥서 ‘박쥐 사체’ 둥둥…현지 발칵

    중국 우한의 한 식당 돼지국밥에서 박쥐 사체가 나와 현지가 발칵 뒤집혔다. 23일(현지시간) 후베이징스(湖北)는 우한의 한 식당 돼지국밥에서 박쥐 사체가 나와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식당에서 돼지국밥을 사다 먹은 일가족은 일단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지난 10일 우한시 신저우(新洲)구에 사는 첸모씨는 집 아래층 식당에서 파는 돼지국밥을 포장해왔다. 그는 “아버지가 제일 먼저 국밥을 드셨지만 특이한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은 국밥은 밀봉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그로부터 사흘 후, 온 가족이 다 함께 국밥을 먹으려 밥상을 차렸다. 그런데 국밥에서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떠올랐다. 첸씨는 “국밥을 데우려고 보니 검은 물체가 떠다니고 있었다. 새끼 박쥐 사체였다”라고 설명했다. 첸씨의 어머니는 처음에 향신료의 일종인 줄 알았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후베이TV와의 인터뷰에서 “젓가락으로 들춰보니 날개와 귀가 보였다. 심지어 털까지 있었다”며 치를 떨었다. 일가족은 박쥐를 들고 식당으로 쫓아갔다. 그러자 식당 주인은 “지역 국밥 제조업체에서 냉동된 것을 떼어다가 판다”면서 환불과 코로나19 검사 비용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취재가 시작되자 주인은 “우리가 직접 만든 국밥”이라고 말을 바꿨다.또 “국밥은 낮에 만드는데 박쥐는 주로 밤에 활동하지 않나. 다 끓인 국밥은 곧바로 밀봉해 냉장고에 넣고, 절대 밖에 놔두지 않는다”며 제조 과정에서 박쥐가 들어갔을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포장해간 국밥을 피해 가족이 냉장고에서 꺼냈을 때 박쥐가 들어갔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첸씨 가족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첸씨 어머니는 “사 온 국밥은 조금씩 덜어 먹고, 바로 밀봉해 냉장고에 넣는다. 그럼 박쥐가 스스로 냉장고에 들어갔다는 소리”냐고 항변했다.민원을 접수한 현지 당국은 조사에 착수했지만, 박쥐가 어떻게 국밥에 들어갔는지 또 어디서 온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감염 공포에 떨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가족은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식당 주인은 검사 비용과 정신적 보상 비용으로 2000위안(약 35만 원)을 제안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현지언론은 돼지국밥에서 나온 박쥐 사체가 언제 들어갔는지 알 수 없는 점은 감염 우려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대형 냄비에 한꺼번에 서너 시간씩 푹 끓여 만드는 돼지국밥에 처음부터 박쥐가 들어 있었던 거라면 큰일 아니냐는 설명이다. 평소 해당 식당의 위생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관리당국은 그간의 정기 점검에서 해당 식당에 문제가 발견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맞불놓은 중국, 청두 미 영사관 폐쇄 명령…“모든 책임은 미국” (종합)

    맞불놓은 중국, 청두 미 영사관 폐쇄 명령…“모든 책임은 미국” (종합)

    미국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맞선 중국이 24일 자국 내 쓰촨성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청하며 반격에 나섰다. AP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날 주중 미국대사관에 “중국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한다”며 “청두 총영사관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비이성적인 행위에 대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라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준칙, 외교 관례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앞서 지난 21일 미국이 돌연 중국의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를 통지한 점을 언급하며 “이는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 양국 영사조약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관계를 심각히 훼손한 것”이라고 비난했다.특히 “중국은 중미가 현재 상황을 맞이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며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즉시 잘못된 관련 조치를 철회하고, 양국관계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미국은 상해와 광저우,선양,우한 및 홍콩에 영사관을 두고 있는데, 중국은 그 중 상징성이 있으면서도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청두를 폐쇄 대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중국 정부가 남서부 지역에 있는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할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1985년 문을 연 청두 총영사관은 1985년 문을 열었으며, 미국이 인권 문제로 인해 관심이 지대한 중국 내 티베트 지역을 관할한다. 미중 양국이 상대국 영사관 폐쇄라는 외교상 가장 수위높은 조치를 맞받아 취하면서 양국 갈등은 1979년 수교 이래 최악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미국은 폐쇄 조치를 취한 중국의 휴스턴 총영사관이 텍사스A&M 메디컬 시스템 등 현지 의약사, 정보기술회사들로부터 개인정보를 훔치는 등 미국안보에 위해를 가했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휴스턴 총영사관은 스파이 활동과 지식재산권 절도의 중심지”라며 “중국은 우리의 소중한 지식재산과 사업 기밀을 훔쳤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정면 겨냥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중국, 미국에 ‘진짜 고통’ 준다…외교관 추방 보복도 암시

    중국, 미국에 ‘진짜 고통’ 준다…외교관 추방 보복도 암시

    티베트 관할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중미갈등의 중심지 중국이 24일 미국의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폐쇄 명령을 내린 청두 미국 총영사관은 어떤 곳일까.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미국이 휴스턴 총영사관을 지난 21일 72시간 안에 폐쇄하라고 명령하면서, 미국에 ‘진짜 고통’을 주기 위해 중국이 반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남부 쓰촨성 청두의 미국 총영사관은 이날 내려진 중국 외교부의 명령에 따라 모든 업무를 일단 중단해야만 한다. 중국 외교부는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가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으며, 이러한 대응 조치가 이루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모든 책임은 미국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청두의 미국 총영사관은 지난 1985년 문을 열었으며,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분리독립운동이 이어져 미국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는 티베트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시절에 개설된 청두 총영사관은 지난 1999년 베오그라드 중국 대사관이 미국의 미사일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자 반미 시위대로 둘러싸이기도 했다. 2012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적이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실각 사태로 미중 충돌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당시 보시라이의 부하였던 왕리쥔 전 국장이 보시라이와의 다툼에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청두 총영사관으로 뛰어들어 망명을 요청했지만, 망명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국 관영연구원, 주홍콩 외교관 추방 조치 암시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우한 총영사관을 폐쇄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결국 청두 총영사관 폐쇄 명령을 내린 것은 이와 같은 정치적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우한 총영사관의 미국 직원들이 복귀하지 않은 상태라 우한 총영사관의 폐쇄는 중국 입장에서 동등한 보복 조치가 아니기도 하다. 중국 사회과학원 소속 미국 전문가 루샹(盧翔)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의 외교기관을 더 이상 폐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는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실망한, 특히 공화당 지지자율이 높은 텍사스 주민의 관심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루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중국 외교기관에 대한 폐쇄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재선 가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만약 미친 짓을 계속하면 중국도 또 다른 보복 카드를 쓸 수 있다”며 “소위 외교관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미 정보기관 직원인 주홍콩 미국 외교관을 추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트럼프 “中 공관 언제든 추가 폐쇄”… 中 “필요한 반격 할 것”

    트럼프 “中 공관 언제든 추가 폐쇄”… 中 “필요한 반격 할 것”

    미국 정부가 전날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 72시간 내 폐쇄 요구를 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추가 공관 폐쇄도 언제나 가능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 중 이렇게 말하고 “우리가 폐쇄한 곳에 불이 난 것 같다. 모두가 ‘불이야’라고 했다. 그들은 문서나 종이를 태운 것 같다”고 말했다. 미 정부의 폐쇄 요구에 중국 총영사관 측이 곧바로 기밀 서류를 태워 없앤 것을 볼 때 불법행위와 관련된 기록일 거라는 뉘앙스를 흘린 셈이다. 이날 덴마크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관련 정보를 탈취한 혐의로 중국 해커 2명이 기소된 것을 언급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충분히 말해 왔던 것”이라며 “이런 일이 계속되도록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대행인 마코 루비오 의원은 트위터에 “(휴스턴 총영사관이) 미국 내 중국 공산당의 거대한 스파이 조직과 영향력 행사 작업의 거점”이라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차관보도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연구 절도의 ‘진원지’라고 묘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중국 공관을 추가 폐쇄한다면 41년 만에 미중 간 국교단절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CNN 등은 대선을 100여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해 보이면서도 큰 위험은 감수하지 않으려 휴스턴 총영사관을 목표로 삼았다고 봤다. 이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필요한 반격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의 비합리적 행위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도 맞대응으로 우한 주재 미 영사관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은 우한보다 미국에 타격이 될 만한 홍콩 소재 미 영사관을 후보로 거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남서부인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할 움직임을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중국공관 추가폐쇄 가능”…불길 치솟는 미중갈등

    트럼프 “중국공관 추가폐쇄 가능”…불길 치솟는 미중갈등

    휴스턴 주재 中총영사관 폐쇄 요구 이어백악관 브리핑서 추가 폐쇄 가능성 시사총 7개 中공관 중 샌프란시스코에 관심실제 폐쇄 단행할 땐 국교단절 위험 우려미 언론 “휴스턴 공관 폐쇄, 정치적 계산”자매격 中 우한의 미공관은 코로나로 중단중국도 맞대응격으로 미 공관 폐쇄 전망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의 폐쇄 요구에 이어 22일(현지시간) “추가 공관 폐쇄도 언제나 가능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 중 미국 내 중국 공관의 추가 폐쇄를 검토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고 “우리가 폐쇄한 곳(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 불이 난 것 같다. 모두가 ‘불이야’ 라고 했다. 그들은 문서나 종이를 태운 것 같다”고 말했다. 24일까지 72시간 내에 총영사관을 폐쇄하라는 미 정부의 요구에 중국 총영사관측이 기밀 서류를 태워 없앴다는 점에서 불법행위와 관련된 문서일 거라는 뉘앙스를 흘린 셈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방문 중인 덴마크에서 이날 “법무부가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정보를 탈취한 혐의로 중국 해커 2명을 기소한 것을 언급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충분히 말했듯 이런 일이 지속하게 허용치 않겠다”고 말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마코 루비오 의원은 트위터에 “(휴스턴 총영사관이) 미국 내 중국 공산당의 거대한 스파이 조직과 영향력 행사 작업의 거점“이라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휴스턴이 중국의 연구 절도 ‘진원지’라고 묘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 조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공관 폐쇄로 중국과 국교단절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날 악시오스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비자사기혐의로 기소한 중국인 군사 연구원 탕주안을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영사관이 은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I-1비자(언론산업종사자)로 입국해 UC데이비스대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탕은 중국에서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대학인 공군군의대(FMMU)에서 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미국의 중국 총영사관 폐쇄 요구는 1979년 미중 국교 수립 후 처음으며, 휴스턴은 미중 간 첫 개설한 영사관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반면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해 보이면서도 큰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휴스턴 총영사관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봤다.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의 자매격인 중국 우한 주재 미 영사관이 이미 코로나19로 폐쇄중인 상태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세심하게 계산된 목표물‘이라는 것이다. 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중국 때리기로 지지세력 결집을 노렸다는 의미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도 맞대응으로 우한 주재 미 영사관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웨이보에 우한 폐쇄는 미국에 충격이 제한적이라며 “미국이 생각치 못한 곳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중국 언론들은 홍콩 주재 미 영사관을 폐쇄했을 때 미국 측에 타격이 클 것으로 봤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지재권 보호”… 코로나 백신 해킹 시도 中에 초강수 보복

    美 “지재권 보호”… 코로나 백신 해킹 시도 中에 초강수 보복

    수교 이후 ‘1호 영사관’… 상징성 노린 듯AP “트럼프, 中협력자들에 공포감 조성”美국무부 “주재 외교관, 내정 간섭 말아야”中 “美, 일방적 정치 도발로 국제법 위반”미중 갈등이 외교 전면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이 텍사스주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인 해커들이 미국의 주요 정보를 빼돌리려다가 체포돼 기소된 사건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 정부와의 연계 가능성을 의심해 보복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넓게 보면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중국 위구르족 탄압, 남중국해 문제 등을 빌미삼아 미 행정부가 사상 유례없는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는 데 이견이 없다. 22일 신화망 등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휴스턴을 비롯해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5곳에 중국 총영사관이 있다. 이 가운데 휴스턴 총영사관은 1979년 미중 수교 뒤 가장 먼저 설치돼 남부 지역 8개 주(텍사스·오클라호마·루이지애나·아칸소·미시시피·앨라배마·조지아·플로리다)를 관할한다. 앞서 휴스턴 영사관 측은 21일(현지시간) 퇴거 이유를 묻는 현지 언론매체의 질문에 “(우리는 이유를 모르니)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 국무부에 직접 물어보라”고 답했다. 그러자 국무부는 22일 성명을 통해 “미국의 지식재산과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이어 “국제협약에 따라 외교관은 주재국의 법과 규정을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대사관·영사관 직원들이 미국의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 본국으로 보냈다고 의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법무부는 21일 중국인 해커 리샤오위와 둥자즈 두 명을 11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미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첨단기술과 제약,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과 중국, 홍콩 등지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와 인권활동가도 표적이 됐다. 이들은 10년 넘게 해킹을 지속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검사기술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생명공학 기업들을 노렸다. 휴스턴 총영사관 퇴거 조치는 중국 정부가 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고 외교적으로 응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중국 외교관과 언론인, 학자들에게 겁을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정부는 홍콩보안법 제정 뒤로 연일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국영 언론사를 외교 기관으로 등록하게 해 미국 내 활동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중국 공산당원과 그 가족들의 미국 여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 미국을 배신하고 중국을 도우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무언의 경고’라는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영국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전 세계가 힘을 합쳐 중국과 맞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중국이 미 대선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지식재산 관련 범죄를 응징하고자 대표적 기술 도시인 휴스턴을 타깃으로 삼았다는 의견도 있다. 휴스턴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와 의학·제약 연구기관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곳 총영사관을 폐쇄해 상징성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이 상대국과의 외교 관계 악화를 이유로 영사관을 철수시킨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이유로 러시아와 갈등을 겪다가 2017년 러시아가 미 외교관을 추방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샌프란시스코의 러시아 총영사관 등을 폐쇄했다. 중국도 가만 있지 않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조치에 대해 “일방적인 정치적 도발로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 관계를 의도적으로 훼손했다. 중국은 미국의 난폭하고 부당한 행동에 강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미국이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에도 중국 외교관에 대해 제한 조치를 내렸다”면서 “미국 측이 여러 차례 외교 행낭을 동의 없이 열어 보고 중국 공무 용품을 압수했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미국 내 중국 유학생에게도 “미 사법 당국이 불시에 검문이나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복심’으로 평가받는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은 22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서 “미국이 중국 휴스턴 총영사관을 72시간 안에 폐쇄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이는 미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중국 영사관 퇴거에 대한 맞불 조치로 중국 내 미국 총영사관 가운데 어디를 먼저 폐쇄하는 것이 좋을까”라며 투표에 부쳤다. 현재 중국 본토에는 청두와 광저우, 상하이, 선양, 우한 등 5곳에 총영사관이 있다. 안 그래도 어려운 미중 관계가 이번 사건으로 더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유권자를 잡고자 중국 압박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이 미 대선이 끝나는 1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는 “중국이 강하게 반격하기 위해 홍콩 주재 미국 총영사관을 겨냥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중 “영사관 폐쇄” 맞불… 극한 대립

    미중 “영사관 폐쇄” 맞불… 극한 대립

    미국이 “72시간 내에 텍사스주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중국도 초유의 고강도 조치에 반발해 “후베이성 우한의 미 총영사관 폐쇄를 검토하겠다”고 맞섰다.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을 둘러싼 갈등으로 미중 관계가 1979년 수교 뒤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미국이 갑자기 ‘휴스턴 총영사관을 24일 오후 4시까지 비우라’고 했다”면서 “잘못된 결정을 즉각 취소하라. 미국이 고집을 부리면 중국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우한 주재 미 총영사관 폐쇄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미 정부의 통보를 받고 곧바로 기밀 문서 소각에 나섰다. 미국 언론은 “21일(현지시간) 저녁 중국 총영사관 뜰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전했다. 지역 경찰이 화재 진압을 위해 영사관 안으로 진입하려다가 거부당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총영사관 폐쇄 조처와 관련한 정확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짧은 성명을 내고 “미국의 지식재산과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만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국 ‘영사관 폐쇄’ 요구에…중국 “우리도 폐쇄” 맞대응

    미국 ‘영사관 폐쇄’ 요구에…중국 “우리도 폐쇄” 맞대응

    중국 외교부가 미국으로부터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72시간 안에 폐쇄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면서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우한 주재 미국 영사관을 폐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21일 미국이 갑자기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잘못된 결정을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이 고집을 부린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영사관 폐쇄 조치는) 일방적인 정치적 도발로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중미 관계를 의도적으로 훼손했다”고 규정하면서 “중국은 미국의 난폭하고 부당한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는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한 이유는 미국의 지적 재산권 및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는 중국 총영사관이 미국에서 불법 정보를 수집한 정황을 포착해 폐쇄 조처한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덴마크 방문을 수행 중인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은 중국이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우리 국민을 위협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이 보도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최근 중국이 미 대선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으며 악의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 미 법무부는 중국 국가안전부와 관련된 해커 2명을 무기 설계도 등 민감한 정보를 해킹한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미국 측의 통보를 받자마자 주요 문서를 소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언론은 21일(현지시간) 저녁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뜰에서 서류가 소각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폐쇄 조치는 중국의 홍콩보안법 시행과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으로 미중 양국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은 미국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우한 주재 미국 영사관을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이라크 건설근로자 1차 귀국 45명 줄확진…297명 귀국 예정

    이라크 건설근로자 1차 귀국 45명 줄확진…297명 귀국 예정

    이라크 현지 확진 확산에 따라귀국 근로자 확진 더욱 늘어날 듯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1차 귀국한 우리나라 근로자 105명 가운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최소 45명으로 늘었다. 귀국 당시 유증상자는 50명으로 파악됐다. 이라크 현지에서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어 확진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1차로 귀국한 현장 근로자 105명 중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총 45명이다. 이라크 현지 코로나 유행 확진자 속출현대건설·GS건설 등 683명 근무 중 이들은 전세기를 타고 카타르 도하에 도착한 뒤 지난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입국 다음 날인 15일 0시 기준 확진자는 14명이었고 이후 16∼18일 각각 20명, 6명, 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19일에는 확진자가 없었으나 20∼22일 각각 2명, 1명, 1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귀국 이후 이날까지 확진자가 속출하는 데다 이라크 현지에서 유행이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어서 확진자는 늘어날 수 있다.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이라크 바그다드 남쪽 120㎞ 지점에 있는 카르발라에는 한국인 근로자 600여명이 체류하고 있다. 카르빌라 현장에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SK건설 등 한국의 4개 건설사와 하도급 협력업체 등 한국인 직원 683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가 1차로 우선 귀국했다. 현장에서는 지난 9일 외국인 근로자가 처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이후 추가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공사 현장을 긴급 폐쇄하고 모든 직원을 숙소에 자가격리 조치했다. 그러나 이틀 뒤 한국인 직원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졌다. 이런 우려는 지난 15일 항공편으로 귀국한 카르발라 현장 근무자 105명 중 34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현실이 됐다. 정부는 이라크 내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심각한 점을 고려해 오는 23일 이라크에 군용기 2대를 투입해 귀국 희망 근로자 297명을 국내로 데려올 예정이다.중대본 “우한교민 포함 1707명 귀국, 단 한 건의 감염전파 없이 관리했다” 귀국 근로자들은 공항 내 별도 게이트를 통해 입국 검역을 받는다. 입국자는 모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게 되는데 유증상자는 인천공항에서, 무증상자는 임시생활시설로 이동해 진단검사를 받는다. 검사 결과 확진자들은 의료기관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8월 7일까지 2주간 임시생활시설에서 격리생활을 하게 된다. 임시생활시설에는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의료지원 인력이 상주하며 코로나19 증상 여부 등 입소자들의 건강 상태를 관리한다. 정부는 이라크에 마스크 5만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지금까지 우한 교민 귀국을 시작으로 총 6개국에서 1707명의 안전한 귀국을 지원했고, 단 한 건의 지역사회 감염전파 없이 관리했다”면서 “이라크 건설 근로자 이송에 있어서도 지역사회 전파가 없도록 철저한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 현지에 남은 우리 건설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와 방역물품 등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靑청원 “2·3차 대기자, 다 데려와 달라”7조 규모 현장, 필수인력 귀국 어려워 “진단키트 부족해 증상 나와도 뒤늦게 병원행” 그러나 현장 관리를 위해 필수인력을 일부 남겨야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이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20일 ‘귀국 희망자 재조사해주세요. 이라크 건설 현장에 남편이 있는 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이날 현재 16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귀국 희망하는 국민은 모두 데려오겠다는 뉴스에 가슴을 쓸어내렸는데, 남편과 직원들 말에 의하면 다음에 가라고 했단다”면서 “2차, 3차 대기자만 분류해 놓고 기약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희망자가 있는데 못 온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다 데려와 달라. 그들(현지 직원)은 지금도 공포에 떨며 전세기 소식만 기다리고 있다. 가족들도 시간시간 초 단위가 미치도록 힘들다”고 호소했다. 진단키트가 부족하고 증상이 나와도 기다린 뒤 심해지면 이라크 병원으로 보내는 상황이라고도 썼다. 카르발라 현장 근무자의 지인도 “조단위 계약이라 현장을 버릴 수 없다며 일부 인력은 끝까지 남으라고 했다고 한다”면서 “현장에 환자들이 많아 환자 돌보느라 정신이 없고 현장 직원들이 많이 불안해한다는 말도 들린다”고 전했다.건설사 “진단키트 수천개 투입 충분”“관계부처 협의해 최대한 조치할 것” 4개 건설사 조인트벤처(JV) 측은 현장 유지를 위한 필수인력은 최소한으로 남길 계획이라면서 정확한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필수인력이 귀국을 희망할 경우 대처방안에 대해 JV 측은 “정부 관계부처와 협의해 직원과 가족의 불안감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조치하겠다”면서 “상세 내용은 협의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진단키트 부족 우려에 대해서는 “이미 수천개를 투입해 한국인 직원이 5∼6번 검사를 받을 정도로 충분하다. 부족하면 또 투입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7조원 규모의 카르발라 현장을 포기할 수 없어 관리 인력을 남겨야 하는 JV 상황도 이해가 된다”면서 “JV가 직원 건강을 우선으로 고려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Focus人] 영화 ‘똥파리’ 이후 11년, 강단으로 돌아온 양익준 감독

    [Focus人] 영화 ‘똥파리’ 이후 11년, 강단으로 돌아온 양익준 감독

    “가족 안에서 어떤 답답함들이 팽창되고, 그 안에서든 밖에서든 제가 받았던 폭력적인 이미지들이 기억 속에 남아 있는데 그런 기억들이 저한테는 연기적인 요소가 되더라고요. 특강이나 강의를 할 때도 배우들의 감정에 제일 우선적으로 있어야 하는 건 ‘분노’라고 얘기해요. 그 분노의 감정을 꺼내는 작업이 끝나면 웃음이나 다른 어떤 건강한 것도 그것으로부터 연결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올해부터 한국영상대(구 공주영상대) 연기과 초빙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는 양익준(45) 감독. 2009년 독립영화 ‘똥파리’로 12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독립영화계의 영원한 스타다. 똥파리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가히 당대의 똥파리 신드롬은 눈부셨다.  모교로 돌아온 그가 똥파리 이후 11년의 공백을 학생들과 함께한 65분짜리 비공식 장편영화, ‘병신들의 향연’으로 채워 지난 9일 시사회까지 마쳤다. 비록 전문 영화 스태프들과의 작업은 아니었지만 본인과 학생 포함 제작인원 8명, 하루 제작비 9만 원, 총 7회 차 촬영치곤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명색이 감독이고 연출하는 놈인데 교실에서 카메라 실습만 하는 게 자존심도 상했고 학생들과 일주일에 몇 신 씩 써서 한 번 찍어보자고 했죠. 이 친구들이 어떤 아픔들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많은 얘기들을 나누면서 조금씩 시나리오를 쓰면서 찍었죠. 그냥 수업 실습으로 시작했는데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이 친구들이 프로듀서, 조감독 1인 3역, 4역까지 했어요. 이렇게 촬영 7회 차 만에 장편 영화가 나왔다는 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죠.” 틈틈이 예능에도 출연하고, 2017년에는 일본 감독 키시 요시유키의 영화 ‘아, 황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에서도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다. 늘 연기와 연출에 대한 본능의 끈을 더 강하게 당기며 살고 있는 양감독을 한국영상대 푸른 잔디밭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아직도 알아보는 분들 있는지중고등학교 때 제 영화를 본 친구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이 20대 후반이 돼서 알아보기도 해요. 근래는 SBS 불타는 청춘이란 예능에 나왔더니 50~60대 연령대 분들께서 많이 알아보시더라고요. (Q) 연기는 어쩌다 입문하게 됐는지상업고등학교를 나왔어요. 특별한 기술은 없고 펜글씨 자격증 3급 있는 게 전부였죠. 3학년 2학기 때 취업을 나갔는데 아이들 장난감 파는 외판원, 용산전자상가에서 세탁기, 냉장고 배달하는 일 등을 했어요. 아버지가 가구점을 해서 가구배달을 중학교 때부터 했기 때문에 100kg 이상 되는 물건들도 아저씨들이랑 같이 나르고 했죠. 공사현장 막노동은 특별한 이유없이 제 몸을 소진시키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필요했던 일이었던 거 같아서 했나 봐요. 중학교 때 친구들이 SBS 창사특집 꾸러기 콘테스트에서 춤으로 연말결산 2등을 한 거예요. 부러운 마음에 ‘너희들이 가수를 하니깐 나는 탤런트를 하겠다’라는 말을 친구들에게 했죠. 그렇게 내뱉은 말이 영화나 연기 등을 해나가게 한 거 같아요. 바보 같은 저의 어떤 부족한 공간을 채우고 싶다는 열의가 여기까지 오게 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Q) 영화 ‘똥파리’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기타노 다케시가 ‘가족은 누가 보고 있지 않으면 내다 버리고 싶은 존재들이란 얘기를 했거든요’ 피를 나눈 사이들이지만 그 안에는 타인들보다 더 심각한 오류와 갈등 속 환경에 처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 부분들이 서른이 넘어도 빠져나가지 않더라고요. 막말로 뭔가 죽여 버리고 싶다는 마음속 ‘악’이 생겼죠. 그렇다고 제가 누군가를 때려 본 적도 없는 사람인데, 그런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런 걸 연기로 해갈하고 싶었는데 연기로는 좀 어려웠던 거 같고 연출로 내가 글을 써서 내 안에 있는 어떤 응어리나 악 같은 것들을 한 번 내놓아보자 했던 것이 똥파리란 영화를 연출하고 연기하게 됐죠.(Q) ‘똥파리’ 완성 후, 가족이란 단어에서 오는 심적 부담이 사라지고 비로소 소통이 생겼다고 했는데어렸을 때부터 앞집, 건넛집, 옆집 다 시끄러웠던 거 같아요. 당시가 전두환, 노태우 시대였는데 시대적인 억눌림이나 꼭두각시처럼 살 수밖에 없었던 서민들이 영향을 받으면서 어떤 답답함을 뱉을 길이 없다보니깐 그게 가족 안에서 풀어 헤쳐졌던 거 같아요. 그 모순이 저한테도 성장하면서 제일 큰 영향을 끼쳤고 그 힘들고 아픈 부분이 저한테 지금 연기뿐만 아니라 감독이라는 직업을 갖게 만든 아이러니하고 재밌는 상황 같아요. (Q) 각 종 국제영화제 38여 개의 상을 휩쓸었는데이 영화가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킬 줄도 몰랐죠. 하여튼 엄청 많이 보셨어요. 공식적으로는 12만 명 넘게 보셨는데 비공식적으로는 주변에서 똥파리란 영화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안 본 사람은 없다 싶을 정도로 온라인 쪽으로 많이 보셨죠. 새로운 배우들도 여럿 등장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환영해 주셨어요. 가족이란 테마는 전 세계적이잖아요. 해외 영화제에서도 영화가 끝난 후에 저한테 다가오셔서 꼭 끌어안아 주셨던 분들도 계셨죠. 정말 많은 나라들의 영화제에 갔었고 그곳에서 가족에 대한 많은 얘기들을 나눴던 거 같아요.(Q) 제작사가 돈을 싸들고 찾아왔다는데돈을 싸들고 온 적은 없고요. 시나리오는 3~4백 편 받았어요. 엄청난 작업을 하자고 제의를 받기도 했었죠. 근데 똥파리 딱 끝내고 나서 2009년 개봉 후 하순부터 정신이 나가더라고요. 공황장애가 온 거죠. 인간이 쓸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니깐 머리의 퓨즈가 딱 끊어지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제작비 1000억 원에 연출비 100억 원을 줘도 못하겠다고 하고 지금까지 10년 정도 이렇게 있었죠. 예능 출연 요청도 엄청 왔어요. SBS 정글의 법칙, tnN 더 지니어스, 별게 다 들어왔는데 못하겠더라고요. 하지만 틈틈이 일본 영화에는 3~4편 정도 출연했어요. 연출 제의받은 작품도 4~6개 되는데 거절했더니 대신 연기해달라고 요청해서 연기하러 해외로 나갈 예정입니다.(Q) 제작비는 어떻게 마련했는지CJ에서 1500만 원, 영화진흥위원회에서 3500만 원, 아버지한테 3500만 원, 요즘 핫하게 뜨고 있는 오정세란 배우한테 350만 원 그리고 친구들한테 얼마씩 모아서 만들었죠. 똥파리 여자 주인공 집이 제가 7년간 살던 집인데 돈이 정말 없어서 그 집 전세보증금 빼서 찍었죠. 마지막엔 정말 돈을 구할 데가 없어서 촬영 35회 차(총50회 차)때 모든 스태프들을 내보냈어요. 나머지 15회 차는 친척들, 친구들 불러 스태프도 하고 연기도 하게 하면서 마무리했죠. 지원받은 5천만 원 제외하고 1억 3천만 원 빌려 준 사람 이름을 집 벽에다 1~2년 적어 놨죠. 극장 돈이 좀 늦게 들어왔지만 순차적으로 하나씩 갚으면서 지웠죠. 수익이 크지 않아서 이자를 주지는 못했어요. (Q) 수중에 있던 15만 원으로 눈물젖은 삼겹살 파티돈이 없어 더 이상 촬영할 수 없게 됐어요. 35회 차 찍기 전날 팀을 해산하려고 했죠. 당시 PD하고 저하고 끌어 모은 돈이 15~20만 원 정도 왰어요. 그날 촬영 끝나고 값싼 삼겹살 먹으면서 ‘자, 오늘부터 여러분 삶의 1순위는 똥파리가 아닙니다. 다시 여러분들 삶의 1순위로 돌아가십시오’라고. 조감독은 펑펑 울고, 화내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냥 슬펐어요. (Q) 당시의 풋풋했던 스태프들에 대한 기억은폭력적인 장면이 많이 나온 영화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촬영장 분위기가 어두운 건 아니었어요. 저도 피에로 기질이 있어서 ‘텔미텔미’하면서 춤도 추고 그랬죠. 연기는 연기일 뿐이니깐요. 당시 유행했던 싸이월드에 제가 같이 영화할 사람 찾는다는 글을 올리자, 제 팬이었던 친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같이 도와주기도 했어요. 한 번은 가짜 망치를 만들어 오라고 요청했더니, 사비 15만 원을 들여 강도 80%의 진짜 망치를 만들어 온 거예요. 예상치 못한 거였지만 너무나 고마웠죠. 이런 얘기 하는 건 좀 그렇지만 등신 같고, 없는 놈들끼리 만드는 건데 화날 일도 짜증 날 일도 없었죠. 연기하면서 현장에서 배웠던 건 따뜻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영화도 결국은 인간이 만드는 거니깐요. 당시 영화에 참여했던 모든 스태프들, 아직도 친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Q) 빚쟁이 짜장면 남자로 나왔던 오정세, 어떤 사람인지고속도로도 길이 나뉘잖아요. 같은 고속도로지만 오정세가 한쪽 길로 열심히 가고 있다면 저는 다른 한쪽 길로 열심히 가고 있는 거죠. 한동안은 엄청 많이 만났었죠. 서로의 길을 가다 결국 다시 만날 거 같아요. 어쨌든 도로는 연결돼 있을테니깐요. 사실 오정세는 똥파리 전에 43분짜리 ‘바라만 본다’(2005)라는 제 영화에 출연했어요. 제가 너무 존경할 정도로 훌륭한 배우예요. 이 친구는 자신의 연기를 뛰어넘기 위해 어마어마하게 노력하는 친구예요. 영화 준비할 때, 항상 도서실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연구할 정도로 제가 본 배우 중에 제일 노력을 많이 하는 친구죠. 햄버거 CF도 나와서 기분이 좋습니다. (Q) <똥파리>에서 본인(상훈)을 죽인 여주인공의 남동생은 영화 <박화영>의 이환 감독이환 감독은 독립영화를 만드는 감독들과 교류를 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은 거 같아요. 배우에게 어떤 캐릭터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든가 하면 연기적인 한계를 느끼거든요. 그러면서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연출이에요. 이완 감독도 그런 수순을 밟았다고 보고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해요. 두 번째 영화도 이미 끝났다고 들었어요.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좀 늦어지는 거 같은데, 에너지가 많이 있는 만큼 앞으로 영화를 계속 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Q) ‘불타는 청춘’에선 보인 끼는 어디서 나온 건지예능감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원래 그렇게 놀아요. 빨리 친해지려면 제가 장난도 많이 쳐야하고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야지 빨리 친해질 수 있잖아요. 가끔씩 이렇게 출연하면 시골 바람도 쐬고 누나 형들하고 같이 밥도 해먹고 그러는 게 마음이 좀 편안한 부분도 있죠. (Q) 학생들에게 연기에 있어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액션’하는 순간, 카메라 밖의 세상과 카메라 안의 세상이 분리가 되고 스태프들은 절대 그 차원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게 되죠. 카메라는 거짓도 빨아들이고 진심도 바로 빨아들이거든요. 마치 거울처럼 말이죠. 사는 게 거짓이면 거짓말하는 사람인 거잖아요. 연기를 하면서도 거짓말하지 말자. 진심으로 하자. 그게 제 모토죠. (Q) 자신의 DNA를 후세에 남기고 싶지 않다고 말한 적 있는데과거엔 저의 DNA를 갖고 있는 다음 세대가 태어나지 않기를 바란 마음이 있었는데 지금은 장가가고 싶어요. 상황이 되면 아이도 낳고 싶고. 한 번은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거 같아요. (Q) 나에게 꿈이란초등학교 때 대통령, 박사가 되고 싶었었던 것 외엔 꿈이 거의 없었어요. 똥파리라는 영화가 혹시 나도 모르는 내 무의식의 꿈은 아니었을까, 이 녀석이 이렇게 현실화됐는데 그렇다면 내 꿈은 이뤄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요. 꿈을 구체적으로 갖느냐 안 갖느냐는 각자의 판단이고 개인적으론 꼭 갖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sungho@seoul.co.kr
  • [열린세상] 코로나와 청소/박산호 번역가

    [열린세상] 코로나와 청소/박산호 번역가

    2020년 새해가 밝았을 때 계획이 있었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런던에 가서 한 작가의 일생을 돌아보며 자료를 수집해 글을 쓸 예정이었다. 그때를 대비해 한 달 일정을 비웠고, 비행기 표도 곧 끊을 작정이었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내가 좋아하는 맥주와 같은 이름의 바이러스가 퍼진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도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흘려들었다. 얼마 후 나는 고대했던 런던 거리를 걷기는커녕 록다운이라는 전대미문의 봉쇄 조치에 따라 좁은 아파트에 하루 종일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러다 말겠지, 이러다 바이러스가 잡히겠지, 이렇게 모두가 한껏 조심하고 있으니 곧 해결되겠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불길한 뉴스들 속에서도 도저히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와중에 지난해 겨울 근 30년 가까이 일한 회사를 나와 작은 식자 회사를 차렸다고 기뻐한 동갑내기 사촌은 코로나 때문에 상반기 학회가 전부 취소돼 수입이 제로가 됐다고 알려왔고, 올해 초 동네에 영어학원을 개업한 후배 역시 학교도 못 가는 판에 학원이라고 별 수 있느냐며 학원을 닫고 한없이 우울해했다. 나는 이들을 위로하며 곧 끝날 거라고, 힘든 일은 지나갈 거라고, 이 사태가 해결되면 오히려 경기가 더 좋아질 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어쩌면 지나치게 힘을 줬을지도 모르겠다. 여행 때문에 비워 둔 일정의 공백이 내 의도와 달리 점점 벌어지고 있었고. 평소 반년 치 일감 정도를 쌓아 놓고 일해 온 20년차 프리랜서 번역가인 내 일정에 일이 없어 노는 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고 있었다. 남들에게는 다 잘될 거라고 무책임한 말을 해놓고 막상 그 처지가 되자 더럭 겁이 났다. 1997년 외환위기 때 회화 강사로 나가던 회사 다섯 곳에서 한날에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던 악몽이 다시 떠올랐다. 심장이 제멋대로 뛰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나날이 시작됐다.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 바람을 쐬러 나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청소를 시작했다. 길고 지루한 록다운 시기를 버티려 집안 정리를 시작한 사람들처럼 나 역시 일이 없어 갑자기 늘어난 시간을 평소 눈에 거슬렸던 물건들을 보내 주고, 기약 없이 미뤄 둔 싱크대, 냉장고, 세면대와 욕조를 박박 닦으며 보냈다. 하다 보니 재미가 붙어 좀더 본격적으로 해보자 싶은 마음에 청소 전문가들의 글도 찾아 읽었다. 고객의 집을 정리하러 갈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물건 중 하나가 식빵 봉지 끈이라는 말에 우리 집 싱크대 서랍을 열어 보니 비닐봉지 안에 보물처럼 모아 놓은 플라스틱 끈이 수십 개였다. 그것부터 시작해 있는 줄 몰라 또 산 물건들, 가격표도 떼지 않고 걸어 놓은 옷들, 색깔별로 사놓고 묵히다 유통 기한이 지나 버린 화장품들, 첫 장도 들춰 보지 않고 먼지만 쌓여 있는 책들을 내보냈다. 아침에 일어나면 팔을 걷어붙이고 화장실 청소부터 시작해 넓지도 않은 집이 터져 나가게 꽉꽉 찬 물건들을 버리고, 반짝반짝 윤이 나게 구석구석 닦았다. 이 무렵 읽은 시인이자 청소 노동자인 김완이 쓴 ‘죽은 자의 집 청소’에서 마주친 이 구절이 무척 반가웠다. “내가 이 일에서 찾은 즐거움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해방감`이다. 악취 풍기는 실내를 마침내 사람이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원래의 공간으로 돌려놓았을 때, 살림과 쓰레기로 발 디딜 틈 없는 공간을 비우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텅 빈 집으로 만들었을 때 나는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낀다.” 홀로 죽은 이들의 집을 치우는 작가 김완의 숭고한 노동에 비할 순 없지만 나도 모르게 이고 지고 살아왔던 무수한 짐을 버리며 비슷한 해방감을 느꼈다. 석 달 가까이 청소에 의지해 허물어져 가는 마음을 부여잡고 있을 때 번역 의뢰 메일이 한 통 왔다. 사촌도 작은 건을 하나 수주해 가까스로 숨을 돌렸고, 후배도 다시 학원을 열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긴 힘들 듯하다. 하나 소용이 다한 물건을 미련 없이 버리듯 평온했던 우리의 일상과 작별하기란 그보다 조금 더 어렵고 시간도 걸릴 것 같다. 이때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건 뭘까? 나에겐 그것이 사랑하는 이들과의 연대였고 청소였다. 과연 모두에게 나 같은 행운이 허락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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