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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노회찬과 부채의식/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노회찬과 부채의식/김성곤 논설위원

    “아무리 그래도 노원병 유권자들 반성 좀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노회찬을 떨어뜨립니까.” 10년 전인 2008년 18대 총선에서 노회찬 후보가 낙선한 것을 두고 언론계 한 동료가 한 말이다. 당시 최대 관심사는 노회찬의 당선 여부였다. 17대 민주노동당 소속 비례대표로 의원 배지를 단 그는 삼성 비자금 사건을 터뜨려 스타가 돼 있었다. 홍정욱 후보는 한나라당이 영입한 뉴페이스였다. 결과는 홍정욱 한나라당 후보 43.1%, 통합진보당 노회찬 후보 40.1%, 김성환 민주당 후보 16.3%이었다. 노회찬 후보가 3% 포인트 차로 아깝게 낙선했다. 상계동 노원병 선거구에 살던 유권자를 비판한 그 언론인은 보수지에 몸담고 있으면서 평소에도 강한 보수 성향을 보였던 터라 그 반응이 의외로 느껴졌다. 노회찬은 그런 정치인이었다. 그의 정치적 좌표는 왼쪽이었지만, 그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우리 곁에 항상 있었다. 진보정치의 상징이었지만, 친숙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정치인이었다. “청소할 때 청소를 해야지 청소하는 게 먼지에 대한 보복이라고 얘기하면 말이 됩니까.”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한 그의 촌철살인은 유권자를 미소 짓게 했다. 그는 앞서 간 탓에 꽃길보다는 가시밭길을 걸었다. 3선 의원이지만 그는 각종 선거에서 이긴 적보다 진 적이 많았다. 19대 노원병, 20대 때 창원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그 전엔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지기도 했고, 지역구를 제대로 찾지 못해 이리저리 떠돌기도 했다. 유권자들은 그를 스타로, 한국 정치의 자산이라고 여기면서도 선거 때는 외면했다. “미안하지만, 정권 교체가 우선이지….” 그가 23일 드루킹 관련 특검 출두를 앞두고 유명을 달리했다.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겼다. 고인(故人)이 드루킹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시점은 2016년 4·13 총선 직전인 3월이었다고 한다. 몇 표 차로 당락이 갈리는 선거판에서 돈은 참기 힘든 유혹이다. “운동원을 조금만 더 쓰면”, “자금이 조금만 더 있으면”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슨 짓이라도 할 것 같다는 게 한 은퇴 정치인의 얘기다. 정치판에서 돈에는 반드시 꼬리표가 달린다는데…. 막판에 판단이 흐려졌던 것일까.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한다. 정치인 노회찬에게는 그 실수마저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일까. 진보정치의 아이콘으로서 소속 정당과 진보진영, 지지자, 가족에 대한 ‘무게’가 그리 컸던 것일까. 안타깝고 비통하기조차 하다. 솔직하게 시인하고 유권자에게 한번 더 심판을 받아보는 것은 어땠을까.
  • 김진태 “홍준표 발언 자제” 비판은 박근혜 때문

    김진태 “홍준표 발언 자제” 비판은 박근혜 때문

    김진태 “홍준표, 박근혜 모욕 말라” 입장문 발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홍준표 대표에게 발언을 자제해 달라며 “안 그러면 다같이 죽는다”고 말했다.김진태 의원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춘향이랬다 향단이랬다 왔다갔다 하더니 이젠 향단이로 결정한 모양이다.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나보다. 탄핵의 진실도, 재판에서 명예회복도 홍대표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차디찬 구치소에 누워있는 전직 대통령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마라. 그냥 가만히 내버려둬라”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홍준표가 대통령되면 박근혜가 공정한 재판을 받는다. 공정하게 재판하면 무죄가 된다’, ‘우리가 집권해야 박근혜 탄핵의 진실을 밝힐 수 있다’ 홍 대표가 직접 한 말”이라면서 “그러더니 최근엔 ‘아직도 박근혜 동정심을 팔아 정치적 연명을 시도하는 세력과는 결별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제 친박은 없다. 홍 대표의 정치적 셈범에서만 존재한다. 박근혜 동정심을 팔아 정치적으로 연명하려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연명이 가능했으면 홍 대표가 먼저 했을 것이다. 박근혜를 필요에 따라 들었다놨다 하는 정치꾼만 존재한다”면서 “언제는 ‘엄동설한에 태극기 들고 거리에서 탄핵반대를 외치던 애국국민들에게 감사한다’더니 ‘박근혜 미망에 갇혀 보수우파 분열을 획책하는 일부 극우들의 준동’으로 바뀐다. 태극기는 박사모가 아니다. 무너져내리는 나라가 걱정돼 뛰쳐나온 분들을 극우들의 준동이라고 하면서 우리당이 선거를 치를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지난 2월 장외집회에 당원 5000명 모였다치면 3·1절 태극기엔 자발적으로 50만 모였다. 이분들 가슴에 대못을 박으면서 보수우파 통합이 가능하겠나? 과연 누가 보수우파를 분열시키고 있나?”라면서 “당은 총체적 난국이다. 지방선거 승리는 갈수록 요원하다. 당은 대표의 놀이터가 아니다. 대표로서 품위를 지켜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지쳤다. 6·13 지방선거시까지 모든 선거일정을 당 공식기구에 맡기고 대표는 일체의 발언을 자제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베네수엘라 조기 대선 野 불참 선언

    우파연합 “연말 선거로 정권교체” 마두로 대통령 손쉽게 재선될 듯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재선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야권이 오는 4월 조기 대선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베네수엘라의 20여개 정당이 참여한 우파 야권연합 국민연합회의(MUD)는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적이며 기만적인 선거에 참여할 수 없다”면서 “조기 대선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고뇌와 고통을 외면하고, 마두로 정권이 갖고 있지 않은 정당성을 보여 주려고 의도하는 쇼”라고 비난했다. MUD는 또 “베네수엘라 국민 대다수의 이름을 걸고 우리는 올연말에 진정한 선거를 시행해 마두로 정권에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권의 불참으로 마두로 대통령은 손쉽게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네수엘라 야권을 비롯해 미국,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은 조기 대선이 공정하지 않다고 비판해 왔다. 현직인 마두로 대통령에 필적할 만한 주요 야권 인사들은 사실상 이번 선거에 나설 수 없다. 마두로 대통령의 강력한 경쟁자 레오폴도 로페스는 현재 가택연금 상태이며, 또 다른 경쟁자 엔리케 카프릴레스도 주지사 시절 비리로 공직 출마가 금지됐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4월 말까지 대선을 실시하라는 제헌의회의 의결을 토대로 당초 12월로 예상됐던 선거를 4월 22일로 앞당겨 치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은 마두로 현 대통령을 후보로 지명했다.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복음주의 목사인 하비에르 베루투치뿐이다. 주지사 출신의 야권 지도자 엔리 팔콘도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메르켈 후계자에 ‘미니 메르켈 ’

    메르켈 후계자에 ‘미니 메르켈 ’

    메르켈에서 ‘미니 메르켈’로.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자신이 이끄는 기독민주당 사무총장에 최측근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56) 자를란트 주총리를 낙점하며 사실상 후계구도 준비에 돌입했다. 크람프카렌바우어 주총리는 ‘미니 메르켈’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좌우 진영 모두를 통합할 수 있는 여성 정치인으로 꼽힌다. 이번 발탁은 메르켈 총리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당내 보수파를 견제하고 특유의 ‘중도 정치’ 유산을 이어 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독일 일간 디 벨트는 크람프카렌바우어가 건강 문제로 사퇴하는 페터 타우버 현 사무총장에 이어 오는 26일 당 회의에서 정식으로 사무총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사무총장직을 수락하며 “독일 역사상 가장 어려운 정치적 시기지만 우리 당의 정강정책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1962년 자를란트에서 태어난 크람프카렌바우어는 1981년 기민당에 입당해 청년 당원으로 활동했다. 1999년 자를란트 주의원으로 당선된 뒤 지역 정치 활동에 매진해 2011년부터 자를란트주 최초의 여성 총리를 맡고 있다. 기민당 사무총장이 되면 중앙 정계의 경력이 보태지면서 전국적 인물로 부상할 기회를 잡았다. 이번 사무총장직 선임은 메르켈 총리가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후계자를 선포한 것으로 평가된다. 메르켈 총리도 앞서 1998년 기민당 첫 여성 사무총장을 거쳐 2000년 당수 자리를 거머쥐었고 2005년 정권교체를 통해 연방총리로 선임됐다. 프랑스와 인접한 자를란트주는 독일 연방 16개주 가운데 3개의 도시주(베를린, 브레멘, 함부르크)를 제외하고는 인구와 면적이 가장 작은 주로 꼽힌다. 무엇보다 주요 산업인 석탄과 철강업이 쇠퇴하면서 옛 서독 지역에서는 소득 수준이 가장 낮다. 동독 베를린 인근에서 자란 메르켈 총리와 마찬가지로 독일 중앙 정계에서 변방 출신이라는 정서적 동질감도 있다. 기업활동의 자유를 중시하는 기민당 내 보수 우파는 그동안 사회민주당과의 대연정을 세 차례나 구성하며 비정규직 축소 등 좌파 의제를 수용한 메르켈 총리에 대한 반감이 높았다. 이에 따라 당내 대표적 보수파인 옌스 스판 재무차관을 사무총장으로 지지하는 목소리도 높은 편이다. 크람프카렌바우어는 전형적인 중도 성향 정치인이자 좌우 양쪽 진영의 의견을 경청하는 통합론자로 꼽힌다. 평소 최저 임금제도와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해 왔으며 자를란트 주총리 재직 시에도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계를 설득해 긴축 재정을 관철한 업적이 있다. 그는 2015년 메르켈 총리의 난민 100만명 수용 정책을 옹호하면서도 난민 국적 심사를 엄격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는 중도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최근 각 정당 지지율에 대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도 우파 기민·기사당 연합(32%)에 이어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6%를 차지해 사민당(15.5%)을 제쳤다. 독일 사회의 우경화 추세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중도 성향 후계자가 시급하다는 메르켈 총리의 인식을 반영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05년부터 독일을 이끈 메르켈 총리가 크람프카렌바우어를 지명한 것은 당내 지도부에 신선한 피를 주입하고 후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거센 압력 때문”이라며 “메르켈 총리가 당내 보수세력으로부터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친이’ 이재오 한국당 입당

    ‘친이’ 이재오 한국당 입당

    이재오 전 늘푸른한국당 대표가 12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친이(친이명박)계의 ‘좌장’ 격인 이 대표는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탈락하면서 이에 반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했다.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늘푸른한국당 당원 한국당 입당식’에서 “진정한 우파는 이 전 대표를 비롯한 여러분이 입당하면서 완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밖에 일부 있기는 하지만 거기는 사이비 우파”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앞둔 바른정당을 겨냥한 말이다. 이 전 대표는 입당 인사말에서 “하나가 됐으니 홍 대표의 지도력 아래 ‘국민이 이제 됐다. 저 정도면 나라 맡겨도 되겠다’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건강보험·노동법 충돌에 ‘시한 넘긴 獨대연정’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사회민주당 간 ‘좌우 대연정’ 본협상이 당초 마감 시한이었던 4일(현지시간)을 넘겼다. 걸림돌은 건강보험과 노동법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과 관련, 사민당은 지속적으로 공보험과 사보험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지만 기민·기사당 연합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노동법은 기간제 근로계약의 폐지 문제 등으로 맞서 있다. 사민당은 기존 직원이 임신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임시직 노동자를 채용하는 것처럼 특별한 사유가 아닌 한 기간제 계약 체결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현안이었던 난민 문제에서 진전을 보이면서 6일까지 막판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측은 마감 시한인 4일까지 본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이틀간의 여유 시간을 뒀다”고 전해 본 협상 결과는 6일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 우파 성향의 기민·기사당 연합과 중도 좌파 성향의 사민당은 5일 대연정 협상을 재개한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양측은 지난달 26일부터 본협상에 돌입해 최대 난제 중 하나인 난민문제 등에서 합의점을 찾는 데 성공했다. 해외에 있는 난민 가족을 8월부터 매달 1000명씩 받아들이기로 하고, 난민 유입 상한선은 예비협상 당시 논의된 18만~22만명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와 함께 2025년까지 현재 근로자의 임금에서 차지하는 연금보험금이 20%를 넘지 않도록 하는 데 의견 접근을 이뤘다. 현재는 18.6%다. 또한 임금에서 사회보장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40% 이하로 유지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 밖에 2021년까지 공공임대주택 사업에 20억 유로 이상을 투입하고 지자체의 보육 사업 지원 등 복지 예산으로 330억 유로를 사용하기로 했다. 본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갈 길은 험하다. 44만명의 사민당 당원들을 대상으로 전체 찬반투표를 실시해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까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3월 중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수 있다. 다만 대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최악의 경우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 등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양측이 타결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독일은 지난해 9월 24일 총선 이후 어느 정당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정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정부가 없는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신년 인터뷰] “현 다당제는 파열된 양당제일 뿐… 개헌 때 선거제 개혁해야”

    [신년 인터뷰] “현 다당제는 파열된 양당제일 뿐… 개헌 때 선거제 개혁해야”

    법정에서, 또 거리에서 국내 인권, 환경, 복지 분야의 개선을 위해 활동해 온 원로 인권변호사 최병모(69) 법무법인 양재 대표가 요즘 ‘정치제도’를 강의하고 있다. 직접 프레젠테이션(PPT) 강의 자료를 만들어 부르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그의 PPT 자료를 들춰 보니 1987년 체제의 한계, ‘차악 선택’의 수단이 된 소선구제의 병폐, 사회 다양성 구축에 초점을 맞춘 각국 제도에 대한 고민이 빼곡했다.“결국 제도입니다. 제도가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규정합니다. 1987년에서 한 세대가 지난 지금 다양한 사상이 각축을 벌이고 건전한 경쟁이 펼쳐지는 합리적인 정치제도를 설계해야 합니다.” 그는 공안 정국에 맞서 정의실천법조인회(1986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1988년) 창립에 참여해 인권운동을 하고, 환경운동연합 전신인 공해반대시민운동협의회를 창립(1986년)하고, 민변 회장을 맡아(2002년) 권력 하수인 노릇에 중독된 검찰·법조의 개혁을 외치고,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사장을 맡아(2007년) 국가의 후견적 역할을 강조하다 보니 “결국 정치제도가 문제”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현재는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비례대표제로 전환할 것을 주창하는 ‘비례민주주의연대’(대표 하승수·최태욱)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정치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개헌 움직임이 가시화된 올해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가했나. -지난겨울 광화문, 서울시청 앞에서 안국동, 종로까지 참 많이 걸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진 독재 정권의 부활 시도였는데 시민이 꺾었다. 촛불집회는 혁명이었다. 길게는 4·19 혁명, 5·18 광주, 6·10 항쟁의 연장선상에 있는 역사적 경로였다고 본다. 이제 촛불혁명을 완결하는 게 우리 사회의 목표가 돼야 한다. →촛불에 담긴 개헌의 의미는. -개헌과 함께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1987년 우리나라는 대통령 직선제만 도입하고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이전의 소선거구 1위 대표제(하나의 선거구에서 최다득표자 1명을 선출하는 제도)를 그대로 유지했다. 영국, 미국, 일본, 멕시코, 한국 등 소선거구제를 채택한 나라들의 특징은 양당제 국가라는 것이다. 프랑스 정치학자 모리스 뒤베르제에 따르면 ‘소선거구제에서는 유권자가 사표 방지 심리에 지배되는 결과 양당제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양당제는 최선의 선택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결과를 가져오고 따라서 투표율도 낮다. 역으로 비례대표제는 견고한 다당제를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의회는 서서히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개혁될 것이다. →20대 총선과 국정 농단 사태, 19대 대선을 거치며 원내 정당이 5개인 다당제가 되지 않았나. -지금의 상태는 정상적인 다당제가 구현된 것이 아니라 정치공학적인 이유로 양당제가 파열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게 옳다. 우리나라 정치엔 또 지역 구도가 강하게 작용하니 어떤 지역의 맹주가 나타나면 그 사람을 중심으로 정당이 만들어졌다가 없어지는 일이 되풀이된다. 역대 대통령마다 당선을 전후해 새 당을 만들었다. 그런 ‘팬덤정치’에서는 국가와 사회를 어떻게 설계하겠다는 전망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사상이 제시되고 경쟁하는 체제가 이뤄져야 다당제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선 7~10% 지지를 받는 녹색당이 598석의 의석 중 40~60여석을 얻는다. 녹색당이 연합정부(연정) 구성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원전 폐기를 요구하자 이 정책이 실제 추진됐다. 후쿠시마 사태를 경험하고도 핵 마피아 세력을 무시하지 못하는 보수정당 의원들의 무기력으로 핵 폐기 정책을 채택하지 못한 일본과 차이가 얼마나 큰가. 우리도 의석을 400석으로 늘리고 150석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하여 정당 득표율에 따라 총의석을 배분하더라도 의회가 개혁되면 현재의 예산으로 충분할 것이다. →국정 농단을 거치며 제왕적 대통령제 개선 목소리가 높은데.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새누리당)이 개헌선까지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4당 체제가 됐다. 그리고 선거 이튿날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사건 수사·기소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한다. 2011년에 이미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임신부가 죽었고 피해자가 수백 명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소환도 안 하던 검찰이 왜 그랬을까. 그것이 바로 의회가 국정의 지배권을 가졌을 때의 차이다. 최순실 사태가 폭로될 수 있었던 힘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하지만, 대통령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의회의 견제 기능이 작동하지 못해 언젠가는 제2의 박근혜가 출현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개혁해 의회가 국정의 중심이 되는 의회중심주의 국가로 가야만 민주주의가 도약할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뿐 아니라 서울시 조작간첩 사건 등에서 검찰이 증거조작 사실이 폭로됐는데도 무리하게 공소 유지를 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는데. -검찰이 결정권자가 아니라 의회를 장악한 정권의 하수인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권력과 같은 배후세력도 사과를 못 하는 게 ‘잘못했다’고 하면 지지세력 30%마저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각자 지지세력 30%를 확보한 채 나머지 40%의 부동층을 두고 양대 정당이 싸우는 체제에서는 끝없이 대립해 국민을 분열시키려고 하고, 자기 세력에 불리한 진실은 은폐하려 한다. 그리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담합해 서로 부정을 눈감아 준다. →시혜적 복지 논란이 나오는 이유는. -초기에 독일의 비스마르크나 박정희 정권 같은 보수정권이 서민층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복지제도를 도입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선별적, 시혜적 복지에 그칠 뿐이다. 그것은 사람을 소득수준에 따라 구별 짓고, 복지 급여를 받으려면 정부의 재산·소득·가족관계 조사를 감수해야 하며, 그 결과 수급받는 쪽은 차별당하고 위축돼 사회가 분열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회안전망, 국가의 후견적 역할에 충실한 보편주의 복지만이 복지를 통해 통합된 사회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 경우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납세자의 당연한 권리가 된다. →1987년 체제의 한계를 지적했는데. -1987년에 우리가 전두환 독재 정권의 항복을 받아 내고 나자 시민들은 모두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믿고 다음날부터는 생업으로 복귀했다. ‘너희들이 잘해 봐’ 하며 당시 독재 정권의 아성이던 민정당과 무기력한 야당 등 기성 정치인들에게 다시 헌법 개정을 맡겼으니 다른 안이 나올 수 없었다. 또 당시 (대통령 직선제를 겨우 되찾은) 우리는 의회 구성에 소선거구제가 아닌 다양한 선거제도가 있다는 사실이나 그 정치적인 함의를 잘 알지 못했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우리 역사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인 민주주의를 위해 쉼 없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1987년과 다르게 청년들이 지금 처한 현실 때문에 힘들어하고 희망 없음에 또 힘들어하는데. -그래도 항상 청년들이 현실을 바꾸는 데 앞장서 오지 않았나.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선거개혁을 주도하면 좋겠다. 선거개혁으로 원내 정당이 6~7개쯤 된다면 결국 좌파에서 중도우파까지 의석의 70%는 중산층 이하의 지지에 기반을 두게 될 것인데, 그러면 당연히 청년을 위한 정책에 우선순위가 주어질 것이다. 인구절벽이 눈앞에 와 있고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1.2 수준인데도 저출산 문제 해결이 왜 안 될까.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갈등처럼 보수층이 자기의 이익을 양보하지 않으려는 음모 때문에 부실한 보육복지가 개선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보육, 의료 등의 영역은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공공성이 우선돼야 함에도 그렇다. →올해 정치제도 변화는 실현될 수 있을까. -실현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가톨릭에서 말하는 ‘대희년’(모든 것을 제자리로 회복하는 해)이 되기를 기대한다. 1987년 6월에 못 했던 것을 할 때가 됐다.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국가 권력으로 사익을 추구한 이명박·박근혜 사태에 책임이 있는 보수 정치권력 중에 왜 반성하는 이가 없을까 신기할 지경이다. 그것을 제압할 수 있는 힘 역시 국민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antea@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의에 쏠린 文정부 여민정치, 책임 중시하는 위민정치로”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민의에 쏠린 文정부 여민정치, 책임 중시하는 위민정치로”

    “청년에게 일자리는 희망입니다. 그 희망을 잘 가꿔 나가도록 환경을 만들고 지원하는 게 고용정책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누군가 한 말이 아니다. 정책이념에서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브레인 박재완이 2010년 9월 고용노동부 장관에 취임하며 한 말이다. 청년 일자리를 비롯해 국리민복이라는 지향점은 같지만 지난 9년여 보수 정권이 걸어온 오른쪽 루트를 버리고 왼쪽 루트를 택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을 이명박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낸 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전·현 정권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이념과 가치에 따라 다르겠으나 국정이 나아갈 길은 서로 다른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작될 것이다. 지난 4일 오후 그가 국정전문대학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성균관대를 찾았다.-탄핵 이후의 정국 상황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촛불 정국은 우리 사회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거듭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민주주의의 필요조건일 뿐이다. 개인의 존엄과 자유를 존중하고 창의와 다양성을 창달하는 실체적 민주주의로까지 나아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집단최면에 걸린 듯한 편향과 쏠림이 걱정스럽다. 정론(正論)이 힘을 잃고, 중론(衆論)이 활개를 치면 편 가르기가 심화되고 국민 통합은 요원하다.” -탄핵 정국 이전에도 분열상은 극심했다. “그렇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이라는 격랑을 거친 상황에서 국민 갈등을 보듬는 통합 노력이 더욱 중요한데 현 정부가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아 걱정이라는 얘기다. 적폐 청산만 해도 국민 통합과는 다른 방향으로 치달아 왔다. 적폐는 사실 안전 불감증과 허례허식, 교통질서 위반 등 일상 속에도 뿌리 깊게 존재한다. 이런 문제들을 제쳐 놓고 과거 정부에 대한 전면 부정에만 치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여민(與民)정치’에만 치중할 뿐 ‘위민(爲民)정치’는 소홀히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참여와 대표성을 중시하고 중론을 좇는 여민정치는 절차적 민주주의에 그칠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리민복의 실체적 관점에서 책임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위민정치다. 소통에 치중하는 여민과 책임을 강조하는 위민이 조화를 이뤄야 성숙한 민주주의에 이를 수 있다. 민의를 받드는 것과 의존하는 것은 다르다. 민의에 매달리는 국정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각 정부 부처가 시민단체 인사 등을 중심으로 적폐청산 기구들을 만들고, 이들 기구가 사실상 부처를 지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데 과연 어떤 법적 근거와 정당성을 바탕으로 한 것인지 의문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를 검토한 외교부 태스크포스(TF)만 해도 어떤 법적 정당성을 갖고 있는지, 그들의 권한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의문이다. 한·일 관계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 일제강점기에 저질러진 일본의 만행과 한반도 분단에 대한 그들의 책임을 망각하자는 말이 아니다.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양국의 지난번 합의가 성급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의 참된 반성과 역사적 책임은 백마디 말보다 앞으로 북한을 정상국가로 바꾸고 한반도를 통일하는 데 일본이 적극 협력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구현돼야 한다.” -위민정치를 보완할 대안은 뭔가. “교육이나 에너지 문제처럼 나라의 내일과 직결된 정책들이 정권에 따라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부터 중요하다.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 정책을 주관하듯 재정위원회, 교육위원회, 에너지위원회 같은 독립된 기구를 구성하고 전문가들을 대거 참여시켜 정책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 위원회 위원들의 임기를 10년 이상이나 아예 종신직으로 해 정권 눈치를 보지 않고 나라의 내일을 위해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비교해 문재인 정부는 그래도 소통하는 정부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의 장점인 건 분명하다. 소통을 바탕으로 한 여민이 없으면 국정은 아예 되질 않는다.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모두 잇따른 선거 승리로 자만했던 것이 결국 불통 논란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이 점은 현 정부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 70% 안팎의 높은 국정지지도를 바탕으로 일방통행식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이럴수록 더 겸손하고 반대 진영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보장할 것이다.” -젊은층에서 보수는 배척당하는 상황이다. 보수 정파의 쇠락을 넘어 보수우파의 이념 자체가 지지를 잃어 가는 것 아닌가. “젊은층이 보수를 배격하는 경향은 취업과 결혼, 보육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그 책임을 보수우파 기득권 세력에게서 찾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기득권층은 보수우파의 이웃 말이 아니다. 대기업이나 의사, 변호사 등을 기득권층이라고 하지만 대기업 정규직 노조나 우버택시 도입에 반대하는 택시업계 등도 사실 기득권층이다. 어쨌든 우파의 분발이 요구되는 게 사실이다. 우파의 본질적 가치, 즉 자율과 창의, 다양성, 가족, 인권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국민 행복을 증진할 정책들을 개발해 내는 게 첫번째 소명이다. 나아가 개인보다 집단, 자율보다 규제, 다양성보다 획일성, 인간 존엄보다 이념을 중시하는 시대 역행의 흐름을 제어하고 막아 내는 일도 중요하다. 당장은 좌파가 내세우는 여러 정책들이 솔깃해 보일 수 있으나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청계천 복원과 대중교통체계 개혁 등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정책들이 바탕이 됐다. 우파는 그런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홍준표 대표의 자유한국당, 잘하고 있다고 보나. “책임지는 모습을 전혀 보여 주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했지만 대통령이 저 지경이 됐다면 정계은퇴든, 총선 불출마든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몇 명은 나왔어야 했다. 그런 게 없으니 국민들 마음이 떠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 보수우파 진영도 이제 40~50대가 전면에 서서 혁신의 깃발을 들어야 한다. 용기가 없거나 허물이 많거나 자신이 없거나 소시민으로 자족하려는 생각들, 쥐꼬리만 한 걸 지키려는 마음이 복합돼 ‘비겁한 보수’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우파 진영 모두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하고 우파의 새로운 세대를 양성해야 한다. 특히 한국당은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소득주도 성장을 기치로 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어떻게 보나. “시장이 다양화, 전문화, 글로벌화하면서 정부의 정책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인 시대가 됐다. 지금은 민간이 정부보다 더 많이 알고 훨씬 책임 있게 행동한다. 그런 만큼 경제 패러다임도 민간 부문에 더 힘을 싣는 쪽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여전히 정부 주도로 경제를 끌고 가려 한다. 그게 문제다. 이제라도 정부는 시장을 향해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고 민간이 새 질서를 만들어 내도록 도와야 한다. -현 정부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면. “노동 문제다. 지금의 노동제도는 제조업, 공장, 남성, 전일제 정규직을 중심에 둔 초기산업화시대의 틀에 머물러 있다. 실리콘밸리엔 근로시간도, 정규직도 없다. 업무공간과 업무시간이 다양화됐다. 고부가가치 경제시스템으로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 역주행을 하고 있다. 노조 쪽에 치우쳐 있는 점도 문제다. 노동이사제를 비롯해 노조가 요구해 온 것들을 국정 5개년 기본계획에 거의 다 담았다. 노조와의 이런 약속들을 다 이행하면 총고용이 위축되고 기업활동도 크게 활력을 잃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비단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영세기업들도 다 걱정하는 일들이다.” jade@seoul.co.kr ■박재완 前 장관은 2008년 6월 미국산 소고기 수입 역풍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는 출범 4개월 만에 비서실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참모가 교체됐다. 그러나 박재완 정무수석은 오히려 국정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이명박 정부 국정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이후 노동부 장관을 거쳐 2011년 6월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은 뒤로 이명박 정부와 임기를 같이했다. 민간의 자율성을 중시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에 반대하는 그의 경제정책 기조는 이른바 MB노믹스의 골간을 이뤘다. 실용우파를 표방하는 뉴라이트 계열의 대표적 인사로, 멘토라 할 박세일 전 서울대 교수(지난해 1월 작고)에 이어 2014년부터 우파 진영 싱크탱크인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이끌고 있다. ▲63세, 경남 마산 ▲서울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정책학 박사 ▲성균관대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 ▲17대 국회의원(한나라당) ▲청와대 정무수석, 국정기획수석 ▲노동부 장관 ▲기획재정부 장관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장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 반이민·반EU 힘받는 유럽… ‘분열 과 통합’ 기로에 서다

    반이민·반EU 힘받는 유럽… ‘분열 과 통합’ 기로에 서다

    “포퓰리즘 지속… 동서분열 심화” 동유럽·伊 등 선거 극우 강세 전망 2018년은 유럽인들에게 분열과 통합의 기로에서 선택을 해야 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난민·테러·양극화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발로 반(反)이민·반유럽연합(EU)을 기치로 내건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할 가능성이 여전하다. 유럽 통합을 주도하는 서유럽 국가들과 EU의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동유럽 국가들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양상이다.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지난 2일(현지시간) “올해 숨 돌릴 시간이 없을 정도로 많은 유럽 국가들이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소개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포퓰리즘이 지속되면서도 동·서유럽 간 분열이 심화되는 한 해”라고 분석했다. 올해 유럽의 선거 전쟁은 체코에서 시작한다. 오는 12~13일로 예정된 체코의 대통령 선거에선 2013년 취임한 밀로시 제만 대통령이 재선을 노린다. 친러시아·친이스라엘 성향의 제만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지난해 집권한 반EU주의자인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와 함께 난민 문제,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문제 등을 놓고 EU 지도국들과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울 거란 우려가 나온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체코에서 실권은 총리에게 있지만 대통령은 법률안 거부권과 같은 일정 권한이 인정된다. 체코뿐 아니라 헝가리·폴란드 등 EU 소속 동유럽 국가들에서는 반이민 정서와 프랑스·독일이 주도하는 EU 자체에 대한 반감이 거세지고 있다. EU는 2015년 난민 강제 할당제를 도입해 회원국이 중동·아프리카 등지의 난민을 받아들이도록 했지만 헝가리와 폴란드는 지금까지 난민을 단 한 명도 수용하지 않았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4월 또는 5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 ‘피데스당’의 승리를 위해 외국인 혐오, 반EU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3일 “서유럽 국가들은 민족주의를 초월한 시대에 접어들었을지 몰라도 헝가리는 아직 난민 수용을 원하지 않는데도 그러도록 강요받는다”며 폴란드와 연대해 EU와 대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이 일어난 폴란드 정부의 사법 개혁에 대해 의결권을 박탈할 것이라며 3개월의 시한을 제시했고 폴란드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3월 4일 총선을 앞둔 이탈리아에서는 반EU·반이민을 내세운 포퓰리스트 정당 ‘오성(五星)운동’이 제1당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이탈리아 경제성장률은 1.5%로 지난 6년 중 가장 높은 수치지만 EU 회원국에 비하면 회복 속도가 더딘 편이다.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약 11%, 청년 실업률은 약 35%에 달해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국가 현안으로 꼽히고 있다. 오성운동은 집권하게 되면 유로존 탈퇴 여부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전 국민에게 소득에 상관없이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로는 부패 혐의로 2011년 실각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지지율 33%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제1야당 오성운동이 27~28%, 집권당인 민주당은 26~27%로 나란히 2·3위에 올라 있다. 의회 의석 과반을 확보하는 정당이 나오기 힘든 상황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불사조’처럼 재집권할 가능성에도 촉각이 쏠린다. 이 밖에 오는 9월 9일에 열리는 스웨덴 총선에서도 반난민·민족주의를 주창하는 극우정당 스웨덴민주당(SD)이 선전할지가 관심사다. 사회민주당의 스테판 뢰벤 총리가 재집권할 가능성이 우세하지만, 현재 국회 의석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스웨덴민주당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20.5%로 사회민주당(25.5%)과 제1야당 보수당(22.7%)에 이어 근소하게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 통합의 기관차 역할을 하던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9월 총선 이후 아직까지 연정 구성 협상에 발목이 잡혀 대외 문제에 신경 쓸 처지가 아니다. 메르켈 총리는 집권당인 기독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제 새로운 대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내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중도 우파 성향의 국민당이 지난달 극우 자유당과 손잡고 연립 정부를 구성하면서,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자유당이 연정을 통해 외교·국방 등을 장악했다. 이 와중에 오스트리아가 올해 하반기 난민 문제를 주도해야 하는 EU 순회 의장국을 맡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파리 기후변화 협약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을 이끌 새 지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내년 3월을 시한으로 두고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 중인 EU 집행위원회는 2021~2027년의 장기 예산안 편성을 놓고 다음달부터 예산 할당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우선 영국의 EU 탈퇴로 2021년부터 연간 100억 유로(약 12조 8200억원)의 예산 분담금이 줄어드는데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이를 어떻게 메울지가 관심사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대치하고 있는 러시아에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마땅한 국내 경쟁자가 없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오는 3월 18일 대선에서 4번째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 다만 이번 선거에 승리하는 푸틴 정부의 과제는 경제 개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전망했다. 러시아는 2015~2016년 이어진 마이너스 성장에서 가까스로 벗어났지만 푸틴 대통령이 2012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근로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50% 증가’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러시아가 석유 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 성장 모델을 탈피하고 새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 민심 이반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정부는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행사인 월드컵을 주최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월드컵 전에 자신의 아량을 보여 주기 위해 정적 몇 명을 석방하는 등의 유화책을 펼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中 패권경쟁·북핵 완성…불확실한 갈림길 선 2018년

    美中 패권경쟁·북핵 완성…불확실한 갈림길 선 2018년

    中 시진핑 2기 ‘1인 천하’ 본격화 유럽 ‘포퓰리즘 당’ 열풍 지속 주목 러, 월드컵으로 이미지 쇄신 기대 2018년은 점증하는 불확실성에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경쟁자’로 선언하고 힘의 우위에 기반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지속할 의사를 내비쳤고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에 본격 들어선 중국은 정치·경제·군사적 자신감에 힘입어 미국과의 글로벌 패권 경쟁을 마다하지 않을 태세다.동북아에서는 북한이 추구하는 ‘핵무력 완성’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며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유럽에서는 기성 정치권에 도전하는 포퓰리즘 바람이 다시 불어닥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모든 도전에 직면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정권의 향배를 좌우할 중간평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영국의 군사정보 전문업체인 IHS 제인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간) ‘2018년 세계 군사비 지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 한 해 인류의 군사비 지출이 1조 6700억 달러(약 1784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 대비 3.3% 증가한 액수로 2010년의 1조 6300억 달러를 상회하는 냉전 이후 최대 지출액이다. 2018회계연도 국방 예산만 7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군사비 지출 확대와 중국의 군사력 증강, 북한의 핵무장 등 더욱 불안해진 세계를 반영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반하는 ‘수정주의 국가’로 규정하고 중국을 특히 ‘경쟁자’로 못박아 협력 대신 대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8년 한 해가 핵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첨예한 대결이 지구 종말(아마겟돈)을 초래하는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음달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은 동북아 평화에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북한이 극적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한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지수가 낮아지면서 북핵 문제와 남북 관계에 전환점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평창올림픽 기간과 겹치지 않도록 한·미 연합군사훈련 일정을 연기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일정을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해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이 북핵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될지 주목된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달 말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2중전회)와 3월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 국가직 인선을 마무리한다. 중국에 있어 2018년은 시 주석의 ‘1인 천하’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한 해다. 시 주석은 지난해 당대회에서 3연임을 통한 15년 집권의 길도 텄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해 경제권역을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군사적으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대표되는 봉쇄망을 돌파하려 한다. ●日 안보 불안 편승해 재무장 가속화 반면 적극적 평화주의를 표방하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북한의 핵 위협 및 중국의 팽창주의에 대한 국민의 안보 불안감에 편승해 일본의 재무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에서는 오는 3월 4일로 예정된 이탈리아 총선에 관심이 쏠린다. 2017년 독일과 오스트리아, 체코에서 진행된 선거 결과는 포퓰리스트의 기세가 아직 수그러들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탈리아 제1야당이자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이 집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 투표 가결로 홍역을 치른 스페인은 지난 21일 실시한 카탈루냐 조기 지방선거의 결과도 독립파의 우세로 나와 올해도 정국 불안이 지속되게 됐다. 마땅한 국내 경쟁자가 없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오는 3월 18일 대통령 선거에서 4번째 대통령 당선이 유력하다. 이번 선거에 승리하면 푸틴은 2000년 첫 대통령 취임 때부터 2024년까지 러시아의 1인자(실세 총리로 재직했던 2008~2012년 포함)로 군림하게 된다. 29년간 권좌에 앉았던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못지않은 ‘현대판 차르’가 되는 셈이다. 러시아는 오는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행사인 월드컵을 주최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푸틴 정부는 이번 월드컵을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등으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글로벌 이미지를 개선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2014년 브라질월드컵 사례에서 보듯 러시아 대표팀 성적이 부진하면 푸틴의 지지율도 급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는 4월 19일 쿠바에서는 최고 권력자 라울 카스트로(87) 국가평의회 의장의 후임을 선출하는 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선거를 통해 1959년 혁명 이후 반세기에 걸쳐 지속된 카스트로 형제의 시대가 종식될 예정이다. 카스트로 의장은 2008년 형 피델 카스트로(2016년 사망)가 건강상 이유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국가평의회 의장직에 올랐다. 그는 자신의 두 번째 5년 임기가 끝나면 의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했었다. ●사우디 여성 운전 허용 등 개혁 가속화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오는 6월 24일부터 여성에게 금기사항이던 자동차 운전이 허용된다. 사우디는 1980년대 초 금지했던 상업 영화관 영업을 오는 3월부터 다시 허용하기로 하는 등 젊은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33)이 이끄는 사회 체제 개혁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일각에서는 점점 쇠약해지는 고령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왕세자에게 조만간 양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동 정세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 선언으로 여전히 불안하다. 아랍 지역의 반미·반이스라엘 정서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가자 지구를 장악한 무장정파 ‘하마스’와 요르단강 서안을 통치하고 있는 정당 ‘파타’ 간 통합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건 성향의 파타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요구하지만 하마스는 예루살렘 수도 선언을 계기로 폭력 저항 노선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중남미에서는 2017년 온두라스와 칠레 대선을 달구던 ‘우파 바람’이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가장 큰 승부처는 10월 7일로 예정된 브라질 대통령 선거다. 좌파 바람을 이끌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2003~2010년 집권) 전 대통령이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채 대선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부패 혐의 등으로 지난해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오는 24일 2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1심에서 받은 징역형이 확정되면 출마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이 있다. 2018년은 누구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시험대이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수도 선언으로 미국은 국제적 고립이 심화된 가운데 적절한 제재와 외교적 압박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포기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11월 6일로 예정돼 있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 가도에 적신호가 켜진다. 이번 중간선거는 하원의 435석 전체를 뽑고 상원 100석 가운데 33석을 새로 선출한다. 현재 트럼프의 공화당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지만 하원은 민주당에 뺏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중간 선거 이후 어느 당이 의회를 주도하기 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0%는 민주당, 39%는 공화당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제 개혁을 통과시킨 것은 성공으로 평가되지만 이득은 기업과 부유층이 향유한다는 논란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반적인 규제완화를 비롯해 환경 보호규정이나 오바마 케어 등을 폐기하거나 약화시키려 하지만 이 같은 노력도 각계각층의 저항에 부딪혀 좌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말 무인우주선 화성 진입 예상 11월 26일에는 전 세계의 시선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쏠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세계 인류는 NASA가 5월 5일 발사한 무인 우주선 ‘인사이트’가 이날 초속 3.2㎞의 빠른 속도로 화성의 대기권에 진입해 착륙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 밖에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민간 우주 개발업체 ‘스페이스X’는 올해 안에 우주관광객 두 명을 태운 우주선을 달 인근까지 보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1972년 이후 처음으로 인간이 지구 저궤도를 벗어나게 되는 것이라 2018년이 우주 개발의 전기를 맞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제총 들고 경찰 맞서는 정치인…아르헨 시위 격화

    사제총 들고 경찰 맞서는 정치인…아르헨 시위 격화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유혈사태에서 ‘전사’로 변신한 정치인이 언론에 포착됐다. 사회에선 정치의 후진성을 확인했다는 탄식이 터지고 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선 전쟁을 방불케 하는 과격시위가 벌어졌다. 우파 정부가 밀어붙인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좌파 시위대가 거리투쟁에 나서면서다. 인명피해를 우려한 당국이 경찰에 발포금지령을 내린 가운데 시위대는 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며 경찰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언론에 눈에 띈 건 직접 제작한 무기(?)를 들고 경찰을 공격하는 장발의 남자다. 보호안경까지 끼고 길거리 투쟁에 나선 남자는 나무를 테이프로 묶어 엉성하게 만든 장총(?)을 들고 경찰에 맞섰다. 경찰을 향해 계속 발포하며 돌격대 역할을 한 남자는 단번에 언론 카메라에 잡혔다. 신원은 금세 확인됐다. 남자는 올해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하원의원후보로 나섰던 현역 정치인 세바스티안 로메로였다. 노동자 통합사회주의당 후보로 나섰던 그는 예비선거에서 낙선해 결선에 나가진 못했지만 여전히 정당활동을 하고 있는 현역 정치인이다. 정당인이 폭력시위에 앞장 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르헨티나 사회에선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런 사람이 의회에 입성하려 한 거냐? 국가적 망신이다”, “의회에서 총기난사가 벌어질 뻔했네” 등 폭력을 주도한 그를 비난하는 글이 인터넷에 도배되고 있다. 이밖에도 “낙후한 정치가 이런 사람을 의원후보로 만드는 것”, “선진 민주주의, 아직 기대하기 힘들겠구나” 등 정치권 전반에 대한 실망감도 확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선 이번 사태로 경찰 88명이 부상,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연금개혁에 대한 법안은 12시간 마라톤 심의 끝에 19일 오전 국회를 통과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지리는 이미 ‘통일 한국’ 그렸다

    지리는 이미 ‘통일 한국’ 그렸다

    지리의 복수/로버트 카풀란 지음/이순호 옮김/미지북스/548쪽/2만 4000원국경이 무너지고 세계가 좁아지고 있는 오늘날, 미국의 우파 언론인이자 정치평론가인 저자는 지정학적인 위치, 즉 지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역사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라고 하면서도 그 결정을 오랫동안 지속시키거나 짧게 끝내는 역할은 지리가 담당해 왔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유라시아다. 그는 지리 때문에 유럽과 러시아, 중국, 인도, 이란, 터키 같은 바다와 인접한 유라시아가 유기적으로 통합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이때 힘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대로라면 미국은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저자는 지리가 이미 통일 한국을 예고하고 있다며 언제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기춘·조윤선 항소심 ‘블랙리스트’ 개입 부인

    김기춘·조윤선 항소심 ‘블랙리스트’ 개입 부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 관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신의 지시로 지원배제 업무를 했다고 증언한 박근혜 정부 공직자들에 대해 서운함을 내비쳤다. 14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조영철) 심리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김 전 실장은 피고인 신문에서 “재임 중 대한민국 정체성이나 국가안보, 자유민주주의,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지만 반(反)정부적인 사람을 어떻게 하라는 취지의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 “일선 집행 단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김 “보조금 지원 배제 정당한 조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모철민 전 교육문화수석 등은 보조금 사업 전수조사나 좌파 배제 성과를 내지 않아 질책을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추궁하자 김 전 실장은 “수석들을 꾸지람하지 않았고, 수석들도 위법한 일이라며 하면 안 된다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김 전 실장은 이어 “한마음 한뜻으로 나름 국가에 충성한다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하기 싫은 일을 실장이 억지로 강제했다는 부분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 전 실장은 특히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인사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 배제 행위는 한정된 예산을 집행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도 강조하면서 “어떻게 명단을 청와대에 보내 가부를 받는 절차가 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조 “보조금 관련 인수인계 없었다” 김 전 실장에 이은 피고인 신문에서 조윤선(51)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최근 “조 전 수석에게 보조금 지원배제 관련 업무를 인수인계 해줬다”며 그간의 진술을 번복한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증언이 잘못됐다며 여전히 블랙리스트 개입 혐의를 부인했다. 조 전 수석은 “정무수석이 되면서 제가 가장 궁금했던 게 어떻게 하면 대통령을 잘 모시느냐였고, 그래서 대통령이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전임자에게 반드시 듣고 싶었다”면서 “박 전 수석과의 30여분 환담 동안 박 전 수석은 정부 3.0과 세월호 후속 조치, 공무원 연금개혁 세 가지를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보조금 TF나 우파 단체 지원도 대통령 관심 사항이라고 말해 주었다면 제가 염두에 두고 있다가 업무 보고할 때 그 내용을 (대통령에게 말하길) 기다렸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홍준표 “세계 보수우파로 가는데…좌파 광풍시대 오래 안갈 것”

    홍준표 “세계 보수우파로 가는데…좌파 광풍시대 오래 안갈 것”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좌파 광풍시대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며 내부 혁신에 주력해 좌파 광풍시대가 멎을 때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홍 대표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전 세계가 보수우파 쪽으로 가고 있지만, 유독 대한민국만 탄핵사태로 좌파 광풍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인적 청산 및 새 인물 충원, 정책 및 조직 혁신을 당면 과제로 꼽았다. 그는 “한국당이 보수혁신과 대통합, 신(新)보수 재건의 중심이 돼야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신보수 승리의 깃발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특히 한국당과 보수우파의 현실을 “부끄럽다”고 자평하면서 “빠른 시일 안에 신보수의 새 터전을 세우고 보수우파의 건강한 대통합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저의 모든 것을 걸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위기의 메르켈과 연정/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위기의 메르켈과 연정/최광숙 논설위원

    2005년 7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구도를 해소하는 선거법 개정을 조건으로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해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노 전 대통령이 “권력을 통째로 내놓겠다”고 했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헌법 파괴적인 생각”이라며 거부했다. 2004년 총선에서 당시 집권당 열린우리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했지만 2005년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해 과반 의석이 붕괴한 터라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연정 시도로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반발이 거세져 노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기도 했다.우리와 달리 독일의 정치는 연정의 역사다. 다당제인 독일에서는 1949년부터 지금까지 역대 총선에서 한 차례를 빼고는 어떤 정당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제1당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늘 다른 당과의 연정을 통해 권력 일부를 나눠주며 공동 정부를 구성해 왔다. 보수, 진보 누가 정권을 잡든 그렇게 연정을 통한 대타협의 정치를 했다. 소수 정당들이 아닌 거대 야당 즉 좌우파가 합치는 대연정도 있다. 1966년 기민당은 사민당과 손잡고 첫 좌우파 대연정을 이뤘다. 당시 키징거 총리가 사민당의 빌리 브란트를 부총리 겸 외무장관으로 발탁해 사민당이 처음으로 내각에 진출하는 계기가 됐다. 이를 발판으로 빌리 브란트는 다음 선거에서 승리해 총리가 됐으니 대연정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메르켈 총리 1기(2005년)·3기(2013년) 집권 때에도 기민당과 사민당, 즉 좌우파가 동거하는 대연정 내각이 형성됐다. 노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한 것도 바로 2005년 독일 총선을 보면서 내린 정치적 결단이라는 후문이다. 역대 독일 총리 8명 중 아데나워, 콜, 메르켈은 중도 보수인 기민당 출신이다. 브란트, 슈미트, 슈뢰더 등은 중도 좌파인 사민당 출신이다. 좌우가 균형을 이룬 정권 교체와 연정을 통한 안정적인 정치로 경제 대국을 이룬 독일 정치의 저력을 보여주는 면면들이다. 그런데 최근 독일의 ‘대타협 정치’가 한계에 왔다는 지적이다. 4선 연임에 성공한 메르켈이 9월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이후 두 달이 지났는데도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서다. 여당이 연정을 추진한 우파 자유민주당과 좌파 녹색당과 난민·환경 문제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메르켈은 소수 정부 구성에 회의적이어서 재선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12년 재임 중 최대의 위기를 맞은 메르켈. 유럽 통합의 구심점인 그의 위기는 유럽의 위기이기도 하다. bori@seoul.co.kr
  • 문 대통령,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통합과 화합 되새겨”

    문 대통령,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통합과 화합 되새겨”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추도식에서 “문민정부가 연 민주주의의 지평 속에서 김 전 대통령이 남긴 통합과 화합이라는 마지막 유훈을 되새긴다”고 말했다.최근 자유한국당이 보수우파 진영의 정체성을 계승하겠다면서 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과 함께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 나란히 걸었다. 독재정부를 수립했던 이·박 전 대통령과 문민정부를 세운 김 전 대통령을 같은 선상에 세울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추도사를 통해 “이 땅의 민주주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여러 업적들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 역사에 우뚝 솟은 거대한 산 아래에 함께 모였다”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독재와 불의에 맞서 민주주의의 길을 열어온 정치지도자들이 많이 계시지만 김영삼이라는 이름은 그 가운데서도 높이 솟아 빛나고 있다. 김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의 고난을 헤쳐오신 손명순 여사와 유족들께 깊은 존경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은 195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독재 권력과 맞서 온몸으로 민주화의 길을 열었다”면서 “거제도의 젊은 초선의원은 ‘바른 길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대도무문’을 가슴에 새겼고, 40여년의 민주화 여정을 거쳐 도달한 곳은 군사독재의 끝, 문민정부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민정부가 우리 민주주의 역사에 남긴 가치와 의미는 결코 폄하되거나 축소될 수 없다”면서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4.19혁명·부마민주항쟁·광주민주항쟁·6월항쟁이 역사에서 제 자리를 찾았던 때가 바로 문민정부”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대통령은 취임 후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1993년) 5월 13일 담화문에서 ‘문민정부의 출범과 그 개혁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문민정부를 넘어 이 땅의 민주주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신 것”이라면서 “법과 정의에 기초한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해 군사독재시대에 대한 역사적 청산이 이뤄졌고, 군의 사조직을 척결하고, 광주학살의 책임자를 법정에 세웠다.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는 경제정의의 출발이었다”고 덧붙였다. “문민정부가 연 민주주의의 지평 속에서 김 대통령이 남긴 통합과 화합이라는 마지막 유훈을 되새긴다”는 발언에 대해 연합뉴스는 “자신이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 소속으로 ’김대중 정부‘의 유지를 이어 정권을 재창출한 만큼 부산·경남 지역의 민주화 세력을 상징하는 김 전 대통령의 유훈도 받아 안아 민주주의의 장애물인 지역 구도를 타파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최근 자유한국당은 민주화를 이룬 업적을 이어받겠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 걸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나서서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업적을 강조한 것은 현 정권이 민주주의의 정통성을 잇겠다는 뜻과 함께 과거 하나였던 민주 세력을 다시 하나로 묶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연합뉴스는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과 같은 경남 거제 출신에 경남중·고 후배이기도 한 문 대통령은 실제로 1990년 ‘3당 합당’을 하기 전까지 부산을 기반으로 김 전 대통령과 민주화 운동을 함께한 인연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獨 이념 불문 ‘대타협 정치’ 한계 왔다

    獨 이념 불문 ‘대타협 정치’ 한계 왔다

    메르켈 “소수정부보단 재선거” 난민·환경문제 이견 못 좁혀 독일 정치가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이 자유민주당, 녹색당과 추진해온 연립정부 구상이 난민·환경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된 때문이다. 총선 때마다 이념을 불문하고 합종연횡을 거듭하며 연정을 구성해 온 독일식 ‘협치’ 또는 ‘대타협’ 모델이 이제 근본적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메르켈 총리는 20일(현지시간) 공영방송 ARD 인터뷰에서 “(연방 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이루지 못하는) 소수정부 구상에 매우 회의적”이라며 “재선거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는 손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 같은 입장은 재선거를 통해 정치적 신임을 얻으려는 승부수이자 각 정당에 연정 재협상을 압박한 배수진으로 평가된다. 재선거를 치르려면 의회에서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후 의회 해산 절차를 밟은 뒤 60일 내 총선을 다시 치르게 된다.독일은 유권자의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명목으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채택해 유권자가 지역구 후보자와 지지하는 정당에 각각 투표하도록 한 뒤 정당 투표 득표율에 따라 의회 의석을 배분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1949년 이래 19차례의 역대 총선에서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어떤 정당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채 4~7개의 정당이 난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제1당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려면 다른 정당에 권력 일부를 양보하는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성향이 다른 정당 간의 연정은 정책적으로 다른 정당에 양보하고 타협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당의 선명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독일을 대표하는 중도 좌파 정당 사회민주당은 메르켈 총리 집권 1기(2005~2009년)와 3기(2013~2017년) 동안 우파 성향인 기민·기사당 연합의 대연정 파트너로 연명해 ‘2중대’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중도 보수 성향의 메르켈 총리는 그동안 탈(脫)원전, 최저임금제 도입, 난민 수용 등 사민당의 정책을 수용해 중도지향적인 정책을 펼쳤지만 사민당은 지지층을 의식해 녹색당, 좌파당 등 다른 진보 정당들과 선명성 경쟁을 벌여야 한다. 실제로 2005년 기민·기사당 연합과 협력한 사민당은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 등에 반발한 전통적 지지층을 대거 녹색당과 좌파당에 빼앗겼고, 2009년 총선 이후 연정에서 탈퇴했다. 기민·기사당 연합은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과 연정을 구성했지만 2013년 총선에서 자민당이 몰락하자 다시 사민당과 연정을 구성했다. 진보적 가치를 강조하는 사민당이 올해 총선을 앞두고 연정 참여를 거부하자, 메르켈 총리의 연정 선택지는 성향이 극과 극인 자민당과 녹색당으로 좁혀질 수밖에 없었다. 반(反)난민·반이슬람 강령을 앞세운 AfD가 13% 가까운 득표율로 원내 3당으로 급부상하는 등 극우 포퓰리즘이 득세한 점도 메르켈 총리의 연정 구성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됐다. 기민·기사연합과 자민당은 AfD를 의식해 보수 성향 유권자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녹색당과 달리 까다로운 난민 정책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 상징적인 국가원수인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사민당 출신)은 “이번 주에 여러 정당 대표들을 만나 연정 구성에 대한 입장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민당은 연정 협상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ARD의 여론 조사 결과 기민·기사당 연합이 사민당과 다시 ‘좌우 대연정’을 꾸리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39%가 찬성, 58%가 반대했다. 기민·기사당 연합이 자민당과만 소수연정을 구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 39%, 반대 57%로 나타났다. 포르자의 여론 조사에서는 재선거에 대한 지지는 45%, 대연정 27%, 소수연정 24% 순으로 나타났다. 독일에서 지금까지의 연정 구성 협상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결국 타결을 보았지만 이제는 선거 때마다 이어져온 나눠먹기식 연정 협상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이 차라리 총선을 다시 치르는 것이 났다는 의지로 반영된 셈이다. 게로 뉴게바우어 베를린 자유대학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얼마 전까지도 메르켈은 좌우 정치권 모두에게 열려 있는 문의 경첩과 같은 역할을 했지만 이제 작동하지 않게 됐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독일의 정치 위기로 메르켈 총리가 퇴진하는 상황이 가시화되면 그동안 추진해온 유럽 통합 프로젝트들이 곤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대물림과 세습/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대물림과 세습/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외국 여행을 하다 보면 ‘명품’ 타이틀이 붙은 가게며 음식점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 넘게 대를 이어 가업을 잇고 있는 곳들이다. 그런데 그 유서 깊은 명소의 주인들은 한결같이 가풍이며 집안의 내력을 입에 올린다.우리 선조들은 어땠고, 그동안 시련이 많았지만 모두 극복하고 지금의 명가를 이루었다는 식의 자랑이다. 세태와 유행을 좇아 걸핏하면 뒤엎고 바꾸기 일쑤인 세상에서 그 전통의 가치 차림과 지킴의 노력은 미덕이 아닐 수 없다. 대(代)물림과 세습(世襲). 사전적 의미에 기대자면 모두 신분이나 사업, 재산 따위를 자손에 넘겨주고 이어 간다는 말들이다. 그런데 요즘 두 단어의 간극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물림이 전통과 가치의 아름다운 유지, 계승 쪽에 가깝다면 세습은 권력과 재산의 옳지 않은 승계 정도쯤으로 자주 받아들여진다. 세상의 변화에 따라 요동치는 언어의 탈바꿈에 문득문득 놀라곤 한다. 최근 국내 출간된 일본 기자 출신 작가의 ‘아베 삼대’에서도 그 언어의 간극은 읽힌다.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친가를 훑어 드러낸 대물림과 세습상이 놀랄 만하다. 조부 아베 간(安倍寬)은 전형적인 평화주의자였다고 한다. 온 나라가 전시 파쇼체제에 매몰됐던 1940년대 초에도 물러섬 없이 ‘우리는 평화를 되돌려야 한다’고 외쳤던 인물이다. 아버지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반골 정치가였던 아버지 간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균형 감각을 갖춘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은 ‘평화헌법’ 옹호론자로 들춰진다. 그런 평화·반전주의 집안에서 아주 평범한 모범생으로 자라났던 아베 총리는 왜 일본 극우파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을까. 저자에 따르면 정치적 지식을 단련한 흔적도 없었던 아베는 과거지향적 환영에 젖어들고 싶어 하는 우파 정치인들과 지지 세력이 결합하면서 지금의 아이콘이 됐다고 한다. 일본 특유의 세습정치 산물인 셈이다. 할아버지, 아버지로 이어져 온 평화·반전의 집안 내력이 대물림됐다면 어땠을까. 그 대목에서 역시 ‘불행의 씨앗’일지도 모르는 세습의 악폐가 떠오른다. 신도 수 10만명을 자랑하는 장로교(예장 통합) 최대 규모의 초대형 명성교회가 결국 세습의 길을 택했다. 지난 12일 ‘김삼환 원로목사 추대 및 김하나 목사 위임예식’이 열렸다. 아버지 김삼환 목사가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담임목사를 사실상 승계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세습하려 한다’는 항간의 우려가 현실로 귀결된 셈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개혁 정신을 되찾자는 목소리가 분출하는 한켠에서 다시 터진 한국 개신교의 악폐가 안타깝기만 하다. 명성교회라면 2015년 정년퇴임한 김삼환 원로목사가 35년간 시무하면서 지금의 규모로 일궈 놓은 교회다. 적지 않은 신도들 사이에선 존경받는 목회자로 인식되기도 하는 김삼환 목사와 아들의 성직자 잇기. 축하받을 수도 있었던 성직의 대물림이 아닐까. 결국 그릇된 길인 ‘세습’을 택한 명성교회를 바라보는 많은 이들은 그래서 더 슬프다. kimus@seoul.co.kr
  • 한국당, 박근혜 내리고 박정희 올리고…TK민심 보듬기?

    한국당, 박근혜 내리고 박정희 올리고…TK민심 보듬기?

    당사에 MB·박근혜 사진 내리고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 걸기로홍준표 “오천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줘…그만한 지도자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 존경해”박근혜 출당에 마음 상한 TK 민심 달래기+보수 정체성 확인 자유한국당이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사건 등으로 출당시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을 내리고 대신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다음주부터 걸기로 했다. 이승만, 김영삼 등 보수 진영의 전직 대통령의 사진도 같이 걸 예정이다.홍준표 대표는 10일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미래포럼21 토론회에 참석해 “다음 주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여의도 당사에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전 대통령, 조국 근대화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민주화의 아버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어 “이 나라를 건국하고, 오천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줬으며, 민주화까지 이룬 세 분 대통령의 업적을 이어받겠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공과가 있지만, 이 민족에 끼친 영향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강단과 결기, 추진력을 보면 대한민국 지도자 가운데 그만한 지도자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가 전직 3명의 대통령 중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각별한 존경심을 표시한 것은 그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조치에 마음이 상한 TK(대구·경북) 민심을 다독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 걸겠다는 것은 보수우파 진영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보수대통합을 견인해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국당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이 전 대통령의 사진을,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는 박 전 대통령 사진을 여의도 당사 당 대표 및 사무총장 사무실에 걸었지만, 현재는 아무런 사진도 걸려 있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당 대표실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여의도 당사 입구에는 이들 두 전직 대통령의 흉상을 설치해 놓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년 인연’ 朴·한국당 결별… 바른정당 8~10명 탈당 초읽기

    ‘20년 인연’ 朴·한국당 결별… 바른정당 8~10명 탈당 초읽기

    홍대표 페북에 “자르지 못하면 훗날 재앙” 김태흠 “제명 위임 안해” 법적 대응 시사 서청원·최경환 제명은 사실상 힘들 듯 바른정당 통합파 “트럼프 방한 후 복당” 유승민 “보수통합과 다른 길 가는 것”자유한국당이 3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매듭지으면서 당의 상징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 한국당의 ‘20년 인연’도 막을 내리게 됐다. 홍준표 대표가 지난 8월 16일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지 80일 만이며, 당 윤리위원회가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지 15일 만이다. 탄핵 과정에서 한국당을 탈당한 바른정당 통합파는 복당의 명분을 얻게 되면서 보수 야권 진영의 재편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 대구 달성 보궐 선거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 2004년 3월 당 대표로 추대됐다. 이후 천막당사를 설치해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하며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다. 2011년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며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수십년간 이어 온 당의 상징색(파란색)을 빨간색으로 바꾸기도 했다. 홍 대표가 ‘보수의 상징’인 박 전 대통령과 ‘절연’을 선택한 배경에는 당이 ‘박근혜 프레임’에 갇혀 있으면 지지율 회복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발표하기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이라는 글을 올렸다. ‘마땅히 잘라야 할 것을 자르지 못하면 훗날 재앙이 온다’는 의미다. 홍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일관되게 탄핵 재판의 부당성을 주장해 왔고 탄핵당한 대통령을 구속까지 하는 것은 너무 과한 정치재판이라고도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고 가혹했다”며 “한국당을 ‘국정 농단 박근혜당’으로 계속 낙인찍어 한국 보수우파 세력들을 모두 궤멸시키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 출당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최종 확정하기까지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를 열고 1시간 20여분 동안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논의했다. 최고위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 조치가 ‘보고 사항’인지, ‘표결 사항’인지를 놓고 홍 대표 측과 김태흠 최고위원이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고위는 논쟁 끝에 홍 대표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문제를 일임했다. 이어 홍 대표는 7시간여의 숙고 끝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 제명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박근혜’라는 이름 석 자는 한국당의 당원 명부에서 완전히 지워지게 됐다. 친박계는 박 전 대통령의 제명에 일제히 반발했다. 최경환 의원은 “당헌·당규를 위반한 행위로 원천무효며 취소돼야 마땅하다”고, 김 최고위원은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향후 징계 절차도 내홍을 불러일으킬 변수로 남아 있다. 최고위원회에서 당 지도부는 서·최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제명은 의원총회에서 재적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확정된다. 하지만 의총 소집 권한을 가진 정우택 원내대표가 징계안을 상정하지 않으면 이들에 대한 제명 여부 역시 불투명해진다. 홍 대표는 “오늘 그것(서·최 의원 제명 문제)까지 논의하면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안 했다”며 “지금 의총에 펜딩(계류)돼 있어 시간을 두고 원내대표와 의논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른정당 통합파의 탈당 및 한국당 복당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박 전 대통령 출당 확정, 5일 바른정당 의총, 6일 바른정당 탈당으로 이어지는 보수 야권 재편 ‘시간표’가 회자되고 있다. 바른정당 통합파는 5일 예정된 의총에서 일부 자강파가 제시한 ‘통합전대론’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이르면 6일 집단 탈당을 강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8~10명 가까이가 오는 6일 (바른정당 11·13 전당대회 출마자들의) 방송 3사 TV토론 중계 전에 탈당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 같다”고 밝혔다. 통합파는 6일 탈당을 선언한 뒤 9일쯤 한국당에 합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통합파 의원은 “7일과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 복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1·13 전당대회 이후 주 원내대표 등을 중심으로 ‘2차 탈당’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강파의 대표격인 유승민 의원은 서울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으로 가겠다는 분은 제가 말한 보수 통합과는 너무 다른 길로 가는 것”이라며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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