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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지구 셋 중 둘은 피란…“이스라엘, 이집트에 수십만 수용 요구했으나…”

    가자지구 셋 중 둘은 피란…“이스라엘, 이집트에 수십만 수용 요구했으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충돌이 한 달을 끌면서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의 약 70%에 해당하는 150만명이 집을 떠나 피란 중인 것으로 유엔은 추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 수십만명을 이집트로 이주시키기 위해 물밑 작업 중이라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외교관 6명을 인용, 가자지구 피란민들을 국경 너머 이집트 시나이 사막 난민촌에 일시적으로 대피시키는 아이디어를 이스라엘 지도자와 외교관들이 각국 정부에 비공개로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를 인도주의적 방안이라고 주장했으나, 영국과 미국 등 제안을 받은 국가 대부분은 대규모 난민 이주가 영구화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관들은 이집트가 불안에 빠지고 팔레스타인인들을 고국에서 격리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런 제안을 했는지 여부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이집트 정부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이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지난달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발언을 들었다. 엘시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주는 실행할 수 없다”며 “가자지구 주민이 이집트 시나이반도로 이주하게 되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라는 목표도 사라지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을 이집트로 이주시키려는 시도가 드러난 것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지난달 13일 이스라엘 정보부가 가자지구 주민을 시나이 반도로 이주시키는 전시 계획안 초안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 계획안의 존재를 확인했으나 가상의 상황에 대비한 “예비적 문건”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달 3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럽 당국자들과 회의에서 가자지구 난민을 이집트에 수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극우파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에서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을 공공연하게 내놓고 있다. 가자지구에 핵폭탄을 투하하는 방안을 언급해 파문을 일으킨 아미하이 엘리야후 예루살렘 및 유산 담당 장관은 지난 1일 가자지구가 그곳에서 전투했던 전직 군인이나 2005년 이스라엘이 철수하기 전 거주한 이스라엘 정착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 70만명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쫓겨난 ‘나크바’(대재앙)를 떠올리며 이번 전쟁이 제2의 나크바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150만명에 육박하는 피란민이 발생, 주민 3명 중 2명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거주지를 떠난 상태다. 이 가운데 71만명 이상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서 운영하는 시설 149곳에 머물고 있다. 또 병원·교회·공공건물에 12만명 이상, UNRWA가 운영하지 않는 학교에는 10만명 이상이 피란 중이라고 유엔은 전했다.
  • 이쯤되면 선수 보호 필요한데…‘벌써 11번째 풀타임’ 김민재도 못 버텼다

    이쯤되면 선수 보호 필요한데…‘벌써 11번째 풀타임’ 김민재도 못 버텼다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가 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이 3부리그 팀에 지면서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뮌헨은 2일 독일 자르브뤼켄의 루트비히스파르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FC 자르브뤼켄(3부리그)과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 팀으로 불리는 ‘무적’ 뮌헨은 이 대회 최다 우승(20회) 기록을 갖고 있지만 2019~20시즌 정상에 오른 뒤로는 4년 연속 초반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김민재는 선발로 출전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김민재는 최근 공식전 11경기 연속 풀타임(정규리그 7경기·유럽클럽대항전 3경기·포칼 1경기)을 뛰며 힘겨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김민재와 호흡을 맞췄던 우파메카노에 이어 마타이스 데 리흐트마저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당분간 김민재가 휴식을 취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뮌헨은 전반 16분 토마스 뮐러가 페널티아크 정면 부근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나갔다. 그러나 전반 추가 시간 자르브뤼켄이 동점골을 넣으면서 다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김민재가 프란스 크레치히에게 패스를 내줬지만 크레치히가 상대의 압박에 볼을 빼앗겼다. 이후 김민재가 자르브뤼켄의 루카스 보더에게 태클을 시도했지만 볼을 빼앗지 못했고, 보더의 패스를 받은 파트리크 존트하이머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뮌헨은 경기 주도권을 잡기 위해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펼쳤지만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자르브뤼켄 마르셀 가우스에게 역전 결승골을 얻어맞았다.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재성 소속팀 마인츠도 2부리그 팀인 헤르타 베를린과의 DFB포칼 2라운드에서 0-3으로 졌다. 선발 출전한 이재성은 후반 14분 교체될 때까지 59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마인츠는 전반 추가시간과 후반 5분 각각 페널티킥으로 점수를 내준 뒤 후반 16분 하리스 타바코비치의 헤더 골로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헤르타 베를린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최하위에 머물러 올 시즌 2부로 강등된 팀이다. 하지만 마인츠는 전체 슈팅 9개 중 유효슈팅이 1개에 그치며 맥없이 무너졌다.
  • LG전자, ‘스우파2’서 스타일러 슈케어·슈케이스 선보여

    LG전자, ‘스우파2’서 스타일러 슈케어·슈케이스 선보여

    연습실 내 배치해 땀에 젖은 신발 케어 토탈 슈즈 케어…전시·보관 가능 ‘주목’ LG전자가 국내 대표 스트릿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이하 스우파2)에서 차세대 프리미엄 신발 관리 솔루션인 ‘LG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 슈케어·슈케이스’의 차별화된 성능을 선보였다고 2일 밝혔다. 스우파2 최종화에서는 댄서들이 파이널 무대를 위해 연습실에서 장시간 안무 연습 후 땀에 젖은 운동화를 LG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 슈케어에 넣는 장면이 나왔다. 댄서들은 슈케어의 스타일링 코스를 통해 뽀송하게 케어된 운동화를 만져보고 제품의 탈취 성능에 만족해했다. 또한 댄서들이 LG 씽큐(ThinQ) 앱을 이용해 신발이 전시된 LG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 슈케이스 조명을 원하는 색상으로 바꾼 후 감탄하는 장면이 이어져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시청자들은 “살균되는 신발장이라니 나도 갖고 싶다”, “신발이 매일 뽀송뽀송하면 기분 좋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LG전자가 스우파2에 협찬한 LG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 슈케어는 운동화나 구두는 물론 골프화, 축구화 등 기능성 신발과 자주 신는 데일리 슈즈까지 LG전자의 차별화된 혁신기술로 맞춤 관리해주는 프리미엄 신발관리기다. 살균·탈취에 효과적인 LG전자만의 특허 기술 ‘트루스팀(TrueSteam)’은 물론 미세 습기부터 냄새까지 제거하는 ‘제오드라이필터(Zeo-Dry filter)’ 등 혁신 기술을 탑재해 신발을 위생적으로 관리해준다. 상하칸에 각각 다른 소재의 신발을 넣고 최적화된 맞춤 코스로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듀얼 케어 시스템도 장점이다.LG 스타일러 오브제컬렉션 슈케이스는 신발을 최적의 습도로 보관하면서 예술 작품처럼 감상할 수 있는 신개념 신발 보관 전시함이다. 슈케이스는 모듈형 타입으로 슈케어 위에 설치하면 하나의 제품처럼 일체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제품 내부는 신발 변색을 유발하는 자외선을 99.9%까지 차단하고 신발 보관에 최적화된 55% 이하의 습도가 유지된다. 또한 아쿠아리움 등 대형수조, 비행기 창문 등에 쓰이는 PMMA 소재를 사용해 스크래치에 대한 내구성이 우수하다. 턴테이블처럼 360도 회전하는 받침대는 은은한 조명과 함께 신발을 더욱 고급스럽고 돋보이게 해준다. 또한 슈케어와 슈케이스는 터치 조작부와 슈케이스의 투명창을 제외한 외관에 재생플라스틱을 적용했다. 이는 폐기물의 자원화와 순환 경제를 추구해 미래세대를 위한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LG전자가 실천하고 있는 ESG 경영의 일환이다. LG전자 브랜드커뮤니케이션담당 정수진 상무는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스우파2’에서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댄스 크루와의 협업을 통해 슈케어의 차별화된 성능을 선보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LG전자의 우수한 제품력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우파2는 여성 댄스 크루들의 스트릿 댄스 대결을 담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8월부터 방영한 시즌2에서는 원밀리언, 베베, 딥앤댑, 잼리퍼블릭, 레이디바운스, 마네퀸, 츠바킬, 울플러가 치열한 댄스 배틀을 벌였다. 지난달 31일 감동과 희열의 파이널 무대로 성황리에 마쳤으며, 최종 우승 크루는 리더 바다가 이끄는 베베가 차지했다.
  • “석달전 경고 무시”…이스라엘 무적신화 붕괴 이유 (NYT)

    “석달전 경고 무시”…이스라엘 무적신화 붕괴 이유 (NYT)

    NYT, 이스라엘 정보 실패 분석…1년 전 무전기 도청 중단“네타냐후 총리는 경고 전하려 한 참모총장 만남 거부”하마스 과소평가, 이란·헤즈볼라 위협에만 초점 “7일 오전 3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시작될 때까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깨울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1400명 이상의 목숨을 잃은 그날 이스라엘의 정보 수뇌부의 실패를 이같이 전했다. 하마스의 이례적인 한밤중 움직임을 지켜본 이스라엘 정보부와 국가안보 관료들은 그들이 야간 훈련을 하는 중이라 생각했다. 이후에는 이들이 ‘소규모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보고 정예 대테러 부대 ‘테킬라’를 남부 국경에 배치했다. NYT는 그날 밤 이스라엘이 하마스 대원들이 휴대용 무전기로 교통상황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면 그 판단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마스가 전쟁에 관심이 없다고 판단했던 이스라엘은 1년 전 전력 낭비라고 판단해 이 통신망 도청을 중단했다. 한때 ‘무적’으로 불렸던 이스라엘의 안보 의식은 이렇게 무너졌다. NYT는 이스라엘과 아랍, 유럽, 미국 당국자들과의 인터뷰, 이스라엘 정부 문서 검토 등을 토대로 이스라엘의 정보 실패를 분석했다. 그리고 며칠, 몇주가 아닌 몇 년간 오류가 지속되면서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가능했다고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안 관료들은 수개월간 의회와 정부에 적들의 위협을 경고하고자 했다. 이스라엘 고위 장성 2명은 7월 24일 의회(크네세트)를 방문했다. 의원들에게 국내의 정치적 혼란이 적들을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는 긴급 경고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장성들은 이란, 시리아, 하마스, 헤즈볼라, 이슬라믹 지하드 등 이스라엘이 ‘저항의 축’이라 부르는 세력의 지도자들이 지금을 이스라엘이 약해진 순간으로 여기고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로 본다는 정보기관의 평가를 전하고자 했다. 그러나 브리핑에 참석한 의원은 단 2명이었다. 당시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정부가 추진한 사법 정비에 쏠려 있었다. 이와 별도로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도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같은 경고를 전하려 했지만, 총리는 만남을 거부했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이스라엘 정치, 보안 관료들의 ‘오만함’은 자신들의 군사적, 기술적 우위가 하마스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2021년 5월 이후 군 정보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 공식 평가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파괴적인 대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자지구 공격에는 관심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하마스가 경쟁자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통제하는 서안 지구에서 이스라엘인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란과 이란의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가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될 거라 보고 관심과 자원을 이에 집중했다. 2005년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하고 하마스를 진압하는 것은 인명 피해가 크고 국가 이미지에도 지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광범위한 첩보원, 정교한 감시 기구, 국경 요새화 등을 통해 하마스를 억제할 수 있다고 봤다. 로켓과 미사일을 요격하는 아이언돔 방공 시스템에도 의존했다. 하마스가 헤즈볼라나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 조직이 아닌 지역적 위협이라는 이스라엘의 견해는 미국과도 공유됐다. 미국 정보기관 역시 하마스에 대한 정보 수집에 자원을 거의 투입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 일각에서는 더 긴급한 우선순위라고 보는 테러단체에 하마스 대원들을 정보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봉쇄한 장벽을 과신한 점도 실책이었다. 2021년 세워진 길이 64㎞의 이 콘크리트 장벽과 원격 감시 시스템이 결합하면 이스라엘 침투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이스라엘은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감시 기지에 경험 있는 군인을 많이 배치할 필요성도 적다고 봤다. 그러나 이번 기습 공격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감시망은 손상하고 장벽은 훼손하지 않는 원격 발사 시스템을 썼다. 감시를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로 작전을 논의하지는 않았다. 전투가 중단된 뒤 이스라엘 군인들은 일부 하마스 대원들의 시체에서 휴대용 무전기를 발견했다. 이스라엘이 1년 전 감시할 필요가 없다고 봤던 것과 같은 무전기였다.
  • 2·3위 후보 연대에 야권 분열… 아르헨 대선 정국 ‘요동’

    2·3위 후보 연대에 야권 분열… 아르헨 대선 정국 ‘요동’

    다음달 19일로 예정된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29일(현지시간)로 3주 남은 가운데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결선에선 좌파 성향 집권당의 세르히오 마사(51) 후보와 극우 성향 자유전진당의 하비에르 밀레이(53) 후보가 다툰다. 이런 가운데 본선 3위로 결선투표 진출에 실패한 제1 야권연합의 파트리시아 불리치(67) 후보가 지난 25일 “총체적으로 긴급한 현 상황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다”며 밀레이 후보를 지지해 선거판 뒤흔들기에 나섰다. 둘은 원래 표심을 겨냥하며 상대방을 깎아내린 ‘견원지간’이었다. 1차 투표 때 밀레이 후보는 불리치 후보를 ‘몬토네라(1970년대 페론당 내 급진청년단) 살인자’, ‘유치원에 폭발물을 설치한 살인자’라며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불리치 후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밀레이 후보를 고소하기도 했다. 새로운 우파 연합 선언은 두 진영 내부의 극렬한 반대를 빚고 있다. 불리치 후보를 내세웠던 제1야권 ‘변화를 위해 함께’(JXC)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이 창당한 공화제안당(PRO), 급진시민연합당(UCR), 시민연대(CCARI)를 주축으로 한 중도우파 연합이다. 2015년 마크리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JXC는 의견 대립으로 사실상 붕괴했다. UCR의 지도층은 “아무런 논의도 없이 마크리와 불리치가 밀레이 지지를 선언했다”면서 “이는 야당 연합에서 탈퇴한다는 뜻”이라고 쏴붙였다. PRO 소속 대선 후보였던 오라시오 라레타(58)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도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밀레이와 어떻게 같은 노선을 탈 수 있으며, 공격적인 언행으로 대화 자체를 나눌 수 없는 그를 어떻게 지지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마리아 스토라니 UCR 부총재는 “군사정권의 만행을 부정하고 장기 매매를 주장하는 밀레이 후보의 생각은 우리와 전혀 다르다. 절대 지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CCARI의 엘리사 카리오 전 의원도 “불리치는 역사적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자유전진당도 하원의원 3명이 “새로운 정치를 위해 뭉쳤는데 어떻게 비난하던 세력과 손을 잡겠는가”라며 탈당을 선언해 내홍 중이다. 젊은 지지자들은 밀레이 후보가 하루아침에 불리치 후보를 ‘역사상 가장 훌륭한 치안 장관이었다’고 치켜세운 점을 꼬집기도 한다. 반대로 PRO 하원의원 30여명은 경제난에 대한 현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며 불리치의 뜻에 따라 밀레이 후보를 지지하는 등 일부에선 ‘밀레이·불리치 연대’에 힘을 실었다. 1차 투표에서 2위를 한 밀레이(득표율 29.98%) 후보와 3위 불리치(23.83%) 후보의 단순 합계 득표율은 53%로 마사(36.6%) 후보를 앞선다. 밀레이 후보 측은 마크리·불리치의 지지로 15%의 득표율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결선 승리를 노리고 있다. 선거 총책임자로 마크리 전 대통령이 전면에 나설 것이란 점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념적 차이에다 내부 갈등까지 부른 이번 연대가 밀레이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혁신위 ‘脫영남’ 띄우자… 與 수도권 원외 ‘쓴소리’

    혁신위 ‘脫영남’ 띄우자… 與 수도권 원외 ‘쓴소리’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선(先)통합 후(後)혁신, 탈(脫)영남’ 노선에 국민의힘이 뒤숭숭하다. ‘탈영남’도 필요하지만 고질적 병폐인 대통령실과의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 위원장이 띄운 ‘영남 중진 수도권 차출론’을 놓고도 수도권 원외위원장과 영남 현역 의원들이 반발했다. 인 위원장 등 혁신위가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위원장한테 듣는다’ 간담회에선 당정 관계를 바로잡는 게 우선이라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김용남 전 경기 수원병 당협위원장은 “왜곡된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떠나 버린 민심을 되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고 이날 간담회를 주선한 하태경 의원도 “수직적 당정 관계는 굉장히 아픈 부분이고 지적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혁신위에서 언급이 없는데 앞으로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상찬 서울 강서갑 당협위원장은 “영남에서 끌려와서 할 수 없이 나오면 표를 주느냐. 수도권 유권자들은 바보가 아니다”라며 ‘영남 차출론’을 비판했다.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영남권 의원들은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는 인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김용판(대구 달서병) 의원은 “본인은 농담이라고 했지만 대구경북(TK) 시도민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면서 “TK는 대한민국 자유 우파를 지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뒷전을 얘기하는 건 마치 잡아 놓은 고기 취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이 수도권 차출 대상으로 언급한 김기현 대표는 의총 직후 “아직 제안이 온 바 없기 때문에 오면 그때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광주를 찾은 인 위원장은 5·18 추모탑과 행방불명자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방명록에는 ‘광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완성해 가고 있읍(습)니다’라고 썼다. 인 위원장은 수직적 당정 관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대통령은 나라를 이끄는 사람인데 거기 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당대표도 당을 끄는 분이다. 월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남 중진 차출론에 대해선 “영남의 경쟁력 있는 의원들이 서울에 와서 도왔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며 “이름을 거명한 것도 없고 더 큰 의미도, 더 작은 의미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 들끓는 與 “당정관계 왜 말 못해·영남 차출? 수도권유권자 바보아냐”

    들끓는 與 “당정관계 왜 말 못해·영남 차출? 수도권유권자 바보아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선(先)통합 후(後)혁신, 탈(脫)영남’ 노선에 국민의힘이 뒤숭숭하다. ‘탈영남’도 필요하지만 고질적 병폐인 대통령실과의 ‘수직적 당정관계’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이 수도권 여론에 민감한 원외위원장들에게서 쏟아졌다. 인 위원장이 띄운 ‘영남 중진 수도권 차출론’을 놓고는 수도권 원외위원장과 영남 현역의원들이 반발했다.인 위원장 등 혁신위가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 민심, 국민의힘 원외 위원장한테 듣는다’ 간담회에선 당정관계를 바로잡는 게 우선이라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김용남 전 경기 수원병 당협위원장(19대 의원)은 “왜곡된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에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떠나버린 민심을 되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고 이날 간담회를 주선한 하태경 의원도 “수직적 당정 관계는 굉장히 아픈 부분이고 지적되어야 하는 부분”이라며 “혁신위에서 언급이 없는데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상찬 서울 강서갑 당협위원장은 “영남에서 끌려와서 할 수 없이 나오면 표를 주냐. 수도권 유권자들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인 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김용판(대구 달서병)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본인은 농담이라고 했지만 대구·경북(TK) 시도민에게는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면서 “TK는 대한민국 자유 우파를 지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도 압도적이다. 뒷전을 얘기하는 건 마치 잡아놓은 고기 취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영남권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위가 징계 일괄 해제, 영남 차출 등 마구잡이로 안을 던지니까 더 혼란이 오고 있다”고 했다. 인 위원장이 수도권 차출 대상으로 언급한 김기현 대표는 의총 이후 “아직 제안이 온 바 없기 때문에 오면 그때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광주를 찾은 인 위원장은 5·18 추모탑과 행방불명자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방명록에는 ‘광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완성해가고 있읍(습)니다’라고 썼다. 인 위원장은 수직적 당정관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대통령은 나라를 이끄는 사람인데 거기 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당 대표도 당을 끄는 분이다. 월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남 중진 차출론에 대해선 “영남의 경쟁력 있는 의원들이 서울에 와서 도왔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며 “이름을 거명한 것도 없고, 더 큰 의미도, 더 작은 의미도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민생 간담회를 위해 경기 김포를 찾은 김 대표는 “서울과 경계하고 있는 상당수 도시는 출퇴근을 서울로 가는 등 서울 생활권”이라며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는 것을 당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BTS? 성병 이름 같아” 아르헨 극우 부통령 후보 3년 전 트윗 논란

    “BTS? 성병 이름 같아” 아르헨 극우 부통령 후보 3년 전 트윗 논란

    남미 아르헨티나 대선에 출마한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53)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가 3년 전에 방탄소년단(BTS)에 대해 혐오 언급을 한 것으로 확인돼 입길에 오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팬클럽 ‘BTS 엔 아르헨티나’에 따르면 다음달 19일 결선 투표를 앞둔 자유전진당 빅토리아 비야루엘(48) 부통령 후보가 2020년 BTS를 향해 조롱하듯 불쾌감을 드러내는 트윗을 날렸다. 그는 BTS에 대해 언급한 한 이용자의 트윗에 답글 형식으로 “BTS는 성병 이름 같다”는 글을 게시했다. 비야루엘 후보는 또 “저는 분홍색 머리를 한 한국인을 싫어해요”라는 트윗도 쓴 것으로 나타났다. BTS 팬들은 리더인 RM(본명 김남준)에 대한 언급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에도 BTS 팬들의 지적과 항의는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비야루엘 후보가 지난 22일 대선 본선 투표에서 밀레이 후보와 함께 2위로 결선에 오르게 되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비야루엘 후보는 이번에도 “1000년 지난 재밌는 트윗 채팅 알람이 이렇게 쏟아지게 돼 미안하다”며 장난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BTS 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팬클럽은 성명을 내고 “BTS가 전하는 메시지는 언제나 자신과 다른 모든 이에 대한 존중이었다”며 “비야루엘 후보의 BTS를 향한 혐오적인 제노포비아(외국인 또는 타 민족 집단을 배척하거나 증오하는 것) 언급을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BTS 팬클럽은 “그의 최근 발언들로 미뤄 적절한 사과는 기대하지 않는다”며 “유사한 트윗이 발견되면 도발 조장에 넘어가지 말고 아미(BTS 팬클럽)에게 신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변호사 출신의 비야루엘 후보는 ‘더러운 전쟁’(1976∼1983년)이라고 불리는 군사독재 정권에 참여한 군인 집안 출신으로, 군사정부 재평가를 앞장서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현직 하원의원이기도 한 그는 공무를 위해 제공되는 항공권으로 파티에 참석했다는 의혹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 “BTS, 성병 이름 같아” “분홍머리 한국인 싫어” 아르헨 부통령 후보 논란

    “BTS, 성병 이름 같아” “분홍머리 한국인 싫어” 아르헨 부통령 후보 논란

    아르헨 극우 부통령 후보 빅토리아 비야루엘“BTS 성병 이름 같다” 2020년 ‘혐오 트윗’ 재조명현지 팬덤 “강력 규탄, 사과 기대도 안 해” 남미 아르헨티나 대선에 출마한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53) 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가 과거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혐오 언급을 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2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BTS 팬클럽(BTS 엔 아르헨티나)에 따르면 다음 달 19일 결선 투표를 앞둔 자유전진당 빅토리아 비야루엘(48) 부통령 후보는 2020년 BTS를 조롱하는 트윗을 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BTS에 대해 언급한 한 이용자의 트윗에 답글 형식으로 “BTS는 성병 이름 같다”는 글을 게시했다. 비야루엘 후보는 또 “저는 분홍색 머리를 한 한국인을 싫어해요”라는 트윗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BTS 팬들은 이를 BTS 리더인 RM(본명 김남준)에 대한 언급이라고 보고 있다. 당시에도 일부 BTS 팬들의 지적과 항의는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3년 전 문제의 이 트윗은 비야루엘 후보가 지난 22일 대선 본선 투표에서 밀레이 후보와 함께 2위로 결선에 오르게 되자 다시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비야루엘 후보는 그러나 이번에도 “1000년 지난 재밌는 트윗 채팅 알람이 이렇게 쏟아지게 돼 미안하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BTS 팬들은 이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지 팬클럽은 성명을 내고 “BTS가 전하는 메시지는 언제나 자신과 다른 모든 이에 대한 존중이었다”며 “비야루엘 후보의 BTS를 향한 혐오적인 제노포비아(외국인 또는 타 민족 집단을 배척하거나 증오하는 것) 언급을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또 “그분(비야루엘)의 최근 발언들로 미뤄 그의 적절한 사과는 기대하지 않는다”며 “유사한 트윗이 발견되면 도발 조장에 넘어가지 말고 아미(BTS 팬클럽)에게 신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변호사 출신의 비야루엘 후보는 ‘더러운 전쟁’(1976∼1983년)이라고 불리는 군사독재 정권에 참여한 군인 집안 출신으로, ‘군사 정부 재평가’ 필요성을 앞장서 주장하고 있다. 현직 하원 의원이기도 한 그는 공무를 위해 제공되는 항공권으로 파티에 참석했다는 의혹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 스페인 사회당·좌파연합, 주 40시간→ 37.5시간 근무 추진

    스페인 사회노동당(PSOE)과 좌파연합 수마르가 연립 정부 구성을 위한 합의 조건 중 하나로 주 37.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대행과 욜란다 디아즈 노동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사회노동당과 수마르당 간의 연정 합의안을 발표하면서 주당 근무시간을 현재 40시간에서 37.5시간으로 단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정당은 이날 금융·에너지 기업에 대한 횡재세를 확대하는 등 부자 증세 정책에도 합의했다. 이들은 모든 기업의 회계 이익에 실효세율 15%의 세금을 부과해 연간 105억 9000만 달러(약 14조 2800억원)의 추가 세수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년 동안 주 40시간 근무를 실시한 스페인은 내년 38.5시간, 2025년 37.5시간 근무로 단축해 주당 35시간 근무하는 프랑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간다는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좌파 연합의 합의는 스페인의 실업률이 2분기 11.6%로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나왔다. 스페인의 최저임금은 2018년 산체스 총리가 취임한 뒤 약 47% 상승했다. 이날 합의안은 연립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실현되기 어렵다. 좌파연합은 지난 8월 총선에서 171석을 확보했으나 두 정당의 연합만으로는 정부 구성에 필요한 최소 의석수에 못 미쳐 카탈루냐 분리주의 정당 최소 두 곳의 지지가 필요하다. 카탈루냐 분리정당인 에스쿠라 리퍼블릭아나 데 카탈루냐(ERC)와 준츠(Junts)는 2017년 실패한 독립 투표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은 약 1400여명의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카탈루냐 분리주의 정당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하면 보수 우파 연합에 정권을 넘겨줘야 할 수도 있다.
  • [세종로의 아침] 어딜 가나 강경파들은…/임병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어딜 가나 강경파들은…/임병선 국제부 선임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짧은 이스라엘 방문을 마쳤다. 하마스와의 무력충돌에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중재 노력조차 기울이지 못한 채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에 숨통만 열어 줬다. 그가 중재자로 역할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대인 정착촌 확대를 밀어붙였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점거한 유대인 진보단체들이 반대할 정도로 유대인들도 정착촌 확대 드라이브가 몰고 올 후폭풍을 경계해 왔다. 하지만 그가 재집권하는 데 큰 힘을 실어 준 시오니즘을 맹신하는 강경 우파, 내각에 들어온 장관들은 시온의 영토에 한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도 남아 있지 않도록 하겠다는 듯 정착촌 확대를 밀어붙였다. 가자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완벽하게 봉쇄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사실상 떠날 것을 강요했다. 그런 네타냐후와 강경 우파들을 바이든 대통령은 방관했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중재자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분노하되 과도하게 휩쓸리지 말라”는 주문 정도였다. 전례 없는 안보지원을 이스라엘에 약속하며 팔레스타인에는 생색내듯 인도적 지원 1억 달러를 안겨 줄 뿐이었다. 오히려 그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강경 우파와의 관계를 끊고 정착촌 확대 중단이나 자제, 인도적인 차원에서 봉쇄 정책을 풀라고 설득해 냄으로써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들을 팔레스타인 수감자들과 교환하고, 양측의 온건 지도부가 두 국가 해법을 논의하도록 테이블에 앉히는 것이 올바른 해법이었는데 난망한 일이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를 개선시키는 떠들썩한 이벤트로 대선 재도전에 도움이 되는 손쉬운 길을 선택, 하마스를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아 오늘의 참화를 낳았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하마스의 잔인한 기습공격과 인질 납치 등을 두둔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문제의 본질은 정확히 알자는 것이다.세상 어딜 가나 강경한 이들이 있고, 그들 목소리에 휩쓸리는 일이 적지 않다. 예루살렘에서도, 가자시티에서도, 이곳 한반도에서도 그렇다. 기자에게 뜨악했던 일은 하마스의 기습공격 같은 일이 우리에게 벌어지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며 남북의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을 골자로 한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움직임을 그저 멀뚱히 쳐다만 보는 일이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극단 세력들이 어떻게 이웃과 중동지역의 평화를 위험에 빠뜨리고 양측 민간인들의 안정을 해치고 훼손하는지 제대로 따져보지 않고, 이스라엘의 정보 수집 실패가 9·19 군사합의 장치 탓에 우리에게도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식으로 논리를 비약했다. 하마스 같은 극단 세력이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밀착을 핑계 삼아 기습공격에 나선 것처럼 우리 국민들의 안보 불안을 자양분 삼아 우리 안의 강경파들은 남북이 어렵게 만들어 놓은 군사적 충돌 방지 장치를 제거하려 들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들이 강경파들의 행동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대가를 어떻게 치르는지 두 눈으로 보면서 이런 엉뚱한 논리 비약을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문제를 극단적으로 바라보고 맹목적으로 행동하는 이들을 제어하는 일은 모두의 책무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력 충돌의 역사적 원인과 최근의 변화된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남북이 어렵게 마련한 충돌 방지 장치의 유효성을 조금 더 차분하고 포괄적으로 따지며, 우려하는 목소리에도 귀기울였으면 한다.
  • 희생자 대부분은 어린이·피란민… “수술 중 폭발에 천장 무너져”

    희생자 대부분은 어린이·피란민… “수술 중 폭발에 천장 무너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 열하루째인 17일(현지시간) 폭격을 당한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이 적지 않아 희생자가 10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한 의사는 “수술 중이었는데 강한 폭발이 일어나더니 수술실 천장이 무너졌다”고 참혹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인 가산 아부 시타 박사는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를 통해 “이건 학살”이라고 단언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외신들에 따르면 폭발 전 병원 건물 안팎은 환자와 의료진뿐 아니라 피란민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환자를 치료하고 난민을 수용하던 병원에 폭발이 발생한 것에 충격받았다”며 “병원과 수많은 환자, 의료 종사자, 피난처를 찾는 사람들에 대한 이 충격적인 공격을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개탄했다. 이 병원을 운영하는 성공회 예루살렘교구는 성명을 내 “국제적 비난과 응징을 받아 마땅하다”면서 “헌신적인 직원들과 연약한 환자들에 대한 극악무도한 공격에 분노하며 연대해 주기를 간청한다”고 밝혔다.이번 참사가 어느 쪽의 소행으로 밝혀지든 전쟁범죄 정황이 뚜렷해 엄청난 책임 추궁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내전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병원이 폭격당한 사례는 적지 않았지만 이번처럼 엄청난 인명이 한꺼번에 스러진 전례는 찾기 힘들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엘리스 베이커 연구원은 전쟁범죄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그는 “공신력 있는 보도를 보면 그 병원은 금방 식별할 수 있는 곳에 지어져 있었고 봉쇄 속에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던 곳이었다”며 “병원을 파괴하고 그 안에 있던 수백 명을 살해한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사실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의 소행으로 밝혀지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더욱 궁지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시오니즘을 맹신하는 강경 우파를 좇아 정착촌 확대를 밀어붙이며 하마스의 잔인한 공격을 불러들였다는 비판이 이미 제기됐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이 국제인도법을 준수하며 과도한 보복을 자제하라고 거듭 당부했는데도 참극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18일 성명에서 가자지구 남부 해안의 베두인 소도시 알마와시 근처를 ‘인도주의 구역’으로 설정해 국제사회의 인도적 구호가 제공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주의 구역 개설은 대규모 공습으로 극한 상황에 처한 가자지구 주민을 위해 라파 국경을 개방하라는 미국과 이집트 등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 나왔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물, 전기, 식량을 모두 봉쇄해 ‘생지옥’과 다름없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를 구호품이 하마스 손에 들어갈 수 있다며 반대했다.
  • 에콰도르 ‘바나나 재벌 2세’ 세계 최연소 대통령

    에콰도르 ‘바나나 재벌 2세’ 세계 최연소 대통령

    5회 대권 실패 부친 꿈 대리 실현후보 총격 사망에 방탄조끼 유세“국민은 안전한 국가와 고용 선택폭력·부패로부터 재건 즉각 착수” “오늘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 또한 아버지의 뜻을 이뤄 기쁘다.” 15일(현지시간) 치러진 중남미 에콰도르 대통령 보궐선거 결선투표에서 당선된 국민민주행동(ADN) 소속 다니엘 노보아(35) 당선인은 이렇게 외쳤다. 그는 세계 최연소 대통령 타이틀을 달게 됐다. 미국 조사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밝힌 세계 최연소 지도자는 지난해 취임한 가브리엘 보리치(37) 칠레 대통령이었는데, 노보아 당선인이 기록을 깼다. 에콰도르 사상 최연소는 1979년 38세로 취임한 하이메 롤도스 아길레라 전 대통령이다. 노보아 당선인은 “국민은 새롭고 안전한 에콰도르와 일자리를 선택했다”며 “폭력, 부패, 증오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나라를 재건하기 위한 작업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본선 1차 투표 2위로 결선에 오른 노보아 당선인은 이날 개표율 90.56%를 기록한 가운데 52.29%의 득표율로 47.71%를 보인 시민혁명운동(RC)의 루이사 곤살레스(45) 후보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곤살레스 후보는 당선 시 에콰도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란 기록을 세울 뻔했다. 1987년 11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태어난 노보아 당선인은 부친의 지원으로 18세 때 첫 회사를 차리는 등 일찌감치 경영 감각을 익혔다. 미국 하버드대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에서 관련 분야 지식도 쌓았다. 바나나 재벌로 알려진 아버지 알바로 노보아(72) 전 국회의원은 과거 다섯 차례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33세이던 2021년 총선에서 정치에 입문한 노보아는 불과 2년 만에 대권까지 거머쥐는 기록을 남겨 아버지의 실패를 만회했다. 이번 대선에선 노보아 당선인이 2006년 아버지에게 대선 패배를 안긴 라파엘 코레아(60) 전 대통령의 최측근과 맞붙어 에콰도르 최연소 대통령이냐,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냐를 놓고 눈길을 끌었다. 이 때문에 당선인의 아버지 입장에선 아들을 통해 대권의 꿈을 ‘대리 실현’하는 한편 코레아 전 대통령에게 ‘대리 설욕’을 한 셈이다. 노보아 당선인의 정치적 성향은 중도 또는 중도 우파로 분류된다. 차별 철폐나 성소수자 권리 옹호 등 일부 이슈에선 자유주의적 면모도 보였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0순위’ 공약은 치안 강화다. 에콰도르에서 자주 일어나는 교도소 내 폭력 사태 해결을 위한 ‘바다 위 선상 교도소’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치안 불안 때문에 대권 출사표를 던진 ‘건설운동당’ 소속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60) 후보는 유세 중 총격으로 숨지기도 했다. 대선 후보 암살 사건 이후 노보아 당선인도 방탄조끼를 입은 채 선거운동을 펼쳤다. 이번 대선은 탄핵에 맞서 조기 퇴진 카드를 꺼낸 기예르모 라소(67) 대통령의 1년 6개월 남은 임기를 채우기 위한 성격의 선거였다. 노보아 당선인은 2025년 대선에 재출마가 가능하다.
  • 野 밀레이 후보 “정치인들 훔친 돈 국민에게”… 예비선거부터 선두 [글로벌 인사이트]

    野 밀레이 후보 “정치인들 훔친 돈 국민에게”… 예비선거부터 선두 [글로벌 인사이트]

    “18개 부처를 8개로, 통화는 달러로”소속 정당 지지율 1위로 끌어올려 “성인이 될 때까지 사는 게 항상 똑같았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을 위해서라면 뭔가 다른 걸 추구해야 해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메틀로에서 식당 배달원으로 일하는 다비드 디아스(21)는 알자지라 방송에 “인플레이션 탓에 매일 내 월급 가치가 떨어진다. 그래서 건설현장 일을 하다 다른 직업을 또 구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선에서 하비에르 밀레이(53)를 찍겠다고 강조했다. 변화를 이끌 유일한 후보가 밀레이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예비선거 전 무명 정치인이었던 밀레이는 이후 줄곧 상한가를 치고 있다. 때론 우스꽝스러운 표정만큼이나 거침없는 파격적 발언도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덩달아 그가 소속된 자유·전진연합까지 지지율 3~4위에서 1위로 뛰었다. 2위인 여권연합과 최대 12% 포인트 격차다. ●경제학 공부하려 축구 선수 그만둬 밀레이는 2021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자유당 후보로 하원의원을 꿰차며 정계에 입문했다. “나는 양을 이끌기 위해 온 게 아니라 사자를 깨우기 위해 여기에 왔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는 의회에서도 기인 행태를 보였다. 46개 위원회 중 어디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회기 출석률 52%에 불과한 의정활동으로 숱한 비난을 받았다. 정적들을 싸잡아 ‘도둑’이라고 외치는 그는 나라가 ‘세금 지옥’이라며 세금을 인상하거나 신설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밀레이는 최악의 경제난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페소 대신 달러를 통화로 채택하자고 주장한다. 인플레이션을 통해 돈벌이만 하는 중앙은행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작은 정부를 고집해 교육부, 사회개발부, 보건부 등 18개인 부처를 8개로 통폐합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기후변화는 좌파 진영에서 만든 ‘새빨간 거짓말’이라거나 1976~1983년 군사독재의 악영향을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아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본선거 때 고스란히 그 분위기가 반영된다는 예비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선두를 내달린 데 대해 현지에서는 “1998~2002년 대공황을 겪고 2020년대 극심한 경제 침체에 직면한 30세 미만 젊은 유권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선다”고 설명한다. 이탈리아 이민자인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축구 선수로 골키퍼를 맡다가 19세이던 1989년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운동을 그만두고 경제학을 공부해야겠다며 벨그라노대에 진학했다. 어린 시절 그는 부모에게 당한 폭력과 폭언에 10여년 동안 말을 섞지 못했다고 한다. 부모를 죽은 셈으로 치던 그는 2021년 선거운동을 하면서 화해했다. 미혼인 밀레이는 대통령궁 입성에 성공하면 여동생 카리나(51)가 영부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교황 겨냥 “공산주의 조장하는 인물” 지구상 약자, 가난한 사람들, 소외계층 지원 등에 담긴 가톨릭 교리 설명에서도 사회정의는 불공평하다고 본다. 지난 7월 밀레이 전기인 ‘미치광이’(El Loco)를 펴낸 후안 곤살레스는 “밀레이는 스스로 가톨릭 신자라면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을 겨눠 ‘공산주의를 조장하는 비참한 인물’로 부른다”고 귀띔했다. 교황은 “정당 경험을 거의 하지 않은 자칭 국가 구원투수를 본다니 두렵다”고 밀레이를 점잖게 타일렀다. 밀레이에겐 극우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라플라타에서 온 의대생 파울라 골다메(22)는 “그래서 우리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얘기하곤 한다”며 웃었다. 극우파라는 평가에 정작 밀레이는 “자유주의자 중 자유주의자인 나인데 좌파 진영에서 그런 말을 늘어놓는다”며 “아무튼 정치인들이 훔친 돈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맞받아쳤다.
  • 확전 변수는 이란·헤즈볼라… 서안도 ‘또 다른 전선’ 급부상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장악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할 적기를 재는 가운데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조직 헤즈볼라와 이란의 참전 여부가 확전의 결정적 변수로 지목된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현지시간) CBS 뉴스 인터뷰를 통해 “이번 충돌이 격화하고, (헤즈볼라 근거지인 이스라엘) 북쪽에 두 번째 전선이 형성될 위험이 있다”며 “물론 이란의 개입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란이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우선 이란의 ‘대리자’인 헤즈볼라를 우려한다”며 “물론 이란이 어떤 형태로든 직접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며칠 이란과 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들을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하마스를 가자지구에서 축출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이스라엘과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가자지구는 잔인하고 사악한 테러조직에 의해 통치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평화와 존엄, 안정 속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지도자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도하에서 카타르 지도자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이스라엘을 겨냥해 강경한 메시지를 쏟아 냈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이스라엘 정권이 팔레스타인인을 상대로 한 범죄를 계속한다면 이 지역 현상이 유지될 거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 강경 우파인) 시온주의자들의 공격이 멈추지 않는다면 역내 모든 당사자의 손이 방아쇠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이 보도했다. 이란뿐만 아니라 레바논, 시리아 등 주변 이슬람 국가들이 하마스를 지지하며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다스리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이스라엘 정착민과 팔레스타인 주민 간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지난 한 주 동안에만 서안 및 동예루살렘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56명이 이스라엘 측과의 충돌로 사망하고, 부상자는 1100명 넘게 발생했다고 전했다. 동포들이 가자지구에서 겪고 있는 처참한 상황에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이 연대에 나선다면 전선이 서안지구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분석가 야라 하와리는 “가자지구와 서안은 나뉘어 있지만 사회적으로는 하나”라고 강조했다.
  • “누구 마음대로 나라 대표?” 미인대회 나간 24세女에 쏟아진 비난

    “누구 마음대로 나라 대표?” 미인대회 나간 24세女에 쏟아진 비난

    파키스탄 여성이 미스 유니버스 미인대회에 참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파키스탄 내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파키스탄 여성 에리카 로빈(24)은 파키스탄을 대표해 올해 11월 엘살바도르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미인대회에 참가한다. 성 패트릭 고등학교와 공립 상경대학을 졸업한 에리카는 몰디브에서 열린 선발대회에서 최종 5인 중 미스 유니버스 파키스탄으로 선정됐다. 에리카는 BBC에 “파키스탄을 대표하게 돼 기쁘다”면서도 “(파키스탄 내에서 자신을 향한) 분노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키스탄의 보수성향 집단에서는 에리카의 출전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파키스탄 우파 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안사르 아바시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누가 파키스탄 소녀들이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파키스탄을 대표하도록 허용했나. 이것은 내각의 결정인가 아니면 장관의 결정인가”라며 “파키스탄 정부의 허가 없이 파키스탄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라고 질문했다. 파키스탄 출신 이슬람학자 타키 우스마니도 “5명의 젊은 여성이 국제 미인대회에 파키스탄을 대표한다는 소식이 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전직 언론인이자 현 임시 정보방송부 장관은 “우리 정부는 이런 활동을 위해 개인이나 기관을 임명하지 않았다”며 “개인이나 기관은 정부를 대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안와르울하크 카카르 파키스탄 총리는 미스 파키스탄 선발경위를 파악하라고 명령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파키스탄에서는 여성의 신체노출과 사회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72년 동안 미스 유니버스 대표를 지명한 적이 없다. 반면 일각에서는 에리카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모델, 작가, 언론인 등은 엑스를 통해 에리카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며 “아름답고 똑똑하다”고 그를 평가했다. 에리카에게 모델 일을 권유한 파키스탄 모델 바니자 아흐메드는 온라인상에서 자국 남성들을 중심으로 비난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남성들은 ‘미스터 파키스탄’이라는 국제 대회에는 나가면서 왜 여성의 성취에는 문제를 제기하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에리카는 미스 유니버스에 참가하는 이유에 대해 “파키스탄이 후진국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키스탄을 대표하며 어떤 법도 어기지 않았다”며 “고정관념을 잠재우기 위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 6시간 만에 152억원… 무소속 케네디 ‘돌풍’

    6시간 만에 152억원… 무소속 케네디 ‘돌풍’

    내년 미국 대선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에게 미국인들의 성원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 주자였던 그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한 직후 불과 6시간 만에 1128만 달러(약 152억원)의 후원금이 몰렸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캠프의 올해 3분기 석 달간 모금액 4550만 달러(약 609억원)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 석 달치 모금액의 약 40%를 6시간 만에 달성한 셈이다. 케네디 주니어를 지지하는 정치자금 기부단체(슈퍼 팩) ‘아메리칸 밸류 2024’ 설립자인 토니 라이언스는 “케네디 주니어가 좌와 우, 흑인과 백인, 시골과 도시, 청년과 노년을 통합하는 대중운동에 영감을 주는 게 분명하며 변화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주장했다. 케네디 주니어의 정치자금 모금 규모는 무소속 후보로서 견인력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분석했다. 민주·공화당의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양강 구도에 피로감이 커진 유권자들이 제3지대 후보인 케네디를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메리칸 밸류 2024’는 지난해 설립 후 현재까지 모두 28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유명한 민주당 기부자들뿐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 기부자들도 케네디 주니어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언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도 접촉할 계획으로 “머스크는 이 판의 큰 인물”이라면서 “(케네디 주니어 지지가) 그의 말이나 행동과 불일치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지지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치 명문 케네디가의 일원인 케네디 주니어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이다. 대표적인 진보 민주당 성향 가문의 직계이지만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등 강성 우파들이 지지하는 주장을 펴 온 까닭에 ‘이단아’로 꼽힌다. 한편 내년 미국 대선에는 인도계 미국인이 두 명이나 출마했지만 정작 인도계 유권자들은 심드렁한 반응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인도계 대선 주자로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공화당 경선에서 뛰고 있지만 대부분의 인도계 미국인은 민주당 성향이라고 전했다. 라마스와미와 헤일리 전 대사는 부모가 인도인으로 스스로를 이민자의 자녀로 소개하지만 민족 정체성을 부각하지는 않으며 인도계 유권자에게 특별히 다가가려는 모습도 없다. 실제 2020년 대선에서 인도계의 74%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고 15%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 ‘인간 방패’ 삼은 하마스, 최소 4명 살해… 가족들 “아이·노인 석방을”

    ‘인간 방패’ 삼은 하마스, 최소 4명 살해… 가족들 “아이·노인 석방을”

    인질 150여명 가자 터널 등 억류 미·러·중 등 외국인도 여럿 포함시신 영상 텔레그램에 올리기도협동농장 다섯 식구 모두 사라져3세 아이, 팔순 할머니도 끌려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인간방패’로 삼은 인질은 150여명으로 알려졌다. 인질들이 살아 있기만을 바라는 가족들의 애타는 심경을 BBC, 뉴욕타임스(NYT) 등의 외신들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인을 포함해 러시아, 중국인 등 외국인도 여럿 포함된 인질들은 가자지구 내 지하터널 등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져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 위험에도 노출된 상태다. CNN은 이날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민간인 가운데 최소 4명이 억류 중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인근 베에리 키부츠(협동농장)에서 4구의 시체를 촬영한 영상이 하마스와 연계된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에 올라왔다. 요니 아셔는 가자지구 장벽과 가까운 친척 집에 머물던 아내와 두 딸 라즈(5), 아비브(3)가 인질로 끌려간 사실을 직접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알아냈다. 지난 7일 아침 마지막 통화에서 아내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집안에 들어왔다며 겁에 질려 있었다. 아셔는 가족들이 트럭 짐칸에 실려 납치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봤다. 그는 “그들이 얼마나 붙잡혀 있게 될지, 어떤 상태인지 알지 못한다”면서 “외교관들 사이에 협상 같은 게 있을 거라고 믿고 싶은데 아무것도 알 수 없어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가자지구 근처 니르 오즈 키부츠에 살던 하다스는 다섯 식구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자신은 방공호 안전실 문을 잠그고 숨어 있다 나와 보니 두 아들과 아이들의 아빠인 전남편, 조카딸, 80세 노모의 자취가 없었다. 텔아비브 근처에 사는 하다스의 사촌 이도 단은 하마스를 향해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풀어 달라. 전쟁에도 규칙과 윤리, 금도가 있다”며 절규했다. 영국에 거주 중인 노암 사기는 가자지구 장벽으로부터 불과 400m 거리에 사는 어머니(75)의 생일을 함께 보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병사들이 집을 찾았을 때 그의 어머니는 사라지고 없었다. 사기는 “어머니가 사망자와 부상자 명단에도 없다. 엉덩이를 다쳐 피난 가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전쟁에도 규칙이 있는 법”이라고 분노했다. 그는 알레르기질환이 있는 어머니가 약 없이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며 절망스러워했다. 샤론 리프시츠의 부모도 사기의 어머니와 같은 동네에 살았는데 하마스 대원들이 집에 불을 질렀다. 부모 모두 끌려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버지는 아랍어를 할 줄 알아 은퇴한 뒤 병원에 가야 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차로 데려다주는 일을 했다. 리프시츠는 “아버지는 인류애를 믿으셨다”며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갈라서게 하는 많은 힘이 있지만 양측 모두 상대가 인간이란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여행객 샤니 룩(22)의 어머니 리카다는 가자지구 장벽 근처 사막에서 이스라엘 최대 음악 축제를 즐기던 딸이 갑자기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유린당하는 동영상을 봐야만 했다. 트럭 짐칸에 실려 의식을 잃은 채 반라 상태로 엎드려 있는 딸의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상황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심지어 딸의 몸에 침을 뱉는 대원도 있었다. 리카다는 SNS에 딸의 생사를 알려 달라고 애원했다. 아드바 아다르는 밝고 긍정적인 할머니 야파 아다르(85)를 애타게 기다린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망연자실한 80대 할머니를 골프 카트에 태우고 가자 거리를 누비는 영상이 SNS에 퍼졌다. 아다르는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연립정부의 원동력인 유대민족주의와 극렬 우파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며 “평생 키부츠를 맨손으로 일군 할머니가 강경 정책에 희생됐다”고 치를 떨었다.
  • [하마스가 끌고 간 사람들 2] “인류애 강조한 아버지가, 그들도 사람이란 것 믿어”

    [하마스가 끌고 간 사람들 2] “인류애 강조한 아버지가, 그들도 사람이란 것 믿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군의 보복 공습을 사흘째 받자 견디다 못해 민간인 주택을 파괴할 때마다 민간인 포로를 한 명씩 처형할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위협했다. 사랑하는 이들이 하마스 무장대원들에 의해 가자지구로 끌려간 가족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영국 BBC가 국내 언론에도 간간이 소개됐던 이들의 애타는 심경을 들어봤다.샤론 리프시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샤론 리프시츠도 런던에 살고 있는데 아다 사기와 같은 동네에 사는 양친 모두 끌려갔다고 말했다. “그들은 사람들을 겁주려고 집에 불까지 질렀다. 사람들은 대피소 밀실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윽고 모든 것을 태워 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아다처럼 리프시츠의 아버지도 아랍어를 할 줄 안다. 은퇴한 뒤 병원에 가야 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차로 데려다주는 일을 했다. “아버지는 인류애를 믿으셨고 모두와 함께 일하고 싶어하셨다.” 그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갈라서게 하는 “많은 힘들이” 있지만 양측 모두 상대가 인간이란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이니까 가자지구를 완전 봉쇄해 식량도 약품도 전기도 수도도 못 들어가게 하겠다고 공언했는데 리프시츠의 말에 귀기울였으면 한다. “나는 평화를 믿는다. 부모가 안전하게 돌아오길 희망한다.”딸이 의식잃은 채 무장대원 트럭에, 그걸 지켜본 어머니 독일 여행객 샤니 룩(22)은 장벽 근처 음악축제를 한껏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무장대원들에게 붙잡혔다. 어머니 리카다는 딸이 트럭 짐칸에 의식을 잃은 채 반라 상태로 엎드려 있는 동영상을 두 눈으로 지켜보는 끔찍한 일을 겪었다. 어머니는 SNS에 글을 올려 딸의 납치 사실을 알리며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함께 가자 지구를 돌아다니는 차 안에 의식을 잃은 채의 우리 딸을 분명히 알아볼 수 있는 동영상을 받아 봤다. 여러분에게 어떤 도움이나 소식이라도 보내달라고 요청드린다. 감사하다”고 했다. 놀라운 자제력이다. 어머니가 딸을 알아본 것은 다리에 새긴 아주 색다른 문신 때문이었다. 룩만 아니라 다른 음악축제 참석자들도 납치된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 태생의 이스라엘인 노아 아가마니도 포함돼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베이징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25세 여성이 무장대원의 오토바이 뒤에 강제로 태워져 “죽이지 말라!”고 외치며 끌려가는 동영상도 SNS에 나돌았다.골프 카트에 앉아 가자자구를 “할머니가 저기 나온다” 아드바 아다르에게 야파 아다르(85)는 매우 재미있는 할머니였다. “대단한 할머니다. 아주 긍정적인 분이며 아주 재미있는 여인이다.” 페이스북에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할머니를 골프 카트에 태우고 가자지구 거리들을 누비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아드바는 “우리 할머니가 저기 나온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네타냐후 연립정부를 출범시킨 원동력이 된 시온주의와 이를 극렬히 신봉하는 이들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며 평생 키부츠를 건설하기 위해 땀을 흘린 할머니가 그들의 강경 우파 정책 때문에 희생양이 됐다고 분개했다. 아드바는 스카이 뉴스 인터뷰를 통해 약도 없이 끌려간 할머니의 안위가 걱정된다면서 얼마나 견딜지 알 수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털어놓았다. 태국 노동자도 끌려갔는데 관심도,사진 한 장 없다 가자 장벽 근처에서 일하던 태국 노동자들도 여럿이 끌려갔다. 태국 외무부는 11명의 자국민이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끌려갔다고 밝혔다. 와니다 마사 는 2년 가까이 아보카도 농장에서 일했던 남편 아누차 앙카에우가 인질 중의 한 명이라고 BBC 타이에 털어놓았다. 동영상을 보고 틀림없이 남편이 피랍됐다고 확신했다. “방콕 시간으로 오전 2시부터 남편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 직전에 딸이 잠자리에 들었다고 말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실종된 태국인 가운데 7명의 이름은 외무부에 의해 퐁사톤, 콤크릿 촘부아,키아티삭 파티, 마니 지라차트, 누타포른 오른카에우, 분톰 판콩(이상 남성), 사시완 판콩(여성)으로 확인됐다.
  • “울 수도 없었다”…3시간 동안 ‘죽은 척’해서 살아남은 이스라엘 여성

    “울 수도 없었다”…3시간 동안 ‘죽은 척’해서 살아남은 이스라엘 여성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적인 이스라엘 공습으로 양측에서 1100여 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한 가운데, 하마스의 무차별 공습에서 ‘죽은 척’으로 살아남은 여성이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BBC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이스라엘 여성인 길리 요스코비치는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에서 열린 음악 축제 행사를 즐기던 수백 명의 젊은이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을 향해 닥치는대로 총을 쏘며 배회하는 동안, 들판의 나무 밑에 누워 죽은 척을 해야했다. 그녀는 BBC에 “그들은 차량을 타고 와 총격을 시작했고, 나는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차를 타고 달려 도망치다가 나무가 많은 곳으로 피했고, 이후 차에서 내려 들판 한가운데에 있던 바닥에 누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이어 “쫓아온 무장대원들이 나무에 숨은 사람을 찾아가 총을 쏘고 있었다. 모든 곳에서, 사방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봤다”면서 “나는 울지도 않고 매우 조용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숨만 쉬고, 눈을 감고 있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들(무장대원)들은 무려 3시간을 그곳에서 머물며 사람들을 죽였다”면서 “나는 헬리콥터 소리를 들었고, 군대가 헬리콥터에서 내려와 우리를 구할 것이라고 믿었었다. 하지만 3시간 동안 아무도 없었고, 오로지 테러리스트들과 나 뿐이었다”고 말했다.이 여성은 당시 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가던 다른 시민들의 도움으로 3시간 여 만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다른 사람과 함께 ‘지옥’을 빠져나올 때까지도 당국 경찰이나 군인 등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마스의 극단적인 공격 선택, 배경은? 하마스는 이번 대규모 기습 공격에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습과 납치를 감행했다. 미국 정보기관 CIA와 이스라엘 정보기관 등이 이들의 대규모 공격을 미처 예견하지 못한 탓에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갔다. 하마스의 이번 대규모 공격은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입법 권력을 무력화시킨 뒤 사법부마저 장악하려는 시도가 있던 가운데 발생했다.지난해 시오니즘(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민족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 민족주의 운동)을 지향하는 극우파와 손잡고 재집권에 성공한 네타냐후 정부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이스라엘 영토에 강제 합병시키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의 극우 정책 기조가 통제 불가능해 보이자 팔레스타인의 불안은 더욱 가중됐다. 이번 공습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미국의 중동 화해 전략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대가로 미국과 방위 조약을 협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 지원을 중단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대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은 이날 하마스의 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사우디는 중립 입장을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48년 건국 이래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 허용 전까지 관계 정상화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에 있는 국가들의 적대적 관계를 해소해 중동에 대한 간섭을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지난 3월 이란은 적대관계인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고 이스라엘과 사우디도 미국 중재로 관계 정상화를 논의 중이었지만 당장 영향을 받게 됐다. 사우디의 요구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인정하는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지만, 이번 공습으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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