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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 명화에 숨은 오른쪽과 왼쪽의 수수께끼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그려보라면, 상당수 그림에서 예수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린 채 몸을 늘어뜨리고 있을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른쪽이 옳은 것이고 선(善)이라 여기고 왼쪽은 불길하고 악(惡)한 것으로 인식했다. 어린 아이들이 왼손을 사용하려고 하면 어떡해서든 오른손잡이로 바꾸려고 하는 행동은 그 연장선일 것이다. 세상은 오랜 ‘우향우’의 시대를 살다가 ‘대칭’의 시대를 거쳐 ‘좌향좌’로 선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파와 좌파가 혼재하는 현대 정치나, 인류의 진화와 발전을 이루려면 양손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는 이런 분위기는 어떤 과정을 지나왔을까. 예술비평가이자 예술사학자인 제임스 홀은 ‘왼쪽-오른쪽의 서양미술사’(뿌리와이파리 펴냄)에서 고대부터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 현대에 이르기까지 왼쪽과 오른쪽의 상징이 어떻게 변해 왔고 사회·문화에 스며들었는지, 미술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세밀하게 풀어낸다. 고대부터 인간의 왼쪽은 약하고 악마·죽음 등 나쁜 것이 나온다고 믿었다. 심장이 왼쪽에 있는 것은 이런 부정적인 것들을 보완하려는 방편이라고 해석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왼쪽과 오른쪽이 갖는 상징성이 작품 곳곳에 스며든다. 파르미자니노의 ‘책을 든 남자의 초상’에는 밝은 빛이 비추는 오른쪽 얼굴과 그늘에 가려진 극도로 어두운 왼쪽을 대비하면서 야비하고 신뢰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거나, 시 ‘왜가리의 서약’에서 오른쪽 눈의 안대를 풀면서 영적인 부활을 암시하는 식이다. 이런 전통적인 관습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의 의미를 부여하던 미켈란젤로는 소묘 ‘세 개의 십자가’와 대리석 ‘피에타’에서 예수의 얼굴을 선한 오른쪽이 아닌 왼쪽으로 돌리는 도발을 저지르며 의식 변화의 조짐을 알린다. 르네상스시대의 문화 엘리트들이 ‘오른쪽 우위’에 도전하면서 왼쪽-오른쪽 상징은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된다. 왼손잡이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오른손잡이로 전향한 미켈란젤로가 전통 사회에 대한 반발심을 작품에 녹여냈을 수도 있다. 저자는 뒤러, 렘브란트, 성 테레사, 피카소를 거쳐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와 월트 디즈니까지 수많은 작품을 두루 살핀다. 왼쪽과 오른쪽에 담긴 코드만으로 서양문화와 서양미술을 관통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3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소 굶겨 죽이는 농가] 1998년 한우파동 재연 막으려면…

    [소 굶겨 죽이는 농가] 1998년 한우파동 재연 막으려면…

    정부의 소값 안정 대책에도 불구하고 소값 폭락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사육 마릿수가 305만 마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폭등한 사료값 때문에 추가 비용을 줄이기 위한 농민들의 송아지 투매가 소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정부는 소비 촉진과 사육 마릿수 조절에 나섰지만 앞으로도 1~2년간 사육 마릿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유통구조의 거품을 걷어내 소고기값을 낮춰 소비를 더욱 늘리는 것이 대안이다. 4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산지에서 소 한 마리(수소, 600㎏ 기준)는 47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2009년 610만원에 비해 22.3% 떨어진 가격이다. 소는 임신과 사육 기간 등이 있어 값이 오르면 사육 마릿수가 1~2년 뒤에 늘어나는 순환 주기가 발생해 상황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2009년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산 소고기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소값이 올랐고 사육 마릿수가 늘어났다. 10마리 미만을 키우는 고령 농가가 많아 시장 예측에 실패한 측면도 있다. 결국 지난해 11월 송아지생산안정제가 2008년 이후 3년 만에 발동됐다. 생산안정제는 송아지 한 마리가 정부가 정한 기준가격(165만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가입한 농민을 대상으로 차액을 지급하는 제도로, 1998년 외환 위기 때 도입됐다. 올해 사료값은 1년 동안 17% 뛰었다. 사료비는 전체 생산비의 40%가량을 차지한다. 농민들은 사료를 먹이면 먹일수록 손해를 보게 되자 송아지를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생산안정제를 손보기로 했다. 현재는 사육 마릿수에 관계없이 송아지값이 하락하면 차액을 지급하지만 앞으로는 적정 가임 암소 수를 90만~100만 마리로 설정하고 사육 마릿수가 110만 마리를 넘어설 경우 보전금 지급을 중단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사육 마릿수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도축량이 늘고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으로 수입량도 늘어나면서 낮은 소값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소비자가격은 별반 움직임이 없다. 유통과정에 거품이 있다는 이야기다. 한우는 다른 축산물에 비해 값이 비싸 소비량을 급격히 늘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 고품질 소를 생산하는 축산농가는 등급이 높을수록 많은 소득이 발생하고 있다. 소 등급이 1++등급일 경우 한 마리당 139만 5000원의 이득이 발생하는 반면 1등급은 소득이 13만원에 그치고 2등급은 오히려 100만원에 가까운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유통구조의 투명화와 한우 고급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농식품부는 축사시설 현대화를 위해 올해 203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지난해보다 76.8% 늘어난 규모다. 이와 함께 소고기 이력 추적제 확대, 브랜드경영체 종합 지원 등 소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노경상 축산경제연구원장은 “쌀과 김치와 한우는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농촌 경제의 근본”이라면서 “단기적으로 군과 학교급식 등을 통해 소비를 촉진하는 방안과 함께 중장기적인 수급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안정제와 암소도태제도는 소의 생식과 비육 정도에 따라 최소한 1~2년이 지난 뒤 효과가 나오는 정책”이라면서 “시장 상황이 왜곡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경하·홍희경기자 lark3@seoul.co.kr
  • [지구촌 권력교체 격동] 유럽

    [지구촌 권력교체 격동] 유럽

    유럽 각국 정부들이 올해에는 ‘집권당 패배 도미노’라는 악몽을 피해갈 수 있을까. 지난해 유럽에선 8개국이나 정권교체가 일어났다. 핵심 쟁점이 경기침체와 실업 등 민생문제였다는 점에서 2012년 선거전망도 집권세력에겐 대단히 암울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프랑스 세계가 주목하는 선거는 단연 4월 22일 실시되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라고 할 수 있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5월 6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대선 직후인 6월 10일 총선이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기 대통령은 집권 다수당과 함께 강력한 권력을 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사회당 소속 프랑수아 올랑드,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 등이 대선 경쟁에 뛰어든 주요 후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 극복 노력을 주도하고 리비아 내전에 앞장서 개입하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바탕으로 재선을 노리지만 상황이 썩 녹록지는 않다. 지난달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올랑드 후보가 지지율 30% 안팎을 기록한 반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26~29%에 머물러 있다. 극우파인 르펜 후보가 16.5~19.5%를 기록하는 것도 사르코지 대통령 입장에선 지지층 분산 효과가 생길 수밖에 없다. 지난해 각종 선거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의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이 거둔 성적표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지난 3월 지방선거에선 사회당 등이 압승을 거뒀다. 이어 9월 25일 상원 절반인 170석을 대상으로 한 선거에서 집권 대중운동연합은 72석에 그친 반면 사회당 등 좌파연합이 85석을 차지하면서 제5공화국 수립 이래 처음으로 모두 합해 절대다수인 177석을 차지했다. ●핀란드 첫 선거는 오는 22일 핀란드에서 열린다. 핀란드는 의원내각제이긴 하지만 대통령에게도 일정한 권한이 있다. 임기 6년인 핀란드 대통령은 3선을 금지하기 때문에 현재 연임중인 사회민주당 소속 타르야 할로넨 자리를 두고 자유주의적 보수정당이자 집권당인 국민연합당 후보 사울리 니니스토, 중도좌파 사민당 후보 파보 리포넨, 포퓰리즘 성향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진짜 핀란드인’ 당대표 티모 소이니 등 후보 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니니스토 후보가 4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는 반면 나머지 후보 중에는 지지율 10%를 넘긴 후보가 한 명도 없다. 이밖에 3월 10일 슬로바키아 총선, 6월 30일 아이슬란드 대선, 10월 8일 슬로베니아 대선, 11월 30일 루마니아 총선 등이 예정돼 있다. 그리스에선 당초 2월 19일 총선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물러나고 거국내각이 구성되면서 향후 총선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사회갈등 현황과 해법] 서울대 교수 5人에게 길을 묻다

    ‘정책’ ‘계층’ ‘지역’ ‘세대’ ‘이념’ 등 한국사회를 갈라 놓은 다섯 가지 갈등 요인의 해법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손댈 수도 없을 만큼 얽힌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정책 결정권자는 어떤 시각으로 갈등에 접근하고, 국민들은 어떻게 이에 참여해야 할까. 서울대 교수 5인에게 갈등 해소 방법을 물었다. 교수들은 “갈등이 서로 연관돼 있으며, 결국 빈부격차 해소와 복지가 처음이자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입을 모았다. ■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 갈등의 핵심은 경제적 갈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과 지방의 갈등, 세대 갈등 등은 결국 경제적인 문제로 귀결된다.”면서 “정부가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갈등을 푸는 열쇠”라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이제까지는 보이지 않는 손이 사회적 부의 분배를 적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실제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부의 재분배가 이뤄진 측면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에는 이런 법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경제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갈등에 대해서도 “서울과 지방 간의 격차가 핵심”이라며 “서울에 편중된 경제력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지방의 소외감, 박탈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정치적인 논의보다 우리 삶과 직결된 논의가 사회적으로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어떤 정치체제냐가 주요한 선거 이슈였다면 최근에는 실질적으로 우리가 어떤 것을 누리고 어떤 것이 필요하냐가 중요해졌다.”면서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에도 복지강화라는 우리 사회의 방향성에 대해 어느 정도 토론이 이뤄졌고, 또 선거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회적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만큼 정치권 등도 이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사회적 갈등을 덮어 두려고 하지 말고 계속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토론과 논쟁을 두려워하는 문화가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면서 “모든 갈등을 공론의 장에 내놓고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역 갈등에 대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라며 “젊은 층일수록 출신 지역에 기반한 정체성보다 개인의 이익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사람들의 지역 간 이동이 빈번해지면서 지역 정체성이 희석되는 데다 계층, 세대 갈등이라는 새로운 갈등 요소가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선거철만 되면 여전히 지역 표밭만 믿고 유권자 계층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에 소홀하다.”면서 “지역 갈등이 정치에 미치는 악영향은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도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이용하는 선거전략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지역 갈등 해소를 내걸고 지역별로 분배정책을 내세우는 정당이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교수는 그러면서 “지역별 나눠 먹기식 정책은 지역갈등 해소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 교수는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돼 호남 지역의 인물을 발탁하고, 호남 지역에 분배를 확대하는 등의 정책을 내세우면 영남 지역의 반대를 불러일으켜 오히려 지역갈등을 더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교수는 지역 갈등이 약화되는 사회적 변화에 정치권이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가 확대되면서 기존의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당 중심 정치보다 인물 중심 정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안철수 열풍’에서 보듯 우리 사회는 이제 새롭고 참신한 인물을 원한다.”면서 “지역적 정체성에서 벗어난 젊은 세대들이 공감하고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인물을 발탁하고 키운다면 자연스럽게 지역감정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장덕진(45)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대 갈등의 해법으로 ‘복지’를 꼽았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이 나눠가질 수 있는 자원이 한정돼 있다는 데에서 기인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성장 위주 정책은 ‘분배 없는 성장’으로 이어졌고, 결국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줄여 가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기성세대들이 가진 사회적 자원을 나눠 가지려는 젊은 세대의 분노가 커졌고, 기성세대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착취하는 형태의 갈등을 발생시켰다.”고 분석했다. 지난 한해 이러한 갈등의 양상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던 것이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에서 나타났던 청년층의 투표 참여라고 장 교수는 지적했다. 장 교수는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세대 차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장 교수는 “젊은 세대는 그들이 처한 취업난과 ‘살인등록금’ 등의 문제를 개인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스스로 세력화해 돌파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의 투표율이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복지 확대를 통해 청년들의 일자리나 주거, 등록금 등의 문제를 해결할 때 세대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복지 지출을 늘리는 것은 젊은 세대에게 분배를 통해 기회를 더 준다는 것인데, 그동안 복지에 소홀히 한 것이 젊은 세대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 주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10년 후 뭘 먹고 살까’를 고민하며 성장에만 매몰되면 결코 현존하는 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고 그는 역설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정용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정용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다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이나 집단이 없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사회든 이념 갈등을 피할 수는 없다.”면서 “문제는 극좌와 극우의 목소리가 너무 높은 탓에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우리 사회는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이라는 특수한 경험을 한 탓에 우리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의식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면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극단적인 우파와 극단적인 좌파만 존재하고 나머지는 다 회색분자로 취급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시민들은 극좌도 극우도 아닌 중간지대에서 생각하고 사고한다.”면서 “결국 우리 사회 이념 갈등의 문제는 이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유럽의 경우에도 이념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게 나타나지만 대부분 중간에서 수렴되는 양상”이라며 “우리 사회도 서로 논의를 통해 의견이 수렴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데올로기가 아닌 이념으로 정책이나 사안을 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념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데올로기는 정치적인 목적을 지니고 또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 것을 밖에서 들여온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SNS 등 새로운 매체와 소통 방법의 등장이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넓게 펼쳐진 이념의 스펙트럼을 모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인터넷이나 SNS의 등장으로 말하지 않던 다수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고 본다.”면서 “양극단의 목소리만 들리던 우리 사회에 새로운 목소리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김완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양극화의 해법으로 복지 시스템의 강화와 노동 유연성 강화를 통한 정규직 일자리 창출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성장이 곧 일자리로 이어지는 공식이 깨진 것이 현재 경제 양극화의 주요 원인”이라면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노동 유연성을 강화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보기술(IT) 분야가 발전하면서 대기업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지만 이것이 과거처럼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이 국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새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 유연성을 강화하는 대신 단기간 실업 상태에 빠진 근로자들이 사회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상황을 막을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복지 강화와 함께 사회적 서비스 부분도 발전시켜 이곳에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기업이 돈을 벌고 이 돈을 사회에서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어 간접세의 비중을 줄이고 직접세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세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부가가치세 등 부자와 서민이 똑같이 내는 세금을 줄이고 대신 버는 만큼 세금을 내는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일단 세율 조정과 노동 유연성 강화,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해 기업이 내놓을 것과 정부가 할 일, 노동계가 감수할 부분에 대해 토론의 장이 마련돼야 하지만 현재 서로 불신이 큰 탓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경제위기에 기성정치 불신… 유로 리더십 ‘錢錢긍긍’

    유럽연합(EU)은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2011년 한 해 동안 모두 8개국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났다. 하나같이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극심한 경기침체, 재정위기가 핵심 원인이었다. 재정위기의 상징이 돼 버린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피그스(PIIGS) 5개국이 대표적이다. 첫 번째로 타격을 입은 나라는 아일랜드였다. 2월 25일과 6월 5일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집권당이 총선에서 패배했다. 11월에는 사흘 간격으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물러났다. 11월 20일 스페인에선 사회노동당이 조기총선에서 1970년대 민주화 이후 최악의 패배를 기록했다. 긴축재정이 아니라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주창한 덴마크 좌파진영이 9월 15일 총선에서, 10년간 집권했던 우파 연정을 이기고 승리했다는 것은 2012년 유럽에서 재정정책을 둘러싼 담론투쟁이 격화할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 한다. 당시 좌파진영은 재정 지출을 줄이는 것은 소비 위축을 낳고 다시 세수 감소와 재정 적자 확대로 이어진다면서 교육과 건강 등 복지분야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을 강조했다. 계속되는 경제위기는 향후 기성 정치세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12월 4일 슬로베니아 총선에선 창당한 지 두 달밖에 안 된 신생정당인 ‘긍정적인 슬로베니아’(LZJ)가 전체 90석 중 28석을 차지하며 제1당이 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애초 집권 사회민주당을 제치고 제1당에 오를 것으로 보였던 슬로베니아민주당(SDS)은 제2당에 만족해야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정부, 남북관계·여론 고려 조의

    정부가 20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대해 김 위원장이 아닌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정부 조문은 하지 않기로 최종 입장 정리를 한 것은 남북관계와 국내 여론을 동시에 고려한 다각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의’ ‘애도’와 같은 직접적인 표현은 피했지만 해석에 따라서는 에둘러 ‘조의 표명’으로 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겼기 때문에 국내 우파와 좌파 진영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는 두 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정부의 이 같은 자세는 1994년 북한 김일성 주석의 사망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당시 정부는 정부 차원의 조의 표명도 없었고 조문단도 보내지 않았다. 민간 차원의 조의 표시도 막았다. 훗날 이 문제는 남북관계의 갈등요소로 작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회의에서는 대승적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조의 표시를 해야 한다는 ‘온건론’과, 천안함·연평도 문제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이에 반대하는 ‘강경론’이 팽팽하게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진보진영과 여야도 각각 조의·조문에 찬반 의견을 보이며 남남(南南) 갈등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 대한 보고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김 위원장의 사망 하루 만에 비교적 빨리 결론을 내린 것은 이 같은 국론 분열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조의 문제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안다.”면서 “시간이 지체될 경우 논란이 확산될 수 있어 대통령이 직접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의 경우도 정부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고, 민간 측도 과거 북한에서 조문단이 내려왔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들만 답례 형식으로 ‘방북조문’을 허용키로 했다. 민간 차원의 조문도 상호호혜 평등의 원칙에 입각해 최소화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셈이다. 그러나 통일부가 두 유족을 제외하고는 다른 민간단체의 조문은 허용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밝힌 만큼 야권과 진보진영 민간단체의 조문 문제를 둘러싸고는 한동안 여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르코지, 집 비운 사이 佛 우파 속속 대권출마

    니콜라 사르코지(56)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 재정난 해소를 위해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린 사이 프랑스의 우파 정치인들이 잇달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르코지는 내년 대선에서 보수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후보로 재선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된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제1야당인 진보진영의 사회당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타난 가운데 보수세력마저 분열 조짐을 보이면서 사르코지의 조바심은 더욱 커지게 됐다. 사르코지의 정적(政敵)인 도미니크 드빌팽(58) 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의 ‘TF1’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르코지에나라를 맡기기엔 10년은 너무 길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는 “프랑스가 규제를 강화하고 긴축을 요구하는 시장의 법칙에 굴욕당하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외교관 출신으로 온화한 성품인 드빌팽은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내각에서 외무장관(2002~2004년)과 총리(2005~2007년)로 일했다. 특히 외무장관이던 2003년 유엔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해 국제사회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사르코지에게 패한 드빌팽은 사르코지를 음해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 9월 파리 항소법원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뒤 정치 재개를 모색해 왔다. 드빌팽의 지지율은 1%대로 당장 사르코지를 위협할 정도는 되지 못한다. 하지만 사르코지 측은 지지층이 조금이라도 이탈할까 우려하고 있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3) 대표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르펜은 이날 프랑스 북동부의 도시 메츠에서 열린 유세에서 “보이지 않는 다수의 유권자가 나의 반(反)이민·반유로 정책을 지지한다.”면서 “잊혀진 수많은 프랑스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태자당’ 보시라이- ‘퇀파이’ 왕양 中 차기실세들 암투속 악수 왜?

    ‘태자당’ 보시라이- ‘퇀파이’ 왕양 中 차기실세들 암투속 악수 왜?

    내년 권력교체에서 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놓고 치열한 내부 암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태자당(당·정·군 혁명원로 자녀 그룹)과 퇀파이(團派·공산주의청년단 출신 그룹)의 대표주자들이 일단 손을 맞잡았다. 지나친 권력투쟁 양상으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한 현 지도부와 원로들의 ‘조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광저우(廣州)일보 등에 따르면 보시라이(薄熙來·왼쪽·62) 충칭시 당서기와 왕양(汪洋·오른쪽·56) 광둥성 당서기가 전날 베이징에서 ‘충칭-광둥 전략적 협력구조 협약’에 서명하고, 좌담회를 가졌다. 두 사람이 자리를 함께 한 것은 정치국회의나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등을 제외하고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의 아들인 보 서기는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 함께 태자당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상무부장을 지낸 뒤 2007년부터 충칭시 서기를 맡고 있는 그는 ‘범죄와의 전쟁’으로 전국적 지명도를 얻은 뒤 지난해부터는 이른바 혁명정신으로의 회귀를 외치며 충칭시를 ‘붉은 빛깔’로 물들이고 있다. 왕 서기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고 있는 공청단 핵심 브레인 출신이다. 보 서기에 앞서 충칭시 서기를 지낸 뒤 광둥성의 경제발전을 이끌었다. 두 사람은 내륙 대표도시(충칭)와 동부연안 산업벨트(광둥)로 확연히 갈리는 지역 특성처럼 특유의 논리를 제시하며 서로의 목에 칼을 들이대 왔다. 보 서기는 “덩샤오핑의 균부론을 적용할 때가 됐다.”며 파이를 균등하게 나누는 ‘공동부유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성장론자인 왕 서기를 겨냥한 정치공세로 공산당 원로와 좌파들이 그를 지지한다. 왕 서기는 “파이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은 파이를 더 키워야 한다.”며 지속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과거로의 회귀’에 대한 경계감도 내비친다. 두 논리의 격돌은 좌·우파 논쟁으로 비화됐고,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나서서 “파이를 키우는 동시에 잘 나눠야 한다.”며 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 언론들은 보 서기와 왕 서기가 이번 좌담회에서 악수를 하며 “두 지역의 협력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고 전했지만 태자당과 퇀파이의 경쟁은 내년 제18차 당대표대회가 임박할수록 더 거세질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신춘문예와 작가의 길/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신춘문예와 작가의 길/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신춘문예의 계절이다. 새해 첫날 신문 전면에 당선작을 발표하는 신춘문예는 문학하는 사람에게 분명 축제의 장이 아닐 수 없다. 각 신문사마다 아마 이번 주를 끝으로 거의 작품 투고를 마감할 것이다. 작가가 되기 위해 혹독한 열병을 앓아 온 수많은 예비 문학인들은 오랜 시간 밤을 새우며 마지막 남은 한 방울 힘까지 전부 소진해서 원고를 만들어 낼 것이다. 투고를 끝낸 이들은 피를 말리면서 당선의 전화벨이 울리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신춘문예 제도는 한국만이 가진 독특한 등단 제도다. 이 제도에 대해 문인이 되는 길을 제약한다는 등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그간의 한국 문학 역사를 되돌아볼 때 이 제도가 뛰어난 신인을 발굴함으로써 한국 문학을 질적으로 풍성하게 하는 데 큰 기여를 해 왔음은 분명하다. 예비 문인들이 신춘문예를 가장 영광스러운 신인 작가 등용문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어느 원로 문인은 신춘문예 당선작이 최초의 작품이자, 최고의 작품이자, 최후의 작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은 신춘문예에 당선됐다고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선 이후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당선작이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신춘문예 역사에서 이름도 없이 사라진 당선자들이 수없이 많다. 그만큼 작가가 되는 길은 험난하고 어렵다. 몇 년 전 지방 어촌에 기거하면서 작품을 쓰는 원로 작가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멀리 보이는 코발트빛 잔잔한 바다와 어울린 황금빛 들판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웠다. 그런 자연에 동화돼 활발한 활동을 하는 작가가 못내 존경스러웠다. 그런데 무엇보다 놀란 것은 작가의 서재에 있는 수만권의 책이었다. 각종 문학서는 물론이고 철학, 역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의 온갖 책을 보면서 작가에게 왜 이렇게 책이 많은지를 물었다. 작가는 한 편의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노력해야 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최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분법의 논리를 보노라면 마치 벼랑 끝에 선 것처럼 아찔하다. 각종 사회, 정치 현안을 두고 벌어지는 찬반 논쟁을 보노라면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극단적 편 가르기를 통해 자신과 반대되는 쪽에 대해서는 극력한 공격을 감행하는 현상이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친미와 반미라는 이분법의 논리에 따라 내 편 아니면 타도해야 할 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아닐 수 없다. 대가 이청준은 ‘신화를 삼킨 섬’에서 제주 4·3 항쟁과 5·18을 두고 정부 세력이든 반정부 세력이든 그 모든 세력의 궁극적 목적은 권력 쟁취에 있으며, 그런 그들의 헛된 명분에 순진한 백성들만 이용당한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모두가 평등한 존재로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루면서 진정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신화의 세계’를 강렬히 지향하고 있다. 이청준의 이러한 문학 정신을 두고 누가 기회주의자라 비판을 할 수 있겠는가. 모두가 이분법적 대립에 입각해 선과 악, 아(我)와 비아(非我)라는 사고에 휘둘릴 때, 문학만은 그 모든 것을 ‘인간다운 삶’과 관련해서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그 사회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일급의 문학이다. 작가들 중 작품을 떠나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직접 피력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두고 왈가왈부할 처지는 아니다. 그러나 그 개인이 작가일 경우 작가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작품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작가 전광용이 ‘꺼삐딴 리’에서 기회주의자 이인국 박사를 통해 당대 사회의 부패상을 통렬하게 비판한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전광용이나 이청준처럼 일급의 작가는 일급의 작품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 그런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한 방법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은가. 2012년에 등장할 새로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작품이 궁금하다. 당선을 미리 축하하면서 그들 모두 일급 작가가 되기를 기대한다.
  • 경제위기發 유럽 연쇄 정권교체 ‘동진’

    경제위기發 유럽 연쇄 정권교체 ‘동진’

    경제위기로 인해 남유럽 국가를 휩쓸었던 정권교체 도미노가 동진(東進)했다.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국가의 여당이 선거에서 참패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유럽 경제 한파의 또 다른 희생자로 전락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인 슬로베니아에서는 4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이 진행됐다. 여론조사 업체인 니나미디어가 실시한 사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도우파 계열의 제1야당인 민주당(SDS)이 28.5%의 지지율을 기록, 14.3%에 그친 중도좌파 성향의 집권 사회민주당(SD)을 꺾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주당은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것으로 보여 보수 성향의 다른 정당과 우파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총리에는 민주당의 야네즈 얀사 전 총리가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2004~2008년 총리를 맡아 슬로베니아의 유로존 가입을 이끌었다. 얀사 전 총리는 이날 오전 투표를 마친 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 슬로베니아가 강력한 새 정부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옛 유고연방에서 분리독립한 슬로베니아는 한때 성공적으로 체제를 이양한 옛 공산권 국가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최근 유럽을 강타한 경기침체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국가부채와 재정적자를 줄여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슬로베니아는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진 탓에 올 들어 유로존의 수요 부진이 계속되자 성장 정체의 늪에서 허덕였다. 유로존 가입 당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23.4%였던 정부부채 비율은 점점 늘어 올해 45.5%(유럽연합 전망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 이 나라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지난달 한때 ‘마의 7%’를 넘어서기도 했다. 또 다른 옛 유고연방 국가인 크로아티아도 같은 날 국회의원 151명을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크로아티아 역시 크로아티아민주연합(HDZ) 주도의 중도우파 연립정부에서 조란 밀라노비치 총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DP) 주도의 야권 연합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이 확실시된다. 크로아티아는 내년 7월 유럽연합(EU)의 28번째 회원국 가입을 앞두고 경제 침체를 겪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크로아티아의 새 정부가 정부 지출을 다듬고 새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가를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서 건져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남유럽에서도 경제난 탓에 민심이 들끓어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정권이 모두 교체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美 재정적자 감축 실패… ‘타협 미덕’ 차버린 의회

    미국 정치가 ‘바보’가 돼 가고 있다. 나라의 위기 앞에서는 당파를 초월해 하나가 되는 애국주의 전통은 사라지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이기주의만 남았다. 선진 민주정치의 표본으로 부러움을 샀던 미국 정치는 이제 미국인들로부터도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치권엔 비겁함·당파성만 남았다” 연방정부 재정적자 감축안 마련을 위해 지난 8월 의회 내에 구성된 ‘슈퍼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합의 실패를 선언했다. 여야는 즉각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민주당이 과도한 세금 인상안을 고수한 탓”이라고 비난한 반면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은 세금 인상을 반대하는 극우파를 무시할 용기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합의에 실패하더라도 1조 2000억 달러의 정부 지출 감축은 자동적으로 시행된다’는 지난 8월의 여야 합의사항을 들어 “디폴트(국가부도) 위험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파장을 애써 축소했다. 그러나 100여일 전 정쟁으로 국가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불렀던 정치권이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을 꼬집어 미 언론은 “슈퍼위원회의 슈퍼 실패”라고 비꼬았다. 이런 인식을 반영하듯 이날 다우지수는 2.11% 급락했다. 유럽 각국 증시도 2% 이상 하락했다. 미국 정치가 이처럼 벼랑 끝 대결을 거듭하는 것은 ‘티파티’와 같은 공화당내 강경론자들이 의회를 쥐고 흔들기 때문이다. 이들은 의원들의 당선은 물론 대선주자들의 부침(浮沈)까지 좌우할 만큼 세력이 커져 타협론자들이 설 땅이 좁아졌다. 무소속 뉴욕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과거엔 위기 앞에서 여야가 하나 되는 전통이 있었는데 지금 정치권엔 비겁함과 이기심, 당파성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타협 대신 내년선거 심판 선택” 분석도 2021년 미국의 누적 재정적자는 7조 2050억 달러로 예상되기 때문에 향후 10년간 1조 2000억 달러 예산이 차질 없이 감축된다 하더라도 ‘언 발에 오줌누기’ 정도밖에는 안 된다. 따라서 내년 11월 대선 및 총선에서 승리하는 쪽이 세금을 크게 늘리거나(민주당 승리 경우), 정부지출을 대폭 삭감하는(공화당 승리 경우) 식으로 감축안을 수정할 개연성이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양측이 당내 강경론자들의 비판을 살 수 있는 양보와 타협을 포기하고, 대신 내년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직접 받는 쪽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라호이號, 실업률 22%·부동산 거품 해결할까

    라호이號, 실업률 22%·부동산 거품 해결할까

    스페인국민당(PP)이 20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역대 최대 의석을 확보하며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마리아노 라호이(56) PP 대표는 2004년과 2008년 잇따른 패배에도 불구하고 2전3기로 승리를 거두면서 차기 총리 자리를 거머쥐게 됐다. 하지만 집권세력 심판의 원인이 된 경제문제가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에 PP로서도 마냥 승리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가장 심각한 과제는 역시 실업문제 해결이다. 2007년 5월 7.9%로 최저점을 기록한 스페인 실업률은 이후 줄곧 악화되기만 했다. 급기야 4년 만인 지난해 4월에 19.9%까지 치솟으며 당시까지 최고였던 1994년 4월의 19.8%를 돌파한 데 이어 6월엔 20% 벽을 넘어서 22.6%(9월 기준)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가운데 실업률이 가장 높다. 전체 인구가 4670만명인 나라에서 실업자가 514만명이나 된다. 25세 미만 청년실업률도 9월 기준 48%나 된다. 청년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실업자인 셈이다. 실업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경기가 회복돼야 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다. 재정여력도 부족한 데다 EU 등에서 재정긴축 압박도 만만치 않아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9.2%였던 재정적자 규모를 올해에는 6%로 낮춘다는 계획이지만 이 역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스페인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여타 남유럽 국가들처럼 높은 대외부채 비중과 쌓여만 가는 경상수지 적자, 세입감소와 구제금융으로 재정위기 상황에 빠져들었다. 여기에 더해 건설 경기의 붕괴와 지방정부 재정부실이 상황을 악화시켰다. 스페인은 유로화 도입 이후 국채수익률이 독일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각 경제주체들의 차입이 급증했다. 빌린 돈은 상승세를 타고 있던 부동산 등 건설투자로 몰렸다. 영국 등 유럽 내 부국이 앞다퉈 스페인에 별장이나 콘도 등 건설에 투자하면서 스페인에선 해마다 주택가격이 20% 이상 상승할 정도로 부동산거품이 심화됐다. 2002~2006년 GDP 대비 건설투자 평균은 6.0%로 EU 평균 1.6%보다 4배 가까이 됐다. 지방정부의 재정 상태도 심각하다. 1978년 헌법개정 이후 17개 지방정부가 의료, 교육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됐지만 지방정부 세입 가운데 67%가 교부금일 정도로 재정 자립도는 낮았다. 이 같은 괴리는 지방정부 재정적자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중앙정부 재정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유럽 ‘재정위기 아노미’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이 헝가리 정부로부터 금융 지원을 공식 요청받았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남유럽에 머물렀던 금융위기가 EU 중심국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미국 여야의 재정적자 감축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이날 유럽, 미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여기에 무디스가 프랑스 국채 금리 상승과 경제성장 부진을 이유로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낙폭은 커졌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 초반 전 거래일보다 1.7% 떨어졌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I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각각 2.7%, 2.6%, 3.6% 급락했다. 헝가리 정부는 최근 포린트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IMF와 ‘신축적 신용공여’(FLC)를 위한 협상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FLC는 건전한 기초여건(펀더멘털)과 정책을 유지하는 국가에 요구조건 없이 제공하는 IMF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말한다. 헝가리는 2009년 IMF ‘대기성 차관’과 EU 금융지원 패키지로 모두 200억 유로를 지원받은 바 있다. 스페인에선 집권 사회노동자당(PSOE)이 20일 실시된 하원의원 선거(총선)에서 중도 우파인 국민당(PP)에게 참패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경제위기 스페인 집권당 총선 참패

    유럽 재정위기 확산의 여파로 유로존 4대 경제대국인 스페인 집권당의 총선 참패와 정권 교체가 확실시된다고 20일(현재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탈리아에 이어 재정위기 위험이 높은 나라로 분류되고 있는 스페인은 이날 당초 예정보다 4개월 일찍 총선을 실시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경제침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집권 사회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으로 우파의 압승이 전망된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총선 결과는 이날 밤 늦게 나올 전망이다. 총선 전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미라아노 라호이 대표가 이끄는 중도우파의 야당인 국민당(PP)이 중도좌파인 집권 사회당을 15% 포인트 이상 크게 앞서 국민당의 압승을 예고했다. 예상대로 집권당이 패배하면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에 이어 올 들어 재정위기로 정권이 교체되는 다섯 번째 유럽국가가 된다. 로이터는 “현 집권당이 유로존의 4대 강국인 스페인의 경제하락을 예방하기 위해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해 임금과 공적 수당, 일자리를 삭감하는 긴축정책을 초래한 데 대해 유권자들이 격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기류 때문에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가 조기 총선을 실시하고 3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최후의 카드를 썼지만, 정권 교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3600만명의 유권자들이 의원 350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당은 최대 200석에 가까운 의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국민당이 집권하더라도 경제개혁과 공공지출 축소 등 고강도의 긴축정책을 제대로 펼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높다. 21%를 웃도는 유럽 내 최고 수준의 실업률과 7%대를 오르내리는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등도 새 정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이 위기 타개에 실패하면 유로존 전체의 공멸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19일 고대 민족문화硏 학술대회… 최장집 반론 담아 책 펴내기로

    19일 고대 민족문화硏 학술대회… 최장집 반론 담아 책 펴내기로

    한국 민주주의론의 대가로 꼽히는 최장집(68) 고려대 명예교수에 대한 본격적인 비판의 자리가 마련된다.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소속 ‘도래할 한국 민주주의’ 연구팀은 19일 오전 10시 서울 안암동 고대 민족문화연구원 회의실에서 ‘최장집의 한국 민주주의론’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최장집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얘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이론가로 평가받지만, 동시에 비판도 많이 받는다. 김대중 정권 당시 보수 진영이 주도한 ‘색깔론’이 한 예다. 더 핵심적인 논쟁은 진보 쪽에서 터져나왔다. 노무현 정권 때 최장집이 청와대와 벌인 논쟁이 그 예다. 최장집은 정당정치의 정상화를 무척 강조한다. 그러다 보니 ‘탄핵사태’나 ‘촛불시위’ 등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당정치는 무시한 채 정치를 운동의 일환으로 여기는 진보 진영의 오래된 습관에 대해 그는 “열망에서 실망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권력분산형 개헌작업 등 소장 정치학자 중심의 제도적 개혁론에 대해 “제도개혁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한발 물러서는 태도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성토가 쏟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안철수 열풍’에 대해 보수 진영이 강한 혐오감을 보이는 것과 무슨 차별성이 있느냐는 지적이다. 해서, 이번 자리는 최장집의 공(功)보다는 과(過)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생존 학자의 사상에 대해 학자들이 정색하고 종합 해부를 시도하는 것은 드문 일인 데다 최장집이라는 개인의 무게감까지 더해져 학계 안팎의 관심이 크다. 우선 박영균 건국대 철학과 HK교수는 ‘민주주의 이후의 민주화론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비판’을 통해 “정당정치 강화라는 얘기만 할 뿐 한나라·민주 두 보수정당 체제를 어떻게 해체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 방법을 내놓지 않는다.”고 최장집을 비판한다. 하승우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역시 ‘최장집 민주주의론의 근대적 편견과 한계’를 통해 “최장집은 서구 근대의 대의정치 구상으로 민주주의를 극히 좁게 해석한다.”고 문제 삼는다. 김용복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 혹은 중도의 입장에서 최장집 구상을 비판한다. 학술대회를 기획한 진태원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는 “최장집은 민주주의에 대해 가장 체계적이고 이론적으로 일관성 있는 논의를 내놓은 학자”라면서 “이론적 성취가 좋을수록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게 학자의 운명인 만큼 아나키스트(무정부주의)적 관점에서부터 우파의 관점에 이르기까지 (최장집을) 총체적으로 비판하고 점검해 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나온 주장에 대해 최장집의 상세한 반론도 받아 책으로 묶어낼 계획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베를루스코니 ‘시장의 비수’ 맞다] 연정·거국내각·조기총선 ‘세 갈래 길’

    [베를루스코니 ‘시장의 비수’ 맞다] 연정·거국내각·조기총선 ‘세 갈래 길’

    ‘과도정부 수립이냐, 조기총선 실시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8일(현지시간) 의회 과반 확보 실패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탈리아 향후 정국은 갈림길에 섰다. 이탈리아 정계는 ‘여야 거국 내각 구성’과 ‘중도우파 연정 확대’, ‘조기총선 실시’ 등 세 가지 대안 중 하나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관료 중심 거국내각도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이날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만나 사임 의사를 전달받은 뒤 “총리가 나에게 권한을 넘기면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 각 정파와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국 주도권을 쥔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만지작거리는 첫 번째 대안은 전문성 있는 인사를 총리로 내세우고 여야를 아우르는 거국 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이다. 국제사회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마리오 몬티(68) 밀라노 보코니대학 총장이 새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학자인 그는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지냈다. 덕분에 국제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이탈리아의 경제 전문가로 통하며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에 인맥도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다. 다만, 최근 신문 칼럼 등을 통해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탓에 베를루스코니 정부가 그에게 권한을 전적으로 넘겨줄지는 미지수다. 차기 정부 구성 논의가 베를루스코니만 총리직에서 내려보내고 현 중도우파 연정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안젤리노 알파노(41) 집권 자유국민당(PdL) 사무총장이나 지아니 레타(76) 내각차관에게 권력이 넘어갈 공산이 크다. ●연정땐 알파노·레타 등에 권력 알파노 사무총장은 최연소 법무장관을 지냈으며 베를루스코니가 ‘후계자’로 점찍은 인물이다. 하지만,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위해 대통령과 총리, 하원의장 등에 면책특권을 주는 법안을 설계하기도 해 야권에 미운털이 박혔다. 이 법안은 2009년 위헌판결을 받았다. 연정 내에서 조정역을 맡아온 레타 차관도 현 정부의 정책 실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내년 1·2월 조기총선 전망도 마땅한 인물이 없거나 정치권 내에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고, 현 정부의 임기 종료 시점인 2013년 이전에 조기 총선을 실시할 수 있다. 조기 총선이 진행된다면 내년 1, 2월에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국제조롱 ‘꼼수 총리’ 시장의 비수 맞다

    국제조롱 ‘꼼수 총리’ 시장의 비수 맞다

    ‘사고뭉치’, ‘스캔들 제왕’으로 불리면서도 특유의 생존술로 세 차례에 걸쳐 11년간 집권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5) 이탈리아 총리가 결국 물러난다. 2008년 이후 53번의 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은 맷집 좋은 노()정객도 국제 금융시장이 날린 핵펀치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특히 베를루스코니 정권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신임 총재가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 비수가 됐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8일(현지시간)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가진 면담에서 “(재정위기 타개를 위해) 유럽연합(EU)에 약속한 경제개혁 조치가 다음 주 의회를 통과하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 하원에서는 이날 베를루스코니 내각의 ‘2010년 예산 지출 승인안’이 가결됐으나 찬성표가 의석 과반(316표)에 미치지 못했다. 표결은 야당 의원 321명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308명만 찬성했다. 건설·언론 재벌 출신인 베를루스코니는 1994년 중도 우파정당인 ‘포르자 이탈리아’를 창당, 바람몰이를 하며 처음 총리에 오른 뒤 숱한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10대와의 성추문과 마피아 연루설, 부패 혐의 등으로 법원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그러나 미디어를 장악했고 강력한 정치적 대항마가 없었던 덕에 매번 살아남았다. 특유의 쇼맨십도 빛을 발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나랏빚이 불어나고 실업률이 치솟는 상황에서 그의 ‘꼼수’는 더 이상 국제사회와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다. 숱한 스캔들로 인한 파장이야 어떻게든 막았다 치더라도 재정위기로 인한 충격에 물리적 국경은 무용지물이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지난 9월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하며 베를루스코니의 정치 리더십을 비판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지도자들은 강도 높은 재정 개혁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 갔다. 더욱이 믿었던 신임 드라기 ECB 총재가 이탈리아 등을 겨냥해 “국채 매입은 금융통화정책이 잘 통하게 하려는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못 박았다. ECB가 자국 국채를 매입해 주기를 원했던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바람이 무참히 깨졌다. 이후 시장에서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촉발할 수 있는 7%를 향해 치솟았다. 결국 연정 파트너인 움베르토 보시 북부연맹 당수마저 등을 돌렸다. 아무리 ‘불사조’라지만 사방에서 조여 오는 사임 요구에 베를루스코니도 끝내 ‘백기’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퇴 표명이 일단은 유로존 사태 해결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차기 정부 구성 과정에서 혼란이 재연되면 위기가 다시 증폭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탈리아를 바라보는 시장의 복잡한 심리를 반영하듯 코스피 지수는 9일 전날보다 0.23% 오른 1907.53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유럽 주요 증시는 오름세로 출발했다가 급락세로 반전했다. 미국 뉴욕증시도 9일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3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49.37포인트(2.05%) 떨어진 1만 1920.81에 거래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베를루스코니 ‘시장의 비수’ 맞다] 유로존 위기로 퇴장한 리더들

    [베를루스코니 ‘시장의 비수’ 맞다] 유로존 위기로 퇴장한 리더들

    악화일로로 치닫는 유로존 위기가 유럽 리더들을 잇따라 집어삼키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에 이어 질긴 생명력을 과시해 오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까지 8일 퇴진을 천명하는 등 유럽 각국의 정권이 쓰나미처럼 교체되고 있다. 첫 번째 희생양은 브라이언 카우언 아일랜드 전 총리였다. 아일랜드를 80년간 집권해온 공화당을 이끈 카우언 전 총리는 구제금융 협상에 대한 반대 여론에 밀려 지난 3월 조기 총선에서 패배했다. ●다음 희생양 스페인 사파테로? 조제 소크라트스 포르투갈 전 총리는 지난 3월 의회가 긴축안을 부결시키면서 사퇴하는 불운을 맞았다. 소크라트스 전 총리는 1년도 안 되는 시점에 긴축안에 대해 의회에서 네 차례나 퇴짜를 맞았다. 이베타 라디초바 슬로바키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도 지난 10월 정부 신임이 걸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안 승인 투표에 패배하면서 실각하게 됐다. 두 번째 승인 투표에서 야당의 지지를 얻어내는 조건으로 조기 총선을 내걸면서 내년 3월 총선이라는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佛사르코지·獨메르켈 연임 도전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지난 7월 정치불안,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당초 내년 3월 치러질 예정이던 총선을 4개월 앞당겨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는 20일 치러질 조기 총선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당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로존 위기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13년 3선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그간의 당 방침을 180도 바꿔 최저임금제 도입을 들고 나서는 등 벌써부터 선거운동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伊 경제 ‘베를루스코니 롤러코스터’

    ‘베를루스코니 리스크’가 이탈리아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74%까지 치솟아 유로존 출범 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전날 6.68%까지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연내에 7%를 웃돌 수 있다며 이런 속도가 지속되면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4000억 달러 규모의 부채 상환 능력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 “이탈리아 채권이 낭떠러지 위험에 직면했다.”면서 “시장이 초긴장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나쁜 뉴스가 나오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도 “수익률이 6%를 넘어서면 이전으로 회복되기가 매우 힘들어진다.”고 경고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탈리아 재정위기 해결의 최대 장애물이라는 증거는 7일 증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이 총리 사임이 임박했다는 보도를 내보내자 뉴욕과 유럽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탈리아 국채금리의 상승도 주춤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부인하자 증시는 다시 하락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시장이 이탈리아 정치 리더십의 불확실성 제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8일 열린 의회 예산안 표결 결과와 상관없이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거취는 이탈리아 재정위기 해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자진 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천명하고 있지만 시민과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사퇴 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중도우파 연정 핵심파트너인 움베르토 보시 북부연맹 당수는 8일 의회 표결을 앞두고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을 공개 촉구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자진 사퇴하거나 신임투표에서 패한다면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조기 총선을 요청하고, 과도정부 총리를 지명해야 한다. 마리오 몬티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유력한 과도정부 총리로 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물러나면서 오른팔인 자니 레타 내각 차관을 후임자로 지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지만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고 AP가 보도했다. 로마 아메리카대학의 제임스 왓슨 정치학 교수는 “그는 내일 떠나거나 다음 주에 떠날 수 있지만 국민들의 사퇴 압박이 그 시간을 앞당길 것”이라면서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시간은 이제 끝나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는 7일 열린 신작 발표회 인터뷰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아마도 1주일 안에 사임하게 될 것이라며 만일 그가 사퇴한다면 ‘악몽의 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대 산별노조인 이탈리아노조총연맹(CGIL)의 수잔나 카무소 대표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사퇴하더라도 내년은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베를루스코니의 위기 대응책에는 경제성장을 이끌 내용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조기 총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국판 전(專)과 홍(紅)의 전쟁/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국판 전(專)과 홍(紅)의 전쟁/오일만 경제부 차장

    사회주의건 자본주의건 국민들의 배를 곯리면 망하게 돼 있다. 소련식 사회주의가 해체되고 중국식 사회주의가 번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들을 배고픔에서 탈출시키는 유일한 길은 경제성장밖에 없다. 후진국일수록 리더십의 요체는 어떻게 빨리 효율적으로 가난에서 탈출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런데 문제는 좀 살 만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늘어난 파이를 어떻게 자르고 어떻게 나눠주느냐 하는 문제, 즉 분배의 문제 때문이다. 이것은 용의 역린(逆鱗·임금의 노여움)을 건드리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 배 고픈 것보다 배 아픈 것을 못 참는 우리 민족의 특성상 정권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는 뇌관이 되기도 한다. 분배와 성장을 놓고 숱한 토론과 논쟁이 있어 왔고 권력투쟁으로까지 비화되곤 했다. 이런 싸움을 흔히들 홍(紅)과 전(專)의 전쟁이라고 한다. 역사상 가장 치열한 싸움터는 신중국이었다. 홍(紅)은 정신, 즉 이념(이데올로기)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평등과 분배를 강조한다. 반면 전(專)은 물질을 중시하는 성장 제일주의와 맥이 닿는다. 후에 홍(紅)은 좌파의 뿌리가 됐고, 전(專)은 우파의 철학이 됐다. 마오쩌둥은 홍(紅)의 사상으로 중국 혁명을 이끌어 신중국을 건설했지만 대약진운동의 실패와 문화대혁명이란 재앙을 겪으면서 파국을 맞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덩샤오핑은 전(專)의 사상으로 경제대국을 일궜지만 무서운 후유증을 남겼다. 심한 부정부패와 세계 최고 수준의 양극화 국가가 되는 불명예도 안았다. 우리 역시 전과 홍의 치열한 갈등과 대결 속에서 성장한 나라다. 18년간의 박정희 시대와 전두환·노태우의 5, 6공 시대는 성장 제일주의가 압도한 시기였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김대중-노무현의 시대는 분배와 복지가 정책의 우선순위가 됐다. 특히 386 운동세력을 주축으로 하는 노무현 정권의 이념 과잉성과 개혁 피로증은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한 측면이 적지 않았다. 우리의 정치·경제는 이처럼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 속에서 갇혀 20세기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아주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특히 맹위를 떨친 ‘안철수 신드롬’은 기존의 정치·경제 구도 자체의 대대적 변신을 요구하는 압력이라고 볼 수 있다. 언론들은 이를 2040의 반란으로 규정했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 왔던 기존 시스템의 단순한 수리 정도가 아니라 환골탈태를 요구하는 강렬한 의지의 표출인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600만명에 달하고 이들 가운데 대졸 이상의 학력자가 30%인 180만명을 넘어선 시점이다. 중산층 몰락과 양극화의 심화는 국민들 대다수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을 가져왔고 이들의 절망은 내년에 더 큰 태풍으로 몰아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은 그동안 그럭저럭 유지해 왔던 우리의 갈등 해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이미 무력화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어찌 보면 홍과 전으로 대표되는 이분법적 논쟁은 20세기의 닫힌 정치프레임의 산물이다. 사회의 기능이 고도로 분화되는 상황에서 극심한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해 국가적 에너지를 낭비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은가 반성할 대목이다. 지난해 특별한 해법도 도출하지 못한 채 우리 사회를 양분시켰던 복지 논쟁이 대표적 사례일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새로운 정치 프레임은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전과 홍의 융합, 즉 보수와 진보의 소통이라고 말한다. 대표적 벤치마킹 대상으로 ‘브라질의 룰라 모델’을 꼽는다. 그는 좌파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우파의 경제전략도 과감하게 수용했다. 대규모의 빈민 구제 프로그램을 가동시켜 양극화 확대를 막으면서 중산층을 두껍게 해서 장기적인 경제성장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 프레임을 원한다. 강력한 카리스마보다는 소통을 중시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보수와 진보의 조화를 이뤄내는 리더십을 갈망한다. 이것이 바로 시대정신일 것이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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