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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이런 일이…군 통수권자, 국방부 1인자의 ‘암 진단’도 몰랐다[핫이슈]

    세상에 이런 일이…군 통수권자, 국방부 1인자의 ‘암 진단’도 몰랐다[핫이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의 수술 및 입원 사실을 모른 채 수 일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오스틴 장관의 병명이 공개됐다. 9일(이하 현지시간)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이 전립선암 수술을 받았으며, 지난 1일 후유증으로 요로감염이 발생해 입원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이 입원한 월터리드 미군 의료센터 역시 성명을 통해 “오스틴 장관이 지난해 12월 초 정기검진에서 전립선암 판정을 받았고, 같은 달 22일 월터리드 센터에서 전립선절제술로 불리는 최소침습수술(수술 시 절개 부위를 최소화한 수술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오스틴 장관은 전신마취 후 수술을 받았고, 수술 다음 날 오전 귀가했다”면서 “그의 전립선암은 초기에 발견돼 예후가 좋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오스틴 장관은 1일 후유증으로 인한 통증을 느끼고 병원으로 이동할 당시 구급차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뒤늦게 ‘외양간 고치는 중’ 미 국방부 1인자의 건강상태가 공식 확인됐지만, 현지에서는 ‘깜깜이 입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오스틴 장관은 자신의 암 진단 및 수술과 입원 사실을 군 통수권자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무려 사흘간 알리지 않았다. 미국 군 통수권자가 국방부 1인자의 부재 사실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수술을 받고 이후 구급차를 이용해야 했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사흘을 보냈다는 의미다.백악관은 뒤늦게 보고체계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제프 자이언츠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정부 관료들에게 “업무 권한을 다른 인원에게 위임할 시 백악관에 통보할 것”이라는 내용의 메모를 하달했다. 자이언츠 실증은 해당 메모에서 “각료가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을 받거나 입원하는 등 연락이 안 되는 상황에 있다면 권한은 위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그의 ‘미보고 수술 및 입원 치료’ 논란을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오스틴 장관 ‘깜깜이 입원’, 바이든에겐 악재‧트럼프에겐 호재 오스틴 국방장관이 국방부 2인자인 부장관에게도 자신의 입원 사실을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2개의 전쟁’을 유사 대리전으로 치르고 있는 미국 정부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번 사태는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반대로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선이 시작된 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현재 상황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불투명성’, ‘안보 개념 부재’ 등을 트집 잡아 몰아세울 가능성이 다분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오스틴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 의회 상하원 군사위원회도 오스틴 장관의 입원 및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요구했다. 미국 현지 규정에 따르면, 행정부 기관장이 부재할 경우 이를 의회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되어 있는데, 공화당은 오스틴 장관이 이 규정을 어겼다며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임스 랭크포드 공화당 상원의원은 “국제적으로 큰 혼란이 있는 시기에, 국방장관이 실제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태인데도 재택근무 중이라고 허위 사실을 전한 것”이라면서 “이번 사태는 그가 실제 자리에 있었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푸틴 바라기’ 美 권투선수 러시아 시민 됐다

    ‘푸틴 바라기’ 美 권투선수 러시아 시민 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했던 미국 프로 권투선수 케빈 존슨(45)이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했다. 러시아 법령 정보 포털은 9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존슨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뉴저지 출신인 존슨은 지난해 4월 링 위에서 “러시아에서 살고 싶다”며 시민권을 달라고 푸틴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호소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복싱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푸틴 대통령 초상화가 큼지막하게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계체량 측정에 나서기도 했다. 또 푸틴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이름도 ‘케빈 블라디미로비치’로 바꿨다며 “나는 이제 100% 러시아인”이라고 밝혔다. 존슨은 지난해 9월 러시아 시민권을 신청했다. 당시 러시아 언론은 존슨이 러시아에서 아내를 찾고 푸틴 대통령과 체스를 두는 것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20여년 경력 헤비급 프로 복서인 존슨은 60전 36승(20 KO승) 2무 22패를 기록했다. 타이슨 퓨리, 앤서니 조슈아 등 세계적인 복서들과 맞붙어 패배한 전적이 있다. 2009년에는 세계복싱평의회(WBC) 헤비급 타이틀전에서 패했는데 당시 상대가 현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장인 비탈리 클리치코였다. 캐나다 출신 아이스하키 선수 브렌던 라이프식(30)도 러시아 시민권을 받았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187경기 16골 43도움을 기록한 그는 2020년 여성혐오 발언으로 워싱턴 캐피털스에서 쫓겨난 뒤 2020~21시즌 러시아대륙간하키리그(KHL)로 무대를 옮겼고 지금은 SKA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뛰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요청하는 편지를 썼다. 러시아는 미국 배우 스티븐 시걸, 프랑스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 등 러시아를 지지한 유명 인사에게도 시민권을 부여한 바 있다.
  • 돌연 가격 낮춘 사우디… 국제 유가 4% 빠졌다

    돌연 가격 낮춘 사우디… 국제 유가 4% 빠졌다

    산유국의 감산을 주도하며 국제 유가 띄우기에 안간힘을 쓰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돌연 원유 판매 가격을 낮췄다. 이에 연초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는 하루 만에 4% 급락했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 등의 증산,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의 분열이 겹치며 국제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지만 ‘중동 리스크’라는 변수도 있어 유가의 향방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4.12% 급락한 배럴당 70.77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16일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하루 만에 4.9% 하락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3월물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3.35% 하락한 배럴당 76.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에너지기업 아람코가 전날 원유의 판매 가격을 인하하기로 하면서 유가를 끌어내렸다. 아시아시장의 원유 공식 판매 가격을 배럴당 2달러 인하해 2021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동 산유국의 ‘맏형’인 사우디의 이례적인 행보에 OPEC의 분열이 본격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 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지난해 6월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은 뒤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 왔다. 이에 사우디는 지난해 OPEC플러스(+) 국가의 반발을 무릅쓰고 ‘나 홀로’ 감산에 나섰다. 지난해 하반기엔 러시아와 손잡고 하루 100배럴 감산을 해 국제 유가를 배럴당 90달러 선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중국의 수요 둔화 등으로 유가 하방 압력이 높아지자 사우디 스스로도 고유가 정책을 고수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가 고유가 정책과 자국의 시장 점유율 중 시장 점유율을 선택했다는 신호”라면서 “재고를 남기지 않으려는 고군분투”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브라질 등의 원유 생산이 늘고 OPEC+ 국가들의 감산이 흐지부지되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이어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변수도 있다.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해 국제 유가 하락이 국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데 기여했지만 올해 유가가 급등한다면 물가의 둔화 속도가 더뎌질 것”이라면서 “특히 내수 부진 속에 유가까지 오르면 소비 여력이 줄고 기업의 비용 부담도 커져 경기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영구평화/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영구평화/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2024년이 밝았다. 하지만 새해란 단지 숫자에 불과할 뿐일지도 모르겠다. 이전의 많은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고한 양민을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ㆍ하마스 전쟁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중국과 대만 간의 갈등, 특히 한반도 문제 등 무시할 수 없는 국제적 갈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인류는 언제나 평화를 기원했지만, 인권과 민주주의를 당연한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도 국가 간 충돌과 갈등은 반복돼 왔다. 사실 국가 간의 끊임없는 경쟁과 충돌은 근대 서구사회에서 극심하게 전개됐다. 14세기에 시작된 프랑스와 잉글랜드 간의 백년전쟁 이후 양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서구 각국은 줄기차게 전쟁을 벌였다. 그렇기에 서구의 근대국가는 기본적으로 전쟁 국가라는 성격을 지닌다. 17세기까지 서구에서 승전은 국왕이나 여타 집권 세력에게 정치적 영광과 물질적 보상을 의미했다. 하지만 18세기 초에 이르러 이러한 생각에 근본적 이의를 제기하는 사상가가 등장하기도 했다. 바로 프랑스의 샤를이레네 카스텔(1658~1743)이라는 생피에르 수도원장이었다. 그는 1708년 ‘유럽 영구평화 확립안’을 저술했다. 전 유럽 내 각국이 에스파냐 왕위 계승 전쟁이라는 국제전에 국력을 총동원하고 있을 때였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전쟁광으로 평가받았던 루이 14세의 왕국 프랑스에서 이른바 ‘영구평화’가 주장됐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전쟁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에서 탈피해 전쟁을 백해무익한 것으로 규정했다. 이어서 전쟁은 국가에 영광과 전리품을 보장해 준다기보다는 막대한 인구 및 경제상의 손실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각국은 번영과 발전을 위해 최대한 전쟁을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전쟁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 유럽 각국이 대표를 파견해 일종의 회의체를 구성하며 이를 통해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함으로써 전쟁을 막자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 회의체에 가입하지 않는 국가는 유럽 공동의 이익을 해치는 세력으로 간주하고 가입국이 이 국가를 제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로가 으르렁대며 싸울 기회만 엿보던 18세기 유럽에서 과연 가능한 것이었을까. 실제로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그의 영구평화론을 순진한 이상주의로 폄하하기도 했다. 그리고 서양에서 갈등과 전쟁이 멈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카스텔의 사상이 당대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한 채 사장된 것은 아니었다. 루소는 그의 사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저작을 출간했고, 루소의 영향을 받은 칸트 또한 1795년 ‘영구평화론’을 저술했다. 그뿐인가. 영구평화라는 ‘이상주의’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윌슨이 제창한 국제연맹으로, 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루스벨트가 조직한 국제연합(UN)으로 현실화했다. 오늘날 영구평화라는 이상은 또다시 등장한 각자도생의 국제적 이해관계 앞에서 무력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그럼에도 카스텔의 이상이 현실화되기까지의 지난한 역사를 기억한다면 평화에 대한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
  • 세계 뒤흔드는 가짜뉴스 ‘폭격’… AI 규제·디지털 리터러시 급선무[AI 블랙홀 시대]

    세계 뒤흔드는 가짜뉴스 ‘폭격’… AI 규제·디지털 리터러시 급선무[AI 블랙홀 시대]

    2023년 3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에서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과 싸우는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한 달쯤 지나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상 속 재난의 모습을 보여 주는 광고를 공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SNS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성적인 발언을 하는 영상이 유포돼 논란을 불렀다. 여름에 유튜브에 올라온 것인데 X(옛 트위터)를 타고 하루 만에 조회수 230만회를 훌쩍 넘겼다. 모두 인공지능(AI)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합성 기술인 딥페이크로 만든 영상과 이미지였다.문제는 세상에 없는 인물과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딥페이크가 더 방대한 정보가 투입되는 딥러닝을 통해 더 정교해지고 실존에 가까워진다는 점이다. 말하는 모양의 동영상을 만들고 실제 동영상에 입술 움직임만 바꿔 넣는 딥페이크 기술로 생성한 동영상을 X나 유튜브에 올리기만 하면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팩트체크를 통해 가짜뉴스로 판명되더라도 이미 누군가에게는 사실로 인식되고 있을 터. 이렇게 가짜뉴스를 퍼뜨리기 좋은 상황은 극단적인 정치 분열이 있을 때나 전쟁 상황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초반인 2022년 3월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에 퍼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항복 영상이 단적인 예다.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화 선언 영상이 올라왔다. 둘 다 조작된 영상으로 밝혀지면서 메타와 유튜브 등 운영사는 원본 영상을 삭제했지만 여전히 흔적이 남아 있다.딥페이크를 이용한 가짜뉴스는 전 세계 주요 선거가 줄줄이 예정된 올해 특히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 코넬대 세라 크렙스 교수와 더그 크리너 교수는 ‘AI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민주주의 저널)라는 논문에서 한 실험 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미국 주의원 7000여명에게 AI가 쓴 편지와 사람이 작성한 편지를 동시에 보냈는데, 사람이 직접 작성한 이메일의 응답률은 AI가 쓴 이메일보다 2% 정도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이들은 “사람이 만든 진짜 정보와 AI가 생성한 가짜 정보를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허위조작정보를 받아들였다고 해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반드시 바뀌는 건 아니지만 민주주의 사회 내 구성원들 간 신뢰를 저해하고 공론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개월 전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상대 후보를 비방하려고 만든 홍보물에 생성형 AI가 마구잡이로 악용됐다. 당시 집권 좌파연합의 대선후보였던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은 극우 경제학자 출신 하비에르 밀레이 당시 후보(현 대통령)가 “(장기 매매 시장이 활성화되면) 아이를 낳는 것이 곧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해 유포했다. 밀레이 후보는 마사 후보를 구소련 정치 선전 포스터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마사가 공산당 지도자처럼 보이게끔 했다. 두 사람이 만든 홍보물은 AI 창작물임을 명시했음에도 유권자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심어 줬다. 미국은 올해 11월 5일 예정된 대선에서 생성형 AI가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과거의 조악한 합성 영상물과 달리 요즘의 생성형 AI가 만들어 내는 딥페이크는 실제 사람이 만든 것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 지난해 5월 SNS에서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 건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사진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주식시장까지 출렁이는 소동을 빚었다.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국, 유럽 등 서구 민주주의 사회는 AI를 활용한 가짜뉴스를 규제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수년 전부터 가짜뉴스라는 말 대신 허위정보, 잘못된 정보라는 표현을 쓰면서 미디어 역할을 차단해 왔다. 다음달부터는 ‘디지털 서비스법’을 시행해 가입국이 허위정보, 차별적 콘텐츠, 아동 학대, 테러 선전 등의 불법 유해 콘텐츠를 의무적으로 제거하도록 했다. 이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면 가입국에서 퇴출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한다. 미국도 SNS 사업자를 규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다. 특히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극단주의와 인종차별 등 부정적인 콘텐츠가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문제가 된 콘텐츠를 제작·배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확산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 SNS 사업자에게도 합당한 책임을 물어 콘텐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포린폴리시(FP)는 최근 “올해가 AI의 안전한 개발과 사용을 위한 규제를 부과하는 정부 거버넌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선거 캠페인 영상에 AI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 특히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후보자의 목소리와 얼굴을 악의적인 방식으로 합성하거나 조작하는 것을 규제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브레넌 정의센터’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민주주의의 실험실이라 불리는 주의회에서 AI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AI 연구 선도자이자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새 저서 ‘다가오는 물결’에서 “AI를 통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술레이만은 AI의 결함이 발생하는 이유를 정부가 파악해야 하고 AI가 폭주할 때 전원을 끌 수 있는 제동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썼다.이언 브레머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난해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AI는 기존 세계 권력의 구조를 뒤흔들고 어떤 경우에는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무분별하게 수집해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권위주의 정부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를 규제하지 않으면 국가는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공공재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의 정당성을 잃는다”고 경고했다. AI가 제멋대로 만들어 낸 ‘환각 현상’과 허위조작정보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민주주의 사회 공론장에서 ‘팩트체커’ 구실을 해 온 레거시미디어의 역할이 강조된다. 아서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발행인은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 기고문 ‘저널리즘의 본질적 가치’에서 “언론은 새롭게 취재한 사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교차 검증하는 게이트키핑 시스템을 지키고, 공정과 이해충돌 방지 원칙을 준수했는지, 편견과 차별의 관점을 걸러 냈는지 프로세스를 거친다”면서 “잘못된 정보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이 시대에 언론이야말로 세상에 꼭 필요한 자양분”이라고 강조했다. 크렙스·크리너 교수의 강조점은 문해력 향상이다. 이들은 “안타깝게도 인터넷 세상은 거대한 확증편향 기계”라며 “객관적 사실을 포기하거나 뉴스에서 사실을 분별하는 능력을 포기하면 민주주의 사회가 기반해야 하는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대로 걸러진 미디어를 통한 디지털 리터러시(지식과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시민들이 다양한 언론 매체를 ‘신뢰하되 검증하는 방식’으로 콘텐츠의 진실성을 가리는 눈과 가짜뉴스를 맹신하지 않는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고 부연했다.
  • 우크라? 하마스? ‘총 쏘는 전쟁 공포’ 뛰어넘는다…2024년 지구촌 최대 위협은 미국 대선

    우크라? 하마스? ‘총 쏘는 전쟁 공포’ 뛰어넘는다…2024년 지구촌 최대 위협은 미국 대선

    올해 전 세계가 마주할 가장 큰 위험은 미국 대통령선거라는 전문적인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사태도 아니었다. 공화당 유력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이 최종후보로 나서면 승리하든 패배하든 후폭풍이 대단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이 유례를 찾기 힘들 만치 분열된 가운데 펼쳐지는 선거판이기 때문이다. 미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8일(현지시간) 발간한 2024년 10대 위험 보고서에서 올해 최대 위험은 “자신과 싸우는 미국”이라며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많은 미국 선거가 세계의 안보, 안정, 경제 전망에 그 어떤 사항을 모두 넘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분석가들은 “미 대선은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악화시켜 150년간 경험한 적 없는 정도로 민주주의를 시험하고, 국제무대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지는 쪽이 선거 결과를 불법이라고 여겨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국가가 극심한 혼돈에 휘말리고 국정이 마비될 것이라며 미국의 적들이 이런 상황을 반길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이스라엘이 트럼프의 전적인 지지를 믿고 더 공격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며, 미중 관계도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라시아그룹은 미국 대선이 세계 80억 인구의 운명을 결정하겠지만 오직 1억 6000만명 미국 유권자가 투표하며, 특히 고작 몇 개 경합주 유권자들이 승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양대 정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는 공직에 두드러지게 부적합한 인물들”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맹종주의자들의 의회 난입을 조장하는 등 수십 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 조 바이든 대통령(82)은 당선 땐 86세까지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고령인 점 등을 들며 “대다수 미국인들은 두 사람 모두 미국을 이끌기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외교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국제무대 위상은 크게 약화할 것이라고 봤다. 국내 문제에서도 그는 남북전쟁 때 협상 가능성을 언급해 사학자들로부터 초등학생 수준 인식이라는 차가운 평가를 받았다.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패배를 받아들이더라도, 정작 민주당 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이유로 들어 인준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극심한 정치적 분열이 예상되는 셈이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패배할 경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를 뒤집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면서 2020년과 마찬가지로 대선 결과에 대한 잡음이 이어질 수 있다. 시도가 성공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라시아그룹은 “미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분열되고 첨단 민주주의 산업의 기능장애를 겪고 있는 국가”라며 “2024년 대선은 누가 승리하는지에 관계 없이 이러한 문제점을 악화시킬 것이고, 확실한 것은 미국의 사회구조, 정치 제도, 국제적 위상이 지속적으로 손상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치르고 있는 ‘2개 전쟁’이 나란히 2·3위 위험으로 꼽혔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더 큰 전쟁의 첫 단계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유라시아그룹은 분석했다. 유라시아그룹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공격해 이란이 개입할 가능성,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 상선을 계속 공격하면서 미국과 동맹이 더 직접적으로 개입할 가능성, 이라크와 시리아의 시아파 민병대 공격으로 미군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 등을 확전 요인으로 꼽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되찾지 못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분할된 상태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네 번째는 인공지능(AI)으로, 규제 노력이 약해지고 누구도 기술기업들을 제지하지 않는 상태에서 훨씬 더 강력한 AI 모델과 도구가 정부 통제를 벗어나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섯 번째론 러시아, 북한, 이란 등 이른바 ‘불량 국가’들이 군사협력을 강화하며 세계 안정에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중국의 경제회복 실패, 핵심광물 선점 경쟁, 인플레이션, 엘니뇨, 미국의 문화전쟁이 꼽혔다.
  • 올해도 진격의 K방산… 유럽·중동·동남아서 대형 계약 터진다

    올해도 진격의 K방산… 유럽·중동·동남아서 대형 계약 터진다

    우크라이나 공여무기 보충 필요이집트·필리핀 경공격기 추가사우디·루마니아 지대공 ‘천궁2’ 美·호주 등에도 신규 무기 수요 지난해 호황기를 보낸 국내 방위산업체들은 2024년에도 유럽과 중동,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장기화에 따라 우크라이나 공여무기에 대한 보충 수요가 여전한 데다 자체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각국의 움직임 때문이다. 중동의 경우 포탄 및 유도탄 수요가 증가하고 동남아시아 국가의 군현대화 수요, 미국, 호주 등의 신규 무기 등의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방산업체는 지난해 대형 수출계약 체결에 따른 추가 계약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호주와 3조 2000억원 규모의 레드백 장갑차 129대 수출 계약을 맺었다. K-21보병전투장갑차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레드백은 호주군의 요구사양에 맞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맞춤형 장갑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1분기 중 루마니아와 모두 2조 5000억원에 달하는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폴란드와 3조 400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 2차 수출실행계약을 체결하는 등 K-9 자주포의 성능을 입증한 터라 루마니아에서도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와 맞물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매 분기마다 K-9 19문, 다연장 천무로켓 11문 등을 폴란드에 차질 없이 인도해 루마니아와의 계약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생각이다.지난해 5월 말레이시아 국방부와 1조 2000억원 규모의 국산 경공격기 FA-50 18대 수출 계약을 체결한 KAI 역시 이집트, 필리핀 등과의 추가 계약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이집트의 경우 FA-50 구입 계약이 임박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와 함께 KAI는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해 국산경공격헬기(LAH)와 수리온을 선보이며 우수한 성능과 기동성을 자랑했다. 이들 헬기가 해외에서 시범비행을 선보인 것은 처음이었으며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당시에도 UAE가 대량의 수리온 파생형 구매계약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아직까지 희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KAI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에서 호평을 받은 것은 사실이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LIG넥스원도 올해 안에 사우디아라비아에 지대공 요격미사일 대표 상품인 ‘천궁2’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계속되면서 중동지역에서 ‘방공망’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LIG넥스원이 가진 경쟁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LIG넥스원이 사우디에 ‘천궁2’를 수출하게 되면 UAE보다 큰 5조원대 계약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LIG넥스원은 지난해 UAE와 4조원대 수출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와는 별도로 LIG넥스원은 지난해 2월 루마니아에서 국영 방산기업인 ‘롬암’(ROMARM)과 대공미사일 분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루마니아에서 중단거리 대공미사일 ‘천궁2’를 수주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LIG넥스원이 생산하는 또 다른 유도무기인 ‘비궁’은 미국 국방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해외비교성능시험(FCT)을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FCT를 통과할 경우 미국 수출 성공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또 타 국가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LIG넥스원은 지난해 4월에는 인도네시아 경찰청에 헬기 부속품을 공급하는 1984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우리 방산기업은 지난해 약 130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2022년 173억 달러보다 43억 달러 줄어들어 당초 목표였던 200억 달러 수출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국내 방산기업은 폴란드에 대규모 무기 수출 계약을 맺었던 2022년보다 지난해 수출 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호주와 동남아, 중동 등으로 수출 시장을 넓히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 이집트와 사우디, 루마니아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27년 방산 수출 4강국으로 가기 위한 초석을 더욱 굳건히 다질 기회라는 평가다. 다만 폴란드의 경우 최근 정권이 교체되면서 잔여 물량 계약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8일 “유럽, 중동에 이어 아시아 대립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군비확장 기조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방산업체는 이미 받아 놓은 수주만 따져도 2025년까지 거의 확정적으로 외형 성장과 이익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두 개의 전쟁’ 계속… 작년 세계 15대 방산업체 수주량 984조 ‘역대 최대’

    ‘두 개의 전쟁’ 계속… 작년 세계 15대 방산업체 수주량 984조 ‘역대 최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이어지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도 계속되고 있다. 2024년 세계 방위 산업계는 두 개의 전쟁을 치르면서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와 독일, 헝가리, 루마니아 등이 국방 예산을 확대하는 상황이고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아태 지역과 중동은 물론 미국에서도 올해 방위 예산이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국방예산은 지난해보다 약 3% 늘어난 8860억 달러(약 1152조원)였다.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예산만도 3억 달러(3909억원)에 달한다. 폴란드도 올 국방예산을 330억 달러(43조원)로 책정한 상태다. 국내총생산(GDP)의 4%에 달하는 규모로 수년 내로 GDP의 5%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주항공 전문매체인 미국 에비에이션 위크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국방예산은 기존 전망치를 크게 넘는 2조 2000억 달러(287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2032년에는 2조 5000억 달러(3262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위비 증가는 결국 방산업체의 수주 확대로 이어졌다.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15대 방산기업의 지난해 상반기 수주 잔량을 분석한 결과 7640억 달러(984조원)로 수주 물량이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독일 라인메탈의 수주 잔량은 2022년 279억 달러(36조 4000억원)로 2020년(148억 달러)보다 88.6% 늘었다. 영국 BAE시스템스의 수주 잔량도 같은 기간 618억 달러(80조 6700억원)에서 708억 달러(92조 4000억원)로 14.6% 늘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집계한 2022년 세계 각국의 군사비 지출은 2조 2400억 달러(2923조원)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SIPRI는 탄약과 포탄, 전차 등 군사장비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앞다퉈 무기 주문을 하면서 유럽의 군사비 지출 증가율은 최소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 “美 중심 세계 질서 흔들… 한미일 협력, 美 아닌 한일이 주도해야” [해외석학 인터뷰]

    “美 중심 세계 질서 흔들… 한미일 협력, 美 아닌 한일이 주도해야” [해외석학 인터뷰]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 유지는 이제 끝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에서 일어난 두 개의 전쟁이 그 현실을 보여 줬습니다. 미국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캠프 데이비드 성명’으로 한국과 일본에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한일이 힘을 합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미국 정치 및 국제관계 전문가인 나카바야시 미에코(64)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대학 연구실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내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라고 말했다. 이달 중순 대만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4월 한국 총선, 11월 미국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일본도 올해 상반기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중의원(하원)을 해산할 가능성이 크다. 기시다 내각은 위기 대응력이 약화하고, 자민당은 비자금 수사로 어수선한 처지라 일본 정치 지형의 앞날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나카바야시 교수는 지난해 한미일이 추구한 협력 관계가 이런 격변의 시기를 거치면서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미국에서 자국 중심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우려는 더욱 커진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자국 정치, 역사적 사정에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라면서 “미국 주도로 가까워진 한일 관계를 이제는 양국, 특히 정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하며 이는 곧 지역 안보에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국제 정세를 어떻게 전망하나. “2024년은 한마디로 민주주의 국가의 ‘시련의 해’라고 하겠다.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는 특히 그렇다.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고 미국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는 고전 중이다. 미국이 힘을 잃는 것을 넘어서 세계 질서 유지가 힘든 상황이다.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세계 각국에 미칠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국가의 평화가 유지될 것인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한국과 일본은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준비해야 한다.” -미국 일극화가 아예 끝났다고 보는 이유는.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의 의미는 미국이 혼자서는 안 되니 서로 도울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보여 준 것이다. 장관급 회의 정례화 등 정권이 바뀌어도 3국이 공조할 수 있는 틀을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으로서는 패권 국가로서 힘이 약해진 것을 실감하고 있으니 아시아 지역에서의 안정을 한국, 일본과 함께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 목적을 공동성명으로 정리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과 북한을 상대하기도 벅차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가자지구 등 중동 문제까지 신경 쓸 게 너무 많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협력해 아시아 지역 내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한일에 대한 기대가 크다.” -최근까지도 미국에 다녀왔는데 대선 분위기는 어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당한 지지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등 다른 공화당 후보들이 주목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있지만 아직은 약하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정권 교체를 우려하는 이유는. “문제는 사상 처음으로 한미일이 만난 회담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에는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협력을 강조했지만 (캠프 데이비드 당시 합의한 게) 법률상 의무나 권리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친다. 동맹국에 대해서는 주한미군 감축 같은 압박을 했고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친다며 엄격하게 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 이외의 부분에서는 불확실성이 크다. 이런 정치 변화 가능성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있다. 4월 총선 이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국과 일본이 관계 진전에 대한 틀을 고민해야 하는데 일본 정부가 그런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는 크게 다가오지 않는 부분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우크라이나 지원을 끊을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가 패배하게 되면 이후 러시아가 더욱 득세하며 미국은 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 문제, 대외 지원 문제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나. 그런 그가 또 대통령이 됐을 때의 상황은 예상 가능하다.” -자민당 아베파 비자금 의혹 등 국내 상황이 복잡해 기시다 내각에서 외교 문제가 후순위로 밀려난 게 아닌가. “국내 문제가 있어 복잡한 상황이긴 하지만 정권 교체가 빈번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정권 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기시다 총리가 물러난다고 해도 야당의 힘이 약하기 때문에 같은 자민당 의원이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큰데 각 파벌의 인정을 받지 않으면 총리가 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컨센서스를 흔들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일본은 관료의 나라다. 한번 방향을 정하면 그것을 따른다. 이는 한일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일본은 슬로(느린) 국가라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이다.” -한일 관계 개선의 영속성을 어떻게 이어 갈 수 있을까. “한국도 일본도 정치와 선거가 양국 관계를 지나치게 좌지우지한다. 표를 얻기 위해 한국에서는 반일을, 일본에선 혐한을 이용해 왔다. 하지만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한일 관계, 정부에만 맡기지 않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국민 레벨에서 친교를 깊이 하는 게 필요하다. 예컨대 경제가 그렇다. 경제 분야에서 민간이 주도해 한일 간 협력의 틀을 만들어 놓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가 요코하마에 반도체 연구시설을 설립하기로 하고 일본 정부가 보조금을 주기로 한 게 하나의 경제적 협력 사례가 될 수 있다. 또 한국이 (일본 주도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CPTPP하에서 다른 국가들과의 경제적 협력으로 공통 문제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일 간 경제협력의 틀을 공고히 만들어 낸다면 정치와 선거 문제가 있어도 한일 관계 개선을 완전히 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지나치게 미국에 의존한다는 우려가 크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한 마리 토끼도 못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지금 국제 정세가 그렇다. 미국과 중국 양쪽을 잡으려고 하면 둘 다 놓친다. 지금의 국제 정세는 강권 국가와 민주주의 국가 간의 힘겨루기가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 뒤에 서방 국가가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도 일본도 한 국가의 힘으로 지금의 질서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처럼 한국과 일본이 자원이 풍부한 나라도 아니지 않나. 현재 미국을 중개자로 삼아 한일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한일이 주체적으로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하는 시대가 될 수밖에 없다.” ■나카바야시 교수는 나카바야시 미에코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미국 연방의회 상원 예산위원회 보좌관을 10년 동안 지낸 미국 정치 및 국제관계 전문가다. 미 의회에서 일한 유일한 일본인이기도 하다. 오사카대 대학원 국제공공정책연구과 박사 학위를 땄고 2009년 중의원(하원) 총선 민주당 후보로 출마 후 가나가와현 제1구에서 당선돼 3년간 의정활동을 했다. 이후 와세다대 교수로 재직하며 마이니치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미국 정치 등에 대해 기고하고 있다. ▲1960년 출생 ▲1992년 미국 워싱턴주립대 대학원 석사 ▲1993~2002년 미국 상원 예산위원회 보좌관 ▲2002~2005년 경제산업연구소 연구원 ▲2006~2009년 아토미여대 준교수 ▲2009~2012년 중의원 ▲2013년~ 와세다대 교수 ▲주요 저서 ‘가라앉는 미국 패권’ 등 다수
  • 美국방 ‘깜깜이 입원’ 후폭풍… 바이든 캠프 대형 악재 되나

    美국방 ‘깜깜이 입원’ 후폭풍… 바이든 캠프 대형 악재 되나

    미국 백악관도 몰랐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깜깜이 입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이 부재 기간에 대행을 했던 부장관에게조차 입원 사실을 공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고강도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엄중한 시기에 발생한 안보 공백과 소통 부재는 대선 유세를 본격 시작한 조 바이든 캠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국방부 2인자인 캐슬린 힉스 부장관 역시 백악관이 통지받은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장관 입원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익명의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휴가 중이던 힉스 부장관은 장관 입원 이틀째인 2일부터 임무 일부를 대행했다. 당국자 말대로라면 부장관이 적어도 4일까지 정확한 사유를 모른 채 업무 일부를 대신한 셈이다. 오스틴 장관은 5일 병상에서 일부 업무를 재개했지만 퇴원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장관이 여전히 월터 리드 군 의료센터에 입원 중이나 건강하게 회복하고 있다”면서 “장관이 필요한 보안통신 장비에 완전한 접근권을 갖고 있고, 매일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국방부 작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선 경선이 시작된 국면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이 상황을 호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불투명성’과 ‘안보 개념 부재’를 트집 잡아 바이든 대통령을 몰아세울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반격을 위해 서방국가들이 군사 지원 중이고 이스라엘·하마스 중동 전쟁이 이란 지원을 받는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의 공습으로 확전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안보 불감증이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미 의회 상하원 군사위원회 모두 오스틴 장관의 입원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요구하고 있다. 로저 워커 공화당 상원 군사위원회 최고위원은 사안의 투명성 부족을 지적하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말했다. CNN은 미국 공직자의 ‘결원 보고 의무’(5 U.S.C. 3349) 규정을 근거로 들며 “오스틴 장관이 입원했던 사실을 핵심 관료들에게 알리지 않은 데 대해 강도 높은 조사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이 규정은 업무 공백이 생길 경우 이를 상하원 등에 보고하도록 해 놨다.
  • [새해 인터뷰] 양진석 광주경총 회장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겠다”

    [새해 인터뷰] 양진석 광주경총 회장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겠다”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시기에 광주경총은 회원사들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양진석 광주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갑진년 새해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양 회장은 올해 광주경총 회원기업들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을 약속했다. 양 회장은 “상시 회원 애로 전담반을 운영해 회원사 경영애로 해결에 만전을 기하겠다. 조사된 자료를 바탕으로 정부와 지자체에 건의하고 규제를 개선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노사정 한마음 대회를 비롯해 노사민정이 한 마음 한 뜻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사 상생을 위한 가교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이어 “부문별 위원회를 운영해 회원기업 의견수렴 기능을 강화하고 정부 각료 및 전문가 초청 간담회 등 CEO를 위한 행사를 확대해 경영에 도움을 주겠다”면서 “차세대 CEO 포럼을 신설해 중소기업 가업 승계가 잘 이루어지고 경쟁력 있는 회원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광주경총의 대표적인 사업인 청년·중장년 일자리사업과 뿌리산업 지원 사업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소개했다. 양 회장은 이어 “올해 세계적인 경제가 매우 불안하다. 환율·원유·원자재 가격 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슬람 분쟁 등 세계 경제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이럴 때 일수록 적극적인 지원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재정, 금융, 세제혜택을 통해 안정적이고 적극적인 기업 경영활동을 보장해야한다. 회원기업 또한 지역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인재양성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 회장은 지난해 경제를 떠올리며 많은 이들의 도움과 노력에 힘입어 위기를 극복했다고 회고했다. 양 회장은 “지난해 우리 회원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건설업의 PF발 유동성 위기와 가전산업의 경기 악화로 자금난은 심화됐고, 기업들은 투자부진으로 고용이 감소했으며 가계부채 증가로 소비까지 위축됐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이어 “광주경총 회원사들은 어려울수록 힘을 모으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가는 우리의 저력을 보여준 한해이기도 했다”면서 “일자리를 나눠 고통을 분담했다. 기업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생산과 투자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정부와 지자체 또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통해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민생 안정에 힘썼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위기 속에서도 광주경총은 큰 성장을 이루며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 광주경총은 최근 1년 사이에 200여개 회원에서 617개 회원으로 400여개 회원이 늘어났다. 광주경총 43년 역사 이래 가장 많은 회원수다. 이 덕분에 광주경총은 10억원이 넘는 회비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양 회장은 “회원사들이 늘어나고, 100억원이 넘는 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받아 우리지역 청년과 중장년 4019명에게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었다”며 “우리가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회원님들과 유관기관의 큰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하며,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 조태열, 강제징용 재상고심 개입 의혹에 “사법농단으로 규정할 수 없어”

    조태열, 강제징용 재상고심 개입 의혹에 “사법농단으로 규정할 수 없어”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8일 과거 강제징용 손해배상 재상고심과 관련한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이 문제를 사법농단으로 정의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원행정처가 삼권분립 원칙에 반해 행정부와 여러 거래를 했기 때문에 헌법·법률 등에 위배되는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아주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판단해야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조 후보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뜻하는 ‘사법농단’ 사건에 대한 평가를 묻는 물음에 “외교부로서는 굉장히 곤혹스럽고 피해자 입장에서는 더더욱 곤혹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면서 “법원행정처도 외교부와 여러 고민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나온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강제징용 사건 재상고심에 대한 ‘재판거래’ 의혹은 박근혜 정부 당시 양승태 사법부가 정부가 원하는 대로 강제징용 재상고심 판결을 지연시키려 했고 그 대가로 법관 해외파견 확대 등을 얻어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가 외교부에 강제징용 사건의 국제법적 문제점 등을 담은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해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넘기도록 해 재판이 지연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조 후보자가 외교부 2차관이던 2015~2016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여러 차례 만나 의견서 제출 관련 협의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었지만 조 후보자는 “재판거래라 불릴 만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일관되게 부인했다. 당시 법원행정처와 외교부의 협의 과정에 대해 묻는 김상희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조 후보자는 “국익을 위해 어떻게 대응하는 게 합당한지 같이 고민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홍걸 민주당 의원이 ‘가해자인 일본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공작이었다’는 질타에는 “40년을 공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기업을 위한 공작에 가담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앞으로도 정부는 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는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족들에게 ‘제3자 변제’ 해법을 추진하겠다며 “제3자 변제안 이외의 돌파구가 없기 때문에 충실하게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제3자 변제’ 해법을 발표할 때 정부 발표문에도 언급됐지만 이것은 문제 해결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라며 정치적 해법을 통한 해결 방침도 밝혔다. 조 후보자는 앞서 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선 “글로벌·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한미동맹의 내실을 더욱 다지고 외연을 확대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의 흐름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로 제도화된 한미일 협력을 더욱 깊이,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감으로써 한반도의 평화 유지와 인태 지역의 규범 기반 질서 강화를 추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이와 함께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역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로 들었다. 그는 “중국과는 상호존중과 호혜, 공동이익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며 “관계 발전의 속도나 규모보다는 신뢰 증진에 초점을 맞춰 미래를 향한 협력사업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어려워진 한러관계는 국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원칙과 기준 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국정원 “북한, 하마스에 무기공급했다”…‘한글표기 부품’ 사진공개

    국정원 “북한, 하마스에 무기공급했다”…‘한글표기 부품’ 사진공개

    국가정보원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동일하게 판단한다”고 8일 밝혔다. 앞서 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F-7 로켓유탄발사기(RPG)의 신관(포탄 기폭장치) 부품 안쪽에 ‘비저-7류’, ‘시8-80-53’ 등 한글이 식별되는 사진을 함께 실었다. VOA는 “전 세계에서 F-7과 같은 인명 살상용 유탄발사기를 만드는 나라는 북한이 유일하다”며 “신관 사진에서 한글 표기가 발견되면서 하마스가 북한 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VOA의 보도 사진에 관해 국정원은 “(외신 보도에 언급된) 한글 표식 신관은 F-7 로켓의 중간부분”이라면서, 해당 부품의 사용부위를 원으로 표시한 F-7 로켓 사진 1장을 공개했다. 다만, 국정원이 이날 언론에 공개한 사진은 F-7 로켓의 외부 사진으로 신관 부품 안쪽의 한글 표기가 드러나지는 않는다. 국정원은 “북한이 하마스 등을 대상으로 무기를 제공한 규모와 시기에 관해 구체적인 증거를 수집·축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재로선 출처 보호 및 외교관계를 고려해 제공하기 어렵다”고 국정원은 덧붙였다. 그동안 F-7을 소지한 하마스 대원 사진이 공개되거나 이스라엘 인근 국경 지역에서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발견되는 등 북한이 하마스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의혹은 계속돼왔다. 그러나 북한은 이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성 주 유엔 북한대사는 지난해 10월 유엔 총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련 회의에서 “미국 정부 소속 언론이 북한에 대해 근거 없는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관련 보도 내용을 일축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가 북한산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했다는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의 브리핑 내용에 관해 국정원은 “이번 발표는 그동안 한미 당국이 긴밀한 공조 하에 지속해서 추적해온 사안”이라고 확인했다. 이어 “러·북 간 탄도미사일 및 포탄 등 무기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 전남도, 식량산업 경쟁력 강화 나서

    전남도, 식량산업 경쟁력 강화 나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상기후 등으로 식량안보가 강조되는 가운데 전남도가 전국 제1의 식량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식량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전남도는 전쟁과 이상기후 등에 따른 식량안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쌀 적정 생산 및 생산비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전략작물직불제와 가루쌀 생산단지 조성 사업 등 12개 사업에 840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먼저 밀과 콩 등 주요 곡물의 자급률 향상과 쌀 적정 생산 분야에서 가루쌀과 콩 등 전략작물 직불제 682억 원과 가루쌀 생산단지 조성 45개소 52억 원, 논 타 작물 재배 지원 1875ha에 38억 원 등 3개 사업에 772억 원을 지원한다. 또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비 절감 분야에 규모화된 들녘별 식량작물 공동경영체 114개소에 137억 원, 공동 육묘장 설치, 광역방제기 등을 지원하는 농산물 생산비 절감 사업에 158억 원을 쓴다. 이와 함께 기계화가 열악한 밭작물의 기계화를 촉진하기 위해 다목적 소형 농기계 5884대 150억 원, 이동식 다용도 작업대 3천 대 15억 원, 영농안전장비 2만 2천 조 14억 원 등 3개 사업에 179억 원을 투입한다. 농가 기본소득 보전 및 경영안정망 구축 분야에는 공익직불제 24만 5천ha에 4907억 원, 벼 경영안정대책비 13만 4천 호에 570억 원, 자연재해 등을 대비한 농작물 재해보험 14만 9천ha에 1660억 원, 농업인 안전보험 12만 6천 명에게 153억 원 등 4개 사업에 7290억 원을 지급한다. 특히 올해는 0.5ha 미만 소규모 경작농에게 지급되는 소농직불금이 기존보다 10만 원 인상된 130만 원이 지급될 전망이다. 정광현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밀, 콩 등 식량 자급률 제고와 생산비 절감, 농가 경영 안정 등을 중점 지원해 식량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특히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일상화·대형화된 농업재해로부터 농업인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농업정책보험 가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역사는 경계 넘나든 이주·이산의 기록… 공존의 가치를 기억하라[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역사는 경계 넘나든 이주·이산의 기록… 공존의 가치를 기억하라[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한국 이주의 역사고려, 난민·이방인 받아들여 공존재외동포 700만명… 세계 네 번째1900년대 하와이·간도·연해주로1960~1970년대 독일·베트남으로세계 속의 이주칸트, 이방인 ‘환대의 권리’ 강조트럼프 “이민자, 미국의 피 오염”불법 이민자 증가에 불안감 표출상호 존중·포용의 가치 회복되길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기쁨이 클 법하지만 막연한 기대감에만 젖어 있기에는 불안과 근심이 지구촌 곳곳에 서려 있다.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이 연이어 일어났다. 대량 학살, 난민 발생, 기아로 묵시록적 세계가 재현되는 듯하다. 암울한 신년을 맞으면서 다시 한번 상호 존중·포용·공존의 가치를 생각해 본다.●난민으로 태어난 아기 예수 얼마 전 성탄절이 있었다.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Christ)와 축제(mass)의 합성어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아기 예수는 이스라엘의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예수의 부모는 본래 나사렛에서 살았으나 당시 이스라엘을 통치하던 로마제국 황제의 칙령에 따라 본적지에 호적 등록을 하러 가던 중이었다. 만삭인 마리아에게 산기가 보이자 남편 요셉이 아기를 낳을 곳을 찾아 헤맸지만 마땅한 곳을 구하지 못했고, 결국 아기는 외양간 한구석에서 태어났다. 막 태어난 아기를 누일 곳도 없어서 가축들에게 먹이를 담아 주는 구유에 포대기로 싼 아기를 뉘어야 했다. 이렇게 예수는 낯선 타향의 차가운 땅에서 이방인으로 이 세상에 나왔다. 예수의 삶은 박해와 이주의 연속이었다. 이스라엘의 정치권력은 예수가 장차 ‘유대인의 왕’이 될까 봐 두려워한 나머지 베들레헴과 그 인근에 사는 두 살 이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아기 목숨이 위태롭게 되자 부부는 서둘러 아기를 데리고 이스라엘의 통치권이 미치지 않는 이집트로 떠났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난민이 된 가족은 낯선 땅에서 망명자로 살아가야 했다. 예수 탄생 이야기는 추운 겨울에 하룻밤을 보낼 곳을 찾아 헤매는 이방인 가족을 떠올리게 한다. 정치적 박해로 어쩔 수 없이 험난한 길을 떠나는 수많은 사람의 발자국도 보인다. 예수는 성인이 된 다음에도 정처 없는 나그네 삶을 살았다. 그래서 스스로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고 했다. 그는 끊임없이 이 마을 저 마을로 떠돌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유랑자로 살았다.●역사 속의 이주 ‘인생은 나그네길’이라는 표현이 있다. 삶이란 구름이 흘러가듯 길을 가는 것임을 말한다. 인류의 역사는 곧 이주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역사는 이주와 함께 시작됐다. 때로는 원하지 않는데도 강제 이주를 당하기도 했다.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이브도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강제 이주를 당하지 않았는가. 역사는 경계를 넘나든 사람들의 기록이기도 하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국가이지만 남북한 사이에 군사분계선인 비무장지대(DMZ)가 만들어지면서 지난 70년간 사방이 꽉 막힌 섬나라와 같았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사고도 편협해졌고 순혈주의와 민족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하곤 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200만명이나 되는 시대를 살아가지만, 한국 사회에 정착한 이주민을 대하는 우리 태도는 여전히 배타적이다. 하지만 사실 한국인의 역사 또한 국경을 넘나드는 이주와 이산의 연속이었다. 고려시대만 보아도 송나라·원나라 이주민, 발해 유민·거란인, 여진인, 왜인 등이 개인적으로 혹은 집단으로 고려 사회에 들어와 정착했다. 자발적으로 이주해 고려 조정에서 외교 사신으로 활약하거나 전문 군인으로서 무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발해 유민과 거란인은 어지러운 정세 변동을 피해 난민 신분으로 들어온 이들로, 고려에 정착한 후 황무지를 개간해 농업 발전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당시는 경작할 수 있는 땅은 많았지만, 개간할 인구가 턱없이 적었다. 따라서 이들의 대규모 집단 이주는 노동력을 크게 늘리고 집약적 농법을 발달시키는 데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일부 재능 있는 이들은 개경에서 기술자로 수공업 발전에 이바지했다. 고려의 이러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주 정책은 궁극적으로 국가 재정 확대에 도움을 주었다. 한국은 재외교포 수가 화교(중국), 유대인, 이탈리아인 다음으로 네 번째로 많은 나라다. 중국, 러시아(구소련), 일본, 미국 등지에 재외동포가 700만명 넘게 살고 있는데, 이는 남한 인구의 15%이고 남북한 인구를 합치더라도 전체 인구의 약 10분의1에 해당한다. 1903년부터 1905년 사이에는 조선인 약 7500명이 이민선을 타고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 노동자로 일하러 갔다. 1910년 무렵 간도를 비롯한 만주 지역에는 두만강과 압록강을 넘어 이주한 조선인이 20만명을 넘었다. 비슷한 시기에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등 연해주 곳곳에 8만명이 넘는 한인이 100여개에 이르는 신한촌(新韓村)이라는 마을을 세우고 집단으로 거주했다. 1945년 해방 당시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 인구는 한반도에 거주하는 인구의 20%에 육박했다. 한인이 해외 이주를 많이 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근현대사가 파란만장한 굴곡으로 얼룩져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1960~70년대에는 해외 노동 이주가 본격화됐다. 광부와 간호사의 독일 파견,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월남특수기’에 베트남 노무 인력 파월(派越), 중동 건설 붐에 따른 노동 이주였다. 이들이 한국으로 송금한 돈은 국가 산업 발전의 초석이 됐다. 1990년대에 들어서야 한국은 인력 송출국에서 인력 유입국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한국 역사에서 이방인의 존재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찾을 수 있다. 1000년 전인 고려 사회도 난민과 이방인을 받아들여 지혜롭게 공존했다. 공존은 두 가지 이상의 개체나 집단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함께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 공존은 또한 비폭력적 상태가 유지되는 것을 상정하기에 역사적으로 평화적 공존에서부터 경쟁적 공존까지 그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형태가 어떻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 공존은 숙명이기도 하다.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도 이주노동자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해외에서 온 ‘파한’(派韓) 근로자·이주민·난민을 대했으면 한다.●호모미그란스 인간은 역사적으로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끊임없이 이주했다. 그래서 이주하는 인간이라는 호모미그란스(Homo Migrans)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는 인간이 이주하는 본성을 지녔다는 말이다. 그러나 유목민적 삶의 방식은 무질서와 혼란을 일으키는 침략과 같은 것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주가 기존의 권력 위계를 교란하고 파열음을 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동성보다 정주와 부동성이 정상적인 역사로 받아들여지면서 이주는 재앙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졌다. 독일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영구평화론’에서 “환대는 이방인이 누군가의 영토에 도착했을 때, 적대적으로 취급받지 않을 권리”라며 ‘환대의 권리’를 강조한 바 있다. 세계 시민적 덕목인 환대는 주인이 찾아온 손님을 적대 없이 안전하게 머무르게 해 준다는 의미다. 최소한의 친절을 베푸는 환대의 권리가 보장될 때만 인류가 영구 평화를 향해 지속해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칸트는 배타적이고 자국 이기주의에 기초한 민족주의의 망상을 일축하고 그 대신 열린 세계 시민적 애국주의를 주창했다. 그는 타 민족을 향해 개방적 지향성을 추구하는 열린 민족주의를 강조하면서 국가 간에 평화로운 공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근에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주민을 겨냥해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말했다. 미국의 (백인) 대중은 불법 이민자 수가 많이 증가한 것에 대한 불만과 불안감을 트럼프를 통해 표출한다. 이것이 트럼프가 여전히 건재하는 이유다. 트럼프도 이러한 위기의식을 자신의 정치 선거에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강경한 반이민 정책은 오히려 미국 사회를 ‘진정한’ 백인 미국인과 ‘주변화된’ 유색인으로 구분하면서 사회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손님 접대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 손님 접대를 하다가 어떤 이들은 모르는 사이에 천사들을 접대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신약성경의 한 구절이다. 굶주린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말라하는 사람에게 마실 것을 주며 나그네를 따뜻이 맞아들이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난민으로 태어나 이방인이자 나그네로 살았던 예수는 외지인 환대는 물론 고난받는 사람과의 연대를 설파했다. 하지만 그의 고향 이스라엘에서는 지금도 수많은 사람이 전쟁 때문에 고통받으며 낯선 곳에서 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 세상은 여전히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도 따르지도 않는 듯하다. 중앙대 교수·작가
  • 한미일 밀착 겨눈, 北 ‘갈라치기 포격’[뉴스 분석]

    한미일 밀착 겨눈, 北 ‘갈라치기 포격’[뉴스 분석]

    남북 관계를 교전국 관계로 수정하며 연말·연초 극단적인 언사와 무력시위로 한층 강화된 대남노선을 보여 주는 북한의 대외정책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이례적으로 ‘각하’라는 호칭을 쓰며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한 위로 전문을 보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적’으로 재규정한 한국에는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주변국과는 관계를 재정비해 필요한 협력을 도모하고 나아가 한국과의 관계에 균열을 시도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부터 ‘말 폭탄’을 이어 오던 북한은 지난 5일부터 사흘째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지역에서 포 사격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7일 오후 4시부터 5시 10분쯤까지 연평도 북방에서 9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포탄 60여발을 쐈고 지난 5일에도 백령도 및 연평도 일대에서 200여발의 해안포 사격을 실시했다. 이때 북한이 쏜 폭탄은 서해 NLL 북쪽 7㎞까지 근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전날 발사한 60여발은 포 사격이 아닌 130㎜ 해안포 포성을 모방한 폭약을 터뜨린 것이라며 ‘기만 작전’에 우리 군이 속아 넘어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의 방아쇠는 이미 안전장치가 해제된 상태”라며 “사소한 도발이라도 걸어올 땐 즉각적인 불세례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합참은 “코미디 같은 저급한 선동으로 대군 신뢰를 훼손하고 남남 갈등을 일으키려는 상투적 수법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이처럼 대남 압박·무력시위는 갈수록 강도를 높이는 반면 김 위원장이 기시다 총리에게 보낸 5일자 위문 전문에서는 유화적인 제스처가 읽힌다. ‘각하’ 존칭도 눈에 띄지만 김 위원장 명의로 일본 총리에게 전문을 보낸 전례가 없어 일각에서는 한미일 협력을 흔들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北, 포탄 NLL 북쪽 7㎞까지 근접긴장 높여 남남 갈등 확대 노린 듯태영호 “캠프데이비드 합의 희석김일성의 전형적 ‘갓끈 전술’ 차용”그나마 약한 고리 日에 유화 제스처 북한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명의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에 위로 전문을 보냈고 1995년 고베 대지진 때에도 강성산 당시 총리가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냈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기시다 총리에게 “새해 정초부터 지진으로 인한 많은 인명 피해와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신과 당신을 통해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정치·군사 문제와 인도주의 문제를 분리해 정상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는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최고지도자의 간접적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교전 대상국’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외교 전략”이라면서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언제든 대화할 필요가 있고 북한도 일본에 받아내야 할 수교 배상금 300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어 양측이 대화를 필요로 하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회담할 수 있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 왔다. 지난해 동남아에서 북일 간 비밀 접촉설도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굳건해진 한미일 협력구도 가운데 그나마 북한과의 적대적 고리가 약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주변국을 관리하고 한미일 간 틈을 벌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지통신은 “김 위원장이 인도적 문제에 관심이 많은 따뜻한 지도자상을 연출하는 동시에 결속 중인 한미일 사이에 틈을 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소자키 아쓰히토 게이오대 교수는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저조한 가운데 북일 관계 진전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추파를 보내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동족인 한국에 대해서는 초강경 자세로 남남 갈등을 유발하고 일본에는 유화적 태도를 보여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프로세스를 희석해 보려는 전형적인 ‘갓끈 전술’”이라고 지적했다. 갓끈 전술은 1969년 김일성 주석이 언급한 용어로 미국 혹은 일본 중 어느 한 관계만 잘려 나가도 남한 정권이 무너진다는 취지의 대남 전략 일환이다. 다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전날 회견에서 “지진 피해와 관련해 각국으로부터 위문 메시지를 받았으며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면서도 “일본과 북한 간 대화에 대해선 답변을 삼가겠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잔해들이 속속 증거로 나오며 북러 간 밀착 관계를 보여 주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사회주의 및 반제(제국주의)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를 다짐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명예교수는 “북한은 ‘신냉전’ 추세가 유리하다고 보고 ‘편가르기’로 북중러 속에서 안보와 경제 안정을 추진하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삼고 있고, 이번 지진을 계기로 일본에도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보이며 새로운 관계를 타진해 보는 것 같다”며 “한국에 대해선 ‘적대적 국가’라고 정의하며 더이상의 대화와 협력이 없다고 한 만큼 무력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한미일 안보·경제 ‘가치 동맹’, 트럼프 재선 땐 후퇴 가능성…北과 대화 통로는 열어놔야”[해외석학 인터뷰]

    “한미일 안보·경제 ‘가치 동맹’, 트럼프 재선 땐 후퇴 가능성…北과 대화 통로는 열어놔야”[해외석학 인터뷰]

    “올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되면 북중과의 ‘그랜드 바겐’(대협상)을 위해 한미·한일 동맹도 교환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협력을 강화한 한미일은 이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동아시아 안보를 안정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제정치학계의 석학으로 평가받는 존 아이켄베리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는 지난 3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격변의 2024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공유하는 ‘가치 동맹’들이 후퇴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북중러 밀착만큼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층 정치화된 세계 경제 대전환의 시기에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할 다자 간 규칙들이 재건돼야 한다고도 제언했다.-올해 미 대선을 어떻게 보고 있나. “모두 알다시피 올해 대선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 중 하나다. 현재 민주당·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정치와 미래를 놓고 서로 매우 다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시스템이 매우 양극화돼 있어 상당히 치열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트럼프가 재선되면 미국이 예전 역할을 되찾는 데 한 세대가 더 걸릴 것’이라고 봤다. 생각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 헌법 체제를 벗어나 비상 권한을 사용해 권위주의 의제들을 추구했던 전력이 있다. 그의 행적들, 용납하기 어려운 언어와 ‘독성 정치’, 증오의 복수, 인종적 편견,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미 유권자들이 그를 재선시킨다면 ‘우리는 이 모든 게 괜찮다’고 전 세계에 말하는 셈이 된다.” -트럼프 재선 시 한국과의 안보·무역 관계가 어떤 긴장 관계로 회귀할까. “트럼프는 1945년(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세계에서 미국이 맡아야 할 역할의 토대에 의문을 제기한 최초의 대통령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 시도는 물론 한일 동맹에 대해서도 폐기 신호를 보낼 수 있다. 한미 동맹이 위험에 처할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 동맹 등에 관한 조약들을 도구적으로 취급하고 북중과의 그랜드 바겐을 위해 동맹 교환도 시도할 수 있다. 그는 매우 무모한 ‘딜 메이커’이며 우방, 동맹, 민주적 파트너십에 대한 신념이 얕은 인물이다.” -트럼프 재선 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은. “그가 회담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독재자, ‘스트롱맨’들을 상대해 온 만큼 빅딜을 되살리려 할 것으로 보이나 이는 한반도에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북한의 핵활동 저감 약속을 동아시아에서 훨씬 더 급진적으로 여겨지는 주한미군 철수와 교환하려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 모두를 곤경에 빠뜨리는 조치가 될 것이다.” -한미일은 안보 협력 토대를 마련했다. 북중러 밀착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미일 3국의 협력 방향은.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은 지난해 세계 뉴스에서 가장 반가운 소식 중 하나였다. 반면 북중러 밀착은 지난해 가장 나쁜 뉴스였다. 캠프 데이비드 선언은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 정보 분야 강화를 통해 앞으로 강화될 삼각관계의 새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한일 외교 당국자들이 부상하는 중국, (트럼프 재선으로) 불확실해질 미국의 역할에 대비해 동아시아 안보를 안정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여전히 교착상태에 있는 한중 관계는 어떻게 풀어 가야 하나. “당분간은 험난한 관계가 될 것 같다. 한국 내에서도 여야 간 대중 관계 해법을 두고 견해차가 있다. 중국은 북한이 핵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력을 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북핵 돌파구도 조만간 열릴 것 같지 않다. 북한 정권이 핵무기 보유와 핵무력 현대화가 국가 정체성의 일부이자 장기 안보전략이라는 점을 공표한 만큼 억지력 유지책을 찾아 한중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美역사상 가장 중요한 대선트럼프 재등극 땐 한미 동맹 우려주한미군 철수·핵 감축 ‘빅딜’ 등북중과 동맹 교환 시도 가능성도한미일 협력·대북 관계 방향은북중러 밀착 맞서 한미일 협력 필수中부상·불확실한 美 역할 대비하고북핵 억지력 위해 한중 관계 관리를격변의 2024년, 국제관계는두 개의 전쟁 속 긴장관리에 초점 경제적 민족주의 등 전환의 시기 최악 피할 다자 간 규칙 재건돼야-마찬가지로 대북 관계에서도 탈출구가 보이질 않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무기 공급에 대한 러시아의 열망이 북한에 숨 쉴 공간을 제공해 줬고, 북한 핵능력 구축을 위해 러시아가 여러 기술 지원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십년간 국제사회는 북한을 억제와 포용, 제재로 대했는데, 현재 포용은 효과가 없어 보인다. 남은 도구는 제재와 억제다. 오산과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줄이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 통로를 항상 열어 둬야 한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중동 갈등,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어떻게 보고 있나. “이스라엘·하마스 갈등의 궁극적 해결책은 양측의 공존, ‘두 국가 해법’이 유일하다. 이 전쟁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주권 국가, 안정적인 정치적 미래를 제공하는 게 왜 중요한지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불가능한 외교 퍼즐처럼 보이지만 중동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 미국이 창의적인 퍼즐 조각들을 찾아야 한다. 수년은 걸리겠지만 이스라엘의 중동 관계 정상화 이니셔티브가 추진돼야 한다. 이스라엘 내 계몽된 정당들이 전진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의 군사 지원이 계속되면 러시아의 영토 접수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채 한반도와 비슷한 ‘얼어붙은 갈등’ 상황을 이어 갈 수 있다. 군사 갈등이 끝나면 우크라이나는 경제 재건, 유럽연합(EU) 가입 등을 시도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우선 잔인한 폭력을 줄일 방법을 찾는 게 최선인 듯하다.” -미중이 무역과 외교안보 긴장 등 양국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나.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가드레일, 경쟁 관리, 갈등 억제과 상호 이해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관심이 있다.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경쟁의 틀을 잡기 위한 탐색 단계로 돌입했다. 대만 독립을 둘러싼 갈등과 남중국해 전략 경쟁은 계속될 것이고 군사·기술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원하는 ‘필연성의 내러티브’,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차기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쇠퇴하리라는 시나리오는 중국 국내 문제와 경제 약세, 성장 둔화 등으로 인해 가능성이 낮아졌다. 미중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며 갈등적이나 향후 더 안정될 가능성은 있다.” -국제질서가 글로벌 이스트와 글로벌 웨스트, 글로벌 사우스 세 개의 세계로 나눠지리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중추외교를 추구하는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계기로 점점 더 세 개의 세계로 나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은 아시아와 서구 체제에 동시에 속해 있고 양방향으로 손을 뻗을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서 외교적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은 수십년 새 개발도상국이자 공적개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공적개발 후원국으로 변모해 중견국 역할이 기대된다.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인공지능(AI), 지구온난화, 지속가능한 개발 등 의제 설정자로 연합을 구축할 수 있다. 이는 시민사회가 활발한 역동적 국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AI 고도화와 기후변화,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계가 급변하고 있다. 올해 국제관계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으로 인해 2024년은 평화로의 돌파구를 기대해야 할 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외교적 돌파구보다는 폭력 감소, 긴장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제의 경우 불안정과 전환의 시기에 국가들마다 공급망 재편성, 제조업 복귀, 생산기지 다각화를 이루고 있다. 경제적 민족주의가 다시 출현하는 등 더 정치화된 세계 경제 전환의 시기에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다자 간 규칙들이 재건돼야 한다.” ●존 아이켄베리 교수는 대표적인 자유주의 국제정치학자. 약육강식 논리보다 자유주의 국제질서 이론을 국제정치 현실에 접목한 대표적 학자로 꼽힌다.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정책기획국에서 근무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자문역을 맡았다. 미국 중심 자유주의 질서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 외교 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1954 출생 ▲1985 시카고대학원 정치학 박사 ▲1991~1992 미 국무부 근무▲1993~1999 펜실베이니아대 교수▲1999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위원▲2001 조지타운대 교수▲2004 프린스턴대 정치학과 석좌교수▲외교관계협의회 위원, 국무부 자문위원▲2008 경희대 에미넌트 스칼라(석좌교수)▲주요 저서 ‘민주주의가 안전한 세상’, ‘승리 이후’
  • 南엔 포쏘고 日엔 ‘각하’ 위로 전문… ‘적대국가’ 한국 고립 노림수? [뉴스분석]

    南엔 포쏘고 日엔 ‘각하’ 위로 전문… ‘적대국가’ 한국 고립 노림수? [뉴스분석]

    남북관계를 교전국 관계로 수정하며 연말·연초 극단적인 언사와 무력시위로 한층 강화된 대남노선을 보여주는 북한의 대외정책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각하’라는 호칭을 쓰며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한 위로 전문을 보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적’으로 재규정한 한국에 대해선 거듭 무력 수위를 벌이며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주변국과는 관계를 재정비해 필요한 협력을 도모하고 나아가 한국과의 관계에 균열을 시도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부터 ‘말 폭탄’을 이어오던 북한은 지난 5일부터 사흘째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지역에서 포 사격을 실시했다. 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서해 최북단 서북도서 인근에서 포 사격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군이 오후 4시께부터 연평도 북방에서 사격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은 전날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포탄 60여발을 쐈고, 지난 5일에도 백령도 일대와 연평도 일대에서 200여발의 해안포 사격을 실시해 연평도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이때 북한은 서해 NLL 북쪽 7㎞까지 근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통신에 담화를 공개하며 전날 발사한 60여발은 포 사격이 아닌 130㎜ 해안포의 포성을 모방한 폭약을 터뜨린 것이었고, 기만 작전에 우리 군이 속아 넘어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의 방아쇠는 이미 안전장치가 해제된 상태”라며 “만약 사소한 도발이라도 걸어올 땐 즉각적인 불세례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합참은 “우리 군의 탐지 능력에 대한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처럼 대남 압박·무력 수위는 갈수록 강도를 높이는 반면 김 위원장이 기시다 총리에게 보낸 5일자 위문 전문에는 유화적인 제스처가 읽힌다. 김 위원장 명의로 일본 총리에게 전문을 보낸 전례가 없어 일각에서는 한미일 협력을 흔들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명의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에 위로 전문을 보냈고, 1995년 고베 대지진 때에도 강성산 당시 총리가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에게 보낸 위로 전문이 다였다. 그런데 이번 지진에 대해선 김 위원장이 직접 기시다 총리에게 “새해 정초부터 지진으로 인한 많은 인명 피해와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신과 당신을 통해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정치·군사 문제와 인도주의 문제를 분리해 정상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는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일본에 관계 정상화를 위한 최고지도자의 간접적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교전 대상국’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외교 전략”이라면서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은 일본에 받아내야 할 수교 배상금 300억 달러가 있어 양측이 대화를 필요로 하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 회담할 수 있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난해 동남아에서 북일 간 비밀 접촉설도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굳건해진 한미일 협력관계 가운데 그나마 북한과의 적대적 고리가 약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간 틈을 벌리고 주변국 관계를 정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지통신은 “김 위원장이 인도적 문제에 관심이 많은 따뜻한 지도자상을 연출하는 동시에 결속 중인 한미일에 틈을 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소자키 아쓰히토 게이오대 교수는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저조한 가운데 북일 관계 진전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추파를 보내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동족인 한국에 대해서는 초강경 자세로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일본에는 유화적 태도를 보여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프로세스를 희석해 보려는 전형적인 ‘갓끈 전술’”이라고 지적했다. 갓끈 전술은 1969년 김일성 주석이 언급한 용어로 미국 혹은 일본 중 어느 한 관계만 잘려 나가도 남한 정권이 무너진다는 취지의 대남 전략의 일환이다. 다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진 피해와 관련해 각국으로부터 위문 메시지를 받았으며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면서도 “일본과 북한 간 대화에 대해선 답변을 삼가겠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잔해들이 속속 증거로 나오며 북러 간 밀착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사회주의 및 반제(제국주의)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를 다짐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명예교수는 “북한은 ‘신냉전’ 추세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편 가르기를 해서 북중러 속에서 안보와 경제 안정을 보장하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삼고 있고, 이번 계기로 일본에도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새로운 관계를 타진해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 무기 거래 안 했다더니…우크라, ‘북한산 미사일 추정’ 잔해 공개

    무기 거래 안 했다더니…우크라, ‘북한산 미사일 추정’ 잔해 공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으로부터 제공받은 미사일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나온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북한산 미사일로 추정되는 잔해를 증거로 공개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검찰 대변인 드미트로 추벤코는 이날 러시아가 지난 2일 하르키우 공습에 사용한 미사일 중 하나의 잔해를 공개하면서 “러시아산과는 제조 방식 등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추벤코 대변인은 “미사일의 종류는 아직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면서도 미사일의 크기와 배선 장치 등이 기존의 러시아산 미사일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가 주로 사용해 온 이스칸데르 미사일보다 직경이 더 크며, 내부의 배선 기술이나 제조 방식도 보다 구형이라고 전했다. 또 잔해 중에는 부품에 각인된 숫자 등 제작 정보가 흐려진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추벤코 대변인은 “러시아 미사일에는 미사일을 만든 공장 근로자의 이름 등의 정보가 새겨져 있다”며 “(북한산 추정) 미사일에는 그런 정보가 없으며 내부에 새겨진 숫자 각인들도 선명하지 않고 오히려 흐릿해진 흔적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미사일 잔해에서 확인된 노즐과 꼬리 부분이 그간 북한군이 열병식 등에서 공개했던 미사일과 형태가 유사하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미사일이 북한에서 제공됐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하르키우 검찰 측은 해당 잔해가 북한산 미사일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발견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 러시아가 미사일 제조사를 다른 곳으로 바꿨거나 제3의 국가로부터 제공받았을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추벤코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북한이나 다른 국가가 이 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해 8월 러시아에 무기 선적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러시아가 제재 대상 선박 여러 척을 이용해 북한 항구에서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군사항구로 컨테이너를 은밀히 운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 컨테이너에 군수품과 군사 장비가 실렸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11월 러시아가 북한에게 152㎜ 포탄 100만 발 이상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 우크라이나 공습 미사일에 선명한 한글 ‘아’ 자 [포토多이슈]

    우크라이나 공습 미사일에 선명한 한글 ‘아’ 자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우크라이나 하루키우에서 북한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잔해가 발견됐다.로이터는 6일 이번 주 초 하루키우 공습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산 추정 미사일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 한글 ‘아’자가 선명하게 찍힌 파편 사진이 확인됐다.지난 5일에는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미사일이 KN-23(화성-11A)임을 보여주는 사진이 공개하기도 했다.KN-23은 북한이 러시아 미사일 ‘이스칸데르’를 모방해서 만든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저고도 비행 중 급상승하는 등 변칙 기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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