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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 올스타 ‘하노이 망신’ 러시아월드컵 行에 독 될까

    K리그 올스타 ‘하노이 망신’ 러시아월드컵 行에 독 될까

    프로축구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이 된 베트남 동남아시아(SEA)게임 대표팀에 무기력하게 0-1로 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실망을 넘어 가뜩이나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던 러시아월드컵 최종 예선을 한달 앞둔 시점에 위기감까지 부채질하고 있다. 이벤트성이고 친선 경기지만 상대가 중요한 대회를 앞둔 베트남 대표팀이란 점에서 예년 올스타전과는 달리 A매치처럼 여겨졌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다. K리그 올스타팀은 지난 29일 하노이의 미딩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 23세 이하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준비 부족에 따른 조직력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여러 수 아래로 여겨온 베트남 선수들을 상대로 월등한 기량을 과시하기는커녕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손발이 맞지 않는 허술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결국 올스타팀은 후반 25분 응위옌 반 또안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리그 경기가 한창이고 곧바로 다음달 2일 주중 경기가 있어 부상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가짐도 안일한 준비를 부채질했다. 이근호(강원)는 이날 결과를 두고 “안타깝다”며 “저희가 준비를 잘못 했다. 저희 선수들이 안일하게 생각했다. 그게 제일 큰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날 올스타 선수 가운데 누가 태극마크를 달고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할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약팀과의 졸전으로 저하된 사기가 한달 후 월드컵 예선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도 이날 경기장을 찾아 직접 관전한 뒤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조기 소집에 맞춰 빨라지게 될 대표팀 선정 작업에 대해서는 “신태용 감독과 코치들이 중국, 일본까지 다니면서 잘 준비하고 계신다”며 신 감독과 코치진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드러냈다. 한편 이번 올스타전 결과를 타산지석 삼아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전에 더 대비할 수 있게 한다면 러시아행에는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날 올스타팀이 보여준 조직력 부족은 앞으로 구성될 월드컵 대표팀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수 있는 문제다. 서로 다른 구단에서 한창 리그 경기를 치르다 불과 경기 이틀 전 소집됐고 운동장에서 직접 손발을 맞춘 것은 전날 고작 한 시간뿐이었다. 대표팀 사정도 크게 나아지긴 어렵다. K리거의 대표팀 조기 차출이 다음달 21일부터 가능해졌지만 경기까지 남은 시간은 여전히 열흘에 그치고 그나마 해외파 선수들은 조기 소집에 응하지 못할 수도 있어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올스타전 패배를 거울 삼아 짧은 시간에 최대한의 조직력을 끌어낼 수 있는 방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올스타전에서 선수들이 더 치열한 마음가짐으로 임하지 못해 망신을 자초한 대목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친선 올스타전과 월드컵 티켓이 걸린 운명의 일전은 마음가짐부터 큰 차이가 나겠지만 그동안 A대표팀의 정신력 부족이 고질로 지적됐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우려를 낳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나야, 제2의 황제’ 스피스, 디오픈 품으며 메이저 3승…우즈보다 빨라

    ‘나야, 제2의 황제’ 스피스, 디오픈 품으며 메이저 3승…우즈보다 빨라

    24세 생일 직전 ‘새 황제’ 예약…“커리어 그랜드슬램, 삶의 목표” 24일(한국시간) 디오픈 골프 4라운드 9번홀. 조던 스피스(24·미국)는 70㎝ 안팎의 파 퍼팅을 남기고 긴장한 얼굴이었다. 평소와 달리 캐디와의 대화도 길었다. 결국 자신을 못 믿고 시도한 퍼팅은 이날 네 번째 보기로 이어졌다. 1~3라운드 통틀어 보기 4개였던 데 견줘 4라운드 전반 9홀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그’가 아니었다. 마치 지난해 마스터스 4라운드 5타차 선두에서 역전패한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그러나 13번홀이 전화위복의 계기였다. 최악의 티샷 실수로 더블 보기 이상이 예견됐지만 캐디의 조언에 힘입어 가까스로 보기로 틀어막았다. 2위로 내려와 부담감을 덜었던 걸까. 각성한 그는 남은 5개 홀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의 신들린 샷과 퍼팅으로, 2위 맷 쿠처(39·미국)를 3타차로 따돌리며 마침내 메이저 통산 3승을 달성했다. 자연뿐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은 자만이 ‘클라레 저그’(디오픈 우승컵)에 입맞춤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어김없이 들어맞았다. 그는 “공동 선두를 내줬다가 선두로 복귀할 때까지 몇 개 홀에서 정신을 못 차리다 돌아왔다”면서 “골프를 했던 그 어떤 날보다도 오늘 나에게서 많은 것을 끄집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피스가 ‘빅4 시대’를 끝내고 ‘골프 황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영국 사우스포트의 로열버크데일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디오픈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1~4라운드 연속 1위) 우승은 타이거 우즈(42·미국)의 후계자임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오는 27일 24번째 생일을 맞는 그는 이로써 잭 니클라우스(23세 6개월)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어린 나이에 메이저 3승을 일궜다. 우즈의 메이저 3승 기록(24세 6개월)보다 6개월 빨랐다. 다음달 열리는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다면 PGA 역사상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다. 보비 존스(1930년)를 시작으로 진 사라젠(1935년), 벤 호건(1953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잭 니클라우스(1966년), 타이거 우즈(2000년) 등 6명에게만 허용된 대기록이다. 스피스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이) 삶의 목표이자 선수 생활의 목표”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성공한다면 우즈와 니클라우스를 뛰어넘는 역대 최연소 기록을 세운다. PGA 챔피언십이 황제의 대관식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하프타임] 최종예선 우즈베크전 9월 5일 자정

    대한축구협회는 우즈베키스탄과의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10차전을 9월 5일 오후 8시(한국시간 5일 밤 12시)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치른다고 20일 밝혔다. 승부조작 여지를 없애기 위해 A조의 모든 10차전을 같은 시간에 킥오프한다. 8월 31일 한국이 이란과의 9차전을 이기고 중국이 우즈베키스탄을 꺾으면 한국은 바로 본선행을 확정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즈베키스탄 원정 결과에 따라 9회 연속 본선 진출 여부가 갈린다.
  • [하프타임] 우즈 세계랭킹 1005위로 추락

    타이거 우즈(41·미국)가 17일(현지시간)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1005위를 기록했다. 지난주 987위보다 18계단 떨어졌다. 우즈는 1998~2010년 683주 동안 1위를 지켰지만 허리 수술을 받은 2014년 말 32위, 2015년 말 416위, 2016년 말 652위로 하락했다. 우즈는 2016년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18명 중 15위를 차지한 이후 올해 1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컷 탈락했고, 2월에는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2라운드에서 기권했다.
  • [하프타임]

    월드컵예선 이란전 오후 9시 시작 다음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이란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 킥오프 시간이 당초 오후 8시 30분에서 오후 9시로 다시 늦춰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중국축구협회가 우즈베키스탄과의 9차전 킥오프 시간을 조정함에 따라 같은 시간에 시작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승인을 얻어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플리스코바 女테니스 랭킹 1위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2회전에서 탈락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5·체코)가 17일 발표된 주간 세계랭킹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체코 선수가 1위에 오른 건 플리스코바가 처음이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가 1978년 오르긴 했지만, 1975년 미국으로 망명한 뒤의 일이다. 플리스코바는 1, 2위였던 안젤리크 케르버(독일)와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가 조기 탈락한 덕에 두 계단 올랐다.
  • 한국-이란전 경기시간…오후 9시 시작 이유는?

    한국-이란전 경기시간…오후 9시 시작 이유는?

    대한민국과 이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이 오는 8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대한축구협회는 애초 오후 8시 30분으로 예정된 경기시작 시간을 오후 9시로 30분 늦추겠다고 17일 발표했다. 같은 날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 중국의 경기가 오후 9시에 시작한다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중국축구협회가 오후 8시 30분 홈경기를 진행하려다가 지난주 갑자기 오후 9시로 시간을 바꾼다는 정보를 입수한 대한축구협회는 발 빠르게 시간조정에 나섰다. 만약 우즈베키스탄과 중국의 경기가 한국-이란전보다 일찍 열리거나 30분 이후에 시작되면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한국은 4승1무3패(승점 13)로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승점 1점 앞선 불안한 2위다. 만약 한국이 이란에 지고, 우즈베크가 중국에 승리한다면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은 작아진다. 이때 한국은 9월 5일 우즈베크 원정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러시아행 직행 티켓을 딸 수 있다. 대한민국으로서는 이번 이란전과 우즈베크-중국의 경기결과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한국이 안방으로 불러들이는 이란과의 경기를 중국-우즈베크전과 동일하게 킥오프 시간을 맞춘 것이다. 또한 평일 오후 9시는 퇴근한 직장인들이 경기장을 찾기에 부담이 덜한 시간이기에 대한축구협회는 관중이 더 많이 모일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예기자 마당] 공무원연금도 한류 시대!

    인도네시아 공무원연금공단이 지난 13~14일 한국의 공무원연금제도를 벤치마킹하려고 제주 서귀포의 공무원연금공단 본사를 찾았다. 공무원연금공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적연금제도인 공무원연금제도 운영 기법을 개발도상국의 연금제도 발전을 위해 전파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인도네시아 방문단은 공무원연금공단 최고경영자와 인도네시아 정부 재무부 예산담당관 등 12명이다. 공무원연금공단은 방문단에 한국의 공무원연금제도와 기금운용, 공무원 후생복지사업 및 재해보상제도 등 사업 현황과 발전과정을 소개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연금서비스 구축 노하우 등을 전달했다. ‘행정한류’란 이름으로 한국의 전자정부, 새마을운동 등이 세계로 확산 중인데 연금제도도 당당하게 한몫하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국내 공적연금기관 중 최초로 연금관리 서비스 분야에서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인증을 받아 연금서비스의 글로벌 표준모델을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개발도상국의 연금제도 발전에 이바지하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장태성 명예기자(공무원연금공단 전략홍보실 차장)
  • 6만 붉은 악마 이란전 동원령

    오는 8월 31일 이란을 잡기 위해 ‘6만 관중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축구대표팀은 9연속 월드컵 본선 직행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란 전 승리가 절실하다. 이란을 꺾고 중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잡아주면 본선 직행을 확정할 수 있다. 이란을 잡지 못하면 9월 5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이 여러모로 부담스럽게 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역대 21번째이자 2013년 10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 이후 4년 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6만 관중석 매진을 이끌기 위해 퇴근한 팬들이 관전할 수 있도록 오후 8시 30분 킥오프하기로 했다. 중국-우즈베키스탄 경기 내용에 선수들이 영향받지 않게 하겠다는 배려도 작용했다. 지난해 없앴던 초대권을 부활하고 입장권 일부 할인도 검토 중이다. 축구대표팀의 공식 서포터인 붉은악마도 대규모 응원전을 준비한다. ‘큰 승리’를 뜻하는 대첩(大捷)이라는 단어를 쓴 대형 걸개를 10년 만에 펼친다. 이동엽 붉은악마 의장은 “통상적으로 A매치 때 600명에서 1000명의 응원단을 동원했는데, 이란 전에는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한국 축구의 절박함을 태극전사들이 곱씹을 수 있는 문구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스포츠&스토리] “커제와 꼭 붙고 싶어요”… 반상의 여자 거포

    [스포츠&스토리] “커제와 꼭 붙고 싶어요”… 반상의 여자 거포

    꼭 10년 전이다. 미셸 위가 장타를 앞세워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 성 대결을 펼쳤다. 10대 ‘천재 소녀’의 PGA 참가는 큰 관심을 끌었고 대회 흥행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컷 탈락이 이어지자 “여자 투어(LPGA)로 돌아가라”는 비아냥이 봇물처럼 터졌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미셸 위는) 성 대결보다 LPGA 투어에서 우승을 먼저 경험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점잖게 훈수했다. 스포츠에서 성 대결이 쉽지 않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그런데 세계 바둑계에 남자 프로기사들과 제대로 ‘맞짱’을 뜰 여고수가 등장했다. 출사표도 당차다. 남성 기사들을 많이 꺾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단다. 빈말이 아님을 성적으로 말한다. 올 상반기 다승왕(33승6패)에 올랐다. 상금도 박정환(4억 2500만원) 9단과 신진서(1억 5100만원) 8단에 이어 3위(8300만원)를 달린다. 지난 5월 제22회 LG배 세계대회에선 본선 32강에 진출했다. 국내 랭킹은 54위. 남녀 프로기사 통틀어 작성된 기록이다. 6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만난 ‘바둑 여제’ 최정(21) 7단의 이야기다. 최 7단은 “세계 1위 커제(중국) 9단과 지금껏 공식 대국을 벌이진 못했는데 꼭 한번 붙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1위 박정환 9단과도 다시 한번 대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9단과는 2012년 삼성화재배에서 만났는데, 너무 주눅이 들어 어떻게 바둑을 뒀는지도 모르겠다”며 “지금 둔다면 그때처럼 허무하게 질 것 같지는 않다”고 살짝 웃었다. 그래서 “지난 5월 LG배 본선 1차전 탈락이 가장 아쉬운 순간”이라고 털어놨다. 일본의 이다 아쓰시 8단을 맞아 불계패했다. 그는 “LG배 본선에서 커제 9단과 대국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본선 첫 판에서 떨어져 창피하기도 하고 속앓이도 겪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졌는데 이런 게 실력”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 LG배 세계대회에서 여성 기사로 유일하게 2년 연속 32강에 진출한 주인공이다. 현재 최 7단의 실력은 국제무대 최상위권에 근접해 있다. 세계대회에 나가 선전을 거듭한다면 ‘톱10’에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최 7단은 우리나라 여자바둑단체전의 ‘주장’을 맡았다. 실력뿐 아니라 마지막 주자로서 갖춰야 할 ‘강심장’이어서 그렇다. 우리나라 여자대표팀은 올해 두 차례 세계단체전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했다. 중국 천태산 농상은행배에서는 최 7단이 3전 전승을 거둬 4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단체전이라고 해서 개인전과 달리 느끼진 않지만 아무래도 투지를 더 발휘하고, 이겼을 때 더 큰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주량도 남성에 처지지 않는다. ‘주사파’(음주를 좋아하는 기사) 가운데 ‘소주파’다. 그는 “(소주+맥주) 섞어 마시면 다음날 힘들어서 그냥 소주로 2~3병 마신다. 칵테일 소주는 음료수를 마시는 느낌이어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또 웃었다. 취미를 물으니 뜻밖에도 공으로 하는 스포츠란다. 야구, 축구, 농구, 족구, 탁구를 좋아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기원과 가까운 성동구 뚝섬 ‘서울의 숲’에서 남자 바둑 국가대표 선수들과 족구를 즐긴다는 최 7단은 ‘반상의 강타자’다운 한마디를 던졌다. “홍일점으로 그냥 끼워 주는 ‘깍두기’ 같은 선수가 전혀 아니랍니다. 제대로 된 수비수입니다. 나름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요.”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신태용 “벤치 멤버라도 필요하면 선발”

    신태용 “벤치 멤버라도 필요하면 선발”

    험난한 러시아월드컵 행로를 앞둔 신태용(47)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라도 필요하다면 뽑겠다”며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의 선발 원칙과 선을 그었다. 그는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가진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그는 “저만의 전술·전략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뽑겠다”며 “이길 수만 있다면 어디에서 뛰든, 또 현재 어떤 상황이든 좋은 선수로 판단되면 팀에 합류시켜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부상 탓에 이란·우즈베키스탄전 등 남은 두 경기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점에 대해서는 “이전과 다른 활용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이 우선인 만큼 당장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또 “이들 둘이 못 나온다고 해서 어린 선수를 뽑을 순 없는 상황”이라며 “이후 평가전 등에서 유망주를 자연스럽게 발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하에 남은 (최종예선) 두 경기에 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감독이 생각하지 못했던 전술·전략, 충언을 해줄 수 있는 코칭스태프를 물색 중이라고 귀띔했다. 여기엔 설기현, 전경준, 김남일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남은 두 경기 전략에 대해선 “최대한 안정적으로 가면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하겠다”면서 “수비 조직력만 잘 다듬으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남자 기사들 꺾는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남자 기사들 꺾는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꼭 10년 전이다. 미셸 위가 장타를 앞세워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 출전해 성대결을 펼쳤다.10대 ‘천재 소녀’의 PGA 참가는 큰 관심을 끌었고 대회 흥행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컷 탈락이 이어지자 “여자 투어(LPGA)로 돌아가라”는 비아냥이 봇물처럼 터졌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미셸 위는) 성대결보다 LPGA 투어에서 우승을 먼저 경험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점잖게 훈수했다. 스포츠에서 성대결이 쉽지 않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세계 바둑계에 남자 프로기사들과 제대로 ‘맞짱’을 뜰 여고수가 등장했다. 출사표도 당차다. 남성 기사들을 많이 꺾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단다. 빈말이 아님을 성적으로 말한다. 올 상반기 다승왕(33승6패)에 올랐다. 상금도 박정환(4억 2500만원) 9단과 신진서(1억 5100만원) 8단에 이어 3위(8300만원)를 달린다. 지난 5월 제22회 LG배 세계대회에선 본선 32강에 진출했다. 국내 랭킹은 54위. 남녀 프로기사 통틀어 작성된 기록이다. 6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만난 ‘바둑 여제’ 최정(21) 7단의 이야기다. 다음은 일문일답. →남자와 달리 여자 바둑이 세계대회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중국 남자 선수들의 경우 선수층이 엄청 두텁다. 재능 있는 기사들도 많다. 이에 비해 여자 기사는 중국도 선수층이 엷다. 또 3년 전부터 국내에 여자바둑리그가 생기면서 전보다 공부를 열심히 한다. 국가대표팀이 출범한 것도 도움이 됐다. →여자단체전에서 중국과 붙을 때 느낌은 어떤가.-그동안 계속 해온 것이어서 크게 다르지는 않다. 국내 기사들과 둘 때보다 투지가 더 생기고, 이겼을 때 기쁨이 더 큰 거 같다. (단체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으면 힘이 더 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대국이 끝나면 함께 노래방도 가고 얘기도 많이 한다. 위즈잉 5단과 라이벌이지만 둘이 있을 때는 바둑 이야기를 안 한다. 대국이 끝나고 나서도 바둑 얘기하면 스트레스 받으니까. 연예인과 취미 이야기를 한다. →최 7단의 취미는.-운동이다. 공으로 하는 것은 다 좋아한다. 야구, 축구, 농구, 족구, 탁구를 좋아한다. 특히 족구가 전문 분야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까운 ‘서울의 숲’에 가서 남자대표 선수들과 족구한다. (저는) 족구할 때 거의 남자팀에 들어간다. 남자 실력 수준이다. 홍일점으로 끼워 주는 ‘깍두기’ 차원이 아니라 제대로 된 수비수다. 헤딩은 머리가 아파서 안하고 주로 발로 받는다.(웃음) →꼭 대국하고 싶은 기사가 있나.-커제(중국) 9단이다. 세계 1위이고 잘 두니까. 박정환 9단과 처음 대국 할 때가 2012년 삼성화재배 본선이었다. 너무 주눅이 둔 상황에서 뒀다. 지금은 그렇게 질 거 같지는 않다. (박 9단이) 워낙 잘 두니까 (제가) 뭐라고 하기에는 그렇다.(ㅎㅎㅎ) →국내 랭킹은.-현재 54위인데 곧 51위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23세 때까지 랭킹 20위에 든다고 했는데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는 거 같다. →알파고가 바둑에 끼친 영향은.-우선 바둑 내용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틀에 박힌 수를 많이 뒀다면 지금은 두고 싶은 대로 둔다. 바둑 외적으로 보면 홍보와 보급 쪽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 알파고가 인간보다 센 존재여서 앞으로 ‘인간 바둑을 보겠나’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지만 저는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예전엔 좀 이상한 수를 두면 혼나곤 했는데, 지금은 그런 걱정없이 둔다. 알파고 덕에 편해졌다. →본인의 바둑 기풍은 어떤가.-어릴 때는 막 싸움만 하는 무식한 스타일이었다. 일본의 다케미야 마사키 9단의 ‘우주류’에 영향을 받아서 중앙 지향적이고 두텁게 두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물론 상대가 먼저 걸어오는 싸움은 마다하지 않는다. →약점과 라이벌은 누구.-중반전과 중앙에 강한 편이다. 거꾸로 후반전과 계산에 정교하지 못하다. 그런데 그런 것을 파고드는 기사가 많지는 않다. 아직은 제 실력이 다른 기사들이 연구하고 파고들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의 위즈잉 5단을 평생의 라이벌로 생각한다. 위즈잉 5단은 바둑도 잘 두고 겸손하기까지 하다. 서로 도움이 되는 존재다. 나태해질 때면 자극이 되고 예전엔 좀 많이 져서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지금은 모두 극복했다. →하루 일과는.-단조롭다. 바둑 공부와 운동, TV 시청, 가끔 노래방 가는 정도다. 노래방은 스트레스 풀려고 가는데, 혼자 가서 아이돌 노래로 2시간 정도 부른다. 좋아하는 아이돌은 ‘방탄소년단’이다. 18번도 방탄소년단의 ‘불타오르네’다.→상금이 많던데 용돈은 얼마나.-2014년부터 연간 상금 1억원을 돌파했다. 제 통장이 따로 있는데 관리는 부모님이 해주신다. 용돈은 필요할 때마다 받는다. 친구들과 어울리면 가끔 쏜다. →바둑 아마추어에게 실력 향상을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사활을 많이 풀어야 한다. 아무리 포석을 잘해도 수읽기가 약하면 중반에 진다. 어렸을 때부터 사활을 엄청 많이 풀었다. 사활을 푸는게 너무 좋았다. →바둑계의 국민 여동생이라고 불리던데.-그런 것은 피겨의 김연아 선수한테 어울리는 거 같다. 너무 부담스럽다.(손사래쳤다) →주량은 얼마나 되나.-마시면 잘 마시는데 그런 자리가 많지 않다. 소주 2~3병 정도 먹는다. 소주파다. 섞어 먹으면 다음 날 힘들다. 칵테일 소주는 음료수 마시는 느낌이다. 취해야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런 걸로는 안 취해서 별로다. →한국 여자 바둑의 ‘기록녀’다. 앞으로 포부는.-세계대회 개인전 우승이 한 번 밖에 없었다. 더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남자 기사들을 많이 꺾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과거에 루이나이웨이 9단이 국수전에서 조훈현 9단을 꺾고 우승했는데, 저도 그렇게 되는 게 꿈이다. →올해 가장 아쉬웠던 순간과 올해 가장 기뻤던 순간은.-아쉬웠던 순간은 LG배 본선 첫 판에서 탈락한 거다. 일본의 이다 아쓰시 8단과 붙었는데 불계패했다. 제한시간 3시간짜리 바둑인데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졌다. 이런 게 실력이다. 기뻤던 순간은 황룡사·정단과기배 여자바둑단체전에서 오유진 5단이 중국 선수들을 모두 이겼을 때다. 오 5단이 지면 제가 오후에 ‘마지막 주자’로 나서야 했는데, 당시에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다. 부담스러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바둑 팬들에게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손 편지와 선물을 보내주시는 익명의 팬인 ‘123호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마라토너 강명구 “헤이그~서울 1만 6000㎞ 혼자 뜁니다”

    마라토너 강명구 “헤이그~서울 1만 6000㎞ 혼자 뜁니다”

    “서구인의 눈을 통해서가 아니라 내가 직접 1만 6000㎞를 달려 내 온몸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웅대한 힘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말이 쉽지 무려 1만 6000㎞다. 매일 40㎞씩 달려도 400일이 걸리는 거리다. 오는 9월 1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내년 11월 평양과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겠단다. 15개국을 거치는 ‘평화통일 21세기 실크로드 마라톤’이다. 혼자서 뛴다. 물론 고교 동창이 뒤에서 차를 몰아 여러 일을 챙긴다고는 하지만 그는 보통사람은 엄두도 못 낼 거리를 혼자 뛰겠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최근 서울 강북구 수유리 이준 열사 묘역에서 만난 ‘통일 마라토너’ 강명구(60)씨는 “두려움이 없지 않지만 지금 적절한 긴장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다양한 민족, 온갖 인종과 종교의 사람들을 만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대단한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들뜬 느낌을 숨기지 않았다. 헤이그를 출발점으로 정한 것은 이준 열사가 대한독립의 웅지를 펼친 곳이기 때문이다. 강씨는 “그렇잖아도 이곳 열사 묘역에서 8월에 기자회견을 할 참이었는데 이곳에서 만나자고 해서 마침 잘됐다고 생각했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이달 초 제주 강정마을을 출발해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에 이르는 평화통일 마라톤을 막 마친 참이었다. 663㎞, 매일 30㎞를 달리며 9월 대장정 출발을 위한 몸 점검을 마치느라 얼굴이 구릿빛이었다. 피곤하지 않느냐고 묻자 “취지에 공감한 지역 시민단체들이 가는 곳마다 환영해줘 피곤한줄 모르고 달렸다”며 “663㎞도 이럴진대 1만 6000㎞를 뛰는 동안 정말 수많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래서 겁이 나면서도 설레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1957년 서울 왕십리에서 태어난 강씨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일하다 1990년 미국으로 건너가 샌드위치도 팔고 쇼핑몰 계산원, 가발 영업 등 안해본 일이 없었다. 그는 “나혼자 잘 살아보겠다고 떠난 미국에서도 열심히 살았지만 나혼자 잘 살지도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자동차 부품상으로 제법 안정됐던 삶은 도움이 되라고 벌인 식당 일이 잘 안 풀려 흔들렸다. 마라톤을 빼고는 안해본 레포츠가 없었다. 2009년에야 마라톤을 시작했다. 이듬해 풀코스를 12차례 정도 뛰었다. 그리고 정말 사정이 안 좋아져 2015년 식당이 팔리기도 전 문을 닫고 미국 대륙 나홀로 횡단에 나섰다.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뉴욕까지 5200㎞를 생존 도구를 실은 유모차를 밀며 혼자 달렸다. 아이를 유괴하려 한다는 신고전화를 받은 경찰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고 모하비사막을 건너고 로키산맥을 넘었다. 나바호 인디언 거주지역에서는 핏불 네 마리와 맞서느라 진땀을 빼고, 지금도 어느 동물인지 모르는 소름끼치는 눈동자를 상대로 등산용 삽 하나 든 채 벌벌 떨기도 했다. 처음에는 교민들로부터 ‘미친X’ 소리를 들었으나 횡단 중간에 이르자 여기저기서 팔을 걷어부쳐 도와줬다. 그리고 뉴욕 유엔빌딩에 도착했을 때 한 기자가 다음 계획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자 별 생각 없이 답한 게 “그럼 유라시아 대륙이나 횡단해볼까요?”였단다.미국 횡단기를 책으로 엮어낸 그는 2015년 귀국해 현재 경기 남양주 퇴계원 근처 누이 집에 얹혀 지낸다고 했다. “귀국할 때 빈손이었어요. 지금도 누가 밥을 사준다고 해야 시내에 나오는 형편이지요. 하지만 제가 횡단 여정을 이어가면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여기저기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그는 틈틈이 네덜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세르비아 불가리아 터키 이란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중국 북한 등 14개국의 도로 사정과 종교, 문화, 관습을 공부하고 있다. 올 겨울은 터키와 이란에서 보낼 것이며 내년 여름 파미르 고원을 지나며 내년 겨울이 오기 전 만주 벌판을 빠져나오겠다는 것이다. 가장 큰 고비로 보는 것은 타클라마칸 사막이라고 했다. 1년 전 다른 기회에 강씨를 만났을 때는 “혼자서라도 가겠다”고 했는데 이날은 “고교 동창이며 대기업 기획실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김용태(61)씨가 뒤에서 자동차를 몰며 보급품과 잠자리 등을 챙긴다”고 하니 무모함을 어느 정도 덜게 됐다. 김씨는 1년 2개월을 함께 하며 여정 중에 생기는 일들을 동영상으로 편집해 인터넷 생중계하겠단다. 둘 모두 글 쓰는 일에 애정이 있어 책을 낼 계획인데 둘이 한 길을 달리며 어떻게 다른 책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고 했다. “남들은 무모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전 미국 횡단의 경험도 있고 해서 서구인들보다 훨씬 더 친절하고 손님 접대에 정성을 다하는 그들을 믿고 달리는 것이다. 걱정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설렘의 느낌이 더 크다.” 강씨는 “지난해 이맘때는 비용이나 후원 이런 것을 따지면 될 일도 안된다고 보고 우선 시기부터 결정해놓은 것”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이 무모하게 길고긴 여정의 참된 의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그런 뜻을 넌지시 비쳤더니 강씨는 “잠자는 거대한 대륙의 코털을 건드려 잠에서 깨어나게 하려는 것”이라며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한민족의 가슴 속 통일에 대한 염원의 불씨와 세계시민의 평화에 대한 갈망을 담아오려는 것”이란 문학도다운 설명을 들려줬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굿피플’ 나눔대사로 위촉돼 그가 달리는 ㎞당 1만원씩 기금 1억 6000만원을 모아 그가 지나가는 나라의 희귀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쾌척하는 한편, 매칭 펀드 형식으로 대기업 후원을 받아 비용을 조달할 계획이다. 그는 “달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어떤 세상을 꿈꾸는 것일까? “거주와 이동의 자유가 완벽히 보장되는 사회와 시대”라고 답했다. “300만년 전 인류가 그랬듯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런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믿어요. 21세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같은 사람이 장벽을 세우겠다고 하는 반동이 있지만 인류의 유전자에 담겨 있는 이동과 탐색의 발길을 묶는 어떤 시도도 있어선 안된다고 봅니다.” 그는 북한으로 건너가 평양과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돌아올 계획이다. 북한 접촉 신청 같은 것을 미리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떠보자 “달리면서 하겠다”고 답했다. 15개국을 오가는 여정이라 비자나 여권 같은 인간의 굴레가 거추장스럽게만 느껴질 것이다. 강씨는 “다행히 마라톤 관련 업무를 많이 해본 여행사가 제 비자 업무를 대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가도 민족도 국경도 무기도 사라지고 이웃 드나들 듯이 드나들 수 있는 인류의 시간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고보니 묘역 길섶의 랩톱 컴퓨터보다 조금 더 큰 돌에 이준 열사의 말씀이 적혀 있었다. 1년 넘게 매일 40㎞를 달려야 하는 그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갖는 의미를 돋을새김했다고 느껴졌다. ‘인간이 하고 하는 일은 하고 하고 또 하여야 한다. 하고 하고 또 하다가 후인이 다시 하고 하여야 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소통 믿었다… 申에 맡겼다

    소통 믿었다… 申에 맡겼다

    리우올림픽 때도 ‘소방수’ 등판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계약 명단발표 50일 남아 가시밭길 손흥민 이어 기성용까지 부상 올림픽 대표팀 선수 중용할 듯 신태용(47) 전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이 ‘가시밭길’을 앞에 둔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대한축구협회는 4일 경기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제6차 기술위원회 회의를 열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로 공석이 된 대표팀 사령탑에 신 감독을 선임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계약 기간은 내년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다. 설령 월드컵 최종예선 남은 두 경기에서 조 3위로 밀려 본선 직행이 무산되더라도 플레이오프 때까지 대표팀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최종예선 A조 3위로 떨어지면 B조 3위 팀과 대륙별 플레이오프(PO)를 치른 뒤 이기면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4위 팀과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막차를 타기 위한 대륙 간 PO를 거쳐야 한다. 한국은 승점 13으로 이란(20)에 이어 A조 2위를 달리고 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12), 4위 시리아(9)에 맹추격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신 감독은 대표팀 수석코치를 지내 내부 사정에 밝고 원활한 소통 능력까지 갖춰 흐트러진 대표팀의 응집력을 끌어올리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8강 진출의 공로도 인정받았다.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코치를 맡았던 신 감독은 2009년 프로축구 성남 사령탑으로 K리그와 축구협회(FA)컵 준우승을 이끌었고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리우올림픽과 지난 4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때도 전임 사령탑의 도중하차로 지휘봉을 넘겨받은 뒤 16강으로 이끌어 ‘특급 소방수’란 별명을 얻었다. 신 감독은 리우올림픽과 U20 월드컵에서 다양한 공격 전술을 앞세워 팬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수비 조직력 운용에는 약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수비 전술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U20 대표팀이나 올림픽 대표팀과 성인 대표팀은 다르다”며 “신 감독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다. 조직화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기술위가 신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비력을 안정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다음달 31일 이란과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서울)을 치르기 열흘 전인 다음달 21일 소집명단을 발표한 뒤 28일 처음 대표팀 소집훈련을 실시한다. 명단 발표까지 50일도 남지 않았다. 슈틸리케 전 감독과 함께 떠난 카를로스 아르무아(68) 코치와 정해성(59) 수석코치를 대신해 자신과 호흡을 맞출 코칭스태프를 꾸리는 게 급선무다.새로운 선수를 발굴하는 것보다 기존 선수들을 주축으로 하되 일부 포지션을 보강하는 차원일 가능성이 높다. 또 올림픽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의 중용이 예상된다. 한편 손흥민(토트넘)에 이어 기성용(스완지시티)까지 부상으로 몸이 시원찮아 신 감독의 머리를 한층 무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신태용 감독 선임…“부담은 가지만, 이란전 반드시 승리”

    신태용 감독 선임…“부담은 가지만, 이란전 반드시 승리”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어갈 새 사령탑으로 ‘특급 소방수’ 신태용(47) 감독이 선임됐다.신 감독은 4일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어려운 시기에 감독을 맡게 돼 상당히 부담은 가지만 축구협회 관계자와 기술위원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맡겨준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위기에 닥친 한국축구의 ‘소방수’ 역할을 맡게 된 데 대해 신 감독은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거듭 말하면서도 “그래도 소방수라는 역할이 믿고 맡기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믿고 맡겨주신 만큼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후임으로 낙점한 신 감독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대표팀을 이끌게 된다.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이란·우즈베키스탄과의 남은 지역 예선 두 관문을 넘어야한다. 신 감독은 “이란과 우즈벡 경기는 쉽지 않은 경기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특히 홈 이란전은 반드시 이겨서 수월하게 러시아에 갈 수 있게끔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축구나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선수들도 자신감과 사명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힘만 합치면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가 와글와글] 비리비리하던 ‘버스 비리’ 수사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서울시가 검찰의 버스업체 비리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도 있고, 조직 이기주의에 매몰돼 비리 공무원까지 감쌌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최근 버스업체 비리 수사를 놓고 서울시 고위 간부와 경찰이 맞붙었다. 버스 등 교통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시 공무원이 잇따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실 수사를 지적하는 글을 올리자 경찰은 법적 대응까지 언급하며 강력 반발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지난달 22일 소속 차량만 정비할 수 있는 ‘자가정비업’ 면허만 소지한 채 2008년부터 올 2월까지 승용차, 택시 등 2346대를 압축천연가스(CNG) 차량으로 불법 개조해 100억원 이상의 부당 이득을 취하고 서울시 공무원 2명에게 250만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 및 뇌물공여)로 버스업체 대표 조모(51)씨 등 8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이 업체를 압수수색하면서 시 공무원 ‘선물 리스트’를 확보했고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팀장과 버스정책담당관을 지낸 퇴직 공무원이 태블릿PC, 갈비 세트 등 각각 160만원, 90만원어치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던 중 이들 전·현직 서울시 공무원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이목이 집중됐다. # 시작은 창대했지만 마무리는 형편없는 수사?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1급)은 경찰 수사 결과 발표 당일인 지난달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CNG 버스 불법 구조 개조에 대한 경찰 수사 유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시작은 창대했지만 마무리는 형편없는 모양새”라고 경찰 수사를 정면 비판했다. 윤 본부장은 “범죄 혐의가 있으면 수사를 해야 하지만 수사 마무리 과정에서 범죄 혐의를 잘못 가졌다는 사실 등 잘못된 부분도 제대로 시민에게 알렸어야 했다”며 유감스럽게도 고해성사가 없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 도시교통본부가 CNG 버스 자가정비 업체를 다른 버스업체의 CNG 용기까지 정비할 수 있도록 방조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은 2010년 당시 업무처리 과정의 기초적인 사실도 확인하지 못한 부실수사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자인하고 사과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또 공무원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해 “구청에 근무할 때 받은 선물을 토대로 CNG 버스 관련 수뢰 혐의가 있다고 하면 정당하겠느냐”면서 “과잉 수사에 대한 의혹도 명확히 확인했어야 한다. 인권경찰로 평가받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윤 본부장의 경찰 공격은 이어졌다. 이틀 뒤인 24일에는 버스업체 측이 2008년 4월 21일 송파구청으로부터 발급받은 자동차관리사업등록증까지 첨부했다. 등록증에는 업종이 ‘종합자동차정비업’으로 기재돼 있다. 등록증 발급일은 경찰이 해당 버스업체가 차량 불법 개조를 했다고 밝힌 기간(2008년 10월 3일~2017년 2월 20일)보다 앞선다. 즉, 종합자동차정비업으로 등록된 만큼 타사 소유의 차량을 개조할 수 있어, 불법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영업했다는 것이다. 윤 본부장은 “(경찰 수사 결과가 담긴) 보도자료 내용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며 “경찰이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조정받을 자격을 갖춘 인권경찰로 성장하려면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2010년 CNG 가스용기 교체작업을 할 당시 종합자동차정비업 등록을 받은 업체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금번 경찰 수사의 기본 전제부터 검찰이 사실이 아닌지 즉 허위인지를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종합자동차정비업으로 등록됐지만 등록관청이 자가 정비업으로 생각하고 등록증을 발급했기 때문에 수사에 문제가 없다고 궁색하게 설명하고 있다지만, 자가 정비업으로 제한하려면 등록관청이 정비 범위를 자가정비로 등록증에 표시해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찰 “담당 업무에 책임 다하지 않고 전가” 이와 관련, 서울시의 한 간부는 “윤 본부장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강직한 성품을 갖고 있다”면서 “그런 사람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경찰의 부실 수사를 지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송파구 발급 서류와 서울시 공무원 진술 등을 들어 정면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첩보를 입수해 관련 공무원과 업체 관계자들을 조사할 때 ‘자가정비’가 맞다고 했다. 2008년도와 2011년 구청 측이 발급한 서류에도 자가정비로 표시돼 있다”며 “문제가 된 버스업체는 무자격”이라고 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담당 업무에 책임을 다하지 않고 (경찰에) 전가하고 있다. (뇌물을 수수한) 사람이 사망해 사건을 확대해 수사할 수 없어 마무리한 사건”이라면서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윤 본부장은 지난달 26일 이뤄진 3급 이상 인사에서 이달 1일자로 상수도사업본부장으로 발령났다. 버스업체 비리와 관련 뇌물 수사를 받은 도시교통본부 전·현직 공무원 2명의 자살에 대한 문책성이라는 평가다. # 어떤 결론 나도 거센 역풍… 상처뿐인 수사 윤 본부장은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주차계획과장, 교통기획관 등을 지낸 교통 행정 전문가다.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도시교통본부장을 두 번이나 역임해 화제가 됐다. 2012∼2014년 도시교통본부장을 한 차례 지냈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6월 구의역 사고 이후 이를 수습할 ‘구원투수’로 다시 불러들였다. 서울시의 한 간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사실상 좌천”이라고 했다. 윤 본부장은 인사 이튿날인 27일 사표를 제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러시아·우즈베키스탄 순방에서 돌아와야 사표 수리 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러시아·우즈베키스탄 순방길에 오른 박 시장은 오는 4일 귀국한다.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 수사에서 경찰이 부실·왜곡 수사를 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경찰은 거센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두 공무원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기 때문에 단순 사과로 얼렁뚱땅 넘어갈 수도 없다. 관련 경찰들이 줄줄이 옷을 벗을 수도 있다. 반면 경찰이 제대로 수사를 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윤 본부장이 치명타를 입게 된다. 경찰이 수사를 잘못했다는 자신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난 만큼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 현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다. 경찰 명예를 실추한 데 대해 법적 책임도 져야 한다.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버스 비리’ 좌천성 인사에 서울시 본부장 사표 논란

    ‘버스 비리’ 좌천성 인사에 서울시 본부장 사표 논란

    경찰의 서울 시내버스 업체 비리 수사 여파로 좌천성 인사를 당한 윤준병 서울시 전 도시교통본부장(1급)이 지난 27일 사표를 제출하며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담당 부서 수장이라는 이유로 ‘윤 전 본부장이 애꿎게 유탄을 맞았다’는 관측이 나오며 부실 수사 논란과 맞물려 시 내부에서 동정론이 번지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26일 발표한 3급 이상 인사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도시교통 전문가 윤 본부장을 상수도사업본부장으로 발령 냈다. 송파구 버스업체의 천연가스(CNG) 차량 불법 개조·100억원대 부당이득 의혹 및 뇌물 수사를 받은 도시교통본부 전현직 공무원 2명의 자살에 대한 문책성이라는 평가다. 윤 본부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시작은 창대했지만 마무리는 형편없는 모양새”라며 경찰 수사를 정면 비판했다. 윤 본부장은 발령 직후 사직서와 함께 장기 재직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28일 시 직원 내부 게시판에는 평소 ‘오골계’로 통하며 강단 있는 공무원의 표상이었던 그의 용퇴를 아쉬워하는 댓글들이 잇달았다. 한 직원은 “2012~2014년 이미 도시교통본부장을 지내고도 지난해 구의역 사고를 수습할 구원투수로 다시 왔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인사발령을 낸 지난 26일부터 7박 9일 일정으로 러시아·우즈베키스탄을 순방 중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랜섬웨어 페티야 비상] 전세계 기관 2000곳 공격… 수개월 ‘PC 인질극’ 벌일 수도

    [랜섬웨어 페티야 비상] 전세계 기관 2000곳 공격… 수개월 ‘PC 인질극’ 벌일 수도

    우크라이나 등 유럽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전 세계를 27일(현지시간) 강타한 동시다발 랜섬웨어 ‘페티야’ 공격은 수개월간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페티야는 워너크라이 랜섬웨어처럼 윈도 운영체제의 취약점을 파고들어 컴퓨터를 감염시킨 뒤 300달러(약 34만원)짜리 비트코인(가상화폐)을 요구하고 있다.페티야는 전 세계적으로 2000곳이 넘는 기관을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우크라이나는 주요 정부부처는 물론 국영은행과 원자력발전소 등 기간시설이 페티야의 공격에 농락당하다시피 했다. 국제공항과 국영은행, 전력·통신기업 등 100개가 넘는 우크라이나 기관이 랜섬웨어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역시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와 러시아 중앙은행, 철강 기업 예브라즈 등이 공격을 받았다. 로스네프트는 원유 생산에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국적 로펌인 DLA 파이퍼와 다국적 제약사 머크, 덴마크의 세계 최대 해운사 A.P.몰러 머스크, 영국의 광고기업 WPP, 프랑스 제조업체 생고뱅 등도 공격받았다. 머스크의 컨테이너 터미널 17곳이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웨어 보안업체 비트 디펜더의 보안전문가인 카탈린 코소이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특정인을 목표로 한 공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공격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의 배후를 둘러싼 추정만 나오는 가운데 북한의 소행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영국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 내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와 미 국가안보국(NSA)은 지난달 발생한 워너크라이 공격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정찰총국이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커집단 ‘래저러스’가 연루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플래시포인트는 워너크라이 공격에 쓰인 악성 코드를 언어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남부 중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이 작성했다며 해커가 중국 남부나 홍콩, 대만, 싱가포르 출신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렇지만 사이버 보안전문가 사이에서도 랜섬웨어 배후 규명은 까다로운 작업인 데다 뚜렷한 증거도 없어 단정하기는 어렵다. 여기에 이번 랜섬웨어 역시 지난번 워너크라이와 마찬가지로 ‘이터널 블루’ 코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커 배후 규명작업이 어려울 수 있다. 이터널 블루는 NSA가 윈도의 취약점을 활용해 만든 해킹 도구로 알려졌다. 이 코드를 사용한 페티야 제작자들은 일반 검색 엔진으로는 찾을 수 없어 주로 불법적인 정보 거래에 악용되는 ‘다크웹’에서 페티야를 판매했다. 다크웹에서 랜섬웨어를 구매한 사람은 한 번의 클릭만으로 다른 컴퓨터 사용자의 파일을 암호화해 암호 해독 키 제공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피해자가 인질로 잡힌 컴퓨터 파일을 되찾고자 돈을 지불하면 페티야 제작자도 이 중 일부를 가져간다. 뉴욕타임스는 페티야의 전파 방식을 고려하면 배후 세력을 추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페티야의 존재를 처음 알린 러시아 사이버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는 이번 랜섬웨어가 페티야와 유사한 특징을 보이지만 한 번도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종류의 랜섬웨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확산을 저지할 수 있는 킬스위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사이버기술계획 부국장 보 우즈는 “가장 우려되는 점은 워너크라이의 확산을 막았던 킬스위치가 없는 형태로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만약 킬스위치가 없다면 수개월에 걸쳐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페트야 랜섬웨어 강타…“워너크라이보다 강력, 수개월간 지속 가능성”

    페트야 랜섬웨어 강타…“워너크라이보다 강력, 수개월간 지속 가능성”

    27일(현지시간)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랜섬웨어 사이버 공격이 발생했다.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를 시작으로 러시아, 덴마크, 영국, 프랑스, 미국 등에서 사이버 공격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의 정체가 ‘페트야’ 랜섬웨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페트야는 지난달 전 세계를 강타한 ‘워너크라이’보다 강력해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사용자가 저장된 파일에 접근할 수 없도록 막고 차단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이번 공격에서 해커들은 컴퓨터 사용자의 파일을 암호화해 기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 뒤 암호 해독 키 제공을 대가로 300달러(약 34만원)의 비트코인(가상화폐)를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페트야 랜섬웨어’의 변종인 ‘골든아이’와 거의 동일한 새로운 악성 프로그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번 랜섬웨어는 워너크라이와 유사한 점도 있지만, 확산을 저지하는 ‘킬 스위치(kill switch)’가 없는 더욱 강력한 변종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사이버기술계획 부국장 보 우즈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이것이 워너크라이의 확산을 막았던 ‘킬 스위치’가 없는 형태로 만들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만약 킬스위치가 없다면 수개월에 걸쳐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랜섬웨어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운영체제(OS)의 다양한 버전에서 좀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워너크라이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랜섬웨어도 워너크라이처럼 ‘이터널 블루’(Eternal Blue) 코드를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터널 블루’는 원래 미국국가안보국(NSA)이 윈도의 취약점을 활용해 만든 해킹 도구로, 지난 4월 해커 조직 섀도 브로커스(Shadow Brokers)가 NSA에서 훔쳐 인터넷 상에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랜섬웨어 확산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지난달 워너크라이 공격 당시 많은 사람이 컴퓨터에 최신 윈도 보안 패치를 설치했기 때문에 오히려 지난달보다 피해가 작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글로벌 보안업체 시만텍 연구원 에릭 젠은 최신 윈도 보안 패치만 설치돼 있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면서 사람들이 이미 패치를 설치했을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너크라이 랜섬웨어도 최신 윈도 보안 패치를 하지 않은 PC에만 감염됐다. 그러나 사이버보안업체 베라코드의 크리스 와이소펄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 전체에 패치가 설치돼 있어야만 안전하다면서 이번 랜섬웨어는 만약 한 대가 감염되면 패치가 설치된 다른 컴퓨터에도 확산하도록 하는 구조로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전체 기기에 패치를 설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대규모 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FT는 전문가들이 이번 공격을 감행한 해커들의 비트코인 계좌를 확인한 결과 지금까지 암호 해독 키를 받기 위해 돈을 입금한 사례가 20건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미 국토안보부 산하 컴퓨터비상대응팀(US-CERT)은 대가를 지불한다고 기기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돈을 주지 말라고 권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피스, 벙커에서 건져올린 ‘통산 10승’

    스피스, 벙커에서 건져올린 ‘통산 10승’

    선두 달리다 절친 버거와 연장전 패색 짙었던 벙커샷, 천금 버디 벙커샷 한 방으로 끝냈다. 조던 스피스(24·미국)가 연장 승부 끝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10승째를 달성했다. 세계랭킹도 6위에서 3위로 뛰었다.스피스는 26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하일랜즈(파70·6844야드)에서 끝난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이븐파 70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로 대니얼 버거(미국)와 동타를 이룬 스피스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버거를 따돌렸다. 시즌 두 번째, 투어 통산 첫 두 자릿수(10번째) 우승이다. 1993년 7월 27일생인 스피스는 이로써 2차 세계대전 이후 골프사에서 타이거 우즈(미국)에 이어 가장 어린 나이에 통산 10승을 챙긴 골퍼로 이름을 올렸다. 우즈는 만 24세 전 15승을 올렸다. 극적인 벙커샷이 통산 10승째를 이끌었다.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리던 스피스는 이날 1, 2번홀(이상 파4) 연속 버디를 잡았지만 이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흔들렸다. 12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써낸 데 이어 14번홀(파4)에서도 1.5m가량의 파 퍼트를 놓쳐 버거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결국 타수를 줄이지 못한 채 경기를 끝낸 스피스는 전반을 파로 마치고 13번홀(파5)부터 17번홀(파4)까지 3개의 징검다리 버디를 잡은 앞 버거에게 연장전으로 끌려 들어갔다. 18번홀(파4·444야드)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 두 번째 샷까지만 해도 승부는 버거 쪽으로 기운 듯했다. 스피스가 두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뜨린 것. 그러나 자신의 눈높이만큼 불쑥 솟아오른 벽 앞에서 쏘아올리듯 쳐낸 공은 모래와 함께 그린을 향해 솟구치더니 깃대 앞에서 두어번 튀기고는 데구르르 구른 뒤 홀 속으로 사라졌다. 버디. 경기는 그걸로 끝이었다. 스피스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캐디와 그 자리에서 뛰어올라 서로의 엉덩이를 부딪치는 이색 세리머니로 극적인 우승을 자축했다. 버거는 엄지를 들어 보이며 짐짓 태연한 척 행동했다. 그러나 그린을 벗어나 깃대 15m 남짓 떨어진 곳에서 굴린 버디 퍼트는 홀을 외면했다. 시즌 3승씩을 나눈 둘은 고교 동기생인 ‘절친’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야구 하고 싶다” 단식투쟁 소년… ‘불멸의 야구왕’ 되다

    “야구 하고 싶다” 단식투쟁 소년… ‘불멸의 야구왕’ 되다

    한국 프로야구는 올 시즌 아쉬운 작별을 앞두고 있다. 1995년 데뷔해 ‘국민타자’로 사랑을 듬뿍 받았던 이승엽(41·삼성)이 23년에 걸친 프로생활을 마무리한다. 팬들 사이에서는 은퇴식 날 대구 라이온즈파크가 ‘눈물바다’로 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KBO와 삼성 구단은 각각 올스타전과 정규시즌 중 ‘전설’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이벤트를 마련한다. 야구로 친다면 9회말 2아웃으로 경기 종료 직전을 맞이한 이승엽의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마지막 시즌, 유니폼 벗는날까지 최선” 이승엽은 23일 은퇴 시즌 소감을 묻자 담담한 모습이었다. “떠밀려서 하는 게 아닌 선택해서 떠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라 은퇴를 결심했다. 1~2년만이라도 더 뛰어달라는 팬들의 요청엔 감사하지만 흔들리지 않는다. 현재 시즌 중이라 경기, 타석에만 집중하고 있다. 은퇴식을 치르는 순간엔 ‘정말 끝났구나’ 생각할 것 같다. 새 삶에 대한 기대와 불안감도 섞일 것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아쉽다. 팬들과 팀이 바라는 홈런 타자의 모습으로,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전설의 시작은 소년 이승엽의 단식 투쟁이었다. 11세 때이던 1986년 초등학교 4학년 이승엽은 아버지 이춘광(74)씨에게 밥을 안 먹겠노라 선언했다. 당시 교내 멀리던지기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이승엽에게 들어온 ‘야구팀에서 뛰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아버지가 “야구 하다 실패하면 건달이 되지 않겠나”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승엽에게 바람(?)을 불어 넣은 대구 중앙초 신용석 야구부장도 한 달쯤 집을 드나들며 아버지를 설득했다. 이씨는 결국 막내아들의 단식투쟁과 신 부장의 끈덕짐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이씨는 훗날 “승엽이가 그 어린 나이에도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허락해주니 곧바로 야구를 하러 뛰어갔다”고 당시를 회고했다.●데뷔 3년차때 최연소 홈런왕에 오르다 8년 뒤인 1994년 삼성과 한양대는 140㎞대의 빠른 볼과 빼어난 타격 솜씨까지 갖춘 경북고 3학년 이승엽을 놓고 스카우트 전쟁을 벌였다. 연고지 구단인 삼성은 오랜 시간 공을 들였으나 이춘광씨는 “고교 때 팔꿈치를 다칠 정도로 혹사를 당한 아들이 프로에 가면 더 큰 탈이 날 것 같다”며 대학 진학을 권했다. 이승엽은 이미 지극정성으로 챙겨주는 이문한 삼성 스카우트 덕분에 삼성 쪽으로 기울었지만 아버지의 엄명을 거역하기엔 아주 착한 아들이었다. 이후 고교 졸업 전 한양대 가을 캠프를 경험하며 ‘한양인’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대학 생활에 회의를 느껴 200점 만점의 수능시험을 고의로 망쳐 37.5점을 받았다. 당시 교육부는 체육특기생도 기초학력을 갖춰야 한다며 최소한 40점 이상을 받아야만 특기자 입학 자격을 줬는데 여기에 미달한 것이다. 한양대는 이승엽을 붙잡기 위해 관계자를 수능 시험장까지 동행시키며 철통 수비에 나섰지만 결국 승자는 삼성이었다.삼성에 입단하자마자 받은 왼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이 이승엽은 물론 한국 야구 운명을 바꿔놓았다. 이승엽은 수개월간 공을 잡을 수 없지만 배팅은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당시 우용득 삼성 감독과 박승호 타격 코치는 이승엽이 타격에 뛰어나다고 판단해 설득 작업에 나섰다. 박 코치의 회유에 이승엽은 “내 꿈은 투수다”며 거절했다. 그러나 끈질긴 설득 끝에 이승엽은 “재활을 마칠 때까지만 타자로 한번 나서보겠다”며 마지못해 승낙했다. 팔이 다 나으면 곧장 투수로 복귀하겠다는 말이었다. 데뷔 첫해에 이승엽은 평균 타율 .285, 13홈런, 73타점으로 훌륭한 성적을 냈다. 우용득 전 감독은 “팔이 다 나았을 때 ‘승엽아, 어떻게 할래’라고 물으니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타자 하겠습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백인천 전 삼성 감독의 지도로 ‘외다리 타법’을 익힌 이승엽은 데뷔 3년차인 1997년 32개 아치를 그리며 최연소(21세) 홈런왕에 올랐다. 이듬해에도 초반부터 홈런을 차곡차곡 쌓으며 무난히 홈런왕을 차지하나 싶었지만 타이론 우즈(42개·OB)보다 4개가 부족해 타이틀을 내줬다.●2003년 ‘56홈런’ 亞 신기록을 세우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를 도입한 첫해에 우즈가 장종훈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41개)을 넘긴 것이다. 구겨진 자존심에 자극을 받은 이승엽은 1999년 54홈런을 달성하며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당시 IMF 사태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국민들은 두 거포의 홈런 대결을 보며 잠시나마 시름을 잊곤 했다. 4년 뒤인 2003년 이승엽은 56개의 홈런을 생산하며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이승엽이 54홈런을 넘기는 순간부터 삼성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외야석이 이승엽의 공을 잡으려는 야구팬으로 바글바글했다. 팬들은 잠자리채나 대형 글러브를 들고 나와 역사적 기념구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이승엽의 아시아신기록 56호 홈런볼을 주운 행운의 주인공은 이벤트 대행업체 직원 두 명이었다. 이들은 “여러 사람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며 공을 구단에 기증했다. 이승엽의 대기록은 아쉽게도 2013년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의 블라디미르 발렌틴(60홈런·네덜란드)에 의해 깨졌다. ●미국 대신 택한 일본… 시련을 맛보다 승승장구하던 이승엽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2000년 한국프로야구 선수협의회가 창립되는 과정에서 온갖 마음고생을 겪었다. 당시 선수협 창단 움직임에 대응해 KBO가 주도자인 송진우, 양준혁, 마해영, 심정수, 박충식, 최태원 등을 방출시키며 갈등을 키웠다. 삼성과 현대를 제외한 6개 구단 선수들은 KBO 결정에 반발하며 집단으로 선수협에 가입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팬들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이승엽이 선수협에 가입하지 않은 점을 비난하며 ‘안티 이승엽 사이트’를 만들었다. 삼성 모그룹 내에 노조가 없기 때문에 쉽사리 가입 결정을 내릴 수 없었던 이승엽은 심적 고통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승엽은 2001년 1월 기자회견을 열고 “선배가 있고, 팬이 존재하기에 내가 야구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선수협 가입을 선언했다. 이후 정부 중재로 선수협과 구단이 극적 합의를 도출해 선수협 파동도 1년여 만에 막을 내렸다. 비시즌 동안 큰 홍역을 치른 이승엽은 2011년 시즌에서 당시 데뷔 이래 최저인 타율 .276을 기록했다. 미국 진출을 고민하던 이승엽은 2004년 결국 일본행을 택했다. 일본 진출 첫해 롯데 마린스에서 홈런 14개에 그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듬해 곧바로 30홈런을 치며 자기 페이스를 되찾았다. 당시 마린스 코치였던 김성근 전 감독의 지도에 따라 매일 500번씩 타격 연습을 했다. 2006년엔 일본 최고 인기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그해 4번 타자로 뛰면서 41개 홈런을 쌓으며 전성기를 보냈다. 이듬해에도 30홈런을 쳤지만 이후 성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위 타순을 맴돌다 2군에도 자주 내려갔다. 결국 방출 통보를 받고 2011년 오릭스로 옮겼지만 여전히 부진하자 일본생활을 정리하게 된다. ●2012년 국내 복귀… 전설이 부활하다 고국으로 돌아온 이승엽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복귀 첫해인 2012년 21개의 홈런을 쳤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꿰찼다. 이듬해에는 13홈런으로 주춤했지만 2014년 32홈런, 2015년 26홈런, 2016년 27홈런으로 ‘왜 이승엽인가’를 보란 듯 증명했다. 2013년 6월에는 352호 홈런으로 KBO리그 개인 통산 기록을 갈아치웠고, 2015년 6월에는 통산 400호째 대포를 쏘아 올렸다. 올해에는 KBO 통산 최다 득점·최다 루타 신기록도 경신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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