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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별 코 앞에서 공전하는 목성만한 행성 발견

    작은 별 코 앞에서 공전하는 목성만한 행성 발견

    우리의 태양같은 별 주위를 지척에서 도는 목성만한 크기의 특이한 행성이 발견됐다. 최근 호주 국립대학,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등 국제공동 연구팀은 지구에서 5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행성 'HATS-6b'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태양계의 '큰형님' 목성만한 크기의 이 행성은 HATS-6이라 불리는 작은 별 주위를 돈다. 특이한 점은 크기는 목성 만하지만 질량은 3분 1도 안돼 '부어있는' 행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 특히 이번 발견이 학술적 가치가 있는 것은 기존 천문학의 상식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HATS-6은 우리 태양의 12분 1 수준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차가운 별이다. 그러나 목상만한 거대한 덩치를 가진 HATS-6b는 3.3일 만에 그 주위를 공전할 만큼 코 앞에 붙어있다. 우리 태양계로 치면 수성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 목성이 있는 셈. 일반적으로 태양(별)은 오랜시간 우주의 수많은 가스와 먼지가 뭉친 후 핵융합을 거쳐 탄생한다. 그리고 여기서 남은 가스와 같은 ‘재료’로 형성되는 것이 바로 행성으로 태양계 역시 이같은 과정을 거쳐 현재의 지구가 탄생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목성 만한 HATS-6b가 작은 별의 코 앞에 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것. 호주 국립대학 조지 주 교수는 "아마도 HATS-6b는 다른 곳에서 형성돼 이곳으로 이주해온 것 같다" 면서 "지금까지 관측해 온 행성과는 많이 다른 특이한 조건"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HATS-6의 온도가 너무 낮아 HATS-6b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행성의 대기 또한 특별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3D로 보는 환상적인 우주 성운 ‘창조의 기둥’

    3D로 보는 환상적인 우주 성운 ‘창조의 기둥’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지난 1995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우주사진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명작’이 공개돼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바로 지구 밖에서 천체를 촬영하는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일명 ‘창조의 기둥’(Pillars of Creation)이다. 마치 동굴의 석순처럼 보이는 이 성운의 이름은 ‘독수리 성운’(Eagle Nebula·M16). 지구에서 약 70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독수리성운은 고밀도의 수소와 먼지들로 꽉 차있으며 이곳에서 셀 수 없는 수많은 별들이 탄생한다. 최근 유럽남방천문대(ESO) 소속 과학자들이 칠레에 위치한 VLT 망원경(Very Large Telescope)에 장착된 MUSE(다중분광탐사기)로 '창조의 기둥'을 3D로 구현해 관심을 끌고있다. 마치 우주배경 영화를 3D로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이 영상은 환상적인 '창조의 기둥'의 모습과 맞물려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화면상으로는 작게 느껴지지만 왼쪽의 가장 높은 기둥은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거리가 무려 4광년(약 40조 km)에 달한다. 수많은 아기별의 부화장인 이 성운은 별의 창조와 파괴의 과정이 동시에 담겨있어 학술적 가치도 높다. ESO 측은 "창조의 기둥은 태양 질량의 대략 200배 이상" 이라면서 "현재와 같은 파괴의 과정이 계속된다면 이 모습도 300만년 안에 사라질 것" 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아하! 우주] 아득한 우주 거리, 과연 어떻게 잴까?

    [아하! 우주] 아득한 우주 거리, 과연 어떻게 잴까?

    -천문학자들의 줄자 ‘우주 거리 사다리’  100억 광년 밖의 은하를 관측했다느니, 1000만 광년 거리의 은하에서 초신성이 터졌다느니 하는 기사를 자주 보게 된다. 1광년이라면 1초에 30만km, 지구를 7바퀴 반이나 돈다는 빛이 1년을 내달리는 거리다. 이것만 해도 우리의 상상력으로는 잘 가늠이 안되는 거리인데, 천문학자들은 10억 광년이니 100억 광년이니 하는 그 엄청난 거리를 도대체 어떻게 재는 걸까? 물론 하루아침에 우주 측량술이 등장한 것은 아니다. 수많은 천재들의 열정으로 갖가지 다양한 기법들이 차례로 개발되면서 이 엄청난 우주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우주 측량술이 정립되었다. 태양이나 달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려는 시도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행해져 왔지만, 하늘의 단위와 지상의 단위를 결부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천문학자들은 먼저 지구의 크기와 달과 태양까지의 거리를 구한 다음, 그것들을 기초로 삼아 가까운 별에서 더 먼 천체까지 차례로 거리를 측정하는 과정을 밟아왔다. 이런 식으로 단계별로 척도를 늘려나가는 측량 방식을 '우주 거리 사다리'(cosmic distant ladder)라 한다. 측량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것이다. 사람은 늘 측량한다. 인류가 지상에 나타난 그 순간부터 측량은 시작되었다. 측량이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측량에도 ‘천문’은 깊이 개입되어 있다.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기준으로 삼은 한 달의 날수가 바로 천문학적인 것이다. 또 미국과 미얀마 등 몇 나라만 빼고 전 세계가 쓰고 있는 미터법은 바로 지구의 크기에서 나온 것이다. 프랑스 대혁명의 불길이 채 잦아들기도 전인 1790년, 혁명정부가 도량형 통일을 위해 ‘미래에도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을 기준으로 1m를 정했는데, 그게 바로 북극과 파리, 적도에 이르는 자오선 길이의 1000만분의 1을 1m로 한 것이다. 곧, 북극점에서 적도에 이르는 거리의 1만분의 1이 1km인 셈이다. 그러니까 지구 한 바퀴는 4만 km가 된다. 오늘날 우리는 이 미터법으로 원자의 크기를 재고 우주의 넓이를 잰다. 삼각형 하나가 가르쳐준 ‘천동설’ 역사상 최초로 ‘우주 거리’를 잰 사람은 기원전 3세기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아리스타르코스(BC 310경~230)였다. 그가 우주 측량에 사용한 도구는 삼각형과 원, 그리고 하늘의 달이었다. 그러나 그 측량의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먼저 그가 월식을 관측하고 얻은 결과물을 살펴보도록 하자. 월식 때 월면은 지구에 대한 거울 구실을 한다. 월면에 지구 그림자가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때 지구 그림자를 보면 원형이다. 지구가 만약 삼각형이라면 그림자도 삼각형일 것이요, 편평한 판이라면 그림자도 길쭉하니 비칠 게 아닌가. 그런데 월식 때 보면 지구 그림자는 언제나 둥그렇다. 고대의 천문학자들은 이를 지구가 구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보았다. 아리스타르코스의 월식 관찰은 여느 사람과는 달랐다. 월식으로 지구 그림자가 달의 가장자리에 올 때 두 천체의 원호 곡률을 비교함으로써 달과 지구의 상대적인 크기까지 알아냈던 것이다. 가히 천재의 발상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알아낸 값은 지구 크기가 달의 3배라는 사실이다. 참값은 4배이지만, 기원전 사람이 맨눈으로, 그리고 오로지 추론만으로 그 정도 알아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지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리스타르코스의 천재성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달이 정확하게 반달이 될 때 태양과 달, 지구는 직각삼각형의 세 꼭짓점을 이룬다는 사실을 추론하고, 이 직각삼각형의 한 예각을 알 수 있으면 삼각법을 사용하여 세 변의 상대적 길이를 계산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먼저 지구와 태양, 달이 이루는 각도를 쟀다. 87도가 나왔다(참값은 89.5도). 세 각을 알면 세 변의 상대적 길이는 삼각법으로 금방 구해진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달과 태양은 겉보기 크기가 거의 같다. 이는 곧, 달과 태양의 거리 비례가 바로 크기의 비례가 된다는 뜻이다. 아리스타르코스는 이 점에 착안하여, 다음과 같이 세 천체의 상대적 크기를 또 구했다. 태양은 달보다 19배 먼 거리에 있으며(참값은 400배), 지름 또한 19배 크다. 고로 달의 3배인 지구보다는 7배 크다(참값은 109배). 따라서 태양의 부피는 7의 세제곱으로 지구의 약 300배에 달한다고 결론지었다. 그의 수학은 정확했지만 도구가 부실했다. 하지만, 본질적인 핵심은 놓치지 않았다.  “지구보다 300배나 큰 태양이 지구 둘레를 돈다는 것은 모순이다. 태양이 우주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구가 스스로 하루에 한 번 자전하며 1년에 한 번 태양 둘레를 돌 것이다.” 이로써 인간의 감각에만 의존해왔던 오랜 천동설을 젖히고 인류 최초의 지동설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당시 이러한 아리스타르코스의 주장은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신성 모독이므로 재판에 부쳐야 한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어쨌든 우주의 중심에서 인류의 위치를 몰아낸 지동설은 이렇게 한 천재의 기하학으로부터 탄생했다. 따지고 보면 직각 삼각형 하나가 인류에게 지동설을 알려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천재에게 마땅히 경의를 표해야 한다. 천문학사에 불멸의 이정표를 세운 아리스타르코스는 달 구덩이 가운데 하나에 그 이름이 붙여져 영원히 남게 되었는데, 그 중심 봉우리는 달에서 가장 밝은 부분이다. 작대기 하나로 지구의 크기를 잰 사람 아리스타르코스의 뒤를 이어받은 한 천재는 한 세대 뒤에 나타났다. 그가 바로 역사상 최초로 한 천체의 크기를 잰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에라토스테네스(BC 276~194)였다. 그가 잰 천체는 물론 지구였다. 에라토스테네스는 터무니없이 간단한 방법으로 인류 최초로 지구 크기를 쟀는데, 참값에 비해 10% 오차밖에 나지 않았다. 그가 이용한 방법은 작대기 하나를 땅에다 꽂는 거였다. 해의 그림자를 이용한 측정법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이 역시 기하학을 이용한 건데, 어느 날 도서관에서 책을 뒤적거리다가 ‘남쪽의 시에네 지방(아스완)에서는 하짓날인 6월 21일 정오가 되면 깊은 우물 속 물에 해가 비치어 보인다’는 문장을 읽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리스 인들은 지역에 따라 북극성의 높이가 다른 사실 등을 근거로 지구가 공처럼 둥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구체인 지구의 자전축은 궤도 평면상에서 23.5도 기울어져 있다. 하짓날 시에네 지방에 해가 수직으로 꽂힌다는 것은 곧 시에네의 위도가 23.5도란 뜻이다.(이 지점이 바로 북회귀선, 곧 하지선이 지나는 지역이다) 여기서 천재의 발상법이 나온다. 그는 실제로 6월 21일을 기다렸다가 막대기를 수직으로 세워보았다. 하지만 시에네와는 달리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막대 그림자가 생겼다. 그는 여기서 이는 지구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곡면이기 때문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에라토스테네스가 파피루스 위에다 지구를 나타내는 원 하나를 컴퍼스로 그리던 그 순간,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이것은 수학적 개념이 정확한 관측과 결합되었을 때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하는가를 확인해주는 수많은 사례 중의 하나다. 에라토스테네스가 그림자 각도를 재어보니 7.2도였다. 햇빛은 워낙 먼 곳에서 오기 때문에 두 곳의 햇빛이 평행하다고 보고, 두 엇각은 서로 같다는 원리를 적용하면, 이는 곧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 사이의 거리가 7.2도 원호라는 뜻이 된다. 에라토스테네스는 걸음꾼을 시켜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걸음으로 재본 결과 약 925km라는 값을 얻었다. 그 다음 계산은 간단하다. 여기에 곱하기 360/7.2 하면 답은 약 46,250이라는 수치가 나오고, 이는 실제 지구 둘레 4만km에 10% 미만의 오차밖에 안 나는 것이다. 이로써 인류는 우리가 사는 행성의 크기를 최초로 알게 되었고, 이를 아리스타르코스의 태양과 달까지 상대적 거리에 대입시켜, 비록 큰 오차가 나는 것이긴 하지만 그 실제 거리를 알게 된 것이다. 2300년 전 고대에, 막대기 하나와 각도기, 사람의 걸음으로 이처럼 정확한 지구의 크기를 알아낸 에라토스테네스야말로 위대한 지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분은 또 수학사에도 이름을 남겼는데, 소수(素數)를 걸러내는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를 고안해낸 수학자이기도 하다. 달까지 거리를 ‘줄자’로 재듯이 잰 사람 에라토스테네스 다음으로 약 1세기 만에 나타난 걸출한 천재는 에게 해 로도스 섬 출신의 히파르코스(BC 190~120)였다. 그가 남긴 천문학 업적은 세차운동 발견, 최초의 항성목록 편찬, 별의 밝기 등급 창안, 삼각법에 의한 일식 예측 등 그야말로 눈부신 것이다. 그는 지구 표면에 있는 위치를 결정하는 데 엄밀한 수학적 원리를 적용하여 오늘날과 같이 경도와 위도를 이용하여 위치를 나타낸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돌던 팽이가 멈추기 전에 팽이 축을 따라 작은 원을 그리듯이 지구 자전축의 북극점도 그러한 모습으로 회전한다는 세차운동의 이론을 정립하고 그 값을 계산해냈다. 1년 동안 춘분점이 이동한 각도를 구하고, 360도를 이 값으로 나누어 구한 값이 2만 6,000년이었다.(오늘날의 그 참값은 25,800년). 히파르코스의 측량술은 달에까지 미쳤다. 그는 간단한 기법으로 달까지의 거리를 구했다. 그가 사용한 방법은 시차(視差)였다. 한 물체를 거리가 떨어진 두 지점에서 바라보면 시차가 발생한다. 눈앞에 연필을 놓고 오른쪽 눈, 왼쪽 눈으로 번갈아 보면 위치 변화가 나타난다. 이처럼 하나의 물체를 서로 다른 두 지점에서 보았을 때 방향의 차이를 시차라 하는데, 천문학에서는 관측자의 위치에서 본 천체의 방향과 어떤 표준점에서 본 천체의 방향과의 차이를 말하며, 연주시차와 일주시차가 있다. 이 시차는 우주 거리를 재는 천문학자들이 가장 애용한 도구였다. 히파르코스는 두 개의 다른 위도상 지점에서 달의 높이를 관측해 그 시차로써 달이 지구 지름의 30배쯤 떨어져 있다는 계산을 해냈다. 이 역시 줄자를 갖다대 잰 듯이 참값인 30.13에 놀랍도록 가까운 값이었다. 이로써 그는 아리스타르코스가 구한 값(지구 지름의 9배)을 크게 수정한 셈이다. 이는 지구 바깥 천체까지의 거리를 최초로 정밀하게 측정한 빛나는 업적이었다. 히파르코스는 나이 쉰 살이 되어 로도스 섬 해변 가까운 산꼭대기에 천문대를 세우고 은둔생활에 들어갔다. 히파르코스 이후 적어도 300년 동안 그를 능가하는 천문학자는 태어나지 않았다. 그는 고대 그리스 시대 최고의 천문학자였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환상적인 우주 성운 ‘창조의 기둥’ 3D로 구현되다

    환상적인 우주 성운 ‘창조의 기둥’ 3D로 구현되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지난 1995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우주사진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명작’이 공개돼 전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바로 지구 밖에서 천체를 촬영하는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일명 ‘창조의 기둥’(Pillars of Creation)이다. 마치 동굴의 석순처럼 보이는 이 성운의 이름은 ‘독수리 성운’(Eagle Nebula·M16). 지구에서 약 70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독수리성운은 고밀도의 수소와 먼지들로 꽉 차있으며 이곳에서 셀 수 없는 수많은 별들이 탄생한다. 최근 유럽남방천문대(ESO) 소속 과학자들이 칠레에 위치한 VLT 망원경(Very Large Telescope)에 장착된 MUSE(다중분광탐사기)로 '창조의 기둥'을 3D로 구현해 관심을 끌고있다. 마치 우주배경 영화를 3D로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이 영상은 환상적인 '창조의 기둥'의 모습과 맞물려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화면상으로는 작게 느껴지지만 왼쪽의 가장 높은 기둥은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거리가 무려 4광년(약 40조 km)에 달한다. 수많은 아기별의 부화장인 이 성운은 별의 창조와 파괴의 과정이 동시에 담겨있어 학술적 가치도 높다. ESO 측은 "창조의 기둥은 태양 질량의 대략 200배 이상" 이라면서 "현재와 같은 파괴의 과정이 계속된다면 이 모습도 300만년 안에 사라질 것" 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

    시청 앞 청계광장에서 한양대까지 매주 청계천을 따라 걷습니다. 월요일 수업에 맞춰 평소보다 집에서 일찍 출발합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나 싶더니, 벌써 여름이 온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느 새 무더운 날씨가 되었습니다. 산수유, 매화, 벚꽃 등의 봄꽃들이 지고, 조팝나무 꽃들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송사리들이 떼 지어 헤엄쳐 다닙니다. 잉어들도 유유자적 무리지어 올라가고 있습니다. 연못에서 사람들이 키우는 잉어는 보았지만, 시냇물에서 이렇게 많은 잉어들이 자연스럽게 떼 지어 다니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오리들이 물속에서 먹이를 찾아 자맥질을 합니다. 왜가리는 돌 위에 앉아 먹이를 노리고 있습니다.  한양대 근처에 오니 청계천이 중랑천을 만나 한강으로 흘러갑니다. 매화나무와 대나무들이 벌써 무성하게 잎을 피우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모래사장도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섬진강변 매화마을에 와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가의 팻말에는 “이곳의 매화들은 광양의 매화마을에서 조성한 것”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서울의 도심 한 복판에서 맑은 시냇물, 수많은 물고기, 새와 나무와 꽃들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다음 주에는 냇가의 나무와 꽃들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벌써부터 일주일 후의 청계천 모습이 궁금하고 보고 싶어집니다.    청계천을 걷기 전까지 서울 시내를 멀리까지 걸어서 다닌다는 것은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습니다. 시내를 갈 때는 항상 자동차나 전철을 타고 다녔습니다. 서울 시내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곳이지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청계천을 따라 먼 길(?)을 걷고 난 후 나름대로 자신도 생겨서 서울시내 도심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신촌에서 시청까지 걸어갔습니다. 청계천이 나무, 꽃, 새들이 살아가는 곳이라면, 신촌에서 시청까지의 길은 인간 삶의 현장입니다. 길을 가는 사람들은 항상 바쁘고 무언가 화가 나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과 같이 잘 알지 못해도 ‘하이’하면서 손을 흔들거나 웃으며 인사를 하는 사람들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와 서양의 문화적 차이인지 혹은 서울 사람들의 삶이 더욱 고달프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길가에는 높다란 빌딩과 함께 작은 가게들이 많습니다. 김밥집, 돈까스집, 김치찌개와 된장찌개집 등의 작은 식당들과 가구점, 커피집, 옷집, 세탁소, 동물병원, 편의점, 미용실 등의 수많은 가게들이 길가에 늘어서 있습니다. 가게의 종류도 다르고, 외양과 인테리어들도 서로 다릅니다. 처음에는 모두 가게 안에 걸려있는 문구처럼 “비록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장사를 시작했을 것입니다. 가족과 친지들도 찾아와 잘 되기를 바라고 축하해 주었을 것입니다. 손님들이 많은 가게도 있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주인혼자 쓸쓸히 앉아 있는 곳도 있습니다. 도심을 거닐면서 수많은 가게들의 외양과 함께 주인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면서 길을 걷노라면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여러 모습과 삶의 속살을 훔쳐보는 것 같습니다.    똑같은 서울이지만 청계천의 냇가와 도심의 길거리는 너무도 다릅니다. 보이는 풍경도 다르지만, 걸으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다릅니다. 몸으로 부딪혀 오는 바람결도 다릅니다. 도심을 걸을 때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의 삶의 모습에 관심을 가지게 되지만, 냇가를 걸을 때는 냇물과 나무와 새가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자동차를 운전하고 갈 때는 사고 나지 않고 안전하게 그리고 어떻게 하면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것인가만을 생각합니다. 달리다가 사고가 나게 되면 크게 다치거나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긴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다른 자동차가 자기 앞으로 끼어들게 되거나 방해하게 되면 신경이 곤두섭니다. 자동차가 막혀 지체하게 되면 짜증이 납니다. 주위 풍경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구경할 수 없습니다. 그저 곁눈으로 흘깃거리거나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운전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차 안에서 음악을 흘려듣는 일이 고작입니다.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하면 비로소 자동차에서 해방되어 안도의 한 숨을 내쉬게 됩니다.    자동차가 아닌 자신의 두 발로 걸어서 길을 갈 때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전신의 감각을 열어놓고 주위 풍광을 구경합니다. 길 가에 심겨져 있는 나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꽃, 흐르는 시냇물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들이키고, 온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목적지에 빨리 도달할 것인가 보다는 주위의 동물, 식물 그리고 사람들을 살펴보면서 느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그 아름다움과 장엄함에 감탄을 하기도 합니다. 두 발로 자신의 몸을 땅위에 곧추세우고 발밑에 밟히는 땅의 느낌과 숨소리를 듣게 됩니다.    ‘걷기 예찬“의 저자인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대학의 사회학 교수인 다비드 르 브르통은 ’걷는다는 것은 세계를 온전히 경험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와 시골 등의 삶의 현장을 두발로 걸어 다니면서 그는 비로소 인류학자처럼 사람들의 얼굴, 표정, 걸음걸이를 새롭게 관찰하고 그들의 삶의 세계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까지 스쳐지나갔던 자연의 세계를 유심히 살펴보고 이름조차 알지 못한 나무와 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겨울을 지나 봄이 되어 잎이 피고 꽃이 피며 나날이 자라나는 모습을 경이롭게 바라보게 됩니다.   브르통은 “자신의 몸을 땅과 수직으로 꼿꼿하게 세우고 걷기 시작하면서 인간은 비로소 자연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게 되었으며, 인간과 우주의 새로운 질서가 탄생되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합니다. 걷기 시작하면서 네발로 기어 다닐 때 보지 못하던 새로운 세계를 듣고, 보고, 느끼게 되었으며, 이제까지 보고 경험해 왔던 나무, 새, 동물, 하늘과 같은 자연세계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브르통의 말을 이해하거나 실감할 수 없다면 어렸을 때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했던 대로 두 손으로 땅을 짚고 가랑이 사이로 세상을 보면 그의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네발로 기어 다니는 것과 두발로 서서 다니면서 보고 느끼게 되는 세계와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걷기는 오래전부터 청소년 교육의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보이 스카우트, 반더포겔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토기행 모임 등과 같은 여러 단체에서는 걷기를 통하여 청소년들에게 국토를 사랑하고, 나무, 풀, 꽃, 새들과 같은 자연에 대하여 관심과 지식을 가지고 사랑하도록 합니다. 국토기행 등을 통하여 인내심과 체력을 키우고, 동료 친구들을 아끼고 서로 도와주는 협동정신을 길러줍니다.  걷기는 또한 사색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제자들과 학내를 거닐면서(페리파테인) 인간의 본성, 윤리와 도덕, 정치학 등에 대하여 함께 토론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그가 제자들과의 산책을 통하여 남긴 ‘니코마코스 윤리학, 기하학, 논리학’ 등은 인류문명과 여러 학문분야에 지적인 기틀을 제공하여 주었으며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학파를 ‘소요학파’라고도 부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의 제자들과 함께 걸으면서 대화한 내용들이 그의 사상의 핵심을 형성하였기 때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뿐만 아니라 수많은 철학자들과 작가들이 산책을 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고, 많은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독일의 하이델베르그에는 ‘철학자의 길’이 있습니다. 하이데거가 이 길을 산책하면서 그의 철학을 정립하였고, 수많은 철학적 저서를 구상하고 아이디어를 얻었기 때문에 이 길을 ‘하이데거의 길’이라고도 부릅니다. 프랑스 혁명 사상의 기틀을 제공해준 장 자크 루소도 산책을 통하여 중요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보행에는 내 생각들에 활력과 생기를 부여하는 그 무엇이 있다. 나는 한자리에 머물고 있으면 거의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내 몸이 움직이고 있어야 그 곳에 내 정신이 담긴다. 들판의 모습, 이어지는 상쾌한 정경들, 대기...그런 모든 것이 내 영혼을 청소해주고 내게 보다 크게 생각할 수 있는 대담성을 부여해...준다”고 말하였습니다. 키에르케고르는 1847년 제테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걸으면서 가장 풍요로운 생각들을 얻게 되었다“고 말하였습니다. 니체는 “나는 손만 가지고 쓰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들판을 건너질러서, 때로는 종이위에서 발은 자유롭고 견실한 그의 역할을 해 낸다”고 하면서 심오한 영감은 거의 예외 없이 오랫동안 걷는 길 위해서 떠올랐다고 말하였습니다.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 각국의 대도시들은 걸어 다니기 좋게 되어있습니다. 인도도 넓고, 쾌적하고, 아름답고, 안전합니다. 가로수들이 봄에는 새 잎을 피우고,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마련해주며, 가을에는 아름답게 물듭니다. 파리의 샹드리제를 걸어본 사람들은 누구나 아름다운 그 거리를 잊지 못할 것입니다. 보행자들이 마음 놓고 도시를 걸어 다닐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런던은 오래된 도시라서 좁은 길들이 많습니다. 좁은 길은 아예 차들은 다닐 수 없고 사람들만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자동차로 도심을 통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길도 좁고 주차장도 드물고 주치 비용도 매우 비쌉니다. 런던시내에서는 아예 자가용 자동차가 다닐 수 없습니다. 버스나 전철 등만 다닐 수 있습니다. 자동차보다 보행자들이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기에 위험하고 불편합니다. 오토바이들이 인도를 거침없이 휘젓고 다니며, 포장마차가 가로막고, 매우 비좁습니다. 움푹 꺼지거나 패인길도 많습니다. 상인들은 인도에 상품 내놓고 있습니다. 국도에는 아예 사람들이 걸어 다닐 수 있는 인도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도시들도 사람들이 마음 놓고, 즐겁고, 편안하게 걸어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걸어서 직장에도 가고, 친구도 만나고, 영화도 보고, 미술관도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거리를 걸어 다니기 좋고, 아름답고 편안하게 만들어 놓으면 사람들은 아름다운 거리를 걸어가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를 자세히 살펴보게 될 것입니다. 도시와 길거리를 잘 알게 되고, 아름답고 깨끗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거리에 심어져 있는 나무와 꽃 그리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삶의 모습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하루에 만보만 걸으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들어 놓으면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많이 걷게 되어 시민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많은 철학자들이 주장했던 것처럼 사람들은 길을 걸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되고, 정서적으로도 편안하게 되고, 여러 가지 것들을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시장과 공무원 그리고 시민들이 힘을 합쳐 ‘걷기 좋은 거리’를 만드는 일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전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 tiger@hanyang.ac.kr
  • [아하! 우주] 시속 900만km ‘우주의 쓰나미’...별들을 탄생시키다

    [아하! 우주] 시속 900만km ‘우주의 쓰나미’...별들을 탄생시키다

    우주에서는 인간의 상식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운 크기의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천문학자들은 거대한 우주 쓰나미(Giant Cosmic tsunami)라고 불릴 만한 현상을 발견했다. 물론 그 원인은 지구에서 발생하는 쓰나미와 다르지만, 거대한 충격파가 만드는 별과 물질의 파도는 인간의 상상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왜냐하면, 폭이 수백만 광년에 달하는 거대 충격파가 시속 900만km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레이던 천문대(Leiden Observatory)의 앙드라 스트로에(Andra Stroe)와 데이비드 소브랄(David Sobral)은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보고’(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이들은 아이작 뉴턴 및 윌리엄 허셜 망원경, 스바루 망원경, 켁 망원경, CFHT 등 다수의 관측 장비를 이용해서 지구에서 23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 CIZA J2242.8+5301을 관측했다. 은하단은 수천 개 이상의 많은 은하가 모인 집단으로 때때로 서로 충돌과 합체를 통해 더 커진다. 은하단 CIZA J2242.8+5301 역시 최근 다른 은하단과의 충돌 및 합체 과정에 있는데, 이 과정에서 거대한 충격파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 충격파가 은하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생하게 관측했다. 본래 오래된 은하들은 활발하게 별을 생성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성장을 멈추는 것과 같이 은하 역시 시간이 지나면 노쇠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대규모 충돌은 은하들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한다. 지구의 쓰나미가 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것과는 반대로 거대한 우주 쓰나미는 성간 가스의 농도를 높여 새로운 별이 탄생하게 한다.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을 통해서 이 은하단에 있는 콤마 모양 은하(comatose galaxies)가 새롭게 회춘해서 수많은 별을 탄생시키는 모습을 관측할 수 있었다. 이 별 가운데는 태양의 수십 배가 넘는 많은 질량을 가져서 짧은 시간 이내로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이미 사라진 것들도 존재한다. 그 빈자리에는 블랙홀과 중성자별이 남는다. 우주에서 발생하는 은하나 은하단의 충돌은 수많은 새로운 별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이 별 가운데는 태양 같은 별과 지구 같은 행성이 수없이 존재할 것이다. 지구에서 봤을 때는 한 장의 사진에 불과하지만 어쩌면 그 안에는 다른 세상이 들어있을지 모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우주의 ‘쓰나미’...시속900만km 거대 충격파 발견

    우주의 ‘쓰나미’...시속900만km 거대 충격파 발견

    우주에서는 인간의 상식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운 크기의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천문학자들은 거대한 우주 쓰나미(Giant Cosmic tsunami)라고 불릴 만한 현상을 발견했다. 물론 그 원인은 지구에서 발생하는 쓰나미와 다르지만, 거대한 충격파가 만드는 별과 물질의 파도는 인간의 상상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왜냐하면, 폭이 수백만 광년에 달하는 거대 충격파가 시속 900만km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레이던 천문대(Leiden Observatory)의 앙드라 스트로에(Andra Stroe)와 데이비드 소브랄(David Sobral)은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보고’(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이들은 아이작 뉴턴 및 윌리엄 허셜 망원경, 스바루 망원경, 켁 망원경, CFHT 등 다수의 관측 장비를 이용해서 지구에서 23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 CIZA J2242.8+5301을 관측했다. 은하단은 수천 개 이상의 많은 은하가 모인 집단으로 때때로 서로 충돌과 합체를 통해 더 커진다. 은하단 CIZA J2242.8+5301 역시 최근 다른 은하단과의 충돌 및 합체 과정에 있는데, 이 과정에서 거대한 충격파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 충격파가 은하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생하게 관측했다. 본래 오래된 은하들은 활발하게 별을 생성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성장을 멈추는 것과 같이 은하 역시 시간이 지나면 노쇠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대규모 충돌은 은하들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한다. 지구의 쓰나미가 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것과는 반대로 거대한 우주 쓰나미는 성간 가스의 농도를 높여 새로운 별이 탄생하게 한다.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을 통해서 이 은하단에 있는 콤마 모양 은하(comatose galaxies)가 새롭게 회춘해서 수많은 별을 탄생시키는 모습을 관측할 수 있었다. 이 별 가운데는 태양의 수십 배가 넘는 많은 질량을 가져서 짧은 시간 이내로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이미 사라진 것들도 존재한다. 그 빈자리에는 블랙홀과 중성자별이 남는다. 우주에서 발생하는 은하나 은하단의 충돌은 수많은 새로운 별을 탄생시킨다. 그리고 이 별 가운데는 태양 같은 별과 지구 같은 행성이 수없이 존재할 것이다. 지구에서 봤을 때는 한 장의 사진에 불과하지만 어쩌면 그 안에는 다른 세상이 들어있을지 모른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과학자들이 말하는 ‘허블 후계자’ 제임스웹은 어떤 망원경?

    과학자들이 말하는 ‘허블 후계자’ 제임스웹은 어떤 망원경?

    “허블이 모든 교과서를 다시 쓴 것처럼, 제임스웹 역시 다시 쓰게 될 것” 우주의 놀랍고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 허블 우주망원경이 25주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외계 생명체의 탐색을 위해 우주의 깊은 곳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더 강력한 망원경을 필요로 하고 있다. NASA는 허블 망원경보다 성능이 100배 뛰어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우리의 염원을 이룰 뿐만 아니라 빅뱅 후 2억 년이 지난 초기 우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NASA는 제임스웹을 ‘135억 년 전 초기 우주의 암흑 속에서 탄생하고 있는 최초의 별과 은하를 들여다보기 위해 적외선 시야를 가진 강력한 타임머신’이라고 묘사했다. 제임스웹을 만들고 발사하는데 드는 총비용은 애초 35억달러(약 3조8000억원)였으나 최근 88억달러(약 9조5000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NASA는 이 차세대 망원경이 오는 2018년 10월부터 허블의 뒤를 이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제임스웹의 책임과학자인 마크 클렘핀 박사는 “제임스웹의 실제 임무는 우주에서 초기 은하를 찾는 것”이라면서 “또 그 능력을 사용해 우주의 매우 어두운 부분에서도 별이 탄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웹의 중량은 허블의 절반 수준인 6.4t이지만, 주 반사경을 베릴륨으로 제작해 지름을 6.5m까지 늘였다. 이는 2.4m인 허블의 2.5배에 달한다. 유럽우주국(ESA)과 캐나다우주국(CSA) 등이 참여한 제임스웹에는 4개의 주요 관측 장비가 실린다. 근적외선 카메라와 근적외선 분광기, 중적외선 장비, 미세유도 센서로 각 장비는 통합 과학장비 모듈에 장착된다. 제임스웹의 장비탑재를 담당하고 있는 매트 그린하우스 박사는 적외선 능력을 통해 먼 천체를 관측하고 카메라 셔터를 오랜 시간 개방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린하우스 박사는 “제임스웹의 집광력은 허블보다 70배 더 좋다. 따라서 거대한 주경과 적외선 능력을 조합하면 우주의 서사시와 같은 과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웹은 또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외계행성을 찾아 우주 어딘가에 있을 외계 생명체를 탐색하는 데 이용된다. 이미 2009년 발사된 NASA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천문학자들을 위한 수천 개의 외계행성을 확인했지만, 제임스웹은 외계 생명체 탐사를 위한 연구를 더욱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린하우스 박사는 “제임스웹은 생명의 증거가 되는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생물학적 특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내부에는 광학적으로 외계행성의 대기를 연구할 수 있는 장비와 센서가 있어 대기의 구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체 탐색에 큰 진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임스웹은 허블이 지상 610km 상공을 공전하는 것과 달리 지구에서 150만 km 떨어진 라그랑주점 ‘L2’를 돌게 된다. 이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보다 4배 더 먼 거리로 지구의 중력이 미치지 않아 빛의 왜곡이 없다. 또 태양이 항상 지구 뒤에 가려 태양 빛의 방해 없이 먼 우주를 볼 수 있고 망원경에 설치되는 가림막은 지구와 달에서 반사되는 빛도 막아준다. 제임스웹은 오는 2018년 10월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ESA의 로켓 아리안 5호에 실려 우주로 떠날 예정이다. 그린하우스 박사는 “허블이 모든 교과서를 다시 쓴 것처럼 제임스웹 역시 다시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철화백자 ‘바보 용’ 항아리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철화백자 ‘바보 용’ 항아리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조선시대 철화백자 항아리와 청화백자 항아리 가운데는 중앙에서 파견된 화원(畵員)이 관요(官窯)에서 18세기에 그렸음 직한 당당한 모습의 용이나 봉황이 정교하게 그려진 작품이 있다.(⑤) 밑부분에 대좌에 해당하는 높은 굽이 있어서 더욱 우뚝한 모습의 청화백자는 궁궐에서 의례용으로 쓰기도 했던 항아리였을 것이다. 그런 항아리들에는 거의 반드시 용 두 분이나 봉황 두 분이 서로 앞서가서 표면을 회전한다. 그것은 큰 접시에 두 용이나 두 봉황을 회전시키는 그림과 맥락이 같다. 그저 권위적인 의미가 아니라 무릇 모든 도자기는 대우주의 생명력이 응축된 만병(滿甁)의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용과 봉황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며, 동시에 우주의 대생명력의 순환을 상징함도 알았다. 도자기 연구에서 최근 처음으로 시도하는 ‘만병론’(滿甁論)을 ‘월간 민화’에 연재하고 있다. 그런 권위적인 항아리를 보다가 19세기와 20세기 지방요(地方窯)에서 만든 둥근 항아리를 보면 큰 차이가 있다. 지방요에서 만든 항아리는 둥근 것이 많은데, 특히 용은 아마추어가 그린 듯한 ‘지지리도 못 그린 예’가 많다.(③, ④) 사람들은 그런 산만한 용 그림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는다. 그리고 익살스럽다고 흔히 말하며, 그리다 만 미완성이라고 심지어 비웃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완전한 용이 탄생하기 직전, 역동적인 혼돈의 세계다. 못 그려서가 아니고 의도적이다. 어떤 용은 얼굴이 길쭉하고 눈은 있는 듯 없는 듯, 바보 같은 민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그림인데 특히 철화백자 항아리에 많다. 웃을 일이 아니어서 그런 마음을 멈추고 엄숙한 기분이 된다. 호림박물관 소장 철화백자 ‘용 영기화생문 항아리’에는 앞뒤가 같아서 양측에 몸은 있는데 앞뒤에는 얼굴이 없고 얼굴 대신에 구름 모양만이 있는 것도 있다.(⑥) 측면을 보면 몸이 있는데 용이 네 분인지 두 분인지 도대체 알 수 없다. 이 항아리는 형태도 좌우대칭으로 양감이 있고 흰색도 깨끗하고 그림 솜씨도 조심스럽지만 자유분방한 맛이 없어 관요에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철화백자 항아리에서 용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우스꽝스러운 지방요 작품을 봤다.(①, ②) 어린이가 사람 모습을 그린 듯한 솜씨의 용의 모습, 얼굴과 다리와 꼬리도 없이 그저 길게 용의 몸만 있는 모습, 얼굴에 두 눈알만 있고 몸은 작달막한 모습 등 차마 웃지도 못할 조형에 절망감이 들기도 했다. 익살스러운 표현을 넘어선다. 그런데 문득 ‘아! 용이 영기화생하는 광경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웃음이 사라지고 역시 엄숙해진다. 용이나 봉황 주변에 사람들이 구름이라고 부르는 것이 산재해 있는데, 구름이 아니고 모두 제1영기싹으로 이뤄진 영기문이어서 용의 영기화생이라는 것은 진즉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얼굴이 없고 그 자리에 영기문만 있는 것은 지금 ‘펑’ 하고 응축된 영기가 폭발하며 금방이라도 용의 얼굴이 나타날 듯하다. 그리고 미완성의 그림 같은 것은 장차 완성된 형태로 이행해 가는 과정에 있으니 얼마나 고차원의 경이로운 조형인가. 그리고 어이없는 파격적인 작품의 그림들은 ‘용은 아주 작아질 수도 있고 아주 커질 수도 있으며 짧아질 수도 길어질 수도 있다’는 중국의 가장 오랜 자전인 ‘설문해자’(說文解字)의 주석을 그대로 따른 조형들이다. 특히 철화백자에서 보이는 바보 같은 용은 용의 영기화생 광경을 보여 주는 높은 차원의 그림이다. 화원의 용 그림보다 훨씬 더 용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되 자유분방하게 그리지 않았는가. 용은 누구도 본 적이 없다. 본질을 그리면 이렇게 되는가. 그러면 왜 하필이면 지방요에서 만들어진 백자에만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역동적인 용의 영기화생의 광경이 그려졌을까.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민족혼은 민중의 마음속에 왜곡되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일까. 19세기와 20세기에 민중의 마음속에 잠재해 있던 수천년간 축적된 조형 의지가 폭발하는 중대한 현상을 모든 장르에서 볼 수 있다. 조선 초기에는 전국에 자기소와 도기소가 있어서 국가가 필요로 하는 자기를 토산공물로 진상(進上)했다. ‘경국대전’에 의하면 관요의 건물은 그 비용과 작업감독은 지방관아에서 담당했으며, 중앙의 사옹원(司甕院)에서 파견되는 봉사(奉事)에 의해 관리됐다. ‘육전조례’에 따르면 정규적인 진상 사기가 주로 왕실에서 쓰는 일반 용기와 봉상시(奉常寺)의 제기 및 내의원(內醫院)의 제약용, 외국 사신의 접대에 필요한 사기로도 공급됐다. 15세기 후반에는 관어용(官御用) 사기를 위해 경기도 광주 일대에 관영 사기제조장으로 사옹원의 분원을 설치해 주로 백자 등을 제작했는데, 광주 분원은 1884년 민영화될 때까지 관요로서 제작 활동을 계속했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천재소년 송유근 근황, 180cm 꽃미남 과학자 탄생 ‘8세에 대학교 입학’ 실력보니..

    천재소년 송유근 근황, 180cm 꽃미남 과학자 탄생 ‘8세에 대학교 입학’ 실력보니..

    ‘천재소년 송유근 근황’ ’천재소년’ 송유근이 ‘영재발굴단’의 멘토로 전격 출연한다. 15일 방송되는 SBS ‘영재발굴단’에는 ‘천재소년’ 송유근이 출연해 수학영재 오유찬-김민우 군과 대단한 만남을 가진다. 중·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1년 만에 졸업하고 8세의 나이로 대학교에 입학, 고3 나이가 된 송유근은 현재 대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에서 천문우주과학 분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4년전 172cm에서 어느새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두꺼운 안경을 벗고 ‘훈남’으로 폭풍 성장한 천재소년 송유근은 개그 프로그램보다 소수의 세계가 더 재미있다는 11살 김민우 군과 명문대 수학과 학생들과의 수학문제 대결에서 이겨 화제가 된 11살 오유찬 군을 만나 영재로 주목받는 삶에 대해 허심탄회한 소감을 털어놨다. 송유근은 “내가 11살 나이로 돌아간다면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래 친구들과 그 나이가 아니면 하지 못할 것들을 마음껏 하며 더 잘 어울렸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힘들 때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위인들의 다큐 프로그램이나 책을 보면서 위기를 극복했다”며 “수학자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수학뿐만 아니라 철학, 역사와 같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무엇보다 체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송유근은 ‘송유근과 함께 하는 즉석 농구 교실’에서 특유의 승부욕으로 수학문제 풀 듯,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후문. 이를 본 오유찬 군은 “공부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운동도 잘하는 모습을 보니까 앞으로 더 다양한 걸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다짐했고, 김민우 군 역시 “진짜 형 같고 좋았다”며 “그리고 어떻게 공부하는지 궁금했는데 저도 형같이 수학을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정 분야에 특별한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을 찾아 그들의 잠재력을 관찰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영재 발굴단’은 15일 저녁 8시 55분에 방송된다. 천재소년 송유근 근황에 네티즌은 “천재소년 송유근 근황..훈훈하네”, “천재소년 송유근 근황..멋있다”, “천재소년 송유근 근황..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물이 되길”, “천재소년 송유근 근황..잘 자랐네”, “천재소년 송유근 근황..외모도 잘 생겼네”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천재소년 송유근 근황) 연예팀 chkim@seoul.co.kr
  • [아하! 우주] 우주 탄생시킨 ‘태초의 빅뱅’ 여기서 터졌다

    [아하! 우주] 우주 탄생시킨 ‘태초의 빅뱅’ 여기서 터졌다

    -지금 당신이 있는 그 자리가 태초 ‘빅뱅 현장’ "왜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엇인가가 있는가?"라는 원초적 질문을 던진 사람은 17세기 독일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였다. 미적분의 발견 업적을 놓고 뉴턴과 맞선 것으로도 유명한 라이프니츠는 또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이 환상일 수도 있고, 모든 존재는 꿈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 이들은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우리가 환상에 현혹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삼라만상의 모든 물질은 다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물론 이러한 의문을 품었던 사람은 라이프니츠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지구 상에 인류가 나타난 이래 수많은 사람이 이 같은 질문을 던졌지만, 이에 대해 정확한 답을 한 사람은 20세기 초반이 되기까지는 하나도 없었다. 인류의 이 유서 깊은 질문- '만물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인 답변은 1927년, 로만 칼러를 한 옷을 입은 벨기에 가톨릭 신부이자 천문학자인 조르주 르메트르(1894~1966)가 내놓았다. -시간과 공간도 빅뱅으로 생겨난 것 대학생 때 토목공학을 공부하다가 1차대전에 참전한 후 천문학으로 방향을 튼 르메트르는 1927년, 팽창하는 우주를 나타내는 논문 ‘일정한 질량을 갖지만 팽창하는 균등한 우주를 통한 우리 은하 밖 성운들의 시선속도에 대한 설명’을 발표, 매우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작은 ‘원시 원자’가 거대한 폭발을 일으켜 우주가 되었다는 대폭발 이론을 최초로 내놓았다. 르메트르는 우주의 기원에 대한 그의 이론을 '원시 원자에 대한 가설'이라 불렀다. 르메트르는 후일 빅뱅 이론으로 발전된 이 가설에서, 우주는 팽창하고 있으며, 이러한 팽창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의 기원, 즉 ‘어제 없는 오늘’(The Day Without Yesterday)이라고 불렀던 태초의 시공간에 도달한다는 선구적 이론을 펼쳐냈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당시에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아인슈타인을 만난 르메트르가 자신의 우주론을 설명했지만, 아인슈타인으로부터 "당신의 계산은 옳지만, 당신의 물리는 말도 안 됩니다"라는 혹평을 받기까지 했다. 르메트르의 '가설'은 나중에 '빅뱅' 이론이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우주가 영원 이전부터 지금까지 정적인 상태로 존재한다는 이른바 정상우주론자인 영국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이 라디오 대담에서 대폭발 이론을 비꼬는 뜻으로 "그럼 빅뱅이라도 있었다는 거야? 하고 말한 데서 빅뱅이란 이름이 탄생했던 것이다. -20세기 천문학의 최고 영웅 공간과 시간이 응축된 한 점이 폭발하여 우주가 출발했다는 르메트르의 빅뱅 이론은 이처럼 처음에는 푸대접을 면치 못했지만, 그러나 시간은 르메트르의 편이었다. 빅뱅 이론이 세상에 나온 지 2년 만에 한없이 정적으로만 보이던 이 대우주가 기실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관측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그것은 20세기 천문학의 최고 영웅이 탄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영웅은 미국의 괴짜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었다. 처음에는 법학을 전공했다가 천문학으로 전향한 허블은 1929년 당시 세계 최대였던 윌슨산 천문대 망원경을 이용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최초로 발견했다. 그가 본 우리 주위의 모든 은하들은 지구로부터 후퇴하고 있었다. 우리가 무슨 끔찍한 병균에 오염되기라도 한 듯이 도망가고 있는 것이다. 어떤 천문학자는 지구가 인간으로 오염되어서 모든 은하들이 도망가는 거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어쨌든 허블의 관측 결론은, 우주의 모든 은하들은 방향에 관계 없이 우리은하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으며, 그 후퇴속도는 먼 은하일수록 더 빠르다는 것이다. 거리와 후퇴속도와의 관계는 이른바 허블의 법칙으로 알려졌다. 과학사에서 최대의 발견으로 꼽히는 허블의 이 '우주 팽창'은 르메트르가 우주 원리를 통해 예견한 바 있었다. -우주는 우리 은하로부터 매순간 멀어지고 있다 이처럼 우주의 모든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은하가 그 중심이라는 뜻은 아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같은 비율로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광장에 줄지어 놓인 걸상을 생각해보자. 각 걸상들이 같은 비율로 간격이 벌여가고 있다면 거기에는 달리 중심이란 게 있을 수가 없다. 한 차원을 늘려 3차원으로 생각해보자. 만약 밀가루 반죽에 건포도를 박아넣고 굽는다면 빵이 부풀 때 건포도의 간격들 역시 벌어질 것이다. 이와 같이 온 우주에 있는 은하들은 그 사이의 공간이 팽창함에 따라 기약없이 서로에게 멀어져가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이 우주에는 중심도 가장자리도 달리 없다. -빅뱅의 결정적 증거 '마이크로파' 팽창 우주의 결정적인 증거는 그로부터 30여 년 후에 발견되었다. 1964년, 우주의 극초단파를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이 우주에서 소음이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소음은 어떤 한 영역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모든 곳에서 균일하게 오는 것이었다. 미국 벨 연구소의 아노 페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이 최초로 발견한 이 마이크로파 잡음은 바로 빅뱅의 잔향으로, 우주배경복사로 불리는 것이었다. 이들은 안테나의 잡음을 잡기 위해 비둘기똥을 치우다가 우연히 이 빅뱅의 화석을 발견했는데, 이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비둘기똥을 치우다가 금덩어리를 주운 셈이라고 부러워했다. 우리는 이 빅뱅의 화석인 마이크로파를 직접 눈으로 볼 수도 있다. TV에서 방송이 없는 채널을 틀 때 지직거리는 줄무늬 중 100분의 1은 바로 우주배경복사다. 우주가 탄생할 때 발생한 그 열기가 식어서 3K도의 마이크로파가 되어 138억 년의 시공간을 넘어 지금 우리 눈의 시신경을 건드리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어쨌든 펜지어스와 윌슨이 발견한 우주배경복사는 정상상태 우주론의 도전을 물리치고 빅뱅 모델에게 승리를 가져다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로써 인류는 비로소 만물은 태초의 한 원시 원자에서 출발했다는 답을 갖게 되었다. 만물의 기원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빅뱅 이론은 20세기에 이룩된 가장 위대한 과학적 성취로 꼽힌다. 이 소식을 라이프니츠가 들었다면 아주 기뻐했을 게 틀림없을 것이다. -TV '지직거리는 줄무늬' 100분의1이 '빅뱅' 흔적 그런데 130억 년 전 빅뱅이 있었다면 그 장소는 어디일까? 앞에서 말했듯이 우주는 중심도 가장자리도 없는 구조이므로, 당연히 빅뱅이 일어난 곳은 이 우주 전체일 수밖에 없다. 그 한 점 공간이 팽창되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으므로, 바로 당신이 있는 그곳이 빅뱅이 일어난 현장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우주론이 이쯤에 이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나? 이에 대한 천문학자들의 답은 이렇다. -빅뱅과 함께 시간과 공간이 탄생했으므로, 그런 질문은 성립되지 않는다. 지구 북극점에서 북쪽이 어디냐고 묻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런 답을 벌써 1,500년 전에 내놓은 사람이 있었다. 초기 기독교 철학자인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한 신자로부터 "하나님은 천지창조 이전에는 무엇을 하셨습니가?"하는 질문을 받고는 이렇게 대답했다. "천지가 창조됨으로써 비로소 시간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전이란 말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허블~ 25번째 생일 축하해!

    허블~ 25번째 생일 축하해!

    허블 우주망원경이 이달 25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간 천체물리학 분야에서 혁명을 일으키고 과학자와 대중 모두를 사로잡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이달 25주년을 맞이한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주축이 돼 개발한 허블 망원경은 1990년 4월25일(한국 시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지구 궤도에 안착했다. 현재 지구 상공 550km쯤에서 지구 공전 속도에 맞춰 시속 2만 8000km 정도로 이동하고 있는 허블 망원경은 지난 25년간 100만건이 넘는 관측 활동을 벌였고, 천문학자들은 이를 통해 1만2000건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허블 망원경은 1929년 당시 세계 최대였던 윌슨산 천문대 2.5m 망원경을 이용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최초로 발견한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 허블의 발견은 과학자들에게 우주가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줬고 결국 우주 탄생의 계기인 ‘빅뱅’(대폭발) 이론을 이끌어냈다. 허블 망원경은 지구로부터 거리가 134억 광년 거리에 있는 아주 먼 은하까지 관측해낼 만큼 뛰어난 성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허블 망원경이 지구에 보냈던 첫 번째 이미지는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초점이 맞지 않아 뿌옇게 나왔던 것. 천문학자들은 오랜 기간 조사를 통해 허블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2.4m짜리 주 거울의 ‘구면 수차’가 허용 범위를 넘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쉽게 말해 중력이 있는 지상에서 조립한 망원경이 중력의 지배에서 벗어난 우주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3년 12월 NASA의 우주 비행사들이 허블 망원경에 추가 보정 광학계인 코스타(COSTAR)를 장착해 비로소 기대했던 수준의 이미지를 받을 수 있었다. 이후 허블 망원경은 발사부터 교체 수리 등의 과정에서 총 100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갔지만, 지금까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업적을 남겼다. 허블 망원경은 갓 태어난 별이나 죽어가는 별까지 별의 일생에 대해 우리가 더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줬고 우리 은하와 비슷한 거대 나선 은하나 최근 은하 합병의 결과로 중단된 불규칙 은하를 발견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4년 7월, 허블 망원경은 목성에 슈메이커-레비9 혜성이 충돌하는 역사적인 천문 사건을 관측하기도 했다. 또 허블 망원경은 태양을 공전하는 지구처럼 외계에도 행성이 항성을 공전하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했고 이런 외계 행성에도 생명체의 기원이 될 수 있는 물질이 존재하는 것도 밝혀냈다. 아주 멀리 있지만 밝은 빛을 내는 천체인 퀘이사가 실제로 거대질량 블랙홀을 중심에 품고 있는 은하라는 것이나 초신성이 우주학자들의 이론보다 실제로 더 크다는 것도 보여줬다. 1998년에는 반중력 물질인 암흑 에너지 이론이 나오는데도 일조했다. 이 밖에도 허블 망원경은 우주의 나이가 지구의 약 3배인 138억 년임을 밝히는 것도 도왔다. 천문학자들은 1995년 12월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기도 했다. 선물은 바로 허블 딥 필드. 이는 허블 망원경이 딥 필드 기법을 사용해 10일간 중첩 관측으로 3000개에 달하는 원시 은하를 발견해낸 것. 하지만 이런 허블 망원경도 노후화로 인해 후계자에 그 자리를 물려줄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현재 건조 중이며 오는 2018년에 발사될 예정이다. 이는 앞으로 천문학자들이 두꺼운 먼지 구름 너머 숨겨진 천체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때까지 허블은 앞으로 남은 수년간 임무를 수행하며 우리를 즐겁게 할 것이다. 한편 NASA는 허블 망원경 25주년을 맞아 오는 23일부터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34억광년 우주까지 보여준 ‘허블’~ 25번째 생일 축하해!

    134억광년 우주까지 보여준 ‘허블’~ 25번째 생일 축하해!

    허블 우주망원경이 이달 25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간 천체물리학 분야에서 혁명을 일으키고 과학자와 대중 모두를 사로잡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이달 25주년을 맞이한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주축이 돼 개발한 허블 망원경은 1990년 4월25일(한국 시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지구 궤도에 안착했다. 현재 지구 상공 550km쯤에서 지구 공전 속도에 맞춰 시속 2만 8000km 정도로 이동하고 있는 허블 망원경은 지난 25년간 100만건이 넘는 관측 활동을 벌였고, 천문학자들은 이를 통해 1만2000건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허블 망원경은 1929년 당시 세계 최대였던 윌슨산 천문대 2.5m 망원경을 이용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최초로 발견한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 허블의 발견은 과학자들에게 우주가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줬고 결국 우주 탄생의 계기인 ‘빅뱅’(대폭발) 이론을 이끌어냈다. 허블 망원경은 지구로부터 거리가 134억 광년 거리에 있는 아주 먼 은하까지 관측해낼 만큼 뛰어난 성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허블 망원경이 지구에 보냈던 첫 번째 이미지는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초점이 맞지 않아 뿌옇게 나왔던 것. 천문학자들은 오랜 기간 조사를 통해 허블의 눈이라고 할 수 있는 2.4m짜리 주 거울의 ‘구면 수차’가 허용 범위를 넘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쉽게 말해 중력이 있는 지상에서 조립한 망원경이 중력의 지배에서 벗어난 우주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3년 12월 NASA의 우주 비행사들이 허블 망원경에 추가 보정 광학계인 코스타(COSTAR)를 장착해 비로소 기대했던 수준의 이미지를 받을 수 있었다. 이후 허블 망원경은 발사부터 교체 수리 등의 과정에서 총 100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갔지만, 지금까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업적을 남겼다. 허블 망원경은 갓 태어난 별이나 죽어가는 별까지 별의 일생에 대해 우리가 더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줬고 우리 은하와 비슷한 거대 나선 은하나 최근 은하 합병의 결과로 중단된 불규칙 은하를 발견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4년 7월, 허블 망원경은 목성에 슈메이커-레비9 혜성이 충돌하는 역사적인 천문 사건을 관측하기도 했다. 또 허블 망원경은 태양을 공전하는 지구처럼 외계에도 행성이 항성을 공전하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했고 이런 외계 행성에도 생명체의 기원이 될 수 있는 물질이 존재하는 것도 밝혀냈다. 아주 멀리 있지만 밝은 빛을 내는 천체인 퀘이사가 실제로 거대질량 블랙홀을 중심에 품고 있는 은하라는 것이나 초신성이 우주학자들의 이론보다 실제로 더 크다는 것도 보여줬다. 1998년에는 반중력 물질인 암흑 에너지 이론이 나오는데도 일조했다. 이 밖에도 허블 망원경은 우주의 나이가 지구의 약 3배인 138억 년임을 밝히는 것도 도왔다. 천문학자들은 1995년 12월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기도 했다. 선물은 바로 허블 딥 필드. 이는 허블 망원경이 딥 필드 기법을 사용해 10일간 중첩 관측으로 3000개에 달하는 원시 은하를 발견해낸 것. 하지만 이런 허블 망원경도 노후화로 인해 후계자에 그 자리를 물려줄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 현재 건조 중이며 오는 2018년에 발사될 예정이다. 이는 앞으로 천문학자들이 두꺼운 먼지 구름 너머 숨겨진 천체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때까지 허블은 앞으로 남은 수년간 임무를 수행하며 우리를 즐겁게 할 것이다. 한편 NASA는 허블 망원경 25주년을 맞아 오는 23일부터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와우! 과학] ‘빅뱅’은 어디서 터졌나?

    [와우! 과학] ‘빅뱅’은 어디서 터졌나?

    -지금 당신이 있는 그 자리가 ‘빅뱅 현장’이다! >어제 없는 오늘 "왜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엇인가가 있는가?"라는 원초적 질문을 던진 사람은 17세기 독일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였다. 미적분의 발견 업적을 놓고 뉴턴과 맞선 것으로도 유명한 라이프니츠는 또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이 환상일 수도 있고, 모든 존재는 꿈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 이들은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우리가 환상에 현혹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삼라만상의 모든 물질은 다 어디에서 왔단 말인가? ​물론 이러한 의문을 품었던 사람은 라이프니츠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지구 상에 인류가 나타난 이래 수많은 사람이 이 같은 질문을 던졌지만, 이에 대해 정확한 답을 한 사람은 20세기 초반이 되기까지는 하나도 없었다. 인류의 이 유서 깊은 질문- '만물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인 답변은 1927년, 로만 칼러를 한 옷을 입은 벨기에 가톨릭 신부이자 천문학자인 조르주 르메트르(1894~1966)가 내놓았다. 대학생 때 토목공학을 공부하다가 1차대전에 참전한 후 천문학으로 방향을 튼 르메트르는 1927년, 팽창하는 우주를 나타내는 논문 ‘일정한 질량을 갖지만 팽창하는 균등한 우주를 통한 우리 은하 밖 성운들의 시선속도에 대한 설명’을 발표, 매우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작은 ‘원시 원자’가 거대한 폭발을 일으켜 우주가 되었다는 대폭발 이론을 최초로 내놓았다. 르메트르는 우주의 기원에 대한 그의 이론을 '원시 원자에 대한 가설'이라 불렀다. 르메트르는 후일 빅뱅 이론으로 발전된 이 가설에서, 우주는 팽창하고 있으며, 이러한 팽창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의 기원, 즉 ‘어제 없는 오늘’(The Day Without Yesterday)이라고 불렀던 태초의 시공간에 도달한다는 선구적 이론을 펼쳐냈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당시에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아인슈타인을 만난 르메트르가 자신의 우주론을 설명했지만, 아인슈타인으로부터 "당신의 계산은 옳지만, 당신의 물리는 말도 안 됩니다"라는 혹평을 받기까지 했다. 르메트르의 '가설'은 나중에 '빅뱅' 이론이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우주가 영원 이전부터 지금까지 정적인 상태로 존재한다는 이른바 정상우주론자인 영국 천문학자 프레드 호일이 라디오 대담에서 대폭발 이론을 비꼬는 뜻으로 "그럼 빅뱅이라도 있었다는 거야? 하고 말한 데서 빅뱅이란 이름이 탄생했던 것이다. >20세기 천문학의 최고 영웅 공간과 시간이 응축된 한 점이 폭발하여 우주가 출발했다는 르메트르의 빅뱅 이론은 이처럼 처음에는 푸대접을 면치 못했지만, 그러나 시간은 르메트르의 편이었다. 빅뱅 이론이 세상에 나온 지 2년 만에 한없이 정적으로만 보이던 이 대우주가 기실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관측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그것은 20세기 천문학의 최고 영웅이 탄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영웅은 미국의 괴짜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었다. 처음에는 법학을 전공했다가 천문학으로 전향한 허블은 1929년 당시 세계 최대였던 윌슨산 천문대 망원경을 이용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최초로 발견했다. 그가 본 우리 주위의 모든 은하들은 지구로부터 후퇴하고 있었다. 우리가 무슨 끔찍한 병균에 오염되기라도 한 듯이 도망가고 있는 것이다. 어떤 천문학자는 지구가 인간으로 오염되어서 모든 은하들이 도망가는 거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어쨌든 허블의 관측 결론은, 우주의 모든 은하들은 방향에 관계 없이 우리은하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으며, 그 후퇴속도는 먼 은하일수록 더 빠르다는 것이다. 거리와 후퇴속도와의 관계는 이른바 허블의 법칙으로 알려졌다. 과학사에서 최대의 발견으로 꼽히는 허블의 이 '우주 팽창'은 르메트르가 우주 원리를 통해 예견한 바 있었다. 이처럼 우주의 모든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져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은하가 그 중심이라는 뜻은 아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같은 비율로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광장에 줄지어 놓인 걸상을 생각해보자. 각 걸상들이 같은 비율로 간격이 벌여가고 있다면 거기에는 달리 중심이란 게 있을 수가 없다. 한 차원을 늘려 3차원으로 생각해보자. 만약 밀가루 반죽에 건포도를 박아넣고 굽는다면 빵이 부풀 때 건포도의 간격들 역시 벌어질 것이다. 이와 같이 온 우주에 있는 은하들은 그 사이의 공간이 팽창함에 따라 기약없이 서로에게 멀어져가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이 우주에는 중심도 가장자리도 달리 없다. >빅뱅의 결정적 증거 발견 팽창 우주의 결정적인 증거는 그로부터 30여 년 후에 발견되었다. 1964년, 우주의 극초단파를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이 우주에서 소음이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소음은 어떤 한 영역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모든 곳에서 균일하게 오는 것이었다. 미국 벨 연구소의 아노 페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이 최초로 발견한 이 마이크로파 잡음은 바로 빅뱅의 잔향으로, 우주배경복사로 불리는 것이었다. 이들은 안테나의 잡음을 잡기 위해 비둘기똥을 치우다가 우연히 이 빅뱅의 화석을 발견했는데, 이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비둘기똥을 치우다가 금덩어리를 주운 셈이라고 부러워했다. 우리는 이 빅뱅의 화석인 마이크로파를 직접 눈으로 볼 수도 있다. TV에서 방송이 없는 채널을 틀 때 지직거리는 줄무늬 중 100분의 1은 바로 우주배경복사다. 우주가 탄생할 때 발생한 그 열기가 식어서 3K도의 마이크로파가 되어 138억 년의 시공간을 넘어 지금 우리 눈의 시신경을 건드리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어쨌든 펜지어스와 윌슨이 발견한 우주배경복사는 정상상태 우주론의 도전을 물리치고 빅뱅 모델에게 승리를 가져다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로써 인류는 비로소 만물은 태초의 한 원시 원자에서 출발했다는 답을 갖게 되었다. 만물의 기원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빅뱅 이론은 20세기에 이룩된 가장 위대한 과학적 성취로 꼽힌다. 이 소식을 라이프니츠가 들었다면 아주 기뻐했을 게 틀림없을 것이다. 그런데 130억 년 전 빅뱅이 있었다면 그 장소는 어디일까? 앞에서 말했듯이 우주는 중심도 가장자리도 없는 구조이므로, 당연히 빅뱅이 일어난 곳은 이 우주 전체일 수밖에 없다. 그 한 점 공간이 팽창되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으므로, 바로 당신이 있는 그곳이 빅뱅이 일어난 현장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우주론이 이쯤에 이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나? 이에 대한 천문학자들의 답은 이렇다. -빅뱅과 함께 시간과 공간이 탄생했으므로, 그런 질문은 성립되지 않는다. 지구 북극점에서 북쪽이 어디냐고 묻는 것과 같다. 그런데 이런 답을 벌써 1,500년 전에 내놓은 사람이 있었다. 초기 기독교 철학자인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한 신자로부터 "하나님은 천지창조 이전에는 무엇을 하셨습니가?"하는 질문을 받고는 이렇게 대답했다. "천지가 창조됨으로써 비로소 시간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그전이란 말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새끼를 엮어라 하나로 당겨라 갈등은 풀린다

    새끼를 엮어라 하나로 당겨라 갈등은 풀린다

    “주민들이 모두 모여 줄다리기를 한번 하면 단단하게 하나로 묶이는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 500여년간 이어온 충남 당진시 기지시줄다리기에 자주 참여한 기지시리 주민 김기정(52)씨는 10일 “줄을 당기다 보면 신이 나고 재미에 흠뻑 빠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구한 세월을 보내며 ‘분열이나 대결보다 화합, 다같이 참여해 나누는 소통, 불안의 시대를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다져 온 원초적이고 원시적인 이 줄다리기가 우주선이 여러 행성을 오가고 스마트폰 등 초현대 기기가 넘쳐 나는 첨단시대까지도 유효한 이유일 것이다. 김씨는 “줄다리기를 하다 줄이 끊어져도 주민들은 마냥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한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기지시줄다리기가 12일까지 당진시 송악읍 기지시리에서 펼쳐진다. 나흘간의 민속축제지만 수천명이 함성을 쏟아 내며 거대한 줄을 당기는, 장엄한 장면을 연출하는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에 있다. 이 줄다리기는 재앙에서 탄생했다. 설화는 조선 중기 아산만에서 해일이 일어나면서 마을을 휩쓸어 민심이 흉흉했다고 전한다. 마침 이곳을 지나가던 한 선비가 ‘줄다리기를 하면 민심이 가라앉고 재앙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때부터 주민들이 윤년 음력 3월 초마다 줄다리기 행사를 벌이자 예언대로 됐다는 것이다. 고대영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정상적인 해가 아닌 윤년에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 그때 이를 달래고 액땜하기 위해 줄다리기를 한 것 같다”면서 “아산만이 특이하고 드물게도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바다인데, 그 거센 기운을 눌러 주기 위한 뜻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농경문화에 그친 다른 지방의 줄다리기들과 달리 기지시줄다리기는 상업과 연결돼 규모가 점점 커졌다”고 덧붙였다. 언뜻 기지시를 일반시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리 크지 않은 면 소재지 마을이다. 베틀 기(機), 연못 지(池), 시장 시(市) 자가 합쳐진 지명으로 볼 때 옛날에 비단과 삼베 등을 파는 장이 크게 섰다는 것을 보여 준다. 1970~1980년대만 해도 어른들은 한자 지명의 우리말인 ‘틀못’을 변형해 이곳을 ‘틀모시’, ‘틀무시’로 불렀다. 이름대로 이곳은 조선시대 호남의 문물이 인근 아산만의 한진포구를 통해 한양으로 올라갈 때 잠시 묵어가는 요충지였다. 자연히 사람들이 몰렸고, 시장이 형성됐다. 지금의 아산만은 서해 바닷물이 당진과 경기 평택 사이를 강처럼 흐르고 기지시리와 꽤 떨어져 해일이 일어나고 덮칠 것 같지 않지만, 아무튼 줄다리기는 부녀자들이 칡넝쿨을 꼬아 작은 줄을 만들어 당기던 데서 출발했다. 그러던 게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갈수록 커졌고, 상인들이 십시일반 경비를 모을 정도로 몸집이 불어났다. 요즘은 중심 줄인 큰줄 길이가 200m에 이른다. 큰줄 직경은 1m를 넘는다. 큰줄에 곁줄을 붙이고, 곁줄에 손잡이 줄을 매달면 무게가 40t을 웃돈다. 모두 4만 단의 짚이 들어간다. 주민 수십명이 40일 동안 제작한다. 새끼줄 70가닥을 엮어 중간줄 3개를 만든다. 이를 줄틀을 이용해 꼬면 엄청난 굵기의 큰줄이 된다. 기지시줄다리기 기능보유자 구자동(72)옹은 “수많은 사람이 줄다리기에 참여하면서 줄이 자주 끊어지자 한진포구 인근 안섬(내도리)에서 3개 줄을 꼬아 닻줄을 만들던 방식을 도입한 게 지금의 큰줄 제작법”이라고 전했다. 줄틀은 평소에 기지초등학교 앞 ‘틀못’이란 연못에 보관한다. 참나무로 만들어 햇볕을 오래 쬐면 트기 때문이다. 기지시줄다리기는 예전부터 성스럽게 치러졌다. 지금은 장이 서지 않는 예전 장터 동쪽 국수봉에서 당제를 지내는 것으로 막이 올랐다. 유교식, 불교식, 무속신앙이 버무러져 종교를 초월한 제사 절차다. 당제에 사용하는 술을 담글 당주쌀도 주민들이 조금씩 보태 모은다. 올해는 스포츠줄다리기대회(11일)가 곁들여진다. 1920년까지 올림픽 종목이었다고 한다. 축제의 대미는 12일 있을 줄다리기다. 줄다리기는 3판 2승제다. 각각 100m 길이의 암줄과 수줄에 비녀장을 꽂아 연결한 뒤 수상(水上) 편과 수하(水下) 편으로 나뉘어 당긴다. 뭍쪽 마을들은 수상, 바닷가 마을들은 수하다. 수상 편이 승리하면 국태민안(國泰民安·나라는 태평하고 국민은 편안하다), 수하 편이 이기면 시화연풍(時和年豊·시절이 평화롭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이란 풍속이 있어 어느 편이 이겨도 좋다.예전에는 송악읍 주민들 축제였으나 요즘은 관광객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농악패가 어우러지고 깃발이 여기저기 나부껴 흥이 난다. 구경꾼만 수만명이 몰린다. 줄다리기 이전 과정도 좋은 구경거리다. 줄고사를 지낸 뒤 줄을 제작한 곳에서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앞마당까지 1.5㎞를 줄다리기 참가자 수천명이 힘을 합쳐 끌고 가는 장면은 장관이다. 이 때부터 낯선 이들도 친구가 된다. 고 학예연구사는 “주로 메고 가는 다른 줄다리기와 달리 관광객 등 누구나 참여하기 편한 이동형태여서 이 과정부터 기지시줄다리기의 소통과 화합 정신이 강하게 드러난다”고 밝혔다. 당진시는 2010년부터 기지시줄다리기를 매년 여는 것으로 바꿨다. 가치와 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듬해 4월 줄다리기 행사장에 국내 유일의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도 개관했다. 각종 국내외 줄다리기 자료와 줄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 등 20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2013년 6월에는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통일기원 줄다리기 행사를 열었다. 당진시 관계자는 “통일 정신에 맞게 ‘같이 간다’는 뜻이 강한 행사였으나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정부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지속되지는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11월쯤에 기지시줄다리기의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아시아 3개국과 함께 신청한 일이지만 주도는 당진시와 문화재청이 하고 있다. 국가 경쟁력뿐 아니라 줄다리기 역사와 규모 등 모든 면에서 가장 앞서기 때문이다. 박영규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위원장은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고, 남북 국민이 개성공단에서 줄다리기를 하려는 소망도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주말은 장고항의 명물인 실치(뱅어)가 제철이고, 가오리도 맛이 좋을 때다. 몸통이 투명한 실치는 이맘때, 산지가 아니면 회로 맛보기 쉽지 않다.가오리는 무침이 최고다. ‘해 뜨고 해 지는’ 왜목마을, 삽교호 함상공원,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간 솔뫼성지, 소설 ‘상록수’가 탄생한 심훈의 생가 ‘필경사’ 등 관광지도 많다. 박 위원장은 “치열한 경쟁과 경제난, 실업 등 힘든 세상을 살면서 지친 마음을 줄다리기하면서 혼자가 아닌 ‘우리’를 느끼고 ‘의여차! 줄로 하나되는 세상’이란 슬로건처럼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아하! 우주] 일본 탐사선 ‘아카쓰키’, 금성 궤도에 5년만에 재도전

    [아하! 우주] 일본 탐사선 ‘아카쓰키’, 금성 궤도에 5년만에 재도전

    5년 전 금성 궤도 진입을 위한 첫 시도에서 실패한 일본의 금성 탐사선 '아카쓰키'가 오는 12월 두번째이자 마지막 금성 궤도 진입에 재도전한다고 우주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첫 도전에서 실패한 이유는 궤도 진입에 필수적인 주엔진이 점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보조 엔진을 사용해 금성 궤도 진입을 시도한다고 일본 우주항공연구발기구(JAXA)가 밝혔다. 현재 아카쓰키는 남아 있는 연료는 한 번 시도에 사용될 양뿐으로, 성공할 경우 일본 탐사기로는 처음으로 지구 이외의 행성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첫번 궤도진입에 실패한 아카쓰키는 태양 궤도를 돌면서 금성에 대한 재도전을 준배해왔다. 오랜 검토 끝에 재도전 시기는 12월 7일로 결정되었다. 아카스키의 주엔진은 현재 작동 불능 상태이며, 따라서 궤도 집입을 위해 탐사선은 자세 제어용인 보조 엔진을 사용해야 한다고 JAXA의 미션 관련자가 밝혔다. 만약 이에 성공한다면 아카쓰키는 길쭉한 타원궤도로 금성을 8~9일 만에 한 바퀴씩 돌게 된다. 실패로 끝난 원래의 궤도는 30시간에 한 바퀴씩 도는 것이었다. '새벽'(曉)이라는 뜻의 아카쓰키는 2010년 5월 51일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세계 최초의 일본 금성 기후 탐사위성으로, 수명은 4.5년이다. 아카쓰키가 이번 재시도에서 궤도 진입에 성공한다면 금성의 기상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금성 주변을 돌면서 다양한 파장으로 조사할 수 있는 특수카메라를 이용해 금성 대기권을 관측하게 된다. 황산이 주성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금성 주변의 구름층 성분과 대기권의 폭풍 발생 과정 등 금성의 기상을 분석할 예정이다. ​ "타원궤도의 긴 쪽 지름은 금성 지름의 10배 정도로, 아카쓰키가 지속적으로 금성의 두꺼운 대기와 표면을 관측할 수 있는 궤도" 라고 미션 관련자가 설명했다. 3억 달러(한화 3300억원)가 투입된 아카쓰키 미션은 태양계 초기에 지구와 비슷한 조건에서 탄생한 금성이 어떤 경로를 거쳐 지구와는 달리 섭씨 수백 도의 황산 지옥으로 변했는가를 규명하는 것이다. 한편, 아카쓰키는 첫 태양광 우주범선 ‘이카로스'(IKAROS)를 탑재했는데, 이카로스는 지름 1.6m, 높이 0.8m의 원통 모양 본체로 돼 있으며, 한 변이 14m가량인 정사각형 모양의 돛을 펼치게 된다. 빛을 반사하는 초박막 필름으로 제작된 돛은 태양광이 부딪힐 때 생기는 힘으로 움직인다. 별도의 연료 없이 태양광만으로 우주공간을 운항할 수 있는 우주범선 아이디어는 우주항해에 성공한 적은 없지만, 아카쓰키가 최초로 성공했다. 아카쓰키는 일본이 시도하는 두번째의 행성 탐사선이다. 일본은 1998년 화성탐사 위성 '노조미'를 쏘아올렸지만 발사 후 밸브의 오작동으로 연료의 대량 손실을 가져와 탐사에 실패한 바 있다. 원래 계획은 2003년 12월 화성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50년 맞은 한얼교, ‘한얼절’ 기념행사 진행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대한민국을 ‘동방의 등불’이라고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는 한국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 ‘동방의 해 뜨는 나라’ 등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과거 ‘조선(朝鮮)’이라는 국명과 최초의 민족국가인 고조선을 세운 단군의 모든 존재를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건국이념인 개천사상에 영향이 있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역사적 사건 속에서도 굳건히 지켜온 민족적 독창성과 민족정신, 고유의 언어를 바탕으로 한 우수한 정신적 문화를 가지고 있는 전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특이성을 가진 민족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우주의 섭리와 대자연의 진리를 상징하는 ‘태극’과 ‘건곤감리’를 국기에 담고, 하늘이 열리는 날을 상징하는 10월 3일 개천절을 국경일로 기념해 왔다. 지역이나 인종, 이데올로기를 초월해 모든 존재를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사상을 건국이념으로 삼아 근본으로 간직하고 있다. 이런 점이 바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며 우리 민족 고유의 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민족의 혼을 간직하고 홍익인간의 정신을 계승해 한얼정신으로 재정립한 이가 바로 신정일(1938~1999)이다. 그가 1965년 창시한 ‘한얼교’는 1967년 대한민국 정부 문화공보부의 정식인가를 받아 2015년 올해로 창교 50년을 맞이하였다. 한얼교는 특정대상을 믿고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깨어난 모든 성현들의 가르침의 핵심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종교이다. 단군 역시 숭배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를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가치에 근본을 두고 지혜와 자비를 실천해 자신의 얼을 밝혀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모든 종교를 존중하고 종교간의 화합을 지향한다. 실제로 교단은 한얼교의 철학과 사상을 배우면서 타 종교를 신앙할 수 있으며, 한얼교의 교인이 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그 사상을 배우는 것이 가능하도록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한얼교의 창시자 종교인 신정일(1938년~1999년)은 한주의 통일한국당 총재와 한얼그룹 前회장과 舊한온그룹 창업주를 역임했으며, 선대로부터 내려오던 사유 재산을 기증해 한얼교단을 창교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얼교는 창교 50년을 맞아 4월 4일 강화도 마니산 아래에 위치한 한얼교 성지 한얼온궁에서 ‘한얼절(한얼교 창시자 신정일의 탄생일이자 타계한 날을 기리는 4월 4일 기념일)’행사를 가진다. 이 날 행사에서는 1999년 타계한 신정일이 남긴 사리를 공개해 공식 사리 친견식도 함께 갖는다. 또한 한얼교의 대표경전 ‘한얼말씀’의 판각전시회를 개최해 창교 50년 역사를 기념한다. 한얼교 관계자는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기존 종교의 관습과 형태를 벗어나 오로지 진리의 본질에 근본을 두고 혁신과 발전을 위해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며, “한기 50년을 맞아 단군의 홍익인간사상과 창시자의 한얼정신을 기리며 한얼교 성지 마니산 한얼온궁을 참성단과 한얼 진리를 형상화한 재건축을 통해 창교 반세기의 역시를 기념할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우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우려

    단군 이래 한민족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사업인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의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정됐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은 공군의 노후화된 F-4/5 전투기를 대체하고, 2030년대 이후에는 KF-16 전투기까지 대체하는 사실상 우리 공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이 사업은 10.4년의 개발기간동안 8조 6,7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되며, 2025년 11월까지 전투기 개발이 완료되면 2032년까지 9조 3천억 원을 들여 120대를 생산에 공군에 실전배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한국형 ‘보라매’의 발목을 옥죄어 비상(飛上)을 가로 막을 덫에 대한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명품무기를 가로막는 ‘3중 덫’ 한국형 전투기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AI가 오는 5월까지 상세 개발일정 및 국내외 협력업체 선정, 투자계획 등에 대한 체계개발 실행계획서를 방위사업청에 제출하면 방사청은 이를 검토해 오는 6월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고 이르면 6월 말에 체계개발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할 계획이다. 7월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다면 KAI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확히 10.4년, 125개월이다. KAI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발표한 보도 자료를 통해 “한국형 전투기 개발을 반드시 적기 성공하여 공군의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구매자인 공군에 대한 ‘립서비스’ 측면도 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납기일을 정확히 맞춰 지체상금을 물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지체상금이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6조 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이행을 지체한 계약자”에 부과되는 일종의 벌금이다. 이 법률 시행령 제74조 1항에 따르면 지체상금은 전체 계약금액에 지체상금율과 지체일수를 곱해 결정되는데, 이 사업은 KAI가 전투기를 개발하는 ‘용역’사업이므로 2.5/1,000의 지체상금율이 적용된다. 즉, 납기일인 2025년 11월 30일에서 하루 늦을 때마다 지체상금으로 216억 7,500만 원을 물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지체상금제도는 개발비 횡령이나 배임 등 방산비리와 더불어 ‘명품무기’를 개발하겠다고 시작된 무기 국산화 사업 결과를 ‘불량무기’로 귀결시킨 1등 공신 가운데 하나이다. 대표적 사례로 K-11 복합소총이나 백상어 어뢰, 홍상어 대잠로켓,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이 그것이다. 사전에 계약된 기한 내에 개발을 완료하지 못하면 벌금을 부과한다는 지체상금제도는 방위사업청의 ‘최저가 낙찰제’, 일부 정치인들과 결탁한 방산업체, 연구기관의 ‘국산무기 만능주의’와 함께 ‘국산 명품 무기의 등장을 막는 3중 덫’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를테면 ‘국산무기 만능주의’에 따라 국내 개발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산화 결정이 내려지면, 방위사업청은 ‘최저가 낙찰제’로 개발 또는 생산업체를 결정한다. 방산업체는 일단 낙찰을 받아야 하니 최대한 낮은 가격을 써서 제시하고, 낙찰되면 비현실적인 개발 기간과 비현실적인 개발 비용에 맞추면서도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계약 체결에서부터 기간과 비용을 못박아두고 이행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벌금을 물린다는 규정 때문에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이미 상당히 많은 국산 무기들이 이 ‘3중 덫’에 빠져 실패를 경험한 바 있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어뢰나 미사일 등을 개발할 때 적게는 수십 발에서 많게는 수 백발의 시험사격을 거치며 전력화 여부를 결정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가로 낙찰 받아 납기일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시험사격은 꿈도 꾸지 못한다. 1발에 20억 원 하는 ‘홍상어’ 대잠로켓의 경우 10발 쏴보고 배치를 결정했다가 실전배치 이후 성능 결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산 중단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잠수함에서 사용되는 국산 중어뢰 ‘백상어’ 역시 몇 발 쏴보고 배치를 결정했다가 결함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량 반품됐고, K-11 복합소총 역시 몇 년째 양산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차세대 방공 무기인 ‘천궁(철매 II)' 지대공 미사일은 1번 시험 발사하는데 30억 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10발미만의 시험사격 계획만 반영되어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우려 정부가 KFX 개발 비용으로 책정한 예산은 8조 6,700억 원이다. KAI는 이 예산으로 전투기를 설계하고, 시제기를 만들고 비행 시험과 무장 운용 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과연 이 돈으로 4.5세대급 이상의 초음속 전투기 개발이 10.4년 안에 가능할까? KAI의 제트 항공기 개발 경력은 T-50과 그 파생형인 FA-50이 유일하다. T-50은 전투기보다 기술적 난이도가 낮은 고등훈련기로 개발되었고, 전투기 개발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록히드마틴이 개발 전 과정에 개입해 많은 기술지원을 제공해서 탄생할 수 있었다. 50년 넘는 초음속 전투기 개발 경력을 자랑하는 스웨덴은 기존 전투기 개량 사업에 약 4조 7천억 원의 예산과 5년의 개발기간을 편성했고,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항공선진국 4개국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20년의 개발 기간과 16조 원 이상의 개발비가 소요되었다는 전례를 볼 때 사실상 전투기 개발 불모지에서 10년 안에 8조 원 가량의 예산을 갖고 스텔스 성능이 가미된 4.5세대급 전투기를 완전히 새로 개발해 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T-50 개발 당시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KAI는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혹사에 가까운 희생을 감내했고, 완성된 기체 자체도 전투기가 아닌 훈련기였지만 8년이라는 개발 기간이 소요되었으며, 개발비 역시 당초 책정된 1조 6,886억 원에서 30% 가량 증가한 2조 1,938억 원으로 훌쩍 뛰었던 전례가 있었다. 그러나 KFX는 훈련기가 아닌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투기는 훈련기에 비해 탑재되는 전자장비나 엔진의 성능, 기체의 내구도 등의 차원이 다르며, 기술적 난이도와 리스크가 워낙 높기 때문에 어지간한 항공 선진국이나 경제대국들조차도 쉽사리 독자개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품목이다. 그런데도 선진국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개발비와 개발 기간을 던져 주고 이 테두리 안에서 개발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하루 초과될 때마다 200억 원이 넘는 벌금을 물린다는 규정은 자칫 KFX 사업을 졸속으로 몰아갈 우려가 있다. 개발비와 개발 기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KFX의 미래는 ‘안 봐도 비디오’다. 일단 완성품은 만들어야 하니 졸속으로라도 기체 개발과 제작이 강행될 것이고, 한 두 시간 시험비행에 억 단위로 비용이 들어가니 시험 비행 횟수는 최소한으로 억제될 것이다. 시간과 비용에 쫓기며 개발이 진행되었으니 몇 가지 항목에서 작전요구성능(ROC) 미달이 발생하겠지만, 지난해 K-2 흑표 전차 파워팩 때와 마찬가지로 군의 작전요구성능 쯤은 업체와 방위사업청이 합동참모본부에 압력을 넣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졸속으로 탄생한 KFX는 F-4/5 전투기와 KF-16 전투기 전량을 대체하는 2030년대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가 될 것이다. 그 때 중국과 일본은 십 수 년의 개발기간과 수십조 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최정상급 성능의 스텔스 전투기로 독도와 이어도 상공을 마음대로 비집고 다닐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KFX는 ‘국산 명품 전투기’ 개발한다고 달려들었다가 20조 원 가까운 비용만 날리고 공군력 퇴보를 불러올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개발 과정에 유연성 부여하고 보완책 마련해야 KFX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한국형 전투기 독자 개발 타당성 검토에서 살아남기 위해 터무니없이 낮췄던 예상 개발 비용과 전투기 단가부터 다시 산출해야 한다. KFX는 완전히 새로운 형상을 채택하고 차후 국산 무기체계를 운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비행제어와 항공전자계통에 대한 하드웨어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완전히 새로 해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은 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전체 비용의 50%를 넘는 경우가 많고,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개발 지연과 비용 증가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국방과학연구소의 선행연구 및 탐색개발 결과 비행제어 및 항공전자 계통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국내 기술이 부족해 해외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해야 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해외협력업체인 록히드마틴과 기술 수출 통제권을 가진 미 의회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KFX 개발 비용과 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전체 프로그램 비용과 시간을 고정시켜 버리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낮아지거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용과 노력 집중으로 인해 다른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해 차후 실전 배치된 전투기가 결함에 시달릴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KFX 개발 일정과 예산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특히 예산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청와대는 KFX 보라매를 졸속의 늪으로 잡아끄는 예산과 시간, 지체상금의 덫을 걷어내고, 전투기 개발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개발 일정이 수 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과 수 조원 이상의 개발비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여기에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 일정 지연은 공군의 전력 공백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투기 추가 도입이나 중고 전투기 임대 등을 검토해야 하고, 개발 비용 증가는 그 규모가 규모인 만큼 중장기 재정계획에 반영하고 국민들로부터 이에 대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제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미래 전장은 하늘을 제압하는 자가 지배하며 KFX 보라매는 향후 수십 년 동안 그 하늘을 지킬 보검(寶劍)이다. 그 보검을 만들자는데 대장장이에게 부엌칼 만들 때 쓰던 규정과 사고방식, 비용을 들이대며 다그친다면 그 대장장이는 형태만 그럴싸한 칼을 만들어낼 것이고, 이 칼들은 다른 칼들과 부딪혔을 때 산산조각 나는 ‘동네북’이 될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시작도 전에...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발목 잡는 ‘덫’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시작도 전에...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발목 잡는 ‘덫’

    단군 이래 한민족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사업인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의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정됐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은 공군의 노후화된 F-4/5 전투기를 대체하고, 2030년대 이후에는 KF-16 전투기까지 대체하는 사실상 우리 공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이 사업은 10.4년의 개발기간동안 8조 6,7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되며, 2025년 11월까지 전투기 개발이 완료되면 2032년까지 9조 3천억 원을 들여 120대를 생산에 공군에 실전배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한국형 ‘보라매’의 발목을 옥죄어 비상(飛上)을 가로 막을 덫에 대한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명품무기를 가로막는 ‘3중 덫’ 한국형 전투기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AI가 오는 5월까지 상세 개발일정 및 국내외 협력업체 선정, 투자계획 등에 대한 체계개발 실행계획서를 방위사업청에 제출하면 방사청은 이를 검토해 오는 6월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고 이르면 6월 말에 체계개발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할 계획이다. 7월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다면 KAI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확히 10.4년, 125개월이다. KAI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발표한 보도 자료를 통해 “한국형 전투기 개발을 반드시 적기 성공하여 공군의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구매자인 공군에 대한 ‘립서비스’ 측면도 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납기일을 정확히 맞춰 지체상금을 물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지체상금이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6조 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이행을 지체한 계약자”에 부과되는 일종의 벌금이다. 이 법률 시행령 제74조 1항에 따르면 지체상금은 전체 계약금액에 지체상금율과 지체일수를 곱해 결정되는데, 이 사업은 KAI가 전투기를 개발하는 ‘용역’사업이므로 2.5/1,000의 지체상금율이 적용된다. 즉, 납기일인 2025년 11월 30일에서 하루 늦을 때마다 지체상금으로 216억 7,500만 원을 물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지체상금제도는 개발비 횡령이나 배임 등 방산비리와 더불어 ‘명품무기’를 개발하겠다고 시작된 무기 국산화 사업 결과를 ‘불량무기’로 귀결시킨 1등 공신 가운데 하나이다. 대표적 사례로 K-11 복합소총이나 백상어 어뢰, 홍상어 대잠로켓,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이 그것이다. 사전에 계약된 기한 내에 개발을 완료하지 못하면 벌금을 부과한다는 지체상금제도는 방위사업청의 ‘최저가 낙찰제’, 일부 정치인들과 결탁한 방산업체, 연구기관의 ‘국산무기 만능주의’와 함께 ‘국산 명품 무기의 등장을 막는 3중 덫’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를테면 ‘국산무기 만능주의’에 따라 국내 개발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산화 결정이 내려지면, 방위사업청은 ‘최저가 낙찰제’로 개발 또는 생산업체를 결정한다. 방산업체는 일단 낙찰을 받아야 하니 최대한 낮은 가격을 써서 제시하고, 낙찰되면 비현실적인 개발 기간과 비현실적인 개발 비용에 맞추면서도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계약 체결에서부터 기간과 비용을 못박아두고 이행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벌금을 물린다는 규정 때문에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이미 상당히 많은 국산 무기들이 이 ‘3중 덫’에 빠져 실패를 경험한 바 있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어뢰나 미사일 등을 개발할 때 적게는 수십 발에서 많게는 수 백발의 시험사격을 거치며 전력화 여부를 결정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가로 낙찰 받아 납기일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시험사격은 꿈도 꾸지 못한다. 1발에 20억 원 하는 ‘홍상어’ 대잠로켓의 경우 10발 쏴보고 배치를 결정했다가 실전배치 이후 성능 결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산 중단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잠수함에서 사용되는 국산 중어뢰 ‘백상어’ 역시 몇 발 쏴보고 배치를 결정했다가 결함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량 반품됐고, K-11 복합소총 역시 몇 년째 양산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차세대 방공 무기인 ‘천궁(철매 II)' 지대공 미사일은 1번 시험 발사하는데 30억 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10발미만의 시험사격 계획만 반영되어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우려 정부가 KFX 개발 비용으로 책정한 예산은 8조 6,700억 원이다. KAI는 이 예산으로 전투기를 설계하고, 시제기를 만들고 비행 시험과 무장 운용 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과연 이 돈으로 4.5세대급 이상의 초음속 전투기 개발이 10.4년 안에 가능할까? KAI의 제트 항공기 개발 경력은 T-50과 그 파생형인 FA-50이 유일하다. T-50은 전투기보다 기술적 난이도가 낮은 고등훈련기로 개발되었고, 전투기 개발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록히드마틴이 개발 전 과정에 개입해 많은 기술지원을 제공해서 탄생할 수 있었다. 50년 넘는 초음속 전투기 개발 경력을 자랑하는 스웨덴은 기존 전투기 개량 사업에 약 4조 7천억 원의 예산과 5년의 개발기간을 편성했고,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항공선진국 4개국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20년의 개발 기간과 16조 원 이상의 개발비가 소요되었다는 전례를 볼 때 사실상 전투기 개발 불모지에서 10년 안에 8조 원 가량의 예산을 갖고 스텔스 성능이 가미된 4.5세대급 전투기를 완전히 새로 개발해 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T-50 개발 당시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KAI는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혹사에 가까운 희생을 감내했고, 완성된 기체 자체도 전투기가 아닌 훈련기였지만 8년이라는 개발 기간이 소요되었으며, 개발비 역시 당초 책정된 1조 6,886억 원에서 30% 가량 증가한 2조 1,938억 원으로 훌쩍 뛰었던 전례가 있었다. 그러나 KFX는 훈련기가 아닌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투기는 훈련기에 비해 탑재되는 전자장비나 엔진의 성능, 기체의 내구도 등의 차원이 다르며, 기술적 난이도와 리스크가 워낙 높기 때문에 어지간한 항공 선진국이나 경제대국들조차도 쉽사리 독자개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품목이다. 그런데도 선진국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개발비와 개발 기간을 던져 주고 이 테두리 안에서 개발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하루 초과될 때마다 200억 원이 넘는 벌금을 물린다는 규정은 자칫 KFX 사업을 졸속으로 몰아갈 우려가 있다. 개발비와 개발 기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KFX의 미래는 ‘안 봐도 비디오’다. 일단 완성품은 만들어야 하니 졸속으로라도 기체 개발과 제작이 강행될 것이고, 한 두 시간 시험비행에 억 단위로 비용이 들어가니 시험 비행 횟수는 최소한으로 억제될 것이다. 시간과 비용에 쫓기며 개발이 진행되었으니 몇 가지 항목에서 작전요구성능(ROC) 미달이 발생하겠지만, 지난해 K-2 흑표 전차 파워팩 때와 마찬가지로 군의 작전요구성능 쯤은 업체와 방위사업청이 합동참모본부에 압력을 넣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졸속으로 탄생한 KFX는 F-4/5 전투기와 KF-16 전투기 전량을 대체하는 2030년대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가 될 것이다. 그 때 중국과 일본은 십 수 년의 개발기간과 수십조 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최정상급 성능의 스텔스 전투기로 독도와 이어도 상공을 마음대로 비집고 다닐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KFX는 ‘국산 명품 전투기’ 개발한다고 달려들었다가 20조 원 가까운 비용만 날리고 공군력 퇴보를 불러올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개발 과정에 유연성 부여하고 보완책 마련해야 KFX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한국형 전투기 독자 개발 타당성 검토에서 살아남기 위해 터무니없이 낮췄던 예상 개발 비용과 전투기 단가부터 다시 산출해야 한다. KFX는 완전히 새로운 형상을 채택하고 차후 국산 무기체계를 운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비행제어와 항공전자계통에 대한 하드웨어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완전히 새로 해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은 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전체 비용의 50%를 넘는 경우가 많고,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개발 지연과 비용 증가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국방과학연구소의 선행연구 및 탐색개발 결과 비행제어 및 항공전자 계통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국내 기술이 부족해 해외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해야 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해외협력업체인 록히드마틴과 기술 수출 통제권을 가진 미 의회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KFX 개발 비용과 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전체 프로그램 비용과 시간을 고정시켜 버리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낮아지거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용과 노력 집중으로 인해 다른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해 차후 실전 배치된 전투기가 결함에 시달릴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KFX 개발 일정과 예산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특히 예산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청와대는 KFX 보라매를 졸속의 늪으로 잡아끄는 예산과 시간, 지체상금의 덫을 걷어내고, 전투기 개발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개발 일정이 수 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과 수 조원 이상의 개발비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여기에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 일정 지연은 공군의 전력 공백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투기 추가 도입이나 중고 전투기 임대 등을 검토해야 하고, 개발 비용 증가는 그 규모가 규모인 만큼 중장기 재정계획에 반영하고 국민들로부터 이에 대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제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미래 전장은 하늘을 제압하는 자가 지배하며 KFX 보라매는 향후 수십 년 동안 그 하늘을 지킬 보검(寶劍)이다. 그 보검을 만들자는데 대장장이에게 부엌칼 만들 때 쓰던 규정과 사고방식, 비용을 들이대며 다그친다면 그 대장장이는 형태만 그럴싸한 칼을 만들어낼 것이고, 이 칼들은 다른 칼들과 부딪혔을 때 산산조각 나는 ‘동네북’이 될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빈곤의 연대기(박선미·김희순 지음, 갈라파고스 펴냄) ‘가난한 나라는 언제 가난해졌고, 왜 여전히 가난할까’ 이른바 제국주의와 세계화가 불러온 불평등 세계 구조를 연대기적으로 파헤쳤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가난한 나라가 처한 빈곤의 속사정을 낱낱이 들춰 보여준다. 막대한 다이아몬드 광산에도 불구하고 기업 눈치를 보며 은밀하게 다이아몬드를 파는 짐바브웨, 세계 1위의 카카오 생산국이면서도 정작 자국민은 굶주리는 코트디부아르, 다국적 기업 콜센터에서 일하는 필리핀 사람들, 새우 양식을 위해 자신들의 삶터를 파괴해야 하는 맹그로브 숲 주민들…. 제국주의 식민정책과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이 어떻게 빈곤을 확대 재생산하고 고착화했는 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약자를 배려하는 도시 쿠리치바, 연대·협력으로 빈곤에서 탈출하는 볼리비아 사례를 통해 대안을 찾아가는 빈국의 희망 섞인 전망도 소개된다. 440쪽. 1만6800원. 카페인 권하는 사회(머리 카펜터 지음, 김정은 옮김, 중앙북스 펴냄) ‘현대인의 만병통치약’이라 불리는 카페인의 실체를 낱낱이 밝혔다. 향정신성 중독을 일으키는데도 합법적인 약물로 사용되는 카페인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과정을 추적한다. 여기에서 사회경제적 흐름이며 기업들의 교묘한 술책, 검은 커넥션이 생생하게 들춰진다. 저자 자신이 25년간 거의 매일 카페인에 의존해 살았던 피해자. 카페인 제품 이면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면서 카페인 끊을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거대 기업과 정부 당국이 무려 100년 전부터 카페인을 이용해 사람들의 구매 행태를 은밀하게 강화해 왔음을 알게 되면서다. 과테말라 커피 농장부터 중국 합성카페인 공장까지 발로 뛰어 건져 낸 카페인의 탄생과 발전사가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풀어진다. 별 비판없이 카페인 함유 음료를 마셔온 이들에게 경종의 메시지를 던지는 책이다. 360쪽. 1만5000원. 한국의 우주항공 개발(김경민 지음, 새로운사람들 펴냄) 우주항공 개발과 관련해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썼던 글 모음집.‘우주개발 왜 해야 하나’‘나로호 로켓과 우주센터’‘인공위성의 중요성과 국가안보’‘항공산업 어떻게 키워야 할까’‘우주 강국들의 정책과 개발 사례’ 등 5개 카테고리로 나눠 언론에 발표했던 칼럼들을 정리했다. 미국은 케네디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해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인간의 발자국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는 드골 대통령의 주도 아래 세계에서 가장 발사 성공률이 높다는 아리안5 로켓 보유국으로 우뚝 섰다. 저자는 “한국이 왜 우주개발을 해야 하는가 하는 국가적 소명은 주변국들이 모두 우주강국이란 점 때문에 더욱 절실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중국은 마오쩌둥 국가주석이 국력을 쏟아부어 세계 정상급의 장정 로켓으로 미국과 어깨를 겨룬다. 37쪽.1만8000원. 역사와 와인(최훈 지음, 자원평가연구원 펴냄) 세계 주요 와인 생산국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와인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담은 6권의 책을 냈던 저자가 7번째 책 ‘역사와 와인’을 내놨다. 인문학적 관점으로 접근해 와인을 통해 세계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코끼리 등에 와인을 얹고 알프스를 넘은 카르타고의 영웅 한니발, 고난과 시련을 끼안띠 와인과 함께 한 마키아벨리, 트라팔가 해전을 승리로 이끌고 마르살라 와인을 찾은 넬슨 제독 등 역사의 흐름을 주도했던 인물들의 인생에 등장했던 와인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밖에도 제2차 세계대전 등 전쟁의 역사 속에 피어난 와인의 향기, 종교에 얽힌 와인 이야기도 함께 담겼다. 숱한 외국 와인 산지를 탐사하며 얻어진 저자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적이고 유려한 필체로 세계의 와인과 역사의 관계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364쪽.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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