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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수능] 초등학생·사법연수생도 ‘곁눈질’

    [위기의 수능] 초등학생·사법연수생도 ‘곁눈질’

    올해 수능시험에서 온 나라를 충격으로 몰아간 대규모 입시부정 사건은 ‘인생역전’을 부추기는 한탕주의 사회가 빚어낸 예고된 파국이었다.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커닝을 배우는 아이들. 이는 ‘반칙’과 ‘편법’이 판치고 커닝을 무용담으로 여기는 사회와 ‘시험 지상주의’가 결합한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일선 교육 현장에 파고든 ‘도덕불감증’의 실태를 진단하고 수능시험 제도의 대안을 모색한다. 초·중학교에서 커닝은 우정을 확인하는 빗나간 방편이다.‘나만 하는 것도 아닌데‘라며 별다른 죄의식 없이 장난삼아 커닝에 가담한다. 분당 A초등학교 6학년 최모(11)군은 “커닝을 거부하면 건방지다는 손가락질을 받거나 왕따를 당한다.”면서 “친구가 되려면 ‘확인’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 서울 B초등학교 2학년 윤모(9)양은 “초등학생들이 많이 보는 한자검정시험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커닝을 한다.”고 말했다. ●커닝 같이 안 하면 왕따 교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사들이 시험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한 학부모는 “일부 교사는 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자기 반 감독 때 학생들에게 답을 넌지시 가르쳐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치원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서초동에 사는 학부모 김모(37·여)씨는 최근 영어유치원에 다니는 아들(7)이 커닝 쪽지를 챙기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김씨는 “선생님이 ‘점수가 나쁘면 엄마가 슬퍼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씁쓸했다.”고 전했다. 내신 경쟁이 불붙는 고교 교실은 불신과 상실감에 따른 반목의 불씨다. 은평구 C여고 3학년 김모(18)양은 “커닝한 친구가 서울의 한 대학에 수시로 합격했을 때 뒷말이 많았다.”면서 “공부 좀 한다는 애들이 커닝하고 대학까지 가면 화가 나고 상실감마저 느껴진다.”고 말했다. 수법도 다양하다. 손목시계를 이용한 ‘초치기’와 ‘발치기’,‘펜들기’도 많이 쓰인다. 강남의 D고 유모(16)군은 “‘쪽지돌리기’와 청·녹·적 3가지 색깔의 펜으로 답을 전달하는 ‘펜들기’가 일반적인 수법”이라고 털어놨다. ●한국 유학생은 ‘커닝 블랙리스트’ 한국 학생들은 외국에서도 요주의 대상이다. 커닝이 적발돼 낙제하는 사례 가운데 한국 학생들이 유난히 많다. 뉴질랜드 조기유학생인 최모(17)군은 “우리 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 학생 50명 중 10여명은 커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에는 예비 법조인인 사법연수원생 50여명이 윤리시험에서 집단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러 충격을 줬다. 집단 커닝을 한 서울대생들이 발각돼 재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대학생들의 커닝은 ‘투명(OHP)필름’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책상과 같은 색깔이어서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가 ‘대리수강’ 경매부터 석사논문 대리집필 대학을 입학하는 순간부터 졸업할 때까지 ‘대리행위’는 일상화되다시피 하고 있다. 출석, 리포트 제출, 졸업 논문마저 돈만 주면 얼마든지 대행이 가능하다. 서울지역 대학 교정에서는 ‘5000원에 대리 출석을 해준다.’는 광고지를 손쉽게 볼 수 있다. 대학생 이모(25)씨는 “건당 5000원에서 1만원이면 채플수업과 강의 등을 대리수강하는 아르바이트생이 많다.”고 밝혔다. 서울 Y대 대학원생 윤모(27)씨는 “지정좌석제에서는 한 학기 20만원이면 대리수강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있다.”면서 “때로는 서로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려고 한 학기 출석에 리포트까지 패키지로 묶어 ‘경매’에 부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사·석사 논문을 대행하는 ‘기업형 사이트’까지 등장, 대학 학사가 돈벌이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년 ‘무감독 고사’ 전통 무너진 영동일고 “지금은 순진하게 아이들을 믿을 수 있는 세대도 상황도 아니다.” 서울 송파구 영동일고는 대규모 커닝이 적발되면서 20년 ‘무감독 고사’의 전통이 끝내 깨졌다. 지난해 교내 시험에서 학생 10여명이 공모한 부정행위가 적발된 것. 영동일고는 설립 후 이사장의 제안으로 기말·중간고사에서 감독교사 없이 자율시험을 치렀다. 혹시 있을지 모를 부정행위는 학생들의 ‘양심 설문조사’로 관리했다.‘무감독 고사’는 신뢰감 형성은 물론 학교의 자부심을 키우는 전통이 됐지만 결국 입시경쟁 속에서 무너졌다. 유영규 유지혜 이효연 나길회기자 whoami@seoul.co.kr
  • [빌딩 X파일]종로 삼일빌딩

    [빌딩 X파일]종로 삼일빌딩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있는 삼일빌딩은 지난해 철거된 청계 고가도로와 함께 70년대 고도성장과 현대화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지하 2층·지상 31층으로, 빌딩 높이는 114m이다. 연면적은 3만 6000여㎡(1만 1000여평). 지난 1970년 준공 때는 국내 최고 높이를 자랑했다. 당시 초등학교 교과서와 해외 홍보물 등에도 자주 등장할 정도였다.63빌딩이 등장하기 전까지 최고층의 자리를 지켰다. 삼일빌딩은 건축학적으로도 국내 최초의 ‘현대적’ 빌딩으로 손꼽힌다. 독립성과 가변성이 뛰어난 건물 내부구조와 검은색 유리로 만들어진 외벽은 미국의 마천루를 연상시킨다. 삼일빌딩을 시작으로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고층건물 시대가 정착됐다. 건축가 고(故) 김중업씨의 작품이다. 당초 빌딩의 소유주는 삼미그룹.3공 시절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급속도로 성장한 삼미는 10층 빌딩이 고작이던 당시 삼일빌딩을 지어 재계를 놀라게 했다. 삼일빌딩은 84년 경영난에 시달리던 삼미에서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 이어 2001년 산은은 홍콩계 투자회사인 스몰락인베스트컴퍼니에 502억원에 팔아넘겼다. 하지만 2002년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스몰락인베스트컴퍼니의 실질적 대표인 조풍언씨가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측근이라 삼일빌딩을 시세보다 200억원 이상 싼 가격에 살 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매각 이후 내부수리를 거친 삼일빌딩은 현재 사무실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과 산업은행 종로지점, 외환은행(카드 부문), 조선해운 등이 둥지를 틀고 있다. 유일하게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31층의 하이마트뷔페. 점심 9000원, 저녁 1만 2000원 등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서울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들이 동창회나 계모임을 자주 갖는다. 삼일빌딩의 장점은 63%로 비교적 넓은 내부 전용공간. 최근에 지어진 건물은 50%대에 불과하다. 또 청계천 복원공사가 끝나는 내년 9월 이후에는 한강변 못지않은 ‘강변 공원’을 갖게 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빌딩을 관리하는 ㈜삼일개발 관계자는 “강·남북의 다른 빌딩에 밀려 예전보다 유명세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청계천 복원이 끝나면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고금석기자 douzirl@seoul.co.kr
  • “수능부정 학생 상당수 대학 진학”

    수능 휴대전화 부정행위를 경찰에 최초로 신고했다고 주장하는 B(19)군이 24일 “지지난해와 지난해에도 휴대전화 부정행위가 있었고 이들 중 상당수는 광주와 수도권의 사립대학에 진학했다.”고 밝혀 ‘수능부정 대물림’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 수사도 대학 재학생으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대물림 부정행위는 공소시효가 5년이기 때문에 대학 진학생도 처벌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부정행위는 ‘대박’이 아니라 ‘쪽박’이었다.B군은 수험생들이 100점 만점에 절반은커녕 10점도 못맞았다고 털어놨다. 송신용 휴대전화를 잘못 두드려 오답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일진회’ 등 배후 폭력조직이나 브로커 개입에 대해서는 실체를 전면 부정했다. 이 수험생은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도 10여명이 휴대전화로 부정행위를 했다.”면서 “올해 주범으로 활동한 수험생 2∼3명은 지난해 도우미로 활동했기 때문에 이들을 조사하면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정행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올부터 문자전송 방식에서 모스부호 방식을 더했다고 증언했다. 부정행위 자금을 마련하다 보니 가담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도 했다. 성적우수자인 선수는 주범들이 1대1로 만나 모집했고 의리나 우정이 안 통하면 은근히 ‘위협’했으며, 취약과목에서 고득점하면 명문대에 갈 수 있다고 유혹했다고 증언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친구 돕는건데 어때… 죄의식 없어”

    휴대전화 부정행위가 일반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만연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수험생들은 이같은 부정행위를 ‘우정이나 의리’로 포장, 별다른 죄의식을 느끼지 않았다. 광주 모 고등학교 한 수험생(18·3년)은 “같은 반 친구가 휴대전화 부정행위에 (선수로)가담키로 했다가 시험 이틀 전인 16일쯤 부정행위 수법이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 등에 폭로되면서 무서워 그만뒀다.”고 털어놨다. 이 학생은 “시험 전에 부정행위 가능성이 터지면서 이에 가담키로 했던 많은 수험생들이 포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성적이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시험날짜가 다가오면서 초조해지는 여름방학쯤 친구들 가운데 부정행위 제의에 동참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이 밝힌 부정행위 모의자들의 성적은 밑바닥수준. 도저히 실력으로는 대학에 갈 처지가 안 되지만 비교적 여유있는 가정형편상 어떻게든 대학에 가려고 한다는 것.“친구가 사정을 말하면 돈이 문제가 아니라 친구를 돕는 우정 차원에서 응한다.”며 친구들의 부정행위 제의나 동참에 대해 전혀 죄의식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정행위 제의자들은 실기 위주의 예·체능계 대학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이들이 노리는 선수도 주로 수시합격자들이다. 수시합격자들은 성적이 중위권 이상이고 수능시험에서 시간적으로,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어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대학에 가야하는데 조금만 도와달라.”고 부탁하면 안 들어 줄 친구가 어디 있느냐.”는 게 수험생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선수들을 모을 때 강압적으로 하기보다는 친구니까 도와달라고 접근하면 효과가 크다. 우리학교뿐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도 이 같은 일이 흔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휴대전화 부정행위 수법을 고 2학년 때쯤 대개 알고 있으며 3학년 때 성적이 안 오르면 부정행위로라도 대학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행동에 옮기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애기똥풀/장남일 글

    예닐곱살쯤이나 되었을까요? 엄마와 단둘이 사는 하늘이는 동네친구들의 따돌림에 늘 외돌토리랍니다. 못된 아이들이 맨날맨날 엄마를 절름발이라고 놀려대니까요. 그래도 봉구형은 참말 고맙습니다. 오늘도 아이들한테 둘러싸여 놀림을 받고 있는데, 봉구 형이 나타나 혼내주었으니까요. ‘애기똥풀’(장남일 글, 정선경 그림, 좋은엄마 펴냄)은 다리가 불편한 엄마와 외롭게 사는 꼬마친구 하늘이의 이야기입니다. 일찍 돌아가신 아빠가 그립지만, 아이들이 놀릴 때는 그런 아빠가 너무나 야속해집니다. 도입부에서 하늘이의 처지를 압축해 보인 책은 빠른 호흡으로 봉구형과의 우정을 묘사합니다. 두어살 위인 봉구형이 나란히 풀밭에 드러누웠다가 주변 가득 핀 샛노란 애기똥풀 전설을 들려주네요.“옛날에 제비 가족이 살았는데 아기제비가 눈이 아팠대. 엄마제비랑 아빠제비는 약초를 구하러 나갔어. 그 약초가 바로 애기똥풀이었지….” 약초를 구한 아빠제비는 그만 뱀과 싸우다 죽고 말았대요. 애기똥풀의 슬픈 사연을 듣고 해질녘에야 집으로 돌아온 하늘이는 뜻밖의 비밀 이야기를 또 듣게 되지요. 아까 낮에 엿바꿔 먹을 뻔했던 낡은 공책이 세상에, 돌아가신 아빠가 하늘이에게 선물로 남기신 일기장이랍니다. 두살 때 집에 큰 불이 났는데, 그때 엄마랑 하늘이를 구하느라 아빠는 불길에 휩싸여 돌아가신 거였어요. 엄마의 다리도 그 사고로 다치신 거고요. 그토록 야속했던 아빠였는데, 그렇게도 창피하던 엄마였는데…. 부모님의 깊은 사랑을 천천히 웅변하는 책에는 잔재미도 많습니다. 애기똥풀의 노란빛깔이 주조를 이룬 그림은 봄햇볕마냥 따사롭고요. 방귀를 뿡뿡 뀌어 못된 아이들을 쫓는 봉구형 캐릭터도 배꼽잡게 재밌어요. 배고팠지만 인정많았던 ‘그때 그 시절’이 이야기의 배경인 것도 요즘 아이들에겐 흥미포인트가 되겠죠. 공책이랑 벽시계를 엿바꿔 먹는 꼬맹이들의 모습, 꿀밤 한대 쥐어박고 엿바꾼 물건들을 되돌려 주는 엿장수 아저씨의 인심이 재미있고도 넉넉합니다.5∼8세용.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민족문학작가회의 30돌 기념식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가 창립 30돌을 맞아 18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이시영 시인과 소설가 공지영씨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에는 초대회장인 고은 시인을 비롯해 신경림 백낙청 송기숙 현기영 등 작가회의 소속 문인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 각계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가수 이미자·김민기, 연극인 백성희, 만화가 고우영씨 등 민족문학과 함께 해온 대중예술인 4인에게는 우정상이 수여됐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안성의 요리 명가

    [뒷골목 맛세상] 안성의 요리 명가

    경부고속도로 안성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시내로 향하다 보면 중앙대학교 안성 캠퍼스 정문과 나란히 안성맞춤 박물관이 나온다. 박물관에는 바로 ‘안성맞춤’이란 단어를 고유명사에서 보통명사로 바뀌게 한 안성유기의 역사며 제작방법에서부터 수저와 그릇 같은 반상기, 제기, 불구(佛具), 징이며 꽹과리 같은 악기에 이르기까지 각종 유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흔히 놋쇠라고 부르는 유기는 만드는 기법에 따라 방짜유기와 주물유기로 나누어지는데, 나로서는 놋쇠를 불에 달구어 일일이 메질을 되풀이하며 얇게 늘려 형태를 잡아가는 기법으로 만들어진 방짜유기에 예사롭지 않은 관심이 갔다. 하나하나 손으로 빚어낸 섬세하면서도 정교한 모양도 모양이지만, 어딘가 보이지 않는 깊은 공간에서 새나오는 것 같은 은은하면서도 황홀한 빛은 흡사 무슨 향기로운 생명이라도 깃들어 있는 것처럼 여겨져 자칫 바라보기마저 외경스러운 기분이었다. 그럴지도 몰랐다. 소위 많은 명품들이 그렇듯이 안성유기 또한 그것을 만든 이들의 장인정신(匠人精神)이 낱낱의 작품 속에서 하나의 생명체로 아직까지 살아 숨쉬고 있을지도 몰랐다. 안성에서 살아 숨쉬는 장인정신은 비단 유기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 맛세상에서 만난 요리에서도 어렵잖게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대저 요리에 있어서 장인정신이란 무엇인가. 요리 하나 하나에 자신의 생명까지 불어넣을 정도로 몰두하여 마침내 자신의 삶과 요리가 기꺼이 한 몸이 되는 경지가 아니랴. 장자(莊子)의 양생주(養生主)에는 ‘포정’의 이야기가 나온다. 포정은 숙수 혹은 주방장 같은 요리사를 일컫는 말로, 옛날에는 직업으로 이름을 삼는 일이 흔했다. 포정이 양나라 혜왕 문혜군(文惠君)을 위해 소를 잡는데, 그 손을 놀리는 것이나 어깨로 받치는 것이나 발로 딛는 것이나 무릎을 굽히는 것이나 쓱쓱 칼질하는 품이 지극히 자연스럽고 흐름마저 음률에 맞지 않은 것이 없었다. 문혜군이 그 재주를 감탄하자 포정이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도(道)입니다. 도는 재주에 앞서지요. 처음 제가 소를 잡을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은 소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3년이 지난 뒤에는 소가 보이지 않았고, 지금은 오직 마음으로 일할 뿐 눈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곧 손발이나 눈 따위 감각기관은 멈춰버리고 마음만이 작용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소 몸뚱이의 자연스러운 이치를 따릅니다. 뼈와 살이 붙어있는 큰 틈바구니를 젖힐 때나 뼈마디가 이어져 있는 큰 구멍에 칼을 넣는 일들은 모두 자연의 이치를 따라 갈라갑니다. 그래서 제 재주는 뼈와 살이 맺힌 곳에서도 아직 한번도 칼이 다치지 않도록 하지요. 하물며 큰 뼈에 부딪치는 일이 있겠습니까. 솜씨 있는 포정은 일년에 한번 칼을 바꾸는데 그것은 살을 베기 때문이요, 보통 포정은 한 달에 한 번 칼을 바꾸는데 그것은 뼈에 부딪혀 칼을 부러뜨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 칼은 이제 19년이나 지났고 잡은 소의 수가 수천 마리에 이르는 데도, 칼날이 지금 막 새로 숫돌에 간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뼈마디에는 틈이 있고, 저의 칼날에는 두께가 없습니다. 두께가 없는 것을 틈이 있는 곳에 집어넣기 때문에, 넓고 넓어 칼날을 휘둘러도 반드시 여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19년이나 지난 칼인데도 막 숫돌에서 새로 간 것 같지요. 그러나 지금도 막상 뼈와 심줄이 한데 얽힌 곳을 만났을 때는 저도 그 다루기 어려움을 알고 두려워하며 조심합니다. 눈길을 집중하고 몸놀림을 천천히 하며 칼놀림 또한 매우 미묘하게 합니다. 마침내 뼈와 살이 쩍 갈라지면 마치 흙덩이가 땅에 철썩 떨어지는 것 같은데, 그때에야 저는 흐뭇한 마음으로 칼을 닦아 품에 간직합니다.” 문혜군은 무릎을 치며 감탄한다.“훌륭하구나! 포정의 말을 듣고 나는 비로소 양생법을 깨우쳤도다!” ‘안일옥’(031-675-2486)은 옛날의 안성장에서부터 비롯하여 80년이 넘게 소위 쇠전머리 장국밥의 입맛을 대물림해오는 3대 전통의 명가다. 예부터 안성장은 유기뿐만이 아니라 소를 사고파는 우시장 또한 유명하여 전국에서 다섯 번째 안에 드는 큰 장으로 발전되었는데, 바로 안성장에서 떠돌이 장돌뱅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장국밥이 안일옥에서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작고한 1대의 이성례에서 비롯하여 2대의 이양귀비(87세),3대의 우미경(42세)에 이르면서, 요리에 몰두하여 마침내 자신의 삶과 요리가 기꺼이 한 몸이 되는 도의 경지는 더욱 깊어졌으리라. 한 가지에만 전념하여 80년,3대를 이어간다는 것은 안으로 흐르는 장인정신이 없이는 전혀 불가능할 터이다. 벌써 아흔에 가까운 이양귀비 할머니는 더 이상 식당일에 관여하지 않지만,3대의 우미경은 날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주방에서 손수 요리를 다루고 있다. 어찌 며느리 우미경뿐이랴. 이양귀비의 3남 6녀의 자녀들은 이미 작고한 장남 김종선이 송탄에 안일옥 분점을 낸 것을 필두로,2남 김종안이 도기동 쇠전머리에 새집을 지어 장터국밥집을 열 준비를 하고 있고,3남 김종열이 안일옥 본점을 맡고 있다. 4녀 김종숙이 평택에,5녀 김종금은 안일옥 본관 바로 옆에 별관을 열어 약간 색다른 메뉴로 보신탕이며 삼계탕을 선보이고 있다. 이만하면 가히 요리만으로 명가다운 집안을 이룬 셈이다. 이중에서 3남이면서도 안일옥의 전통을 내리 이어받은 김종열은 아내 우미경을 도와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일찍이 중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거기에서 외식산업경영에 대한 강의를 하기도 하는 둥, 경험과 학문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아직 중학생인 아들 김형우를 시흥에 있는 조리과학고등학교에 입학시켜, 미리부터 4대를 이을 준비도 하고 있다. 안일옥의 메뉴는 일찍이 쇠전머리 장국밥에서 발전하여, 해장국(4000원)부터 설렁탕(5000원), 곰탕(5000원), 내장곰탕(5500원), 갈비탕(5500원), 꼬리곰탕(1만원), 도가니탕(1만원), 족탕(1만 2000원), 안성맞춤우탕(1만 5000원), 소머리수육(1만 5000원), 도가니수육(2만원), 모듬수육(2만 5000원), 꼬리수육(3만 5000원), 족수육(4만원)으로 다양하여졌다. 만일 모처럼 외식에 나섰거나 몸이 허약해서 보양식을 찾는 중이라면 약간 무리하다 싶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기꺼이 안성맞춤우탕을 권하겠다. 안일옥에서 특별히 만들어낸 메뉴인 안성맞춤우탕에는 한 그릇 가득히 우족을 위시해서 꼬리, 도가니, 갈비, 소머리고기가 다양하게 들어 있는데, 맛도 맛이지만 양 또한 넘쳐나서 비싸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우정집’(031-675-4029)은 냉면전문집이다. 그리고 과연 냉면전문집답게 메뉴는 냉면과 비빔냉면 딱 둘뿐이다. 흔히 냉면과 함께 팔기 마련인 수육마저도 없으며 소주나 맥주 같은 주류도 없이 다만 냉면뿐인 것이다. 혹시 종교적인 이유에서 술을 팔지 않는 것인가 하고 물어보았더니, 술을 팔다 보면 술꾼들 때문에 냉면이 좋아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에게 누가 될까 싶어서 팔지 않는다는 단순한 대답이었다. 수육의 경우는 자칫 수육을 그날 팔지 않으면 냉장고에 넣어 보관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다음날은 수육의 고유한 맛을 잃어버릴 터이고, 그런 수육을 차마 손님들에게 내놓을 수가 없어서 아예 포기를 했다는 것이었다. 우정집의 주인 배석윤은 황해도 출신으로 갓 스물 무렵에 서울 수표동의 유명한 음식점 경희장의 주방에서 요리사로서의 첫 수업을 쌓아 경력 40년이 훌쩍 넘은 소위 요리의 장인이다. 그이가 안성에 터를 잡은 것은 1968년 당시 미화장이라는 안성에서 가장 큰 음식점 주방장으로 내려오면서부터였다. 미화장이 없어지자 그이는 바로 미화장 앞에 터를 잡아 1975년에 냉면전문집을 열었다. 그런 그이가 요즈음 들어 애오라지 하는 일이란 전혀 자신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일이다. 그이는 나와의 인터뷰마저도 아내 복경순과 이미 대학의 외식산업과를 나와 전문요리사가 되어있는 아들 배승태에게 맞긴 채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듯이 우정집은 이미 경기도 지정업소며 모범업소로 선발되었지만 어디에도 인정서 따위는 보이지 않고, 붙은 것은 냉면과 비빔냉면 각각 5000원이라고 적힌 메뉴판이 전부였다. 우정집에서 생각 없이 냉면을 먹다 말고, 나는 자칫 입에 문 냉면 몇 올마저도 목구멍으로 흘려 넘기기가 불현듯 외경스러운 기분이었다. 세상에 이런 이도 있는 것일까. 전문요리사출신인 아들마저 아버지의 길은 옆에서 보아내기만 해도 너무 고달프고 힘들어 도저히 뒤따르지 못하겠다며 그만 포기하고만 길을 걷는 이. 길이 깊어지다 못해 이제는 애오라지 자신을 세상에서 숨기려 드는 이. 그렇게 장인정신 깊어지면 안으로 갈무리되어 어디론가 또 다른 공간으로 스며들어가는 것일까. 그리하여 어느 날 눈 밝은 이를 만나면 은은하면서도 황홀한 빛을 내어 무슨 향기로운 생명체로 다시 새나오는 것일까. 안성교육청 앞에 숨어있는 ‘향교식당’(031-675-4288)이라는 4000원짜리 가정식백반집도 나로서는 장인정신이 빛난다고 주장하고 싶다. 이 집은 기실 안성 부근에 작업실이 있는 내가 일주일에 한번 꼴로 들르는 단골집이다. 어떤 날은 향교식당의 백반을 먹다 말고 자칫 심약해진 나머지 눈물마저 글썽일 때가 없지 않다. 나를 그렇듯 심약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도 반찬 하나하나에 스며있는 이 집 주인의 선의(善意)이다. 누군가는 한갓 가정식백반에서 장인정신 운운하는 나를 너무 싸구려라며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하는 수 없다. 구태여 한 마디 변명하자면, 손님에 대한 선의가 없이 어떻게 장인정신이 우러날 수 있으랴, 되물을 수밖에. 시어머니 오은자와 며느리 서강열이 사이좋게 솜씨를 내는 향교식당 4000원짜리 백반의 반찬은 가짓수가 무려 16가지가 된다. 돼지불고기, 꽁치조림, 청국장찌개, 고추버섯볶음, 소고기장졸임, 미역쌈, 무장아찌, 시금치, 오이소박이, 어묵볶음, 오이노각, 김, 깻잎장아찌, 멸치땅콩볶음, 콩나물, 깍두기…. 반찬들의 어느 하나 고부의 정성이며 선의가 깃들지 않은 것이 없지만, 김같이 사소한 것도 쉽게 사서 쓰는 일이 없이 일일이 품을 팔아 들기름에 구워내는 식이다. 뿐이랴, 부족하면 얼마든지 더 시켜서 양껏 밥을 먹고 나면, 한 양푼 가득히 갓 끓여낸 누룽지탕을 다시 가져다준다. ● 설렁탕 역사는 수백년 설렁탕이 조선시대 선농단과 왕실소유 토지인 직전에서 해마다 봄이면 거행된 왕의 친경행사에서 유래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친경행사에서 왕이 선농제라는 일종의 풍년제를 올린 후 제사에 쓴 소를 재료로, 문무백관이며 인근의 백성들까지 두루 나눠먹게 하기 위하여 솥 가득히 끓여낸 음식이 바로 설렁탕이라는 식이다. 이 설렁탕은 원래 선농탕이 변한 것이다. 이후 민간에서는 요리법이 차츰 발달하여, 우선 사골을 넣고 10시간 정도 끓인 다음에 소머리, 양지고기를 넣고 다시 3시간 정도 끓여서 고기만을 건져낸 다음에 부위별로 썰어내고, 뼈는 다시 푹 고아서 손님에게 내게 되었다. 설렁탕에 반해 곰탕은 사골 같은 뼈는 쓰지 않고 주로 내장 위조로 푹 고아서 말 그대로 곰탕을 만들어낸다. 해장국은 선지에 우거지를 넣어서 고아낸다.
  • 대딩들과 캠퍼스 미리보기

    대딩들과 캠퍼스 미리보기

    수능 준비로 정신없이 보낸 가을. 시험을 마치고 보니 어느덧 겨울과 맞닿아 있는 가을 끝자락에 서 있다. 마냥 신나게 놀기엔 입시 전쟁이 아직 끝나진 않았다. 그렇다고 책상 앞에 그대로 앉아 있을 순 없다. 남은 전형기간 동안 지치지 않기 위한 자극제도 필요하다. 대학으로 가자. 친구들과 삼삼오오 캠퍼스를 걸으며 아직 남아 있는 가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여기서 그동안 지친 심신을 달래고 대학생이 될 모습도 머릿속에 그려보자. ●건국대학교-최자윤(국제무역학과 03학번) 저희 학교에 오시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가장 먼저 발길이 가는 곳은 ‘일감호’라는 인공호수일 겁니다. 전국 대학내 인공호수 중 최대 규모로 1만 9000여평이나 됩니다. 호수를 끼고 형성돼 있는 ‘청심대’는 학생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쉼터랍니다. 또 하나의 명소는 ‘상허박물관’이죠. 서울시 건축상을 받은 적이 있는 곳으로 낙원동에 1900년대 초 독립운동을 위해 지어진 건물로 저희 학교의 전신이라 할 수 있죠. 학교 안에는 건국햄 전시장이 있답니다.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고 싶으시다면 그 곳에서 파는 햄치즈 샌드위치(2500원)를 맛보세요. 제대로 밥을 먹고 싶다면 학교 근처 남도쌈밥집을 강추합니다. 만원이면 두명이서 주물럭 쌈밥에 냉면까지 든든해집니다. 맛은 기본이랍니다. ●경희대학교-박현주(의류학과 02학번) 대학교 하면 흔히들 상상하는 굵은 기둥의 높은 건물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저희 학교랍니다.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평화의 전당’은 저희 학교의 자랑이죠. 드라마 속 멋진 캠퍼스 장면이 대부분이 이곳에 촬영된답니다. 며칠 전에는 이곳에서 대학가요제도 열렸죠. 정문으로 들어와 언덕을 지나면 보이는 왕관 모양의 ‘크라운관’에도 꼭 들러보세요. 크라운관에서 아랫길로 조금 내려가면 ‘희랑’이라고 불리는 건물이 나오는데 이곳의 학생식당 밥맛이 좋습니다. 매일 메뉴가 바뀌는데 1500∼2000원 정도 가격으로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답니다. 정문에서 나와 오른쪽에 있는 피나피니의 런치타임(오전 11시30분∼오후 4시)에 8000원 안팎으로 무한정 나오는 빵을 비롯해 패밀리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답니다. 피자돈가스가 인기 메뉴. ●성신여대-맹소영(식품영양학과 02학번) 학교 안에는 작고 운치가 넘치는 곳이 많아요. 도서관인 우정관 옆과 수정관으로 향하는 운동장 옆 잔디밭은 돈암동을 바라보며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여유를 갖기에 제격입니다. 현대적으로 리모델링한 건물들 사이에 잔디와 아름드리 나무가 많아 강의를 끝내고 몸을 달래는 휴식을 가질 수 있어요. 메인건물인 ‘수정관’을 꼭 들러보세요. 학교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곳곳에 푹신한 의자에 앉아 책을 읽거나 얘기를 나누는 대학생의 일상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도서관 옆 제1학생식당은 한식이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제가 식품영양학을 전공하잖아요. 그래서 다른 곳과 비교할 기회가 많았는데 역시 이곳이 반찬도 골고루 나오고, 맛도 최고더라고요. 이중 참치김치찌개가 으뜸이에요. 찌개가 나오는 날이면 식당엔 발 디딜틈이 없죠. 주로 1300∼1400원대. 분식을 주로 내는 제2학생식당에선 면발 좋고 국물이 얼큰한 우동을 맛보세요. ●성균관대학교-최혜민(영어영문학과 03학번) 성균관대학교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성균관’일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장소는 바로 명륜당이죠. 정문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옛기와건물로 들어오면 옛모습 그대로의 명륜당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넓은 마당의 뒤편에 성균관대학교의 상징인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답니다. 이 은행나무에는 전설이 있는데 가을마다 은행에서 나는 냄새 탓에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지장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은행이 열리지 않게 해달라는 제사를 지냈고 그 후로 지금까지 은행이 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학교 내에는 식당이 다섯 곳이 있는데 그중에서 600주년 기념관 지하 1층에 자리잡은 ‘은행골’이 최고랍니다.‘육백년의 맛’이라는 한식,‘성균면옥’에서는 면종류의 음식을 맛볼 수 있죠. 또 ‘비볶’에서는 비빔이나 볶음류,‘프랜즈’에서는 양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중 프랜즈의 바비큐 폭찹이 인기랍니다. 정문을 나서면 성대학생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명륜골의 불백은 그 맛이 일품이랍니다. 돼지불백에서 치즈불백까지 맛도 다양하니 꼭 한번 들러보세요. ●한국외대-민희창(일본어과 01학번) 저희 학교는 캠퍼스만 보자면 비교적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외국어 대학인 만큼 관련 시설에서 만큼은 최첨단을 자랑한답니다. 저희 학교의 ‘멀티플라자’에서는 미국부터 인도까지 세계 각국의 130여개 방송 채널을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이곳의 ‘국제 PC 카페’에서는 세계 각국 언어를 통한 PC 사용이 가능하죠. 학생식당에서는 신당동 떡볶이를 연상시키는 즉석 떡볶이를 맛보실 수 있답니다. 가스 버너가 비치되어 있어 직접 떡볶이를 요리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큰 냄비속에 각종 야채와 떡, 어묵, 라면 사리가 푸짐하게 들어갑니다. 여기에 주방방 아저씨가 비결을 절대 공개하지 않는 특제 고추장 양념이 들어가 환상적인 맛을 냅니다. 가격은 놀라지 마세요. 단돈 1500원이랍니다. 학교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싶다면 오르페우스 블랙을 강추합니다. 스파게티 전문점으로 각종 파스타와 돈가스를 맛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메뉴는 돈가스 위에 피자가 올려져 있는 ‘홍콩돈가스’와 느끼하지 않으면 특이한 크림소스가 곁들여진 ‘알프레도 새우스파게티’가 있습니다. ●서울대학교-한지훈(언론정보학과 02학번) 학교를 제대로 다 둘러보고 졸업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만큼 넓은 게 일단 저희 학교의 특징이자 매력이죠. 다 가보지 못해도 어느 곳에서든 탁 트인 공간에 멋진 단풍과 낙엽이 어울린 가을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많은 대학내 명소 가운데 ‘자하연’은 연인들의 필수 코스. 예전에는 수영도 할 수 있었다는 소문이 있지만 믿기엔 수질이 조금 떨어지죠. 하지만 분위기는 만점이랍니다. 연못 근처의 벤치에 앉아있다 보면 우정도 사랑도 새록새록∼. 학교가 넓다 보니 그만큼 학생식당도 많습니다. 그중에서 카페테리아식으로 원하는 음식을 골라먹는 음미대 식당이 괜찮습니다. 학내 언론에서 설문조사한 결과 만족도 1위를 차지했으니 믿을 만하겠죠?학교 밖을 나오면 녹두거리라는 번화가가 나오는데 이곳의 우동촌은 몽골리안우동(5000원)과 같은 볶은 우동과 치즈치킨가스(6500원)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중앙대학교-우정화(아동복지학과 02학번) 중앙대의 여러 명소 중 단연 으뜸은 본관 앞 청룡 호수입니다. 저희 학교를 상징하는 청룡이 여의주를 물고 펜을 들어 지구를 품에 감고 있는 모양이죠. 사방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 학교가 아닌 또 다른 자연 공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죠. 햇살이 맑은 날에 이곳의 벤치에 앉아 있으면 특히 무지개가 청룡상을 감싸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이때 사진을 찍으면 행운이 온다는 얘기도 있죠. 학교 내에서 가장 유명한 먹을거리는 바로 ‘CAU버거’랍니다. 중앙대의 영문이니셜이 붙은 이 햄버거는 시중가의 절반에 2배 이상을 맛을 자랑한답니다. 신선한 재료와 독특한 소스로 많은 중앙대 학생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아울러 함께 판매하는 ‘김치전’의 인기도 만만치 않죠. 학교 밖을 나서면 3000원 안팎의 돈으로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단비분식을 찾아보세요. 중앙대학교에서 모르면 간첩소리를 듣는 이곳은 저렴한 가격에 집에서 밥을 먹는 듯한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각종 찌개류부터 생선구이까지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답니다. ●고려대학교-김대규(통계학과 99학번) 학교의 전통과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곳을 가장 추천하고 싶네요. 본관 석조건물은 말이 필요없는 학교 역사의 교과서죠. 마치 중세시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달까. 한국학관은 한옥건물로 고궁에 와있는 운치가 느껴지고, 중앙광장 분수대는 파란 잔디와 본관건물이 한폭의 그림이에요. 고대의 코엑스로 ‘고엑스’라고 불리는 ‘중앙광장’은 중간에 통로를 두고 양쪽으로 열람실과 편의점, 행정부서들이 있어요. 학생회관식당 감자커틀렛(1500원)은 이 메뉴가 나오는 날이면 학생들로 북적거릴 정도로 인기죠. 고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아는 정경대 후문 영철버거는 넉넉한 인심으로 학생들을 사로잡는 곳입니다. ●이화여대-김가진(인문학부 04학번) 학교를 방문한 학생들을 데리고 꼭 가는 곳이 이화포스코관에 있는 ‘이화사랑’이에요. 공부하는 사람, 담소를 나누는 사람, 간식을 먹는 사람 등 학생들의 일상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죠. 헬렌관의 아름뜰에서는 야외테이블에서 공부하면서 스파게티를 먹을 수 있어요. 울창한 숲속에서 공부하는 분위기, 생각만해도 멋지죠?학생문화관 앞 겨움터도 딱 그런 곳이에요. 부지런한 학생들이 아침부터 이곳에 앉아 공부하죠. 생활관·헬렌관 학생식당 모두 좋지만 가장 추천하는 곳은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기숙사 식당. 너무 멀어 힘들지만 꼭 찾아가 먹을 만큼 1700∼1800원 하는 백반의 맛이 최고예요. 정문 앞 식당 밥의 순두부 정식(5000원)은 집에서 엄마가 해주시는 밥을 먹는 것 같은 정성과 맛으로 넘버 원! ●연세대학교-손령(인문계열 03학번) 그 어떤 캠퍼스보다 가을이 물씬 묻어나는 저희 학교에 오셨다면 ‘광혜원’은 꼭 들러보셔야 합니다. 정문에서 쭉 들어오다 보면 오른편에 작은 한옥지붕이 보이는데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광혜원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자 연대 세브란스 병원의 모태기도 합니다. 이제 광혜원을 본관쪽을 향해 가다보면 ‘윤동주 시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시비에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서시’가 새겨져 있으며, 오늘날에도 그를 추억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좀더 올라가면 저희 학교가 자랑하는 광대한 녹지 공간인 ‘청송대’(聽松臺)’가 나옵니다.‘소나무 소리를 듣는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곳은 연세대 캠퍼스 아름다움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식당은 학생회관 지하 1층의 ‘맛나샘’과 지상 1층의 ‘부를샘’ ‘고를샘’이 대표적입니다.2000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밥을 즐길 수 있죠. 정문을 나서면 수많은 신촌의 맛집들을 만날 수 있지만 연세대인들이 손꼽는 집은 바로 아침나무입니다. 무쇠솥밥으로 유명하죠. ●숙명여대-가애란(인문학부 01학번) 우리 학교에서 가장 예쁜 공간을 하나 꼽으라면 대부분 분수대를 꼽겠죠. 분수대 앞으로는 나무가 작은 숲을 이루고, 숲속 벤치에는 삼삼오오 우정을 나누는 학생들이 사시사철 떠나지 않죠. 학교 분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랄까요. 국제화시대에 걸맞게 사회교육관에는 ‘영어카페’가 있어요. 주문할 때부터 카페를 나설 때까지 모두 영어로 하는 곳으로 나의 영어실력을 뽐내보는 것도 좋아요.‘스노카페’에도 들러보세요. 세련된 분위기, 푹신한 의자, 다양한 식음료는 몸을 풀기에 적격이죠. 학교 앞 진이분식은 참치김치찌개와 김치수제비로 유명한 곳이죠. 양은냄비에 내는 칼칼한 순두부칼국수가 일품인 가미원도 강추. ●홍대앞엔 특별한 게 있다 젊음의 거리 홍익대 앞에서 수능준비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보자. 수능을 마친 청소년들을 위해 오는 21일 ‘제1회 유스(Youth) 홍대클럽데이’가 열린다.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 열리는 클럽데이는 홍대 앞 14개 클럽을 입장권 한 장으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날. 올해 처음 열리는 유스 홍대클럽데이에는 엠투(M2), 흐지부지, 엔비(NB), 디디(dd), 코스모, 조커레드 등 7개 클럽이 참가했다. 입장권은 1만원.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며 수험표를 지참하면 50% 할인된다. 각각의 클럽에서 영화 ‘발레교습소’의 시사회, 엠씨 스나이퍼·불독맨션 등 인기그룹 공연, 비보이(B-boy) 댄스 배틀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 열릴 예정. 포털 네이버(naver.com),YMCA, 하자센터, 아하성문화 센터 등이 공동주관하며 오후 3시부터 밤 9시까지 진행된다. 청소년이 함께하는 행사인 만큼 술 담배는 절대 금지. 부모님도 안심시킬 수 있다. 예매는 티켓링크(ticketlink.co.kr)에서.
  • [마니아] 사륜구동 오프로드 동호회

    [마니아] 사륜구동 오프로드 동호회

    “현재시간 11월14일 오후 5시40분.(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울대리) 송추계곡에서 지프 한대가 전복되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윈칭(자동차를 수렁 등으로부터 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지프 한대로는 힘이 모자라 스네치블럭(자동차를 견인할 때 방향을 맘대로 바꿀 수 있도록 만든 도르레 비슷한 장비)을 갖춘 차량이 있어야 한답니다.” 남이 가지 않는 곳을 자동차로 돌아다니며 스릴을 즐기는 마니아 사이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사고현장에서 무전기를 통해 황급하게 전해진 사고 속보다. ●빠져보지 않으면 모른다 진흙탕을 넘어 자갈밭 지나 바위들 틈새를 가르고….‘길 아닌 길’을 달리는 이들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오프로드(Off-road) 동호회. 자동차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주5일제 등 사회여건 변화로 레저 등 생활의 여유를 찾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생긴 모임이다. 힘이 센 ‘사륜구동’ 지프를 몰고 다닌다는 점이 이들의 닮음꼴이다. 인디스(인천 디스커버리) 오프로드클럽 이명수(37·대한지적공사 인천시 중구·옹진군지사 팀장) 회장은 “우리는 ‘폼생폼사’(폼에 살고 폼에 죽는다라는 의미)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소개로 말문을 열었다. 디스커버리(Discovery)라는 동아리 이름에도 신천지 개척의 뜻이 담겼다. 언뜻 생각하기에 ‘폼생폼사’라는 말엔 부정적인 의미도 다소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들 동아리 회원들의 대답은 ‘천만에’다. 이준상(40·학원 운영·인천시 계양구 계산2동) 총무는 “누가 보아도 자동차를 멋지게 꾸밀 수밖에 없어 부러움을 산다.”면서도 “진짜 마니아라면, 흔히 생각하듯 도심을 떼지어 누비며 소음을 내는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어려움을 알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을 배려할 줄도 알지요. 예컨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사고가 난 차량을 보고 그냥 지나친 적이 없습니다.” 보통 승용차로는 엄두도 못낼 언덕배기 등 험난한 길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조난을 당할지 모른다. 따라서 구난용 장비 구비는 필수적이다. 언제나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밤낮 가리지 않는 이들에게 무전기는 필수품이다. 험로를 달리기 때문에 자동차에는 특수한 장치가 필요하다. 우선 바퀴가 보통과 다르다. 쉽게 말해 경운기 바퀴처럼 홈이 깊게 파였다. 승용차의 경우 지름이 26인치(66.04㎝)이지만 오프로드 차량은 32∼35인치짜리를 많이 쓴다. 큰 것은 1m 넘기도 한다고 이 회장은 귀띔했다. 또 차체를 높여야 하는 까닭에 특수 스프링을 단다. 하지만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특이한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이 꼭 마니아가 된다는 건 아니다. 지프가 적당하기는 하지만 험로라 하더라도 웬만한 곳은 오를 수 있으며, 자동차가 크게 상할 것이라는 염려도 붙들어 매라고 말한다. 이 회장은 자신의 지프를 가리키며 “97년부터 벌써 7년째 이 놈을 몰고 다니지만 보다시피 이렇게 깨끗하지 않습니까”라고 웃었다. ●삶에 있어서는 ‘길이 아닌 길’을 가지 않는다 그와 이 총무가 우연찮게 만나 인디스를 발족시킨 사연도 흥미 넘치는 오프로드의 세계를 엿보게 한다. 인천시내에 직장을 갖고 있던 이들은 평소 시내를 오가며 서로가 보기에도 오프로드 마니아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릴 정도로 안팎을 꾸며놓은 상대방의 지프를 눈여겨 보게 됐다. 그러다가 우연히 나란히 신호를 기다리는 터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내려서 얘기 좀 하자.”고 제안했다.1999년 여름 어느날 중부고속도로 인근 계산동 사거리에서였다. 당시 이 회장은 다음(Daum)카페의 온라인 동호회 ‘링스’(Lynx=스라소니를 뜻하는 영어단어.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간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에서, 이 총무는 인터넷 모임 ‘포휠러스’(Four-wheelers)를 통해 오프로드를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알고 지내던 인근 마니아들을 소개해 정보를 주고 받았다. 정보란 ‘뛸 마당’이 어디 있으며 어디가 좋더라, 자동차 장비는 어디가 값이 싸더라는 등등…. 아직은 오프로드가 그리 활성화되지 않은 데다, 아무래도 남들이 보기에는 엽기적(?)인 취미여서 자동차를 끌고 스릴을 만끽할 만한 장소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리고 두어달 흐른 뒤 이들에게는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인천 영종도에 국제공항을 건설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산악을 깎으며 파진 터가 비를 맞고 바람이 스쳐간 사이에 자연스레 진흙길이 됐고 원래 있던 바위와 어울려 오프로드에 안성마춤인 연습장이 생겼다. 마니아들은 이 ‘길 아닌 길’을 우연히, 그러나 너무나 반갑게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나타났다고 해서 ‘나그네길’이라고 불렀다. 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멀리서 찾지 말고 이곳을 메카로 해 동아리를 따로 만들자.”는 제안이 나와 인천에 사는 마니아 8명이 뭉쳤고, 나중에 7명이 가세해 회원 15명의 당당한 동아리가 됐다. 연령은 28세부터 62세까지 고루 포진해 있다.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인디스 회원들이 갖는 자부심은 대단하다.“아무리 흔해졌다고는 하지만 자동차와 관계된 취미라 큰 비용이 들고, 따라서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착각”이란다. 원래 카센터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주축이었던 오프로드 마니아의 세계는 상업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하면서 달라지고 있다고 이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직업도 토목공사에서 폭파를 전문으로 하는 닉네임 ‘발파’와 포클레인 기사 등 변변찮은(?) 사람들이 소박하게 모였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 역시 “우리나라의 경우 산지를 측량하는 표준지점이 꼭대기에 있어 자동차를 몰고 고생고생 하며 오르다보니 취미가 이 쪽으로 따라왔다.”고 했다. 이들은 오토바이 폭주족과 ‘동급’으로 치는 사회인식을 바꾸고 취미에서 나오는 ‘특기’를 활용해 무언가 좋은 일을 해보자는 데 뜻을 모아 재난구조와 자원봉사에 나섰다.2000년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 ‘인디스 봉사회’의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인천시 서구 신현동 등 보통 차량이 오르기 힘든 고지대에 쌀 등 각종 구호품을 실어나른 일은 가슴 뿌듯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2001년 여름 수해 때에는 부평구 부평4동 침수피해 지역을 찾아가 재해복구를 돕기도 했다고 뽐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뒤집힐듯 덜컹덜컹 “높은 산을 오르다보면 거의 눕다시피 해서 운전을 합니다. 내려올 땐 그 반대이지요” 인디스 회원들은 해마다 주로 여름에는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사자평’과 지리산을, 겨울이면 강원도 인제·홍천으로 오프로드 투어를 떠난다. 이 회장은 “자동차판 크로스컨트리라 할 오프로드에 맛들이기는 10여년 됐는데 처음에는 아내와 아이들이 싫어하더라.”면서 “그러나 99년 여름 강원도 인제군 방태산에 간 뒤부터는 언제 갈 거냐고 조르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숲과 개울을 헤치고 해발 1383m인 구룡덕봉 정상에 올라서니 쏟아질 듯 별들이 닿을락 말락 가까워진 풍경에 푹 빠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02년 여름에는 셋째아이가 태어난 지 채 두달이 안 됐는데, 떨어져 지내기는 싫고, 정상에 오르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근질해져 부인과 동행했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놨다. 이 총무는 99년 여름 경기도 양주시 장흥으로 갔을 때의 경험을 들려줬다. 진흙과 잡초가 범벅이 된 길을 가다가 수렁에 빠졌다. 다른 지프가 3대 되돌아와 밧줄을 연결,1시간반 만에 겨우 빠져나왔다고 한다. 어려움 속에서 의지하는 사이에 우정은 절로 싹튼다고도 했다. 그해 겨울에는 인제 소뿔산(1127m)으로 갔다. 눈이 허리 높이까지 쌓였는데 ‘땅을 지지는’(이들은 오프로드로 달리는 일을 이렇게 부른다) 데 4시간 걸려 정상을 밟았다.“신을 신지 않았다.”고 말하고는 금방 “지형을 살펴보니 체인을 걸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체인을 신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그들에게는 자동차가 자신의 분신이다. 그는 “언젠가 장흥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줄 모르고 지지다가 군인들이 빨간 깃발을 흔들며 ‘대포 쏜다.’고 해 혼비백산한 적도 있다.”면서 “그러나 전후좌우로 시시각각 출렁대는 가운데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많은 종류의 마니아들이 있지만 잠시도 한눈을 팔면 안되기 때문에 오히려 덜 위험하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이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10년 넘도록 (오프로드를) 해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안전하면서도 진짜 스릴을 느끼지요.”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우체국 전자금융 “시중銀 안부러워”

    “고객 속으로-.” 우체국금융이 ‘전자금융’ 서비스 강화쪽으로 급속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수신만 하고 여신을 못하는 공적 금융기관의 제한된 보폭으로, 시중 은행보다 늦었지만 금융에다가 우편까지 묶어 서비스 콘텐츠는 은행보다 나은 편이다.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금융거래인 모바일 뱅킹이 시작됐고, 무인 자동지급기도 시중은행만큼 전국 곳곳에 확대 설치돼 있다. 특히 공적기관 특성을 살려 공과금납부 자동수납기를 서울·수도권의 대부분 아파트단지 우체국에 마련했다. 우체국금융은 공적금융이란 제한으로 고객층이 노령화·지방화돼 있어 그동안 전자금융 분야가 상대적으로 약했었다. 우정사업본부는 15일부터 LG텔레콤의 ‘뱅크 온’과 제휴, 올 상반기 시중은행에서 시작한 모바일 뱅킹을 본격 시작했다.SK텔레콤,KTF도 곧 시작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예금 조회와 이체, 지로ㆍ공과금 납부, 현금 인출, 보험료 납입 등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가 제공된다. 금융거래 말고도 우편 서비스까지 더해 고객들은 은행에서 이용할 수 없는 토털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내년 말까지 휴대전화로 다른 은행 이체 거래를 하면 수수료와 금융거래 요금을 면제해 준다. 김성환 전자금융담당(계장)은 “국내 등기우편물 조회와 국제특급 행방 조회 등을 이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 금융권이 못하는 ‘예금·보험·우편’을 한데 묶은 ‘트리플 서비스’를 한다는 말이다. 다음달 초에는 ‘현금카드+체크카드(예금 한도내 지급)’도 창구에서 즉시 발급한다. 그동안에는 신청을 받은 뒤 정통부 전산관리소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해 불편함이 컸다. ‘무인 자동 공과금 수납서비스’는 지난달 시작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388개 우체국을 방문하면 쉽게 이용 가능하다. 공과금을 납부하기 위해 은행에서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크게 해소된다. 이 서비스는 무인자동 공과금 수납기에 우체국 통장이나 우체국 현금카드, 제휴카드를 통과시킨 뒤 공과금 고지서를 넣으면 자동 처리된다. 시중은행에서 일반화된 무인자동 수납기인 ‘365코너’도 최근 추가로 104개를 설치, 모두 572개로 시중은행 수준으로 늘려 아주 편리해졌다. 김성환 계장은 “그동안 고객들이 시중은행에서는 일반화돼 있는 이들 서비스가 ‘왜 우체국에서는 안 되느냐.’는 불만이 많았다.”면서 “이제는 전국 어디서든 자동지급기와 휴대전화로 입·출금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깔깔깔]

    ●고스톱 오륜 버전 *손에 들고 있는 오동 석장 때문에 패가 말리고 피가 말라 고통스럽지만 기필코 ‘폭탄’을 터뜨리겠다는 일념하에 꿋꿋이 들고 있으니 이것을 ‘인’이라 한다. *돈을 많이 잃은 친구가 이번에도 피박을 면치 못했다 하더라도 그냥 모르는 척하고 피박 값을 안 받으니 이것을 ‘의’라 한다. *오랜만에 손에 들어온 두꺼비 한 장을 바라보며 겉으로 기쁜 내색하지 않고 꼭꼭 숨겨 두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니 이것을 ‘예’라 한다. *아무리 ‘고!’를 불러 대박 터뜨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광 파는 게 남는 거다!’ 라는 철칙을 되새겨 아쉽지만 ‘죽었어’라고 말하니 이것을 ‘지’라 한다. *‘오고 가는 현찰 속에 싹트는 우리 우정’이란 말이 있듯이 현찰 교환을 고스톱의 신조로 삼아 ‘나, 만원짜리야.’ 거짓말 하지 않으니 이것을 ‘신’이라 한다.
  • 아라파트 신병처리 佛·팔 ‘우정’ 재확인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가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최근 신병처리 과정을 통해 ‘아랍권의 친구’이자 외교 대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팔레스타인의 독립운동을 위해 몸바친 ‘중동의 풍운아’의 마지막 13일 동안을 지켜주고 국빈급으로 대하는 등 ‘융숭하게’ 최후를 맞게 했다. 프랑스는 지난 10월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건강이 악화된 아라파트의 체류 치료를 요청하자 즉각 응하고 대통령 전용기까지 보낼 정도였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아라파트가 입원 중인 병원을 찾아 쾌유를 비는 것은 물론, 사망 후에도 병원을 찾아 애도를 표시했다. 또 아라파트의 시신이 프랑스 땅을 떠나기에 앞서 빌라쿠플레 공군기지 공항에서 정중한 의식을 마련했다. 프랑스는 그동안 서방세계에서 아랍권과 팔레스타인의 이익을 가장 적극적으로 대변해 온 나라로 꼽힌다.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외무장관은 아라파트와의 대화를 거부한 채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교체를 촉구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맞서 팔레스타인 국민이 선택한 합법적인 지도자 아라파트를 배제할 경우 중동평화 협상의 진전을 볼 수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이같은 행동은 일방주의로 패권을 과시하고 있는 초강대국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아울러 제3세계, 특히 중동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 의지도 읽을 수 있다. 프랑스인들은 대혁명을 통해 자유를 쟁취한 ‘프랑스’가 응당 자유를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완의 국가’ 팔레스타인에 자유의 동지로서 ‘의리’를 재확인한 것으로 생각한다. 아라파트가 입원해 있는 동안 몇몇 프랑스인들은 페르시 군병원 앞에서 밤을 지새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마지막 날에는 아라파트의 시신이 프랑스를 떠나는 것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lotus@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행복해지는 거울(이한중 글·그림)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아기 스님이 부처님에게 흰눈 쌓인 산속 풍경을 보여드리기 위해 마당에 얼음 거울을 만든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은은한 파스텔톤의 그림과 귀여운 아기 스님의 모습이 미소를 자아낸다. 바우솔.8000원. ●역사 인물 40인이 보내는 특별한 편지(오주영 글·최은영 그림)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베토벤이 동생에게 보내는 희망을 담은 편지, 인도의 첫 대통령 네루가 딸에게 전한 편지 등 세계 역사속 인물 40인이 보낸 특별한 편지들을 모았다. 편지를 쓴 사람들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담은 ‘인물사전’을 부록으로 달았다. 계림닷컴.8900원. ●닭털을 날리며 왕궁으로 간 꼬꼬댁 소년(크리스틴 프라세토 글·에릭 퓌이바레 그림, 정미애 옮김) 임금님이 약속한 밀 한자루를 받기 위해 왕궁으로 떠난 용감한 소년과 길에서 만난 늑대, 여우, 강물 등 삼총사의 모험담. 용기와 따뜻함을 지닌 소년은 임금님의 총애를 받아 왕위에 오른다. 솔.7000원. ●아기 펭귄 쿠이코로(아르멜 보이 글·그림, 최내경 옮김) 농장에 사는 아기 펭귄 쿠이코로와 동물 친구들간의 우정과 화해를 그렸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알에서 태어난 쿠이코로는 자기가 임금 펭귄이라는 사실을 알고 친구들을 하인처럼 다루다 따돌림을 당한다. 작은책방.8000원.
  • [아하 그렇구나]홍경민 새달 전역콘서트

    [아하 그렇구나]홍경민 새달 전역콘서트

    지난 6일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씩씩하게 돌아온 가수 홍경민에겐 제대 그 자체가 ‘레드 카펫’이 됐다. 스스로도 “이토록 큰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을 정도. 이날 오전 10시 국방부 정문을 나서는 그를 화면에 담기 위해 TV 연예정보프로그램 카메라가 총출동했으며,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북새통을 이뤘다. 점심 식사 자리에서 다시 만난 그는 대뜸 “남들이 보면 굉장히 얄미울 것 같다.”고 했다.“(군대)저 혼자 갔다오는 것도 아닌데….” 민감한 시기에 제대하는 탓에 쏟아진 관심이 부담스러운 기색이었다.“지금 나가면 군대 얘기밖에 더 하겠나.”라며 당분간 방송 출연도 자제할 것이라고 했다. 한창 인기가도를 달리던 중 입대한 그는 단 한번도 군대를 안 가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유는 엄한 아버지 때문. “우리 집에서는 안 통해요. 그런 말(병역 기피) 꺼내면 ‘나가 살아라.’ 한마디로 끝나죠.” 옆에 앉아 있던 형(배우 홍성민)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귀도 뚫지 못하고 머리 염색도 꿈도 못 꾼단다.“가수 중에 머리 염색 안 한 사람은 저하고 (구)준엽이 형밖에 없을 걸요.(웃음)” 2년여의 공백이 생겼지만 오히려 군생활은 그에게 내공을 키우게 해준 고마운 세월이 됐다.“우리가 사회에서 했던 일(노래 부르는 것)을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똑같이 해야된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군대 공연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거예요.(웃음)” 특히 군대에는 AR(립싱크용 테이프)이 없어 극한 상황에서도 라이브로 노래를 해야 했기에 “이젠 어떤 무대에 서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특히 기억에 남는 두 번의 공연에 대해 얘기를 들려줬다. 한번은 한미연합사 사령관 공관에서 마치 ‘학예회’처럼 치른 공연.“집이니까 당연히 신발은 벗어야 했고, 군악대 3명의 반주에 맞춰서 마이크도 없이, 양말 신은 채로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My Way)’를 불렀죠. 황당했어요.(웃음)” “또 한번은 인후염에 걸려서 온몸이 쑤시고 아플 때였죠.” ‘흔들리는 우정’‘가지마’ 등 자신의 히트곡 3곡이 메들리로 녹음된 MR(반주용 테이프)을 틀어놓고 있는 힘을 다해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통역을 통해 ‘지금 내가 굉장히 몸이 안 좋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육군이 이 정도다. 만약 내가 몸이 괜찮았으면 여기가 다 뒤집어졌을 것’이라고 말하니까 리언 라포트 한미연합사령관이 껄껄 웃더라고요.”그가 한번 행사 때마다 받은 출연료(?)는 고작 5만원.“(서)경석이형하고 저하고 행사 뛴 것만 합치면 한 10억은 될 걸요?(웃음)” 여자는 출산이, 남자는 군대가 인생의 전환점으로 여겨진다. 당연히 그의 음악인생도 변화를 맞는다. 그는 12월에 나올 새 음반에는 “댄스음악이 단 한곡도 실려 있지 않다.”고 털어놨다. 어린 시절 꿈꿨던 록음악에 치중할 계획이다. 앞으론 ‘로커 홍경민’으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새달 18∼19일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제대기념 콘서트를 갖는 그는 “콘서트에서 춤추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했다.750여일에 달하는 군생활 동안 오로지 음악과 무대에 대한 생각만 했다는 그의 복귀 무대가 한없이 기대된다.(02)522-9933.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독자의 소리] 수능이후 청소년 탈선 예방을/우정렬 부산 중구 보수동

    곧 실시될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의 청소년 탈선문제가 벌써부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학교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단독으로는 힘들고 청소년선도단체, 경찰과의 긴밀한 업무 협조가 이루어져야 한다. 예년의 경우를 보면 우리의 기성세대들이 너무 관심을 갖지 않은 데 대해 섭섭함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우리의 자식들이요 형제며 이나라의 어엿한 미래 역군으로 피어나기 위한 길을 밟고 있는 과정에 있어 방황하기 쉬운 때가 청소년기이다. 청소년들이 음주, 흡연을 하고 거리에서 추태를 부려도 한마디 교훈도 없이 이를 피해가는 기성세대들을 바라볼 때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이번 대입수능 이후 청소년 문제를 학교와 경찰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교외지도교사, 학교운영위원회, 청소년선도단체가 모두 합심하여 청소년들의 탈선을 예방하는 데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가져주기 바란다. 우정렬
  • 예술의전당 클래식 연주회 풍성

    예술의전당은 11∼13일 다양한 클래식 프로그램을 선보인다.11일 오전 11시에는 ‘목요일의 브런치-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의 세번째 무대가 열린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김덕기)가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등의 곡을 선사하고 피아니스트 구자은,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이 협연한다. 콘서트홀.1만 5000원.(02)780-6400.12일 오후 8시에는 ‘예술의전당 심포닉 시리즈’의 일환으로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임헌정)가 ‘바그너의 오페라를 콘서트로 만난다’라는 주제로 ‘탄호이저’ ‘로엔그린’등을 연주한다. 콘서트홀.2만∼3만원.‘예술의전당 이야기 콘서트’는 13일 오후 8시 리사이틀홀에서 이어진다.‘우정’이라는 제목으로,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과 함께 활동했던 비르투오조 현악4중주단 멤버들이 사라사테, 헨델, 코다이 등의 음악과 함께 이야기가 있는 연주회를 꾸민다.2만∼3만원.(02)580-1300.
  • [부시 집권 2기] 고이즈미 ‘부시 덕’ 볼까

    |도쿄 이춘규특파원|이라크에서 민간인 고다 쇼세이가 참수되고, 엄청난 태풍과 지진피해 등 악재에 시달리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4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원군을 얻은 듯 안도하며 환영했다. 대선기간 부시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지진 등 재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던 그는 지지율이 바닥에서 헤어날 줄 몰랐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재선으로 분위기가 반전, 이라크 주둔 자위대 파병기간 연장 등 미묘한 사안을 밀어붙일 여건이 조성됐다는 평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단에게 “지금까지 쌓아온 부시 대통령과의 신뢰, 우정을 소중히 해 일·미관계를 발전시켜가고 싶다.”고 환영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향후 미·일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한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미국 및 세계 평화를 위해 계속 지도력을 발휘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미·일관계에 고비도 적지 않다. 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의 일본국민들이 자위대 이라크 주둔 연장에 반대했다. 다음달 각료회의에서 연장안을 통과시키기가 부담스럽다. 미국의 압력성 요청으로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병을 연장, 혈맹관계를 기대하는 것 같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틀이 유지돼 일본이 납북자문제 해결 등에서 배제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미국 내 매파들의 입지가 강화되면, 대북 강경노선 강화로 제2의 한반도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일미군 재배치도 난제다. 미국은 일본을 극동은 물론 중동까지 관장하는 사령탑으로 만들려는 구상이다. 일본의 부담이 느는 방안이다. 따라서 일본은 주둔지나 이전후보지 주민의 반발을 들어 저항해 보지만 무력하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의 ‘미국 추종’에 대한 여론의 향배가 주목된다. taein@seoul.co.kr
  • [업계소식] 화정역 로데오거리 ‘유-퍼스트’ 상가 분양

    우정건설은 경기 고양시 화정역 로데오거리에 ‘유-퍼스트’ 상가를 분양한다. 10층 건물로 각종 편의시설 및 클리닉센터 등이 입주 가능하다. 화정지역은 각종 공공청사가 있으며 고양시 동북부 행정·문화·상업중심지역이다. 주변에 2만여가구의 아파트가 밀집돼 있다. 화정역 로데오거리는 하루 유동인구가 15만명에 이른다는 게 회사측 설명. 분양가는 평당 600만~3800만원대로 주변시세보다 20~30% 저렴하다. 생보부동산신탁에서 분양대금을 관리하며 50% 융자지원한다. 입점은 내년 12월 예정. (031) 978-2611.
  • 울산 우정·송정 128만평 택지개발

    울산 우정·송정 128만평 택지개발

    건설교통부는 울산광역시 우정, 송정지구 등 2곳에 128만평 규모의 택지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건교부는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에 앞서 주민과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이날부터 주민공람 및 관계기관 협의에 착수했다. 우정지구는 중구 우정동·유곡동·태화동·교동·성안동·북정동·복산동·약사동·남외동·서동·장현동 일대로 지구면적은 83만 8000평 규모다. 임대아파트 6400가구를 포함해 1만 2800가구의 주택이 지어져 총 3만 6000명의 인구를 수용하게 된다. 우정지구는 울산시청에서 3㎞ 떨어져 있으며 울산고속도로, 북부순환도로, 국도 7호선 등이 인접해 있다. 송정지구는 북구 송정동과 화봉동 일대로 지구면적은 43만 8000평 규모다. 임대아파트 3200가구를 포함해 주택 6400가구를 지어 1만 8100명을 수용하게 된다. 울산시청에서 5㎞ 떨어져 있다. 주변에 동해남부선과 북부순환도로, 울산공항이 있어 인근 도심과의 연계성이 우수한 편이다. 건교부는 내년 1·4분기 택지개발예정지구를 지정한 뒤 개발 및 실시계획 승인 절차를 거쳐 2007년부터 택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두 지구는 주거환경 및 교통여건이 좋아 계획적인 개발이 가능한 곳”이라면서 “우정, 송정지구가 개발되면 울산지역 도시근로자의 주거여건이 한층 안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열여섯 소녀의 상처·우정…

    올해 나이 서른일곱살인 프랑스 문단의 문제적 여류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이 또 나왔다. 새 책 ‘앙테크리스타’(백선희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는 지난 6월 국내 출간된 ‘살인자의 건강법’ 이후 다섯달만에 잇따라 소개되는 셈이다. ‘앙테크리스타’는 지난해 가을에 현지 출간된 작품으로 여전히 작가의 자전적 형태를 띠고 있다. 혼돈에 휩싸인 청소년기를 탐색한다는 대목에서 독자층은 점점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열여섯살인 여주인공 블랑슈는 학업성적은 좋지만 신체적 발달이 남들보다 느려 조숙한 여자친구들에 대해 콤플렉스가 많다. 청소년기에 한번쯤 품게 되는 부모에 대한 애매모호한 반감도 블랑슈에게는 없지 않다. 그런 그녀의 삶에 어느날 동갑내기 친구 크리스타가 끼어든다. 친구라곤 사귀어본 적이 없는 블랑슈는 자신과 딴판으로 재능 넘치고 영악하고 저돌적인 크리스타를 만나면서 상처를 받지만 한편으로는 그녀를 향한 동경의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기상천외한 상상력, 허를 찌르는 언어감각으로 가득차 있다. 변함없는 작법이 이제쯤 질린다고 시큰둥해할 독자들도 없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외와 상처에 찌든 영혼을 발랄한 상상력으로 정교하게 묘사하고 어느새 위무하는 소설쓰기는 여전히 많은 고정팬들에게 점수를 딸 것 같다. 에너지가 많은 작가다.1992년 등단한 이래 해마다 가을이면 한 편씩의 신작을 디밀어 왔다. 물론 번번이 50만부 이상 팔아치운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한편 ‘노통’으로 국내팬들에게 익숙해진 이름은 작가의 요구에 따라 ‘노통브’로 바로잡는다고 출판사측은 밝혔다.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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