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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앞으로 하자 보수하면 된다” 왜?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앞으로 하자 보수하면 된다” 왜?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앞으로 하자 보수하면 된다” 왜? 이명박 전 대통령은 1일 4대강 사업에 대한 야권의 비판과 관련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논현동 자택으로 새해 문안 인사차 찾아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육상 공사는 5년이 하자 보수 기간, 물 공사는 10년이 하자 보수 기간”이라면서 “약간 그런 것(문제점)이 있지만 어떤 공사를 해도 그 정도는 있는 것들이고, 앞으로 모두 하자 보수하면 된다”며 시간을 더 두고 4대강 사업의 공과를 평가해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태국을 위시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4대강 사업을 벤치마킹하거나 참고한 점을 언급, “외국에서는 4대강 사업의 경험을 배워가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43조 원 규모,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87조 원 규모의 홍수 대책 예산을 들였으나 (홍수 방지) 실천이 안 됐던 것을, (이명박 정부는) 20조 원 정도로 했다”며 “역대 정권이 더 많은 돈을 들여 정비하려고 했으나 결국 못했던 것을 해냈다”며 사업의 불가피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나도 새누리당 당원이다.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한 당원”이라고 전제한 뒤 최근 친박(친박근혜) 핵심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김무성 대표에게 “요즘 많이 힘들지”라고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대표가 “민주주의라는 게 원래 시끌벅적한 것 아니냐”며 담담한 반응을 보이자, 이 전 대통령은 “맞는 말”이라고 수긍했다는 후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그러나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측근들도 이날 오전 논현동 자택에 단체로 새해 인사를 왔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류우익 정정길 임태희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김효재 전 정무수석, 이동관 김두우 홍상표 최금락 전 홍보수석, 강만수 윤증현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오 정병국 주호영 의원 등 70여명의 전직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논현동 자택을 방문, 이 전 대통령과 함께 떡국을 들며 정담을 나눴다는 후문이다. 또 조해진 의원,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해진 권택기 전 특임 차관 등 전·현직 의원 및 전직 차관급 인사 20여명도 새해 문안을 다녀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하자 보수하면 된다” 비난 여론에도 왜?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하자 보수하면 된다” 비난 여론에도 왜?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하자 보수하면 된다” 비난 여론에도 왜? 이명박 전 대통령은 1일 4대강 사업에 대한 야권의 비판과 관련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논현동 자택으로 새해 문안 인사차 찾아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육상 공사는 5년이 하자 보수 기간, 물 공사는 10년이 하자 보수 기간”이라면서 “약간 그런 것(문제점)이 있지만 어떤 공사를 해도 그 정도는 있는 것들이고, 앞으로 모두 하자 보수하면 된다”며 시간을 더 두고 4대강 사업의 공과를 평가해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태국을 위시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4대강 사업을 벤치마킹하거나 참고한 점을 언급, “외국에서는 4대강 사업의 경험을 배워가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43조 원 규모,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87조 원 규모의 홍수 대책 예산을 들였으나 (홍수 방지) 실천이 안 됐던 것을, (이명박 정부는) 20조 원 정도로 했다”며 “역대 정권이 더 많은 돈을 들여 정비하려고 했으나 결국 못했던 것을 해냈다”며 사업의 불가피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나도 새누리당 당원이다.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한 당원”이라고 전제한 뒤 최근 친박(친박근혜) 핵심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김무성 대표에게 “요즘 많이 힘들지”라고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대표가 “민주주의라는 게 원래 시끌벅적한 것 아니냐”며 담담한 반응을 보이자, 이 전 대통령은 “맞는 말”이라고 수긍했다는 후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그러나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측근들도 이날 오전 논현동 자택에 단체로 새해 인사를 왔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류우익 정정길 임태희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김효재 전 정무수석, 이동관 김두우 홍상표 최금락 전 홍보수석, 강만수 윤증현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오 정병국 주호영 의원 등 70여명의 전직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논현동 자택을 방문, 이 전 대통령과 함께 떡국을 들며 정담을 나눴다는 후문이다. 또 조해진 의원,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해진 권택기 전 특임 차관 등 전·현직 의원 및 전직 차관급 인사 20여명도 새해 문안을 다녀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격동의 한·일 70년] “친일 이데올로기 청산 위해 역사교과서 바로잡아야”

    [격동의 한·일 70년] “친일 이데올로기 청산 위해 역사교과서 바로잡아야”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반공·극우 보수 이념의 그늘에 가려진 친일적 이데올로기의 잔재가 남아 있습니다.” 임헌영(74)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지난 3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가 진정으로 친일역사를 청산하고자 한다면 친일 이데올로기가 남아 있는 역사교과서를 바로잡고 주요 각료 인사청문회에서도 일본관을 검증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임 소장은 2009년 친일인명사전 발간을 주도하는 등 평생을 친일·민족문제 연구에 매진해 왔다. →광복 70주년이자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역사문제 해결이 필요한 이유는. -과거사 문제 해결은 한·일 간에 올바른 관계를 설정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첫 단계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과거사 청산을 끝내지 못한 현실정치의 비합리성이 가장 큰 문제다. 무엇보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가 주변국을 자극하는 등 동아시아 정세를 다시 불안하게 하고 있다. 그만큼 과거사 문제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우경화가 염려스러운데. -아베 정권의 역사관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가는 전 세계가 지적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일본 자체의 과거 청산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이 냉전시기 소련을 적대하면서 일본을 우방으로 만들기 위해 일왕의 전쟁 책임과 식민지 지배 등에 대한 추궁을 피해갈 조건을 만들어 줬다. 한국도 분단체제하에서 반공 이데올로기로 제대로 된 친일 청산을 이루지 못했다. 이러한 조건이 현재까지 유효한 것이다 →정부가 친일 청산을 위해서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사실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0년이나 지난 현 시점에서 친일파에 대한 인적 청산은 사실상 완료된 것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우리 의식 속에 남은 친일 이데올로기다. 정부가 진정으로 친일파를 청산할 의지가 있다면 우선 지난해 교학사 역사교과서 파동에서 보듯이 왜곡된 식민사관과 보수우익적 시각에서만 서술된 교과서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또한 정부는 주요 각료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대일 인식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신년 단독 인터뷰] “예산안 시한내 처리, 가장 큰 성과이자 이정표…매년 이어져야”

    [신년 단독 인터뷰] “예산안 시한내 처리, 가장 큰 성과이자 이정표…매년 이어져야”

    국회 본관 3층 중앙에 자리 잡은 국회의장 집무실은 지난해 6월 정의화 의장이 취임한 이후 세 가지가 달라졌다. 먼저, 집무실 바닥에 깔려 있던 카펫이 걷히고 마룻바닥이 새로 깔렸다. 건강을 중시하는 의사출신 정 의장의 조치다. 둘째, 의장 책상 뒤에 12폭 병풍이 새로 놓였다. 정 의장의 조상이라는 포은 정몽주 선생의 과거시험 답안이 새겨져 있다. 의장실을 찾는 외빈들에게 한국의 미를 강조하기 위한 고려도 있었다. 셋째, 책상 맞은 편 벽에 커다란 글씨로 ‘인’(忍)자를 써 붙여 놨다. 정 의장은 “여야가 하도 싸우는 날이 많아, 여기 와서 협상할 때 보고 한 발씩 양보하라고 걸어 놨다”고 말했다. 의장실 한쪽 벽에는 이른 새벽 소나무 숲을 찍은 대형 사진이 걸려 있었다. 배병우 작가의 작품이냐고 묻자 “의장님이 찍은 것”이라고 이민경 국회 부대변인이 대신 대답했다. →취임 이후 가장 내세울 만한 성과가 무엇인가. -2015년 예산안을 시한 내에 처리한 것이다. 12 년 만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1987년 개헌 이후 최초로 정부 예산안을 헌법 시한 내 통과시킨 거다. 굉장히 중요한 이정표이며 역사를 새롭게 쓴 것이다. →2016년 예산안도 시한 내 처리할 것인가. -물론이다. 이런 전통은 매년 이어져야 한다.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여러 합의를 이뤄냈다. 두 분과 일하기가 어땠나. -이 대표와는 서로 대화가 되는 친구지간이다. 15대에 함께 국회에 들어온 동기다. 스스럼없이 대화가 된다. 우 대표는 인품이 아주 그윽한 사람이다. 내가 복을 받은 사람이다. 앞서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총리 기용설이 있다. 실제로 총리가 된다면 잘할 것으로 보나. -그렇게 확신한다. 고집이 있는 편이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사람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말이 많았다. 직접 국회를 운영해 보니 정말 손질할 필요성을 느끼나. -선진화법은 (법적으로) 바꿀 재주가 없다. 그렇다면 보완해야 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내 생각은 상시 국회·요일제 국회를 만들어 예측 가능한 국회로 가자는 것이다. 원로회의체를 만들어 문제가 생겼을 때 중진들의 도움을 받는 시니어리티 룰(seniority rule)을 도입할 수도 있다. (선진화법이 허용한) 필리버스터는 사실 필요 없다. 악용되면 (의회 논의가) 옆으로 빠지는 수가 생기기 때문에 난 마땅치 않다고 본다. 또 내년부터는 예산 심사기일을 정해줘야 한다. 올해 처음으로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다 보니 정부는 ‘무조건 통과된다’고 여유를 부리고, 야당은 ‘우리도 급할 거 없다’고 하고 여당만 안달이더라. 예산 심사기일 지정은 과거처럼 날치기 통과하겠다는 게 아니라 국회가 11월 말까지 국민대표기관으로서 심도 있는 예산 논의를 해달라는 차원이다. 소수당이 다수당의 발목을 잡은 건 가장 큰 문제다. 다수당은 국민이 ‘책임 정치하라’고 만들어준 건데 책임 정치를 못하는 시스템이 돼버렸다. 민생법안 등 여야 무쟁점 법안은 신속하게 처리하게끔 파이프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제가 최근에 무쟁점 법안의 신속처리안(패스트트랙·무쟁점 법안은 상임위 숙려기간이 지나면 법사위 첫 회의에 자동상정하는 안)을 내놨다. 새해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통과시켜주길 바란다. →개헌논의는 활화산인가 휴화산인가. -활화산에 가까운 휴화산으로 볼 수 있다. 선거구 획정 문제가 갑자기 이슈화돼 개헌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게 된 상황이다. 그러나 개헌이 블랙홀이 돼선 안 된다. 개헌을 하더라도 권력구조 부문은 차차기인 20대 대선부터 적용되어야 한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안에 개헌과 선거구획정소위를 따로 만들어 투트랙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통합진보당이 해산 선고를 받아 5명이 의원직을 상실했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의 정치활동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이상과 목표에서 벗어나선 안 된다. 그 속에서 건전한 정당활동을 하면서 올바르고 합리적으로 가야 된다. 헌재의 판단을 보면 결국 통진당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진보정당이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정당으로 태어나는 발전적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공무원연금개혁이 박근혜 정부 개혁의지의 상징처럼 됐다. 잘될 것으로 보나. -국민 모두 공무원 연금에 문제점이 많다는 걸 알고 있어 분명히 해결은 해야 한다. 그러나 또 다른 갈등 비용의 부담이 생겨선 안 된다. (올해) 4월까지 선을 긋고 하겠다는 입장은 적절치 않다. 한두 달 늦어지더라도 여유를 갖고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며 가야 한다. 연금 액수 조정도 중요하지만 이를 기점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노인 기준 재논의 등 우리 사회 전열을 정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4월을 넘기자면 야당 편을 드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너무 늘어지면 안 되지만 한두 달 더 여유를 갖고 완벽하게 하자는 것이다. →남북 간 국회의장 회담을 제의했다. 성사되면 무엇을 논의하려 하는가. -만남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 처음 만나서부터 ‘이거 하자 저거 하자’는 의미가 없다. 일단 만나서 민족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고민하자는 거다. 정부가 할 수 있는 몫이 있고 국회가 할 수 있는 몫이 있다. 이른 시일 내에, 당장 3월이라도 실무접촉하고 장소는 예컨대 ‘개성에서 하자’ 정도만 나와도 저쪽에서 사전요구가 있을 것 아닌가. 구체적인 의제는 그때 가서 검토하면 된다. →지난해 10월 일본 방문 때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났다. 어떤 느낌을 받았나. -그의 우익 행보에 대해선 여러 생각이 든다. 첫째, 외조부가 전범이고 부산과 가까운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가 집안인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과거 일본이 한국을 강점했다는 우월감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으로 위축된 국민들을 북돋기 위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국제적으로는 중국이 부상하며 일본의 위상이 떨어지는 데서 오는 초조감도 반영된 것 같다. 또 정치적으로 어렵던 시절 우익 그룹에서 받았던 지원에 대한 예우 차원일 수도 있다. 인상 자체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중국 베이징 방문 때는 시진핑 국가주석도 만났다. -믿음직스러운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화를 나눠 보니 상당히 내공 있고 통 큰 대국인의 면모도 갖췄다. 예컨대 중국의 대 한국 무역적자가 지난해 약 260억 달러라는데 “나는 무역역조 같은 건 신경 안 쓴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더라. 또 한·중 관계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더라. →한·중 관계가 발전하면서 한·미관계와는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미국은 6·25 때 우리나라에 파병해 3만명 이상 전사자를 낸 혈맹이다. 중국과는 현재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성숙시켜서 한중 우호연대로 가야 한다. 한쪽에 미국, 한쪽에 중국과 손을 잡고 러시아·일본과도 함께 가야 한다. →한·미 관계가 10이라면 한·중, 한·일 관계는 어느 정도 돼야 할까. -중국도 일본도, 그리고 ·아세안 등 다른 나라들과도 모두 8, 9 이상으로 가야 한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문제를 거론해 화제가 됐다. 계속할 생각인가. -국회의장으로서 대통령을 도와드리고 싶었을 뿐이다. 박 대통령이라고 그 문제를 모르시겠나. 앞으로 일부러 제기할 생각은 없다. →서울신문 신년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지지도가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반 총장이 정치권에 들어오면 환영하겠나. -환영 안 할 이유가 없다. 평소 존경하고 인품을 잘 아는 가까운 분이다. 다만 내가 지지하느냐는 별개 문제다. →지난 대선 때는 경제민주화·복지가 화두였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무엇이 될까. -누가 뭐래도 일단 경제다. 경제가 받쳐줘야 민생이 해결되고 그래야 복지로 간다. 나 보고 둘을 꼽으라 하면 경제와 통일, 셋을 뽑으라 하면 경제와 통일, 복지다. 성장과 복지는 자동차의 앞, 뒷바퀴처럼 같이 가야 된다. →그동안 야당이 무기력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여야가 균형을 맞춰야 의장이 이끌어가기도 수월하지 않나. -좋은 야당이 있으려면 좋은 여당이 있어야 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여야는 실과 바늘 같은 관계다. 여야가 예전처럼 첨예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 야당이 무기력해 보이는 것처럼 호도될 수도 있다. 또 진보는 진보다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진보진영에서 스스로 무기력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대담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 정리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하자 보수하면 된다” 근거는 무엇?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하자 보수하면 된다” 근거는 무엇?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이명박 전 대통령 “4대강 사업 하자 보수하면 된다” 근거는 무엇? 이명박 전 대통령은 1일 4대강 사업에 대한 야권의 비판과 관련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논현동 자택으로 새해 문안 인사차 찾아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육상 공사는 5년이 하자 보수 기간, 물 공사는 10년이 하자 보수 기간”이라면서 “약간 그런 것(문제점)이 있지만 어떤 공사를 해도 그 정도는 있는 것들이고, 앞으로 모두 하자 보수하면 된다”며 시간을 더 두고 4대강 사업의 공과를 평가해야 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태국을 위시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4대강 사업을 벤치마킹하거나 참고한 점을 언급, “외국에서는 4대강 사업의 경험을 배워가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는 43조 원 규모,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87조 원 규모의 홍수 대책 예산을 들였으나 (홍수 방지) 실천이 안 됐던 것을, (이명박 정부는) 20조 원 정도로 했다”며 “역대 정권이 더 많은 돈을 들여 정비하려고 했으나 결국 못했던 것을 해냈다”며 사업의 불가피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나도 새누리당 당원이다.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한 당원”이라고 전제한 뒤 최근 친박(친박근혜) 핵심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김무성 대표에게 “요즘 많이 힘들지”라고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대표가 “민주주의라는 게 원래 시끌벅적한 것 아니냐”며 담담한 반응을 보이자, 이 전 대통령은 “맞는 말”이라고 수긍했다는 후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그러나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측근들도 이날 오전 논현동 자택에 단체로 새해 인사를 왔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류우익 정정길 임태희 하금열 전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김효재 전 정무수석, 이동관 김두우 홍상표 최금락 전 홍보수석, 강만수 윤증현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오 정병국 주호영 의원 등 70여명의 전직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논현동 자택을 방문, 이 전 대통령과 함께 떡국을 들며 정담을 나눴다는 후문이다. 또 조해진 의원,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해진 권택기 전 특임 차관 등 전·현직 의원 및 전직 차관급 인사 20여명도 새해 문안을 다녀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환의 시대, 기로에 선 동북아 정세 전망-해외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중) 리웨이 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장

    [전환의 시대, 기로에 선 동북아 정세 전망-해외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중) 리웨이 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장

    “올해는 중국의 항일(抗日)전쟁 승리 70주년이다. 중국은 올해도 일본을 상대로 역사 공세를 펼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군국주의자들과 일본 국민들을 분리해 일본을 상대할 것이다. 중국은 한국도 (중국처럼) 새로운 일본의 침략 역사 만행 자료를 공개하는 식으로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아 주기를 바란다.” 리웨이(李薇·60)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소장은 1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올해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은 중국의 동북아 전략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중국도 일본인들이 중국에 위협감을 느끼게 된 문제를 돌아보고 그들이 중국의 평화 발전을 믿도록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중국의 동북아 전략은.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주변 외교’ 원칙은 친밀·성의·혜택·포용을 의미하는 친·성·혜·용(親·誠·惠·容)이다. 친근하게 성의를 가지고 서로 윈·윈하면서 함께 발전하자는 뜻으로 ‘공동 발전’을 의미한다. 안정적이고 건강한 주변 관계는 중국의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 →하지만 일본과의 갈등은 계속돼 왔는데. -중국은 중·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원한다. 공동 발전의 첫걸음인 셈이다. 그러나 일본이 역사 문제에서 잘못된 언행을 일삼아 3국 FTA 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과 한국의 대일 관계는 모두 일본의 역사 인식으로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중·일 갈등의 모든 책임이 일본에 있나. -일본 지도자의 역사 인식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가 양국 관계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다만 많은 일본인이 중국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데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걸어갈 것임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 →중국은 일본이 군국주의로 회귀할 것으로 보는가.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용인 결정으로 볼 때 일본의 국방 정책이 크게 변한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아직 일본이 군국주의로 가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대일 전략은.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13일 난징(南京)대학살 추모일 연설에서 “난징대학살을 추모하는 것은 원한을 지속시키려는 게 아니다. 한민족 내 소수 군국주의자들이 발동한 침략 전쟁으로 그 민족 전체를 적대시해선 안 된다. 그러나 우리는 침략자들이 범한 만행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일본 우익분자는 강력 비판하되 일본 국민과는 적극 교류하겠다는 것으로 시진핑 정부의 대일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국은 올해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일본에 대한 역사 공세를 강화하나. -중국이 올해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르려는 것이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일본 우익에 대한 경고와 무관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시 주석이 난징 연설에서 일본을 겨냥해 “역사를 잊는 것은 배반이며, 역사를 부인하는 것은 재발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이 재차 일본에 경고하려는 것은 아베 신조 총리의 강한 민족주의 성향 때문이다. 중국의 역사 공세는 일본에 역사를 직시하도록 촉구함으로써 중·일 양국 정치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것이다. →일본의 대중국 전략을 평가한다면. -일본의 중국 전략은 근래 들어 크게 변했다. 일본은 중·일 수교 이후 체결된 양국 우호 관계의 핵심인 ‘4개 정치 문건’은 회피하고 ‘전략호혜’(戰略互惠)만 강조하고 있다. 특히 아베 총리는 전략적으로 중국을 일본의 ‘맞수’로 규정하고 있다. 1972년 양국 수교 이후 일본이 중국을 맞수로 규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도 중·일은 충돌하나. -중국과 한국 국민이 일본을 싫어하는 이유는 역사와 관련이 깊다. 영토 문제도 침략 역사와 직결돼 있기에 문제가 더 큰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이 역사와 영토 문제에서 한국과 중국을 자극한다면 두 나라와 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는 2015년에도 지금처럼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상태에 머물 것이다. 시 주석도 지속적으로 지역 평화와 공동 발전을 강조하는 것으로 볼 때 일본과의 충돌을 피하려고 할 것이다. 중국은 일본의 역사 인식을 질책하겠지만 때리고 부수고 불태우는 식의 민족주의적 반일시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중, 중·일, 한·일 관계는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나. -아베 총리는 집권 이후 외교를 중시한다며 50여개 나라를 방문하면서도 정작 가까운 중국과 한국은 방문하지 않고 있다. 또 한·중 양국은 물론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사참배를 강행했다. 아베 총리의 우익 성향상 역사와 영토 문제에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보다는 약간 완화되겠지만 종전 70주년이라고 해서 중국 및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이에 따라 관계 진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아베 총리가 종전 70주년 메시지를 통해 한·중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 가능성은. -그의 강한 우익 성향을 감안할 때 전후 일본이 평화를 위해 공헌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출 뿐 중국과 한국이 중시하는 침략 역사 반성이나 이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을 것이다. 침략 역사까지 부인하진 못하겠지만 역사 문제는 담화의 핵심이 아닐 것이다. →중·일 관계에서 중국이 한국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한국도 중국처럼 일제 침략 자료를 공개하기 바란다. 나아가 한·중이 함께 역사 자료를 공개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공개 포럼을 통해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도록 하는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 일제 만행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일본과 정치적으로 대립하겠다는 게 아니라 역사 직시를 촉구함으로써 한·일 관계를 더 잘 발전시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올해는 한·일 수교 50주년이기도 하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역사 문제 해결과 함께 일본의 올바른 자아 인식 정립이 필요하다. 일본은 한국이 자국보다 작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경향이 심한데 이 같은 편견을 반드시 버려야 한다. →한·일 관계 개선이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나.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도 언젠가는 만난다. 그러나 한 번 만난다고 동북아 전체의 판도나 양국 관계의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한·미동맹이라는 큰 틀 속에서 일본과의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역사 문제로 양국 관계에 대한 영향도 계속 받을 것이다. 이 틀은 바뀌지 않는다. →최근 한·미·일 3국의 ‘북한 핵·미사일 위협 정보 공유 약정’에 대해 중국이 불만을 표출했는데. -한·일 관계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주도로 체결된 것으로 안다. 한국 측에서 볼 때 북한 핵·미사일 정보 공유는 북한을 상대로 한 것이지만 실제 운용에서 그 범위가 (중국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의 이웃인 중국 입장에선 자체 안전을 고려할 때 협약의 운용 범위와 내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가 한국 및 중국과 잘 지내기 위한 방법은. -중국은 일본이 침략 역사를 사과하고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이 있음을 인정하길 원한다. 아베 총리가 침략 역사를 사과하고 영토 분쟁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중·한 양국 국민의 감정을 해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언행을 잘 통제해야 한다. 더 이상 중국과 한국을 자극해선 안 된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리웨이 소장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태어나 문화대혁명 때 허난(河南) 산간벽촌으로 하방(下放)돼 노동을 하다 광저우(廣州)어언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다. 개혁·개방 이후 사회과학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사회과학원 국제협력국에서 국장까지 지내다 2002년부터 일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주중 일본 언론인들 사이에서 온건한 일본관을 가진 학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중국의 주요 ‘일본통’으로 꼽힌다.
  • [올해도 공 하나에 울고 웃겠네~ 한국 빅리거들 새해 도전은] 지킨다, 자존심

    [올해도 공 하나에 울고 웃겠네~ 한국 빅리거들 새해 도전은] 지킨다, 자존심

    “15승을 향해”(류현진), “명예 회복을 위해”(추신수) 메이저리그(MLB)의 ‘코리안 듀오’ 류현진(27·LA 다저스)과 추신수(32·텍사스)가 을미년 새해 화려한 ‘비상’을 꿈꾼다. 새 시즌에는 보다 강렬한 인상을 심겠다는 각오다. 둘은 지난 시즌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류현진은 변함없는 호투로 3선발 입지를 더욱 굳힌 반면 추신수는 초라한 성적으로 고개를 떨궜다. 새해 류현진은 ‘이닝 이터’로 거듭나 특급 투수의 상징인 15승에 도전한다. 추신수는 ‘출루 머신’으로 자존심 회복을 벼른다. 데뷔 첫해인 2013년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쾌투한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을 찍으며 ‘메이저리그 클래스’임을 입증했다. 다만 2차례나 부상자명단(DL)에 오른 것이 아쉬웠다. 등판 횟수가 30경기에서 26경기로 줄면서 40이닝이나 감소한 152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류현진은 투구 이닝을 7~8회로 늘려 ‘200이닝’을 소화한다는 목표로 정했다. 또 2년 연속 15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아픔도 달랠 각오다. 3년차인 이제는 특급 투수로 도약해야 할 때다. 여기에 다저스의 대대적인 물갈이는 류현진에게 힘이 될 전망이다. 올스타 출신 유격수 지미 롤린스와 2루수 하위 켄드릭의 영입으로 수비가 강화됐다. 또 잇단 ‘불쇼’를 벌인 브라이언 윌슨을 내보내고 조엘 페랄타, 마이크 볼싱어, 후안 니카시오 등이 불펜에 가세해 기대를 부풀린다. 추신수에게는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FA(자유계약선수) 먹튀’ 오명을 남길지, 부활에 성공할지가 올 시즌 활약에 달렸다. 추신수는 신시내티 시절인 2013년 ‘20홈런-20도루’는 물론 출루율 .42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4위에 올라 ‘출루 머신’으로 불렸다. 역사상 7명밖에 없는 ‘100득점-100볼넷-300출루‘의 위업을 쌓기도 했다. 그러면서 7년간 1억 3000만 달러(약 1433억원)의 ‘초대박’을 터뜨리며 텍사스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왼쪽 팔꿈치와 발목 부상에 시달리며 악몽 같은 시즌을 보냈다. 타율 .242, 출루율 .340에 13홈런의 참담한 성적으로 지역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추신수는 일단 부상 없이 150경기 이상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팔꿈치와 발목 수술을 받은 그는 귀국도 마다하고 현재 텍사스에서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주 수비 무대였던 우익수로의 복귀도 호재가 될 수 있다. 최근 제프 배니스터 텍사스 감독은 추신수를 우익수로 이동시킬 계획을 언급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언브로큰’과 ‘인터뷰’/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언브로큰’과 ‘인터뷰’/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지구촌이 할리우드 영화 두 편 탓에 시끌벅적하다. 앤젤리나 졸리가 메가폰을 잡은 전쟁영화 ‘언브로큰’과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김정은 암살이란 독특한 소재의 코미디 ‘인터뷰’. 세계적인 여배우 감독의 ‘언브로큰’은 일본의 반발에 직면해 있고 ‘인터뷰’는 북한의 항의에 제작사와 미국 정부가 심한 몸살을 앓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한 영화 화제쯤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 배경과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내용의 당사자·관계자들이 불만을 품어 항의 보복에 나선 점이다. ‘언브로큰’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전쟁포로였던 미국 육상선수 루이 잠페리니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생체실험 등 일본군 가혹행위 내용이 알려지면서 개봉 전부터 ‘국가 명예훼손’이니 ‘근거 없는 날조’ 운운의 상영 반대와 집단행동이 번지고 있다. 북한의 ‘인터뷰’에 대한 반발과 응수는 일본 우익의 ‘언브로큰’ 신드롬보다 더 뜨겁다. 개봉관 테러 위협인가 싶더니 소니픽처스 해킹으로 뛰었다. 해킹 이후 장기간 계속된 북한 인터넷망 접속 장애와 그에 대한 북한의 ‘미국 배후 거론’을 볼 때 북한의 보복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그런데 세계의 관심 속 화제 만발인 두 영화를 우리 입장에서 보자면 그 내용과 반응의 유사함을 뛰어넘는 공통점이 도드라진다. 한국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언브로큰’에는 일본이 부인하는 일본군 위안부며 강제동원, 학살, 노역 같은 만행의 과거사가 어쩔 수 없이 포개진다. 실제로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선 ‘앤젤리나 졸리가 한국 로비를 받은 반일활동가’란 주장과 함께 상영중단 요구 서명이 이어진다. 한편 ‘인터뷰’는 분단·대척의 비상식적 남북 관계를 좌우하는 북한 최고권력자의 솔직하고 숨겨진 위상 노출이 압권이다. 지금 일본 우익세력의 목소리와 행동은 아베 신조 정부의 행보와 톱니처럼 맞물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중의원 선거 압승 여세를 몰아 자위대 해외파견법인 ‘항구법’(恒久法)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전해진 한·미·일 3국의 ‘북한 핵·미사일 정보공유 약정’ 체결 소식에 적지 않은 이들이 뜨악해한다. 일본의 몰아치는 우경 군국화의 언저리에서 ‘뭐 이래야 하는 거냐’는 고갯짓이 많다.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 예산이 확보됐다지만 앞서 쉬쉬하며 건립을 취소했던 것으로 소문난 정부 처사에 대한 일반의 불편한 심기가 사그라지지 않은 것 같다. 내년을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선포한 북한은 평화 제의의 한쪽에서 전면 전쟁을 밥 먹듯이 입에 올리고 있다. 그리고 목도하고 싶지 않은 그 도발 위협은 한수원 해킹과 원전 자료 유출로 현실화했다. 원전 해킹 역시 북한 소행으로 굳어지고 있다. 강대국 눈치를 살피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외교적 대응, 그리고 당하고도 아프단 소리조차 제대로 못 내는 대북 응수의 답답함…. 한반도를 둘러싼 난기류가 심상치 않은 송구영신의 건널목에서 ‘언브로큰’ ‘인터뷰’ 속 장면이 그저 그런 화젯거리로 여겨지지 않는 이유들이다. kimus@seoul.co.kr
  •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에 진중권 “국제시장 비판하면 빨갱이?” 일침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에 진중권 “국제시장 비판하면 빨갱이?” 일침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에 진중권 “국제시장 비판하면 빨갱이?” 일침 허지웅 국제시장 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국제시장’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허지웅은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 aka 티비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 아 오늘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제 사진을 붙였군요. 저게 티비조선에 해당되는 말이긴 하죠”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후 한 네티즌이 “허지웅식 민주주의”라는 글을 남기자, 허지웅은 “인터뷰의 저 구절이 어떻게 ‘토 나오는 영화’라는 말이 되죠? 읽을 줄 알면 앞뒤를 봐요. 당신 같은 사람들의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는 거죠. 아 계정 이름이 난독증인걸 보니 콘셉트이군요”라고 맞받아쳤다. 허지웅은 “불행한 승냥이들 이론. 하루 종일 넷을 떠돌며 타인이 자신보다 위선적이라 외친다. 좌절하고 무능한 자신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대개의 경우 타인은 그런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기에 급기야 난독과 행패로 중무장한 광인이 된다. 기도합시다”고 전했다. 또한 “광주출신이라 변호인은 빨고 국제시장은 깐다는데 0. 사실상 서울 토박이고 1. 프로필 놔두는 건 니들 꼴보기 싫어서고 2. 변호인 빨긴 커녕 당시 깠다고 욕먹었고 3. 국제시장을 선전영화로 소비하는 니들을 까는거고 4. 난 당신들 중 누구편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라도 홍어 운운하는 놈들 모조리 혐오 범죄에 민주주의 체제 부정하는 범죄로 처벌해야한다. 누군가가 반드시 이 사회에서 배제돼야 한다면 그건 바로 니들이다”며 “2000년대만 해도 저런 말 창피해서 누구도 쉽게 못했다. 이런 식의 퇴행을 참을 수가 없다”고 강한어조로 입장을 전달했다. 또 “전남홍어라서라는 지적엔 외가인 광주에서 태어나 2년밖에 살지 않았기에 니들 임의의 그 알량한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음을 밝힌다. 하지만 근현대사 내내 실제 인종혐오로 기능한 지역차별을 감안할 때 광주를 고향이라 부르는 게 기쁘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지웅 국제시장 발언 논란이 일자 문화평론가 겸 교수 진중권은 같은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제시장 아직 안 봤는데, 그거 보고 비판하면 부모 은공도 모르는 개호로자식에 박통의 은공을 모르는 좌익 빨갱이 새끼가 되는 건가요? 겁나서 보지 말아야겠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진중권은 “도대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길래… 극우랑 종편이랑 일베가 풀발기를 하는 건지…”라며 “하여튼 우익 성감대를 자극하는 뭔가가 있긴 있나 봅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 진중권 반응은?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 진중권 반응은?

    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국제시장’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허지웅은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 aka 티비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 아 오늘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제 사진을 붙였군요. 저게 티비조선에 해당되는 말이긴 하죠”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후 한 네티즌이 “허지웅식 민주주의”라는 글을 남기자, 허지웅은 “인터뷰의 저 구절이 어떻게 ‘토 나오는 영화’라는 말이 되죠? 읽을 줄 알면 앞뒤를 봐요. 당신 같은 사람들의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는 거죠. 아 계정 이름이 난독증인걸 보니 콘셉트이군요”라고 맞받아쳤다. 허지웅은 “불행한 승냥이들 이론. 하루 종일 넷을 떠돌며 타인이 자신보다 위선적이라 외친다. 좌절하고 무능한 자신을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며 “그러나 대개의 경우 타인은 그런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이기에 급기야 난독과 행패로 중무장한 광인이 된다. 기도합시다”고 전했다. 한편 허지웅 국제시장 발언 논란이 일자 문화평론가 겸 교수 진중권은 같은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제시장 아직 안 봤는데, 그거 보고 비판하면 부모 은공도 모르는 개호로자식에 박통의 은공을 모르는 좌익 빨갱이 새끼가 되는 건가요? 겁나서 보지 말아야겠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진중권은 “도대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길래… 극우랑 종편이랑 일베가 풀발기를 하는 건지…”라며 “하여튼 우익 성감대를 자극하는 뭔가가 있긴 있나 봅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서울신문DB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허지웅 국제시장, 진중권도 입장 밝혔다 ‘뭐라고 했나보니...’

    허지웅 국제시장, 진중권도 입장 밝혔다 ‘뭐라고 했나보니...’

    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국제시장’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허지웅은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 aka 티비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 아 오늘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제 사진을 붙였군요. 저게 티비조선에 해당되는 말이긴 하죠”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후 한 네티즌이 “허지웅식 민주주의”라는 글을 남기자, 허지웅은 “인터뷰의 저 구절이 어떻게 ‘토 나오는 영화’라는 말이 되죠? 읽을 줄 알면 앞뒤를 봐요. 당신 같은 사람들의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는 거죠. 아 계정 이름이 난독증인걸 보니 콘셉트이군요”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허지웅 국제시장 발언 논란이 일자 문화평론가 겸 교수 진중권은 같은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제시장 아직 안 봤는데, 그거 보고 비판하면 부모 은공도 모르는 개호로자식에 박통의 은공을 모르는 좌익 빨갱이 새끼가 되는 건가요? 겁나서 보지 말아야겠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진중권은 “도대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길래… 극우랑 종편이랑 일베가 풀발기를 하는 건지…”라며 “하여튼 우익 성감대를 자극하는 뭔가가 있긴 있나 봅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서울신문DB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일자 진중권 입 열었다 ‘내용은?’

    허지웅 국제시장, 논란일자 진중권 입 열었다 ‘내용은?’

    영화평론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국제시장’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허지웅은 지난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남조선 인민공화국 국영 방송 aka 티비조선이 오늘은 또 전파낭비의 어느 새 지평을 열었을까요. 아 오늘은 제가 하지도 않은 말에 제 사진을 붙였군요. 저게 티비조선에 해당되는 말이긴 하죠”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후 한 네티즌이 “허지웅식 민주주의”라는 글을 남기자, 허지웅은 “인터뷰의 저 구절이 어떻게 ‘토 나오는 영화’라는 말이 되죠? 읽을 줄 알면 앞뒤를 봐요. 당신 같은 사람들의 정신승리가 토 나온다는 거죠. 아 계정 이름이 난독증인걸 보니 콘셉트이군요”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허지웅 국제시장 발언 논란이 일자 문화평론가 겸 교수 진중권은 같은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제시장 아직 안 봤는데, 그거 보고 비판하면 부모 은공도 모르는 개호로자식에 박통의 은공을 모르는 좌익 빨갱이 새끼가 되는 건가요? 겁나서 보지 말아야겠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진중권은 “도대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길래… 극우랑 종편이랑 일베가 풀발기를 하는 건지…”라며 “하여튼 우익 성감대를 자극하는 뭔가가 있긴 있나 봅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서울신문DB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한민국 자유’란 무엇인가

    ‘대한민국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란 무엇인가/박홍규 지음/문학동네/340쪽/2만원 도대체 자유란 무엇인가. 자유총연맹, 자유청년연합, 자유민주주의 등 한국사회 보수 진영이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 이데올로기적 개념인지, 아니면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개인과 공동체의 숭고함 그 자체를 품고 있는 개념인지, 그것도 아니면 마음껏 소유하고 내키는 대로 소비할 수 있는 상태인지 사람마다 내놓는 답은 다를 수 있다. 테오도어 아도르노는 일찍이 ‘부정변증법’을 통해 왜곡되고 변질된 자유의 개념이 당대 사회에 가져올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아나키스트를 자처하는 박홍규 영남대 교수는 지금 우리의 자유 개념이 왜곡돼 있다는 전제에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 나간다. 서양철학에 근거한 자유의 개념은 노예 또는 노예의 속박된 상태와 대립되는 개념이었다. 자유인과 노예, 백인과 비백인, 남성과 여성 등 우월한 존재가 누리는, 타인과 사물 또는 자연의 부자유를 전제로 한 자유였다. 여기에서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과 약탈도 정당화될 수 있었다고 비판한다. 우익의 이데올로기로 오용되고 있는 한국적 자유 개념 역시 마찬가지다. 공산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사상적 경향성으로서 자유주의가 한국에 와서 독재를 옹호하고 개혁,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식으로 타락했음을 지적한다. 또한 한국의 자유가 멋대로 사유(私有)하고 욕망하고 소비하는 자유로만 존재하는 듯 변질돼 결국 사회 양극화의 한 배경이 됐음에 대해서도 개탄을 잊지 않는다. 박 교수가 제안하는 진정한 자유의 모습은 ‘상관 자유’다. 상관(相關)하거나 상관 안 하거나는 사람의 행동에 대한 의지를 담고 있다. 타자와의 관계 속에 자유, 즉 다른 사람의 평등과 여러 권리 및 의무와 상관됨을 강조하는 의미다. ‘상관 자유’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평등한 조건하에 저마다의 능력을 발휘하여 창조하는 자유를 뜻하므로 ‘공존 자유’로 부를 수 있으며, 이럴 때 비로소 자유는 개인 차원의 욕망이나 경쟁을 넘어서게 된다. 모든 사람과 자연, 세상은 하나의 그물로 얽혀 있다는 불교의 인드라망 사상과 맥락이 맞닿는다. ‘상관 자유’의 요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세속적 성공이나 대중적 소비, 물질적 과시를 거부하고 최소한의 절제된 소유를 지향하는 것, 그리고 부당한 권위와 불합리한 질서에 대항하며 정신과 지성의 해방을 갈구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자유를 오용, 남용하는 이들로부터 그 본질적 정수를 빼앗아 와야 함을 뜻하기도 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시론] 일본 총선이 한·일 관계에 던져준 과제/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시론] 일본 총선이 한·일 관계에 던져준 과제/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

    52.66%. 전후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일본 총선거가 끝났다. 자민당은 475석 중 291석, 공명당은 35석으로 자공 연립여당이 326석을 차지해 개헌선인 3분의2를 훌쩍 넘었다. 아베 신조 정권은 “아베노믹스와 집단적 자위권 추진, 이 길밖에 없다”는 구호를 내걸고 대승을 거뒀다. 그러나 내막을 보면 그렇게 대단한 승리는 아니다. 자민당은 오히려 의석이 조금 줄었다. 우파 정당인 일본유신회, 차세대당 등도 의석이 줄어들기는 마찬가지다. 민주당, 공산당 등 이른바 개헌에 반대하거나 신중한 정당의 의석이 늘어났다. 이시하라 신타로, 다모가미 도시오 등 위안부 강제 연행과 난징대학살을 극구 부인하던 우익 인사도 대거 낙선했다. 지난 12월 10일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재특회 헤이트 스피치가 외국인 차별이라는 최종 판결이 나온 것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역시 전후체제 탈피,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주장, 위안부 강제 연행을 부정하는 아베 정권의 속성은 바뀌지 않았다. 2018년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까지 아베 정권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정부 임기보다 더 길다. 냉각된 한·일 관계를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이유다. 더구나 내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다. 정부가 가장 중시하는 위안부 문제 해법에 대해 일본은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일 양국은 경색국면을 타개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거듭해 왔다. 지난해 말 추진된 정상회담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방문으로 수포로 돌아갔다. 올해 2월, 3월은 시마네현 독도의 날 도발, 교과서 왜곡 강행 등으로 한·일 관계가 다시 한번 얼어붙었다. 양국 간 외교부 채널을 통한 국장급 협의가 수차례 열렸지만, 상호 입장만 재확인하는 등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번에는 한·일 의원연맹과 일·한 의원연맹이 관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거물급 정치가의 영향력이 쇠퇴한 탓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베 총리 특사로 마스조에 도쿄도지사 방한, 사카키바라 게이단렌 회장의 청와대 방문도 별로 효과가 없었다. 한·일 관계를 개선할 외부 환경을 만든 것은 역설적으로 중국과 미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본의 집요한 요구에 못 이겨 11월 10일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국으로서는 중국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월 15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회의에서 아베 총리에게 한·일 관계 개선을 주문했다. 내년도 미국 동북아 외교의 주요 관심사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다. 정부는 일단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 집중하고 있으나 중국은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15년 한·일 수교 50주년이 성큼 다가왔다. 시간표상으로 본다면 내년 2월까지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바람직하다. 2월 22일 독도의 날 행사, 3월 교과서 해설서에서 역사왜곡 등의 도발이 도사리고 있다. 미·일 안보협력 지침에 따른 집단적 자위권 법제화가 빈번하게 논의된다. 아베 색깔이 강한 차기 내각에서 일본 우익 정치가의 망언은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른다. 8월 15일 아베 신담화가 나오면 한·일, 중·일 관계가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 임기 후반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도 이전만 못할 것이다.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면 위안부 해결 실마리가 잡혀야 한다. 당연히 일본이 강제 연행,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한다. 아베 총리가 사죄 담화를 발표하고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그러나 일본 정치의 현실과 우파 여론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한·일 간 정치적 타결을 통한 정상 간 해법 도출이 쉽지 않다. 출구가 아닌 입구 전략이 필요하다. 아베 총리가 직접 사과를 통해 해결 의지를 보인다면 상반기 중에 한·일 간 정상회담은 가능하다. 남·북 관계와 한·일 관계가 바뀌어야 박근혜 정부의 동북아 평화 구상도 결실을 맺을 수 있다. 한·일 양국 모두 담대함과 진정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 [아베의 일본] 日언론 “열광 없는 압승, 정책 지지 아니다”

    일본 언론들이 집권 자민당(291석)과 연립 여당 공명당(35석)이 전체 중의원 의석(475석)의 3분의2 이상을 획득한 총선 선거 결과를 놓고 “열광없는 압승” 이라며 아베 신조 정권의 주요 정책에 대한 지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교도통신은 15일 “전후 최저인 투표율(52.66%)을 생각하면 아베 정치가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는지 의문이 남는다”면서 “적어도 개헌 방침이 찬성을 얻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논평했다. 아사히신문은 “여당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며 아베 총리가 생각 이상의 승리를 거뒀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존재감 부재를 재확인한 야당들은 서둘러 새판 짜기에 나서고 있다. 가이에다 반리 대표의 낙선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마주한 제1야당 민주당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가이에다 대표는 이날 도쿄 민주당사에서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특별국회 소집에 맞춰 의원총회를 열어 후임을 정하는 방안과 당 쇄신 차원에서 내년 이후 당원이나 지지자를 참가시키는 대규모 대표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NHK가 전했다. 기존 의석보다 11석이 늘었지만 ‘반(反)아베 노선’ 확립에 실패하며 주춤하고 있는 민주당과 달리 공산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위상을 높이게 됐다. 가장 많은 의석(13석)을 새로 얻은 데다 18년 만에 소선거구(오키나와 1구)에서 당선되는 등 알짜 소득이 많았다. 이번 선거에서는 거물 정치인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우익 정치인’의 원조인 차세대당 고문 이시하라 신타로는 낙선한 반면 생활의 당 대표인 오자와 이치로는 탄탄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16선 고지에 올랐다. 간 나오토 전 총리(민주당)는 소선거구에서 낙선했지만 비례대표에서 ‘부활’하며 전직 총리의 체면을 살렸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역대 최저 투표율… 아베 대항마도 없었다

    역대 최저 투표율… 아베 대항마도 없었다

    ‘여당의 승리인가, 야당의 자멸인가.’ 14일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대승을 거둔 이유에 대해 일본 언론에서는 ‘대항마의 부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2009년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전후 최다인 308석을 얻으며 자민당과 ‘양당 구도’를 확립했고 2012년 총선에서는 유신당이나 모두의당 등 ‘제3세력의 약진’이 화제를 모았지만 이번에는 야당 전체가 지리멸렬했다. 지난달 18일 중의원 해산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치르는 선거다 보니 유신당, 차세대당 등 보수·우익 성향의 야당이 후보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보수 표가 자민당으로 결집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10월 정치자금 문제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오부치 유코 전 경제산업상, 마쓰시마 미도리 전 법무상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등 자민당 후보들이 속속 당선됐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은 가이에다 반리 대표와 간 나오토 전 총리가 소선거구에서 패배할 것이 확실시되는 등 거물들조차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선거가 주목받지 못하면서 유권자들의 흥미가 떨어진 것도 여당에 유리하게 움직였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전후 최저였던 2012년 총선(59.32%)보다 더 떨어진 52% 안팎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내각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재빨리 총선을 치러야 승산이 있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판단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경제 회복을 바라는 일본 유권자들의 심리가 ‘그래도 아베노믹스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도 자민당 승리의 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제일 중시하는 정책으로 ‘경기 회복과 고용 확대 등 경제정책’을 들었다. 비록 아베노믹스가 “일부 수출 대기업에만 특혜를 주고 서민과 중소기업에는 효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디플레이션으로 오래 고통을 겪어 온 일본 경제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기존 의석(62석)을 조금 웃도는 61~87석밖에 얻지 못할 것으로 보여 양당제 구도가 사실상 붕괴, 이번 선거를 시작으로 자민당 독주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야당 중에서는 ‘고노 담화 흔들기’에 앞장섰던 차세대당이 기존 의석(19석)을 한참 밑도는 2~6석밖에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과 역사 인식을 둘러싼 갈등이 잦아드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차세대당의 고문인 거물 우익 이시하라 신타로도 낙선할 것으로 보여 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의 약진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공산당은 집단적자위권 행사 용인이나 원전 재가동 등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정책에 가장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공산당이 기존 의석(8석)을 배 이상 뛰어넘는 18~24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여 아베 정권에 반대하는 야권 세력이 공산당으로 표를 집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공산당의 의석 확대로 중의원 내에서 제대로 된 여당 견제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시진핑 “역사의 범죄 부인은 범죄 반복한다는 뜻” 日에 직격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처음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난징(南京)대학살 추모일을 맞아 직접 난징을 방문해 역사를 고리로 일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군국주의자 등 우익세력과 일본 전체 국민을 분리해 봐야 한다는 발언으로 양국 관계 개선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시 주석은 지난 13일 장쑤(江蘇)성 난징시내 난징대학살 기념관에서 열린 77주년 추모식에서 “역사적 사실은 교활한 말로 잡아뗀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역사를 잊는 것은 배반이고, 역사의 범죄를 부인하는 것은 그 범죄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본을 겨냥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행사는 당정 지도부를 비롯해 각계 대표 1만여명이 참석하는 등 대대적으로 거행됐다. 시 주석은 “1937년 12월 13일 일본군이 야만적으로 난징을 침략해 30만 동포를 처참하게 살육했다”며 “당시 수많은 부녀자가 유린을 당하고 수많은 어린이가 죽임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부인하지만 당시 일제가 국민당 정부의 수도 난징을 함락해 6주에 걸쳐 민간인 30만명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여성 2만여명을 강간한 사건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이다. 그러나 시 주석은 지난 7월 ‘7·7 루거우차오(溝橋) 사변’ 기념일 연설에서 일본을 질책하는 메시지로 일관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양국 우호도 동시에 내세웠다. 그는 “민족 내 소수 군국주의자들이 일으킨 침략 전쟁으로 그 민족 전체를 적대시해선 안 된다”며 “추모행사는 증오를 지속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다. 중·일 인민은 대를 이어 사이 좋게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을 압박하면서도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2015년은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이어서 중국의 대일 역사 공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 NHK 등 일본 언론들은 시 주석이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처음으로 난징대학살 추모식에 참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국을 “견제”하는 행위로 해석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아부지, 이만하면 저 잘 살았지예

    아부지, 이만하면 저 잘 살았지예

    한국전쟁 흥남부두 피란 행렬, 무너져 버린 독일 탄광 갱도, 총탄이 빗발치는 베트남 건설 현장, 억척스럽게 생활하며 지켜내야 하는 국제시장통 가게 ‘꽃분이네’, 피란 때 헤어진 아버지와 여동생을 찾기 위해 헤매던 여의도광장…. 아버지는 그곳에 있었다. 힘겨운 세월을 건너온 우리 시대의 아버지 세대가 발붙이고 있었던 상징적인 공간들이었다. 선장이 되고 싶었던 덕수(황정민 분)의 어릴 적 꿈은 가장의 책임감에 치여 언감생심 입 밖으로 꺼내지조차 못했다. 영화의 시작과 마지막 화면에 삶 속으로, 시간 속으로 날아가는 나비의 가냘픈 날갯짓 같은 일장춘몽이었다. 그래도 늙은 덕수는 회고한다. “아버지, 이만하면 저 잘 살았지요”라고. 영화 ‘국제시장’은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 이 시대를 허위허위 건너온 우리들의 아버지, 할아버지의 이야기다. 남동생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독일에 광부로 나갔다가 간호사로 파견 와 시체만 닦고 있던 영자(김윤진 분)를 만났지만 무너진 탄광에서 구사일생하고, 여동생 결혼 자금을 마련하려 베트남에서 기술노동자로 일한 뒤 총탄에 맞아 죽을 고비도 넘긴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 언론시사회에 앞서 영화사 측이 일회용 휴지를 나눠준 것도 울지 않고는 못 배길 거라는 자신감이었을 터이다. ●정주영 회장·앙드레 김·이만기 보는 재미 쏠쏠 특히 1983년 서울 여의도광장을 삐뚤빼뚤한 글씨로 가득 메웠던 이산가족들의 간절한 울부짖음은 TV 자료 화면만 봐도 여전히 울컥하게 된다. 흥남부두에서 헤어졌던 아버지와 여동생 막순이를 애타게 찾던 덕수는 이 행사에서 미국으로 입양 가서 살고 있던 동생 막순이를 33년 만에 극적으로 해후한다. 봐도 봐도 눈물이 쏟아진다. 윤제균 감독이 2009년 ‘해운대’ 이후 5년 만에 연출을 맡았다. 청년 덕수, 어린 덕수, 노년 덕수의 50~60년에 걸친 시간을 마구 오가는데도 스크린은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매끄럽다. 영화 컷과 신을 절묘하게 전환하며 시간과 공간을 창출한다. 영화 곳곳에는 현대사의 실제 인물들이 있다. 흥남 철수 때 미군 장성을 설득해 피란민들을 군함에 태웠다는 현봉학 박사를 비롯해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디자이너 앙드레 김, 미래의 천하장사 소년 이만기, 베트남 전쟁터에서 “저 푸른 초원 위에”를 흥얼거리던 가수 남진 등이 덕수 또는 달구(오달수 분)와 시대를 공유하며 살아온 인물들이다. ●대통령·고위층의 부정부패는 어디에 하지만 묘하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요구하는 정서를 쭉 따라가다 보면 문득 불편해진다. 역사의 사건 중 무엇을 보느냐, 그 자체가 정치적 입장을 설명한다. 윤 감독은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자식 세대와 아버지 세대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말했지만 영화의 시선은 아버지 세대에 머물러 있다. 한국전쟁 때 국민을 내팽개친 뒤 한강대교를 폭파시키고 먼저 도망친 대통령에 대한 기억이나, 독일로 광부를 보내고 근대화 역군이라고 칭송하던 시절 고위층의 부정부패는 물론 법의 이름을 빌려 국가가 살인을 저지른 일 등으로 상징되는 추악함은 찾아볼 수 없다. ‘국제시장’ 속 베트남 군인들은 1980년대 냉전시대 람보 영화에서 그랬듯 자기네 인민들을 마구 학살할 정도로 잔혹하다. 반면 덕수를 비롯한 한국인은 베트남인들에게 따뜻한 온정과 연민의 손길을 건넨다. 마치 미군이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또한 덕수의 자식들은 행복에 겨운 삶을 살면서도 누구 덕에 이만큼이나 살게 됐는지도 모른 채, 아버지가 겪어 온 세월 속 노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버지랑은 대화가 안 된다”며 무시한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화면에 세련된 방식으로 기존 우익사관을 버무린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평가받을지는 미지수다. 12월 17일 개봉. 12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세계의 창] 평화·공존의 영역 ‘성지’… 이·팔, 목숨 건 ‘성전 전쟁’

    [세계의 창] 평화·공존의 영역 ‘성지’… 이·팔, 목숨 건 ‘성전 전쟁’

    지난 8월 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싸움이 휴전으로 마무리된 지 불과 석 달 만에 가자지구에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알아크사 사원 문제가 깔려 있다. 지난달 29일 이스라엘 극우파 예후다 글리크 암살 미수 사건이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스라엘이 알아크사 사원을 폐쇄하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즉각 봉기했다. 지난 5일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인이 승합차를 몰고 경전철 정류장으로 돌진해 1명이 숨졌고, 10일에는 서안지구 정착촌에서 팔레스타인인이 휘두른 흉기에 여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어 18일에는 서예루살렘 하르노프 지역 시나고그(유대교 회당)에 팔레스타인 청년 2명이 난입, 권총을 쏘고 도끼를 휘두르면서 유대교 랍비 4명이 사망했다. 이러다 ‘3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가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유대인들은 동예루살렘 일대 성지를 템플 마운트(Temple Mount)라고 부른다. 기원전 9세기 구약성경의 솔로몬 왕이 만든 성전(聖殿)이 있는 곳이라는 의미다. 이후 이민족과의 싸움으로 파괴와 재건을 거듭했으나 성전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다. 로마제국이 기원후 70년 3차 성전을 파괴한 뒤 유대인들을 다 내쫓고 쓰레기장처럼 방치해 버린 탓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곳이 바로 ‘통곡의 벽’이다. 유대인들은 이것을 유일하게 남은 성전의 흔적이라고 여긴다. 반면 무슬림에게 이 지역은 하람 알샤리프라고 불린다. 우리말로 풀자면 ‘숭고한 안식처’ 정도 된다. 이슬람의 창시자이자 예언자인 무함마드가 승천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멀리 있는 사원이라는 뜻의 알아크사 사원은 이를 기념하기 위한 곳이다. 무함마드의 탄생지 메카, 무함마드의 무덤이 있는 메디나와 함께 이슬람 3대 성지로 꼽힌다. 양측의 입씨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무슬림은 이스라엘 주장이 억지라고 본다. 몇 번 파괴를 겪다 보니 3차 성전의 위치는 정확하게 기록하지 않았는데 무조건 지금의 위치라고 우긴다는 것이다. 고고학적 증거를 찾는다고 그렇게 들쑤셨는데 아직 관련 유물 하나 나오지 않은 것이 그 증거라는 주장이다. ‘통곡의 벽’에 대해서도 “유대인조차 20세기 초까지 아무 관심 없었던 벽이었는데 갑자기 신성시한다”고 주장한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 같은 곳에서는 아예 “성전산이란 표현 자체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통곡의 벽’도 그냥 ‘서쪽 벽’이라고만 부른다. 반면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메시아가 재림하는 순간 다시 들어설 성전의 자리를 절대 양보할 수는 없다. 무슬림들이 알아크사 사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워 제대로 된 발굴 조사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서로가 서로의 약점만 캐내다 보니 큰 돌 하나를 찾으면 한쪽은 승천의 증거라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성전의 토대가 있었던 증거라고 주장하는 식의 공방전이 벌어진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이 확정되면서 동예루살렘은 아랍권에,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손에 넘어갔다. 요르단 서부 지역 일부를 이스라엘에 떼 주기로 한 유엔 결의를 인정할 수 없었던 팔레스타인은 곧 전쟁에 돌입했으나 패배했다. 더 큰 결정타도 있었다. 흔히 6일전쟁으로 알려진 1967년 3차 중동전쟁이었다. 이스라엘은 이 전쟁으로 영역을 대폭 확대했고 동예루살렘도 장악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알아크사 사원 자체가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영적으로 미성숙한 일반 신도들이 최고로 신성한 장소에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유대교 계율에 따라 일반 신도들이 기도하거나 출입하는 것이 엄격하게 통제됐다”고 설명했다. 사안의 민감성을 이스라엘도 잘 알고 있었기에 지나치게 강경한 모습을 스스로 자제하기도 했다 . 이 불안한 균형은 성지 회복을 갈망하는 이스라엘 우익세력에 의해 1990년대 들어 점차 깨지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1990년 일부 과격파가 제3성전의 주춧돌을 놓겠다는 운동을 벌이면서 본격적인 논란이 시작됐고 1990년대 말쯤 이스라엘 극우운동가들이 금기를 깨고 알아크사 사원을 서서히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1967년 이후 사실상 알아크사 사원을 장악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들이 점차 누적되면서 일부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알자지라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터닝 포인트는 2008년”이라고 지적했다. 일군의 강경파 랍비들이 일반 신도들의 성전산 참배를 금지한 전통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도 알아크사 사원에 들어가 기도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일부는 아예 알아크사 사원을 무너뜨리고 제3성전을 재건하자는 주장까지 내놨다. 지난달 강경파 랍비 예후다 글리크가 팔레스타인 청년에게 암살당할 뻔했던 사건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 극한적 대립은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실제 성전산을 정말 깊이 믿는 이스라엘 전문가들 사이에선 성전산 터와 알아크사 사원은 무관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들의 목소리가 널리 퍼지지 않는 것은 그간 서로가 쌓아 온 불신 때문이다. 1967년 전쟁 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점령했다. 유엔 결정에 따라 이스라엘 건국을 승인했던 국제사회는 당연히 이를 불법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안보상 위협을 이유로 원상 복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착촌까지 건설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달에만 동예루살렘에 정착촌 500채를 건설하는 데 이어 200채 추가 건설을 결정했다. 평화와 공존보다는 야금야금 영역을 넓혀 가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이 국제적 비난을 사고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스웨덴, 스페인, 영국,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들의 의회에서 잇달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결의안이 통과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평화와 공존 대신 영토를 탐한다면 용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역사학자 이자크 라이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쪽에서 보자면 헤브론의 경험을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브론은 1967년 전쟁으로 이스라엘 손에 들어갔다 1997년 협상 끝에 다시 팔레스타인 쪽으로 넘어간 지역이다. 그런데 1967년만 해도 인구의 5%에 불과하던 유대인이 1997년에는 50%를 차지하게 됐다. 처음엔 허름한 예배당을 지어 놓고 기도만 하겠다더니 이렇게 몰려들기 시작한 이들이 정착민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힘깨나 쓴다는 국가들이 한가롭게 결의안이나 통과시키고 있을 동안 이스라엘이 정착민을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면 팔레스타인 사람만 거주하던 동예루살렘도 헤브론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런 불신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이미 전례가 있다. 이스라엘 총리를 지낸 아리엘 샤론이 숱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2000년 9월 28일 알아크사 사원 방문을 강행했다. 스스로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러 왔다”고 주장했으나 1000명의 무장병력이 그를 경호해야 했고, 신성한 사원에는 돌멩이와 고무총탄이 날아다녔다. 그리고 5000여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2차 인티파다가 시작됐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일본史 고교 필수과목 추진

    일본 문부과학성이 일본사를 고등학교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이후 보수·우익세력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교육 우경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니와 히데키 문부성 부대신은 이날 일본사의 고교 필수과목화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영어교육의 충실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마련해 중앙교육심의회에 자문했다. 일본은 1989년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하면서 고교에서 세계사는 필수과목, 일본사는 선택과목으로 지정했다. ‘국제화에 발맞춘다’는 취지였지만 현재 일본 고교생 중 30~40%가 일본사를 공부하지 않은 채 졸업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데서 보듯 교육 현장에서 일본사 학습을 경시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베 총리는 2012년 집권 이후 보수·우익세력이 ‘자학사관’이라며 비판하는 교육을 바꾸겠다는 ‘교육 재생’을 강력히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이어 4월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 독도를 자국 영토로 기술하도록 하는 등 역사·영토교육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문부성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어교육을 시작해 5학년부터 정식 교과목으로 지정하고, 중학교에서는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는 영어수업을 기본으로 하며, 고등학교 영어수업은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개정안에 담았다. 중앙교육심의회는 2년간 심의를 거쳐 2016년에 문부과학성에 답신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이 원안대로 심의를 통과할 경우 초등학교는 2020년, 중학교는 2021년, 고등학교는 2022년에 각각 시행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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