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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오승환 250S ‘구원의 新’

    [프로야구] 오승환 250S ‘구원의 新’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이 사상 첫 250세이브 고지에 우뚝 섰다. KIA는 파죽의 5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오승환은 7일 대구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NC와의 경기에 3-2로 앞선 8회 2사 1, 2루 상황에 등판해 1과 3분의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이로써 오승환은 통산 398번째 등판 만에 첫 250세이브(24승12패·30세8개월23일) 고지를 밟았다. 오승환은 데뷔 첫해인 2005년 4월 27일 대구 LG전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한 뒤 2007년 9월 18일 광주 KIA전에서 최소(180) 경기 100세이브, 2011년 8월 12일 대구 KIA전에서 최연소(29세28일), 최소(334) 경기로 200세이브 고지에 섰다. 2006년과 2011년 한 시즌 아시아 최다인 47세이브를 거둔 그는 2011년 7월 5일 문학 SK전부터 지난해 4월 22일 청주 한화전까지 28경기 연속 세이브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7월 1일 대구 넥센전에서는 통산 228세이브로 김용수(전 LG)의 개인통산 최다 세이브를 갈아 치웠고 2006~08년과 2011~12년 등 통산 다섯 차례나 구원왕으로 등극했다. 오승환은 “시즌 첫 세이브가 250세이브가 돼 기분 좋다. 300세이브도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이 4-2로 이겨 2연승을 내달렸고 막내 NC는 개막 5연패에 빠졌다. 김병현(넥센)은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2안타 4볼넷 3실점으로 역투, 2연승을 내달렸다. 앞서 KIA전에 제구력 불안을 드러냈던 김병현은 이날 6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 없이 볼넷 2개만 내주며 한화 타선을 완전히 잠재웠다. 하지만 5-0으로 앞선 7회 말 선두타자 김태완의 우익수 뜬공이 실책성 안타로 처리되면서 흔들려 만루를 자초했고 오선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한 뒤 마운드를 이정훈에게 넘겼다. 이후 이정훈이 최진행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지만 한현희-손승락(5세이브째)이 김병현의 승리를 지켰다. 넥센은 5-3으로 이겨 롯데와 공동 2위로 올라섰고 한화는 개막 7연패의 수렁에서 허덕였다. 시즌 개막 최다 연패는 2003년 롯데의 12연패. KIA는 사직에서 롯데를 3-1로 눌렀다. KIA는 5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올랐고 롯데는 2연패를 당했다. KIA 선발 서재응은 5이닝 4볼넷 무실점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 서울 맞수가 격돌한 잠실에서는 두산이 4-4로 맞선 연장 11회 2사 3루에서 상대 유격수 오지환의 1루 송구 실책 덕에 LG를 5-4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프로야구] 악!KIA 김주찬 1회 초 왼손목 골절상…오!KIA 임준섭 데뷔전서 6이닝 무실점

    [프로야구] 악!KIA 김주찬 1회 초 왼손목 골절상…오!KIA 임준섭 데뷔전서 6이닝 무실점

    프로야구 KIA가 대형 악재를 만났다. 자유계약선수(FA)로 시즌 초반 맹활약한 김주찬이 부상으로 최소 6주간 결장하게 됐다. 김주찬은 3일 대전 한화전에서 2번 타자로 출전해 1회 초 첫 타석 볼카운트 2볼에서 상대 선발 유창식의 3구에 왼쪽 손을 맞고 쓰러졌다. 통증을 호소하며 엎드린 채 한동안 움직이지 못한 김주찬은 의무 트레이너의 점검 이후 자리를 털고 일어나 1루로 걸어 나갔다. 김주찬은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이범호의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안타에 힘입어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선동열 감독은 곧바로 김주찬을 교체하고 을지대학병원으로 보내 정밀검진을 받게 했다. 검사 결과는 왼손목 골절상. 4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KIA는 김주찬의 재활에 최소 6주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개막 후 3경기에서 12타수 6안타 7타점 4도루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타선을 이끈 김주찬의 장기 공백이 불가피해지면서 선 감독의 시름이 깊어지게 됐다. 그러나 이날 KIA는 장단 16안타를 터뜨리며 한화를 12-1로 제압하고 2연승을 달렸다. 특히 프로 데뷔전을 치른 선발 임준섭의 호투가 돋보였다. 부산 경성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6번(전체 15번)으로 KIA에 지명된 임준섭은 입단 직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내내 재활을 했다. 이날 6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꽁꽁 틀어막은 임준섭은 데뷔 첫 경기에서 선발승을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한화는 9회 말 1점을 내 간신히 영봉패를 면했지만 4연패 늪에 빠졌다. 마산에서는 롯데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NC를 3-2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NC 김태군은 5회 말 1사 3루에서 1타점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 팀의 1군 데뷔 14이닝 만에 첫 타점을 올린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NC는 1-2로 뒤진 9회말 무사 2루에서 이호준의 1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권희동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이현곤이 희생플라이를 올려 그대로 경기를 끝내는가 했지만 3루에 있던 대주자 박헌욱이 홈에서 아웃되면서 역전승 기회를 날렸다. 결국 NC는 연장 10회 초 손아섭과 전준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역전패를 당했다. 잠실에서는 SK가 두산을 4-1로 꺾고 두산의 4연승을 저지하는 한편 3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LG는 목동에서 넥센을 14-8로 대파하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MLB] 선배의 모범

    ‘추추 트레인’이 개막전부터 멀티 히트에 팀의 유일한 득점을 뽑아냈다. 추신수(31·신시내티 레즈)는 2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에인절스와의 개막전에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상대 선발은 지난해 정규리그 20승을 올린 제러드 위버. 1회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추신수는 0-1로 뒤진 3회 선두타자로 나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2루타를 날렸다. 다음 타자 브랜든 필립스의 유격수 땅볼 때 3루까지 뛴 뒤 위버의 폭투를 틈타 홈으로 파고들었다.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홈플레이트를 커버한 위버가 정확한 태그를 하지 못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추신수는 8회 무사 1루에서도 상대 두 번째 투수 개럿 리처드의 공을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나 득점에는 실패했다. 신시내티는 연장 13회 크리스 이아네타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1-3으로 졌다. 막강 타선으로 평가받는 신시내티는 이날 3안타에 그쳤는데 추신수가 2개를 때려 냈다. 올 시즌 우익수에서 중견수로 보직을 변경한 추신수는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연장 12회 초 1사 상황에서 피터 보저스의 큼지막한 타구를 뒤늦게 쫓아가다 가운데 담장을 맞히는 3루타를 허용했다. 공이 높이 떴기 때문에 잘 쫓아갔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었으나 초반 스타트가 느렸고 펜스를 의식하면서 적극적인 수비를 펼치지 못했다. 다행히 상대 후속 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나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일본프로야구] 이대호 4경기 연속 안타

    [일본프로야구] 이대호 4경기 연속 안타

    이대호(31·오릭스)가 개막 4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이대호는 2일 미야기현 센다이시 클리넥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라쿠텐과의 일본프로야구 경기에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412((17타수 7안타)로 조금 떨어졌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다나카 마사히로의 초구를 공략했지만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다시 초구를 때려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후속 발디리스의 우전 안타에 발빠르게 3루까지 간 이대호는 고토 미쓰타카의 땅볼 때 홈을 파고들다 아웃됐다. 이대호는 6회 2사 1루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가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된 뒤 8회에도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대호는 8회 말 수비에서 시마다 다쿠야와 교체됐고 팀은 2-8로 져 시즌 3패(1승)의 부진에 빠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日, 대지진 후 보수 가속화… 교육 개입 거세질 것”

    “현재 상황은 1980년 나카소네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검정교과서에서 ‘침략’을 ‘진출’로 수정하던 때와 비슷하다. 일본은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 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 동북아역사재단의 서종진 연구위원은 27일 ‘2013년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진단하다’는 긴급 학술회의에서 전날 발표된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의 의미와 문제점을 지적한 뒤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의 보수화가 가속화하고 보수 성향의 자민당과 정치인이 전면에 등장해 ‘교육재생’이란 핑계로 정치의 교육 개입이 더욱 거세질 것을 우려”했다. 그는 “일본 교과서 검정제도의 변화로 독도 관련 기술이 강화되고 편협한 역사관을 가진 우익보수단체가 발간하는 교과서의 채택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수 연구위원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고유 영토론을 반박하고,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것을 외국인에게 잘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사상가 요시다 쇼인이 1858년 메이지 유신의 핵심 인물인 기도 다카요시에게 보낸 편지에서 ‘조선, 만주를 지배하려면 죽도(울릉도)는 제일의 대기실’이라고 썼다”고 소개하며 “당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대륙 진출을 향한 야욕이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일본의 독도 교육은 근현대사 위주로 진행된다”면서 “신라의 이사부가 울릉도를 정복한 뒤로 독도는 한국의 국토였다는 내용의 전근대와 1905년 독도가 침탈되고 간도협약이 체결됐다는 근대를 중심으로 독도 교육을 하는 한국에서 일본의 주장을 격파할 만한 체계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현주 연구위원은 ‘학습지도요령 개정 후의 일본군 위안부 서술’이란 주제에서 “일본에 대한 공습, 오키나와 전투, 원폭 투하 등을 구체적으로 열거한 반면 일본군 위안부 등 아시아의 피해를 구체적으로 서술하지 않아 일본 학생들이 일본이 끼친 해악에 대해 자세히 배울 기회가 줄어든다”고 우려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아베 ‘교과서 우경화’ 가속… 더 얼어붙는 한·일 관계

    아베 ‘교과서 우경화’ 가속… 더 얼어붙는 한·일 관계

    일본 문부과학성이 26일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외교 관계가 더욱 냉각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 발표 직후 구라이 다카시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다. 일본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이어 이번 검정을 통과한 고교 새 교과서에서도 독도 영유권에 대한 기술을 늘렸다.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담은 고교 사회과 교과서는 검정을 신청한 21종 가운데 기존 12종에서 15종으로 3개 늘어났다. 지난해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합치면 60종의 고교 사회과 교과서 가운데 절반이 넘는 37종이 독도 영유권에 대해 기술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일본 교과서에 독도 기술이 늘어난 것은 아베 신조 총리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1기 총리 재임 시인 2006년 애국심 교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교육기본법을 개정했다. 일본 정부는 2008년과 2009년 이 법률에 근거해 초중고교의 학습 지도 요령과 해설서를 잇달아 내놓았고 교과서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는 출판사가 해마다 늘어났다. 올해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들은 지난해 메이세이샤 교과서에 표기된 ‘불법 점거’ 등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한국이 독도를 ‘일방적으로 점거하고 있다’라든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나 국제사법재판소(ICJ) 등을 통한 해결’ 등의 새 표현이 등장했다.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해서는 역사(일본사, 세계사) 교과서 12종 가운데 9종이 내용을 게재했다. 위안부 동원에 대한 일본군의 책임을 비교적 분명히 하고 사죄와 배상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암시적으로 시사하는 기술이 증가하는 등 일부 내용이 개선된 점이 눈에 띈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시상식 장면 사진을 싣고 일장기 말살 사건을 기술하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식민지 지배의 실태와 문제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기술한 점도 특징이다. 또 창씨개명 설명을 추가하고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상세하게 기술하는 등의 변화 양상도 엿보인다. 후소샤 등 일본 내 보수 우익 출판사들이 이번 검정에 포함되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 교과서는 태평양전쟁 말기 강제 징용·징병에 대한 내용을 삭제하는 등 여전히 역사 인식의 문제점을 노출했다. 외교부는 이번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에 대해 ‘역사 인식의 진전과 후퇴’가 모두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데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는 독도 문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면서 “일본 내 양심적인 민간 단체와 공조해 왜곡 교과서가 채택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국내학계에서 일본 교과서 검정 내용에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 동북아역사재단이 27일 오후 긴급 학술회의를 열어 일본 교과서 검정 결과의 의미와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서종진 연구위원은 일본 교과서와 최근 일본의 교육개혁과 관련해 분석한다. 윤유숙 연구위원은 1945년 패전 이후 일본 교과서의 독도 기술 추이를 살펴보고 독도 기술에서 ‘고유 영토론’이 부각되는 것을 집중 분석한다. 김영수 연구위원은 한국과 일본의 초·중등학교 역사교과서 독도 기술의 차이점을, 서현주 연구위원은 일본군 ‘위안부’ 기술의 변화를 추적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350년 지배당한 도미니카의 ‘WBC 도미네이션’

    ‘도미네이션’(Domi-nation)이라고 했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첫 8전 전승으로 처음 세계 챔피언에 오른 도미니카공화국(이하 ‘도미니카나’)은 글자 그대로 대회를 지배했다. 도미니카나는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결승에서 1회 에드윈 엔카르나시온(토론토)의 2타점 2루타와 상대 타선을 3안타로 틀어막은 철벽 마운드를 앞세워 3-0으로 이겼다. 수도 산토도밍고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뒤 처음 세운 도시로 유명하다. 350여년 동안 스페인 지배를 받다 1844년 독립했다. 이 나라의 우승은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영속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도 찾을 수 있다. 도미니카나는 1회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선두 타자 호세 레예스(토론토)가 우측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에릭 아이바르(LA다저스)의 희생번트, 로빈손 카노(뉴욕 양키스)의 고의 볼넷으로 1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엔카르나시온은 중견수 쪽 2루타를 터뜨려 주자들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도미니카나는 5회 말 2사 2루에서 아이바르의 우익수 쪽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푸에르토리코로선 2루수 카를로스 리베라가 1사 1루 상황에 레예스의 내야 땅볼 때 1루 주자를 먼저 잡을 수 있었는데도 타자만 아웃시킨 게 뼈아팠다. 도미니카나는 선발 사무엘 데두노(미네소타)가 5회까지 삼진 5개를 곁들여 2안타 볼넷 셋으로 실점 없이 막아낸 뒤 6회부터는 옥타비오 도텔(디트로이트)이 이어 던졌다. 도텔은 7회 선두타자 마이크 아빌레스(클리블랜드)에게 중전안타, 알렉스 리오스(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 2루를 만들고 물러났다. 하지만 구원 등판한 페드로 스트롭(볼티모어)이 리베라와 대타 페드로 발데스를 잇따라 삼진으로 솎아낸 뒤 헤수스 펠리시아노를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 큰 불을 껐다. 그 뒤 산티아고 카시야(샌프란시스코), 페르난도 로드니(탬파베이)가 1이닝씩 나눠 던지며 승리를 지켜냈다. 토니 페냐 감독은 “이곳에 와서 우승 트로피를 갖고 돌아가고 싶었는데 목표를 이뤘다”고 말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8경기 타율 .469에 2홈런 6타점 6득점을 기록한 카노가 뽑혔다. 2006년 1회, 2009년 2회 대회 모두 2라운드(8강)에 머문 푸에르토리코는 처음 오른 준결에서 3연패를 노리던 일본까지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여섯 차례나 선두 타자가 살아 나갔으나 단 한 번도 홈을 밟지 못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방향 없는 당신의 독주, 공동체는 바스러지네요

    방향 없는 당신의 독주, 공동체는 바스러지네요

    지난해 ‘피로사회’로 독자들을 흥분시켰던 철학자 한병철 독일베를린예술대 교수가 ‘시간의 향기’(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로 돌아왔다. ‘피로사회’처럼 ‘시간의 향기’ 역시 180여쪽의 짧은 글이라 책이 얇다. 판형도 작아 척 보면 시집 같다. 그럼에도 서술의 밀도가 워낙 촘촘하고 자신감 넘치는 문장들이 이어져 있다 보니 책은 상상 이상으로 묵직하다. 하이데거, 니체, 리오타르, 부르디외, 헤겔, 마르크스 등의 거장을 철저하게 쌍따옴표로 옭아매서 한 구절 한 구절씩 줄줄이 호출해 냈다. 바이러스 시대에서 신경증 시대로의 전환을 피로사회라는 키워드로 분석해 냈던 한병철이 이번에 들려주는 이야기는 시간이다. 신화의 시간은 그 굽은 등을 펴면서 역사의 시간이 됐고, 역사의 시간이 계몽주의의 세례를 받으면서 활기찬 발걸음을 옮기는 진보적 역사관으로 탈바꿈했다. 나는 해낼 수 있다는 자기 긍정의 구호로 가득한 피로사회는 그 이름에서 느껴지는 노곤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의 외침 소리, 발걸음 소리, 옷깃 스치는 소리가 가득한 요란한 사회다. ‘활동적인 삶’이 지배하는 사회다. 이런 사회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압도적인 느낌은 “시간의 가속화”다. 허둥지둥하며 살다 문득 뒤돌아 보니 해 놓은 것 없이 세월만 갔더라, 하는 게 시간의 가속화다. 슬로 푸드, 느림의 미학, 느리게 살자, 이런 말들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한병철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문제라고 못 박는다. 방향이 문제일 때 가속화란 성립하지 않는다. “가속화란 방향성 있는 궤도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방향이 없는 까닭에 가속화라 말할 수조차 없”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시간의 가속화를 말할까. 방향 없이 이리저리 내몰리기 때문이다. “삶을 충만하게 해 줄 어떤 이야기도, 의미를 만들어 주는 전체도 없”는 세상에서 “하나의 가능성에서 다른 가능성으로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초초한 불안”인데 그것을 가속화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연대를 부식시킨다. “사건들은 이야기되기보다 나열된다. 사건들은 자체 정합적인 그림으로 응축되지 않는다. 이처럼 서사적 종합을 이룰 수 없다는 것, 이는 또한 시간적 종합을 이룰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거니와 여기서 동일성의 위기가 발생한다.” 가장 단적인 예가 역사를 대하는 한·일 양국 우익들의 태도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증거 없다고 얼버무리고, 이미 버젓이 교과서에 오른 5·16 쿠데타에 대해 공부가 부족하다느니 역사의 평가에 맡긴다는 등의 소리만 늘어놓는다. 역사라는 서사적 종합을 부정하다 보니 동일성의 위기, 즉 정신분열이나 기억상실증 증세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투게더’(리처드 세넷 지음, 김병화 옮김, 현암사 펴냄)를 봐도 그렇다. 세넷은 1960년대 미국의 신좌파가 주창했던 모든 것으로부터의 해방은, 그 바탕에 억압이 없어졌을 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욕망이 깔려 있다고 봤다. 그게 어떤 결과를 낳았던가. 신자유주의와 맞물려 자기 착취의 논리로 악몽처럼 현실화됐다. 피로사회 논의와 겹치는 부분이다. 세넷이 모색하는 대안은 다시 공동체의 가능성이다. 개개인이 온전한 하나의 개별적 우주라 믿는 현대인들이 어떻게 공동체를 이룰 것인가. 세넷의 입에서 나오는 표현은 연대를 넘어선 협력, 헌신, 소명 같은 단어다. 좌파의 입에서 지극히 우파적인 종교의 단어가 나오는 것이다. 한병철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시간의 가속화 현상은 허구이기 때문에 단순히 느리게 살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해법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색적 삶’을 내세운다. “인간의 행동이 모든 사색적인 차원을 상실함으로써 단순한 활동과 노동으로 추락”했다. 멈춰서 생각을 해야 한다. 단 홀로 생각하는 것은 우울증만 더한다. 함께 나눠야 한다. 그래서 그렇게 창조해 낸 시간은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남을 위해 내어주는 시간”이어야 한다. 그걸 일러 “연대를 뛰어넘어 더 진하고 견고한 그 무엇”이라 했다. ‘피로사회’에서 쓴 표현을 빌리자면 ‘형제애’다. “잘 읽히는, 폭력 없는 인문학을 넘어서 언어의 폭력으로 기존 사고의 틀을 깨고 싶은”, “힐링보다 킬링을 하는”, “자기 착취보다는 분노하라고 말하고 싶은”, “인문학의 정치화”를 꿈꾼다는 한병철이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내놓은 대답인데, 그 대답은 지극히 종교적이다. 한국도 이제 사회적 유대를 찾아보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면? 앞으로 더더욱 자잘하게 부서질 수밖에 없는 사회라면? 그렇다면 사회적 유대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협력, 헌신, 소명, 형제애? 서구사회는 ‘기독교 공동체’라는, 밉건 곱건 간에 오래된 미래라도 겪었다지만 급성장에 바빠 아무런 역사적 경험을 쌓지 못한 한국 사회는? 1만 2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日 우경화 리스크 커… 헌법개정 어려울 것”

    “日 우경화 리스크 커… 헌법개정 어려울 것”

    “앞으로도 낳아 준 부모인 한국과 길러 준 부모인 일본이 싸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재일교포 2세 최초로 도쿄대 정교수가 된 강상중(62) 교수가 6일 오후 도쿄대에서 퇴임 강연을 했다. 강 교수는 15년 동안 재직한 도쿄대를 퇴임하고 다음 달부터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아게오시에 있는 기독교계 미션스쿨 세이가쿠인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다. 교수와 재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강의에서 강 교수는 “한국은 동북아시아 국가를 연결하는 허브(중심축)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남북한이 분단 내셔널리즘이 아닌 열린 내셔널리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정권 등장 이후의 일본 사회와 관련해 “우경화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많지만 일본 국민들 자체가 우경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정권의 전망에 대해서도 “아베 노믹스로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는데 1년 정도 지켜봐야 한다”며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이후에 아베 정권의 색깔이 확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민당과 일본 유신회 등 우익 정당들이 추진하고 있는 헌법 개정과 관련해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면 그런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만 일본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헌법 개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교수는 마지막 강연에 앞서 가진 한국특파원단과의 기자간담회에서 “도쿄대는 일본 최고 대학이지만 여기서는 내 신분이 공무원이어서 발언에 제약도 있고, 어려운 면이 있다”며 “좀 더 자유롭게 발언하고 활동하고 싶어 학교를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1950년 일본에서 태어난 강 교수는 도쿄대 사회정보연구소와 정보학환 교수, 현대한국연구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활발한 저술 활동과 TV 출연, 신문 기고 등을 통해 대중적 인기와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지식인이다. ‘강사마’ 열풍을 낳은 베스트셀러 ‘고민하는 힘’은 100만부 이상 팔렸다. 와세다 대학 시절 ‘한국문화연구회’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나가노 데쓰오라는 일본명을 버리고 강상중이란 한국 이름을 쓰기 시작해 주목을 받았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WBC] 잡았다 호주, 잡는다 타이완

    [WBC] 잡았다 호주, 잡는다 타이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2라운드 진출의 중대 교두보를 확보했다. 한국은 4일 타이완 타이중의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벌어진 제3회 WBC 1라운드 B조 두 번째 경기에서 송승준(롯데)의 역투와 김현수(두산)의 2타점 적시타 등 장단 11안타를 앞세워 호주를 6-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당한 패배의 충격을 딛고 일본 도쿄에서 펼쳐지는 2라운드(8강) 진출 희망을 살려냈다. 한국은 2승의 타이완에 이어 네덜란드와 1승 1패를 기록했고, 호주는 2패로 탈락 위기에 놓였다. 한국은 5일 오후 8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조 선두 타이완과 벼랑 끝 사투를 벌인다. 타이완전에 앞서 열리는 호주-네덜란드 경기에서 2패의 호주가 네덜란드를 꺾어 주면 한국은 타이완을 이길 시 무조건 조 1위로 2라운드에 나간다. 하지만 네덜란드가 호주를 제압할 경우 한국은 타이완에 6점 차 이상으로 이겨야만 2라운드 진출을 확정한다. 좌완 장원준(경찰청)이 선발 중책을 맡았다. 1차전과는 달랐다. 국내에서 단기전을 숱하게 치르면서 터득한 필승 공식을 그대로 옮겼다. 선취점을 빨리 얻고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철벽 계투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는 것. 완벽한 성공이었다. “태극마크를 달고 조국에 먹칠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선발 송승준은 ‘명품’ 포크볼을 주무기로 4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솎아내며 2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호주 타선을 틀어막았다. 투구 수 69개. 이어 박희수(5회·SK)-노경은(6회·두산)-정대현(7회·롯데)-손승락(8회·넥센)-오승환(9회·삼성)이 나서 영봉승을 합작했다. 이승엽(삼성)은 2루타 2개 등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공격의 선봉에 섰고 이대호(오릭스)는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1회 1사 1루 이승엽의 우중간 2루타와 이대호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에서 김현수의 좌전 적시타로 귀중한 선취 2점을 뽑았다. 최정(SK)의 몸에 맞는 공으로 계속된 만루. 손아섭(롯데)의 3루 땅볼이 병살을 비켜 가면서 3점째로 이어졌다. 한국은 1회 말 심판의 석연치 않은 보크와 볼넷 판정으로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저스틴 휴버의 빨랫줄 타구를 3루수 최정이 잡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5회 마운드를 넘겨받은 박희수는 1사 1, 2루에 몰렸지만 미치 데닝을 우익수 뜬공, 루크 휴즈를 삼진으로 깔끔하게 돌려세웠다. 추가 득점이 나온 건 7회. 2사 3루 이대호가 상대 4번째 투수 셰인 린제이를 좌전 안타로 두들겨 5점째를 빼냈다. 8회 2사 만루의 기회를 놓친 한국은 9회 이승엽, 이대호의 연속 안타 뒤 1사 1, 3루에서 최정의 내야 땅볼 때 이승엽이 홈을 밟아 6점째를 올렸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독도문제 끈질기게 대응할 것” 日외상 또 의회서 영유권 주장

    “독도문제 끈질기게 대응할 것” 日외상 또 의회서 영유권 주장

    일본 외무상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의회 외교연설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다. 집단적 자위권의 범위도 확대 해석하는 등 우익 정책 실현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28일 외교연설에서 한국에 대해 “미래 지향적이고, 중층적이고 보다 강고한 관계를 구축할 것을 호소한다”며 “독도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하지는 않겠지만 끈질기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외무상의 발언은 지난 22일 시마네현이 주최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에 정부 관료를 파견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독도 영유권에 대한 아베 신조 정권의 입장을 확고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민주당 정권 시절인 지난해 1월 겐바 고이치로 당시 외무상은 1965년 한·일수교 이후 외무상의 의회 외교연설 사상 처음으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다. 그는 당시 독도 문제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국에) 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단호한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일본 신정부의 외무대신이 독도에 관한 부당한 주장을 제기함으로써 독도 영유권 훼손을 기도한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의 영토”라면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훼손 기도는 독도가 일본 제국주의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희생된 최초의 우리 영토란 역사적 사실을 상기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독도 영유권을 훼손하려는 일본의 어떠한 기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日 동북아 상생 위한 지혜와 용기 필요하다

    3·1운동 94돌의 아침이다. 한반도를 침탈한 일제에 맞서 분연히 일어나 한민족의 기개를 떨친 날이건만 이 아침을 맞는 우리의 마음은 결코 흔쾌하거나 명징할 수 없다. 굴곡진 역사의 증인이자 피해자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보상을 받지 못한 채 오늘도 한 분 두 분 생을 마감하고 있기 때문이며,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 우익보수 진영의 목소리가 날로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고, 후대에게조차 그릇된 역사를 가르치는 일본 중등교과서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1945년 광복 이후 68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에선 11명의 대통령이, 일본에선 42대 스즈키 간타로 이후 현 96대 아베 신조까지 54명의 총리가 나와 한·일 양국의 미래를 모색해 왔지만 주름진 두 나라의 관계는 좀처럼 펴질 줄 모르는 상황이다. 아니 일본의 장기불황과 이에 따른 우경화, 그리고 이에 편승한 일본 정치권의 소아적 행태로 인해 한·일 관계는 날로 뒷걸음질치고 있고, 양국민의 감정 또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패전국과 신생국으로 출발한 두 나라는 불과 70년도 안 돼 세계 3위와 15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그럼에도 지금껏 과거사의 매듭을 풀지 못해 공동번영과 상생의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을 필두로 지구촌 거의 모든 대륙에서 경제공동체가 꾸려지고 있건만 유독 동북아만은 해묵은 영토분쟁으로 군사 충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부끄러운 과거사를 깡그리 망각한 일본의 행태 때문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3·1절을 하루 앞둔 어제만 해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독도 문제에 대해 “하루 저녁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끈질기게 대응할 것”이라고 몽매한 주장을 되풀이했다. 박근혜 정부와 중국의 시진핑 체제, 일본의 아베 내각이 새롭게 출발하는 올해는 동북아의 향후 안보지형을 가를 중차대한 분수령이다. 북한의 핵전력이 현실적 위기로 등장한 시점에서 한·중·일 3국의 안보 협력과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은 비단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 있어서도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사항이다. 아베 내각의 지혜와 용기가 절실하다. 독도를 제멋대로 다케시마라 칭하고, 이를 기념하는 행사에 정부 고위 관료를 보내 우경화한 민심에 부화뇌동하는 한 한·일 관계는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일본은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한국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고 한·일 관계 정상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일본내 양식있는 목소리에 일본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3월이면 고개를 드는 역사교과서 왜곡부터 삼가기 바란다.
  • 장관·장관후보자에 별도 보고 ‘혼선’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일부 부처는 장관과 장관 후보자에게 별도로 업무보고를 하는 등 국정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기능 이관 문제가 매듭되지 않은 방송통신위원회는 직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주요 실·국 가운데 어느 곳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겨갈 지 확정되지 않아, 직원들 사이에서는 재조정될 업무 범위를 놓고 설왕설래만 이어지고 있다. 한 방통위 직원은 “공중에 붕 떠 있는 기분”이라며 “누가 어떻게 옮겨가는지를 놓고 직원들 사이에서 추측이 난무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방통위는 최근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확보를 위해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담당 임원을 불러 “보조금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말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방통위와 미래부의 통신관련 업무 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는 윤병세 장관 후보자의 임명이 늦어지면서 김성환 현 장관 및 윤 후보자 양쪽에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외교부의 업무 특성상 북핵 등 외교 현안은 영속성을 갖기 때문에 업무 공백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12월 과장 인사 후 본부 내 후속 인사가 지연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팽배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새 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퇴임이 확정된 장관이 남아 있는 어정쩡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는 없고, 현안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에서 정부조직법개정안이 먼저 통과될 경우 일시적으로 사령탑 공백기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통상 기능이 이관되면서 외교부로 환원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김성환 현 외교통상부 장관의 법적 근거가 사라져 후임 장관 임명 여부에 상관없이 곧바로 퇴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일부도 일일 업무보고를 류우익 통일부 장관과 류길재 후보자 두 사람에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통일부는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 지연에 따른 국정공백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개성공단을 제외한 교류협력이 실질적으로 단절되면서 당장 추진해야 할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김병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실시 여부조차 불투명해지면서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업무 분담이 명확한 부처의 특성상 대북 경계태세 등 당장의 안보현안을 관리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차기 장관이 북한의 핵·미사일 억제전략과 국방개혁 등 향후 5년간 새 정부의 중장기적 사업 청사진을 마련해야하는 만큼 수장 교체의 지연에 따른 시간 손실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안보부처의 특성상 정부조직법개정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작전 등 군령에 관한 사항은 정승조 합참의장이 주관하는 만큼 군의 대비태세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장관 교체가 늦어지면 그만큼 새 일을 시작하기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안전행정부로 이름이 바뀌는 행정안전부에서도 최소한의 통상적 업무만 이루어지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업무는 새 장관이 오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전 등 새 정부가 강조한 국정과제들은 신임 장관이 와야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부처종합·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 [WBC] 살아있네 ‘대호포’… 살아났네 ‘장타 본능’

    [WBC] 살아있네 ‘대호포’… 살아났네 ‘장타 본능’

    이대호가 마침내 폭발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주포 이대호는 24일 타이완 도류구장에서 벌어진 제9구단 NC 다이노스와의 네 번째 연습 경기에 1루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연타석 대포를 뿜어냈다. 이대호는 0-0이던 4회 선두타자 이승엽의 좌전 안타로 맞은 무사 1루에서 두 번째 투수 노성호의 초구 직구를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6회 1사 후에는 이형범의 바깥쪽 커브를 다시 좌월 1점포로 연결해 연타석 아치를 그려냈다. 앞선 세 차례 연습 경기 11타수에서 단 1안타에 그치며 타격감을 좀처럼 찾지 못했던 이대호는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며 마음고생도 덜었다. 대표팀은 9회 강민호의 적시타 등 장단 13안타를 엮어 4-1로 승리하며 NC와의 연습 경기를 2승2패로 마쳤다. 이날 이대호가 4타수 2안타 3타점, 이승엽이 4타수 3안타 1득점, 김태균이 3타수 1안타 1볼넷, 김현수가 4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표팀 타선이 역대 최강”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거포 1루수 자원이 넘쳐나 행복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1라운드를 치를 타이완에 도착한 이후 이승엽-이대호-김태균의 중심 타선이 살아나지 않았다. “당장은 타격 감각이 무딜 수밖에 없다. 최고의 타자들인 만큼 조만간 타격감을 되찾을 것”이라며 타들어 가는 속을 애써 달랬다. 세 거포는 NC와의 세 번째 연습 경기까지 모두 출전했지만 홈런 없이 11타수 3안타를 합작하는 데 그쳤다. 전날까지 주포 셋이 합작한 타율은 .194(31타수 6안타), 타점은 1밖에 되지 않았다. 이날 선발 등판한 윤석민은 3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두 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로 기대를 부풀렸다. 윤석민은 상대 타자를 힘으로 누르기보다 제구력을 앞세워 맞춰 잡는 모습이었다. 1회 세 타자를 범타로 가볍게 요리한 윤석민은 2회 2사 후 노진혁에게 우선상 2루타를 내줬지만 다음 김동건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3회에는 다소 흔들렸다. 1사 뒤 박으뜸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한 데 이어 3루 도루까지 내줬다. 이어 마낙길의 내야 강습 타구가 이어졌지만 3루수 강정호가 다이빙 캐치로 잡은 뒤 홈에서 박으뜸을 낚아 실점을 면했다. 윤석민은 4회 마운드를 송승준에게 넘겼다. 대표팀은 오는 27일과 28일 오후 8시(한국시간) 각각 타이완 군인올스타, 실업올스타팀과 공식 연습 경기를 치른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소녀상, 매춘부로 합성해 유포 네티즌 “이게 인간이 할 짓인가”

    소녀상, 매춘부로 합성해 유포 네티즌 “이게 인간이 할 짓인가”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매춘부로 묘사한 합성사진이 인터넷 상에 등장해 우리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일본 시마네현이 22일 ‘다케시마(일본의 독도식 표기)의 날’ 행사를 강행하면서 반일 감정은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이 사진은 소녀상의 얼굴에 성인잡지 모델의 몸을 합성한 것이다. 사진 속 소녀상은 담배를 입에 물고 속옷에 돈을 낀 매춘부로 묘사됐다. 특히 소녀상 사진 주위에는 ‘날조’, ‘종군위안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합성사진 주위에는 ‘진실’, 군대를 따라다니던 매춘부라는 뜻의 ‘추군(追軍) 매춘부’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이 사진은 일본의 국수적 성향 누리꾼인 이른바 넷우익(右翼)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일부 친일성향 카페 등을 통해 유포됐다. 사진이 퍼지자 네티즌들은 “이게 인간이 할 짓이냐. 섬나라에서는 모든 게 다 저렇게 보이는가 보다.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이런 조롱을 당한다”며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한편에서는 “문제의 친일 카페 회원이 한국인일 경우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법적 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日‘다케시마의 날’ 사실상 중앙정부 행사로… 韓·日 갈등 고조

    日‘다케시마의 날’ 사실상 중앙정부 행사로… 韓·日 갈등 고조

    일본이 22일 아베 신조 내각의 차관급 고위 당국자를 참석시킨 가운데 이른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기념행사를 강행, 한·일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행사는 지방 정부인 시마네현이 주관했지만 중앙 정부가 시마지리 아이코 해양정책·영토문제 담당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파견, 사실상 중앙 정부 행사로 격상됐다. 시마네현은 2006년부터 해마다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 행사를 열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 대표를 파견한 것은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시마지리 정무관은 인사말에서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주권에 관한 문제”라며 “정부는 물론 현지인을 포함한 국민 전체가 힘을 합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마쓰에시 현민회관에서 열린 행사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청년국장 등 국회의원 19명을 비롯해 정·관계와 극우단체, 현지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미조구치 젠베에 시마네현 지사는 “한국이 다케시마 점거를 기정 사실화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어 정말 유감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마네현 의회는 이날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통해 다케시마 영유권을 조기 확립하고 ▲다케시마의 날을 중앙정부 행사로 승격시키고 ▲교육 과정에서 다케시마를 특별히 부각시켜 달라는 내용의 요망서를 시마지리 정무관에게 전달했다. 행사 과정에서 한국 시민단체와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독도수호전국연대 최재익 회장 등 회원 7명은 이날 오후 1시 10분쯤 다케시마 자료관 근처에서 ‘일본은 독도 침략 행위를 중단하라’며 규탄 결의대회를 가지려다 일본 경찰에 제지당했다. 10여분간 실랑이가 이어지자 경찰은 최 회장 등을 차에 태워 별도 장소로 데려갔다. 독도수호대 김점구 대표도 행사에 참석, 토론 제안서를 제출하려다 우익단체 회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경찰에 의해 격리됐다.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은 아침부터 버스 10여대를 동원, 마쓰에시 전역을 돌며 확성기로 행사를 알렸다. 한편 외교통상부 조태영 대변인은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일본은 ‘독도의 날’ 조례를 즉각 철폐하고,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엄중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대해 대변인 명의로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구라이 다카시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일본 정부에 외교문서를 전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쓰에(시마네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우익단체·정치인 요란… 그들만의 행사

    우익단체·정치인 요란… 그들만의 행사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는 아직 일본 전역에 알려져 있지 않아요. 다케시마가 속해 있는 시마네현 사람들이 행사를 치를 뿐이죠.” 21일 도쿄 오카야마에서 시마네현 중심 도시인 마쓰에로 가는 특급 열차 안에서 만난 다케우치 리리코(34)는 ‘다케시마의 날’이 시마네현 자체 행사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일본인은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낮 12시쯤 도착한 마쓰에역 광장은 썰렁했다. 하루 뒤 이곳에서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열리는 것을 모르는 시민들도 많았다. 아베 신조 정권이 올해 처음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 관료를 파견하기로 공식 발표했지만 정작 행사가 치러지는 마쓰에에서는 열기를 느낄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22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도쿄에서 왔다는 우익단체 회원 40대 여성 두 명이 ‘다케시마는 우리 고유 영토다’ ‘다케시마를 돌려 달라’고 적힌 선전탑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 인근 식당 종업원 기무라 료코(44)는 “지난해까지 마쓰에 시민들조차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잘 알지 못하거나 관심이 없었다”면서 “지난해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 매스컴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한두 명씩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쓰에역에서 1.2㎞ 떨어져 있는 시마네현 제3청사에 마련된 다케시마 자료관을 찾았다. 시마네현은 2005년부터 매년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해 행사를 치르고 있으며, 2007년에는 이 건물 2층에 자료관을 만들었다. 지역 민영방송 ‘산인 주오TV’(TAK)의 와카바시 리사 기자는 “아직 전국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시마네현 지역 케이블TV는 행사를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다케시마 영토권 확립을 위한 시마네현 의원 연맹’ 회장인 하라 시게미쓰 의원은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식 때문에 올해는 정부 행사로 치르지 못하지만 향후 격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료관의 소장 자료 1200점 가운데 400여점이 한국 측 주장을 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동북아역사재단, 독도본부 등이 펴낸 자료와 조선왕조실록 등을 갖춰놓았다. 22일 시마네현 마쓰에 현민회관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일본 정치인과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다. 기념식과 함께 극우성향의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강연 및 대담, 다케시마 기념품 판매 등이 진행된다. 아베 내각은 시마지리 아이코 내각부 정무관을 행사에 파견한다. 2006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에 정무 3역이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자민당의 호소다 히로유키 간사장 대행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청년국장 등 현역 국회의원 18명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일본 측에 행사 취소를 촉구했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시마네현 당국이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주최하고, 중앙정부 관계자가 행사에 참석하는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행사 취소를 요구했다. 마쓰에(일본 시마네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기독교 국가 미국의 타 종교에 대한 ‘아름다운 관용’

    미국 달러화 지폐에는 이런 문구가 들어 있다. ‘우리는 신을 믿는다’(In God We Trust). 재채기를 하면 주위에서 ‘신의 축복을’(God bless you!)을 남발하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선서를 할 때 성경에 손을 얹고 다짐한다. 다시 말해 미국의 정치·사회를 이해하려면, 종교를 빼놓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1년 9·11테러 이후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을 두고 경제적으로 ‘석유전쟁’이라고 하지만, 종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슬람과 기독교의 충돌로 ‘21세기의 십자군 전쟁’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나 홀로 볼링’을 출간해 미국에서 시민사회에 대한 참여 등 공동체적인 삶이 무너지면서 정치적 냉소와 무관심이 사회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한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 로버트 D 퍼트넘이 신간을 내놓았다. 노트르담 대학교 교수이자 미국 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인 데이비드 E 캠벨과 함께 펴낸 ‘아메리칸 그레이스’(American Grace)(정태식·안병진·정종현·이충훈 옮김, 페이퍼로드 펴냄)에서 미국에서의 종교 역할을 분석했다. 5년간 미국인 5700여명을 인터뷰해 내놓은 결과다. 미국은 전체 국민의 75%가 기독교 신자다. 그러나 1990년대 이래 종교가 정치와 강력하게 결합한 양상을 보이면서 정치와 종교에 염증을 느낀 많은 젊은이가 제도화된 종교를 버리고 떠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의 종교가 보수적인 정치인, 공화당과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에 종교를 버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퍼트넘은 진단하고 있다. 물론 그 이전인 1970~1980년대에 세속사회에 대한 반동으로 보수적인 종교 우익이 등장한 것과 연결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의 종교화, 종교의 정치화는 오히려 미국에서 종교의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종교가 없는 이들이 늘어나는 반면 복음주의 같은 보수 종교 세력도 동시에 힘을 키워 가는 것이다. 그러나 온전한 종교인이 줄었다고 해서 미국 내에서 종교 간의 전쟁이나 심각한 갈등이 빚어진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어찌 된 것인가. 겉으로 보기에는 종교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종교 간 결혼이 더 빈번해졌고, 다른 종교에 대한 관용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다른 종교 신도와 깊은 우정을 나눌 때 기부, 자원봉사 등 더 많은 시민공동체 활동을 하게 됐다는 분석했다. 결정적인 것은 목사의 설교나 신앙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를 통해 겪는 사회 경험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기독교가 아닌 타 종교를 믿는 자들도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류 개신교가 79%이고, 가톨릭 신자는 83%까지 올라간다. 보수적 복음주의자들도 절반이 넘는 54%가 타 종교인의 구원을 믿었다. 다만 ‘진보적’인 주류 개신교 지도자들은 50%도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독교 평신도들의 타 종교에 대한 관용성은 놀라운 것이다. 더 긍정적인 변화로 퍼트넘은 “교회에서 정치에 대한 설교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사회는 다양한 종교를 인정하는 사회다. 그러나 선거 때가 되면 교회에서 정치적 설교가 늘어나고,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는 흔적들이 돌출하곤 한다. 대통령의 종교가 개인의 종교 활동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기독교 국가이면서 다른 종교에 관용을 보이는 미국 사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My soul is dark” 김수영 시인 고백에 반해서 그 지독한 주사 다 견뎠지

    “My soul is dark” 김수영 시인 고백에 반해서 그 지독한 주사 다 견뎠지

    “동공은 빛을 잃었고 귀에선 피가 흘렀습니다. 그렁그렁 가래 끓는 소리만이 숨이 붙어 있음을 알려줬습니다.” 1968년 6월 16일, 새벽 5시쯤. 47년의 짧은 생애를 마친 김수영(왼쪽) 시인은 조각처럼 희고 단정한 얼굴로 ‘무’(無)의 세계에 들었다. 선불로 받은 번역료로 친구들과 술판을 벌이고 귀가하던 시인은 서울 마포구 구수동의 인적이 드문 길에서 인도로 뛰어든 버스에 받혀 풀잎처럼 쓰러졌다. 20년 가까이 동고동락했던 김현경(오른쪽·86) 여사는 김수영 시인의 마지막 모습을 이렇게 떠올렸다. 그는 지난 두 달간 구술로 김수영의 삶을 풀어놨다. 원고는 조만간 자전적 에세이 ‘김수영의 연인’(실천문학사 펴냄)으로 빛을 보게 된다. 에세이에는 생전 김수영이 탈고했던 시구 속에 숨은 창작 배경과 일화가 오롯이 담겨 있다. 김수영은 평소 집에서는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말수도 별로 없었다. 그런 그가 술만 취하면 무궁무진한 애교로 웃음을 자아냈다. 장기는 무성영화의 변사 역할, 레퍼토리는 ‘수일과 순애’였다. 하지만 비위가 거슬려 술을 마신 날이면 주사가 심했다. 이혼 얘기가 입에 오르내리고 열흘간 별거까지 했다. ‘당신이 내린 결단이 이렇게 좋군’으로 시작하는 김수영의 시 ‘이혼 취소’는 이런 부부의 삶을 말해 준다. 몸도 돌보지 않고 폭주를 하는 날이면 시인은 자유당과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욕을 퍼붓곤 했다. 4·19 직후 부정 선거에 대한 칼럼 청탁을 받고 동아일보에 원고를 보냈는데, 지면에는 김수영 이름 석자만 있고 휑하니 비어 있었다. 김수영은 “멋있잖아, 이런 게 저항이지”라며 오히려 신이 나 했다고 한다. 김현경은 진명여고 2학년이던 1942년 5월 김수영을 만났다. 만남을 주선한 이는 이종구(1990년 사망)로, 광산을 경영하던 김 여사 부친의 첩의 남동생이었다. 이종구와 김수영은 선린상고 2년 선후배로 일본 도쿄에서 함께 유학한 사이였다. 김 여사는 6살 차이인 김 시인을 ‘아저씨’라 부르며 따랐고, 이후 일본에 유학 중이던 시인과 편지로 사랑을 나눴다. 일제 패망 직전인 1944년 귀국한 김수영은 ‘마이 솔 이즈 다크’란 한마디 영어로 사랑을 고백한다. 1949년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신접살림을 차렸지만 이번엔 6·25전쟁이 둘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김 여사는 부산 피란살이 기간 동안 이종구와 동거한 뒤 김수영과 재결합했다. 이렇게 정착한 곳이 서울 성북동집. 김 여사는 “원래 거부 백낙승의 별장이었는데 내가 그곳에 세를 얻었다”면서 “정원 한쪽에 비가 오면 폭포가 되는 절벽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시 ‘폭포’를 썼다”고 회고했다. 1968년 발표한 절명시 ‘풀’은 그해 5월 29일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무성한 풀들이 바람에 이리저리 나부끼는 모습을 보고 지었다. 김수영의 삶 속엔 현대사의 비극이 담겨 있다. 1950년 8월 인민군에 끌려가 의용군으로 징집된 김수영은 총살 현장에서 구사일생으로 도망쳐 거제 포로수용소에 수용된다. 8남매 중 가장 총명했던 넷째 수경은 의용군에 자원 입대했고, 셋째 수강은 우익단체인 대한청년단 단장을 하다 납북됐다. 여동생 김수연씨 내외도 1969년 KAL기 납북 때 북쪽으로 끌려갔다. 김 여사는 현재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 살며 김수영의 육필 시를 정리하고 있다. 그는 “살아생전 ‘김수영문학관’을 짓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WBC] 류중일의 첫번째 1루수는 이대호

    [WBC] 류중일의 첫번째 1루수는 이대호

    이대호(오릭스)가 대표팀 공수의 핵으로 나선다. 에이스 윤석민(KIA)은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우승에 도전하는 대표팀이 19일 타이완 도류시 도류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첫 평가전에서 0-1로 졌다. 정상 컨디션도 아니고 승패도 중요하지 않지만 투수들은 제 몫을 해낸 반면 타선은 5안타로 다소 무기력했다. 류중일 감독은 20일과 23·24일(모두 오후 2시)까지 네 차례 NC와 평가전을 치른 뒤 27~28일 타이완 군인·실업 올스타와 대결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주전 윤곽이 잡혔다. 오른손 1번 타자를 선호하는 류 감독은 정근우(2루수·SK)를 점찍은 뒤 손아섭(우익수·롯데), 이승엽(지명타자·삼성), 이대호(1루수), 김태균(지명타자·한화), 김현수(좌익수·두산), 최정(3루수·SK), 강민호(포수·롯데), 강정호(유격수·넥센), 전준우(중견수·롯데)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지명타자를 둘 세우고 김경문 NC 감독의 양해를 얻어 10번 타자까지 짜는 파격을 선보이며 이승엽-이대호-김태균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해 눈길을 끈다. 이대호를 일단 주전 1루수와 4번 타자로 못 박고 1루수 후보 2명도 모두 투입해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대호와 정근우, 김현수, 전준우, 이용규(KIA)가 각 1안타를 뽑았지만 손아섭, 이승엽, 김태균 등은 침묵했다. 1회 1사 2루, 2회 2사 1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선발 투수 윤석민은 3회 연속 3안타를 얻어맞고 무사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NC의 클린업트리오 나성범-이호준-모창민을 삼진과 2루수 뜬공,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서재응(KIA)이 2이닝 1안타 무실점, 정대현(롯데)이 1이닝 3탈삼진 무실점, 박희수(SK)가 1이닝 1안타 무실점, 오승환(삼성)이 1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6회 NC는 나성범이 바뀐 투수 손승락(넥센)으로부터 중견수 쪽 2루타를 뽑아낸 뒤 이호준이 우전 안타를 날려 홈으로 불러들였다. 류 감독은 경기 뒤 “가장 우려했던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아진 것 같다”며 “윤석민은 직구가 높게 형성된 점만 빼면 변화구 제구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첫 실전이라 당연히 못 칠 거라고 생각했다”며 “타자들이 변화구 타이밍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타이완 전력분석원들이 심판 교육생이라고 속이고 구장에 들어와 전력을 엿보다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직원들에게 덜미를 잡혔다. 타이완프로야구연맹(CPBL)은 KBO에 메일을 보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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