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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사죄는 없었다

    아베, 사죄는 없었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없었지만 사죄 역시 없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제68주년 패전기념일인 15일 오전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가해와 반성’을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논란을 불러왔다. 아베 총리는 식사를 통해 “역사에 겸허하고 배워야 할 교훈은 깊이 가슴에 새기겠다”고 밝혔지만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토 총리 이후 역대 총리가 8·15 전몰자 추도식에서 표명해온 ‘가해와 반성’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매년 총리의 추도식사에 들어 있던,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부전(不戰)의 맹세’도 빠졌다.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대신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총재특별보좌관을 보내 자민당 총재 명의하에 ‘다마구시’(玉串·물푸레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공물료를 사비로 봉납했다. 하기우다 보좌관은 기자들에게 “전쟁에서 희생된 영령들에게 존숭(尊崇)의 뜻을 갖고 애도를 (대신) 표하고 오늘 참배하지 못한 것을 사죄해 달라”는 아베 총리의 전언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1995년 식민 지배와 침략을 사죄하는 내용의 무라야마담화를 발표한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희생자들의 영령에 부응하기 위해 전쟁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평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문구를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에는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중·참의원 102명이 참배했다. 지난해의 55명보다 무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아베 내각 각료로는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과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담당상, 이나다 도모미 행정개혁담당상이 참배했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 신사에는 참배 시간인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찾아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일본은 침략·범죄 국가가 아니다’, ‘야스쿠니 신사를 국가기관으로 만들어 일왕 참배를 실현하자’ 등의 플래카드를 붙인 채 신사 밖에서 성명서를 나눠주는 우익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편 이날 오전 야스쿠니 신사 앞에서 아베 정권의 우경화 행보에 항의 성명을 발표하려던 이종걸·문병호·이상민 민주당 의원과 이용득 최고위원은 우익들의 거센 항의로 신사에서 2㎞가량 떨어진 곳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인은 물러가라”는 우익들의 거센 항의가 있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이에 대해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에도 일본의 지도급 정치인들과 일부 각료들이 또다시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를 미화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여러 형태로 경의를 표한 것은 이들이 여전히 역사에 눈을 감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매우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역사적 정의와 인류의 양심에 대한 공공연한 도전”이라며 “일본 지도자가 어떤 형식, 어떤 신분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도 그 실질은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15일 ‘아베각료 4인’ 야스쿠니 참배…우경화 치닫는 그들은 누구

    15일 ‘아베각료 4인’ 야스쿠니 참배…우경화 치닫는 그들은 누구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15일은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동북아 긴장이 최고조로 높아지는 날이다. 특히 올해는 일본의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비롯해 중·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자민당 출신 젊은 의원들이 가세해 참배 인원은 예년보다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들의 참배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아베 신조 정권의 각료 참배다. 각료 18명 중 14일 현재까지 참배 의사를 직간접으로 밝힌 각료는 후루야 게이지(61) 납치문제담당상 겸 국가공안위원장, 이나다 도모미(54) 행정개혁담당상, 신도 요시타카(55) 총무상, 다무라 노리히사(49) 후생노동상 등 모두 4명이다. 참배 의사를 밝힌 각료 중 가장 중량감 있는 인사는 후루야다. 자치대신(현 총무상)을 지낸 외삼촌인 후루야 도루의 양자로 입적돼 1990년 그의 선거구를 물려받아 중의원에 처음 당선된 뒤 현재까지 7선의 중진이다. 후루야는 자민당 내에서도 강경파로 분류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일본 정부의 시인과 사과를 요구하며 2007년 미국 하원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에 대해 철회를 요구하는 광고를 워싱턴포스트에 낸 의원 중 한 사람이다. 아베 총리와는 세이케이대학 선후배 사이인 데다 후루야가 아베 총리의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당시 외무장관)의 비서(1984년)를 지내 매우 가깝다. 변호사 출신인 이나다는 일본의 전쟁 책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워왔다. 2006년 우익단체인 ‘일본회의’가 주최한 집회에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저지하려고 하는 망은의 무리에 도덕 교육 등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나다는 2011년 8월 1일 울릉도를 시찰하러 한국에 왔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됐다. 이때 이나다와 동행한 인물이 신도다. 신도는 특히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표명해왔다. 2010년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독도 문제에 대해 공개 질의를 했고, 지난해 8월 18~19일 ‘일본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 연맹’의 이름으로 센카쿠열도를 시찰했다. 신도의 경우 외할아버지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다. 태평양전쟁 당시 이오지마 전투를 지휘하다 전사한 구리바야시 다다미치다. 이 때문에 신도는 지난 4월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 대제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했다. 가장 늦게 참배 의사를 밝힌 다무라는 정치가 집안 출신으로 1996년 고향인 미에현에서 은퇴한 삼촌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중의원에 당선된 6선의 정치인이다. 2002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후생노동성 정무관 등을 지냈고 2006년 제1차 아베 내각에서는 총무 부(副)대신을 맡았다.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가입해있는 다무라는 지난 4월에는 공물을 봉납했다. 다만 네 각료는 공식적으로는 “(신사 참배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어 15일 참배 여부가 주목된다. 야스쿠니 신사 관계자는 “15일에 몇명이 올지 알 수 없지만 국회의원단이 오전 11시쯤 참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함께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사무국 관계자는 “총 회원은 244명인데 해마다 그러했듯 50명 이상은 참배하러 갈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15일에는 55명이, 2011년에는 52명, 2010년 41명이 참배해 최근 3년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들의 숫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꺼져라” 日극우주의자의 난동

    “꺼져라” 日극우주의자의 난동

    제68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집회를 멈춰라”고 외치며 난동을 부린 일본의 한 극우주의자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이 일본인은 “재일한국인을 데려가라”, “스포츠에 정치문제를 섞지마라”, “일한무역을 멈춰라” 등 일본 우익단체의 주장이 적힌 종이를 들고 등장했다. 한편 이날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제1회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기념 1087번째 수요집회가 열렸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1991년 8월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당시 67세, 1997년 별세)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것을 기념해 8월 14일을 위안부 기림일로 정했다. 지난해 12월 위안부 기림일이 제정된 후 첫번째 기림일인 이날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대만·캐나다·필리핀·미국·독일·네덜란드·인도네시아 등 9개국 16개 도시에서 연대집회가 열렸다. 집회가 열린 이날 정오 서울지역 기온은 30도 이상 치솟았지만 일본대사관 앞에는 학생과 시민 등 3000여명(경찰 추산 1300여명)이 모여 발 디딜틈이 없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류현진 12승에 미국언론 “메츠 에이스를 다저스 루키가 눌렀다”

    류현진 12승에 미국언론 “메츠 에이스를 다저스 루키가 눌렀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시즌 12승째을 달성하자 미국 언론이 앞다퉈 류현진의 활약상을 전하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솔로포 1개를 포함, 안타 5개를 맞았지만 추가 실점을 피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특히 이날 류현진의 상대는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는 오른손 강속구 투수 맷 하비였다. 하비는 메츠의 에이스로, 올스타 휴식기 이후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 자책점 0.91이라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이날 다저스 타선에 6이닝 동안 4점을 빼앗기며 시즌 4패(9승)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메츠의 에이스 하비에 대해 많은 말들을 하지만 다저스 루키 류현진은 하비를 상대로 자신도 빼어난 어깨를 가지고 있음을 상기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이 1회 두 번째로 맞이한 메츠의 후안 라가레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으며 메츠 타선을 침묵시켰다”면서 “이 외에 류현진은 4개의 안타만을 더 내줬을 뿐”이라고 류현진을 칭찬했다. AP통신도 “신인 류현진이 하비를 눌렀다”면서 “류현진은 이번 승리로 6연승을 달렸고, 홈구장에서의 성적도 6승 1패로 선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은 ESPN도 인터넷판에서 “가장 위협적인 투수 가운데 두 명이 맞붙은 경기에서 다저스가 승리했다”면서 “홈런 외에 류현진이 맞은 위기는 단 한 차례밖에 없었고, 류현진은 이를 잘 처리했다”고 평했다. 류현진은 4회 1사 후 말론 버드에게 우전 안타, 조시 새틴에게 3루 파울 선상을 떼굴떼굴 굴러가는 내야 안타를 맞고 1,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후속 저스틴 터너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더니 오른손 타자 존 벅에게 바깥쪽 체인지업(129㎞)을 던져 유격수 땅볼로 처리,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중·일 전문가가 본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한·중·일 전문가가 본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15일을 앞두고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겠다는 일본 정치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본과 한국, 중국 등 관련국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문제점과 한·중·일 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진단하기 위해 3국 전문가들을 만나 이들의 의견을 들어 봤다. ■ “강제동원 韓피해자 강제합사 치욕… 합사취소 집단적 대응을” 한·일 관계 전문가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 “전범과 한국인을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참배는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고, 과거 식민지 시대 지배자(일본)·피지배자(한국) 구도를 현재에도 적용하려는 의도입니다.” 한·일 관계 전문가인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신사가 A급 전범들과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합사해 한국에 치욕을 주고 있다면서 피해자 후손들만 법적 대응을 할 게 아니라 집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252명은 2001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합사 철회 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다음은 조 교수와의 일문일답. →야스쿠니신사에 어떻게 한국인이 합사된 건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가족에게 연락도 없이 합사된 경우가 허다하다. 야스쿠니신사는 전범과 강제동원 피해자의 혼을 하나로 합쳐 제사를 지내고 있다. 피해자의 후손들이 합사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있지만 일본 측은 한 번 합사된 혼은 분리할 수 없다는 논리를 들이대고 있다. 후손의 입장에서는 강제동원도 억울한데 그 혼마저 가해자인 전범과 함께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에 갇힌 셈이 됐다. →한국 국적이니 정부가 나서서 요구해도 되지 않나. -야스쿠니신사는 민간 종교시설이기 때문에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 자칫 내정간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악용해 일본 정부도 야스쿠니는 민간 시설이라며 번번이 빠져나가고 있다. →해결 방안은. -야스쿠니신사를 국가 추도시설화하면 방법은 있다. 국가 추도시설로 만들면 헌법과 배치되는 전범들은 야스쿠니신사에서 빠진다. 이념 성향이 없는 ‘무색무취’의 추도시설이 되는 것이다. 일본의 양심세력들이 야스쿠니의 국가 추도시설화를 요구해 왔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법적 대응 방안은. -일본 정치인이 야스쿠니 참배를 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위배된다. 일본 헌법에는 정치·종교 분리 원칙이 규정돼 있는데도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 신사참배가 정교 분리에 위배된다는 비난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일본 자민당이 개헌을 추진 중이다. 공직자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확대한다는 식으로 개편하려는 것 같다. 1980년대만 해도 이런 움직임이 일본 내에서 힘을 받지 못했지만 일본 사회가 우경화되면서 일본 국민들도 신사참배를 한다든지, 학생들에게 기미가요 제창을 강요하는 것에 더 이상 거부감을 갖지 않게 됐다. 대동아 사관의 부활이다. →일본 정치인들이 신사 참배에 집착하는 이유는 뭔가. -‘나는 과거 일본의 빛나는 역사를 승계하는 정치가다.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라는 정치 이념을 선전하고 ‘인증샷’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수 표를 결집시키기 위한 선거 전술인 셈이다. 만약 한 정치인이 ‘총대’를 메고 야스쿠니를 민간 시설에서 국가 추도시설로 바꾸려 한다면 많은 보수 표를 잃을 각오를 하고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전쟁 때 정신적 지주로 삼으려 우경화 집착… 국제적 고립 초래” 중·일 관계 전문가 칭화대 당대국제관계학원 류장융 부원장 “군국주의적 야망을 가진 일본 우익 세력들은 야스쿠니 신사를 향후 전쟁 상황에서 정신적인 지주로 삼으려 한다.” 중·일 관계 전문가인 칭화(淸華)대 당대국제관계학원 류장융(劉江永) 부원장은 12일 “개인 자격이든 공물봉납 방식이든 일본 지도부의 신사 참배는 침략역사에 대한 부정 행위로 한국과 중국, 미국으로부터 일본을 고립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류 부원장과의 일문일답. →일본 각료들이 신사 참배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소 다로 부총리 등 중국이 (신사 참배 여부에) 촉각을 세우는 인사들은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신사에 화환, 공물 등을 보내는 식으로 ‘편법 참배’를 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모든 형태의 참배에 반대하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이 신사 참배에 집착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역사 인식 부재 탓이다. 일본은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이 주변국과 국민에 재앙을 안기고 원폭 투하 등으로 자신에게도 피해를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경화도 문제다. 전쟁을 미화하는 우익 세력은 야스쿠니 신사를 통해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전쟁 상황에서 정신적 지주로 삼으려 한다. →일본 우경화의 원인은. -일본은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지 않아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우익 세력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풍부하다. 여기에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 경기 침체와 중국의 부상 등에 따른 위기감을 토대로 우익 세력이 민족주의를 부추기면서 우경화가 주류가 되고 있다. 우익을 이용해 중국에 대항하려는 일부 국가의 중국 견제 전략도 이를 부채질한다. →우경화의 결과는. -동북아의 평화·안정 위협이다. 우익 세력은 중·일 충돌의 순간만을 고대하고 있다. 아베 내각과 우익 세력은 이미 일본에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개정하려 하면서 평화 발전으로 향하는 자숙의 길을 포기하고 있다. →우경화는 국제적 고립을 초래하는데. -중국을 공격할 수 있고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을 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고립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동맹인 미국이 일본의 과격 행위를 견제할 텐데. -아베 내각은 군국주의 목표를 실현하는 범위 내에서만 미국의 말을 듣고 미국을 이용한다. 미국이 중·일 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문제를 대화의 방식으로 해결하라고 하지만 영토 분쟁이 없다며 대화의 창을 닫고 무력 증강에만 몰두한다. 미·일 관계도 순탄치 않을 것이다. →중국의 해양 진출 전략이 일본의 우경화를 부추기나. -일본이 중국과 우호적인 전략적 호혜 관계를 갖고 싶다면 방위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해양 전략이 일본에 위협으로 작용한다고 상정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이미 2004년 ‘방위계획대강(大綱)’ 개정 때부터 중국을 주요 위협으로 지목했다. 최근에는 댜오위다오가 있는 동해 지역에서의 해상 및 영해 자위대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개정 중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자민당,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려고 야스쿠니 상징성 이용”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 교수 & 우쓰미 아이코 게이센여대 명예교수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인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일왕과 국가를 위해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이들을 신으로 모심으로써 전쟁을 정당화하던 야스쿠니 신사는 표면적으로는 1945년 패전 이후 종교시설로 바뀌었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을 비롯해 일부 일본인에게는 야스쿠니 신사가 아직도 패전 전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 일본의 소장파 지식인 다카하시 데쓰야(57) 도쿄대 교수의 주장이다. 다카하시 교수는 지난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평화의 촛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 행사의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문을 통해 다카하시 교수는 “야스쿠니 신사는 집권 자민당이 일왕을 일본의 원수(元首)로 칭하면서 헌법 9조 개헌을 노리는 것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 9조는 일본의 전력(戰力)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불인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데, 1946년 11월 공포돼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헌법 9조를 고쳐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명시하겠다고 공약했고, 헌법 해석을 고쳐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발표된 자민당의 헌법개정 초안을 보면 일왕을 나라의 제1인자라고 설명했다. 요컨대 주권자인 국민 위에 일왕을 받드는 국가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자민당은 헌법개정 초안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데, 패전 후 평화에 익숙해진 지금의 사회문화에서 전쟁의 목표를 설정한다면 나라의 1인자인 일왕과 그것을 떠받드는 국가로서의 일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자민당이 다시 야스쿠니 신사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이날 다카하시 교수와 함께 패널로 참석한 일본의 시민단체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 공동대표이자 게이센여대 명예교수인 우쓰미 아이코(72) 역시 야스쿠니 신사의 상징성이 가지는 위험성에 대해 경계했다. 우쓰미 교수는 “‘야스쿠니에서 만나자’고 하는 말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병사들에게 포로가 되거나 후퇴함으로써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되지 못하는 불명예스러운 전사를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이었다”면서 “심지어 1941년 12월 진주만 공격에 참가한 한 장교는 동료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군신(軍神)이 되지 못했는데, 이 사람이 46년 귀국해 주변인에게서 받은 편지에는 ‘바로 할복해 세상에 속죄를’이라고 돼 있었다”고 전했다. 우쓰미 교수는 또 야스쿠니 신사를 통해 ‘강한 일본’을 구현하려는 보수 세력에 일침을 가했다. 우쓰미 교수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고통을 맛본 한국인이나 중국인들에게 일본 총리나 정치가의 야스쿠니 참배는 일종의 트라우마”라며 “이런 참배는 다시 침략당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을 준다. 이런 참배는 나치의 침략과 학살의 과거를 청산한 유럽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신사참배 자제해야” 中 ‘괴짜’ 억만장자 NYT에 광고 게재

    “신사참배 자제해야” 中 ‘괴짜’ 억만장자 NYT에 광고 게재

    중국의 ‘괴짜’ 억만장자이자 자선사업가인 천광뱌오(陳光標) 장쑤황푸 자원재활용유한공사 회장이 오는 15일 일본 패전일을 앞두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일본 지도부의 신사 참배 자제를 촉구하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했다. 12일 관영 통신인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천 회장은 11일자(현지시간) NYT 17면에 반 개 면을 할애해 실은 광고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솔선수범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 다른 우익 분자들의 참배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어와 중국어로 된 이 광고에서 “야스쿠니신사에는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데 일본의 주요 정치인들이 신사 참배를 고집하면서 중국, 한국 등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이웃 국가와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국군주의 부활을 노리는 우익 세력과 관련이 있다며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했다. 그는 “일본이 2차대전 당시 중국을 침공할 때 사용했던 기함의 이름을 딴 준항모를 진수한 것은 전쟁을 미화하는 일본 우익 분자들이 군국주의 망령을 되살리려는 시도가 아니겠느냐”고 따졌다. 이어 “아베 총리는 세계 평화를 위해 일본 우익 분자들의 도발을 저지할 의무가 있다”면서 “중·일 관계를 추가 악화시키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6일 준항모급의 헬기 호위함인 ‘이즈모’호를 진수시켰으며 중국은 이에 무장 해경선(해양경찰선)을 동원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 해역에서 연일 순찰 활동에 나서며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 회장은 지난해 9월 일본이 중국과 영토 분쟁이 있는 센카쿠열도에 대해 국유화 조치를 취했을 때도 NYT에 ‘댜오위다오는 중국 땅’이란 내용의 광고를 게재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그의 광고를 두고 엇갈린 평이 나온다. 빈민촌에 가서 현금 다발을 뿌리는 등 기괴한 자선 활동을 하며 인지도를 높이는 언론플레이에 능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광고에서는 2011년 3월 일본 쓰나미 피해 당시 자신이 일본에 가서 구호활동을 벌인 사실을 상세히 다루기도 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뒤틀린 역사·끝없는 영토 싸움… 한·중·일의 과거와 미래

    뒤틀린 역사·끝없는 영토 싸움… 한·중·일의 과거와 미래

    오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기로 했지만 우익세력을 중심으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올해도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중국은 침략과 전쟁, 위안부와 강제 징용 등의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분노하는 등 3국 간 역사왜곡 논란과 영토 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리랑 TV는 14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9시에 다큐멘터리 ‘한·중·일, 미래를 여는 역사’ 3부작을 방영한다. 3국을 둘러싼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과 반성을 조명하며 3국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미래상을 제시한다. 14일 방영되는 1부 ‘위대한 유산, 문화교류’에서는 3국 간 문화교류의 역사를 되짚는다. 이미 3000년에 가까운 교류역사를 가진 3국이지만, 19세기 근대화를 전후해 양상이 달라졌다. 영화는 일본의 촬영 기술이 한국과 중국에 전파됐고, 1930년대에는 한국의 김영과 중국의 롼링위(완영옥)가 국적을 초월해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만주국을 세운 일본은 영화를 전쟁의 선전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한국과 중국의 영화인들은 영화에 항일 메시지를 담아냈다. 오늘날에도 일본에서는 한류스타에 대한 극우세력의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중국에서는 한국의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무대에 올리면서 극 중 일본인 배역을 태국인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2부 ‘단절의 역사에서 화합의 역사’는 3국의 역사적 갈등과 대립의 배경,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조명한다. 일본 교토에서 진행되는 ‘한·중·일 청소년 역사캠프’는 3국이 13년째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 교류 행사다.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교토의 니켈 광산을 직접 찾아 일본의 강제 징용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다. 또 3국의 역사학자들은 청일전쟁의 유적지를 복원하고 이를 연결하는 평화역사벨트를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이들 학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자국 중심의 선택적 기억을 역사로 인식하는 오류를 극복하고 진정한 역사 인식을 공유하는 길을 모색한다. 3부 ‘미래의 리더, 동북아 공동체’는 3국 간 협력의 성공 사례를 조명한다. 제작진은 일본 오키나와를 찾아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댜오위다오) 분쟁이 양국 간 무력충돌과 경제협력 중단으로 이어지는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또 한·중·일 FTA의 과정과 의미, 그 밖의 경제협력 사례를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5회 역사 NGO 세계대회에서 만난 NGO와 석학들에게 3국이 미래의 리더가 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들어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야스쿠니 반성을” “한국인은 꺼져라”

    지난 10일 오후 도쿄 지요다구 사루카쿠초에 있는 재일본 한국 YMCA호텔. 이곳은 ‘두 개의 일본’이 존재하고 있음을 극명히 보여 주는 장소였다. 이곳에서 열린 제8회 안티 야스쿠니 행사에 일본 제국주의 과거를 반성하자는 일본인들이 모여든 한편 “일본은 책임이 없다”고 외치는 우익들의 난동이 동시에 일어났다. ‘평화의 촛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라는 모토 아래 열린 안티 야스쿠니 행사에서는 심포지엄과 평화 콘서트, 야스쿠니 합사자 유족들의 퍼포먼스 등이 진행됐다. 1인당 1000엔(약 1만 1500원)을 내는 유료 행사였음에도 220석가량의 행사장은 발 디딜틈 없이 꽉 들어찼다. “태평양전쟁을 성전화하고 전사자들을 호국 영령으로 떠받들면서 야스쿠니신사가 무엇을 숨겨 왔는지 직시하자”는 행사의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었다. 그러나 이 건물 바로 밖에는 우익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행사 시작 전부터 삼삼오오 모여든 우익들은 호텔 안을 말없이 주시했다. 소요 사태를 우려한 경찰들이 행사장 근처를 지키고 있어 YMCA호텔에서는 조용했지만 날카로운 대치가 오후 내내 계속됐다. 우익들의 본격 난동은 오후 7시부터 시작된 가두 촛불집회에서 시작됐다. ‘한국인 야스쿠니 합사 반대’, ‘노(No) 야스쿠니’ 등의 팻말을 들고 합사자 유족을 비롯한 100여명의 참가자들이 약 40분간 행사장 근처 도로를 따라 걷는 동안 우익들은 일장기와 ‘일본애국자연합회’ 등의 플래카드를 매단 대형 승합차 5~6대에 나눠 타고 불쑥불쑥 나타나 집회를 방해했다. 확성기로 “조선인은 일본을 떠나라”고 떠들며 시위대를 향해 달려들기도 했다. 근처 진보초 거리에서는 욱일기를 든 50여명이 모여 “집회를 당장 그만둬라”, “한국인은 꺼져라”라고 외치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들의 진압으로 무력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고, 촛불집회가 끝난 뒤 우익들은 자진 해산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위안부 할머니 위한 ‘悲花’… 육군 장병, 노래·뮤비 제작

    위안부 할머니 위한 ‘悲花’… 육군 장병, 노래·뮤비 제작

    “해맑은 눈동자에 풋풋한 웃음 짓던 꿈 많던 열여섯 꽃다운 소녀야, 채 피지도 못하고 짓이겨 버려진 너는 가녀린 위안부 소녀….” 현역 장병들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노래 ‘비화’(悲花)의 첫 구절이다. 제23보병사단 정훈공보참모 김남금(오른쪽·44) 중령이 작사하고, 사단 소속 군악대원 신푸름(왼쪽·23) 병장이 작곡했다. 열여섯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간 한 위안부 할머니의 사연을 서정적 멜로디와 비파 선율에 담아냈다. 노랫말을 쓴 김 중령은 11일 “일본 우익인사들과 정치인들의 잇따른 망언을 보면서 우리 국민이 지난 역사를 잊지 말고 꼭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작곡은 물론, 노래도 부른 신 병장은 백석대 실용음악학과 2학년을 마치고 지난해 1월 입대했다. 이 노래는 위안부 관련 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나눔의 집의 자료지원 및 검토를 받아 4분 분량의 뮤직비디오로도 만들어졌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육군 채널(www.youtube.com/user/2012KoreaArmy) 등에서 볼 수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41일만에… ‘뚝딱 헌법’

    41일만에… ‘뚝딱 헌법’

    [두 얼굴의 헌법] 김진배 지음/폴리티쿠스/453쪽/2만 6000원 1948년 6월 중순, 서울 계동의 ‘계동궁’에선 헌법기초위원회의 서상일 위원장과 김준연 위원, 유진오 전문위원 등이 자리했다. 계동궁은 이승만의 이화장 등과 함께 해방정국 우익 거점의 하나인 인촌 김성수의 자택을 일컫는 말이다. 회의는 한국민주당 당수인 인촌이 주재했다. 어둡고 좁은 사랑방에선 의원내각제로 작성한 헌법초안을 대통령제로 뜯어고치는 작업이 이뤄졌다. 도쿄제대 독법(獨法)과 출신인 김준연이 등사판으로 민 초안 조문에 북북 줄을 긋고 또박또박 글씨를 써나갔다. 경성제대 법학강사 출신인 유진오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독일 바이마르 헌법을 가져와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여 다듬었던 그는 애초 내각책임제 주창자였다. ‘유진오 헌법’이라 불리던 이 초안은 이렇게 ‘김준연 헌법’으로 바뀌었다. 인촌과 각별한 사이였던 유진오는 “내각책임제를 대통령중심제로 바꾸는 데는 원칙적으로 찬성할 수 없다”며 자리를 떴다. 이 같은 희한한 풍경은 이승만 당시 국회의장의 고집에서 비롯됐다. 제헌의회 임시의장으로 추대된 이승만은 ‘선생님’이라 불리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 “대통령제가 아니면 민주주의가 안 된다”며 의원들을 다그쳤다. “여러분이 그런 헌법을 만들겠다면 그런 정부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겁박 외에도 “지금 국회에는 어떻게든 국권을 회복하는 것을 방해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공산주의자의 멍에를 덧씌우려 했다. 오늘날 ‘종북주의자’ 논쟁과 같이 “말 많으면 공산당”이라고 밀어붙이면 그만이었다. 항일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김약수 의원은 미국식 대통령제 예찬론자인 이승만 의장에게 “대통령제에 상당한 결함이 있다”며 남미 제국의 빈번한 혁명을 예로 들었다. 그의 예언은 이후 박정희·전두환 등 장군들의 쿠데타를 겪으며 적중했다. 환갑을 넘긴 대한민국의 헌법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빛바랜 사진 속 제헌의회의 근사한 모습만 접했던 세대에게 헌법의 탄생과정은 충격적이다. 책은 당시 제헌의회의 모습을 마치 TV를 보듯이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신문기자, 재선의원 출신으로 폐암을 극복한 팔순의 저자가 취재 일선에서 만난 지인들의 증언과 국회 속기록 등의 방대한 자료를 정리해 썼다. 책은 1948년 7월 17일 토요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옛 조선총독부) 본회의장에 공포된 제헌 헌법이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급박하게 만들어진 인스턴트 법안이라고 설명한다. 5월 30일 소집된 제헌국회가 불과 41일 만에 ‘압축심의’해 뚝딱 내놨다. 후일 진보당 사건으로 억울하게 죽은 조봉암 의원은 노사관계 조항을 명확히 넣지 못하자 속기록에 구두로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해 7월 초 헌법안 독회 과정을 보면 이승만 의장이 얼마나 빨리 헌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애썼는지 알 수 있다. 마치 연극 대사를 읽는 것처럼 ‘제 몇 조 무엇무엇’이라고 읽기가 바쁘게 ‘이의 없습니까?’하며 의사봉을 땅, 땅, 땅 신나게 쳐댔다. 심지어 역사적인 헌법안의 표결은 기본이어야 할 재석이 얼마인지 그 중 몇 명이 찬성했는지 기록도 없다. 어떻게든 미군정 당국과 약속한 8월 15일 광복절까지 정권을 미군정으로부터 이양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쫓기고 있어서였다. 저자는 “누가 기초하고 손을 들어 헌법을 통과시켰든 간에 대한민국 헌법의 최대 공로자와 수혜자는 이승만 자신이었다”고 말한다. 다만 제헌 헌법을 만드는 이면에는 ‘10만 선량’(당시 선거구당 유권자는 10만명 안팎)이라 불리던 제헌의원들의 고뇌도 담겨 있었다. 대한민국이란 국호는 헌법기초위원회의 무기명 비밀투표로 정해졌다. 청일전쟁 뒤 일본과 청나라가 맺은 마관조약에서 비롯된 국호를 놓고 ‘배냇병신’이란 비하가 나왔고 고려공화국, 조선공화국은 강력한 국호 경쟁자였다. 어떤 이는 ‘태동화국’을 제의했다. 수십 종류인 태극기의 어느 도안을 채택할지와 영토조항을 넣어야 할지도 논란거리였다. 국호에 군국주의의 냄새가 나는 대(大)자를 넣을지도 의견이 맞섰다. 하지만 헌법은 시간에 쫓겨 친일파 청산과 적산기업 처리 등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고 민족의 생채기로 남았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권력자들의 욕심에 밀려 이리 찢기고 저리 찢기며 수난을 겪었다. 헌법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흉기도 되고 민주주의의 보루도 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괴물’ 류현진 11승…에이스 커쇼 제치고 팀 내 다승 단독 선두

    ‘괴물’ 류현진 11승…에이스 커쇼 제치고 팀 내 다승 단독 선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투수 류현진(26)이 11승을 달성하며 팀 내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10승 7패)를 제치고 팀 내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다시 2점대로 떨어뜨렸다. 류현진은 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MLB 방문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5피안타로 1점만 내준 채 4-‘로 앞선 8회 초 타석 때 대타 제리 헤어스턴과 교체됐다. 1점도 수비수 실책으로 내줘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남지는 않았다. 사4구는 3일 시카고 컵스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탈삼진은 7개를 기록했다. 이날 류현진의 역투로 시즌 평균자책점은 3.15에서 2.99로 떨어져 다시 2점대로 들어섰다. 다저스가 결국 5-1로 승리해 올 시즌 22번째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11승(3패)을 올렸다. 지난달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부터 5연승을 달린 류현진은 에이스 커쇼를 앞서 팀 내 다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또 류현진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 경기는 16차례로 늘었다. 류현진은 이날 110개의 공을 던졌고 이 중 스트라이크가 72개였다. 최구 구속은 시속 93마일(약 150㎞)이 찍혔다.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이날 류현진은 빠른볼보다 체인지업과 낙차가 큰 커브, 슬라이더 등 볼 배합을 다양하게 가져가면서 상대 타자를 요리했다. 1회를 늘 어렵게 넘겨오곤 했던 류현진은 이날 삼자범퇴로 끝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특히 3번 타자 앨런 크레이그에게는 볼 하나를 먼저 던진 뒤 투심패스트볼-커브-슬라이더 순으로 구종을 바꿔가며 차례로 포수 미트에 꽂아 루킹 삼진으로 타석에서 물리쳤다. 2회에는 맷 홀리데이와 데이비드 프리즈에게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연속으로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내야 땅볼로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다저스 타선은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은 세인트루이스의 신예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도미니카공화국)를 상대로 3회 선제 득점을 올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칼 크로퍼드의 내야 안타와 마크 엘리스의 우전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애드리안 곤살레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균형을 깨뜨렸다. 하지만 다저스는 4회 중견수 앤드리 이시어의 어이없는 수비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류현진이 2사 후 홀리데이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뒤 프리즈에게도 다시 중전 안타를 얻어맞았다. 이 때 이시어가 타구를 한번 더듬은 뒤 다시 잡아 2루로 던진 공이 베이스에 맞고 수비수가 아무도 없던 유격수 자리 쪽으로 구르면서 1루 주자 홀리데이가 3루를 거쳐 홈으로 편안하게 들어왔다. 프리즈도 2루까지 달려 역전 위기까지 맞았지만 류현진은 흔들림 없이 제이를 1루 땅볼로 잡아내 이닝을 끝냈다. 그러나 류현진과 호흡을 맞추는 주축 포수 A.J. 엘리스가 ‘류현진 도우미’로 직접 나섰다. 5회 2사 1, 3루에서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려 다저스가 4-1로 다시 앞서게 했다. 이 한방으로 세인트루이스 선발 마르티네스는 강판당했다. 류현진은 5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아 선발승의 요건을 갖춘 뒤 2사 후에는 바뀐 투스 세스 마네스를 상대로 커브볼을 던져 이날 다섯번째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7회까지 호투를 펼친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8회에서 류현진과 교체 투입된 헤어스턴의 적시타로 한점을 더 뽑아 다저스는 한발짝 더 달아났다. 마운드에서는 파코 로드리게스와 켄리 얀선이 1이닝씩 던지며 무실점으로 막아 다저스와 류현진의 승리를 지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 ‘한국식품전’ 중단 위기

    일본의 1, 2위 유통업체인 이온과 이토요카도가 오는 10월 일본 전국의 각 매장에서 열 예정이던 ‘한국식품특별전’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독도의 날’인 10월 25일과 맞물려 반한·혐한 우익들이 거세게 항의할 것을 우려한 이들 업체가 행사 진행을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한국식품특별전의 중단은 개인의 특정한 소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극히 이례적인 경우여서 향후 이들 업체의 결정이 주목된다. 이온과 이토요카도는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일본지사 등에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오는 15일 한·일 양국의 분위기를 지켜보고 식품전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일본 전역에 157개 쇼핑몰과 598개의 마트를 두고 있는 이온은 한류 붐이 일기 전인 2000년대 초반부터 김치 등 한국산 식품을 특별 판매하는 ‘한국 페어’를 매년 10월 전국 매장에서 동시 개최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 8월 10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독도를 방문하면서 한·일 관계가 급랭하자 지난해 10월 ‘한국’이란 국명을 빼고 ‘우마카라(맛있게 매운) 특별전’이라고 이름을 바꿔 개최했다. 전국에 180개 점포를 갖고 있는 이토요카도 역시 한국산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지난해 각 매장에서 ‘한국 페어’를 개최하고 지난달까지 바이어들이 한국에 건너가 수입할 식품들을 검토해 왔다. 하지만 최근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일전에서의 플래카드 논란 등으로 한국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면서 사업 진행 보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T 일본지사 등 한국 측 관계자는 “이온이 지난해 특별전을 할 때 오사카 지역에서 우익들의 선전 차량이 출몰해 ‘한국 페어를 중지하라’며 확성기로 시끄럽게 떠든 적이 있었다. 게다가 ‘왜 한국 식품을 파느냐’면서 본사로 항의 전화와 편지도 많이 오는 통에 곤란을 겪었다고 들었다”고 이온의 상황을 전했다. 한편 이온 측은 2013년 한국식품특별전 개최 중단 검토와 관련한 서울신문의 코멘트 요청에 대해 이날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았다.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욱일승천기 사용 문제없어” 日정부 공식화 추진 논란

    “욱일승천기 사용 문제없어” 日정부 공식화 추진 논란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에 군국주의의 상징물로 받아들여지는 욱일기의 사용에 대해 문제없다는 입장을 정부 견해로 공식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산케이 보도와 같은 검토를 진행 중인 바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확인되지 않은 언론 보도임을 감안해 공식 입장은 내놓지는 않았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욱일기를 사용하는 것이 문제없다’는 인식을 담은 견해를 작성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 보도대로 일본 정부가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욱일기의 사용을 정부 차원에서 뒷받침할 경우 주변국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 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일본 국기인 일장기(히노마루)의 태양 문양 주위에 퍼져 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욱일기는 태평양전쟁 등 일본이 근대 이래 벌인 각종 전쟁에서 군기로 사용됐으며, 현재 자위대도 이 깃발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에서 열린 동아시아 축구대회 한·일전에서는 일본 응원석에 욱일기가 등장해 한국 응원단의 강한 반발을 샀다. 지난해 8월 일본에서 열린 20세 이상 여자축구월드컵 때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스타디움에서의 욱일기 소지를 금지하기도 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욱일기는 국제 사회에서 받아들여져 온 것으로 태평양전쟁의 상대였던 미군도 욱일기 사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이야말로 욱일기의 의미를 모른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겸 현대한국연구센터장은 “많은 전후세대들은 욱일기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살다가 한국 등의 항의를 계기로 그것이 전쟁종결 이전과의 연속성을 갖는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만약 일본 정부가 욱일기의 사용에 대해 인정한다면 그것이 정치적 의미를 담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나치식 개헌’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아소 다로 부총리는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오는 15일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는다는 의향을 굳혔다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앞서 아베 총리도 15일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라 올해는 자민당 정권의 1, 2인자가 모두 참배를 하지 않을 공산이 커졌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위안부 사죄’ 고노 담화 20년, 수정론자 득세… 기로에 서다

    ‘위안부 사죄’ 고노 담화 20년, 수정론자 득세… 기로에 서다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가 4일로 발표 20주년을 맞았다. 1993년 고노 요헤이 당시 일본 관방장관이 발표한 이 담화는 역사의 진보로 평가받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수정을 주장하는 보수세력의 위협 속에 위태롭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고노 담화는 “군 위안소는 당시 군 당국의 요청에 의해 설치됐고 위안소의 설치·관리 및 위안부 이송에는 구 일본군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감언·강압 등으로 본인의 의사에 반해 모집된 사례가 많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91년 8월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일본 정부의 조사 끝에 나온 이 담화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하고 반성한 무라야마 담화(1995년)로 가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그러나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세력은 고노 담화에 ‘자학 사관’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며 호시탐탐 수정을 노리고 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위안부 강제 연행설이 사실 오인인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20년째 고노 담화는 계속되고 있고 교육 현장에 깊은 상흔을 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1차 집권기였던 2007년 위안부 강제 연행을 부인하는 발언에 이어 지난해 9월 총재 선거전에서도 ‘고노 담화 수정론’을 펼치며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있다. 참의원 선거 때의 자민당 공약집에 일본군 위안부 제도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한 반론을 제공하는 연구기관을 신설하겠다고 명기하기도 했다. 현실적으로는 고노 담화가 수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이 동북아시아의 불안정을 불러올 것이라는 미국 일각의 우려를 일본이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조야의 대표적 지일파 인사인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5월 도쿄에서 강연을 통해 일본 정치가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발언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여기에 주변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연립정권 공명당의 존재, 고노 담화 수정에 반대하는 일본 내부의 양심 세력도 무시할 수 없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오늘의 눈] 역사를 잊은 일본의 꼼수 외교/안동환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역사를 잊은 일본의 꼼수 외교/안동환 정치부 기자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 해군 중장 오노시 다키지로는 본토 방어 계획으로 자살특공대, 이른바 가미카제(神風) 작전을 창안했다. 가미카제 대원이 탑승한 단발 엔진 전투기에는 귀환할 연료도, 생존을 위한 탈출 장비도 제공되지 않았다. 목표물까지 직선으로만 비행했다. 작전이 수립되자 일본 사관학교 출신 장교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죽음의 운명이 강요된 대원들은 속성으로 비행 기술을 배운 10대 후반의 ‘소년 비행병’ 1000여명이었다. 그들 중에는 조선 청년 17명도 있었다. 한 송이 ‘사쿠라’(일본 벚꽃)가 그려진 가미카제 전투기가 출격할 때면 여고생들은 사쿠라를 흔들며 전송했다. 일본 출신의 문화인류학자 오누키 에미코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는 사쿠라를 소재로 600쪽이 넘는 저서 ‘사쿠라가 지다, 젊음도 지다’를 펴냈다. 오누키 교수는 일본인의 심미적 대상이었던 사쿠라가 메이지 유신 후 ‘일본 내셔널리즘(국가주의)’의 상징으로 변질돼 이용됐다고 분석한다. 사쿠라처럼 사라진 가미카제는 ‘제국 일본’이 무너진 후 한동안 감춰졌다. 미 군정은 종전 직후인 1945년 9월 군국주의를 고무할 가능성이 있는 내용은 교과서에 싣지 않는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미 군정이 끝난 후에도 이 원칙을 지켰다. 하지만 일본 개조를 주창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집권한 2001년 정부 검정을 통과한 우익사관 교과서가 등장하면서 달라졌다. 아시아 침략은 아시아 해방 전쟁으로, 가미카제는 애국심의 상징으로 기술됐다. 고이즈미 총리 스스로 “힘들 때면 가미카제를 떠올린다”는 발언도 했다. 아베 신조 내각의 우경화는 참의원 선거 압승 후 더욱 폭주하고 있다. 내각 2인자 아소 다로 부총리의 나치식 개헌,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의 민도(民度) 발언까지 일상화된 망언은 ‘일방적 폭력’으로 양태가 바뀌고 있다. 아베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그 속내는 의심스럽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기자와의 사석에서 일본을 ‘부도덕한 파트너’로 규정하며 “일본이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일본이 양국 정상회담을 한국 측에서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듯 포장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외교 채널을 통해 우리 측에 “침략의 정의는 역사가에게 맡기자”는 아베 총리의 발언을 (한·일 정상회담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자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뒤로는 정상회담에서 역사 의제는 다루지 말자고 오만한 태도를 취하면서 자국 언론에는 한국의 친중 기조로 일본과의 외교가 무시되고 있다고 정치적 플레이를 한다는 설명이다. 가해자의 역사를 부인하는 지금의 일본이라면 정상회담은 아베 외교의 레버리지를 키워 주는 이벤트만 된다. 스스로 아시아 외교를 붕괴시키며 고립화되는 마당에 한국 측에 정상회담 지연 책임을 돌리는 건 ‘더티 플레이’다. 사쿠라가 아무리 화려하게 피고 진들 ‘끝나지 않은’ 역사 문제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일본과 어떤 미래를 얘기할 수 있을까. ipsofacto@seoul.co.kr
  • [프로야구] 불붙은 홈런왕 레이스

    [프로야구] 불붙은 홈런왕 레이스

    최형우(삼성)가 박병호(넥센)가 보는 앞에서 4경기 연속 대포를 폭발시켰다. 최형우는 26일 대구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넥센과의 경기에서 10-7로 앞선 7회 1사 1, 2루에서 상대 문성현의 2구째 포크볼을 받아 쳐 오른쪽 담장을 넘는 3점포를 터뜨렸다. 전날까지 3경기 연속 결승포를 날린 최형우는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 시즌 20홈런 고지에 우뚝 섰다. 이로써 최형우는 박병호와 공동 선두를 이루며 홈런왕 경쟁을 가열시켰다. 최형우에게 4경기 연속 홈런은 처음이며 최희섭(KIA)에 이은 올 시즌 두 번째다. 선두 삼성은 홈런 2방을 앞세워 13-7로 승리,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이승엽은 2회 김영민의 7구째 직구를 잡아 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즌 10호 홈런으로 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역대 12번째). 두 자릿수 홈런은 장종훈(1988~2002년)과 양준혁(1993~2007년)의 15년 연속이 최고 기록이다. 이승엽의 통산 홈런도 355개로 늘었다. 두산은 잠실(매진)에서 37안타(두산 19개)를 주고받는 4시간 33분간의 치열한 난타전 끝에 2위 LG를 15-12로 꺾고 2연승했다. 두 팀은 27득점을 합작, 종전 두 팀 대결 최다인 24득점을 단숨에 넘어섰다. 이날 5회까지 LG는 13안타, 두산은 12안타를 터뜨리며 9-9의 공방을 이어갔다. 두산은 6회 홍성흔의 2루타와 이원석의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양의지의 우중간 2루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앞서 5-6으로 LG가 뒤진 4회 1사 1루에서는 오심까지 나와 분위기를 가열시켰다. LG 정성훈의 타구가 우익수 정수빈의 글러브에 가까스로 빨려든 것으로 판정되자 김기태 LG 감독은 항의했고 4심은 원바운드로 판정을 번복했다. TV 중계 화면에서도 드러난 명백한 오심이었다. NC는 창원 마산구장에서 모창민의 끝내기 안타로 갈길 바쁜 KIA의 발목을 5-4로 잡고 5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NC는 4-3으로 승리를 눈앞에 둔 9회 2사에서 8회부터 구원 등판한 손민한이 대타 최희섭에게 뼈아픈 동점포를 얻어맞았다. 그러나 NC는 9회 말 2사 2, 3루에서 모창민이 유동훈을 상대로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손민한은 행운의 4승째를 거뒀다. 8일간의 꿀맛 휴식 뒤 후반기 첫 경기에 나선 SK는 사직에서 김광현의 호투와 장단 14안타로 롯데를 11-1로 대파했다. 7위 SK는 3연승으로 반격의 발판을 놓았다. 김광현은 7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막아 최근 4연승으로 6승째를 올렸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 아베 읽기/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 아베 읽기/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이번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승리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었다. 반면 선거 이후 아베 총리가 어떠한 정책 노선을 취할지는 누구도 섣불리 진단할 수 없었다. 아베가 전후 체제를 벗어나고자 하는 우파의 독선과 경제 회복을 염원하는 서민의 모습 중 어디를 택할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이번 참의원 선거 결과는 자민당이 65석, 공명당이 11석을 차지함으로써 자민, 공명 연립정권이 정국운영에서 절대 안정다수를 확보하게 되었다. 중의원은 지난해 12월 총선거에서 이미 자민, 공명 연립정권이 3분의2 이상 의석을 확보한 상태이다. 반면 자민당 정권으로부터 정권교체를 이룩했던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공명당과 비슷한 소수 야당으로 전락하면서 양당시대의 문을 닫는 운명이 되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일본 정치에서도 보기 드문 자민당 일강 권력시대를 연 것이다. 현재 일본 정치권에서는 난립하는 야당으로 인해 자민당 정권은 더욱더 강해졌다. 더욱이 파벌의 기능이 약화된 자민당은 이제 아베 총리를 견제할 수 있는 반주류 세력조차 없어졌다. 앞으로 일본 정치권에서 ‘아베의 독주’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아베가 2016년 12월에 임기가 끝나는 중의원을 도중에 해산(총선거 실시)하거나,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향후 3년가량은 ‘아베 천하’가 될 것이다. 이번 선거결과에서 주목되는 점은 아베 총리가 염원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모두의 당 등 개헌 세력이 중의원에 이어 참의원에서도 개헌 발의에 가까운 의석을 확보한 것이다. 이로써 전후 처음으로 일본 정치권에서 헌법 개정이 현실감을 띠게 되었다. 그 최대의 초점은 헌법의 절차법을 다루는 96조의 개정이다. 자민당과 일본유신회는 중·참 양원에서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정해진 개헌 발의 요건을 ‘과반수’로 완화시키는 것을 공약으로 명기했다. 그러나 개헌 세력이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베가 노리는 것은 헌법 9조의 개정을 통하여 군대를 가짐으로써 전후 체제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일본유신회는 자민당과 마찬가지로 9조 개정을 주장하지만, 개헌의 목적으로는 총리 공선제나 도주제 등 정치체제 전반의 개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자민당과 연립 정권을 조직한 공명당은 환경권 등을 더한 ‘가헌’(加憲)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96조 개정에서는 ‘개정의 내용과 함께 의논하는 것이 좋다’라며 애매한 태도이다. 또한 모두의 당은 96조의 발의 요건 완화에는 긍정적이지만 관료제도나 지방주의의 개혁 등을 개헌의 목표로 제시하고 있어 자민당, 일본유신회와는 다르다. 앞으로 아베가 어떤 시점에서 어떻게 합의를 만들어 헌법 개정을 추진할 것인지에 일본 정치권뿐만 아니라 동북아 국가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아베 총리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념 지향의 헌법 개정은 국민들이 원하는 현실적인 경제우선 정책과는 상반된 측면을 가지고 있다. 이 점에서 아베가 전후 체제 탈각을 위해 헌법 개정을 전면에 내세우면 결국 2006년 제1기 아베 정권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 제2기 아베 정권도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아베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아베는 헌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먼저 경제 우선 정책을 통하여 국민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려고 할 것이다. 아베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면 당내 우익들의 반발을 무마하고, 장기집권도 노릴 수 있어 일석이조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아베노믹스를 통한 장밋빛 기대를 현실적인 성과로 이끌어 낼 수 있느냐에 있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전망이 비관적인 만큼 아베가 꿈꾸는 장기집권의 꿈은 3년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경우, 결국 우파들의 요구를 아베가 더 이상 무마할 수 없게 됨으로써 아베는 정권 유지를 위해서라도 헌법 개정을 통한 애국주의에 호소하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일본의 불행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국가들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 급부상한 일본 공산당

    일본 공산당이 야권 내 주요 정당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쇄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대거 공산당으로 돌아선 것이다. 21일 오후 11시30분 현재 공산당은 기존의 비개선 3석의 두 배인 6석을 얻었다. 특히 2001년 이후 처음으로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낸 점이 고무적이다. 도쿄도에서 출마한 기라 요시코(30) 후보가 당선돼 12년 만에 도쿄에서 의석을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익 성향의 일본유신회가 터를 잡고 있는 오사카시에서도 다쓰미 고타로(36) 후보가 당선돼 기쁨이 배가됐다. 공산당은 이번 선거에서 선전함으로써 참의원 내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국회법상 참의원 의석 수가 10석이 넘을 경우 당 대표가 총리를 상대로 일대일 토론을 하는 당수 토론을 할 수 있다. 11석 이상이면 법안을 제출할 수 있는 의안제안권도 부여된다.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은 “아베 내각의 폭주에 제동을 걸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어 자민당을 견제할 야권 세력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50%대에 가까스로 이른 것도 조직력이 강한 공산당에 유리했다. 공산당은 저조한 투표율을 보인 1998년 참의원 선거에서도 야권 성향 무당파 유권자의 표심을 흡수하는 데 성공, 역대 최대인 15석을 차지한 적이 있다. 공산당이 자민당과의 대립각을 선명히 내세우며 야권의 총아로 떠오른 것은 한·일관계에도 호재다. 전통적으로 한·일관계를 중시해 온 공산당은 지난해 가사이 아키라 의원 등이 주도해 조선왕실의궤 반환에 앞장섰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日 미야자키 하야오 “아베, 위안부 사죄하라”

    日 미야자키 하야오 “아베, 위안부 사죄하라”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72) 감독이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과 헌법개정 추진 등을 통렬하게 비판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걸작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미야자키 감독은 최근 자신의 작품 등을 제작하는 ‘스타지오 지브리’가 매달 발행하는 소책자 ‘열풍’에 ‘헌법 개정 등은 언어도단’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스타지오 지브리는 헌법개정을 특집으로 다룬 이 소책자가 서점에서 모두 팔리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자 지난 18일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에 책 내용을 급히 올렸다. 미야자키 감독은 이 글에서 “선거를 하면 득표율도, 투표율도 낮은데 정부가 혼잡한 틈을 악용해 즉흥적인 방법으로 헌법을 개정하는 것은 당치 않은 일”이라며 참의원 선거 후 개헌을 추진하고 있는 아베 정권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특히 아베 정권이 개헌발의 요건을 ‘중·참의원 3분의2’ 찬성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완화하기 위해 헌법 96조를 먼저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96조를 먼저 개정하는 것은 사기”라고 잘라 말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일본의 보수우익 인사들이 전전(戰前)의 일본은 나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각기 민족의 자긍심 문제이기 때문에 분명히 사죄하고 제대로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에 대해 “역사감각의 부재에 질렸다”면서 “생각이 부족한 인간은 헌법 같은 것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낫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야자키 감독은 5년 만에 신작 ‘바람이 불었다’를 발표했다. 일본 언론은 20일 영화 개봉에 맞춰 미야자키 감독을 집중 조명하는 등 일본 열도에 ‘미야자키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프로야구] ‘별들의 홈런왕’ 이승엽

    [프로야구] ‘별들의 홈런왕’ 이승엽

    이승엽(삼성)이 여덟 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올스타 홈런왕에 올랐다. 그는 국내 프로야구 홈런 기록을 대부분 갖고 있다. 개인 통산 홈런(354개),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100·200·250·300·350호 최연소 홈런이 모두 그의 이름으로 도배돼 있다. 그러나 딱 하나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타이틀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런 이승엽이 18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결승(10아웃제)에서 홈런 6개를 날려 나지완(KIA·2개)을 누르고 우승했다. 레이스 막바지에도 힘이 부치지 않은 듯 장외포를 펑펑 터뜨렸고 최장 비거리(135m) 홈런을 날렸다. 8강과 4강(이상 7아웃제)에서도 각각 8개와 4개의 홈런을 치며 상대를 압도했다. 이승엽은 상금 300만원과 울트라북을 받았고, G마켓의 후원을 받아 500만원을 대한적십자사 결연 아동에게 기부했다. 이승엽은 “사실 손가락이 아파 출전을 포기하려 했으나 감독님이 (제2의 홈인) 포항에서 열리는 경기라 안 된다고 했다. 1라운드에서 탈락할 줄 알았는데 결과가 좋았다. 아들(은혁)이 옆에 있었던 만큼 좋은 추억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열린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는 ‘대체 올스타’ 정진호(25·상무)가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1도루의 활약으로 남부리그의 4-3 승리를 이끌어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011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에 5순위로 지명된 정진호는 대학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꼽혔던 유망주. 그해 이종욱을 대신해 1군 무대에 톱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185㎝, 78㎏ 체격의 정진호는 지난해까지 1군에서 통산 93경기 타율 .191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 상무에서 50경기에 출전해 타율 .290 15타점 14도루 17득점으로 호타준족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된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에서 MVP는 1군 무대로 가는 지름길이다. 2007년 채태인(삼성), 2008년 전준우(롯데), 2010년 김종호(당시 삼성·현 NC)가 MVP를 거머쥔 뒤 현 소속팀의 주전으로 뛰고 있다. 올스타로 뽑힌 팀 동료 박정음이 어깨를 다쳐 대체 선수로 별들의 무대에 나온 정진호가 선배들의 신화를 좇을지 주목된다. 남부는 1회 1사에서 정진호가 1루수 옆을 꿰뚫는 3루타를 날린 뒤 황정립(KIA)의 우전안타 때 홈을 밟았다. 2회에는 선두타자 박상혁(NC)과 조홍석(롯데), 이홍구(KIA)가 안타와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박민우(NC)가 2루 땅볼로 추가점을 올렸고, 정진호는 우전 적시타로 3-0까지 달아났다. 북부가 두 점을 따라붙은 뒤 7회에는 정진호의 빠른 발이 빛났다. 무사 1루에서 3루 땅볼로 선행 주자를 아웃시키고 나간 정진호는 2루를 훔친 뒤 서용주(KIA)의 우익수 뜬공 때 3루까지 언더베이스를 했고, 강진성(NC)의 좌전안타 때 홈을 밟았다. 북부는 9회 1사 1루에서 김인태(두산)의 3루타로 턱밑까지 따라붙었지만 그가 런다운에 걸리는 바람에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포항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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