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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정의硏-일선교사 중·고교 사회교과서 16종 분석

    환경정의硏-일선교사 중·고교 사회교과서 16종 분석

    “마지막 한 그루 나무가 잘려지고, 마지막 강물이 오염되고, 마지막 물고기가 잡히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돈을 먹고 살 순 없다는 것을….” 캐나다 중앙부에 살았던 아메리카 원주민,‘크리(Cree)족’의 한 예언자가 남겼다고 전해지는 말이다. 오랜 세월, 자연을 수탈의 대상으로만 삼아 온 인류 문명의 어두운 결말을 내다본 불길한 경고로도, 파멸에 이르기 전에 현명하게 맞서라는 잠언으로도 읽힌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급속한 감소, 북극 빙하가 수십년내 자취를 감출지도 모른다는 전망, 그리고 초강대국 미국을 무릎 꿇린 태풍 ‘카트리나’ 등 인류는 여전히 환경에 위해를 주고 있지만 자연의 반격 또한 점점 거칠어져 가고 있다. ●“환경교육은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 인디언 예언자의 말대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면, 그 주체는 누구일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물려 줄 책임이 있는 어른들의 당연한 몫이지만 ‘미래 세대’도 이에서 빠질 수는 없다. 환경정의연구소(소장 한면희)와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환생교)’은 이런 점에 천착해 지난 2001년부터 청소년들이 배우는 중·고교 교과서의 내용을 ‘환경·생태적 관점’에서 분석해 왔다. 여러 환경문제에 대해 자라나는 세대들이 어떤 안목으로, 어떻게 해결책을 찾도록 가르칠 지에 대한 의무가 현 세대에 주어져 있는데, 그 주요한 수단이 ‘교과서를 통한 환경교육’이라는 것이다. 수년 전 중·고교 선택과목인 ‘환경교과서’를 도마에 올린 데 이어, 올해엔 ‘사회교과서’를 대상으로 삼았다. 지난달 28일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과 함께 개최한 ‘중등 사회교과서의 환경 건전성 평가’ 세미나를 통해 결과를 발표했다. 사회교과서를 분석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설득력이 높다.“현대사회에서 환경문제는 단순 재해와 같은 자연현상만이 아니라 인간가치와 욕구, 그리고 사회적 제도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현상(환생교 이수종 사무처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들 단체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들이 배우는 16종의 사회교과서를 꼼꼼히 분석한 뒤,‘환경 지속성’ 등 관점에서 이를 평가했다. 이들은 “학교 환경교육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진단하면서도,“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배워도 될까?”란 회의를 불러일으키는 대목도 분석대상 교과서 대부분에서 발견됐다고 지적한다. ●핵폐기장 문제 등 ‘님비´ 탓으로 우선 환경문제의 주체와 원인 등에 대한 입체적 접근이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 디딤돌출판사에서 펴낸 고교 1년 사회교과서 ‘열대우림 파괴’(120쪽) 대목이 대표적이다. 그림설명을 통해 “열대림 축소의 주 요인은 (원주민의)화전경작 때문”이라고 썼을 뿐 다른 어떤 요인도 제시하지 않았다. 요컨대 지구의 ‘산소통’ 역할을 하는 열대림이 빠른 속도로 감소해 인류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는 원인을 전적으로 원주민 탓으로 돌린 셈이다. 조지연(서울 양재고) 교사는 “열대우림 파괴의 가장 큰 원인은 선진국의 목재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벌목과 (대부분 선진국에서 소비되는)식육용 가축을 키울 목장을 만들기 위한 벌채”라면서 “이런 사실을 누락시킨 것은 사안을 왜곡시킨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사회적 쟁점과 갈등을 불러일으킨 환경문제에 대한 편향된 시각도 노출됐다. 거의 모든 고1 사회교과서들이 핵폐기장과 화장장, 쓰레기소각장 건설과 지역주민의 반발을 언급하면서 이를 ‘님비(NIMBY·내 뒷마당엔 안된다)’ 및 지역이기주의 현상으로 부각시켰다. 직접적으로 환경권·건강권을 침해받는 주민쪽에서의 접근은 부족한데, 이럴 경우 민주사회에선 당연한 시민의 권리주장을 학생들이 부정적 안목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도록 한다는 얘기다.‘성숙한 시민의식의 출발점’이란 시각을 제공할 순 없더라도 최소한 균형잡힌 관점을 갖추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정책에 대한 ‘일방적 편들기’에 가까운 중3 교과서의 기술은 특히 문제로 꼽혔다. 핵폐기장 등 사례에서 주민과 환경단체는 이유없는 반발의 당사자로, 정부는 ‘국가 중요사업이 갈등으로 표류하는 것을 걱정하는 산업자원부 관계자’ ‘반발하는 주민들을 일일이 방문하는 공무원’ 등으로 묘사됐다. 이수종 사무처장은 “사례로 든 대부분의 환경쟁점 사안들이 진행과정이나 근본 원인에 대한 설명을 배제한 채 그저 갈등을 겪는 일반적 사건으로만 설명돼 있다.”면서 “다양한 관점 제시없이 갈등사례를 반복 나열할 경우 환경현안을 기계적·습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교육 양·질 향상시켜야” 중·고교에 환경과목이 선택적 독립교과(중학교는 ‘환경’, 고등학교는 ‘생태와 환경’)로 신설(1995년)된 지 10년이 지났다. 환경문제가 국내·국제적으로 인간의 삶과 생태계 전반의 화두로 떠오른 추세에 맞춰 환경교육의 관심도 꾸준히 높아져 왔다. 그러나 양적 측면에서의 환경교육은 지난해 하향곡선을 그렸다.2000년대 들어 3년 연속 증가해 온 일선학교의 환경과목 선택률이 지난해 뚝 떨어진 것이다.(그래프 참조) 중학교의 경우 전국 2858개교 가운데 368개교(12.9%), 고등학교는 2071개교 중 565개교(27.3%)로 전체 평균은 18.9% 수준에 불과했다. 더욱이 전체의 절반을 웃도는 부산(78%)과 충북(55%)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도는 5∼10%대 수준에 그칠만큼 관심도가 낮았다. 이 사무처장은 “학교 환경교육의 교육적 효과가 의문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여러 선진국처럼 모든 교과에서 분산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환경교육 내용들이 생태적 합리성을 갖추도록 수정·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현재 환경관련 교과의 교육과정 개정을 진행 중인데, 교육부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다음달 개편시안을 마련해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환경부는 “현재로선 선택과목인 환경교과를 의무화로 바꾸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창규 민간환경협력과 사무관)”이라고 판단, 각 과목에 환경관련 교육의 양과 질을 확충·강화하는 쪽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우리의 ‘미래 세대’에게 환경과 사회, 인간의 삶과 생태계를 바라보는 올바른 안목을 키워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정부재정 9兆 적자 공방

    28일 기획예산처를 대상으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감에서는 적자 규모가 9조원에 달하는 국채 발행과 잦은 추경 편성 등 방만한 정부의 나라살림 운영이 ‘심판대’에 올랐다. ‘세금과의 전쟁’을 선포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가 씀씀이는 줄이지도 않고, 국민을 쥐어짜 세금만 올리려고 한다.”고 공격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우리의 조세 부담률은 선진국에 비해 오히려 낮다.”는 논리를 거듭 펴면서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오히려 복지예산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국가 채무가 280조원으로 GDP의 31.9%에 달해 사상 최고치인데, 이제 또 뻔뻔스럽게 9조원에 달하는 적자 국채를 발행하려고 한다.”면서 “내년도 세수 전망도 엉터리로 부풀려 국민에게 세금만 더 쥐어짜려고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같은당 나경원 의원도 “예산을 중장기적으로 짠다고 해놓고, 겨우 4개월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국채 규모도 몇번씩이나 바꿨다.”면서 “내년도 예산안도 미리부터 세수 부족을 예상해 9조원이나 국채를 발행하고, 정부가 가진 주식을 6조원어치 팔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우리 조세 부담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낮은 데도 일부 언론과 한나라당은 마치 참여정부가 국민의 등골이라도 빼먹는 것 같은 험악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우리 조세부담률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제일 낮은 편이지만, 비슷한 수준인 일본과 미국은 우리와는 비교도 안 되게 국가 채무가 엄청나게 많다.”면서 “우리도 세금을 더 많이 걷어들이든가 아니면 미국처럼 국채를 적극 발행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국회 사무처를 상대로 한 오전 국감에서 “국회 본청 1층의 ‘국회의사당 준공기’를 보면 국회가 대통령 포부를 실현하는 도구라는 유신 의식이 담겨 있는데 차제에 제거할 것인지를 공론화하자.”고 주장했다.1975년 국회 건립을 기념해 제작된 이 준공기에는 “이 장엄한 의사당은 박정희 대통령의 평화통일에 대한 포부와 민주전당으로서 웅대한 규모를 갖추려는 영단에 의해…”라는 구절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지방세 세목교환 바람직 하지 않다”

    “지방세 세목교환 바람직 하지 않다”

    서울 25개 자치구간 재정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법인분 재산세를 시세나 국세로 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주대 경제학과 현진권 교수는 9일 오후 서울 노원구민회관에서 열린 지방자치 대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 주제 발표자로 나선 현 교수는 ‘세목교환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재산세, 담배소비세 세목교환보다 개인분과 법인분으로 나눠진 재산세를 기초나 광역이 나눠 가지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재산세는 개인이 부담하는 것과 법인이 부담하는 것이 있다.”며 개인차원의 재산세는 이상적인 자치재원이 될 수 있으나 법인은 자치구 재원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 또다른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현 교수는 그러나 현재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재산세 전체를 담배소비세와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시세인 자동차세를 자치구세로 바꾸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서울신문 육철수 논설위원도 현 교수와 같은 제안을 해 눈길을 끌었다. 육 논설위원은 지역균형발전이란 명분이 지방자치·지방분권이라는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목교환보다 세목 가운데 일부를 선별적으로 나누는 방법을 제시했다. 육 위원은 ‘세목교환보다 세목제자리 찾기’를 주장하며 법인세분 재산세의 서울시세 또는 국세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한만수(한양대 법대) 교수는 “광역단체로 받는 의존 재원을 줄이고 기초단체 스스로 자주재원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동성없는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 등이 자주재원으로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그러나 “세목교환을 못하면 강남북간 불균형은 더욱 심해진다.”면서 세목교환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강남에서 건물을 짓다보면 강북에서보다 돈이 더 들기 때문에 세금을 더 걷는 것”이라며 “자동차세를 구세로 하면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는 만큼 광역세를 자치구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대 김재훈 교수는 “지역간 불균형도를 객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고 신동우 강동구청장은 “조세경쟁이 우려된다.”며 세목교환을 반대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신 구청장은 “지방세를 높이기 위해 자치단체가 주민들에게 담배소비를 권장하는 등 엄청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노원구민과 강남구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동구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한 “盧 다음 수 탈당→개헌발의?” 與 “설마…”

    한 “盧 다음 수 탈당→개헌발의?” 與 “설마…”

    여야가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 후속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맹형규 정책위의장이 8일 노 대통령의 예상 행보 시나리오를 제시해 귀추가 주목된다. 맹 정책위의장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권 ‘빅뱅’ 구상:대통령발 개헌카드’라는 글에서 “노 대통령이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연정론과 선거구제 개편을 밀어붙이면서 정치권 대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맹 의장은 노 대통령의 연정 구상과 관련된 구체적 정국 시나리오로 ▲선거구제 개편을 둘러싼 정기국회 파행 ▲열린우리당 탈당 ▲개헌 및 임기단축 로드맵을 제시하며 정치권에 최후통첩 ▲개헌안 발의 ▲국회 부결-대통령직 사퇴 ▲조기 대선·총선 등 6단계로 전망했다. 그는 “대통령의 예상 행보가 실제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 논거로 ▲지역구도 해소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대통령직에 연연해 하지 않은 인물 ▲선거구제 개편을 위해 개헌카드 활용이 불가피함 등을 들었다. 이어 “현재 정국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대통령발 핵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같으며 일반적 예상과 달리 그 폭탄은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분석은 전날 회담에서 “연정 얘기는 아예 꺼내지 말아달라.”라는 박근혜 대표의 요구에도 불구, 노 대통령이 “상황이 말할 필요가 없다면 하지 않겠지만 여러 결단이 필요하다 싶으면 말하겠다.”고 맞대응한 뒤에 제기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앞서 한나라당과 호남·반노(反盧) 세력을 결집하는 ‘빅텐트 정치연합’을 제안했던 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글에서도 “지역을 초월한 모든 우국세력과의 연합이야말로 지역주의 해소의 새 대안을 보여줌과 동시에 ‘한나라당 고립구도’를 깨는 최상의 카드”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도부는 전날 회담에서 연정 논의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판단,‘무대응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연정과 관련된 언론 토론에 대해 거부를 했고 일절 응하지 않는다.”며 의원들에게 불참할 것을 에둘러 주문했다. 나경원 공보부대표도 “어제 회담으로 연정론은 종식됐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여당이 다시 선거구제 관련 개정안을 추진하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전날 회담이 상생·협력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그 동안 정부 정책 내용을 야당에 설명하는 데 부족했다고 판단, 한나라당과 협의해서 정책브리핑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연정 관련이 아닌 정책브리핑은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대통령 설마 탈당까지야…”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회담이 사실상 결렬로 마감된 뒤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다음 카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시 한번 ‘깜짝카드’를 들고나올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술렁거림이 심화되는 듯하다. 일단 지도부는 ‘깜짝카드’ 가능성을 낮게 점치면서 선거구제 개편에 총력을 집중할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도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탈당이나 조기사퇴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문희상 의장은 다음 수순과 관련,‘무수’라고 답했다. 문 의장은 8일 열린 정책의총에서 “다음 수순이 무엇이냐고 언론에서 많이 묻는데 무슨 수가 있겠느냐.”면서 “수가 있으면 무수”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수순이 소연정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건 아니라고 본다.”면서 노 대통령이 쉽게 대연정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따라서 지도부는 일단 당내 연정 논의를 자제하면서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정치개혁특위 운영에 심혈을 기울일 작정이다. 친노직계가 주도하는 ‘의정연구센터’ 소속 이화영 의원은 ‘관망’으로 내다봤다. 이 의원은 “‘공’이 정치권으로 넘어왔다.”면서 “노 대통령은 우리당이 정개특위를 통해 선거제도 개편을 추진하면서 야당과 토론하는 진행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차원에서 선거구제 개편뿐 아니라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행정구역 개편도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특히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굳이 한나라당이 아니더라도 다른 야당과 생각이 맞으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정개특위 간사인 민병두 의원도 다른 야당과의 협력을 거론했다. 이는 다른 야당을 동원해서 한나라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여전히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회담결렬을 계기로 탈당이나 조기사퇴 등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야파 우원식 의원은 “예측불허”라면서 ‘깜짝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어 노 대통령이 연정 논의를 연말까지 끌고 갈 것이라고 점치면서 “연정 논의가 당에서 계속될 경우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여의도 新저격수 “강자 향해 쏜다”

    ‘여의도 신저격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판·검사, 고위 공직자, 대기업, 강남 부유층 등 ‘강자(强者)’들이 타깃이다.17대 국회 저격수들은 크게 두가지 부류가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저격수와 다르다. 첫째, 종전에는 당리당략을 위해 ‘총대’를 멘 ‘팀플레이’ 성격이 짙었지만 요즘엔 ‘단독 플레이’가 늘어났다. 둘째, 막무가내식 폭로전이 지배하던 종전과는 달리 신저격수들은 법안·데이터 등을 앞세워 기득권층을 옥죄고 있다. ●당 ‘총대´서 ‘단독플레이´로 변화 신저격수로는 최근 삼성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검사들의 실명을 발표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단연 눈에 띈다. 검찰의 전·현직 수뇌부와 ‘전면전’을 감행한 노 의원은 22일에도 ‘떡값 검사’들이 98년 ‘세풍’ 수사 당시 삼성 비호에 앞장섰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냈다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질의가 하루 연기되자 뒤늦게 자료를 회수해가기도 했다.23일 질의에 나서 세풍수사 당시 법무부와 검찰의 주요 보직에 있던 ‘떡값 검사’ 및 수사 검사의 실명 등을 밝힐 예정이어서 ‘2차 파문’을 예고했다. 노 의원은 얼마전에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이 맡은 형사사건 절반이상이 뇌물, 조세 포탈 등 반사회적 범죄사건이었다는 자료도 공개했다. 지난 3월에는 배재고 답안지 대필사건과 관련, 해당 학생의 아버지인 정모 검사와 담임교사의 사전 공모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판·검사의 무분별한 대기업 이직을 막기 위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법안·데이터로 ‘꼼짝마’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법안형 신저격수’에 속한다. 그가 제출했거나 제출할 법안들은 공직자윤리법과 부패방지법 등 고위 공직자의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들이 많다. 지난해 말 제출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은 공직자가 퇴직 전 소속 부서의 사(私)기업체 등에 재취업할 경우 일정 기간 취업을 제한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더욱 까다롭게 했다. ‘업무와의 관련성 여부’ 판단 주체를 퇴직 공직자의 소속 기관장에서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로 변경한 것이다. 부패방지법안은 재취업 제한 대상에 ‘부패행위로 벌금형을 받은 자’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금고 이상’이었다. 주식 외에 부동산까지 백지신탁하는 공직자 윤리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고위 공직자 가족이나 친·인척들이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을 경우 해당 공직자을 처벌하는 부패방지법개정안도 낼 계획이다. ●이계안·심상정 ‘삼성 킬러’ ‘골리앗’ 대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다윗형’ 의원들도 있다. 현대그룹 출신인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과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등은 ‘삼성의 천적’으로 꼽힌다. 이 의원은 삼성의 ‘최고 성역’인 이건희 회장을 타깃으로 설정,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직의 사임의사를 밝힌 데 대해 ‘법적 책임회피 수단’이라고 비난했다. 심 의원은 지난 6월 삼성 대항네트워크 결성을 제안했다.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유전개발의혹 때 맹활약을 펼쳤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의 ‘단지(斷指) 파문’ 등을 직접 폭로하는 대신 단초를 제공함으로써 여권에 타격을 가했다. 권 의원은 이종구 의원과 함께 대한생명 인수로비 의혹과 관련, 한화의 천적으로 분류된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강남·북의 재정 격차 해소를 위해 구세(區稅)인 재산세와 시세(市稅)인 자동차세 등을 맞바꾸는 세목교환을 추진하면서 부자 동네의 신저격수로 떠올랐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의원님들은 ‘서머스쿨’ 중

    무더위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의미있는 봉사활동으로 비지땀을 흘리거나 현장을 돌며 입법과제를 찾는 국회의원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더러는 우리 조상의 애환을 안고 있는 역사의 현장을 강행군하거나 재외 동포들의 ‘삶의 현장’을 방문, 동포애를 되새기고 역사 의식을 고취시킨 의원들도 적지 않다. 하한 정국을 이용한 ‘테마 정치’는 지역 주민들에게 ‘얼굴 도장찍기’나 ‘의례적 봉사’ 수준에 머물던 종전의 모습에서 탈피한 것이어서 17대 국회의 또다른 변화로 비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지난 1일 전남 고흥의 소록도를 찾았다.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서다. 주 의원은 국립소록도병원의 ‘2005년 여름봉사활동 자원봉사자 모집’에 자원, 청소년·대학생·일반인 등 120명과 함께 3박4일간 봉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같은 당 박순자 의원도 지난달 29·30일 경기 안산지역의 아동센터를 찾아다니며 결식 아동들에게 직접 배식을 하는 등 결식아동돕기캠페인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김영주·이미경·노웅래·정성호·강길부 의원 등은 최근 ‘북한산 계곡물 살리기 캠페인’에 나섰다. 등산객들에게 ‘계곡수 생물을 보호하자.’는 내용의 손수건을 나눠주며 인근 화장실과 음식점 오폐수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계곡 보호를 호소했다. 오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입법과제를 현장에서 찾는 의원들도 있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지난달 10일 전북 진안을 출발해 8박9일 동안 섬진강을 따라 220㎞를 걷느라 얼굴과 팔 다리가 새까맣게 그을렸다.‘섬진강 지키기 네트워크’ 회원들과 함께였다. 그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환경에 숨이 막혔는데, 곳곳에서 환경이 파괴된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부산·대구·대전 등 주요 도시의 보육시설 20여곳을 돌며 보육시설 운영실태와 문제점을 집중 점검했다. 진 의원은 이를 토대로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보육시설 개선 및 지원방안과 관련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8일 러시아의 이르쿠츠크에선 여야 국회의원 10여명이 모여 자동차 랠리를 벌인다. 국회 연구단체인 ‘한민족 평화네트워크’가 동북아 평화시대를 맞아 러시아와 유대관계를 높이는 차원에서 기획된 행사다. 열린우리당 김형주,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 등은 지난달부터 러시아에서 ‘대륙 종단’으로 여름 휴가를 대신한 뒤 행사에 참여할 열린우리당 이화영·노웅래·최성·선병렬, 한나라당 김덕룡·이재웅·박계동 의원 등을 기다리고 있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현지 고려인들에게 도서 8000여권을 기증했고, 같은당 김문수·주성영·송영선 의원 등도 지난달 연해주에서 몽골에 이르는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전광삼 박지연기자 hisam@seoul.co.kr
  • 與 대연정 몰이 ‘野~好~’가 없다

    與 대연정 몰이 ‘野~好~’가 없다

    대연정을 향한 여권의 대대적인 바람몰이가 바야흐로 시작됐지만 당 안팎의 5대 걸림돌이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당내 연정 논의기구인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추진단’ 회의를 갖기로 하는 등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당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의 임채정 원장 등은 1일 한나라당 김기춘 여의도연구소장을 방문해 연정에 대한 토론회 개최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무시 전략’ 한나라당은 시종 “연정을 통한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개혁보다는 도탄에 빠진 민생·경제 챙기기가 우선”이라고 반응한다. 대연정을 ‘재집권을 위한 여권의 꼼수’ 내지는 ‘노 대통령의 퇴임 후 정치적 영향력 유지를 위한 발판’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근혜 대표는 얼마전 “국민의 고단한 삶을 외면하고 국민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하는 정치라면 존재 의미가 없다.”면서 “정치인만의 정치, 정치권력을 갖고 투쟁하는 정치인들은 모두 국민이 심판하는 시대가 왔다.”며 노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여당내 ‘노골적’ 반발 여당 내 시각도 극과 극이다. 소장파 일부 의원들의 반발은 의외로 강하다.“열린우리당이 노 대통령 개인의 것이 아니지 않으냐.”는 언급도 나온다. 향후 ‘반기’를 들고 나설 가능성이 점쳐질 정도다. 소장파 일부는 지난 주말 소규모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하는 등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아침이슬´ 소속인 우원식 의원은 31일 “한나라당과 연정을 하려면 무엇하러 정권교체를 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고, 당 386의 대표격인 송영길 의원도 “이게 과연 제대로 된 정공법이냐의 의문이 강하게 든다.”며 거부감을 숨기지 않았다. ●‘미묘한’ 호남 민심 대연정에 반대해온 열린우리당 신중식 의원은 급기야 “여당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다른 둥지에서 새 정치를 모색하겠다.”며 사실상 탈당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지도부가 계속 ‘예스 맨’으로 있고 변화조짐이 없다면 8월 말까지 논의결과를 지켜본 뒤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리겠다.”고 했다. 전남 고흥·보성이 지역구인 신 의원의 행동은 호남, 특히 전남 민심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내 일반적 반발과는 또 다른 양상으로 비쳐진다. ●노사모도 논란 속으로 노 대통령의 가장 든든한 지원 세력이었던 노사모마저 논란에 휩싸인 점은, 연정이 탄력성을 갖기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각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한나라당과의 연정 제안에 대한 논의가 격렬하게 진행 중이다.‘차라리 열린우리당을 해산하라.’는 주문에서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성을 이해하자.’는 제안까지, 지금까지 어떤 현안보다 찬반 주장이 갈린다. ●블랙홀,X파일 여권이 당내 반발이나 야당의 무관심, 호남 민심 등을 다독여 대연정 논의를 이끌어 간다 해도 이른바 ‘X파일’까지 돌파할 수 있을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설령 내용이 공개되지 않는다 해도,X파일은 정치권에 대한 극도의 국민적 거부감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끼리의 야합으로 비쳐질 수 있는 연정 논의가 힘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열린우리당은 오는 12일 당의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를 소집, 당내 의견수렴에 나선다. 전광삼 이지운기자 hisam@seoul.co.kr
  • 與 지도부 ‘공감’ 소장파 ‘반발’ 두갈래 목소리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28일 노무현 대통령의 ‘동거정부’제안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그러나 소장파를 중심으로 강한 거부감이 표출돼 여권 내부에서도 ‘극과 극’의 반응으로 논란이 예상된다. 문희상 의장은 “(대통령 제안은) 노림수가 있거나 꾀를 부리는 것이 아니다.”면서 “책임을 맡은 사람들이 (야당에) 제의도 하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의장을 총책임자로 하는 정치개혁추진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송영길 의원은 “이게 과연 제대로 된 정공법이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우원식 의원은 “한나라당과 연정을 하려면 우리가 무엇하러 정권교체를 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文의장­ - 영천농민 간담회

    “북한에 비료를 퍼주니까 우리 농민들이 써야 할 비료값이 갑자기 20%씩이나 오른 것 아니냐.”“4·30 재보선 때 영천을 살리겠다고 했던 약속을 잊지 말아달라.”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장영달 상임중앙위원 등 지도부가 22일 경북 영천시 복안면 반정1리를 찾아 ‘농심(農心)’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이틀전부터 이곳 마을회관에서 숙식하며 농촌생활을 체험한 노웅래·서재관·우원식·이시종 의원 등을 격려하고, 마을 주민들로부터 농촌의 애환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주민들은 “비만 오면 온동네가 물바다가 된다.”“비료가 너무 비싸 농사를 못 짓겠다.”는 등 생활고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낙후한 지역 경제를 살리려면 이곳에 혁신도시를 유치하는 길 밖에 없다.”면서 “힘 있는 여당이 많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4·30재보선 결과만 보더라도 영천은 경북에서 유일하게 참여정부 지지가 높은 곳”이라고 압박도 했다. 이에 문 의장은 “제 뼈가 으스러지는 한이 있어도 영천에 혁신도시를 유치하도록 최대한 돕겠다.”면서 “우리당이 영천을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답했다. 문 의장 등은 간담회를 마친 뒤 근처 사과밭으로 건너가 제초작업도 벌였다. 영천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與 ‘고된 農活’

    열린우리당이 21일 경북 영천과 전북 무안의 농가에서 농촌 체험활동을 벌였다. 현장에서 ‘농심(農心)´과 직접 부딪혀 실효성 있는 농촌정책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날 영천시 북안면 반정1리의 한 축사에서 만난 노웅래·서재관·우원식·이시종 의원 등 6명은 “아이구, 허리야.”를 연발하며 삽으로 소의 분뇨를 퍼날랐다. 축사의 분뇨 치우기·포도 새순치기 등 잔일을 거든 의원들은 밤에는 마을회관에서 동네 주민들과 막걸리를 마시며 농촌생활의 어려움을 들었다. 한 농민은 “이렇게 힘들면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으니 좋은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농민은 “일도 일이지만, 무엇보다 이곳에 내려와 우리 농촌이 이렇게 힘들구나, 현실이 이렇게 어렵구나 하는 점만 느끼고 가도 고맙겠다.”고 주문했다. 의원들도 “100가구,300명쯤 되는 인구의 이 마을에 50세 이하 ‘청년’이 겨우 열댓명밖에 안 되는 것에 놀랐다.”,“마을에 시집오려는 여성이 없어 베트남에서 구해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화답했다. 22일에는 문희상 의장과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이 영천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회의를 연다. 정세균 원내대표는 전북 무안팀에 합류해 표고버섯 농장의 일손을 거들 계획이다. 영천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전문성 실종 ‘유목민 국회’

    전문성 실종 ‘유목민 국회’

    행정부를 치밀하게 견제하는 동시에 그와 더불어 국정을 심층 논의해야 할 국회 상임위원회가 ‘유랑 극단’처럼 변질되고 있다. 개혁을 표방하며 출범한 17대 국회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년간 전체 의원 299명 중 46명이 상임위를 옮겨다니는 ‘유목민’ 처지가 됐다. 국회법 40조에 나오는 “상임위원 임기는 2년으로 한다.”는 규정이 무색할 정도로 ‘정치 유랑인 시대’를 17대도 이어가고 있다.“전쟁터로”“물좋은 곳으로”“적성이 맞아서” 등 타의든, 자의든 유랑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17대 국회 1년을 맞아 국회 사무처의 경과보고서와 국회 공보의 ‘위원회 사·보임’을 토대로 서울신문이 6일 그동안의 상임위 이동상황을 분석한 결과다. 사·보임 명단에 이름이 거론되는 46명은 전체 의석의 15%를 웃돈다. 정보·운영·여성위 등 겸임 상임위에서의 이동은 아예 제외한 수치다.‘부전공’은 차치하고 ‘주전공’을 바꾼 의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가 된다. 이 가운데 29명은 ‘임시 땜질용’으로 상임위를 옮겼다가 ‘원위치’했다. 나머지 17명은 아예 다른 상임위로 완전히 이동했다. 한나라당 박창달 의원은 지난달 26일자로 국회 산업자원위원회로 옮겼다.‘원적’은 교육위였지만,17대 국회 1년 만에 같은당 맹형규 의원과 ‘맞트레이드’됐다. 산자위원장이던 맹 의원이 당 정책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위원장직을 내놓아야 했고, 마침 4·30 재보선으로 보충된 ‘초짜 의원’도 배정해야 해 ‘수혜’를 입은 것이다. 같은당 고흥길 의원은 결사 반대했던 언론관계법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하자, 그동안 몸담았던 문화관광위를 떠나 행정자치위로 이동했다. 문광위를 평소 원하던 같은당 박찬숙 의원과 맞바꿨다. 같은당 안상수 의원은 교육위에서 ‘노른자위’로 일컬어지는 건설교통위로 이동했는데, 과천 지역구에서 행정도시법안으로 몸살을 앓자 지도부가 ‘배려’차원에서 신경을 썼다고 한다. 열린우리당 유시민,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전공을 살려 재정경제위로 갔다. 전에는 보건복지·정무위에 있었다.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은 김무성 의원 후임으로 재경위원장에 오르며 당초 정무위에서 재경위로 옮겼다. 반면 원내 지도부들은 보복·환경노동위처럼 ‘3D상임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문제 상임위엔 ‘땜질용’ 임시 투입 29명의 의원들은 원래 상임위를 ‘베이스 캠프’로 삼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면 지도부 지시에 따라 전략 요충지로 파견됐다.‘임무’를 마치면 복귀했다. 경제계나 법조계 등 전문 지식에 ‘전투성’까지 겸비한 의원들이 으뜸 대상이었다. 지난 연말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으로 시끌벅적했던 법제사법위에는 열린우리당 김태년·선병렬·송영길·우원식, 한나라당 김정훈·박승환 의원 등 6명이 투입됐다. 짧게는 2∼3일, 길게는 30일씩 상주하면서 여야 대치상황을 주도했다. 국민연금법이 걸려 있던 보건복지위,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맞섰던 정무위에도 일시적으로 ‘전사’들이 투입됐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당시 원내대표는 ‘친정’인 법사위 대신 환노위에 가 있었다. 한 측근은 “원내 전체를 진두지휘하려면 법사위만을 지킬 수 없어 부득이하게 소신이 강한 의원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유 중인 동료를 대신해 혹 있을 표결 대비 차원으로”라든가,“지도부의 지시에 의해서”라며 이동 경위를 설명하는 의원이 많았다. ●전문가 “말로만 원내정당” 의원들의 잦은 상임위 이동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국민대 김형준 교수는 “겨우 7∼8개월 일한 뒤 다른 상임위로 옮기고, 당직을 맡았다며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내던지는 것 자체가 말로는 ‘원내정당’을 외쳐도 ‘원외정당’에 기대는 꼴”이라면서 “상임위는 최소한 2년, 많게는 4년 넘게 임기를 채워야 전문성과 책임감, 자율성을 길러 예전 국회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與, 고위공직자 불법취득 부동산 국고환수 추진

    열린우리당은 고위공직자가 불법적으로 취득한 부동산을 국고환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기획담당 원내부대표는 10일 “당내 반부패투명사회협약태스크포스(TF)가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논의한 결과 공직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를 국고 환수토록 하는 조항을 포함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생활에 필요한 부동산을 제외한 잉여 부동산에 대해서는 매각과 보관신탁을 놓고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 부대표는 “매각시킬 경우 위헌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에 보관신탁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은 부동산 신탁 대상으로 거주용 주택 등 생활에 필요한 부동산과 선산과 주말농장 등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수준의 부동산을 제외한 잉여부동산 전체를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수도권 구당권파 vs 재야파

    수도권 구당권파 vs 재야파

    시·도당 위원장을 잡아라. 4·2전당대회에 앞서 전국을 순회하며 열리는 열린우리당 시·도당위원장 선거전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와 달리 시·도당위원장의 권한이 강해져 내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에 후보들은 저마다 ‘올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계파간의 세력전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또한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대의원들이 시도당 위원장 선거에도 참여하면서 ‘전당대회 예비선거’의 성격까지 띠고 있다. 시·도당위원장 선거는 12일 제주·부산·경남을 시작으로 16개 시·도를 돌며 대의원대회를 열어 진행된다. ●서울·경기 수도권이 초미 관심 대의원 수가 가장 많은 서울(2448명)과 경기(2345명)가 최대 관심 지역으로, 계파 대결의 양상도 그만큼 더 뚜렷하다. 구당권파로 3선의 김한길 의원과 노무현 대통령 직계 및 재야파인 재선의 유인태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일부 초선의원을 중심으로 재야파 우원식 의원을 추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경기지역도 서울과 유사한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재선이면서 구 당권파인 재선 이종걸 의원과 국민정치연구회 소속인 초선 문학진 의원의 출마가 확정돼 ‘정동영·김근태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밖에 박기춘·이석현·이기우·김태년·김선미·우제창·최성 의원 등도 중앙위원에 출마한다. ●충청·호남권 충남에서는 문석호 박상돈 의원이 대결을 벌인다. 충북에서는 홍재형 전 정책위의장이 유력한 가운데 ‘386출신’의 진출도 주목된다. 대전은 행정도시법 통과라는 결과를 가지고 구당권파 박병석 의원과 재야파 선병렬 의원의 대결이 볼 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지역에서 후보자들의 성향은 다양하다. 재선 강봉균 의원은 친노 직계의원들의 모임인 ‘의정연구센터’ 고문을 맡고 있다. 최규성 의원은 김근태 장관과 재야생활을 함께 했고, 국민정치연구회 수속이다. 경제학자 출신인 채수찬 의원은 정동영 장관의 핵심 브레인. 이광철 의원은 ‘참여정치연구회’ 공동대표다. 여성인 조배숙 의원도 출마한다. 전남에서는 유선호·주승용·우윤근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친노’직계인 서갑원 의원이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광주는 재야파 김태홍 의원과 참정연 출신의 강기정 의원, 양형일 의원이 3파전을 벌인다. 부산에서는 지역 유일 현역인 조경태 의원과 비례대표 윤원호 의원이 맞대결한다. 원외이면서 현 시당위원장인 이해성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강원에서는 이광재 의원이 7일 출마선언을 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환노위 비정규직법안 심의 무산

    비정규직보호입법의 심의를 위해 23일 소집된 국회 환경노동위가 이번 회기내 처리를 막으려는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 등과 민주노총, 한국노총의 회의장 점거로 법안심사소위 개최가 무산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환노위는 소위에서 비정규직보호입법이 통과될 경우 곧바로 전체회의를 열어 심의할 예정이었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 등 환노위원들은 “2월에 처리하겠다고 일정을 명시한 것도 아닌데 국회에서 논의조차 못하도록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 우리당 서울시당위원장 유인태냐 김한길이냐

    우리당 서울시당위원장 유인태냐 김한길이냐

    여당내 실력자인 유인태 의원과 김한길 의원이 열린우리당 서울시당위원장 자리를 두고 4월 전당대회에서 격돌하게 됐다. 서울시당 중앙위원 경선출마를 강력히 권유받아도 고사를 거듭해오던 유 의원은 16일 중앙위원 경선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알렸다. 내년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하며 일찌감치 서울시당위원장 자리에 ‘무혈입성’을 노리던 김 의원은 복병을 만난 형국이다. 재선인 유 의원은 현 정권에서 정무수석을,3선인 김 의원은 국민의 정부에서 정책기획수석 등을 지내 경력면에선 막상막하라는 평가다.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선 “유 의원의 출마로 ‘메이저리그’격인 당의장 경선보다 ‘마이너리그’격인 서울시위원장에 더 관심이 쏠린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당 안팎에서 이들의 경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친노 직계이자 재야파(유 의원)’,‘구(舊) 당권파(김 의원)’간의 대리전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서울시당위원장 자리는 내년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경선및 공천과,17대 대통령 후보 경선의 공정한 관리 등 향후 정치일정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판세는 유 의원이 친노 직계와 재야파의 지지를 업어 다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혹자는 “대의원 성향을 보면 구(舊) 민주당, 호남 출신들이 많아 김 의원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부인 효과’ 역시 주요 변수로 손꼽힌다. 김 의원의 부인은 인기 탤런트인 최명길(43)씨. 반면 유 의원의 부인 이혜경(51)씨는 이화여대 운동권 출신으로 이른바 ‘빵잽이’다. 서울시당 중앙위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현역 의원들은 유기홍·김형주·정봉주·우원식·정청래·이경숙·최재천 의원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與 4대계파 비대위구성 합의

    與 4대계파 비대위구성 합의

    ‘4대 입법’ 연내 처리 무산으로 지도부 전원 사퇴 등 후폭풍에 휩싸인 열린우리당의 지도부 공백사태가 5일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통해 정상화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내 국민정치연구회·참여정치연구회·바른정치실천연구회·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 등 강경파와 온건파가 총망라된 4대 계파는 4일 밤 9시 시내 모처에서 만나 비대위 구성에 대해 내부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모임에서 4대 계파 의원들은 임채정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추대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4선의 임 의원은 재야 출신으로 강·온파에서 두루 무난한 카드로 간주되고 있다. 비대위원은 계파별 안배없이 문희상 의원을 포함한 1∼3명의 의원과 지역 및 여성 대표 각 1인 등 5∼7명으로 구성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개혁당 그룹이 주축인 참여정치연구회는 유기홍 의원의 비대위 참여를 요구했지만 아직 참여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함께 오는 2월 초 선출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도 비대위에 합류해 비대위원은 모두 7∼9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4대 계파가 비대위 구성에 비교적 순조롭게 의견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4대 입법’ 연내 처리 무산에 따른 후폭풍으로 강경파의 행보가 크게 위축된 반면 온건파의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기류 변화는 4일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이날 오후 3시30분 열린우리당 안영근·박상돈·신학용 의원 등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안개모)’ 소속 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앞으로 안개모뿐 아니라 다른 온건파 의원들과 함께 당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자회견장을 수시로 찾았던 강경파 의원들은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지난 연말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며 국회에서 집단 농성을 했던 의원들이 이날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가 갔을 때 모인 의원들은 불과 12명에 불과했다. 농성 당시 지지서명을 한 의원이 70명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옹색한 규모다. ‘회의 결과’도 톤이 낮았다. 참석자들은 이부영 의장의 ‘강경파 커머셜리즘(상업주의)’ 비판 발언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집단행동은 자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경숙 의원은 “오늘 이 모임을 해산하고 앞으로 당을 위해 일하면 된다.”고 했다. 우원식 의원도 ‘국보법 폐지안을 반드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가.’란 질문에 “당 상황이 정리돼 가는 것을 보고, 아니면 그 이후에 해도 된다. 분명한 것은 폐지 당론 유지다.”라고 말해 한결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기류가 이처럼 돌변한 것은 최근 천정배 원내대표와 이부영 의장 등 지도부의 줄사퇴가 직접적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들로서는 마땅히 공격할 대상이 없는 데다 당의 표류에 원인 제공을 한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 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여기에 올해를 상생과 실용으로 끌고가려는 청와대의 의중이 확인된 것도 강경파의 힘을 뺀 요인으로 분석된다. 문소영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핏대내며 싸우다 농담·폭소…‘코미디 법사위’

    핏대내며 싸우다 농담·폭소…‘코미디 법사위’

    국민들이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면 이 나라를 떠나버리고픈 심정이 간절했을 것이다. 그만큼 이날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안 토론 여부를 놓고 보여준 행태는 한심함을 넘어 분노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여야 의원들은 나라의 운명을 온통 짊어진 것처럼 핏대를 올리며 싸우다가 누군가 농담성 발언을 던지면 킬킬거리며 폭소를 터뜨리는 언행을 반복, 도대체 국사(國事)를 논하는 자리인지 한바탕 놀아보자는 희극무대인지 헷갈리게 했다. 특히 실망스러운 점은 코미디의 ‘주연배우’들이 대부분 개혁을 자임한 초선 의원이라는 사실이다. 소동은 열린우리당측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오후 1시50분 한나라당 소속 최연희 법사위원장 자리에서 개의와 함께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전격 선언하고, 이를 듣고 최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들이닥치면서 시작됐다. 최 위원장은 개의가 무효라고 지적했으나,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제안 설명을 강행했다. 이에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달려들어 노 의원의 책상을 넘어뜨리고 의자를 걷어찼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이 주 의원의 가슴을 밀치는 등 양당 의원들이 몰려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법사위원이 아닌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가 들어와 “조용히 하세요.”라고 소리치자, 노회찬 의원이 “자네, 누구야.”라고 쏘아붙여 폭소가 터졌다. 이에 남 수석부대표가 “그러는 자네는 누구야.”라고 받아쳤고, 노 의원이 다시 “뭐,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구먼.”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등 유치한 언쟁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이 선병렬 의원 자리로 다가가 여당이 국회법을 어기고 있다며 국회법 책자를 들이밀자, 선 의원은 그것을 잡아채 바닥에 내팽개쳤다. 옆에 있던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어때, 김 의원은 우리 선 의원한테 안 되지.”라고 약을 올렸다. 주성영 의원이 우원식 의원한테 “야, 야”라고 신경질을 내자, 우 의원은 “말조심해. 주 의원 몇살이오. 나이도 어린 사람이 어디서….”라고 받았다. ‘코미디’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지도부로부터 본회의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전해듣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퇴장하면서 1시간 만에 싱겁게 끝났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carlos@seoul.co.kr
  • [달라진 정치풍속도] 1인보스·권위주의 ‘끝’

    [달라진 정치풍속도] 1인보스·권위주의 ‘끝’

    2004년 올해 정치 현장의 풍속도는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상향식 공천제 도입으로 1인 보스 체제와 권위주의가 사라졌다. 또 검찰의 불법정치자금 감시 강화로 금권정치 문화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이런 세태와 맞물려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들이 나타났다. 정치권의 오랜 종사자들은 “과거 수십년간의 변화를 합친 것보다 올 한해의 변화가 더 큰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체급이 내려갔다” 최근의 ‘4인 대표회담’은 여러모로 생소한 정치형식이다. 과거 당 대표들은 실무진이 사전에 현안을 모두 조율해놓으면, 맨 마지막에 만나 폼잡고 사진 찍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지금 여야 대표들은 매일 몇시간씩 배석자도 없이 ‘재미도 없는’ 법조문을 놓고 씨름하고 있다. 회담이 끝난 뒤에는 대변인이 아니라 원내대표가 직접 브리핑을 한다.“권위주의가 사라지고 있는 방증”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만큼 아랫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것이며,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삭막한 정치문화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있다. ●“통제가 안 된다” 지난 22일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이부영 의장은 무척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인사말을 끝내고 외부 일정 참석차 자리를 뜨려하자 초선인 임종인·김형주 의원 등이 “당이 망해가는데 꼭 가야 하겠느냐.”고 가로 막고 나선 것. 과거 기준으로는 새까만(?) 초선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당 대표한테 대드는 것은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3김(金) 시대’때와 같은 당 지도부의 공천권과 자금력이 사라지자 의원들이 특정인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일견 상향식 민주정치가 정착된 측면도 있지만, 지도부 입장에서는 영(令)이 안선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지도부가 여야 협상을 해와도 걸핏하면 의원들이 반발하니 되는 일이 없다는 푸념이다. ●“부대변인이 안 보인다” 과거 브리핑의 상당부분은 부대변인들이 담당했다. 한나라당 장광근,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 등은 대변인 만큼 TV에 자주 나와 싸웠다. 그런데 17대 국회에서는 각당이 공동 대변인제를 채택함으로써 부대변인들이 브리핑에 나설 기회를 좀처럼 갖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만 하더라도 모두 3명의 현역 의원이 대변인이 활동하고 있고, 한나라당도 2명이 공동 대변인을 맡고 있다. ●중앙당사 유명무실 정치부 기자들은 최근 몇달 동안 중앙당에 갈 기회가 없었다. 주요 일정이 모두 국회에서 잡혔기 때문이었다. 과거에는 국회가 안 열리는 날이면 기자도 당직자도 중앙당으로 옮겨갔지만, 지금은 다르다. 여야가 지난 총선을 앞두고 허름한 당사를 찾아 여의도를 떠난 것이 계기가 됐다. 거리가 먼 중앙당에 있다가는 국회에서 벌어지는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다 보니 ‘거주지’를 국회로 단일화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최근엔 당 소속 부대변인과 당직자들까지 소속을 아예 ‘원내’로 바꿔 국회로 들어와 있는 바람에 중앙당사는 ‘유령 건물’처럼 썰렁하다.A당의 한 당직자는 “이럴 바에는 차라리 당사를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사무총장 위상 약화 과거 당의 사무총장은 1인 보스의 수족이자 ‘실세’의 대명사였다. 정보·자금·조직을 주무르면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하지만 지금 여당의 사무총장은 이름이 사무처장으로 바뀌었으며, 권한도 사무처의 단순 관리자 역할로 축소됐다. 재정권과 인사권은 당 재정위와 인사위로 이관했다. 여당에선 개원 초 당 중진들이 사무처장 자리를 서로 안하려고 해 초선의 최규성 의원이 떠맡았다. 지난 대선 직후 여야의 사무총장들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죄다 구속되면서 사무총장은 더 이상 매력있는 자리가 아닌 상황이다. ●“봉숭아 학당이 사라졌다” 과거 중앙당사나 국회 기자실에는 중진 의원들이 자연스럽게 들러 수시로 간담회를 가졌다. 공식 기자회견이 아닌 자리에서 편안하게 오가는 ‘백 그라운드’에 대한 설명에서 여러 흐름들이 포착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자리가 거의 사라졌다. 국회에 마땅한 자리도 없고 인터넷 매체 등 기자 수의 증가로 사랑방 분위기를 연출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공식 입장 발표만 있다. 국회 기자회견장은 브리핑을 하려는 의원들로 하루종일 시끄럽다. ●“짠돌이 의원 많아졌다” 17대 국회 들어 집회 형식의 후원회가 금지되고 검찰 수사가 강화되면서 돈줄이 크게 말랐고, 따라서 의원들이 씀씀이도 빡빡해졌다. 국회 주변 찌개집에나 함바집(공사장 식당)에서 식사하는 의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여의도 고급 한정식 식당들은 가격을 내려서 대처하고 있지만, 전에 비해 손님이 크게 줄었다는 한숨소리가 들린다. ●의정보고회 실종 연말이면 국회를 도배하던 ‘의정보고회’ 포스터가 올해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개정된 정치자금법에 따라 ‘집회에 의한 모금’이 금지되면서 후원회 행사를 겸해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의정보고회의 매력이 사라진 게 결정적 이유로 분석된다. 한 의원은 “의정보고회를 하려고 해도 정치자금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걱정이 되고 오히려 돈이 들어 별로 장점이 없다.”고 말했다. ●80년대 대학가처럼…. 12월 들어 국보법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가 격화하면서 각당이 국회 안 도처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마치 80년대 대학가를 옮겨놓은 듯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17대 국회에 대거 입성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열린우리당 강경파의 농성장에는 투쟁의지를 북돋는 대자보가 걸려 있고, 시간대별 행동지침도 부착돼 있는 등 대학 운동권의 투쟁 모습과 유사하다.25일 열린우리당 일부 당원들이 원내대표실을 점거한 것은 과거 대학생들의 총장실 점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연말정산 활용한 후원금 백태 17대 국회의원들이 근로소득세를 내는 봉급 생활자의 연말 정산을 앞두고 ‘세금 대신 좋아하는 정치인에게 후원금 10만원을’이란 운동을 펼치면서 후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대 국회에서 도입된 정치자금법은 법인으로부터 거액의 정치헌금을 금지하고, 개인들의 소액 정치헌금을 장려하기 위해 정치후원금 중 10만원까지는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돈을 내는 개인으로선 세금으로 가느냐, 정치 후원금으로 가느냐의 차이 뿐이다. 그래서 샐러리맨 친구나 선후배가 많은 의원들은 의외의 성과를 거둬 동료 의원들의 부러움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10만원을 세액공제해주면 국세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공제율을 100%가 아니라 일정 부분으로 제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여야 정치인들은 “정치 자금이 투명해지는 효과가 국세가 줄어드는 효과보다 크다.”고 항변한다. ●샐러리맨 친구, 많을수록 좋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연말정산용 10만원짜리 정치헌금’을 120명에게 받았다. 모두 1200만원이다. 이중 60명은 중소기업을 하는 친구가 한번에 몰아준 것이다. 우 의원은 “친구인 사장과 직원들이 알음알음으로 10만원을 쾌척하고 연말 정산을 통해 되돌려 받기로 했다.”면서 “10만원 후원은 진정으로 지지하는 정치인들에게만 하는 만큼 정치가 투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 동기 동창만 130여명인 연세대 정외과 출신인 김현미 의원은 “친구·선후배들이 연말 정산용으로 10만원 정치 헌금을 많이 해줘서 후원회를 못하는 고민을 덜었다.”면서 “10만원,30만원,50만원 등 소액으로 도와줬다.”고 밝혔다. 박영선 의원도 ‘친정’인 MBC 후배들이 후원하겠다며 10여명이 10만원씩 단체로 냈다고 소개했다. 최재천 의원은 “금융감독원 노조에서 30명이 10만원씩 거둬서 300만원을 전달해 왔다.”면서 “아무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손바닥 상정’한 효과가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유시민의원 270만원 최고 정치전문 인터넷 언론인 ‘서프라이즈’에서는 연말을 앞두고 정치인들에게 정치헌금을 하자는 운동을 벌였다. 서프라이즈에는 소액헌금운동 이틀 만에 1000여만원이 쌓였다. 하지만 관리 불능으로 이 운동은 종료됐다. 후원받은 정치인들은 대부분 열린우리당 소속.‘노빠 의원’으로 잘 알려진 유시민 의원이 270만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지난 10월쯤 연간 후원금 한도 1억 5000만원을 다 채운 상황이라 이 후원금을 중앙당에 기부했다고 한다.2위는 정청래 의원으로 140만원,3위 장향숙 의원 100만원이다. 이어 최재천(90만원) 의원,‘간첩논란’을 빚은 이철우(80만원) 의원, 각각 당·원내 대변인인 김현미(50만원)·박영선(40만원)의원 순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국보법 개정후 改名? 폐지후 입법?

    국보법 개정후 改名? 폐지후 입법?

    ‘여야 지도부가 국가보안법 폐지 후 대체입법을 하는 쪽으로 타협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신문 12월24일자 보도)는 정황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24일에는 열린우리당의 유력 당직자인 민병두 기획위원장이 기자들 앞에서 대체입법 수용 가능성을 대담하게 언급하기까지 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대체입법 정도면 못할 것도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까지 열린우리당의 공식 당론은 ‘폐지 후 형법 보완’이고, 한나라당 당론은 ‘폐지 불가, 일부 개정’이다. 하지만 타협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귀결되긴 힘들다는 ‘상식’이 대체입법론을 견인시키는 요인이다. 대체입법론의 매력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당론의 중간 지점에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공식 당론은 협상용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곁들여졌다. 이날 “당론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민병두 기획위원장의 언급이 “당론 유지”를 밝힌 김현미 대변인의 발언보다 솔직하게 해석되는 이유는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따라서 민 위원장의 발언을 김 대변인이 번복한 소동은,‘혼선’이라기보다는 ‘전략적 표정 관리’로 보는 게 적절할 것 같다. 이날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기획자문위 연석회의에 참석한 이호웅 의원이 기자에게 “대체입법으로 가는 분위기가 맞다.”고 말한 것이 ‘숨겨진 정답’에 가까운 셈이다. 일각에서는 양당 지도부가 벌써 대체입법론의 구체적인 방향을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체 입법에도 2가지 방안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국보법을 일부 개정하고 법의 이름만 바꾸는 ‘제명 개정’ 절차이고, 다른 하나는 국보법을 완전히 폐지하고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이다. 이름이 바뀐다는 점에서 둘다 대체입법으로 볼 수 있지만, 명분에 있어서는 양당 간에 득실의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무래도 전자(前者)가 한나라당의 입장에 유리한 방안이라면, 후자(後者)는 열린우리당의 얼굴을 좀더 세워줄 수 있는 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제명 개정은 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에 연내에도 가능하지만, 새 법 제정은 시간상 내년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차근차근 풀자.’고 한 것은 후자를 선호한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시각에 대해 국보법 폐지 연내처리를 주장하는 ‘240시간 연속 의원총회’의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지도부에 당론변경까지 위임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의총에서 폐지후 형법보완 당론이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대체입법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與의원도 ‘국보법 농성’

    여야 4자회담을 앞두고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이 20일 국회 본청 146호실에서 시작한 ‘240시간 의원총회’는 당 지도부와 김원기 국회의장을 압박하기 위한 ‘항의 시위’의 성격을 띠고 있다. 농성 의원 41명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모여 10만원씩 갹출해 ‘장기전’에 대비했다. 장영달·김태홍·이경숙 의원을 공동 대표로 하고 이광철·정청래 의원을 홍보위원장, 선병렬 의원을 홍보위원장, 우원식 의원을 기획위원장으로 선임하는 절차도 거쳤다. 임시국회 시한인 오는 31일까지 오전 6시 기상과 밤 11시 취침 때까지 하루 세차례 총회, 두차례 분임토의 등 빽빽한 일정을 짰다. 오후 6시쯤에는 재야 사학자 이이화씨와 성공회대 김동춘 교수가 지지 방문을 하기도 했다. 이씨는 “역사적으로 집권세력들은 통치수단으로서 악법을 이용해 왔는데 우리 시대에는 국보법이 대표적인 악법”이라면서 국보법 폐지를 촉구했다. 김 교수는 “폐지만이라도 반드시 역사적 의의를 갖고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이부영 의장과 박영선 대변인 등도 농성장을 찾아와 “고생하고 있다. 마음은 마찬가지다.”며 격려했다. 농성에 참여한 이광철 의원은 “내일 여야 4자회담의 결과에 따라 농성장에 결합하거나 더욱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연내 처리를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성은 이날 오전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이 4대 입법의 연내 처리를 강조하면서 즉각 ‘실천’에 옮겨졌다. 유시민 의원이 “4대 법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개인생활, 지역구 활동을 다 포기하고 즉각 농성에 돌입하자.”고 제안했고, 정봉주 의원이 “우왕좌왕하지 말고 즉각 농성에 돌입하자.”고 동조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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