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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웃 덕분에 생명 살리는 강북

    강북구는 27일 자살예방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보건소 중심의 사업을 동 주민센터와 자원봉사단체를 연계한 마을단위 생명존중사업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자살예방 체계 구축에 필요한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풀고 지역이나 환경 차이에 맞춘 세심한 접근을 위해 지역밀착형 예방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사업이다. 보건소는 조금 더 전문적인 일을 하도록 하되 일선 현장을 더 자주 돌아보게끔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생명존중팀의 자살예방 전담 공무원이 매일 오후 1~6시 동별 순환근무를 하면서 65세 이상 독거노인이나 질병이나 실직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찾아가도록 했다. 주민센터에서 만든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자살척도, 스트레스척도, 우울척도 등을 평가해 자살고위험군을 추출한 뒤 개별 맞춤형 관리에 들어간다.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와 장애인, 한부모 가정 등 주민센터를 찾은 취약계층에 대해서도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한다. 상담 등의 과정에서 위험성이 엿보일 경우 강북구정신건강관리센터나 의료기관으로 즉시 연결해 준다. 민간의 협조도 구한다. 동별로 자원봉사단체, 종교단체, 지역단체 등과 자살예방 업무에 특별히 관심을 가진 주민 15명 정도로 생명지킴이단을 만들도록 한다. 누구나 보건소나 주민센터에서 지원할 수 있다. 마을마다 상황에 맞는 구성과 활동이 이뤄지도록 활동비와 운영비도 지원한다. 동별 주요 추진 실적을 평가, 우수사례 발굴과 공유에도 힘쓴다. 박겸수 구청장은 “자살 문제에 대한 제일 좋은 해법은 공동체 속의 구성원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살아나가자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런 취지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나아가 자살예방 안전망을 조금 더 촘촘하게 구축해 더불어 살아가는 강북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박찬구의 시시콜콜] 리조트 참사, 생존자의 고통을 기억하라

    [박찬구의 시시콜콜] 리조트 참사, 생존자의 고통을 기억하라

    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가 난 지 5주가 지났다. 세간의 관심은 잦아들었지만, 살아남은 부산외대 학생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정신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뒤 나타나는 심리적 외상 때문이다. 악몽에서 깨어나기까지 수개월, 수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다. 과거 대형 참사와 달리 이번 사고의 희생자는 이벤트 업체 직원을 빼고는 모두 극심한 학업·진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새내기 대학생이다. 학교 폭력과 입시 경쟁의 지옥, 불확실한 미래로 인한 우울증, 그리고 막다른 선택까지…. 생채기를 입어가며 어둠의 터널을 막 거쳐온 젊은이들이다. 왜곡된 교육 시스템에 부실과 안전 불감증의 구조적 인재까지, 우리 사회는 이들에게 이중 삼중의 고통과 비극을 안긴 셈이다. 그래서일까. 피해 학생들의 심리검사 결과 PTSD 고위험군에 속하는 학생이 173명이나 된다고 한다. 학생들의 PTSD를 상담·치료하는 심리지원센터 관계자는 “원래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을 갖고 있던 학생들이 이번 사고로 증상이 더 심해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전형적인 PTSD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공사장이나 사고 체육관과 비슷한 구조의 건축물을 피해 다니고, 천장이 높고 음악 소리가 들리는 채플시간에도 공포감을 호소한다. PTSD는 망각할 수 없는 어둠의 그늘이다. 불면증과 악몽, 환청, 호흡곤란, 감정조절력과 언어능력 저하, 촉각·시각·청각 등의 이상 증세, 외부 자극에 대한 무감각…. 기억의 심연에서 고통을 지우고 싶어도 순간순간 뇌리와 신경계를 쥐어짜는 듯한 악몽과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당시 생존자 20여명의 뇌를 2년 뒤 단층 촬영한 결과 감정과 공포를 조절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관장하는 대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이 심하게 훼손된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어떤 이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또 다른 이는 매일 약을 한 움큼씩 삼켰다. 우리는 망각한다. 잊고 잊힘의 반복이 없다면 우리의 뇌는 과부하에 걸려 일상의 스트레스를 견뎌내기 힘들지 모른다. 그래서 망각의 동물이다. 하지만 대형 참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붕괴와 화재의 현장에서 간발의 차이로 생사를 넘나든 생존자들에게는 사치스러운 넋두리일 뿐이다. 반복되는 참사와 비극의 가해자는 결국 우리 사회다. 따지고 보면 사회적 상해이며 공동체의 폭력이다. 학교, 지역사회, 정부 할 것 없이 심리적 외상에 시달리고 있는 학생들의 중·장기적인 치료·관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는 이유다. ckpark@seoul.co.kr
  • 해경, 바다서 입은 PTSD 숲에서 치유한다

    불법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정신장애를 겪는 해양경찰들이 울창한 숲에서 상처 난 심신을 달랜다. 이는 부하를 아끼는 김석균 해경청장이 숲을 돌보는 신원섭 산림청장에게 요청해 이뤄졌다. 25일 산림청에 따르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있는 해경 28명이 26일부터 28일까지 2박 3일간 경기 양평의 ‘산음자연휴양림’에서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산림청과 해경청 간의 업무협약에 따라 위험한 단속 및 사고 현장에서 PTSD 고위험군 징후를 얻은 해경들의 심리치료를 위해서다. 해경에서는 최근 5년간 148명이 우울증 치료를 받았고, 해경 특공대원 19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100명(51%)이 PTSD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대원들의 PTSD 경험(38.8%)보다 높은 수치다. 산림치유는 숲 속에서 음이온과 피톤치드, 쾌적한 환경적 요소와 같은 치유 인자를 인간의 오감과 접촉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스트레스, 우울증 등을 완화시켜 건강을 회복하는 치유법이다. 참가자들은 며칠 푹 쉬면서 사전·사후 스트레스 지수 측정(HRV)과 산림욕 체조, 숲 속 트레킹, 걷기 명상, 숲 에너지 받아들이기 등 다양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체험한다. 김 청장 등 해경 간부들도 1박 2일간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 대원들을 격려하고 산림치유의 효과를 경험할 계획이다. 산림청은 산림치유지도사(2명)와 치유의 숲 운영요원 등 전문인력을 투입해 몸으로 만나는 숲, 마음으로 만나는 숲, 나를 찾는 숲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신 청장은 “불법어선 단속 등에 투입돼 사투를 벌어야 하는 대원들이 산림치유를 통해 건강과 정신적 안정을 되찾았으면 한다”면서 “시범 운영 결과를 분석해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산림청은 앞서 지난해 PTSD에 시달리고 있는 소방대원과 사회복지공무원 등 151명을 대상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가해자보다 더 가혹한 고통에 두번 우는 유가족

    가해자보다 더 가혹한 고통에 두번 우는 유가족

    2012년 11월 김모(51)씨는 청천벽력 같은 전화를 받았다. 시각장애인인 딸(당시 12세)이 맹아원 기숙학교에서 숨졌다는 것이다. 부리나케 가보니 시신은 시퍼렇고 까만 멍으로 얼룩져 있었고 알 수 없는 상처가 나 있었다. 해당 학교는 4시간 동안 담당 교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고가 일어났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사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충격에 휩싸인 김씨의 부인은 두 차례 자살을 기도했다. 다른 자녀들 역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외출을 하지 못하고 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김씨는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가혹한 형벌을 받는 것 같다”면서 “사건 발생 이후 지역 자살예방센터 사람들이 한 번 찾아왔을 뿐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묻지마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 피해자 가족에 대한 국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족구조금은 최대 6650만원까지, 장해구조금과 중상해구조금은 최대 5542만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예산이 부족한 데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받을 수 있다. 전국에 4곳뿐인 강력범죄 피해자와 가족의 정신적 상처를 돌보기 위한 법무부의 치유시설 확충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법무부에 따르면 2008년 155건에 14억 1100만원이 지급됐던 범죄피해구조금은 지난해 312건에 79억 1227만원으로 5년 사이 464% 늘어났다. 지난해 배정된 예산은 고작 73억여원이었지만, 구조금을 제때 못 받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예산액보다 많은 79억여원이 지급된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타격은 물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강력범죄 피해 당사자와 가족을 돌보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공정식 한국범죄심리센터장은 “해마다 강력범죄 피해자 수가 30만명에 달하는데 현 수준의 지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구조금이 신청을 하는 사람에게 주는 시스템인 데다 일시금이기 때문에 피해자 가족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피해자 가족을 위해 심리 상담 코디네이터를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력범죄 피해로 인한 가족들의 심리적 후유증이 가볍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법무부는 2010년 7월 강력범죄의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한 심리치유 시설 ‘스마일센터’를 설립했다. 정신과 전문의 등 전문인력이 상담과 치료, 재활교육 등을 제공하지만, 서울·부산·인천·광주 등 단 4곳뿐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외국은 범죄 피해자들이 만든 민간단체들이 변호사, 의사, 심리학자 등 각계 전문가와 연계해 법인을 만든다”면서 “피해자 가족 지원을 정부가 전담하는 것보다 민간에 업무를 이양하고 보조금을 지원하면 사건 발생 직후 이들을 빠르게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번엔 발달장애아 가족의 비극

    이번엔 발달장애아 가족의 비극

    아들의 발달장애를 고민하던 부부가 아들과 함께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오전 10시 10분쯤 광주 북구 운암동 모 아파트 4층 방안에서 K(36·회사원)씨와 아내 J(34)씨, 아들(5) 등 일가족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J씨의 여동생이 발견했다. 여동생은 경찰에서 “며칠 전부터 아들 문제로 처지를 비관하는 이야기를 자주했는데 이날 아침 통화가 되지 않아 이상한 기분이 들어 집을 찾아가 보니 가족 모두가 방안에 누운 채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방안에는 연탄불 3장이 피워져 있었으며 일반 노트 4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K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는 “아들이 발달장애로 아빠, 엄마도 알아보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기가 힘들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 등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2010년 24평형인 이 아파트를 구입했으며, 평범한 회사원으로 기초생활 수급이나 아들의 장애등록 신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K씨가 3일 전 병원에서 아들의 발달장애 판정을 받아 큰 충격을 받았다는 주변인의 말에 따라 이를 비관해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이처럼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부양 문제 등으로 고민하며 자살을 선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일 경기 동두천시에서는 4살배기 아들의 더딘 성장을 고민하다가 우울증에 시달린 30대 주부가 아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관악구에서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17)을 돌보며 힘들어하던 40대 가장이 아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2년 10월 경기 파주시에서는 발달장애가 있는 누나(13)가 화재가 발생하자 뇌병변 1급 장애가 있는 남동생(11)을 구하려다 빠져나오지 못하고 함께 숨졌다. 장애인단체들은 발달장애인 문제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장애인 본인과 가족에게만 지우고 있다며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발달장애인들의 생계 보장 등의 내용을 담은 관련법이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다른 중증 장애인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2년째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발달장애인은 2012년 현재 19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장애인부모연대의 한 관계자는 “발달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관련법의 신속한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울산 기초생활 수급 모자 숨진 지 한달 만에 발견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이 급증하는 가운데 울산에서 국민기초생활수급 지원을 받던 50대 어머니와 20대 아들이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울산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6시 30분쯤 안모(50·여)씨가 울산 중구 우정동 자신의 집에서 아들 권모(28)씨와 함께 숨져 있는 것을 아들 친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안씨와 아들은 한방(단칸방)에서 발견됐고, 아들 권씨의 몸에는 흉기에 찔린 흔적도 있었다. 또 안씨가 자신의 오빠에게 남긴 ‘나 혼자 저세상 가려다가 아들도 데리고 간다’는 내용의 유서와 평소 복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경안정제 성분의 약품도 나왔다. 경찰은 일단 안씨가 흉기로 아들을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의 부패 상태로 미뤄 두 사람은 1~2개월 전에 숨진 것으로 보인다. 안씨는 청각·지체장애 4급으로 2000년 10월부터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지정됐고, 권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주유소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비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20년 전 남편과 사별했고, 우울증과 알코올의존증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모자는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7만원짜리 집에 살았으나 최근 4개월간 월세를 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족은 경찰 조사에서 “안씨가 오래전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장기간 병원 치료를 받았고, 이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사설] 정치게임에 빠져 사회안전망 구멍 안 보이나

    생활고를 못 이긴 가족들의 동반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에서 팔을 다쳐 생계가 막막해진 세 모녀가 동반자살한 데 이어 2일 서울 강서구 한 주택에서 간암 말기인 택시운전사 안모씨가 50대 아내와 동반자살했다. 같은 날 경기 동두천의 한 아파트에서 가정주부 윤모씨가 네 살 된 아들을 끌어안고 투신자살했다. 3일에도 경기 광주의 다세대주택에 사는 인테리어 기술자 이모씨가 지체장애 2급인 딸 등과 동반자살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된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이들의 자살을 두고 신병 비관과 우울증 등 정신의 취약성을 거론하지만, 노동할 형편이 못돼 월세와 공과금 납부가 막막해지거나 고액의 의료비 부담으로 한계상황에 내몰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잇단 동반자살을 계기로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국민은 멘털붕괴 상태에 빠졌다. 특히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한 박근혜 정부나 말로는 민생을 외치는 정치권이 지방선거에만 몰두할 뿐 실질적 복지 개선안을 내놓지 않아 분노는 커지고 있다. 정부와 국회의 책임 방기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의 자살률을 기록한 지 한두 해가 지난 게 아니다. 한국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9.1명으로 OECD평균인 12.5명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일본의 20.9명과 비교해서도 훨씬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자살자는 1만 4160명으로 같은 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6502명의 약 세 배다. 이는 2011년 자살자 1만 5906명보다 1746명이 줄었지만, 하루에 38.8명이 자살하는 높은 수치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자살을 포함하면 자살자의 숫자는 이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자살은 10대에서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 40대와 50대에서 사망원인 2위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런 높은 자살률은 34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국민행복지수(33위)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절망적인 ‘생활고형 자살’을 예방하려면 정부와 국회는 현실을 반영한 법 개정과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이번에 동반자살한 세 모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해도 탈락하는 것이 맹점이다. 현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은 실제 벌이가 없어도 노동력을 가진 가족 1인당 추정수입을 60만원 정도로 산정한다. 세 모녀의 추정수입이 3인 최저생계비 133만원을 넘기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추정소득액을 축소하거나 실소득으로 수급 여부를 평가하는 등 기초생활보장 수급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현행 부양가족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노인인구의 70%가 빈곤층으로 파악되는데, 부양할 자식이 포착됐다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끊게 되면 노인은 한계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비 보장 추가도 요구된다. 더불어 사회안전망 확대와 복지사회 구현은 정부의 예산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니, 통반장들과 주민들은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내 기초생활수급제나 긴급복지지원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만 한다. 이런 공동체로서의 시민의식이 최근 경찰이 수사를 통해 107명의 ‘염전노예’를 뒤늦게 적발해낸 것보다 더 효율적으로 인권 훼손과 착취를 당하는 노동자를 구제하는 방법이다.
  • [사설] 서민들 일자리가 최고의 사회안전망이다

    경제적 약자를 비롯한 사회 취약계층의 자살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8년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노인자살률도 1위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 적지 않다. 1인당 국민소득이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저소득층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기만 하다. 서민층의 삶이 안정되지 않고서는 기초가 튼튼한 경제는 요원하다. 서울 송파구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목숨을 끊은 데 이어 그저께 저녁에는 경기 동두천에서 30대 주부가 4살배기 아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은 15㎡ 남짓한 원룸에서 살던 주부가 생활고 등으로 우울증이 심해져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한 지자체에서는 지난 2월 한 달간 40여건의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도 있고, 가게가 잘되지 않는 것을 비관한 중년층도 있다. 10대는 진학 문제로, 20~30대는 취업 문제로, 40대 이상은 구조조정 공포나 제2의 인생 설계 문제로 스트레스에 짓눌리고 있다.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라고 하지만 하루아침에 선진복지국가 수준의 사회보장제도를 갖추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전체 지출액 가운데 생활보호비나 노인복지·아동보호 등의 사회복지비, 국민연금 등 정부의 사회보장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3.1%로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핀란드나 프랑스, 일본은 40%대다. 송파구 세 모녀 자살 사건에서 보듯이 실업이나 빈곤 등으로 인한 채무 증가로 벼랑 끝에 내몰리는 이들이 더는 비극적인 방법으로 삶을 마감하게 해서는 안 된다. 고용보험이나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미흡한 사회안전망을 정비하는 것은 기본이다. 저소득층이나 노인, 장애인, 보육 등으로 나눠 시행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제도를 정착시키는 것도 과제다. 궁극적으로는 복지는 일자리에서 찾아야 한다. 한정된 재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충당하기는 어렵다. 기초연금의 지급 범위와 관련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3.4%는 적자 가구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병원 가는 것까지 참을 정도로 아껴 쓴 탓에 그나마 적자 가구 비율이 약간 줄었다고 한다. 저소득층이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사다리를 갈아 타기는 무척 힘든 반면 중산층은 속속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소득불균형은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일 뿐만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으로 사회 내부의 긴장을 초래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환경·문화·지역개발 등 사회적 일자리를, 민간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양질의 고용 기회를 창출하는 데 온힘을 쏟아야 한다.
  • 국내 의학자, 파킨슨병 기존 학설 뒤집는 연구 결과 발표

     “뇌 속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양이 파킨슨병 진행을 결정하지 못한다” ‘특정 단백질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많으면 파킨슨병이 빨리 진행된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는 이같은 연구 결과가 국내 의학자에 의해 제시됐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정선주 교수는 뇌의 신경세포에 축적되는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많으면 파킨슨병이 빨리 진행된다는 기존 학설과 달리 ‘뇌 속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양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결정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신경학 분야 학술지 ‘이상운동질환(Movement Disorders)’ 2월호에 실렸다.  특히 이 연구는 현재 호주와 유럽에서 개발 중인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을 없앨 수 있는 파킨슨병 치료 백신이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완치시키거나 진행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한 연구 결과로,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 개발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떨림·느린 움직임·경직·보행장애·치매·환시·우울·불안·수면장애·대소변장애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이런 파킨슨병은 뇌세포 사이에 신경전달을 돕는 ‘알파-시누클린(alpha-synuclein)’이라는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축적되면서 세포가 사멸해 발생하는 것으로, 이 때문에 ‘신경세포에 축적되는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많으면 파킨슨병의 진행이 빠르고,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적으면 파킨슨병의 진행이 느리다’는 가설이 등장했다. 또 이 가설을 근거로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축적된 알파-시누클린을 없앨 수 있는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실제 파킨슨병 환자에서 뇌의 알파-시누클린을 제거할 때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느리게 하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정선주 교수는 전세계 29개국 58개 센터가 참여하는 ‘파킨슨병 유전역학 국제컨소시엄’(GEO-PD) 소속 연구자들과 함께 각 나라 6105명의 파킨슨병 환자의 DNA와 임상 정보를 제공받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절대량과 파킨슨병 진행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파킨슨병에서 특징적인 병리 소견인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을 생성하는 SNCA유전자에 존재하는 ‘REP1 유전형’과 파킨슨병 환자 생존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REP1의 유전형이 다르더라도 파킨슨병 환자의 생존에는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결국, 뇌 속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절대량이 파킨슨병의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단, REP1 유전형과 파킨슨병 발생 연령과는 일정한 상관성이 확인됐다.  정선주 교수는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절대량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좌우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을 없애는 파킨슨병 치료 백신은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완치시키거나 진행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파킨슨병 국제컨소시엄 연구를 이끈 미국의 노스쇼어대 신경과장 마라가노어 교수는 “파킨슨병과 알파-시누클린과의 관계는 기존에 밝혀진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면서 “이 때문에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이 파킨슨병의 진행과 발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자도 자도 졸리는 기면증 환자 빠르게 증가

     대입 수험생은 물론 야근과 회식이 반복되는 직장인들은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수면 패턴에 길들여져 낮이면 졸음에 빠지기 일쑤다. 최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의 초·중·고교생 9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수면시간은 초등학생이 8시간, 중학생 7시간, 고등학생이 5시간 30분이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10분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상태를 기면증일 수도 있다고 여기는 사람도 늘어 관련 카페에서 정보를 얻거나 병원을 찾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11년 이후 매년 25% 이상 환자 증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 해에 기면증으로 진료 받은 사람은 2356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480명, 여성 876명이었고, 연령별로는 20대가 770명으로 가장 많았다. 10대(634명)와 30대(507명)가 뒤를 이었다. 환자수는 특히 최근 3년간 급증했다. 2008~2010년에는 1348~1451명으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2011년에는 전년대비 25.2%, 2012년에는 29.7%가 늘어 큰 변화를 보였다. 한림대성심병원 뇌신경센터 주민경 교수는 “기면증은 전 연령대에서 발생하지만 주요 증상이 대개 10대 중·후반에 처음 나타나기 때문에 20~10대 환자가 많다”며 “성별은 큰 차이가 없고, 유병률은 0.002~0.18% 정도이다”고 말했다. ■‘너무 자는 것도 병’ 수면질환 관심 증가 환자가 늘어난 것은, 수면 장애를 질환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결과이다. 과거에는 잠을 많이 자고, 졸려하는 사람을 ‘게으르다’고 여기고 지나쳤다. 또 ‘가위눌림’이라는 수면마비도 질환이라기 보다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했다. 이런 수면마비는 일반인도 100명 중 20여명 정도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트렌드와 함께 수면질환에 관심이 커지면서 자신의 잠버릇을 질환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심지어는 잦은 야근과 회식으로 수면시간이 줄어 피곤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기면증으로 오인해 병원을 찾기도 한다. 국내 수면질환 관련 학회에서 불면증·기면증 등의 수면장애가 질환이라는 점을 홍보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신종플루와의 상관성도 배제 못해 2009년에 유행해 많은 사상자를 냈던 신종플루와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H1N1’ 바이러스가 유행한 2010년 이후 기면증 환자가 급증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2011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스웨덴, 아이슬란드,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에서 H1N1 예방백신 중 하나인 ‘펜뎀릭스‘를 접종한 어린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기면증을 경험할 확률이 9배나 높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예방백신을 접종한 환자 외에도 신종플루에 걸렸던 이들 중 기면증을 확진받은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예로 들며 원인이 H1N1 바이러스의 특수성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H1N1 바이러스가 기면증의 원인으로 알려진 하이포크레틴을 파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주민경 교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H1N1 바이러스가 대두된 이후 기면증 환자가 늘었지만 정확한 상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올해 H1N1 바이러스가 유행한 만큼 앞으로의 환자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면증을 중추신경 이상 질환 기면증은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자고 깨야 할 때가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질환이다. 기면증(narcolepsy)이라는 용어는 ‘마비’와 ‘혼수’를 뜻하는 그리스어 ‘narke’와 ‘발작’을 뜻하는 ‘lepsis’의 합성어(Narcolepsie)로, 프랑스 약사 젤리노가 처음 사용했다. 이후 의사들은 1979년 기면증을 수면질환으로 규정, 과다졸림 질환으로 분류했다. 국내에서도 이를 발작성 수면 및 탈력발작(G47.4)으로 등록, 2009년 5월부터 희귀난치성질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면증 환자는 8만여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수면과 각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히포크레틴이 뇌의 시상하부에서 제대로 분비되지 않거나 ‘HLA-DQB1·0602’ 등의 백혈구 항원 형질 유전자가 관여하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뇌졸중·뇌종양 등 뇌에 이상이 있는 뇌질환자나 자기면역질환자, 두부 외상환자에게도 기면증이 생길 수 있다. ■잠이 생활에 미치는 영향 기면증의 주요 증상은 낮에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오거나, 졸리지 않을 때도 각성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졸리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아 환자 대부분이 만성피로를 호소한다. 그렇다고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 낮에 잠이 오는 경우를 기면증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이런 경우는 자고 일어나면 개운하고 또 제어도 가능하다.  참을 수 없는 잠은 삶의 질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환자들은 학업이나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자신감 결여로 대인관계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운전 중 잠이 들어 사고가 나거나 사회생활이 어려워 집에만 은둔하는 환자도 있다. 또 ‘왜 나에게 이런 질병이’라고 자책하다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약으로 인한 부작용이 있을 경우 두통이나 경련,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뿐이 아니다. 웃고, 화를 내거나 농담을 주고받는 등 감정 변화가 있을 경우 얼굴이나 무릎, 다리근육, 몸 전체에 힘이 빠져 주저앉는 증상이 수초에서 길게는 30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소위 ‘탈력발작’으로 기면증 환자 10명 중 6명이 경험하는 증상이다. 꿈을 많이 꾸고, 자다가 팔다리를 꿈틀대거나 기도가 좁아져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꿈꾸는 그대로 신체가 따라하는 렘수면 행동장애도 흔히 나타난다. ■약물치료만으로도 정상생활 가능 그렇다고 기면증 환자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일부에서는 기면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 때문에 희귀난치성질환 등록을 거부하기도 한다. 전문의들은 “기면증은 현 단계에서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모다피닐이나 카니틸 성분의 약만 잘 복용하면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상이 호전된다”면서 “또 유전자 치료나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약이 개발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윈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검사를 통해 정확한 수면 양태를 파악하며, 수면 패턴과 각성의 양상도 살펴볼 수 있다. 또 주간졸림증을 알아보기 위해 다중수면잠복기 검사도 시행한다. 주민경 교수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기면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서 “실제로 일부 환자는 스트레스를 줄인 후 졸리거나 각성 증상이 준 경우가 많다. 희귀난치성 질환이지만 에이즈나 암처럼 관리만 잘하면 정상인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는 만성질환”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심리적 불안 완화시키는 ‘식품 5가지’ 모아보니

    심리적 불안 완화시키는 ‘식품 5가지’ 모아보니

    특정한 식품이나 음료가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고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불안 장애는 일반적으로 약이나 심리 요법으로 치료하곤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의 변화를 통해서도 불안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균형 잡힌 식이요법과 규칙적인 운동이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는 없지만 기분을 좋게 해주거나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 다음은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식품들이다. ▲1. 기름진 생선 오하이오 주립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한 학생들은 가짜 약(플라시보 위약)을 복용한 학생들에 비해 불안 증세가 20%나 완화되었다. 그러나 연구진들은 오메가-3 보충제보다는 음식물을 통해 오메가-3를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2. 캐모마일 차 캐모마일은 고대부터 천연 치료제로 이용되곤 했는데 현대 의학에서도 이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2009년 한 연구에 의하면 범불안장애(GAD)를 가진 사람들이 캐모마일 추출물을 먹고 불안감을 줄이는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3. 달걀 뇌를 최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비타민 B군이 필요하다. 비타민 B의 부족은 혼란, 흥분, 불안을 촉진한다. 비타민 B군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쇠고기, 돼지고기, 감귤류의 과일, 달걀 등이 있다. ▲4. 프로바이오틱스 우리의 뇌와 위는 연결되어 있다. 우리 장에 있는 박테리아가 이러한 연결 작용에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있으며 위의 기능을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2011년 아일랜드의 한 연구에서는 특정 프로바이오틱 젖산균을 먹은 쥐의 스트레스나 불안, 우울 증세가 감소되었다는 결과가 있었다. ▲5. 녹차 녹차에는 테아닌(L-theanine)이라 불리는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은 보통 진정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테아닌 200mg을 섭취하자 불안 증세가 완화되고 마음이 안정되는 결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연구 사례도 있다. 그러나 테아닌 200mg은 최소 5잔에서 20잔 사이의 녹차를 마셔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이정도 양을 섭취하기는 쉽지 않다. 사진=포토리아 이지원 통신원 leejw88@seoul.co.kr
  • 취약계층 만성질환 막으러… 마을로 온 보건소

    은평구는 다음 달 3일 구산동과 역촌동, 갈현2동 주민의 건강 복지를 위해 구산동 보건지소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주민 숙원 사업인 미니 보건소에서는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와 재활보건, 방문건강관리, 보건교육 등 4개 사업을 맡는다. 또 고혈압과 당뇨교실, 영양, 운동, 금연·절주 상담 등 만성질환 예방사업뿐 아니라 65세 이상 주민과 장애인들을 위한 운동치료, 작업치료, 물리치료를 제공하는 재활보건사업 등을 펼친다. 의료 취약계층과 차상위계층에게 방문간호 서비스를 하는 방문보건사업과 영양강좌, 우울증예방교실, 재활치료 레크리에이션 등 주민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예약을 거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재활보건 서비스는 65세 이상 구민과 장애인에게 무료다. 대사증후군 검사와 관리를 할 수 있는 만성질환 예방관리 서비스는 30~64세면 가능하다. 보건소 관계자는 “구산보건지소 업무 개시로 의료 취약계층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지역의 의료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주민센터 등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마음 아픈 저소득층 아이들 강동구가 심리치료 나선다

    강동구가 다음 달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 상담과 관리를 강화하는 심리 지원 서비스 ‘마음 두드림’을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주민 참여 예산 사업으로 서울시에 제의해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정서나 행동에 어려움을 지닌 아동과 청소년 중 고위험군을 발굴하는 한편 미술, 체육 수업을 통해 사회성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상담 및 치료비 지원, 부모 교육 운영 등 전문적이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 관계자는 “저소득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일수록 가족 관계, 학교 생활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도 돌봄을 받지 못하기 일쑤”라며 “이번 사업으로 이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2년 교육부가 실시한 초·중·고교생 대상 전수 정신건강 검진 결과 700만명 중 37%인 260만명이 고위험군으로 조사됐다”며 “성적 부담, 학교 폭력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동, 청소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예방적 차원의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구에서 실시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의 현황 및 방향성 연구’에 따르면 선별검사 참여자 중 ADHD 진단 추정자는 2009년 6.2%(5443명 중 337명), 2010년 4.28%(6161명 중 264명), 2011년 3.61% (2330명 중 84명)다. 이해식 구청장은 “추정 인원이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ADHD에 의한 우울증 등을 예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의 정신건강 향상에 더 애쓰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살처분 공무원들 ‘PTSD’증세 잇따라

    살처분 공무원들 ‘PTSD’증세 잇따라

    #지난달 24일 충남 부여에서 AI가 발생해 살처분 작업에 투입됐던 50대 군 공무원 A씨는 얼마 전부터 마음이 이상했다. 업무를 볼 때나 집에서 쉴 때나 ‘닭이 날개를 퍼덕이며 소란스럽게 울어대던’ 살처분 장면이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밥맛은 뚝 떨어졌다. 닭고기 요리는 공포 그 자체였다. 불면증도 찾아왔다. 닭을 죽이는 장면이 머리에 맴돌아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였다. A씨는 결국 군보건소를 찾았다. 우울 자가진단에서 정상치를 벗어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판명됐다. 군 보건소에서 상담을 했지만 차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AI 살처분에 투입된 공무원들이 이 같은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지자체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충남도는 살처분 작업에 투입됐던 30대 부여군 공무원 B씨까지 모두 2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보이자 AI 트라우마 치유에 나섰다고 16일 밝혔다. 충남광역정신건강센터는 A씨를 방문해 상담을 하기로 했다. B씨는 군 보건소 상담 후 호전됐지만 A씨는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담은 정신과 전문의인 센터장과 심리상담 전문가들이 맡는다. 김달영 도 주무관은 “상담 후 A씨의 증세가 심하다고 판단되면 국립공주병원에 의뢰해 깊이 있는 심리 치료를 받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에서는 AI 살처분 투입요원 3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았다. 작업 전에 복용한 타미플루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읍시 관계자는 “복통, 어지러움, 구토 증세를 일으키는 일이 종종 있다”며 “이런 증세를 보이는 직원은 작업을 즉시 중단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도는 작업이 끝난 직원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여 이상 유무를 파악하기로 했다. 고위험군 직원은 시·군 보건소에서 치료를 받게 한 뒤 5일간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정신과 전문의 등의 치료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벨기에 의회 “말기 어린이 환자도 죽을 권리 있다”

    벨기에 의회가 회복이 불가능한 말기 어린이 환자들도 “죽을 권리”가 있다고 세계 최초로 입법화했다. 벨기에 하원은 13일(현지시간) 안락사 나이 제한을 철폐하는 법률안을 찬성 88표 대 반대 44표로 가결했다. 법안이 처리되는 동안 의회에서는 “살인자들”이라고 고함을 지르며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안락사는 의료적 상황이 개선될 수 없고, 참을 수 없는 육체적 고통이 끊임없는 상황에 놓인 단기 시한부 환자에게 가능하다고 법은 규정한다. 질환 담당 의사와 정신과 의사 또는 심리학자의 상담과 부모의 승인은 필수적이다. 지난해 12월 상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필리프 국왕이 서명하면 발효된다. 어린이들에게 안락사를 허용한 것은 벨기에가 처음이라고 AFP가 전했다. 앞서 2001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네덜란드는 12세 이상에게만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사회당 의원 캐린 라리유는 “누구에게나 안락사를 허용하자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고통 속에 괴로워하게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사 출신의 다니엘 바퀠레인 의원은 “생사의 문제를 어른들만 고민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어떤 어린이나 가족, 의사들이 이 법 적용을 강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대론자들 특히 기독교 성향 중도 입장의 의원들은 안락사를 요청할 수 있는 최저 나이를 설정했어야 한다고 맞받았다. 기독민주당 소냐 베크 의원은 “어린이가 안락사를 요구할 분별력을 가졌는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느냐”며 반대했다. 어린 자녀의 안락사 요구에 대해 부모의 의견이 엇갈릴 경우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종교 지도자들은 청소년들에게 죽음을 사소한 것으로 보게 한다고 비판했다. 벨기에 주교들은 이날 낸 공동성명에서 “이 법률로 인해 장애인, 치매 환자, 정신질환자, 삶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안락사의 길을 열어줬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성전환에 실패한 뒤 우울증에 시달리던 44세 벨기에인이 심리적 이유로 안락사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벨기에서는 2012년 안락사가 1432건으로 전체 사망자의 2%를 차지한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미래학자의 통찰법(최윤식 지음, 김영사 펴냄) 정부기관과 핵심기업들의 전략멘토로 활동하는 미래학자 최윤식의 통찰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치열한 비즈니스 정글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는 100년 기업들을 집중분석해 그 이면에 숨겨진 통찰의 비밀을 조명했다. 미래의 신문과 잡지에서 흘러나오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사실과 견해를 구분하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진실을 가려내 미래 패턴을 추출하는 방법,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오류를 반전의 기회로 바꾸는 관심 질문법, 빅데이터를 만드는 정보수집 원칙, 미래전략 시나리오 작성법, 대중심리를 활용한 비즈니스 프로파일링 기술까지 저자가 개발하고 현장에서 적용·발전시킨 실전 통찰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저자는 통찰력이 규칙과 습관의 산물이며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날카롭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복잡한 현대사회의 이면에서 작동하는 이치와 구조,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함으로써 현재의 변화를 꿰뚫어 보고 미래의 기회를 선점하도록 돕는다. 268쪽. 1만 4000원. 발칸의 역사(마크 마조워 지음, 이순호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문명의 교차로이자 유럽의 화약고로 수백년 동안 큰 전쟁의 원인을 제공한 발칸의 명암을 균형 잡힌 감각으로 그린 책. 2006년 초판을 새로운 편집으로 다듬었다. 세계 지도에 모습을 드러낸 지 고작 200여년이지만 실타래처럼 뒤엉킨 피정복민의 역사를 간직한 발칸은 그 비극의 역사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형성됐다는 점에서 해법을 찾기 힘든 고질적 문제를 안고 있다. 발칸사의 권위자인 저자는 발칸의 정체성을 찾고 침략자들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발칸인의 투쟁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도 동서양의 강대국들에 의해 강요된 종교적,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발칸인의 한계에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매년 탁월한 대중역사서에 수여하는 영국의 권위 있는 울프슨역사상을 수상한 책이다. 날카로운 일침을 보낸다. 현 분쟁의 역사적 뿌리를 예리하게 파헤치는 한편 1, 2차 세계 대전과 냉전기에서부터 공산주의 붕괴, 유고 연방의 와해, 유럽 남동부의 최근 안정화 노력까지 발칸의 전 역사를 조명했다. 279쪽. 1만 3000원.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마음의 병 23가지(보르빈 반델로 지음, 김태희 옮김, 교양인 펴냄) 신경과 및 정신과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인 독일의 정신의학자 보르빈 반델로가 쓴 심리질환에 관한 안내서. 우울증, 강박증, 사회 공포증, 광장 공포증, 정신분열증, 거식증, 수면장애, 알코올 중독, 치매 등 23가지 마음의 병에 대해 원인과 증상, 자가 진단법과 다스리는 법을 실제 사례와 함께 설명했다. 저자는 “뇌는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기관이고 심리적 증상은 종종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해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마음에 입은 상처나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신체적 손상, 뒤엉킨 신경체계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원인이 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호전될 수 있다.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새로운 치료방법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은 심리질환에 대한, 그리고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 때문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440쪽. 1만 8000원.
  • [단독] “곡괭이로 때리던 생지옥… 도주 발각땐 뒷산에 묻혀”

    [단독] “곡괭이로 때리던 생지옥… 도주 발각땐 뒷산에 묻혀”

    “당시 형제복지원은 그냥 지옥이라고 보면 돼요. 인간이라면, 도덕이 세상에 있다면, 그렇게 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죽기 전에 꼭 한마디를 하고 싶다”며 12일 힘겹게 입을 뗀 태장희(48)씨는 1975년부터 1987년까지 12년 동안 있었던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생존 피해자다. 대전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는 그는 뇌종양, 심부전증, 진폐증 등 중증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1977년 2월 11살의 어린 나이에 복지원으로 끌려갔다가 15개월간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다 복지원 건물의 물받이 통로를 통해 극적으로 탈출했다. 그의 머리에는 아직도 곡괭이에 찍힌 자국이 선명하다. 태씨는 “하루 종일 흙벽돌을 날랐고, 벽돌이 부서지기라도 하면 무조건 곡괭이를 휘둘러 어린아이들은 7~8m씩 튕겨 날아가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복지원 직원들은 어린이 수용 집단을 ‘어린이 소대’라고 불렀고 그 어린이들을 속칭 ‘꽁치’ ‘쭈쭈바’라고 했다. 건장한 체격의 그들에게 어린이들은 구강성교의 쾌락물에 불과했다. 복지원에서 도망치다 발각되면 시체가 돼 뒷산에 묻혔다”며 끔찍했던 시절을 털어놨다. 어린이 소대에서 가혹 행위에 시달렸던 정현수(43)씨 역시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20대 중반까지도 불을 끄고 자지 못할 정도로 구타 후유증을 겪었으며 두 차례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 김성환(49)씨는 어머니와 떨어져 이모할머니 밑에서 지내다가 13살 무렵 혼자 어머니를 만나러 가던 중 부산역 근처에서 강제로 끌려갔다. 김씨는 “멀쩡한 사람을 고아로, 정상인을 바지에 오줌을 지릴 정도의 바보로 만들곤 했다”며 “무를 소금물에 오래 담그면 시커멓게 곰팡이가 피는데 그런 국과 보리밥을 먹으며 강제 노동에 시달렸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우리를 부랑아로 알고 있는 일반 사람들의 편견을 감당하기 두려워 지금까지도 증언을 망설였다”면서 “피해자들에게 더 상처가 남지 않도록 이 사건을 국가 차원에서 다뤄 달라”고 읍소했다. 피해자 황송환(61)씨는 “복지원으로 끌려간 사람들은 그저 부모가 없거나 가난한 이들이었다”며 울먹였다. 88서울올림픽을 앞둔 1987년 3월 직원의 구타로 원생 1명이 사망하고 35명이 집단 탈출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공개 27년 만에 정부가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안전행정부 주관으로 이날 정부서울청사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열린 관계 기관의 첫 회의에는 보건복지부, 부산시,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과거사지원단 관계자 등이 참석해 사건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및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 등에 중지를 모았다. 이와 별도로 국가인권위원회는 대책위 관계자들과 첫 모임을 갖고 향후 인권위의 역할과 토론회 개최 등의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또 진선미 민주당 의원 등은 3~4월 중 이 사건에 대한 특별법 발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진 의원은 “이 사건은 한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정책적으로 행해진 국가 폭력”이라면서 “국가가 피해자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개학 전·후 학교 가기 싫다는 아이 ‘새학기 증후군’ 의심을

    개학 전·후 학교 가기 싫다는 아이 ‘새학기 증후군’ 의심을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딸을 둔 김혜정(45)씨는 요즘 아이의 등교 시간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개학하기 일주일 전부터 “학교 가기 싫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아이가 개학한 뒤 아침마다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과에도 데려가 봤지만 소화기에는 이상이 없었다.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금세 멀쩡해졌다. 꾀병이 아니냐며 무작정 다그치기에는 아이의 상태가 너무 심각해 보였다. 김씨의 딸은 마지막으로 찾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개학으로 인한 스트레스성 복통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김씨의 딸처럼 심한 경우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대부분 다시 시작된 학교생활에 대한 걱정으로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학업에 대한 부담이 클수록,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수록, 그래서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일수록 스트레스의 강도가 세다. 특히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면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담감과 이로 인한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학생들이 많다. 이른바 ‘새 학기 증후군’이다. 직장인들도 휴식 이후 다시 돌아온 일상에 대한 우울함으로 ‘월요병’이나 ‘휴가 후유증’을 겪는데, 한 달 이상 긴 방학을 보낸 아이들이 갑자기 등교를 하게 됐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만약 내 아이가 부쩍 불안해 하거나 표정이 어둡고 복통, 두통 등을 호소하면 새 학기 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증세는 연령별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학교생활이 두렵고 낯선 예비 초등학생들은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평소 부모와 떨어져 자던 아이가 부모와 함께 자겠다고 고집을 부리거나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한 달 이상 떼를 쓰면 아동분리불안장애로 볼 수 있다. 이럴 때는 억지로 떼어놓거나 야단을 치기보다 아이의 불안증세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관찰하고 어루만져줘야 한다. 중·고등학생들은 개학에 따른 스트레스가 주로 신체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정 교수는 “아침만 되면 배나 머리가 아파 등교를 못하겠다는 중·고등학생 환자들이 많다. 배가 좀 아프다는 정도가 아니라 복통으로 데굴데굴 구를 정도”라면서 “인터뷰를 해 보면 주로 또래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같은 반 학생들로부터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거나 아예 소외됐다면 개학 후 학교 가는 것 자체가 곤욕이다. 특히 새 학기에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까지 맞물려 증상이 보다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방학 내내 집에서 평화롭게 지냈던 아이로서는 갑자기 전쟁터로 내몰리는 기분이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새 학기 증후군은 주로 초등학생들이나 처음 어린이집에 가는 미취학 아동들에게 자주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학교에서의 따돌림, 폭력 등이 많이 발생하면서 개학을 전후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중·고등학생들이 늘고 있다. 개학 후 아이가 혼자 있고 싶어하고 부모와 대화하기를 꺼리거나 말수가 줄어들면 학교생활로 인해 정서적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또 평소보다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멍하게 있을 때가 많고 표정이 어두우면 우울증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복통 등이 있다면 병원의 해당 과를 찾아 신체질환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하지만 검사를 해도 이상 소견이 없으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게 좋다. 심한 경우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엄마 아빠가 모르는 내면의 스트레스, 고민, 정신병리(우울·불안)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가 ‘학교 가기 싫어요’라고 말했을 때 그냥 공부하기 싫어서 투정을 부리는 것으로 여기고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내러티브 리포트] 지워지지 않는 ‘살처분의 기억’… PTSD 시달려 일상생활도 고통

    [내러티브 리포트] 지워지지 않는 ‘살처분의 기억’… PTSD 시달려 일상생활도 고통

    #1 공무원 A씨는 2011년 구제역 발병 농가에 세워진 컨테이너 박스에서 숙식을 하며 소, 돼지 등을 살처분하는 작업에 동원됐다. 농가에 큰 구덩이를 파서 굴삭기로 돼지를 밀어 넣는 과정에서 돼지들이 산 채로 몸이 잘리는 참혹한 광경이 지금도 기억에 선하다. #2 공무원 B씨는 살처분 과정에서 칼과 송곳으로 소 위장을 찔러 가스를 빼내는 역할을 맡았다. 작업이 끝난 지 3개월이 지난 뒤에도 소고기만 봐도 헛구역질이 나고 당시 상황이 떠올라 죄책감이 가시질 않았다. 그러나 동료나 상사에게 증상을 호소하면 인사 평가 때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으로 낙인 찍힐까 봐 아무런 내색도 할 수 없었다. 소방방재청이 2011년 전국 가축 살처분 참여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주최한 ‘힐링캠프’의 참가자들은 이처럼 심각한 수준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호소했다. 당시 캠프에 참여한 배정이 인제대 간호학과 교수는 “상담을 받은 참여자들은 돼지만 봐도 살처분 현장이 떠오르고 불안감과 불면증, 대인 기피 등에 시달린다고 호소했다”면서 “PTSD 증상이 오래가면 자괴, 우울 증상이 나타나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더 큰 사회 간접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 파동이 터질 때마다 방역·살처분 작업에 동원되는 인원들은 PTSD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예방책은 물론 사후 지원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광역정신보건센터와 재난심리지원센터 등의 심리상담 실적을 취합한 결과 2011년까지 구제역이 발생한 11개 시·도 75개 시·군·구와 AI가 발생한 6개 도 23개 시·군에서 상담받은 인원 8812명 가운데 고위험군 상담자는 51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자신의 상태를 알리지 않고 숨기는 것도 PTSD 증상을 악화시킨다.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인사상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하는 공무원들이 직접 해당 지자체나 보건복지부 등이 운영하는 상담 서비스를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재난심리지원센터를 운영하는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PTSD 예방 차원에서 무료 정신 상담을 제공하고 당사자가 원하면 무료 진료 지원을 하는 병원을 소개해 주고 있지만 진료 기록이 남으면 취업은 물론 보험 가입 시 지장이 있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경우 살처분 과정에 지자체 공무원이 동원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도축장에서 오랜 기간 일해온 분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이런 일에 익숙한 분들이기 때문에 PTSD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실제로 녹색당과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지난해 3월 정부를 상대로 구제역 살처분 작업장에서 발생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준비했지만 원고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아 무산됐다. 당시 소송을 준비한 하승수 변호사는 “정신적 외상을 겪은 공무원, 군인, 농장 주인 등이 직접 원고로 나서야 하는데 정부를 상대로 하는 소송이라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남자와 여자는 꿈 내용도 다르다”(연구결과)

    “남자와 여자는 꿈 내용도 다르다”(연구결과)

    스테디셀러인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뇌구조’부터 다른 남녀의 차이점을 자세히 설명해 인기를 모은 책이다. 이처럼 기본적인 생각부터 다른 남녀는 꿈을 꾸는 스타일도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의 안토니오 자드라 교수는 지원자 572명으로부터 2~5주 동안 9796가지의 꿈을 ‘조사’했는데, 여기서 여성과 남성의 극명한 차이점을 발견했다. 자드라 박사에 여성은 배우자의 부정이나 직장동료, 친구들과의 말다툼 등 주로 발생하는 대인관계와 관련된 꿈을 자주 꾸지만, 남성은 전쟁이나 지진, 홍수 등 재해나 곤충, 미확인생명체의 습격 등과 간련한 꿈을 여성보다 자주 꾸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性)과 관련한 꿈의 내용도 남녀가 서로 달랐다. 여성은 꿈에서 대체로 현재의 파트너나 과거의 파트너 또는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알고 지내는 사람과 성적 접촉이 이뤄지는 꿈을 꾸는 반면, 남성은 현재 또는 과거 파트너보다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그러나 평소 꿈꿔왔던 이상형과의 접촉이 꿈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악몽을 더 자주 꾸는데, 이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우울함이나 불안장애를 더 많이 느끼며 이것이 또 하나의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과거에 여성의 꿈속은 대체로 실내이며, 남자는 여성보다 공격적인 성향의 꿈을 더 자주 꾼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자드라 박사는 이 같은 악몽 자체가 질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저널 수면’(the Journal Speep)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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