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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소니 랩·옥상달빛… 공감이 있는 2월 공연

    안소니 랩·옥상달빛… 공감이 있는 2월 공연

    짙은, 가영, 안소니 랩, 임인건, 크라잉넛, 3호선 버터플라이, 옐로우 몬스터즈, 강허달림, 조동희, 한음파, 꽃다지, 흐른, 옥상달빛…. 누군가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테고, 또 다른 누군가는 심장박동이 치솟을 이름이다. ‘그곳에 가면 진짜 음악이 있다’는 구호를 걸고 2004년 출발한 EBS ‘스페이스 공감’의 2월 공연 명단이 발표됐다. 8일에는 미국 뮤지컬 ‘렌트’의 오리지널 버전에서 주연 배우로 활약한 안소니 랩이 무대에 선다. ‘렌트’의 작곡가이자 연출자인 조나단 라슨이 브로드웨이 초연에서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받은 뒤 13년간 ‘렌트’가 브로드웨이 흥행대작이 된 과정과 뒷얘기를 담은 1인 뮤지컬 ‘위드아웃 유’의 곡들로 채워진다. 15~16일에는 한국 블루스의 새로운 진화로 평가받는 강허달림을 만날 수 있다. 신촌블루스 보컬 출신 강허달림이 1집 ‘기다림 설레임’(2008)에서 막막함과 절실함을 드러냈다면, 2집 ‘넌 나의 바다’(2011)에서는 한결 여유롭고 안정된 느낌을 표현했다. 슬픈 정서를 담고 있지만, 비트가 강한 리듬에 어깨를 들썩이게 되는 그만의 몽환적이면서도 흥겨운 무대를 만날 수 있다. 17일에는 조동진과 조동익의 동생으로 먼저 유명해진 싱어송라이터 조동희의 무대다. 장필순의 명곡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를 비롯해 조규찬, 김장훈의 음반에 작사가로 참여했던 조동희는 지난해 첫 앨범 ‘조동희. 1’을 발표했다. 무심한 듯 따뜻한 그만의 에너지와 고집을 느낄 수 있다. 20일에는 우울한 정서를 지닌 사이키델릭 록음악을 펼쳐내는 4인조 밴드 한음파의 무대가 기다린다. 2008년 ‘스페이스 공감’ 신인발굴 프로젝트 ‘올해의 헬로루키’에 뽑히는 등 EBS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새달 발표될 ‘키스 프럼 더 미스틱’의 수록곡을 가장 먼저 만날 기회다. 28일에는 스물아홉 동갑내기 김윤주, 박세진으로 짜여진 여성 듀오 옥상달빛이 2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없는 게 메리트’ ‘하드코어 인생아’ 등 청춘의 성장통을 보듬어주는 옥상달빛의 따뜻한 위로를 들을 수 있다. 홈페이지(www.ebsspace.com)에서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원하는 공연을 볼 수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문화마당] 아프니까 청춘일까? 아니다/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아프니까 청춘일까? 아니다/주원규 소설가

    우리는 오늘 대한민국 청춘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부러 청춘의 이야기를 찾고자 하는 억지스러운 의무감과는 다르다. 청춘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 펼쳐지는 대한민국, 특히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의 청춘은 하루를 신림동 고시원에서 시작한다. 새벽 동틀 무렵, 한 달 10만원만 내면 끼니 때마다 백반을 먹을 수 있는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고시원 옆에 있는 학원 강의실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 물론 강의가 시작되려면 서너 시간 이상 남았지만 오늘의 청춘은 강의실에 들어가 잠을 청한다. 강의를 정확히 듣기 위해선 앞자리에 앉아야 하는데 자리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심. 오늘의 청춘은 겨울의 공사현장에서 만나게 된다. 편의점 도시락에 담긴 식은 국을 마시고 공사현장 한구석에서 쪽잠을 자다가 정확히 오후 1시가 되면 철근 연결 작업을 위해 비계에 오른다. 영하의 날씨에 칼바람이 속살까지 매섭게 파고들지만 두 겹 이상 목장갑을 낀 오늘의 청춘은 비계에서 내려오지 못한다. 겨우내 이렇게 일하지 않으면, 이런 일자리조차 얻지 못하면 다음 학기 등록금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다시 고금리에 가까운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순 없기에 청춘은 오후 내내 허공을 맴돌며 필사의 작업을 계속한다. 저녁은 쉴 수 있을까. 청춘에게 쉼은 사치의 다른 말이다. 청춘은 또다시 고시촌이나 공무원 시험 대비 학원 강의실로 들어가거나 광고용 피켓을 들고 서 있기 위해 강남역 한복판을 찾는다. 저물도록 청춘은 쉬지 못한다. 끝이 없는 쉼의 유예 속에서 깊은 밤, 새벽이 되면 어떡할까. 우리의 청춘은 슬그머니 24시간 편의점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청춘은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취객들의 난동과 반말을 일삼는 손님들의 무례함을 견뎌내야 한다. 그렇게 청춘, 그 고단한 하루가 지나간다. 이것이 오히려 완곡하게 표현한 대한민국 청춘의 삭막한 일상이다. 이 팍팍한 하루 속에서 오늘의 청춘은 과연 언제 잠들 수 있을까. 언제 쉴 수 있으며, 언제 사랑할까. 언제쯤 등록금 걱정, 취업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며, 서점에서 전공이나 취업 관련 책이 아닌,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을까. 오늘의 청춘은 정말 아프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오늘의 이 아픔은 청춘의 낭만이나 통과의례 따위가 아니란 사실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청춘의 아픔을 당연한 것, 더 깊은 성숙을 위한 성장통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과연 아픔이 미화될 수 있을까. 이 아픔이 정말 제대로 된 성장통인가. 젊기 때문에 고생하는 건 당연하다는 식의 태도를 버려야 한다. 그 태도는 어이없을 만큼 가혹한 오늘의 아픔을 아름다운 극복대상, 심지어 청춘의 특권쯤으로 여기는 순진한 믿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이미 청춘이 지났는데’, 아니면 ‘아직 청춘이 아닌데’라고 말이다. 그러나 오늘의 청춘은 같은 하늘 아래 숨 쉬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끌어안은 생생한 현실이다. 이 청춘이 아파서는 안 된다. 아프지 않기 위해, 이 아픔에 순순히 승복하는 모든 굴종적인 태도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것이다. 질문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 태도가 마냥 우울하거나 심각할 필요는 없다.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화가 나면 화가 나는 대로 각자에게 주어진 방식으로 눈치 보지 말고 쏟아내는 긍정적인 흥분이 우리의 질문을 새롭게 해줄 것이다. 아픔은 청춘이기 때문에 받아들인다는 식의 체념이 아닌, 아픔을 향해 당당히 아프다고 표현하는 청춘의 무대가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청춘을 나름대로 잘 극복했다고 평가받는 이들은 너무나 손쉽게 말한다. 요즘 애들은 패기가 없다. 용기 내고 도전해라. 공무원 합격이 꿈이라고 말하는 녀석은 언제라도 때려주고 싶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이들이 과연 청춘은 아프다고 말할 자격이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다.
  • 김성환 노원구청장 “자살률 서울서 가장 낮은 區로”

    김성환 노원구청장 “자살률 서울서 가장 낮은 區로”

    김성환 노원구청장의 ‘담대한 도전’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에서 세 번째로 젊은 구청장인 그는 ‘똘똘이 스머프’라는 별명에 걸맞게 참신한 발상이 돋보이는 풀뿌리 복지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세계 1위 자살률을 기록중인 한국에서 주민밀착형 자살예방활동을 펼쳐 자살률을 획기적으로 줄인 게 대표적이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시스템 구축도 한창이다. 현장 복지수요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점을 감안해 본청 직원들을 동사무소로 ‘하방’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그는 1일 인터뷰에서 “최근 관내 도로에서 불거진 방사능물질 문제에 착안해 ‘탈핵 에너지 전환을 위한 자치단체장 선언’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살 예방에 주목한 계기는. -지난해 경찰서를 방문했는데 관내에서 이틀에 한명씩 자살한다는 말을 들었다. 2009년 한 해에만 18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떻게든 대책을 세워야겠다 싶었다. 자살은 빈곤과 고독이 주요 원인이다. 본질적으로 복지 후진성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그렇다고 복지국가 되기만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들과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실직자, 비정규직, 학생 등 자살 위험성이 높은 이들을 분류하고 분석하고 지원하는 밀착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들 5987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테스트를 실시했다. 통반장들이 적극 나서줬고, 자원봉사자도 모아서 자살위험군과 1대1로 연계해 고독감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어떤 성과를 일궜나.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자살률이 급증했다. 2009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31명으로 세계 1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3배를 웃돈다. 사업을 시작한 뒤 정신보건센터 자살상담이 40배나 늘었다. 관내 자살률이 2009년 29.3명에서 2010년 25.7명으로 1년 동안 3.6명이나 떨어졌다. 지난해 통계는 취합 중이지만 훨씬 더 떨어진 것으로 본다. 임기 동안 서울에서 가장 자살률이 낮은 곳으로 만들겠다. →생활밀착형 복지체계도 눈에 띈다. -취임 이후 복지전달체계 개편에 매진했다. 통장을 복지도우미로 하고, 동을 복지허브로 만들었다. 동 단위 복지협의체와 실무협의회를 별도로 구성했다. 사회복지 전담 동사무소 직원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동마다 구청 공무원을 3명씩 추가로 내려보냈다. 교육복지재단을 만들어 민간 도움도 받으려 한다. →탈핵 에너지 전환 선언을 준비한다는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건 자치단체 차원에서도 고민해야 할 중장기 과제다. ‘탈핵 에너지 전환을 위한 자치단체장 모임’을 전국 지자체에 제안했다. 오는 13일 모여서 선언서를 발표한다. 수도권만 해도 24곳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운신의 폭이 좁긴 하지만 언제까지 취약한 채로 지낼 수는 없지 않나. →주민참여예산에도 관심이 많은데. -임기 초반부터 시민사회와 협의를 하면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첫해에는 하반기에 모이다보니 동네 작은 민원, 도로 보수나 공원에 시계탑을 세우는 것과 같은 작은 일에 국한하게 되더라. 그래서 올해부턴 연초부터 주민모임을 시작해 노원구 예산 전체를 함께 구상하고 방향으로 체계화하려 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성적 쑥쑥 올리는 자기주도 학습법

    성적 쑥쑥 올리는 자기주도 학습법

    학년이 바뀌는 겨울방학은 학생들 성적 향상에 가장 중요한 시기다. 특히 중학교,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에겐 더욱 중요하다. 2월 1일 오전 11시 KBS1TV에서 방영되는 ‘행복한 교실’에선 겨울방학 특집 1탄으로 ‘성적 제대로 올리는 겨울방학 공부법’에 대해 알아본다. ‘엄마 매니저’ ‘스터디 코드’의 저자이자 자기 주도 학습법 전문가로 유명한 조남호 강사와 오랫동안 교육에 몸담아 온 이석록 한국외대 입학사정관실 책임입학사정관이 출연해 올바른 선행 학습과 방학 공부법을 전한다.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적당히 공부하는 게 좋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학부모가 많다. 조 강사는 동그라미 계획표 대신 ‘사각 계획표’ 활용법을 강조하며 복습을 90%, 예습을 10% 비중으로 해야 공부가 질리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좋은 엄마가 되는 방법도 알아본다. 대한민국 엄마 대부분은 자녀를 자기 속에 품고 ‘자나 깨나 자식 걱정’으로 속병을 앓고 있다. 하지만 정작 ‘너는 내 전부야.’라는 엄마의 말 한마디가 자녀의 가슴에 피멍이 들게 한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 ‘위대한 1%의 비밀’ 코너에서는 40년간 심리학 연구를 하고, 좋은 엄마가 되고 싶지만 잘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엄마들을 위해 10년간 한국 알트루사 여성상담소 소장을 맡아온 문은희 박사를 초대해 좋은 엄마가 되는 방법을 고민해 본다. 문 박사는 우리나라 엄마들과 서양 엄마들의 우울증을 비교, 연구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의 독특한 심리구조를 찾아냈다. 그리고 이른바 사랑이란 이름으로 엄마들이 저지르는 잘못, 즉 엄마와 아이가 다른 존재임을 잊고 사는 것과 ‘포함’이라는 행동 단위 등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특히 방학은 자녀들이 학교에 가지 않아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히 엄마와 부딪치거나 갈등하게 될 소지도 큰 시기다. 이날 방송에선 문 박사와 함께 ‘나는 지금 내 아이를 아프게 하는 엄마가 아닌지’ 스스로 진단하고 고민해 볼 수 있다. 한편 ‘행복한 교실’에서는 2012년을 학교 폭력과 왕따 해결의 원년으로 삼고 ‘원년기획 캠페인’을 실시한다. 학교 폭력과 관련해 초·중·고교생들이 직접 제작한 UCC를 공모해 방송에 반영함으로써 아이들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바늘구멍 취업난에… 우울한 청년실업 2제] 취업 종합학원 등장

    [바늘구멍 취업난에… 우울한 청년실업 2제] 취업 종합학원 등장

    청년 실업이 극심해지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취업 전문 종합학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스펙’을 쌓기 위해 학원에서 영어나 컴퓨터 등을 배우는 것을 넘어 ‘맞춤형 취업 과외’까지 등장한 셈이다. 취업까지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에 취업 준비생과 미취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학원가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A학원은 구직자들이 취업에 필요한 과목을 한꺼번에 수강할 수 있도록 취업종합반을 설치했다. 영어 말하기 테스트인 오픽(OPIC)과 토익(TOEIC) 스피킹, 프레젠테이션 기법, 인·적성시험은 물론 자기소개서 작성에 이르기까지 취업에 필요한 모든 기법을 망라해 강의하고 있다. 강의료도 과목당 20만원 선에 이르며 종합반은 60만원 선이다. 26일 현재 이 학원 홈페이지 가입자만 1만 7000여명에 이른다. A학원 관계자는 “자신 없는 분야를 골라 듣는 학생도 있지만 종합반 형식으로 모든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패키지로 묶어 종합반 형태의 취업 강의만 하는 학원도 있다. 강남의 B취업학원은 등록 직후 취업 희망자의 스펙에 따라 어느 회사에 합격이 가능한지를 진단해주는 자기평가까지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다 자기소개서 작성법, 인·적성검사, 면접 이미지 메이킹, 실무·임원 면접, 프레젠테이션 기법 등을 패키지로 묶어 8주에 96만원의 수강료를 받는다. 강의도 대기업반과 금융회사반 등으로 나누어 실시한다. 또 해외 유학파를 위한 과정도 개설했다. 학원 측은 강사 대부분이 전직 대기업과 금융권 인사 부서 출신이라고 말했다. 학원 관계자는 “수업이 5명 이내의 소규모로 이뤄져 강의 질이 보장된다.”면서 “이미 다음 달 신청은 마감돼 3월 수강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응은 엇갈린다. 대학생 황모(24)씨는 “취업이 고시처럼 어려워진 현실에서 취업만 된다면 투자 가치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대학생 이모(25)씨는 “등록금 마련하기도 힘든데 수십만원씩 들여 취업학원까지 다녀야 한다는 현실에 울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김동현·이성원기자 moses@seoul.co.kr
  • [바늘구멍 취업난에… 우울한 청년실업 2제] 갈 곳 없는 예비교사

    지리, 한문, 음악, 체육 등 비인기 과목 중등 예비 교사들도 청년 실업의 중심에 서 있다. 해당 전공 교원 자격증을 취득한 사범대 졸업자만 해마다 수백명씩 쏟아져 나오지만 임용시험 선발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범대생들은 “이제 와서 교사의 꿈을 접고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없지 않으냐.”며 울상을 짓고 있다.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2012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지리 교사 경쟁률은 61.5대1을 기록했다. 단 4명을 뽑는데 246명이 지원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쟁률도 최고 30대1에 달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리 등 비인기 과목의 경우 몇 년째 교사를 아예 뽑지 않는 지역도 많다. 부산·인천·대구 등 10개 광역시·도의 경우 최근 2년간 도덕·윤리 교사를 1명도 뽑지 않았다. 서울·경기·부산 등 12곳의 한문 교사 임용자 역시 2년 연속 ‘0명’이었다. 부산·대구에서도 2년 동안 새로 임용된 체육 교사가 전무했다. 사범대 졸업생들이 임용시험 한번 치러보지도 못하고 실직자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교원 자격증만 남발하는 중등교사 양성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원의 수요는 적은데 대학들이 무분별하게 대졸 인력을 생산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대학 구조조정을 통해 사범대의 교원 양성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는 것도 비인기 교과 교사의 입지를 더욱 좁히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감사원은 지난해 5월 발표한 교원 양성 및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지나친 임용시험 경쟁으로 인한 인적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연간 1조 2100억원의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으로서는 손에 잡히는 대책조차 없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범대 등 양성기관 평가를 통해 정원을 점차 줄여 나가는 것이 임용 경쟁률을 낮추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명희진·이영준기자 mhj46@seoul.co.kr
  • “일자리 중심 교육·복지 현장에서 직접 챙길 것”

    “일자리 중심 교육·복지 현장에서 직접 챙길 것”

    25일 집무실에서 만난 조길형(55) 영등포구청장은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과 복지, 사람 중심의 정책을 앞세웠다. 화끈한 성격에 걸맞게 조 구청장은 올해도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기보다 직접 교육현장을 챙기기 위해 학교장들을 만나고 주민들과 대화한다. 전 주민과의 소통을 목표로 지역의 동장실을 사랑방으로 바꾸고, 직원들과는 매주 화요일 누룽지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면서 격의 없이 얘기를 나눈다. →올해 첫 번째 화두를 교육에 뒀는데. -교육은 모든 구민의 관심사이자 구민 삶의 질을 좌우하는 분야다. 지난해 서울시 교육지원사업 평가에서 ‘우수구’로 선정된 데에는 지역에 자리한 서울시 성적 향상 최우수 고교에 뽑힌 장훈고 등이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강남에 못잖은 교육 중심의 자치구로 만들기 위해 유치원부터 초·중·고교 학교장과 학부모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 특히 올해 주 5일제가 전면 시행되기 때문에 토요 원어민 영어교실, 주말 문화체험, 자매결연 도시 탐방 등을 준비하고 있다. 중학생 대상으로는 ‘진로의 날’을 정해 장래 희망 관련 단체나 기업을 찾아가 강연을 듣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일자리 중심의 교육을 내세웠다. -장애인도 평등하게 교육을 받아 일자리를 갖게 해야 한다. 불가능한 게 어디 있나. 제과·제빵 실습기관인 신길동 한국제과학교를 통해 지난해부터 서울에서 최초로 44명의 발달장애 학생에 대해 무료 교육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을 마을기업에 취업시키려고 한다. 학생 2명이 이미 자격증 취득을 눈앞에 뒀다. 사업을 확대해 3월부터 발달장애가 있는 고3 학생들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도 우리 사업을 벤치마킹해 올해 5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영역이 날로 확장되고 있다. →또 다른 목표를 주민 복지에 뒀다. -복지는 곧 일자리다. 노인일자리 등 93개 사업을 통해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기업인을 만나면 무조건 일자리부터 만들라고 요구한다. 내년 1월 준공 예정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내 민간기업과의 업무협의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려고 한다. 어려운 주민들에 대한 기부도 연중 어느 때나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관내에서 물품을 기부해 판매하는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인 ‘나눔가게’도 벌써 3호점을 개점했고 앞으로 계속 늘려나갈 생각이다. 올해는 봉사자 중심의 복지전달체계를 더 확고하게 다지겠다. 우리가 최초로 도입한 ‘노인상담사’ 자격 과정에는 벌써 275명이 수료했다. 치매나 우울증을 갖고 있는 노인과 독거노인들을 돌보기 위해 노인이 직접 나서서 봉사활동을 한다. →노숙인 문제·중소기업 육성 해법은. -노숙인들이 내 얼굴을 알아보고 피할 정도로 수없이 다녔다. 이젠 주민과 마찰이 생기지 않게 어서 자립할 수 있도록 호통도 치고 시설 입소도 돕는다. 요즘도 짬날 때마다 직접 순찰을 다닌다. 나를 보기 싫어 도망다니던 사람들이 자활에 성공해 고맙다며 구청으로 찾아오기도 했다. 올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상 가장 큰 애로사항인 자금난과 담보부족 해소를 위해 총 50억원 규모의 중소육성기금 융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별신용보증 융자추천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늘의 눈] 폭력의 제3지대/김진아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폭력의 제3지대/김진아 사회부 기자

    지난 16일 대전 둔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여고생 A(17)양이 투신했다. A양은 지난해 12월 반 친구였던 B(17)양이 집단따돌림에 괴로워하다 목숨을 끊자 그를 도와주지 못한 데 대한 자책감과 상실감 때문에 자살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의 자살 이후 A양은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는 등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죽음의 수렁에 빠져 버린 그의 진정성이 못내 안타까웠다. 13일 자 서울신문에 ‘학교폭력 주변 학생들도 트라우마’라는 기사가 실렸다. 주로 학교폭력의 피해 학생들에게 집중적인 심리치료가 이뤄지지만, 학교폭력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주변 학생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크다는 내용이었다. 따돌림 당하던 친구가 자살한 충격 때문에 우울증에 걸린 중학생, 따돌림 당하는 친구를 도와줬다가 오히려 폭행을 당한 뒤 사람을 싫어하게 된 고등학생의 사례 등은 폭력이 당사자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기자의 그 기사가 게재된 뒤 사흘 만에 A양이 자살을 했다. 학교폭력은 정도의 차이일 뿐 항상 있어 왔던 일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누군가가 자살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한 뒤에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사람의 생각은 의외로 단순하다. 정책은 더 그렇다. 심리치료는 피해 학생에게나 필요한 처방이고, 벌은 가해 학생에게만 내려지면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폭력에는 엄연한 제3의 영역이 존재한다. 폭력 현장을 지켜봤거나 그 폭력에 맞서고 싶어도 그러지 못해 마음의 병을 앓는 ‘주변 학생’들이 그들이다. 지금 이 순간, 이런 자책감에 힘겨워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터놓고 말할 상대가 없어 더 괴롭거나, 문득 평온 속을 파고 드는 폭력의 기억 때문에 진저리 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이분법적 폭력 인식의 그늘에서 그들이 앓고 있다. 폭력에 여린 속살을 베인 그들이 대책도 없이. jin@seoul.co.kr
  • 1월에 이별하는 커플 많은 이유는 ‘이것’

    커플에게 가장 ‘위험한’ 달은 1월이라는 이색 주장이 나와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영국 커플들은 1월 중 하루에 평균 8분을 애인 또는 배우자와 언쟁을 벌이며, 1월에만 20차례 가까이 언쟁을 벌이고, 커플의 3분의 2가 이별을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1월이 커플들에게 위험한 달인 이유는 ‘밀실 공포증’(cabin fever)에서 오는 우울함 때문. 기온이 낮은 1월에는 하루 평균 15시간가량을 실내에 머무르는데, 답답한 내부에 오래 있다보면 우울한 기분을 느끼고 이러한 현상이 말다툼과 이별에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반면 여름에는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평균 10시간 10분가량이며, 평균 언쟁 횟수도 겨울보다 4차례 적은 16번으로 나타났다. 행동심리학자인 도나 도슨은 “밀실 공포증은 어두운 겨울, 특히 1월에 실질적으로 많이 발병한다.”면서 “햇볕을 적게 쐼으로서 우리의 몸은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진다. 겨울철 운동부족이나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실내는 사람을 날카롭게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쁜 날씨, 어두운 밤, 외부활동 저하 등이 ‘1월의 이별’을 만든다.”면서 “적당한 운동과 외부에서 가족·친구와 만남을 갖는 것 등이 1월 동안 건강한 정신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10명 중 6명 ‘법조백수’… 우울한 수료식

    10명 중 6명 ‘법조백수’… 우울한 수료식

    사법연수원생의 취업률이 역대 최저인 40.9%를 기록했다. 수료생 10명 중 6명꼴로 연수원 문을 나섬과 동시에 ‘백수’로 전락한 셈이다. 18일 사법연수원 41기 수료식에서 만난 연수생들은 취업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속으로는 답답해했다. 유명 로펌으로 취업이 확정된 수료생과 일자리를 찾아 지방으로 내려가는 연수생 등 출발부터 명암이 엇갈렸다.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2동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수료식에서 만난 연수생 가운데 취업한 이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사모(33)씨는 “여러 로펌을 알아봤지만 서울에서는 취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로스쿨생 1500명에 연수원생 1000명까지 그 많은 사람이 다 어디로 가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서 변호사 사무실에 취업한 뒤 경쟁력을 갖춰서 서울로 올라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백모(32)씨는 “언론에 보도되는 것보다 체감 취업난은 훨씬 심각하다.”면서 “사법연수원 게시판에도 취업 이야기만 올라오고, 친한 연수생들끼리도 취업 이야기는 안 하는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모(29·여)씨도 “로펌에서 결혼·육아 문제 때문에 여성을 잘 안 뽑아서 더 힘들다.”면서 “사내 변호사를 알아보고 있는데 언제 취업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법무법인 취업자 약 33% 줄어 가까스로 취업에 성공한 연수생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모(24·여)씨는 “연수원에서도 경쟁이 치열해 쉽지 않았다.”면서 “법원으로 가게 돼 다행이지만, 다른 연수생들은 로스쿨 때문인지 많이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사법연수원생 취업률은 해마다 낮아져 2008년 64.0%, 2009년 55.9%, 2010년 55.6%를 기록했다. 40%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전체 수료생 1030명 중 군 입대자 176명을 제외한 실제 취업대상자 854명 중 취업이 확정된 연수생은 349명이다. 올해 취업률이 급격히 떨어진 이유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이 처음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대형 로펌에서 유명 로스쿨 졸업생들을 입도선매 방식으로 뽑아놨고, 그래서인지 지난해 법무법인에 150명이 취업했지만 올해는 98명에 불과했다. 법관으로는 87명이 지원해 거의 임용될 것으로 보인다. 41기는 변호사 경력 없이 법관으로 곧바로 임용되는 마지막 기수다. 검사는 현재 임용을 위한 면접 등의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로스쿨 졸업생을 고려할 때 몇 명이 선발될지 불투명하다. 연수원 측에서는 50명으로 추산해 취업률에 반영했다. ●최영씨 성적 상위 5% 시각장애인 최초로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에 입소한 최영(왼쪽·32)씨도 이날 수료했다. 최씨는 “연수원장님과 교수님, 직원, 동료들이 많이 돕고 격려해 준 덕분에 무사히 수료할 수 있었다.”면서 “사회에 나가서 현명하고 성실한 법조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 격려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법관을 지원했으며 성적이 전체 연수생 상위 5%여서 한국 최초의 시각장애인 판사로 임용되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수석을 차지한 허문희(오른쪽·27·여)씨가 대법원장상을 받았다. 민형기 헌법재판관의 아들 경서씨, 신영철 대법관의 아들 동일씨, 대검찰청 중수부장 출신인 최병국 의원의 아들 건씨 등 법조인 자녀 5명도 이번에 수료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무바라크 일가, 하야 당시 ‘패닉’

    “이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줘! 제발 보호해줘!” ‘현대판 파라오’로 불렸던 남편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하야를 선언한 지난해 2월 11일, 남편 옆에서 독재 기간 30년 동안 온갖 영화를 누린 아내 수잔은 초라한 최후를 맞았다. 그는 남편의 사임 결정이 난 뒤 자택에서 휴양지인 샤름 엘 셰이크로 떠나기 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소지품 몇개를 주워 담았고, 결국 경비원에 이끌려 자택을 나오며 공황상태에 빠져 “이곳(자택)을 파괴하지 못하게 해줘.”라고 울부짖었다고 한다. 수잔은 또 헬기에 몸을 싣기 전 저택으로 뛰어 들어가 바닥에 엎드려 흐느껴 울었다. 압델 라티프 엘 므나위 이집트 뉴스센터장은 새로 발간한 저서에 무바라크 독재 종식의 마지막 순간을 생생히 담았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책에는 또 무바라크의 마지막 사퇴 연설에 관한 뒷이야기도 실었다. 사퇴를 발표하기로 한 날 무바라크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스튜디오에 나타나 실수를 연발하며 급하게 연설문을 읽고는 떠나버렸다. 심지어 연설문은 무바라크와 아나스 엘 피키 정보장관이 함께 작성한 원본이 아니라, 아들 가말이 소요사태를 넘길 수 있다는 기대로 사퇴에 관한 내용을 모두 생략한 수정본이었다. 무바라크 일가가 떠나기 전 우마르 술레이만 전 부통령이 무바라크에 외국으로 가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묻자 그는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고 여생을 이 나라에서 살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까운 소식통들에 따르면 무바라크는 샤름 엘 셰이크에 도착한 이후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고 주로 녹화된 축구 경기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뉴스는 보지 않았고 신체는 극도로 쇠약해졌으며 한번은 약한 심장마비가 오기도 했다. 그는 음식을 거의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았으며 작은 창문만 딸린 방에서 나오길 거부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편, 무바라크의 주치의이자 암 전문의인 야세르 압델 카데르는 관영 신문 알아람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계속 무바라크가 암에 걸렸는지 확인하고 있지만 (아직 암에 걸리지 않아) 화학요법을 쓰고 있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근육이 약해졌고 (몸이 불편해) 이동에 제약이 있다.”고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타이거맘 자녀 ‘고양이’ 된다?

    타이거맘 자녀 ‘고양이’ 된다?

    엄격한 훈육과 주입식 교육을 앞세운 중국식 양육법으로 지난해 전세계에 논란을 일으킨 ‘타이거 맘’에 맞서 아이의 자율성과 행복을 중시하는 ‘안티 타이거 맘’교육법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타이거 맘은 중국계 2세인 에이미 추아 미국 예일대 교수가 호랑이 엄마처럼 무섭게 두 딸을 키운 양육경험을 쓴 책 ‘타이거 마더’에서 비롯됐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7일(현지시간) 타이거 맘의 자녀들이 또래보다 자존감이 낮고, 좌절감과 불안감을 더 많이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타이거 맘 교육법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티 타이거 맘’ 교육법에 앞장선 이는 데지레 바올리안 진 미시간주립대 조교수다. 공교롭게도 그녀 역시 중국계 미국인으로 두 딸을 키우는 엄마다. 진 교수는 곧 출간될 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중국계 미국인 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백인 학생들에 비해 학교 성적이 높을수록 우울감에 빠지기 쉽고,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럽계 학생들에 비해서도 학업과 관련해 부모로부터 훨씬 시달림을 당한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에 몇 시간을 공부할지, 어느 학교에 갈지,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 사사건건 부모의 간섭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진 교수는 “조사 대상자 가족의 절반 이상이 교육 문제를 가장 중요한 가정사로 여기고 있으며, 부모들은 자녀의 성적이 나쁠 경우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는 등 감정적으로 매우 격렬하게 반응한다는 응답이 나왔다.”면서 “부모들은 경쟁심 유발과 동기부여를 위해 자녀를 남들과 비교하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자부심이 떨어지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느끼는 등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진 교수의 안티 타이거 맘 교육법은 아이를 아이처럼 키우는 것이다. 학교 성적에 매몰돼 자녀가 느끼는 행복의 가치를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어릴 때 중국에서 인자한 조부모의 보살핌 아래 자라나 하버드대에 진학한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자녀 양육에서 학교 성적도 중요하지만 정신 건강과 사회성 발달 등의 요소 또한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비운의 가족史…故 장태완 부인, 유서 남기고 투신해

    지난 1979년 발생한 12·12 사태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으로 신군부에 맞섰던 장태완(1931~2010) 전 사령관의 부인 이모(78)씨가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7일 오전 9시 15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A아파트 화단에 이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의 자택 안방에서는 “미안하다. 고마웠다. 오래오래 살아라.”라는 내용의 유서가 나왔다. 몇 년 전부터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아온 이씨는 수개월 전에도 투신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군부에 의한 12·12 사태는 장 전 사령관의 가족을 불행으로 내몰았다. 장 전 사령관은 1979년 수경사령관으로 취임한 지 불과 1개월 뒤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이끄는 신군부가 일으킨 12·12 사태를 반란으로 규정, 진압하려다 실패해 강제 예편당했다. 장 전 사령관이 보안사에 끌려가는 모습을 TV를 통해 본 부친은 충격으로 이듬해인 1980년 4월 세상을 떴다. 1982년 서울대에 갓 입학한 외아들은 할아버지의 산소 근처인 낙동강변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서울대 자연대에 수석 입학한 수재였지만 아버지의 비운에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사령관은 2010년 7월 폐암으로 별세했다. 남편의 죽음은 부인 이씨의 우울증을 악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페이스북이 당신을 우울하게 하는 이유는 ‘질투심’

    페이스북 사용자 중 유독 삶이 행복하지 않다거나 우울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질투심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미국 유타벨리 주립대학교 연구팀이 대학생 425명에게 “삶이 공평하다고 생각하는가”와 “많은 친구들이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피실험자들은 평균 2년 6개월, 일주일에 5시간 이상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페이스북에 자주 접속하고 많이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이 나보다 행복한 것 같고, 삶은 불공평 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내에서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사이의 ‘친구’에게는 편견이 따르는데, 파티나 모임 등 언제나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는 페이스북 친구에게 질투를 느끼고 동시에 그들과 다른 자신의 삶에 우울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 하지만 가상공간이 아닌 실제 친구끼리는 서로의 삶의 굴곡을 잘 알기 때문에 질투심과 우울함 등을 느끼지 않는다. 연구팀은 “가상공간에서 잘 알지 못하는 ‘친구’는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인터넷 중독

    [Weekly Health Issue] 인터넷 중독

    인터넷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인터넷은 더 이상 편의의 세계가 아니다. 선택사항의 단계를 지나 광범위하고 구체적으로 현대인의 삶과 결속한다. 모든 세상의 변화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 세계는 넓고 흥미롭다. 그래서 ‘정보의 바다’라고 한다. 그러나 인터넷이 준 ‘편리’의 대가 역시 심각하다. 바로 ‘인터넷 중독’이다. 상상을 뛰어넘는 첨단 정보전달 체계가 낳은 치명적인 독성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인터넷 중독에 대해 서울시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정석(서울대의대)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인터넷 중독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인터넷이 생활을 지배하는 세상이 됐다. 인터넷 자체는 틀림없는 문명의 이기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사회생활이나 학업·직장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중독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인터넷에 접속해야 마음이 편하고, 인터넷을 못 하는 상황이면 불안해지며, 그러는 사이에 인터넷 사용 시간이 길어져 학생의 경우 학업에, 직장인은 일에 집중을 못하며, 심하면 감정조절이 잘 안 돼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인터넷 중독 등 습관의 중독이 약물중독과는 어떻게 다른가. 보통 중독이라고 하면 알코올이나 마약 같은 물질 중독을 떠올린다. 알코올중독의 경우 음주량이 점점 늘어나는 내성 증상이 생기며, 이 단계에서 술을 안 마시면 손이 떨리고, 식은 땀이 나며, 안절부절못하는 등의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인터넷이나 도박중독처럼 특정 행동에 집착해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행위중독이라고 한다. 이런 행동은 일상적인 행위여서 “좀 더 한다고 문제가 될까.”라고 여기기 쉬운데, 내성과 금단 등의 중독 현상이 나타나면 인터넷 중독도 약물중독과 다를 바 없게 된다. ●중독에 빠지는 원인은 무엇인가. 중독은 개인적인 특성, 환경적·생물학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해 발생한다. 즉, 개인의 성격이나 스트레스 강도, 우울증·불안증 같은 정신과적 문제, 그리고 뇌기능 장애 등과 관련이 있다. 인터넷 중독 환자의 뇌 기능을 측정해 보면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과 관련된 뇌 영역의 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뇌의 쾌락중추 영역에 이상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극복이 어려운 것이다. 게다가 이런 뇌 영역은 물질중독에서도 관찰돼 인터넷 중독과 약물중독의 원인에 유사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의 중독 추이를 짚어 달라. 인터넷 중독 문제는 세계적 관심사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인터넷 인프라가 발달해 더욱 심각하다. 매년 전국 단위로 실시하는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고교생들의 인터넷 중독은 점차 감소하는 양상이나 초등학생은 더 늘고 있다. 대학생과 젊은 성인들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 들어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스마트폰 중독이 인터넷 중독의 또 다른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중독 증상을 단계별로 상세히 짚어 달라. 처음에는 재미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다 점차 인터넷에 깊이 빠져든다. 인터넷에 흥미를 느껴 몰입하고, 서핑을 하면서 스트레스나 고민을 잊는 경험을 하게 되며, 이런 경험이 반복돼 중독으로 이어진다. 이어 중독이 중반기에 접어들면 실생활보다 사이버 생활이 더 편하게 느껴져 평소에도 인터넷 활동을 갈망하게 되며, 인터넷을 접속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등 금단증상이 심화되면서 대인관계가 위축되고, 가족 간에도 마찰이 잦아진다. 중독 후반기가 되면 각종 부작용이 두드러진다. 충동조절이 잘 안 되고, 판단력이 흐려져 과격하거나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 등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도 성격이 변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당연히 경제적 어려움이 따라 인터넷 사용에 따른 비용이 늘어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자주 빌리거나 대출을 받는가 하면 불법적인 방법으로 돈을 마련하려고 궁리하기도 한다. 이 단계에서는 우울증이나 충동조절장애와 같은 정신과적인 문제도 함께 나타난다. ●인터넷 중독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정신과 분야에서 아직까지 인터넷 중독에 대한 진단기준을 정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곧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금은 물질중독이나 도박중독 등 진단기준을 차용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 시간이 점차 늘어나는 내성증상, 인터넷을 못할 때 보이는 금단증상, 대인관계나 학업·사회생활 유지에 지장을 주는 증상들이 나타나면 중독으로 진단한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중독의 원인이 여러 요인들의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치료도 다양한 방식의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심리검사와 면담을 통해 우울증·불안증 등 정신과적 문제를 찾아 해결해야 하며, 약물치료로 뇌 기능의 이상을 교정한다. 여기에 인지행동치료와 바이오피드백 훈련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치료 과정에서는 환자 가족의 고통도 함께 다뤄야 한다. 한번 중독 상태에 빠지면 스스로 극복하기가 어려우므로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세심한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며, 필요하면 가족들도 함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기존 치료의 임상적 유효성과 한계도 짚어 달라. 하지만 치료 유지가 쉽지 않다. 환자 스스로 중독을 인식하기 어려워 치료에 순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치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아직 효과가 검증된 약물은 없지만 인터넷 중독 역시 물질중독이나 도박중독 등과 유사한 발병 기전을 갖기 때문에 이들 질환에 사용하는 항갈망제가 도움이 되며, 공존 질환으로 나타나는 우울증·불안증·충동조절장애에 대한 치료도 병행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씨줄날줄] 자살/주병철 논설위원

    자살은 당사자의 자유의사에 따라 목숨을 끊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자살의 원인과 의도 등에 따라 정의와 한계는 모호하다. 시비(是非)에 관한 윤리관과 종교관에 따라서도 자살 긍정론자와 자살 부정론자로 극명하게 대비된다. 하지만 염세주의자가 아닌 한 자살을 미화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플루타르크는 영웅전에서 자살을 이렇게 비유했다. “자살은 명예를 빛내기 위하여 할 일이지, 해야 할 일을 회피하기 위한 수치스러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기 혼자만을 위해 살거나 죽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알베르트 카뮈는 “자살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멜로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일종의 고백을 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것은 인생에 패배했다는 것, 혹은 인생을 이해하지 못한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시지푸스의 신화) 이런 일화도 있다. 프랑스 철학자 디드로가 루소를 만나기 위해 몽모랑 시의 별장으로 갔을 때 루소는 연못 주위를 산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여보게, 나는 스무 번이나 이 연못에서 투신자살하려고 했네.”, “그러면 왜 이때까지 그렇게 하지 않았소.”, “물속에 손을 넣어 보니까 차가워서 견딜 수 있어야지.” 역사적으로 자살은 권력자, 문인, 예술가 등의 전유물이었다. “어머니를 땅에 묻은 뒤 한 번도 운 적이 없다.”는 ‘냉혈한’ 히틀러도 결국 자살했고, 나폴레옹도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유배지에서 생을 마쳤다. 기원전 30년에는 자신의 운명이 절망적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마르쿠스 안토니우스가 자살하자 그의 연인이자 옥타비아누스에 대항한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 7세도 뒤따라 자살했다. 동반자살의 효시쯤 된다. 작곡가 슈만, 극작가 단테, 화가 고흐 등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소설가 헤밍웨이는 자살하기 전 자신의 사망 기사를 두 번이나 읽었다고 한다. 1774년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25살의 나이에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독일을 비롯한 전 세계에 자살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는데, 20세기에는 자살 모임까지 등장했다. 독일에서 자살 통계를 작성한 것도 이 무렵이다. 인터넷 보급이 빠른 우리나라에서도 자살 사이트가 생겨나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근년에는 최진실·장자연 등 유명 연예인들이 우울증 등으로 줄줄이 목매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제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까지 툭하면 처지를 비관하거나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자살하곤 한다. 정말 걱정스러운 일이다. 자살을 고백으로 여겨선 안 될 일이다. 생명은 고귀하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사건Inside] (16) “감히 나를 모함해?”…가양동 ‘일진 할머니’의 기막힌 복수

    [사건Inside] (16) “감히 나를 모함해?”…가양동 ‘일진 할머니’의 기막힌 복수

    서울 가양동의 조용한 임대아파트 단지가 난폭한 70대 여인에 의해 공포의 도가니로 변한 사건이 발생했다.  주인공은 이곳에 혼자 살던 정모(73)씨. 겉으로는 독거노인의 도우미를 자처하며 선행을 베푸는 척 했지만, 뒤로는 힘없는 사람의 돈을 갈취하며 폭력까지 휘둘러댄 나쁜 노파였다. 고령의 노인들은 겨우내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정씨가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니며 난동을 부리는 동안 보복을 두려워한 주민들은 그저 쉬쉬할 수 밖에 없었다. ●돈 뽑아 준다며 몰래…독거노인 도우미의 두 얼굴  “언니, 또 돈 뽑으려고? 몸도 성치 않은데 뭣하러 은행까지 가요. 내가 마침 근처에 나갈 일이 있으니까 대신 찾아다 줄게요. 통장 이리 줘요.”  정씨가 이곳 노인들 사이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09년이었다. 정씨는 ‘믿음직한 동생’으로 통했다. 활달한 성격과 기력으로 자신들을 살뜰하게 챙겨주는 그에게 노인들은 호감을 넘어 의지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정씨는 자식 없이 혼자 산다는 점을 내세워 비슷한 처지의 할머니들과 깊은 공감대를 쌓아갔다.  하지만 그의 선행은 속임수였다. 노인들에게 믿음을 주었다는 생각이 들자 통장 관리 등 갖은 핑계를 대며 돈을 빼돌리기 시작했다. 노인들이 항의하면 갑자기 인상을 바꿔 험악한 말을 하고,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 결국 정씨는 피해자들에 의해 고소당했고 절도 등 혐의로 기소돼 2010년 1월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복수심에 불탄 70대 할머니, 온 동네를 공포로…  “감히 나를 모함해?”  집행유예로 풀려난 정씨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자기를 고소한 사람들에게 복수를 한다며 갖은 행패를 부렸다. 아파트 기물을 파손하고 공연히 주민들에게 시비를 걸었다.  정씨의 깊은 복수심은 지병인 관절염의 고통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말 우울증으로 발전했다. 폭력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졌다. 주민센터에 들어가 폐쇄회로(CC) TV를 더 설치하라며 난동을 부렸다. 공무원의 멱살을 잡고 뺨을 때리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그동안 알고 지냈던 노인들의 집을 하나하나 찾아 다니며 거의 실성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인데 문좀 열어달라.”고 거짓말을 해 노인들을 속인 뒤 문이 열리면 준비한 망치로 유리창과 신발장을 박살내고 화분을 집어던졌다. 지난해 12월 14일부터 경찰에 붙잡힌 이달 4일까지 20여일동안 15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동네에 노인들을 폭행하고 물건을 부수는 할머니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수사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대개 80세 안팎의 고령인 피해자들은 보복이 두려워 입을 다물었다.  경찰의 설득으로 결국 노인 8명이 피해자 진술을 했고, 경찰에 붙잡힌 정씨는 순순히 범행을 인정했다. “동네 노인들이 거짓진술을 해 억울하게 재판을 받은 게 너무나 억울했다.”고 했다. 정씨는 지난 11일 재물손괴와 폭행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학교폭력 주변학생들도 ‘트라우마’

    학교폭력 주변학생들도 ‘트라우마’

    학교 폭력을 당하는 학생들 못지않게 이를 지켜보는 주변 학생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학교 폭력 문제가 드러나면 피해 학생들 위주로 심리 치료가 이뤄질 뿐이다. 최근 대구에서 일어난 학교 폭력에 따른 자살사건과 관련, 해당 학교에서 심리 상담을 한 김정모 영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12일 상담 결과 “전반적으로 학생들이 ‘도와 주지 못했다’는 자책과 자신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겹쳐 불면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살한 학생을 잘 알던 친구들이 특히 심각하다.”면서 “이들은 자책감 탓에 괴롭힘을 당하는 꿈을 꾸거나 소화불량 등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구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다. 지난 2010년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왕따)을 당하던 3학년 A(당시 15세)군이 자살 시도를 하고 중환자실에 입원하자 같은 반 B(16세)군은 충격을 받고 우울 증세를 보였다. B군은 A군이 왕따를 당한 사실을 몰랐고 다른 친구들이 A군을 도와 주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람을 믿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해 경기 수원의 한 남녀공학 고교 1학년 C(16)양은 같은 반 D군이 반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말렸다가 “C랑 무슨 사이냐.”며 놀림과 폭행을 당했다. C양은 담임 교사에게 말했지만 교사는 무시했다. 성적이 1, 2등급 사이였던 C양은 이후 4등급까지 떨어졌다. 또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문제는 학교 폭력의 주변 학생들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으면 성인이 되면서 사회 부적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의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청소년기는 인격을 완성하는 시기다. 모든 학생이 함께 심리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정희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공동대표는 “외국의 경우,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이와 유사한 사례의 영화나 시사 프로그램을 보여 주기도 하고 아이들의 심리 상태를 확인하면서 안전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한다.”면서 “너무 부족한 전문 상담사의 증원, 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사설] 군 의료문제 안보차원서 접근해야 한다

    지난해 7월 육군 김모 상병이 급성백혈병에 걸렸으나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그의 죽음이 황망하기만 한 것은 그에 앞서 뇌수막염을 앓던 훈련병이 사망하는 등 부실한 군 의료체계로 인해 3명이나 죽었기 때문이다. 청와대까지 나서 “군 의료기관을 삼성병원과 같은 최고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이후여서 더욱 그렇다. 의료체계 개선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라 해도 여전히 일선 부대에서는 응급 환자 발생 시 제대로 대처를 못해 꽃다운 젊은이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하겠다. 안타까운 것은 김 상병이 촌각을 다투는 환자인데도 당초 군 당국에서는 그가 당시 유행하던 뇌수막염에 걸린 것으로 판단하면서 병명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는 점이다. 군 의료진의 전문성이 아쉬운 대목이라 하겠다. 군은 김 상병의 경우 처음부터 대학병원에 보내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는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보면 보다 좋은 병원에서 속 시원하게 치료 받지 못한 채 숨진 것이 얼마나 원통한 일이겠는가. 미국은 대통령이 아프면 군 병원을 먼저 찾을 정도로 군 의료가 신뢰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적어도 전선을 지키는 아까운 청춘들을 저렇게 보낼 수는 없다. 아프다고 호소하면 꾀병 내지 우울증으로 몰고 가고, 툭하면 오진하고 늑장 대응하는 군부대의 의료 현실을 보면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은 억장이 무너진다. 군 의료문제는 이제 안보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연간 무기 구입에는 10조원이 넘는 예산을 쓰면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장병들의 건강 챙기기에는 겨우 2200억원을 쓴다면 누가 나라 지키는 데 앞장서겠는가. 최고 수준의 군 의료기관은 말로 되는 일이 아니다. 전문화된 군 의료 인력과 장비 확충 등 군 의료 개선 작업에 필요한 예산부터 먼저 뒷받침해야 한다.
  • 경기, 노인자살 예방사업 시행

    경기도는 11일 ‘2012년 노인자살예방사업 계획안’을 발표하고 6월까지 노인 7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노인자살에 가장 적합한 전문 상담기법을 개발해 하반기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 상담은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법을 사용해 자살을 생각하는 노인에게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도는 또 도내 31개 시·군별로 1명씩 배치된 전문상담사를 올해부터 42명으로 늘린다. 전문상담사들은 시·군별 노인복지관에 설치된 노인자살예방센터에서 자살위험이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심층상담과 자살예방교육을 담당한다. 도내 노인자살예방센터에서는 노인자살예방교육(3687회)과 자살예방상담(3만 2071회)을 시행하고 우울증을 앓는 저소득 노인 105명에게 우울증 치료비를 지원해 왔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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