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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원전작업원 13% “입주·병원진료 거부당해”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복구작업원으로 일하는 직원 일부가 주택 입주와 의료기관 등에서 차별대우를 받거나 비난을 받아 온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에서 건강상담과 정신치료를 하고 있는 에히메 의대 팀이 지난 5월과 6월 원전 직원 14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91명(12.8%)이 아파트 임대와 병원 진료를 거절당하거나 피난시설에 거주하는 이재민들로부터 폭언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차별과 비방을 받은 직원들은 기분 저하와 절망감으로 고민하거나 감정 마비와 충격받은 장면을 재경험하는 심적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날 확률이 각각 약 두 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원자로 건물 폭발을 목격하거나 쓰나미로 죽음에 직면하는 등 복합적인 스트레스가 있어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히메대학 다니가와 다케시(공중위생학) 교수는 “원전 직원들은 복구작업원이면서 동시에 재해자다. 사회의 이해가 없으면 우울증, 작업 동기 저하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의 터빈 건물 1층에서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 4.2t이 누출된 것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오염수에서는 방사성 세슘이 ㎠당 7만 7000베크렐(Bq) 검출됐다. 도쿄전력은 고농도 오염수를 정화처리 시설로 운반하는 배관에 구멍이 생겨 누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사성 오염수가 건물 내에 고여 옥외로는 배출되지 않았다.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의 유출은 지난해 12월 초 45t이 유출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누구나 외로운 ‘투명인간’이다

    누구나 외로운 ‘투명인간’이다

    전시장에 척 들어서면 적막하다. 그래서 좀 안 어울려보이기도 한다. 카메라를 움켜쥔 연인,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북적대는 곳이니 말이다. 거꾸로 그렇기에 외롭고 힘들어 하는 작품들에게 ‘투명 인간’(Invisible Man)이란 제목을 붙여둔 것이 잘 어울려 보이기도 한다. 23일까지 경기 파주 헤이리 갤러리이레에서 열리는 최태훈(47) 개인전은 그런 느낌이다. 조각으로 표현한 인물은 정말 투명인간이다. 사람은 싹 지워졌고 후드티, 바지, 신발로만 묘사되어 있다. 존재감은 인물 안에 숨겨진, 명멸하는 불빛으로 대체됐다. 후드티와 바지는 워낙 오래 입어서 닳아버린 듯 빛이 반짝일 때마다 옷 위로 떠올랐다 사라진다. 분명 스테인리스스틸이 재료인데 직조물의 느낌을 내준다. 전시는 1층에서 3층까지 이어졌는데 층을 밟아 올라갈수록 위안을 찾아 헤매는 모습, 그리고 마침내 스테인리스스틸 옷을 다 벗어던지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운 모습으로 끝맺었다. 이게 부검을 앞둔 변사체의 모습인지, 자포자기의 몸부림인지, 피로를 풀기 위한 깊은 잠인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언제나 열심이지만 결국 겉도는 게 우리의 인생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만들었다는게 작가의 말이다. 너무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 전시는 연극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한편의 심리드라마 같아서다. 다시 문을 열고 나와 헤이리 길을 걸으면 더 큰 삶의 기쁨을 맛볼는지 모른다. (031)941-4115.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건강기능식품 크레아틴, 우울증 치료제 효과 높여”

    “건강기능식품 크레아틴, 우울증 치료제 효과 높여”

    근력 증강용 건강기능식품으로 인기가 높은 ‘크레아틴’이 우울증 치료제의 효과를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인균 서울대 의대 교수는 “크레아틴을 항우울제와 함께 투여하자 환자들의 치료 기간이 크게 줄어들고 치료 효과는 배로 높아졌다.”고 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권위지인 미국정신의학회지 최신 호에 중요 논문으로 실렸다. 크레아틴은 간이나 신장에서 합성되는 질소 유기산의 일종으로 근육세포와 뇌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촉진한다. 특히 운동 전후에 섭취하면 운동 시간을 늘리고 효과를 높여주기 때문에 보디빌더들의 필수 섭취 식품으로 꼽힌다. 연구팀이 우울증을 가진 19~65세 여성 52명에 대해 임상시험을 한 결과 크레아틴이 우울증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우울제만 복용한 그룹에서는 8주 후 환자의 26%만이 치료 효과가 있었지만 항우울제에 크레아틴을 추가한 그룹에서는 52%가 치료됐다. 또 크레아틴을 추가한 그룹에서는 치료 기간이 항우울제만 복용한 그룹보다 2주 이상 단축됐다. 류 교수는 “크레아틴은 인체 내에서도 생성되는 천연물로, 실험 과정에서 부작용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면서 “기존 우울증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굿모닝 닥터] 겨드랑이 다한증 치료

    맞선이나 면접시험, 답답한 만원 버스나 지하철에서 비 오듯 흐르는 땀은 ‘낭패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겨드랑이 옷섶을 축축하게 적시는 땀은 사람의 이미지를 바꿔놓기도 한다. 바로 ‘겨드랑이 다한증’이다. 다한증이란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증상이다. 주로 문제가 되는 부위는 손과 발·겨드랑이·머리 등이다. 겨드랑이나 손바닥 등 특정 부위에만 생기는 국소성, 온몸에 나타나는 전신성이 있는가 하면 흥분할 때 나타나는 정서적 다한증, 자극적인 음식이 원인인 미각다한증에다 냄새에 반응하는 후각다한증 등 양상도 다양하다. 예전에는 다한증 치료가 어려웠다. 하지만 요즘은 다한증 때문에 열패감을 갖고 사는 게 이상한 세상이 됐다. 물론 치료보다 중요한 건 스스로의 노력이다. 땀을 잘 흡수·배출하는 기능성 의류를 입고, 샤워를 자주 하며, 샤워 후에 겨드랑이를 잘 말린 후 파우더 등으로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뜨거운 음료나 술, 매운 음식, 지나친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피하거나 평소 자신만의 스트레스 조절법을 익혀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한증 환자들 중에는 땀 때문에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경우도 있는데, 심하면 대인기피증과 강박증, 우울증까지 겪는 등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기도 한다. 이처럼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다한증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렵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 FDA가 승인한 ‘미라 드라이’를 이용한 치료는 전자레인지 등에 사용하는 극초단파로 수술 없이 선택적으로 땀샘을 파괴해 겨드랑이의 땀과 냄새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준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것은 물론 피부에 손상도 주지 않는다. 요즘처럼 고온다습해 땀이 많이 흐르고 게다가 냄새까지 풍겨 콤플렉스를 느낀다면 주저하지 말고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Weekend inside] 한국 직장인은 ‘월화수목금금금’… 경쟁과 일에 치이는 ‘피로 사회’

    [Weekend inside] 한국 직장인은 ‘월화수목금금금’… 경쟁과 일에 치이는 ‘피로 사회’

    법원 주사 김모(48)씨는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법에 발령받은 뒤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많아졌다. 병원에서는 과로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일주일에 3~4차례 이상 재판에 참여하면서 공판조서 작성, 기록 정리, 전화 민원상담 등 잡무는 자연스레 주말까지 이어졌다. 몇 년간 휴가라고는 4일짜리가 전부였다. 스트레스는 어지럼증으로 이어졌다. 상사에게 인원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결국 김씨는 지난해 5월 23일 오전 법원 안에 주차해 놓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했다. 지난 6월 서울행정법원은 “김씨의 자살이 공무상 과로와 인과관계가 있는 만큼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김씨의 유족에게 유족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극단적인 선택이었지만 김씨의 생활은 평범한 한국 직장인들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3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2193시간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법적 휴가 일수만 보면 한국 근로자는 1년에 평균 15~25일의 연차 유급휴가를 보장받지만 2010년 직장인의 연차휴가 소진율은 61.4%에 그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주 52시간 이상을 근무해 연장근로 제한 기준을 어긴 업체는 2009년 97곳, 2010년 122곳, 2011년 161곳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주 40시간 근로시간을 위반한 업체 역시 2009년 37곳, 2010년 37곳, 2011년 42곳으로 증가했다. 근로기준법을 어기면 사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직장마다 분위기상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하는 추가근무나 야근 등을 합치면 어느 사업체도 노동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회사 눈치에 아파도 참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지난해 인천의 한 중소기업에 합격한 신모(29)씨는 편도선염 수술을 미루고 있다. 휴가를 낼 수 없어서다. 신씨는 “회사에선 일이 많으니 연차나 휴가는 꿈도 꾸지 말라면서 점심 때 병원에 가라고 하는데 너무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렇다고 그만둘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우리들은 왜 이렇게 살아야 할까. 전문가들은 사회적 불안정성에 따른 경쟁 심화를 꼽았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주거, 교육, 복지, 의료라는 네 가지 영역에 금전적인 안정감을 느끼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내가 얻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더 일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입시·입사 경쟁 등 평생 경쟁하며 살게 되는 구조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심화돼 있어 경쟁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설 교수는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이라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없는 공동체의 영역을 강화하는 사회적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산부인과 의사, 30대女 수면제 주사했다 사망하자

    산부인과 의사, 30대女 수면제 주사했다 사망하자

    수면유도제를 투여받은 30대 여성 환자가 숨지자 시신을 한강공원 주차장에 승용차에 실은 채 버린 산부인과 의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A산부인과 전문의 김모(45)씨를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30분쯤 자신이 근무하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이모(30)씨에게 수면유도제인 ‘미다졸람’을 주사한 뒤 사망하자 시신을 승용차에 싣고 2㎞가량 떨어진 한강공원 잠원지구 수영장 옆 주차장으로 가 승용차와 함께 버리고 도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의사 7∼8명을 둔 해당 병원에서 ‘페이닥터’(병원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의사)로 일하는 김씨는 1년 전쯤 이씨를 수술한 뒤 알고 지냈다. 3개월에 한 번꼴로 병원을 찾은 이씨는 종종 김씨와 간호사들과 함께 식사를 할 만큼 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피곤하다.”며 찾아온 이씨에게 영양제 주사를 놓아주기도 했다. 이씨는 평소 우울증으로 수면장애를 겪어 왔다. 김씨는 경찰에서 “30일 저녁 병원을 찾은 이씨에게 영양제 주사에 미다졸람 5㎎을 섞어 주사했다.”면서 “당시 옆에 간호사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미다졸람은 내시경 검사 등을 할 때 수면을 취하도록 하는 의약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 관리하고 있다. 급성호흡부전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일어나 신중한 투약이 요구되는 약물이다. 김씨는 “투약 뒤 2시간쯤 지나 이씨를 깨웠지만 사망한 상태였다.”면서 “심폐소생술도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음 날인 31일 오전 3시쯤 숨진 이씨의 시신을 휠체어에 환자처럼 태워 병원 현관으로 내려간 뒤 자신의 승용차에 이씨의 시신을 싣고 병원을 빠져나갔다. 3시간 뒤 “병원에 응급환자가 왔다.”는 전화를 받고 이씨의 시신을 실은 채 오전 6시쯤 병원으로 돌아갔다. 환자 진료를 마친 김씨는 이씨의 핸드백에서 이씨의 아우디 승용차 키를 꺼내 주차장으로 내려가 시신을 자신의 차에서 아우디 보조석에 옮긴 뒤 한강공원 잠원지구로 갔다. 이어 시동을 끄고 이씨의 손에 강제로 차 키를 쥐게 한 뒤 도주했다. 경찰 측은 “31일 오후 6시 40분쯤 한강공원 잠원지구 수영장에 놀러온 전모(40)씨가 아우디 승용차 조수석에 부자연스럽게 엎드려 있는 이씨를 발견,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흰색 셔츠에 짧은 청반바지 차림이었으며 더운 날씨에 손이 빨갛게 그을려 있었다. 속옷이 찢어져 구멍이 몇 개 나 있었고 속옷 안쪽으로 흙이 들어가 있었지만 발목의 조그만 상처 외에 다른 외상은 없었다. 김씨는 31일 오후 9시 30분쯤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로 와 “병원에 누를 끼칠 것 같은 두려움에 시신을 유기한 뒤 도주한 것”이라면서 “죄책감을 느껴 변호사와 상담한 뒤 자수하기로 마음먹었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또 “미다졸람은 처음 투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시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 정확한 사인과 성폭행 여부를 가리기로 하는 한편 미다졸람 투약에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또 김씨가 전에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캐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수면유도제 투여 환자 숨지자 의사가 사체유기

    수면유도제를 투여받은 30대 여성 환자가 숨지자 시신을 한강공원 주차장에 승용차에 실은 채 버린 산부인과 의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A산부인과 전문의 김모(45)씨를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30분쯤 자신이 근무하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이모(30)씨에게 수면유도제인 ‘미다졸람’을 주사한 뒤 사망하자 시신을 승용차에 싣고 2㎞가량 떨어진 한강공원 잠원지구 수영장 옆 주차장으로 가 승용차와 함께 버리고 도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의사 7∼8명을 둔 해당 병원에서 ‘페이닥터’(병원에 고용돼 월급을 받는 의사)로 일하는 김씨는 1년 전쯤 이씨를 수술한 뒤 알고 지냈다. 3개월에 한 번꼴로 병원을 찾은 이씨는 종종 김씨와 간호사들과 함께 식사를 할 만큼 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피곤하다.”며 찾아온 이씨에게 영양제 주사를 놓아주기도 했다. 이씨는 평소 우울증으로 수면장애를 겪어 왔다. 김씨는 경찰에서 “30일 저녁 병원을 찾은 이씨에게 영양제 주사에 미다졸람 5㎎을 섞어 주사했다.”면서 “당시 옆에 간호사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미다졸람은 내시경 검사 등을 할 때 수면을 취하도록 하는 의약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 관리하고 있다. 급성호흡부전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일어나 신중한 투약이 요구되는 약물이다. 김씨는 “투약 뒤 2시간쯤 지나 이씨를 깨웠지만 사망한 상태였다.”면서 “심폐소생술도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음 날인 31일 오전 3시쯤 숨진 이씨의 시신을 휠체어에 환자처럼 태워 병원 현관으로 내려간 뒤 자신의 승용차에 이씨의 시신을 싣고 병원을 빠져나갔다. 3시간 뒤 “병원에 응급환자가 왔다.”는 전화를 받고 이씨의 시신을 실은 채 오전 6시쯤 병원으로 돌아갔다. 환자 진료를 마친 김씨는 이씨의 핸드백에서 이씨의 아우디 승용차 키를 꺼내 주차장으로 내려가 시신을 자신의 차에서 아우디 보조석에 옮긴 뒤 한강공원 잠원지구로 갔다. 이어 시동을 끄고 이씨의 손에 강제로 차 키를 쥐게 한 뒤 도주했다. 경찰 측은 “31일 오후 6시 40분쯤 한강공원 잠원지구 수영장에 놀러온 전모(40)씨가 아우디 승용차 조수석에 부자연스럽게 엎드려 있는 이씨를 발견,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흰색 셔츠에 짧은 청반바지 차림이었으며 더운 날씨에 손이 빨갛게 그을려 있었다. 속옷이 찢어져 구멍이 몇 개 나 있었고 속옷 안쪽으로 흙이 들어가 있었지만 발목의 조그만 상처 외에 다른 외상은 없었다. 김씨는 31일 오후 9시 30분쯤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로 와 “병원에 누를 끼칠 것 같은 두려움에 시신을 유기한 뒤 도주한 것”이라면서 “죄책감을 느껴 변호사와 상담한 뒤 자수하기로 마음먹었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또 “미다졸람은 처음 투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시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 정확한 사인과 성폭행 여부를 가리기로 하는 한편 미다졸람 투약에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또 김씨가 전에도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캐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휴가가 시작되는 7월 말, 여름철 국민 간식 옥수수의 수확이 시작됐다. 설레는 가슴을 안고 들어선 강원도 길목 44번 국도에서는 여름마다 진풍경이 펼쳐진다. 바로 도로 곳곳에 줄줄이 늘어선 옥수수 포장마차다. 프로그램에서는 옥수수 한 알 한 알에 담긴 즐겁고 그리운 추억 속으로 떠나본다. ●의뢰인 K(KBS1 밤 8시 50분) 사기 전과가 있는 원양어선 선원 성형남은 출항 준비를 하던 중 손가락을 다쳐 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같은 병실에 입원한 부유한 환자와 친해진다. 성형남은 그에게 김선녀라는 재력을 겸비한 미혼의 처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미혼의 중년 사업가 행세를 하기 시작한다. ●천사의 선택(MBC 오전 8시 20분) 자신들의 잘못이 밝혀질까 봐 두려워하던 상호와 유란은 은석이 김 박사에게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이에 김 박사는 은석의 치료를 거부하지만, 그는 자꾸만 은설과 은석이 눈에 밟혀 고민한다. 한편 왕 회장은 민재를 수경과 결혼시키기 위해 수경의 부모가 한국에 들어올 때에 맞춰 상견례를 하려고 한다. ●좋은 아침(SBS 오전 9시 10분) 데뷔 37년차 가수 김수희가 경쾌한 댄스가 가미된 트로트 곡 ‘잘 있나요, 모모씨’를 들고 12년 만에 컴백한다. 또한 특별한 손님으로 그의 딸 이지후씨가 함께한다. 그리고 최초로 공개하는 김수희의 손자들까지. 정열의 꽃을 피워낸 영원한 가수이자, 손자 사랑에 푹 빠진 할머니로서 살아가는 김수희의 생활을 엿본다. ●헬스 투데이(EBS 오전 6시) 퇴행성 질환으로, 또는 바르지 못한 자세 습관으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많다. 허리 통증을 줄이려면 다리보다는 허리의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걷기가 적합하다. 무기력감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노인들을 위한 걷기 방법도 준비했다. 손뼉 치며 걷기로 전신의 혈액순환을 촉진해 잃었던 활기를 되찾아본다. ●올리브(OBS 밤 11시 5분) 트로트 가수 박상철은 히트곡 ‘무조건’, ‘황진이’, ‘빵빵’으로 행사계에서는 비수기라고 하는 여름에도 쉴 새 없이 전국을 누비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가 ‘올리브 건강 검진’ 코너를 통해 성대 검진을 받았다. 총 7가지에 해당하는 성대 검진. 생애 처음 받아 보는 신기하고 다양한 검사에 그는 당황했다고 털어놓는데….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배우 남윤정씨 자택서 사망

    배우 남윤정씨 자택서 사망

    중견 탤런트 남윤정(58)씨가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쯤 남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딸 신모(31)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사망한 뒤부터 어머니가 우울증을 앓아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씨의 사망 경위와 관련 자살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남씨는 1973년 TBC 공채 13기 탤런트로 데뷔해 ‘하얀거탑’, ‘강남엄마 따라잡기’, ‘연애결혼’ 등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최근에도 ‘위험한 여자’, ‘아내의 자격’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3일 발인 예정이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생활고에 시달리다… 젊은 주부들의 잇단 자살

    생활고에 시달리던 30~40대 주부들이 어린 자녀와 함께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1일 오전 6시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J아파트 7층 진모(31)씨의 집에서 진씨와 9살·6살난 두 아들이 함께 숨져 있는 것을 경찰관이 발견했다. 진씨의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새벽에 ‘남편 곁으로 간다. 119와 112에 신고해 수습해 달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진씨는 사망 전 오빠와 여동생 등 가족에게도 죽음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발견 당시 진씨와 두 아들은 거실에 나란히 누워 있는 상태였다. 옆에는 약물이 든 플라스틱 통과 유서가 널려 있었다. 유서에는 특별한 사연 없이 두 아들과 자신이 독극물을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인 ‘02시, 02시 40분, 03시 나.’라고 쓰여져 있었다. 경찰은 진씨가 우울증과 생활고를 비관하다 청산가리로 추정되는 독극물을 두 아들에게 차례로 먹인 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진씨의 남편 엄모(34)씨는 집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엄씨는 화물차 운전으로 생계를 꾸려 왔으나 벌이가 시원찮아 생활이 어려웠고 빚을 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의 한 아파트 15층에 사는 이모(45)씨도 이날 낮 12시 15분쯤 집 베란다 창문에서 아들(3)을 안고 화단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아들은 엄마 옆 2m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아들은 엄마 품에 안겨 떨어진 탓에 다행히 목숨을 건져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 가족은 아파트 월세가 몇 달간 밀려 이날 오전 일산동구 장항동의 한 오피스텔로 이사 중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씨의 남편(53)이 이삿짐센터 직원들과 함께 오피스텔로 짐을 나르러 간 사이 이씨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부인이 오피스텔 월세 보증금이 모자란 것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는 유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고양 한상봉기자 shlim@seoul.co.kr
  • 미모의 탈북 女가수, 누구 딸인가 알고보니…

    미모의 탈북 女가수, 누구 딸인가 알고보니…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으로 탈북해 남쪽에서 트로트 가수로 활동했던 명성희(30)씨가 파페라 가수로 변신해 화제다. 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1일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 선 명씨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명씨는 북한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영화방송음악단에 들어가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가수로 활동하며 ‘스승과 제자’, ‘당찬 처녀들’ 등 주제가를 부르며 인기를 모았다. 2005년 어머니, 동생과 함께 탈북한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과에 입학했고, 졸업 뒤 음반 회사의 권유로 명가람이라는 이름으로 트로트계에 입문했다. 명씨는 북한에서 유명한 체육인과 예술인을 부모로 둬 주목받기도 했다. 아버지는 북한 남자 국가대표 축구팀을 20년 동안 지휘했던 고(故) 명동찬 감독이다. 북한에서 ‘인민 체육인’ 호칭을 받았던 명 감독은 1990년 남한과 북한에서 번갈아 열린 통일축구 대회에서 북한 사령탑을 맡아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어머니 또한 북한 최고 예술단으로 꼽히는 조선인민군협주단에서 가극 배우로 활약했던 박윤희씨다. 현재 홀로서기를 하는 명씨는 파페라 가수로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3옥타브의 음역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는 올 가을 새 앨범을 낼 예정이다. 다음은 뉴포커스와의 인터뷰 전문. →우선 한국 생활이 어떠신지 궁금하다. -남한사회에서 가수로서 처음 데뷔하기가 어렵네요. 북한에 있을 때 영화방송 음악단 가수로 활동을 했는데, 한국 음악을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나마 북한에선 영화 음악에서나 자유스럽게 발성을 낼 수 있어요. 물론 영화 음악에도 김일성, 김정일의 사상이 들어가 있죠. 지금은 음반 회사와 결별하고 혼자서 가는 중이에요. 그 길이 쉽지만은 않죠. 하지만 어렵게 이 땅에 왔기에 가수로서의 저의 꿈을 이루지 못하면 후회할 것 같아요. 남한에서 가수 활동을 준비 한 게 5년 남짓 되는데, 얼마 전 일본 활동도 하고 왔어요. 반응이 좋아요. →특별히 파페라 가수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한국에 왔을 때 제 나이 25세였는데 당시 가요계엔 리듬앤블루스(R&B) 음악이 주류를 이뤘어요. 그러던 중 음반 회사의 권유로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게 됐어요. 정의성 작곡가님에게서 ‘얄리얄라’, ‘어금니’, ‘어 그래’ 등의 곡을 받기도 했었어요. 회사와 결별한 이후로 파페라 가수로 활동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감사해요. 사실 남한에 앞서 북한에 있었을 당시 파페라 가수로 데뷔했었거든요. 크로스오버 음악인 파페라 가수가 되는 것이 어렸을 때부터 꿈이였어요. →탈북을 결심하게된 배경은? -22살, 영화방송음악단 소속 가수로 활동하는데 우울증이 찾아왔어요. 자유롭게 음악을 하고 싶었거든요. 북한 음악은 주체 발성법으로 노래해야 해서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러던 중 자살 시도도 했었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운명인지, 자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어요. 다시금 마음을 진정시켰죠. 하지만 그때부터 매일 남한으로 가서 자유롭게 노래할 생각만 했어요. 그러던 중 브로커를 통해 남한으로 올 기회를 잡은 거죠. 행운이었어요. →모친 또한 북한에서 유명한 공훈가수로 활동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가수의 길을 걷는 데 있어, 아무래도 부모님의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다. -물론 어머니의 영향이 컸어요. 제가 처음 노래할 때 진성 소리를 많이 썼거든요. 그래서 평양음악무용대학에 입학했을 당시, 교수님들이 북한 음악하기 힘든 목소리라고 그러셨어요. 그런데 공훈가수 출신인 어머니께 소리 내는 법을 배운 후 단기간 내에 발성이 클래식에 적합한 창법으로 바뀌었어요. 지금도 어머니는 제 노래의 스승이세요. →가족이 북한에서 중산층 이상의 삶을 살았는데, 탈북을 결심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도 컸을듯하다. -제일 먼저 어머니하고 상의했어요. 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북한에서 아이스크림 공장을 크게 하고 있었거든요. 사실 어머님은 가도 좋고 안가도 좋고 그런 입장이었어요. 자유롭게 노래를 하고 싶던 제 꿈에 어머님도 결국 감복하셨죠. →꿈을 찾아 한국에 어렵게 왔는데 소회가 어떠한가. -사실 처음 한국에 왔을 땐 무척 힘들었어요. 북한하고 시스템이 다르니까요. 북한은 예능단체들을 당 차원에서 관리하고 밀어주는데, 남한은 다르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자기 힘으로 해야 했어요. 사기를 당하는 몇 번의 절망적인 과정에서 언제나 스스로 되새긴 건 나는 꼭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었어요. 지금도 이런 희망을 품고 매일 믿음으로 걷고 있어요. →한국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는가. -예술 분야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이 없어서 아쉬워요. 탈북 예술인들을 키워낼 수 있는 제도, 시스템이 절실해요. 능력이 검증된다면 재능 있는 탈북 학생들을 남한 사회의 멘토들과 연결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원 시스템과 정보가 없는 탈북 학생들이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5~6년 이상 걸리거든요. →예술인을 꿈꾸는 탈북자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아무래도 예능 쪽은 길이 좁다 보니 유혹들도 많거든요. 남한 사회와 자기 분야에 대해 더욱 거시적인 안목과 지혜가 필요한 것 같아요.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파페라 가수가 되고 싶어요. 조수미, 임태경, 임형주씨를 존경하고요. 저도 이들처럼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음악인이 되고 싶어요.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변화의 힘/최용규 논설위원

    옛말 하나도 그른 게 없다더니 바람 잘 날이 없다. 이 걱정 저 걱정. 푸슈킨은 노래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고. 세상 일이 어디 마음 먹은 대로 되겠는가. 생각처럼 되지 않는 게 세상사라는 말이 괜스레 나온 게 아닐 터이다. 마음 먹은 일이 틀어졌다고 해서 우울해하거나 절망할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어찌 보면 인간의 속성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 바꾸고자 하는 삶은 그래서 힘 있고 아름답다. 푸슈킨은 또 노래했다.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이라고. 일본 센고쿠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에 필(feel)이 꽂혔다. 사내다운 사내, 사내보다 나은 여인네 보는 재미에 쏙 빠졌다. 배신과 모략이 들끓는 난세이다 보니 변치 않는 게 뭐가 있으랴마는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바로 주군과 가신의 신뢰와 로열티다. 그래서 다시 한번 푸슈킨을 찾아간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은 오고야 말리니’.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박재완장관 “올해 2%대 성장 가능성에 무게”

    박재완장관 “올해 2%대 성장 가능성에 무게”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6월에 생산·투자·소비 지표가 전월 대비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장관은 31일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2%대로 떨어질 가능성에 항상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전망 3.3%, 한국은행 3.0%는 다 베이스라인 시나리오(기본 전망)이기 때문에 상방 위험도 있고 하방 위험도 있지만 지금은 하방 위험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또 “7월 중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특히 스페인 쪽을 비롯해 규모가 큰 나라들까지 계속 흔들리는 모습에 하방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경제) 회복 시기가 지연되고 있고 회복되더라도 ‘V’자형보다는 완만한 패턴을 보일 것 같다. 연초에 ‘상저하고’(상반기 성장률이 낮고 하반기에 높은 상황)로 전망했지만 지금은 ‘중저하고’ 정도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2.6%다. 하반기에 3.3~3.4% 달성을 이뤄야 3% 턱걸이라도 가능하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6월 산업활동 동향은 이 같은 부정적 전망을 뒷받침한다.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4%, 서비스업 생산은 0.4%, 설비투자는 6.3%씩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 3월 큰 폭의 감소세(-2.4%)를 기록한 뒤 4월(0.9%)과 5월(1.3%)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석달 만에 주저앉았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8.2%로 지난 3월(78.1%) 수준으로 돌아갔다. 내수는 더 우울하다.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 모든 업태의 소매판매액지수가 전월보다 줄어들었다. 밀어내기식 떨이 세일까지 했던 백화점이 5.2%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소비 주체들의 심리가 악화되면서 지표가 더 나빠지고 있는 셈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생산과 소비의 기저 효과가 있어 소폭 감소했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라는 것이다. 이런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7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11포인트나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4월(67) 이래 최저치다. 두 자릿수나 급락한 것도 2008년 11월(-13) 이후 처음이다. BSI는 전국 28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앞으로의 전망을 조사한 숫자다. 기준치 100을 넘으면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며 100 이하이면 반대를 의미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미모의 탈북 女가수, 누구 딸인가 알고보니…

    미모의 탈북 女가수, 누구 딸인가 알고보니…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으로 탈북해 남쪽에서 트로트 가수로 활동했던 명성희(30)씨가 파페라 가수로 변신해 화제다. 탈북자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1일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 선 명씨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명씨는 북한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영화방송음악단에 들어가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가수로 활동하며 ‘스승과 제자’, ‘당찬 처녀들’ 등 주제가를 부르며 인기를 모았다. 2005년 어머니, 동생과 함께 탈북한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과에 입학했고, 졸업 뒤 음반 회사의 권유로 명가람이라는 이름으로 트로트계에 입문했다. 명씨는 북한에서 유명한 체육인과 예술인을 부모로 둬 주목받기도 했다. 아버지는 북한 남자 국가대표 축구팀을 20년 동안 지휘했던 고(故) 명동찬 감독이다. 북한에서 ‘인민 체육인’ 호칭을 받았던 명 감독은 1990년 남한과 북한에서 번갈아 열린 통일축구 대회에서 북한 사령탑을 맡아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어머니 또한 북한 최고 예술단으로 꼽히는 조선인민군협주단에서 가극 배우로 활약했던 박윤희씨다. 현재 홀로서기를 하는 명씨는 파페라 가수로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3옥타브의 음역대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는 올 가을 새 앨범을 낼 예정이다. 다음은 뉴포커스와의 인터뷰 전문. →우선 한국 생활이 어떠신지 궁금하다. -남한사회에서 가수로서 처음 데뷔하기가 어렵네요. 북한에 있을 때 영화방송 음악단 가수로 활동을 했는데, 한국 음악을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나마 북한에선 영화 음악에서나 자유스럽게 발성을 낼 수 있어요. 물론 영화 음악에도 김일성, 김정일의 사상이 들어가 있죠. 지금은 음반 회사와 결별하고 혼자서 가는 중이에요. 그 길이 쉽지만은 않죠. 하지만 어렵게 이 땅에 왔기에 가수로서의 저의 꿈을 이루지 못하면 후회할 것 같아요. 남한에서 가수 활동을 준비 한 게 5년 남짓 되는데, 얼마 전 일본 활동도 하고 왔어요. 반응이 좋아요. →특별히 파페라 가수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한국에 왔을 때 제 나이 25세였는데 당시 가요계엔 리듬앤블루스(R&B) 음악이 주류를 이뤘어요. 그러던 중 음반 회사의 권유로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게 됐어요. 정의성 작곡가님에게서 ‘얄리얄라’, ‘어금니’, ‘어 그래’ 등의 곡을 받기도 했었어요. 회사와 결별한 이후로 파페라 가수로 활동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감사해요. 사실 남한에 앞서 북한에 있었을 당시 파페라 가수로 데뷔했었거든요. 크로스오버 음악인 파페라 가수가 되는 것이 어렸을 때부터 꿈이였어요. →탈북을 결심하게된 배경은? -22살, 영화방송음악단 소속 가수로 활동하는데 우울증이 찾아왔어요. 자유롭게 음악을 하고 싶었거든요. 북한 음악은 주체 발성법으로 노래해야 해서 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러던 중 자살 시도도 했었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운명인지, 자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어요. 다시금 마음을 진정시켰죠. 하지만 그때부터 매일 남한으로 가서 자유롭게 노래할 생각만 했어요. 그러던 중 브로커를 통해 남한으로 올 기회를 잡은 거죠. 행운이었어요. →모친 또한 북한에서 유명한 공훈가수로 활동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가수의 길을 걷는 데 있어, 아무래도 부모님의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다. -물론 어머니의 영향이 컸어요. 제가 처음 노래할 때 진성 소리를 많이 썼거든요. 그래서 평양음악무용대학에 입학했을 당시, 교수님들이 북한 음악하기 힘든 목소리라고 그러셨어요. 그런데 공훈가수 출신인 어머니께 소리 내는 법을 배운 후 단기간 내에 발성이 클래식에 적합한 창법으로 바뀌었어요. 지금도 어머니는 제 노래의 스승이세요. →가족이 북한에서 중산층 이상의 삶을 살았는데, 탈북을 결심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도 컸을듯하다. -제일 먼저 어머니하고 상의했어요. 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북한에서 아이스크림 공장을 크게 하고 있었거든요. 사실 어머님은 가도 좋고 안가도 좋고 그런 입장이었어요. 자유롭게 노래를 하고 싶던 제 꿈에 어머님도 결국 감복하셨죠. →꿈을 찾아 한국에 어렵게 왔는데 소회가 어떠한가. -사실 처음 한국에 왔을 땐 무척 힘들었어요. 북한하고 시스템이 다르니까요. 북한은 예능단체들을 당 차원에서 관리하고 밀어주는데, 남한은 다르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자기 힘으로 해야 했어요. 사기를 당하는 몇 번의 절망적인 과정에서 언제나 스스로 되새긴 건 나는 꼭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었어요. 지금도 이런 희망을 품고 매일 믿음으로 걷고 있어요. →한국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는가. -예술 분야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이 없어서 아쉬워요. 탈북 예술인들을 키워낼 수 있는 제도, 시스템이 절실해요. 능력이 검증된다면 재능 있는 탈북 학생들을 남한 사회의 멘토들과 연결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원 시스템과 정보가 없는 탈북 학생들이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5~6년 이상 걸리거든요. →예술인을 꿈꾸는 탈북자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아무래도 예능 쪽은 길이 좁다 보니 유혹들도 많거든요. 남한 사회와 자기 분야에 대해 더욱 거시적인 안목과 지혜가 필요한 것 같아요.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파페라 가수가 되고 싶어요. 조수미, 임태경, 임형주씨를 존경하고요. 저도 이들처럼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음악인이 되고 싶어요.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상가담보대출 196兆… 증가속도·연체율 ‘위험수위’

    상가담보대출 196兆… 증가속도·연체율 ‘위험수위’

    “다들 주택담보대출만 쳐다보는데 더 취약한 곳은 상가 대출입니다. 건물을 담보로 잡히고 대출받아 창업에 나선 사람들이 장사가 안 돼 대출 이자를 못 갚고 있어요.” 한 시중은행 지점장의 얘기다. 이런 경고를 뒷받침하는 우울한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우리·국민·신한·하나·농협·기업 등 국내 6대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이하 ‘상업용 대출’) 실태를 조사, 30일 분석 결과를 내놓으면서 상업용 대출을 가계빚의 또 다른 뇌관으로 지목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너무 빠른’ 증가속도다. 지난달 말 현재 상업용 대출 잔액은 196조 8000억원으로 200조원에 육박한다. 규모 자체는 주택담보대출(223조 8000억원)보다 아직 작지만 증가율을 놓고 보면 훨씬 가파르다. 올 들어 1~5월 상업용 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4.9%(8조 4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율(0.9%)의 5배가 넘는다. 2009년까지만 해도 상업용 대출 증가율(1.2%)은 주택담보대출(3.2%)보다 증가세가 떨어졌지만 2010년부터는 눈에 띄게 역전됐다. 변성식 한은 조기경보팀 차장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 등으로 창업이 활발해지면서 상가를 담보로 한 개인사업자 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고,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자 돈 굴릴 데를 찾지 못한 은행들이 자영업자 대출에 주력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상업용 대출 급증 배경을 분석했다. 연체율도 급등하는 추세다. 상업용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97%에서 올 5월 말 1.44%로 뛰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67%→0.93%)도 올랐지만 상업용 대출의 연체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이미 1~3개월 연체가 계속돼 떼일 확률이 높은 요주의 여신비율도 상업용 대출이 2.02%로 주택담보대출(0.62%)보다 높다. 문제는 주된 대출자가 경기에 민감한 자영업자이고 신용도도 낮다는 점이다. 올 5월 말 현재 상업용 대출을 차주별로 분석해 보면, 개인사업자(37%)와 가계(21%)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한은은 지난해 1월부터 올 5월까지 상업용 대출이 26조 2000억원 증가했는데 그중 거의 절반인 12조 8000억원이 개인사업자에게 나갔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내수 부진이 계속될 경우 연체 자영업자가 더 속출할 것이라는 얘기다. 신용도가 낮은 차주(무등급자부터 5등급까지)의 비중도 올 3월 말 현재 38.4%로 주택담보대출(29.4%)보다 열악하다. 상업용 대출이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도 한은이 ‘조기 경보’를 울린 이유다. 주택담보대출은 대출액이 집값(담보가액)의 70%를 넘는 경우가 2.5%에 불과하지만 상업용 대출은 18.5%나 된다. 부동산 가격이 30% 이상 떨어지면 은행이 담보로 잡은 상가를 처분해도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경매에 부쳐진 상가나 공장 건물의 낙찰가가 대출액을 밑도는 비율은 25.6%나 된다. 대출금액으로 치면 12조 7000억원어치다. 한은은 “최근 상가나 사무실 등의 공실률은 높고 경매 낙찰가율은 낮아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 위험이 높다.”면서 “통계상으로는 상업용 대출이 기업대출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자영업자 대출인 만큼 주택담보대출 못지않게 상업용 대출의 건전성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올림픽통신] 특수 맞은 런던, 매춘업소 들은 ‘울상’

    [올림픽통신] 특수 맞은 런던, 매춘업소 들은 ‘울상’

    지난 27일(현지시간) 올림픽이 화려하게 개막한 가운데 런던 한쪽에서는 올림픽 때문에 울상짓는 사람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뿌리는 ‘돈다발’로 분위기가 고조된 런던에서 반대로 우울한 사람들은 바로 매춘 업소들. 최근 런던 경시청은 동부 뉴엄에 위치한 매춘업소 80곳을 폐쇄조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 매춘은 합법화 되어있으나 매춘을 제공하는 업소의 운영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매춘업소를 운영하는 조지나 페리는 “올림픽 때문에 지난 2년동안 이곳을 단속하는 경찰의 활동이 늘었다.” 면서 “몇몇 여성들이 거리로 나가 일을 하게 돼 더 위험한 환경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런던 경시청은 “최근 실시된 매춘 업소들에 대한 단속과 폐쇄는 결코 올림픽 때문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면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기 때문”이라며 반박했다. 현지 주민들은 대체로 매춘 업소 폐쇄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그간 뉴엄 지역이 매춘 뿐 아니라 마약 밀매나 범죄의 온상이 되었기 때문.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은 “올림픽을 맞아 런던에서의 매춘과 이와 관련된 인신매매를 근절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뉴스팀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열정이 빛나던 최진실처럼 품격있는 여배우가 그립다

    최근 개봉한 영화 ‘도둑들’에서 여도둑 예니콜 역으로 등장하는 전지현은 금고털이 팹시(김혜수)를 두고 “어마어마한 X년”이라는 대사를 뱉는다. 목표물을 발견한 기쁨에 홀로 개다리춤을 추고 욕설을 자연스럽게 툭툭 던지는 껄렁껄렁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에서 청순가련의 대명사 전지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그녀는 배우로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슷한 상황은 역대 한국 멜로 영화 1위에 올라선 ‘건축학개론’에도 나온다. 한가인이 극 중에서 술에 취해 울면서 엄태웅에게 “내가 그 X년이냐.”면서 육두문자를 내뱉는다. 꼭 욕설을 한다고 해서 연기 변신을 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의외의 모습에 놀란 관객들이 적지 않았다. 과거 같으면 CF상의 이미지 때문에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법한 일들이다. 이처럼 요즘 젊은 여배우들은 자신에게 씌워진 이미지의 굴레를 벗기 위해 영화나 드라마에서 과감한 도전을 하고 성숙하곤 한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외모나 도덕성을 기대하는 대중들 탓에 힘겨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드라마 ‘패션왕’ 등으로 요즘 각광받고 있는 신세대 스타 신세경은 “연기에만 전념하고 싶어도 여배우들의 외모에 대한 기준이 높아 부담스럽고 행동에 대해서도 제약받는 면이 적지 않다.”면서 “드라마 촬영 현장이 아닌 CF 촬영장에서도 여배우들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영화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로 컴백을 앞둔 여배우 이하나 역시 “각종 드라마와 MC를 맡으면서 인기는 올라갔지만, 대중이 원하는 배우상과 실제 내 모습이 달라 우울증에 빠진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미모에 대한 강박 관념은 많은 여배우들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다. 그 때문에 긴박한 추격 장면의 사극에서 머리 한 올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은 채 풀 메이크업으로 나와 질타를 받거나, 의학 드라마에서 생사를 다투는 위급한 환자인데도 무결점 물광 피부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여배우의 품격은 완벽한 외모가 아니라 배우로서의 도전과 인간적인 성숙함이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보이곤 한다. 지난 2008년 3월 인터뷰한 고(故) 최진실은 세간의 선입견과 달리 상당히 소탈하고 겸손했다. 당시 드라마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 뽀글 파마머리에 뿔테 안경을 끼고 외모의 망가짐을 불사하는 연기로 인기를 끈 그녀는 촬영장에서 한순간도 손에서 대본을 놓지 않았다. 촬영을 마친 뒤 늦은 점심을 먹으며 인터뷰에 응한 그녀는 톱스타임에도 상대 배우에게 공을 돌리고 “무조건 대본 많이 보고 달달 외우고 노력하는 것밖에는 달리 방도가 없는 것 같다.”면서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또 한 명의 잊을 수 없는 여배우는 바로 윤정희다. 지난 2010년 영화 ‘시’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을 당시 만난 그녀는 나이가 들어도 늙지 않는 여배우의 기품을 보여 줬다. 질문마다 각종 비유를 섞은 시적인 표현력으로 소녀 같은 감수성을 보인 그녀는 인터뷰 말미에는 프랑스 파리에 오면 연락하라면서 명함을 건네는 푸근함까지 잊지 않았다. 완벽한 얼굴과 몸매로 판타지의 대상이기도 한 여배우들. 하지만 대중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외모보다 연기 열정이 빛나는 품격 있는 여배우가 아닐까. erin@seoul.co.kr
  • 분노의 수렁 어떻게 벗어날까

    요즘 많은 사람들이 화가 나 있다. 나이의 많고 적음이나,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분노 게이지’가 한껏 높아진 듯하다. 도로 위에서 다투는 사람들을 보는 건 예사고 이유 없이 자기보다 어린 아이를 때리고 도망가거나, 아는 형의 목숨까지 앗아가는 청소년도 생겨난다.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분노는 더 들끓는다. 들끓는 분노는 폭발할 곳을 찾기 마련이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 병리현상을 넘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사람들을 내몬다. 지난 2월 보건복지부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5년 전보다 2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결코 허투루 넘길 일이 아니다. 분노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개인과 사회의 여러 병리현상의 중심에 분노가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화, 참을 수 없다면 똑똑하게’(전겸구 지음, 21세기북스 펴냄)는 분노의 정체를 먼저 알고, 잘 관리하는 방법을 깨달은 뒤, 분노의 수렁에서 벗어나 행복한 자아를 찾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막연히 마음을 비우라거나 남을 용서하라는 등의 뻔한 얘기를 들으면 되레 화가 난다. 마음을 어떻게 비우는지 모르겠고, 도덕군자도 아닌 터에 얄미운 녀석을 냉큼 용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책은 논리적이고 실증적이어서 점수를 얻고 있다. 분노는 치명적인 녀석이다. 저자는 “스트레스를 구성하는 슬픔, 수치심, 무서움 등의 요인 가운데 분노가 가장 근원적이며 치명적”이라며 분노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먼저 분노가 왜 생기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분석한 분노의 발생 조건은 ‘네 가지’다. 먼저 당위적 기대가 어긋날 때다. 예컨대 친구가 약속에 늦었을 경우 ‘늦어서는 안 되지.’ 혹은 ‘늦더라도 미리 연락은 해줬어야지.’라는 기대가 어긋났기 때문이다. 둘째는 분노를 일으키는 현상 자체보다 그 현상에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이 덧붙여질 때다. 친구가 늦은 현상 위에 ‘내가 시간이 남아도는 줄 아나?’라며 부정적인 해석을 곁들인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현상을 자기 관점에서 보거나, 그 현상을 자신이 통제하지 못할 때 사람들은 쉽게 분노하게 된다. ‘네 가지’의 공통점은 자명하다. 죄다 자기중심적이란 거다. 뒤집으면 내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거나, 최소한 마음의 여유라도 갖는다면 폭발 직전의 분노 게이지를 안정적인 단계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말도 된다. 저자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분노의 94%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일어난다고 했다.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 등으로 인한 분노가 절대 다수라는 거다. 따라서 분노 관리의 결과는 나와 주변의 불협화음을 줄이고,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1만 58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Weekend inside] 조두순·김수철·김점덕…그들은 왜 어린 여아에게 집착했나

    [Weekend inside] 조두순·김수철·김점덕…그들은 왜 어린 여아에게 집착했나

    성폭행범 ‘조두순(당시 56세)·김수철(당시 45세)·김점덕(44)’은 모두 10세 전후의 초등학생을 성폭행했다.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심리 상태를 이해할 수 없다. 10대에 왜 집착할까. 아동 성범죄자 대부분은 ‘소아기호증’(Pedophilia)이라는 정신질환자로 분류되고 있다. 소아기호증은 13세 이하 어린이에게 성적 흥분을 느끼는 성도착증의 일종이다. 이런 환자들은 아동에 대해 무의식적인 성적 환상을 가지며, 욕구가 극에 달하면 충동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16~18세에 주로 발병했다가 50대에 들면 충동적 증상이 점차 완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기 아버지에게 학대받은 경우 보상심리 소아기호증 환자는 전체 성도착증 환자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높다. 김경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나머지 55%의 성도착증 환자도 아동에 대한 성욕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소아기호증은 흔한 성도착증”이라고 설명했다. ●포르노 인한 모방심리도… 인터넷탓 점점 증가 학계에서는 발병 원인을 생물학·정신분석학·사회심리학 등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 생물학적 원인으로는 ‘남성호르몬 과다’가 꼽힌다. 소아기호증 환자 가운데 74%의 남성호르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된 까닭이다.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는 아버지를 증오하고 어머니에게 집착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버지의 권위와 학대에서 느낀 공포심을 보상받기 위해 뜻대로 다룰 수 있는 아동을 선택, 우월감과 성적 만족감을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적으로는 ‘포르노물’을 통한 학습효과와 사회규범에 대한 인지 부족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본다. 어린 나이에 성인물을 보면 모방심리가 작동, 소아기호증으로 발전해 성범죄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포르노물이 사회화가 부족한 이들에게 도착적 흥미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또 성폭행을 당해 성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가진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도 사회심리학적 분석의 하나다. 김 교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농도를 낮추기 위해 항우울제 투여나 전기충격, 격리 등의 방법이 있지만 근본적 치료책은 아니다.”라면서 “병에 대한 인식과 치료 동기가 없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치료·감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인터넷 등 매체 발달로 야동(야한 동영상)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소아기호증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성범죄자에게 남성호르몬 억제제를 주사(화학적 거세)하는 등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자살로 끝난 로또 대박

    로또 복권에 당첨돼 거액을 받은 40대 가장이 이를 모두 탕진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3일 오후 2시 45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목욕탕 남탕 탈의실 안에서 김모(43)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주인 김모(52)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목욕탕에는 아무도 없었다. 김씨는 목욕탕 출입문을 잠그고 준비한 노끈으로 목을 맨 것으로 경찰이 확인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조사 결과 김씨는 5년 전인 2007년 초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당첨금 25억여원 중 세금을 제하고 18억원을 받았다. 부인과 1남 1녀를 둔 평범한 가장이었던 김씨는 곧바로 회사를 그만뒀다. 당첨금으로 지인들과 함께 각종 사업을 벌이고 주식투자 등에 손을 댔다. 그러나 사회 물정에 어두운 탓에 수차례 사기를 당한 끝에 당첨금을 모두 날렸다. 경찰은 “한때 술집을 운영했던 김씨가 이후 무슨 사업에 손을 댔는지, 주식에 얼마를 투자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유가족이 밝히기를 꺼려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첨금을 탕진한 뒤 생활이 어려워지자 친인척들로부터 돈을 빌리는 처지가 됐다. 빚도 수천만원으로 늘었다. 생활고 등으로 가정 불화가 심해지자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자녀와도 떨어져 홀로 셋방에서 지냈다. 가족들은 경찰에서 “가족과도 떨어져 지내고 빚더미에 오르자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고 진술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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