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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시절 큰 스트레스, 정신 질환에도 영향 미쳐” (美 연구)

    “어린시절 큰 스트레스, 정신 질환에도 영향 미쳐” (美 연구)

    어렸을 때 부모를 잃거나 학대를 당하는 등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았던 사람들은 살아오면서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 세포 수준의 생물학적인 변화를 통해서 확인됐다고 미국 버틀러 병원과 브라운 대학 공동 연구팀이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생물학적인 변화는 세포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텔로미어’라는 말단소립이 단축되는 속도와 세포의 상태를 나타내는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mt DNA)가 복제된 개수의 빈도를 의미한다. 그런데 새로운 연구에서는 이런 변화가 특히 어린 시절의 역경과 정신 질환이라는 사회 심리적인 요인에 밀접한 관계가 있고 더 나아가 노화를 가속하는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미토콘드리아는 영양분이 세포에 쓰일 에너지가 될 때 분자 상태로 전환되며, 세포의 생장 과정에서 중요 역할을 한다. 최근 여러 연구는 이런 미토콘드리아가 정신 질환과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지만 매우 제한적이었고 그 과정에서는 mt DNA가 사회 심리적인 스트레스에 미친 영향을 확인한 경우는 없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버틀러병원의 오드리 티르카 박사는 “지금까지 스트레스 노출과 정신 질환이 당뇨병과 심장 질환과 같은 염증성 질환과의 연관성에 관한 명백한 증거가 나오고 있으므로 이런 관련성에 우리는 관심을 가졌다”면서 “생물학적인 수준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식별하는 것은 정신 질환의 원인은 물론 전반적인 노화 과정까지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건강한 성인남녀 299명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었거나 학대를 당했는지 혹은 방치된 채 커왔는지 등 유아기에 겪은 역경 여부와 살아오면서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인터뷰를 받았다. 이에 따라 참가자들은 어린 시절 역경과 살아오면서 우울증이나 불안증, 약물치료를 겪었는지에 따라 네 집단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표준 기술을 사용해 각 참가자의 모든 혈액 표본과 말단소립의 길이, 미토콘드리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DNA 복제개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 역경과 살아오면서 정신 질환을 겪은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말단소립이 더 짧고 mt DNA 복제개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향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거나 학대를 당한 이들 뿐만 아니라 주우울증과 우울장애, 불안장애를 겪었던 이들에게서도 나타났다. 또 약물치료 경력이 있는 이들은 mt DNA 복재개수가 명확하게 더 높았다. 즉 어린 시절 스트레스가 정신 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세포 노화를 가속할 정도로 생물학적인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티르카 박사는 “이런 생물학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스트레스와 관련한 신체 및 정신 질환에 대해 더 나은 치료와 예방 법을 찾기위해 필요하고 그 자체가 인간 노화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정신의학분야 국제 학술지 ‘생물정신의학’(Biological Psychiatry) 온라인판 16일자로 공개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함께 걷는 것이 혼자일 때보다 건강에 좋아” (英 연구)

    “함께 걷는 것이 혼자일 때보다 건강에 좋아” (英 연구)

    “좋은 친구와 함께 가는 길이라면 먼 길도 가깝게 느껴진다”는 영국 속담은 사실인 듯하다. 홀로 걷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 것이 더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UEA) 사라 존슨 박사과정 연구원과 앤디 존슨 교수가 14개국 1843명을 대상으로 한 42건의 연구결과를 분석한 결과, 누군가와 함께 걷는 사람이 혼자 걷는 이들보다 혈압, 휴식 시 심박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체질량지수(BMI)가 훨씬 더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함께 걷기는 뇌졸중, 심장 질환, 우울증 발병 위험을 더 낮출 수 있고 폐 기능과 전신 건강 면에서도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총괄한 앤디 존슨 교수는 “혼자서 걷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 것이 어느 때보다 빠르고 또 멀리 걸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 걷길 즐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활동적이었는 데 건강 효과는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면을 보였다. 또 심리적인 면이나 안전적인 면에서도 권장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존슨 교수는 “누군가와 함께 걷는 것은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외로움이나 적막감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걷기는 동참한 사람과 약속을 하는 효과도 있어 게을러 지지 않고 이를 습관화하는 것도 쉽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온라인판 19일 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하루 8시간 이상 앉아서 일하면 심장병·암 확률 ↑”

    “하루 8시간 이상 앉아서 일하면 심장병·암 확률 ↑”

    매일 사무실에서 하루종일 앉아 일하는 직장인들에게 우울한 소식이다. 너무 오랜시간 앉아서 일하면 병에 걸려 일찍 죽을 확률이 높다는 무시무시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토론토 재활연구소 측은 장시간 앉아서 일하게 되면 사람을 죽음으로 이끄는 심장마비, 당뇨, 암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전세계에서 발표된 총 47개의 연구논문을 분석한 이 연구결과는 직장에서 혹은 집에서 앉아만 있는 것이 얼마나 건강에 해로운지 설명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더욱 놀라운 점은 매일 30분 이상 운동한다고 해도 앉아서만 일하면 건강에 별 도움이 안된다는 점.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이 장시간 앉아있는 시간의 기준은 하루 8시간 이상이다. 이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병과 암에 걸릴 확률이 18%, 당뇨의 경우 무려 9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연구팀이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아마도 우리나라의 많은 학생과 직장인이 이 기준에 해당될 것 같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있다. 연구팀이 제시한 '비법'은 30분에 한번 씩 일어나서 1-3분 정도 움직이라는 것. 연구를 이끈 애비럽 비스워스 박사는 "사람이 장시간 앉아만 있으며 우리 신진대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면서 "이에반해 일어서기만 해도 우리 근육이 움직이면서 똑바로 서있게 만들어 나름의 운동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TV 시청 중 광고가 나오면 서서 보는 등의 습관을 길러 앉아있는 시간을 하루 8시간 이하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작년 가장 뜨거웠던 지구, 앞으로 기온 더 오를 듯

    [와우! 과학] 작년 가장 뜨거웠던 지구, 앞으로 기온 더 오를 듯

    ▲ NASA "2014년, 역대 가장 더운 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2014년이 지난 1880년 이후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다고 발표했다. 1880년 이후인 이유는 그 시점이 지구 전체 평균 기온을 말할 수 있을 만큼 관측 자료가 기록된 시점이기 때문이다. 즉 인류가 지구의 평균 기온을 관측한 이후 가장 더운 해가 바로 작년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14년은 20세기 평균 대비 0.69℃가 더 높았으며, 이전 기록이었던 2005년과 2010년에 비해서 0.04℃가 더 높아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다. 또 국립해양대기청에 의하면 2014년 중 5, 6, 8, 9, 12월이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한다. 2014년 한 해 동안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5개월이 역대 가장 더운 달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나머지 달들도 7위 안에 들 만큼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1998년이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후 다시 그 기록이 깨진 것은 2005년이었다. 2010년은 다시 2005년의 기록과 비슷했지만, 더 덥지는 않았다. 과학자들은 지난 15년 정도 기간을 지구 온난화 정체(Global warming hiatus)기라고 불렀는데, 한동안 거침없이 상승하던 지구 평균 기온이 이 시기에는 더 상승하지 않는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들이 나왔으나 '이 시기 동안 바다에서 추가로 열을 더 흡수해서'라는 가설이 유력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지구의 완충 작용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대기 중 온실가스 앞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2014년 지구 평균 기온은 새로운 기록을 수립했다. 이것은 이산화탄소로 대표되는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에 따른 피할 수 없는 결과로 생각되고 있다. ▲ "온실가스 증가가 주범" 이산화탄소, 수증기, 메탄 등은 지구에서 빠져나가는 열에너지를 흡수해서 온실처럼 온도를 높이기 때문에 온실가스라고 불린다. 이런 온실가스의 존재가 없다면 지구는 평균 영하 18℃ 정도로 차가워져 사람은 물론 대부분의 지구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공간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따라서 온실가스는 포근한 지구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류가 화석 연료를 태우면서 그 농도가 급격히 증가해서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산업화 이전 280ppm 정도이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세기에 이미 350ppm을 넘어섰으며, 2014년에는 400ppm에 근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그리고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래에는 500ppm, 600ppm까지 증가할지도 모른다. 이런 추세가 반전되지 않는다면 미래 지구 평균 기온은 더 상승하게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 엘니뇨 극대기 아닌데도 최고기온 기록 1880년 이후의 기록은 지구 기온의 상승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 국립해양대기청에 의하면 1880년부터 매 10년간 온도 상승은 0.06℃였으나 1970년 이후에는 0.16℃였다. 최근 십여 년을 제외하면 지구 기온 상승 속도는 대기 중의 온실가스 상승 속도와 함께 점차로 가속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과학자들은 2014년이 예상과는 달리 엘니뇨 중립해(El Niño-neutral year)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서로 반대되는 현상으로 엘니뇨가 있을 때는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지구 평균 기온도 따라서 증가한다. 따라서 대부분 역대 가장 더운 해는 엘니뇨가 있을 때 발생했다. 하지만 2014년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엘니뇨 극대기가 아닐 때 최고 온도 기록을 경신했다. 따라서 2015년과 2016년에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새로운 온도 기록이 다시 생겨날 수 있다고 보는 기상학자들도 있다. 만약 실제로 앞으로 수년간 지구 평균 기온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경우, 최근까지 논란이 되었던 지구 온난화 정체기는 막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지구 기후 시스템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상승세를 탈 것인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IPCC를 비롯한 대부분 전문가 그룹들은 앞으로 지구 평균 기온이 오를 것이라는 예측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으로 몇 도 정도 상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다만 2014년의 관측 결과는 지구 기온이 상승할 것이라는 주류 과학계의 가설을 지지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온실가스 감축 국제공조, 이번엔... 2014년은 지구 평균 기온이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우울한 한 해였지만, 대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범지구적인 합의가 시작되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한 해였다. 2014년 12월 14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 전 세계 196개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참여하기로 한 역사적인 합의가 있었다. 이전 교토의정서가 결국 유명무실하게 된 점을 생각하면 이번 합의 역시 실효성 있게 지켜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중국, 미국을 비롯한 온실가스 대규모 배출 국가와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참여하기로 한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다. 한국 역시 여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올해말 열리게 되는 파리 회의에서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안이 성공적으로 통과되고 세계 여러 나라가 이를 준수한다고 해도 실제 지구 기온 상승 추세는 바로 전환되기는 어렵다.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의 양이 적지 않은 데다 갑자기 대폭 감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큰 이정표를 세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열린세상] 정부3.0 시대의 공직자/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부3.0 시대의 공직자/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공직을 극장 모형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대한민국은 하나의 극장이다. 국민은 극장의 주주 겸 관객이다. 극장의 무대는 중앙정부(국가), 지방자치단체, 특수법인(공공기관) 세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각 무대의 연기자는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공공기관 직원이다. 합쳐서 공직자로 부른다. 이들은 경쟁시험을 통해 무대에 올라 처음엔 뒤쪽의 단역에서 출발해 여러 배역의 조연을 거쳐 점차 무대 앞쪽의 주연급으로 이동하며 수십 년간 머물다 무대를 떠난다. 무대 위 공연 작품은 국가나 공공단체의 각종 정책이다. 관객은 세금 등 입장료를 내고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뿐만 아니라 3~5년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주주총회에 참석해 극장의 총괄 대표인 대통령과 부문별 대표인 지방자치단체장 그리고 임원 격인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을 선출한다. 연기자는 입장료의 일부를 급여로 받는다. 우리나라가 가난해 정부 주도로 경제·사회발전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던 1980년대까지는 무대의 위치가 객석보다 높았다. 그래서 객석에서는 무대 뒤쪽까지는 잘 안 보였다. 또 입장료를 낼 형편이 안 되는 관객이 많아 작품 내용이나 객석 환경에 대한 비평이나 불만을 제기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영화 ‘국제시장’ 주인공의 독백처럼 ‘진짜 힘들게’ 살았던 건국·산업화 세대의 피와 땀으로 입장료를 조금씩 올려 객석을 개량할 수 있었다. 그 결과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어느덧 무대와 객석의 높이가 비슷해져 무대의 작품과 공연 내용이 훨씬 잘 보이고 관객의 목소리도 경청하게 됐다. 이어서 민주화·개방화·정보화·선진화 세대의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통해 2000년대부터는 객석이 무대보다 높아졌다. 인터넷 시대의 관객들은 이제 무대 위 모든 상황을 자세히 보고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무대 위치는 극장 설립 당시와 별로 달라지지 않았지만 객석이 계속 업그레이드되면서 정부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변했다. 그래서 무대가 객석보다 높았던 때를 ‘정부1.0’, 두 높이가 같은 때를 ‘정부2.0’, 객석보다 낮아진 후를 ‘정부3.0’이라 한다. 이에 따라 극장 구성원 전체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겨 공직 사회에 대한 개혁 조치는 불가피했다. 공직 연기자에게 연공급 대신 일반 연기자의 출연료와 같이 역할의 중요도와 크기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직무성과급제도, 객석의 민간 경력자에게 필기시험 없이 역량평가 등을 거쳐 배역을 바로 부여하는 개방형제도, 정부가 보유 중인 데이터를 국민이 요청하기 전에 먼저 공개하는 제도 등은 모두 정부3.0 시대의 산물이다. 즉 직업공무원제도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신분과 계급 중심의 인사제도를 직위와 역할 중심으로 바꾼 사례들이다.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극장이 존재하는 한 무대는 없앨 수 없다는 사실이다. 무대의 크기나 위치는 얼마든지 고칠 수 있다. 그런데 무대가 있다면 연기자도 있다. 연기자는 항상 관객을 향해 일한다. 일반의 관객은 훌륭한 연기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 극장도 이렇게 돼야 바람직하다. 대다수 공직자는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의 공직자들에게 정부1.0 시절의 ‘국가 발전의 견인차’나 정부2.0 시절의 ‘국정 운영의 동반자’와 같은 자긍심을 기대하기는 곤란하다. 그러나 정부3.0 시대에도 ‘대한민국 헌법’ 제7조에 규정된 ‘국민 전체의 봉사자’ 역할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개인에 대한 봉사는 감사로 돌아오지만 전체에 대한 봉사는 당연시하기 쉬워 공직자가 국민으로부터 감사의 말을 듣기가 어렵다. 양의 해 2015년에는 지난해 공직 사회의 자조적인 ‘3종 세트’(세종시 이전, ‘관피아’ 논란과 재취업 제한, 공무원연금 개혁)와 같은 절망의 말 대신 희망의 선플이 많이 달리면 좋겠다. 오늘도 각종 정책 현안을 해결하느라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렇지만 잘한 일 99.9%에는 관심 없고 모자란 0.1%만 문책한다면 누가 열심히 일하고 싶을까. 무대 분위기가 우울하면 관객도 별로 즐겁지 않다. 새해 업무보고로 분주한 요즘 공직 연기자들이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보람과 긍지를 갖고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극장의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의 따뜻한 격려의 말이 필요할 때다.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턱관절 장애 치료 잘못된 습관 개선 노력이 중요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할 때 지렛대 역할을 하는 턱관절에 이상이 생긴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심하면 어깨나 목까지 통증이 번진다. 귀 앞쪽에 위치한 턱관절은 아래턱뼈와 머리뼈를 연결해준다. 턱관절과 치아 그리고 근육과 인대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단순 회전 운동뿐 아니라 전후 좌우운동, 그리고 분쇄운동을 수행할 수 있다. 가장 흔한 3대 턱관절 장애 증상은 관절통증, 관절잡음, 개구장애이다. 통증은 환자의 65~99%가 호소하는 가장 흔한 증상이며, 이 밖에도 치통, 귀가 아프거나 귀가 답답하고 소리가 나는 증상, 어지럼증, 두통, 목이나 어깨부위 근육통 등이 있다. 턱관절 장애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 스스로 잘못된 습관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턱관절에 나쁜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피하는 것이다. 만성 스트레스는 턱관절 주변의 근육을 과도하게 긴장시킨다. 이로 인해 근육에 피로물질이 쌓이면 염증이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턱관절 디스크의 위치를 변형시킨다. 또 이를 악물거나 충치나 잇몸질환이 있어 음식을 제대로 못 씹는 사람도 턱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게 돼 장애가 생길 수 있다. ●건강염려증 환자 정신 치료로 스트레스 줄여야 건강염려증은 자신이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는 믿음이나 걸릴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자신의 건강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지나치게 염려하고 병에 집착하는 질병이다. 건강염려증에 걸린 환자들은 자신이 질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증세를 다양한 의학 용어를 써 가며 호소한다. 환자는 병원에서 검사 결과가 정상이고 질병이 없다는 의사의 설명을 믿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여 여러 병원을 다니며 반복적인 검사를 받는 등 병원 ‘쇼핑’을 하기도 한다. 간혹 병원을 믿지 못하고 나름대로 치료하겠다고 하며 건강식품을 먹거나 민간요법에 심취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신체적 질환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정신과 치료에 대해 거부감이 강하다. 정신 치료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여 주면서 만성 경과에 대응하는 대처요령을 터득하도록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 우울이나 불안 증세를 동반할 때는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미리 계획된 검사를 정기적으로 해 줌으로써 의사가 환자를 무시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치과 이부규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
  • 올리고당, 정신·심리 건강에도 좋아…불안감·우울증 ↓ (옥스퍼드大 연구)

    올리고당, 정신·심리 건강에도 좋아…불안감·우울증 ↓ (옥스퍼드大 연구)

    장내 환경을 정돈하는 것이 면역력 증진과 피부 개선 등의 신체적 효과뿐만 아니라 정신적·심리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장내 플로라(장내 세균총의 균형을 뜻하는 말)를 개선해 사람에게 유익한 작용을 하는 것이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미생물(젖산균, 비피두스균 등)이며, 이런 미생물의 증식을 촉진하는 물질이 ‘프리바이오틱스’(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 올리고당 등)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가 불안감이나 우울증과 결부돼 정보 처리를 조정하고 신경 내분비 반응(스트레스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프리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것이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불안감과 스트레스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를 통해 인간에게도 같은 효과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 연구팀은 18~45세 건강한 성인남녀 45명을 대상으로, 프럭토올리고당(Fructooligosaccharide, FOS)·갈락토올리고당(Galactooligosaccharide, GOS)·위약 중 하나를 보충제로 3주간 매일 섭취하게 하고 섭취 전후의 스트레스 호르몬(코티솔) 수치를 비교했다. 그 결과, 갈락토올리고당을 섭취한 사람들은 위약을 섭취한 이들보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현저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험 참가자들은 3주간 섭취 이후 여러 말 중에서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을 선택하는 등 감정 처리에 관한 시험을 일부 받도록 했다. 스트레스 호르몬 자체가 불안감이나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지만, 더 명확한 확인을 위해 감정 처리에 관한 시험을 시행한 것이다. 시험 결과 역시 갈락토올리고당을 섭취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말보다 긍정적인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이 높았고 그 효과는 건강한 참가자에게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투여했을 때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프럭토올리고당을 섭취한 그룹에서는 지금까지의 변화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런 결과는 프리바이오틱스를 불안감이나 우울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필립 버넷 박사는 “어디까지나 약물 요법이나 심리 치료와 함께 수행하는 보조 요법으로써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정신약리학 저널‘(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최근호에 실렸다. http://link.springer.com/article/10.1007/s00213-014-3810-0/fulltext.html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月10만원이라도 저축 쪽방의 재테크는 희망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절대 빈곤층의 재산 관리

    月10만원이라도 저축 쪽방의 재테크는 희망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절대 빈곤층의 재산 관리

    경기 하남시에 사는 싱글맘 A(39)씨는 세 자녀 명의로 한 달에 총 10만원의 생명보험료를 내고 있다. 저축성 보험이라 비상시에 대비하면서도 돈까지 모을 수 있다. 여기에 가급적 매달 10만원씩 저축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 팍팍한 살림 탓에 아직까지 100만원밖에 모으지 못했다. 그러나 A씨는 아라비아 숫자 ‘0’이 6개 일렬로 찍힌 통장 잔고를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 보험료와 저축액을 합해 매달 많아야 20만원이 나가는 정도지만 A씨에게는 쥐꼬리만 한 수입의 6분의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돈이다. A씨의 한 달 수입은 월 130만여원의 기초생활보장수급비가 전부다. 이 중 지금 살고 있는 15평 빌라 월세로 41만원이 나간다. 여기에 생후 8개월인 막내딸이 쓰는 기저귀 등 육아용품으로 20만원, 본인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쓰는 휴대전화 요금으로 10만원, 아들의 태권도 학원비 12만원, 큰딸(4살)의 어린이집 특별활동비 8만원 등이 더해진다. 식비로는 20만원 정도 쓴다. 수급권자로서 전기나 수도 등 각종 공과금 할인 혜택을 받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A씨는 “가족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저축을 하지만 ‘그 돈이면 큰아이를 학원에 보낼 수도 있는데’ 하는 고민이 떠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사는 간호조무사 B(45·여)씨도 매달 15만원의 정기 적금을 붓는다. 간호조무사 월급 135만원에 주말 일본어 과외로 버는 24만원, 정부에서 극빈층 모자 가정의 초등학생 이하 자녀에게 한 명당 5만원씩 지급하는 지원금까지 합쳐 B씨의 한달 총수입은 174만원이다. B씨는 “고등학생을 포함한 자녀 4명과 함께 어떻게든 먹고살기 위해 매일 전쟁을 벌이지만 저축마저 안 하면 살아갈 의욕을 잃을 것 같다”고 했다. B씨의 간호조무사 업무 시간은 오전 7시 20분부터 오후 7시까지다. 출퇴근 시간까지 합치면 하루 14시간 넘게 일에 쏟아붓고 있다. 토요일은 쉬지만 일요일에는 격주로 출근한다. 이렇게 해서 매달 30만원의 월세 외에도 전기비, 수도비 등으로 30만원을 낸다. 한창 크는 아이들은 무섭게 먹는다. 아무리 못해도 식비로 60만원은 써야 한다. 둘째와 셋째 태권도 학원비로 19만원, 막내 어린이집 독서교실 비용으로 5만원을 쓴다. 중계동의 판자촌 ‘백사마을’에서 부인과 함께 살고 있는 C(73)씨도 없는 살림 가운데서도 조금씩을 쪼개 저축하고 있다. 매달 부부가 받는 노령연금 40만원과 조금씩 나오는 국민연금이 수입의 전부다. 이 중 20만원을 매달 은행에 넣고 있다. 좀 더 괜찮은 곳으로 집을 옮기고 싶어서다. C씨는 “우리도 이제 제대로 된 전세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돈을 조금씩 비축하는 중”이라며 “서울을 벗어나면 전세가 좀 싸니까 꾸준히 모으면 이사를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그는 “여기 사는 사람들이 다 어렵게 살지만 그래도 좋은 곳으로 전세를 얻어갈 꿈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했다. C씨는 현재 살고 있는 판잣집에 1500만원의 보증금을 집주인한테 주고 들어왔다. 전세 보증금 격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보통의 전세 개념은 아니다. 비가 새고 무너질듯한 낡은 집에 집주인이 1500만원만 받고 사실상 무한정 살도록 한 것이다. 그러니 일반 전세와 달리 집 수리도 다 C씨의 돈으로 해야 한다. 그는 “그래도 다른 데 가면 못해도 7000만~8000만원은 줘야 전세를 얻는데 여기는 이렇게 (구호단체에서) 연탄도 날라 주고 하니 당장 어려운 사람들한테는 이런 데가 없다”고 했다. C씨는 매달 두 부부 휴대전화(폴더폰) 요금과 식비 등을 빼면 특별히 나가는 돈이 없어 저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앞에서 소개한 세 사람의 경우와 같이 하루하루 먹고살 일을 걱정해야 하는 절대빈곤층 중에서도 없는 돈을 쪼개 저축하는 가구가 서울신문 취재 결과 아주 적게나마 있었다. 내일에 대한 희망마저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빈곤층 중에서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저축을 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부천시오정노인복지관 관계자는 “할머니들은 기초생활수급자라도 수급비를 통장에 알뜰하게 모아 두지만 할아버지들은 며칠 만에 다 써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서대문구에 사는 극빈층 남성 D(44)씨는 한때 지방 공사현장이나 양계장 등에서 일할 때는 한 달에 400만원을 벌기도 했다. 하지만 주머니에 일단 돈이 들어오면 남김 없이 쓰는 습성 탓에 돈을 모으지 못했다. 한 달 수입이 90만원에 불과한 요즘도 그는 주머니 사정이 좀 괜찮다 싶으면 한 그릇에 3만원이 넘는 ‘전복 삼계탕’을 사먹는다. 배우자가 없는 D씨는 돈을 관리해 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을 뿐 아니라 돈에 대한 개념도 익히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건강이 안 좋아져 일을 못할 때를 대비해 돈을 쌓아 둬야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저축 습관이 들지 않아 주머니에 일단 돈이 들어오면 쓰는 편”이라고 했다. D씨는 한 달 평균 10일 정도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한다. 날씨가 나쁘거나 일자리가 바로 나타나지 않아 더 많은 날을 일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일당 10만원에서 직업소개소 소개비로 1만원을 뗀 9만원이 그의 하루 수입이다. 매달 생활비는 40만~50만원 정도 들어간다. 현재 살고 있는 빌라 임대료는 월 17만원. 지난해 11월에 전기비 3만 1050원, 수도비 1만 2950원, 디지털TV 요금 3만 2890원, 도시가스 요금 3100원을 썼다. 이를 함께 사는 지인과 나눠 낸다. 식료품과 각종 용품 등을 사면 남는 돈은 매달 10만원 정도인데 이 돈은 PC방 요금 등 여가 비용으로 쓴다. 하지만 남녀를 막론하고 최저생계비 이하의 생활을 이어가느라 허덕이는 다수의 빈곤층에게 저축은 ‘사치’에 가깝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 사는 E(65·여)씨의 최근 한 달 수입은 50만원이 채 안 된다. 이 돈으로 초등학교 6학년과 2학년인 손자 2명과 연명하는 처지다. 노령연금 20만원과 복지단체의 조손가정 지원금 24만원이 전부다. 노령연금이 나오기 전에는 한 달에 10만원으로 생활한 적도 있다. E씨는 한겨울에도 가스 난방을 하지 않는다. 대신 잘 때만 전기장판을 잠시 튼다. 가스비는 1000원 이하, 전기비와 수도비도 각각 1만원 남짓만 나온다. 식비는 아무리 안 먹어도 한 달에 20만원은 써야 한다. 동네 마트의 ‘떨이 상품’을 주로 산다. 그나마 주변의 도움이 있어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 지역 복지관에서 밑반찬을 지원받고 10㎏에 2만 2900원 하는 정부미를 동사무소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 증세를 보이는 큰손자는 초등학교 교사의 지원으로 매달 8만원을 내야 하는 태권도를 무료로 다닌다. 작은손자는 전에 다니던 어린이집 원장이 철마다 옷을 사준다. E씨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2010년 이전에는 매달 20만원 정도 저축을 했지만 이젠 다 까먹고 남의 얘기가 돼 버렸다”고 했다. E씨의 현재 생활형편만 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가 되고도 남지만 지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에 땅이 조금 있기 때문이다. E씨는 “남편이 사망하면서 유산으로 나하고 두 아들한테 공동 명의로 땅이 상속됐다”며 “그러나 아들들이 사이가 안 좋은 데다 작은아들은 감옥에 들어가 있어 땅을 처분하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했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F(91·여)씨도 노령연금 20만원에 공장에 다니는 손녀딸이 보내주는 30만원 등 50만원으로 근근이 생활한다. 이 돈으로 인근에 사는 수양딸이 F씨를 봉양한다. 매달 각종 약값만 10만원이 나간다. F씨는 “젊었을 때 장사하러 돌아다니느라 하도 고생을 해서 골다공증에 걸려 파스 없이는 한시도 못 견딘다”면서 “여기에 우울증약과 우황청심환 등을 사면 남는 돈이 없다”고 했다. 빈곤층의 경우 상속은 꿈도 못 꾼다.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실은 이를 종종 배반한다. 부천에 사는 독거노인 G(82)씨는 자식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60대인 두 아들이 변변한 직업이 없는데도 매달 그에게 10만원씩 부쳐 준다. 음식은 주말마다 집에 들르는 둘째 며느리 몫이다. 의복 역시 복지관에서 얻어 입거나 며느리가 가져온 옷을 입는다. G씨의 한 달 수입은 노령연금 20만원과 아들들이 부쳐 주는 돈을 합해 30만원이 전부다. 한때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10여평의 집도 갖고 있었지만 부인 병치레 등으로 다 날렸다. G씨는 “노령연금으로 가스비 등 각종 공과금을 내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어렵게 사는 와중에 자식들로부터 부양은 못 받을망정 시달림을 받는 노인들도 보인다. 강남구 개포동의 판자촌 ‘구룡마을’에 사는 70대 후반의 H씨는 “가끔씩 자식들이 찾아와서 (그나마 있는 돈을) 싹 뒤져서 가져간다”면서 “그래봤자 워낙 가진 돈이 없으니 가져가는 돈도 별로 없다”고 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사는 300억원대 자산가 H(92)씨는 구순(九旬)이 넘은 나이에도 매일 새벽 빠짐없이 일어나 외신을 꼼꼼히 챙겨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CNN 등 방송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경제 전문지도 태블릿PC로 살핀다. 속칭 ‘슈퍼 개미’인 그는 오전 9시 본인 소유의 강북 지역 빌딩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해 국내 금융시장을 꼼꼼히 체크한다. 오후 6시 퇴근 시간 전까지 투자 전략을 짜고 투자를 단행한다. 개미 투자자들이 속절없이 나가떨어졌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장기 투자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그의 성공가도에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는 영어였다. 그는 그 나이 또래에 몇 안 되는 ‘미국 유학파’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는 미군을 상대로 사업을 벌여 큰돈을 벌었다. 영어를 통해 얻은 정보가 ‘일확천금’으로 이어지던 시절이었다. 이를 토대로 부동산과 주식으로 투자 범위를 넓혀 본격적으로 재산을 축적했다. 그는 요즘 연 10억원 가까운 빌딩 임대료 수익을 얻지만 여전히 영어를 토대로 한 국제 감각을 활용해 돈을 번다. 그의 투자 대상은 우리나라를 벗어난다. 해외 금융시장뿐 아니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부동산 투자를 위해 미국행 비행기를 종종 탄다. 체력 유지도 필수적이다. 매일 새벽 일어나 맨손 체조를 한 뒤 인근 야산을 오르내린다. 여간해서는 엘리베이터도 타지 않는다. 과다한 운동으로 얼마 전에는 발목 수술을 받았을 정도다. H씨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전 세계에서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각을 유지하니 돈이 수중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H씨의 경우 100% ‘개천에서 용 난’ 사례로 볼 수는 없지만 본인의 노력이 상당 부분 작용한 자수성가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H씨 이후 세대 중에서는 부모로부터 직접적으로 받는 상속이 부를 형성하는 추세가 짙어지고 있다. 경기 고양에 사는 I(41)씨는 1년 전 부모로부터 시가 30여억원의 공장 부지를 물려받았다. 부모가 손주들 교육비에 보태 쓰라면서 증여를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증여는 고소득으로 이어졌다. 그는 부지 내 5곳의 공장으로부터 매달 750만원의 임대료를 받는다. 가만히 앉아서 올리는 임대 수입만 한 해 9000만원으로 웬만한 고액 연봉자 수준이다. 돈이 돈을 버는 ‘행운아’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의 부모는 공직 생활 도중 틈틈이 땅을 사 모은 덕에 100억원대의 재산을 모았다. 그가 부모의 도움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러 차례 사업 밑천을 대준 것은 물론 사업이 망했을 때 뒷감당도 부모 몫이었다. 일반인에게 인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패자부활전’을 그는 부모 덕에 여러 차례 치른 셈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J(38·여)씨는 최근 2년간 증여세만 2억원 넘게 냈다. 시댁으로부터 10억원 이상을 물려받았다. 주식과 토지, 현금 등 형태도 다양하다. 패션 업종 중견 업체를 경영하는 시댁은 앞으로도 틈틈이 증여해 줄 가능성이 높다. 지금 살고 있는 압구정동의 상가 건물 역시 J씨 부부의 소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지 않는 한 꿈도 꿀 수 없는 금액이다. J씨는 증여받은 재산을 시댁에서 소개해 준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커(PB)에게 맡겨 관리한다. 금융상품의 수익률은 연 5% 정도다. 10%가 넘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 불경기와 저금리 상황을 생각하면 이 정도도 적지 않다. 월급 말고도 연 5000만원은 통장에 꼬박꼬박 들어온다. J씨는 “시부모께서 과거에 세금 문제 때문에 곤란했던 경험이 있는 데다 자식들이 일찌감치 돈을 굴리는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재산을 미리 나눠 주고 있다”고 했다. 전직 대학교수인 K(68)씨는 3년 전 정년퇴직을 하면서 100억원대 재산 중 70억원 정도를 2남 1녀인 자식들에게 나눠 줬다. 서울 반포 특급호텔 헬스 회원권과 K씨 부부의 실버타운 생활비, 1년에 한 번 정도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비용 등 총 30억원이 그에게 남은 전부다. K씨는 “셋 중 형편이 좀 안 좋은 아들 한 명에게 증여를 더 하려고 했지만 딸이나 사위 눈치가 보여 똑같이 재산을 나눠 줬다”면서 “그래도 죽기 전에 ‘숙제’를 마친 것 같아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외국계 기업 한국지사장인 L(44)씨의 사례는 부모의 재산과 개인의 능력이 만났을 때의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다. 그의 연봉은 10억원이 넘는다. 미국 본사에 근무할 당시에는 성과급까지 합쳐 연 200만 달러를 넘게 번 적도 있다. 현재 그의 자산은 100억원대다. 그러나 이를 모두 연봉만으로 모은 건 아니다. 부모의 증여가 큰 뒷받침이 됐다. 그의 부친은 한때 국내 굴지의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칠순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관련 기업의 CEO로 재직 중이다. L씨의 부친은 아직까지 그에게 본격적인 상속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러나 벌써 예금과 보험 등을 활용해 20억원 가깝게 물려준 상태다. L씨는 자신의 연봉과 이를 종잣돈 삼아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한다. 미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의 금융시장이 주 무대다. 현재 거주 중인 서울 용산의 15억원대 아파트와 함께 싱가포르에 주상복합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그가 미국의 유명 사립고와 명문대를 졸업한 뒤 소위 ‘잘나갈 수’ 있었던 것도 부모의 막대한 교육비 투자가 ‘마중물’이 됐다. L씨는 “몇 년 전에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선물옵션에서도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면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부친과 투자 정보를 교환한다”고 말했다. L씨의 경우처럼 단순히 돈을 주는 것뿐 아니라 ‘노하우’를 전수하는 부자도 보인다. ‘물고기’ 대신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 부모 세대가 물려준 부를 효과적으로 늘리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중소 제조업체 사장 M(64)씨는 아들이 미국에 유학 중일 때는 학비와 생활비를 전액 지원해 줬다. 그러나 방학 때 한국으로 들어오면 용돈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네 유흥비는 네가 벌어서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돈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식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아들은 방학 기간에는 화장품 공장 등에서 틈틈이 일해 용돈을 벌었다. M씨는 “외환위기 직후 서울 강남이나 대전 등으로 땅을 보러 갈 때 당시 초등학교 고학년이던 아들을 꼭 데리고 갔다”면서 “부동산뿐 아니라 좋은 ‘물건’을 어떻게 판별하는지 현장에서 직접 알려준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재산 관리를 위해 ‘정치판’에 뛰어드는 부유층도 발견된다. 특히 ‘상위 0.1% 부자’들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어느 정도는 사회적 영향력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500억원대 자산가인 N(44)씨는 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은행맨’이었다. 대학 졸업 뒤 15년 가까이 국내 대형 시중은행에서 근무했다. 본점에서 쭉 일할 정도로 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초 직장을 제 발로 걸어나갔다. 부동산 관리업을 하던 부친에게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서다. 마침 당시 금융권의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요즘엔 수도권 지역의 여당 당원협의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명예직’에 가깝지만 산하 위원회 위원장 자리도 맡았다. N씨는 “경제력을 갖췄으니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싶다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우리 집안의 부를 지키기 위한 ‘방패’를 얻는 게 정치 활동의 일차적 목표”라며 “재산이 일정 정도 넘어서면 정치적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의 대물림’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상위 1% 부자도 많다. 돈은 무엇보다 강력한 ‘권력’인 만큼 가능한 한 오랫동안 손에 쥐려는 심리가 강하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PB는 “부자들은 돈의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데다 자식이나 주변 사람들이 이를 권하기도 쉽지 않아 미리 증여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증여 시점이 늦어질수록 그리고 분산하지 않고 한꺼번에 할수록 증여세 부담은 커진다. 그는 “고객 중 한 명이 얼마 전에 시가 130억원짜리 빌딩을 매각했지만 증여세 등을 떼고 나니 결국 자식에게는 50억원 정도밖에 돌아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대신 기부를 선택하는 자산가도 없지 않다. 명품 패션 브랜드 업체 대표인 O(59)씨는 얼마 전 두 명의 자식들에게 “재산의 20%만 상속하겠다”고 천명했다. 자식이 물려준 재산을 관리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자식을 망치는 일인 만큼 본인 스스로 돈 버는 재미를 느끼고 성공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 이상은 악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O씨는 “재산의 20% 정도면 20여년 전 8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나보다 훨씬 여유 있게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 기자 douzirl@seoul.co.kr
  • “라벤더향(香), 신뢰감 높이는 효과도 있다” (네덜란드 연구)

    “라벤더향(香), 신뢰감 높이는 효과도 있다” (네덜란드 연구)

    진정 효과가 있어 불면증은 물론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잘 알려진 라벤더의 향기가 타인에 대한 신뢰감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로베르타 셀라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우리 뇌에서 타인에 대한 신뢰를 관장하는 부위와 후각 신경이 연결돼 있어, 라벤더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가 신뢰감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18~24세 성인남녀 90명을 대상으로 이들을 30명씩 3개의 그룹으로 나눠 ‘신뢰도 측정 게임’을 시행했다. 각 그룹의 참가자는 2명씩 짝을 이뤄 한 사람(A)에 5유로가 전달됐다. A는 이 5유로 중에서 상대방(B)에 원하는 금액을 맡길 수 있었다. B에 투자한 돈은 실험 과정에서 3배로 늘려 B는 그중에서 A에 자신이 원하는 금액을 반환할 수 있도록 했다. A가 처음에 얼마나 많은 금액을 B에 투자했느냐가 상대에 대한 신뢰도를 측정하는 지표가 된 것이다. 각 그룹은 라벤더 향기나 박하 향기가 감도는 환경, 그리고 아무런 향기도 없는 환경에서 나눠 게임을 진행했다. 그 결과, A가 B에 투입한 금액의 평균은 ‘라벤더 향 그룹’이 3.9유로, ‘박하 향 그룹’이 3.23 유로, ‘무향 그룹’이 3.2 유로였다. 라벤더 향 속에 있던 그룹이 가장 상대방을 신뢰하고 ​​있던 것이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대인을 신뢰하는 중요 요소는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라벤더 향이 팀을 이뤄야 하는 스포츠나 판매, 협상 시 신뢰 관계의 구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심리학 프론티어저널’(Journal Frontiers in Psychology) 1월 13일 자로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길섶에서] 상가(喪家) 단상/정기홍 논설위원

    50대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여성분의 상가(喪家)를 찾았다. 생전에 엄청 밝게 살았던 분이다. 늘 얼굴엔 함박꽃이 피었고 좌중에서는 활달했다. 고인을 앗아간 병은 이름도 생소한 부신암이다. 부신은 신장 위쪽에 있고, 아직 희귀암으로 분류된다. 무정한 종양의 공격에 척추를 내주고 말았다. 생활과 주변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다양화하면서 이전에 듣도 보도 못한 불치병 환자가 많아졌다. 나중엔 이들도 치료가 쉬운 ‘친숙한 병’이 되겠지만…. 웃는 것은 심신을 윤활하고, 생명 연장줄로도 대접받는다. 삶의 가운데 우울증이 자리한 요즘엔 뻑뻑함을 푸는 단방약 정도로 모두가 치켜세운다. 수치화한 웃음은 건강학에서 필수과에도 속한다. 그래서 천진하게 웃어야 젊게 산다고 한다. 젊다는 건 병에도 강하다. ‘일소일소’(一笑一少)란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문상을 하던 지방분이 “서울의 공기가 많이 탁하다”고 했다. 뜬금없다는 듯 들었지만 생활 미세먼지가 많기는 많다. 이곳 사람만 인지하지 못하고 지낼 뿐이다. 크든 작든 난()한 게 많은 지금이고 난치(難治)의 시절이다. 고인이 병원이 아닌 자연 치유력에 몸을 맡겼으면 병의 차도가 어땠을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열린세상] 퇴직 아버지/이형래 경희대 의대 교수

    [열린세상] 퇴직 아버지/이형래 경희대 의대 교수

    나의 비뇨기과 진료실을 찾는 환자분들은 대부분 중년, 노년 남성이 많다. 처음 진료실 문을 들어설 때는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들어선다. 연륜과 노련함이 묻어나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세월의 힘겨움과 작아져 가는 자신의 모습에 처진 어깨들이 한껏 도드라져 보인다. 새해 들어 이들의 어깨가 유독 내려앉은 모양새가 이상하다.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경고는 작년부터 들어온 터라 ‘살기 힘들다 보니’라고 하면서 진료를 미루는 아버지들이 많아질 것은 미리 감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진료를 미루는 것이 아니라 진료를 생각조차 못 하는 아버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실까지 찾아온 그들의 사정이 얼마나 팍팍한지. 50대 가장, 우리 아버지들에게는 힘겨운 일들이 너무 많다. 퇴직 압박에, 팍팍해진 경기 탓에 남성 50대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병원을 찾은 우울증 환자 66만 4600명 가운데 50대는 15만 1000명(21.0%)으로, 5년 전인 2009년보다 3만 5000여명이 더 늘었다. 이들은 1955~1963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다. 최근 5년간(2009~2013년) 우울증 환자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이 5.4%, 여성은 4.2%로 남성이 1.2% 포인트 높았다. 심한 우울증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져 2013년 남성 1만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성 자살자(4367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우울증 치료가 필요한 아버지가 어머니의 2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열정을 기억하는 세대들. 이런 아버지들을 기다리고 있는 큰 복병이 있으니 ‘구조조정’, ‘명예퇴직’이라는 쓴 관문이다. 지난해 본격화된 대기업의 구조조정은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구조조정, 명예퇴직, 정년 이후의 삶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퇴직준비 내용에 신체적 건강, 심리적 건강이 필수요소가 되길 희망한다. 다니던 기업이 힘들다면 국가가 나서서 이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중년 건강의 중요성, 알고는 있지만 당장 필요한 생활비와 자녀들에게 들어가는 학비, 결혼자금은 어쩌란 말인가? 특히 원하지 않았고 준비되지 못한 ‘퇴직’을 맞는 아버지들에게 노후 대비와 건강 관리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이미 만성질환과 대사질환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도 너무 많다. 그런 아버지들에게는 이 원치 않는 퇴직은 질병의 폭탄처럼 아버지와 가족 모두에게 던져진다. 그리고 그 폭탄은 지금 핵폭탄급으로 퇴직 아버지를 휘젓는다. 그 위력은 몸을 넘어서 퇴직 아버지의 마음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이미 신호는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발생한 일가족 참변의 배경은 ‘명퇴한 아버지’였다. 10억원 가까운 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선택을 한 그.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남 중산층 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기에, 가족의 불행을 피하기 위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마음이 아픈 아버지들을 돌아볼 능력이 되는가?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병원도 환자를 아버지나 어머니로 분류하기 힘들다. 정말 힘들어서 생활에 문제가 되어야 병원까지 찾아와서 ‘환자’로 접수를 하고 등록을 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운 좋게 핵폭탄급의 마음의 병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중단하게 된다면 달리 손쓸 방법이 없다. 한부모 가정, 난치병환자 등등 수많은 지원 대상들이 있지만 그곳에 퇴직한 아버지는 아직은 없다. 그렇다면 만성질환을 관리하듯 보건소나 공공의료기관에서 몸과 마음을 관리할 수는 없을까? 가구주 아버지에게 보편적 복지를 논하지 말자. 몸과 마음이 아픈 우리 아버지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현실에 맞는 ‘전략적 복지’다. 그들이 힘을 내도록, 다시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그 시작이 부끄럽지 않도록 움직여야 한다. 마음을 다지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은 몸과 마음에서 같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야 가족이 함께 다시 시작할 수 있다.
  • “난 죽었다” 스스로 사망했다 여기는 희귀병 10대女

    “난 죽었다” 스스로 사망했다 여기는 희귀병 10대女

    스스로 ‘나는 죽었다’라고 여기는 희귀 증후군에 걸린 10대 소녀의 사연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해리 스미스(17)라는 소녀는 무려 3년간 일명 코타르 증후군(Cotard‘s syndrome)에 시달려 왔다. 코타르 증후군이란 신체 일부가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장기부정망상이나 스스로 죽었다고 생각하는 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으로, 걷는 시체 증후군, 좀비 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스미스는 “어느 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죽은 상태였고 빨리 움직일 수도 없었다. 곧장 양호선생님께 갔지만 어떤 이상증상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증상은 며칠 주기로 계속됐다. 쇼핑을 하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불현 듯 ‘나는 죽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가시지 않았고, 몸 전체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때부터 스미스는 학교에 나가지 못했고 종일 잠을 자거나 밤에만 걸어다니는 등 기이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호러 영화만 보거나 무덤으로 산책을 나가는 일이 허다했고, 가족들 보다는 좀비 이미지나 좀비 영화를 보고 있어야 마음이 편안했다. 어차피 죽은 몸이니 무엇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여겨 폭식을 하기도 했다. 약 3년이 지난 뒤, 스미스와 스미스의 부모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심리치료전문가를 찾았다. 그녀가 새 삶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다름 아닌 디즈니 만화들이었다. 스미스는 “알라딘이나 인어공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밤비 등 디즈니 영화들을 모두 보았다. 그제야 ‘만화영화 하나 때문에 이렇게 즐거운데, 내가 어떻게 죽은 사람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코타르 증후군은 전 세계에서도 보고된 사례가 많지 않은 희귀 정신질환이다. 지나친 죄책감이나 우울감에서 오는 경우가 많으며, 상상 만으로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타르 증후군이 발병할 경우 자해를 하는 등 극단적인 상황에 처할 수 있지만 절대 불치병은 아니며, 약물 및 상담치료로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씨줄날줄] 리플리 증후군/문소영 논설위원

    ‘리플리 증후군’이란 단어를 들으면 50~70대는 프랑스 미남 배우 알랭 들롱이 톰 리플리 역을 맡은 영화 ‘태양은 가득히’(1960년)를 떠올린다. 그러나 30대와 40대는 맷 데이먼이 주연한 영화 ‘리플리’(1999년)에 더 익숙하다. 영화 ‘리플리’에서도 알랭 들롱만큼이나 매력적인 영국 배우 주드 로가 나왔지만, 어찌 된 일인지 리플리 역은 ‘굿윌헌팅’의 수학 천재이자 대학 청소부로 불우한 맷 데이먼에게 돌아갔다. 리플리는 재벌 아들인 친구를 죽이고 그의 신분증을 위조하는 등으로 죽은 친구의 풍족한 인생을 대신 살아간다.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55년 발표한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씨’에서 유래한 ‘리플리 증후군’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부정하면서 거짓된 말과 거짓된 행동으로 주변을 속이며 살아가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말한다. 리플리가 가진 재능은 신분증 위조나 능숙한 거짓말에 불과하다. 개인이 강렬하게 열망하는 것을 현실화시키거나 충족시킬 수 없을 때 상습적이고 반복적인 거짓말을 일삼게 되고 자신 스스로 이 거짓말을 진실로 믿고 행동할 때 나타난다. ‘리플리병’ 또는 ‘리플리 효과’라고도 한다. 영화 ‘태양은 가득히’가 크게 성공하면서 리플리 증후군은 1970년대부터 정신과 의사들의 연구 대상이 됐다. 동양판 리플리 증후군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화차’가 아닐까 한다. 변영주 감독이 영화로도 만들었는데 리플리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은 한국에도 많다. 최근 우연히 주운 신분증의 여대생처럼 살아가려다가 대출을 받는 바람에 발각된 30대 여성은 1997년 괌 비행기 추락 사건의 후유증으로 우울증을 겪다가 자신의 삶을 바꿔 보고자 한 것이다. 또 여의사로 직업을 속여 결혼한 뒤 남편과 시집 등 주변 사람으로부터 10억원을 가로챈 뒤 행적을 감췄던 30대 여성도 있다. 이전에는 2007년 신정아의 학력 위조 사건 등으로 리플리 증후군이 주목받았고, 2011년에는 이 사건을 소재로 MBC가 드라마 ‘미스 리플리’를 제작했다. ‘이대 나온 여자’로 알려졌던 연극인 윤석화 등 유명인들의 학력 위조가 드러나면서 학벌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 주기도 했다. 능력보다 출신 대학과 지역을 근거로 모임을 만들고 형님·아우 하면서 서로 끌어 주고 밀어 주는 부조리성 말이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확산이 특징인 디지털 시대에 리플리 증후군이 줄어들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는 학력과 경력을 속이고 활동했다가 뒤늦게 발각돼 망신을 사기도 한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을 수밖에 없는 발언의 미묘한 뒤틀림과 어긋남을 주변에서 인식하지 못했다가 뒤늦게 한탄한다. 그러니 첫 번째 거짓말을 피해야 한다. 불가피했다면 너무 늦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주야 교대근무 여성, 사망확률 최대 25%나 높아” (하버드대)

    “주야 교대근무 여성, 사망확률 최대 25%나 높아” (하버드대)

    주야 교대로 근무를 하는 여성들에게는 우울한 소식이다. 정기적으로 밤샘 교대 근무를 하는 여성의 경우 주간 근무만 하는 여성보다 심장병, 암 등에 걸려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주야 교대 근무가 여성 근로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미국 예방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에 연구 대상에 오른 근로자는 주야 근무를 밥먹듯 하는 것으로 유명한 간호사다. 지난 1972년 부터 30-55세 사이의 미국 간호사 총 12만 17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이 연구는 이들의 근무 형태와 건강 상태를 비교해 실시됐다. 먼저 연구팀은 주야 교대 근무의 기준을 1달에 3일 이상 밤새는 근무로 규정했다. 이를 근거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년 이상 주야 근무를 해온 여성은 주간 근무만 한 여성보다 11%나 사망 확률이 높았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한 비율은 19%나 더 높았으며 15년 이상 주야 근무를 한 여성의 경우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무려 25%나 더 높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주야 교대 근무 여성의 경우 주간 근무자보다 심혈관계 질환 혹은 암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데이터로 입증된 셈이다.      연구를 이끈 에바 션해머 박사는 "주야 근무로 인한 생체리듬의 파괴가 이같은 결과를 만드는 주요 원인" 이라면서 "근무 패턴이 개인의 건강과 장수에도 잠재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증명된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야 근무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이에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부정적인 생각, 단기 기억력 떨어뜨려” (美 연구)

    “부정적인 생각, 단기 기억력 떨어뜨려” (美 연구)

    “모든 사람이 날 미워해” “월요일은 정말 최악이야”와 같이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단기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미국의 학자들이 주장했다. 미국 텍사스대 댈러스캠퍼스(UTD)와 텍사스대(UT)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미시간주립대 공동 연구팀이 “부정적 생각이 기억력을 평균 12% 감소시킨다”고 국제 학술지 ‘인지와 감정’(Congnition and Emotion) 6일 자로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대학생 15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2주간의 심리적 상태를 스스로 보고하고 인터뷰를 통해 질문에 답하는 과정으로 정신 침체의 여부를 확인했다. 이에 따르면 60명이 ‘정신 침체에 빠진 상태’이며 나머지 97명은 침체가 없었다. 이어 ‘질문 사항중 몇 가지를 기억하나’라는 질문에 따른 학생의 단기 기억력을 측정한 결과, ‘우울 상태’에 있는 학생들은 기억하고 있는 항목이 현저하게 적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총괄한 바트 리프마 텍사스대 교수는 “정신이 침체해 있는 사람이 어떤 자극, 예를 들어 슬픈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곡이나 장소 등을 듣거나 보게 됨으로써 사물에 집중할 수 없게 돼, 결과적으로 기억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억력 저하는 노인층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젊은 층도 일시적이라고 해도 부정적 생각에 따라 단기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정신 침체가 일상화하면 기억력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 평소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노력하자.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어미 죽음에 자살 택한 새끼 백조 충격

    자살은 지금까지 인간만이 하는 것으로 생각돼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한 호수공원에서 백조 한 마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혔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를 촬영한 샤오얀얀은 공원 호수를 산책하는 동안 이런 일이 발생했고 처음에는 그 백조가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물속에 머리를 넣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녀는 나이 든 백조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자 어린 백조가 충격에 빠져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샤오는 “어린 백조가 몇 번이나 울음소리를 냈고 날개를 펄럭거렸다. 갑자기 물에 머리를 집어넣었다”면서 “그 백조는 분명히 어렸고 그 옆에는 나이 든 백조가 이미 죽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런데 백조는 물속에 계속 머리를 넣었다. 그리고 몇 분 뒤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동물 자살은 수십 년간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돼 왔다.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자살한다면 우울증과 같은 기분이 들어 자살을 선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실제로 1855년 영국 런던에서는 개 한 마리가 자신을 익사시키려고 몇 번이나 연못에 뛰어든 사례가 전해지고 있다. 구급대가 수차례 구했지만, 개는 계속해서 연못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또 돌고래가 물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자살한 예도 있고, 침팬지 등 영장류도 부모나 형제의 죽​​음에 직면했을 때 침울해져 자살하는 경우가 있다고 알려졌다. 이번 사례처럼 백조의 경우도 분명히 자살했다는 보고가 다수 전해지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수양제(미야자키 이치사다 지음, 전혜선 옮김, 역사비평사 펴냄) 중국 수양제를 촘촘하게 분석한 역사서. 일본의 중국사 학자가 수양제 당시의 중국 역사와 주변 인물관계에 초점을 맞춰 수양제의 모든 것을 재미있게 재현했다. 수양제는 남북조 혼란기를 마무리 짓고 중국을 통일한 수문제의 차남이자 수나라 제2대 황제. 우리에겐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에게 크게 패한 사실로 낯익다. 만리장성 개축과 동서교통로 정비, 대운하 건설 등 역사에 길이 남을 대규모 토목공사를 잇달아 진행했지만 백성의 고통을 무시한 채 운하를 통해 고구려 정벌을 감행했고 그로 인한 민심 이반 탓에 실패한 황제로 기록된다. 자신이 믿었던 사돈이자 조정대신 우문술의 아들에게 비참하게 살해됐다. 책은 이 같은 사실들을 고증을 통해 소설체로 풀어쓴 게 특징. ‘수나라 역사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을 부록으로 붙여 수양제의 부친인 수문제 시해설 반론 등 대표적 역사 쟁점에 관한 저자의 논증도 담았다. 272쪽. 1만 4800원. 세계의 진실을 가리는 50가지 고정관념(파스칼 보니파스 지음, 이명은 옮김, 서해문집 펴냄) 지구촌에서 생겨나는 일들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세상. 우리는 과연 국제정보의 진위를 정확히 알고 있을까. 책은 9·11테러와 이라크전쟁 등 50가지 국제이슈에 얽힌 고정관념들을 분석해 진실은 그 이면에 있음을 지적했다. 국제뉴스를 있는 그대로 믿지 말고 비판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핵심 내용. 미국, 서구, 선진국 중심의 세계관과 국제정치 질서에서 생겨나는 정보에 의문을 제기한다. 선악, 흑백의 이분법적 사고 틀에서 벗어나라고 주문한다. 특히 전문가도 각자 신념·이익에 따라 국제뉴스를 해석, 전파할 수 있다고 경계한다. 예를 들어 테러의 원인을 종교적 관점에서 보는 통념에 대해 그 진짜 원인은 정치·지정학적 상황 변화임을 지적한다. 미·중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선 냉전 시기 미·소 대립 양상과 달리 중국과 미국은 상호 밀접한 의존관계라고 주장한다. 212쪽. 1만 900원. 생각의 해부(대니얼 카너먼 외 지음, 강주헌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인간 ‘생각’에 관한 첨예한 이슈와 첨단지식을 다룬 책. 행동경제학, 인지과학, 심리철학, 뇌과학계의 석학 22인이 진행해 온 연구 배경과 결과에 얹어 ‘생각’ 연구의 미래 청사진을 조망한다. 최신 뇌과학 연구 결과와 유전자 연구를 통해 ‘생물학적 인간’으로서 사고·심리의 수수께끼를 파헤치는가 하면 사회심리학·철학 등 인문사회학적 연구로 경제활동 주체나 유권자, 전문 직장인 등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의사결정을 분석한다. 시장과 사회에서 판단이 어긋나거나 비합리적 선택을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대표 저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 생각의 대부분은 무의식적이거나 기계적으로 진행되는 직관적 사고이며 시간과 노력을 들여 단계적, 논리적으로 풀어 가는 정돈된 사고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특정 관점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시선에서 학제·통섭적 지식들을 두루 살필 수 있는 게 책의 장점. 524쪽. 2만 2000원. 분열병과 인류(나카이 히사오 지음, 한승동 옮김, 마음산책 펴냄) 2005년 결성된 동아시아출판인회의가 선정한 ‘동아시아 100권의 인문도서’ 중 한 권. 최근 50년간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 각국에서 출간된 ‘현대의 고전’ 가운데 추린 일본 편이다. 일본 정신의학계의 권위자이자 탁월한 문장가로 소문난 노학자 나카이 히사오의 대표작으로 국내 초역. 흔히 정신병은 비정상 혹은 비이성의 영역에 속하며 때로는 불온한 것으로 배제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신의학계에서 볼 때 사람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정신병적 기질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이 같은 정신병 중 분열과 강박을 통해 인류의 발전사를 돌아봤다. 소유의 개념 없이 수렵·채집으로 연명하던 인류가 강박적인 농경·목축 인류에 떼밀려 어떻게 정신병적 소수자로 치달았는지를 추적했다. 특히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강박이 왜 인류사에 미덕이 돼 왔는지, 그 변천사에 얽힌 이점과 부작용을 문화인류학적 입장에서 풀어냈다. 328쪽. 2만 2000원.
  • “근심 걱정 많은 사람 알고보니 언어능력 우수” (加 연구)

    “근심 걱정 많은 사람 알고보니 언어능력 우수” (加 연구)

    보통 사람보다 근심과 걱정이 많은 사람이 오히려 '머리'가 좋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평소 사소한 것 하나에도 이런저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의 근심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이 연구결과는 최근 캐나다 레이크헤드 대학 연구팀이 발표했다. 연구팀의 이같은 결과는 총 125명의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심리상태와 언어능력 테스트를 비교해 얻어졌다. 연구팀은 먼저 이들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평소 걱정이 얼마나 많은 지를 묻는 설문조사와 우울증, 수줍음 정도를 측정했다. 이후 연구팀은 다시 피실험자에게 글쓰고 말하는 것과 관계된 언어 지능(verbal intelligence)을 테스트했다.   조사된 두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는 흥미로웠다. 근심 걱정이 많은 사람일수록 언어 지능 점수가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데이터 상으로는 적어도 걱정이 많은 사람이 글도 잘쓰고 말도 잘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이유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풀었다. 연구를 이끈 알렉산더 페니 박사는 "과거 인류는 야생동물, 자연재해 등 잠재적 위협을 걱정해 대비하는 것이 생존의 법칙 임을 깨달았다" 면서 "위협에 대비하는 것이 실제 위협이 발생해 당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심 걱정 많은 사람들이 언어능력이 발달한 것은 이같은 위협을 조리있게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나가면서 진화한 것" 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존 윅’ 키아누 리브스, 레드카펫 현장 생생영상

    ‘존 윅’ 키아누 리브스, 레드카펫 현장 생생영상

    키아누 리브스가 국내 팬들과 소박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키아누 리브스는 8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존 윅’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레드카펫 행사 공간이 다소 협소했지만 그 열기 만큼은 매우 뜨거웠다. 행사장에 도착한 배우 키아누 리브스는 오후 7시 30분경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다. 그는 오랜 시간 기다려 준 국내 팬들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한 얼굴로 인사를 전했다. 이후 극장 로비 중앙에 마련된 레드카펫을 밟은 그는 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정성스럽게 사인을 하는 등 세련된 팬서비스를 보였다. 일부 팬들은 ‘매트릭스’와 ‘콘스탄틴’ 등 그가 출연한 작품들의 DVD와 영화 팜플렛 등을 챙겨와 사인을 받기도 했다. 20여 분 간 레드카펫에서 시간을 보낸 그는 이후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키아누 리브스는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번 키아누 리브스의 방문은 지난 2008년 영화 ‘스트리트 킹’ 이후 7년 만이다. 키아누 리브스의 신작 ‘존 윅’은 전설적인 전직 청부살인업자 ‘존 윅’(키아누 리브스)이 의문의 남자에 의해 모든 것을 잃게 되면서 복수극을 펼치는 액션 스릴러 장르다. 이날 키아누 리브스는 이번 작품에 대해 “액션은 물론 재미있고 세련됐다. 스타일과 톤도 특별하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 내내 즐거웠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작업했으니, 여러분께서 즐겁게 관람하셨으면 한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레드카펫 행사는 키아누 리브스의 무대 인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또한 그는 상영관 무대 인사를 위해 자리를 떠나기 직전까지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 201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고 감사인사를 전한 후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떠났다.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키아누 리브스는 8일 오전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이날 오후 레드카펫 행사와 방송 인터뷰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9일 오후 출국 예정이다. 키아누 리브스는 지난 2001년 약혼녀 제니퍼 사임을 잃었다. 故제니퍼 사임은 유산의 아픔을 겪은 이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2001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키아누 리브스는 죄책감과 우울증에 뉴욕 거리를 배회하며 노숙 생활을 해 화제가 되었으며 많은 팬들이 이를 안타까워했다. 한편 ‘존 윅’은 키아누 리브‘가 ‘매트릭스’ 이후 15년 만에 액션 히어로물로 찾아온 작품으로 2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더팩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근심·걱정 많을수록 언어능력 뛰어나” (加 연구)

    “근심·걱정 많을수록 언어능력 뛰어나” (加 연구)

    보통 사람보다 근심과 걱정이 많은 사람이 오히려 '머리'가 좋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평소 사소한 것 하나에도 이런저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의 근심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이 연구결과는 최근 캐나다 레이크헤드 대학 연구팀이 발표했다. 연구팀의 이같은 결과는 총 125명의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심리상태와 언어능력 테스트를 비교해 얻어졌다. 연구팀은 먼저 이들 피실험자들을 대상으로 평소 걱정이 얼마나 많은 지를 묻는 설문조사와 우울증, 수줍음 정도를 측정했다. 이후 연구팀은 다시 피실험자에게 글쓰고 말하는 것과 관계된 언어 지능(verbal intelligence)을 테스트했다.   조사된 두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는 흥미로웠다. 근심 걱정이 많은 사람일수록 언어 지능 점수가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데이터 상으로는 적어도 걱정이 많은 사람이 글도 잘쓰고 말도 잘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이유를 진화론적 관점에서 풀었다. 연구를 이끈 알렉산더 페니 박사는 "과거 인류는 야생동물, 자연재해 등 잠재적 위협을 걱정해 대비하는 것이 생존의 법칙 임을 깨달았다" 면서 "위협에 대비하는 것이 실제 위협이 발생해 당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심 걱정 많은 사람들이 언어능력이 발달한 것은 이같은 위협을 조리있게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나가면서 진화한 것" 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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