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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어느 개에게 바치는 비문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어느 개에게 바치는 비문

    이 근처에어떤 이의 유해가 묻혔다그는 아름다움을 가졌으나 허영심은 없었고,힘을 가졌으나 오만하지 않았고,용기를 가졌으나 잔인하지 않았고,인간의 모든 미덕을 갖추었으나 악덕은 없었다. 이런 칭찬이, 인간의 유해 위에 새겨진다면무의미한 아부가 되겠지만,1803년 5월에 뉴펀들랜드에서 태어나1808년 뉴스테드에서 죽은 개, 보츠웨인을 추모하기 위해서라면당연한 찬사이리라. Near this Spotare deposited the Remains of onewho possessed Beauty without Vanity,Strength without Insolence,Courage without Ferocity,and all the virtues of Man without his Vices. This praise, which would be unmeaning Flatteryif inscribed over human Ashes,is but a just tribute to the Memory ofBoatswain, a Dogwho was born in Newfoundland May 1803and died at Newstead Nov. 18th, 1808……(후략) 자신이 사랑하던 개가 죽었을 때 스무 살의 바이런이 바친 추모의 글이다. 광견병에 걸린 애견을 바이런은 혹시 모를 전염을 두려워하지 않고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 한다. 바이런 가문의 사유지였던 뉴스테드 교회에 가면 ‘어느 개에게 바치는 비문’(Epitaph to a Dog)이 새겨진 무덤이 있는데, 개의 무덤이 주인이었던 시인의 무덤보다 크단다. 바이런이 사망한 뒤에 그의 친구인 홉하우스가 ‘어느 개에게 바치는 비문’의 도입부를 자신이 썼다고 주장하는 편지를 남겼는데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다. 시에 밴 풍자, 마치 칼로 찌르는 듯 간결한 위트에서 바이런의 숨결이 느껴지는데, 두 친구가 같이 보츠웨인을 매장하며 추모시를 합작했는지도 모르겠다. 동물을 사랑해 무덤을 만들고 비문까지 새겨 넣은 사람이 자신의 친딸에겐 어쩜 그리 냉담했는지. 밀방크와 결혼해 딸을 낳은 뒤 이혼하고 영국을 떠난 바이런은 이탈리아로 망명해 다시 고국에 돌아오지 않았고, 생후 1개월 만에 아버지와 헤어진 딸 에이다는 살아서 바이런의 얼굴을 다시 보지 못했다. 제네바에서 만난 클레어를 임신시켜 낳은 딸 알레그라는 아버지와 지내다 이탈리아의 수도원에 맡겨져 다섯 살에 어머니도 아버지도 곁에 없이 병을 앓다 죽었다. 자신이 아버지 없이 자라서 그랬던가. 바이런은 1788년 런던에서 몰락한 스코틀랜드 귀족의 피가 흐르는 어머니와 ‘미친 잭’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다. 방탕했던 아버지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다 바이런이 세 살 때, 서른여섯의 나이에 프랑스에서 죽었다. 바이런도 그의 아버지와 같은 나이에 그리스에서 죽었고, 바이런의 딸 에이다도 서른여섯 살에 암으로 사망했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바이런의 유년기는 그리 풍족하지 않았다. 어머니 캐서린은 한없이 부드럽다가도 금방 난폭해지고, 예민하며 불안정한 정서를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삼촌이 죽으며 상당한 영지와 ‘남작’ 직위를 상속받은 바이런은 해로 고등학교와 케임브리지를 다니며 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겼다. 학교를 마친 뒤 바이런은 유럽여행을 떠난다. 친구 홉하우스와 함께, 그리고 하인이 셋이나 동행한 모험이었다. 포르투갈, 스페인을 거쳐 그리스, 터키 등 지중해와 근동을 순례하며 바이런은 시를 썼다. 2년여에 걸친 여행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온 바이런을 하루아침에 유명인사로 만든 시집이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Childe Harold’s Pilgrimage)이다. 8절판에 찍은 3000부가 시장에 나온 지 이틀 만에 다 팔렸다. 바이런 자신도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유명해졌더라”(I awoke one morning and found myself famous)라고 말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였다. 전례 없는 인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바이런 특유의 위트로 풀어낸 ‘세상에 대한 권태’와 우울한 분위기가 아니었는지. 몇십 년 지속된 프랑스혁명에서 비롯된 피로감, 타락한 정치와 종교에 대한 환멸을 바이런처럼 재치 넘치는 언어로 표현한 시인은 없었다. 나는 바이런을 졸업했지만 입시와 취업에 매몰된 우리 아이들에게 바이런을 알리고 싶다. 이렇게 살다 간 젊음도 있었다고. 그리스 독립군에 거금을 빌려주고 자비로 군대와 군수물자를 동원해 1개 여단을 훈련시킨 그는, 싸우기도 전에 전쟁터에서 병으로 숨졌다. ‘반대’를 위해 태어난 시인.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압제에 반대하며, 독재와 관습과 위선에 맞서 싸운 바이런의 삶은 헛되지 않았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유럽에 그리스 문제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돼 1827년 영국과 프랑스와 러시아가 파견한 군함들이 터키 함대를 파괴했고, 몇 년 뒤에 터키에서 독립한 그리스 국가가 탄생했다.
  • 강남패치 메인화면 “운영자 검거…정의는 죽었다” 무슨 뜻?

    강남패치 메인화면 “운영자 검거…정의는 죽었다” 무슨 뜻?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들이 검거된 가운데 강남패치의 바뀐 메인화면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 수서·강남경찰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강남패치’ 운영자 정모(여·24)씨와 ‘한남패치’ 운영자 양모(여·2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후 강남패치 메인화면에는 “정의는 죽었다”, “운영진이 검거당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하단에는 ‘커밍 순’이라는 문구와 함께 “알권리와 잊혀질 권리, 그리고 진실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라고 써있다. 경찰에 따르면 단역배우로 일하던 강남패치 운영자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증권가 정보지를 접한 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범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남패치 운영자 양씨는 우울증과 불면·불안감 증상에 시달리던 중 강남패치 게시글을 본 뒤 계정을 운영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남패치 한남패치 검거…‘한남’ 운영자 “14세 때 성추행 당해…한남은 어쩔 수 없는 종자”

    강남패치 한남패치 검거…‘한남’ 운영자 “14세 때 성추행 당해…한남은 어쩔 수 없는 종자”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일반인들의 신상을 폭로해 논란이 됐던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들이 잇따라 검거됐다. 이 가운데 한남패치 운영자라고 주장하는 이가 인터넷 카페에 심경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0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모 카페에는 ‘안녕하시오? 이번에 검거된 한남패치 계정주라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경찰측이 내가 했던 얘기는 전부다 쏙 빼고 절대 하지 말아달라는 얘기만 줄줄이 다 달아놨다”면서 “기사를 보고 너무 화가나서 글을 작성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목요일 압수수색영장과 수갑을 가지고 온 ‘한남(한국남자)’ 경찰들에게 검거가 됐다”며 “세상에 내가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돈을 갈취한 것도 아닌데 압수수색과 수갑이라니”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그는 “성형수술 사실과 그로 인한 재판과 심각한 우울증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다 끝난 이야기다. 이 부분은 병원 측에 피해가 갈까봐 인터뷰시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했던 부분인데 기사에는 온통 성형수술 이야기 뿐”이라며 보도 내용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14세 때 성추행을 당했고 20세 때도 성폭행을 당할 뻔 했으며 이성교제도 해봤는데 그 남성들에게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수치스러운 일을 겪었다”면서 “내가 경험한 바로는 똑같은 범죄를 저지른 놈들은 똑같은 범죄를 저지른다. 그래서 한남패치를 만들게 됐다”라고 한남패치 계정을 만든 이유를 밝혔다. 그는 “소라넷, 리벤지 포르노로 수많은 여자들이 자살해도 못잡는다 하더니 인스타 계정으로 운영한 게 2달만에 잡히는 걸 보고 놀람을 금치 못했다”며 “내 범행 동기는 아주 쏙 빼고 제출하고 기사도 악의적으로 썼다”고 강조했다. 현재 글쓴이는 경찰에 재조사를 요구한 상태라고 밝힌 뒤 “한남들이 적고싶은 내용만 적고 알리고 싶은 내용만 알린다. 한남들은 어쩔 수 없는 종자다”라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반성의 기미가 없다(myto****)”, “범죄자도 당당한 세상(rans****)”, “판사님에게 꼭 제출하시길(dltj****)”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서울 수서경찰서는 주로 남성들의 신상을 폭로했던 한남패치 운영자 양모(28·여)씨를 정통망법상 명예훼손과 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2013년 강남의 한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뒤 5차례 재수술을 하는 등 부작용을 겪었는데, 이 일로 자신과 송사를 벌인 남성 의사가 떠올라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양씨는 게시글을 내려달라는 피해자들에게 사실이 아니라는 자료를 보내 증명하지 않으면 사생활을 더 폭로하겠다는 취지의 협박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는 대학 네 곳에 입학과 퇴학을 반복했으며, 현재는 뚜렷한 직업이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 ○ 패치’ 운영자는 열등감女·우울증女

    금수저 질투나 ‘강남패치’ 운영 성형 부작용에 ‘한남패치’ 시작 “유흥업계의 실상을 파헤치겠다”며 일반인들의 사생활을 폭로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들이 모두 평범한 20대 여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SNS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만들어 놓고 신상 정보와 허위 사실 등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로 회사원 정모(24·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이날 서울 수서경찰서도 강남패치의 속칭 ‘남성 버전’인 한남패치 운영자 양모(28·여)씨를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지난 5월 인스타그램에 강남패치 계정을 열고 제보를 받은 뒤 6월 말까지 모두 100여명의 사진과 신상에 관련된 허위 사실 등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주로 여성이었다. 정씨는 강남패치에 특정 여성의 얼굴 사진을 올려놓은 뒤 이 여성이 이른바 강남의 ‘텐프로’라고 허위 음해하는 식의 글들을 여럿 게시했다. 일반인뿐 아니라 연예·스포츠계 관계자 등 유명 인물도 게시물에 포함됐다. 정씨는 피해자들의 신고로 계정이 사용 정지되자 30차례에 걸쳐 계정을 바꾸며 운영을 이어 갔다. 그는 “평소 자주 가던 강남 클럽에서 한 기업 회장의 외손녀를 보고 ‘금수저’에 대한 박탈감에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한남패치를 운영한 양씨는 계정 3개와 닉네임 11개를 사용해 추적을 피하면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받은 허위 사실을 온라인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대부분 남성이었다. 양씨는 “2013년 강남의 한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뒤 부작용을 겪으면서 우울증에 시달렸고, 강남패치가 공론화되는 것을 보고 송사까지 벌인 남성 의사가 떠올라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이 외 경찰은 강남패치와 한남패치의 게시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 4곳에 옮긴 뒤 삭제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2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요구한 혐의(공갈미수)로 인터넷 블로그 운영자 김모(28)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몬스터’ 강지환, 성유리 향한 짠내 나는 순애보 ‘눈물 뚝뚝’

    ‘몬스터’ 강지환, 성유리 향한 짠내 나는 순애보 ‘눈물 뚝뚝’

    배우 강지환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절절한 순애보로 안방극장에 감동을 선사했다. 29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 42회에서는 강기탄(강지환 분)이 오수연(성유리 분)에게 고백하기로 결심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몬스터’에서 기탄은 도건우(박기웅 분)와 치열한 접전 끝에 도도그룹을 차지했다. 드디어 건우를 눌렀다고 생각한 기탄은 서둘러 오수연에게 고백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수연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잃는 등 온갖 시련을 겪었음에도 끝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은 채 수연을 찾아간 기탄은 “어떤 남자가 세 번 사랑에 빠졌는데 그게 모두 한 여자였다면 믿어지냐”라며 “나 아플까봐 다시 피하지 마라. 죽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 안 놓쳐”라고 대화를 이어갔다. 강지환은 그동안 복수라는 목적을 위해 눌러왔던 자신의 감정을 담담하게 뱉어냈지만, 이내 흐르는 눈물은 시청자들까지 짠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수연을 알아보지 못한 미안함과, 어찌할 수 없었던 그간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눈물까지 강지환은 각기 다른 색깔의 감정과 눈빛을 담은 섬세한 눈물 연기를 보여주며 회를 거듭할수록 강기탄과 하나가 돼 있었다. 이외에도 강지환은 극 중 신영과 평소 티격태격하는 사이지만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속으로 은근히 걱정하다 자꾸만 신경을 쓰게 되고 이내 신영이 술을 마시고 있는 포장마차로 데리러 가며 우울해하는 신영의 모습에 위로까지 해주는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설렘을 불어넣었다. 한편 강지환은 한 사람만을 바라보는 애틋한 ‘강기탄표 사랑법’을 이어가며 순애보 사랑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 둘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 사진=MBC ‘몬스터’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꿈을 찾아준 KB…소외·장애 청소년 멘토링

    꿈을 찾아준 KB…소외·장애 청소년 멘토링

    고등학생인 정은(17·가명)양은 중학교 1학년 때 음악영재 프로그램에 합격해 수업을 받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다. 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운 정은양은 학교 폭력 피해자가 됐고 그 후유증으로 강원도로 전학을 가야 했다. 더이상 피아노를 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우울증도 겪었다. 그러다 우연히 ‘KB청소년음악대학’에 참여한 뒤 자신감을 얻었다.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다. 지금은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이다. KB금융그룹은 미래세대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가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장애 청소년의 구체적인 진로 설계를 돕는 ‘KB희망캠프’ ▲재능 있는 소외계층 청소년에게 수준 높은 음악교육을 제공하는 ‘KB청소년음악대학’ ▲다문화 아동들에게 경제금융교육 및 다양한 문화 체험 활동을 지원하는 ‘KB 레인보우 사랑캠프’ ▲다문화가정 청소년에게 한글교육과 학습을 지원하는 ‘KB스타비 꿈틔움 다문화 멘토링’ 등이 대표적이다. 2013년 8월부터 참여한 최아람(고1·가명) 학생은 자폐 3급이지만 KB청소년음악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지 3개월 만에 전국장애학생 콩쿠르에 나가 금상을 받았다. 홀어머니 밑에서 정부 도움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어 음악은 넘보기 힘든 꿈이었지만 어느새 도전 가능한 꿈이 되었다. 올해부터 시작한 ‘KB 굿잡 취업학교’도 인기다. 취업을 꿈꾸지만 탈락 경험이 있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졸업생 포함)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올 상반기 슬로건은 ‘칠전팔기’였다. KB금융 측은 “국내 대표 금융그룹으로서 청소년과 다문화가정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KB만의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차전경 복지부 과장에게 들어본 ‘지자체 맞춤형 자살 예방정책’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차전경 복지부 과장에게 들어본 ‘지자체 맞춤형 자살 예방정책’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할 지역 자살자의 유형과 자살 원인 등을 분석하고 그 특성에 맞춰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지자체 맞춤형 자살 예방정책’이 이르면 올해부터 시행된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살의 원인·형태·규모가 지역마다 다른데 중앙 정부가 이를 뭉뚱그려 천편일률적으로 지원해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자살률을 낮추지 못한다”며 “각 지자체가 해당 지역 주민의 자살 유형을 분석해 맞춤형 정책을 펴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공모를 거쳐 서울 관악구, 강원 원주시, 충남 아산시를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지난주 이 지자체 담당자들과 첫 회의를 가졌다. 조만간 3개 지역 자살자 특성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다. 전국 자살률에 대한 일반적인 통계는 여러 차례 발표됐으나 지역별 자살자 특성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연구는 처음이다. 차 과장은 지자체 맞춤형 자살 예방정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일본 도쿄 신주쿠는 20~30대 여성의 자살률이 높고 아타치구는 중고령 무직자의 자살률이 높습니다. 같은 도쿄라도 지역마다 자살자의 특성이 제각각입니다. 일본은 2010년부터 자살자의 특성을 지자체별로 분석해 맞춤형 자살 예방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다르지 않습니다. 서울 등 도심 지역 자살자와 강원도 등 농촌·산간 지역 자살자가 처한 환경과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이 서로 다릅니다.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듯 지역별 문제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고 제대로 처방하자는 취지에서 지자체 맞춤형 자살 예방정책을 마련했습니다. 올해와 내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시범사업에 참여할 지자체를 공모한 결과 20여개 지역이 신청했고 그중 서울 관악구를 포함해 3개 지역을 선정했습니다. 연구 용역과 지역 맞춤형 자살 예방 정책을 설계하는 전 과정을 복지부가 지원합니다. 시범사업이 끝나면 내년에 전국 지자체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전국 245개뿐인 정신건강증진센터도 내년에 더 늘립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잠이 오지 않고 우울한 분들은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손쉽게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정신과 질환 진료 기록도 남지 않습니다. 20~30대는 대체로 자기감정에 솔직하지만 40~50대는 마음이 괴로워도 직장 동료, 가족, 친구에게 털어놓지 못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정신건강증진센터를 방문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힘들어하는 친구와 동료에게 엽서를 보내는 ‘괜찮니’ 캠페인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강대를 비롯한 3개 대학에 ‘괜찮니’ 엽서를 쓰는 부스와 우체통을 마련했고,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복지부 산하 중앙심리부검센터의 ‘2015년 심리부검 결과’에 따르면 자살사망자의 93.4%가 자살 전 경고 신호를 보냈으나 유가족의 81.0%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사람이 평소 ‘힘들다, 죽고 싶다’라고 하는 건 ‘살고 싶다’는 외침과 같습니다. 진심을 담아 건넨 한 장의 엽서가 동료, 친구, 가족의 메마른 마음을 적실 수 있습니다. 자살을 막고자 번개탄 구매를 규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생활용품인 번개탄 구매를 무조건 막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먼저 가족과 친구, 회사와 지역에서부터 서로에게 선뜻 손을 내미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질투의 화신’ 공효진 ‘짠내+러블리’ 함께 선보인다 ‘공블리 소환’

    ‘질투의 화신’ 공효진 ‘짠내+러블리’ 함께 선보인다 ‘공블리 소환’

    ‘질투의 화신’ 공효진의 촬영 비하인드 컷이 공개됐다. 지난 24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은 사랑과 질투 때문에 스타일 망가지는 마초 기자와 재벌남, 기상캐스터의 ‘대놓고 양다리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첫 방송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양다리 로맨스 중심에 서 있는 공효진은 아나운서를 꿈꾸며 허드렛일도 마다 않는 사랑스러운 ‘표나리’를 연기하며 공블리의 위력을 발휘했다. 이번 주에 방송되는 3, 4회에서도 공효진은 다채로운 매력 발산으로 시청자들을 붙잡을 것으로 보인다. 음주 일기예보로 해고 위기에 처한 표나리는 세상이 무너진 듯한 우울함으로 짠하게 만들다가도 숨겨지지 않는 모태 러블리함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몽환적인 분위기와 이화신(조정석 분) 앞에서 발동하는 까칠 나리의 모습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질투의 화신’ 3회는 오는 31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가습기특위 청문회 첫날…“한국 국회와 국민을 기만했다” 영국본사 맹공

    가습기특위 청문회 첫날…“한국 국회와 국민을 기만했다” 영국본사 맹공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첫날인 29일, 여야 의원들은 최대 가해기업으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의 영국본사 책임을 추궁하는데 화력을 집중했다.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의원들은 레킷벤키저가 2001년 옥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제품에 대한 유해성 실험이 중단된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캐묻는 한편으로, 특위 조사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는 점을 질타했다.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은 레킷벤키저와 옥시의 인수·합병이 이뤄지기 전인 2000년 옥시가 제품의 흡입독성 실험 필요성을 인지했지만, 인수합병이 이뤄지기 전 한국을 방문한 본사 측의 요구로 실험을 중단한 내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당시 대표였던 신현우 전 사장의 진술에 의하면 2001년 연구소에 온 본사 측 연구원은 ‘가습기당번’의 흡입독성 실험을 중단하고 그 자료를 영국으로 넘기라고 했다고 한다”면서 실험이 진행되지 않은 데에는 본사의 개입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주요 핵심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거라브 제인 전 옥시 대표 등 옥시 본사 관계자가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레킷벤키저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레킷벤키저가 영국 정부의 요청을 이유로 특위의 현지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언급하고 “영국 대사관은 이에 대해 정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본사가 거짓말을 한 것인지 여부를 영국정부가 조사해줄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우원식 위원장도 “대사관의 답변이 사실이라면 레킷벤키저가 대한민국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고 속인 것으로, 매우 중대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를 시작하면서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피해자들을 위해 묵념했다. 우 위원장은 “영문도 모르고,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사망한 산모와 아이, 노인을 포함한 희생자들이 청문회를 통한 진상규명으로 편안히 눈을 감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아타 샤프달 옥시 한국측 대표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영업하는 국가의 국내규정을 준수하고 있었다. (가습기 유해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은 당시 독성유해물질로 분류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위는 이날 청문회를 위해 증인·참고인 28명을 채택했으나, 옥시 본사 관계자 등을 포함한 13명이 출석답변을 하지 않거나, 불출석 입장을 전달해왔다. 특위는 이들 중 옥시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허위보고서를 작성해준 혐의로 현재 구속기소 상태인 조모 서울대 교수에 대해 불출석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못했다고 판단, 이날 오후 3시까지 특위에 출석하라며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조 교수는 당초 우울증과 심신 미약을 사유로 불출석을 통보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자살의 심리학/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자살의 심리학/강동형 논설위원

    자살하는 동물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유서까지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고래가 뭍으로 밀려와 죽음을 맞는 스트랜딩(Stranding)을 일종의 자살 행위로 보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론일 뿐이다. 자살에도 이기적인 자살과 이타적인 자살이 있지만 어떤 자살이든 행동에 옮기는 그 순간에는 심리적으로 비정상 상태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자살이 실패로 돌아간 뒤 왜 살려 주었느냐고 항변하다가도 결국에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줘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고 한다. 이러한 예만 봐도 자살하는 사람의 의지는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연간 100만명 정도가 자살을 한다.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얘기다. 이러한 숫자는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를 능가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만 연간 13만명이 자살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10만명당 약 7.8명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살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무려 12년 동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인구 10만명당 31.7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에는 28.5명으로 완화됐지만 여전히 평균치의 두 배 이상이다. 자살률은 잘살고 못살고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가 건강하냐 건강하지 못하느냐의 문제이고 가치관과 문화의 차이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대부분의 자살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원인이라고 한다. 사회 저명 인사들의 자살도 마찬가지다. 며칠 전 검찰 소환을 앞두고 롯데그룹 이인원 부회장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가신으로 불린 그의 자살 역시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일반인과 달리 자살을 통해 지키려고 했던 게 있었을 것이다. 그게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가 남긴 유서를 통해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다. 이 부회장 외에도 멀리는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가까이는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등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사례는 쉽게 접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자살은 전통적으로 죽음을 통해 자신의 분함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최후의 수단이었다. 혹시 이들도 이러한 이유로 자살을 선택한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보지만 그럴 만한 명분은 찾을 수가 없다. 자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이해할 수 있지만 자살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오는 9월 10일은 WHO가 정한 세계자살방지의 날이다. 자살하는 사람은 계속 주변에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혹시 우리 주변에 자살의 신호를 보내는 사람은 없는지 세심한 관심을 가져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정장식 전 포항시장 용인 야산서 목매 숨진 채 발견

    정장식 전 포항시장 용인 야산서 목매 숨진 채 발견

     우울증 증세를 보여왔던 정장식(65) 전 경북 포항시장이 경기 용인의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28일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그제 오후 11시 35분쯤 용인시 수지구 불곡산 한 등산로에서 정 전 시장이 넥타이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지인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 전 시장의 가족들은 그제 오후 6시 30분쯤 “평소 등산을 가서 2∼3시간 지나면 돌아오곤 했는데, 오후 2시쯤 나가서 아직 귀가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했다. 경찰이 수색에 나섰지만, 찾지 못하고 있던 중 정 전 시장 가족과 지인들이 수색에 나섰다가 자택 뒤편 야산 등산로에서 20여m 떨어진 지점에 숨져 있던 정 전 시장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정 전 시장은 등산복 차림이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4년 전 선거에 떨어지고 난 뒤부터 심리적으로 힘들어하고 우울증세를 보여 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어 정 전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시장은 1972년 행정고시(12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1998년∼2006년 민선 포항시장을 지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포항 남구·울릉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정장식 前 포항시장, 용인 야산서 목매 숨져…“낙선 후 우울증세”

    정장식 前 포항시장, 용인 야산서 목매 숨져…“낙선 후 우울증세”

    제19대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정장식 전 포항시장이 경기 용인의 한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26일 오후 11시 35분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불곡산 한 등산로에서 정 전 시장이 넥타이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지인들이 발견했다. 앞서 오후 6시 30분쯤 정 전 시장의 가족은 “평소 등산을 가서 2∼3시간 지나면 돌아오곤 했는데, 오후 2시쯤 나가서 아직 귀가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에 미귀가 신고했다. 이에 경찰이 수색에 나섰지만, 찾지 못하고 있던 차에 정 전 시장 가족과 지인들이 수색에 나섰다가 자택 뒤편 야산 등산로에서 20여m 떨어진 지점에 숨져 있던 정 전 시장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정 전 시장은 등산복 차림이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4년 전 선거에 떨어지고 난 뒤부터 심리적으로 힘들어하고 우울증세를 보여 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어 정 전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시장은 1972년 행정고시(12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1998년∼2006년 민선 포항시장을 지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포항 남구ㆍ울릉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아! 바이런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아! 바이런

    2010년 5월 3일, 아시아와 유럽을 나누는 터키의 다르다넬스 해협을 건너는 수영대회가 열렸다. 200년 전에 이곳을 헤엄쳐 건넌 어느 영국인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였다. 스물두 살의 나이에 에게 해와 흑해를 잇는 4㎞의 물길을 맨몸으로 헤엄쳐 수영을 스포츠의 하나로 만든 그는 영국의 귀족이며 시인인 바이런(1788~1824)이었다. 바이런의 무모한 도전 덕분에 오늘날 올림픽 종목에 수영이 포함됐다. 바이런도 생전에 자신의 가장 큰 성취는 (시가 아니라!) 다르다넬스 해협을 헤엄친 일이라고 자랑했다. 태어나면서부터 다리를 약간 절던 그는 땅에서는 누리지 못했던 자유를 누리며 거친 물살을 갈랐을 게다. 1810년에 4㎞를 1시간 10분 만에 헤엄쳤다고 하는데, 그로부터 200년 뒤인 2010년에 바이런을 흠모하여 폭이 5㎞인 다르다넬스 해협 횡단에 참여한 139명의 젊은이 중 최단기록은 1시간 27분이었다. 바이런은 수영뿐만 아니라 권투와 승마에도 능한 스포츠맨이었다. 바이런을 말하려면 하루 종일 떠들어도 모자란다. 그는 블레이크의 뒤를 이어 영국의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시인이며, 철학자이며(바이런은 버트런드 러셀이 저술한 ‘서양철학사’에 당당히 한 장을 차지한다), 당대 최고의 유명인사였고, 가는 곳마다 스캔들을 남긴 바람둥이였고, 그를 본 여자들은 숨이 막힐 만큼 아름다운 외모의 매력남이었고, 매일 밤 머리에 컬을 고정시키는 종이를 붙이고 잠을 자는 멋쟁이였고, 러다이트 운동을 열렬히 옹호한 사회개혁가였고, 그리스의 독립을 위해 직접 총을 든 영웅이었다. 그리스·터키 전쟁에 참전해 얻은 열병으로 36세에 죽음으로써 바이런의 신화는 완성됐다. 아시아와 유럽을 나누는 해협을 헤엄친 뒤에 영국으로 돌아온 바이런을 하루아침에 유명인사로 만든 시집,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Childe Harold’s Pilgrimage)에 실린 ‘이네즈에게’(To Inez)를 감상하며 바이런 찬사를 끝맺어야겠다. 아니, 우울한 내 이마에 미소 보내지 말아요. 아! 나는 다시 웃을 수 없으니. 그러나 하늘이 그대에게서 울음을 거두어 주기를, 아마도 헛된 눈물일 테지만. 즐거움과 청춘을 녹슬게 하는 어떤 내밀한 고뇌를 내 가슴에 감추고 있냐고 그대는 묻는가? 그대도 달랠 수 없는 이 깊은 고통을 알려고 헛되이 애쓰지 마세요. 나의 현재 상태를 견디지 못해, 내가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것에서 날 떠나게 하는 것은 사랑도 미움도 아니지요. 천한 야심이 얻은 명예를 잃어서도 아니지요. 내가 만나고, 듣고 본 모든 것에서부터 솟아난 권태 때문입니다. 어떤 미인도 날 즐겁게 하지 않으니; 그대의 눈도 나를 매혹하기 힘들지요. ……(중략) 저주스런 추억 가득 안고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아야 하는 나; 내가 아는 유일한 위안은, 무슨 일이 일어나건, 이미 내가 최악(最惡)을 경험했다는 것. 그 가장 나쁜 일이 무엇이냐고 묻지 마세요- 연민이 있다면 알려고 하지 마세요. 남의 마음속을 들춰서 거기 있는 지옥을 엿보려 하지 말고, 다만 미소를 보내주세요. Nay, smile not at my sullen brow, Alas! I cannot smile again: ……(중략) It is not love, it is not hate, Nor low Ambition’s honours lost, That bids me loathe my present state, And fly from all I prized the most: It is that weariness which springs From all I meet, or hear, or see: To me no pleasure Beauty brings; Thine eyes have scarce a charm for me. ……(중략) Through many a clime ‘tis mine to go, With many a retrospection curst; And all my solace is to know, Whate’er betides, I’ve known the worst. What is that worst? Nay, do not ask - In pity from the search forbear: Smile on--nor venture to unmask Man’s heart, and view the hell that’s there * 아, 바이런. 저주받은 시인이여. 이런 노티 나는 시를 썼을 때 그의 나이 겨우 스물두 살이었으니. 바이런의 생몰 연대를 확인하고 나는 한숨짓는다. 이토록 깊은 회한을,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달랠 수 없는 고뇌를 이십대에 이미 알았으니 서른여섯 살에 낯선 땅에서 죽을 수밖에.
  • 희귀 난치성질환 환자 60여만명... 국가·사회 지원 개선 공청회 22일 개최

    희귀 난치성질환 환자 60여만명... 국가·사회 지원 개선 공청회 22일 개최

    희귀난치성질환 환자에 대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도움이 되도록 지원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공청회가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과 국민의당 김종회 의원의 주최로 열렸으며 희귀난치성질환을 바라보는 의료계와 정치권의 시각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 공청회 좌장에는 법무법인 서로의 서상수 대표변호사, 발제자는 서울대학교병원 마취통증의학고 김용철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은 고가의 치료제가 가져오는 경제적 부담에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며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을 위한 보험급여 체계에 대한 개선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한통증학회가 CRPS(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44.2%에서 우울증이 동반됐다. 특히 환자의 40%는 통증으로 인해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고, 실제로 20%의 CRPS환자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사고를 경험한 경우도 46.4%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에 대해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도형 교수는 “CRPS에 대한 경험이 적은 일반인과 심지어 일부 의사들까지 환자의 고통 정도를 가치절하하는 시각이 있다. ”CRPS뿐 아니라 희귀난치성질환자들의 겪고 있는 질환의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그리고 정신과적 치료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질환인식 개선뿐만 아니라 사단법인 설립 요건의 완화와 환자 등록 및 관리 제도의 개선,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의 접근성 개선 등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목을 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임진왜란과 같은 상황 혼다 의원을 지킵시다”

    [World 특파원 블로그] “임진왜란과 같은 상황 혼다 의원을 지킵시다”

    한인사회, 후원 캠페인 나서 미국 워싱턴DC의 반대편에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요즘 우울한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 미 의회 내 대표적 친한파로 2007년 ‘하원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 주역인 마이크 혼다(74) 민주당 하원의원이 오는 11월 8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 패할 위기에 처해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기자는 지난 2년여 간 워싱턴에서 한국과 관련된 자리라면 아무리 바빠도 모습을 나타냈던 혼다 의원을 만날 때마다 8선 고참 의원이자 일본계인 그가 한국의 목소리를 대변해주는 점에 감사를 표했다. 그런 그가 9선 문턱 앞에서 일본계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같은 당 인도계 변호사 출신 로 칸나(39) 후보에게 지난 6월 예비선거에서 밀리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의 지역구가 속한 캘리포니아주는 당적에 관계 없이 최고 득표자 2명이 본선에 나갈 수 있어 칸나 후보에 이어 2위에 오른 혼다 의원도 가까스로 본선에 진출하게 됐지만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4월 방미했을 때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것이 칸나 후보의 약진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칸나 후보는 구글·야후·페이스북 임원 등 유명 기업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지역구에 많은 인도계와 일본계 유권자들의 전폭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 의원과 함께 위안부 결의안 등 많은 일을 해온 한인 풀뿌리 유권자단체 시민참여센터(KACE) 김동석 상임이사는 22일(현지시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칸나 후보가 혼다 의원을 떨어뜨리려는 일본계 등의 지지를 엎고 혼다 의원보다 3배가 넘는 후원금을 모으는 등 맹렬한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미 의회 내에서 위안부 이슈 등 한·일 문제에서 한국 편을 가장 강하게 들어온 혼다 의원이 낙마할 경우 의회에서 한국 관련 목소리를 찾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이사는 이어 “현 상황은 임진왜란과 다를 바 없다”며 “혼다 의원 살리기에 한인 사회가 합심해야 한다. 한인 정치력 신장은 한인을 위해 일할 정치인을 지지하고 그가 다시 의회에서 활동하도록 후원하는 것”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혼다 의원에 10~20달러 보내기’ 운동을 비롯, 그를 후원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는 지난 2주 간 한인들이 많이 사는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혼다 의원 후원 활동을 벌였으며, 23일부터는 뉴욕과 워싱턴DC 등을 돌며 한인들의 후원 동참을 호소할 예정이다. 김 이사는 “정의와 인권을 위해 위안부 문제에 천착해온 혼다 의원이 11월 다시 웃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그동안 혼다 의원과 함께 울고 웃었던 많은 한인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서울시의회 성중기의원, 김태호 메트로 사장후보자 직무능력 ‘송곳 검증’

    서울시의회 성중기의원, 김태호 메트로 사장후보자 직무능력 ‘송곳 검증’

    서울시의회 성중기의원(새누리당, 강남1)은 23일 오전 10시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메트로 사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김태호 전 도시철도공사 사장의 임기기간 중 시행하였던 업무와 적자개선사업에 대하여 집중 질의하며 서울메트로 사장 후보자로서의 자질에 대해 검증했다. 성중기의원은 질의에 앞서 김태호 사장후보자의 서울메트로 사장 지원동기에 대해 “박 시장의 인사전횡을 보고 지원해봐야 들러리 같은 역할 밖에 못하겠다싶어 많은 유능한 지원자들이 2차 공모에 지원하지 못했다”며 “김 전 사장은 소극적인 자세로 서울메트로 사장에 지원하였는데 그러한 자세로 서울메트로를 잘 운영하겠냐”고 질타했다. 이어 성중기 의원은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도시철도공사의 직원 자살은 근무환경에 따른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와 같은 자살이 많았지만 정작 재발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근무환경의 개선이 아니었다”고 지적하며 “직원의 자살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만든 대책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김 전 사장의 적자감소를 위한 연도별 과제에 대해 “지출예산 규모조정 및 예산절감을 꾀하였는데 긴축정책 및 지출규모 조정을 통해 적자를 감소시키는 것은 좋지만 이는 역으로 필요한 사업에 시기적절하게 예산이 투입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구의역 사고로 대두된 전적자들의 문제에 대해 “서울시에서 추진한 투자·출연기관의 경영혁신 추진계획에 의해 희망퇴직자를 모집하고 시행된 만큼 철도기술전문가들이 희생양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중기 의원은“ 김태호 사장임명 후보자가 제출한 자기소개서 및 직무수행계획서에서 제시한 서울메트로 발전을 위한 비전들이 사장직 임명을 위한 사탕발림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마무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니콜 키드먼, 딸 이사벨라 크루즈와 15년 만의 재회 ‘과거 가족사진 보니..’

    니콜 키드먼, 딸 이사벨라 크루즈와 15년 만의 재회 ‘과거 가족사진 보니..’

    톰 크루즈의 전 부인 니콜 키드먼이 이혼 후 한 번도 만나지 못 했던 자신의 입양 딸 이사벨라 크루즈와 최근 상봉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라이프’는 “니콜 키드먼과 이사벨라 크루즈의 재회”라는 제목으로 15년 만에 재회한 모녀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니콜 키드먼은 지난 2001년 톰 크루즈와 이혼한 이후 한 번도 보지 못 했던 자신의 딸 이사벨라와 상봉했다. 한 측근은 두 모녀의 상봉에 대해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특히 니콜 키드먼에게는”이라고 전했다. 이어 “니콜 키드먼은 딸을 보고 눈물을 흘렸고, 이사벨라 크루즈 역시 그런 엄마를 보고 울음을 터트렸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니콜 키드먼은 이사벨라 크루즈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다리를 항상 놓고 싶어 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은 지난 1990년 결혼한 이후 결혼 11년 만인 2001년 이혼했다. 두 사람은 결혼생활 동안 이사벨라와 코너를 입양한 바 있다. 니콜 키드먼은 톰 크루즈와 이혼 사유에 대해 두 사람 사이에 아이를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계속 실패했고 유산을 아픔을 겪는 등 이후 우울증으로 이어져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혼 당시 톰 크루즈는 변호사를 고용해 이사벨라 크루즈와 코너 크루즈에 대한 친권을 얻는데 성공해 두 자녀를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2시간 여심 유혹 유쾌한 하이힐

    2시간 여심 유혹 유쾌한 하이힐

    “롤라는 자기 삶의 목적과 주관이 뚜렷합니다. 뚜렷하다 못해 찰리에게 영향을 주기까지 하죠. 배우로서 이런 배역을 맡는 건 정말 보람 있는 일입니다.” 배우 정성화(41)가 지난해 게이 부부와 자녀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라카지’에 이어 또다시 여성 연기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국내 초연 이후 1년 8개월 만에 더욱 화려하고 우아한 모습으로 거듭난 라이선스 뮤지컬 ‘킹키부츠’를 통해서다. 정성화는 초연 멤버인 강홍석과 함께 드래그 퀸(여장 남자 가수) 롤라 역을 맡았다. “롤라 역을 연습하면서 여성에 대해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동안 못생겨서 여성들에게 인기가 없다고 여겼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섬세한 면도 없었고 공감할 줄도 몰라 여성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유부남이 된 이후 알게 돼 아쉽네요.” 공연을 앞두고 런 스루(실제 공연처럼 하는 연습)를 했을 때다. 2시간이 넘는 공연이 끝나고 나면 하이힐 때문에 발도 아프고 진이 빠질 줄 알았는데 그 반대였다. 너무 즐겁고 유쾌해 연이어 한 번 더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츠를 신고 발가락만 땅에 대고 발목을 세워야 됩니다. 그냥 서 있기도 힘든데 섹시한 자세도 취해야 하고 무대를 뛰어다니며 춤도 춰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을 하고 나면 힘들 줄 알았는데, 행복감이 더 밀려오더군요. 롤라를 만난 건 정말 운명인 것 같습니다.” 정성화는 지난해 ‘라카지’에서 전설적인 여장 남자 가수이자 아내 ‘자자’(앨빈) 역을 열연했다. “작품 섭외가 들어왔을 때 자자와 롤라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롤라 역을 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이런 제게 아내가 자자는 20년간 아들을 키운 엄마 역이지만 롤라는 젊은 사람 아니냐며 둘은 다르다고 했습니다. 아내의 조언 이후 롤라는 자자의 젊은 시절이라 여기게 됐고, 차별점을 두고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배우들 간에 통용되는 신조어 ‘킹키하자’도 만들었다고 했다. ‘킹키하자’는 기분이 우울할 때 술 마실래, 놀러 갈래라고 제안하는 것처럼 기분 전환을 위해 사용하는 말들을 통칭한다. 롤라의 천적이자 보수적인 마초 공장 직원인 돈 역을 맡은 배우 고창석이 전 국민의 기분 전환을 위해 만들었다. “연습을 하면서 우울한 기분을 털어 내고 즐겁게 기분 전환을 하자는 뜻의 ‘다 함께 킹키하자, 세이 예, 예, 예~!’라는 노래를 부르면 정말 즐거워집니다.” ‘킹키부츠’는 폐업 위기의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롤라를 만나 드래그 퀸을 위한 특별한 신발 킹키부츠를 만들어 회사를 되살리는 과정을 그린다.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같은 해 토니상 6개 부문(작품상, 음악상, 안무상, 남우주연상, 편곡상, 음향상)을 휩쓸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이후 미국 30여개 도시뿐 아니라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사·작곡한 음악이 압권이다. 국내에선 2014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지 1년 반 만에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여 1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다음달 2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원. 1544-1555.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궁합좋은 약과 음식] 항우울제 먹으면 음주 금물…조울증약, 자몽주스 피해야

    공황장애, 우울증, 조울증 같은 정신질환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가 가장 조심해야 할 음식이 술이다. 다른 약물도 술과 함께 복용해선 안 되지만 정신질환 치료 약물은 특히 그렇다. 판단 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운동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시탈로프람, 트라조돈은 우울증, 불안장애, 사회공포증, 강박장애, 일부 식이장애, 공황발작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약물이다. 이 약물은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이 신경 말단에서 재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체내 세로토닌 양을 증가시켜 심리적 균형을 유지해주는 항우울제다. 이 약을 복용하면서 음주를 하면 중추신경이 억제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알프라졸람, 디아제팜 등은 불안이나 공황장애 등에 사용하는 약물이다. 과도한 흥분, 공포감 등의 증상을 완화하고 진정·수면유도 효과를 낸다. 그러나 자몽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약물을 분해하는 장내 효소의 활동이 억제돼 약물 분해가 늦어지면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커피, 콜라 등에 함유된 카페인도 예상치 못한 흥분 작용을 일으켜 약물이 제대로 작용할 수 없게 한다. 흥분상태가 비정상적으로 계속되는 조울증에 사용하는 카르바마제핀 역시 자몽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두통, 설사, 두근거림,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잠을 지나치게 자고 환경 변화에 민감한 ‘비전형 우울증’에 사용하는 모클로베미드란 약물을 복용할 때는 치즈를 조심해야 한다. 치즈, 요구르트 등 다량의 티라민을 함유한 식품을 먹고 나서 바로 이 약을 복용하면 교감신경이 흥분돼 심박수와 혈압이 갑자기 높아질 수 있다. 생맥주, 적포도주, 백포도주(스페인산), 리큐어(달고 과일 향이 나는 독한 술) 등에도 티라민이 들었다. 티라민은 알코올프리(무알코올) 음료나 저농도 알코올 맥주에도 있을 수 있다. 모르고 마셨다가 약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니코틴으로 남편 살해하고 재산 10억 가로챈 부인과 내연남 구속…둘 다 혐의 부인

    10억원의 재산을 가로채고자 치사량의 니코틴으로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로 부인과 그 내연남이 경찰에 구속됐다. 니코틴 원액이 살인 범죄에 이용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21일 살인 및 사기미수 혐의로 송모(47·여)씨와 내연남 황모(46)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황씨와 공모한 송씨는 지난 4월 22일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니코틴 원액과 수면유도제인 졸피뎀을 이용해 남편 오모(53)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오씨는 가족과 함께 있다가 숨졌으며, 외상이나 외부 침입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오씨의 사인이 명확하지 않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치사량의 니코틴 중독으로 나왔으며, 다량의 졸피뎀 또한 검출됐다. 그러나 오씨는 생전에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송씨가 남편 사망 전 우울증으로 졸피뎀을 처방받고, 황씨가 중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니코틴 원액을 주문한 사실을 찾아냈다. 남편이 숨지자 부인 송씨는 집 등 10억원 상당의 재산을 자신의 명의로 돌렸으며 남편 사망 보험금 8000만원도 받으려 했으나 수사 중인 것을 안 보험사가 지급을 거부했다. 경찰조사결과 오씨는 숨지기 두 달 전 뒤늦게 송씨와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씨는 초혼으로, 송씨와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만나 2010년부터 같이 살았다. 경찰은 지난 18일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외국으로 출국하려는 송씨를, 지난 1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황씨를 모두 검거했다. 그러나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현재 송씨와 황씨가 어떤 방법으로 오씨를 니코틴에 중독시켰는지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고농도 액상 니코틴은 ‘화학물질관리법’ 상 유독물질에 해당해 허가를 받아야 제조하고 유통할 수 있으나 전자담배 이용 인구가 늘면서 국외 사이트 등을 통해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혈중 니코틴이 ℓ당 0.17㎎ 이하면 안전한 수준이고 3.7㎎ 이상이면 치사량으로 간주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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