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우울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철수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문경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파주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진단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439
  • 가정 밖 청소년 10명 중 8명 “집에 안 갈래요”

    가정 밖 청소년 10명 중 8명 “집에 안 갈래요”

    ‘가정 밖 청소년’ 상당수가 열악한 경제 상황과 정서적 어려움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4.6%는 1인당 평균 265만원가량의 빚을 지고 있었으며 36.9%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4.7%는 실제 계획까지 세운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10명 중 8명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상당수가 가정 내 폭력과 갈등을 피해 집을 나섰기 때문이다. ●가족 갈등·폭력 경험… 돌아갈 수 없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9일 가출 등 다양한 이유로 가정 밖에서 생활하는 청소년 730명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간하며 “청소년이 다시 집으로 복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답한 청소년은 19.6%에 불과했다. 절반에 가까운 41.2%가 ‘지금도 예전의 힘든 일이 떠올라 괴롭다’고 했다. 43.8%는 ‘부모님이 내 몸에 멍이 들거나 상처가 남을 정도로 때린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64.8%는 ‘부모님을 믿고 의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청소년들은 자립하길 원했지만 실제로 직업훈련을 받은 사람은 10명 중 4명에 그쳤다. 훈련받지 못하고 그때그때 용돈벌이용 일자리를 찾다 보니 16.0%는 불법이나 탈법적인 일자리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 밖을 나선 기간이 길수록 불법·탈법 일자리 경험률이 올라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44.4%는 ‘무기력에 빠진 적이 있다’고 했고 51.5%는 ‘우울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직업훈련을 받지 못한 이유로는 43.7%가 ‘직업훈련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를 꼽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청소년 자립 지원 정책을 펴고 있지만 정보 부족으로 상당수 청소년들이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립하도록 진로 계획 등 지원 확대해야” 가정 밖 청소년들의 자립 의지를 파악한 결과 가장 많은 85.9%가 ‘나는 앞으로 나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나는 혼자의 힘으로 어떤 일이든지 해낼 자신이 있다’는 항목에서는 가장 낮은 응답률(61.6%)을 보였다. 10명 중 2명은 저축을 하고 있었지만 1인당 평균 액수는 112만원으로 자립을 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연구원은 “이들의 자립 의지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지지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자립을 모색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진로 계획을 세워 주고 경제적·정서적 지원 등을 다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부처간 이견 보인 ‘게임중독 질병 분류’ 논란 총정리

    부처간 이견 보인 ‘게임중독 질병 분류’ 논란 총정리

    세계보건기구(WHO)가 ‘Gaming disorder’(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했습니다. 2014년 게임 등 디지털의 과도한 사용이 공중 보건학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의견이 제기된 지 5년 만에 게임이용장애의 정의와 진단기준이 명시된 ICD-11(International Classification Disease·국제질병분류) 최종안이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입니다. 이 안이 효력을 발휘하는 건 2022년 1월부터이고요. WHO는 게임이용장애 진단기준도 내놨습니다.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고, 다른 관심사나 일상생활보다 게임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이로 인해 삶에 문제가 생겨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증상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라고 밝혔는데요.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거나 오래하는 것을 질병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을 고려해 진단 기준을 제시한겁니다. 즐기면서 단순히 많이 하는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직장을 가지 못하고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정도로 과몰입 돼 있으며 게임을 끊고 싶어도 끊지 못할 정도의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에 한정한 것이죠. 적용시기는 2022년 ICD 발효 이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법에 따르면 KCD(한국표준질병 사인분류)는 ICD 기준을 따르도록 되어 있거든요. 물론 권고안인데 꼭 따라야 하느냐는 논쟁이 있기는 하지만요. 여하튼 KCD 변경은 5년마다 하는데 2022년 이후에 예정된 고시와 발효는 2025년, 2026년입니다. 아직까지 6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는 겁니다. 순차적으로 절차가 이뤄진다고 하면 KCD 변경을 통해 국내에서도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으로 분류가 되는거죠. 그러면 질병코드가 생기고 우울증이나 다른 질병들처럼 정부가 정한 기준에 따라 실태조사가 이뤄지고 국내 게임중독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 정부 차원의 관리·예방 활동이 강화될 수 있겠죠. 5년마다 세우는 ‘정신질환 종합대책’에서 게임중독 예방 사업의 비중이 커지고, 학교나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을 통해 상담활동이나 의료기관 연계가 활발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지난 28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가 게임이용장애 질병 분류를 놓고 이견을 보이자 경고를 날리기도 했죠. 복지부가 주도하려던 민관협의체 구성도 국무조정실이 하기로 조정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문체부와 게임업계는 ‘WHO 결정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문화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아동권리박탈 행위다’, ‘게임에 대한 낙인 효과로 게임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등의 반대 의견을 내놨고요. 복지부와 의료계는 ‘도박 중독보다 게임이용장애 관련 논문이 2.5배 많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건 가짜뉴스에 가깝다’, ‘뇌과학적으로 봐도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된다’, ‘산업과 질병은 별개다’라고 말합니다. 남은 시간동안 관련부처, 전문가 등이 모여 이견을 조절해 나가야 합니다. 쟁점을 살펴보면 우선 WHO의 권고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입니다. 권고안 일 뿐이다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권고안인 건 맞지만 통계법 22조 ‘ 통계청장은 통계작성기관이 동일한 기준에 따라 통계를 작성할 수 있도록 국제표준분류를 기준으로 산업, 직업, 질병ㆍ사인(死因) 등에 관한 표준분류를 작성ㆍ고시하여야 한다.’를 거론하며 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측이 있습니다. 과거부터 ICD 기준이 변경될 때마다 반영해왔다는 의견도 덧붙이죠. 정리하면 시간상 미룰 수는 있지만 기준을 받아들일지 안받아들일지의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게임 꾀병’이 늘어날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복지부는 꾀병이 쉽지 않을 거라는 입장입니다. 한국에서도 게임이용장애가 질병 코드에 등재될 경우 진단서를 받아 병결 사유로 제시하는 일이 가능은 하지만 이미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의 상황이 장기간 계속된 경우에 나오는 진단이기 때문에 이런 진단이 내려지는 사람은 전체 게임 인구 중에서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한다는 겁니다. 사회적으로도 가정 내 돌봄 공백,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할 놀이 공간 부족에 대한 논의나 예방 교육을 어떻게 할지 논의가 필요할 듯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게임하는 사람 모두가 환자로 낙인찍히는 낙인효과가 생기지 않도록 정책을 잘 집행해 나가야겠습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광장] 기생충 자본주의/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기생충 자본주의/이두걸 논설위원

    부스스한 머리에 세파에 찌든 표정의 부부. 남루한 집구석 벽에 액자로 걸려 있는 사자성어가 눈에 들어온다. 안분지족(安分知足).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만족한다’는 뜻이다. 최근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의 기택(송강호)네 가정 가훈이다. ‘기생충’을 만든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은 한국적 배경이 짙게 깔려 있다. 서민 아파트 지하실(플란다스의 개)이나 군사독재 시절 도농 복합도시(살인의 추억) 등의 이해 없이 그의 영화를 온전히 즐기기는 쉽지 않다.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작품이라 해외 관객들에게 공감을 사기 어려울 것”이라고 봉 감독이 직접 밝힌 이유다. 하지만 빈부의 극단 대비라는 영화 속 구도는 영화제에 모인 각국 전문가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양극화 심화는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 공통의 문제라는 비극적인 현실을 웅변하는 까닭이다. 빈부격차의 확대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숙제다. 세계은행(WB) ‘빈곤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프랑스의 상위 1%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00년대 초반 10% 후반대를 기록하다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미국의 수치는 오름세로 반전해 2010년대에는 20% 언저리까지 치솟았다. 일본과 프랑스 역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한국과 대만의 상위 1%의 전체 소득 비중은 1980년 각각 7%, 6% 수준이었다가 2010년 12%로 뛰어올랐다. 미국 경제학자 브랑코 밀라노비치도 1988년부터 2008년 전 세계 1인당 실질소득 증가액의 소득분위별 수취 비중 분석을 통해 세계의 상위 10%가 전체 소득 증가액의 68%를 가져갔다는 결론을 내린다. 최상위 2~5%는 25%, 1%는 19%를 쓸어 담았다. ‘임금 소득의 비중이 낮아지고 자본 소득 비중이 커지면서 상위 1%의 부를 소유한 부자들의 부가 1980년대 이후 급격히 높아졌다’는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의 분석과 일맥상통한다. 빈부격차 면에서 한국도 세계 최선두권이다. ‘세계불평등 데이터베이스’(WI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상위 10%는 전체 소득의 43.3%를 차지하고 있다. 47.0%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극심한 양극화는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위축된 중산층’ 보고서는 전 세계 주요국 중산층(중위소득의 75~200%)의 총소득이 1985년 부유층의 3.9배에서 2015년 2.8배로 크게 줄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OECD 회원국의 중산층 인구 비율은 같은 기간 64%에서 61%로 떨어졌다. 중산층의 붕괴는 글로벌 경제에 직격탄이 된다. 대규모 소비 여력을 지닌 중산층이 감소하면 소비 및 투자 위축과 소득 감소, 그에 따른 중산층의 추가 감소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OECD에 따르면 지니계수가 0.03포인트 악화되면 경제성장률도 0.35% 포인트씩 떨어진다. 불평등은 사회를 병들게도 한다. 리처드 윌킨슨 영국 노팅엄대 명예교수는 저서 ‘더 스피릿 레벨’(평등이 답이다)을 통해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기대수명이 낮아지고 우울증과 정신질환 유병률이 높아진다고 분석한다. 불평등지수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확산된 1980년대 이후 악화됐다. 개별 국가로서는 세계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점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성장은 불평등 해소의 특효약이지만 1950~1970년의 예외적 시기를 지난 뒤에는 글로벌 성장률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불평등 완화를 위한 답을 알고 있다. OECD 등은 소득세 및 법인세 최고세율의 인상과 감세 폐지, 교육 및 복지정책 강화 등을 권고했다. 한국 등 재정 여건이 양호한 국가는 재정지출 확대도 필수적이다. 최고임금 제도도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모두 중산층 이하의 실질소득을 끌어올리는 조치다. 관건은 실천을 위한 의지다. 빈부격차 확대를 더이상 방치했다가는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이념도 성향도 관계없다. 파국적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혁명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생충은 혐오의 대상이다. 숙주의 영양분을 빨아먹는 속성 때문이다. ‘기생충 같은 놈’이라는 욕설도 여기서 나왔다. 그러나 기생충의 대표적인 생물학적 특성은 공존이다. 숙주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채 몰래 기생을 해야 자신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온전히 뺏는 대신 나누는, 파멸 대신 공존을 선택하는 ‘기생충 자본주의’를 상상하자. douzirl@seoul.co.kr
  • 그놈이 TV에 나오자, 10년 전 ‘그일’이 생각나 숨이 가빠졌다

    그놈이 TV에 나오자, 10년 전 ‘그일’이 생각나 숨이 가빠졌다

    “청소년기 피해 외상 후 스트레스로 발전 멋지게 포장된 연예인에 불공평·억울함 ‘원래 저런 사람 아닌데’… 분노 2차 피해” 가해자 27% “학폭 이후 아무일 없었다” 학폭에 대한 사회적 시선 변화 계기 돼야“유명 연예인으로부터 학창 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온라인 공간에 폭로하는 ‘학폭 미투’가 연예계에 번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밴드 잔나비 멤버 유영현(27)과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자 윤서빈(20)은 과거 잘못을 인정하며 팀을 탈퇴하거나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가수 효린(본명 김효정·29)은 진실공방 끝에 “폭로자와 원만히 합의했다”고 불쑥 밝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피해를 호소한 이들은 길게는 15년 전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학폭이 피해자에게 남기는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면 뒤늦게 폭로하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학폭 트라우마는 피해자의 마음속에 잠복해 있다가 가해자를 보거나 폭행 상황과 비슷한 장면을 볼 때 재차 이들을 괴롭힌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린 시절 폭력을 당한 경험은 뇌 전두엽과 변연계의 감정조절 중추들에 영향을 끼친다”면서 “성인이 된 뒤에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모욕을 당하면 보통 사람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반응해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연예인으로 멋지게 포장된 학폭 가해자를 보고 ‘원래 저런 사람 아닌데’ 하면서 분노하게 되고 불공평, 억울함 등 심리적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영현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피해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고발 글에서 “학창 시절 악몽을 음악에 위로받고 의지하면서 잔나비라는 밴드를 좋아했지만 가해자가 멤버로 있다는 사실을 알고 손과 등이 식은땀으로 젖고 숨이 가빠졌다”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응원하고 사랑을 주는 대중에게도 괜한 원망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학교 안에서 학폭 가해자에 대한 정당한 처분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피해자의 심리적 상처가 오래간다는 지적도 있다. 청소년폭력예방사업을 하는 푸른나무 청예단이 초·중·고교생 6675명을 상대로 한 ‘2017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해자 중 26.8%는 ‘학폭 이후 아무 일도 없었다’고 응답했다. 아들이 학폭 피해를 경험한 이모(45)씨는 “가해 학생들이 교내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 결정으로 서면 사과를 해놓고는 정작 아들과 내가 탄 차를 가로막는 등 2차 가해행동을 해 거짓 사과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를 당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이는 지금도 자다가 소리를 지르면서 깬다”며 괴로워했다. 전수민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는 “학교 처분에 만족하지 못해 ‘내가 힘든 만큼 너도 힘들어 보라’는 일종의 보복 심리로 민형사상 소송까지 가기도 하는데 많아야 위자료 몇백만원에 그친다”면서 “너무 억울해 가해 사실을 공개하면 명예훼손 소송 등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은 “연예계 학폭 미투 사태를 계기로 아이들이 ‘학폭은 어린 시절의 치기 어린 장난이 아니며 가해자 꼬리표는 평생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구하라 “마음 강하게 하고 건강한 모습 보여드리겠다”

    구하라 “마음 강하게 하고 건강한 모습 보여드리겠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28)가 일본 매체를 통해 “이제부터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려하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구하라는 산케이스포츠, 스포츠 호치 등 일본의 주요 연예매체오의 사고 후 첫 심경 인터뷰에서 “여러분께 걱정을 끼치고 소란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건강상태는 회복 중”이라며 “여러 가지 일이 겹쳐서 마음이 괴로웠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마음을 강하게 하고 또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구하라는 지난 26일 새벽 강남구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매니저에게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지난해 9월 전 연인 최종범 씨와 갈등을 겪었다. 최씨가 구하라한테서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사건은 이후 쌍방폭행 논란과 사생활 동영상 유포 논란이 더해져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사건과 관련한 재판에서 구하라는 오는 30일 증인 신문을 앞두고 있지만 치료 중이라 출석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수원 해킹 이후 목숨 끊은 파견 직원, 업무상 재해 아냐”

    2014년 발생한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건에 책임을 느껴 스트레스를 받던 파견업체 직원이 우울증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보기 힘들다고 판결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 측 청구를 기각했다. 한수원에서 직원채용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 유지관리 업무를 맡았던 A씨는 2014년 한수원 해킹 사건이 발생하자 자신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닌지 불안해했다. 우울증이 생겨 정신과 진료를 받고 사직 의사를 표시했던 A씨는 사고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며 증상이 호전됐다. 그러나 한수원의 경주 이전 과정에서 다시 우울증이 도진 A씨는 경주 발령 일주일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판부는 “망인의 우울증 발병에 해킹 사건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망인이 수사를 받았다거나 한수원 등이 망인에게 책임을 추궁한 적이 있다는 정황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벽주의적 성향, 지나친 책임 의식 등 개인적 소인을 고려하더라도 해킹 사건이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를 줘 우울증을 발병하게 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ekyoon@seoul.co.kr
  • WHO “게임중독은 질병”… 국가가 ‘게임폐인’ 관리한다

    WHO “게임중독은 질병”… 국가가 ‘게임폐인’ 관리한다

    새달 중 관련 민관협의체 꾸려 준비 통계·진단 기준 등 체계적 대응 가능 업계 부정적 인식·규제 강화 우려 ‘반대’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이용 장애(게임 중독)를 치료받아야 할 질병으로 분류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제11차 국제질병표준 분류 기준안이 2022년 1월에 발효되면 WHO 회원국인 한국도 게임 중독 관련 보건통계를 작성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게임 중독에 대응해야 한다. 그동안 공식 병명조차 없어 우울증과 강박증 등으로 진단해온 게임 중독이 2022년부터 병명을 얻어 ‘질병’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중 게임 중독 관련 민관협의체를 꾸려 준비에 나서겠다고 26일 밝혔다. 홍정익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발효 전까지 게임 중독의 과학적 근거와 실태를 조사하고, 발효되면 통계청에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넣는 작업을 한다”며 “게임 중독(Gaming Disorder)에 대한 한국식 공식 명칭을 붙이고 진료 지침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 중독에 대한 공식 통계가 없었는데 이제 국제적인 분류 기준이 나왔으니 중독자 통계를 내어 다른 국가와 비교도 하고, 공중보건학적 대응 정보를 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라 게임과몰입 예방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게임 중독자 현황을 알 수 없으니 체계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웠다. 진단 기준도 더 명확해진다. WHO는 ‘게임을 절제할 수 없고, 일상보다 게임에 우선 순위를 두며, 부정적 결과가 발생해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상황’ 등을 진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 중독자는 즉각적인 만족 중심으로 의사 결정을 하고 충동성이 커지고 반응 억제가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며 “뇌를 불균형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을 보면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있다. 청소년이 게임에 중독되면 전두엽 성숙이 지연돼 계속 충동적인 성향을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이번 조치로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정부의 관련 규제가 도입 또는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질병코드 국내 도입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된다고 해서 게임 산업이 망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질병코드 도입과 게임 산업은 별개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WHO “게임중독은 질병”… 국가가 ‘게임폐인’ 관리한다

    WHO “게임중독은 질병”… 국가가 ‘게임폐인’ 관리한다

    새달 중 관련 민관협의체 꾸려 준비 통계·진단 기준 등 체계적 대응 가능 업계 부정적 인식·규제 강화 우려 ‘반대’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이용 장애(게임 중독)를 치료받아야 할 질병으로 분류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제11차 국제질병표준 분류 기준안이 2022년 1월에 발효되면 WHO 회원국인 한국도 게임 중독 관련 보건통계를 작성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게임 중독에 대응해야 한다. 그동안 공식 병명조차 없어 우울증과 강박증 등으로 진단해온 게임 중독이 2022년부터 병명을 얻어 ‘질병’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중 게임 중독 관련 민관협의체를 꾸려 준비에 나서겠다고 26일 밝혔다. 홍정익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발효 전까지 게임 중독의 과학적 근거와 실태를 조사하고, 발효되면 통계청에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넣는 작업을 한다”며 “게임 중독(Gaming Disorder)에 대한 한국식 공식 명칭을 붙이고 진료 지침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 중독에 대한 공식 통계가 없었는데 이제 국제적인 분류 기준이 나왔으니 중독자 통계를 내어 다른 국가와 비교도 하고, 공중보건학적 대응 정보를 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문화체육관광부가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라 게임과몰입 예방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게임 중독자 현황을 알 수 없으니 체계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웠다. 진단 기준도 더 명확해진다. WHO는 ‘게임을 절제할 수 없고, 일상보다 게임에 우선 순위를 두며, 부정적 결과가 발생해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상황’ 등을 진단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 중독자는 즉각적인 만족 중심으로 의사 결정을 하고 충동성이 커지고 반응 억제가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며 “뇌를 불균형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공명영상(MRI) 사진을 보면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있다. 청소년이 게임에 중독되면 전두엽 성숙이 지연돼 계속 충동적인 성향을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이번 조치로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정부의 관련 규제가 도입 또는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며 “질병코드 국내 도입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된다고 해서 게임 산업이 망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질병코드 도입과 게임 산업은 별개의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수원 해킹 이후 목숨 끊은 파견 직원, 업무상 재해 아냐”

    2014년 발생한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건에 책임을 느껴 스트레스를 받던 파견업체 직원이 우울증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보기 힘들다고 판결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지급 청구 소송에서 원고 측 청구를 기각했다. 한수원에서 직원채용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 유지관리 업무를 맡았던 A씨는 2014년 한수원 해킹 사건이 발생하자 자신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닌지 불안해했다. 우울증이 생겨 정신과 진료를 받고 사직 의사를 표시했던 A씨는 사고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며 증상이 호전됐다. 그러나 한수원의 경주 이전 과정에서 다시 우울증이 도진 A씨는 경주 발령 일주일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판부는 “망인의 우울증 발병에 해킹 사건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망인이 수사를 받았다거나 한수원 등이 망인에게 책임을 추궁한 적이 있다는 정황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벽주의적 성향, 지나친 책임 의식 등 개인적 소인을 고려하더라도 해킹 사건이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를 줘 우울증을 발병하게 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ekyoon@seoul.co.kr
  • ‘퍼퓸’ 측 “하재숙, 특수 분장만 4시간”

    ‘퍼퓸’ 측 “하재숙, 특수 분장만 4시간”

    ‘퍼퓸’ 하재숙이 눈물을 뚝 그치고, ‘동공 지진’을 일으킨 현장이 포착돼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오는 6월 3일 첫 방송을 앞둔 KBS2 새 월화드라마 ‘퍼퓸’(극본 최현옥, 연출 김상휘, 제작 호가 엔터테인먼트, 하루픽쳐스)은 창의적으로 병들어버린 천재 디자이너와 지옥에서 돌아온 수상한 패션모델, 내일 없이 살던 두 남녀에게 찾아온 인생 2회 차 기적의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무엇보다 하재숙은 ‘퍼퓸’에서 출중한 요리 실력과 청소의 달인인, 자타공인 국가대표급 만능 주부 민재희 역을 맡았다. 민재희는 꿈같고 행복했던 결혼 생활도 잠시, 어여쁜 딸 김진경(김진경)을 출산하고 후유증으로 불어버린 체격에 힘겨워하는 인물. 이러한 것들이 가정까지 파괴시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지만, 어느 날 알게 된 남편의 외도에 절망에 빠지며 우울감에 잠식당하게 된다. 이와 관련 하재숙이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도착한 ‘의문의 상자’를 받아든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극중 민재희가 베란다에 도착한 택배를 받는 장면. 민재희는 베란다에서 슬픈 표정으로 무언가를 바라보다가 이내 찢고, 그것을 훨훨 날려버린다. 이때 안전모 속 센 머리카락과 극락 택배라고 새겨진 조끼가 인상적인 사람이 나타나 택배를 건넨 것. 흘러내리던 눈물이 쏙 들어갈 정도로 놀란 민재희가 택배를 받아들고 동공 지진을 일으키는 가운데 민재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하재숙이 호기심을 증폭시킨 ‘베란다 택배’ 장면은 지난 4일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한 세트장에서 진행됐다. 이날 하재숙은 슬픔에 젖어 있다가 이내 화들짝 놀라는, 감정 기복이 심한 연기를 해야 했던 상황. 리허설부터 감정선을 잡기 위해 집중하던 하재숙은 촬영에 들어가자 절망에 빠진 한 여자의 처절한 몸부림을 그려내다가 바로 태세를 전환, 코믹스러운 면모를 극대화하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보는 이들까지 유쾌한 웃음보를 터트리게 만들었다. ‘퍼퓸’ 제작진 측은 “하재숙은 촬영마다 4시간 정도의 특수 분장을 하고 촬영에 임하고 있음에도 전혀 힘든 기색 없이 오히려 현장의 웃음을 돋게 하고, 독보적 표현력으로 캐릭터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고 있다”며 “‘퍼퓸’에서 압도적 존재감을 빛낼 하재숙표 민재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KBS2 새 월화드라마 ‘퍼퓸’은 오는 6월 3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한수원 해킹’ 책임 스트레스로 사망했지만 업무상 재해 아니라는 법원

    ‘한수원 해킹’ 책임 스트레스로 사망했지만 업무상 재해 아니라는 법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파견된 직원이 2014년 발생한 해킹 사건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사망했지만 고인의 죽음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유족급여 등을 줄 수 없다고 처분한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고인의 유족이 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연합뉴스가 26일 전했다. 2000년 한수원 협력업체에 입사한 A씨는 2008년부터 한수원에 파견돼 직원 채용과 관련한 컴퓨터 프로그램 유지관리 업무를 맡았다. 그런데 2014년 12월 18일 한수원이 해킹돼 원전 운전도면 등 기밀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검찰은 해킹의 원인이 된 컴퓨터를 찾기 위해 한수원의 협력업체로 수사를 확대했다. A씨는 업무 특성상 외부에서 직원 채용과 관련한 컴퓨터 파일을 전송받는 일이 흔했기 때문에 혹시 외부에서 들여온 파일에 바이러스가 심겨있던 건 아닌지, 자신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해킹 사건을 일으킨 건 아닌지 불안해했다. A씨는 병원 정신의학과를 찾아 진찰을 받은 뒤 회사에 사직 의사를 밝혔지만 회사는 사의를 반려하며 병가를 내줬다. 이후 해킹 사고가 A씨 책임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의 우울증 증상은 나아졌다. 그러나 한수원이 경북 경주로 이전하기로 확정하고, A씨 회사 직원 일부도 경주로 내려가기로 하면서 그의 우울증은 재발했다. 결국 경주로 발령나기 일주일 전 A씨는 사망했다. 고인의 유족은 한수원 해킹 사건이 자신의 잘못으로 생겼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A씨의 우울증이 발병했고, 경주 발령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우울증이 재발한 만큼 업무상 재해가 맞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이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며 지급을 거부했다. 그런데 1심 재판부도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망인의 우울증 발병에 한수원 해킹 사건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망인이 수사를 받았다거나 한수원 등이 망인에게 책임을 추궁한 적이 있었다는 정황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방 발령에 대한 심적 부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지방 발령은 급작스럽게 결정된 게 아니라 길게는 7개월 전에 결정됐고, 팀원들과 함께 이동하는 것이었다”면서 견디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그러면서 “망인의 죽음이 사회평균인 입장에서 보아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에 기인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유족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산재 여부를 판단할 때, 노동자 개인의 스트레스에 대한 취약성 또는 민감성이 다른 만큼 개별 노동자가 달라진 업무 환경 등에 적응하기 어려운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향후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구하라, 의미심장 글 올리고 극단 선택…생명엔 지장없어

    구하라, 의미심장 글 올리고 극단 선택…생명엔 지장없어

    걸그룹 카라 출신의 가수 구하라(28)가 26일 새벽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구하라는 이날 0시 41분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매니저 A씨에게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의식은 없지만 호흡과 맥박은 정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택에 혼자 있던 구하라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자 자택으로 찾아갔고, 쓰러져 있는 구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구하라는 이날 SNS에 “안녕”이라는 짧은 글을 남겨 팬들의 걱정을 샀다. 이후 ‘당신이 사랑하는 삶을 살아라. 당신이 사는 삶을 사랑해라’라는 문구가 담긴 사진을 올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희망의 전화 129,생명의 전화 1588-9191,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진래 전 의원, 함안 친형 집에서 숨진 채 발견…극단적 선택 추정

    조진래 전 의원, 함안 친형 집에서 숨진 채 발견…극단적 선택 추정

    조진래 전 국회의원이 경남 함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조진래 전 의원이 25일 오전 8시 5분쯤 경남 함안군 법수면의 친형 집 사랑채에서 숨져 있는 것을 보좌관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보좌관은 전날 조진래 전 의원을 함안의 형 집에 태워다 주고, 이날 아침 다시 데려와달라고 부탁해 가 보니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진래 전 의원은 전날 이 보좌관과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별다른 외부 침입 흔적과 몸에 싸움 등으로 인한 상처가 없었고, 방 안에서 발견된 물품 등으로 미뤄 조진래 전 의원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조진래 전 의원은 전날 오후 5시쯤 함안에 와서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아침에도 사랑채 문 닫는 소리를 들었다는 조진래 전 의원의 형수의 진술을 참고해 정확한 사망 경위와 사망 시점을 파악하는 중이다.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던 조진래 전 의원은 2008년 18대 국회의원( 의령·함안·합천)을 지냈으며, 2013년 경남도 정무부지사, 2016년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아 창원시장에 도전했지만 낙마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조진래 전 의원이 경남도 정무부지사로 재임하던 2013년 8월쯤 산하기관인 경남테크노파크 센터장 채용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지난해 7월 검찰에 송치됐고, 창원지검은 지난 10일 조진래 전 의원을 한 차례 소환조사했다. 당시 조진래 전 의원은 변호인 입회 하에 검찰 조사를 받았고, 당일 귀가했다. 검찰은 조진래 전 의원이 사망함에 따라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하고 종결할 예정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고등학교 후배인 조진래 전 의원은 홍준표 경남도지사 재임 시절 주요 요직을 지내는 등 대표적인 ‘친홍’ 인사로도 알려져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랑해” 20대 상습 추행한 90세, 위자료는?

    “사랑해” 20대 상습 추행한 90세, 위자료는?

    #원고 : 노인주거시설 식당 조리사 A(23·여)씨 vs 피고 : 시설 거주자 B(92)씨 한 고급 노인주거시설(실버타운)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A씨는 2017년 4월부터 시설 거주자인 B씨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식당에서 배식을 하던 A씨에게 B씨가 “너무 예쁘다”고 말하며 감싸안고 “데이트하자. 시간이 언제 되니?”라고 물었고 깜짝 놀란 A씨에게 입을 갖다 대며 추행한 것입니다. 또 지나가다 마주친 A씨에게 “한 번 안아 보자”고 말하고 뒷걸음질치는 A씨를 끌어안기도 했습니다. B씨는 두 달 사이 60여 차례나 “예쁘다”,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A씨를 추행하거나 성희롱을 했고 다른 직원들에게도 비슷한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버타운서 두 달 사이 60여 차례 성희롱 항의도 해보고 3개월간 식당 출입을 하지 못하게 조치(방으로 음식 배달)하기도 했지만 B씨의 행동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B씨가 퇴거 요청까지 거부하자 A씨는 2017년 7월 B씨를 고소했습니다. B씨는 지난해 3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명령을 선고받았고, 접근금지명령까지 나오자 결국 시설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A씨는 이후에도 정신적 스트레스로 불면증과 우울증 등으로 6개월간 병원과 심리상담소를 오가며 상담과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B씨나 그의 가족들로부터 진지한 사과나 피해 배상을 받지 못했다며 B씨에게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B씨 측은 치매 증상 때문이라고도 주장했지만 B씨가 혼자 경찰에서 피의자조사를 받을 정도로 의사소통이 정확했다고 판단됐습니다. ●6개월 상담·치료 고통… “1500만원 지급” 1심에서 B씨가 A씨에게 1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오자 B씨가 항소했는데, 2심 재판부는 오히려 “사건의 경위와 지속성, 원고와 피고의 연령, 성별, 사회적 지위, 피고와 주변인들이 원고에게 보인 행동, 피고의 경제 사정 등을 고려하면 위자료 액수는 3000만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고 했습니다. 다만 B씨만 1심에 불복한 만큼 피고에게 불리하게 판결할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민사소송법 407조에 항소심의 범위를 1심 판결에서 변경을 청구하는 한도 안에서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판결은 지난달 27일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우울앓는 우리에게 네 충고는 필요없다

    우울앓는 우리에게 네 충고는 필요없다

    ‘너만 힘든 줄 알지’ ‘노력을 안해서 그래’ 우울 겪는 사람들에게 비수 되는 조언 그리고 ‘배부른 소리’로 치부하는 사회 환자들이 겪었던 경험 담담하게 엮은 책Y야. 몇 년 전 일이 마치 어제처럼 생생하다. 어느 날 나는 네가 죽었다는 부고 문자를 받았다. 문자에 적힌 ‘본인 상’이라는 글자를 보고 혹시 잘못 봤나 싶어 휴대전화를 몇 번이고 다시 들여다봤다. 한동안 어안이 벙벙했다. 우린 대학 1학년 때 만났지. 함께 술도 자주 먹고, 미팅도 같이 나가며 어울렸다. 너는 탤런트처럼 잘생기고 춤도 잘 췄다. 그래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런 기억을 떠올리며 장례식장에서 동기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동기가 네가 자살했다고 알려줬다. 대기업으로 회사를 옮긴 후 많이 힘들어했다고, 그러면서 네가 우울증을 겪었다고도 했다. 이야길 듣고 나는 생각했지. ‘우울하다고 자살까지 해? 바보 같은 놈´이라고. 신간 ‘아무것도 할 수 있는’을 읽으니 그때 생각이 났다. 책은 우울증에 관해 자세하게 분석하지도, 대단한 치료법을 내놓지도 않는다. 우울증이 사회적 문제라는 지적도 없다. 우울증을 겪는 저자가 자신과 같은 23명의 우울증 환자에게 ‘우울의 시작은 언제였는지’,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우울증을 겪을 때 어떤 증상이 있는지’, ‘우울하다고 느껴질 때 무엇을 하는지’, ‘주변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우울증을 겪는 동안 힘이 됐던 말과 상처가 됐던 말은 무엇이었는지’, ‘지금 당신은 어떤지’ 7개의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답변을 쭉 늘어놓는다. Y야.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네 생각이 나더라. 어떤 이는 “처음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성적이 떨어지자 시험에 대한 공포가 나에 관한 혐오로 바뀌었다”고 우울증의 시작을 설명한다. 어떤 이는 “하고 싶지 않아서인지, 할 수 없다고 느껴져서인지, 혹은 진짜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건지”라고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한다. 우울증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감당해내려 하지 마라”며 자신과 같은 처지의 환자에게 조언하기도 한다. 우울증을 떨치려 무작정 전화를 걸거나 게임과 컴퓨터에 집착하고, 술이 없으면 잠을 잘 수 없고, 반대로 며칠 동안 잠만 자고, 흔들리는 자신을 다잡도록 글을 쓰고 음악을 들었다고 하는 등 여러 고백이 이어진다. 가장 눈여겨본 부분은 상처를 주는 말이었다. “너만 아픈 것처럼 유난 떨지 마”,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져. 나도 그랬어”, “노력이 부족해서 그래”, “네가 우울하다는 걸 어떻게 증명해”라는 말이 그들에겐 비수였다고 하더라. 마치 내 모습을 보는 듯해 많이 부끄러웠다. 반대로 그들을 위로하는 말이 “이대로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 “좀더 이기적이어도 괜찮아”라는 말, 그리고 “밥은 먹었어?”처럼 사소한 것들이라 좀 놀랐다.Y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회원국 가운데 10년 넘게 자살률 1위라 한다. 2015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자살자가 25.6명인데, 미국이 10.5명이니 두 배 이상이다. 이런 결과는 아마도 나와 같은 사람이 대부분이라 그런 것은 아닐까. 우울증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는 일이 사회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우린 어려서부터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 경쟁하고,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려 경쟁한다. 그리고 취업하고 나서도 좀더 부유하게 살려고 경쟁한다. 죽을 때까지 팍팍한 경쟁이 이어진다. 그러니 “나도 힘들어”라는 식으로 대꾸하는 게 아닐까. 사실 이 책은 엄밀히 말해 신간은 아니다. 2016년 독립출판으로 낸 뒤 많은 호응을 받고, 절판된 이후 독자들의 요청이 이어져 이번에 번외편을 덧붙여 좀더 큰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애초 독립출판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책이 던지는 메시지가 아주 분명하진 않다. 다만 우울증을 겪는 이들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돕지는 못할지언정, 적어도 밀치지는 말아야 한다는 걸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책을 다시 찾은 이유가 솔직한 이야기 속에서 이런 메시지를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Y야. 너를 다시 만날 수는 없겠지. 그래도 널 만날 수 있다면, 만약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책을 다 읽고 여러 말을 떠올려 봤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 다만 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내가 먼저 “언제 밥이라도 한 번 먹자”고 해야 했는데, 그리고 만나서 밥이라도 같이 먹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고, 그래서 미안하다는 생각만 자꾸 든다. 친구야 미안하다. 그리고 보고 싶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실버타운서 20대 조리사에 “사랑합니다”며 추행한 90대 노인

    실버타운서 20대 조리사에 “사랑합니다”며 추행한 90대 노인

    #원고vs피고: 고급 실버타운의 식당 조리사 A(23·여)씨 vs 거주자 B(92)씨 2016년부터 한 고급 실버타운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A씨는 2017년 4월부터 아내와 함께 시설에서 생활하는 B씨로부터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B씨를 고소했습니다. 식당에서 배식을 하던 A씨에게 B씨가 “너무 예쁘다”고 말하며 감싸안고 “데이트 하자. 시간이 언제 되니?”라고 물었고 깜짝 놀란 A씨에게 입을 갖다대며 추행한 것입니다. 또 지나가다 마주친 A씨에게 “한 번 안아보자”고 말하고 뒷걸음질 치는 A씨를 끌어안기도 했습니다. B씨는 두 달 사이 60여 차례나 “예쁘다”,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A씨를 추행하거나 성희롱을 했고 A씨 외에도 다른 직원들에게도 비슷한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가 이 같은 사실을 알려 시설의 상급 책임자가 B씨에게 시정을 요구했지만 달라지지 않았고 시설에서는 B씨가 3개월간 식당 이용을 못하게 하고 방으로 음식을 배달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3개월 뒤에도 다시 같은 행동을 하자 시설의 A씨와 상급 책임자가 B씨의 가족들과 만나 시설에서 나가달라고도 말했습니다. B씨가 시설에서 나가기를 거부하자 결국 A씨는 2017년 7월 B씨를 고소했고, B씨는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3월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명령을 선고받았습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 A씨의 신청으로 접근금지명령을 받게 되자 B씨는 시설을 떠났습니다. B씨는 시설에서 나갔지만 A씨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불면증과 우울증 등을 호소해 6개월 동안 병원과 심리상담소를 오가며 상담과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B씨나 그의 가족들로부터 진지한 사과나 피해배상을 받지 못했다며 B씨에게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B씨 측은 치매 증상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조사에서 혼자서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며 법원에선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1심에서 B씨가 A씨에게 1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오자 B씨가 항소했는데, 2심에서는 오히려 “사건의 경위와 지속성, 원고와 피고의 연령, 성별, 사회적 지위, 피고와 주변인들이 원고에게 보인 행동, 피고의 경제사정 등을 고려하면 위자료 액수는 3000만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A씨가 1심 판결에 불복하지 않았고 B씨만 항소한 만큼 피고에게 불리하게 판결할 수는 없다며 항소 기각을 선고해 B씨가 A씨에게 1500만원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민사소송법 407조에 항소심의 범위를 1심 판결에서 변경을 청구하는 한도 안에서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이유에서입니다. B씨는 상고하지 않았고 판결은 지난달 27일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학의 성접대 핵심인물’ 윤중천, 6년 만에 구속…성폭행 수사 탄력

    ‘김학의 성접대 핵심인물’ 윤중천, 6년 만에 구속…성폭행 수사 탄력

    성접대 거부하면 폭행·성폭행·협박…과거엔 무혐의 처분검찰 “윤중천, 2007년 김학의와 함께 여성 성폭행” 명시별장 성접대 사건으로 불려진 ‘김학의 사건’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58)씨가 6년 만에 구속됐다. 검찰이 윤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성접대 동영상 속 인물로 지목되어온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성범죄 의혹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10시 30분부터 2시간 30분가량 윤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 소명되고 사안 중대하며, 증거인멸 우려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013년 7월 구속됐다가 풀려난 지 6년 만이다. 앞서 검찰은 윤씨를 상대로 한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보강 수사를 한 뒤 한 달여 만에 영장을 재청구했다. 기존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알선수재, 공갈 혐의에 강간치상과 무고 혐의가 새로 추가됐다. 법원이 윤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성폭행과 무고 혐의를 무겁게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윤씨는 2013·2014년 두 차례 특수강간 혐의를 놓고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윤씨는 여성 이모 씨를 폭행·협박해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로 만든 뒤 2006년 10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지속적으로 성폭행하고, 김 전 차관 등 사회 유력인사들과의 성관계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성접대를 지시한 유명 피부과 원장과 이씨가 사적으로 만나는 것을 의심하면서 흉기로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성폭행하고, 원주 별장에서 이씨가 유명 화가를 상대로 한 성접대를 거부하자 머리를 수차례 욕실 타일에 부딪히게 하고 성폭행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2007년 11월 13일에는 김 전 차관과 함께 이씨를 성폭행했다는 내용이 구속영장에 적시됐다. 구속심사에서 윤씨는 “폭행·협박 없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관계”라고 주장했다. 윤씨의 구속으로 김 전 차관의 성폭행 혐의를 밝히는 데 속력이 날 전망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공소시효 문제를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해 넘어섰다. 흉기 등을 이용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해 벌인 특수강간은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 2007년 12월 21일 이후 일어난 범죄만 공소시효 15년이 적용된다. 그 이전에 일어난 범죄는 공소시효(10년)가 만료돼 처벌할 수 없다. 그러나 강간치상죄는 ‘상해’에 우울증·불면증·대인관계 회피 등 정신과 증상도 해당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이며, 발병 시점을 기준으로 시효를 적용하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남았다고 볼 수 있다. 성폭행 피해를 주장해온 여성 이씨는 2008년 3월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았고, 2013년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다는 기록을 검찰에 제출했다. 윤씨 변호인은 “강간치상 혐의는 공소시효 문제를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성폭행과 이씨 정신과 진료의 연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윤씨가 구속됨에 따라 수사단은 집중적으로 추가 조사를 벌여 김 전 차관에게도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김 전 차관이 폭행·협박을 동원했다는 정황은 아직 포착되지 않아 혐의 적용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로 구속 7일째를 맞은 김 전 차관은 검찰 조사에서 모든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또 다른 여성 최모 씨도 윤씨와 김 전 차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진료기록 등을 제출했으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담기지 않았다. 한편, 윤씨의 구속영장에 포함된 사기 액수는 총 4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내연관계였던 여성 권모 씨에게 부동산개발 사업이 잘 되면 갚을 수 있는 것처럼 속여 21억 6000만원을 뜯어내고, 골프장 인허가를 받아주겠다며 부동산개발업체 D레져의 회삿돈 14억 8000만원을 가져다 쓴 혐의 등이다. 내연 여성 권씨 돈을 갚지 않으려고 아내를 시켜 자신과 권씨를 간통죄로 ‘셀프 고소’ 하도록 꾸민 혐의(무고·무고 교사)도 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윤중천, 강간치상 혐의 부인 “자유분방한 남녀의 만남”

    윤중천, 강간치상 혐의 부인 “자유분방한 남녀의 만남”

    ‘김학의 사건’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58)씨는 22일 두 번째 구속심사에서 “자유분방한 남녀의 만남”이라며 강간치상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윤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시작해 오후 1시 심문을 마쳤다. 윤씨 구속영장에 적용된 강간치상 관련 범죄사실은 모두 3건이며, 이 중 1건에 김학의 전 차관이 관련돼 있다. 윤씨는 자신의 혐의를 줄곧 부인한 뒤 “물의를 일으킨 부분은 반성한다”는 뜻을 재판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지난 20일 청구한 윤씨의 두 번째 구속영장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알선수재, 공갈 혐의와 함께 성폭행 피해를 주장해온 여성 이모 씨에 대한 강간치상 혐의와 과거 내연관계에 있었던 여성 권모 씨에 대한 무고 혐의가 새롭게 추가됐다. 2007년 11월 13일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윤씨가 이씨로 하여금 김 전 차관과 성관계를 맺도록 하고, 이씨를 강간했다는 내용이다. 성접대를 지시한 유명 피부과 원장과 이씨가 사적으로 만나는 것을 의심한 윤씨가 2006년 겨울 흉기로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며 이씨를 성폭행한 혐의, 2007년 여름 원주 별장에서 이씨가 유명 화가를 상대로 한 성접대를 거부하자 머리를 수차례 욕실에 부딪히게 하고 성폭행한 혐의도 담겼다. 이씨는 이번 수사 과정에서 윤씨와 김 전 차관의 성폭력으로 2008년 3월부터 2014년 초까지 우울증, 불면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진료기록을 검찰에 제출했다. 수사단이 윤씨에게 공소시효가 15년인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한 근거다. 윤씨의 구속영장에는 과거 내연관계였던 권모 씨에게 2011년 말부터 2012년 중순까지 21억6000만원을 뜯어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도 추가됐다. 이 돈을 갚지 않으려고 자신의 아내를 시켜 자신과 권씨를 간통죄로 ‘셀프 고소’ 하도록 꾸민 혐의(무고·무고 교사)도 있다. 수사단은 윤씨가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될 경우 김 전 차관에게도 같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것으로 보고 이날 오후 2시부터 김 전 차관을 소환해 구속 뒤 세 번째 소환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 전 차관이 폭행·협박으로 이씨가 성관계를 맺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검찰, 윤중천에 강간치상 혐의 적용…김학의 ‘진술 거부’

    검찰, 윤중천에 강간치상 혐의 적용…김학의 ‘진술 거부’

    검찰이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윤씨가 피해 여성에게 김학의 전 차관과의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범죄사실을 적시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윤씨의 구속영장에 이모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협박해 지인들과의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범죄사실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22일 밤 결정된다. 이씨는 2006년 10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윤씨의 지시로 매주 2∼3차례씩 김 전 차관과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며 2014년 김 전 차관과 윤씨를 특수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이 사건을 무혐의로 처분했다. 수사단은 윤씨가 이씨를 협박해 김 전 차관을 포함한 사회 유력 인사들과 성관계를 맺게 했다고 보고 있다. 이씨가 이를 거부하면 윤씨의 폭행·강간 등 가혹 행위가 뒤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단은 2007년 김 전 차관을 포함한 남성 2명과 이씨가 함께 등장하는 성관계 사진을 확보해 범죄 일자를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에게는 공소시효가 15년인 강간치상 혐의가 적용됐다. 강간치상의 경우 우울증과 불면증 등 정신과 증상도 상해로 인정된다. 앞서 이씨는 윤씨와 김 전 차관의 성폭력으로 2008년 3월부터 2014년까지 우울증과 불면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진료기록을 제출했다. 이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다.한편 1억 6천만원 상당의 뇌물과 성 접대를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학의 전 차관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 일체 진술을 거부하며 시간을 끌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구속 기한(최대 20일) 동안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버티다 재판에서 뒤집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수사단은 이날 오후 2시쯤부터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차관을 불러 조사했지만, 김 전 차관은 조사 시작부터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 결국 2시간 30분 만인 오후 4시 40분쯤 별다른 소득 없이 김 전 차관을 돌려보냈다. 김 전 차관은 구속 전 두 차례 조사 때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윤씨에 대해선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구속심사에선 윤씨를 모르는 것은 아니라고 입장을 바꿨다. 수사단은 조만간 김 전 차관을 다시 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종합] 서정희 딸 서동주, 어렵다는 변호사 시험 합격 소감

    [종합] 서정희 딸 서동주, 어렵다는 변호사 시험 합격 소감

    서동주가 미국 변호사 시험(Bar exam)에 합격했다. 서세원, 서정희 딸 서동주가 21일 미국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로스쿨을 졸업 후 지난해 7월 변호사 자격시험을 치른 서동주는 세계적인 법률 회사인 ‘퍼킨스 코이(PERKINS COIE)’에서 인턴 생활을 마치고 정직원으로 취직해 변호사 시험을 준비해왔다. 그는 TV 조선 ‘꿈꾸는 사람들이 떠난 도시-라라랜드’를 통해 현지 로펌 생활을 공개하기도 했다. 서동주가 합격한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전역을 통틀어 변호사 시험 난이도 상위권에 속하는 지역이다. 그의 법률 전문분야는 상표등록과 저작권(Trademark & Copyright)으로 주로 대기업 사내 변호사로 진출한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끈기있게 도전하는 일이 더욱 즐거운 것 같다. 거의 마흔에도 도전하는 저를 보고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서동주는 지난 2015년 합의 이혼한 서세원과 서정희의 장녀로 2018년 TV조선 ‘꿈꾸는 사람들이 떠난 도시-라라랜드’에 출연한 바 있다. 다음은 서동주 변호사 합격 소감 전문 Grit...뭐든지 두번, 안되면 세번, 그리고 또 한번. 나는 뭐든 한번에 얻은 적이 없다. 대학 입학 때도 원하는 학교를 다 떨어져서 웰슬리 대학을 갔다가 나중에 MIT로 편입을 하였다. 편입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가을 학기에 편입 원서를 냈는데 떨어져서 봄 학기에 다시 원서를 냈었다. 학교 규정상 봄 학기에는 아예 외국인 학생의 원서 자체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일단 원서를 내놓고 학교 입학 관리 본부에 찾아가 나의 상황을 설명하고 원서 내는 것만 허락해달라고 빌었다. 당시 나는 웰슬리 대학 순수미술 전공이었는데 모든 수학과 과학 과목들은 자매학교인 MIT에서 듣고 있었다. 잠도 안자고 놀지도 않고 공부만 한 덕에 모든 수업에서 A학점을 받았고 미술 전공인 내가 공대생인 MIT 학생들을 제치고 수업에서 늘 1등을 하였다. 당신들 학교 학생들보다 수학도 과학도 잘하는데 외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로 나를 뽑아주지 않는 것이 과연 옳은 학교 규정인지 한 번 더 생각해달라고 편지도 여러번 썼다. 결국 MIT는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봄학기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편입을 허락했다. 편입이 결정된 날, 입학 관리 본부에서 직접 나에게 전화를 주었다. [대니엘, 너 정말 집요하다. 붙었으니까 이제 찾아오지도 말고 편지도 쓰지마!] 이젠 좀 쉽게 가나 했건만, 졸업 후에 여러 대학원에 원서를 내었는데 또 다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나는 졸업 후 1년라는 시간동안 알고 지내던 교수님 밑에서 적은 월급을 받으며 연구에 몰두해야만 했다. 되는 일이 없어 우울한 마음을 가다듬으며 그 교수님의 적극 추천으로 다시 원서를 내었을 때는 다행히 두 세군데가 되어 그 중 마케팅 박사 과정으로 가장 좋다는 와튼 스쿨에 입학하게 되었다. 와튼 스쿨에 가서 좀 인생이 풀리려나 했는데 그 곳의 연구나 환경이 잘 맞지 않아 줄을 제대로 타지 못해 왕따처럼 1년을 눈칫밥 제대로 먹으며 고생하다 석사만 받고 졸업을 하였다. 마침 그 때 선을 본 사람과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을 하게 되었기에 이제는 좀 순탄해지나 싶었다. 그런데 나는 후에 이혼이란 것을 하게 되어 또 한번의 큰 실패를 겪어야만 했다. 법대를 다니면서 인턴쉽을 구할때도 기본으로 60군데는 지원해야지만 겨우 손 꼽을 만큼의 회사들에서 연락이 왔다. 불합격 소식을 듣는 일이 얼마나 흔했는지 나중엔 상처조차 되지 않았다. 운이 좋아서 입사한 지금의 로펌에서도 내가 직장 상사와 자서 붙었다는 이상한 소문이 도는 바람에 실력을 증명하려고 기 한번 못피고 쭈그리처럼 일만 해야했다. 하다 못해 정식으로 변호사가 되려면 통과해야하는 캘리포니아 바 시험도 처음엔 떨어져서 다시 봐야했다. 오피스에 1년차 변호사들이 총 6명인데 그 중 나와 다른 한명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첫 시도에 이미 통과를 했기에 나는 몇 개월이나 눈치보며 기죽은 채로 일을 다녀야했다. 아무리 내가 하는 일의 성과가 좋아도 아직 바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기에 은근히 무시하는 눈길이 느껴졌다. 거기에 내 자격지심이 더해져 자신감이 말라붙어 매일 괴로웠다. 두번째 바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를 하는 과정도 참 힘이 들었다. 대학교 때는 머리가 슝슝 돌아가니 뭐든 한 두번만 봐도 다 외워지고 이해가 되었었는데 이제는 10번을 보고 20번을 봐도 자꾸 까먹으니 혼자 영화 메멘토라도 찍는 기분이 들었다. 농담이 아니고 그 영화 주인공처럼 온 몸에 문신을 한다 한들 기억이 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일 끝나고 집에와서 공부만하고 주말에도 매일 12시간 이상 공부만 하니 우울해서 죽을 것만 같았다. 이러다가 미칠 것 같아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도 불안한 마음에 한 시간 이상 밖에 있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몇 개월간의 고군분투를 한 끝에 시험을 보러갔는데 타이머를 잘못 맞추는 바람에 남은 시간을 잘못 계산하게 되어 시험을 보다가 인생 최악의 패닉이 왔다. 심장이 뛰고 숨이 쉬어지지 않아 헉헉거리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도 모르는 새 눈물로 두 볼이 흠뻑 젖어 있었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석고상처럼 뻗뻗하게 굳은 채 30분이나 되는 소중한 시간을 버리고 말았다. 내가 고생한게 몇 개월인데 이렇게 무너지나 싶었다. 시험을 끝내봤자 떨어질게 뻔한 듯 보여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참고 또 참았다. [그래도 마무리는 짓자. 질 것 같아서 포기하는 치사한 사람만은 되지 말자.] 첫 날 시험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와 세 시간동안 갓난 아이처럼 통곡하며 울었다. 정말 서러워도 서러워도 이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다. 세 시간을 울고나니 조금은 진정이 되어 다음 날을 준비하였다. 다음 날은 그나마 패닉없이 마무리 지었지만 첫 날의 실수가 치명적이라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옥 같았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기도해보니 느낌이 어때? 하나님이 이번엔 나 붙여주실 것 같아?]하고 하도 매일 물어보니 엄마가 황당해했다. [기도를 니가 해야지 엄마만 시키면 어떡하니?] [난 날라리 교인이니까 열심히 믿는 엄마가 해야 소용이 있지...] 희망고문과 절망고문을 동시에 당하는 기분으로 몇 개월이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마침내 결전의 날이 왔을 때엔 술을 마시고 확인을 해야하나 고민이 될 정도로 멘탈이 약해져 있었지만 그래도 맨정신으로 결과를 확인하였다. [합격!!!] 해냈다.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시험을 망쳤음에도 꾸역꾸역 마무리 짓고 나온 그 날의 내가 좋았다. 남들이 다 안될거라고 비웃을 때에도 쉽지 않은 길을 포기하지 않은 나란 사람이 꽤 마음에 들었다. 법대 선배이자 나의 멘토인 살 토레스가 늘 나에게 해주시는 말씀을 기억한다. [대니엘, 사람이 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grit (그릿)이야. 그릿이 있는 사람은 뭘 해도 어딜 갖다놔도 성공하지만 그릿이 없으면 그 사람은 결국엔 실패하게 되어있단다. 난 네가 그릿을 가진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릿은 미국 심리학자인 Angela Lee Duckworth (앤젤라 리 더크워스) 교수가 개념화한 용어로서 성장 (Growth), 회복력 (Resilience), 내재적 동기 (Intrinsic Motivation), 끈기 (Tenacity)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이다. 더크워스 교수는 단순히 열정만 가지고 날뛰는 것은 성취를 끌어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열정은 끈기와 투지 또는 용기로 밑받침 되어야하고 실패한 뒤에 낙담이 되어도 다시 일어나 나아가는 회복력과 근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일에 몇년간 지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세상은 정신이 쏙 빠질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나만 뒤처져 있는 기분이 들 때가 많지만, 오늘도 그릿을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려 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뭐라든 나는 그저 나의 길을 가보려 한다. 그러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와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