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우울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진상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3차전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유입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부흥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436
  • 차향, 코로나 블루 날리다… 모두 茶 힐링

    차향, 코로나 블루 날리다… 모두 茶 힐링

    잠잠해지나 싶던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이다. 낫는 듯하다 도로 아파질 때가 더 고역인 법. 괴질로 인한 집단 우울감, 이른바 코로나 블루도 더 심해졌다. 이럴 때 우리 전통 차로 몸 곳곳에 찐득하게 달라붙은 코로나 블루를 떨쳐 내는 건 어떨까. 그래서 전남 장흥으로 나선 길이다. 청태전이란 야생차를 찾아서다. 장흥 하면 ‘온갖 갯것들의 보고’처럼 여겨지는 곳인데, 뜬금없이 웬 차냐고 되물을 수 있겠다. 한데 장흥 야생차의 뿌리는 뜻밖에 꽤 깊다. 단지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장흥 여정을 개운하고 정갈하게 마무리하는 데 전통 차만큼 적절한 건 없을 터. 알고 마시면 차 맛이 더 깊어진다.먼저 이름부터. 가장 널리 알려진 건 청태전(靑苔錢)이다. 일제강점기에 장흥 차를 처음 본 일본인들이 지은 이름이다. 빛깔이 바다에서 나는 파래(靑苔)와 비슷한 데다 외형이 엽전(錢)을 닮아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주민들은 돈차, 전차(錢茶), 떡차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국가중요농업유산에는 청태전으로 등재(2018)돼 있으니, 현재 공식 명칭인 셈이다. 청태전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오른다. 장흥 주민들이 가장 자주 인용하는 건 ‘다경’에 적힌 제다법과 음용법이 청태전과 똑같다는 것이다. 다경은 가장 오래된 다서로 당나라 육우가 760년쯤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경이 ‘정황 증거’라면 보림사의 보조선사창성탑비(보물 158호)는 강력한 ‘물적 증거’다. 탑비 한 편에 ‘헌안왕이 차와 약을 (보림사의) 체징선사에게 보내왔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는 우리나라 금석문 가운데 가장 이른 기록이라고 한다. 신라 47대 왕인 헌안왕은 궁예의 아버지로 추정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그의 재위 기간(857~860)으로 역산하면 얼추 1200년 전부터 장흥 일대에서 차가 재배됐다는 뜻이다. 아울러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는 “조정에 진상하는 전국 19곳의 다소(茶所) 중 13곳이 장흥에 있다”고 했고, 고산자 김정호는 ‘대동지지’를 통해 “차의 주산지인 전남에서도 장흥 지방 차가 으뜸”이라고 했다. 조선 후기의 문신 이유원의 ‘가오고략’은 한 술 더 떠 “한 봉지에 비단 한 필을 줘야 산다는 중국 보이차에 뒤지지 않는다”고 상찬했다. 고려 때 다소를 통해 관리되던 차밭은 조선시대로 접어들면서 쇠퇴기를 맞는다. 계속된 차 공납에 지친 주민들이 오래된 차나무를 베거나 불태워 없앴고, 차밭 일부는 농경지로 바뀌었다. 게다가 조선 조정의 숭유억불 정책은 사찰의 차 문화가 쇠퇴하는 단초가 됐다. 민간에서 알음알음 전승되던 청태전이 본격 복원된 건 2006년 무렵이다. 이후 불과 십여 년 사이에 장흥 일대에 발효차 열풍이 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청태전은 제다 과정이 복잡하고 길다. 찻잎을 따서 청태전으로 나오기까지 9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찻잎을 따는 과정부터 녹록하지 않다. 보성, 제주 등의 재배차와 달리 청태전은 야생차로 만든다. 가지산 등 산자락에 자생하는 차나무에서 수작업으로 잎을 따려니 재배차보다 몇 곱절 힘이 든다. 따온 잎은 하룻밤 동안 말린 뒤 가마솥에 넣고 수증기로 찐다. 이 증제 과정에 따라 차의 빛깔과 맛, 향이 달라진다. 다음은 절구질이다. 떡처럼 찧어 끈적해진 찻잎을 ‘고조리’라 불리는 성형틀에 넣고 모양을 잡는다. 이때 너무 단단하면 숙성이 잘 안 되고, 너무 물렁하면 차를 끓일 때 색이 탁해진다. 모양을 잡은 찻잎은 대나무 바구니에 담아 2~3일 실내에서 말린다. 1차 건조가 끝나면 중앙에 구멍을 낸다. 이래야 운반이 용이하고 공기가 잘 소통돼 곰팡이가 끼지 않는다. 이때 비로소 청태전의 형태도 갖추게 된다.이어 햇살 좋은 날 밖에 널어 한 달 정도 말린 뒤 10~15개씩 꿰어 발효에 들어간다.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예전에는 처마 밑에 주렁주렁 매달았지만 요즘은 주로 항아리에서 발효시킨다. 주변 온도를 섭씨 22∼23도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이렇게 최소 1년은 발효해야 먹을 정도가 되고 보통 2∼3년 발효해야 상품으로 내놓을 정도가 된다. 청태전은 마시는 방법도 일반 녹차와 다소 다르다. 녹차는 흔히 처음 우린 물을 세차 과정이라 해서 버리고 두 번째 우린 차를 마신다. 한데 청태전은 바로 마신다. 맛을 내기 위해 굽는 과정이 추가되기 때문에 별도의 세차가 필요 없다. 장흥다원의 장내순 대표는 “깨끗한 팬에 청태전을 올린 뒤 약한 불에서 30분가량 구우면 차의 풋내가 줄고 향과 풍미가 깊어진다”며 “집에서 굽는 걸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아 요즘엔 아예 구워서 판다”고 설명했다. 청태전 1개로는 2~3번까지 우려 마실 수 있다. 처음엔 1ℓ, 두 번째는 600㎖가량의 물을 넣고 같은 방법으로 끓여 마신다. 이제 차밭 구경에 나설 차례다. 가지산 자락의 보림사로 간다. 수행과 차가 하나라는 ‘선차일여’(禪茶一如)의 근본 도량이다. 우리나라 사찰 차 문화의 탄생지로 여겨지는 곳이기도 하다. 야생차밭 사이를 산책할 수 있는 ‘청태전 티로드’가 보림사 일대에 조성된 건 이 때문이다. ‘청태전 티로드’는 보림사 뒤 비자나무 숲에 조성됐다. 수령 300년이 넘은 비자나무 500여그루가 군락을 이룬 곳이다. 비자나무 아래는 야생차밭이다. 재배차 단지의 가지런한 차밭과 달리 들쑥날쑥이다. 그래도 그 모습이 자연스럽다. 숨을 깊게 들이쉬면 차향이 가슴에 들어차는 듯하다. 비자나무 숲 사이로 좁은 산책로가 나 있다. 참빗처럼 삐죽대는 비자나무 이파리와 초록빛 찻잎이 어우러져 있다. 조붓한 산길을 따라 걷자면 코로나 블루가 몸에서 훌훌 떨어져 나가는 듯하다. 산책로는 경사가 급하지 않아 누구나 걷기 쉽다.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충분하다. 숲 곳곳에 의자와 삼림욕대도 마련됐다.보림사 대웅보전 앞에 오래된 약수가 있다. ‘한국의 명수’ 중 하나로 꼽힐 만큼 물맛으로 소문난 약수다. 필경 차나무 있는 곳에 찻물도 나는 것일 터다. 보림약수는 늘 수량이 일정하고, 비자림과 차밭의 자양분이 스며들어 미네랄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 사진 장흥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도움말 장흥농업기술센터, 장내순 장흥다원 대표 ■여행수첩 -청태전은 안양면 ‘장흥다원’, 장흥읍 ‘평화다원’ 등에서 맛볼 수 있다. 장흥다원은 청태전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시설도 갖춰 가족 단위 여행객도 찾을 만하다. ‘불금탕’은 상호와 같은 전골 요리를 내는 집이다. 한우갈비에 장흥 특산 표고버섯과 키조개, 문어, 전복 등을 넣고 끓여낸다. 장흥 읍내 토요시장 안에 있다. -옹이편백백화점은 편백나무 생활용품을 파는 곳이다. 최근 편백오일슬러지(편백잎)를 따뜻한 물에 넣고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족욕장을 새로 마련했다. 우드랜드 앞에 있다.
  • 코로나 때문에 무기력? 지금 바로 검사해 보세요

    코로나 때문에 무기력? 지금 바로 검사해 보세요

    서울 중구가 코로나 블루를 겪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심리상담 제공과 함께 재난심리지원 키트를 배부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일상생활이 제한되면서 발생하는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중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제작한 재난심리지원 키트는 집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마음건강을 진단해 보고 가볍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첨부해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키트 구성은 ▲마음건강 자가 검진 설문 ▲감염병 스트레스 마음 돌봄 안내서 ▲파우치 또는 칫솔치약 세트 ▲컬러링북 ▲색연필 ▲책갈피 ▲위생키트 ▲달고나 등으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중구민이라면 누구나 키트를 받을 수 있다. 중구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락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원하면 센터에서 코로나 블루 심리상담도 무료로 받아 볼 수 있다. 한편 구는 센터 홈페이지에서도 ‘내 마음 검진하기’를 통해 온라인 자가 검진을 지원하고 주민들이 건강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온라인으로 자가 검진을 하면 스트레스 관리 방법, 불안이나 우울을 완화시키는 방법, 개인별 맞춤형 마음건강 정보와 함께 검진보고서를 이메일로 받아 볼 수 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담시스템을 갖추고 세심한 부분까지 꼼꼼히 챙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어르신 잃고 우울해하는 어린 코끼리에 대마 성분 먹여본다

    어르신 잃고 우울해하는 어린 코끼리에 대마 성분 먹여본다

    폴란드 바르샤바 동물원에 사는 어린 암컷 아프리카 코끼리 프레지아에게는 지난 3월 궂긴 일이 있었다. 이 동물원의 코끼리는 모두 네 마리였는데 우두머리 격인 에르나 할머니 코끼리가 죽은 것이었다. 프레지아가 에르나를 여읜 슬픔을 못 이겨내고 삶의 의욕을 잃은 것처럼 사육사들의 눈에는 보였다. 이 동물원의 아그니에츠카 추지코프스카 동물 재활국장은 25일(현지시간)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처음 에르나의 사체를 발견했을 때 프레지아는 아주 이상하게 굴었다. 무척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은 아주 슬퍼하는 것이었다. 무척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프레지아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신호를 보냈다. 암컷 친구인 부바와 친하게 지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눈에 띄었다. 보통 코끼리들은 나이 지긋한 코끼리가 세상을 떠나면 무리 안의 다른 성원과 어울린다는 느낌을 되살리는 데 몇 달이나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추지코프스카 박사는 “에르나가 세상을 떠나며 모든 것이 바뀌었다. 프레지아는 이런 커다란 변화를 감당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그 아이는 늘 부바가 지금 하고 있는 일만 생각한다. 그 뒤에는 완전 조용해진다. 모든 코끼리 집단은 이런 일을 겪으면 한바탕 몸살을 겪는다. 무리의 위계구조가 바뀌면 코끼리들은 행동장애 같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동물원은 프레지아가 애처로워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해서 다소 색다른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대마 씨의 기름에서 추출한 카나비스 성분을 이용해 우울감을 잊게 해보자는 것이다. 카나비스는 뇌에 화학 성분을 전달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동물원에서도 대마 씨 기름을 제공하는 동물은 코끼리가 처음인데 이들이 스트레스에 굉장히 민감하고 동시에 투약한 뒤 모니터링이 손쉬운 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그녀의 행동 양상을 보더라도 실험 대상 첫 손으로 꼽혔다. 실험의 1단계는 이미 마쳤다. 코티졸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 배설물과 타액(침), 혈액 샘플들을 모두 채취했다. 코티졸은 스트레스에 찌든 인간과 동물이 분비해내는 호르몬이다. 추지코프스카 박사는 “우리는 대마를 코끼리에 제공하고 다시 코티졸을 재볼 계획이다. 이건 실험이다. 그러면 그 기름이 먹히는지 아닌지 확실히 알게 된다”고 말했다. 대마 씨 기름은 코끼리 입에 직접 넣어주거나 먹을 것에 섞어 넣어준다. 혈액 검사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한다. 카나비스로부터 추출하긴 하지만 기름으로는 환각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 카나비스의 심리 성분인 THC 성분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끼리가 정신적인 측면에서 부작용을 겪을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했다. 추지코프스카 박사는 “그렇게 강려하지 않다. 유일한 부작용이라면 몇몇 행동 상의 변화가 있을 수 있는 정도”라며 “우리가 원하는 효과만 거둘 수 있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몇몇 나라에서는 대마 씨 기름을 이용해 통증을 잊거나 불면증을 치료하는 약물로 시장에서 판매하기도 하는데 당국에서는 안전 문제를 우려해 막으려 한다.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은 뇌전증(epilepsy)과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통증을 덜어주기 위해 두 종류의 카나비스 의약품을 승인해 치료에 쓰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글로벌 In&Out] 자살 예방, 예산과 정책 모두 변화해야/매기 양 고려대 국제개발협력전공 대학원생

    [글로벌 In&Out] 자살 예방, 예산과 정책 모두 변화해야/매기 양 고려대 국제개발협력전공 대학원생

    올해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광복 75주년을 맞았다. 지난 75년 동안 두 나라는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변화를 경험했다. 인도네시아와 달리 한국은 한국전쟁 직후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해외 원조를 많이 받았지만 1996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고 현재 여러 나라에 매년 많은 액수의 공적개발원조를 제공하는 등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나는 인도네시아인으로서 한국의 급속한 발전에 대해 배우고 싶어 한국에 와 국제개발협력과 관련된 석사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앞두고 있다. 한국에서 공부하면서 한국의 빠른 경제적 발전의 다른 면을 알게 됐다. 한국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해 성공적인 삶을 이루어 내면서도 압박감 등으로 자살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자살과 관련된 뉴스를 가끔 볼 수 있긴 하지만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적다. 2016년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3.7명이고 한국의 경우는 20.2명이었다. 또한 현재 OECD 국가들 중 한국의 자살률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러 뉴스를 보면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자살률도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자살이 한국 청소년의 첫 번째 사망원인이 됐다고 한다. 한편 자살한 성인들 중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뿐 아니라 유명한 배우, 가수, 국가대표 운동선수, 정치인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자살은 남녀노소, 경제적 지위,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2012년에 한국 정부가 파라콰트 판매를 금지한 이후 농약 음독자살 사건이 많이 줄었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2020년까지 20명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역사회 참여와 관련된 새로운 계획을 시작했다. 그러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계획을 한국 정부가 진지하게 실행에 옮기고 있는지 의문이다. 왜냐하면 2017년 한국 정부의 자살 예방 예산은 99억원으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정부 예산의 0.02%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8년에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6.6명으로 2017년 대비 9.5%가 증가했다. 따라서 자살을 정말로 예방하고 싶다면 좀더 적극적인 조치를 계획하는 것은 물론 그에 따른 실제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정신과 치료와 관련된 한국 사회의 편견이 계속되면 다양한 자살 예방 프로그램이 있어도 효율적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살을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울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에는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고통이나 문제를 치료받으면 사회적 편견에 시달릴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러한 이유로 정신과적 치료를 받아야 할 적기를 놓쳐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자살에 관한 보도를 접한 후 자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특히 유명한 사람이 자살을 하면 같은 방식으로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베르테르 신드롬’이 생긴다. 코로나19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불안, 공포, 우울증을 겪고 있어 한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면서 정신질환과 관련된 사회적 편견을 줄이고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높이는 운동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국가와 온 국민이 함께 한다면 한국은 경제뿐만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선진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 기도 염불로 위로하며 걷기명상하며… 불교계 자살 예방 릴레이 ‘생명법회’

    불교계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우울감 확대와 자살 충동을 막기 위해 이색 릴레이 법회를 진행한다. 불교상담개발원이 오는 30일 서울 조계사를 시작으로 9월 13일 서울 봉은사, 10월 17일 수원 봉녕사, 11월 15일 부산 범어사에서 차례로 마련하는 `생명살림법회´로 명상과 법회가 결합한 형태로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일정은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생명살림법회는 불교의 핵심 가르침인 불살생에 바탕한 생명 존중 사상을 가르치는 동시에 자살 예방의 필요성과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 확산을 목표로 진행된다. 생명 존중 리플릿 배부, 생명서약서 작성 등으로 짜인 캠페인도 펼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공개한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1만 3670명이었으며,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의미하는 자살률 역시 26.6명으로 나타났다. 법회는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자비심 발현과 살아 있는 생명의 고귀함을 찬탄하는 사무량심 법회부터 시작한다. 공동체에서 더불어 사는 방법을 훈련하는 화두명상 법회와 기도 염불을 통해 괴롭고 힘든 마음을 위로하는 기도염불 법회도 병행한다. 걷기명상을 포함한 동작으로 삶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움직임 명상 법회도 곁들인다. 불교상담개발원은 “최근 자살 예방 사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불교계서도 전략적,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지친 마음에 머무르게 하는 쉼의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삶의 온전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상담개발원은 명상을 활용한 자살 예방 프로그램 공모도 진행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20·30세 ‘마음의 감기’도 10년마다 검사 받으세요

    Q. 동생이 우울증 증세가 있습니다. 국가건강검진에서 우울증 검사도 받을 수 있을까요. A. 정신건강(우울증) 검사는 일반 건강검진 중성·연령별 검사 항목에 포함돼 있습니다. 검사 대상은 만 20·30·40·50·60·70세로 10년마다 대상자가 됩니다. 2018년까지만 해도 정신건강검사는 만 40·50·60·70세만 시행했습니다. 최근 청년 세대 우울증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2019년부터 20·30세도 정신건강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확대했습니다. Q. 어떤 방식으로 정신건강을 검사하나요. A. 정신건강검사는 한글판 PHQ-9 검사를 평가도구로 사용합니다. 9개 문항을 읽고 수검자 본인이 직접 해당하는 부분에 표시하는 자기 기입식 설문조사입니다. PHQ-9는 정확한 우울증 진단과 평가가 필요한 분들을 간단하게 선별하고 심각도를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자가 보고형 검사입니다. 결과 상담은 반드시 의사가 실시합니다. Q. 만약 우울증으로 나오면 20·30대의 경우 취업 등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요. A. 검진 결과는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하고 있는 민감 정보입니다. 따라서 타인이 임의로 열람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돼 있습니다.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이 정해진 서류, 위임장 등을 제출해야 확인 절차를 거쳐 열람할 수 있습니다.
  • “어둠 이겨낸 베토벤처럼 음악으로 위로 건네야”

    “어둠 이겨낸 베토벤처럼 음악으로 위로 건네야”

    서울 여름 음악축제 실내악 위주 변경베토벤 ‘영웅’ 꼭 들려주고 싶었는데… 오늘 피아니스트 김태형 바이올린 소나타30일 조은화 베토벤 오마주 첼로 협주곡올해의 아쉬움은 내년 무대에서 달랠 것“음악은 엔터테인먼트 그 이상이죠. 지금 시기에 음악은 자양분 같은 역할을 할 겁니다.” 독일 뮌헨국립음대 교수인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은 올해 처음 시작된 여름 음악 축제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을 맡아 한국에 왔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이 일이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2주간 자가격리도 감수했다. 그런데 지난 17일 축제가 막을 열자마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방침이 정해졌다. 오직 베토벤만을 주제로 열흘을 채우려고 계획했지만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비롯해 6개 교향악단이 잇따라 불참을 통보해 교향악 대신 실내악 위주로 프로그램을 변경했다. 최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난 포펜 감독은 “관객들이 베토벤의 모든 작품들을 첫 음부터 마지막 음까지 즐길 수 있도록 구상했는데 아쉽다”면서 “9번의 교향곡 전곡을 순서대로 들려주려고 했고 특히 이 가운데 교향곡 3번 ‘영웅’으로 긍정적이고 절망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꼭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KBS교향악단과 리허설까지 마쳤지만 결국 19일 연주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포펜 감독은 “음악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축제를 취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베토벤의 후기 실내악은 전기·중기보다 훨씬 강한 에너지를 준다”며 실내악 공연으로라도 채울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베토벤의 후기 실내악에는 자신에게 특히 힘든 시기인데도 삶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실내악단 ‘노부스 콰르텟’ 등의 스승으로도 알려져 있고 대전시향, 통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등에서 지휘한 경험이 있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다. 25일엔 바이올린을 잡고 “개인적으로 젊은 피아니스트 중 가장 섬세한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한다는 김태형과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할 예정이다. 포펜 감독은 인터뷰 중 거듭 “이럴 때일수록 음악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력을 잃은 베토벤이 극심한 우울과 절망에 빠졌어도 끝내 음악의 힘으로 극복했듯이 이 시기를 이겨 내야 한다는 것이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조은화 독일 한스아이슬러음대 교수가 쓴 베토벤에 대한 오마주 곡인 첼로 협주곡 ‘때로는 자유롭게 때로는 추구하며’가 서울튜티체임버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초연된다. 포펜 감독은 “베토벤의 음악을 동시대와 연결한다는 의미가 있는 이 곡을 전 세계 초연으로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포펜 감독은 내년 ‘클래식 레볼루션’에선 피아졸라와 브람스를 주제로 관객들과 만나 올해의 아쉬움을 달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슬기로운 집콕 생활하려면 강남 ‘여가콕’

    슬기로운 집콕 생활하려면 강남 ‘여가콕’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주민들을 위해 서울 강남구가 여가활동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강남구는 구민들의 성별과 나이, 성격을 반영해 여가활동을 추천해주는 여가추천 서비스 ‘여가콕’을 20일 열었다고 24일 밝혔다. 여가추천 서비스를 지자체가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가콕 서비스는 한국형 여가문화 빅데이터에 기반해 제작됐다. 서비스는 개인의 성별·나이·성격·동기 등에 따른 심리분석을 통해 개인 맞춤형 여가성향을 찾아 최적의 여가활동 5가지를 골라준다. 여가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시설과 정보도 알려준다. 강남구는 코로나19로 재택·원격근무 등 유연근무제 시행으로 늘어난 여가를 슬기롭게 활용하자는 취지로 이 같은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서비스는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여가문화연구팀이 4년간 연구해 개발했고, 골든민커뮤니케이션 등이 협업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이나 PC로 여가문화 큐레이션 홈페이지(gn.my-leisure.co.kr) 주소를 입력하거나 QR코드를 스캔해 접속하면 된다. 또 ‘더강남’ 앱과 강남구청 홈페이지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공승호 뉴디자인과장은 “강남구만의 차별화된 맞춤형 복지서비스 ‘여가콕’이 구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해우리쌤과 예술활동… 양천 어린이들 코로나 우울 날려요

    해우리쌤과 예술활동… 양천 어린이들 코로나 우울 날려요

    서울 양천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발생하는 아동들의 우울증 해소를 위한 예술 분야 멘토링 서비스 ‘해우리쌤 1대1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해우리쌤 1대1 멘토링은 마을의 예술 관련 교사들이 아동을 대상으로 1대1 맞춤 지도를 하며 정서적 안정을 꾀하는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여행도 못 가고 바깥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없어 스트레스에 쌓인 아동을 위한 양천혁신지구사업이다. 구는 다음달 11일까지 지역의 저소득 취약계층(기초수급자, 차상위, 한부모 가정 및 다둥이 가정 등)의 18세 미만 아동·청소년 100명을 구청 홈페이지에서 모집한다. 다음달 중반부터 멘토링을 시작할 예정이다. 수업은 1대1로 이뤄지며 분야는 악기, 미술, 연극, 무용, 댄스, 음악·미술을 통한 심리치료, 예술탐방, 진로상담 등 다양하다. 모두 무료다. 선정된 아동은 멘토교사와 협의해 수업일자와 장소를 정할 수 있다. 과목별로 주 1회 2시간 이내로 총 10~12회가량 진행한다. 자세한 사항은 구청 교육지원과로 문의하면 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코로나19 상황 이후 우리 아이들의 심리적·정서적 지원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해 대규모 축제 등의 사업을 취소하고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예술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불안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코로나19 상황 또한 하루빨리 종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별거 아닌 코로나?… 경증이라도 후유증 시달린다

    별거 아닌 코로나?… 경증이라도 후유증 시달린다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감염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조속히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일부 집단에서는 여전히 코로나는 심각한 질병이 아니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펴며 방역을 방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치료가 끝난 이후에도 다시 감염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은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무서운 질병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6일 갱신한 ‘코로나19 검역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가 끝나고서도 최대 3개월 동안 체내에 낮은 수준의 바이러스를 갖고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치료 후에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정도의 양은 아니더라도 체내에 바이러스가 일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재감염이나 바이러스 재활성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면역학자들도 코로나19 회복환자들이 일정 수준의 면역력을 갖는 것은 확실하지만 면역력이 유지되는 정확한 기간은 알 수 없으며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재감염의 공포만큼이나 완치자들을 괴롭히는 것은 치료 이후에 찾아오는 신체적, 정신적 후유증이다. 실제로 2015년 유행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사람들을 분석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이 치료 이후 1년이 지나고서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불안, 우울 심지어는 자살 충동을 겪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뇌, 행동 및 면역’과 ‘미국의학회보’(JAMA) 등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에 최근 발표된 논문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중증환자든 경증환자든 할 것 없이 크고 작은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기는 심근염은 물론 심장비대증, 호흡곤란, 근육통, 두드러기나 가려움증 같은 피부질환, 만성피로증후군, 만성두통, 탈모 등 신체적 후유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함께 치매 전조증상으로 알려진 섬망증, 생각과 표현을 명확하게 하기 어려워지는 브레인 포그뿐만 아니라 PTSD, 우울증, 불면증, 불안감, 강박증, 분노조절장애 같은 심리적 후유증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동성애=정신병?…벽면에 안내문 내건 英 병원 된서리

    동성애=정신병?…벽면에 안내문 내건 英 병원 된서리

    영국의 한 병원이 동성애 및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LGBTG 혹은 LGBTQ)를 정신질환자 범주에 넣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2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잉글랜드 에식스주 소재의 대형병원이 정신질환 관련 안내문에 동성애를 기재했다가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논란은 병원을 찾은 환자 한 명이 벽면에 붙은 정신질환 안내문을 공유하면서 불거졌다. 런던에 사는 엘렌 깁슨은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병원에 이런 안내문이 내걸렸다.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병원에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혹시 이런 증상을 겪지 않느냐”며 정신건강장애를 나열한 안내문에는 약물 남용과 중독, 우울증 혹은 조울증, 경계성 인격 장애 등과 함께 LGBTG가 기재돼 있었다. 성소수자를 정신질환자로 분류한 셈이다. 이를 접한 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만약 내가 저 병원을 갔다면 100% 나를 괴상한 사람을 몰아붙였을 것”이라고 분노를 표했다.논란이 일자 병원 측은 즉시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안내문을 제거했다. 병원 관계자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안내문은 즉시 제거했으며,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런 논란을 초래해 유감이다. 안내문 내용이 병원 전체의 입장은 아님을 분명히 한다”라고 말했다. 동성애는 19세기 말부터 정신병으로 치부됐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정한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에도 1973년까지 정신질환 중 하나로 올라 있었다. 영국은 1990년까지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했다가 이후 목록에서 삭제했다. 성전환자는 최근까지도 정신건강장애자 취급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질병분류에 따라 ‘성 정체성 장애’, ‘성전환증’ 환자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성전환 수술을 받으려면 먼저 정신과 진단을 받아야 했다. WHO는 지난해에 이르러서야 28년 만에 성전환자를 정신병 분류에서 제외했다. 안내문 관련 문제를 처음 제기한 깁슨은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치부한 탓에 수십 년간 너무 많은 이들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라면서 “병원은 특히 더 정신건강 문제에 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알고리즘 타고 세계로 퍼지는 한류

    [임정욱의 혁신경제] 알고리즘 타고 세계로 퍼지는 한류

    2년 전 동유럽의 소국, 세르비아에 간 일이 있다. 주세르비아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현지 청년들을 만났다. 그런데 몇몇이 한국 문화에 흠뻑 빠져 있는 것이다. 도대체 한국과는 연관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세르비아 소도시에 사는 백인 소녀가 어떻게 케이팝을 좋아하게 됐을까. 이유를 물어봤다. “처음에는 왜 다들 케이팝, 케이팝 하는지 거부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피했어요. 그런데 유튜브를 보다가 어쩌다가 한국 노래를 클릭하게 됐죠. 그때부터 유튜브가 계속 추천해주는 케이팝곡을 듣다보니 빠질 수밖에 없었어요.” 이 이야기를 듣고 유튜브 알고리즘이 전 세계의 케이팝 팬을 양산한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했다. 최근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가 ‘겨울연가’ 이후 제2의 전성시대를 맞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정말인지 궁금해서 유튜브를 일본어로 검색해봤다. 그러자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감동해서 그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일본 유튜버들의 ‘증언’ 동영상이 셀 수 없을 만큼 나온다.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감동했다는 일본 여성들의 수다 동영상을 들어봤다. “한국 드라마를 본 일이 없었어요. 나이 많은 분들이나 보는 것으로 생각했죠. 그런데 넷플릭스에서 어떤 드라마를 다 봤는데 다음 추천 드라마로 사랑의 불시착이 뜬 거예요. 그래서 뭔가 보기 시작했다가 완전히 빠져버렸죠.” 17년 전 일본에서 ‘겨울연가’ 열풍이 불었을 때는 달랐다. 당시만 해도 겨울연가의 NHK방송을 통한 방영이 기폭제가 됐다. 이어 인기 민영방송인 후지테레비가 ‘천국의 계단’을 방영했고 이를 통해 한국 드라마에 맛을 들인 한류팬들은 DVD를 구매하거나 비디오대여점인 ‘쓰타야’를 통해서 한국 드라마를 빌려서 봤다. 당시 일본의 한류팬들은 블로그를 통해서 한국 드라마를 본 감상을 나눴다. 콘텐츠 소비와 정보 공유의 채널이 완전히 달라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안에 갇혀 있던 일본인들은 넷플릭스에서 우울한 마음에 위안이 되는 한국 드라마를 접했다.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나니 ‘이태원클라쓰’ 등 다른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끊임없이 추천해준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유튜브를 통해서 검색해 정보를 찾는다. 수많은 일본 유튜버들이 ‘꼭 봐야 할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톱10’같은 동영상을 만들어 정보를 제공한다. 정보는 흘러넘친다. 17년 전 겨울연가, ‘대장금’ 등이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는 이런 열풍이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걱정하는 시각이 많았다. 붐을 만들어낸 일본의 지상파 방송들이 한국 드라마 구입과 방영을 멈춘다면 금세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었다. 하지만 이제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전 세계적인 한류붐의 지속 가능성과 성장성은 예전보다 휠씬 커졌다. 몇 가지 이유를 들고 싶다. 첫 번째로 글로벌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대두다. 유튜브, 넷플릭스,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등이 전 세계 곳곳에 한국 콘텐츠가 물 흐르듯이 유통되고 소비되도록 도와준다. 게다가 좋은 콘텐츠 추천을 이들 회사 경영진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하는 것이 한국 콘텐츠에 더 큰 기회가 되고 있다. 두 번째는 한국콘텐츠에 투자되는 자본의 규모가 커졌다는 점이다. SM, YG, JYP 등 한국을 대표하는 케이팝 엔터사들은 모두 상장사로 큰 투자를 통해 케이팝 그룹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만한 자본력을 갖췄다. BTS를 만든 빅히트도 곧 상장해 조단위 몸값을 가진 회사가 될 예정이다. 요즘 잘나가는 한국 드라마에는 넷플릭스가 수천억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세계시장에서 승부할 만한 수준의 콘텐츠가 나온다. 세 번째는 질과 양에서 한류 인재의 수준이 모두 올라갔다는 점이다. 해외 문물을 실시간으로 경험하고 영어 등 외국어 소통에 자유로운 인재들이 이제 케이팝의 주류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해외 인재에도 문을 열고 있는 한국 콘텐츠 플랫폼의 개방성이다. 이제는 일본, 태국, 중국, 대만 등의 인재들이 한국에 와서 훈련을 받고 케이팝스타로 떠오르는 시대다. 트와이스의 사나, 모모, 블랙핑크의 리사가 그런 경우다. 이런 개방성이 한류에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할 것이다. 한국 문화 콘텐츠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휠씬 강하다. 이제 한국 음식, 한국 패션, 한국 화장품 등 한국 문화와 관련된 연관 산업에 더 많은 글로벌 확장 기회가 있을 것이다. 글로벌 한류붐은 이제 정말 시작인지 모른다.
  • “코로나로 청소년 고민도 변화…생활습관·가족문제 상담 늘어”

    “코로나로 청소년 고민도 변화…생활습관·가족문제 상담 늘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청소년들의 고민 내용도 달라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도가 올해 1∼8월 도내 ‘청소년전화 1388’ 상담내용을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대인관계나 일탈, 비행 관련 상담은 감소했지만, 생활습관과 외모, 성, 가족 관련 고민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내용을 보면 올해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인 청소년 상담 분야는 생활습관·외모 문제 355건으로 지난해 264건보다 34.5%가 증가했다. 이어 성 문제는 1231건으로 28.5%, 가족 문제는 3910건으로 24.8%, 성격 문제는 1688건으로 20.7%, 정신건강 문제는 7041건으로 18.3% 각 늘었다. 반면 대인관계는 4722건으로 전년 6822건보다 30.8% 감소했다. 일탈·비행 관련도 2098건으로 21.4%, 학업·진로 문제는 2650건으로 18% 각 줄었다. 이런 변화에 대해 도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하면서 외출 자제, 집안 생활 지속, 등교 연기 및 온라인 수업 등 환경 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부적으로는 생활습관·외모 문제의 경우 무기력한 생활, 그로 인한 자존감 저하, 잘못된 습관 관련 상담이 많았다. 성 문제는 디지털 성범죄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관련 상담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가족 관련 상담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습관, 컴퓨터·인터넷 사용 문제 등에 따른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많았다. 정신건강 문제는 전체 상담 건수 가운데 정보제공 분야(1만5676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그중에서도 우울·위축, 강박·불안, 자살, 발달문제, 정신증적 문제 관련 상담이 증가했다. 또래와의 만남 감소, 학업계획 차질에 따른 우울, 불안과 트라우마 사건, 자살, 자해 문제 관련 상담도 많았다. 청소년전화 1388은 청소년이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24시간 전화 상담 외에도 필요한 자원이나 기관을 안내하거나 연계해주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전참시’ 고은아, 리즈시절 청순 미모

    ‘전참시’ 고은아, 리즈시절 청순 미모

    털털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인기를 얻고있는 고은아가 리즈 시절 미모를 선보여 화제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118회에서는 고은아의 CF 현장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고은아는 무려 13년 만에 화장품 광고 촬영에 나섰다. 얼굴에 팩을 붙인 채 촬영 현장으로 이동한 고은아는 전문가들의 손길에 순식간에 원조 미녀의 모습으로 180도 변신했다.카메라가 돌아가자 고은아는 능숙한 포즈와 표정을 선보였다. 10대 시절부터 모델 활동을 해온 연륜을 발휘해 촬영을 이어갔다. 깜찍, 청춘, 섹시 등 다양한 콘셉트를 막힘 없이 소화하며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였다. 매니저이자 친언니 방효선은 “저렇게까지 잘하는 동생이 꿈을 포기할 정도로 얼마나 많은 가슴앓이를 했을지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다”라고 슬럼프와 우울증으로 공백기를 보냈던 고은아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VCR을 통해 언니의 진심을 뒤늦게 접한 고은아 역시 눈물을 쏟았다. 또한 고은아 친언니의 시트콤보다 더 시트콤 같았던 일화도 공개됐다.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친언니 결혼식에 참석한 고은아는 식장 맨 앞자리에 앉아 대성통곡했다. 결국 고은아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식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고은아는 “형부 쪽 하객들이 저 우는 여자 누구냐고 하시더라”라고 코미디 같았던 일화를 털어놔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했다.한편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참시’ 118회는 2049 시청률에서 3%(1부), 4.3%(2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14주 연속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엄마 부르겠다” 친구 딸 성폭행한 40대…징역 4년

    “엄마 부르겠다” 친구 딸 성폭행한 40대…징역 4년

    “피해자는 우울·불안·불면증 등 보여…” 친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친구 딸을 성폭행한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정민 부장판사)는 20일 아동·청소년의 성호보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41)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친구 A씨의 집을 방문했다가 A씨가 아침에 자리를 비운 틈을 노려 그의 10대 딸 B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사건 당일 새벽 A씨가 잠들어있을 때도 B양을 성폭행하려고 했으나, B양이 “소리를 지르겠다, 엄마를 부르겠다”며 저항해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열린 김씨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한 차례 미수에 그쳤음에도 재차 범행을 시도한 점, 피해자가 피고인의 몸과 얼굴을 때리며 완강히 거부했음에도 성폭행한 사실에 비춰 볼 때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자는 우울과 불안, 분노, 불면증, 식욕 저하 등을 보이고 있고,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초범이고, 수사기관에서 범행을 일부 부인하다가 법정에 와서 일부 시인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을 양형에 참고했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알츠하이머 위험 클수록 ‘아침형 인간’일 가능성 有

    [건강을 부탁해] 알츠하이머 위험 클수록 ‘아침형 인간’일 가능성 有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위험이 큰 사람일수록 ‘아침형 인간’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2만 1982명과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지 않은 4만 1944명, 또 우울장애가 있는 9240명과 그렇지 않은 9519명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비교·분석했다. 이와 별개로 44만 6118명의 수면 습관 및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연구진은 특정 질병의 환경적 위험인자들과 그와 관계가 있는 유전자 변이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해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멘델 무작위 분석법’(Mendelian randomization)을 이용했다. 분석 결과 알츠하이머가 우울증과 불면증 등의 수면장애를 동반한다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우울증과 알츠하이머 사이에는 뚜렷한 유전적 연관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불안정한 수면 패턴이 알츠하이머의 위험을 더 높인다는 근거 역시 찾지 못했다. 다만 유전적으로 알츠하이머 위험이 큰 사람일수록 스스로 ‘아침형 인간’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위험이 2배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스스로 ‘아침형 인간’이라고 판단한 경우가 1% 높은 반면, 불면증에 시달린다고 답한 경우는 1% 더 낮았다.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위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경향이 있으며, 불면증과 같은 수면 패턴과는 도리어 연관성이 떨어졌다는 것.연구진은 ”수면 패턴과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 사이에 작은 연관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가 이 질병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면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위험이 큰 사람들 일부에게서 공통으로 불면증이 아닌 ‘아침형 인간’의 특징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번 연구결과는 활용된 데이터 대부분이 유럽계 혈통으로부터 나온 것인 만큼 다른 인종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까지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알츠하이머와 아침형 인간의 관계는 원인과 결과의 ‘인과’ 보다는 ‘연관’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옳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신경학회(AAN)가 내놓는 국제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관악, 서울대와 외국인 유학생 코로나 방역 공조

    관악, 서울대와 외국인 유학생 코로나 방역 공조

    서울 관악구와 서울대가 2학기 외국인 유학생 입국 시기에 맞춰 지역사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뭉쳤다. 관악구는 외국인 유학생의 입국 예정일을 미리 파악하고 서울대 내에 이동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등 유학생 관리 대책을 강화한다고 19일 밝혔다. 다음달 개강을 앞두고 입국 예정인 서울대 외국인 유학생은 입국 즉시 서울대 내 임시생활시설이나 원룸 등에서 자가격리한다. 관악구와 서울대는 외국인 유학생 현황과 입국 예정일, 입국 절차 등을 공유해 입국 전부터 자가격리 해제 시까지 외국인 유학생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세우고 있다. 구는 또 자가격리지로 이송하는 차를 늘리고 학교에 이동선별진료소를 추가 설치했다. 이동선별진료소에서는 자가격리 해제 전 유학생에 대한 2차 진단검사도 한다. 서울대는 입국한 외국인 유학생의 2학기 수강에 지장이 없도록 교내 생활관 일부를 임시생활시설로 지원하고 매일 모니터링할 인력을 배치한다. 관악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무기력감을 느끼고 심리적 우울감을 호소하는 구민의 일상 복귀를 돕기 위해 무료 심리상담 서비스를 운영한다. 전문 임상 상담사와 상담한 후 고위험군으로 우려되면 전문치료기관으로 연결하고 있다. 수면안대, 마사지 공, 스트레칭 바, 마스크 등 심리 안정을 위한 물품 꾸러미도 제공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안전하게 입국해 철저한 방역지침 속에 자가격리 기간을 마칠 수 있도록 서울대와 협력해 코로나19 대응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퇴원 5개월… 가슴 통증·피부 변색, 아직도 심각한 후유증에 고통받아”

    “퇴원 5개월… 가슴 통증·피부 변색, 아직도 심각한 후유증에 고통받아”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삶 너무 달라져한국만 완치자 표현… 회복자로 불러야”질병본부 등 후유증 정보 절대적 부족영국 등 외국선 이미 재활 시스템 도입정부, 코로나 사후 관리에 관심 가져야박현(48)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는 지난 2월 25일부터 3월 7일까지 ‘부산 47번 확진자’로 불렸다. 12일 만에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도 건강을 완전히 되찾지 못했다. 그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감기나 몸살과 전혀 다른 병”이라면서 “지금도 가슴 통증과 두통, 단기기억상실증에 시달린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아팠다가 좋아졌다의 반복”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부터 후유증을 겪는 지금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본인의 증상을 자세히 적었다. 그의 생생한 경험담은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한 최근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글 덕에 ‘코로나가 무서운 병임을 새삼 깨달았다’, ‘경각심을 잃지 말자’는 시민들의 각성이 잇따랐다.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을 박 교수는 못내 안타까워했다. 그는 “‘심한 감기처럼 한번 걸리고 말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분이 있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알려 주고 싶다”면서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삶이 너무 달라졌다”고 했다.박 교수는 자가진단을 통해 코로나19 후유증을 5가지로 분류했다. 머리에 안개가 낀 듯 멍하면서 기억과 집중하기가 힘든 브레인 포그(Brain Fog), 만성피로, 가슴 통증, 배의 통증 그리고 검붉은 색이나 보라색으로 변하는 피부 문제 등이다. 완치로 끝나는 병이 아니었다. 박 교수가 “한국만 쓰는 완치자라는 표현 대신 외국처럼 생존자·회복자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후 관리에 무신경하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완치 판정 후 몸이 좋지 않아 질병관리본부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는데 ‘감기니까 집에 있으라’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보건소에서 권유한 재확진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음성이었다. 이후에도 보건소와 병원을 찾았지만, 후유증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결국 직접 나섰다. 외신을 참고하고, 외국에 있는 의사 친구들에게 조언을 얻었다. 박 교수가 모은 자료를 본 병원 의사가 놀라며 “코로나19 후유증이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박 교수가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47’에 증세를 기록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확진자 치료도 버거운 국내에서는 후유증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비슷한 고통을 겪는 한국 완치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랐다”고 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후유증을 호소하는 2명의 완치자로부터 연락을 받기도 했다. 그는 “우울증처럼 갑자기 눈물이 나고 감정 조절이 안 될 때, 그분들의 연락을 받고 ‘나 혼자만 이런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위로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과 이탈리아 등 외국에서는 이미 코로나19 완치자 재활 시스템을 도입했다”면서 “우리 정부도 완치자 돌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인터뷰] 부산 47번 환자의 ‘충고’… “완치돼도 고통 끝나지 않는다”

    [인터뷰] 부산 47번 환자의 ‘충고’… “완치돼도 고통 끝나지 않는다”

    코로나19 후유증 기록 남기는 박현 교수 인터뷰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는 부산의 47번 확진자였다. 지난 3월 완치판정을 받았지만, 이내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꼈다. 그는 “코로나는 감기나 몸살과는 전혀 다르다. 완치 판정 이후에도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아팠다가 다시 좋아졌다가를 반복한다”면서 “가슴통증과 두통, 단기기억상실 등 여러 증상이 예측하지 못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교수는 “완치자라는 명칭 때문인지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해서는 심지어 의사들도 관심과 정보가 없었다”면서 “‘좀 심하게 아픈 감기 같은 건데, 한 번 걸리고 말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은 코로나19가 박 교수의 삶을 바꾼 지 177일째 되는 날이었다. “완치 판정 받아도 후유증 남아…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삶은 달랐다” 최근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되면서, 박 교수가 후유증에 대해 자세히 적은 페이스북 글이 온라인상 화제가 됐다. 그가 말하는 후유증 증상은 크게 5가지이다. 머리에 안개가 낀 듯 멍하면서 기억이 힘들고 집중이 힘든 Brain Fog, 가슴 통증, 배의 통증, 그리고 검붉은 색이나 보라색으로 변하는 피부 문제, 만성피로 등이다. 그는 “여러 증상이 번갈아 가면서 나타나는데, 같은 증상이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그것은 ‘완치’가 아니었다. 코로나19가 지나간 자리에는 깊은 후유증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가 “한국만 쓰는 완치자라는 표현 대신, 외국처럼 생존자·회복자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실제로도 코로나19 이전의 삶과 현재 지금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여러 통증에 시달리게 됐고, 일상은 전과 달랐다. 최근 박 교수는 1년 휴직을 생각 중이다. 1학기에 온라인 강의를 해 왔지만, 후유증으로 라이브 강의가 힘든 순간들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미리 강의 녹화를 다 해두고, 그날 컨디션에 따라 라이브로 진행하거나 녹화 강의를 했다”면서 “강의를 하면서도 (기억을 잘 못해서) ‘제가 이거 설명했나요’라고 되묻는 자신을 보면서 학생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질본도, 보건소도, 병원도…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정보 없어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후유증에 대한 한국의 무관심이었다. 그는 “맨 처음 몸이 좋지 않음을 느꼈을 때, 질병관리본부 대표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돌아오는 것은 ‘감기니까 집에 있으라’는 말 뿐이었다”고 했다. 보건소에서 권유한 재확진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음성이었다. 이후에도 보건소와 병원을 찾았지만, 후유증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박 교수는 직접 나섰다. 그는 “외신을 참고하고 외국에 있는 의사 친구들에게 내 증상을 말하면서 조언을 얻었다”면서 “오히려 내가 스크랩한 외신 기사들을 본 한국 의사는 놀라면서 ‘완치라고 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코로나19가 후유증이 있느냐’고 되묻더라”고 회상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질본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중증이 아닌 경증 또는 무증으로 자연회복된 회복자 중 35%가 회복 후 수주~수개월이 지난 후 바이러스 공격으로 진행된 질병적 후유증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후유증 기록 남기며 아픔 공유하고 완치자들에게 위로 주고 싶어 그는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부터 후유증을 겪는 지금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증상을 상세히 기록해 공유하고 있다. 박 교수는 “처음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는, 상황이 심각해 친구들에게 마지막 안부 인사라도 하고 싶어서 글을 남겼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그는 “확진자 치료도 버거운 한국 상황에서 후유증 정보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서 “외신과 외국 친구들에게 정보를 얻고 있으니, 비슷한 고통을 겪는 한국 분들도 이 정보를 얻기를 바랐다”고 했다. 그렇게 그가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가 ‘부산47’(부산 47번 확진자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는 완치 판정을 받고도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2명의 환자에게 연락을 받았다. 그는 “우울증처럼 갑자기 눈물이 나고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았을 때, 그 분들에게 연락을 받고 큰 힘이 됐다”면서 “‘나 혼자 겪는 것이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에 그 자체로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는 후유증에 대한 재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외국에서는 이미 후유증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의 환자들의 삶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번 걸리고 말지’하는 안일한 마음 대신 경각심 가져야” 코로나19는 삶을 바꾸어 놓았지만, 박 교수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 상황들을 받아 들이려 애쓰고 있다고 했다. 한 게시물에서 그는 “상쾌한 아침이 아닌, 눈 뜨자 마자 통증을 느끼는 아침을 시작하지만 가족을 다시 볼 수 있는 하루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삶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재확산세로 접어든 코로나19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시 경각심을 가지고, 기본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끔 산책을 하러 나가보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큰 소리로 대화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놀란다”면서 “코로나19는 감기와 다르다. ‘한 번 걸리고 말지’라고 생각하기에는 잃는 것이 많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서울광장] 코로나 우울/임병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코로나 우울/임병선 논설위원

    국내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지 반년이 지났다. 2차 대유행이 눈앞에 있다. 당분간 ‘코로나 우울’이 더욱 짙어질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이브 카탱이 갈파한 대로 인간은 ‘늘 허무의 문턱에 서 있는’ 존재다. 사는 게 바쁘거나 힘들어 잊었거나, 웃고 짓까불며 잊으려 애쓸 뿐이다. 보통은 죽음 직전에 맞닥뜨려야 정신 차려 삶과 죽음의 의미를 곱씹는다. 그런데 코로나19란 감염병 때문에 뜻하지 않게 귀한 성찰의 시간이 주어졌다. 지겨운 마스크를 쓰고 눈과 눈초리만으로 타자의 이성과 감정, 기분을 파악해야 하는 시간을 반년 넘게 보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기적처럼 우리에게 주어지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다른 이와 사회적 거리를 두는 일상은 쉬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 반년의 시간, 우리는 무엇을 얻었는가? ‘K방역’이란 자부심은 수도권에 임박한 2차 대유행으로 여지없이 무너질 위기에 직면했다. 술잔 부딪치며 사람 사는 냄새 맡는 일은 아무래도 다시 삼가게 될 것 같다. 그 막막해진 시간은 결국 개인의 몫으로 채워야 한다. 얼마 전 만난 회사 임원은 독서량이 반년 전보다 다섯 배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고전과 인문학으로 서가가 채워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 같다며 웃었다. 이른바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시간이 늘어났다. 가족끼리 지내는 시간도 엄청 늘었다. 경제활동의 위축으로 인한 우려가 공포로 부풀려지거나, 막연한 두려움이 상존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혼자란 깨달음이다. 카탱의 말을 돌아보자. “인간은 먼 길을 지나왔지만 그래도 살아가야 하므로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 행복은, 스스로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즐거워하고, 그것을 분명히 하는 자기에게 달려 있다.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체념에 잊지 않아야 한다면 그것은 단지 저항과 장애에 직면함으로써 생겨나는 강렬한 삶의 감정에서 찾아야 한다. 이것은 당연히 강한 주체, 특히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능력, ‘준비자세’를 전제로 한다.” 국내 철학자들이 발빠르게 코로나로 우울해진 세상을 진단한 책 ‘코로나 블루, 철학의 위안’을 들추면 언론이나 사회가 놓치는 대목을 크게 셋으로 지적했다. 첫째는 감염병에 목숨을 잃는 이들의 죽음을 채 곱씹지도 않고 서둘러 화장한다는 것이다. 유족들이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 죽음을 삿되이 여기고, 미국이나 유럽 신문처럼 부고 하나 없이, 유족들은 부끄럽고 감춰야 할 주검으로 사랑하는 이와의 작별을 강요받고, ‘애도되지 않는 죽음’을 강제당한다. 타인에게만 죽음을 전가하고 자신은 죽음 없는 삶을 유지하려는 양면성마저 띤다. 이런 슬픈 현상을 언론이나 정부, 심지어 시민사회도 따스한 눈길로 보듬지 않는다. 둘째로 지난 반년을 나름 선방하는 데 헌신한 의료인이나 일선 공무원들에 감사하는 만큼 방역과 성공적 대처에 간접적으로 힘을 보탠 택배나 음식 배송업체 종사자들에게 제대로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는다. 지난 14일은 택배 노동자들에게 처음으로 고마움을 표시하는 날이었는데 정부와 당국은 그저 하루를 쉬게 하는 선심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어느 사회나 그렇지만 가장 취약한 계층이 가장 먼저, 가장 심대한 타격을 입는데 그들이 재난 극복에 앞장 서는 역설이 존재한다. 이를 사회나 시스템의 작동 원리인 양 당연시하는 생각이 지면이나 방송에 만연해 있다. 기자들부터 입에 달고 사는 말 중에 하나가 ‘세상이 다 그런 거 아냐’인데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사태의 원인을 더 근원적으로, 생태학적으로, 인류의 문명과 자연 개발의 역사가 불러온 과오를 성찰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저 의료적, 방역적으로 좁은 시각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정현석 가톨릭의대 인문사회의학과 연구강사는 정의로움이 누구를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었는지 돌아보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응시하는 기회를 코로나19가 준 것으로 생각하며,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공감과 연대를 북돋아야 참되게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는 길이 열린다고 지적한다. 대면 접촉이 쉽지 않고,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연대나 공감을 나눌 기회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 상대의 삶과 존재를 인정하는 표현을 더 많이, 더 자주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였으면 좋겠다고 철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2차 대유행이 눈앞에 닥친 이 시점에 되새겼으면 한다.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