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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TV 안보기

    요즘 어린이들은 세명의 부모와 함께 산다는 말이 있다.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텔레비전이란 이름의 양어머니 밑에서 자란다는 뜻이다.젖먹이 시절부터 어머니 품에 안겨 텔레비전과 친숙해진 뒤 초등학교 때에도 교실에서보다 TV와보낸 시간이 더 많은 경우가 적지 않으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그것은 어린이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어른이 되어서도 일하고 잠자는 때를 빼고는 가장 많은 시간을텔레비전과 지내는 것이 현실이다. TV중독증을 알코올중독증에 빗대어 말하는 사람도 있다.“딱! 한 잔”으로 시작한 술자리가 2차,3차로 이어지는 것이“딱! 한 프로”하고 켠 TV를 밤새 보고 마는 TV시청 습관과 하등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몇년 전 미국에서 텔레비전 중독자들이 TV 시청을 일시 중단했을 때 생기는 행동상의 변화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120가구에 30일 동안 TV시청을 완전히 중단하면 500달러를 주겠다고 했다.이 가운데 93가구는 어떤 이유로든 텔레비전을멀리할 수 없다고 했다. 나머지 27가구 중 5가구만 겨우 텔레비전 시청을 그만두었다.그런데 TV시청을 중단한 사람들이 병적 증상을 보였다.담배·술을 찾는 빈도가 많아지고우울증과 신경과민증,커뮤니케이션 단절현상을 호소했다.현대인의 TV중독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말해 주는대목이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TV끄기 네트워크’가 지난 23일부터1주일 동안 ‘TV 안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다.올해로 7년째를 맞은 이 행사에는 미국 전역에서 600여만명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이 단체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들은 1년에 평균 1,000시간,하루 평균 3시간 꼴로 TV를시청한다. 연간 학교에서 보내는 900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TV와 함께 하고 있다. 우리나라 실태는 미국보다 더 심하면 심하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더욱이 얼마 전 어느 문화부장관이 “자리를 걸고 지상파방송의 선정성과 폭력성을 뿌리 뽑겠다”고 말할정도로 국내 TV는 숱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우리도 단 며칠만이라도 ‘TV 안보기’ 운동에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TV공백’이 남겨준 것에서 좀더 창조적인 생각을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
  • 이산 상봉전후 후유증 심각

    꿈에 그리던 이산가족을 만나면 건강이 좋아질까.안타깝게도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상봉자 대부분이 심각한 스트레스성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세차례 남북이산가족 상봉때 인솔주치의로 평양방문단에 참여했던 이수진 박사와 서울 적십자간호대의 강윤숙·김이돌·권연숙 교수가 17일 함께 펴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차 상봉자 200명 중 조사대상자 122명 대부분이 상봉을 전후해 스트레스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특히 상봉 전에는 수면장애나 두통,혈압상승,소화기장애,가슴떨림,답답함 등의 증상을 겪었고,상봉 후에는 고혈압,심장병 재발,체중감소,우울증,원망·분노 등의 증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부정적 반응은 상봉 전 응답자의 68.8%,상봉 중에는 79.7%,그리고 상봉 이후에는 82.5%로 갈수록 늘어나는것으로 나타났다.반면 기쁨이나 홀가분함,희망,의욕증진등 긍정적 반응은 ▲상봉전 31.2% ▲상봉중 20.3% ▲상봉후 17.5%로 갈수록 줄었다. 보고서는 “이런 스트레스 반응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면 2차 질병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본인과 가족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씨줄날줄] 안락사

    네덜란드가 안락사 찬반 논쟁에 불을 붙였다.10일 국가로는 세계 최초(미국 오리건 주 1998년 합법화)로 안락사를합법화함으로써 본인과 가족이 원한 경우에 한하여 의사들의 환자 자살방조를 묵인해 온 영국,스위스,타이완 등이 안락사 합법화를 서두를 기미고 이에 따른 논쟁도 확산되고있다.우리나라도 네덜란드의 결정에 고무된 듯 대한의사협회가 이달 말 발표할 윤리지침에 “회복불능 환자에 대해가족들이 문서로 치료중지를 요청할 경우 의사는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킬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논쟁은 항상 양편이 모두 일리가 있어 더 뜨겁다.“소생할희망도 없고 견딜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편안히 죽게 하는 것이 더 인도주의적”이라는 것이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물론 가족과 본인의 동의가 있을 때에 한해서다.반대로 “의사에게 죽일 권리 내지 자살 방조를 허용하자는 것이냐”며 안락사 불가론을 펴는 사람들이 있다.“극소수 불가피한 경우 때문에 죽을 권리와 죽일 권리를 허용하면 악용에 따른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 반대론의논지다.불치병 환자가 가족에 대한 부담 때문에 ‘안락사용단’의 정신적 압박을 받을수도 있고 치매,우울증,심지어반식물인간 상태의 노인까지도 죽는 것이 더 좋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안락사의 쟁점은 생명이 어디에 속해 있으며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느냐 하는 데 있다.찬성론은 “생명은 자기에게속해 있으므로 자기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고,반대론은 “생명은 살아야 한다는 명령으로서의 ‘생(生) 명(命)’이며 이를 어기는 것은 천륜에 반(反)하는 것”이라는입장이다.이 쟁점은 물론 환자 스스로 안락사를 요청한 자발적 안락사의 경우에 한한다. 인간다운 삶에 대한 해석도 가지각색이다.고통스러운 삶을유지하는 것보다 깨끗하게 마감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에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안락사 찬성론을 지지하고,삶의 의미와 가치는 누가 판단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삶은 그 자체로서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사람은 반대론에 손을 든다. 이같은 논쟁에 대해,극심한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한 말기암 환자는 이렇게 말한다.“어제 생을 마감했더라면 이논쟁을 듣지 못할 뻔했다”고. ■김재성 논설위원jskim@
  • 성인5명중 1명 알코올중독 경험

    고도 자본주의로 이행하는 우리 사회는 각종 ‘중독증’들이 판을 치고 있다.보건복지부는 3일 정신건강의 날을맞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중독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주제로 알코올,담배,약물,도박,사이버 중독 등 현대인의 5대 중독증을 집중 조명,다양한 극복방안을 논의했다. ◆금연=원구연 청주의료원 신경정신과 과장은 ‘금연으로가는 길’을 자신의 임상실험을 바탕으로 자세히 설명했다.그는 ‘의지 없이’ 금연하는 방법의 1단계로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 피우되 그 때마다 흡연시간과 장소를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단계로는 ‘흡연은 어리석은 일이야’는 등 자신의 결심을 반복적으로 주문하는 행위이며,마지막 단계는 시각화다.금연 후 말쑥해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작업을 되풀이하라는 것이다. ◆술= 이정책 가톨릭대 신경정신과 교수는 우리 성인 5명중에 1명이 평생에 한번 이상 알코올 중독증을 앓는다고밝혔다.우리의 독특한 음주문화도 알코올 중독을 양산하고 있다.슬퍼도 한잔,기뻐도 한잔,후래자 삼배,폭탄주 돌리기,원샷,노틀카 등 잘못된 음주 관행은 셀 수 없이 많다. 알코올 중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음주자와 그 가족들을 도울 수 있는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해 개인과 단체,교육,정부의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 ◆마약=정선태 검찰청 마약과장은 마약류 사범의 재범률은 99년 27.9%,2000년 31.4%로 지속적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마약류 수요 감축을 위해선 ▲청소년 상대 마약류 침투 차단 ▲범정부적 중독자 치료·재활정책 추진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박증후군(도박)=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과의사는 도박 중독자의 비율이 전 인구의 1∼2%에 이른다고 밝혔다. 도박 중독은 일종의 정신질환으로서 치료가 가능하다.일부 치료제는 도박에 대한 욕구와 갈망을 현저히 줄여준다는임상실험도 있다.중독자들의 잘못된 믿음과 행동을 교정하는 인지행동 치료도 큰 도움이 된다. ◆사이버중독=하지현 용인병원 원장은 몰입과 불안감 감소,익명성,즉각적 만족과 광대한 정보 등이 인터넷 중독을부추긴다고 진단했다. ▲사용시간과 인터넷 접속시간 기록 ▲우울증 및 불안감극복을 위한 대체물 찾기 ▲인터넷 접속시간 점차 감소 등으로 서서히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 강동형 오일만기자 yunbin@
  • 藥선식 연구가 정세채씨

    “임신한 여성이 태교를 하는 것보다 남성이 임신 전에태교에 신경을 쏟는 일이 더욱 중요합니다”약선식(藥禪食)연구가 정세채씨(43)는 “아이를 가졌을때 태교를 시작하면 이미 늦다”면서 “임신 100일 전부터부부가 함께 어떤 아이를 낳겠다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정씨는 선식에 대해 10년동안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최근 ‘먹기만 하면 태교끝∼’이란 책을 내고 남성이 챙겨야 할 태교선식과 요리법 등을 소개했다. 10살, 8살인 두 딸을 둔 정씨가 태교음식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태어난지 4주만에 골수염에 걸린 맏딸 안진이 때문이었다.정씨는 당시 안진이가 병에 걸린 이유를 곰곰이따져본 결과 부인의 식생활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부인은 임신 중에 홀로 지방에서 교사로 일하며 학교앞에서 떡볶이와 오뎅,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사먹었다.다행히 현재 안진이는 병이 나아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하지만“우리나라에서 한해 태어나는 70만여명의 신생아 가운데28.5%에 달하는 20만여명이 자폐증,우울증 등을 갖게 된것은 틀림없이 어머니의 임신 중 식생활 때문일 것”이라고 정씨는 강조했다. [태교는 임신 100일 전부터] 정씨는 우선 식사법과 호흡법을 바꾸라고 제안했다.태교선식의 핵심은 모든 음식을 30번 이상 씹는 죽식이다.열심히 씹으면 턱의 움직임으로 12개의 경락이 긴장하게 된다.또한 침에 들어있는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이 육식과 인스턴트 위주의 식사로 산성화된체내 독성을 정화하므로 오래씹는 것은 산소를 씹는 것과같게 된다. 엄마와 태아가 하나가 되어 서로 교감하는 ‘탯줄명상’은 탯줄을 상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태아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복식호흡,즉 탯줄로 호흡하면 엄마와 태아가 특별한 교감을 나눌 수 있다.정씨는 “탯줄명상을 통해 태아의지능 등 능력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하는 임산부를 위한 음식] 된장가루,함초가루,잣가루,쑥 등을 갖고 다니며 부득이하게 외식하게 될 때 음식과함께 먹는다.라면,햄버거,피자 등을 먹을 때에도 이들 가루 가운데 한가지를 뿌려먹으면 인스턴트음식의 해독을 덜수 있다. 요즘 여성은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하는 일이많으므로 깨끗한 황토물로 샤워하거나 석창포나 원지 등을달여 차로 마셔도 좋다. 함초,석창포,원지 등은 경동시장등에서 구할 수 있다. 윤창수기자
  • [네티즌 칼럼] 정주영씨와 어느 노동자의 죽음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의 죽음에 온 나라가 큰 관심을 보였다.경제계의 거목,근대화의 선구자,정경유착의 온상,노동탄압의 기수 등 엇갈린 평가가 그를 뒤따랐다.수많은 정치가,관료,기업가 등은 물론 대통령도 비서실장을 통해 조의를 표했고,심지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까지도 조문단을 보냈다. 나는 그의 죽음을 보며,아니 그의 죽음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며 잠시 감상에 젖는다.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나는 정주영씨의 죽음에 대비되는 수많은 서민들의죽음을 떠올리게 되었다.또 내가 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가슴 아픈 죽음이 다시 떠올랐다.지난 2월 23일 부산 연제구에서 고1,중3 두 아들을 둔 40대 가장이 20층 아파트에서투신자살한 사건이 있었다.그는 대우자동차에 근무하고 있던 박모씨이다.그는 급여가 6개월째 밀린 상황에서,대우차에 정리해고가 몰아닥치는 모습을 보면서 월급을 제대로받을 수 있을지,퇴직금을 받을 수 있을지 등 생활고에 몸서리쳤다고 한다. 현실을 비관한 끝에 그는 신문 사회면의 한 귀퉁이를 조그맣게 장식한 채,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을 남기고 그렇게 쓸쓸히 죽었다.또 다른 한 사람의 죽음은 그의 죽음보다도 그가 남긴 유서로 내 기억에 남아있다. 그는 저 악명 높은 원진레이온 공장에서 일하다 1985년이황화탄소 중독으로 정신병 및 각종 질병을 얻어 퇴직한권경용씨이다.그는 직업병과 그에 따른 정신질환으로 인해부인과 이혼하게 된다.그후 회사측과 끈질기게 싸운 끝에1989년에야 겨우 직업병 판정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전신통증과 하반신 마비,그리고 우울증과 발작적정신분열은 그의 삶을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만들었다. 그는 결국 연탄불을 피워놓은 채 1991년 4월 11일 자살했고,그의 시신은 죽은 지 보름 만에 발견되었다. 그는 자신의 2남 1녀 앞으로 남겨놓은 유서에서 아이들에게 “정부와 원진을 상대로 싸워 달라”고 말하고,다음과같은 말을 남겼다.“이 애비가 죽었다고 노동부에 알리지마라.그래야 한달에 27만원씩 나오는 산재급여를 탈 수 있단다.그것을 너희 셋이 나눠 쓰고,애비 사망신고는 애비가90살이 되는 해에 하도록 해라.그 때까지타면 많이 탈 수있을 게다.” 그는 마지막 가는 순간에도 자식들에게 할 수 있는 부모로서의 마지막 의무를 하고자 했던 것이다.정주영씨의 죽음과 다른 많은 죽음들.이승에서 남부러울 것이 없던 사람들이라면 가는 길이 그리 화려하지 않더라도 별 한이 없지않을까. 그러나 이승에서 화려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가는 길은 예의 그의 삶만큼이나 화려하고,이승에서 괴로운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가는 길은 예의 그의 삶만큼 서럽다.특히 남아있는 사람들의 가슴에도 못을 박으며 가곤 한다.정주영 씨의 죽음을 앞에 두고,시간이 훨씬 지나버린 다른 이들의 죽음을 떠올리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내가 아니라도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특히 모든 권세가들이정주영씨의 죽음을 기리는데,나라도 이 모질고 서러운 이들의 가슴 아픈 죽음을 기려줘야 그나마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공평해지지 않겠는가 하는 순진한 생각 때문이다. △김종철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jcpretty@nownuri.net
  • 뇌경색 극복 수필·시 잇따라 등단 이월순할머니

    뇌경색으로 한쪽 팔·다리가 불편한 할머니가 환갑을 넘어글쓰기를 시작,수필가와 시인으로 잇따라 등단해 화제다. 이월순(李月順·64·충북 진천군 진천읍 신정리 장산아파트) 할머니는 월간 ‘문학세계’ 2월호에 ‘낮잠’,‘세월’,‘호수’ 등 동시 5편을 발표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 할머니는 앞서 지난해 1월 수필 ‘바로잡은 자리’로 ‘세기문학’ 신인문학상 수필 부문에 당선돼 수필가로 등단했다.또 97년 12월 회갑을 맞아 ‘풀부채 향기’라는 시집을펴냈으며 지난해 8월 두번째 시집 ‘내 손톱에 봉숭아물’을 출간했다. 중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이 할머니가 처음 글을 쓰기시작한 것은 96년말.골다공증으로 두차례나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던 중 96년 11월 진천우체국에서 무료로 컴퓨터 교육을 받은 뒤 12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할머니는 “컴퓨터를 배우고 나니 무엇이든 쓰고 싶어졌다.목사의 아내로,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남편을 모시고 살며 억눌려왔던 한이 한꺼번에 쏟지는 것을 느꼈다”고 당시글쓰기 작업을 회상했다. 할머니는 특히 99년 12월 뇌경색으로 하반신이 완전 마비된 뒤에도 하루 2시간씩 글쓰기를 계속했으며 최근에는 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병세가 호전됐다. 이 할머니의 글은 즐거웠던 유년시절,신혼·결혼 생활을 거치며 겪는 여자들의 아픔과 고독,우울증에 빠졌던 40대,쓸쓸한 노년 등을 투박하면서도 진솔한 언어로 표현했다는 평을받고 있다. 청주 김동진기자 kdj@
  • 어린이 야뇨증, 애정·관심이 보약

    ‘어릴 적 이불과 요에 지도를 그려본 적이 있나요’ ‘오줌싸개’를 둔 엄마들이 자녀들의 야뇨증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야뇨증 연구회가 운영하는 홈페이지(www.bedwetting.co.kr)에는 자녀의 야뇨증에 대한 엄마들의 고민을 반영하는생생한 글들이 수도 없이 올라 있다. “46개월 된 아이가 밤잠을 잘 때 아직까지 한번도 거르지않고 ‘쉬’를 합니다.잠을 깨워 오줌을 뉘여 보기도 하고매질도 하지만 별 효과가 없습니다” 답변도 실려 있다.“야뇨증이 틀림없으나 치료를 받기에는아직 이른 나이입니다.매질은 어린이에게 불안감을 주고 야뇨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절대 해서는 안됩니다” 대한소아비뇨기과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5∼12세 남자 어린이의 16%,여자 어린이의 10%가 일년에 한번 이상 이불에오줌을 싼다. 이들 가운데 매일 오줌을 싸는 어린이는 3.1%이며 일주일에한번쯤이 9.8%이다. 문두건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비뇨기과 교수가 최근 안산 일대의 유치원생,초등학생 692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소아야뇨증 유병률(有病率)을 조사한 결과 22%인 154명의 어린이가야뇨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섯명중 한 명이 야뇨증을앓고 있는 셈이다. 연령별로는 유치원생이 159명 가운데 42명(26%),초등학교 1∼3학년은 319명중 70명(22%),4∼6학년은214명중 42명(19.6%)이다. [사회 적응에 문제] 야뇨증이 있는 어린이들은 밤에 오줌을싼다는 두려움 때문에 또래들과 함께 캠프나 수련회를 가지못하는 등 단체 생활에 커다란 지장을 받는다.또 친척집 등에 가서 자는 것도 기피한다. 야뇨증 어린이는 또래 아동들로부터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최근 부산대 병원 조사에 따르면 야뇨증이 있는 초등학생의44%가 친구들로부터 놀림이나 따돌림을 받고 있다. 야뇨증 때문에 부모로 부터 호된 꾸지람을 받은 어린이들은주눅이 들어 기를 못펴는 복종적인 어린이가 되거나 반대로부모에 반항적인 어린이가 된다. 아이는 자신감을 잃어 생활 전반에 걸쳐 위축되고 소극적인성격이 되며 심하면 우울증까지 걸릴 수 있다. 특히 주간 요실금을 갖고 있는 어린이의 경우 문제가 더욱심각하다. [원인과 치료] 야뇨증 어린이는 밤에 잠을 잘 때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이때는 약물치료가 상당한효과를 본다.치료비는 한달에 5만∼6만원선. 문교수는 “부족한 만큼의 호르몬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약물요법은 즉시 효과가 나타나고 부작용도 거의 없어 장기처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동생이 태어나거나 유치원,초등학교 입학 등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인 야뇨증은 아이의심리상태에 주의와 관심을 기울이면 증세가 나아진다. 병원을 가지 않고 가정에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저녁식사후 음료수와 과일을 먹이지 않거나 한밤중에 깨워 소변을보게 하는 것이다.또 야뇨 차트를 만들어 스티커를 붙이는방법도 효과가 있다.즉 달력에 오줌을 싼 날은 빨간 스티커를 붙이고 그렇지 않은 날은 노란 스티커를 붙인다.오줌을조금 지린 날은 파란 스티커를 붙인다.오줌을 싸지 않은 날은 칭찬해주고 선물을 준다. 3∼5세의 어린이는 방광의 발육이 덜 돼 야뇨증이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밥잘먹고 힘이 세지면 저절로 낫는다”고격려해 주는 방법도 좋다. 유상덕기자 youni@
  • 변형야콥병 감염 검사 법적 근거 마련 시급

    우리나라에도 인간 광우병으로 불리는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 환자로 의심되는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지만 정확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보통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인지,광우병에 걸린소의 고기를 먹고 걸리는 vCJD인지를 가리기 위해서는 사망 뒤 부검이 필수적이지만 보호자들이 뇌조직 검사조차 거부해 엄두도 못내는실정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K병원에서는 의료진들이 CJD 또는 vCJD 환자로 의심되는 남자 환자의 나이가 37세로 크게 낮은 점을 중시,뇌조직 검사를 권유했으나 환자와 보호자가 거부해 이뤄지지 않았다. 보통 CJD환자의 평균 나이는 60대 중반이나 vCJD 환자는 연령이 크게 낮고,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이어 운동장애와 감각마비 등의 현상을 보인다.또 보통 CJD환자가 발병 뒤 대부분 6개월 안에 사망하는것과 달리 1년 이상 사는 것이 특징이다. 인천 K병원에서 여섯달 동안 치료를 받다 지난달 15일 숨진 40대 여성도 한때 사인이 vCJD로 알려졌으나 뇌조직 검사를 하지 못해 확진(確診)은 하지 못했다.이 여성에게 ‘이상증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해 초.처음에는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나중에는 치매증상도 나타났다.병원을 찾은 지난해 8월부터는 무도증(舞蹈症)과 운동장애를보이다 결국 전신이 마비됐다. 담당의 강성수(신경과) 교수는 “여성의 나이가 그리 많지 않아 vCJD가 아닌가 의심했다”면서 “그러나 보호자가 동의하지 않아 정확한검사를 못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서울대 의과대 김상윤(金相鈗·신경과) 교수는 “영국 등 외국에서도 살아있을 때에는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사망 뒤에는 동의 없이도 뇌조직 검사가 가능하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면서“우리나라도 사후에는 뇌조직 검사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명절 증후군’ 이번 설엔 말끔히

    설은 친척 등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 얘기하고,먹고 마시고 놀이도즐기는 명절이다.그러나 장거리 운전 등으로 교통전쟁을 치르고 과음·과식 또는 밤샘이나 늦잠 등으로 생활리듬이 바뀌면서 명절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 전문가들은 “설연휴에는 마음이 들떠 자칫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기 쉽다”면서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건강한 리듬을 찾는 기회로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바람직한 연휴건강관리법을 알아본다. ◆생활리듬=연휴에는 평소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며 식사시간이나 양이 변화하는 경우가 많다.고스톱 포카 등 오락에 빠져 밤샘을하는 이들도 있다.연휴동안 계속 불규칙한 생활을 하면 생활리듬이깨져 연휴가 끝난 뒤 일상생활복귀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또 만성피로,졸림,작업능률 저하,전신근육통,두통 등이 올 수 있으며 1∼2주 이상의 회복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면과 식사를 평소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주부건강=주부들은 명절이면 많은 일과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주부에게 명절은 ‘노동절’인 셈이다.평소보다 훨씬 늘어난 가사노동 및 시댁식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생기는 갈등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감 등이 두통,소화장애,불안 및 우울증 등의 스트레스성 질환을 일으킨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가족들이 주부의 가사노동을 분담하고 갈등을해소할 수 있는 긍정적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 ◆안전사고= 설을 전후해 자주 일어나는 사고 가운데 하나가 어린이화상이다.음식장만이나 난방 등을 위해 여러가지 화기를 집안에서 다루는 일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화상을 입으면 약하게 흐르는 찬 수도물이나 찬물에 적신 깨끗한 수건을 계속 갈아 덮어주면서 화상상처 부위를 식혀야 한다.피부가 발갛게 보이는 1도 화상은 이런 응급처치만으로 낫지만 물집이 잡힌 2도화상이나 피부가 하얗게 변한 3도 화상은 찬물로 충분히 식혀준 뒤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도움말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율 교수,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홍명호 교수〉유상덕기자 youni@. *급체시 이렇게 하세요. 음식은 알맞게 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설 연휴동안 맛난 음식을 계속 먹다보면 과식하는 경우가 많고 급체로 이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들이 대부분 휴무인 탓에 한번 탈이 나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된다. 이럴 때 급한대로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을 김진성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교수(내과)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심하게 체한 경우에는 소금물을 먹인 뒤 손가락을 넣어 토하게 하는 것이 좋다.이 때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몸을 조이는 넥타이 및 단추,벨트 등은 느슨하게 풀어준다. 토한 뒤에는 보리차나 스포츠 음료 등을 조금씩 먹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렇게 하고난 뒤 명치 끝이 답답하면 도라지,귤껍질 및 대추를 깨끗이 세척한 후 각각 15g 정도를 물2컵에 넣고 끓여서 조금씩 마시면 답답한 느낌이 깨끗하게 사라진다. 체한 정도가 아주 심하지 않다면 널리 알려진 민간요법인 ‘십선혈(十宣穴) 따주기’를 시행하면 좋다. 십선혈은 좌우 10개 손가락 손톱아래 정가운데에 위치하는혈자리로 졸도,인사불성,급체 등 응급시에 사용되는 구급혈이다. 음식을 먹고 체하면 기혈의 흐름이 갑자기 방해를 받게 되므로 불에 달군 바늘이나 의료기상사등에서 구입한 삼릉침으로 가볍게 출혈을시켜줌으로써 기혈을 돌게 해 급체를 치료할 수 있다. 또 양손과 양발의 엄지와 검지사이를 눌러서 특히 아픈 부위를 계속 자극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유상덕기자
  •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 기도 중상입은 근로자 産災 인정

    업무상 스트레스로 자살을 기도한 여성 근로자에 대해 처음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다. 근로복지공단 부산본부 동부산센터는 업무상 스트레스로 우울증에시달리다 자살을 기도,중상을 입은 J증권 부산 서면지점 이모씨(28·여)의 산재요양 신청에 대해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과외상’을 인정했다고 9일 밝혔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 자살사이트 ‘죽음의 인큐베이터’

    인터넷 자살 사이트를 통한 촉탁 살인의 충격으로 자살 사이트와 자살에 대한 우려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성균관 의대 오강섭 교수(정신과)는 “누구라도 어려운 시기가 되면자살의 충동을 느낄 수 있으나 자살 사이트는 자살에 대한 두려움을희석시키고 용기를 불어넣거나 심지어 미화하기까지 한다는데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의 경우 자살예방사이트마저도오히려 자살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로 잘못 이용될 수 있는 위험이크다”고 말했다. 따라서 자살을 부추기는 사이트는 당장 폐쇄하고 자살예방사이트라고 할 지라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반성과 논의를 해야 한다고 그는주장했다.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사고방식이 부정적이고 주관적이다. 이에 따라 이들이 자살사이트에 계속 접근하다보면 자살을 감행할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연세의대 민승길 교수(정신과)는 “익명성이 높은 컴퓨터 통신은 공상적인 내용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등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자살방지 목적의 사이트라 할지라도 이용자들이 취지를 변질시켜 자살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면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자살이 크게 문제가 된 것은 10여년전 ‘자살하는 법’이라는 책이 출간됐을 때였다. ‘인생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자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뜻으로쓰여진 이 책은 출간되자 큰 인기를 끌었다. ‘죽으려면 적어도 8층이상에서 뛰어내려라.그 이하에서는 다치기만 하고 안 죽을 수 있다’,‘독약을 먹고 죽으려면 얼마 이상을 먹어야 한다’는 등 자극적인 내용이 일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오교수의 설명이다. 정상인이라면 ‘자살해서는 안되겠구나’하는 마음을 갖게 되지만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이를 멋대로 해석하고 실제로 자살을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일 공무원 교류 프로그램에 따라 지난 9월부터 한국에 머물고있는 일본 경찰청 사이버 범죄 수사팀장 야마모토 유이치(36) 경시정(우리나라의 총경)은 “지난 98년 자살사이트를 매개로 한 자살사건이 일본에서 발생했을 때 사회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 홋카이도의 한 의사가 자살사이트 게시판에서 ‘죽고 싶다’는 글을 보고 청산가리를 우송해줘 여러명이 이를 먹고 집단 자살했다.일본에서는 올해에도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남녀가 동반자살하는 등 사이버 공간을 통한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오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자살율은 해마다 달라 인구 10만명당 7∼20명이다. 국가별로는 일본,독일,헝가리,핀란드,오스트리아,체코 등은 10만명당 20명 이상이고 아일랜드,칠레,뉴질랜드는 10만명당 6명 이하이다. 자살시도는 여자가 남자보다 7∼8배나 많지만 성공율은 남자가 월등히 높아 실제 자살은 남자가 여자보다 2∼4배 쯤 많다. 연령별로는 남자는 30대와 60대 이상에서,여자는 55∼65세에서 자살이 많으며 가톨릭을 믿는 사람들이 개신교나 불교 신자보다 자살율이낮다. 또 이혼자,홀아비·과부,미혼자, 기혼자의 순으로 자살율이 낮아지며 의사,음악가,법조인,수사관 등 전문직에서 자살이 상대적으로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남자는 독극물로,여자는 수면제 등 향정신성 약물로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미국에서는 소년 자살자 가운데 남자는 총기가 3분의2를 차지하고 독극물은 10%미만이다.여자는 총기가 절반이고 독극물이 4분의1가량이다. 우울증,정신분열증,알콜 및 약물남용자들에서도 자살이 흔하다.성격장애자들은 자살시도가 잦다.전시에는 공격성이 남에게 향할 수있어자살율이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교수는 “아직 세계적으로 자살에 관해 정확한 통계 등이 없고 우리는 더욱 미흡하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살을 공중보건의 문제로 차원을 높여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게 됐다”고말했다. 유상덕기자 youni@
  • 피플 & 이슈 / “법대로”“교육환경침해”논란

    “12층짜리 아파트 2개 동을 22층짜리 4개 동으로 나눠 재건축한다는게 말이 됩니까.그것도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 바로 앞에다…” “구청은 물론 서울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도 통과했습니다.다만 인근 학교와 주택의 조망권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에 최대한 반영할 계획입니다” 수도권 일대의 난개발 및 무분별한 재건축 추진이 사회문제가 되고있는 가운데 서초구 방배동 무지개아파트가 초고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하자 인근 동덕여중·고 학생 및 교사들이 “교육환경이 훼손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초구 방배3동 487의1외 3개 필지에 총 332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무지개아파트는 지난 78년 11월 완공돼 올해로 22년된 낡은 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이 아파트를 오는 2003년 11월까지 22층짜리 4개동에 ‘탑상형 아파트’로 지을 계획으로 사업승인까지 받았다. 하지만 동덕여중·고 학생 및 교사들은 관할 서초구청에 “소수 주민의 권익을 위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학생들의 권리를 빼앗는것은 부당하다”면서 재건축 승인을 취소해달라는청원서를 제출했다. 이 학교 김용대(金龍大·49) 교사는 “학교 앞에 초고층 아파트가들어서면 햇빛을 정면으로 가려 수업에 지장을 주게 되고 자칫 학생들이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조합측은 그러나 아파트를 재건축하는데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다는입장이다. 이태범(李泰範) 조합장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재건축을 추진중”이라며 “하지만 법적 하자가 없더라도 학교측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화로 풀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사업승인이 나기 전 재건축 진행상황 및현황 등을 설명하기 위해 학교를 찾아갔었다”면서 “재건축조합측에서 학교측과 자주 접촉,이같은 말썽의 소지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창동기자 moon@
  • 폭력성향 운전자 교통사고 많다

    교통사고를 많이 내는 운전자일수록 폭력적이며 반사회적 성향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심리학적 정밀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18일 서울대 심리과학연구소(소장 金明彦)에 따르면 최근 교통안전공단과 공동으로 2년 이상 운전 경력자 1,047명에 대한 정밀심리검사결과를 토대로 ‘운전정밀검사 재표준화 최종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회 이상 사고를 낸 고(高)사고빈도 운전자가 1회이하인 저 사고빈도 운전자보다 정신증,반사회성, 정서적 부적응성등성격척도 3분야를 합산한 점수에서 3배 이상 높았다.전체 운전자 집단의 평균 성격척도 점수를 0으로 했을 경우 저사고 운전자는 -0.19인 반면 고사고 운전자는 0.38이었다.사회적 가치와 법규에 저항하는반사회성 성향의 정도를 측정해 점수로 환산한 결과, 저사고 집단은평균(86점)보다 다소 낮은 84점인 데 반해 고사고 집단은 91점이었다. 고사고 집단은 운전시 우울증이나 불안감에 쉽게 노출되고 정신분열,폭력,무책임,우울불안,분노 등을 측정하는 항목에서도 저사고 운전자보다 월등히 점수가 높았다. 교통안전공단은 내년 상반기 중 택시,버스 등 사업용 차량 운전자의 신규면허 취득시 또는 중·대형 사고 후 실시하는 성격검사에서 이같은 표준화 항목을 적용,면허발급의 척도로 삼을 방침이다. 한편 교통안전공단이 최근 운수업체 445곳에 대해 교통안전진단을실시한 결과,경력 4년 이하,30대 운전자의 사고 발생률이 가장 높은것으로 조사됐다.지난해 이들 업체에서 발생한 1만2,360건의 교통사고 가운데 경력 2년 미만의 운전자가 일으킨 사고건수는 4,304건(34. 8%),2∼4년은 4,112건(33.3%)으로 전체의 78.1%를 차지했다.연령별로는 30대가 4,422건(35.8%)으로 가장 많았다.김명언 소장은 “이 방식을 적용해 사고 원인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운전자들을 관리하면 연간1,800억원 정도의 사고 피해액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굄돌] 명절에 더 외로운 미국인들

    행복한 가족 생활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과연 얼마나 될까.최근 네브라스카 대학 사회학자들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행복한 가정은 년간 1억 2,000만원의 경제적 이득을 준다고 계산했다.1억 2,000만원이라. 웬만한 전문직 맞벌이 부부가 함께 벌어들이는 수입이다.자가용을 두대 굴리고, 대문짝만한 냉장고에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채워두고,아이들이 갖고 싶은 장난감을 매일 새 것으로 사줄 수 있는 돈이다. 물론 미국에 이런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지닌 가정은많다.그러나 이에 비해 행복한 가족 생활을 하는 가정은 훨씬 적다. 부족한 것,아쉬울 것 하나도 없을 듯 보이는 미국 가정에 불행이 많은 이유는 이혼율이 세계 최고인 50%나 되기 때문이다.이혼이 유행처럼 번지던 80년대 초에 사회학자들은 이혼이 늘면 이혼녀나 결손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사라지리라 예측했다.또불행한 결혼보다 당당한 독립을 주장하던 페미니스트들은 결혼을 속박과 남녀 불평들의 원천지라며 깨부숴야 한다 했다.그로부터 20여년.미국 사회는 경제가 아무리 잘 돌아가도 쉽게 풀리지 않는 큰 고통을 안고 있다.‘세월이 약’이라는 말은 가족 관계에는 잘 맞지 않는 듯 하다. 이혼의 후유증은 세대가 지나도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깊어지고 복잡해진다.우울증,고독감,불안감,안정과 쾌락에 대한 끝없는 갈증….청소년들만이 그런 게 아니라 초등학생,대학생,주부,중년,노년,유명인,연예인 등 모두의 문제다.크리스마스같은 명절이 다가오면 남몰래 속앓이 하는 미국 가정이 많다.올해는 이혼한 엄마 쪽 가족과 보낼지아빠 쪽 가족과 보낼지 갈등하는 자녀들.또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들의 두 번째 부인의 전처 소생을 손주라 초대해야 할지,이혼한 딸의남자친구를 초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한다. 가까스로 힘겹게 모여도서로 친해지려고 하지 않는다. 내년 이맘때에는 또 어느 생판 모르던사람이 이모부나 사촌이나 조카가 되어 나타날지 모르니까.그래서미국인들은 명절이 오면 더 외로워진다고 한다. 현재 한국의 이혼율이 35%에 육박하고 있다.이 수치가 주는 의미는지금 알 수 없을 것이다.20년 후에나 뼈저리게 느껴지리라. ◇ 최성애 국제 심리 가족치료사
  • 체르노빌 원전 오늘 영구폐쇄

    20세기 인류 최악의 핵사고를 일으킨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이 15일 영구 폐쇄된다.1986년 4월26일 사고 발생 이후 14년 만이다. 이날 키에프 북동쪽 100㎞ 지점 체르노빌 원전의 출입제한 구역에서 개최될 역사적인 행사에는 레오니드 쿠츠마 대통령과 각국 대표들,그리고 체르노빌 원전 종사자 수백명이 참석,사고로 숨진 이들을 위한 헌화식과 함께 유일하게 가동해온 3호기의 스위치를 끄는 의식을갖는다.핵참사의 상징 ‘체르노빌’에 안녕을 고하는 행사다. 체르노빌 원전단지는 지난 70년대 구 소련의 야심찬 핵발전 계획의산물.4월26일 새벽 1시24분 4호기 터빈 발전기의 관성운전 시험 중폭발한 대참사였다.누출된 방사능 물질의 양은 2차 대전 당시 일본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의 500배에 이른다. 사고 직후 사망한 사람은 공식적으로 31명.6만8,000여명이 장애인이 됐고 어린이 120만명을 포함,320만명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이후 방사능 제거작업을 한 인부 1만5000여명이 사망했다.암이나 방사선 장애,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수만명이나 되고머리가 둘 달렸거나하반신이 없는 기형아 출산이 심심찮게 보고되고 있다.11만명이 거주지를 떠났고 체르노빌은 죽음의 땅으로 변했다. 방사능에 국경이 없음을 입증한 체르노빌 사고는 핵의 위험성을 지구촌 전체에 알려준 경고장이었다.국제사회는 체르노빌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고 우크라이나 정부에 잦은 사고를 일으키던 나머지 원전에 대한 폐쇄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서방 7개국(G7)및 유럽연합(EU) 집행위는 재정지원을 요구하고 나선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줄다리기 끝에 지난 95년 오타와 협정을 체결,원전폐쇄를 조건으로 23억달러 지원을 약속했다.그러나 문제는 체르노빌 원전의 영구폐쇄 이후.사고 직후 소련 정부가 급조해 만든 4호기 콘크리트 무덤에서 균열이 발생,또 다른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프랑스의 핵안전예방협회(IPSN) 사비에르 콩크 회장은 방사능으로 약화된 콘크리트 벽이 붕괴될 경우 엄청난 핵폭발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까지 체르노빌 사고수습에 투여된 국제 지원금은 7억달러.7,000만달러가 연료봉저장을 위한 시설에 들어갔다.전문가들은 2,500개연료봉을 해체하는 데만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체르노빌 사고는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김수정기자
  • 왕회장의 남다른 85회 생일

    현대의 정주영(鄭周永)전 명예회장이 25일로 85회 생일을 맞는다. 서울 중앙병원에 입원중인 정 전 명예회장은 건강 등을 고려해 이날병원 식당에서 맏며느리인 정몽구(鄭夢九)현대·기아차총괄회장의 부인 이정화씨,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이사회회장 부인 현정은씨,정몽준(鄭夢準)현대중공업 고문 부인 김영명씨 등 며느리 7명이 차려준생일상을 받는다. 정상영(鄭相永)KCC회장 등 동생과 아들,측근 등은 따로 병원을 방문해 생일을 축하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정 전 명예회장의 건강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라고 측근들은 말했다.한때 상태가 좋지 않아 긴장했으나 최근 기력이 회복되고있다는 설명이다. 정 전 명예회장은 요즘도 아침 5∼6시쯤 일어나며,식사 후에는 바람을 쐬려 바깥으로 자주 나간다.병실에만 있으면 우울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병원측의 권유에 의해서다. 지난 20일에는 복국을 먹으러 압구정동에 나타났으며,그 전에는 경기도의 KCC골프장도 둘러봤다.모친의 기일(忌日)이었던 지난 22일에는 계동 체육관의 이발소에 들러 머리를 깎고청운동 자택에서 제사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빼놓지 않던 TV시청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고 한다.눈과 귀가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데다,의료진이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들기를 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정 전 명예회장은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나 서산농장 매각 같은 ‘우울한 뉴스’는 모른다고 측근들은 전했다.현대건설은 ‘여전히 잘 나가는 기업’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병철기자 bcjoo@
  • SK, 우울증치료제 기술 수출

    SK(주)(www.skcorp.com)는 독자개발한 제4세대 우울증치료제 ‘YKP10A’를 다국적 제약회사인 존슨앤존슨그룹의 얀센 리서치 파운데이션사에 기술판매키로 하고 제품 개발·생산 및 전 세계 판매권 양도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SK는 이번 계약으로 얀센으로부터 기술판매액 4,900만달러(한화 560억원 상당)를 받는 한편 앞으로 치료제가 상품화되면 매년 매출액의10∼12%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우울증 치료제의 시장규모는 세계적으로 100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10% 이상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전망되고 있다.양사의 기술제휴는 이번이 두번째로 SK는 자체 개발한간질환치료제 ‘YKP 509’의 상업화와 관련, 지난해 9월 존슨앤존스그룹의 올소맥닐사와 기술판매금액 3,900만달러와 로열티를 받는 계약을 체결했었다. 함혜리기자 lotus@
  • [외언내언] 권태期

    미국 영화배우 리처드 버튼은 금세기 최고 미녀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에 대해 “당신의 몸은 기적의 작품”이라고 칭송했다.얼마후 그는 “당신은 너무 뚱뚱하고 다리가 짧다”고 깎아내렸다.할리우드 스타 멕 라이언은 다른 배우 러셀 크로와의 외도를 끝내고 지난 8월 남편 데니스 퀘이드에게 돌아와 용서를 구하며 “중년기 권태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권태(倦怠)는 한마디로 지루함과 싫어짐을 뜻한다.권태를 느끼면 배우자를 보는 눈이 달라지거나 멀리하게 된다.어느 소설가가 말한 대로 “이성을 가진 동물은 모두 권태를 느낀다.” 실존주의 철학은 권태를 사상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지만 권태는 결혼생활에 위기를 가져온다. 권태가 닥치는 조짐은 분명히 있다.상대방에게 무관심해지고 심드렁해진다.신혼 때는 일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오던 남편의 퇴근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아예 외박을 한다.사소한 문제로 부부싸움이 잦아진다.주부가 우울증 증세도 보인다.심각한 위기는 보통 결혼후 3∼4년 만에 닥친다고 한다.최근 독일 함부르크 대학의에리히 비테 교수가 50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배우자에게 흥미를잃고 바람기가 동하는 것은 보통 결혼후 6년째다.권태기가 오면 ‘결혼생활내의 이혼 상태’로 들어가며 더 심각해지면 결국 갈라서게 된다. 권태기를 어떻게 봐야 할까.정신과 의사 이시형은 “(권태가)꼭 나쁜 것만은 아닐세.…아내가 그저 수더분하게 살림 잘 꾸려준 덕분에,그리고 아내로서 엄마로서 열심히 해준 덕분에 이렇게 안정되고,자넨 소위 그 고급스런 권태란 것도 맛보게 된 걸세.열심히 살아 그만큼생활이 안정되었다는 뜻이지.권태란 안정이 주는 선물일세”라고 역설했다. 그래도 보통 사람들은 더 심각해지기 전에 권태기를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한 댄스 강사는 “부부가 함께 춤을 추라”고 권한다.심리학자 얄롬은 “배우자와 함께 누구를 흉보라”고 충고한다.누구를싫어하는 감정이 일치할 때가 좋아하는 감정의 일치보다 더 큰 호감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그 이유를 든다.비테 교수는 ▲부부간 건설적인 논쟁 ▲상대방을 쳐다보는 시선과 사랑을 담은신체접촉 등 간단한제스처 ▲부부간 대화의 활성화 등이 권태기 극복에 좋다고 지적했다. ‘서로 지겨워’ 갈라서려는 사람도 알아 둘 것이 있다.미국 위스콘신대의 조사연구에 따르면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한사람의 70%가 5년후 “지금은 행복하다”로 바뀌었다.사람의 감정이얼마나 갈피를 잡지 못하는지를 알고서 권태기를 지그시 참아내는 자세가 필요하다.어쩌면 좋은 감정으로 바뀔지 모르지 않는가.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문화스냅 2000/ 보통사람들 ‘마라톤 열풍’

    ‘참 별스런 취미군.그 많은 운동중에 왜 하필 그 지루하고 힘든 뜀박질이야’마라톤을 운동삼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 솔직한 첫느낌은 그랬습니다.건강을 위해 또는 뱃살 빼려고 100리길을 죽자사자 뛴다는 게 쉽게 납득이 안가더군요.좀더 번듯하고 재미있는 운동도 많잖아요.배드민턴,농구,등산,테니스,수영,헬스,에어로빅 등등. 무슨일인지 요즘 전국이 마라톤 붐이랍니다.직장 또는 지역동호회 등에서 무려 10만명이 달리고 있고 자고나면 마라톤대회가 생긴다나요. 한강 둔치나 일산호수공원,그밖에 뛰기 좋은 장소는 어김없이 꼭두새벽 단잠을 물리치고,이슥한 밤이슬을 맞으며 운동화끈 질끈 매고 달리는 ‘중독자’들로 북적댑니다. “왜 뛰십니까” 물으면 “그냥 좋아서 달립니다.인생이 달라진다니까요”하고 스님네 선문답 같은 소리만 합니다. 마라톤,물론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죠.일제시대 때 손기정옹이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해 민족의 정기를 일깨웠고,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월계관을 쓴 황영조,98년 방콕아시안게임서 우승한 이봉주 등등자랑할만한 건각(健脚)들도 많습니다.그렇지만 그건 소수 엘리트선수들의 ‘신화’였지 보통사람의 해당사항은 아니었잖습니까. 최근에 요쉬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의 달리기 체험기 ‘나는 달리고싶다’를 번역한 마라톤광 선주성씨는 마라톤인구가 IMF(국제통화기금) 체제를 전후해 부쩍 늘기 시작했다는군요.평생직장이란 개념이깨지면서 한층 치열해진 경쟁세계에서,살아남기 위한 무기는 건강이라는 생각을 뼈저리게 했다는 게 그의 분석입니다. 또 달리는 맛이 여간이 아니랍니다.유식한 말로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게 있대요.달리기를 시작해 30∼40분쯤 가슴이 터져버리고 호흡이 딱 멈춰 버릴 것 같은 극한의 고통이 지나간 후에무아지경이 찾아온답니다.누구는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 하고 누구는 ‘꽃밭을 걷고 있는 기분’이래요.어찌나 짜릿한지 완전히 중독이 된다는군요. ‘나는 달린다’의 주인공 피셔도 중독자중 한 사람이죠.3년전 거대한 뚱보에다 이혼까지 당한 막다른 처지에서 생존하기 위해 달리기시작한 그는 1년만에 40㎏을빼고 나서도 달리는 게 좋아 오늘도 달린답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들도 얼마전 달리기가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약이라는 연구결과를 내 놓았습니다.운동 중 체내에 ‘베타 엔돌핀’(일종의 마약 성분)이란 물질이 분비돼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데 정확한 메카니즘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는군요. 알코올이나,히로뽕처럼 끊으면 금단 증세가 오긴 하지만 남에게 해가 되지 않고,사는 활력까지 넘치게 하니 ‘좋게 중독된’ 거지요. 마라톤만큼 원시적인 운동이 또 있을까요.첨단문명의 이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그저 맨몸과 두 다리로 달리니 말입니다.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좀 좋은 전용 운동화를 장만하는 것 빼고는 돈도 안듭니다.하긴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영웅 아베베는 그도 저도 없이 맨발로달렸지만요. 달리는 ‘사연’을 엿보려고 서울마라톤클럽이라는 마라톤동호회의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갔습니다.100㎏ 넘는 체중을 줄이기 위해 시작해 1년만에 30㎏을 뺐다는 고형식(47·개인사업)씨,지난해 사랑하는 아내가 갓난아이를 두고 뇌출혈로 숨지자 고통을잊기 위해 뛴 구자춘(33·체육교사)씨,마흔살이 되던 생일날 아침 야릇한 기분에 달리기시작해 풀코스를 무려 17번 완주한 오혜영(53·영동세브란스 건강관리센터)씨,그밖에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사연이 있더군요. 달리기는 어쩌면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 같습니다.무리지어 뛰는듯하지만 결국은 혼자이고,‘힘든데 이제 그만 달릴까’ 하고 유혹하는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이죠.빨리 간다고 좋은 것도,늦게 간다고 나쁜 것도 아니랍니다.42.195㎞란 긴 여정의 초반에 얼마나 빨리 잘 뛰었냐는 중요하지 않대요.괜히 분수 안지키고 옆사람과 경쟁이 붙어오버페이스하면 중도포기하기 십상입니다. 인생도 그렇잖아요.‘첫끝발이 ×끝발’이고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잖아요.살다보면 견뎌야 할 고비가 어디 한둘인가요.인생이라는 잔은 다 비워야 하듯 42.195㎞는 끝까지 달려야 한다는 얘기죠,뭐. 그래서인지 마라톤은 젊다고 잘 달리란 보장이 없습니다.인생의 여러구비를넘은 중장년층에 매니아가 급증하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요. 피셔는 책의 끝머리쯤에 조심스럽게 고백합니다.“아마도 나는 부처를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라고요. 내속의 ‘나’를 찾기 위해,마음속 부처를 만나기 위해 ‘달리는 참선’.그 소박한 몸놀림에 그런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습니다. 이제 길거리에서 스쳐지나는 ‘고독한 주자(走者)’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따스한 박수라도 쳐주어야 겠어요.하긴 인생은 모를 일이죠.어쩌면 내일 아침 문득,거리로 뛰쳐나가 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허윤주기자 rara@. *‘나는 달린다’번역 출간 선주성씨. “운동화만 신고 밖으로 나가면 언제 어디서든 뛸수 있으니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이만한 운동이 어디 있습니까”최근 ‘나는 달린다’는 책을 번역 출간한 선주성씨(35)는 취미로 즐기던 마라톤에 푹 빠져 올초 직장(조선일보 편집부 기자)까지 때려치고 전업한 ‘골수 중독자’. 현재 그는 마라톤기록 자동계측장치 ‘스피드칩’을 개발한 벤처업체의 마케팅본부장으로,또 인터넷 동호회 서울마라톤클럽 홍보이사로동분서주하고 있다. 서울대독문과 85학번인 그는 지난 95년 마라톤대회 풀코스에 출전하면서 달리기의 쾌감을 처음 맛보았다.그 뒤 99년 뉴욕마라톤대회에서 피셔 독일외무장관과 함께 뛰는 등 13차례나 풀코스를 완주했다. 처음엔 무조건 뛰면 되는 줄 알고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시작해 옷에 쓸린 젖꼭지에서 피가 날 정도로 고생도 했다고 웃지못할 실수담도들려줬다.지금은 꼭 반창고를 붙인단다. 헬스클럽에서 지루하게 트레드밀을 밟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그는 “5㎞정도 뛰면 아무 생각도 없어지면서 머리가 맑은 명상상태가되고 일이 안풀릴 때 뛰다보면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른다”고 자랑했다. 따로 종교가 없다는 그에게 혹시 ‘마라톤교도’가 아닌가 물었더니“만나는 사람마다 전도하고 싶은 걸 보니 그런 것도 같다”며 그런데 정작 집사람은 아직도 설득을 못했다고 사람좋게 웃었다. 마라톤을 하며 그동안 살아온 삶이 ‘욕망을 키워온 세월’이었음을깨닫는다는 그는 매주 일요일 아침 7시면 어김없이 클럽회원 100여명과 함께 한강둔치에 모여 ‘비가 오든 눈이 오든’달리기를 멈추지않는다. 허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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