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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등포 ‘회춘’ 프로젝트 가동

    영등포구는 이달부터 ‘청춘 어게인(again)’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대한노인회와 협약식을 가졌다고 10일 밝혔다. 구는 ‘소통하는 노인문화’, ‘활기찬 노후생활’, ‘건강한 노후생활’ 등 3대 분야에 걸쳐 6대 과제를 마련해 노인회와 민·관 협력으로 중점 추진한다. 이를 위해 구는 노인 대상 역사·문화·철학 등 인문학 강좌를 운영하고 경로당 임원 및 노인복지시설장 등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지도자 양성과정을 마련한다. 또 시니어 전문자원봉사자를 발굴해 노인들의 풍부한 경험을 사회에 환원할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우울증과 상대적 박탈감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노인들을 상대로 노인상담 전문과정을 마친 60세 이상의 노인들이 상담을 하게 한다. 동년배끼리 친구처럼 허물없이 고민을 나누다 보면 효과가 클 것으로 구는 보고 있다. 건강한 노후생활을 돕도록 단전호흡, 요가, 웃음치료 등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도 실시할 예정이다. 조길형 구청장은 “어르신 문제는 어르신 눈높이에 맞춰 어르신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애쓰겠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전씨 “정신장애 치료 안받아”

    전씨 “정신장애 치료 안받아”

    장자연씨의 지인으로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주장한 전모(31·가명 왕첸첸)씨가 수사 결과에 항의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 발견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씨는 문건에서 “정신 장애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 1995년 광주 모 대학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하던 중에 장씨를 알게 됐다.”며 경찰의 발표를 부인했다. 경찰은 2009년 3월 25일 중간 수사결과에서 “왕첸첸은 1980년생으로 적응장애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장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는 사람이며 (편지는) 신문이나 방송을 보고 추측한 내용을 써서 제보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문건은 경기지방경찰청장이 부실 수사와 전씨에 대한 인권 침해를 인정하는 ‘공식 사과문’ 형식이다. 전씨가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해 경찰이 직접 해명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지난해 장씨 사건을 진행한 재판부에 편지와 함께 이 문건을 제출했지만 검찰과 피고인들의 변호인 측 모두 증거 신청을 하지 않아 재판 자료로 채택되지 않았다. 전씨는 문건에서 “왕첸첸은 장애 및 적응장애로 치료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장씨와 알게 된 경위에 대해 “1995년 11월경부터 인연이 되어(1995년경 전라남도 광주 조선대학교 병원에서 치료를 위한 입원 등을 기점으로) 고인이 되기 전까지 순수한 오빠, 동생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수사결과와 관련, “왕첸첸이 고 장자연과 일면식도 없는 전혀 무관한 존재이며 신문을 보고 언론의 내용을 읽고 그럴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한 것은 심도있게 수사를 진행하지 못한 데서 발생된 사고”라고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수사를 맡았던 이명균 삼척경찰서장은 “이번에 이 문건을 처음 봤다. 사실 관계를 확인해봐야 하지만 정신병자의 글이라 (수사 결과를 뒤집을 만한)재고의 여지가 없다.”면서 “전씨의 병원치료 기록과 교도소 측 심리상담사의 상담 내역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경찰과 검찰이 재판부에 넘긴 수사 기록에 전씨의 정신 병력을 입증하는 자료가 없다.”면서 “경찰의 주장이 석연치 않은 만큼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뉴욕에 센트럴파크 없었다면 정신병원 생겼을 것”

    “뉴욕에 센트럴파크 없었다면 정신병원 생겼을 것”

    9년차 농부인 유다경(43)씨가 처음 밭을 일구기 시작한 것은 몸에 좋은 유기농 채소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먹을 것과 요리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그는 아무리 명상과 기도를 해도 사라지지 않는 스트레스성 두통을 없애고 행복해지고자 땅을 팠다. 서울에서 태어나 밭을 매 본 적도, 무청을 말려 본 적도 없으며 거미줄조차 무서워했던 유씨는 2003년 경기 의정부로 이사를 가면서 주말농장을 시작했다. 이름은 ‘주말’ 농장이지만 10평으로 시작한 밭을 거의 ‘매일’ 나가 일구었다. ●매일 호미질 하다 보니 만성두통 절로 사라져 “밭에서 호미질하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깨끗이 청소되고 잡념에서 해방됐어요. 그렇게 오랫동안 쫓아다니던 두통에서 해방되고 우울증도 서서히 사라지더라고요.” 귀농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려고 시작했던 주말농장을 5년간 계속하면서 전업농부와 도시농부의 차이점도 깨닫게 됐다. 첫해 농사는 총체적 난국이었지만 다음해부터는 너무 많이 수확해 남아도는 작물이 문제였다. 남에게 퍼주다가 썩는 작물을 보다 못해 채소를 갈무리하는 법을 익혔다. 김치, 피클, 장아찌, 시래기, 냉동 등으로 알뜰하게 저장해 겨울에 하나씩 꺼내 먹으며 행복을 느끼고 있다. 한국방송작가협회 소속 작가인 유씨는 어렸을 적 가족들이 오순도순 식사하는 모습을 기억하지 못한다. 정성어린 식탁을 본 적이 없었기에 먹는 것을 무시하고, 사람이라면 더 형이상학적인 것에 마음과 정신을 쏟아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먹고, 치우고, 입는 생활이 행복하지 않으면 정신도 지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텃밭은 움직이지 않는 사람을 햇빛 속으로 기어나가게 해요. 다 죽어가던 작물이 살아나는 걸 보면 못할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쳐요. 작물 수확은 일종의 덤이죠.” ●박경리 선생이 왜 말년에도 텃밭 일궜겠나 몸을 움직여 농사를 지으면서 느끼는 자긍심은 심리 상담가를 몇년씩 만나도 얻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는 9년째 블로그(blog.naver.com/manwha21)를 운영하며 농사 정보와 씨앗을 나눠 주면서 텃밭을 시작하라고 사람들을 꼬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가이드’란 책도 냈다. 4쇄를 찍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유씨는 무농약에 얽매이지 말고 농사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고 정신적인 도움을 받자고 주장한다. ‘토지’의 작가 고(故) 박경리씨는 강원 원주의 토지문화관에 텃밭을 일구고 말년에는 기력이 달려 땅 위를 기어다니면서도 농사를 지었다. “열등감과 상처가 있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농약보다 환경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적기에 한번만 뿌리면 되는데 무농약을 고집하며 풀을 베다가 관절이 다 나갈 순 없잖아요. 정신이 아픈 사람이 일단 농사를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블로그 통해 농사정보 나누고 책도 펴내 3년 전 의정부에서 파주로 이사한 유씨는 재작년 100평에서도 성공적으로 밭농사를 지었지만 여전히 자기 땅은 없다. 해마다 메뚜기처럼 땅을 찾아 옮겨다니는 신세지만 다행히 농사를 잘 짓는다는 소문이 나서 땅을 빌려 주겠다는 지인들이 있다. 올해 농사 지을 땅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파주시에서 5평당 1년에 1만원대의 임대료를 받고 주말농장을 분양하기 시작했는데 경쟁률이 너무 세서 반(半) 농부인 그도 탈락했다. 얼어붙었던 땅이 풀리자 그의 블로그에는 씨앗을 나눠 달라는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유씨가 도시 농부에게 강조하는 것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그는 10평의 밭에 30~50종의 작물을 심기도 하고, 이랑 2개에 48종을 키우기도 한다. 봄에 상추 씨앗만 쫙 뿌리고, 고구마만 심는 사람을 보면 “아~, 농사 처음 짓는 초보구나.”라는 감이 온단다. 여러 작물을 좁은 밭에서 키우는 노하우는 작물 배치도를 블로그에 올려 자세히 일러준다.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면 계절마다 다양한 작물을 수확하는 재미가 크다. 바질, 차이브, 루콜라 등 야생화였던 외국 허브도 우리 땅에서 잘 자란다. 농사를 짓는다고 도시 입맛에 길든 아이들에게 감자, 고구마만 쪄 먹일 것이 아니라 루콜라 피자, 바질 스파게티를 만들어 주면 작은 텃밭으로 가족 모두가 행복해진다. ●저소득 가정에 텃밭 우선 분양했으면… 유씨의 바람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힘들어 농사를 중단했거나 농사를 안 지으면 ‘세금 폭탄’이 두려운 땅들을 주말농장으로 임대했으면 하는 것이다. 특히 채소보다는 인스턴트 식품으로 연명하기 쉬운 저소득 가정에 농사를 지을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없었다면 그만 한 크기의 정신병원이 생겼을 거라고 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주말농장이 정신질환을 치료해 줄 겁니다. 백악관에서도 텃밭을 가꾸는 시대잖아요.” 글 사진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화성 실종 여교사 인근 CCTV에 모습 포착

      ‘화성 여교사 실종사건’을 수사 중인 화성동부경찰서는 모 초등학교 여교사 이모(28)씨가 자신의 집 근처 폐쇄회로(CC)TV에 잡힌 모습이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1일 운동하러 나간 뒤 실종됐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가 실종된 1일 오후 8시25분쯤 그의 집 인근 기산초등학교에 설치된 CCTV에 혼자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씨는 기산사거리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10여분 후에는 집에서 약 2.5㎞ 떨어진 길거리에서 이씨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이씨는 혼자 였고 집에서 나갈 당시의 옷차림 이었다.  이씨는 실종된 날 오후 7시59분쯤 화성시 반월동 모 아파트에서 보라색 등산복 상의와 검은색 운동복 차림으로 집을 나갔다. 경찰은 이씨의 통화는 실종 5일전 언니와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확인했다. 이씨는 휴대전화,신용카드를 집에 두고 나갔다.  경찰은 “이씨가 평소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 거의 연락을 하지 않고 은둔 생활을 하다시피 했다.”면서 “2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 왔고 지난해 4월 휴직계를 낸 뒤 이번 학기 복직 여부를 놓고 부모와 다퉈 단순 가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중 “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되살아나는 ‘살인의 추억’?

    경기 화성시에서 20대 여교사가 집을 나간 지 닷새째 연락이 끊겨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화성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모 초등학교 교사 이모(28)씨가 지난 1일 오후 7시 50분쯤 반월동 자신의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이 이튿날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 어머니(51)는 “딸이 운동복 차림으로 집을 나서는 모습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에 촬영됐고, 지갑이나 휴대전화기, 신용카드 등은 방안에 그대로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수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 지난해 4월 학교에 휴직계를 냈다가 이번 학기에 복직 여부를 놓고 고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복직 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빚었다는 가족의 진술에 따라 스스로 가출했을 수 있으나, 납치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화성 일대 CCTV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은 1983년부터 1991년까지 10명의 부녀자가 연쇄 납치돼 숨진 지역이어서 주민들이 ‘살인의 악몽’을 떠올리며 불안해하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읽기] (1) 글쓰기 ‘프리랜서’ 연암 박지원

    [고전 인물로 다시읽기] (1) 글쓰기 ‘프리랜서’ 연암 박지원

    ●두 개의 미스터리 하나 1792년 10월 19일 정조는 동지정사 박종악과 대사성 김방행을 궁으로 불러들인다. 청나라에서 들어오던 명청소품 및 패관잡서에 대해 강경하게 수입을 금지하는 조처를 내리기 위해서다. 동시에 과거를 포함하여 사대부 계층의 글쓰기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실시된다. 타락한 문풍을 바로잡고 고문(古文)을 부흥시킨다는 명분 하에 정조와 노론계 문인들이 첨예하게 대립한 이 사건이 바로 ‘문체반정’이다. 사건이 한창 무르익을 즈음, 정조는 느닷없이 이렇게 말한다. “근자에 문풍이 이렇게 된 것은 모두 박지원의 죄다. ‘열하일기’를 내 이미 익히 보았거늘 어찌 속이거나 감출 수 있겠느냐?” 열하일기가 세상에 나온 지 이미 10여년이 지났고, 당시 연암은 개성 근처 연암협에서 조용히 노년을 보내는 중이었다. 근데, 열하일기가 사건의 배후라고? 웬 뒷북? 아니면 국면전환용 포즈? 둘 “예로부터 훌륭한 글은 얻어보기 어려운 법/ 연암 시를 본 이 몇이나 될까?/ 우담바라 꽃이 피고 포청천이 웃을 때/ 그때가 바로 선생께서 시를 쓸 때라네”-연암 그룹의 일원인 박제가의 시다. 3000년에 한번 핀다는 꽃 우담바라. 살아서는 서릿발 같은 재판으로 유명하고 죽어선 염라대왕이 되었다는 포청천. 그가 웃는다고? 차라리 황하가 맑아지기를 바라는 게 나을 터. 그렇다! 연암은 시 짓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한시가 사대부 교양의 척도였던, 하여 저 이름 없는 향촌의 선비들까지 수백, 수천 수를 남기던 그 시대에 연암은 고작 평생 50수 정도를 남겼을 뿐이다. 대체 왜? ●청년기 - 우울증과 탈주 연암 박지원. 1737년(영조 13년) 2월 5일 새벽. 서울 서소문 밖 야동에서 태어났다. 노론 일당독재 시절에 노론 벌열가문에서 태어났고, ‘붓으로 오악을 누르리라.’는 꿈의 예시까지 받았으니 일단 출생은 고귀했던 셈이다. 초상화로 보건대 거구에다 카리스마 또한 장난이 아니다. 명문가의 천재에게 주어진 코스란 과거를 통한 입신양명뿐. 하지만 연암의 생애는 그 입구에서부터 꼬여버린다. 십대 후반 한창 과거공부에 매진할 즈음,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청년 연암은 저잣거리로 나선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분뇨장수, 건달, 이야기꾼 등 수많은 ‘마이너 그룹’과 접속한다. 이들에 대한 ‘톡톡 튀는’ 기록이 처녀작 ‘방경각외전’이다. 우울증과 ‘마이너리그’, 그리고 글쓰기. 이 일련의 체험 속에서 연암은 돌연 과거를 포기한다. 평생 권력의 외부에 남기로 작정한 것이다. 이 또한 미스터리다. 대체 무엇이 그로 하여금 이런 탈주를 감행케 한 것일까? 흔히들 정쟁의 격화 때문이라 여기지만 과연 그럴지는 미지수다. 만약 그 때문이라면 이 청년의 기질상 오히려 현실참여 의지가 솟구쳐야 더 자연스럽지 않겠는가. 그보다는 기본적으로 그는 격식과 관습에 매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타고난 천재가 까다로운 격률이 싫다며 한시를 그토록 멀리했으니, 이보다 더 명확한 증거가 어디 있으랴. 말하자면 그는 ‘본 투 비 프리랜서’였던 것. 우울증은 이런 ‘원초적 본능’을 일깨워주기 위해 ‘신이 보낸 선물’이 아니었을지. ●‘백탑청연’ - 18세기 소셜 네트워크 사대부 문인이 과거를 포기하면 남는 건 시간이다. 연암은 그 시간들을 사유와 글쓰기로 충만하게 채웠다. 더 중요한 건 그 모든 것을 ‘벗’들과 함께했다는 것. ‘친구에 살고 친구에 죽는’ 그의 평생의 철학 또한 타고난 기질에 속한다. 문중별, 당파별 강학이 일반적이었던 시절, 연암은 당파와 신분을 가뿐히 뛰어넘는 ‘우정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근거지는 다름 아닌 백탑(탑골 공원). 이덕무, 박제가, 정철조 등 다양한 벗들과 더불어 백탑 근처에 모여 살면서 밤마다 맑고 드높은 지성의 향연을 누렸다. 이름하여 백탑청연! 그들이 주고받은 지식의 스펙트럼은 실로 드넓다. ‘시서예화’는 기본이고, 천문지리에서 기술문명에 이르기까지 한마디로 ‘인생과 우주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포함되었다. 그런 점에서 백탑청연은 18세기 지성사의 ‘소셜 네트워크’였던 셈. ‘청 문명으로부터 배우자!’는 북학의 이념이 탄생된 것도 거기였고, 소품문과 척독(편지글)을 통해 고문의 기반을 뒤흔드는 문체적 실험이 일어났던 것도 그 장에서였다. 그리고 그 실험의 결정판이 바로 열하일기다. ●“살았노라, 그리고 열하일기를 썼노라!” 1780년, 연암의 나이 44세, 마침내 그토록 열망하던 중국여행의 기회가 다가왔다. 삼종형 박명원을 따라 청나라 건륭황제의 만수절 축하사절단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애초 목적지는 연경이었다. 압록강에서 연경까지는 무려 2300리. 때는 바야흐로 폭우에 무더위가 교차하는 한여름이다. 천신만고 끝에 연경에 도착했건만 황제는 연경에 있지 않았다. 동북부 변방의 피서지, 열하에 가 있었던 것. 그리고 한밤중 당장 열하로 들어오라는 황제의 명령이 도착한다. 이리하여 연암과 그의 일행은 조선 역사상 처음으로 고북구 장성을 넘는다. 그것도 ‘무박나흘’의 살인적 여정으로. 이 지독한 고난이 그의 글쓰기 본능을 촉발했던 것일까. 이 여정에서 불후의 문장들이 쏟아져 나온다. 5000년래 최고의 문장이라는 ‘야출고북구기’(夜出古北口記), 생사의 문턱을 넘으면서 마침내 도를 깨달았다는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 코끼리를 통해 우주의 이치를 터득하는 ‘상기’(象記) 등등. 열하일기가 일으킨 파급력은 실로 뜨거웠다. 당장 태워버려야 한다는 극단적 ‘안티’에서 천고의 기이한 문장이라는 열렬한 찬사까지. 그래서인가. 열하일기는 조선왕조가 끝날 때까지 공적으로 간행되지 못했다. 오직 필사본으로 떠돌면서 수많은 버전들을 만들어냈을 뿐이다. 호학군주였던 정조는 충분히 감지했으리라. 고문에서 소품체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의 글쓰기가 성리학적 지반에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그런 점에서 문체반정 때 열하일기를 배후로 지목한 것은 ‘뒷북’도, ‘쇼’도 아니었다. 열하일기 없이 18세기 지성사를 논하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졌음을 왕의 입으로 직접 증언해준 것일 뿐이다. 연암은 묘비명의 대가였다. 특히 그 중에서도 누이와 홍대용, 정철조에 대한 묘비명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레퀴엠’에 해당한다. 하지만 웬일인지 정작 연암 자신에 대한 묘비명은 없다. 이 또한 미스터리다. 안 쓴 것인지 못 쓴 것인지. 아무튼 지금이라도 누군가 그에 대한 묘비명을 쓴다면, 아마도 이 한 줄이면 족하리라. “살았노라, 그리고 열하일기를 썼노라!” ●연암 vs 다산 - 그들은 만나지 않았다! 18세기는 별들의 시대였다. 조선의 르네상스를 선도한 정조의 시대이자 연암의 시대였고, 또한 다산의 시대였다. 이 화려한 ‘스타워스’에는 아주 놀라운 수수께끼가 하나 숨어 있다. 연암과 다산, 조선 후기 실학사에서 한쌍의 커플처럼 따라다니는 이 두 거성이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 둘 다 서울 사대문 안에 거주했을뿐더러 정조를 중심으로 늘 양편으로 분립했던 두 파벌(연암그룹/ 다산학파)의 대표주자였으며, 더 구체적으로는 연암의 절친들이 다산과도 깊은 교유를 했었는데도 말이다. 더 놀랍게도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둘은 전혀 상이한 궤적을 밟았다. 연암이 일찌감치 권력의 궤도로부터 이탈해갔다면, 다산은 정반대로 권력의 중심을 향해 달려갔다. 재야 남인 출신임에도 그는 정계에 입문한 이후 정조의 신임을 한몸에 받은 ‘왕의 남자’였다. 그 엇갈림이 극단적으로 연출되었던 사건이 바로 문체반정이다. 보다시피 연암은 배후조종자로 찍힌 반면, 다산은 정조의 입장을 옹호하는 격렬한 상소를 올린다. “국내에 유행되는 것은 모두 모아 불사르고 북경에서 사들여 오는 자를 중벌로 다스리라.”는. 요컨대, 그 둘은 평행선이었다. 평행선은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둘은 헤어지지도 않는다! 만나지도, 헤어지지도 않는 이 운명적 조우 속에서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배경이 된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했던가. 어디 친구만 그런가. 적을 봐도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연암은 실로 인복을 타고난 인물이다. 평생을 벗들과의 교유 속에서 살았고, 사후엔 이토록 강력한 라이벌을 짝으로 삼을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이 모든 지복은 그가 평생을 권력의 외부에서 글쓰기의 향연을 누렸기에 가능했던 것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고미숙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끝에 선 노인들 ①고령화의 그늘 ‘독거노인’

    [독거노인 사랑잇기] (1부) 벼랑끝에 선 노인들 ①고령화의 그늘 ‘독거노인’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를 보이면서 ‘독거노인’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65세 이상 노인 단독가구는 102만 1000가구에 이른다. 전체 가구의 6%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에 따른 문제가 점차 우리 사회의 시한폭탄처럼 되어가고 있다. 인구 고령화 못지않게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년 뒤에는 독거노인이 지금의 2배로 늘어나면서 10가구당 1가구가 노인 단독가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가 독거노인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돌볼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우리들이 독거노인이 돼 단절되고 고독하기 짝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20년 뒤엔 독거노인 두배 늘어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 분석자료를 살펴보면 독거노인 수는 2010년 102만 1000가구에서 2020년 151만 2000가구로, 2030년에는 233만 8000가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가구 가운데 노인 단독가구 비율도 2010년 6%이던 것이 2020년 8%, 2030년에는 11.8%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혼자 사는 노인 비율은 1994년 13.6%에서 2009년 20.1%로 16년 만에 7%포인트 가까이 늘어났다. 혼자 사는 노인이 급증한 데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인구고령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8년 고령인구 비율이 14%에 도달해 ‘고령사회’가 되고 2028년에는 고령인구 비율이 20%로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가는 데 불과 8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프랑스는 39년, 미국은 21년, 이탈리아는 18년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일본조차 12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심화된 핵가족화 현상도 독거노인의 증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이 중년층이 선호하는 거주 형태를 조사한 결과 베이비붐세대(46~55세)와 전후세대(56~59세)는 각각 93.2%, 92.8%가 ‘부부끼리 혹은 혼자 살고 싶다.’고 답했다. ‘자녀와 함께 살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6%에 불과했다. 정경희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년기에 부부끼리 생활하다가 배우자의 사망에 따라 독거의 형태로 전환되는 유형이 노년기의 주요 거주형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절대 다수의 중년층이 부부끼리 혹은 혼자서 편안하게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실제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독거노인의 삶은 그리 안락하거나 안정돼 있지 않다. 2009년 11~12월 전국 65세 이상 노인 6745명에 대해 조사한 ‘2009년도 전국 노인학대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독거노인 가운데 ‘친구가 없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조사 대상자의 41%에 달했다. ‘친구가 1명’이라는 응답자도 16.9%나 된 데 비해 ‘6명 이상’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3.7%에 그쳤다. 독거노인 가운데 36%는 주2회 이상 단체활동에 참가하고 있었지만 전혀 참가하지 않는 비율도 25.8%에 달했다. 독거노인이 자녀와 접촉하는 빈도는 ‘주 1회 이상’이 69.5%로 가장 많았지만 8.6%는 3개월에 1회 이하로 접촉해 노인에 따라 편차가 매우 컸다. 독거노인들이 전체 노인에 비해 주변 인물이나 가족들로부터 제대로 부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 독거노인 가운데 정서적 부양을 받는 비율은 75.2%로 전체 노인의 79.7%에 비해 낮았다.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 있는 비율도 84.2%로 전체노인의 91.4%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독거노인 사랑잇기 TF’ 팀장은 “독거노인은 사회적인 관계가 취약해 정서적으로 고립될 수 있고, ‘고독사’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면서 “전 사회적으로 돌봄문화를 확산시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노인들 독거노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09년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독거노인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인 어려움’(43.6%)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 4명 가운데 3명은 전혀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미래에 자녀나 친지에게 의탁하는 것 외에는 대책이 없는 상태다. 독거노인 가운데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비율은 33.6%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자녀·친척(43.5%), 정부·사회단체(22.9%) 등에 의존하고 있다. 독거노인이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문제는 ‘건강’이다. 독거노인은 스스로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일반 노인보다 높다. 주변의 돌봄을 받지 못해 몸 건강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 그렇다. 2008년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주관적인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독거노인의 61.8%가 “건강이 나쁘다.”고 답했다. 전체 노인 가운데 같은 응답 비율은 48.7%로 10%포인트 이상의 격차가 있었다. 반면 독거노인 가운데 “건강하다.”고 답한 비율은 12.8%로 전체노인(19.6%)보다 낮았다. 하지만 경제·건강문제는 일반 노인도 모두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독거노인과 일반 노인의 가장 큰 차이는 ‘외로움’이다. 2009년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일반 노인의 4.4%가 외로움을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 반면 독거노인은 9.5%가 외로움을 꼽았다. 외로움은 노인들의 만성적인 우울증과 직결될 수 있으며, 방치하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복지부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독거노인 돌봄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심지어 독거노인들은 식사를 하지 않거나 약을 챙겨 먹지 않아 몸이 좋지 않은데도 남의 도움을 거부하기도 한다. 자포자기의 상태에서 나타나는 ‘자기 방임’이다. 실제로 2009년 노인학대 실태조사에서 전체 노인의 자기 방임 경험률은 1.8%였지만 독거노인은 이의 2배에 가까운 3.2%로 집계됐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독립영화관(KBS1 밤 1시 10분) 엄마는 애인 챙기느라, 친구들은 학원 다니느라 늘 외톨이인 민서는 점점 자립형 날라리가 되어 가고 있는 여고생이다. 학원비를 벌겠다고 갖가지 알바를 해보지만 수입은 신통치 않고, 엄마의 애정행각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수시로 가출도 감행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방글라데시 청년 카림의 지갑으로 인해 민서는 그와 엮이고 만다. ●VJ특공대(KBS2 밤 9시 55분) 남녀노소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은행. 그 중에서도 여자들만을 위한 전용공간이 따로 있다. 카페테리아, 파우더룸, 골프장까지. 전문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봐 주는 키즈카페에서는 한의사가 직접 방문, 무료 진료 및 부황까지 떠주니 엄마들에게는 인기란다. 2011년 최고의 소비 키워드 여심을 잡기 위한 특별한 서비스를 공개한다. ●일일시트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옥엽은 승아가 대학교에 복학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승아와 같은 대학에서 캠퍼스 생활을 하고 싶은 생각에 옥엽은 공부에 매진한다. 한편 김원장은 금지의 복학을 위해 등록금을 보태 달라는 미선의 말을 듣고 돈이 없다고 둘러댄다. 그러던 중에 생각지도 못했던 삼백만원이 생기자 금지의 눈치를 보게 된다. ●귀농 프로젝트 농비어천가(SBS 오후 6시 30분) 경칩을 전후로 약 일주일간이 고로쇠 수액 채취의 적기. 경기 양평 청년들은 본격적으로 수액 채취에 나선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고, 눈도 녹지 않은 가파른 산골짜기에 흩어진 고로쇠나무를 찾느라 온몸이 진땀으로 범벅이 되고 숨은 턱까지 차오른다. 그렇게 간신히 정상에 올랐지만 작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데….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10분) 스트레스와 우울증, 화병에 대해 한의학 이광연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눈다. 우리 주부들이 평소 스트레스와 화병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금요스페셜에서는 이 박사의 ‘스트레스, 화는 모으지 말자’라는 강연의 주제를 통해 평소 스트레스를 잘 받는 유형과 부모의 스트레스가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토크人가요(OBS 밤 11시 5분) 성인가요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는 토크와 미니라이브가 결합된 성인토크가요쇼다. 특유의 입담과 발군의 순발력을 갖춘 가수 성진우와 OBS 유형서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자로 나선다. 노래와 토크용 무대를 따로 꾸며 게스트로 초대된 가수가 본인의 최고 음반과 인생뉴스를 선정하여 활동과정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털어 놓는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졸업논문 도장 안 찍어주면 그만” 협박도

    “졸업논문 도장 안 찍어주면 그만” 협박도

    고려대 의대 A조교는 어렸을 때부터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나 개흉수술만 3번, 기계판막을 쓰고 있는 A조교에게 의사의 꿈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자신처럼 평생 와파린과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들을 돕고자 다른 의사들이 기피하는 기초의학자가 되기 위해 A조교는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러나 A조교의 꿈은 B교수 연구실에 들어가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대학원에 들어간 2007년 8월부터 2010년 8월까지 3년 동안 A조교는 B교수가 시키는 연구와 관련 없는 온갖 심부름을 하면서 세월을 보냈다. A조교가 소장에서 밝힌 사례는 다음과 같다. A조교는 고려대 의대 학부를 졸업해 의사 면허를 갖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의대 출신 대학원생은 월급 250만원을 받는 ‘1급 조교’가 된다. 그러나 B교수는 A조교가 1급 조교직을 얻는 데 동의해 주지 않아 A조교는 3년차가 돼서야 1급 조교가 됐다. 그러자 B교수는 조교직 월급과 별도로 매달 43만원을 받는 기초의학자 육성 장학금을 문제 삼았다. B교수는 연구실에 필요한 비품·책·안전용품 등을 구입하는 데 쓰자며 별도의 계좌를 만들 것을 요구했고, 이중 총 300여만원을 사용했다. ●번역·운전기사 등 잔심부름 폭언은 일상이었다. A조교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자신의 콤플렉스인 ‘군면제’를 건드릴 때였다. 선천성 심장병으로 군면제를 받은 A조교에게 B교수는 “넌 군대도 면제니까 내 밑에서 몇년 있는다고 해서 문제될 것 없잖아.”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고 다녔다. “내가 네 졸업논문에 도장 안 찍어주면 그만이다.”라면서 학위취득을 조건으로 협박하기도 했다. 각종 심부름은 셀 수 없이 많았다. B교수가 의뢰받은 번역을 시키거나, 일주일에 3~4번씩 빵을 사오라는 심부름은 그래도 할 만했다. 휴대전화·청소기 등을 고치러 나가야 한다며 B교수의 운전기사 노릇을 했고, B교수 조카의 등·하교도 시켜야 했다. 지도교수로서 학생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것은 예사였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학회에 참여할 때도 학생들을 방치해 두고, 자신은 다른 지역에 유학 중인 딸을 만나러 가기도 했다. 이 같은 생활이 3년이 지나면서 A조교는 조울증세, 망상, 자살에 대한 생각으로 고통받았다. 우울증 치료도 받았지만 소용없었다. ●‘군면제 콤플렉스’ 건드려 A조교는 “당시에는 희망이 없었다. 무작정 기다려도 학위를 줄 것 같지 않았다.”면서 “보통 의대 석사는 2년, 늦어도 2년 반이면 논문을 다 쓰는데, 3년이 지나도 논문을 못 써서 막막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유서를 남기고 자살할 생각도 있었지만 내 인생이 아까웠다.”고 말했다. 결국 A조교는 지난해 8월 학위를 받지 못한 채 조교직 사직서를 내고 학교를 나왔다. 그러자 B교수는 A조교의 학위 논문 등 관련 자료를 모두 삭제했다. A조교의 꿈인 기초의학자의 길은 그렇게 무너졌다. A조교는 “내가 들어가기 전에도 한 남학생이 같은 이유로 6개월 만에 연구실을 그만뒀다.”면서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양쪽 뺨을 때리는 등 B교수는 도제교육을 빙자해 노동력을 착취했다.”고 주장했다. 소송대리인 박원경 변호사는 “이공계·의대 대학원에서는 교수가 조교에게 부당하게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만연돼 있다.”고 지적했다. ●조교 “자살 충동도 느꼈다”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소수 대학원생·조교를 상대로 한 문제는 외부에 알려지기 쉽지 않다. B교수의 부당행위에 대해 다른 교수들의 반응은 나뉘었다. 한 교수는 “의대 교수가 400명이라 다른 연구실 일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B교수는 A조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B교수는 “조울증을 앓는 등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학생이다.”면서 “실험결과가 나오지 않아 논문을 쓰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비를 썼다는 말은 모르는 이야기고, 폭언·폭행·심부름을 시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저소득 구민 대상 우울증 상담 서비스

    지역주민을 자살로부터 보호하고자 조례안까지 만들었던 노원구가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다. 구는 자살의 원인이 되는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로 일상생활이 곤란한 구민을 위해 이달부터 동주민센터에서 ‘찾아가는 마음건강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1일 밝혔다. 노원 정신보건센터 소속 정신보건전문요원 19명은 동주민센터를 찾아가 우울증 여부와 알코올 중독검사, 상담서비스를 한다. 상담 후에는 자신에게 필요한 건강정보를 제공한다. 상담을 원하는 주민은 상담일 3일 전까지 노원 정신보건센터로 전화 예약하고 해당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특히 구는 홀로 사는 노인과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무직자·아동·청소년 등 모두 15만 3000명(구 전체 주민의 25%)에 대해 우울증 선별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달 말까지 우울증선별검사 시범사업 지역으로 월계 2동을 선정해 홀로 사는 노인 370명에게 우울증 선별검사를 진행한다. 이어 다음달부터 홀로 사는 노인 1만 1000명, 기초수급자 2만 2000명, 무직자 4만명, 아동·청소년 8만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전수조사를 한다. 구는 우울증 선별검사로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고, 맞춤형 보건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노원구민의 정신건강 증진 및 자살사망률을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성환 구청장은 “자살예방사업은 또 다른 이름의 출산장려정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는 22일 노원구의사회·한의사회·치과의사회·약사회 등 지역 의료계와 자살예방 민·관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협약식을 갖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벼랑 내몰린 분께 희망 돼 드려요”

    어릴 적 간호사가 꿈이었던 이지연(46·여·경기 남양주시 호평동)씨는 친정 어머니와 남편, 중·고교생 남매를 보살피는 5인 가정의 실질적인 가장이다. 4년 전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올라앉은 남편은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거동조차 버겁다. 바깥일을 할 수 없는 남편을 대신해 이씨는 식당 허드렛일 등 닥치는 대로 덤볐다. 하지만 가난의 끝은 아득했다.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월세 50만원은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기 벅찼다. 500만원인 보증금도 차압된 터여서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처지에 하루가 멀다하고 들이닥치는 빚쟁이들로 눈물은 마를 줄 몰랐다. 뜻밖에 생긴 우울증도 삶을 병들게 했다. 그런 이씨에게 작은 희망이 꿈틀댔다. 이루지 못한 꿈이 남양주 희망케어센터 ‘소원성취 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덕분에 현재 간호조무학원에서 무상교육을 받으며, 산부인과 아르바이트로 조금씩 꿈을 키우게 됐다. 이씨는 21일 “새로운 희망을 안겨 준 분들께 그저 감사할 뿐”이라면서 “어릴 적 못다한 꿈을 이뤄 당당한 가장의 역할을 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작가를 꿈꿨던 이준희(20·여·호평동)씨 역시 희망케어센터를 통해 날개를 달았다. 알코올 중독 합병증을 앓는 아버지, 보험 외판을 하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고교 1년 때 일찌감치 꿈을 접어야만 했다. 대학 진학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중퇴생이란 멍에(?)를 썼다. 그런데 절망에 빠져 있던 순간, 희망케어 사업은 한줄기 빛으로 찾아왔다. 현재 후원인들의 도움으로 고교졸업 자격을 취득, 올해부터 도서관 계약직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2012년도 수능시험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남양주시가 실시하는 희망케어 사업이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기존 생활비 지원 등에서 벗어나 꿈을 간직한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자립기반을 다지는 것은 물론, 장기적인 희망을 제공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보태준다. 물고기 잡는 법을 일러주는 셈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공황장애·우울증·조울증 이젠 한방치료”

    전통 한방요법을 이용해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과 우울증·조울증 등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제시됐다. 이 같은 성과는 공황장애나 우울증·조울증 등이 현대의학에서도 근본적인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분야여서 주목된다. 대한복치의학회 노영범(부천한의원 원장) 회장은 최근 복치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한 ‘우울증 및 조울증 치료증례 고찰’과 ‘공황장애 환자 치료증례 고찰’ 등 2편의 연구논문에서 “전통 한의학 치료법인 ‘고법(古法)의학’을 통해 공황장애를 치료한 결과, 치료 전에 평균 31.07이던 ‘BAI’점수가 치료 후에는 평균 20.07로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BAI점수란 불안척도 평가 측정기준으로, 측정 결과가 32점 이상이면 ‘극심한 불안상태’, 27∼31점은 ‘심한 불안상태’, 22∼26점은 ‘불안상태’로 판정한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노 원장팀은 2009년 10월부터 2010년 9월까지 이 병원에 내원한 공황장애 환자 72명 중 30명(남성 17명)을 대상으로 복령제, 용골모려제, 황련제, 계지감초제 등을 치료 목적으로 처방한 결과, 11명(36.7%)에서 ‘우수’한 치료 결과를 얻었으며, 13명(43.3%)은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나머지 6명은 특별한 증상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의 연령대는 41∼50세 13명, 31∼40세 11명, 51∼56세 6명 등이었으며, 병력 기간은 2∼3년 10명, 4∼5년 8명, 1년 이하 7명, 6년 이상 5명 등이었다. 의료진은 또 같은 기간에 내원한 111명 중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치료받은 49명(여성 30명)의 우울증 및 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복령제와 용골모려제, 황련제, 치자향시제 등을 처방하거나 이 처방에 정신사회적 치료를 병행한 결과, 27명(55.1%)에서 ‘우수’한 성과를, 17명(34.7%)에서는 ‘양호’한 치료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들의 연령대는 20∼29세 12명, 40∼49세 10명, 50∼59세와 30∼39세 각 9명, 10∼19세 6명, 60세 이상 3명 등이었으며, 질환 유형은 우울장애 35명(71.4%), 양극성 장애(조울증) 14명(28.6%) 등이었다. 공황장애란 이유 없이 불안감이 심해져 숨이 막히거나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등 극단적인 공포증세를 보이는 불안장애이며, 우울증과 조울증은 우울이나 희열이 지속되거나 교차 발현되는 일종의 정신장애로, 이를 방치할 경우 과잉행동이나 자살 등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노영범 회장은 “지금까지 한방에서 전통의학으로 공황장애나 우울증 및 조울증을 치료한 사례가 많지 않았고, 현대의학 분야에서도 치료 성과가 제한적이었다.”면서 “이번 임상연구가 이런 질환의 치료에 대한 방향 설정에 상당한 의미가 있는 만큼 현대의학의 진단 기준과 임상 양상 등의 분류를 기초로 하되 여기에 전통의학의 복진법과 고법의학 등을 병행해 치료할 수 있는 한·양방 종합협진체제 구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기혼부부 7쌍 가운데 1쌍 불임 고통

    우리나라 기혼부부 7쌍 가운데 1쌍이 불임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불임이란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는데도 1년 이내 임신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보건사회연구원 황나미 연구위원은 보건ㆍ복지 이슈앤포커스 최근호에 실은 ‘불임치료 여성의 신체적ㆍ정신적 및 사회경제적 부담 실태와 요구도’에서 “우리나라 기혼부부의 불임 발생률은 임신경험이 없는 일차성 불임의 경우 13.5%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2003년 표본조사자료를 토대로 추정됐다. 또 불임치료 중인 여성의 94.6%가 정신적 고통과 우울증이 심각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취업 불임여성 불임치료를 받기 위해 사직한 여성은 26.6%, 휴직한 여성은 8.9%를 차지해 현재 사회활동을 하는 불임여성 상당수는 시간적 제약으로 불임치료를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불임여성의 치료의지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불임여성들은 시술비용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꼈지만 86.4%가 출산할 때까지 계속 불임치료를 받겠다고 답해 정부의 불임지원정책이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가슴 때문에…세계서 가장 큰 가슴女 자살시도

    가슴 때문에…세계서 가장 큰 가슴女 자살시도

    ”큰 가슴이 대체 뭐 길래.” 트리플 K컵이란 가슴 사이즈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브라질 출신 미국 모델이 큰 가슴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 때문에 최근 자살시도를 한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텍사스에 사는 셸라 허쉬(30)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약물을 과다복용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가족에 따르면 그녀는 올해 들어 2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큰 가슴에 대한 강박증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허쉬는 10차례가 넘는 가슴확대 수술로 ‘세계에서 가장 가슴이 큰 모델’이란 수식어를 얻었지만, 지난해 한 확대수술 중 감염이 발생해 보형물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허쉬는 “혈관까지 감염이 진행돼 생명이 위독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조언을 듣고 가슴 보형물을 빼긴 했으나 예전보다 작아진 가슴 크기에 큰 좌절감을 느껴 우울증 증세까지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휴스턴의 한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한편 미국에서 성형외과 의사가 실리콘 1갤런(3000cc이상)을 삽입하는 건 불법이다. 허쉬는 무리한 가슴확대 수술을 받기 위해서 고향인 브라질로 건너가 수술을 감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셸라 허쉬 페이스북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연평도 주민 “국가에 손배소”

    연평도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북한군 포격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로 했다. 김재식(50) 연평주민대책위원장은 14일 “당시 포격 징후가 있는데도 국가공무원이 단순한 위협 행위라고 오인, 경고방송 또는 대피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주민들의 피해가 더 커졌다.”면서 “포격 후유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성인 기준으로 1인당 1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오는 18일 주민들의 임시 거처인 경기 김포 LH 아파트 입주기간이 끝나 주민 대부분이 연평도로 돌아가면 소송 제기 여부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연평도 피격 이후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등 심리 검사를 받은 주민 278명 가운데 252명이 고위험군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책위는 지난 11일 옹진군청에서 주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향후 거취에 관해 주민 입장을 수렴하는 자리를 가졌다. 일부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포격으로 파손된 주택에 대해 현지 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돌아가기 어렵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복구를 서두르거나 인천에 별도의 임시 거처를 마련, 입주토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Weekly Healthy Issue] 지혜로운 폐경맞이

    여성에게 폐경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다. 이런 폐경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크게 달라진다. 자연스러운 과정, 누구나 겪는 몸의 변화 정도로 이해하고 이후 폐경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더해지면 보다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상실로만 이해하면 어떤 노력으로도 이를 보상받기 어려워 자칫 좌절감이나 무기력증에 빠지기 쉽다. 물론 폐경 증상은 개인차가 크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안면 홍조와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등이지만 이런 증상도 개인에 따라 정도와 기간이 제각각이다. 그런가 하면 폐경기 여성의 25∼50%가 신경과민·집중력 저하·기억력 감퇴·불면증·우울증·의욕 상실·자신감 상실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이 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이 우울증이다. 하지만 폐경기 우울증은 전형적인 우울증과는 구별된다. 즉, 폐경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을 유발하지만 지속적이지 않고 정도도 심하지 않다. 여성들이 폐경에 이를 때는 자녀들이 다 성장해 어머니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등 가정에서의 역할이 줄어드는 시기와 겹쳐 공허감, 상실감이 형성되는데, 이런 변화가 폐경으로 인한 신체적 증상과 더해져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런 심리 증상은 폐경 후의 에스트로겐 부족이 중추신경의 감정과 관련된 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생기기도 하나, 다른 면에서는 에스트로겐 결핍이 수면 장애를 초래, 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함으로써 피로와 짜증·기억력 감퇴·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 등을 통해 안면 홍조나 불면증 등의 대표적인 증상을 조절해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정혜원 교수는 “폐경을 완경이라고도 표현하듯 폐경을 맞은 여성은 더 성숙한 삶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여길 필요가 있으며, 자신에게 나타나는 일련의 폐경 증상이 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무작정 피하거나 겁내기보다 자신의 증상을 알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등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소설가 김영하 “제자 최고은 ‘아사’ 아냐. 쪽지도 사실과 다르고”

    소설가 김영하 “제자 최고은 ‘아사’ 아냐. 쪽지도 사실과 다르고”

    소설가 김영하씨가 고(故) 최고은 작가의 사인과 관련, 아사(餓死·굶어 죽음)가 아니라고 밝혔다. 김씨는 14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고은아, 미안하다. 살아서도 별로 도움이 못되는 선생이었는데 가고 나서도 욕을 보이는구나. 정말 미안하다.”고 전했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고은이에 대해 한 가지만 말하고 싶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은이가 굶어죽었다고 당연히 믿고 있다는데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도 최초로 보도된 선정적 기사 때문일 것”이라면서 “신문에서 보도한 쪽지도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녀의 직접 사인은 영양실조가 아니라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그 합병증으로 인한 발작이라고 고은이의 마지막을 수습한 친구들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은이는 우울증도 앓고 있었던 것같다.”면서 “친구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개인적 사물들이 정리돼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어쩌면 삶에 대한 희망을 서서히 놓아버린 것일지도 모른다.”고 안타까운 설명을 했다. 김씨는 “진실은 아직 누구도 모른다. 사람들은 편한대로 믿고 떠들어댄다.”면서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지고 그러면서 몸은 바싹 말라가는 병이다. 불면증도 뒤따르고 이 불면증은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진실을 외면한채 고은이를 아사로 몰고 가면서 가까웠던 사람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제자 최고은에 대해서는 “재능있는 작가였다.”면서 “어리석고 무책임하게 자존심 하나만으로 버티다 간 무능한 작가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마음의 병이든 몸의 병이든 우리 사회가 서로 살피고 돌보는 계기가 되면 그녀의 죽음이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최근 평론가 소조와 ‘낭만주의적 예술관’에 관해 블로그와 트위터로 논쟁을 벌여오다 블로그와 트위터 중단을 선언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자살기도자 27% 시도전 병원 찾아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상당수가 자살을 기도하기 전에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도 의료기관에 자살예방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의료인을 통한 자살예방체계 구축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과 외래 환자 중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7.4%, 정신과 외래 환자는 27.2%로 각각 나타났다. 조사는 서울 소재 대학병원 및 정신과 전문병원, 보건소 등을 찾은 일반과 이용자 243명과 정신과 이용자 94명 등 33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337명 중 ‘지난 1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밝힌 경우는 30%, ‘자살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18%에 이르렀다. 이들은 정신과나 신경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을 방문한 환자들이었다. 상당수 자살위험군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의료인들이 주축이 된 자살예방 프로그램 등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예컨대 자살 미수로 응급실로 후송된 경우 환자는 응급치료를 받을 뿐 정신과 치료 등 사후관리는 받지 않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살 미수자들은 다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지만 정신과 상담 등의 사후관리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보험수가(의료 가격)를 중심으로만 의료행위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의료인들을 자살예방에 참여하게 할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기관과 자살예방센터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 전문가를 중심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정신과는 물론 일반 의료기관의 의사, 간호사들도 일상적인 진료에서 우울증이나 자살을 염두에 두고 환자를 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구제역 불효’ 어느 장남의 눈물

    ‘구제역 불효’ 어느 장남의 눈물

    밤새 소 곁을 지키며 축사 옆 컨테이너에서 잠이 든 정기섭(52)씨. 찬바람이 솜이불 속을 파고들면 정씨는 소스라치듯 놀라 잠에서 깨어 물을 끓인다. 꽁꽁 얼어 버린 소 물통에 뜨거운 물을 붓는 정씨. 그의 눈앞에 그리운 얼굴이 아른거린다. 어린 시절 가마솥에 물을 끓여 따뜻한 목욕물을 만들어 주시던 어머니 모습이었다. 어머니와 생이별. 눈물이 흘러내렸다. 눈물은 곧 얼어붙고, 소와 함께 밤을 지새운다. 전북 김제시 성덕면 대목리에서 한우 210마리를 키우는 정씨에게 올 설은 없다. 예년 같으면 형제들이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 집에서 시끌벅적했겠지만 구제역이 모든 것을 갈라놓았다. 정씨는 “충남 공주의 한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설날 집으로 모셔 오지 못하는 것이 가장 마음 아프다.”고 밝혔다. 치매에 걸린 정씨의 어머니는 재작년부터 요양원 생활을 하고 있다. 정씨는 “작년 설만 해도 어머니를 모셔와 떡국도 먹고 목욕도 시켜 드렸다.”며 구제역 때문에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정씨는 설날에 오겠다는 동생들에게도 “구제역 때문에 안 된다.”며 “내년에 오라.”고 당부했다. 특히 정씨는 4남3녀 중 장남이기에 이런 상황이 더욱 원망스럽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정씨의 막내 동생 기호(37)씨는 “장남인 형은 어머니가 잠을 못 주무시면 밤새 옆에서 말동무가 돼 어머니를 보살필 만큼 효자”라면서 “그랬던 어머니를 이번 설에 모시지 못해 굉장히 답답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의 큰딸 애림(22)씨는 “아버지는 굉장히 무뚝뚝한 편인데 이렇게 서운해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곁에서 지켜본 모습을 전했다. 현재 김제 성덕면 대목리에서는 ‘구제역 발생 지역’의 차량은 진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구제역 청정지역인 전라남북도 차량만 출입이 허용되지만, 오갈 때 방역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또 마을 사람들도 구제역을 옮길까봐 외지인의 출입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다. 구제역에 고립된 정씨 가족의 사연은 전화로 인터뷰할 수밖에 없었다. 구제역으로 설이 설 같지 않은 정씨의 아내 채미정(48)씨는 “외부와 고립된 상황에 우울증까지 생길 지경”이라며 답답해했다. 그래도 정씨는 “참고 견뎌야죠. 곧 좋아지겠죠.”라며 다시 축사로 발길을 돌렸다. 이영준·최두희기자 apple@seoul.co.kr
  • 인천 중부서 소속 의경 목매 숨진 채 발견

     25일 오전 9시9분께 인천시 남구 주안동의 한 웨딩홀 건물 주차장 옆에서 인천 중부경찰서 소속 심모(20) 의경이 나무에 목을 매 숨진 것을 주차장 관리인 박모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심 의경은 지난해 4월1일자로 중부서 방범순찰대에 전입했으나 군 생활에 적응장애를 보여 7월25일자로 휴직,이날 오후 6시 귀대를 앞두고 있었다.  경찰은 심 의경이 우울증 치료를 받은 전력 등이 있는 점으로 미뤄 귀대에 대한 심적 부담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심 의경이 소속된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부대 생활이 워낙 짧아 구타 행위 등이 있었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소속 부대원을 대상으로 유사 행위들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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