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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천구, 어르신 고민상담소

    양천구는 가족문제와 경제문제, 건강문제 등으로 고민하는 어르신들이 전화 한 통으로 편하게 상담을 할 수 있는 어르신 전용 종합상담센터(전화 2602-9988, 2643-9989)를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어르신상담센터는 신정2동 노인회관 1층을 리모델링해 만들어졌으며, 229㎡ 공간에 개별상담실, 집단상담실, 교육실 등을 갖췄다. 상담분야는 정서·심리, 법률, 복지, 생활, 건강, 재무·채무 상담 등 총 6개 분야이며 요일별 사전 예약을 받아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은 상담교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재무상담사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다 은퇴한 전문 자격을 갖춘 자원봉사 전문 상담가를 통해 이루어진다. 상담은 지역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어르신과 가족들은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사전 예약을 하면 분야별 전문가로부터 개인별 맞춤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전귀권 부구청장은 “최근 어르신들의 사회적 소외, 우울증, 자살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만든 노년의 행복을 찾아드리는 열린 공간”이라면서 “혼자 고민하시는 어르신의 마음을 어루만져 드린다는 마음으로 편안한 가족과 친구 같은 센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효녀 딸에게 미안해” 90대 노부 투신

    90대 노인이 10년 동안 자신을 돌봐준 딸에 대한 미안함을 못 이기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30일 낮 12시쯤 김모(95)씨가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의 한 아파트 자신의 집 20층 베란다에서 추락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파트 자물쇠가 안에서 잠겨 있었던 점, 집안에 침입 흔적이 없고 창문 아래 의자가 놓여 있는 것으로 보아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60대 딸이 산에 약수를 뜨러 간 사이 할아버지가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점심에 삼겹살을 함께 구워 먹기로 약속했지만, 딸이 산에서 물을 떠 왔을 때 할아버지는 이미 목숨을 끊은 뒤였다”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부인과 사별한 10년 전부터 딸과 단둘이 살아왔다. 딸은 동네에서 소문난 효녀였지만 김씨에겐 오히려 그런 착한 딸이 미안함을 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평소 딸에게 “네 앞길을 막고 있으니 내가 빨리 죽어야지”, “내가 아파 누워 있으니 네가 마음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하는구나”라는 말을 해 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서나 우울증 약은 따로 발견되지 않았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수업중 급우 찌르고 달아난 고교생 검거…학폭 트라우마가 부른 비극?

    교실에서 동급생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던 고등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31일 경기 부천소사경찰서에 따르면 A(17)군은 지난 26일 오후 3시 15분쯤 부천 모 고등학교 교실에서 수업을 받던 중 옆자리 책상에 엎드려 있던 동급생 B(17)군의 목을 흉기로 찌르고 도주했다. B군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사건 당시 교실에는 학생 30여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A군은 사건 직후 아버지(43) 도움으로 부천시 오장구 작동 지인의 집에서 숨어 지내다 경찰 설득을 받은 아버지를 통해 경찰에 인계됐다. A군은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피해를 당했으며 우울증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태권도 선수인 B군은 이달 초 개학하자마자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 A군의 옆자리에서 수업을 받았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A군은 경찰에서 “B군이 주먹과 다리로 계속 ‘툭툭’ 쳐서 기분이 나빴다”며 “혼내줘야겠다는 생각에 흉기로 찔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군과 학교 관계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학교폭력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폭력 가정 등 아픈 가족사 외국 여성들도 공감”

    “폭력 가정 등 아픈 가족사 외국 여성들도 공감”

    “프랑스는 잘살지만 사회 전반에 우울증이 깔렸고, 한국은 경제·사회적으로 악조건이지만 절망적인 상황에서 긍정의 힘을 잃지 않는 낙천적인 점이 너무 좋습니다.” 최근 만화 ‘아버지의 노래’(보리 펴냄)를 출간한 만화가 김금숙(42)은 17년간의 파리 유학 생활을 접고 귀국해 만화가로 활동하는 이유를 지난 30일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1년 11월 귀국해 처음으로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고, 서양 미술을 배우면서 한국의 문화유산이 얼마나 값진지 알았다”는 그는 “한국 민족의 흥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 만화는 2012년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돼 그해 ‘문화계 저널리스트가 뽑은 언론상’을 받았다. 그는 “내 가족사에 외국 여성들이 많이 공감했다. 폭력적 남편과 사기꾼 남자들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는 세종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고등장식미술학교에서 공부했다. 그러나 가난한 유학생에게 종이와 펜으로 표현하는 만화의 세계가 조각보다 더 가까웠고, 프랑스 한인신문에 프랑스에서 한국 사람으로 살아가는 만화 ‘쁘티야’를 6년이나 연재했다. 김금숙은 “조각으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앙금으로 남아 있었는데, 만화라는 내 예술을 표현할 적당한 매체를 찾았다”고 했다. ‘아버지의 노래’는 춘향가의 ‘사랑가’나 ‘쑥대머리’ 같은 판소리를 떠올리면 된다. 타인에게 말할 수 없었던 가족사를 담은 자전적 만화다. 아홉 번째로 태어나 ‘구순’이라 불린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다. 1970년대 전국적인 이농현상이 일어났을 때 구순이네 가족도 전라도 고흥에서 서울로 왔다. 남동생들 때문에 배우지도 못한 구순이 엄마는 서울 이주 자금을 사업하는 첫째 외삼촌에게 맡겼는데 삼촌이 꿀꺽했다. 그 탓에 노점상으로 나선 부모와 구순의 가족에게 가난이 지긋지긋하게 따라붙는다. 만화는 1980년대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가족을 잃은 고모 이야기, 88올림픽을 전후해 진행되던 1990년대 도시 재개발로 터전을 잃은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재현해 내고 있다. 만화는 조선의 수묵화를 보는 듯 필력이 유려하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英서 숨진 푸틴의 정적, 사인 놓고 說說

    英서 숨진 푸틴의 정적, 사인 놓고 說說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사정 칼날을 맞아 영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67)가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인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현지 경찰은 “현재까지 사망 원인은 정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사고 현장 인근 도로를 봉쇄하고 정밀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베레조프스키의 사인을 둘러싸고 자살, 타살, 심근경색 등 여러 설이 분분하다. 이타르타스통신은 그가 거액의 송사에서 패소해 우울증에 시달렸다며 자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베레조프스키의 변호사였던 알렉산드르 도브로빈스키도 “런던의 지인으로부터 그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베레조프스키는 지난해 사업 파트너이자 러시아 재벌인 영국 프로미어리그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와의 법적 소송에서 패소하는 바람에 재판 비용 3500만 파운드(약 594억원)를 포함해 거액을 물어 줬고, 2011년 두 번째 부인 베샤로바와의 이혼으로 최소 2억 파운드의 위자료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 공보실장은 베레조프스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그가 몇 달 전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의 실수를 용서해 줄 것을 요청하며, 귀국하게 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독살설이 제기됐다. 2006년 러시아를 비판한 그의 친구인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런던에서 방사성물질에 중독돼 사망한 만큼 영국 경찰은 타살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전문가들을 그의 저택으로 급파,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심근경색에 따른 사망설도 나왔다. 베레조프스키의 또 다른 측근은 “최근 이스라엘에서 치료를 받고 영국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소련 붕괴 이후 국유 재산 민영화 과정에서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신흥갑부를 일컫는 올리가르히의 원조로 불리는 그는 1990년대 중반 보리스 옐친 대통령 및 측근들과의 유착 관계를 이용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으나 2000년 푸틴이 집권한 뒤 올리가르히와의 전쟁을 선포하자 영국으로 피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인문학으로 들여다본 의학 치료법이 아닌 해법을 찾다

    인간의 몸을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과학이다. 의학도 그 하위 범주에 포함된다. 과학은 작용과 반작용, 그리고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게 구분된다. 한데 여러 변수로 인해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기도 한다. 폐경을 예로 들자. 오래전, 인간이 채 마흔을 살아내지 못했던 시절엔 폐경이라는 의학적 현상이 없었다. 요즘엔 다르다. 생식능력을 잃고도 훨씬 더 많은 나날들을 살아간다. 인간의 생물학적 존재 이유 가운데 하나인 종족 보존의 측면에서 보자면, 생식능력을 잃은 몸에 대한 가치평가가 잔인할 정도로 야박할 수밖에 없다. 그 탓에 많은 여성들이 상실감으로 인한 우울증 등 위기 상황과 맞닥뜨리기도 한다. 그래서 등장한 단어가 ‘완경’이다. 생식에 대한 임무를 완수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게 과학적 사고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완수’란 게 결과인지 아닌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과학이 이해하지 못하는 이런 부분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바로 ‘인문의학’이다. 생로병사를 과학적 방법으로만 살피지 않고, 그를 다시 인문학의 가치와 규범에 비춰 보자는 생명 이해의 한 방법이다. 치과의사 출신의 강신익 인제대 인문의학연구소장이 펴낸 ‘불량 유전자는 왜 살아남았을까?’(페이퍼로드 펴냄)는 이처럼 의학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시도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가 논지를 펴기 위해 채택한 방법은 역사 속 의학적 사건들을 되짚어 보는 것. 과학이 가설을 세우고 그를 검증하는 과정을 중시한다면, 책은 새 가설과 그 가설을 세운 사람들이 겪었던 우여곡절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890년대 세균병인설을 반박하려 콜레라균을 들이킨 페텐코퍼, ‘손 씻기’의 중요성을 간파해 산모의 사망률을 낮춘 제멜바이스 등 의학사 속에 잠들어 있던 수많은 ‘스타’들을 불러내 새로운 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연구 성과의 진실성 여부와 별개로 생명 윤리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을 쏟아냈던 황우석 사태에 대해서도 비교적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불량 유전자’란 저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인 유전자’에 상대되는 개념이다. 이기적인 유전자는 목적을 중시한다. 유전자가 어떻게 사람의 몸을 도구 삼아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지가 관심이다. 반면 불량 유전자는 유전자가 사람에게 미친 결과를 중시한다. 유전자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건 세상을 사는 건 결국 사람이지 유전자는 아니라는 게 인식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자연의학과 인문의학, 그리고 사회의학 등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될 때 우리 몸의 고통과 발병에 대한 진정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과학과 삶이 분리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매일같이 음료처럼 피 마시는 ‘뱀파이어’ 여성

    매일같이 음료처럼 피 마시는 ‘뱀파이어’ 여성

    매일같이 피를 음료처럼 마시는 진짜 ‘뱀파이어’ 여성의 사연이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화제의 여성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타투 아티스트로 일하는 미셸(29)이라는 이름의 여성. 그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방송된 케이블 채널 TLC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마이 스트레인지 어딕션’(My Strange Addiction)에 출연해 시청자들을 경악시켰다. 그녀가 1주일에 먹는 피의 양은 무려 36리터로 물이나 음료대신 피를 마신다. 미셸이 가장 좋아하는 피는 바로 사람피지만 구하기가 쉽지않아 주로 돼지피를 마신다. 미셸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하며 담배를 피듯 나도 독서를 하며 그림을 그리며 피를 마신다.” 면서 “소피 보다는 돼지피를 더 좋아한다.” 고 밝혔다. 그녀가 밝힌 돼지피의 맛은 소피보다 자연의 맛으로 조금 짜지만 와인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 그러나 그녀의 피욕심은 동물에 그치지 않는다. 1주일에 한번 씩 남자 친구가 피를 제공해 정기적으로 사람피도 마시고 있다. 미셸은 “남자피가 여자피보다 짙은 맛이 강해 더 좋아한다.” 면서 “건강 진단을 받은 친한 사람들한테만 피를 제공받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난 피를 좋아하는 것 뿐 뱀파이어는 아니다.” 면서 “내 습관이 기괴하다는 것을 알지만 덕분에 우울증도 치료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뉴스팀 
  • 대구 고교생 테이프로 입·코 감고 숨진 채 발견

    대구의 한 고교생이 입과 코 등에 투명테이프를 감고 숨진 채 발견됐다. 18일 0시 20분쯤 대구 남구의 한 주택에서 A(17·고2)군이 숨져 있는 것을 아버지(50)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군은 발견 당시 입과 코 등에 마스크 형태로 투명테이프가 감겨 있었다. 또 특이한 외상이나 유서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은 내성적인 성격으로 약간의 우울증은 있었지만 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A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지방시대] 서해5도 주민들의 긴장피로/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지방시대] 서해5도 주민들의 긴장피로/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지난 11일은 동일본 지역의 대지진이 일어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당일 추모식에 한국과 중국의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사실을 주요 뉴스로 다루었다. 중국이 불참한 이유를 ‘타이완 대표단을 다른 140개 국가와 같이 지명 헌화하도록 한 데 대한 반발’로 추측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사무적인 실수’라고 했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두 국가가 모두 참석했던 사실에 비추어 일본 정부 내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 같다. 되돌아보면 지난해에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 새로운 지도자들이 등장하면서 기대 섞인 전망들이 있었다. 그러나 기대보다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북한의 도발과 핵실험, 희토류, 영토문제, 엔저 정책 등에서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안보 차원에서 보면 북한의 도발이나 위협 강도가 과거와 다르다. 북한의 도발 압박이 일상화될수록 서해 5도 주민들의 삶이 더 고달프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생업을 정상적으로 영위하기도 어렵고, 밤잠조차 편히 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대피시설 등이 보완되었다는 점이다. 군도, 정부도 철통경계 태세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그들의 많은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북한군의 포격으로 부서진 집이 새로 단장되고 정주지원금이 주어지고 있지만 그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데는 크게 부족하다. 정부가 약속한 서해 5도 특별법에 따른 지원이 성에 차지 않는다는 불만이 주민들에게 배어 있다. 또한 언제까지 불안정한 상태가 반복되어야 하는가 하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도 제기된다. 분단국가와 정전체제가 계속되는 한 피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그동안 서해 5도 주민들이 입은 정신적 내지 신체적 고통에 대해서는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서해 5도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대피, 비상식량, 자식걱정 등을 염두에 두고 24시간 긴장상태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들의 ‘피로’나 ‘트라우마’ 등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올해에만 동일본 지진 지역의 37개 자치단체 공무원 가운데 522명이 질환 등을 이유로 장기 휴가를 요청했다고 한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이 가운데 57%인 296명이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생활환경의 변화나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지진 이후 올해 1월까지 퇴직한 공무원이 912명이라고 NHK는 전했다. 보도를 접하면서 서해 5도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나 주민 그리고 군인들에 대해 정신적 혹은 건강 차원에서 어떤 대책이 있었던가를 되돌아보게 한다. 물론 동일본 지역의 경우, 대지진의 후유증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파괴에 따른 재앙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서해 5도는 크고 작은 군사적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 지친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송영길 인천광역시장과 정홍원 국무총리가 현장을 찾았다. 향후 서해 5도와 북방한계선(NLL) 지역을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긴장 피로에 지쳐 있는 서해 5도 주민과 공무원 그리고 군인들의 정신건강에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 [복지예산 100조 시대… 복지공무원의 ‘그늘’] (상) 현 시스템 무엇이 문제인가

    [복지예산 100조 시대… 복지공무원의 ‘그늘’] (상) 현 시스템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달 경기 성남시의 한 주민센터에서 일하던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무상보육, 저소득 학생 교육비 지원 등 연초 생각지도 못하게 늘어난 업무를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했던 상황에서 내린 극단적 선택이었다. 복지제도와 복지서비스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담당할 공무원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 해 100조원을 넘어선 복지예산의 집행을 현장에서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황과 대안을 2회에 나눠 싣는다. “언론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이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제가 담당하는 동네에서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하지만 일이 너무 많아 주민센터에 매여 있으니 주민들이 어디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네요.”(서울의 한 주민센터 복지 담당 공무원)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 도입돼 복지업무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됐지만 어려움에 처한 저소득층을 찾아내고 필요한 복지 지원을 연계하는 것은 복지 공무원의 몫이다. 그러나 인력이 부족하면 이런 복지 공무원의 역할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주민들의 복지 체감도는 떨어지고 지원이 필요한 곳에 손길이 닿지 않다 보니 복지 사각지대가 양산된다. 지난달 경기 양주시에서는 일하던 공장에서 해고된 뒤 실직 상태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월세가 7개월째 밀린 모녀가 동반 자살했다. 이처럼 생계를 비관한 자살이나 고독사 등 안타까운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이 정부나 민간의 복지 지원을 받을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기초수급자나 한부모가정 등 복지 지원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자격 기준에 부합하면 복지부의 긴급 복지 지원 제도를 통해 생계비나 의료비 등을 받을 수 있었다. 그게 아니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대한적십자사 등 민간 단체에서 생계비나 식료품 등을 지원받을 수도 있었다. 문제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좀체 ‘발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이 스스로 복지 지원 제도를 찾아 신청하거나 이웃들이 알려주지 않는 한 과다한 업무를 떠안은 복지 공무원이 직접 발굴해 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복지 지원 대상자들의 소득 조사 업무를 맡은 시·군·구청의 복지 공무원도 복지 사각지대를 관리할 여력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구청 복지 공무원은 “200여개에 이르는 복지사업 지침과 자격 조사에 파묻혀 있다 보니 민간 단체를 찾아다니거나 개인 기부를 독려하는 등의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례 관리 또한 지침 속에나 있는 말”이라고 했다. 복지 공무원들의 사기는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복지 상담과 신청 접수, 소득 조사와 같은 업무는 공무원들 사이에 ‘3D’ 내지는 ‘기피 업무’로 여겨진다. 복지직 공무원으로 일했던 김이배 부산대 박사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모두 바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복지업무는 맡으려 하지 않는다”면서 “인사권을 쥐고 있는 상급자에게도 복지업무는 복지직이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깊게 자리 잡혀 있다”고 말했다. 복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직렬을 구분하고 복지직에 감당할 수 없는 업무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 ‘차라리 복지직과 일반행정직을 통합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런 가운데 주민들의 복지 체감도도 쉽게 높아지지 않고 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전모(45·여)씨는 “주민센터에 찾아가도 다들 바쁘니 눈치를 보며 한두 가지 물어보는 게 전부”라면서 “맘 편히 어려움을 털어놓고 싶어도 내가 무리한 걸 요구하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주민센터를 방문했다가 제대로 된 상담을 받지 못해 답답함을 토로하는 사람들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방향 없는 당신의 독주, 공동체는 바스러지네요

    방향 없는 당신의 독주, 공동체는 바스러지네요

    지난해 ‘피로사회’로 독자들을 흥분시켰던 철학자 한병철 독일베를린예술대 교수가 ‘시간의 향기’(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로 돌아왔다. ‘피로사회’처럼 ‘시간의 향기’ 역시 180여쪽의 짧은 글이라 책이 얇다. 판형도 작아 척 보면 시집 같다. 그럼에도 서술의 밀도가 워낙 촘촘하고 자신감 넘치는 문장들이 이어져 있다 보니 책은 상상 이상으로 묵직하다. 하이데거, 니체, 리오타르, 부르디외, 헤겔, 마르크스 등의 거장을 철저하게 쌍따옴표로 옭아매서 한 구절 한 구절씩 줄줄이 호출해 냈다. 바이러스 시대에서 신경증 시대로의 전환을 피로사회라는 키워드로 분석해 냈던 한병철이 이번에 들려주는 이야기는 시간이다. 신화의 시간은 그 굽은 등을 펴면서 역사의 시간이 됐고, 역사의 시간이 계몽주의의 세례를 받으면서 활기찬 발걸음을 옮기는 진보적 역사관으로 탈바꿈했다. 나는 해낼 수 있다는 자기 긍정의 구호로 가득한 피로사회는 그 이름에서 느껴지는 노곤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의 외침 소리, 발걸음 소리, 옷깃 스치는 소리가 가득한 요란한 사회다. ‘활동적인 삶’이 지배하는 사회다. 이런 사회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압도적인 느낌은 “시간의 가속화”다. 허둥지둥하며 살다 문득 뒤돌아 보니 해 놓은 것 없이 세월만 갔더라, 하는 게 시간의 가속화다. 슬로 푸드, 느림의 미학, 느리게 살자, 이런 말들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 한병철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문제라고 못 박는다. 방향이 문제일 때 가속화란 성립하지 않는다. “가속화란 방향성 있는 궤도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방향이 없는 까닭에 가속화라 말할 수조차 없”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시간의 가속화를 말할까. 방향 없이 이리저리 내몰리기 때문이다. “삶을 충만하게 해 줄 어떤 이야기도, 의미를 만들어 주는 전체도 없”는 세상에서 “하나의 가능성에서 다른 가능성으로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초초한 불안”인데 그것을 가속화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연대를 부식시킨다. “사건들은 이야기되기보다 나열된다. 사건들은 자체 정합적인 그림으로 응축되지 않는다. 이처럼 서사적 종합을 이룰 수 없다는 것, 이는 또한 시간적 종합을 이룰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거니와 여기서 동일성의 위기가 발생한다.” 가장 단적인 예가 역사를 대하는 한·일 양국 우익들의 태도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증거 없다고 얼버무리고, 이미 버젓이 교과서에 오른 5·16 쿠데타에 대해 공부가 부족하다느니 역사의 평가에 맡긴다는 등의 소리만 늘어놓는다. 역사라는 서사적 종합을 부정하다 보니 동일성의 위기, 즉 정신분열이나 기억상실증 증세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투게더’(리처드 세넷 지음, 김병화 옮김, 현암사 펴냄)를 봐도 그렇다. 세넷은 1960년대 미국의 신좌파가 주창했던 모든 것으로부터의 해방은, 그 바탕에 억압이 없어졌을 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는 욕망이 깔려 있다고 봤다. 그게 어떤 결과를 낳았던가. 신자유주의와 맞물려 자기 착취의 논리로 악몽처럼 현실화됐다. 피로사회 논의와 겹치는 부분이다. 세넷이 모색하는 대안은 다시 공동체의 가능성이다. 개개인이 온전한 하나의 개별적 우주라 믿는 현대인들이 어떻게 공동체를 이룰 것인가. 세넷의 입에서 나오는 표현은 연대를 넘어선 협력, 헌신, 소명 같은 단어다. 좌파의 입에서 지극히 우파적인 종교의 단어가 나오는 것이다. 한병철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시간의 가속화 현상은 허구이기 때문에 단순히 느리게 살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해법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색적 삶’을 내세운다. “인간의 행동이 모든 사색적인 차원을 상실함으로써 단순한 활동과 노동으로 추락”했다. 멈춰서 생각을 해야 한다. 단 홀로 생각하는 것은 우울증만 더한다. 함께 나눠야 한다. 그래서 그렇게 창조해 낸 시간은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남을 위해 내어주는 시간”이어야 한다. 그걸 일러 “연대를 뛰어넘어 더 진하고 견고한 그 무엇”이라 했다. ‘피로사회’에서 쓴 표현을 빌리자면 ‘형제애’다. “잘 읽히는, 폭력 없는 인문학을 넘어서 언어의 폭력으로 기존 사고의 틀을 깨고 싶은”, “힐링보다 킬링을 하는”, “자기 착취보다는 분노하라고 말하고 싶은”, “인문학의 정치화”를 꿈꾼다는 한병철이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내놓은 대답인데, 그 대답은 지극히 종교적이다. 한국도 이제 사회적 유대를 찾아보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면? 앞으로 더더욱 자잘하게 부서질 수밖에 없는 사회라면? 그렇다면 사회적 유대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협력, 헌신, 소명, 형제애? 서구사회는 ‘기독교 공동체’라는, 밉건 곱건 간에 오래된 미래라도 겪었다지만 급성장에 바빠 아무런 역사적 경험을 쌓지 못한 한국 사회는? 1만 2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정신이상 범죄자 3명 중 2명 재범

    정신이상 범죄자 3명 중 2명 재범

    정신병 전력이 있는 범죄자 3명 중 2명이 재범을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병을 앓은 방화범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식당가와 대한문 앞 농성장 등 최근 한 달 동안 5곳에 연달아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는데 이것이 일반적인 범죄 패턴이라는 얘기다. 10일 경찰청과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정신이상 범죄자 중 다른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3분의2에 해당하는 65.8%였다. 2008년 63.6%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정신이상자가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늘고 있다. 2008년 통계와 비교했을 때 재범률은 큰 차이가 안 난 반면 살인·강도·강간·방화 등 강력범죄는 지난해 501건으로 2008년 412건에 비해 21.6%나 증가했다. 김지환 치안정책연구소 경찰연구관은 “정신질환자가 저지르는 범죄 중에는 피해자와 특별한 원한관계 등이 없는 ‘묻지마 범죄’의 비율이 높다”면서 “실제로 경제적 좌절, 세상에 대한 불만 등 사회구조적인 원인 때문에 범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예컨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의 유명 사립 초등학교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고교 중퇴생 김모(18)군은 가정 불화 등으로 우울증 전력을 갖고 있었다. 김군은 당시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자포자기 심정에서 난동을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정신병력자가 일반인보다 범죄를 더 많이 저지르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검찰청과 보건복지부 등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1년 발생한 강력범죄 중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사건은 전체의 0.4%였다. 우리나라의 정신병력자가 전체 인구의 0.6%인 것을 감안 하면 정신병 환자가 강력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오히려 낮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 연구관은 “경제활동이 중단돼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과 형사사법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범죄경력자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도울 수 있는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미주통신] 애완동물 반입 금지…4천만원 물어준 학교

    [미주통신] 애완동물 반입 금지…4천만원 물어준 학교

    애완용으로 인기가 있는 기니피그(guinea pig)를 기숙사에서 키우는 것을 금지했던 미국 대학교가 이에 소송을 건 한 학생에게 4천 4백만 원가량을 배상해 주었다고 10일(현지시각) 현지언론들이 전했다.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 벨리 주립 대학에 다니는 켄드라 벨전(28)은 지난 2011년 자신의 애완용 기니피그를 기숙사에 가져오려고 하였으나 학교 측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그녀는 맥박 조정기(pacemaker)에 의존할 정도로 자신이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며 기니피그는 애완용일 뿐만 아니라 치료 동물이라고 주장하며 이에 항의했다. 학교 측은 이에 기숙사 반입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수업이 진행되는 교실이나 식당 등에는 함께 출입할 수 없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벨전은 공정한 주거(fair housing)에 관한 권리를 위반했다며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학교 측은 벨전에게 미화 4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소송에 합의했다. 학교 측은 앞으로 벨전과 같은 보조 동물에 관한 정책도 바꿀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기니피그 (자료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이런 작품 또 나올까…당분간은 욕심 버릴래

    이런 작품 또 나올까…당분간은 욕심 버릴래

    “종방영에선 나올 수 없던 속 깊은 얘기들이 오갔습니다. 딱히 힘들었던 얘기보다 재미있는 기억들만 떠올렸습니다. 같은 이름의 드라마를 다시 찍지 못할 것이란 아쉬움 때문이겠죠.” 주말극 ‘내 딸 서영이’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유현기(44) KBS PD. 연출계의 신데렐라로 불린다. 첫 주말극 도전에서 40%대 시청률을 기록, ‘국민 드라마’를 만들어낸 덕분이다. 아버지를 부정하는 딸과 가족 간 갈등을 다루며 무거운 분위기로 흐를 수 있던 드라마는 유 PD의 손을 거쳐 따뜻한 가족극으로 되살아났다. 유 PD는 중국 산시성 시안으로 45명의 제작진과 함께 3박 4일간의 ‘이별여행’을 떠났다가 7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3일 마지막회 방영을 지켜본 뒤 이튿날 시안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터였다. 그는 경기 안양시 갈산동의 자택으로 향하는 리무진버스 안에서 전화인터뷰에 응했다. 묵은 짐을 풀어놓은 듯 밝은 목소리였다. 유 PD는 “마지막 촬영 뒤 섭섭한 마음보다 ‘이제 끝났구나’하는 후련함이 컸다”면서도 “막상 여행을 떠나니 아쉬움에 서로 격려밖에 나오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어 “6개월의 방영을 위해 사전촬영과 준비기간까지 꼬박 1년을 쏟아부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방영 뒤 그 흔한 우울증에 빠지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한 캐릭터에 매몰되는 연기자라면 그럴 수 있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종방 다음 날 여행을 떠나서인지 아직 어떤 기분인지 자신도 좀처럼 모르겠다는 얘기도 꺼냈다. ‘내 딸 서영이’ 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들뜬 목소리가 이내 차분해졌다. 그는 등장인물 간 관계를 보여주고 나중에 설명하는 ‘후설법‘을 썼고, 그간 KBS 주말극에 얼굴을 내비치던 배우들을 철저히 캐스팅에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정형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그간 모녀, 모자 간을 다룬 드라마는 많았지만 의외로 부녀 간을 다룬 드라마는 드물더라고요. 배우 천호진, 이보영을 캐스팅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어요. 세상 아버지들의 비참함과 무능력을 집대성한 이삼재는 서민 느낌이 강해야 했고, 서영은 똑부러지는 연기가 필요했습니다.” 유 PD가 꼽은 흥행 이유도 이 같은 정형성 탈피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측면에서 가족 구성원들이 보여준 다양한 캐릭터가 공감을 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16~24부의 미니시리즈를 하다가 50부의 주말극에 도전하니 중단거리 육상선수가 마라톤에 나선 기분이었다. 가족 간 불통을 보여주고 화해를 통해 치유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줬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소현경 작가 얘기로 흘렀다. 소 작가에게 ‘내 딸 서영이’는 KBS에 내놓은 첫 작품이다. MBC에서 데뷔해 SBS에서 활동해 온 탓이다. 유 PD는 “긴 호흡의 드라마에 대해 느낌을 잘 아시는 분”이라며 “솔직하게 소 작가를 믿고 따라가면서 내 호흡도 나름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딸 서영이’같은 작품을 다시 만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당분간 욕심내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간 ‘산 넘어 남촌에는’, ‘서울 1945’, ‘공부의 신’, ‘브레인’ 등 농촌드라마와 시대극, 학원물, 장르물을 오가며 각기 다른 색깔을 내왔다. 유 PD는 “‘내 딸 서영이’까지 휴머니즘이 강한 작품을 하다보니 다음 작품에선 누구나 편안하고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난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커버스토리-온라인은 지금 ‘댓글 전쟁’] ‘인터넷 실명제’ 5년만에 위헌 결정… 규제보다 네티즌 자정 우선돼야

    댓글은 양날의 칼이다. 대중의 ‘말하고 싶은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익명성을 이용해 타인을 무분별하게 비방하고 근거 없는 이야기를 퍼뜨리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연예인에게도 댓글은 양면적이다. 어떤 연예인은 자신의 기사가 무플(댓글이 달리지 않는 것) 상태로 있는 것보다는 악플이라도 달리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반면 일부 연예인은 인터넷에 달린 악성 댓글을 보는 게 너무 힘들었고 이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김동원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은 “댓글이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도 하지만 그보다는 놀이의 도구로 활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면 그 수가 많아질수록 내용이 삼천포로 빠지게 된다”면서 “인터넷 공간이 유희의 도구로서 활용되는 것은 괜찮지만 가끔 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익명성에 기반해 타인을 공격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국가정보원 댓글녀가 등장하면서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직적으로 작성된 댓글이 여론을 왜곡해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는 댓글을 통한 여론 조작이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댓글 등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이 커지자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실제로 2007년에는 인터넷 실명제가 법제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5년 만에 인터넷 실명제는 수명을 다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댓글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몇몇 인터넷 포털 업체들은 비속어나 욕설 등을 사용한 댓글에 대해 규제를 취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댓글의 부작용을 해결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한 인터넷 포털 관계자는 “실명제를 시행한다고 악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인신공격성 댓글이나 비속어 등에 대한 차단을 진행하고 있지만 규제만으로 댓글의 부작용을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규제보다 전반적인 인터넷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규제의 측면에서만 인터넷 문화를 바라보기는 어렵다”면서 “네티즌들의 자정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터넷 문화를 바꾸는 것은 길고 고단한 작업이다. 최근 선플 달기 운동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악성 댓글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간 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다고 할 때 악성 댓글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인터넷 공간을 완전히 깨끗하게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승연, 구속집행정지 연장

    김승연, 구속집행정지 연장

    7일까지였던 김승연(61)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 집행정지 기간이 연장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윤성원)는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 중인 김 회장에 대해 “구속 집행정지 기간을 오는 5월 7일 오후 2시까지로 연장한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의사의 진술과 소견서 등에 의해 인정되는 피고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담당 의사에 따르면 김 회장은 현재 심각한 우울증과 섬망(?妄) 증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섬망은 환각과 초조감, 과다행동 등을 동반해 의식이나 인지에 수시로 변화가 생기는 증세를 말한다. 하지만 공판 절차 중단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회장의 결심공판은 다음 달 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결심에는 피고인이 출석하게 돼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스트레스

    [Weekly Health Issue] 스트레스

    스트레스처럼 애매모호한 개념도 없다. 손에 잡히는 실체도 없고, 질병 여부를 가르는 기준도 딱히 없다. 그러면서도 거의 모든 질병의 발병 및 악화에 관여한다. 의료인들은 이런 스트레스를 치명적인 건강 악화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한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더 두렵지만 바쁜 현대인들이 이를 피하거나 스스로 조절하면서 생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 강박’의 악순환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어떤 질병 못지않게 현대인의 삶을 옥죄고 있는 스트레스를 두고 기선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스트레스란 무엇을 말하는가. -스트레스란 외부 또는 내적인 변화에 대응하는 심신의 반응이다. 심신의 반응을 유발하는 변화란 대개 위협이나 사건 같은 외적 자극들이지만 때로는 실체가 없는 생각이나 회상·감정·기억일 수도 있다. 원인이 너무도 다양하고 개인적이어서 일률적으로 짚기가 쉽지 않다. 살면서 겪는 사건·사고는 물론이고 가사·직무 스트레스가 있는가 하면 두려움·공포·분노·좌절·증오 등 개인 감정이나 소음·공해·기후 등 환경 요인, 신체 질환이나 통증, 망각할 수 없는 정신적 외상 등이 모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오로지 부정적이기만 한가. -그렇지 않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개인의 성장이나 발전의 계기가 된다. 주어진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은 자신감과 능력을 확장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이런 스트레스를 ‘긍정적 스트레스’(positive stress) 또는 ‘유스트레스’(eustress)라고 한다. 수족관에 상어를 풀어 놓으면 다른 물고기들이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 이처럼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으며,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어떤 스트레스가 문제가 되는가. -감당하기 벅찬 스트레스에 노출되거나 너무 자극이 없어 심신에 나쁜 반응이 생기는 게 문제다. 이런 스트레스를 ‘부정적 스트레스’(negative stress) 또는 ‘디스트레스’(distress)라고 한다. 보편적으로 심각한 스트레스, 즉 실연이나 사망으로 인한 상실, 전쟁이나 재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객관적으로는 사소해 보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참기도 어렵고 해결하기도 어려운 스트레스도 얼마든지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인체는 이런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 등 체내에서 생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위험에 처한 동물이 죽은 듯 움직이지 않거나 쏜살같이 도망치는 것이 이런 기초 스트레스 대처 행동이다. 이런 반응을 보이기 위해서는 신경계 활성화와 함께 생리적 대비가 필요해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간다. 또 동공이 확대되고 날카로워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피로감이 들고,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이 잘 생기며, 짜증과 신경질이 늘어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부신피질호르몬(스테로이드)이 계속 분비돼 면역력도 떨어진다. 여기에서 더 악화되면 멍하게 정신줄을 놓거나 저항·대처를 못 하는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며, 우울증·수면장애·운동 기피·음주·흡연과 폭식 등 나쁜 생활습관에 노출돼 사회생활에도 심각한 문제가 일어난다.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상태가 이상적인가. -그렇지 않다. 자극이 너무 없는 것도 스트레스다.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 무료한 상황은 자신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하는데, 특히 외부의 자극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을 때 더욱 그렇다. 따라서 자신에게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분명히 인식하고 감당할 수 있다면 과감하게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다. 스트레스를 위협이나 위기로 인식하느냐, 발전의 계기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괴로움의 강도와 성질이 달라진다. 물론 모든 문제가 항상 해결 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해결할 수 없다면 피하는 것도 좋으며, 편하게 쉬어야 할 때라면 더더욱 스트레스를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 관건은 스트레스에 맞설 것인지 피해갈 것인지를 지혜롭게 판단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대처 방법을 더 상세히 짚어 달라. -먼저 스트레스에 노출된 자신의 상황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감정 상태와 생각은 어떤지,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보거나 막연한 걱정·후회·억울함을 강박적으로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 특별한 신체증상은 없는지 등을 짚어 봐야 한다. 주변의 조언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변화를 정작 자신이 모를 수 있으므로 주변에서 평소와 다른 것 같다거나 말수가 줄었다는 등의 지적을 하면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버겁게 느끼는 스트레스라도 실태를 알면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살핀 뒤 가능한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옳다. 해결 방안을 결정할 때는 감정적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이고 이득이 큰 방안을 선택하면 된다. 어려운 상황이라면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런 뒤 결과를 평가해 필요하면 보완책을 더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된다.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이면 치료가 필요한가. -반복적으로 비슷한 문제나 갈등이 생겨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다면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 자신에게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며, 이는 대개 성장 과정에서 해결되지 못한 정서적 앙금에서 비롯된다. 이런 감정적인 문제가 마음속에 내재돼 있다가 감정이 자극을 받는 비슷한 상황에서 재현되는 것인데, 이런 문제를 가졌다면 정신분석에 기초한 면담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전에 스스로 취할 수 있는 대응법은 무엇인가. -스트레스가 지속될 때는 잠시 비켜서서 심신을 추스르는 것도 지혜다.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휴식과 일의 안배가 필요하다. 사람이 일만 하며 살 수는 없다. 정신적 긴장과 근육이완이 동시에 이뤄질 수는 없으므로 의식적으로 근육을 이완시켜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시켜야 하는데, 이때는 체계적인 근육이완 훈련이나 바이오피드백 치료가 도움이 된다. 명상과 운동도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불안이나 우울, 수면장애가 있으면 전문의와 상의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의 목표는 증상을 완화시켜 사회적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므로 약물 치료에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누구에게나 스트레스는 있다. 중요한 점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처하느냐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우울증 엄마가 딸 흉기로 찌른 뒤 자해

    우울증 증세와 실직에 따른 양육부담까지 겹쳐 괴로워하던 엄마가 딸을 흉기로 찌른 뒤 자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충북 청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5분쯤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의 한 아파트에서 이곳에 사는 이모(42)씨가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딸(11·초등 4년)의 목을 흉기로 한 차례 찔렀다. 이어 이씨는 자신의 목도 수차례 찔러 자해를 시도했다. 다른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들(중학교 2년)은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깨 이 광경을 목격하고 119구급대에 신고했다. 회사에 다니는 남편(46)이 출근한 이후였다. 구급대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해보니 엄마는 거실에, 딸은 안방에서 각각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어 바로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불면증과 우울증 증세를 보여오던 이씨는 평소 남편에게 아이들을 키울 자신이 없다는 말을 자주 했으며, 다니던 택배회사에서 2주 전에 실직하자 이씨는 아이들을 보육원에 보내자고도 했다. 그때마다 남편은 내가 혼자 벌어서 생활할 수 있다며 아내를 안심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범행 직전 잠자고 있는 아들 방문을 열어본 것을 감안할 때 자식들을 모두 살해하고 자살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씨와 딸은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면역력

    [Weekly Health Issue] 면역력

    많은 사람들이 건강의 기준을 면역력이라고 알지만 “면역력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말문이 막히고 만다. 딱히 손에 잡히는 게 없는 탓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건강이 바로 면역력의 다른 이름임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면역력이나 면역체계를 뛰어넘어서는 결코 건강을 말할 수 없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체내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질병과의 싸움과 그 싸움에서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실체가 바로 면역체계이기 때문이다. 의료인들이 “실체만 바로 알아도 이미 절반은 건강해진 것”이라는 면역체계에 대해 서울대병원 내과 안규리 교수로부터 듣는다. ① 면역체계란 무엇인가. 인체가 세균 등 외부 물질을 탐지해 제거함으로써 질병을 막고, 몸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면역이라고 하는데, 의학적으로는 인체가 병원체와 암세포 등을 찾아내 죽임으로써 질병으로부터 생명체를 보호하는 것을 말한다. ② 인간의 면역체계는 어떻게 이뤄졌고, 어떻게 작동하는가. 인간의 면역체계는 타고나는 선천면역계와 후천적으로 얻어지는 획득면역계로 이뤄진다. 박테리아 같은 단세포 생물도 선천적인 면역력을 갖고 있는데, 이런 면역체계는 고등생물일수록 더욱 정교하다. 특히 인간의 면역체계는 특정 병원체를 효과적으로 인식하도록 적응한 결과, 획득면역이나 적응면역을 통해 면역기억이 가능하도록 조직돼 있다. 따라서 한번 경험한 병원체에 대해서는 처음보다 빠르고, 강하게 대응하게 된다. ③ 이런 면역체계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가. 선천면역은 병원체에 비특이적으로 반응하며, 기억작용은 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감염을 1차적으로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항원의 침입을 차단하는 피부나 내장의 상피조직, 호흡기관의 점액, 눈물이나 침 속의 효소, 위산, 혈액에 존재하는 보체 등이 여기에 해당되며, 식균작용을 하는 대식세포와 다형핵백혈구, NK세포 등도 대표적인 선천면역세포다. 획득면역은 항체를 생산하는 체액성 면역과 림프구가 병원체를 공격하는 세포성면역으로 구분한다. 획득면역에서는 1차 면역반응 후 항원에 반응한 림프구의 일부가 기억세포로 분화해 있다가 같은 항원이 다시 침입하면 1차 반응때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방어에 나선다. 생체면역 감시체계는 이같은 선천면역과 획득면역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진다. ④ 면역체계에서 중요한 림프구와 면역세포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위험한 병원체를 발견하면 즉시 공격에 나서는 대식세포는 병원체 뿐 아니라 종양괴사인자를 분비해 암세포를 파괴하며, 림프구에 항원을 전달하기도 한다. 자연살해 면역세포인 NK세포는 정상세포와 이상세포를 구분해 이상세포의 자살을 유도하거나 암세포를 파괴한다. 획득면역 반응에 관계하는 T세포와 B세포는 세포성 면역반응을 담당하며, 항체 반응을 유발하는 일을 맡는다. 일단 항원을 인식하면 B세포는 항체를 생산해 이를 무력화시키고, T세포는 사이토카인을 생산해 다른 T세포가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지휘한다. 이 때 세포독성 T세포가 나서 NK세포처럼 세포독성입자를 분비해 감염된 세포를 죽인다. 이 과정에서 활성화된 B세포와 T세포는 자신과 만난 항원의 정보를 기억하는데, 이 때문에 한번 걸린 병에는 면역력이 생기게 된다. ⑤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무슨 뜻이며, 어떻게 가능한가. 면역반응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 병원체에 의한 감염이나 암세포의 생성을 방어하는 과정이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나 신종플루가 면역에 대한 관심을 키웠지만 아직도 알레르기와 류머티즘 등 많은 면역질환이 난치성으로 남아 있다. 또 면역력이 약하면 암 발병이 늘어난다는 것도 확인된 사실이다. 이렇듯 수많은 질병이 면역체계와 관련돼 면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면역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그러나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에이즈 등 특정 병에 걸렸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영양 결핍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면역력이 유의하게 떨어지는 상황은 흔치 않다. 따라서 면역력을 키운다며 특수한 치료를 받거나 약제를 복용하라고 권장하지는 않는다. ⑥ 그렇다면 면역력과 질병은 어떤 상관성을 갖는가. 암은 정상 세포가 비정상적인 암세포로 변성돼 생긴다. 이런 암세포도 우리 몸에서 생긴 세포지만, 정상세포와는 다르기 때문에 면역계는 이를 침입자로 간주, NK세포 등 면역세포를 동원해 죽임으로써 암의 발생을 억제한다. 그러나 면역기능이 약하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해 암 발생이 늘어나게 된다. 이와 달리 루푸스나 류머티즘 등 자가면역질환, 천식·비염·아토피 같은 알레르기질환에서 보듯 면역체계가 비정상적으로 반응해 발생하는 질환도 있다. ⑦ 그런 면역력을 강화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 면역력의 약화가 주요 발병원인이 될 수 있는 암이나 감염질환은 당연히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우선 흡연과 과음을 피해야 한다. 흡연은 발암원이기도 하지만 몸에 스트레스를 가해 면역체계 작동을 방해하며, 습관적인 과음은 림프구 수를 줄이거나 감염의 회복을 늦추고 경과도 나쁘게 한다. 면역력을 유지·강화하는 또 다른 방법은 건강한 생활습관, 특히 수면 패턴이 중요하다. 깊은 잠을 잘 때 분비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면역력 강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조절도 필요하다. 스트레스는 우울증 등 정신과적 질환뿐 아니라 감염·암·자가면역 질환 등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또 일광욕 등을 통해 면역력 증가에 관여하는 비타민D가 부족하지 않아야 하며, 스트레칭과 운동을 일상화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스트레칭은 면역계를 자극하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며, 운동은 면역세포와 림프액의 흐름과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백혈구의 숫자를 늘려 면역력을 강화한다. ⑧ 면역력이 너무 약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을 텐데….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는 상황으로는 과음·흡연·스트레스·수면부족·활동부족·운동부족 등을 들 수 있다. 또 장기이식이나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면역억제제 복용, 화학·방사선요법으로 암을 치료 중이거나 스테로이드제를 장기간 사용해도 치료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진료와 감시가 필요하다. 면역력 감퇴에 따른 합병증은 예방이 중요하며, 일단 합병증이 발생하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이나 감염 등 2차 합병증을 막고 면역력을 정상화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기억력 저하 노인 우울증 겪는다면 치매증상 악화된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윤 교수팀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지닌 노인이 우울증을 겪을 경우 치매 악화가 촉진된다고 최근 밝혔다. 경도인지장애는 정상적인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로, 동일 연령대의 정상인에 비해 인지기능과 기억력은 떨어져 있지만 일상생활 능력은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 해당된다. 연구는 전국 31개 치매센터에 경도인지장애로 등록된 65세 이상 노인 중 우울증을 가진 179명과 그렇지 않은 187명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우울증을 가진 경도인지장애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주의집중능력은 10~12%, 시공간지각능력은 13.4%, 실행기능은 26.4%가량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성윤 교수는 “아직 치매로 진행되지 않은 경도인지장애라 하더라도 우울증이 동반되면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점을 보여 주는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국내 65세 이상 노인 6~7명 중 1명은 경도인지장애를 갖고 있는데, 이들의 30% 이상이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김 교수는 “치매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경도인지장애 노인들의 우울증을 덜어주기 위한 가족과 이웃들의 정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여기에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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