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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멘스 시그니아 보청기, 설 선물용 ‘패키지 슬리브’ 제공

    지멘스 시그니아 보청기, 설 선물용 ‘패키지 슬리브’ 제공

    글로벌 청각전문그룹 지반토스(Sivantos)의 핵심 브랜드 ‘지멘스 시그니아 보청기’가 설맞이 한정판 패키지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28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보청기 구매 고객 전원에게 새해 인사 메시지와 2019년의 상징 황금돼지 이미지를 담은 슬리브를 제공해 부모님이나 어르신을 위한 설 선물로 적당하다. 지멘스 시그니아 보청기는 착용자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시그니아Nx’ 플랫폼은 사용자 본인의 목소리를 더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는 기술(OVPTM)을 업계에서 유일하게 적용했다. 양이무선통신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소음이 심한 곳에서도 깨끗하고 뛰어난 음질을 제공하며, 블루투스 연결이 쉽고 빨라 각종 디지털 기기와 연동도 수월하다. 지반토스 관계자는 “보청기가 설 효도 선물로 고려되는 이유는 단순히 난청 문제를 해결하는 의료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의사소통 결여에서 오는 고립감과 우울증 등 심리적인 문제까지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선물 자체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지멘스 시그니아의 설 한정판 패키지 슬리브와 보청기로 따뜻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행복한 명절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새해 인사가 적용된 보청기 패키지 슬리브는 전국의 지멘스 시그니아 보청기 전문점 및 취급점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전문점은 지멘스 시그니아 보청기 전문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 죽여달라는 장애인 딸 목 조른 어머니 징역형

    죽여달라는 30대 장애인 딸의 목을 조른 어머니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11부(소병진 부장)는 27일 촉탁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10일 오전 11시 15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자신의 집에서 딸 B씨의 목을 조른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재판부는 “딸이 정신을 잃을 정도로 목을 조른 것을 보면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딸의 지속적 요구로 범행이 이뤄졌고 딸이 정신을 잃은 뒤 구호조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딸이 의식을 잃자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딸은 응급처치 후 의식과 호흡을 되찾았다. 척추 장애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면서 우울증을 앓은 딸 B씨는 사건이 일어난 뒤 경찰 수사 단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줄곧 어머니의 선처를 호소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노조 활동’ 손배가압류 경험 30% “자살 생각”

    “노동 3권 무력화… 미래까지 저당 잡혀” 노조 활동 등을 이유로 회사나 국가기관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노동자들의 30%가 자살을 고민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건강적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손해배상·가압류(손배가압류)를 경험한 노동자들이 노동권 침해는 물론 정신적 고통까지 겪고 있는 현실을 처음으로 보여 준 조사결과다. 24일 노동자 지원단체인 손잡고,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연구팀, 심리치유센터 와락은 손배가압류 피해노동자 실태조사 발표회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었다. 조사 결과 손배가압류를 경험한 노동자의 30.9%(남성 기준)가 “지난 1년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6명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주간 우울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한 피해노동자도 남성 노동자의 59.7%, 여성 노동자의 68.8%에 달했다. 실제로 2003년 1월 9일 두산중공업 노동자인 배달호씨는 손배가압류에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갚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손해배상액에도 고통받고 있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노동자 중 40.3%가 10억원 이상~100억원 미만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시달렸다. 200억원 이상의 청구금액을 떠안은 노동자도 56명(24%)이나 됐다. 또 다른 피해노동자는 “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자조차 갚을 방법이 없다. 100억원이면, 20억원씩 계속 이자가 붙는데 무슨 수로 갚나”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동계는 손배가압류가 노동3권을 무력화시키는 수단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김승섭 교수는 “손배가압류는 노동자들의 입을 막는 힘을 갖는다”면서 “당장의 현실뿐만 아니라 미래를 저당잡고 노동자들의 희망을 앗아 간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단독]“성폭행 처벌 못해도 외쳐야 했다”… 동네 체육관의 미투 절규

    [단독]“성폭행 처벌 못해도 외쳐야 했다”… 동네 체육관의 미투 절규

    “관장이 지시 안 따른다며 1년간 폭행” ‘해고 협박’과 함께 성폭행까지 이어져 경찰 “목격자 없어 기소 어렵다” 판단 해당 관장 “폭행·성폭행 사실 아니다” “범죄 특성상 객관적 증거확보 어려워” 수사기관 접수 성폭행 사건 절반 불기소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의 고발로 체육계에 ‘미투’ 바람이 불어닥친 이후 서울신문은 태권도 사범 A(여)씨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함께 일하던 관장에게 1년간 상습 폭행은 물론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법적으로 다퉈 보려 경찰서를 찾았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법정에 서 보지도 못했다. 그는 “더이상 태권도를 할 수 없게 되더라도 마지막으로 내 이야기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 본인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이름 없는 체육인들이 많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가 겪은 악몽 같은 1년에 대해 들어 봤다. “최근 체육계 미투를 보면서 ‘저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유명하지도 않고, 가해자를 처벌할 증거도 없는 사람들이요.” 2016~2017년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놓던 A씨는 언론의 문을 두드린 이유를 “억울해서”라고 했다. A씨는 지방의 한 태권도장에서 일할 당시 관장 B씨에게 상습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일을 시작한 직후인 2016년 12월 가벼운 폭행이 시작됐고 4개월쯤 지나자 손바닥으로 뺨이나 머리를 구타하는 등 강도가 세졌다.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 “군대식 말투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A씨는 “관장과 사범 관계는 시합하는 선수와 지도자 관계 못지않게 위계적”이라고 말했다.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침묵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관장은 A씨에게 “내 말을 듣지 않으면 태권도계에 발붙이기 어렵고, 사범 생활도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곧잘 했다고 한다. A씨는 ‘사범 생활이 힘들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지만 폭행 사실은 차마 말하지 못했다. A씨는 “폭언, 폭행하던 관장이 꾹 참는 나를 보고는 어느 날 성관계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2017년 3월 수업이 없는 점심 시간 때 일이었다. A씨는 “성관계를 거절하니 ‘너 여기서 나가고 싶냐’며 뺨을 때렸다”면서 “더이상 저항하지 못하자 강제로 성관계했고, 이후 2차례 더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7년 8월 도장을 그만뒀다. 이후 A씨의 삶은 황폐해졌다. 길거리에 태권도복을 입은 아이나 노란 차(태권도장 버스)만 봐도 손이 떨렸다.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도 받았다. 변호사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사건을 회상하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A씨는 2017년 9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가 상습 폭행과 성폭행 등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가해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싶었다. 하지만 경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해 5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사건을 다시 살펴봐 달라”며 항고와 재정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도장 안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고, A씨가 폭행이나 성폭행 이후 남긴 SNS나 문자메시지 기록도 없었다”며 “참고인 조사에서도 ‘그랬다고 하더라’는 증언만 일부 있고, 직접 목격한 사람이나 추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허위 주장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았지만, 수사의 단초가 될 만한 증거가 없어 기소 의견을 내긴 어려웠다”고 말했다. A씨가 일했던 도장에 아이들을 보냈던 한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관장이 사범을 사무실 안으로 데려가 가끔 때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제가 직접 본 게 아니라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사정이 안타까워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관장 B씨는 A씨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폭행과 성폭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공개된 공간인 도장 안에서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겠나”라며 “제가 잘못한 것이 있었으면 경찰 수사에서 이미 밝혀졌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금이라도 ‘증언하겠다’는 목격자 나타났으면…”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사기관에 접수돼 처리된 성폭력 범죄 3만 78건 가운데 재판에 넘겨진 경우는 48%(1만 4404건)에 그친다. 전체 사건 중 절반 가까이가 법원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예강의 안주영 변호사는 “성폭력 사건은 범죄 특성상 증거 확보가 어려워 불기소되는 경우가 있다”며 “CCTV와 같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면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씨도 참고인들이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증언 확보에 실패했고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혼자서 증거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면서 “증거 없이 경찰에 신고하고 조사받다가 불기소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성폭행 이후에는 기억이 조각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경찰 조사 등에서 피해자가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게 힘들 수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지금이라도 체육관 내 폭행을 본 목격자 중 누군가 ‘증언하겠다’며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24개 사회공헌캠프 고도화해 지역혁신 생태계 조성

    24개 사회공헌캠프 고도화해 지역혁신 생태계 조성

    지역을 근간으로 하는 케이블TV 사업을 통해 성장해온 CJ헬로는 기업의 역량을 지역민과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방송통신업 역량과 지역 관계망을 활용해 지역 끝단까지 챙기는 세심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 발전에 힘쓰고 있다. 또한 나눔과 기부 중심의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사회 위기 극복을 돕는 것을 비롯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지원 서비스 ‘이어드림’, 셋톱박스를 통해 독거어르신의 안부를 확인하는 ‘헬로안부알리미’ 등 기술 기반의 방송접근권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전국 24개 사회공헌캠프를 출범하고 지역민들과 함께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지역혁신 리빙랩(Living Lab) ‘꿈마을 연구소’를 출범했다. 24개의 사회공헌캠프를 고도화한 것. 리빙랩이란 삶의 현장을 실험실로 삼아 사회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다양한 사회문제의 해법을 찾는 시도를 말한다. 꿈마을 연구소는 지역마다 당면한 문제가 다르고 실정도 다르다는 점에 집중했다. CJ헬로는 업을 통해 축적해온 지역밀착 네트워크와 ICT 역량을 기반으로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협업해 지역 현안을 발굴하고 해결책을 모색함으로써 지역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꿈마을 연구소의 시작은 강원도 ‘우리집 전기저금통’ 사업이다. 강원 지역 에너지 자립 체계를 형성해 청정 강원을 만들기 위한 사업으로, 각 가정의 실시간 에너지 정보를 IoT를 활용해 모바일로 제공한다. 강원지역에 퍼져있는 CJ헬로 영업조직이 각 가정을 방문해 전기저금통 설치를 돕고, 지역 채널을 통해 홍보 활동을 펼치며 강원도 내 에너지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독거노인을 위한 ‘실버케어’ 분야의 리빙랩 사업도 진행 중이다. 독거노인 가구에 IoT 스마트 토이 ‘효돌이’ 보급 사업에 CJ헬로 인터넷 등 인프라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효돌이는 손자 손녀의 모습을 한 봉제 인형으로, 맞춤형 센서로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는 건강관리 기능, 치매 예방 놀이와 애교 등으로 어르신의 말벗이 되는 감성 케어 기능이 탑재돼 있다. 그동안 독거노인의 안전을 지켰던 ‘안부알리미’ 서비스를 생활·감성 관리 영역으로 확장해 사회 고립형 독거노인의 우울증과 치매를 예방하고 안전 문제 해결을 돕는다. 도시재생 분야도 꿈마을 연구소의 한 축이다. 경남 창원 완월동에 마을 안전을 위한 안전 솔루션을 기획하고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지역민, 지자체 등 지역사회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화재감지기와 속보기, 보안등, 센서등 등의 안전설비를 설치하고 골목 정비에 나서 마을 내 안전취약 구역 정비에 나섰다. 지역사회와 협업해 완월동의 안전생활여건을 개선하는 한편 향후 일자리, 복지, 교육 문화 등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 공동체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CJ헬로 관계자는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만큼 지역사회에 과실을 나눠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면서 “꿈마을 연구소를 지자체, 지역 전문가, 시민단체 등 지역 구성원들과 함께 지역 현안을 발굴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대표적 리빙랩 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찜질방 손님 음료수에 진정제 탄 60대 ‘징역형’

    찜질방 손님 음료수에 진정제 탄 60대 ‘징역형’

    병원에서 처방받은 진정제를 찜질방 다른 손님들의 음료수에 타 정신을 잃게 한 혐의로 기소된 60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2부(이영광 부장판사)는 상해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63)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17일과 20일 인천시 서구 한 찜질방에서 손님 B(58)씨 등 3명이 바닥에 놓아둔 음료수에 몰래 진정제를 타 정신을 잃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같은 달 9일과 15일 인천시 서구와 전남 해남군 한 병원에서 우울증과 불면증 증상을 호소, 향정신성의약품인 최면 진정제를 처방받았다. 그는 이후 자신이 자주 다니던 찜질방을 찾아가 잠깐 자리를 비운 손님들의 음료에 희석한 진정제를 섞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하기 전 직원에게 ‘휴대전화를 잃어버릴 뻔했으니 폐쇄회로(CC)TV를 확인시켜 달라’며 CCTV 사각지대까지 사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강도상해 혐의로 기소했으나 법원은 상해 혐의만 인정했다. 그는 사기죄로 교도소에 복역하다가 출소한 뒤 2개월 만인 2016년 6월에도 산후조리원 사업을 하겠다고 속여 피해자 C씨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225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의료안전 법안 일회성 논의는 안 돼… 임 교수의 꿈, 결실 맺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의료안전 법안 일회성 논의는 안 돼… 임 교수의 꿈, 결실 맺어야”

    지난해 마지막 날 자신이 돌보던 환자에게 목숨을 잃은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의사(성균관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남긴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이른바 ‘임세원법’으로 불리는 의료 안전 관련 법안이 21개나 발의됐고, 의료계와 정부의 논의와 별도로 국회가 별도의 특별논의기구까지 만들어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고가 나면 그때만 의료 안전의 목소리가 반짝 높아졌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유야무야하던 이전과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권준수 서울대 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는 “임 교수와 유족이 주는 메시지가 워낙 강렬해서인 듯싶다”며 “이번엔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 교수 사건 이후 정부·국회와 접촉하면서 임세원법 만들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권 이사장을 서울대병원 사무실에서 만났다.→임 교수 사건 후 이전과 분위기가 다르다. 원인이 뭔가. -임 교수가 평소 의사로서 워낙 훌륭했다. 환자 사랑이 남달랐다고 여러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사고 당시에도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안전을 챙기다가 목숨을 잃었다. 평소 자살예방에 큰 관심을 가졌고, 자살예방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보급해 큰 성과도 거뒀다. 사고 후 임 교수 유족의 태도는 놀라움 그 자체다. 대부분의 사람은 유족들이 가해자에 대한 원망이나 반감을 보일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족들은 안전한 진료 환경 마련과 함께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유족들은 마치 임 교수의 분신인 양 환자를 우선하는 품격을 보여줬다. 만약 유족들이 다른 사건에서처럼 분노만 표시했다면 파장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을 것이다. 진료 안전 문제도 허술하게 처리됐을 가능성이 크다. →여야가 각기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법안이 쏟아지는 등 국회에서 임세원법 논의가 활발하다. -법안은 여러 개 올라와 있지만, 내용이 대부분 단편적이다. 진료 시 안전실태 조사나 안전장치 설치, 보안요원 배치, 가해자 형사처벌 강화, 치료 강제방안 등을 각기 담고 있다. 이런 내용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보건복지위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활발한 논의를 위해 복지위 산하에 소위를 만들자고 제안했는데 좋은 생각이다. →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가 진료 안전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나. -일반 진료현장에선 예방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신과에선 그렇지 않다. 정신과 진료현장에선 대부분 폭력이 병과 연관돼 있다. 처벌을 강화한다고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임 교수 사건도 환자가 머리에 폭탄이 심어져 있으니 꺼내달라고 했다고 한다. 예전에 의료진이 자신의 머리에 폭탄을 심었다는 피해망상을 가졌을 수도 있다. 따라서 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조항을 넣더라도 일반 진료와 정신과 진료를 구분하는 게 옳다. →진료실 안전장치 설치 문제는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비용이 가장 큰 문제다. 안전문 설치나 대피공간 마련 등은 모두 공간을 필요로 한다. 도심병원은 공간 비용이 워낙 비싸다. 보안요원 확충도 마찬가지다. 정신과 병동은 간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우리 정신보건법에선 간호사 1명당 13명의 환자를 보도록 하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6명, 일본은 4명이다. 급성 중증환자들이 모여 있는데 간호사 1명이 13명을 감당하기 어렵다. 보호병동 간호사 중 맞아보지 않은 사람 없을 것이다. 나도 2년 전 진료 중 환자의 샤프연필에 목과 이마를 다친 적이 있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로서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감수한다. 다른 의사들도 큰 사고만 아니면 환자를 빨리 치료해야 한다는 욕심에 폭력엔 무감각한 경우도 많다. 보안요원이든 간호사든 인력을 확충하려면 관련 수가를 올리든가 국가 지원을 늘려야 한다. →정신질환자들의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더 낮다는 의견이 있다. -2011년 대검찰청 범죄 분석 자료에 따르면 범죄율이 일반인은 1.2%, 정신질환자 0.08%다. 중범죄도 일반인은 10만명당 68명인데 정신질환자는 36명에 불과하다. 다만 정신질환자의 범죄는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을 뿐이다. 피상적으로 정신질환자들은 폭력적이고 위험하다는 판단은 완전히 잘못된 편견이다. 대부분 정신질환자는 약물로 치료가 잘되고 정상적으로 생활한다. 한데 범죄 발생 시 정신병력만 있으면 너무 쉽게 정신질환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폭력성만 따진다면 주취 범죄율이 훨씬 높을 것이다. 술은 자의적으로 먹는 만큼 주취범죄는 외려 가중처벌해야 한다. 언론에서도 자살사건을 다룰 때 보도준칙이 있듯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해서도 보도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면 한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강제입원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나. -현행법상 급성환자의 경우 진료 의사와 보호자 2인 이상의 동의로 보호입원이 가능하다. 입원하면 2주 내 다른 병원 의사로부터 입원 적정성 심사를 받아야 하고, 4주째는 관련 위원회를 열어 심사해 계속 입원할지를 결정한다. 문제는 보호입원 전 과정이 가족과 의사의 판단에 맡겨진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환자가 퇴원했다가 재발하면 가족이나 의사를 향한 적대감이 생겨 폭력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선 전문의와 변호사, 일반인 등으로 구성된 팀이 보호입원 결정을 한다. 공공의료 비율이 90%에 달하는 독일에선 법원이 결정한다. 우리처럼 의사와 보호자에게 맡기는 것은 문제가 크다. 특히 가족은 보호자이면서도 때론 이해 당사자가 될 수 있어 더 그렇다(가족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강제입원을 악용하는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우리는 해외 사례를 참조해 우리 실정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어 사용하면 된다. →임 교수 사건의 경우 가해자가 퇴원 후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퇴원 뒤 환자관리 문제가 많은 것 같다. -퇴원한 환자가 외래치료 받기를 거부하면 마땅한 방법이 없다. 급성환자는 3주 정도 입원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좋아져 퇴원하는데 재발을 막기 위해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데 안 받아도 파악이 어렵다. 보건복지부가 지역정신건강센터에 등록시켜 관리하지만, 등록 안 하면 그만이다. 등록한 환자들도 센터에서 증상이 만성화된 환자들과 섞여 관리를 받다 보니 불만이 생겨 잘 가지 않게 된다. 결국 퇴원 환자가 지속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병원이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든지, 아니면 센터 기능을 더 강화해 사회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행 외래치료명령도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면 내릴 수 있지만 보호자 동의가 있어야 하고, 동의해도 본인이 오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결국 법적 강제성이 연결되지 않으면 기능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폭력적인 환자 등에 대해 진료거부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개인적으론 진료거부권 도입에 부정적이다. 비록 폭력적인 사람 일부에 해당되겠지만, 어쨌든 몸이나 마음이 아파서 찾아온 환자 아닌가. 국민도 공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폭력적이어서 정 진료가 어려우면 다른 의사에게 진료를 의뢰하는 등의 방법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 →임세원 교수 사건과 관련해 정부나 정치권에 바람이 있다면.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통상적으로 국민소득이 4만 달러에 달하면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한 투자가 확 늘어난다. 우린 아직 거기 못 미치지만, 좀 선제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경제 규모는 커졌는데 국민의 삶의 질은 50~60위 아닌가. 어릴 때는 집단 따돌림 문제, 10대엔 입시와 게임중독, 취업 후엔 직업적 우울증 등 우리 국민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정신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국민의 정신건강을 관리한다는 마음으로 대통령이 어젠다를 설정했으면 한다. sdragon@seoul.co.kr
  • 산모 2명 중 1명 “산후 우울감 경험”

    산모 2명 중 1명 “산후 우울감 경험”

    “우울해도 아무런 도움 못 받아” 22% 산후조리원 2주 이용시 221만원 지불 집에서 산후조리할 경우 평균 96만원산모 2명 중 1명은 산후 우울감을 경험했지만 이 중 22.0%는 주변으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산모 10명 중 7명은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고 평균 2주간 머물면서 221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산모 2911명을 대상으로 산후조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이 조사는 정책수립의 기초 통계자료로 쓰인다. 조사(중복 응답) 결과에 따르면 산모들은 자신과 영유아 건강을 위해 무료 산후진찰지원(37.7%), 산후우울 상담과 치료(32.8%)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산모의 50.3%가 산후조리 기간에 산후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이중 25세 미만 산모의 34.7%는 주변의 도움 없이 우울감을 겪었다고 밝혔다. 보건소에서 산후 우울증 검진과 상담을 하지만 정보 부족 등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산모들이 선호하는 산후조리 장소는 산후조리원(75.9%), 본인집(17.7%), 친가(6.0%) 순이었다. 집에서 산후조리(평균 22.6일)할 때 든 비용은 평균 96만원으로 산후조리원 이용액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육아에 시달리지 않고 편하게 산후조리를 할 수 있다’(36.5%)는 이유 등으로 대다수가 출산 후 산후조리원으로 향했다. 실제 산후조리 기간은 평균 32.2일로 조사됐지만 산모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산후조리 기간은 평균 58.1일로 나타나 현실과 희망 사이의 괴리가 컸다. 만족스러운 산후조리를 위해 산모들은 1순위로 ‘산후조리원 경비 지원’(51.1%)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 확대’(27.2%), ‘배우자 육아휴직 제도 활성화’(23.4%) 등을 꼽았다. 산모와 영유아가 산후조리원의 같은 공간에서 함께 지낸 시간은 하루 평균 4.2시간에 불과했으며 산후조리원을 이용했던 산모의 52.4%는 모자동실이 좀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집에서 산후조리할 때 산모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 교육은 신생아 돌봄 교육(64.3%), 신생아 안전 교육(63.5%)이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그루밍’ 성폭력, 아동·청소년 피해자만 인정한다

    ‘그루밍’ 성폭력, 아동·청소년 피해자만 인정한다

    피해자가 성인인 경우 인정한 사례 전무 미성년이라도 연인 관계 의심 땐 불인정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력 의혹으로 불거진 ‘그루밍’ 성폭력에 대해서 법원은 그동안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인 경우에만 그루밍을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1심 판결에서도 법원은 수행비서 김지은씨에 대한 그루밍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의 까다로운 잣대가 조 전 코치에 대한 수사와 재판,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선고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신문이 13일 ‘그루밍’이 언급된 강간·강제추행 관련 판결문 6건을 분석한 결과 법원은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일 때만 그루밍을 인정했다. 피해자가 성인인 경우 ‘그루밍’을 인정한 사례는 전무했다. 최근까지 그루밍이 언급된 판결문은 6건뿐이다.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라도 연인 관계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으면 그루밍이 인정되지 않았다. ‘그루밍’은 길들이기로 해석되는데, 성범죄자가 피해자의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심석희 선수가 폭로한 조 전 코치의 성폭력 의혹과 유사한 운동부 코치가 선수를 강간한 재판에서 재판부는 ‘그루밍’을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송승훈)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16)를 강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골프 코치(56)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골프 코치는 피해자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부터 6년간 전지훈련이나 시합이 있을 때마다 숙소에서 강간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며 교육한 점, 성적 행위를 거부할 수 없도록 위협한 점 등을 그루밍이라고 판단했다. 보습학원 원장(30·여)이 각각 13세, 11세인 남자 학원생을 강간하거나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영환)는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 내용을 보면 우월적 지위에 있는 가해자로부터 그루밍 수법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입은 아동들의 특성과 유사하다’는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피고인이 싫어하는 학생이 있으면 왕따시키거나 괴롭혀서 (성폭행을) 하지 말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는 피해자 진술이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스마트폰 채팅앱에서 만난 여학생을 13세 때부터 교제한다고 속여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기소된 A(37)씨, 같은 동네에 사는 초등학생에게 운동을 가르쳐준다고 접근해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B(45)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그루밍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소아우울증을 앓고 있고, 가족과 친구가 없어 사회적으로 고립된 것을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조카를 10대 때부터 강간·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외삼촌(38)에 대해 법원은 ‘그루밍 상태가 아니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연인커플 앱을 사용한 점 등을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길들이거나 항거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학원생이 교수를 성폭행으로 고소한 뒤 무혐의 결론이 나오자 대학원생이 오히려 무고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은 “논문 지도교수 지위를 이용하는 등 그루밍해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 빠뜨렸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피고인의 나이·학력·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인정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별 통보’ 여자친구 145차례 찔러 살해한 30대 항소심도 중형

    ‘이별 통보’ 여자친구 145차례 찔러 살해한 30대 항소심도 중형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강모(33)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여자친구 A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A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격분, A씨를 흉기로 145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씨의 신용카드를 훔친 뒤 680여만원을 결제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잘 살아보려고 하다가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감정이 격해져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면서 “한편으로는 평소 우울증이 있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과격한 행동을 한 것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를 붙잡는다고 붙잡아질 것도 아니고, 폭행한다고 해서 떠나려는 여자 마음이 돌아서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피고인이 흉기를 많이 사용한 것을 보면 검사의 말대로 무거운 형을 받아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계획적으로 살해한 것 같지는 않고 우발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피고인이 25년 수감생활을 하면 나이도 상당히 많이 들 것 같다. 사랑하는 여자를 살해했으므로 그 정도 죗값을 져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 역시 “청소년기부터 수많은 교정 절차를 거쳤음에도 살인이라는 극단적 범행에 이르렀다”면서 “교화에 한계가 있어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라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코리아나호텔 방용훈 자녀들 ‘어머니 학대’ 1심 집행유예

    코리아나호텔 방용훈 자녀들 ‘어머니 학대’ 1심 집행유예

    어머니를 강제로 사설 구급차에 태우려 한 혐의로 기소된 자녀들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최진곤 판사는 강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의 딸(34)과 아들(30)에게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 이행을 선고했다. 앞서 방 사장의 부인 이모씨는 2016년 9월 서울 강서구 가양대교 인근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의 유서에는 가족과 금전 관계에 대해 토로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어머니와 언니는 방 사장의 자녀들이 고인을 생전에 학대했다면서 두 사람을 2017년 2월 검찰에 고소했다. 방 사장의 자녀들은 재판에서 고인을 강제로 구급차에 태운 사실관계는 인정했다. 그러면서 우울증을 앓던 어머니의 자살을 막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이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큼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상태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오히려 유서 등에는 극단적 선택보다 대화로 남편·자녀들과 갈등을 해소하길 바라는 단서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고인의 유서를 보면 오히려 이씨를 구급차에 태운 행위가 이씨를 더는 버티지 못하고 극단적인 심리 상태에 이르게 한 주요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당시 이씨가 위험한 상태였다고 주장하면서도 해결방법을 강구하거나 이씨의 친정 가족과 상의한 바 없고, 사건 이후 안부를 묻지도 않았다”면서 “사회윤리나 통념에 비춰 용인될 행위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이 행위로 피해자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 전부터 이미 모진 말과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해자의 형제들은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자녀들에게 헌신적이었던 이씨가 남긴 유서나 메시지 등에서도 ‘자식들이 망가지면 안 된다’는 취지의 표현을 한 점을 피고인들의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똑똑한 콜리·용감한 셰퍼드… DNA부터 달라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똑똑한 콜리·용감한 셰퍼드… DNA부터 달라

    2019년 새해가 벌써 열흘이나 지났습니다. 올해는 돼지의 해라지만 엄격히 보자면 띠가 바뀌는 것은 24절기 중 1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입춘’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아직은 ‘개띠’ 해입니다. 인류가 처음으로 가축화시킨 동물인 개는 약 3만 3000~3만 5000년 전에 회색 늑대와는 완전히 다른 종으로 분리됐고 약 1만 2000~1만 4000년 전부터 인류와 함께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을 인간과 함께했기 때문에 영어에서는 개를 ‘사람의 가장 좋은 친구’(Man´s best friend)라는 관용구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개를 키워본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종류별로 성격이 천차만별입니다. 미국 애견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개를 키우려는 사람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사진과 함께 품종별 특성과 활용도에 대해 설명해 놓고 있습니다. 보더콜리는 ‘임무에 충실하고 사랑스럽고 똑똑하며 활기차기’ 때문에 양치기 같은 목축에 적합하고 독일산 셰퍼드는 ‘충직하고 용감하며 똑똑하다’라고 설명하면서 경비견으로 키워진다는 식입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개들은 애견협회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종류별로 특성이 제각각 다르고 이는 유전자에 뿌리를 두고 있답니다. 미국 애리조나대 인류학부, 워싱턴대 행동·유전체학연구실, 프린스턴대 분자생물학과, 펜실베이니아대 수의학과 공동연구팀은 101종, 1만 7000여 마리의 개에 대한 행동자료와 게놈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개들의 특성을 보여 주는 DNA 위치가 있으며 이들을 통해 개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콜드스프링하버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생물학 분야 출판 전 논문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에 2019년 새해 첫날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개와 개 주인들을 대상으로 펜실베이니아대 수의학과 동물윤리학자인 제임스 서펠 교수가 개발한 ‘개 행동평가 및 연구 설문’(C-BARQ)을 실시했습니다. C-BARQ는 훈련 정도, 애착, 공격성 등 개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14가지 특성을 정량화해 한눈에 볼 수 있는 조사기법입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얻은 행동 데이터를 종별로 분류한 뒤 해당 종의 유전자 데이터(게놈)와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연구팀은 개들의 성격을 규정하는 14가지 특성과 연관된 131개의 DNA 위치(핫스팟)를 찾아냈습니다. 개의 종류별로 활성화된 DNA 핫스팟이 다르고 어느 부분이 활성화돼 있느냐에 따라 개의 특성과 성격이 규정된다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번에 발견한 개들의 DNA 핫스팟이 사람의 특성과 성질을 나타내는 DNA 위치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개들의 공격성과 관련된 DNA 핫스팟은 사람들에게서도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위치와 거의 일치한다고 합니다. 또 개의 학습 능력이나 훈련의 용이성과 관련된 DNA 핫스팟은 인간에게서는 학습이나 정보처리와 관련된 유전자 위치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개들의 행동이나 특성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사람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한다면 불안증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적 장애를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개와 사람의 DNA 핫스팟이 비슷한 것은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오랜 세월 함께하며 교감을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까이 하면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면 닮는다는 것이 이런 게 아닐까요. edmondy@seoul.co.kr
  • 박능후 “정신질환 응급의료체계 심층조사”

    박능후 “정신질환 응급의료체계 심층조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정신질환 응급의료체계를 다듬고 의료현장에서 벌어지는 폭행사고에 대한 심층 조사를 전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료현장 폭행사고를 장소별, 병원 규모별, 진료 과목별로 발생 원인과 경중도를 가려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의료인 폭행 실태를 파악해 실제 현장에서 환자의 우발적인 행동이 나타났을 때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도 구분해 대처하도록 하겠다”며 “그동안 정신질환자에 대한 평소 진료도 미진했고, 지역 사회의 건강복지센터 상주 인력도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병원에 가지 않는 사각지대 환자들을 어떻게 발굴해 이들을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게 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겠다”며 “복지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한 뒤 범부처 협의로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고인과 유가족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언제든 쉽게 도움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복지위는 의료진 안전을 강화하는 시스템 마련과 정신질환자의 정부 관리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다는 것은 결국 예산의 문제”라며 “우리나라는 지난해 보건 관련 예산 10조원가량 가운데 정신보건 예산은 1563억으로 1.5%에 불과하다. 2011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5%였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춘숙 의원은 “우리나라 사람들 4명 중 1명은 평생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질환을 겪고 있어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며, 정신질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정신질환 퇴원환자의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는 의료 현실을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은 “정신질환자를 치료할 필수 의료 인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치매 센터 등을 의욕적으로 갖춰놓고도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불륜으로 가정 파탄” 아내 남사친에 위자료 요구한 남편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불륜으로 가정 파탄” 아내 남사친에 위자료 요구한 남편

    #원고: “가정파탄 책임져라”는 남편 #피고: “부적절한 관계 아냐” 아내의 ‘남사친(남자사람친구)’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된 뒤 법원에는 배우자의 간통 상대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이 늘어났습니다. 상간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어려워진 대신 혼인 파탄의 책임을 민사적으로 묻고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이죠. 법원도 불륜으로 혼인관계가 깨졌다는 게 입증되면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합니다. 3000만원 정도 인정되면 많은 편에 속합니다. ●“아내와 내연관계…2000만원 달라” A(38)씨와 B(37·여)씨는 2014년 2월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인데요. 남편인 A씨는 결혼 3년여 만인 2017년 4월 “아내와의 내연관계로 혼인관계가 파탄의 위기를 맞았다”며 C(35)씨를 상대로 2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아내와 C씨가 자신과 결혼하기 전까지 연인 사이였고, 결혼 이후 연락이 끊겼다가 2016년 9월쯤부터 다시 만났다는 게 A씨 주장입니다. C씨가 일주일에 3~4차례 B씨의 출퇴근길에 차를 태워줬고, 둘이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답니다. 한 번은 B씨가 술자리에서 C씨에게 카톡을 보내며 ‘자기’라고 부르기도 했고, 두 사람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대부분의 일상을 공유하며 연인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A씨는 아내의 내연관계로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까지 생겨 상담을 받고 약을 먹었다고 하네요. ●“친한 누나·동생 사이일 뿐” 그런데 C씨의 말은 다릅니다. B씨와 연인 사이였던 적조차 없었고 그저 우연히 알게 돼 몇 차례 모임에서 만났던 게 전부라는 겁니다. 그러다 2016년 가을쯤 B씨에게 “상담할 내용이 있다”며 다시 연락이 왔고, 만나서 “남편이 바람나서 힘들다”는 등의 고민을 들어줬다고 합니다. 또 C씨가 운전을 좋아하는데 마침 B씨의 직장과 자신의 집이 가깝다 보니 드라이브도 할 겸 출퇴근을 시켜준 것이랍니다. “단순한 누나와 동생 관계일 뿐” A씨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는 거죠. C씨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B씨를 증인으로 신청합니다. 그러자 A씨는 극구 반대하며 재판부에 증인채택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A씨는 “불륜을 끝내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로 소송을 냈다”면서 “힘들게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법정에 아내를 세우면 잊고 싶은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며 반대했습니다. ●“사과하고 연락하지 말라” 화해 권고도 거부 하지만 A씨가 두 사람의 불륜 관계를 입증할 만한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간자로 몰린 C씨의 방어권도 중요했던 만큼 재판부는 B씨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B씨가 세 차례나 불출석해 결국 세 사람의 법정 대면은 불발됐지만요. 재판부는 지난해 9월 A씨와 C씨에게 화해권고결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피고가 원고의 아내와 카톡 메시지를 주고받아 원고에게 깊은 마음의 상처를 준 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 ‘피고는 앞으로 B씨와 일체 연락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다만 A씨가 “이렇게 받는 사과는 진정한 사과가 아니다”라며 이의를 제기해 효력을 얻진 못했습니다. ●법원 “불륜 증거 부족” A씨는 결국 소송에서 졌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단독 우광택 판사는 “피고가 원고의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할 정도의 부정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는데요. B씨와 C씨의 8일치 카톡 메시지와 B씨가 친구에게 보낸 메시지가 증거로 제출됐는데 이것만으론 두 사람이 친밀한 관계를 넘어 내연 관계였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A씨는 판결을 받아들여 항소하지 않았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 태의 뇌과학] 조울병의 뇌과학

    [김 태의 뇌과학] 조울병의 뇌과학

    조울병은 조증과 우울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요 정신과 질환이다. ‘조증 삽화’는 과도한 자만심이나 과대 망상을 보이고 말을 멈추지 않는다. 여기에 수면 욕구 감소와 망상, 논리의 비약, 주의 산만, 과도한 쾌락 추구 등의 양상이 1주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우울 삽화’는 우울감, 의욕 상실,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 불면 또는 과도한 수면, 안절부절 못하거나 피곤하고 무기력한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되는 것을 뜻한다.상반된 기분 상태가 모두 나타날 수 있는 질병이기에 ‘양극성 장애’라고도 한다. 한 번이라도 조증 삽화가 발생하면 우울 삽화가 있는지와 관계없이 1형 양극성 장애로 진단한다. 조증 삽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은 ‘경조증 삽화’와 우울 삽화가 반복되면 2형 양극성 장애로 진단한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양극성 장애 전체 유병률은 4.3%로 결코 드문 질환이 아니다. 하지만 정확한 뇌과학적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우선 유전적으로 동일하면 같은 질병에 걸릴까. 한 연구에 따르면 일란성 쌍둥이의 양극성 장애 일치율은 40~70%에 이른다. 다만 양극성 장애는 1개의 유전자 이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다양한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질병으로 발현되는 복잡한 질환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포막에서 칼슘의 이동을 조절하는 ‘L 타입’ 전압 의존성 칼슘 채널 유전자가 주목받고 있다. 이 유전자가 양극성 장애와 연관성이 있다고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칼슘은 흔히 아는 것처럼 뼈를 이루는 주요 성분이기도 하지만, 세포 안에서는 ‘2차 신호 전달자’로 작용한다.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이다. 따라서 칼슘 채널의 기능 이상 자체는 미세할지라도 통합적 뇌기능에는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시적인 변화도 있다. 뇌영상 연구에서는 양극성 장애 환자의 뇌 속에 뇌척수액이 흐르는 ‘뇌실’이라는 공간이 정상보다 확장돼 있는 것이 발견됐다. 특히 삽화의 횟수가 많을수록 뇌실 확장은 더욱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성 장애가 반복되면서 뇌조직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시상하부ㆍ뇌하수체ㆍ부신으로 이어지는 내분비 조절 기능의 이상, 24시간을 주기로 살아가도록 조절하는 일주기 리듬의 이상, 중추신경계와 신체에서 염증 관련 물질의 비정상적 증가,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등 다양한 이상 소견을 보이고 있다. 다행인 것은 양극성 장애의 약물치료 효과가 매우 좋다는 점이다. 리튬 또는 발프로산과 같은 ‘기분 안정제’ 계열의 약물들은 세포 내 신호전달체계를 바로잡아 조증과 우울증을 치료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치료로 재발을 막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양극성 장애는 치료를 중단하면 조증과 우울증 삽화를 반복하게 될 위험이 크고, 일단 재발됐을 때 그 피해가 되돌릴 수 없이 커 지속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
  • 올해부터 난임부부 인공 수정비도 지원

    올해부터 월 소득이 510만원대인 부부도 정부로부터 난임시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체외 수정’에 국한됐던 난임시술비 지원 범위를 ‘인공 수정’으로 확대하고 착상유도제와 배아동결 등에 대해서도 비용을 지원한다. 보건복지부는 난임부부 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난임시술 관련 건강보험 비급여와 본인부담금 지원을 확대한다고 6일 밝혔다. 우선 난임시술 지원 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130% 이하에서 180% 이하로 확대한다. 기준 중위소득은 국내 가구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을 의미한다. 지난해 2인 가구의 기준중위소득 130%는 370만원, 180%는 512만원이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난임부부 월 소득이 512만원 이하면 시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횟수도 늘어난다. 기존에는 체외 수정 4회만 지원했지만 올해부터 신선배아 체외수정 4회, 동결배아 체외수정 3회, 인공수정 3회 등 모두 10회를 지원한다. 그동안 지원 범위에서 배제됐던 착상유도제, 유산방지제, 배아 동결·보관비용도 정부에서 1회당 최대 50만원까지 준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보다 137억원 늘어난 184억원을 난임시술비 지원 예산으로 확보했다. 복지부는 올해부터 난임시술 의료기관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결과를 공개해 난임부부들의 의료기관 선택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난임·우울증상담센터 4곳에서 난임부부와 산모의 정신건강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난임 원인, 임신시도 기간, 시술 시작일, 시술 유형 등 난임시술과 관련된 국가 통계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1년간 인권위 서랍속에 갇힌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실태조사

    1년간 인권위 서랍속에 갇힌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실태조사

    “제가 이 자리에 설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위원이었던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은 4일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의 유성기업 노조파괴 및 정신건강실태조사 늦장 결정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 1년간 참고 또 참았지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참담함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한 사무처장은 “실태조사 위원단은 급기야 어제 (인권위의 늦장 공개를 규탄하는) 성명을 낼 수밖에 없었다”며 “처음 1년은 회사의 방해 때문에 (조사가 늦어졌고), 두 번째 1년은 인권위에서 (조사 결과를) 묵히고 있는 상황이다”고 비판했다.금속노조 유성지회와 유성 범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8년 상반기 내 발표한다던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가 인권위 서랍 속에 잠자고 있다”며 “정신건강실태조사의 결과 및 대책에 대한 인권위 차원의 공개 발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인권위는 2016년 3월 유성기업 한광호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2017년 6월부터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정신 건강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도성대 유성기업 지회장은 “마지막 희망으로 붙들었던 곳이 인권위였다”며 “그런데 (인권위가 실태조사에 나선) 2년 동안 동지들 3명이 쓰러졌고 급기야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람 인권을 이야기하는 곳에서 인권이 무시될 줄은 몰랐다”며 “한 해에 최소 5명의 동료나 가족들이 자해를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민 유성영동지회 사무장은 “정신건강문제를 삭히고 삭히면 스스로를 해치고, 이를 바깥으로 표출하면 폭력이 된다”며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9명이나 정신병이 있다며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것이 말이 되느냐”고 호소했다. 충남노동인권센터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성기업 노동자 255명 중 53.4%가 우울증 고위험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 평균(5.0%)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2017년 일 년 동안 자살을 시도한 노동자는 5명이었고, 20명은 구체적으로 자살을 계획했으며, 62명은 자살을 생각해봤다고 답했다. 인권단체들도 인권위의 제 역할을 촉구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인권이 유보되면 생명을 앗아간다”며 “결론이 났으면 공개를 해야 노동자들이 심리상담을 받고 치료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의 폭력과 12월 (조합원의) 죽음은 철저히 인권위의 책임이다”며 “믿을만한 국가기관이 하나도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 더 깊은 절망감에 빠지는 것 아닌가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양한웅 조계종 노동사회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정부와 국회가 노동자를 외면할 때 인권위라도 노동자의 죽음과 노동조합 파괴에 온몸으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권위원장 면담을 요청하는 서한을 인권위에 전달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가축 살처분 4명 중 3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인권위 제도개선 권고

    “가축 살처분 4명 중 3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인권위 제도개선 권고

    가축을 살처분한 4명 중 3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가축 살처분 작업 참여자의 트라우마 예방과 치료를 위한 제도개선을 농림축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4일 인권위가 의뢰해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수행한 ‘가축매몰(살처분) 참여자 트라우마 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축 살처분에 참여한 공무원 및 공중방역 수의사 268명 중 76.0%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였다. 살처분 참여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평균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추정하는 점수인 24~25점보다 높은 41.47점이었다. 또한 조사대상의 우울 평균점수는 14.99점으로 나타나 평균적으로 경우울증(10~15점) 증상을 보였으며, 23.1%는 중우울증(24~63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나타냈다. 가축 전염병인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때마다 공무원 및 공중방역 수의사 등은 많은 수의 가축들을 살처분 한다. 2010년 11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해 전국으로 확산된 이른바 구제역 사태 때 공무원 48만 8000명, 군인 33만 8000명, 경찰 14만 6000명, 소방 공무원 30만 6000명, 민간인 69만 2000명(이하 누적 인원)이 동원돼 145일 동안 약 350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했다. 인권위는 “살처분 작업에 참여한 공무원 등이 자살이나 과로로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고, 이에 살처분 작업 참여자가 겪는 트라우마의 심각성과 심리 지원의 문제가 대두됐다”고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 제49조 및 시행령에 따르면 가축 살처분 참여자에게 신청을 받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심리적·정신적 치료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위는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 사건에 대해 다시 떠올리고 싶어 하지 않는 회피반응을 보여 스스로 적극적인 치료를 신청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가축 살처분 작업 참여자들에게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의무적으로 안내하고, 작업 전후로 심리적·신체적 증상 체크리스트를 등을 통해 고위험군을 초기에 발견해 치료를 지원하는 등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살처분 작업에 일용직 노동자나 이주노동자 등의 참여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가축 살처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인권위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가트라우마센터가 가축 살처분 작업 참여자의 트라우마에 관한 조사연구를 실시해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정신질환은 우리 모두의 문제… 사회적 편견·차별부터 바꿔야”

    정신장애인 ‘비하 발언’이 격리 부추겨 사회 적응 정신질환자까지 매도 안 돼 누구나 우울증·공황장애 걸릴 수 있어 지난달 31일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하던 임세원 교수가 정신질환자에게 흉기로 살해되면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 및 통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정신질환자 보호단체들은 “사회적 편견과 차별부터 바꿔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정신장애동료지원공동체 등 관련 단체는 3일 임 교수를 추모하면서도 “정신질환자와 정신질환을 가진 범죄자를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 신석철 대표는 “정신질환을 가진 범죄자 때문에 지역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는 정신질환자까지 매도하면 안 된다”면서 “‘야 이 정신병자야’와 같은 정신장애인 비하 발언이 편견과 격리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극히 낮지만 ‘정신질환자는 곧 우범자’라는 인식은 강하다. 대검찰청 법무연수원 발표 범죄 통계에 따르면 2015년 범죄 발생건수는 177만 1390건인데 이 중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는 6890건으로 전체의 0.39% 수준이다. 2017년 전체 강력 범죄(흉악+폭력) 27만 4819건 중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비율도 1.11%에 불과하다. 최정근 한울정신장애인권익옹호사업단 사무국장은 “정신질환자가 일으킨 범죄가 일반인의 범죄보다 더 주목을 받고, 강력범죄자가 정신질환 감형 제도를 악용하는 점이 정신질환자를 사회 구성원 밖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인데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는 낮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2017 국가 정신건강현황 3차 예비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다. 반면 ‘2017년 대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조사’에서 드러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를 보면 “정신질환자 이용시설이 우리 동네에 들어와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5.6%뿐이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정신질환자의 의료 이용률을 낮추고 있다. ‘미친 사람 취급 당할까 봐’ 병원을 찾지 않고 보험 처리도 하지 않는 것이다. 2016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 가운데 22.2%만이 치료를 받고 있었다. 정신장애인 단체들은 격리보다는 여타 질환처럼 응급의료 체계와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흥분 상태의 역효과를 줄일 수 있는 지역사회 쉼터, 같은 병력의 동료 지원가 확충 등 정신질환자 대상 공공의료 서비스가 보강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탈리아에선 ‘자유가 치료다’라는 기치 아래 정신병원 입원실을 없앴지만, 국내에서는 거꾸로 병상 수를 늘리고 정신질환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쪽으로 흐른다는 지적이다. 이정하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대표는 “정신장애인 문제는 전국민의 위기가 될 수 있다”면서 “내 가족, 친구, 자기 자신 누구나 우울증, 공황장애, 일시적 조울·조현 등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정신질환자를 배제하자는 제안은 해답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사설]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진료실 폭력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진료 중이던 임모 정신과 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충격적인 사고가 일어났다. 우울증 분야 명의로 알려진 임 교수는 본인도 우울증을 앓은 경험이 있어 환자들을 각별한 애정을 갖고 대했다고 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에 대한 폭력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7월 강원도 강릉의 한 병원에서 진단서에 불만을 품은 환자가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했고, 전북 익산에선 환자가 의사를 의료기구로 폭행해 중상을 입혔다. 병원 폭력에 대한 한 현황 조사에서 국내 의사 10명 중 8명이 환자에 의한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할 정도로 진료 현장의 폭력은 심각하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 마련은 게걸음이다. 최근 응급의료법이 개정돼 응급실 폭력만 처벌이 강화됐을 뿐이다. 의료인들은 일반 진료 현장 폭력에 대해서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의료법상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문제다. 당사자 사이 분쟁 해결을 촉진하려는 취지이지만, 외려 가해자에게 합의만 하면 괜찮다는 인식을 갖게 해 폭력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인도 후환 때문에 강력하게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지 못한다고 한다. 개정안이 국회 계류 상태라고 하니 하루빨리 처리돼야 할 것이다. 이번 범행의 피의자는 중증 조울증 환자로 퇴원 후 오랜 기간 치료를 받지 않았단다. 따라서 중증 질환자 관리 부실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건이 정신질환에서 비롯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피해자 유족도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편견과 차별 없이 쉽게 도움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확산될까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중증 정신질환자는 지속적인 치료가 당사자에게도 이익이라는 점에서 인권침해가 없는 범위에서 국가적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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